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냥 집으로 향하기로 했다.
지금 이 정신 상태라면 연습도 제대로 안될 뿐더러...
아니, 연습을 한다고 해서 내가 발전이 있을까...
.
.
.
집에 돌아오고나서
한 몇 시간 동안 의자에 앉아서 게임만 했다.
오늘까지 열리는 이벤트 던전,
그 던전에서만 드랍된다는 전사, 성직사의 전설 아이템을 얻기 위해
난 이 게임에서 많은 신세를 지고 있는 lyly_knight 씨와 함께 던전을 돌았다.
안나 「......」
==========
vivid_rabbit : 이거 필요 하신가요?
vivid_rabbit : ...저기요?
lyly_knight : 아, 죄송해요. 잠시 멍때렸어요.
vivid_rabbit : 오늘 많이 피곤해보이시네요. 힐 타이밍도 한박자씩 늦고.
lyly_knight : 그게... 오늘 직장에서 무슨 일이 있어서 말이죠.
lyly_knight : 평소에 항상 밝았던 두 분이, 오늘 하루종일 축 쳐진 상태여서...
lyly_knight : 무슨 일 있냐고 물어봐도 아무런 말도 안하시고...
vivid_rabbit : 일단 듣든 안듣든 두 사람보고 기운 차리라고 해주세요.
lyly_knight : 역시 그래야겠죠?
==========
안나 「......」
안나 「후미즈키 씨... 시즈카 씨...」
안나 「오늘 연습…잘 끝냈…으려나...」
...쓸데없는 걱정이려나.
나 없어도 잘 해갈 수 있을 것이다. 후미즈키 씨와 시즈카 씨라면.
그 두 사람은, 항상 빛나는, 그리고 언젠가 그 빛을 사람들에게 전해줄태니까.
나와는 다르게...
뭐, 딱히 세리카에게 숨길 이유가 있을까.
난 후미즈키 씨의 상태에 대해 짐작가는 이유를 세리카에게 그대로 말했다.
세리카 「네?! 연습생, 그만 두셨다구요?!」
안나 「안나는... 역시, 아이돌과는…안 맞는거…같아서.」
세리카 「그런가요...」
세리카 「후미즈키 씨도 마음 고생 하셨겠네요, 그런 말을 안나 씨에게 직접...」
안나 「......」
세리카의 말을 듣고나서 생각해보니 그 프로듀서, 정말로 이상한 사람이다.
본인이 직접와서 얘기하면 될 걸, 굳이 후미즈키 씨에게 그런 부탁을 하다니.
세리카 「후미즈키 씨의 심정, 그 땐 어땠을까요...?」
안나 「...지금보단, 덜하겠지만... 엄청…마음, 아팠을 걸.」
세리카 「계속 의지했던 사람에게 이런 사실을 직접 전달해야 했으니...」
안나 「응...」
가깝게 지내던 동료와 같이 할 수 없게 된다.
후미즈키 씨가 후쿠오카로 이사를 간다는 소식을 들었을 당시의 내 심정과
지금 후미즈키 씨가 느끼고 있는 심정,
아마도 비슷하지 않을까.
안나 「...그런데, 의지…했다니, 후미즈키 씨가... 안나에게?」
세리카 「네. 가끔씩 저한테 전화로 말해요.」
세리카 「"안나가 옆에 있어주니까 든든해!"라면서.」
안나 「헤에...」
세리카 「안나 씨는 처음 듣는 말인가요?」
안나 「응.」
옆에만 있어준다고 해서 힘이 솟아오른다니,
내가 무슨 게임에서 나오는 버퍼도 아니고.
안나 「가끔, 후미즈키 씨의 말…안나도, 도저히…이해할 수, 없단말이지...」
세리카 「간단하게 해석해보면 어떨까요?」
세리카 「학교에서도 그런 분들 있잖아요,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재밌는 분들.」
세리카 「안나 씨도 후미즈키 씨에겐 그런 부류 아닐까요? 옆에 있어주기만 해도 힘이 되는.」
『~♬』
세리카 「앗, 곧 있으면 수업 시작하겠네요. 전 먼저 가볼게요.」
안나 「응. 잘 가.」
세리카 「안녕히 계세요!」
세리카는 황급히 교실 밖으로 나갔다.
...옆에만 있어줘도 힘이 된다라.
내 생각엔 난 그런 부류는 아닌 거 같은데.
.
.
.
-학교 종례 후 하굣길
안나 「아직 시간…남았네.」
길드원 분들과 레이드 사냥까지 앞으로 4시간 정도.
어제 레이드 장비 준비도 다 끝내놨고, 집안일도 어제 다 끝내놨고...
안나 「오락실이나…가볼까.」
이후 상황
1~33 : 아무런 일 없이 오락실로 직행.
34~66 : 길을 가다가 어쩌다보니 극장으로 도착.
67~100 : 누군가와 마주침.
+~3까지 중간 값.
난 천천히 오락실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갈 수도 있었지만, 그만큼 시간이 꽤 많이 남았고
버스 타고 가기엔 용돈도 좀 아까우니까...
.
.
.
휴대폰을 이번 레이드 보스에 대한 미리 알려진 정보를 찾아보며 걸어갔다.
방어력 감소에 마법형 범위 데미지, 게다가 랜덤 패턴 2개까지...
이번 레이드 보스, 만만치 않아보인다.
아마도 이번에 제일 고생할 역할은 탱커려나...
뭐, 항상 그랬지. 앞에서 어그로 끌고 타이밍 맞춰서 공격도 해야하니.
안나 「일단, 이번 레이드…고생 확정...」
안나 「하아...」
난 한숨을 쉬며 휴대폰을 주머니 안으로 집어넣었다.
안나 「...에?」
안나 「안나, 왜…여기에...」
난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봤다.
건물을 중심으로 난 강변 산책로. 그리고 그 건물에 붙어있는 간판, '765 THEATER'.
안나 「휴대폰, 너무…집중했나...」
아니, 아무리 그래도 시내로 가는 방향과 극장으로 가는 방향을 착각하다니.
오락실로 다시 돌아가려면 왔던 길을 몇 십 분 동안 다시 걸어가야하는데...
용돈이 좀 아까워도 버스를 탈 걸 그랬다.
안나 「......」
난 극장 건물을 바라보았다.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학교가 끝나자마자 항상 후미즈키 씨와 같이 향하던 곳.
지금 시간이면... 후미즈키 씨, 극장 안에서 레슨받고 있으려나?
안나 「그나저나...」
안나 「어떻게…하지...」
내가 가려고 했던 오락실로 돌아가려면
길고 긴 길을 다시 되돌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안나의 행동
1~50 : 하아... 그냥 집으로 돌아가자.
51~100 : ...들어가도 괜찮겠지?
먼저 2표.
시즈카 「며칠동안 못 본 건데 되게 오랜만에 보는 것 같네.」
안나 「응.」
시즈카 「그런데 여긴 무슨 일로 온 거야?」
안나 「그게...」
시즈카 「?」
안나 「두 사람…잘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시즈카 「그래서 레슨실로 오는 중?」
안나 「응.」 끄덕
시즈카 「레슨실은 이쪽 방향이 아니라 저쪽 방향...」
안나 「...아, 그랬…었지.」
안 온지 며칠 됐다고 벌써 극장 내부 지리를 까먹은거야, 난...
시즈카 「안나, 은근 기억력 별로구나.」
안나 「잠시, 착각…했을…뿐, 이야.」
안나 「그나저나, 레슨은…어때, 두 사람, 잘 하고…있어?」
시즈카 「응. 레슨이라면 잘 되고 있어. 단지...」
시즈카 씨의 분위기가 갑자기 어두워졌다.
난 곧바로 시즈카 씨의 말에 꼬리를 잡았다.
안나 「단지...?」
시즈카 「...아, 아무것도 아냐. 되게 가벼운 일이니까.」
안나 「...?」
같이 레이드 하기로 한 길드원 분들에겐 미안하지만
복도에서 시즈카 씨가 레슨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안나 「lyly_knight 씨한테…메세지…보낼까.」
안나 「지금은…이 일이 더…중요하니까.」
.
.
.
-30분 뒤
안나 「...오래 걸리네.」
『달칵』
시즈카 「하아...」
안나 「나왔구나.」
시즈카 「!?」 뜨끔
시즈카 「아, 난 또 뭐야... 안나였구나.」
안나 「시즈카 씨, 너무, 놀라는 거…아냐?」
시즈카 「하하... 미안.」
시즈카 「그런데 안나, 집으로 돌아간 거 아니였어?」
안나 「기다리고…있었어. 시즈카 씨를.」
시즈카 「얼마나?」
안나 「30분.」
시즈카 「오래 기다렸구나...」
안나 「레슨하는데…방해 될 거…같아서, 들어가진…않았어.」
시즈카 「그래서 기다린 이유는? 집에 나랑 같이 가려고?」
안나 「아니, 그건…아니고.」
시즈카 「그럼 왜?」
안나 「...물어볼게…있거든.」
시즈카 「...뭔데?」
시즈카 씨는 내가 무슨 말을 할 지 직감했는지 표정이 조금 일그러졌다.
안나 「후미즈키 씨, 어디…간 거야?」
시즈카 「......」
안나 「레슨실에는…안 보였…는데.」
시즈카 「......」
안나 「혹시, 무슨 일, 생긴…거야?」
시즈카 「+~3」
1~40 : 미안, 나도 잘 모르겠는데.
41~80 : 아까 별 일 아니라고 했잖아. 신경 써주지 않아도 돼.
81~100 : 그게 말이지 (사실대로 말한다.)
+~3까지 중간값으로
시즈카 「별 일 아니라고 했잖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니까.」
안나 「그래도-」
시즈카 「그런데 안나, 외부인이 이렇게 아이돌 레슨실 앞까지 들어와도 괜찮은 거야?」
안나 「......」
시즈카 「어서 나가자. 운 나빠서 극장 관계자에게 걸리면 곤란해지니까.」
안나 「...응.」
몇 번이고 물어봐도 시즈카 씨는 절대 대답해주지 않을 것 같다.
난 상황이 어쩔 수 없음을 받아들이고
레슨을 끝낸 시즈카 씨와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
.
.
시즈카 「그럼 잘 가.」
안나 「다음에…보자.」
시즈카 「응.」
시즈카 씨는 빠른 걸음으로 반대편으로 걸어갔다.
안나 「......」
내가 없는 사이,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후미즈키 씨의 거짓말, 시즈카 씨의 답변 거부 때문에 상황이 더 궁금해졌다.
안나 「...신경 쓰여.」
아직 방법이 남아있다.
내일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교실로 가보자.
.
.
.
【11월 28일 (水)】
-후미즈키네 교실
『드르륵』
안나 「......」
후미즈키 씨는 원래 일찍 등교하니까 이 시간 때면 교실에 있을 거다.
그래서 난 학교에 등교하자마자 곧바로 후미즈키 씨네 교실로 향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후미즈키 씨가 자리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난 교실 안으로 들어가 후미즈키 씨에게 다가갔다.
후미즈키 「......」
안나 「후미즈키…씨.」
후미즈키 「......」 머-엉
안나 「......」 툭
후미즈키 「응? 아, 누구야? 아, 안나구나. 오랜만-」 꽈악
후미즈키 「아야야... 혀 깨무러써...」
안나 「어제 전화…했었잖아.」
후미즈키 「아아, 그랬었지. 헤헤.」
후미즈키 「그런데, 무슨 일로 찾아온 거야?」
우리들은 옆으로 나란히 걸으며 극장으로 향했다.
예전같이 손도 잡고 겉보기에는 별로 이상해 보이는 점이 없었다.
그런데 아무런 대화도 없이 그저 걸어가기만하니 분위기가 조금 어색했다.
난 대화 주제가 마땅히 없었지만 머릿속에서 억지로 만들어냈다.
안나 「...후미즈키…씨.」
후미즈키 「응?」
안나 「데뷔…언제, 한데?」
후미즈키 「데뷔... 라...」
후미즈키 「...프로듀서에게 들은 건 없지만 그래도 한 1월달 쯤엔 데뷔하지 않을까.」
안나 「헤에... 1달, 미뤄…졌네.」
후미즈키 「아무래도 3명에서 2명으로 줄었으니까. 그래도 이건 내 추측이니까 그대로 12월 달에 데뷔할 수도 있고?」
안나 「그렇…구나.」
안나 「기대할게.」
후미즈키 「......」
안나 「...?」
후미즈키 「...응. 데뷔 무대, 기대해도 좋을 걸!」
방금 멍하니 있었던 거 같았는데.
...기분 탓인가.
후미즈키 「그나저나 안나, 나도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
안나 「뭔데?」
후미즈키 「...안나는 후회 안 해?」
안나 「후회라니... 뭘?」
후미즈키 「아이돌 말이야. 여태껏 궁금했었거든.」
안나 「아아...」
그러고보니 예전에 후미즈키 씨한테 전화 걸었을 때,
"안나가 너무 극단적이였다"까지만 말한다음에 전화를 끊어버렸지.
그 이후엔 후미즈키 씨랑 별로 만나지도 못했고.
안나 「후회 안 해...라고 말하면, 거짓말…이겠지.」
후미즈키 「그럼 왜 프로듀서 씨한테 따지러가지 않은 거야?」
안나 「너무 충격…먹어서...」
후미즈키 「뭐... 나 같아도 갑자기 그런 말을 들었다면 쇼크 먹어서 아무 생각도 못했을 거야...」
후미즈키 「그나저나 너무하네 프로듀서도. 갑자기 그런 통보를 내리다니...」
안나 「......」
후미즈키 「...안나?」
안나 「뭔가…이상해.」
후미즈키 「에?」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그 프로듀서.
내가 퇴출된다는 소식을 후미즈키 씨에게 맡기다니...
765프로덕션에서 일하는 프로듀서가 1명이라 바빠서 그랬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이런 일은 담당 프로듀서가 하는게 정상 아닌가?
후미즈키 「아아...」
안나 「그랬던…건가요.」
P 「내가 안나를 그만두게 할 이유가 없잖아.」
P 「혹시라도 그런 일이 있다면 내가 직접 얘기 한다고...」
시즈카 「넌 진짜...」
프로듀서 씨가 나에게 직접 통보하지 않은 이유는
정말로 어이 없게도 '그런 통보를 한 적이 없어서'였다.
그리고 후미즈키 씨가 내게 그런 말을 한 이유는 '그렇게 들어서'였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사건의 전개를 보면 알거다...
==========
-며칠 전 극장 사무실
『달칵』
후미즈키 「안녕하세요.」
P 「아, 왔구나.」
후미즈키 「프로듀서가 부르면 금방 가야죠. 그런데 절 부른 이유가 뭐죠?」
P 「그게 너희 3인 유닛에 대해서 말할 게 있었거든.」
후미즈키 「저희 유닛에 대해서요?」
P 「응. 너희의 유닛, 데뷔일이 정해졌어.」
후미즈키 「에에?! 정말인가요?!」 활짝
P 「이번 12월 중순, 데뷔 장소는 극장 내 무대에서.」
P 「몇 주 남지 않았는데 잘 해낼 수 있겠지?」
후미즈키 「네!」
P 「아, 그리고 안나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게 있는데...」
후미즈키 「안나요?」
P 「이런 독설은 조금 아닌 것 같지만... 안나,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아.」
P 「트레이너 씨한테 안나의 평가를 들어서 내가 몰래 너희들이 레슨 받는 걸 보러갔어.」
P 「물론 어느정도 개선하면 훌륭하겠지만 그래도 데뷔기간까지는 어려울 것 같아.」
후미즈키 「네... 그래도 본인은 계속해서 분발하고 있-」
P 「그래서 안나는 이번 유닛에서 빼야 될 것 같아.」
후미즈키 「......」
후미즈키 「...네?」
.
.
.
후미즈키 「......」
P 「어이, 후미즈키, 듣고 있어?」
후미즈키 「아, 네.」
P 「좋아, 그럼 이 소식을 안나한테 대신 말해주겠어?」
후미즈키 「자, 잠시만요! 그 전에-」
『삐리리- 삐리리-』
P 「잠깐, 전화가... 여보세요? ...아, 감독님. ...네? ...알겠습니다. 바로 출발하도록 하죠.」
P 「미안, 지금 바로 나가봐야 할거 같아.」 벌떡
후미즈키 「프로듀서, 다시 생각을-」
P 「남은 얘기는 나중에 하자. 갔다올게.」
『쾅』
후미즈키 「......」
==========
...가 후미즈키 씨가 들었던 내용.
하지만 대화의 실제 내용은 이러했다.
==========
-며칠 전 극장 사무실
『달칵』
후미즈키 「안녕하세요.」
P 「아, 왔구나.」
후미즈키 「프로듀서가 부르면 금방 가야죠. 그런데 절 부른 이유가 뭐죠?」
P 「그게 너희 3인 유닛에 대해서 말할 게 있었거든.」
후미즈키 「저희 유닛에 대해서요?」
P 「응. 너희의 유닛, 데뷔일이 정해졌어.」
후미즈키 「에에?! 정말인가요?!」 활짝
P 「이번 12월 중순, 데뷔 장소는 극장 내 무대에서.」
P 「몇 주 남지 않았는데 잘 해낼 수 있겠지?」
후미즈키 「네!」
P 「아, 그리고 안나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게 있는데...」
후미즈키 「안나요?」
P 「이런 독설은 조금 아닌 것 같지만... 안나,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아.」
P 「트레이너 씨한테 안나의 평가를 들어서 내가 몰래 너희들이 레슨 받는 걸 보러갔어.」
P 「물론 어느정도 개선하면 훌륭하겠지만 그래도 데뷔기간까지는 어려울 것 같아.」
후미즈키 「네... 그래도 본인은 계속해서 분발하고 있-」
P 「그래서 안나는 이번 유닛에서 빼야 될 것 같아.」
후미즈키 「......」
후미즈키 「...네?」
P 「...라고 말한다면 좀 그렇겠지?」 하하
P 「그래서 후미즈키 너한테 부탁할 게 있어.」
P 「레슨이 끝나면 네가 팀리더로써 안나에게 보충 수업하듯이 가르쳐 줘. 오래할 필요 없이 30분이면 충분할거야.」
후미즈키 「......」
P 「어이, 후미즈키, 듣고 있어?」
후미즈키 「아, 네.」
P 「좋아, 그럼 이 소식을 안나한테 대신 말해주겠어?」
후미즈키 「자, 잠시만요! 그 전에-」
『삐리리- 삐리리-』
P 「잠깐, 전화가... 여보세요? ...아, 감독님. ...네? ...알겠습니다. 바로 출발하도록 하죠.」
P 「미안, 지금 바로 나가봐야 할거 같아.」 벌떡
후미즈키 「프로듀서, 다시 생각을-」
P 「남은 얘기는 나중에 하자. 갔다올게.」
『쾅』
후미즈키 「......」
==========
이게 진짜 내용이였다.
결론적으로 프로듀서 씨는 후미즈키 씨에게 나의 보충 레슨을 부탁했지만
악평 부분만 듣고 그 이후의 내용을 듣지못한 후미즈키 씨가
프로듀서의 말대로 프로듀서 대신 후미즈키 씨가 들었던 말을 내게 전달해준 것이였다.
시즈카 「이런 어이없는...」
후미즈키 「아...하하...」
안나 「웃기만해서, 될 일이…아냐.」
후미즈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이틀간의 '트레이너 씨의 특별 레슨'이 끝나...진 않았지만
레슨이 없는 오늘, 우리들은 시즈카 씨의 집에서 다시 모이기로 했다.
시즈카 「세 명이 다시 뭉쳤으니까, 내가 한 번 힘 써봤어.」
후미즈키 「우동 파티!」
안나 「오오...!」
세리카 「시즈카 씨,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즈카 「별 말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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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음. 맛있어.」
후미즈키 「역시, 우리들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군요, 셰프!」
시즈카 「셰프라니...」
탱글탱글한 면에 여러 재료들을 넣고 푸욱 끓인 육수. 거기다가 고명을 올린 시즈카 씨의 우동.
추운 겨울 날, 우동만큼 좋은 요리가 또 어디있을까.
나와 다른 사람들 전부 행복한 표정을 하면서 젓가락을 멈추지 않았다.
시즈카 씨는 뿌듯해하면서 우리들의 먹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동을 먹으면서 여태까지 있었던 얘기들이 오고갔다.
그리고 그 중에서는 어제 트레이너 씨에게 설명했던
'어이 없는 일'에 대해서 말을 했다.
이 말을 들은 세리카는
세리카 「아... 그, 그런 거였나요.」
예상한대로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작게 웃었다.
그래도 정말인걸 어떻게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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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시즈카·후미즈키·세리카 「잘 먹었습니다!」
후미즈키 「맛있었어!」
시즈카 「맛있다니 고마워.」
후미즈키 「설거지 도와줄까? 양 꽤 많아보이는데.」
시즈카 「설거지는 지금 안 할거야. 소화도 시킬 겸, 3시에 하지 뭐.」
안나 「3시라...」
지금 시간은 2시 10분.
3시까지는 아직 한참 멀었다.
시즈카 「아, 맞다. 지난번에 나 게임소프트를 하나 사놨거든. 그거라도 하면서 놀래?」
후미즈키 「진짜! 할래할래!」
안나 「무슨, 게임?」
시즈카 「그러니까... 이름이 뭐였더라...」
126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난 그냥 집으로 향하기로 했다.
지금 이 정신 상태라면 연습도 제대로 안될 뿐더러...
아니, 연습을 한다고 해서 내가 발전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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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오고나서
한 몇 시간 동안 의자에 앉아서 게임만 했다.
오늘까지 열리는 이벤트 던전,
그 던전에서만 드랍된다는 전사, 성직사의 전설 아이템을 얻기 위해
난 이 게임에서 많은 신세를 지고 있는 lyly_knight 씨와 함께 던전을 돌았다.
안나 「......」
==========
vivid_rabbit : 이거 필요 하신가요?
vivid_rabbit : ...저기요?
lyly_knight : 아, 죄송해요. 잠시 멍때렸어요.
vivid_rabbit : 오늘 많이 피곤해보이시네요. 힐 타이밍도 한박자씩 늦고.
lyly_knight : 그게... 오늘 직장에서 무슨 일이 있어서 말이죠.
lyly_knight : 평소에 항상 밝았던 두 분이, 오늘 하루종일 축 쳐진 상태여서...
lyly_knight : 무슨 일 있냐고 물어봐도 아무런 말도 안하시고...
vivid_rabbit : 일단 듣든 안듣든 두 사람보고 기운 차리라고 해주세요.
lyly_knight : 역시 그래야겠죠?
==========
안나 「......」
안나 「후미즈키 씨... 시즈카 씨...」
안나 「오늘 연습…잘 끝냈…으려나...」
...쓸데없는 걱정이려나.
나 없어도 잘 해갈 수 있을 것이다. 후미즈키 씨와 시즈카 씨라면.
그 두 사람은, 항상 빛나는, 그리고 언젠가 그 빛을 사람들에게 전해줄태니까.
나와는 다르게...
본격적으로 아이돌 연습생이 아닌,
그저 평범한 여중생으로 돌아오고 첫번째 날.
의외로 학교 생활은 예전과 다름 없이 똑같았다.
아, 변한게 있다면 내가 오늘은 교실에 앉아만 있다는 걸까.
이벤트 발생
1~30 : 아무런 일도 없음
31~75 : ??? 「저기, 안나 씨?」
76~100 : 후미즈키 씨가 찾아왔다.
+~3까지 주사위 후 중간 값.
난 교실 안을 돌아다니지 않고 그냥 책상에 엎드려 낮잠을 청했다.
많이 피곤해서 그런가 잠이들려는 찰나,
??? 「저기, 안나 씨?」
누군가가 나를 불러 엎드려 있는 날 일으켰다.
난 고개를 들고 날 부른 사람의 정체를 확인했다.
날 깨운 사람은 최근 많이 바빠서 만나지 못했던 세리카였다.
안나 「아, 세리…카... 무슨일로…온거야?」
세리카 「후미즈키 씨네 교실에 가도 없으시길래 혹시 여기 계시는 건가 싶어서 왔어요.」
세리카 「그나저나, 안나 씨, 하나 물어볼게 있는데...」
안나 「응? 수학, 모르는…문제야?」
세리카 「아뇨, 그건 아니고...」
세리카 「후미즈키 씨한테, 무슨 일 있으나요?」
안나 「...그건, 갑자기…왜?」
세리카 「그게, 평소랑 다르게 어두워 보이셔서...」
안나 「후미즈키…씨가?」
세리카의 말을 듣고 난 바로 알아챘다.
토요일의 일, 설마 그것 때문인가...
세리카 「...저기, 안나 씨?」
안나 「아, 응.」
세리카 「많이 피곤하신가요? 갑자기 멍을 때리시고...」
안나 「아마도…그런거, 같아.」
세리카 「어쨌든, 무슨 일이 있으셨나요?」
안나 「그게...」
1~50 : 사실대로 말한다.
51~100 : 모르겠다며 둘러댄다.
먼저 2표.
뭐, 딱히 세리카에게 숨길 이유가 있을까.
난 후미즈키 씨의 상태에 대해 짐작가는 이유를 세리카에게 그대로 말했다.
세리카 「네?! 연습생, 그만 두셨다구요?!」
안나 「안나는... 역시, 아이돌과는…안 맞는거…같아서.」
세리카 「그런가요...」
세리카 「후미즈키 씨도 마음 고생 하셨겠네요, 그런 말을 안나 씨에게 직접...」
안나 「......」
세리카의 말을 듣고나서 생각해보니 그 프로듀서, 정말로 이상한 사람이다.
본인이 직접와서 얘기하면 될 걸, 굳이 후미즈키 씨에게 그런 부탁을 하다니.
세리카 「후미즈키 씨의 심정, 그 땐 어땠을까요...?」
안나 「...지금보단, 덜하겠지만... 엄청…마음, 아팠을 걸.」
세리카 「계속 의지했던 사람에게 이런 사실을 직접 전달해야 했으니...」
안나 「응...」
가깝게 지내던 동료와 같이 할 수 없게 된다.
후미즈키 씨가 후쿠오카로 이사를 간다는 소식을 들었을 당시의 내 심정과
지금 후미즈키 씨가 느끼고 있는 심정,
아마도 비슷하지 않을까.
안나 「...그런데, 의지…했다니, 후미즈키 씨가... 안나에게?」
세리카 「네. 가끔씩 저한테 전화로 말해요.」
세리카 「"안나가 옆에 있어주니까 든든해!"라면서.」
안나 「헤에...」
세리카 「안나 씨는 처음 듣는 말인가요?」
안나 「응.」
옆에만 있어준다고 해서 힘이 솟아오른다니,
내가 무슨 게임에서 나오는 버퍼도 아니고.
안나 「가끔, 후미즈키 씨의 말…안나도, 도저히…이해할 수, 없단말이지...」
세리카 「간단하게 해석해보면 어떨까요?」
세리카 「학교에서도 그런 분들 있잖아요,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재밌는 분들.」
세리카 「안나 씨도 후미즈키 씨에겐 그런 부류 아닐까요? 옆에 있어주기만 해도 힘이 되는.」
『~♬』
세리카 「앗, 곧 있으면 수업 시작하겠네요. 전 먼저 가볼게요.」
안나 「응. 잘 가.」
세리카 「안녕히 계세요!」
세리카는 황급히 교실 밖으로 나갔다.
...옆에만 있어줘도 힘이 된다라.
내 생각엔 난 그런 부류는 아닌 거 같은데.
.
.
.
-학교 종례 후 하굣길
안나 「아직 시간…남았네.」
길드원 분들과 레이드 사냥까지 앞으로 4시간 정도.
어제 레이드 장비 준비도 다 끝내놨고, 집안일도 어제 다 끝내놨고...
안나 「오락실이나…가볼까.」
이후 상황
1~33 : 아무런 일 없이 오락실로 직행.
34~66 : 길을 가다가 어쩌다보니 극장으로 도착.
67~100 : 누군가와 마주침.
+~3까지 중간 값.
버스를 타고 갈 수도 있었지만, 그만큼 시간이 꽤 많이 남았고
버스 타고 가기엔 용돈도 좀 아까우니까...
.
.
.
휴대폰을 이번 레이드 보스에 대한 미리 알려진 정보를 찾아보며 걸어갔다.
방어력 감소에 마법형 범위 데미지, 게다가 랜덤 패턴 2개까지...
이번 레이드 보스, 만만치 않아보인다.
아마도 이번에 제일 고생할 역할은 탱커려나...
뭐, 항상 그랬지. 앞에서 어그로 끌고 타이밍 맞춰서 공격도 해야하니.
안나 「일단, 이번 레이드…고생 확정...」
안나 「하아...」
난 한숨을 쉬며 휴대폰을 주머니 안으로 집어넣었다.
안나 「...에?」
안나 「안나, 왜…여기에...」
난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봤다.
건물을 중심으로 난 강변 산책로. 그리고 그 건물에 붙어있는 간판, '765 THEATER'.
안나 「휴대폰, 너무…집중했나...」
아니, 아무리 그래도 시내로 가는 방향과 극장으로 가는 방향을 착각하다니.
오락실로 다시 돌아가려면 왔던 길을 몇 십 분 동안 다시 걸어가야하는데...
용돈이 좀 아까워도 버스를 탈 걸 그랬다.
안나 「......」
난 극장 건물을 바라보았다.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학교가 끝나자마자 항상 후미즈키 씨와 같이 향하던 곳.
지금 시간이면... 후미즈키 씨, 극장 안에서 레슨받고 있으려나?
안나 「그나저나...」
안나 「어떻게…하지...」
내가 가려고 했던 오락실로 돌아가려면
길고 긴 길을 다시 되돌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안나의 행동
1~50 : 하아... 그냥 집으로 돌아가자.
51~100 : ...들어가도 괜찮겠지?
먼저 2표.
안나 「...들어가도…괜찮, 겠지?」
아이돌이 되는 건 포기했지만...
잠시 후미즈키 씨 만나러 왔다고 하면 괜찮...겠지?
안나 「들어가…볼까.」
이왕 온거 이대로 돌아가기도 조금 그렇고
후미즈키 씨와 시즈카 씨가 제대로 레슨 받고 있는지도 궁금하기도 해서
극장에 있는 레슨실에 잠시 들렀다가기로 했다.
안나 「되게…오랜만...」
극장의 문을 열고 펼쳐진 풍경,
못 본 지 며칠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뭔가 되게 오랜만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안나 「얼른…가볼까.」
난 곧바로 레슨실로 향했다.
레슨실에 거의 다다랐을 때, 모퉁이를 돌다가 누군가와 부딪쳐 넘어졌다.
안나 「아앗!」
「아, 괜찮아?」
안나 「아, 네... 죄송…합니다...」
「...안나?」
안나 「에?」
날 부르는 목소리에
난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안나와 부딪친 사람
1~50 : 유리코
51~75 : 시즈카
76~100 : 후미즈키
+~3까지 하고 높은 값.
레슨복 차림을 하고 있는 시즈카 씨였다.
시즈카 「며칠동안 못 본 건데 되게 오랜만에 보는 것 같네.」
안나 「응.」
시즈카 「그런데 여긴 무슨 일로 온 거야?」
안나 「그게...」
시즈카 「?」
안나 「두 사람…잘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시즈카 「그래서 레슨실로 오는 중?」
안나 「응.」 끄덕
시즈카 「레슨실은 이쪽 방향이 아니라 저쪽 방향...」
안나 「...아, 그랬…었지.」
안 온지 며칠 됐다고 벌써 극장 내부 지리를 까먹은거야, 난...
시즈카 「안나, 은근 기억력 별로구나.」
안나 「잠시, 착각…했을…뿐, 이야.」
안나 「그나저나, 레슨은…어때, 두 사람, 잘 하고…있어?」
시즈카 「응. 레슨이라면 잘 되고 있어. 단지...」
시즈카 씨의 분위기가 갑자기 어두워졌다.
난 곧바로 시즈카 씨의 말에 꼬리를 잡았다.
안나 「단지...?」
시즈카 「...아, 아무것도 아냐. 되게 가벼운 일이니까.」
안나 「...?」
시즈카 씨의 목소리가 갑자기 빨라졌다.
시즈카 「그럼 난 이만, 곧 있으면 레슨 시작해서.」
안나 「아, 응.」
시즈카 씨는 레슨실 방향으로 달려갔다.
안나 「......」
1~50 : 시즈카를 따라간다.
51~100 : 집으로 돌아간다.
먼저 2표.
두 사람의 근황도 알았으니 집으로 돌아갈까 생각했지만...
아까 전, 시즈카 씨의 분위기가 신경쓰였다.
.
.
.
-레슨실
레슨실 문 밖까지 들리는 음악 소리.
안나 「레슨 중, 이려나」
레슨 중에 갑자기 들어가면 방해되겠지.
...아니, 애초에 외부인이 아이돌 연습실에 들어오는 거 자체가...
안나 「......」
안나 「들어가진…않더라도, 살짝…엿보는거면...」
조금 스토커 같긴 하지만...
문을 살짝 열어 레슨실 안을 살펴봤다.
1~50 : 있어야 할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51~100 : 공기가 많이 무겁다.
먼저 2표
문 틈 사이를 엿보는 거라 조금 불편했지만
그래도 레슨실의 전신 거울 덕분에 레슨실 구석까지 볼 수 있었다.
레슨실 안에서 시즈카 씨는 열심히 연습하고 있었다.
안나 「시즈카 씨, 열심히…하는 구나.」
프로듀서 씨가 어째서 시즈카 씨를 곧장 데뷔시키려고 하는지 알겠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구나, 시즈카 씨는.
그럼 후미즈키 씨는...
안나 「...어라?」
선반에서도 구석에서도
후미즈키 씨의 모습은 레슨실 안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어디 간거지? 거울에선 볼 수 없는 사각에서 쉬고 있나?
아니, 사각은 없는데...
안나 「오늘은…안 온…건가?」
그렇게 간단히 생각하면 넘길 수 있는 일이였지만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다.
안나 「전화...」
난 바로 휴대폰을 꺼내 후미즈키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1~50 : 받는다.
51~100 : 받지 않는다.
먼저 2표.
안나 「여보…세요.」
후미즈키 「아, 안나구나. 되게 오랜만이네.」
안나 「저기, 후미즈키 씨, 물어볼 게-」
후미즈키 「미안, 안나. 지금 레슨 중이라서 많이 바쁘거든.」
안나 「...에?」
후미즈키 「나중에 내가 전화 걸게. 그럼 이만.」
안나 「잠깐...」
『뚝-』
안나 「......」
뭐야, 후미즈키 씨.
왜 나한테 거짓말을 하는거야?
말을 덧붙일 틈도 없이 후미즈키 씨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안나 「어째서...?」
난 다시 후미즈키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세 번 시도해봤지만 후미즈키 씨는 전화를 전혀 받지 않았다.
안나 「무슨 일…있구나.」
복도에서 느꼈던 좋지 않은 분위기
아무래도 내 예감이 적중한 것 같다.
안나의 다음 행동
1~50 : 시즈카의 레슨이 끝날 때까지 기다림
51~100 : 레슨이 끝나고 근처 카페에서 만나자는 메세지를 남기고 집으로 향함
먼저 2표
복도에서 시즈카 씨가 레슨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안나 「lyly_knight 씨한테…메세지…보낼까.」
안나 「지금은…이 일이 더…중요하니까.」
.
.
.
-30분 뒤
안나 「...오래 걸리네.」
『달칵』
시즈카 「하아...」
안나 「나왔구나.」
시즈카 「!?」 뜨끔
시즈카 「아, 난 또 뭐야... 안나였구나.」
안나 「시즈카 씨, 너무, 놀라는 거…아냐?」
시즈카 「하하... 미안.」
시즈카 「그런데 안나, 집으로 돌아간 거 아니였어?」
안나 「기다리고…있었어. 시즈카 씨를.」
시즈카 「얼마나?」
안나 「30분.」
시즈카 「오래 기다렸구나...」
안나 「레슨하는데…방해 될 거…같아서, 들어가진…않았어.」
시즈카 「그래서 기다린 이유는? 집에 나랑 같이 가려고?」
안나 「아니, 그건…아니고.」
시즈카 「그럼 왜?」
안나 「...물어볼게…있거든.」
시즈카 「...뭔데?」
시즈카 씨는 내가 무슨 말을 할 지 직감했는지 표정이 조금 일그러졌다.
안나 「후미즈키 씨, 어디…간 거야?」
시즈카 「......」
안나 「레슨실에는…안 보였…는데.」
시즈카 「......」
안나 「혹시, 무슨 일, 생긴…거야?」
시즈카 「+~3」
1~40 : 미안, 나도 잘 모르겠는데.
41~80 : 아까 별 일 아니라고 했잖아. 신경 써주지 않아도 돼.
81~100 : 그게 말이지 (사실대로 말한다.)
+~3까지 중간값으로
안나 「그래도-」
시즈카 「그런데 안나, 외부인이 이렇게 아이돌 레슨실 앞까지 들어와도 괜찮은 거야?」
안나 「......」
시즈카 「어서 나가자. 운 나빠서 극장 관계자에게 걸리면 곤란해지니까.」
안나 「...응.」
몇 번이고 물어봐도 시즈카 씨는 절대 대답해주지 않을 것 같다.
난 상황이 어쩔 수 없음을 받아들이고
레슨을 끝낸 시즈카 씨와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
.
.
시즈카 「그럼 잘 가.」
안나 「다음에…보자.」
시즈카 「응.」
시즈카 씨는 빠른 걸음으로 반대편으로 걸어갔다.
안나 「......」
내가 없는 사이,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후미즈키 씨의 거짓말, 시즈카 씨의 답변 거부 때문에 상황이 더 궁금해졌다.
안나 「...신경 쓰여.」
아직 방법이 남아있다.
내일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교실로 가보자.
.
.
.
【11월 28일 (水)】
-후미즈키네 교실
『드르륵』
안나 「......」
후미즈키 씨는 원래 일찍 등교하니까 이 시간 때면 교실에 있을 거다.
그래서 난 학교에 등교하자마자 곧바로 후미즈키 씨네 교실로 향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 후미즈키 씨가 자리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난 교실 안으로 들어가 후미즈키 씨에게 다가갔다.
후미즈키 「......」
안나 「후미즈키…씨.」
후미즈키 「......」 머-엉
안나 「......」 툭
후미즈키 「응? 아, 누구야? 아, 안나구나. 오랜만-」 꽈악
후미즈키 「아야야... 혀 깨무러써...」
안나 「어제 전화…했었잖아.」
후미즈키 「아아, 그랬었지. 헤헤.」
후미즈키 「그런데, 무슨 일로 찾아온 거야?」
1~50 : 심심해서…놀러왔어.
51~100 : 왜, 거짓말…했어?
먼저 2표.
후미즈키 「게임기 안 들고 왔어?」
안나 「베터리, 없어서…집에서, 충전 중.」
사실 내 게임기는 가방 안에 있지만
무턱대고 왜 거짓말을 했냐고 물어보면 어제처럼 다른 말로 둘러댈지도 모른다.
오래 걸리더라도 안전한 방법으로 가보자.
안나 「레슨, 잘 하고…있어?」
후미즈키 「응, 어제 트레이너 씨에게 칭찬까지 받았어.」
안나 「헤에, 트레이너 씨, 칭찬도…해주는구나.」
후미즈키 「나도 처음엔 놀랐어. 되게 딱딱하신 분인 줄 아셨는데.」
후미즈키 씨는 태연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연기력 되게 많이 늘었구나.
안나 「그럼, 이제, 데뷔까지도…얼마, 안 남았…겠네.」
후미즈키 「데뷔...라...」
후미즈키 「......」
안나 「후미즈키 씨?」
후미즈키 「...응, 이제 앞으로 조금 밖에 남지 않았어.」
'데뷔'라는 말에서 후미즈키 씨, 썩 반갑지 않은 듯한 표정을 했었다.
데뷔와 관련된 뭔가 때문에 기분이 상한 건가?
『♪~♬ ♩~♪』
안나 「벌써, 조례…시간, 안나는, 가볼게.」
후미즈키 「그래, 잘 가.」
.
.
.
그렇게 쉬는 시간이나 점심 시간에
계속해서 데뷔와 관련된 말들을 꺼내봤지만
후미즈키 씨는 얘기가 나올 때마다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려버렸다.
학교가 끝나고 후미즈키 씨와 같이 극장으로 가려 했었지만
후미즈키 씨는 학교가 끝나자마자 밖으로 뛰쳐나간 모양이다.
-하굣길
안나 「......」
안나 「극장, 한 번 더…가볼까.」
1~50 : 간다
51~100 : 안 간다
먼저 2표.
그냥 괜한 걱정이였나?
어제는 그냥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안 나왔던 것 뿐이였는데
내가 거기에 과민반응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안나 「그래, 가보자.」
내가 괜한 걱정을 하고 있었던 거라면
후미즈키 씨는 극장에서 레슨 받고 있을 것이다.
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극장에 다시 한 번 가보기로 했다.
*만날 수 있을까?
+2까지 주사위
하나라도 50이상이면 성공.
지금쯤이면 후미즈키 씨는 극장으로 가고 있는 중일거다.
아무 일도 없다는 가정하에 말이지만...
안나 「가는 길에…만난면-」
후미즈키 「♪~♬」
안나 「...좋겠는데.」
길 모퉁이를 돌자마자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걸어가고 있는 후미즈키 씨의 뒷모습이 보였다.
난 그 자리에서 후미즈키 씨를 불렀다.
안나 「후미즈키 씨!」
후미즈키 「?」
목소리가 들렸는 지 내가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후미즈키 씨도 날 봤는 지 내쪽으로 손을 흔들며 달려왔다.
후미즈키 「뭐야, 안나였구나.」
안나 「응. 극장으로…가는 중?」
후미즈키 「난 항상 그랬잖아. 그런데 안나는 어디 가는 길이야? 안나네 집은 저기 반대편이잖아.」
안나 「어어... 시내 오락실…가고 있었어.」
후미즈키 씨의 예상치못한 질문에 급하게 둘러댔다.
요즘 후미즈키 씨, 말하는 게 너무 예리해진 것 같다.
안나 「가는 길, 똑같은데…같이 갈까.」
후미즈키 「아아... 응, 그럴까.」
방금 싫은 티를 조금 낸 것 같지만
신경쓰지 말도록 할까.
극장으로 향하면서 벌어지는 일&대화
+~2까지
예전같이 손도 잡고 겉보기에는 별로 이상해 보이는 점이 없었다.
그런데 아무런 대화도 없이 그저 걸어가기만하니 분위기가 조금 어색했다.
난 대화 주제가 마땅히 없었지만 머릿속에서 억지로 만들어냈다.
안나 「...후미즈키…씨.」
후미즈키 「응?」
안나 「데뷔…언제, 한데?」
후미즈키 「데뷔... 라...」
후미즈키 「...프로듀서에게 들은 건 없지만 그래도 한 1월달 쯤엔 데뷔하지 않을까.」
안나 「헤에... 1달, 미뤄…졌네.」
후미즈키 「아무래도 3명에서 2명으로 줄었으니까. 그래도 이건 내 추측이니까 그대로 12월 달에 데뷔할 수도 있고?」
안나 「그렇…구나.」
안나 「기대할게.」
후미즈키 「......」
안나 「...?」
후미즈키 「...응. 데뷔 무대, 기대해도 좋을 걸!」
방금 멍하니 있었던 거 같았는데.
...기분 탓인가.
후미즈키 「그나저나 안나, 나도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
안나 「뭔데?」
후미즈키 「...안나는 후회 안 해?」
안나 「후회라니... 뭘?」
후미즈키 「아이돌 말이야. 여태껏 궁금했었거든.」
안나 「아아...」
그러고보니 예전에 후미즈키 씨한테 전화 걸었을 때,
"안나가 너무 극단적이였다"까지만 말한다음에 전화를 끊어버렸지.
그 이후엔 후미즈키 씨랑 별로 만나지도 못했고.
안나 「후회 안 해...라고 말하면, 거짓말…이겠지.」
후미즈키 「그럼 왜 프로듀서 씨한테 따지러가지 않은 거야?」
안나 「너무 충격…먹어서...」
후미즈키 「뭐... 나 같아도 갑자기 그런 말을 들었다면 쇼크 먹어서 아무 생각도 못했을 거야...」
후미즈키 「그나저나 너무하네 프로듀서도. 갑자기 그런 통보를 내리다니...」
안나 「......」
후미즈키 「...안나?」
안나 「뭔가…이상해.」
후미즈키 「에?」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그 프로듀서.
내가 퇴출된다는 소식을 후미즈키 씨에게 맡기다니...
765프로덕션에서 일하는 프로듀서가 1명이라 바빠서 그랬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이런 일은 담당 프로듀서가 하는게 정상 아닌가?
후미즈키 「저기... 안나? 괜찮아?」
안나 「+~3」
1~50 : 미안, 잠시…멍 때렸어.
51~100 : 극장, 같이 가자.
먼저 2표.
후미즈키 「에? 어딜?」
안나 「극장…으로.」
안나 「아무래도…이상해.」 다다다
후미즈키 「아, 잠깐, 안나! 같이가!」 다다다
날 왜 유닛에서 방출시켰는지가 아닌
전화나 문자로도 간단하게 통보할 수 있는 걸
왜 굳이 후미즈키 씨를 거쳐서 전달했는가.
그 프로듀서에게 묻고 싶었다.
난 머릿속으로 질문을 되새기며 극장으로 달려갔다.
.
.
.
-극장 건물 밖
후미즈키 「하아... 하아...」
후미즈키 「안나, 갑자기 왜 달리는거야...」
안나 「프로듀서…한테, 물어볼 게…있어.」
후미즈키 「무슨 얘기?」
안나 「일단…서두르자.」
후미즈키 「앗, 뭔지는 말해줘야지!」
1~50 : 만난다
51~100 : 없다
먼저 2표.
『달칵』
후미즈키 「실례합니다.」
P 「어라, 후미즈키구나. 근데 이곳엔 무슨 일로?」
후미즈키 「안나가 프로듀서 씨에게 볼 일이 있다고 해서요.」
P 「안나가?」
안나 「안녕…하세요.」 꾸벅
P 「어, 안녕.」
프로듀서는 웃으면서 내 인사를 받아줬다.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는 듯한 표정이였다.
P 「그나저나 안나, 나한텐 무슨 볼 일로 온 거야?」
안나 「...그 일, 물어보고…싶어서…왔는데요.」
P 「물어보고 싶은 일?」
안나 「왜, 저한테, 직접…말하지…않은건가요?」
P 「...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프로듀서.
정말로 무슨 일인지 모르는 건가?
안나 「설마, 모르시는…건가요?」
후미즈키 「와... 너무하시네요.」
P 「아니, 잠깐,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거야? 직접 말하지 않았다니?」
프로듀서는 정말로 모른다는 듯이 행동했다.
후미즈키 씨는 그런 프로듀서의 모습에 경멸하는 눈으로 쳐다봤다.
아무리 말해도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프로듀서에게
난 간접적으로 말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말했다.
안나 「안나를, 유닛에서, 방출한다는 말, 왜 직접 말하지…않은거죠?」
P 「......」 머-엉
P 「...잠깐, 뭐? 방출? 내가 안나를?」
안나 「......」 끄덕
난 프로듀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P 「...무슨 말이야? 난 그런 말 한 적 없어!」
안나 · 후미즈키 「」
안나 · 후미즈키 「...네?」
후미즈키 「아아...」
안나 「그랬던…건가요.」
P 「내가 안나를 그만두게 할 이유가 없잖아.」
P 「혹시라도 그런 일이 있다면 내가 직접 얘기 한다고...」
시즈카 「넌 진짜...」
프로듀서 씨가 나에게 직접 통보하지 않은 이유는
정말로 어이 없게도 '그런 통보를 한 적이 없어서'였다.
그리고 후미즈키 씨가 내게 그런 말을 한 이유는 '그렇게 들어서'였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사건의 전개를 보면 알거다...
==========
-며칠 전 극장 사무실
『달칵』
후미즈키 「안녕하세요.」
P 「아, 왔구나.」
후미즈키 「프로듀서가 부르면 금방 가야죠. 그런데 절 부른 이유가 뭐죠?」
P 「그게 너희 3인 유닛에 대해서 말할 게 있었거든.」
후미즈키 「저희 유닛에 대해서요?」
P 「응. 너희의 유닛, 데뷔일이 정해졌어.」
후미즈키 「에에?! 정말인가요?!」 활짝
P 「이번 12월 중순, 데뷔 장소는 극장 내 무대에서.」
P 「몇 주 남지 않았는데 잘 해낼 수 있겠지?」
후미즈키 「네!」
P 「아, 그리고 안나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게 있는데...」
후미즈키 「안나요?」
P 「이런 독설은 조금 아닌 것 같지만... 안나,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아.」
P 「트레이너 씨한테 안나의 평가를 들어서 내가 몰래 너희들이 레슨 받는 걸 보러갔어.」
P 「물론 어느정도 개선하면 훌륭하겠지만 그래도 데뷔기간까지는 어려울 것 같아.」
후미즈키 「네... 그래도 본인은 계속해서 분발하고 있-」
P 「그래서 안나는 이번 유닛에서 빼야 될 것 같아.」
후미즈키 「......」
후미즈키 「...네?」
.
.
.
후미즈키 「......」
P 「어이, 후미즈키, 듣고 있어?」
후미즈키 「아, 네.」
P 「좋아, 그럼 이 소식을 안나한테 대신 말해주겠어?」
후미즈키 「자, 잠시만요! 그 전에-」
『삐리리- 삐리리-』
P 「잠깐, 전화가... 여보세요? ...아, 감독님. ...네? ...알겠습니다. 바로 출발하도록 하죠.」
P 「미안, 지금 바로 나가봐야 할거 같아.」 벌떡
후미즈키 「프로듀서, 다시 생각을-」
P 「남은 얘기는 나중에 하자. 갔다올게.」
『쾅』
후미즈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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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후미즈키 씨가 들었던 내용.
하지만 대화의 실제 내용은 이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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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극장 사무실
『달칵』
후미즈키 「안녕하세요.」
P 「아, 왔구나.」
후미즈키 「프로듀서가 부르면 금방 가야죠. 그런데 절 부른 이유가 뭐죠?」
P 「그게 너희 3인 유닛에 대해서 말할 게 있었거든.」
후미즈키 「저희 유닛에 대해서요?」
P 「응. 너희의 유닛, 데뷔일이 정해졌어.」
후미즈키 「에에?! 정말인가요?!」 활짝
P 「이번 12월 중순, 데뷔 장소는 극장 내 무대에서.」
P 「몇 주 남지 않았는데 잘 해낼 수 있겠지?」
후미즈키 「네!」
P 「아, 그리고 안나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게 있는데...」
후미즈키 「안나요?」
P 「이런 독설은 조금 아닌 것 같지만... 안나, 아무래도 안 될 것 같아.」
P 「트레이너 씨한테 안나의 평가를 들어서 내가 몰래 너희들이 레슨 받는 걸 보러갔어.」
P 「물론 어느정도 개선하면 훌륭하겠지만 그래도 데뷔기간까지는 어려울 것 같아.」
후미즈키 「네... 그래도 본인은 계속해서 분발하고 있-」
P 「그래서 안나는 이번 유닛에서 빼야 될 것 같아.」
후미즈키 「......」
후미즈키 「...네?」
P 「...라고 말한다면 좀 그렇겠지?」 하하
P 「그래서 후미즈키 너한테 부탁할 게 있어.」
P 「레슨이 끝나면 네가 팀리더로써 안나에게 보충 수업하듯이 가르쳐 줘. 오래할 필요 없이 30분이면 충분할거야.」
후미즈키 「......」
P 「어이, 후미즈키, 듣고 있어?」
후미즈키 「아, 네.」
P 「좋아, 그럼 이 소식을 안나한테 대신 말해주겠어?」
후미즈키 「자, 잠시만요! 그 전에-」
『삐리리- 삐리리-』
P 「잠깐, 전화가... 여보세요? ...아, 감독님. ...네? ...알겠습니다. 바로 출발하도록 하죠.」
P 「미안, 지금 바로 나가봐야 할거 같아.」 벌떡
후미즈키 「프로듀서, 다시 생각을-」
P 「남은 얘기는 나중에 하자. 갔다올게.」
『쾅』
후미즈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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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진짜 내용이였다.
결론적으로 프로듀서 씨는 후미즈키 씨에게 나의 보충 레슨을 부탁했지만
악평 부분만 듣고 그 이후의 내용을 듣지못한 후미즈키 씨가
프로듀서의 말대로 프로듀서 대신 후미즈키 씨가 들었던 말을 내게 전달해준 것이였다.
시즈카 「이런 어이없는...」
후미즈키 「아...하하...」
안나 「웃기만해서, 될 일이…아냐.」
후미즈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어이없는 사태가 일단락 되고
난 그 다음날, 극장으로 되돌아왔다.
안나 「하아...」 ←환복 끝
시즈카 「금방 갈아입었네.」
안나 「응.」
후미즈키 「음~! 역시 이렇게 세 명이 모여야-」
안나 · 시즈카 「......」 찌릿
후미즈키 「죄송합니다.」 쭈글
후미즈키 씨는 진짜...
...뭐,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것 같으니 이 정도로 봐줄까.
시즈카 「어서 가자.」
안나 「응.」
후미즈키 「아앗, 같이가!」
시즈카 씨와 후미즈키 씨, 그리고 나.
데뷔 일정은 12월 중순으로 변하지 않았다.
안나 (얼마 남지 않았어... 힘내자...!)
《11월 레슨 마지막주》
안나 : 37/50
후미즈키 : 49/50
시즈카 : 42/50
*주사위를 굴려 '상승수치' 결정. (상승수치 = 주사위 십의 자리 + 1)
안나는 +1, 후미즈키는 +2, 시즈카는 +3.
「늦게 와서 죄송해요. ...어라, 안나 씨?」
안나 「안녕…하세요.」
「여태까지 왜 안 오신거에요. 무슨 일 있었나요?」
트레이너 씨의 이 반응.
아무래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르는 것 같다.
안나 「무슨 일이…있긴, 있었죠.」
시즈카 「어이없는 일이였죠.」
후미즈키 「헤헤...」
「?」
난 트레이너 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간략하게 설명해드렸다.
설명을 들은 트레이너 씨는 헛웃음만 지었다.
「정말 어이없는 일이네요...」
후미즈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에헤헤
「그래도 무슨 안 좋은 일이 생긴 건 아니니 정말 다행이에요.」
트레이너 씨는 가슴에 손을 올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난 기지개를 키고 트레이너 씨에게 말했다.
안나 「트레이너 씨. 레슨…시작, 하죠.」
「그럴까요. 안나 씨, 여태까지 레슨 안 나오셨으니까 제가 특별히 혹독하게 지도해 드릴게요.」
안나 「기대…할게요.」
.
.
.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
신발이 바닥과 미끄러지면서 나는 마찰음.
레슨에 집중하고 있는 후미즈키 씨, 시즈카 씨의 가쁜 숨소리.
그리고 격렬하게 뛰고 있는 내 심장 박동 소리.
안나 (이렇게 다같이 춤추니까...)
안나 (뭔가... 재밌어...)
레슨실의 한벽을 통째로 차지하고 있는 전신거울에 비춰진 내 얼굴을 바라봤다.
나도 평상시에는 보지 못한 웃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안나 : 37 → 41
후미즈키 : 49 → 50 (MAX)
시즈카 : 42 → 48
@개인 사정으로 인해 두 달 동안 아이커뮤에는 접속을 못했네요. 죄송합니다.
-AM 11 : 53
이틀간의 '트레이너 씨의 특별 레슨'이 끝나...진 않았지만
레슨이 없는 오늘, 우리들은 시즈카 씨의 집에서 다시 모이기로 했다.
시즈카 「세 명이 다시 뭉쳤으니까, 내가 한 번 힘 써봤어.」
후미즈키 「우동 파티!」
안나 「오오...!」
세리카 「시즈카 씨,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즈카 「별 말씀을.」
.
.
.
안나 「음. 맛있어.」
후미즈키 「역시, 우리들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군요, 셰프!」
시즈카 「셰프라니...」
탱글탱글한 면에 여러 재료들을 넣고 푸욱 끓인 육수. 거기다가 고명을 올린 시즈카 씨의 우동.
추운 겨울 날, 우동만큼 좋은 요리가 또 어디있을까.
나와 다른 사람들 전부 행복한 표정을 하면서 젓가락을 멈추지 않았다.
시즈카 씨는 뿌듯해하면서 우리들의 먹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동을 먹으면서 여태까지 있었던 얘기들이 오고갔다.
그리고 그 중에서는 어제 트레이너 씨에게 설명했던
'어이 없는 일'에 대해서 말을 했다.
이 말을 들은 세리카는
세리카 「아... 그, 그런 거였나요.」
예상한대로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작게 웃었다.
그래도 정말인걸 어떻게 해.
.
.
.
안나·시즈카·후미즈키·세리카 「잘 먹었습니다!」
후미즈키 「맛있었어!」
시즈카 「맛있다니 고마워.」
후미즈키 「설거지 도와줄까? 양 꽤 많아보이는데.」
시즈카 「설거지는 지금 안 할거야. 소화도 시킬 겸, 3시에 하지 뭐.」
안나 「3시라...」
지금 시간은 2시 10분.
3시까지는 아직 한참 멀었다.
시즈카 「아, 맞다. 지난번에 나 게임소프트를 하나 사놨거든. 그거라도 하면서 놀래?」
후미즈키 「진짜! 할래할래!」
안나 「무슨, 게임?」
시즈카 「그러니까... 이름이 뭐였더라...」
시즈카가 산 게임
+~3까지 자유롭게 (높은 수)
@안나 아이돌 다시 컴백한건가요?
시즈카 씨는 "잠시 방에 다녀올게. 조금만 기다려."라 말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1분 후, 시즈카 씨는 뭔가를 가지고 다시 돌아왔다.
시즈카 「이거야.」
후미즈키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 얼티밋!」
세리카 「저, 이거 들어본 적 있어요. 꽤 재밌다고 들었는데.」
안나 「그런데, 게임기, 있어?」
시즈카 「거실에 있어.」
시즈카 씨가 손으로 거실쪽을 가리켰다.
그러자 후미즈키 씨가 제일 먼저 거실쪽으로 달려갔다.
후미즈키 「어서 하자!」
시즈카 「기다려, 게임기 어디 있는지 알고 가는 거야?」
.
.
.
후미즈키 씨와 시즈카 씨가 TV모드로 전환을 끝내는 동안
나와 세리카는 소파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후미즈키 「그런데, 시즈카가 소프트게임에 관심을 가지다니, 의외인데.」
시즈카 「안나랑 후미즈키가 그렇게까지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가 궁금해서랄까, 나도 해보고 싶어졌거든.」
후미즈키 「헤에.」
시즈카 「자, 준비는 다 됐고. 어서 시작할까.」
연결을 끝낸 시즈카 씨가 게임기를 들고 나와 세리카 사이에 앉았다.
후미즈키 씨도 소파 아래에 앉아 세리카의 다리에 기대 앉았다.
안나 「그런데, 시즈카 씨. 이 게임…할 줄, 알아?」
시즈카 「조작 방법만 대충.」
후미즈키 「나 시즈카의 실력 보고 싶어.」
시즈카 「에? 나 그렇게 잘하는 편은 아니야.」
후미즈키 「그래도 보고싶어. 혹시 모르잖아? 숨겨진 고수일지.」
시즈카 「음... 그럼.」
시즈카 씨는 온라인 랜덤 대전 매칭을 돌렸다.
시즈카의 게임 실력은?
1~33 : 못한다.
34~66 : 그럭저럭?
67~99 : 안나와 후미즈키와 비빌정도
100 : 당장 EVO로 가자!
시즈카 씨가 처음으로 고른 캐릭터는
【푸린】
세리카 「귀여워요!」
안나 「푸린?」
시즈카 「생긴게 귀여워서, 처음 할 때부터 계속 골랐어.」
슈스매 얼티밋에서 약하다고 평가받는 푸린.
뭐, 아예 못 쓸정도는 아니지만...
【3, 2, 1, GO!】
안나 「게임, 시작.」
후미즈키 「시즈카, 화이팅!」
상대방은 각각 소닉, 마리오, 베요네타를 골랐다.
뭔가... 저 세 명 사이에 푸린이 껴있으니까 푸린이 동네북 같이 느껴졌다...
그런데 시즈카 씨의 플레이는
『푸리인--♬』
『(데굴데굴데굴)』
【GAME SET!】
후미즈키 「이겼어!」
안나 「와...」
푸린으로 할 수 있는 거의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줬다.
저 노래하기 + 잠자기 콤보가 맞는지 난 이제 처음 알았다.
세리카 「시즈카 씨, 잘하시네요.」
시즈카 「그, 그런가?」
안나 「안나, 많이, 놀랐어.」
.
.
.
후미즈키 「자, 그럼!」
후미즈키 「본격적으로 우리끼리 배틀 시작이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시작한 1대1 시합.
첫 번째 순서는
후미즈키 「잘 부탁해, 안나!」
안나 「절대, 안 봐줄…거야.」
나와 후미즈키 씨의 대결로 시작되었다.
1~50 : 안나의 승리
51~100 : 후미즈키의 승리
먼저 2표.
그리고 후미즈키 씨가 고른 캐릭터는 피카츄였다.
안나 「이번에도…피카츄야?」
후미즈키 「내 주캐릭터니까.」
안나 「음...」
후미즈키 씨가 피카츄를 고른다는 건 어느정도 예상한 일이다.
훗, 내가 후미즈키 씨를 이기기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가.
이번엔 내가 무조건 이길거야. 후미즈키 씨.
【3, 2, 1, GO!】
.
.
.
【GAME SET!】
후미즈키 「GG!」
안나 「......」
말도 안 돼... 이건 말도 안 된다고...
어떻게 복귀를 하려고 해도 복귀를 할 수가 없는거야...
안나 「피카츄... 사기야...」
후미즈키 「그래서 내가 쓰는 거야.」 ←손으로 V사인
안나 「...다음엔, 이길…거야...」
후미즈키 「그럴 수 있으면 해 봐~」
후미즈키 씨는 소악마처럼 웃으면서 날 쳐다봤다.
다음엔... 무조건... 이긴다...!
후미즈키 「자, 다음은 나랑 시즈카인가.」
시즈카 「응. 잘 부탁할게.」
후미즈키 「시즈카라도 안봐줄태니까!」
시즈카 「바라던 바!」
난 시즈카 씨에게 컨트롤러를 건내줬다.
안나 「복수, 부탁 해.」
시즈카 「어... 응. 어떻게든 이겨볼게.」
1~50 : 시즈카의 승리
51~100 : 후미즈키의 승리
먼저 2표.
안나 「시즈카 씨는, 푸린…인가.」
세리카 「그리고 후미즈키 씨는 이번에도 피카츄를 골랐어요.」
안나 「포켓몬 대결…재밌겠네.」
【3, 2, 1, GO!】
.
.
.
게임이 시작되고, 난 슈스매를 많이 해본 후미즈키 씨가 무난하게 이길 줄 알았다.
게임의 흐름도 내가 예상한대로 푸린의 데미지가 98%까지 채워질 정도로 흘러갔다.
후미즈키 「후훗, 아무래도 내가 이긴거 같은데.」
시즈카 「......」
하지만 시즈카 씨는 무덤덤했다.
대부분 사람이라면 마음이 급해 대놓고 돌진하거나 대놓고 사리거나 둘 중 하나인데
시즈카 씨는 데미지가 10% 밖에 쌓이지 않은 것처럼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후미즈키 「이걸로 마무리다!」
후미즈키 씨의 대쉬공격.
시즈카 「걸렸어!」
하지만 시즈카 씨가 돌진 타이밍에 맞춰 노래하기 스킬을 사용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잠자기, 70%나 차이났던 데미지 차이를 극복하고 바로 역전해버렸다.
후미즈키 「...졌어.」
시즈카 「휴우, 힘들었네.」
안나 「대, 대단해. 시즈카 씨.」
시즈카 씨와 후미즈키 씨의 대결을 보면서 경이로움과 두려움을 느꼈다.
내가 저 '푸린 그 자체'와 싸워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시즈카 「자, 다음은 나랑 안나의 시합이지?」
안나 「아, 으, 응.」
시즈카 씨의 푸린...
내가 과연 이길 수 있을까?
1~50 : 안나의 승리
51~100 : 시즈카의 승리
먼저 2표.
난 내가 가장 자신있는 파이터인 링크를 골랐다.
후미즈키 「오오! 안나의 주 캐릭터 등장!」
시즈카 「에? 메타 나이트를 주력으로 쓰는 게 아니였어?」
【3, 2, 1, GO!】
.
.
.
안나 「크읏...」
시즈카 「......」
세리카 「두 분 다 초집중 상태네요.」
각자 남은 라이프가 1개인 상황, 푸린의 계속된 공격으로 내 데미지가 더 높았다.
설상가상으로 궁지로 몰았을 푸린이 다단 점프를 통해 구석에서 벗어나 역으로 내가 궁지에 몰리고 말았다.
시즈카 「자, 이제 끝낼 거야!」
푸린의 구르기, 초근접거리라서 피할 수 없었-
후미즈키 「피했어!」
어떻게 피한거야?!
그리고 타이밍 좋게 회피 이후 내 근처에 스매쉬볼이 나타났다.
난 곧바로 스매쉬볼을 쳐 비장의 무기를 꺼냈다.
안나 「역공격...!」
시즈카 「그런거 피하면-」
푸린이 점프로 피하기도 전에 내가 먼저 '트라이포스 슬래시'를 사용했다.
푸린에게 그대로 적중, 안그래도 가벼운 푸린이 이 공격을 맞고 버틸 수 있을리가 없었다.
【GAME SET!】
안나 「이, 이겼어...」
시즈카 「하아, 아까워.」
후미즈키 「안나의 역전승! 되게 멋있었어!」
세리카 「저도 뭔지는 모르겠지만 방금 그 마무리, 멋졌어요!」
안나 「......」
진짜 나... 어떻게 이긴거지...?
시즈카 「어, 이제 3시네.」
후미즈키 「설거지 할거야?」
시즈카 「해야지.」
시즈카 씨가 소파에서 먼저 일어나 부엌으로 향했다.
후미즈키 「아, 나도 같이 도와줄게.」
후미즈키 씨도 시즈카 씨를 따라 부엌으로 향했다.
난 게임이 처음인 세리카에게 슈스매의 게임 방법을 가르켜줬다.
처음엔 잘 못했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빠른 대전에서 뛰어도 손색 없을 정도의 실력을 보여줬다.
세리카 「재밌네요!」
안나 「다음에, 안나네 집에서…같이, 할래?」
세리카 「안나 씨가 시간이 된다면, 그 때 같이 할게요.」
.
.
.
시즈카 「설거지 끝.」
후미즈키 「읏차~ 설거지 양 꽤 많았었네.」
시즈카 「좀 쌓아두고 있었거든. 고생시켜서 미안.」
후미즈키 「아냐아냐, 내가 하겠다고 한건데 뭐.」
두 사람이 설거지를 끝마치고 거실로 돌아왔다.
나와 세리카는 같이 빠른 대전을 돌리고 있었다.
후미즈키 「안나아~~~!」
안나 「...무거워.」 타닥타닥
예전에는 이렇게 매달려도 별로 안무거웠는데
요즘엔 조금이지만 무거워졌다. 후미즈키 씨, 체중이 늘어난건가?
후미즈키 「무겁다니 너무해!」
안나 「하지만, 사실.」
후미즈키 「안나, 이렇게까지 게임만 할거야?」
안나 「음... 딱히 할 것도 없잖아.」 타닥타닥
후미즈키 「그럼 다 같이 노래방이나 갈래?」
1~50 : 간다.
51~100 : 가지 않는다.
먼저 2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