「오...오지 마!」
트레이너 「왜 그랬어! 대체! 왜! 저 아이를!」 퍽
트레이너 「그 지경까지! 만들어야 했냐고!」 퍽퍽퍽
「끄아악!!」
트레이너 「네가 기절할 때까지 때리는 걸 멈추지 않겠어!」
트레이너 씨는 범인의 얼굴을 일방적으로 가격하기 시작했다.
분노 때문에 힘이 잔뜩 들어간 주먹을 맞고 있는 범인.
저대로 놔두면 기절이 아니라 죽어버릴지도 모른다.
안나 「선생님, 그만.」
얼굴을 한 번 더 가격하려는 트레이너 씨의 팔을 붙잡았다.
안나 「이미…기절…했어요.」
「......」
트레이너 「...그러네.」
안나 「일단…후미즈키 씨를…병원으로...」
안나 「범인들은…경찰에 신고…하도록 하죠.」
트레이너 「...그러자.」
그렇게 우린 경찰에 신고를 했고
엉망진창이 된 후미즈키 씨를 어서 병원으로 옮겼다.
.
.
.
-병원
병원으로 옮기자마자 황급히 후미즈키 씨의 상처를 치료하고 병실로 옮겼다.
의사의 말로는 큰 상처긴 하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고, 좀 있으면 깨어 날 것이라고 한다.
제발 빨리 깨어났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세리카 「후미즈키 씨, 언제 일어날까요?」
안나 「금방 일어난다고…했으니까.」
시즈카 「곧 있으면 일어날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말자.」
세리카 「...네.」
트레이너 「...젠장!」
『...미안하다. 안나...』
『문제가 생길 걸 미리 알고 있었는데도...』
안나 「움직이는 건…안나였어.」
안나 「넌…잘못 없어.」
『정말 미안하다.』
후미즈키는 언제 깨어날까?
1~25 : 말하자마자 일어났다.
26~50 : 1시간 뒤
51~75 : 저녁 시간
76~100 : 내일 아침
+~3까지 주사위 후 ‘낮은 값’으로.
아까까지만 하더라도 좌절하고 있었던 트레이너 씨.
후미즈키 씨가 일어나자마자 어두웠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리고 방금 일어나서 정신이 몽롱해져있는 후미즈키 씨를 트레이너 씨는 울면서 껴안았다.
트레이너 「정말... 다행이야... 정말로...!」 꽈악
후미즈키 「서...선생님, 파, 팔...」
트레이너 「아, 그래. 미안 해...」 훌쩍
트레이너 「...정말 다행이다.」
후미즈키 「선생님, 울지 마요. 눈물 자국 남겠어요.」
트레이너 「안 울게 생겼니! 자기 학생이 피투성이가 된 채로 기절해있는데!」
트레이너 「항상 사람 걱정만 시키고... 대체 왜 그러는 건지...」
후미즈키 「헤헤... 죄송해요...」
시즈카 「그래도 무사해서 다행이야. 후미즈키.」
후미즈키 「다들... 걱정 끼쳐서 미안해.」
후미즈키 씨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평소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정말로... 사람들 걱정하게 만드는 건 잘한다니까...
타워레코드에 있던 범인들 4명도 체포 되었다는 소식도 들었고.
후미즈키 씨도 퇴원은 아니지만 내일이면 밖으로 나갈 수 있고.
어찌저찌 사건이 무사히 끝난 거 같다.
『...변함없구나.』
안나 「응? 뭐가?」
『...아냐. 아무것도.』
안나 「그러지 말고…예기…해 줘.」
『난 먼저 들어갈게. 꿈속에서 보자.』
안나 「...뭐야, 대체...」
父 「......」 글썽
후미즈키 「아... 아빠...」
안나 「...오랜만에…뵙네요.」
父 「...다친 데는 괜찮니?」
후미즈키 「네. 아픈 건 많이 나아졌어요.」
父 「그래... 다행이구나.」 슥
후미즈키 씨의 아버지가 눈물을 보였다.
처음 만났을 때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처럼 보였는데...
父 「......」 흠칫
트레이너 「......」
父 「교육자가 자신의 학생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다니, 유감입니다.」
트레이너 「...죄송합니다.」 고개 푹
후미즈키 「아빠, 선생님은 잘못 없어요. 이건 제가-」
父 「후미즈키, 미안하지만 잠시 조용히 하고 있어주렴.」
후미즈키 「...네.」 추욱
父 「선생님, 잠시 밖에서 예기를 좀...」
트레이너 「아, 네.」
죄인이 걷는 것처럼 후미즈키 씨 아버지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어이, 따라 나가자.』
안나 「음? 갑자기…뭐야?」
안나 「그리고... 너, 꿈속으로…돌아간 거…아니였어?」
『그런건 나중에 물어보고, 이번엔 내 말대로 해 줘. 부탁할게.』
안나 「어... 알겠어.」 벌떡
시즈카 「어라, 안나. 어디 갔다 오게?」
안나 「잠시…화장실 좀...」
난 적당히 둘러대고 병실을 빠져나와 두 사람을 따라갔다.
왜 갑자기 따라가자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병실과 가까운 거리에서 두 사람은 의자에 앉아 서로 마주보고 예기를 시작했다.
『으음...』
안나 「...더 붙어볼까.」
『가능할 거 같아?』
안나 「자연스럽게…접근하면...」
난 아무렇지도 않게 두 사람의 반대편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날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뒤로 돈 후 대화를 엿듣기 시작했다.
트레이너 「...그래도 아이돌을 하게 해주시면 안 되나요?」
안나 「...?」
父 「후미즈키가 선생님의 학원을 졸업하는 것은 알겠습니다.」
父 「하지만 후미즈키에게 이런 일은... 너무 위험합니다.」
트레이너 「그렇지만-」
父 「이번에 후미즈키에게 벌어진 일만해도 보십시오.」
父 「평범한 여자아이인데도 납치당하는 데, 아이돌이 된다면 어떻겠습니까?」
트레이너 「그건...」
父 「스카우트가 될 정도인 후미즈키의 재능을 썩히는 건 아깝지만...」
父 「그래도 전 그 아이의 재능보다 그 아이의 안전이 우선입니다.」
트레이너 「......」
父 「그리고... 다시 말씀드리지만, 선생님께 정말 실망했습니다.」
트레이너 「네...」
父 「자신의 학생이 위험에 처해있는지도 몰랐다니...」
父 「선생님... 아니, 정말로 선생이 맞긴 한 건가요?」
안나 「...?!」
『저 자식이...!』
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친 그의 발언.
트레이너 씨는 그 말을 듣고 화를 내기는커녕,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난 그런 모습에 원래 잘 표현하지 않는 분노라는 감정이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안나 「...참자, 참-」
『진짜 미안한데, 잠깐 좀 빌리자.』
안나 「음? 빌린다니, 뭘-」 비틀
안나 「...어라...?」
갑자기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리고 주변 시야가 약간 흐릿해지더니,
내 몸이 멋대로 뒤로 돌아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안나 『말씀이 너무 심하신 거 같습니다만.』
트레이너 「...안나?」
父 「...남의 예기를 함부로 엿듣는 건 실례란다.」
안나 『일단 예기를 엿들은 것에 대해서는 사과드리겠습니다.』
안나 『그런데 후미즈키 씨의 아버님도 트레이너 씨에게 실례 아닌가요?』
아까까지만 해도 가만히 있으려고 했던 내가,
후미즈키 씨의 아버지에게 다가가서 분노를 표출해냈다.
안나 『학생을 지키는 일이 선생의 역할이라는 건 알고 있어요.』
안나 『그리고 그런 역할을 지키지 못했으니까 그런 말이 나올 수도 있고요.』
트레이너 「......」
안나 『그런데 선생님이 후미즈키 씨에게 무슨 일이 생길 거란 걸 미리 알 수 있나요?』
안나 『선생님은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능력자가 아니에요.』
안나 『그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일 뿐이라고요!』
父 「...그렇구나.」
안나 『오히려 역할을 다하지 못한 걸로 친다면...』
안나 『자식을 지킨다는 부모의 책임을 지지 못한 후미즈키 씨의 아버지야 말로.』
안나 『정말로 후미즈키 씨의 아버지가 맞긴 한 겁니까?』
트레이너 「자, 잠깐, 안나!」
父 「......」
난 수많은 문장들을 쏟아내듯이 말했다.
마치 내가 아닌 누군가가 예기한 것처럼.
말이 끝나자 다시 몸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고
주변 시야가 다시 또렷해지기 시작했다.
父 「선생님, 아까는 죄송했습니다.」
父 「책임을 물어야 할 사람은 선생님이 아닌 범인들인데 실례를 범했네요.」
트레이너 「아... 아니에요. 후미즈키를 지키지 못한 건 맞는 말이니...」
트레이너 「저도... 제가 선생으로써의 자격이 있는지 의심이 드는 걸요...」
父 「(절래 절래)아뇨, 선생님은 정말 좋은 교육자에요.」
父 「제 딸, 후미즈키가 힘들 때 항상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트레이너 「...네. 감사합니다.」
父 「그리고... 안나, 라고 했었나?」
안나 「아... 네.」
父 「후미즈키와 같이 아이돌을 한다고 했었지.」
父 「아이돌로써 지내게 된다면 힘든 일들이 많이 있을 거란다.」
父 「그리고... 위험한 일들도 있겠지...」
안나 「......」
父 「그래도 네가 내 딸 옆에 있어준다는 게 안심이 되는구나.」
父 「무슨 일이 생길 때, 후미즈키를 잘 부탁한다.」
안나 「아... 알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병원 복도를 따라 걸어 나갔다.
트레이너 「...안나, 고마워.」
안나 「네?」
트레이너 「나 아무 말도 못하고 예기 듣고 있었을 때 말이야.」
트레이너 「네가 그렇게 예기해줘서 멍하니 있었던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던 거 같아.」
안나 「그, 그런…가요?」
트레이너 「하마터면 선생 그만둘까라는 생각까지 할 뻔했다니까.」
안나 「그건 너무…극단적인 선택…이에요.」
트레이너 「그런 생각, 말려줘서 고마워. 안나.」
트레이너 「...자, 우리도 병실로 돌아가도록 할까.」
안나 「네.」
안나 「다녀…왔어.」
시즈카 「화장실 갔다 온 거 치곤 너무 늦은 거 아냐?」
안나 「조금…헤맸어.」
안나 「그런데... 후미즈키 씨...」
후미즈키 「......」
트레이너 「후미즈키...」
후미즈키 씨의 기색이 좋지 않다.
당연하겠지. 놀러왔다가 갑자기 납치당하고 방망이로 피가 날 정도로 맞기까지 했으니.
누구라도 그 일을 다시 떠올린다면 불안해 질 것이다.
트레이너 「후미즈키, 괜찮아?」
후미즈키 「...네.」
트레이너 「깜짝 놀랐어. 너희 아버지도 울 때가 있었다니.」
후미즈키 「...저도...」
트레이너 「네 아버지, 이제 활동 하는 것에 반대하진 않을 거야.」
후미즈키 「...다행이네요.」
안나 · 시즈카 · 세리카 「......」
트레이너 「흐음...」
평소와 다르게 의욕이 없어 보이는 후미즈키 씨.
트레이너 씨는 시계를 확인 한 뒤, 선반 위에 있는 리모컨을 집어 들고 TV를 켰다.
『자, 그럼 이번 주 랭킹을 확인해볼까요.』
『8주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는 왕을 몰아내었을지, 아직 1위에서 군림하고 있을지!』
『바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트레이너 「아, 순위 발표 한다.」
후미즈키 「......」
시즈카 「헤에, 역시 1등은 변함없네요.」
안나 「7등에서…5등으로…올라갔어.」
세리카 「저 분, 시즈카 씨와 같은 프로덕션 소속이죠?」
시즈카 「응. 많이 기뻐하는 거 같더라고.」
트레이너 「신입 아이돌이 저 정도라니, 대단한데.」
발표되고 있는 인기 순위를 주제로 예기가 이어져 나갔다.
처음에 후미즈키 씨는 아무런 말도하지 않았다가, 시간이 좀 지나자
후미즈키 「역시 치하야 씨의 노래는 언제나 좋다니까~!」
라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원래의 하이텐션 후미즈키 씨로 돌아왔다.
역시 후미즈키 씨답다.
그렇게 밝아진 분위기와 함께 우린 뒤따라 나오는 무대에 집중했다.
.
.
.
후미즈키 「...아!」
안나 「?」
세리카 「후미즈키 씨?」
후미즈키 「으으...」
후미즈키 씨가 갑자기 배를 움켜쥐었다.
트레이너 「후미즈키?! 괜찮아?!」
시즈카 「의...의사 불러올까요?」
후미즈키 「아니... 그냥 배고파서...」
안나 · 시즈카 · 세리카 · 트레이너 「」 미끌
시즈카 「괜히 걱정했잖아!」
세리카 「엄청 놀랐잖아요!」
후미즈키 「헤헤. 미안 미안.」
안나 「깜짝…놀랐네...」
트레이너 「근데 정말로 저녁시간 다 됐네.」
오후 6시 37분. 정말로 저녁시간이다.
TV에 집중하고 있는 나머지 저녁시간이 된 지도 몰랐다.
시계를 확인하니 나도 갑자기 배고파지기 시작했다.
자리에 앉아 식당 내부를 둘러보았다.
저녁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식당 입구 식탁에 앉아있는 3명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세리카 「으으...」 덜덜
시즈카 「세리카? 왜 그렇게 떠는 거야? 어디 아파?」
세리카 「아뇨... 좀 무섭다고 해야 할까요. 한산한 장소에 있으면...」
후미즈키 「?」
안나 「아아...」
오늘 있었던 일 때문인 건가.
안나 「누군가가…또 덮칠까 봐…무서운…거지?」
세리카 「......」 끄덕
후미즈키 「에이, 그런 거라면 걱정하지 마!」
후미즈키 「예전에 내가 세리카에게 말했었지. 절대로 혼자 두게 하지 않겠다고.」
세리카 「...네!」 활짝
안나 · 시즈카 · 후미즈키 · 트레이너 「」 심쿵
나왔다... 세리카의 해로운 미소...
정신 차려... 여기서 쓰러지면 안 되잖아.
트레이너 「얘긴 나중에 하고, 너흰 뭐 먹을 거야?」
후미즈키 「음... 오랜만에 라멘이나 먹을까.」
안나 「그럼…안나도.」
세리카 「저도 그걸로 먹을래요.」
트레이너 「그럼 전원 라멘으로?」
시즈카 「잠깐, 전 우동-」
트레이너 「주문하고 올게.」 벌떡
시즈카 「......」
방금 시즈카 씨가 무슨 말을 했던 거 같았는데...
.
.
.
안나 「프로덕션엔…언제까지…가야해?」
후미즈키 「이번 주 일요일. 내일은 자유롭게 움직여도 된다니 다행이야~」
후미즈키 「기대 되는 걸. 드디어 나도... 아이돌에 한 발짝...」
내일 후미즈키 씨는 자신의 목표를 향해 한발자국 내딛게 된다.
지켜보기만 해도 전해진다. 후미즈키 씨의 두근거림이.
후미즈키 씨가 그토록 바라고 동경하던, 아이돌이란 목표에 다가가는 거니까.
세리카 「정말로 가시는 거네요. 후미즈키 씨.」
후미즈키 「...응.」
후미즈키 「그래도, 절대로 세리카를 혼자 두거나-」
세리카 「그만. 더 이상 예기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후미즈키 「세리카...」
세리카 「후미즈키 씨가 아이돌을 한다고 하더라도 영영 못 만나는 건 아니니까요.」
세리카 「그리고 그 무엇보다...」
세리카 「후미즈키 씨는 약속을 어기실 분이 아니시잖아요?」
세리카는 웃으면서 후미즈키 씨에게 물었다.
후미즈키 「...물론이지!」
후미즈키 씨. 무슨 이유를 대서라도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 때는 정말로 절교할 거니까 각오 해.
후미즈키 「그런데, 안나. 나도 안나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안나 「음? 안나…한테?」
후미즈키 「안나는 아이돌, 어떻게 할 거야?」
안나 「...그러네...」
그러고 보니, 이제 나도 결정을 내려야 한다.
765프로덕션의 프로듀서가 나에게 한 제안.
‘아이돌이 될 생각은 없으신가요?’
솔직히 하고 싶은 생각은 있다.
하지만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내 발목을 잡고 있다.
머릿속으로 계속해서 질문을 되새기다보니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참고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했으나,
더 이상은 무리다...
...난 왜 이렇게 우유부단 한 걸까?
안나 「내일까지…연락 달라고…했는데...」
후미즈키 「아직 내일까진 시간이 남았으니까 천천히 생각해 봐.」
안나 「...응.」
세리카 「후회 없는 선택을 하시길 바랄 게요.」
.
.
.
-귀가 길 (차 안)
안나 「Zzz...」
『~♪』
안나 「...음?」
트레이너 「아, 일어났구나.」
중간에 잠시 잠들었나보다.
시즈카 씨와 세리카는 많이 피곤했나, 푹 자고 있다.
하긴 당연하겠지...
어디서 예고도 없이 후미즈키 씨를 납치한 범인을 잡으러 뛰어다녔으니까.
트레이너 「더 잘 거면 자. 나중에 깨울 태니까.」
안나 「잠, 다 날아…갔어요.」
『~♪』
안나 「...그런데…지금 나오는…노래는?」
트레이너 「안나는 이 노래 처음 들으려나.」
트레이너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거든. 이거.」
안나 「헤에.」
서정적인 멜로디에 더해진 여린 목소리.
계속 듣다보니 나도 이 노래에 중독 될 것만 같았다.
안나 「좋은…노래네요.」
트레이너 「그렇지?」
안나 「누가 부른…건가요? 더 알아보고…싶어요.」
트레이너 「그게...」
트레이너 「그 사람, 이미 은퇴했어.」
안나 「네?」
트레이너 「정말 슬펐지... 열혈 팬인 내 입장으로써는...」
트레이너 「그것도 예고도 없이 갑자기 뚝 중단하다니...」
안나 「그럼, 이름…이라도.」
트레이너 「이 곡, 그 사람이 완전 신입일 때 곡이고 이게 그 사람이 낸 처음이자 마지막 노래거든.」
트레이너 「인기가 그다지 있었던 것도 아니라서, 찾기는 어려울 걸.」
트레이너 「그래도 이름은 알려줄게. 이름이… ….」
난 트레이너 씨가 불러준 이름을 인터넷에 검색해봤다.
트레이너 씨의 말대로 그 사람의 정보를 얻기는 꽤, 아니 매우 어려웠다.
정말로 활동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그 사람에 대해 알려진 게 없었다.
『...이 노래 제목, 아마도 '더 라스트… ….』
그 녀석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곡 이름을 알아낼 수 있었고,
그 사람에 대해서는 곡 제목 밖에 알아내지 못하였다.
트레이너 「...어때?」
안나 「은퇴했다는…기사도 없네요...」
트레이너 「아예 존재자체를 몰랐겠지. 사람들은.」
트레이너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안나 「컴백…할 가능성, 있을 수도.」
트레이너 「...그럴 가능성, 전혀 없지만...」 소곤
안나 「네?」
트레이너 「아, 아무것도 아냐. 응. 컴백했으면 좋겠네.」
방금 트레이너 씨의 분위기가 한 순간에 어두워 졌었는데...
기분 탓인가...
.
.
.
-안나의 집
난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방으로 들어가서 침대에 털썩 누웠다.
그리고 난 누운 자세로 ‘숙제’에 대해서 생각했다.
안나 「...하아...」
하고 싶은 의지는 있다.
하지만 이 일은 의지만 가지고 되는 일이 절대 아니다.
높은 결과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해야 하고,
노력해서 얻은 좋은 결과물을 ‘계속해서’ 남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내가 끊임없이 발전 할 수 있을까?
내가 계속해서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까?
안나 「......」
안나 「」머-엉
『어이, 괜찮은거냐...?』
안나 「......」 머-엉
『...하아, 이거 완전 글러먹었네.』
『띠로링~♪』
『...어이, 문자 온 거 같은데. 네 휴대폰.』
안나 「...응.」
이 시간에 문자를 보낼 사람이... 있나?
일단 난 문자내용을 확인했다.
안나에게 문자를 보낸 사람은?
4명 중(세리카, 시즈카, 후미즈키, 트레이너)에서 하나 결정 후 주사위.
+~3까지 한 후, 제일 높은 값으로.
직접 해주고 싶은 예기가 있어.
지금 바로 학원 근처 카페로 와 줬으면 좋겠는데.
----------
안나 「...안나…바쁜데...」
『대체 어딜 봐서 바쁘다는 건데...』
안나 「생각…한다고…바쁘잖아.」
『그건... 그러네.』
『어쨌든 한 번 가보는 건 어때. 중요한 걸 수도 있으니까.』
안나 「...알겠어.」
안나 「흐암... 피곤…해...」
여러 가지 이유로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난 시즈카 씨가 부른 카페로 향했다.
.
.
.
-카페
안나 「...오랜만이네. 여기.」
『어이, 저기 오른쪽에 앉아있는 사람 아냐?』
안나 「아, 시즈카 씨.」
시즈카 「금방 와줬구나. 고마워. 어서 앉도록 해.」
난 시즈카 씨와 마주보는 자리에 앉았다.
안나 「...이거…커피?」
시즈카 「응. 안나가 많이 피곤할 거 같아서 내가 주문한 거야.」
안나 「아, 고마…워.」 홀짝
안나 「후우... 따뜻…하네.」
시즈카 「미리 주문 시켜놓길 잘했는걸.」
안나 「그래서... 안나를 부른…이유는?」
시즈카 「직설적이네...」
무슨 예길 할 지 예상은 되지만.
시즈카 「...저기, 안나.」
안나 「왜 그래?」
시즈카 「아이돌 제의, 어떻게 할 거야?」
안나 「......」
시즈카 「여전히 결정 못했구나...」
시즈카 「아직도 의문을 가지고 있는거야? 안나의 실력에?」
안나 「......」 끄덕
시즈카 「...그럼 짧게 예기할게.」
시즈카 「내가 오늘 시부야에서 안나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예기했었지?」
안나 「응...」
시즈카 「그런데 자기 자신의 가능성은 이상하게도 나 자신이 볼 수 없거든.」
시즈카 「솔직히 나도 안나와 같은 고민을 했었어.」
안나 「시즈카…씨도?」
시즈카 「응. 프로듀서 씨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전에 살짝 멈칫했었어.」
시즈카 「그런데, 난 그런 고민이 들자마자 바로 뿌리쳐냈어.」
안나 「어떻게...?」
시즈카 「내가 하고 싶은 일이였잖아?」
안나 「하고 싶은…일...」
시즈카 「스포트라이트 아래에서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시즈카 「다음 라이브를 위해서 연습하고 또 연습하고...」
안나 「그게…시즈카 씨가 바랐던…일이였구나.」
시즈카 「맞아. 안나도 생각을 바꿔서 생각해보는 건 어때?」
시즈카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즈카 「그럼 훨씬 더 생각하기 쉬워지지 않을까?」
안나 「안나가…하고 싶은...」
시즈카 「내가 안나에게 해 줄 수 있는건 여기까지야.」
시즈카 「선택은 안나의 몫이니까. 후회 없는 선택을 했으면 좋겠어.」
안나 「...응.」
시즈카 「그럼 난 이만 가보도록 할까.」
시즈카 「커피 마시면서 천천히 생각해보도록 해.」
안나 「아, 응. 알겠…어.」
그렇게 시즈카 씨는 옆에 있던 가방을 들고 카페 밖을 나갔다.
난 아직 남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안나 「그럼...」 벌떡
『음? 벌써 일어나는 거야?』
안나 「응.」
안나 「어서…준비, 해야지.」
아이돌.
이 단어 때문에 내가 얼마나 많은 일을 겪었을까.
레슨 중에 다치기도 하고. 목이 쉬어버리기도 하고.
가슴 아픈 이별을 겪을 뻔 한 적도 있고.
한 발짝 다가가기 위해 누군가를 울리기도 했고.
안나 「그래도...」
안나 「뭔가…아쉬워.」
여태까지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보니
이대로 끝낸다는 게 뭔가가 아쉬웠다.
시즈카 씨가 나에게 예기했던 말.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길 바랄게.’
이 말을 떠올리니 생각보다 답이 간단하게 도출되었다.
안나 「즐긴 다음…후회해도...」
안나 「늦진…않을 거야.」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답을 도출해낸 한 마리의 토끼가 되었다.
.
.
.
-사무실
『달칵』
안나 「...안녕…하세요.」
P 「결국엔 와주셨군요.」
안나 「네. 좀…시간이…걸렸지만...」
P 「...앞으로 안나 씨가 겪어왔던 힘든 일보다 더욱 어려운 일들을 마주하게 될 겁니다.」
P 「그래도 괜찮으신 건가요?」
안나 「각오하고…온 거니까...」
P 「...네. 그럼 알겠습니다.」
P 「그렇다면... 이제 올 때가 됐는데...」
안나 「?」
『달칵』
후미즈키 「저희 왔어요!」
P 「늦지 않게 와줬구나.」
시즈카 「갑자기 부르시다니, 무슨 일인가요?」
시즈카 「극장 안내라면 저 대신에 프로듀서가 하실 수 있는 건데.」
P 「아니, 그게 아니라 세 사람에게 할 말이 생겨서 말이 있어서...」
후미즈키 「세 사람에게...」
시즈카 「할 말이요?」
안나 「...세 사람이면…안나도 포함…되는 건가요?」
P 「네. 두 사람, 시즈카와 친한 거 같아서 말이죠.」
P 「그래서 후미즈키, 시즈카, 안나 씨. 이렇게 3인 1조로 연습을 해보는 건 어떨까 싶어서 말이지.」
후미즈키 「헤에, 다 같이 연습하는 건가요? 좋네요~」
시즈카 「모르는 부분도 상의해볼 수도 있고. 괜찮은 생각 같아요.」
안나 「후미즈키 씨와…시즈카 씨랑...」
P 「안나 씨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꽤 좋은 생각 같은 데.」
후미즈키 씨와 시즈카 씨랑 같이 연습이라...
안나 「네. 그렇게…해요.」
P 「그럼 그렇게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P 「오늘 예기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죠.」
P 「다음 주 월요일, 오후 6시에 레슨실로 와주시면 됩니다.」
안나 「네.」
.
.
.
후미즈키 「으읏~차~!」
후미즈키 「후아, 드디어 내일부터구나~」 폴짝폴짝
시즈카 「그렇게 기대 돼?」
후미즈키 「당연하지!」
안나 「안나도…기대 돼.」
극장을 나오고 난 후부터 심장 박동이 평소보다 더욱 빨라진 거 같다.
그만큼 기대하고 있다는 거겠지. 역시, 극장으로 가길 잘했어.
후미즈키 「자, 병원으로 돌아가기까지 시간도 남았고... 어디 놀러나 갈까.」
안나 「찬성.」
시즈카 「어제 놀러갔다가 큰일을 겪고도... 그렇게 돌아다니고 싶은 거야?」
후미즈키 「그렇지만, 가만히 있으면 뭔가 심심한 걸!」
시즈카 「그래... 단, 또 납치되었다간 이번엔 그냥 내버려 둘 줄 알아!」
후미즈키 「아... 알겠어. 조심할게.」
안나 일행의 행선지 : +~3까지.
@그냥 이것도 방학 때 다시 쓰도록 할까요... 엔딩까지 얼마 안남은 거 같지만.
후미즈키 「테러바이트 온다!」 백발
안나 「OK!」 백중
시즈카 「...저 작은 걸 어떻게 하면 저걸 다 맞출 수 있는거지?」
아직 프롤로그니까 이 정도는 뭐...
후미즈키 「후훗, 이번에도 내가 이겼네. 안나.」
안나 「에? 아...」
난 화면을 확인했다.
780점 차이로 후미즈키 씨의 스코어가 미세하게 더 높았다.
그 때 노란 적을 내가 잡았어야 했어...
안나 「다음엔…안나가…이길 거야.」
후미즈키 「과연 안나가 날 이길 수 있을까~?」
안나 「하아?」 빠직 시즈카 「자자, 화 낼 일 아니니까 진정하자.」
별로 신경 안 쓰는 거 같지만...
이래 뵈도 게임 못한다는 말 들으면 뭔가가 거슬린다.
후미즈키 「스테이지 2 넘어가기 전에...」
후미즈키 「시즈카, 한 번 해보지 않을래?」
시즈카 「에? 나?」
안나 「여기. 컨트롤러.」
시즈카 「...나 게임 같은 건 잘 모르는데...」
시즈카 「특히 오락실 게임은 더더욱...」
후미즈키 「괜찮아! 그냥 재미있게 하면 되는 거지!」
시즈카 「...그렇다면야...」
안나 「시즈카 씨, 파이팅.」
컨트롤러를 시즈카 씨에게 넘겨주고 플레이를 구경했다.
과연 게임을 모르는 시즈카 씨의 실력은 어떨까.
.
.
.
시즈카 「총알이 안 나가!」
후미즈키 「바보! 다 썼으니까 안 나가지!」
총알 다 썼다고 화면에 대놓고 써져 있는데...
시즈카 「으읏...」 흔들흔들
시즈카 「자...장전은 어떻게 하는 거야?」
안나 「발을…때.」
시즈카 「발을 때라니? 무슨-」
안나 「시즈카 씨, 공격!」
시즈카 「에?」
시즈카 씨가 멍하니 발판을 밟고 있는 사이,
날아오는 공격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게임 오버 되었다.
안나 「아... 게임 오버...」
시즈카 「......」
후미즈키 「끝난 건가...」 ←그 와중에 백발백중
그 이외에 이니셜D, 사운드 볼텍스, 철권 등 다양한 게임을 즐긴 후 우린 오락실을 나왔다.
다음에는 무조건 이겨야지. 후미즈키 씨.
우린 다음 목적지를 노래방으로 정했다.
-노래방
후미즈키 「흐흥~♪ 흥~♬」
후미즈키 「고민 되네~ 이것도 좋고, 이 노래도 좋은데.」
안나 「어느 새에…리모컨을...」
시즈카 「그렇게 노래 부르는 게 좋은 거야?」
후미즈키 「당연하지!」
후미즈키 씨는 밝은 미소로 대답했다.
역시, 난 이런 미소가 좋아서 후미즈키 씨와 친하게 지내는 거구나.
첫 번째 순서는 후미즈키 씨의 차례로 시작 되었다.
후미즈키 「좋았어!」
시즈카 「헤에, 역시나네.」
후미즈키 「흐흠~」 도야
안나 「되게…신기하단…말이지. 후미즈키 씨의…목소리.」
『...쟤 못하는 게 뭐야?』
안나 「예전엔 공부…못했지만, 이젠…아니야.」
다시 생각해보니까...
후미즈키 씨의 단점, 과연 뭘까?
후미즈키 「자, 그럼 다음은 누가 할-」 꽈악
후미즈키 「아아... 혀 깨무러써...」
안나 · 시즈카 「......」
『일부러 깨물라고 해도 못 깨물 건데, 어떻게 깨문 거야?』
단점을 찾은 것 같다.
후미즈키 「으으... 그래서, 누가 하꺼야?」
안나 「안나는 아직…결정, 못했…어.」
시즈카 「그럼 다음은 내가 할까.」
.
.
.
♪-눈이 마주친 순간
시즈카 씨의 노래는 누가 들어도 좋은 평을 내릴 정도로 좋았다.
그런데 점수는...
『75점』
시즈카 「......」
안나 「...저기…괜찮은…거야?」
후미즈키 「기계 판정이 뭔가 잘못 된 모양이-」 시즈카 「한 번 더...」
후미즈키 「에?」
시즈카 「한 곡 더 해도 괜찮을까?」
후미즈키 「어... 상관은 없지만, 안나는?」
안나 「괜찮…아.」
시즈카 「좋았어...」
시즈카 씨는 각오를 다진 표정을 짓고 다음 곡을 불렀다.
아까 전과는 다르게 더 열심히 부르고 있다. 그만큼 목소리도 더 좋아졌다.
그런데 점수는...
『72점』
시즈카 「」 머-엉
안나 「...떨어…졌다.」
후미즈키 「시, 시즈카, 괜찮은 거지?」
시즈카 「」
후미즈키 「...자! 그럼 다음은 안나 차례!」
안나 「에? 너무…급전개-」
후미즈키 「안나가 할 곡은 바로 이거!」
안나 「안나는 따로 정해놨는데?!」
.
.
.
노래 제목도 모르고, 가사도 모르고, 멜로디도 모르고...
그런 노래를 바로 부르라고 하니까...
『80점』
안나 「이렇게…나오잖아...」
후미즈키 「아...하하...」
시즈카 「뭐가 그리 급하다고 아무번호나 눌러서...」
후미즈키 「미안 미안.」
안나 「한 번 더, 해도…괜찮지?」
후미즈키 「물론이지.」
안나 「그럼...」 탁탁
시즈카 「...음? 이건 처음 보는 노래인데.」
시즈카 「후미즈키는 알고 있어?」
후미즈키 「아니, 나도 처음 보는 거야.」
안나 「요즘…자주 듣는…노래.」
노래에 대해서 잘 아는 후미즈키 씨와 시즈카 씨도
이 노래는 처음 듣는 노래인 것 같다.
『...이거...』
안나 「연습 좀…했어.」
『...헤에, 기대 되는데.』
안나 「기대…해도…좋을 거야.」
.
.
.
-공원
후미즈키 「노래방 후엔 역시 공원에서 바람 쐬는 게 최고지~」
안나 「동감…이야.」
시즈카 「음... 우선 좀 출출하기도 한데 뭐 좀 먹을까.」
안나 · 후미즈키 「찬성~」
안나 「기사복…이려나.」
후미즈키 「안나가 게임에서 쓰고 있는 코스튬 같은 거?」
안나 「응.」
멋지고 긍지 높아 보이는 한정 판매 코스튬.
너무 예뻐서 가끔씩 실제로도 입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역시 게임 폐인인가.』
안나 「...조용히 해.」
시즈카 「기사복이라... 으음...」
시즈카 「......」
후미즈키 「음? 시즈카?」
눈을 감고 생각에 빠진 도중에
시즈카 씨가 뭔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시즈카 「재미는 있겠지만...」
시즈카 「아무리 그래도 좀 무겁지 않으려나?」
안나 · 후미즈키 「...에?」
시즈카 「생각해 봐. 기사복의 투구나 갑옷 무게는 엄청 무겁다고.」
『중세시대 때 기사들이 갑주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한 건가.』
안나 「아아...」
하긴 시즈카 씨는 게임 안하니까...
난 인터넷으로 내가 생각하는(게임 기사복) 복장을 보여줬다.
시즈카 「아아, 이런 거 말하는 거였구나.」
안나 「중세시대…갑옷 같은…더워 보이는 복장은…안나도…싫어.」
후미즈키 「흐음... 안나한텐 잘 어울릴 거 같은데.」
내가 그런 무게를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안나 「시즈카 씨는…무슨 의상, 입고 싶어?」
시즈카 「음... 난 흰색과 파랑색이 어울려진 복장이려나.」
시즈카 「치하야 씨가 무대에서 자주 선보이는 그런 의상 말이야.」
안나 「헤에.」
시즈카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색이기도 하고.」
치하야 씨가 무대에 등장할 때 입고 나오는 의상에는 차갑다는 느낌이 뿜어져 나온다.
시즈카 씨에게 쿨한 의상이라, 되게 잘 어울릴 거 같은데.
안나 「후미즈키 씨는?」
후미즈키 「난 이거!」
안나 · 시즈카 「?」
후미즈키 씨가 우리에게 사진을 보여주었다.
화려하지 않은 그저 밀짚모자에 하얀색 드레스.
그래도 왠지 모르게 무대에 후미즈키 씨가 입고 나간다면 열렬한 반응이 나올 것 같다.
안나 「되게…단순한데.」
후미즈키 「그래도 무대에 나갈 의상이라면 난 이게 맘에 들어!」
시즈카 「그러고 보니, 후미즈키는 화려한 거 별로 안 좋아했었지.」
후미즈키 「화려한 것도 좋지만, 역시 난 이런 수수한 게 더 좋은 거 같아.」
시즈카 「후미즈키랑 어울리는 거 같아.」
안나 「마찬…가지.」
시즈카 씨는 파랑색과 하양색이 조화를 이뤄 차가운 느낌을 주는 의상.
후미즈키 씨는 밀짚모자에 하얀색 드레스의 수수한 의상.
난 내가 지금 캐릭터에 입히고 있는 코스튬과 똑같은 의상.
이런 의상들을 입고 무대에 나간다라,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시즈카 「그런데, 안나랑 후미즈키는 노출 의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안나 · 후미즈키 「응?」
시즈카 「무대에 올라서야 할 때, 배꼽이나 허벅지가 드러나는 의상을 입을 수도 있단 말이지.」
후미즈키 「아아.」
시즈카 「너희는 어떻게 생각해?」
세 사람의 반응은?
주사위 값이 높을 수록 : 별 상관 없는데?
주사위 값이 낮을 수록 : (얼굴이 새빨게 진다.)
안나 +1, 시즈카 +2, 후미즈키 +3.
안나 「......」
후미즈키 「......」
시즈카 「...안나? 후미즈키?」
안나 · 후미즈키 「...///」
시즈카 「저, 저기... 몸 괜찮은거지?」
시즈카 씨가 그 말을 한 후 잠깐 상상했다.
그리고 상상하는 순간 갑자기 주변 공기가 뜨거워졌다.
애초에 해변에 놀러 갈 때도 수영복 같은 옷은 부끄러워서 못 입는데...
그... 그런 옷을 무대에서 남들에게 보여준다는 건...
안나 「부끄럽…겠지...」 화악
후미즈키 「...///」 끄덕끄덕
후미즈키 「익숙해지는데도 시간 꽤 걸릴 거 같고...」
안나 「그렇…겠지.」
후미즈키 「시즈카는 어때? 괜찮아?」
시즈카 「나... 나는...」
시즈카 씨의 얼굴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시즈카 「......」 푸슈욱
안나 「역시.」
후미즈키 「뭐, 우리도 시즈카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니까...」
후미즈키 「...그래도 괜찮아! 우린 아직 연습생이잖아! 무대의상 같은 건 나중에 생각해도 된다구!」
안나 「그렇…네.」
『어떻게든 자신의 상상을 잊으려하고 있어...』
그건 나도 마찬가지거든...
시즈카 「......」
안나 「어라, 시즈카…씨?」
시즈카 「......」 조-용
안나「...설마, 기절한…거야?」
『얼마나 충격을 받았으면...』
안나 「시즈카 씨, 일어나!」 흔들흔들
우린 아직 연습생이고 연습을 시작하지도 않았지만...
데뷔 이후의 앞으로의 고난이 예상된다.
시즈카 씨와 후미즈키 씨에게 내일을 기약하며 우린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원래 후미즈키 씨는 병원으로 가야 하지만,
회복속도가 빨라 퇴원해도 될 정도로 회복했다고 한다.
안나 「내일 연습, 걱정…없겠는 걸.」
『일단 일이 잘 풀려서 다행이네.』
안나 「그렇지.」
안나 「기대…되네. 연습생…생활.」
『...그럼 나도 이제 돌아갈 시간이 됐네.』
안나 「...음?」
『말했잖아. 난 네가 아이돌이 될 건가 말건가 도움을 주기위해서 만난 거라고.』
안나 「아아...」
그렇다. 원래 이 앤 내 선택을 돕기 위해서 날 만난 거다.
그리고 내가 선택을 끝내면, 자신의 집으로 돌아갈 거라고 했었다.
안나 「그런데, 집이라니... 어디, 말하는…거야?」
『집이라고 해도, 그냥 그 여자한테 돌아가는 거지만.』
안나 「여자…라면... 그 사람?」
『기억은 하는구나. 맞아. 너에게 부적을 준 사람 말이야.』
안나 「언제…돌아가는…거야?」
『네가 자는 동안에. 내일 아침, 날 불러도 난 없을 거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 법.
솔직히 얘랑은 많은 추억을 쌓은 적은 없다.
그래도 날 많이 도와줬는데...
안나 「조금, 미안…하네.」
『뭐가?』
안나 「날, 도와준 사람인데…아무것도 못해주고…떠난다고 하니까.」
『뭘 바라고 한 일이 아니라 해야 하는 일이였어. 미안해 할 필요 없다고.』
안나 「그래도...」
『......』
난 이 애에게 뭘 해줄 수 있는 걸까.
선물을 줄 수 있는 것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도움에 보답을 해 줄 수 없는 나 자신을 자책하고 있는 도중에 말했다.
『오늘 논다고 만나지 못한 사람이 하나 있잖아?』
안나 「...그러네.」
『그 사람을 만나러 가자. 마지막 인사를 드려야지.』
안나 「넌. 날…마지막까지…챙겨주는구나...」
『그게 내 일이니까.』
『그리고... 나도 할 말이 있고...』
안나 「...할 말?」
『...서두르자. 학원 문 닫겠다.』
안나 「아, 응.」
할 말이라니...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어쨌든 난 서둘러 준비를 하고 학원으로 향했다.
.
.
.
-학원
학원 문 앞에 도착했다.
여태까지 나와 시즈카 씨, 후미즈키 씨를 도와주신 트레이너 씨.
고마운 마음과 마지막 말을 머릿속에 정리하고 난 노크를 했다.
「들어오세요.」
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앉아서 노래를 듣고 있었던 트레이너 씨가 보였다.
안나 「안녕…하세요.」
트레이너 「안나구나. 안 오는 줄 알고 얼마나 섭섭했는지 알아?」
안나 「죄송…해요.」
트레이너 「그래도 다행이야. 마지막이라도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됐으니까.」
안나 「...네.」
트레이너 「...정말, 다행이야...」
트레이너 씨의 웃고 있는 모습.
그런데 트레이너 씨의 눈 주변이 붉은 빛을 띄고 있었다.
자세히 보면 눈물도 제대로 닦이지 않았다.
안나 「...우셨던…거에요?」
트레이너 「...그럴 리가. 잠깐 하품을 했더니, 눈물이 고였나보네.」 슥슥
안나 「다른 사람들은…안 왔나요?」
트레이너 「몇 분 전에 후미즈키가 왔다가긴 했는데. 못 봤어?」
안나 「그런…가요.」
『이제 남은 사람은 네가 마지막인 모양이네.』
안나 「...후우...」
난 심호흡 후, 문 앞에서 머릿속에 정리했던 말들을 꺼냈다.
안나 「트레이너 씨를, 만난 건…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안나 「만약 없었다면, 중간 과정, 많이…힘들었을, 거에요.」
안나 「그리고…지난 시부야 사건 때도…트레이너 씨가 없었다면...」
트레이너 「......」
안나 「정말…행운, 이에요. 아무리…생각해봐도.」
안나 「고마워요, 트레이너 씨…저에게, 이런 행운을…주셔서.」
트레이너 「...나도 고마웠어.」
트레이너 「학생 수는 적었지만, 그래도 너희 덕분에 선생이라는 게 얼마나 보람 있는지 알게 됐으니까.」
안나 「...학원, 계속…하실 건가요?」
트레이너 「실은 따로 운영하는 반이 있었거든. 안나네 시간과는 잘 맞지 않아서 너흰 몰랐겠지만.」
안나 「그럼, 다시 만날 수…있겠네요.」
안나 「자주 들를게요. 트레이너 씨.」
말로 표현하고 싶지만, 더 이상 말하면 울어버릴 것만 같았다.
난 눈물을 보이는 것이 싫어서 말을 줄였다.
『이제 끝났구나.』
안나 「너도…할 말, 있다고…했잖아.」
『......』
안나 「말, 안 할…거야?」
『...지난번처럼 빌려야 하는데, 괜찮아?』
안나 「뭐든, 해준다고…했잖아.」
『...그럼, 고맙게 쓸 게.』
난 그 애에게 다시 몸을 내주었다.
주변 시야가 흐려졌고, 몸에 힘이 빠졌다.
그리고 내 몸은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안나 「......」 비틀
트레이너 「음? 안나, 괜찮아? 갑자기 휘청거리고...」
안나 『...선생님, 지금은 안나가 아니에요.』
트레이너 「하하, 안나가 안나가 아니라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안나 『안나가 저한테 잠시 몸을 빌려줬어요. 고맙게도...』
트레이너 「...빌려주다니?」
안나 『그러니까, 전 안나의 몸을 빌려 선생님과 예기하고 있는거에요.』
안나 『‘사고’로 선생님에게 못한 인사를 하려고.』
트레이너 「...잠깐, 그 분위기랑 말투...」
트레이너 「...아냐, 거짓말... 그 앤 이미...」
안나 『오랜만에 만나네요. 선생님.』
「저 왔어요!」
트레이너 「제 시간에 왔네. 열심히 하는구나.」
「열심히 해야죠. 다른 애들은 전부 데뷔하고 활동 중인데.」
「저도 빨리 서서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어요. 대체 그곳은 어떤 곳일지.」
트레이너 「후훗, 그 자세지. 연습복으로 환복하고 연습 시작하도록 할까.」
「네!」
다른 연습생들에 비해 몇 퍼센트 부족한 실력이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성장하려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
이 아이의 담당 프로듀서와 내가 한 가지 동의하는 것은
만약 이 아이가 데뷔하게 된다면 업계는 큰 파도가 덮칠 거라는 사실.
본인이 저렇게 열심인데, 나도 저 열정에 보답 해야지.
.
.
.
힘들어도 견뎌내고 미소를 유지하며 연습을 계속했다.
그렇게 몇 달 후, 그 아이의 첫 데뷔곡과 날짜가 정해졌다.
앨범이 발매되고 일주일 뒤, 그 아이와 같이 순위를 확인했다.
그동안 노력한대로 나왔으면 기뻤겠지만, 불행하게도 현실은 아니었다.
「최하위...」
트레이너 「......」
「」 추욱
트레이너 「...저기, 괜찮아?」
「후우... 괜찮아요. 데뷔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1등을 바라면 요행이겠죠.」
트레이너 「...그래. 그 기세로 다음에도 열심히 해보자!」
「네! 선생님!」
트레이너 「...선생님?」
「에? 트레이너 씨라고 말하기엔 뭔가 어색해서 가르치는 분이시니까 편하게 선생님이라고 불렀는데...」
「아, 혹시 이상했나요?」
트레이너 「그건 아니지만...」
「그럼 앞으로 선생님이라고 불러도 괜찮죠?」
트레이너 「...뭐, 상관없으려나.」
그 이후로 난 그 아이에게 선생님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호칭만 바뀌었을 뿐인데도 단순히 ‘연습 시키는 것’에서 ‘뭔가를 가르치는 것’으로 바뀐 거 같아 좀 부담스러워졌지만...
그래도 한 사람의 진실 된 선생님이 된 것 같아 꽤 기뻤다.
.
.
.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간 기회가 찾아온다고 했었던가.
드디어 그 아이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프로덕션에서 주최하는 신입 데뷔 무대에 서서 공연을 하기로 했다.
공연 시작 시간엔 늦었지만, 다행히 그 아이의 순서가 시작되기 전에는 도착했다.
트레이너 「사람들 되게 많은 걸... 긴장하지 말아야 할 텐데...」
이제 그 아이의 순서다.
여태까지 노력해온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난 이번 무대를 열심히 응원하기로 했다.
드디어 마지막 순서, 그 아이가 자신의 실력을 사람들에게 뽐낼 시간이다.
...원래대로라면 말이다.
「아아, 알리겠습니다. 죄송하지만 마지막 라이브는 아이돌의 갑작스러운 사정이 발생하여 취소되었습니다.」
트레이너 「...에?」
「그러므로 죄송하지만 오늘 ‘프로덕션 신예 데뷔 라이브’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트레이너 「......」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아이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건가?
무대가 끝나고, 난 대기실로 달려가 그 아이를 찾았다.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그 아이는 없었다.
머릿속에 혼란이 오기 시작했고, 그 혼란은 불안감으로 더 커져버렸다.
일단 사정을 알아보기 위해, 난 연습생 중 한명에게 다가가 무슨 일이 있었는 지 물어보았다.
「아, 트레이너 씨. 여긴 무슨 일로...」
트레이너 「하나 물어볼게 있는데, 마지막 순서가 취소됐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
트레이너 「...저기, 갑자기 왜 조용해 지는거야...?」
「그게... 제가 들은 거로는...」
트레이너 「네가 돌아올 수 없다는 사실 알았을 땐, 한 번 더 충격을 먹었었지...」
안나 『...죄송해요.』
트레이너 「아니, 뭘. 이미 지난일인데...」
그 일이 있고난 후, 트레이너 씨는 프로덕션을 나와 인적이 드문 곳에 학원을 열었다.
인적이 드문 장소이다 보니, 당연하게도 학원을 찾아오는 사람은 없었다.
그럼에도 학원을 계속 운영한 이유는
자신과 그 애가 연습했던 장소를 생각하며 그 애를 잊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트레이너 「그런데... 트럭 사고라니,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안나 『CD녹음을 급하게 끝내고 급하게 출발했어요.』
안나 『프로듀서가 속력을 내서 달리는데 그때 옆에서 트럭이...』
트레이너 「아아...」
내가 여태껏 만나본 사람 중 제일 불행한 사람을 뽑자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이 녀석이다.
트레이너 「...근데, 정말 좋지 않아? 이 공간.」
안나 『네?』
트레이너 「새록새록 떠오르는 걸. 너와 이 연습실에서 뭘 했었는지.」
트레이너 「열심히 연습할 때, 레슨하기 싫다고 투정부릴 때, 데뷔한다고 기뻐했을 때...」
안나 『......』
트레이너 「첫 순위 나오고 좌절했을 때, 힘들어도 참고 웃을 때, 더운 날 아이스크림 먹을 때... 전부.」
안나 『...그러네요.』
안나 『다시 돌아가고 싶어지네요. 그 때로.』
트레이너 「...그럼, 오랜만에 네 춤 실력을 보도록 할까?」
트레이너 「많이 연습했겠지?」
안나 『...헤헤, 물론이죠.』
그렇게 그 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춰 춤췄다.
거울에 내 모습이 비춰져서 나도 그 애의 춤을 볼 수 있었다.
전 아이돌 연습생이라 그런가, 역시 훌륭했다.
노래가 끝나자, 난 표정을 보았다.
여태껏 한을 다 풀어낸 듯한 표정, 보기만 해도 내가 기분이 좋았다.
안나 『하아... 하아... 오랜만에 하니까 꽤 힘드네요.』
트레이너 「오랜만이라...」
트레이너 「정말 오랜만이지... 한 몇 년 정도 됐을 건데.」
안나 『그러네요...』
안나 『...하지만, 덕분에 한은 다 풀었어요.』
트레이너 「그렇구나. 다행이네...」
안나 『...그럼, 전 이만 돌아가도록 할까요.』
트레이너 「에? 벌써... 가는 거야?」
안나 『전 이미 죽은 사람이에요. 안나의 몸을 빌려 대신 말하고 움직일 뿐이죠.』
안나 『맺힌 한도 다 풀었고... 이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돼요.』
트레이너 「...그렇구나...」
안나 『...말리진 않네요.』
트레이너 「여기보다 더 좋은 데로 가는 거잖아? 내가 말릴 필요는 없지.」
안나 『그건 그러네요...』
안나 『...안녕히 계세요. 선생님. 그 때 선생님을 알아서 행복했어요.』
트레이너 「...나도 마찬가지야.」
안나 『...네.』
트레이너 씨와 포옹을 했다. 따뜻함이 나에게까지 전해질 정도로.
그리고 흐릿한 시야가 또렷해지고, 풀렸던 힘이 다시 돌아왔다.
트레이너 「......」
안나 「...트레이너…씨.」
트레이너 「...정말로 갔구나...」 슥
안나 「...미련, 없으세요?」
트레이너 「다시 만나서 그 애의 춤을 다시 볼 수 있었으니까. 미련은 없어. 오히려 후련한 걸.」
트레이너 「그래도... 뭔가가 좀 그러네...」
안나 「...어쨌든…다시, 만났네요.」
트레이너 「응. 다시 만났어. 마지막으로 말 못할 줄 알았는데...」
트레이너 씨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참고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말했다.
선생님이란 학생이 올바른 길로 향하도록 방향을 잡아주고 도와주는 사람이다.
하지만 진정한 선생님은
학생을 안내하면서 자신도 함께 전진하며 성장하는 사람이 아닐까.
트레이너 씨처럼.
난 트레이너 씨에게 아이돌로써 성장 후 만나겠다고 약속하고 학원을 나왔다.
...초등학교 때 졸업장을 받은 기분이랑 똑같은 걸.
집으로 돌아오니 벌써 10시가 되어있었다.
오늘은 많이 피곤하여 서둘러 잠자리를 준비하고 잠에 들었다.
안나 「...드디어…내일…이네.」
『그래. 내일부터 시작이네.』
안나 「저기…물어볼 게…있는데...」
『뭐가?』
안나 「한을…다 풀었으니까…돌아간다는 거...」
안나 「우리가 평범하게…알고 있는…사후세계를…예기, 하는 거야?」
『뭔소리 하는 거야. 난 사후세계에 대해선 하나도 모른다고.』
안나 「그럼, 트레이너 씨에게…한 말... 거짓말…이야?」
『...응.』
어쩐지.
나에겐 그 여자에게 돌아간다고 해놓고
뭔가가 이상하다고 느끼긴 했다.
안나 「왜 그런…거야?」
『이제 충분히 예기 했으니까.』
안나 「거짓말.」
『......』
안나 「예기 할 때…시간 가는 줄도…몰랐으면서.」
『...죽은 사람을 너무 괴롭히는 거 아냐?』
안나 「아... 미안...」
안나 「그런데…정말로 궁금해. 왜, 말을…줄인 거야?」
『...그 때, 내가 해선 안 되는 짓을 할 것만 같았거든...』
『네 몸을 그대로... 뺏으려고... 했어.』
안나 「...그렇구나.」
『...별 말 안 하는 거야?』
안나 「응.」
애초에 몸을 내준 건 나니까.
누군가가 내 몸을 뺏어간다라...
솔직히 생각하기만 해도 섬뜩하긴 하지만
후미즈키 씨, 시즈카 씨, 세리카, 트레이너 씨처럼
얘도 그만큼 신뢰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난 믿었다.
『...어서 자자. 내일부터 연습생 활동, 열심히 해야지.』
안나 「...응」
난 전 아이돌의 조언을 듣고 눈을 감았다.
안나 「하나…말할 게…있어.」
『뭔데?』
안나 「도와줘서…고마웠어.」
『...어차피 난 한 것도 없었는데. 뭐.』
안나 「...Zzz...」
『자는 거냐...』
『......』
내가 잠들기 전 "나도 고마웠어."라는 말을 들은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아침, 아무리 그 애를 불러봐도 대답은 없었다.
.
.
.
-765 시어터 레슨룸 【10월 22일 (月)】
안나 「이거…되게…편한 걸.」
후미즈키 「응응!」
시즈카 「편하다니 다행이네.」
연습복을 받은 우리들은 바로 환복 후 레슨룸으로 향했다.
레슨룸 내부는 생각보다 넓었다. 문 옆에는 개인 물건을 연습할 수 있는 선반이 있었다.
꽤 마음에 드는 레슨룸이라고 생각한다.
시즈카 「그런데... 프로듀서 씨는 어디 있는거지...」
『달칵』
P 「미안, 좀 늦었지?」
시즈카 「프로듀서가 약속 시간을 못 지켜도 되는 건가요? 하여간...」
P 「미안 해.」
후미즈키 「프로듀서 씨! 늦으셨으니까 얼른 연습 시작해야죠!」
P 「아... 응. 알겠어.」
후미즈키 씨... 엄청 의욕이 넘치는 걸...
P 「그럼 바로 레슨을 시작하기에 앞서 한 가지 너희에게 말할 게 있어.」
P 「우선 레슨 중에 너희는 항상 팀이라는 걸 기억하도록. 앞으로 너희 3명은 대부분 아이돌 활동을 함께하게 될 거니까, 명심해 줘.」
안나 · 후미즈키 · 시즈카 「네!」
난 살짝 옆쪽을 쳐다보았다.
후미즈키 씨는 기대된다는 표정, 시즈카 씨는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표정은 다르지만 이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레슨에 임할 것이다.
나도 발목 붙잡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지.
*팀명 : #unknowns
안나 : 0/50 ←노력치
후미즈키 : 0/50
시즈카 : 0/50
*주사위를 굴려 '상승수치' 결정. (상승수치 = 주사위 십의 자리 ÷ 2)
안나의 노력치가 최대치일 경우 후미즈키에게 남은 노력치가 전달 됨.
후미즈키의 노력치가 최대일 경우 시즈카에게 노력치가 전달 됨.
시즈카의 노력치가 최대일 경우 안나에게 노력치가 전달 됨.
ex) 안나의 노력치가 최대일 때 후미즈키에게 (상승수치 ÷ 2)의 노력치가 전달 됨.
시즈카 「이제 좀 괜찮아?」
안나 「응. 조금…나아졌어.」
시즈카 「그러니까 스트레칭 꼼꼼히 하라고 내가 경고했었잖아.」
후미즈키 「더 꼼꼼히 할 걸 그랬나... 아야야...」
어제 팔을 너무 무리해서 쓴 건가...
하룻밤 자고 일어났더니 관절 쪽에 작은 통증이 느껴졌다.
시즈카 「자자, 어서 일어나. 레슨 시작하기 전에 어서 몸 풀어야지.」
안나 · 후미즈키 「네에...」
학원에서 연습할 땐 잘 몰랐는데...
신경 써야할 일이 하나 더 늘어난 것 같다.
*팀명 : #unknowns
안나 : 2/50
후미즈키 : 2/50
시즈카 : 2/50
*주사위를 굴려 '상승수치' 결정. (상승수치 = 주사위 십의 자리 ÷ 2)
안나의 노력치가 최대치일 경우 후미즈키에게 남은 노력치가 전달 됨.
후미즈키의 노력치가 최대일 경우 시즈카에게 노력치가 전달 됨.
시즈카의 노력치가 최대일 경우 안나에게 노력치가 전달 됨.
ex) 안나의 노력치가 최대일 때 후미즈키에게 (상승수치 ÷ 2)의 노력치가 전달 됨.
연습생 생활 이틀째.
어제보다 좀 나아진 것 같지만,
그래도 역시 완벽하게 숙지하려면 아직 먼 거 같다.
P 「어제보다 나아진 거 같지만...」
안나 「하아... 하아...」 털썩
후미즈키 「」 ←누웠음
P 「흐음, 아직까진 체력이 따라주지 않는 건가...」
P 「시즈카는 어때? 괜찮아?」
시즈카 「전... 괜찮...아...요.」
P 「땀범벅인 상태에서 그런 말을 해도 설득력 없는데...」
P 「일단 10분 휴식 후 다시 연습을 재개하도록 할게.」
안나 · 후미즈키 · 시즈카 「네.」
결국 5시간에 끝낼 수 있는 연습을 30분 더 늦게 끝냈다.
체력... 많이 붙여야겠는 걸...
시즈카 「자, 이제 몸도 다 풀었으니 연습 시작하도록 할까.」
후미즈키 「...음? 프로듀서 씨는?」
시즈카 「오늘은 바빠서 못 오실거야. 알다시피 이 프로덕션에 있는 프로듀서라곤 한 사람 뿐이니까.」
안나 「바쁘…겠네.」
시즈카 「휴일도 없이...」
안나 · 후미즈키 · 시즈카 「......」
시즈카 「...어서 시작하도록 할까.」
프로듀서란 직업,
많이 힘든 직업이란 걸 알게 되었다.
...그런데 왜 이 프로덕션은 왜 프로듀서를 더 뽑지 않는 걸까?
*팀명 : #unknowns
안나 : 5.5/50
후미즈키 : 2.5/50
시즈카 : 6/50
*주사위를 굴려 '상승수치' 결정. (상승수치 = 주사위 십의 자리 ÷ 2)
안나의 노력치가 최대치일 경우 후미즈키에게 남은 노력치가 전달 됨.
후미즈키의 노력치가 최대일 경우 시즈카에게 노력치가 전달 됨.
시즈카의 노력치가 최대일 경우 안나에게 노력치가 전달 됨.
ex) 안나의 노력치가 최대일 때 후미즈키에게 (상승수치 ÷ 2)의 노력치가 전달 됨.
안나의 노력치가 최대치일 경우 후미즈키에게 남은 노력치가 전달 됨.
후미즈키의 노력치가 최대일 경우 시즈카에게 노력치가 전달 됨.
시즈카의 노력치가 최대일 경우 안나에게 노력치가 전달 됨.
ex) 안나의 노력치가 최대일 때 후미즈키에게 (상승수치 ÷ 2)의 노력치가 전달 됨.
모든 학생들이 그토록 바라고 바라는 금요일.
내 반 친구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갔지만,
난 아직 할 일이 남아있다.
안나 「후아... 간신히…도착...」
안나 (숙제 못한 사람은 남긴다는 말... 언제 예기한 거야?)
예전엔 이런 걸 항상 알려주는 귀찮은 존재가 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 존재가 너무나 그립다.
너무나...
안나 「...가자.」
난 서둘러 환복 후 레슨실로 달려갔다.
레슨실에는 몸을 풀고 있는 후미즈키 씨와 시즈카 씨가 있었다.
후미즈키 「아슬아슬했네. 안나.」
안나 「미안... 사정이…있어서...」
시즈카 「뭐, 늦지 않았으니까, 괜찮아.」
안나 「어서…연습, 시작…하자.」
후미즈키 「아니, 안나는 아직 몸 풀기 못했잖아?」
안나 「별 상관…없는데...」
시즈카 「나중에 근육통 때문에 후회해도 괜찮아?」
안나 「...그러…네.」
내가 두 사람과 이렇게 있을 수 있는 건 그 애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아마도 난 그 존재를 잊지 못하는 게 아닐까.
어차피 듣지도 못 하지만, 다시 한 번 더 말할게.
정말 고마워.
*팀명 : #unknowns
안나 : 10/50
후미즈키 : 6/50
시즈카 : 12.5/50
*주사위를 굴려 '상승수치' 결정. (상승수치 = 주사위 십의 자리 ÷ 2)
안나의 노력치가 최대치일 경우 후미즈키에게 남은 노력치가 전달 됨.
후미즈키의 노력치가 최대일 경우 시즈카에게 노력치가 전달 됨.
시즈카의 노력치가 최대일 경우 안나에게 노력치가 전달 됨.
ex) 안나의 노력치가 최대일 때 후미즈키에게 (상승수치 ÷ 2)의 노력치가 전달 됨.
126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안나 「후미즈키 씨?」
안나 「!?」
세리카 「후미즈키 씨의 상태는- 아...」
트레이너 「뭐야, 왜 그래?」
트렁크를 열자마자 내가 본 것은
트렁크 구석에 박혀있는 피가 묻어있는 방망이.
그리고 어디서 얻어맞은 것 같은 상처들이
그것도 엄청 세게, 엄청 많이 얻어맞은 거 같은 흔적들이 있었다.
세리카 「아... 아아...」 털썩
트레이너 「분명히 안전하다고 했었는데...!」 저벅저벅
시즈카 「서...선생님?」
트레이너 씨는 분노에 찬 주먹을 쥐고 범인 한 사람에게 다가갔다.
「오...오지 마!」
트레이너 「왜 그랬어! 대체! 왜! 저 아이를!」 퍽
트레이너 「그 지경까지! 만들어야 했냐고!」 퍽퍽퍽
「끄아악!!」
트레이너 「네가 기절할 때까지 때리는 걸 멈추지 않겠어!」
트레이너 씨는 범인의 얼굴을 일방적으로 가격하기 시작했다.
분노 때문에 힘이 잔뜩 들어간 주먹을 맞고 있는 범인.
저대로 놔두면 기절이 아니라 죽어버릴지도 모른다.
안나 「선생님, 그만.」
얼굴을 한 번 더 가격하려는 트레이너 씨의 팔을 붙잡았다.
안나 「이미…기절…했어요.」
「......」
트레이너 「...그러네.」
안나 「일단…후미즈키 씨를…병원으로...」
안나 「범인들은…경찰에 신고…하도록 하죠.」
트레이너 「...그러자.」
그렇게 우린 경찰에 신고를 했고
엉망진창이 된 후미즈키 씨를 어서 병원으로 옮겼다.
.
.
.
-병원
병원으로 옮기자마자 황급히 후미즈키 씨의 상처를 치료하고 병실로 옮겼다.
의사의 말로는 큰 상처긴 하지만 생명에 지장은 없고, 좀 있으면 깨어 날 것이라고 한다.
제발 빨리 깨어났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세리카 「후미즈키 씨, 언제 일어날까요?」
안나 「금방 일어난다고…했으니까.」
시즈카 「곧 있으면 일어날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말자.」
세리카 「...네.」
트레이너 「...젠장!」
『...미안하다. 안나...』
『문제가 생길 걸 미리 알고 있었는데도...』
안나 「움직이는 건…안나였어.」
안나 「넌…잘못 없어.」
『정말 미안하다.』
후미즈키는 언제 깨어날까?
1~25 : 말하자마자 일어났다.
26~50 : 1시간 뒤
51~75 : 저녁 시간
76~100 : 내일 아침
+~3까지 주사위 후 ‘낮은 값’으로.
세리카 「앗, 후미즈키 씨!」
안나 「빨리…일어났네. 다행이야.」
트레이너 「후미즈키...!」
후미즈키 「어... 여긴 어디-」 몽롱
트레이너 「후미즈키!」 와락
후미즈키 「우왓! 선생님?」
아까까지만 하더라도 좌절하고 있었던 트레이너 씨.
후미즈키 씨가 일어나자마자 어두웠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리고 방금 일어나서 정신이 몽롱해져있는 후미즈키 씨를 트레이너 씨는 울면서 껴안았다.
트레이너 「정말... 다행이야... 정말로...!」 꽈악
후미즈키 「서...선생님, 파, 팔...」
트레이너 「아, 그래. 미안 해...」 훌쩍
트레이너 「...정말 다행이다.」
후미즈키 「선생님, 울지 마요. 눈물 자국 남겠어요.」
트레이너 「안 울게 생겼니! 자기 학생이 피투성이가 된 채로 기절해있는데!」
트레이너 「항상 사람 걱정만 시키고... 대체 왜 그러는 건지...」
후미즈키 「헤헤... 죄송해요...」
시즈카 「그래도 무사해서 다행이야. 후미즈키.」
후미즈키 「다들... 걱정 끼쳐서 미안해.」
후미즈키 씨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평소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정말로... 사람들 걱정하게 만드는 건 잘한다니까...
타워레코드에 있던 범인들 4명도 체포 되었다는 소식도 들었고.
후미즈키 씨도 퇴원은 아니지만 내일이면 밖으로 나갈 수 있고.
어찌저찌 사건이 무사히 끝난 거 같다.
『...변함없구나.』
안나 「응? 뭐가?」
『...아냐. 아무것도.』
안나 「그러지 말고…예기…해 줘.」
『난 먼저 들어갈게. 꿈속에서 보자.』
안나 「...뭐야, 대체...」
다음 상황 : +~3 (높은 값)
父 「......」 글썽
후미즈키 「아... 아빠...」
안나 「...오랜만에…뵙네요.」
父 「...다친 데는 괜찮니?」
후미즈키 「네. 아픈 건 많이 나아졌어요.」
父 「그래... 다행이구나.」 슥
후미즈키 씨의 아버지가 눈물을 보였다.
처음 만났을 때는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처럼 보였는데...
父 「......」 흠칫
트레이너 「......」
父 「교육자가 자신의 학생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다니, 유감입니다.」
트레이너 「...죄송합니다.」 고개 푹
후미즈키 「아빠, 선생님은 잘못 없어요. 이건 제가-」
父 「후미즈키, 미안하지만 잠시 조용히 하고 있어주렴.」
후미즈키 「...네.」 추욱
父 「선생님, 잠시 밖에서 예기를 좀...」
트레이너 「아, 네.」
죄인이 걷는 것처럼 후미즈키 씨 아버지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어이, 따라 나가자.』
안나 「음? 갑자기…뭐야?」
안나 「그리고... 너, 꿈속으로…돌아간 거…아니였어?」
『그런건 나중에 물어보고, 이번엔 내 말대로 해 줘. 부탁할게.』
안나 「어... 알겠어.」 벌떡
시즈카 「어라, 안나. 어디 갔다 오게?」
안나 「잠시…화장실 좀...」
난 적당히 둘러대고 병실을 빠져나와 두 사람을 따라갔다.
왜 갑자기 따라가자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병실과 가까운 거리에서 두 사람은 의자에 앉아 서로 마주보고 예기를 시작했다.
『으음...』
안나 「...더 붙어볼까.」
『가능할 거 같아?』
안나 「자연스럽게…접근하면...」
난 아무렇지도 않게 두 사람의 반대편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날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뒤로 돈 후 대화를 엿듣기 시작했다.
트레이너 「...그래도 아이돌을 하게 해주시면 안 되나요?」
안나 「...?」
父 「후미즈키가 선생님의 학원을 졸업하는 것은 알겠습니다.」
父 「하지만 후미즈키에게 이런 일은... 너무 위험합니다.」
트레이너 「그렇지만-」
父 「이번에 후미즈키에게 벌어진 일만해도 보십시오.」
父 「평범한 여자아이인데도 납치당하는 데, 아이돌이 된다면 어떻겠습니까?」
트레이너 「그건...」
父 「스카우트가 될 정도인 후미즈키의 재능을 썩히는 건 아깝지만...」
父 「그래도 전 그 아이의 재능보다 그 아이의 안전이 우선입니다.」
트레이너 「......」
안나의 다음 행동은? : +~3 (높은 값)
트레이너 「네...」
父 「자신의 학생이 위험에 처해있는지도 몰랐다니...」
父 「선생님... 아니, 정말로 선생이 맞긴 한 건가요?」
안나 「...?!」
『저 자식이...!』
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친 그의 발언.
트레이너 씨는 그 말을 듣고 화를 내기는커녕,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난 그런 모습에 원래 잘 표현하지 않는 분노라는 감정이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안나 「...참자, 참-」
『진짜 미안한데, 잠깐 좀 빌리자.』
안나 「음? 빌린다니, 뭘-」 비틀
안나 「...어라...?」
갑자기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그리고 주변 시야가 약간 흐릿해지더니,
내 몸이 멋대로 뒤로 돌아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안나 『말씀이 너무 심하신 거 같습니다만.』
트레이너 「...안나?」
父 「...남의 예기를 함부로 엿듣는 건 실례란다.」
안나 『일단 예기를 엿들은 것에 대해서는 사과드리겠습니다.』
안나 『그런데 후미즈키 씨의 아버님도 트레이너 씨에게 실례 아닌가요?』
아까까지만 해도 가만히 있으려고 했던 내가,
후미즈키 씨의 아버지에게 다가가서 분노를 표출해냈다.
안나 『학생을 지키는 일이 선생의 역할이라는 건 알고 있어요.』
안나 『그리고 그런 역할을 지키지 못했으니까 그런 말이 나올 수도 있고요.』
트레이너 「......」
안나 『그런데 선생님이 후미즈키 씨에게 무슨 일이 생길 거란 걸 미리 알 수 있나요?』
안나 『선생님은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능력자가 아니에요.』
안나 『그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일 뿐이라고요!』
父 「...그렇구나.」
안나 『오히려 역할을 다하지 못한 걸로 친다면...』
안나 『자식을 지킨다는 부모의 책임을 지지 못한 후미즈키 씨의 아버지야 말로.』
안나 『정말로 후미즈키 씨의 아버지가 맞긴 한 겁니까?』
트레이너 「자, 잠깐, 안나!」
父 「......」
난 수많은 문장들을 쏟아내듯이 말했다.
마치 내가 아닌 누군가가 예기한 것처럼.
말이 끝나자 다시 몸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고
주변 시야가 다시 또렷해지기 시작했다.
父 「선생님, 아까는 죄송했습니다.」
父 「책임을 물어야 할 사람은 선생님이 아닌 범인들인데 실례를 범했네요.」
트레이너 「아... 아니에요. 후미즈키를 지키지 못한 건 맞는 말이니...」
트레이너 「저도... 제가 선생으로써의 자격이 있는지 의심이 드는 걸요...」
父 「(절래 절래)아뇨, 선생님은 정말 좋은 교육자에요.」
父 「제 딸, 후미즈키가 힘들 때 항상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트레이너 「...네. 감사합니다.」
父 「그리고... 안나, 라고 했었나?」
안나 「아... 네.」
父 「후미즈키와 같이 아이돌을 한다고 했었지.」
父 「아이돌로써 지내게 된다면 힘든 일들이 많이 있을 거란다.」
父 「그리고... 위험한 일들도 있겠지...」
안나 「......」
父 「그래도 네가 내 딸 옆에 있어준다는 게 안심이 되는구나.」
父 「무슨 일이 생길 때, 후미즈키를 잘 부탁한다.」
안나 「아... 알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병원 복도를 따라 걸어 나갔다.
트레이너 「...안나, 고마워.」
안나 「네?」
트레이너 「나 아무 말도 못하고 예기 듣고 있었을 때 말이야.」
트레이너 「네가 그렇게 예기해줘서 멍하니 있었던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던 거 같아.」
안나 「그, 그런…가요?」
트레이너 「하마터면 선생 그만둘까라는 생각까지 할 뻔했다니까.」
안나 「그건 너무…극단적인 선택…이에요.」
트레이너 「그런 생각, 말려줘서 고마워. 안나.」
트레이너 「...자, 우리도 병실로 돌아가도록 할까.」
안나 「네.」
후미즈키의 병실에서 예기할 주제 2가지.
+~2까지.
트레이너: 왜? 어디 아퍼? 말해봐
후미즈키: 배고파. 뭐먹을까?
안나 「다녀…왔어.」
시즈카 「화장실 갔다 온 거 치곤 너무 늦은 거 아냐?」
안나 「조금…헤맸어.」
안나 「그런데... 후미즈키 씨...」
후미즈키 「......」
트레이너 「후미즈키...」
후미즈키 씨의 기색이 좋지 않다.
당연하겠지. 놀러왔다가 갑자기 납치당하고 방망이로 피가 날 정도로 맞기까지 했으니.
누구라도 그 일을 다시 떠올린다면 불안해 질 것이다.
트레이너 「후미즈키, 괜찮아?」
후미즈키 「...네.」
트레이너 「깜짝 놀랐어. 너희 아버지도 울 때가 있었다니.」
후미즈키 「...저도...」
트레이너 「네 아버지, 이제 활동 하는 것에 반대하진 않을 거야.」
후미즈키 「...다행이네요.」
안나 · 시즈카 · 세리카 「......」
트레이너 「흐음...」
평소와 다르게 의욕이 없어 보이는 후미즈키 씨.
트레이너 씨는 시계를 확인 한 뒤, 선반 위에 있는 리모컨을 집어 들고 TV를 켰다.
『자, 그럼 이번 주 랭킹을 확인해볼까요.』
『8주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는 왕을 몰아내었을지, 아직 1위에서 군림하고 있을지!』
『바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트레이너 「아, 순위 발표 한다.」
후미즈키 「......」
시즈카 「헤에, 역시 1등은 변함없네요.」
안나 「7등에서…5등으로…올라갔어.」
세리카 「저 분, 시즈카 씨와 같은 프로덕션 소속이죠?」
시즈카 「응. 많이 기뻐하는 거 같더라고.」
트레이너 「신입 아이돌이 저 정도라니, 대단한데.」
발표되고 있는 인기 순위를 주제로 예기가 이어져 나갔다.
처음에 후미즈키 씨는 아무런 말도하지 않았다가, 시간이 좀 지나자
후미즈키 「역시 치하야 씨의 노래는 언제나 좋다니까~!」
라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원래의 하이텐션 후미즈키 씨로 돌아왔다.
역시 후미즈키 씨답다.
그렇게 밝아진 분위기와 함께 우린 뒤따라 나오는 무대에 집중했다.
.
.
.
후미즈키 「...아!」
안나 「?」
세리카 「후미즈키 씨?」
후미즈키 「으으...」
후미즈키 씨가 갑자기 배를 움켜쥐었다.
트레이너 「후미즈키?! 괜찮아?!」
시즈카 「의...의사 불러올까요?」
후미즈키 「아니... 그냥 배고파서...」
안나 · 시즈카 · 세리카 · 트레이너 「」 미끌
시즈카 「괜히 걱정했잖아!」
세리카 「엄청 놀랐잖아요!」
후미즈키 「헤헤. 미안 미안.」
안나 「깜짝…놀랐네...」
트레이너 「근데 정말로 저녁시간 다 됐네.」
오후 6시 37분. 정말로 저녁시간이다.
TV에 집중하고 있는 나머지 저녁시간이 된 지도 몰랐다.
시계를 확인하니 나도 갑자기 배고파지기 시작했다.
후미즈키 「일단 병원 식당으로 내려가도록 할까요.」
오늘의 저녁 메뉴는? : +~2 (높은 값)
식사 하면서 할 이야기 : +3
시즈카 「사람들 많이 없네요.」
안나 「그러…게.」
자리에 앉아 식당 내부를 둘러보았다.
저녁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식당 입구 식탁에 앉아있는 3명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세리카 「으으...」 덜덜
시즈카 「세리카? 왜 그렇게 떠는 거야? 어디 아파?」
세리카 「아뇨... 좀 무섭다고 해야 할까요. 한산한 장소에 있으면...」
후미즈키 「?」
안나 「아아...」
오늘 있었던 일 때문인 건가.
안나 「누군가가…또 덮칠까 봐…무서운…거지?」
세리카 「......」 끄덕
후미즈키 「에이, 그런 거라면 걱정하지 마!」
후미즈키 「예전에 내가 세리카에게 말했었지. 절대로 혼자 두게 하지 않겠다고.」
세리카 「...네!」 활짝
안나 · 시즈카 · 후미즈키 · 트레이너 「」 심쿵
나왔다... 세리카의 해로운 미소...
정신 차려... 여기서 쓰러지면 안 되잖아.
트레이너 「얘긴 나중에 하고, 너흰 뭐 먹을 거야?」
후미즈키 「음... 오랜만에 라멘이나 먹을까.」
안나 「그럼…안나도.」
세리카 「저도 그걸로 먹을래요.」
트레이너 「그럼 전원 라멘으로?」
시즈카 「잠깐, 전 우동-」
트레이너 「주문하고 올게.」 벌떡
시즈카 「......」
방금 시즈카 씨가 무슨 말을 했던 거 같았는데...
.
.
.
안나 「프로덕션엔…언제까지…가야해?」
후미즈키 「이번 주 일요일. 내일은 자유롭게 움직여도 된다니 다행이야~」
후미즈키 「기대 되는 걸. 드디어 나도... 아이돌에 한 발짝...」
내일 후미즈키 씨는 자신의 목표를 향해 한발자국 내딛게 된다.
지켜보기만 해도 전해진다. 후미즈키 씨의 두근거림이.
후미즈키 씨가 그토록 바라고 동경하던, 아이돌이란 목표에 다가가는 거니까.
세리카 「정말로 가시는 거네요. 후미즈키 씨.」
후미즈키 「...응.」
후미즈키 「그래도, 절대로 세리카를 혼자 두거나-」
세리카 「그만. 더 이상 예기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후미즈키 「세리카...」
세리카 「후미즈키 씨가 아이돌을 한다고 하더라도 영영 못 만나는 건 아니니까요.」
세리카 「그리고 그 무엇보다...」
세리카 「후미즈키 씨는 약속을 어기실 분이 아니시잖아요?」
세리카는 웃으면서 후미즈키 씨에게 물었다.
후미즈키 「...물론이지!」
후미즈키 씨. 무슨 이유를 대서라도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 때는 정말로 절교할 거니까 각오 해.
후미즈키 「그런데, 안나. 나도 안나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안나 「음? 안나…한테?」
후미즈키 「안나는 아이돌, 어떻게 할 거야?」
안나 「...그러네...」
그러고 보니, 이제 나도 결정을 내려야 한다.
765프로덕션의 프로듀서가 나에게 한 제안.
‘아이돌이 될 생각은 없으신가요?’
솔직히 하고 싶은 생각은 있다.
하지만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내 발목을 잡고 있다.
안나 「안나는...」
안나 「......」
1~50 : 아이돌, 할…거야.
51~100 : 잘…모르겠어.
먼저 2표.
후미즈키 「그렇구나...」
『...하아...』
머릿속으로 계속해서 질문을 되새기다보니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참고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했으나,
더 이상은 무리다...
...난 왜 이렇게 우유부단 한 걸까?
안나 「내일까지…연락 달라고…했는데...」
후미즈키 「아직 내일까진 시간이 남았으니까 천천히 생각해 봐.」
안나 「...응.」
세리카 「후회 없는 선택을 하시길 바랄 게요.」
.
.
.
-귀가 길 (차 안)
안나 「Zzz...」
『~♪』
안나 「...음?」
트레이너 「아, 일어났구나.」
중간에 잠시 잠들었나보다.
시즈카 씨와 세리카는 많이 피곤했나, 푹 자고 있다.
하긴 당연하겠지...
어디서 예고도 없이 후미즈키 씨를 납치한 범인을 잡으러 뛰어다녔으니까.
트레이너 「더 잘 거면 자. 나중에 깨울 태니까.」
안나 「잠, 다 날아…갔어요.」
『~♪』
안나 「...그런데…지금 나오는…노래는?」
트레이너 「안나는 이 노래 처음 들으려나.」
트레이너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거든. 이거.」
안나 「헤에.」
서정적인 멜로디에 더해진 여린 목소리.
계속 듣다보니 나도 이 노래에 중독 될 것만 같았다.
안나 「좋은…노래네요.」
트레이너 「그렇지?」
안나 「누가 부른…건가요? 더 알아보고…싶어요.」
트레이너 「그게...」
트레이너 「그 사람, 이미 은퇴했어.」
안나 「네?」
트레이너 「정말 슬펐지... 열혈 팬인 내 입장으로써는...」
트레이너 「그것도 예고도 없이 갑자기 뚝 중단하다니...」
안나 「그럼, 이름…이라도.」
트레이너 「이 곡, 그 사람이 완전 신입일 때 곡이고 이게 그 사람이 낸 처음이자 마지막 노래거든.」
트레이너 「인기가 그다지 있었던 것도 아니라서, 찾기는 어려울 걸.」
트레이너 「그래도 이름은 알려줄게. 이름이… ….」
난 트레이너 씨가 불러준 이름을 인터넷에 검색해봤다.
트레이너 씨의 말대로 그 사람의 정보를 얻기는 꽤, 아니 매우 어려웠다.
정말로 활동한 게 맞나 싶을 정도로 그 사람에 대해 알려진 게 없었다.
『...이 노래 제목, 아마도 '더 라스트… ….』
그 녀석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곡 이름을 알아낼 수 있었고,
그 사람에 대해서는 곡 제목 밖에 알아내지 못하였다.
트레이너 「...어때?」
안나 「은퇴했다는…기사도 없네요...」
트레이너 「아예 존재자체를 몰랐겠지. 사람들은.」
트레이너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안나 「컴백…할 가능성, 있을 수도.」
트레이너 「...그럴 가능성, 전혀 없지만...」 소곤
안나 「네?」
트레이너 「아, 아무것도 아냐. 응. 컴백했으면 좋겠네.」
방금 트레이너 씨의 분위기가 한 순간에 어두워 졌었는데...
기분 탓인가...
.
.
.
-안나의 집
난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방으로 들어가서 침대에 털썩 누웠다.
그리고 난 누운 자세로 ‘숙제’에 대해서 생각했다.
안나 「...하아...」
하고 싶은 의지는 있다.
하지만 이 일은 의지만 가지고 되는 일이 절대 아니다.
높은 결과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해야 하고,
노력해서 얻은 좋은 결과물을 ‘계속해서’ 남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내가 끊임없이 발전 할 수 있을까?
내가 계속해서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까?
안나 「......」
안나 「」머-엉
『어이, 괜찮은거냐...?』
안나 「......」 머-엉
『...하아, 이거 완전 글러먹었네.』
『띠로링~♪』
『...어이, 문자 온 거 같은데. 네 휴대폰.』
안나 「...응.」
이 시간에 문자를 보낼 사람이... 있나?
일단 난 문자내용을 확인했다.
안나에게 문자를 보낸 사람은?
4명 중(세리카, 시즈카, 후미즈키, 트레이너)에서 하나 결정 후 주사위.
+~3까지 한 후, 제일 높은 값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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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신자 : 시즈카
직접 해주고 싶은 예기가 있어.
지금 바로 학원 근처 카페로 와 줬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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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안나…바쁜데...」
『대체 어딜 봐서 바쁘다는 건데...』
안나 「생각…한다고…바쁘잖아.」
『그건... 그러네.』
『어쨌든 한 번 가보는 건 어때. 중요한 걸 수도 있으니까.』
안나 「...알겠어.」
안나 「흐암... 피곤…해...」
여러 가지 이유로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난 시즈카 씨가 부른 카페로 향했다.
.
.
.
-카페
안나 「...오랜만이네. 여기.」
『어이, 저기 오른쪽에 앉아있는 사람 아냐?』
안나 「아, 시즈카 씨.」
시즈카 「금방 와줬구나. 고마워. 어서 앉도록 해.」
난 시즈카 씨와 마주보는 자리에 앉았다.
안나 「...이거…커피?」
시즈카 「응. 안나가 많이 피곤할 거 같아서 내가 주문한 거야.」
안나 「아, 고마…워.」 홀짝
안나 「후우... 따뜻…하네.」
시즈카 「미리 주문 시켜놓길 잘했는걸.」
안나 「그래서... 안나를 부른…이유는?」
시즈카 「직설적이네...」
무슨 예길 할 지 예상은 되지만.
시즈카 「...저기, 안나.」
안나 「왜 그래?」
시즈카 「아이돌 제의, 어떻게 할 거야?」
안나 「......」
시즈카 「여전히 결정 못했구나...」
시즈카 「아직도 의문을 가지고 있는거야? 안나의 실력에?」
안나 「......」 끄덕
시즈카 「...그럼 짧게 예기할게.」
시즈카 「내가 오늘 시부야에서 안나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예기했었지?」
안나 「응...」
시즈카 「그런데 자기 자신의 가능성은 이상하게도 나 자신이 볼 수 없거든.」
시즈카 「솔직히 나도 안나와 같은 고민을 했었어.」
안나 「시즈카…씨도?」
시즈카 「응. 프로듀서 씨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전에 살짝 멈칫했었어.」
시즈카 「그런데, 난 그런 고민이 들자마자 바로 뿌리쳐냈어.」
안나 「어떻게...?」
시즈카 「내가 하고 싶은 일이였잖아?」
안나 「하고 싶은…일...」
시즈카 「스포트라이트 아래에서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시즈카 「다음 라이브를 위해서 연습하고 또 연습하고...」
안나 「그게…시즈카 씨가 바랐던…일이였구나.」
시즈카 「맞아. 안나도 생각을 바꿔서 생각해보는 건 어때?」
시즈카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인가?’라는 질문으로.」
시즈카 「그럼 훨씬 더 생각하기 쉬워지지 않을까?」
안나 「안나가…하고 싶은...」
시즈카 「내가 안나에게 해 줄 수 있는건 여기까지야.」
시즈카 「선택은 안나의 몫이니까. 후회 없는 선택을 했으면 좋겠어.」
안나 「...응.」
시즈카 「그럼 난 이만 가보도록 할까.」
시즈카 「커피 마시면서 천천히 생각해보도록 해.」
안나 「아, 응. 알겠…어.」
그렇게 시즈카 씨는 옆에 있던 가방을 들고 카페 밖을 나갔다.
난 아직 남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안나 「...따뜻해.」
안나 「Zzz... Zzz...」
『띠로링~♪』
안나 「...으음?」
아침부터 무슨 문자가...
난 졸린 눈을 억지로 뜨고 문자 내용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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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신자 : 090-○■○■-●◇▷■
765프로덕션의 프로듀서입니다.
지난번에 드린 질문에 대해 답을 듣기위해 문자를 보냅니다.
생각이 있으시다면 오늘 오후 1시 극장으로 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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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아아, 오늘…이구나...」
안나의 결정은?
1. 아이돌 제의 수락
2. 아이돌 제의 거절
먼저 2표.
『음? 벌써 일어나는 거야?』
안나 「응.」
안나 「어서…준비, 해야지.」
아이돌.
이 단어 때문에 내가 얼마나 많은 일을 겪었을까.
레슨 중에 다치기도 하고. 목이 쉬어버리기도 하고.
가슴 아픈 이별을 겪을 뻔 한 적도 있고.
한 발짝 다가가기 위해 누군가를 울리기도 했고.
안나 「그래도...」
안나 「뭔가…아쉬워.」
여태까지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보니
이대로 끝낸다는 게 뭔가가 아쉬웠다.
시즈카 씨가 나에게 예기했던 말.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길 바랄게.’
이 말을 떠올리니 생각보다 답이 간단하게 도출되었다.
안나 「즐긴 다음…후회해도...」
안나 「늦진…않을 거야.」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답을 도출해낸 한 마리의 토끼가 되었다.
.
.
.
-사무실
『달칵』
안나 「...안녕…하세요.」
P 「결국엔 와주셨군요.」
안나 「네. 좀…시간이…걸렸지만...」
P 「...앞으로 안나 씨가 겪어왔던 힘든 일보다 더욱 어려운 일들을 마주하게 될 겁니다.」
P 「그래도 괜찮으신 건가요?」
안나 「각오하고…온 거니까...」
P 「...네. 그럼 알겠습니다.」
P 「그렇다면... 이제 올 때가 됐는데...」
안나 「?」
『달칵』
후미즈키 「저희 왔어요!」
P 「늦지 않게 와줬구나.」
시즈카 「갑자기 부르시다니, 무슨 일인가요?」
시즈카 「극장 안내라면 저 대신에 프로듀서가 하실 수 있는 건데.」
P 「아니, 그게 아니라 세 사람에게 할 말이 생겨서 말이 있어서...」
후미즈키 「세 사람에게...」
시즈카 「할 말이요?」
안나 「...세 사람이면…안나도 포함…되는 건가요?」
P 「네. 두 사람, 시즈카와 친한 거 같아서 말이죠.」
P 「그래서 후미즈키, 시즈카, 안나 씨. 이렇게 3인 1조로 연습을 해보는 건 어떨까 싶어서 말이지.」
후미즈키 「헤에, 다 같이 연습하는 건가요? 좋네요~」
시즈카 「모르는 부분도 상의해볼 수도 있고. 괜찮은 생각 같아요.」
안나 「후미즈키 씨와…시즈카 씨랑...」
P 「안나 씨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꽤 좋은 생각 같은 데.」
후미즈키 씨와 시즈카 씨랑 같이 연습이라...
안나 「네. 그렇게…해요.」
P 「그럼 그렇게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P 「오늘 예기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죠.」
P 「다음 주 월요일, 오후 6시에 레슨실로 와주시면 됩니다.」
안나 「네.」
.
.
.
후미즈키 「으읏~차~!」
후미즈키 「후아, 드디어 내일부터구나~」 폴짝폴짝
시즈카 「그렇게 기대 돼?」
후미즈키 「당연하지!」
안나 「안나도…기대 돼.」
극장을 나오고 난 후부터 심장 박동이 평소보다 더욱 빨라진 거 같다.
그만큼 기대하고 있다는 거겠지. 역시, 극장으로 가길 잘했어.
후미즈키 「자, 병원으로 돌아가기까지 시간도 남았고... 어디 놀러나 갈까.」
안나 「찬성.」
시즈카 「어제 놀러갔다가 큰일을 겪고도... 그렇게 돌아다니고 싶은 거야?」
후미즈키 「그렇지만, 가만히 있으면 뭔가 심심한 걸!」
시즈카 「그래... 단, 또 납치되었다간 이번엔 그냥 내버려 둘 줄 알아!」
후미즈키 「아... 알겠어. 조심할게.」
안나 일행의 행선지 : +~3까지.
@그냥 이것도 방학 때 다시 쓰도록 할까요... 엔딩까지 얼마 안남은 거 같지만.
안나 「오오...!」 반짝반짝
시즈카 「...왠지 안나, 텐션이 올라간 거 같은데...」
후미즈키 「게임 센터에는 되게 오랜만에 놀러오는 거니까.」
후미즈키 「시즈카는 게임 좋아해?」
시즈카 「그렇게 많이 하는 편은 아니라서...」
안나 「후미즈키 씨, 오랜만에…+3, 할래?」
후미즈키 「그래. 나도 오랜만에 실력 발휘나 해볼까.」
할 게임 : +1 (게임 센터에 있을만한 걸로.)
게임 실력 : +2 (안나), +3 (후미즈키), +4 (시즈카)
@노래방이랑 공원도 갈 예정
후미즈키 「테러바이트 온다!」 백발
안나 「OK!」 백중
시즈카 「...저 작은 걸 어떻게 하면 저걸 다 맞출 수 있는거지?」
아직 프롤로그니까 이 정도는 뭐...
후미즈키 「후훗, 이번에도 내가 이겼네. 안나.」
안나 「에? 아...」
난 화면을 확인했다.
780점 차이로 후미즈키 씨의 스코어가 미세하게 더 높았다.
그 때 노란 적을 내가 잡았어야 했어...
안나 「다음엔…안나가…이길 거야.」
후미즈키 「과연 안나가 날 이길 수 있을까~?」
안나 「하아?」 빠직 시즈카 「자자, 화 낼 일 아니니까 진정하자.」
별로 신경 안 쓰는 거 같지만...
이래 뵈도 게임 못한다는 말 들으면 뭔가가 거슬린다.
후미즈키 「스테이지 2 넘어가기 전에...」
후미즈키 「시즈카, 한 번 해보지 않을래?」
시즈카 「에? 나?」
안나 「여기. 컨트롤러.」
시즈카 「...나 게임 같은 건 잘 모르는데...」
시즈카 「특히 오락실 게임은 더더욱...」
후미즈키 「괜찮아! 그냥 재미있게 하면 되는 거지!」
시즈카 「...그렇다면야...」
안나 「시즈카 씨, 파이팅.」
컨트롤러를 시즈카 씨에게 넘겨주고 플레이를 구경했다.
과연 게임을 모르는 시즈카 씨의 실력은 어떨까.
.
.
.
시즈카 「총알이 안 나가!」
후미즈키 「바보! 다 썼으니까 안 나가지!」
총알 다 썼다고 화면에 대놓고 써져 있는데...
시즈카 「으읏...」 흔들흔들
시즈카 「자...장전은 어떻게 하는 거야?」
안나 「발을…때.」
시즈카 「발을 때라니? 무슨-」
안나 「시즈카 씨, 공격!」
시즈카 「에?」
시즈카 씨가 멍하니 발판을 밟고 있는 사이,
날아오는 공격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게임 오버 되었다.
안나 「아... 게임 오버...」
시즈카 「......」
후미즈키 「끝난 건가...」 ←그 와중에 백발백중
그 이외에 이니셜D, 사운드 볼텍스, 철권 등 다양한 게임을 즐긴 후 우린 오락실을 나왔다.
다음에는 무조건 이겨야지. 후미즈키 씨.
우린 다음 목적지를 노래방으로 정했다.
-노래방
후미즈키 「흐흥~♪ 흥~♬」
후미즈키 「고민 되네~ 이것도 좋고, 이 노래도 좋은데.」
안나 「어느 새에…리모컨을...」
시즈카 「그렇게 노래 부르는 게 좋은 거야?」
후미즈키 「당연하지!」
후미즈키 씨는 밝은 미소로 대답했다.
역시, 난 이런 미소가 좋아서 후미즈키 씨와 친하게 지내는 거구나.
첫 번째 순서는 후미즈키 씨의 차례로 시작 되었다.
후미즈키 「다들 준비 되셨나요!」
안나 ‧ 시즈카 「오오!」
안나의 점수 : +1
시즈카의 점수 : +2
후미즈키의 점수 : +3
높을 수록 : 가수이신가요?
낮을 수록 : 좀 더 분발하셔야겠네요!
후미즈키 《싹트기, 시작해~♪》
후미즈키 「후아, 점수는?」
안나 「이제…봐야지.」
『96점』
후미즈키 「좋았어!」
시즈카 「헤에, 역시나네.」
후미즈키 「흐흠~」 도야
안나 「되게…신기하단…말이지. 후미즈키 씨의…목소리.」
『...쟤 못하는 게 뭐야?』
안나 「예전엔 공부…못했지만, 이젠…아니야.」
다시 생각해보니까...
후미즈키 씨의 단점, 과연 뭘까?
후미즈키 「자, 그럼 다음은 누가 할-」 꽈악
후미즈키 「아아... 혀 깨무러써...」
안나 · 시즈카 「......」
『일부러 깨물라고 해도 못 깨물 건데, 어떻게 깨문 거야?』
단점을 찾은 것 같다.
후미즈키 「으으... 그래서, 누가 하꺼야?」
안나 「안나는 아직…결정, 못했…어.」
시즈카 「그럼 다음은 내가 할까.」
.
.
.
♪-눈이 마주친 순간
시즈카 씨의 노래는 누가 들어도 좋은 평을 내릴 정도로 좋았다.
그런데 점수는...
『75점』
시즈카 「......」
안나 「...저기…괜찮은…거야?」
후미즈키 「기계 판정이 뭔가 잘못 된 모양이-」 시즈카 「한 번 더...」
후미즈키 「에?」
시즈카 「한 곡 더 해도 괜찮을까?」
후미즈키 「어... 상관은 없지만, 안나는?」
안나 「괜찮…아.」
시즈카 「좋았어...」
시즈카 씨는 각오를 다진 표정을 짓고 다음 곡을 불렀다.
아까 전과는 다르게 더 열심히 부르고 있다. 그만큼 목소리도 더 좋아졌다.
그런데 점수는...
『72점』
시즈카 「」 머-엉
안나 「...떨어…졌다.」
후미즈키 「시, 시즈카, 괜찮은 거지?」
시즈카 「」
후미즈키 「...자! 그럼 다음은 안나 차례!」
안나 「에? 너무…급전개-」
후미즈키 「안나가 할 곡은 바로 이거!」
안나 「안나는 따로 정해놨는데?!」
.
.
.
노래 제목도 모르고, 가사도 모르고, 멜로디도 모르고...
그런 노래를 바로 부르라고 하니까...
『80점』
안나 「이렇게…나오잖아...」
후미즈키 「아...하하...」
시즈카 「뭐가 그리 급하다고 아무번호나 눌러서...」
후미즈키 「미안 미안.」
안나 「한 번 더, 해도…괜찮지?」
후미즈키 「물론이지.」
안나 「그럼...」 탁탁
시즈카 「...음? 이건 처음 보는 노래인데.」
시즈카 「후미즈키는 알고 있어?」
후미즈키 「아니, 나도 처음 보는 거야.」
안나 「요즘…자주 듣는…노래.」
노래에 대해서 잘 아는 후미즈키 씨와 시즈카 씨도
이 노래는 처음 듣는 노래인 것 같다.
『...이거...』
안나 「연습 좀…했어.」
『...헤에, 기대 되는데.』
안나 「기대…해도…좋을 거야.」
.
.
.
-공원
후미즈키 「노래방 후엔 역시 공원에서 바람 쐬는 게 최고지~」
안나 「동감…이야.」
시즈카 「음... 우선 좀 출출하기도 한데 뭐 좀 먹을까.」
안나 · 후미즈키 「찬성~」
공원에서 안나 일행에게 벌어지는 일
+~3까지 (높은 값)
시즈카 씨의 제안으로 공원 내 가게에서 뭘 먹기로 했다.
뭘 먹는 거까진 좋은데... 행선지가...
-우동 가게
시즈카 「~♬」
안나 「...왠지, 시즈카 씨랑…뭘 먹을 때는…항상, 우동만 먹는 거…같아.」
후미즈키 「동감이야...」
시즈카 「읏... 뭐, 뭐든 맛있으면 되는 거 아냐?」
안나 「맛있어도…자주 먹으면…질린다고...」
후미즈키 「응응.」 끄덕끄덕
시즈카 「그건... 그렇지만...」
시즈카 「...우동은 예외거든!」
안나 · 후미즈키 「......」
이걸 바로 우동 중독이라고 하는 건가.
안나 「뭐... 여기 우동, 맛있으니까... 상관…없으려나.」
후미즈키 「난 배고파서 뭐라도 먹고 싶어~」
「주문하신 우동 나왔습니다.」
시즈카 「타이밍 좋게 나왔네.」
여러 가지 고명과 탱글탱글한 면, 냄새만 맡아도 좋은 육수까지.
시즈카 씨가 이 가게를 유난히 선호하는 이유를 항상 느낀다.
식사 하면서 할 수다 내용.
+~2까지.
시즈카 「그러네.」
후미즈키 「그리고 기나긴 연습생 생활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아이돌 데뷔...」
안나 「......」
후미즈키 씨가 말하는 걸 내 머릿속으로 잠깐 떠올려 보았다.
긴 연습생 일정을 끝내고 라이브 무대에 오른 나와 시즈카 씨와 후미즈키 씨.
그리고 그 앞에 펼쳐진 수많은 관중들.
안나 「...기대…되는 걸.」
시즈카 「응. 재밌을 거 같아.」
후미즈키 「그러니까~」
후미즈키 「저기, 두 사람이 무대에 설 때, 어떤 의상을 입고 싶어?」
안나 「안나는… ….」
안나가 입고 싶어 하는 의상 : +1
시즈카가 입고 싶어 하는 의상 : +2
후미즈키가 입고 싶어 하는 의상 : +3
후미즈키 「안나가 게임에서 쓰고 있는 코스튬 같은 거?」
안나 「응.」
멋지고 긍지 높아 보이는 한정 판매 코스튬.
너무 예뻐서 가끔씩 실제로도 입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역시 게임 폐인인가.』
안나 「...조용히 해.」
시즈카 「기사복이라... 으음...」
시즈카 「......」
후미즈키 「음? 시즈카?」
눈을 감고 생각에 빠진 도중에
시즈카 씨가 뭔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시즈카 「재미는 있겠지만...」
시즈카 「아무리 그래도 좀 무겁지 않으려나?」
안나 · 후미즈키 「...에?」
시즈카 「생각해 봐. 기사복의 투구나 갑옷 무게는 엄청 무겁다고.」
『중세시대 때 기사들이 갑주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한 건가.』
안나 「아아...」
하긴 시즈카 씨는 게임 안하니까...
난 인터넷으로 내가 생각하는(게임 기사복) 복장을 보여줬다.
시즈카 「아아, 이런 거 말하는 거였구나.」
안나 「중세시대…갑옷 같은…더워 보이는 복장은…안나도…싫어.」
후미즈키 「흐음... 안나한텐 잘 어울릴 거 같은데.」
내가 그런 무게를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안나 「시즈카 씨는…무슨 의상, 입고 싶어?」
시즈카 「음... 난 흰색과 파랑색이 어울려진 복장이려나.」
시즈카 「치하야 씨가 무대에서 자주 선보이는 그런 의상 말이야.」
안나 「헤에.」
시즈카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색이기도 하고.」
치하야 씨가 무대에 등장할 때 입고 나오는 의상에는 차갑다는 느낌이 뿜어져 나온다.
시즈카 씨에게 쿨한 의상이라, 되게 잘 어울릴 거 같은데.
안나 「후미즈키 씨는?」
후미즈키 「난 이거!」
안나 · 시즈카 「?」
후미즈키 씨가 우리에게 사진을 보여주었다.
화려하지 않은 그저 밀짚모자에 하얀색 드레스.
그래도 왠지 모르게 무대에 후미즈키 씨가 입고 나간다면 열렬한 반응이 나올 것 같다.
안나 「되게…단순한데.」
후미즈키 「그래도 무대에 나갈 의상이라면 난 이게 맘에 들어!」
시즈카 「그러고 보니, 후미즈키는 화려한 거 별로 안 좋아했었지.」
후미즈키 「화려한 것도 좋지만, 역시 난 이런 수수한 게 더 좋은 거 같아.」
시즈카 「후미즈키랑 어울리는 거 같아.」
안나 「마찬…가지.」
시즈카 씨는 파랑색과 하양색이 조화를 이뤄 차가운 느낌을 주는 의상.
후미즈키 씨는 밀짚모자에 하얀색 드레스의 수수한 의상.
난 내가 지금 캐릭터에 입히고 있는 코스튬과 똑같은 의상.
이런 의상들을 입고 무대에 나간다라,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시즈카 「그런데, 안나랑 후미즈키는 노출 의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안나 · 후미즈키 「응?」
시즈카 「무대에 올라서야 할 때, 배꼽이나 허벅지가 드러나는 의상을 입을 수도 있단 말이지.」
후미즈키 「아아.」
시즈카 「너희는 어떻게 생각해?」
세 사람의 반응은?
주사위 값이 높을 수록 : 별 상관 없는데?
주사위 값이 낮을 수록 : (얼굴이 새빨게 진다.)
안나 +1, 시즈카 +2, 후미즈키 +3.
후미즈키 「......」
시즈카 「...안나? 후미즈키?」
안나 · 후미즈키 「...///」
시즈카 「저, 저기... 몸 괜찮은거지?」
시즈카 씨가 그 말을 한 후 잠깐 상상했다.
그리고 상상하는 순간 갑자기 주변 공기가 뜨거워졌다.
애초에 해변에 놀러 갈 때도 수영복 같은 옷은 부끄러워서 못 입는데...
그... 그런 옷을 무대에서 남들에게 보여준다는 건...
안나 「부끄럽…겠지...」 화악
후미즈키 「...///」 끄덕끄덕
후미즈키 「익숙해지는데도 시간 꽤 걸릴 거 같고...」
안나 「그렇…겠지.」
후미즈키 「시즈카는 어때? 괜찮아?」
시즈카 「나... 나는...」
시즈카 씨의 얼굴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시즈카 「......」 푸슈욱
안나 「역시.」
후미즈키 「뭐, 우리도 시즈카의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니까...」
후미즈키 「...그래도 괜찮아! 우린 아직 연습생이잖아! 무대의상 같은 건 나중에 생각해도 된다구!」
안나 「그렇…네.」
『어떻게든 자신의 상상을 잊으려하고 있어...』
그건 나도 마찬가지거든...
시즈카 「......」
안나 「어라, 시즈카…씨?」
시즈카 「......」 조-용
안나「...설마, 기절한…거야?」
『얼마나 충격을 받았으면...』
안나 「시즈카 씨, 일어나!」 흔들흔들
우린 아직 연습생이고 연습을 시작하지도 않았지만...
데뷔 이후의 앞으로의 고난이 예상된다.
시즈카 씨와 후미즈키 씨에게 내일을 기약하며 우린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원래 후미즈키 씨는 병원으로 가야 하지만,
회복속도가 빨라 퇴원해도 될 정도로 회복했다고 한다.
안나 「내일 연습, 걱정…없겠는 걸.」
『일단 일이 잘 풀려서 다행이네.』
안나 「그렇지.」
안나 「기대…되네. 연습생…생활.」
『...그럼 나도 이제 돌아갈 시간이 됐네.』
안나 「...음?」
『말했잖아. 난 네가 아이돌이 될 건가 말건가 도움을 주기위해서 만난 거라고.』
안나 「아아...」
그렇다. 원래 이 앤 내 선택을 돕기 위해서 날 만난 거다.
그리고 내가 선택을 끝내면, 자신의 집으로 돌아갈 거라고 했었다.
안나 「그런데, 집이라니... 어디, 말하는…거야?」
『집이라고 해도, 그냥 그 여자한테 돌아가는 거지만.』
안나 「여자…라면... 그 사람?」
『기억은 하는구나. 맞아. 너에게 부적을 준 사람 말이야.』
안나 「언제…돌아가는…거야?」
『네가 자는 동안에. 내일 아침, 날 불러도 난 없을 거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 법.
솔직히 얘랑은 많은 추억을 쌓은 적은 없다.
그래도 날 많이 도와줬는데...
안나 「조금, 미안…하네.」
『뭐가?』
안나 「날, 도와준 사람인데…아무것도 못해주고…떠난다고 하니까.」
『뭘 바라고 한 일이 아니라 해야 하는 일이였어. 미안해 할 필요 없다고.』
안나 「그래도...」
『......』
난 이 애에게 뭘 해줄 수 있는 걸까.
선물을 줄 수 있는 것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도움에 보답을 해 줄 수 없는 나 자신을 자책하고 있는 도중에 말했다.
『딱 한 가지... 바라는 게 하나 있어.』
안나 「뭐든…말만 해.」
주사위 +~3까지 굴린 후 ‘50’이상의 값이 하나라도 나올 경우 이벤트 발생.
안나 「...그러네.」
『그 사람을 만나러 가자. 마지막 인사를 드려야지.』
안나 「넌. 날…마지막까지…챙겨주는구나...」
『그게 내 일이니까.』
『그리고... 나도 할 말이 있고...』
안나 「...할 말?」
『...서두르자. 학원 문 닫겠다.』
안나 「아, 응.」
할 말이라니...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어쨌든 난 서둘러 준비를 하고 학원으로 향했다.
.
.
.
-학원
학원 문 앞에 도착했다.
여태까지 나와 시즈카 씨, 후미즈키 씨를 도와주신 트레이너 씨.
고마운 마음과 마지막 말을 머릿속에 정리하고 난 노크를 했다.
「들어오세요.」
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앉아서 노래를 듣고 있었던 트레이너 씨가 보였다.
안나 「안녕…하세요.」
트레이너 「안나구나. 안 오는 줄 알고 얼마나 섭섭했는지 알아?」
안나 「죄송…해요.」
트레이너 「그래도 다행이야. 마지막이라도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됐으니까.」
안나 「...네.」
트레이너 「...정말, 다행이야...」
트레이너 씨의 웃고 있는 모습.
그런데 트레이너 씨의 눈 주변이 붉은 빛을 띄고 있었다.
자세히 보면 눈물도 제대로 닦이지 않았다.
안나 「...우셨던…거에요?」
트레이너 「...그럴 리가. 잠깐 하품을 했더니, 눈물이 고였나보네.」 슥슥
안나 「다른 사람들은…안 왔나요?」
트레이너 「몇 분 전에 후미즈키가 왔다가긴 했는데. 못 봤어?」
안나 「그런…가요.」
『이제 남은 사람은 네가 마지막인 모양이네.』
안나 「...후우...」
난 심호흡 후, 문 앞에서 머릿속에 정리했던 말들을 꺼냈다.
안나 「트레이너 씨를, 만난 건…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안나 「만약 없었다면, 중간 과정, 많이…힘들었을, 거에요.」
안나 「그리고…지난 시부야 사건 때도…트레이너 씨가 없었다면...」
트레이너 「......」
안나 「정말…행운, 이에요. 아무리…생각해봐도.」
안나 「고마워요, 트레이너 씨…저에게, 이런 행운을…주셔서.」
트레이너 「...나도 고마웠어.」
트레이너 「학생 수는 적었지만, 그래도 너희 덕분에 선생이라는 게 얼마나 보람 있는지 알게 됐으니까.」
안나 「...학원, 계속…하실 건가요?」
트레이너 「실은 따로 운영하는 반이 있었거든. 안나네 시간과는 잘 맞지 않아서 너흰 몰랐겠지만.」
안나 「그럼, 다시 만날 수…있겠네요.」
안나 「자주 들를게요. 트레이너 씨.」
말로 표현하고 싶지만, 더 이상 말하면 울어버릴 것만 같았다.
난 눈물을 보이는 것이 싫어서 말을 줄였다.
『이제 끝났구나.』
안나 「너도…할 말, 있다고…했잖아.」
『......』
안나 「말, 안 할…거야?」
『...지난번처럼 빌려야 하는데, 괜찮아?』
안나 「뭐든, 해준다고…했잖아.」
『...그럼, 고맙게 쓸 게.』
난 그 애에게 다시 몸을 내주었다.
주변 시야가 흐려졌고, 몸에 힘이 빠졌다.
그리고 내 몸은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안나 「......」 비틀
트레이너 「음? 안나, 괜찮아? 갑자기 휘청거리고...」
안나 『...선생님, 지금은 안나가 아니에요.』
트레이너 「하하, 안나가 안나가 아니라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안나 『안나가 저한테 잠시 몸을 빌려줬어요. 고맙게도...』
트레이너 「...빌려주다니?」
안나 『그러니까, 전 안나의 몸을 빌려 선생님과 예기하고 있는거에요.』
안나 『‘사고’로 선생님에게 못한 인사를 하려고.』
트레이너 「...잠깐, 그 분위기랑 말투...」
트레이너 「...아냐, 거짓말... 그 앤 이미...」
안나 『오랜만에 만나네요. 선생님.』
트레이너 「물병 준비도 다 끝냈고, 이제 올 시간이 됐는데 말이지.」
곧 있으면 그 애가 올 시간이다.
난 그 애와 수업을 하는 시간이 즐겁다.
이유는...
『달칵』
「저 왔어요!」
트레이너 「제 시간에 왔네. 열심히 하는구나.」
「열심히 해야죠. 다른 애들은 전부 데뷔하고 활동 중인데.」
「저도 빨리 서서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어요. 대체 그곳은 어떤 곳일지.」
트레이너 「후훗, 그 자세지. 연습복으로 환복하고 연습 시작하도록 할까.」
「네!」
다른 연습생들에 비해 몇 퍼센트 부족한 실력이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성장하려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
이 아이의 담당 프로듀서와 내가 한 가지 동의하는 것은
만약 이 아이가 데뷔하게 된다면 업계는 큰 파도가 덮칠 거라는 사실.
본인이 저렇게 열심인데, 나도 저 열정에 보답 해야지.
.
.
.
힘들어도 견뎌내고 미소를 유지하며 연습을 계속했다.
그렇게 몇 달 후, 그 아이의 첫 데뷔곡과 날짜가 정해졌다.
앨범이 발매되고 일주일 뒤, 그 아이와 같이 순위를 확인했다.
그동안 노력한대로 나왔으면 기뻤겠지만, 불행하게도 현실은 아니었다.
「최하위...」
트레이너 「......」
「」 추욱
트레이너 「...저기, 괜찮아?」
「후우... 괜찮아요. 데뷔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1등을 바라면 요행이겠죠.」
트레이너 「...그래. 그 기세로 다음에도 열심히 해보자!」
「네! 선생님!」
트레이너 「...선생님?」
「에? 트레이너 씨라고 말하기엔 뭔가 어색해서 가르치는 분이시니까 편하게 선생님이라고 불렀는데...」
「아, 혹시 이상했나요?」
트레이너 「그건 아니지만...」
「그럼 앞으로 선생님이라고 불러도 괜찮죠?」
트레이너 「...뭐, 상관없으려나.」
그 이후로 난 그 아이에게 선생님이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호칭만 바뀌었을 뿐인데도 단순히 ‘연습 시키는 것’에서 ‘뭔가를 가르치는 것’으로 바뀐 거 같아 좀 부담스러워졌지만...
그래도 한 사람의 진실 된 선생님이 된 것 같아 꽤 기뻤다.
.
.
.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간 기회가 찾아온다고 했었던가.
드디어 그 아이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프로덕션에서 주최하는 신입 데뷔 무대에 서서 공연을 하기로 했다.
공연 시작 시간엔 늦었지만, 다행히 그 아이의 순서가 시작되기 전에는 도착했다.
트레이너 「사람들 되게 많은 걸... 긴장하지 말아야 할 텐데...」
이제 그 아이의 순서다.
여태까지 노력해온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난 이번 무대를 열심히 응원하기로 했다.
드디어 마지막 순서, 그 아이가 자신의 실력을 사람들에게 뽐낼 시간이다.
...원래대로라면 말이다.
「아아, 알리겠습니다. 죄송하지만 마지막 라이브는 아이돌의 갑작스러운 사정이 발생하여 취소되었습니다.」
트레이너 「...에?」
「그러므로 죄송하지만 오늘 ‘프로덕션 신예 데뷔 라이브’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트레이너 「......」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아이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건가?
무대가 끝나고, 난 대기실로 달려가 그 아이를 찾았다.
하지만 아무리 둘러봐도 그 아이는 없었다.
머릿속에 혼란이 오기 시작했고, 그 혼란은 불안감으로 더 커져버렸다.
일단 사정을 알아보기 위해, 난 연습생 중 한명에게 다가가 무슨 일이 있었는 지 물어보았다.
「아, 트레이너 씨. 여긴 무슨 일로...」
트레이너 「하나 물어볼게 있는데, 마지막 순서가 취소됐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
트레이너 「...저기, 갑자기 왜 조용해 지는거야...?」
「그게... 제가 들은 거로는...」
「...오는 도중에 트럭이랑 사고가...」
그 말을 들은 순간, 뇌가 더 이상 기억하길 거부한 것처럼
내 기억은 거기서 끊겼다.
안나 『...죄송해요.』
트레이너 「아니, 뭘. 이미 지난일인데...」
그 일이 있고난 후, 트레이너 씨는 프로덕션을 나와 인적이 드문 곳에 학원을 열었다.
인적이 드문 장소이다 보니, 당연하게도 학원을 찾아오는 사람은 없었다.
그럼에도 학원을 계속 운영한 이유는
자신과 그 애가 연습했던 장소를 생각하며 그 애를 잊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트레이너 「그런데... 트럭 사고라니,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안나 『CD녹음을 급하게 끝내고 급하게 출발했어요.』
안나 『프로듀서가 속력을 내서 달리는데 그때 옆에서 트럭이...』
트레이너 「아아...」
내가 여태껏 만나본 사람 중 제일 불행한 사람을 뽑자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이 녀석이다.
트레이너 「...근데, 정말 좋지 않아? 이 공간.」
안나 『네?』
트레이너 「새록새록 떠오르는 걸. 너와 이 연습실에서 뭘 했었는지.」
트레이너 「열심히 연습할 때, 레슨하기 싫다고 투정부릴 때, 데뷔한다고 기뻐했을 때...」
안나 『......』
트레이너 「첫 순위 나오고 좌절했을 때, 힘들어도 참고 웃을 때, 더운 날 아이스크림 먹을 때... 전부.」
안나 『...그러네요.』
안나 『다시 돌아가고 싶어지네요. 그 때로.』
트레이너 「...그럼, 오랜만에 네 춤 실력을 보도록 할까?」
트레이너 「많이 연습했겠지?」
안나 『...헤헤, 물론이죠.』
그렇게 그 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춰 춤췄다.
거울에 내 모습이 비춰져서 나도 그 애의 춤을 볼 수 있었다.
전 아이돌 연습생이라 그런가, 역시 훌륭했다.
노래가 끝나자, 난 표정을 보았다.
여태껏 한을 다 풀어낸 듯한 표정, 보기만 해도 내가 기분이 좋았다.
안나 『하아... 하아... 오랜만에 하니까 꽤 힘드네요.』
트레이너 「오랜만이라...」
트레이너 「정말 오랜만이지... 한 몇 년 정도 됐을 건데.」
안나 『그러네요...』
안나 『...하지만, 덕분에 한은 다 풀었어요.』
트레이너 「그렇구나. 다행이네...」
안나 『...그럼, 전 이만 돌아가도록 할까요.』
트레이너 「에? 벌써... 가는 거야?」
안나 『전 이미 죽은 사람이에요. 안나의 몸을 빌려 대신 말하고 움직일 뿐이죠.』
안나 『맺힌 한도 다 풀었고... 이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돼요.』
트레이너 「...그렇구나...」
안나 『...말리진 않네요.』
트레이너 「여기보다 더 좋은 데로 가는 거잖아? 내가 말릴 필요는 없지.」
안나 『그건 그러네요...』
안나 『...안녕히 계세요. 선생님. 그 때 선생님을 알아서 행복했어요.』
트레이너 「...나도 마찬가지야.」
안나 『...네.』
트레이너 씨와 포옹을 했다. 따뜻함이 나에게까지 전해질 정도로.
그리고 흐릿한 시야가 또렷해지고, 풀렸던 힘이 다시 돌아왔다.
트레이너 「......」
안나 「...트레이너…씨.」
트레이너 「...정말로 갔구나...」 슥
안나 「...미련, 없으세요?」
트레이너 「다시 만나서 그 애의 춤을 다시 볼 수 있었으니까. 미련은 없어. 오히려 후련한 걸.」
트레이너 「그래도... 뭔가가 좀 그러네...」
안나 「...어쨌든…다시, 만났네요.」
트레이너 「응. 다시 만났어. 마지막으로 말 못할 줄 알았는데...」
트레이너 씨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참고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말했다.
선생님이란 학생이 올바른 길로 향하도록 방향을 잡아주고 도와주는 사람이다.
하지만 진정한 선생님은
학생을 안내하면서 자신도 함께 전진하며 성장하는 사람이 아닐까.
트레이너 씨처럼.
...초등학교 때 졸업장을 받은 기분이랑 똑같은 걸.
집으로 돌아오니 벌써 10시가 되어있었다.
오늘은 많이 피곤하여 서둘러 잠자리를 준비하고 잠에 들었다.
안나 「...드디어…내일…이네.」
『그래. 내일부터 시작이네.』
안나 「저기…물어볼 게…있는데...」
『뭐가?』
안나 「한을…다 풀었으니까…돌아간다는 거...」
안나 「우리가 평범하게…알고 있는…사후세계를…예기, 하는 거야?」
『뭔소리 하는 거야. 난 사후세계에 대해선 하나도 모른다고.』
안나 「그럼, 트레이너 씨에게…한 말... 거짓말…이야?」
『...응.』
어쩐지.
나에겐 그 여자에게 돌아간다고 해놓고
뭔가가 이상하다고 느끼긴 했다.
안나 「왜 그런…거야?」
『이제 충분히 예기 했으니까.』
안나 「거짓말.」
『......』
안나 「예기 할 때…시간 가는 줄도…몰랐으면서.」
『...죽은 사람을 너무 괴롭히는 거 아냐?』
안나 「아... 미안...」
안나 「그런데…정말로 궁금해. 왜, 말을…줄인 거야?」
『...그 때, 내가 해선 안 되는 짓을 할 것만 같았거든...』
『네 몸을 그대로... 뺏으려고... 했어.』
안나 「...그렇구나.」
『...별 말 안 하는 거야?』
안나 「응.」
애초에 몸을 내준 건 나니까.
누군가가 내 몸을 뺏어간다라...
솔직히 생각하기만 해도 섬뜩하긴 하지만
후미즈키 씨, 시즈카 씨, 세리카, 트레이너 씨처럼
얘도 그만큼 신뢰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난 믿었다.
『...어서 자자. 내일부터 연습생 활동, 열심히 해야지.』
안나 「...응」
난 전 아이돌의 조언을 듣고 눈을 감았다.
안나 「하나…말할 게…있어.」
『뭔데?』
안나 「도와줘서…고마웠어.」
『...어차피 난 한 것도 없었는데. 뭐.』
안나 「...Zzz...」
『자는 거냐...』
『......』
내가 잠들기 전 "나도 고마웠어."라는 말을 들은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아침, 아무리 그 애를 불러봐도 대답은 없었다.
.
.
.
-765 시어터 레슨룸 【10월 22일 (月)】
안나 「이거…되게…편한 걸.」
후미즈키 「응응!」
시즈카 「편하다니 다행이네.」
연습복을 받은 우리들은 바로 환복 후 레슨룸으로 향했다.
레슨룸 내부는 생각보다 넓었다. 문 옆에는 개인 물건을 연습할 수 있는 선반이 있었다.
꽤 마음에 드는 레슨룸이라고 생각한다.
시즈카 「그런데... 프로듀서 씨는 어디 있는거지...」
『달칵』
P 「미안, 좀 늦었지?」
시즈카 「프로듀서가 약속 시간을 못 지켜도 되는 건가요? 하여간...」
P 「미안 해.」
후미즈키 「프로듀서 씨! 늦으셨으니까 얼른 연습 시작해야죠!」
P 「아... 응. 알겠어.」
후미즈키 씨... 엄청 의욕이 넘치는 걸...
P 「그럼 바로 레슨을 시작하기에 앞서 한 가지 너희에게 말할 게 있어.」
P 「우선 레슨 중에 너희는 항상 팀이라는 걸 기억하도록. 앞으로 너희 3명은 대부분 아이돌 활동을 함께하게 될 거니까, 명심해 줘.」
안나 · 후미즈키 · 시즈카 「네!」
난 살짝 옆쪽을 쳐다보았다.
후미즈키 씨는 기대된다는 표정, 시즈카 씨는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표정은 다르지만 이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레슨에 임할 것이다.
나도 발목 붙잡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지.
*팀명 : #unknowns
안나 : 0/50 ←노력치
후미즈키 : 0/50
시즈카 : 0/50
*주사위를 굴려 '상승수치' 결정. (상승수치 = 주사위 십의 자리 ÷ 2)
안나의 노력치가 최대치일 경우 후미즈키에게 남은 노력치가 전달 됨.
후미즈키의 노력치가 최대일 경우 시즈카에게 노력치가 전달 됨.
시즈카의 노력치가 최대일 경우 안나에게 노력치가 전달 됨.
ex) 안나의 노력치가 최대일 때 후미즈키에게 (상승수치 ÷ 2)의 노력치가 전달 됨.
안나는 +1, 후미즈키는 +2, 시즈카는 +3.
※전원 50달성 시, 꿈에 그리던 데뷔!
@노력하면 쓸 시간 날 것 같기도 하니 열심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학원에서 연습하면서 쌓아온 체력이나 테크닉이 있기 때문에
극장 레슨룸에서의 연습도 별 다를 게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3시간 동안 레슨을 하며 내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
P 「...OK, 여기까지.」
시즈카 「후우...」
안나 「하아... 하...」
후미즈키 「어... 엄청 어렵네요...」
몇 분밖에 추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워낙 동작이 크고 어렵다보니 체력이 빨리 소모되었다.
우리보다 앞서 시작한 시즈카 씨도 힘든 건 마찬가지였다.
P 「이번 주까지 안무를 숙지하도록 해. 다음 주는 포지션까지 신경 쓰면서 연습해야 하니까.」
후미즈키 「이... 일주일까지...」
P 「그럼, 오늘 연습은 여기까지!」
안나 · 후미즈키 · 시즈카 「네!」
역시
우리에겐 아직 넘어야 할 허들이 많이 남아있었다.
안나 : 0→2
후미즈키 : 0→2
시즈카 : 0→2
시즈카 「이제 좀 괜찮아?」
안나 「응. 조금…나아졌어.」
시즈카 「그러니까 스트레칭 꼼꼼히 하라고 내가 경고했었잖아.」
후미즈키 「더 꼼꼼히 할 걸 그랬나... 아야야...」
어제 팔을 너무 무리해서 쓴 건가...
하룻밤 자고 일어났더니 관절 쪽에 작은 통증이 느껴졌다.
시즈카 「자자, 어서 일어나. 레슨 시작하기 전에 어서 몸 풀어야지.」
안나 · 후미즈키 「네에...」
학원에서 연습할 땐 잘 몰랐는데...
신경 써야할 일이 하나 더 늘어난 것 같다.
*팀명 : #unknowns
안나 : 2/50
후미즈키 : 2/50
시즈카 : 2/50
*주사위를 굴려 '상승수치' 결정. (상승수치 = 주사위 십의 자리 ÷ 2)
안나의 노력치가 최대치일 경우 후미즈키에게 남은 노력치가 전달 됨.
후미즈키의 노력치가 최대일 경우 시즈카에게 노력치가 전달 됨.
시즈카의 노력치가 최대일 경우 안나에게 노력치가 전달 됨.
ex) 안나의 노력치가 최대일 때 후미즈키에게 (상승수치 ÷ 2)의 노력치가 전달 됨.
안나는 +1, 후미즈키는 +2, 시즈카는 +3.
어제보다 좀 나아진 것 같지만,
그래도 역시 완벽하게 숙지하려면 아직 먼 거 같다.
P 「어제보다 나아진 거 같지만...」
안나 「하아... 하아...」 털썩
후미즈키 「」 ←누웠음
P 「흐음, 아직까진 체력이 따라주지 않는 건가...」
P 「시즈카는 어때? 괜찮아?」
시즈카 「전... 괜찮...아...요.」
P 「땀범벅인 상태에서 그런 말을 해도 설득력 없는데...」
P 「일단 10분 휴식 후 다시 연습을 재개하도록 할게.」
안나 · 후미즈키 · 시즈카 「네.」
결국 5시간에 끝낼 수 있는 연습을 30분 더 늦게 끝냈다.
체력... 많이 붙여야겠는 걸...
안나 : 2→5.5
후미즈키 : 2→2.5
시즈카 : 2→6
시즈카 「자, 이제 몸도 다 풀었으니 연습 시작하도록 할까.」
후미즈키 「...음? 프로듀서 씨는?」
시즈카 「오늘은 바빠서 못 오실거야. 알다시피 이 프로덕션에 있는 프로듀서라곤 한 사람 뿐이니까.」
안나 「바쁘…겠네.」
시즈카 「휴일도 없이...」
안나 · 후미즈키 · 시즈카 「......」
시즈카 「...어서 시작하도록 할까.」
프로듀서란 직업,
많이 힘든 직업이란 걸 알게 되었다.
...그런데 왜 이 프로덕션은 왜 프로듀서를 더 뽑지 않는 걸까?
*팀명 : #unknowns
안나 : 5.5/50
후미즈키 : 2.5/50
시즈카 : 6/50
*주사위를 굴려 '상승수치' 결정. (상승수치 = 주사위 십의 자리 ÷ 2)
안나의 노력치가 최대치일 경우 후미즈키에게 남은 노력치가 전달 됨.
후미즈키의 노력치가 최대일 경우 시즈카에게 노력치가 전달 됨.
시즈카의 노력치가 최대일 경우 안나에게 노력치가 전달 됨.
ex) 안나의 노력치가 최대일 때 후미즈키에게 (상승수치 ÷ 2)의 노력치가 전달 됨.
안나는 +1, 후미즈키는 +2, 시즈카는 +3.
시즈카 「음... 팔을 더 뻗어야 할 거 같은데.」
후미즈키 「이렇게?」
시즈카 「응. 완벽해.」
오늘은 프로듀서 씨가 안 계시기 때문에
우리들끼리 자체적으로 레슨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우리들끼리 어떻게 레슨을 할 수 있겠는가 싶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받아서 그런지 왠지 모르게 어려웠던 동작이 쉽게 느껴졌다.
.
.
.
얼마나 정신이 팔려있었던 걸까.
시계를 보니 어느새 2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우린 2시간 동안 연습으로 지친 몸을 쉬기로 했다.
안나 「가끔…이런 연습도…좋은 걸.」
후미즈키 「응. 연습 효율이 더 괜찮은거 같아.」
시즈카 「그러네.」
후미즈키 「으음, 프로듀서 씨에게 당분간 이렇게 연습해도 되냐고 물어볼까나.」
안나 「안나는…찬성.」
시즈카 「나도 괜찮다고 생각해.」
그렇게 후미즈키 씨가 프로듀서 씨에게 자율레슨에 대한 말을 해보기로 했다.
딱히 반대하시진 않으시겠지?
안나 : 5.5 →8
후미즈키 : 2.5 →5
시즈카 : 6 →8.5
후미즈키 씨가 프로듀서 씨에게 자율레슨에 대해 건의를 해봤다.
결과는 다음 주 월요일까지 자율레슨을 승인해주셨다.
프로듀서 씨는 연습을 우리에게 떠넘긴 거 같아 미안해하면서 우리들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후미즈키 「자, 그럼 시작해볼까?」
후미즈키 「오오!」
안나 「...후미즈키 씨, 왜 저리…신난…걸까?」
시즈카 「기분 좋은 일이라도 있었나 봐.」
어쨌든 오늘 후미즈키 씨의 상태는 최고조인 것 같다.
*팀명 : #unknowns
안나 : 8/50
후미즈키 : 5/50 (컨디션 최고조 : 상승수치 +1)
시즈카 : 8.5/50
*주사위를 굴려 '상승수치' 결정. (상승수치 = 주사위 십의 자리 ÷ 2)
안나의 노력치가 최대치일 경우 후미즈키에게 남은 노력치가 전달 됨.
후미즈키의 노력치가 최대일 경우 시즈카에게 노력치가 전달 됨.
시즈카의 노력치가 최대일 경우 안나에게 노력치가 전달 됨.
ex) 안나의 노력치가 최대일 때 후미즈키에게 (상승수치 ÷ 2)의 노력치가 전달 됨.
안나는 +1, 후미즈키는 +2, 시즈카는 +3.
무슨 일이든 자신의 전력을 다해서 행동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넘치는 컨디션 때문에 흥분하게 된다면 영 좋지 않은 방향으로
일이 틀어지게 될 수도 있다.
『~♪』
후미즈키 「앗!」 꽈당
시즈카 「잠깐 스톱.」 딸깍
시즈카 「후미즈키, 괜찮아?」
후미즈키 「으, 응. 난 괜찮아.」
안나 「오늘따라…많이, 넘어지는 거…같네...」
후미즈키 「에헤헤...」
시즈카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흥분을 가라앉히도록 해.」
안나 「응응.」 끄덕끄덕
후미즈키 「알겠어. 자, 그럼 다시 연습 시작하자!」
후미즈키 씨는 다시 일어나서 웃는 얼굴로 연습에 임했다.
아무리 실수해도 다시 일어서는 후미즈키 씨를 볼때면 정말로 부럽다. 후미즈키 씨의 밝은 성격.
물론 연습 재개 후 3분 만에 넘어졌다는 건 별로 부럽지 않지만...
안나 : 8 → 10
후미즈키 : 5 → 6
시즈카 : 8.5 → 12.5
모든 학생들이 그토록 바라고 바라는 금요일.
내 반 친구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갔지만,
난 아직 할 일이 남아있다.
안나 「후아... 간신히…도착...」
안나 (숙제 못한 사람은 남긴다는 말... 언제 예기한 거야?)
예전엔 이런 걸 항상 알려주는 귀찮은 존재가 있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 존재가 너무나 그립다.
너무나...
안나 「...가자.」
난 서둘러 환복 후 레슨실로 달려갔다.
레슨실에는 몸을 풀고 있는 후미즈키 씨와 시즈카 씨가 있었다.
후미즈키 「아슬아슬했네. 안나.」
안나 「미안... 사정이…있어서...」
시즈카 「뭐, 늦지 않았으니까, 괜찮아.」
안나 「어서…연습, 시작…하자.」
후미즈키 「아니, 안나는 아직 몸 풀기 못했잖아?」
안나 「별 상관…없는데...」
시즈카 「나중에 근육통 때문에 후회해도 괜찮아?」
안나 「...그러…네.」
내가 두 사람과 이렇게 있을 수 있는 건 그 애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아마도 난 그 존재를 잊지 못하는 게 아닐까.
어차피 듣지도 못 하지만, 다시 한 번 더 말할게.
정말 고마워.
*팀명 : #unknowns
안나 : 10/50
후미즈키 : 6/50
시즈카 : 12.5/50
*주사위를 굴려 '상승수치' 결정. (상승수치 = 주사위 십의 자리 ÷ 2)
안나의 노력치가 최대치일 경우 후미즈키에게 남은 노력치가 전달 됨.
후미즈키의 노력치가 최대일 경우 시즈카에게 노력치가 전달 됨.
시즈카의 노력치가 최대일 경우 안나에게 노력치가 전달 됨.
ex) 안나의 노력치가 최대일 때 후미즈키에게 (상승수치 ÷ 2)의 노력치가 전달 됨.
안나는 +1, 후미즈키는 +2, 시즈카는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