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미즈키 「~♪」 ←굿즈 대기 중
시즈카 「...후미즈키, 그거 가지고 온 거야?」
후미즈키 「당연하지!」
안나 「준비성, 철저…하구나.」 주섬주섬
시즈카 「음? 뭐 들고 왔어?」
안나 「이거.」 ←765 우치와
후미즈키 「안나도 이제 아이돌 마니아가 되었구나!」
안나 「응.」 끄덕
시즈카 「......」
물론 후미즈키 씨보단 덜하지만.
그렇게 한 몇 분 정도 기다린 후, 관객석은 이미 사람들로 꽉 차있었다.
그리고 무대에 오늘의 주인공 세 명이 튀어나왔다.
츠바사 『모두들 안녕~!』
「와아아---!!!」
후미즈키 「안녕하세요~!!」
츠바사 『그나저나, 다들 오늘 폿키데이 어떻게 보내고 있어?』
카나 『아, 난 폿키 다섯 통 먹었어!』
유리코 『그렇게 많이? 대단해!』
츠바사 『먹는 것도 좋지만, 카나, 오늘은 폿키를 선물하는 날이라구?』
카나 『아, 그렇구나...』
카나 씨의 폿키 다섯 통 먹방.
목요일에 내가 탕비실 냉장고를 열었을 때 폿키가 한 열 통 정도 나왔었는데
설마 그게 전부 카나 씨의 폿키였던 건 아니였겠지?
유리코 『자, 잡담은 여기까지 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까.』
츠바사 『좋아, 어서 시작하자!』
후미즈키 「음... 그럼 근처 케이크 뷔페에 가보지 않을래?」
안나 · 시즈카 「케이크 뷔페?」
시즈카 「그런데 이 근처에 그런 곳이 있어?」
후미즈키 「음? 우리 쇼핑몰 들를 때 항상 그 가게 앞 지나갔었잖아」
안나 「...그랬…던가...?」
쇼핑몰 들르고 집으로 갈 때 방향이 매일 똑같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집에 가는 길에 그런 가게가 있는지는 몰랐는데...
어쨌든 우린 후미즈키 씨를 따라 케이크 뷔페로 향했다.
-케이크 뷔페
케이크 뷔페라서 많은 종류들의 케이크와 과자들을 기대했었다.
안나 「...근데…16종류 밖에...」
안나 「과자도…마찬…가지...」
시즈카 「사용시간도 2시간 밖에 안 되는 걸. 뭐, 많이 먹을 건 아니지만.」
후미즈키 「......」
안나 「후미즈키…씨?」
후미즈키 「너희 둘, 케이크 뷔페는 처음 와보는 거지?」
안나 「아, 응.」
시즈카 「이런 곳이 있는 줄도 몰랐으니까.」
후미즈키 「나중엔 무슨 생각을 하게 될지...」 중얼중얼
안나 「음? 뭐라고…했어?」
후미즈키 「아냐, 아무것도.」
난 쟁반을 들고 케이크들이 진열돼있는 선반으로 갔다.
케이크 뷔페답게 제과점에선 흔히 볼 수 없는 종류의 케이크들이 있었다.
그런데... 16종류는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적지 않나...
안나 「남길 수도 있으니, 일단 4조각만 가져가기로 할까.」
케이크를 쟁반에 담고 자리로 돌아갔다.
이미 후미즈키 씨와 시즈카 씨는 케이크를 고르고 자리에 먼저 앉아 있었다.
시즈카 「아, 왔구나. 안나.」
안나 「......」
후미즈키 「......」
안나 「후미즈키…씨, 이 뷔페, 우동도…만들어?」
후미즈키 「아니, 전혀.」
안나 「그럼…저건…뭐야?」
시즈카 「내가 직접 들고 온 건데?」
안나 · 시즈카 「......」
지난번 놀이공원에선 우동면을 가지고 다니는 걸로는 모자라서
이젠 아예 육수도 같이 들고 다니는 거야...?
그리고 그 우동 그릇은 대체 어디서 들고 온 건데...!
시즈카 「케이크는 원래 후식으로 먹는 거잖아?」
안나 「그건…맞지만...」
시즈카 「그러니까 메인 디쉬를 먹은 후에 케이크를 먹는 게 맞는 거지?」
후미즈키 「아니, 그래도 디저트 뷔페인데...」
시즈카 「음~ 맛있어~」 행복
후미즈키 「듣지도 않는 거냐...」
시즈카 「후미즈키도 한 입 먹을래?」
후미즈키 「아니, 난 사양할래.」
안나 「그럼, 나 한 입…만...」
시즈카 「자, 여기.」
시즈카 씨가 넘겨주는 우동을 한 젓가락 먹어봤다.
솔직히 거부하곤 싶지만
시즈카 씨의 우동 맛은 거부하려고 해도 거부 할 수가 없단 말이지...
안나 「음! 맛있…어!」
시즈카 「맛있다니 다행이네.」
안나 「후미즈키 씨, 한 번…먹어봐. 되게…맛있어.」
후미즈키 「난 괜찮다니까...」
시즈카 「한 번 더 먹을래?」
안나 「당연…하지.」
그렇게 우동 한 그릇을 시즈카 씨와 같이 나눠먹었다.
.
.
.
안나 「잘 먹었…습니다.」
시즈카 「2시간이면 많이 적은 시간이라고 생각했는데, 꽤 충분한 시간 이였어.」
후미즈키 「그렇지?」
케이크 종류가 별로 많지 않아서 2시간이 되기도 전에 식사가 끝날 것 같았으나
예기하면서 먹다보니 모든 케이크들을 먹어보지도 못하고
어느 샌가 2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안나 「전부…못 먹어서, 조금…아쉬운데...」
후미즈키 「그럼 다음에 또 올까?」
안나 「응.」
시즈카 「그런데...」
안나 · 후미즈키 「음?」
시즈카 씨는 식탁 위의 쟁반들을 심각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시즈카 「우리 이렇게 먹어도 되는 건가...」
안나 「......」
후미즈키 「......」
그러고보니까 우리 체중관리도...
세 사람의 반응은?
+1이 안나, +2가 시즈카, +3이 후미즈키.
주사위 값이 낮을 수록 : 하하... 다이어트 시작해야겠네...
주사위 값이 높을 수록 : 뭐, 맛있는 건 0칼로리라고 하잖아?
시즈카 「...우리, 몇 조각 먹었지?」
안나 「안나는…6조각... 시즈카 씨는…5…조각...」
시즈카 「되게 많이 먹었네...」
안나 「그러…게...」
시즈카 「하... 하하...」
안나 · 시즈카 「......」
안나 「다이어트…할까...?」 추욱
시즈카 「그러자...」 추욱
후미즈키 「저기, 괜찮은거야...?」
케이크 6조각 먹고 괜찮을 리가 없잖아...
얼마나 늘었으려나... 최근에 관리하고 있었는데...
후미즈키 「...에이, 고작 6조각 먹고 몸무게가 늘어나겠어?」
후미즈키 「맛있는 건 0칼로리라고 하잖아? 괜찮아, 괜찮아~」
안나 · 시즈카 「......」 찌릿
후미즈키 「히익! 무서워!」
시즈카 「...하아, 뭐 어쩌겠어... 이미 지나간 일인데...」
안나 「......」 끄덕
후미즈키 「...에? 괜찮아진 거야?」
그래... 시즈카 씨의 말이 맞다.
어차피 엎질러진 물, 다시 되돌릴 순 없는 거니까.
먹은 만큼 빼는 수밖에...
.
.
.
우린 케이크 뷔페를 나와 산책도 좀 할 겸,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후미즈키 「와아, 아이스크림 가게!」
안나 · 시즈카 「」 움찔
후미즈키 「얘들아,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갈래?」
시즈카 「아니... 난 괜찮아...」
안나 「안나도…마찬…가지...」
후미즈키 「그래? 그럼 잠깐만 여기서 기다려 줘. 금방 사고 올 게.」 다다닷
안나 · 시즈카 「......」
후미즈키 씨는 가게로 달려가서 아이스크림을 가지고 왔다.
물론 우린 사양했기 때문에 아이스크림은 단 한 개 뿐이였다.
「안녕하세요. 주말에 푹 쉬셨나요?」
시즈카 「네.」
안나 「기운…넘쳐요.」
「기운이 넘치는 것에 비해 말이 느린 것 같지만... 뭐, 원래 안나 씨는 그러니까 넘어가기로 하고...」 힐끗
후미즈키 「......」 추욱
「...후미즈키 씨, 무슨 일 있었나요?」
시즈카 「아... 네.」
안나 「어제…케이크 뷔페에…갔었…어요.」
「케이크 뷔페요?」
시즈카 「덤으로 후식으로 아이스크림까지 먹고요.」
「...아아, 뭐 때문인지 알겠네요.」
우린 직접적으로 후미즈키 씨에게 벌어진 일을 얘기하진 않았지만
트레이너 씨는 단번에 알아채고 후미즈키 씨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몸을 살짝 훑어본 후 말을 꺼냈다.
「후미즈키 씨, 살 찌셨군요.」
후미즈키 「」 뜨끔
「지난주보다 아주 조금이지만 뭔가 늘어난 거 같은데, 한 1~2kg?」
후미즈키 「......」
시즈카 「우와... 너무해...」
안나 「정곡을…찔러도, 저렇게…심하게…찌를 필요는, 없는…데...」
이건 찌르는 걸 넘어서 거의 후벼 파는 수준인데...
트레이너 씨가 잔인한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저건 너무...
지난주에 시즈카 씨가 약속했었던 우동 요리.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즈카 씨가 직접 자기 집으로 초대해줬다.
『딩동~♪』
안나 「......」 킁킁
안나 「...우동 냄새…조금…나는 거…같은데...」
『달칵』
시즈카 「아, 왔구나.」
안나 「응. 그런데…그 앞치마, 차림은…뭐야?」
시즈카 「그게 만들고 있었거든. 그래서 급하게 나온다고...」
안나 「아아...」
하긴, 나도 택배 받으러 나갈 때
가끔씩 앞치마 두른 채로 받으러 갈 때가 있으니까.
그 땐 정말 부끄럽지...
시즈카 「자, 여기서 가만히 서있지 말고 어서 들어와.」
안나 「아, 그럼…실례…하겠…습니다.」
.
.
.
시즈카 「자, 드디어 완성!」
안나 · 후미즈키 「오오!」
뚜껑을 열자마자 고소한 향기가 코를 자극했다.
가게에서 주문한 우동과는 다른 또 다른 향기가...
안나 「얼른, 먹고…싶은 걸.」
시즈카 「재촉 안 해도 줄 거야. 자, 여기.」
후미즈키 「고마워~」
냄비에 있는 우동을 시즈카 씨가 사발에 담아서 우리에게 건네주었다.
이렇게 보니까 정말로 가게에서 파는 우동 같잖아...
시즈카 「자, 어서 먹어봐.」
안나 「그럼...」
안나 · 후미즈키 「잘 먹겠습니다.」
「후릅」
안나 「오오...!」
후미즈키 「맛있어!」
안나 「면에서…단 맛이... 시즈카 씨, 이거...」
시즈카 「응. 놀이공원에서 너희들이 먹었던 면이랑 같은 거야.」
후미즈키 「면의 단 맛이 고소한 육수와 이렇게 어울릴 줄이야~」
안나 「면과…육수, 따로 놀지…않아. 서로…부족한 맛을…보충해주고…있어.」
시즈카 「그렇게까지 평가해주다니, 애써 만든 보람이 있는걸.」
시즈카 「자, 더 있으니까 한 그릇 비우면 다시 담아 줄게.」
안나 · 후미즈키 「네!」
그렇게 우동의 맛에 감탄하며 계속 먹다보니
우동으로 가득 차있었던 냄비가 바닥을 드러냈다.
역시 시즈카 씨의 우동은 뭔가 달라도 다르다는 걸 새삼스럽게 다시 느꼈다.
후미즈키 「아, 잘 먹었다~」
안나 「먹는 걸로…이렇게까지…행복해…지다니, 처음…이야.」
시즈카 「너무 과찬인걸...」
안나 「이제, 부엌 정리…할 거지? 조금…도와줄게.」
시즈카 「아냐, 괜찮아. 너희들은 거실에 가서 쉬고 있어.」
안나 「혼자…하긴, 좀…많은 거…같은데.」
시즈카 「아...」
부엌 상태는 밀가루, 야채 껍질 그리고 조리기구 등등으로
혼자 정리하기엔 좀 시간이 꽤 걸릴 정도로 어질러져 있었다.
후미즈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고 답례를 하지 않는다는 건 뭔가 양심에 걸린단 말이지.」
시즈카 「...그럼, 미안하지만 조금 도움을 받기로 할까.」
본격적으로 설거지를 시작한 시즈카 씨.
어제 밀린 설거지와 오늘 해야 할 설거지가 거의 산더미 같아도
짜증내기는커녕 오히려 노래를 흥얼거리며 그릇을 닦고 있었다.
후미즈키 「...그나저나 시즈카의 저 앞치마 차림, 꽤 좋지 않아?」
안나 「갑자기…무슨 말...」
안나 「그것보다, 카메라…모드, 얼른…꺼.」
후미즈키 「알겠습니다.」
식탁을 닦다 말고 시즈카 씨를 몰래 도촬하고 있는 범인을 즉석에서 검거하였다.
...시즈카 씨의 앞치마 차림이라...
난 시즈카 씨를 살짝 쳐다보았다.
시즈카 「~♪」 ←하늘색 앞치마
안나 「...부정 할 순…없네.」
후미즈키 「그렇지!」
안나 「앗, 후미즈키 씨…조용...」
시즈카 「음? 둘 다 무슨 얘기하는 거야?」
후미즈키 「아, 아무 얘기도 안 했어!」
시즈카 「중얼거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렸는데, 무슨 말이야?」
후미즈키 「아...」
큰 목소리로 공감을 한 후미즈키 씨 때문에
우리들의 뒷담화...는 발각되었다.
발각 된 이상 그냥 넘길 수는 없었기 때문에 난 머리를 쥐어짰다.
그리고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문장을 생각해냈다.
안나 「아, 음... 우동…맛있었…다고…얘기하고…있었어.」
후미즈키 「응? 아, 응! 맞아! 우동 맛있었지!」
후미즈키 「나중에 가게 하나 차리면 아주 잘 팔릴 거야! 응!」
시즈카 「그... 그 정도까진 아니라니까...」
시즈카 씨는 얼굴을 붉히며 자신을 낮췄다.
그런데 진짜로 시즈카 씨의 우동 맛...
이걸 사람들에게 팔게 된다면 엄청 잘 팔릴 거 같은데.
안나 「시즈카 씨, 정말로…장사 해 볼…생각, 없어?」
시즈카 「장사 차릴 생각 하나도 없거든.」
시즈카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은 오직 톱 아이돌이 되는 것, 그것뿐이야.」
시즈카 씨의 마지막 문장에 진심이 느껴졌다.
톱 아이돌인가...
후미즈키 「아아... 그래도 되게 아쉬운 맛인데...」
시즈카 「...만약 아이돌을 은퇴하게 된다면 가게를 차릴지도?」
후미즈키 「정말?!」
시즈카 「아마도 말이야, 아마도.」
후미즈키 「만약에 가게를 차리게 된다면 내가 시즈카 가게의 첫손님이 될 거야!」
.
.
.
정리를 끝내고 우리들은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시청했다.
♪~dear...~♪
『쇼윈도에 비치는 건 나 혼자, 미소가 넘치는 보이프렌드·걸프렌드♪』
『눈물도 온기도 꿈도 닿지 않아 보이지 않아 느껴지지 않아♪』
안나 「저 사람이…코노미…씨?」
시즈카 「응. 맞아.」
후미즈키 「코노미 씨 귀엽지~ 저런 작은 몸에서 어른스러운 목소리가 나오다니~」
시즈카 「...본인 앞에서 그런 말을 했다간...」 중얼중얼
후미즈키 「음? 무슨 말 했어?」
시즈카 「아니... 아무것도...」
안나 「......」
난 말없이 TV에 나오는 코노미 씨에게 집중했다.
좋은 가사, 노래에 어울리는 목소리.
그리고 의상과 콜라보를 이루는 댄스.
게다가 관객들에 대한 무대 매너까지...
안나 「......」
코노미 씨의 라이브 모습을 계속 보고 있으니까
지금 극장에서 레슨을 받고 있는 나와 비교하게 된다.
좋지도 않은 목소리, 아주 엉성한 댄스...
무대 매너 같은 건 뭔지도 모른다...
안나 「...하아...」 추욱
시즈카 「? 안나? 왜 갑자기 축 쳐진 거야?」
안나 「그게...」
난 시즈카 씨와 후미즈키 씨에게 내 고민을 털어놨다.
안나 「그런…거야...」
후미즈키 · 시즈카 「......」
안나 「해도…한 것 같지가…않아... 다음날, 되면…몸이…굳어 버려...」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내 말을 듣기만 했다.
공부를 해도 다음날이 되면 잊어버리는 거,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한 번 쯤은 경험해보지 않았을까.
그런데 난 그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고치고는 싶지만 여전히 고쳐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안나 「...안나...」
안나 「아이돌…실격-」
후미즈키 「안나!」 벌떡
안나 「우앗!」
시즈카 「후, 후미즈키?」
후미즈키 씨는 내가 하려는 말을 끊고 날 불렀다.
후미즈키 「얘들아, 심심한데 어디 나갈까?」
후미즈키가 안나, 시즈카와 같이 갈 곳
1. 기분 전환 겸 오락실!
2. 바람이라도 맞으면서 풀자. 산책
먼저 2표.
후미즈키 「조금 찬바람인걸.」
안나 「...응.」
시즈카 「12월엔 더 추워지겠지? 으으...」
후미즈키 「아아... 그러네...」
조금 쌀쌀한 바람,
그래도 시원한 게 뭔가가 기분 좋았다.
후미즈키 「...역시 기분전환에는 바람 쐬는 게 최고인거 같아.」
안나 「노는 걸…좋아하는…후미즈키 씨가, 그렇게…말해도...」
후미즈키 「가벼운 문제 같은 건 노는 걸로 해결할 수 있었는데, 실력 부족이나 누구랑 싸웠을 때 같은 심오한 문제는 노는 것만으로는 해결 할 수 없더라고.」
안나 「그렇…구나.」
시즈카 「하긴, 바람을 맞으면서 머리를 식히는 게 더 좋을 때도 있지.」 후릅
안나 · 후미즈키 「......」
시즈카 「...음, 뭐야?」
안나 「시즈카 씨, 그거…뭐야?」
시즈카 「우동 육수.」
안나 · 후미즈키 「......」
시즈카 「...왜, 뭐가 이상해?」
이상한 건 둘째 치고...
대체 그건 언제 챙긴 거지...
시즈카 「좀 쌀쌀할 탠데, 너희들도 좀 마실래?」
안나 「아, 응. 고마…워.」
시즈카 씨는 주머니에서 작은 물통 두 개(솔직히 그냥 평범한 크기의 물통이다.)를 건네주었다.
뚜껑을 열고 안의 내용물을 확인했다.
오늘 시즈카 씨가 우동을 만들 때 쓴 육수였다.
안나 「...시즈카 씨의…주머니... 뭔가…신기하단…말이지...」
시즈카 「방금 뭐라고 했어?」
안나 「아냐, 아무…것도...」
일단 물통 안의 육수를 마셨다.
아직 뜨거워서 거의 핥듯이 마셨지만, 그래도 숨길 수 없는 깊은 맛이 느껴졌다.
시원한 바람을 맞고 따뜻한 육수...를 마시며 걸으니 어느새 공원까지 다다랐다.
시즈카 「꽤 걸었는걸.」
후미즈키 「그래서... 안나, 기분은 좀 나아졌어?」
안나 「기분은…나아졌지만, 그래도…고민은…아직...」
산책로에서 바람을 맞으면서 걸으니 기분 전환은 되었다.
하지만 기분 전환을 한다고 내 마음속에 걸리는 고민이 해결되는 건 아니었다.
...갑자기 다시 생각하니까 갑자기 기분이 우울해진다...
안나 「...안나, 잘…모르겠어...」
안나 「안 될 때…마다, 다음엔…잘해야지…라고, 생각…하는데...」
안나 「솔직히…지금, 이 길이…나에게…맞는 길인지…전혀, 모르겠어...」
후미즈키 「그럼, 그 길이 맞는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할까.」
안나 「...어떻…게?」
후미즈키 「공원에 있는 사람들에게.」
시즈카 「잠깐, 뭐라고?」
후미즈키 씨의 말 그대로다. 정말로 공원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거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난 그 방법이 뭔지 후미즈키 씨에게 물었다.
후미즈키 「뭐긴 뭐겠어. 버스킹이지, 버스킹.」
안나 · 시즈카 「버스킹?」
후미즈키 「사람들도 꽤 있으니까, 지금 하면 꽤 괜찮지 않겠어?」
시즈카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갑자기...?」
후미즈키 「내가 갑자기 이런 말해서 당황스러울 건 알고 있어.」
후미즈키 「그래도 우리가 여태까지 연습해 온 걸 사람들에게 물어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잖아?」
안나 「그건...」
후미즈키 씨가 갑자기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한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런데 뭐라고 반박할 수 없었다...
확실히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 내 실력을 뽐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그래도 아무런 준비 없이 버스킹을 한다는 건 좀...
그리고... 과연 지금 내 노래와 춤을... 사람들이 재밌게 봐줄까...?
후미즈키 「어떻게 할래? 굳이 안 해도 상관없는데.」
안나 「......」
안나의 선택은?
1. 한 번 해보자.
2.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겁난다.
3. 갑자기 하는 건 무리, 내일이나 다음 주에 하자.
먼저 2표.
시즈카 「...안나, 토요일 때보다 더 지친 거 같지 않아...?」
후미즈키 「그러게...」
안나 「......」 머-엉
지난 이벤트 던전에서 만난 그 닌자...
이번에도 스틸 당했다...
심지어 PK도 못했어...
뭐냐고...! 배워도 쓸데도 없는 은신 기술은 왜 배운 건데...!
후미즈키 「안나, 아직도 걱정하고 있는거야...?」
내 모습이 그렇게 안쓰러웠나.
후미즈키 씨가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안나 「고민은…일단, 털어…냈어.」
안나 「조금…이나마...」
후미즈키 「그렇구나, 다행이다...」
후미즈키 「그럼 왜 그렇게 멍하니 벽에 기대고 앉아 있는거야?」
안나 「그게… ….」
난 어제 이벤트 던전에서 있었던 일을 후미즈키 씨에게 얘기했다.
안나 「꽤 유명한…닌자, 였어. 알고…보니까.」
후미즈키 「...설마 그 게임 이름이 월드 오브...」
안나 「아, 후미즈키 씨도…알고…있구나.」
후미즈키 「...몇 시에 있었던 일이였어?」
안나 「음... 아마…4시, 였을…거야.」
후미즈키 「...안나, 게임 닉네임이...」
안나 「'cute_rabbit'인데.」
후미즈키 「......」
후미즈키 씨가 갑자기 벌레 씹은 표정을 지으며 말을 멈췄다.
안나 「...후미즈키…씨?」
후미즈키 「아냐! 난 아무것도 안했어!」
안나 「응? 뭘…했다는…거야?」
후미즈키 「에? 아, 그게, 저, 음...」
『달칵』
「세 분 다 모이셨네요. 주말에 푹 쉬셨는지-」
후미즈키 「아, 트레이너 씨! 어서 레슨 시작하도록 하죠!」
「에? 후미즈키 씨, 갑자기 왜 이러시는...」
후미즈키 「그것보다 어서 시작하자구요! 아직 부족한 부분, 많이 있잖아요?」
「아, 그러네요. 그럼 몸 풀고 바로 시작하도록 할까요.」
후미즈키 「네에!」
시즈카 「...후미즈키, 갑자기 열혈 상태가 됐어...」
안나 「응...」
후미즈키 씨가 저런 상태로 변할 때는 뭔가 찔리는 게 있을 때인데...
뭐지? 후미즈키 씨, 뭔가 찔릴만한 짓을 했나?
여태까지 개개인의 실력을 향상시켜왔다.
고로 이번 주는 3인 합동 레슨이다.
각자의 실력이 향상 되었으니 무턱대고 세 명에서 합동 레슨하는 것보단 낫겠지...
싶었는데...
안나 「앗!」 쿵
시즈카 「으앗!」 꽈당
『달깍』
「괜찮으신가요?」
안나 「네...」
시즈카 「괜찮아요.」
「안나 씨는 너무 왼쪽으로, 시즈카 씨는 너무 오른쪽으로 갔어요.」
「위치 선정을 실수하게 된다면 아까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니 주의 해주세요.」
안나 · 시즈카 「네...」
내 실력이 전혀 향상되지 않았다는 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
.
.
「자, 그럼 10분 동안 휴식 후 이어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안나 · 후미즈키 · 시즈카 「네.」
순식간에 찾아온 휴식 시간.
땀이 줄줄 흐르고 숨이 가파르게 쉬어지지만
그런데도 레슨을 계속하고 싶다.
아니... 정확하겐 계속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후미즈키 「개인 레슨보단 팀 레슨이 더 수월할 줄 알았는데, 트레이너 씨... 너무 빡세...」
시즈카 「그래도 우릴 위해서 쓴 소리 하는 거잖아.」
후미즈키 「하지만 힘들어도 너무 힘든걸! 안나도 그렇게 생각하지?」
후미즈키 「...안나?」
시즈카 「후미즈키, 저기.」
후미즈키 「...헤에...」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그 때가 기회라고 했었나.
물병 물 한 모금 마시고 자리에 일어나서 바로 안무 점검을 시작했다.
안나 「1... 2... 3... 4...」
안나 「그리고 여기서... 턴, 으앗!」 휘청
힘차게 실수했던 부분을 다시 시도해보았지만
아까 레슨 때 힘을 너무 뺐나보다.
몸이 균형을 잃고 그대로 넘어졌다.
안나 「아야야...」
안나 (이게... 아닌데...)
이번 주 레슨도 내 몸이 제대로 움직여 주지 않은 주였다.
이런 날이 매번 지속되면 안 될 탠데...
안나 : 33.5 → 37
후미즈키 : 39.5 → 49
시즈카 : 40.5 → 42
(소수점은 전부 반올림 했습니다.)
우동 부페? 육수도 여러가지 면도 여러종류. 어떤 우동을 좋아할지 몰라서 그냥 집에있는 재료로 만들수있는 우동은 다 준비했어. 가케우동, 유부우동, 다누키우동, 사누키우동, 치카라우동, 이세우동, 카마타마우동, 미즈사와우동, 된장우동, 볶음우동까지! 육수는 물론 면까지 직접 만들었다!
가케우동, 유부우동, 다누키 우동, 사누키 우동 등
여러가지의 우동이 식탁 위에 올라와 있었고
입구 옆에는 그릇과 육수가 담긴 큰 냄비가 있었다.
시즈카 「어떤 우동을 좋아할지 몰라서 그냥 집에있는 재료로 만들수있는 우동은 다 준비했어.」
안나 「이 많은 걸…혼자서?」
시즈카 「응. 조금 힘들긴 했지만...」
후미즈키 「시즈카, 정말 고마워!」 반짝반짝
시즈카 「별말씀을. 자, 물수건으로 손 닦고 먹고 싶은 만큼 마음껏 먹도록 해!」
안나 · 후미즈키 「네!」
.
.
.
안나 「......」 후릅
후미즈키 「......」 후릅
시즈카 「둘 다 어때?」
안나 · 후미즈키 「맛있어!」
시즈카 「맛있다니 다행이네.」
반칙이잖아, 이 깊은 맛이 나오는 육수는!
게다가 쫄깃쫄깃한 면의 식감, 마치 면에 허리가 있는 것 같다.
정신이 팔린 채 계속 먹다보니 어느새 한 그릇을 벌써 비웠다.
안나 「다음은…치카라 우동으로…할까.」
후미즈키 「아! 나도 치카라 우동 먹을거야!」
시즈카 「아직 많이 남아있으니까 먹고 싶으면 더 얘기하도록 해.」
안나 · 후미즈키 「알겠습니다!」
후미즈키 씨가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무슨 말인진 알 수 있었다.
하긴, 나도 어느 정돈 생각해 둔 일이다.
나와 후미즈키 씨, 시즈카 씨의 3인조 유닛을 이뤄 데뷔하기엔 내 실력이 너무 부족하다.
뒤쳐진 나를 챙기려다가 후미즈키 씨와 시즈카 씨의 데뷔도 늦춰질 수 있다.
안나 「......」
후미즈키 「...안나, 괜찮-」
안나 「어느 정도…예상, 했었…으니까.」
뒤쳐진 한 사람 때문에 전체가 망가질 순 없다.
그래서 프로듀서 씨가 결정한 사항에 난 순응하기로 했다.
시즈카 「......」
시즈카 씨는 부엌 안을 한 번 둘러보고 혀를 찼다.
시즈카 「...큿!」
시즈카 「이런 최악의 소식 듣는 거였다면... 준비하는 게 아니였는데...」
후미즈키 「......」
시즈카 씨는 감정이 조금 격해졌는 지 자리를 박차고 부엌을 나갔다.
그렇게 부엌에는 우리 둘 밖에 남지 않았다.
후미즈키 「...그래서, 안나. 이제부터 아이돌, 어떻게 할거야?」
안나 「안나는… ….」
1~50 : 이제 그만둔다.
51~75 : 연습생 생활을 이어간다. (항의하진 않음.)
76~100 : 프로듀서에게 항의하러 간다.
+~3까지 굴린 후 '중간 값'으로.
126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시즈카 「...후미즈키, 그거 가지고 온 거야?」
후미즈키 「당연하지!」
안나 「준비성, 철저…하구나.」 주섬주섬
시즈카 「음? 뭐 들고 왔어?」
안나 「이거.」 ←765 우치와
후미즈키 「안나도 이제 아이돌 마니아가 되었구나!」
안나 「응.」 끄덕
시즈카 「......」
물론 후미즈키 씨보단 덜하지만.
그렇게 한 몇 분 정도 기다린 후, 관객석은 이미 사람들로 꽉 차있었다.
그리고 무대에 오늘의 주인공 세 명이 튀어나왔다.
츠바사 『모두들 안녕~!』
「와아아---!!!」
후미즈키 「안녕하세요~!!」
츠바사 『그나저나, 다들 오늘 폿키데이 어떻게 보내고 있어?』
카나 『아, 난 폿키 다섯 통 먹었어!』
유리코 『그렇게 많이? 대단해!』
츠바사 『먹는 것도 좋지만, 카나, 오늘은 폿키를 선물하는 날이라구?』
카나 『아, 그렇구나...』
카나 씨의 폿키 다섯 통 먹방.
목요일에 내가 탕비실 냉장고를 열었을 때 폿키가 한 열 통 정도 나왔었는데
설마 그게 전부 카나 씨의 폿키였던 건 아니였겠지?
유리코 『자, 잡담은 여기까지 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까.』
츠바사 『좋아, 어서 시작하자!』
.
.
.
「와아아---!!」
유리코 『끝까지 저희들의 모습,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카나 『그럼 저흰 이만 가보도록 할 게요!』
『재밌게 즐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후미즈키 「으아~! 재밌었다!」
안나 「엄청…났지. 이번…라이브.」
시즈카 「응. 오길 잘한 거 같아.」
미리 어디로 갈지 조사한 보람이 있었다.
후미즈키 「자, 그럼 다음엔 어디로 갈 거야?」
안나 「...다음?」
후미즈키 「아직 오후 2시인데 이대로 헤어지는 건 뭔가 아쉽잖아?」
안나 「그건... 그렇…지만...」
안나 「이 이후 일정, 생각…한 적은…없는 걸.」
좀 더 조사해볼 걸 그랬다. 라이브가 그렇게 빨리 끝날 줄은 몰랐는데.
후미즈키 「으음... 그럼 이제 어떻게 하지?」
안나 일행의 다음 행선지는? (이대로 해산 가능.)
+~3까지 ‘높은 값’
안나 · 시즈카 「케이크 뷔페?」
시즈카 「그런데 이 근처에 그런 곳이 있어?」
후미즈키 「음? 우리 쇼핑몰 들를 때 항상 그 가게 앞 지나갔었잖아」
안나 「...그랬…던가...?」
쇼핑몰 들르고 집으로 갈 때 방향이 매일 똑같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집에 가는 길에 그런 가게가 있는지는 몰랐는데...
어쨌든 우린 후미즈키 씨를 따라 케이크 뷔페로 향했다.
-케이크 뷔페
케이크 뷔페라서 많은 종류들의 케이크와 과자들을 기대했었다.
안나 「...근데…16종류 밖에...」
안나 「과자도…마찬…가지...」
시즈카 「사용시간도 2시간 밖에 안 되는 걸. 뭐, 많이 먹을 건 아니지만.」
후미즈키 「......」
안나 「후미즈키…씨?」
후미즈키 「너희 둘, 케이크 뷔페는 처음 와보는 거지?」
안나 「아, 응.」
시즈카 「이런 곳이 있는 줄도 몰랐으니까.」
후미즈키 「나중엔 무슨 생각을 하게 될지...」 중얼중얼
안나 「음? 뭐라고…했어?」
후미즈키 「아냐, 아무것도.」
뭔가 혼자서 중얼중얼 거리던데...
대체 무슨 말을 한 걸까?
안나 일행이 케이크 뷔페에서 할 예기 or 벌어지는 일
+~2까지.
케이크 뷔페답게 제과점에선 흔히 볼 수 없는 종류의 케이크들이 있었다.
그런데... 16종류는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적지 않나...
안나 「남길 수도 있으니, 일단 4조각만 가져가기로 할까.」
케이크를 쟁반에 담고 자리로 돌아갔다.
이미 후미즈키 씨와 시즈카 씨는 케이크를 고르고 자리에 먼저 앉아 있었다.
시즈카 「아, 왔구나. 안나.」
안나 「......」
후미즈키 「......」
안나 「후미즈키…씨, 이 뷔페, 우동도…만들어?」
후미즈키 「아니, 전혀.」
안나 「그럼…저건…뭐야?」
시즈카 「내가 직접 들고 온 건데?」
안나 · 시즈카 「......」
지난번 놀이공원에선 우동면을 가지고 다니는 걸로는 모자라서
이젠 아예 육수도 같이 들고 다니는 거야...?
그리고 그 우동 그릇은 대체 어디서 들고 온 건데...!
시즈카 「케이크는 원래 후식으로 먹는 거잖아?」
안나 「그건…맞지만...」
시즈카 「그러니까 메인 디쉬를 먹은 후에 케이크를 먹는 게 맞는 거지?」
후미즈키 「아니, 그래도 디저트 뷔페인데...」
시즈카 「음~ 맛있어~」 행복
후미즈키 「듣지도 않는 거냐...」
시즈카 「후미즈키도 한 입 먹을래?」
후미즈키 「아니, 난 사양할래.」
안나 「그럼, 나 한 입…만...」
시즈카 「자, 여기.」
시즈카 씨가 넘겨주는 우동을 한 젓가락 먹어봤다.
솔직히 거부하곤 싶지만
시즈카 씨의 우동 맛은 거부하려고 해도 거부 할 수가 없단 말이지...
안나 「음! 맛있…어!」
시즈카 「맛있다니 다행이네.」
안나 「후미즈키 씨, 한 번…먹어봐. 되게…맛있어.」
후미즈키 「난 괜찮다니까...」
시즈카 「한 번 더 먹을래?」
안나 「당연…하지.」
그렇게 우동 한 그릇을 시즈카 씨와 같이 나눠먹었다.
.
.
.
안나 「잘 먹었…습니다.」
시즈카 「2시간이면 많이 적은 시간이라고 생각했는데, 꽤 충분한 시간 이였어.」
후미즈키 「그렇지?」
케이크 종류가 별로 많지 않아서 2시간이 되기도 전에 식사가 끝날 것 같았으나
예기하면서 먹다보니 모든 케이크들을 먹어보지도 못하고
어느 샌가 2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안나 「전부…못 먹어서, 조금…아쉬운데...」
후미즈키 「그럼 다음에 또 올까?」
안나 「응.」
시즈카 「그런데...」
안나 · 후미즈키 「음?」
시즈카 씨는 식탁 위의 쟁반들을 심각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시즈카 「우리 이렇게 먹어도 되는 건가...」
안나 「......」
후미즈키 「......」
그러고보니까 우리 체중관리도...
세 사람의 반응은?
+1이 안나, +2가 시즈카, +3이 후미즈키.
주사위 값이 낮을 수록 : 하하... 다이어트 시작해야겠네...
주사위 값이 높을 수록 : 뭐, 맛있는 건 0칼로리라고 하잖아?
안나 「안나는…6조각... 시즈카 씨는…5…조각...」
시즈카 「되게 많이 먹었네...」
안나 「그러…게...」
시즈카 「하... 하하...」
안나 · 시즈카 「......」
안나 「다이어트…할까...?」 추욱
시즈카 「그러자...」 추욱
후미즈키 「저기, 괜찮은거야...?」
케이크 6조각 먹고 괜찮을 리가 없잖아...
얼마나 늘었으려나... 최근에 관리하고 있었는데...
후미즈키 「...에이, 고작 6조각 먹고 몸무게가 늘어나겠어?」
후미즈키 「맛있는 건 0칼로리라고 하잖아? 괜찮아, 괜찮아~」
안나 · 시즈카 「......」 찌릿
후미즈키 「히익! 무서워!」
시즈카 「...하아, 뭐 어쩌겠어... 이미 지나간 일인데...」
안나 「......」 끄덕
후미즈키 「...에? 괜찮아진 거야?」
그래... 시즈카 씨의 말이 맞다.
어차피 엎질러진 물, 다시 되돌릴 순 없는 거니까.
먹은 만큼 빼는 수밖에...
.
.
.
우린 케이크 뷔페를 나와 산책도 좀 할 겸,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후미즈키 「와아, 아이스크림 가게!」
안나 · 시즈카 「」 움찔
후미즈키 「얘들아,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갈래?」
시즈카 「아니... 난 괜찮아...」
안나 「안나도…마찬…가지...」
후미즈키 「그래? 그럼 잠깐만 여기서 기다려 줘. 금방 사고 올 게.」 다다닷
안나 · 시즈카 「......」
후미즈키 씨는 가게로 달려가서 아이스크림을 가지고 왔다.
물론 우린 사양했기 때문에 아이스크림은 단 한 개 뿐이였다.
후미즈키 「아암~♪」 냠
후미즈키 「음~ 딸기 파르페 맛있어~♬」
안나 · 시즈카 「......」 빠직
정말 맛있다는 듯이 아이스크림 먹방을 시작한 후미즈키 씨.
아, 한 대 쥐어박을까... 그냥...
어제 케이크 뷔페에서 엄청나게 먹어 대서 몸무게를 걱정했는데
집에 가서 몸무게를 재어보니 얼마 찌지도 않았다.
안나 「괜히…걱정한 거…있지.」
시즈카 「나도 마찬가지였어. 너무 진지하게 생각했는걸, 우리.」
안나 「그러게.」
안나 「그런데...」
후미즈키 「하아...」 좌절
안나 「...후미즈키 씨…오늘…상태가 이상…한데?」
시즈카 「혹시 몰라서 몸무게를 재봤는데 많이 늘어났다고...」
안나 「아아...」
그러고 보니 케이크 뷔페에서 후미즈키 씨가 제일 많이 먹지 않았었나.
게다가 아이스크림까지 먹었으니까...
안나 「저대로…둬도…괜찮겠지?」
시즈카 「내버려두자. 말 걸어봤자 들리지도 않을 걸.」
안나 「그렇…겠지...」
《11월 레슨 2주차》
안나 : 29.5/50
후미즈키 : 30.5/50
시즈카 : 36.5/50
*주사위를 굴려 '상승수치' 결정. (상승수치 = 주사위 십의 자리 + 1)
안나는 +1, 후미즈키는 +2, 시즈카는 +3.
「안녕하세요. 주말에 푹 쉬셨나요?」
시즈카 「네.」
안나 「기운…넘쳐요.」
「기운이 넘치는 것에 비해 말이 느린 것 같지만... 뭐, 원래 안나 씨는 그러니까 넘어가기로 하고...」 힐끗
후미즈키 「......」 추욱
「...후미즈키 씨, 무슨 일 있었나요?」
시즈카 「아... 네.」
안나 「어제…케이크 뷔페에…갔었…어요.」
「케이크 뷔페요?」
시즈카 「덤으로 후식으로 아이스크림까지 먹고요.」
「...아아, 뭐 때문인지 알겠네요.」
우린 직접적으로 후미즈키 씨에게 벌어진 일을 얘기하진 않았지만
트레이너 씨는 단번에 알아채고 후미즈키 씨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몸을 살짝 훑어본 후 말을 꺼냈다.
「후미즈키 씨, 살 찌셨군요.」
후미즈키 「」 뜨끔
「지난주보다 아주 조금이지만 뭔가 늘어난 거 같은데, 한 1~2kg?」
후미즈키 「......」
시즈카 「우와... 너무해...」
안나 「정곡을…찔러도, 저렇게…심하게…찌를 필요는, 없는…데...」
이건 찌르는 걸 넘어서 거의 후벼 파는 수준인데...
트레이너 씨가 잔인한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저건 너무...
「자, 어서 일어나세요. 연습 시작해야죠.」
후미즈키 「......」 휙
시즈카 「아, 삐졌다.」
안나 「뭐, 당연…하다고, 생각해.」
저 정도로 세게 찌르... 아니, 후벼 파면
상대가 아무리 친하더라도 삐지는 게 당연하겠지
그리고 트레이너 씨랑 후미즈키 씨는 나쁜 사이는 아니지만 좋지도 않으니까.
「...하아, 그렇게 있다간 살이 더 늘어날 걸요.」
후미즈키 「」 움찔
「그럼 오늘은 후미즈키 씨를 위해서 다이어트를 겸한 레슨을 해보도록 할까요.」
후미즈키 「......」 벌떡
시즈카 「아, 일어났다.」
후미즈키 「얘들아, 어서 레슨 시작할까.」
안나 「기운…차렸구나.」
트레이너 씨가 했던 채찍 같은 말이 약이 되었나,
평소처럼은 아니지만 아까는 없었던 굳은 의지가 솟아나왔다.
「좋아요, 그럼 오늘의 레슨을 시작해보도록 하죠.」
안나 · 시즈카 · 후미즈키 「네!」
안나 : 29.5 → 33.5
후미즈키 : 30.5 → 39.5
시즈카 : 36.5 → 40.5
-시즈카의 집
지난주에 시즈카 씨가 약속했었던 우동 요리.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시즈카 씨가 직접 자기 집으로 초대해줬다.
『딩동~♪』
안나 「......」 킁킁
안나 「...우동 냄새…조금…나는 거…같은데...」
『달칵』
시즈카 「아, 왔구나.」
안나 「응. 그런데…그 앞치마, 차림은…뭐야?」
시즈카 「그게 만들고 있었거든. 그래서 급하게 나온다고...」
안나 「아아...」
하긴, 나도 택배 받으러 나갈 때
가끔씩 앞치마 두른 채로 받으러 갈 때가 있으니까.
그 땐 정말 부끄럽지...
시즈카 「자, 여기서 가만히 서있지 말고 어서 들어와.」
안나 「아, 그럼…실례…하겠…습니다.」
.
.
.
시즈카 「자, 드디어 완성!」
안나 · 후미즈키 「오오!」
뚜껑을 열자마자 고소한 향기가 코를 자극했다.
가게에서 주문한 우동과는 다른 또 다른 향기가...
안나 「얼른, 먹고…싶은 걸.」
시즈카 「재촉 안 해도 줄 거야. 자, 여기.」
후미즈키 「고마워~」
냄비에 있는 우동을 시즈카 씨가 사발에 담아서 우리에게 건네주었다.
이렇게 보니까 정말로 가게에서 파는 우동 같잖아...
시즈카 「자, 어서 먹어봐.」
안나 「그럼...」
안나 · 후미즈키 「잘 먹겠습니다.」
「후릅」
안나 「오오...!」
후미즈키 「맛있어!」
안나 「면에서…단 맛이... 시즈카 씨, 이거...」
시즈카 「응. 놀이공원에서 너희들이 먹었던 면이랑 같은 거야.」
후미즈키 「면의 단 맛이 고소한 육수와 이렇게 어울릴 줄이야~」
안나 「면과…육수, 따로 놀지…않아. 서로…부족한 맛을…보충해주고…있어.」
시즈카 「그렇게까지 평가해주다니, 애써 만든 보람이 있는걸.」
시즈카 「자, 더 있으니까 한 그릇 비우면 다시 담아 줄게.」
안나 · 후미즈키 「네!」
그렇게 우동의 맛에 감탄하며 계속 먹다보니
우동으로 가득 차있었던 냄비가 바닥을 드러냈다.
역시 시즈카 씨의 우동은 뭔가 달라도 다르다는 걸 새삼스럽게 다시 느꼈다.
후미즈키 「아, 잘 먹었다~」
안나 「먹는 걸로…이렇게까지…행복해…지다니, 처음…이야.」
시즈카 「너무 과찬인걸...」
안나 「이제, 부엌 정리…할 거지? 조금…도와줄게.」
시즈카 「아냐, 괜찮아. 너희들은 거실에 가서 쉬고 있어.」
안나 「혼자…하긴, 좀…많은 거…같은데.」
시즈카 「아...」
부엌 상태는 밀가루, 야채 껍질 그리고 조리기구 등등으로
혼자 정리하기엔 좀 시간이 꽤 걸릴 정도로 어질러져 있었다.
후미즈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고 답례를 하지 않는다는 건 뭔가 양심에 걸린단 말이지.」
시즈카 「...그럼, 미안하지만 조금 도움을 받기로 할까.」
정리 도중 할 예기 or 정리 후 놀러 갈 장소
+~2까지.
시즈카 「~♪」 흥얼흥얼
본격적으로 설거지를 시작한 시즈카 씨.
어제 밀린 설거지와 오늘 해야 할 설거지가 거의 산더미 같아도
짜증내기는커녕 오히려 노래를 흥얼거리며 그릇을 닦고 있었다.
후미즈키 「...그나저나 시즈카의 저 앞치마 차림, 꽤 좋지 않아?」
안나 「갑자기…무슨 말...」
안나 「그것보다, 카메라…모드, 얼른…꺼.」
후미즈키 「알겠습니다.」
식탁을 닦다 말고 시즈카 씨를 몰래 도촬하고 있는 범인을 즉석에서 검거하였다.
...시즈카 씨의 앞치마 차림이라...
난 시즈카 씨를 살짝 쳐다보았다.
시즈카 「~♪」 ←하늘색 앞치마
안나 「...부정 할 순…없네.」
후미즈키 「그렇지!」
안나 「앗, 후미즈키 씨…조용...」
시즈카 「음? 둘 다 무슨 얘기하는 거야?」
후미즈키 「아, 아무 얘기도 안 했어!」
시즈카 「중얼거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렸는데, 무슨 말이야?」
후미즈키 「아...」
큰 목소리로 공감을 한 후미즈키 씨 때문에
우리들의 뒷담화...는 발각되었다.
발각 된 이상 그냥 넘길 수는 없었기 때문에 난 머리를 쥐어짰다.
그리고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문장을 생각해냈다.
안나 「아, 음... 우동…맛있었…다고…얘기하고…있었어.」
후미즈키 「응? 아, 응! 맞아! 우동 맛있었지!」
후미즈키 「나중에 가게 하나 차리면 아주 잘 팔릴 거야! 응!」
시즈카 「그... 그 정도까진 아니라니까...」
시즈카 씨는 얼굴을 붉히며 자신을 낮췄다.
그런데 진짜로 시즈카 씨의 우동 맛...
이걸 사람들에게 팔게 된다면 엄청 잘 팔릴 거 같은데.
안나 「시즈카 씨, 정말로…장사 해 볼…생각, 없어?」
시즈카 「장사 차릴 생각 하나도 없거든.」
시즈카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은 오직 톱 아이돌이 되는 것, 그것뿐이야.」
시즈카 씨의 마지막 문장에 진심이 느껴졌다.
톱 아이돌인가...
후미즈키 「아아... 그래도 되게 아쉬운 맛인데...」
시즈카 「...만약 아이돌을 은퇴하게 된다면 가게를 차릴지도?」
후미즈키 「정말?!」
시즈카 「아마도 말이야, 아마도.」
후미즈키 「만약에 가게를 차리게 된다면 내가 시즈카 가게의 첫손님이 될 거야!」
.
.
.
정리를 끝내고 우리들은 거실 소파에 앉아 TV를 시청했다.
♪~dear...~♪
『쇼윈도에 비치는 건 나 혼자, 미소가 넘치는 보이프렌드·걸프렌드♪』
『눈물도 온기도 꿈도 닿지 않아 보이지 않아 느껴지지 않아♪』
안나 「저 사람이…코노미…씨?」
시즈카 「응. 맞아.」
후미즈키 「코노미 씨 귀엽지~ 저런 작은 몸에서 어른스러운 목소리가 나오다니~」
시즈카 「...본인 앞에서 그런 말을 했다간...」 중얼중얼
후미즈키 「음? 무슨 말 했어?」
시즈카 「아니... 아무것도...」
안나 「......」
난 말없이 TV에 나오는 코노미 씨에게 집중했다.
좋은 가사, 노래에 어울리는 목소리.
그리고 의상과 콜라보를 이루는 댄스.
게다가 관객들에 대한 무대 매너까지...
안나 「......」
코노미 씨의 라이브 모습을 계속 보고 있으니까
지금 극장에서 레슨을 받고 있는 나와 비교하게 된다.
좋지도 않은 목소리, 아주 엉성한 댄스...
무대 매너 같은 건 뭔지도 모른다...
안나 「...하아...」 추욱
시즈카 「? 안나? 왜 갑자기 축 쳐진 거야?」
안나 「그게...」
난 시즈카 씨와 후미즈키 씨에게 내 고민을 털어놨다.
안나 「그런…거야...」
후미즈키 · 시즈카 「......」
안나 「해도…한 것 같지가…않아... 다음날, 되면…몸이…굳어 버려...」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내 말을 듣기만 했다.
공부를 해도 다음날이 되면 잊어버리는 거,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한 번 쯤은 경험해보지 않았을까.
그런데 난 그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고치고는 싶지만 여전히 고쳐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안나 「...안나...」
안나 「아이돌…실격-」
후미즈키 「안나!」 벌떡
안나 「우앗!」
시즈카 「후, 후미즈키?」
후미즈키 씨는 내가 하려는 말을 끊고 날 불렀다.
후미즈키 「얘들아, 심심한데 어디 나갈까?」
후미즈키가 안나, 시즈카와 같이 갈 곳
1. 기분 전환 겸 오락실!
2. 바람이라도 맞으면서 풀자. 산책
먼저 2표.
후미즈키 「조금 찬바람인걸.」
안나 「...응.」
시즈카 「12월엔 더 추워지겠지? 으으...」
후미즈키 「아아... 그러네...」
조금 쌀쌀한 바람,
그래도 시원한 게 뭔가가 기분 좋았다.
후미즈키 「...역시 기분전환에는 바람 쐬는 게 최고인거 같아.」
안나 「노는 걸…좋아하는…후미즈키 씨가, 그렇게…말해도...」
후미즈키 「가벼운 문제 같은 건 노는 걸로 해결할 수 있었는데, 실력 부족이나 누구랑 싸웠을 때 같은 심오한 문제는 노는 것만으로는 해결 할 수 없더라고.」
안나 「그렇…구나.」
시즈카 「하긴, 바람을 맞으면서 머리를 식히는 게 더 좋을 때도 있지.」 후릅
안나 · 후미즈키 「......」
시즈카 「...음, 뭐야?」
안나 「시즈카 씨, 그거…뭐야?」
시즈카 「우동 육수.」
안나 · 후미즈키 「......」
시즈카 「...왜, 뭐가 이상해?」
이상한 건 둘째 치고...
대체 그건 언제 챙긴 거지...
시즈카 「좀 쌀쌀할 탠데, 너희들도 좀 마실래?」
안나 「아, 응. 고마…워.」
시즈카 씨는 주머니에서 작은 물통 두 개(솔직히 그냥 평범한 크기의 물통이다.)를 건네주었다.
뚜껑을 열고 안의 내용물을 확인했다.
오늘 시즈카 씨가 우동을 만들 때 쓴 육수였다.
안나 「...시즈카 씨의…주머니... 뭔가…신기하단…말이지...」
시즈카 「방금 뭐라고 했어?」
안나 「아냐, 아무…것도...」
일단 물통 안의 육수를 마셨다.
아직 뜨거워서 거의 핥듯이 마셨지만, 그래도 숨길 수 없는 깊은 맛이 느껴졌다.
시원한 바람을 맞고 따뜻한 육수...를 마시며 걸으니 어느새 공원까지 다다랐다.
시즈카 「꽤 걸었는걸.」
후미즈키 「그래서... 안나, 기분은 좀 나아졌어?」
안나 「기분은…나아졌지만, 그래도…고민은…아직...」
산책로에서 바람을 맞으면서 걸으니 기분 전환은 되었다.
하지만 기분 전환을 한다고 내 마음속에 걸리는 고민이 해결되는 건 아니었다.
...갑자기 다시 생각하니까 갑자기 기분이 우울해진다...
안나 「...안나, 잘…모르겠어...」
안나 「안 될 때…마다, 다음엔…잘해야지…라고, 생각…하는데...」
안나 「솔직히…지금, 이 길이…나에게…맞는 길인지…전혀, 모르겠어...」
후미즈키 「그럼, 그 길이 맞는지 한 번 알아보도록 할까.」
안나 「...어떻…게?」
후미즈키 「공원에 있는 사람들에게.」
시즈카 「잠깐, 뭐라고?」
후미즈키 씨의 말 그대로다. 정말로 공원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거다.
그런데 대체 어떻게...?
난 그 방법이 뭔지 후미즈키 씨에게 물었다.
후미즈키 「뭐긴 뭐겠어. 버스킹이지, 버스킹.」
안나 · 시즈카 「버스킹?」
후미즈키 「사람들도 꽤 있으니까, 지금 하면 꽤 괜찮지 않겠어?」
시즈카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갑자기...?」
후미즈키 「내가 갑자기 이런 말해서 당황스러울 건 알고 있어.」
후미즈키 「그래도 우리가 여태까지 연습해 온 걸 사람들에게 물어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잖아?」
안나 「그건...」
후미즈키 씨가 갑자기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한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런데 뭐라고 반박할 수 없었다...
확실히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 내 실력을 뽐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그래도 아무런 준비 없이 버스킹을 한다는 건 좀...
그리고... 과연 지금 내 노래와 춤을... 사람들이 재밌게 봐줄까...?
후미즈키 「어떻게 할래? 굳이 안 해도 상관없는데.」
안나 「......」
안나의 선택은?
1. 한 번 해보자.
2.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겁난다.
3. 갑자기 하는 건 무리, 내일이나 다음 주에 하자.
먼저 2표.
시즈카 「난 잘 모르겠으니까, 안나의 의견에 따를게.」
안나 「시, 시즈카…씨?」
나에게 결정을 맡기는 시즈카 씨가 조금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후미즈키 씨가 버스킹을 제안한 이유는 날 위해서다.
결국엔 내가 정하는 건가...
솔직히 버스킹이라고 한다면...
안나 「역시... 안나에겐…무리...」
후미즈키 「하긴, 갑자기 한다면 그렇겠지...」
후미즈키 「미안, 그럼 며칠간 준비 후에 공원에서 버스킹 하는 걸로-」
안나 「아니, 그 이유가…아니라...」
갑작스럽게 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긴 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안나 「안나, 조금…겁난다고…해야 할까...」
후미즈키 「겁난다니?」
안나 「그게... 버스킹하다가…사람들이…별로라고…야유, 보내면...」
후미즈키 「아아...」
버스킹을 하면서 나에게 향하는 시선...
솔직히 그 시선을... 난 견뎌낼 자신이 없다.
째려보는 시선이라면 더더욱...
후미즈키 「뭐, 안하겠다면 굳이 강요하진 않을게.」
안나 「응. 고마…워.」
후미즈키 씨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더 이상 버스킹에 관해선 얘기하지 않았다.
후미즈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래? 산책, 조금 더 할까?」
시즈카 「그러자. 여기까지 나왔으니 돌아가는 것도 좀 아쉽잖아.」
안나 「안나는…돌아…갈게. 조금…피곤해서...」
후미즈키 「...응, 알겠어. 다음에 보자, 안나.」
안나 「응. 바이바이.」
난 곧장 뒤돌아 바로 집으로 향했다.
산책이라는 거, 원래 조깅보다 피곤했었나.
...왜 도망치는 기분이 드는 걸까. 기분탓이겠지.
.
.
.
몇 시간 왔던 길을 다시 걸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난 2층으로 올라가 방 안의 침대에 드러누웠다.
안나 「하아...」
난 천장을 바라보며 고민했다.
계속해서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생각해오면서 보낸 날들을 또다시 되돌아보았다.
몇 번이고 되돌아본 것 같지만, 되돌아볼 때마다 마음이 욱신거린다.
안나 「좀 더…얘기해볼 걸…그랬나...」
지금 상황에서 내 얘길 진지하게 들어줄 수 있는 건 후미즈키 씨와 시즈카 씨 뿐인데...
난 왜 그 두 사람에게 도망치듯이 자리를 떠난 걸까.
무슨 이유를 가지고 내가 저지른 일인데도 그 이유가 좀처럼 생각나지 않는다.
안나 「......」
+~3까지 주사위
‘50’이상의 값이 한 개 이상일 경우 다음 이벤트로.
(‘50’이하면 다음날로.)
더 이상 생각해봤자 머리만 아플 뿐, 그냥 그만 두자...
난 오랜만에 침대에 누워 낮잠을 청했다. 이렇게 낮잠 자는 것도 얼마만인지...
안나 「......」
안나 「......」 뒤척뒤척
안나 「...으으...」
.
.
.
【11월 18일 (日)】
『띠리리리리리리리----』
안나 「...음냐...」
졸린 눈을 부비며 난 알람을 껐다.
오전 7시30분, 어제 분명히 5시에 잤었는데... 대체 얼마나 피곤했던 걸까.
안나 「...머리…아파.」
오래 잤으니까 머리가 아픈 건 당연한 거겠지.
안나 「아침…먹을까.」
안나의 일요일 일정
1~50 : 집에서 보낸다.
51~100 : 누군가에게 문자가 왔다.
먼저 2표.
창 밖에서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온다.
지저귀는 소리 덕분에 울적했던 마음이 어느 정도 진정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기분 좋은 일을 경험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런 거였나.
안나 「...정리…할까.」
.
.
.
설거지를 끝내고 난 다음 일정을 생각해봤다.
오늘은 후미즈키 씨랑 시즈카 씨한테 연락은 안 왔네...
그러고 보니, 이벤트 던전 오늘까지라고 했지.
안나 「어서…접속하자.」
이번엔 히든 아이템, 빨리 나오길...
아, 그리고 지난번에 내 아이템을 뺏은 그 닌자를 다시 만난다면...
패널티고 뭐고 신경 안쓰고 바로 PK다...
시즈카 「...안나, 토요일 때보다 더 지친 거 같지 않아...?」
후미즈키 「그러게...」
안나 「......」 머-엉
지난 이벤트 던전에서 만난 그 닌자...
이번에도 스틸 당했다...
심지어 PK도 못했어...
뭐냐고...! 배워도 쓸데도 없는 은신 기술은 왜 배운 건데...!
후미즈키 「안나, 아직도 걱정하고 있는거야...?」
내 모습이 그렇게 안쓰러웠나.
후미즈키 씨가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안나 「고민은…일단, 털어…냈어.」
안나 「조금…이나마...」
후미즈키 「그렇구나, 다행이다...」
후미즈키 「그럼 왜 그렇게 멍하니 벽에 기대고 앉아 있는거야?」
안나 「그게… ….」
난 어제 이벤트 던전에서 있었던 일을 후미즈키 씨에게 얘기했다.
안나 「꽤 유명한…닌자, 였어. 알고…보니까.」
후미즈키 「...설마 그 게임 이름이 월드 오브...」
안나 「아, 후미즈키 씨도…알고…있구나.」
후미즈키 「...몇 시에 있었던 일이였어?」
안나 「음... 아마…4시, 였을…거야.」
후미즈키 「...안나, 게임 닉네임이...」
안나 「'cute_rabbit'인데.」
후미즈키 「......」
후미즈키 씨가 갑자기 벌레 씹은 표정을 지으며 말을 멈췄다.
안나 「...후미즈키…씨?」
후미즈키 「아냐! 난 아무것도 안했어!」
안나 「응? 뭘…했다는…거야?」
후미즈키 「에? 아, 그게, 저, 음...」
『달칵』
「세 분 다 모이셨네요. 주말에 푹 쉬셨는지-」
후미즈키 「아, 트레이너 씨! 어서 레슨 시작하도록 하죠!」
「에? 후미즈키 씨, 갑자기 왜 이러시는...」
후미즈키 「그것보다 어서 시작하자구요! 아직 부족한 부분, 많이 있잖아요?」
「아, 그러네요. 그럼 몸 풀고 바로 시작하도록 할까요.」
후미즈키 「네에!」
시즈카 「...후미즈키, 갑자기 열혈 상태가 됐어...」
안나 「응...」
후미즈키 씨가 저런 상태로 변할 때는 뭔가 찔리는 게 있을 때인데...
뭐지? 후미즈키 씨, 뭔가 찔릴만한 짓을 했나?
《11월 레슨 3주차》
안나 : 33.5/50
후미즈키 : 39.5/50
시즈카 : 40.5/50
*주사위를 굴려 '상승수치' 결정. (상승수치 = 주사위 십의 자리 + 1)
안나는 +1, 후미즈키는 +2, 시즈카는 +3.
고로 이번 주는 3인 합동 레슨이다.
각자의 실력이 향상 되었으니 무턱대고 세 명에서 합동 레슨하는 것보단 낫겠지...
싶었는데...
안나 「앗!」 쿵
시즈카 「으앗!」 꽈당
『달깍』
「괜찮으신가요?」
안나 「네...」
시즈카 「괜찮아요.」
「안나 씨는 너무 왼쪽으로, 시즈카 씨는 너무 오른쪽으로 갔어요.」
「위치 선정을 실수하게 된다면 아까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니 주의 해주세요.」
안나 · 시즈카 「네...」
내 실력이 전혀 향상되지 않았다는 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
.
.
「자, 그럼 10분 동안 휴식 후 이어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안나 · 후미즈키 · 시즈카 「네.」
순식간에 찾아온 휴식 시간.
땀이 줄줄 흐르고 숨이 가파르게 쉬어지지만
그런데도 레슨을 계속하고 싶다.
아니... 정확하겐 계속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후미즈키 「개인 레슨보단 팀 레슨이 더 수월할 줄 알았는데, 트레이너 씨... 너무 빡세...」
시즈카 「그래도 우릴 위해서 쓴 소리 하는 거잖아.」
후미즈키 「하지만 힘들어도 너무 힘든걸! 안나도 그렇게 생각하지?」
후미즈키 「...안나?」
시즈카 「후미즈키, 저기.」
후미즈키 「...헤에...」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 그 때가 기회라고 했었나.
물병 물 한 모금 마시고 자리에 일어나서 바로 안무 점검을 시작했다.
안나 「1... 2... 3... 4...」
안나 「그리고 여기서... 턴, 으앗!」 휘청
힘차게 실수했던 부분을 다시 시도해보았지만
아까 레슨 때 힘을 너무 뺐나보다.
몸이 균형을 잃고 그대로 넘어졌다.
안나 「아야야...」
안나 (이게... 아닌데...)
이번 주 레슨도 내 몸이 제대로 움직여 주지 않은 주였다.
이런 날이 매번 지속되면 안 될 탠데...
안나 : 33.5 → 37
후미즈키 : 39.5 → 49
시즈카 : 40.5 → 42
(소수점은 전부 반올림 했습니다.)
안나 「......」
안나 「...하아...」
집안일과 학교 숙제들을 다 끝냈다.
게임 이벤트도 모두 출석했다.
그래서 지금, 난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한숨을 쉬고 있는 중이다.
안나 「너무…심심…해...」
1~50 : 그대로 잠에 빠진다.
51~100 : 누군가에게 문자가 도착한다.
먼저 2표.
안나 「...문자?」
안나 「누구한테…온 거지...」
+1이 문자를 보낸 사람
+2가 문자의 내용
----------
보낸 이 : 후미즈키 씨
안나! 잘 쉬고 있어?
그게 오늘 꽤 심심하잖아? 그래서 같이 어디 놀러갈까 생각중이야.
시즈카랑 세리카는 오늘 많이 바쁘다고 해서 안 된다고 그러고...
이런 부탁을 들어줄 사람은 안나밖에 없어!
오늘 오후 1시까지 카페로 와 줘!
----------
그냥 오늘은 각자 집에서 푹 쉬면 안 되는 걸까...
그렇지만 집에만 있기도 심심하니 나가볼까.
.
.
.
-카페 (낮 12시 50분)
후미즈키 「아, 안나!」
안나 「먼저…와 있었…구나.」
후미즈키 「문자 보낼 때 바깥에 있었거든. 조금 일찍 출발했는데, 그러길 잘했네.」
안나 「그래서…뭐 하면서…놀거야?」
1. ...그러게? (카페 안으로 들어가서 수다)
2. 간만에 오락실이나 가자!
먼저 2표.
안나 「」 휘청
후미즈키 「따로 정해놓은 곳도 없으니 그냥 오락실이나 가보도록 할까?」
안나 「으, 응...」
항상 놀러갈 때 목적지를 항상 정해 놓던데...
이번엔 그냥 마음 가는대로 가는 건가.
.
.
.
-오락실
후미즈키 「오락실도 되게 오랜만에 오는 걸.」
안나 「그러…게...」
예전엔 오락실에 혼자서라도 자주 놀러왔었는데
요즘은 그다지 오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아서 신경을 끄고 있었다.
안나 「그럼…뭐 먼저…할 거야? 후미즈키…씨.」
안나 「...후미즈키…씨?」
후미즈키 씨는 이미 저 안으로 먼저 들어가 있었다.
후미즈키 「안나! 이거 먼저 하자!」
안나 「...엄청…빠르네...」
첫 번째로 하기로 한 게임은 ‘타임 크라이시스 4’.
안나 「...지난번엔…안나가 졌지만, 이번엔…이길 거야...」
후미즈키 「후훗, 기대할게?」
안나 「각오…해야…할 걸.」
오락실에서 벌어지는 상황
+~2까지.
후미즈키는 절망
이번엔 지난번보다 더 집중해서 플레이했다.
나도 놀랄만큼 훌륭한 플레이를 하고 있었지만...
후미즈키 「오예! 머신건!」
안나 「칫...」
상대는 후미즈키 씨.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다.
현재 간소한 점수 차이로 후미즈키 씨가 앞서고 있는 상황.
보스전이 거의 막바지인 상황에서 후미즈키 씨가 큰 실수를 저질러 버렸다.
『탕!』
후미즈키 「으앗! 잘못 쐈다아!」
안나 「조금…아프지만, 고마…워.」
후미즈키 「으으, 하필 이럴때...!」
라이프가 하나 줄긴했지만
그래도 후미즈키 씨의 점수가 결정적인 순간에 감점되었다.
그렇게 아슬아슬한 점수차로 내가 몇 백 점 차이로 이겼다.
후미즈키 「져...졌다...」
안나 「후우... 좋은…승부였어. 후미즈키…씨.」
후미즈키 「......」 추욱
안나 「그, 그렇게…충격이…큰 거야?」
후미즈키 「...아직이야...」
안나 「...?」
후미즈키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어! 다음 라운드로 넘어간다!」
후미즈키 「2라운드는 저거다!」
후미즈키 씨가 다음 게임으로 지목한 것은 펌프.
...그나저나 이거, 라운드전이였어?
후미즈키 「자, 가자!」
안나 「앗, 응.」
먼저 4점을 획득하는 사람이 이기는 룰.
처음엔 후미즈키 씨가 제안한 룰에 나도 찬성했지만...
안나 「하아... 하아...」
후미즈키 「아직까지도 승부가 나지 않다니...」
왜 이렇게 막상막하인걸까.
8곡까지 계속 무승부다.
안나 「그냥, 더 높은 점수, 받는 사람이…이기는 걸로…할까.」
후미즈키 「그전에 좀 쉬었다 하면 안될까? 너무 힘들어...」
결국 더 높은 사람이 1점을 획득하는 것으로 룰을 바꿨다.
재대결을 하기 전, 자리에 나와 뒤에있는 벤치에 앉아서 좀 쉬기로 했다.
안나 「하아... 힘들…었어...」
후미즈키 「그래도 예전엔 5곡만 해도 힘들어했었는데, 많이 발전했구나. 우리.」
안나 「그러…네.」
매주 극장에서 받는 레슨에 비하면 이 정도는 뭐...
후미즈키 「그나저나, 안나는 여전히 펌프 잘하는구나. 연습했어?」
안나 「음? 아니, 그냥…보이는대로…밟은 것, 뿐이야.」
후미즈키 「그... 그 어려운 스탭을...」
안나 「18레벨을…SS로 클리어…하면서...」
후미즈키 「음, 그런가?」
『~♪』
후미즈키 「...음? 이 곡...」
안나 「레슨 때…쓰는 곡, 펌프 수록곡…이였구나.」
앉아있는 상태에서 한 번 밟아보았다.
쉽다. 한 9정도 될려나.
...그러고 보니 펌프 할때는 15레벨도 무난하게 S로 클리어 하는데
레슨 받을 때는 왜 그렇게 허우적거리는 걸까.
안나 「......」
후미즈키 「음? 안나, 왜 그래?」
안나 「아무것도…아냐. 잠시…멍때리고…있었어.」
안나 「다 쉬었으면…할까, 재대결.」
후미즈키 「좋아, 2라운드는 무조건 따낼거니까!」
...뭐, 게임과 현실은 다르니까.
현실도 게임처럼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후미즈키 씨를 따라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
후미즈키 「으아~! 재밌었다.」
안나 「후미즈키 씨, 그런데 우리, 어디로…가는거야?」
후미즈키 「아, +~3으로.」
안나와 후미즈키의 다음 행선지
+~3까지 정한 후, 주사위
'높은 값'으로
후미즈키 씨가 날 데리고 간 곳은
『딩동-♪』
후미즈키 「시즈카~!」
안나 「......」
다름 아닌 시즈카 씨의 집이였다.
안나 「...저기, 후미즈키…씨, 연락, 한거지?」
후미즈키 「응, 연락했어.」
안나 「그럼…상관 없지.」
뭐, 당연히 시즈카 씨에겐 연락하고 찾아온 거겠지.
『달칵-』
시즈카 「어서오세요.」
후미즈키 「안녕!」
안나 「놀러…왔어.」
시즈카의 반응
1~50 : ...여긴 무슨 일로 온거야?
51~100 : 기다리고 있었어. 얼른 들어와.
후미즈키 「응. 그런데... 이 냄새는?」
시즈카 「아, 너희들 온다고 해서 우동 만들고 있었어.」
후미즈키 · 안나 「오오!!」
시즈카 「자, 어서 들어와.」
후미즈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다음 상황 : +~2
라거 칭찬하는두사람
후미즈키 「으음~ 맛있는 냄새~!」 킁킁
시즈카 「후훗, 기대해도 좋을거야.」
안나 「그런데…저기 왜, 커튼이…달려있는…거야?」
후미즈키 「어라, 그러네. 원래 커튼은 없었잖아.」
시즈카 「너희 두 사람을 깜짝 놀래키고 싶었거든.」
안나 · 후미즈키 「?」
시즈카 씨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우리의 궁금증을 자극했다.
궁금증을 가지고 드디어 부엌에 도착했다.
시즈카 「그럼, 다들 놀랄 준비는 됐지?」
후미즈키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렇게 커튼까지 친거야?」
시즈카 「지금 공개합니다!」
『촤악-』
시즈카 씨가 커튼을 걷자 안에 보인 풍경은 엄청났다.
안나 「오오...!」
후미즈키 「우동 뷔페?!」
가케우동, 유부우동, 다누키 우동, 사누키 우동 등
여러가지의 우동이 식탁 위에 올라와 있었고
입구 옆에는 그릇과 육수가 담긴 큰 냄비가 있었다.
시즈카 「어떤 우동을 좋아할지 몰라서 그냥 집에있는 재료로 만들수있는 우동은 다 준비했어.」
안나 「이 많은 걸…혼자서?」
시즈카 「응. 조금 힘들긴 했지만...」
후미즈키 「시즈카, 정말 고마워!」 반짝반짝
시즈카 「별말씀을. 자, 물수건으로 손 닦고 먹고 싶은 만큼 마음껏 먹도록 해!」
안나 · 후미즈키 「네!」
.
.
.
안나 「......」 후릅
후미즈키 「......」 후릅
시즈카 「둘 다 어때?」
안나 · 후미즈키 「맛있어!」
시즈카 「맛있다니 다행이네.」
반칙이잖아, 이 깊은 맛이 나오는 육수는!
게다가 쫄깃쫄깃한 면의 식감, 마치 면에 허리가 있는 것 같다.
정신이 팔린 채 계속 먹다보니 어느새 한 그릇을 벌써 비웠다.
안나 「다음은…치카라 우동으로…할까.」
후미즈키 「아! 나도 치카라 우동 먹을거야!」
시즈카 「아직 많이 남아있으니까 먹고 싶으면 더 얘기하도록 해.」
안나 · 후미즈키 「알겠습니다!」
+~3까지 주사위
제일 낮은 값이 '50'이하일 경우 이벤트 발생
한참 우동 파티를 즐기던 도중
시즈카 씨가 후미즈키 씨에게 말을 건냈다.
시즈카 「나와 안나에게 뭔가 말할게 있다고 했었지?」
후미즈키 「아, 응. 그랬지.」
안나 「말할 게…있다고?」
안나 「그런 건…전화로 해도…괜찮잖아.」
후미즈키 「이 소식은 너희들에게 직접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
시즈카 「우리에게 직접?」
후미즈키 「응. 중요한 말이니까.」
안나 「그 소식은…뭐야? 좋은…소식?」
후미즈키 「그게… ….」
1~50 : 후미즈키 「.....」 (표정이 점점 굳는다.)
51~100 : 안나 · 시즈카 「정말?!」
먼저 2표.
시즈카 「...에에?!」
안나 「정말?!」
나와 시즈카 씨는 놀란 나머지 자리에서 번쩍 일어났다.
하지만 후미즈키 씨의 표정은 점점 굳어가기 시작했다.
시즈카 「...후미즈키, 데뷔 날이 잡혔다는 건 기뻐해야하는 소식이라고...? 왜 표정이 굳는거야...?」
후미즈키 「그게......」
후미즈키 씨는 우동을 먹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우리들의 시선을 회피하기 시작했다.
안나 「...후미즈키 씨...?」
후미즈키 「......」 휙
시즈카 「뭔데, 어서 말해줘. 궁금하잖아.」
후미즈키 「...3인 유닛에서...」
후미즈키 「...2인 유닛으로... 바꾸기로 했어...」
시즈카 「...어?」
후미즈키 씨가 그 말을 꺼내자
나와 시즈카 씨는 아까의 기뻣던 마음이 복잡한 마음으로 바뀌었다.
시즈카 「후미즈키, 그게... 무슨 말이야? 프로듀서는 데뷔할 때 3인 유닛으로 데뷔한다고-」
후미즈키 「프로듀서가 나에게 직접 전달한 사항이야.」
시즈카 「......」
시즈카 「...빠지는 사람은...누구야?」
후미즈키 「그게...」
후미즈키 씨는 아예 등을 완전히 돌려버렸다.
그리고 우리를 쳐다보지 않은채로 우리에게 말했다.
후미즈키 「...안나.」
안나 「...후미즈키…씨?」
후미즈키 「...미안해, 아무래도...」
안나 「......」
후미즈키 씨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안나의 맨탈
1~25 : 안나 「」 맨붕
26~50 : 안나 「거, 거짓말…이지?」
51~75 : 안나 「...그, 그렇구나... 안나가...」 훌쩍
76~100 : 안나 「응... 어느정도…예상…했어.」
+~3까지 굴린 후 제일 높은 값으로.
하긴, 나도 어느 정돈 생각해 둔 일이다.
나와 후미즈키 씨, 시즈카 씨의 3인조 유닛을 이뤄 데뷔하기엔 내 실력이 너무 부족하다.
뒤쳐진 나를 챙기려다가 후미즈키 씨와 시즈카 씨의 데뷔도 늦춰질 수 있다.
안나 「......」
후미즈키 「...안나, 괜찮-」
안나 「어느 정도…예상, 했었…으니까.」
뒤쳐진 한 사람 때문에 전체가 망가질 순 없다.
그래서 프로듀서 씨가 결정한 사항에 난 순응하기로 했다.
시즈카 「......」
시즈카 씨는 부엌 안을 한 번 둘러보고 혀를 찼다.
시즈카 「...큿!」
시즈카 「이런 최악의 소식 듣는 거였다면... 준비하는 게 아니였는데...」
후미즈키 「......」
시즈카 씨는 감정이 조금 격해졌는 지 자리를 박차고 부엌을 나갔다.
그렇게 부엌에는 우리 둘 밖에 남지 않았다.
후미즈키 「...그래서, 안나. 이제부터 아이돌, 어떻게 할거야?」
안나 「안나는… ….」
1~50 : 이제 그만둔다.
51~75 : 연습생 생활을 이어간다. (항의하진 않음.)
76~100 : 프로듀서에게 항의하러 간다.
+~3까지 굴린 후 '중간 값'으로.
후미즈키 「...그렇구나...」
안나 「시간을…허투로 보냈다고…생각하진…않아. 재밌었…으니까.」
안나 「몇 개월, 동안이나…후미즈키 씨랑, 시즈카 씨랑…같이, 춤췄으니까.」
짧다면 짧은 1달 동안의 연습생 생활.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정말 재미있었다. 계속하고 싶을 정도로.
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하는 법.
연습생 기간 동안 내가 보여준 것은 그저 실망스러운 모습들 밖에 없었다.
후미즈키 「항의하진...않는거야? 프로듀서 씨라면 마지막 기회를 줄 수도-」
안나 「응. 안나는, 아이돌은…영...아닌 거…같아.」
후미즈키 「뭐... 안나가 안 하겠다면 할 수 없지...」
후미즈키 씨는 한참동안 아무말이 없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미즈키 「미안, 안나. 나, 시즈카한테 좀 갔다 올게.」
안나 「응. 알겠…어.」
후미즈키 「안나도 이제 슬슬 돌아가도록 해. 난 시즈카랑 얘기를 좀 하고 집으로 갈게.」
안나 「......」 끄덕
후미즈키 씨는 부엌을 나갔다.
나도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집으로 향했다.
.
.
.
집에 도착하고 방으로 돌아가 침대에 몸을 던졌다.
안나 「...이렇게, 끝나는…구나.」
안나 「허무…하게...」
후미즈키 씨에겐 말 못했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
안나의 속마음
1~50 : 연습생 생활이라도 계속하고 싶다.
51~100 : 당장이라도 프로듀서 씨에게 가서 따지고 싶다.
먼저 2표.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는 날들의 반복이지만
여태까지 연습해왔던 과정들이 아까워서라도
지금의 생활을 이어나가고 싶다.
안나 「...제대로, 말해야…겠지.」
휴대폰을 집어들고 후미즈키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감정이 상한 후미즈키 씨가 전화를 받지 않을까 걱정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전화를 받았다.
안나 「여보…세요.」
후미즈키 『...안나구나, 무슨 일이야?』
안나 「그게...」
안나의 대사
1~25 : 그게... (잠시 말을 멈추며) 아냐... 아무…것도...
26~70 : 아까는, 조금…극단적이였어... 미안…해.
71~100 : 그 말, 지금 취소해도…괜찮은…거지...?
먼저 2표
안나 「그 때, 안나가 했던 말…있잖아...」
후미즈키 「아, 응... 연습생 그만 두겠다고 했던... 그 발언 말하는 거지?」
안나 「그 땐, 안나가…조금, 극단적…이였던거, 같아. 미안…해.」
후미즈키 「아냐, 미안해 할 것 까지야...」
후미즈키 씨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고 있었지만
목소리를 들어보면 후미즈키 씨, 방금 전까지 울고 있었다.
여태까지 후미즈키 씨와 통화해오면서 이 정도는 알 수 있게 되었다.
후미즈키 「그래서... 전화를 한 이유가 아까의 그 말 때문에 내가 상처 받았을까 봐 사과하려고?」
안나 「그것 뿐만…아니라...」
후미즈키 「...?」
안나 「그게...」
1~75 : ...미안, 다음에…말할게.
76~100 : 안나, 그만두지, 않을거야!
먼저 2표.
후미즈키 「...안나?」
안나 「...미안, 후미즈키…씨, 나중에, 다시…전화, 걸게.」
후미즈키 「아, 잠깐, 안-」
『뚝-』
안나 「......」
안나 「하아...」
후미즈키 씨에게 사실대로 고백하려는 순간,
'내가 혼자서 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후미즈키 씨와 시즈카 씨의 도움을 받고도 이 정도인데...
두 사람이 데뷔 후,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면
난 홀로 연습생 생활을 계속해야 한다.
안나 「......」
두 사람과 같이 데뷔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고민하는게 아니다.
과연 내가 연습생 생활을 잘 해쳐나갈 수 있을까?
만약 아이돌로써 데뷔하게 된다 하더라도 그 이후의 일을 내가 버텨낼 수 있을까?
무대 위에서... 나 혼자서...
안나 「...마음가짐, 글러…먹었어...」
안나 「혼자서도…잘 해야지...」
아이돌이 되고 싶다는 마음가짐,
난 그때 어떻게든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기 위해서 잠시 착각에 빠졌었던건 아닐까?
'후미즈키 씨와 시즈카 씨의 옆에서 무대를 보고싶었다.'
실제로는 그런 단순한 이유가 아니였을까?
안나 「...자자, 머리…아파.」
안나 「......」
안나 「안나는…정말로, 진심, 일까...?」
난 그때 풀기 싫은 문제를 그냥 가볍게 미룬건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 하다가 일요일 하루 전체를 보냈다.
그리고 다음날, 학교에서도 같은 생각을 하고
하교 후, 난 느린 걸음으로 교실 밖을 나왔다.
【11월 26일 (月)】
안나 「......」
이제 어떻게 할까.
지난주처럼 극장으로 가서 연습생 생활을 계속할까.
아니면 후미즈키 씨에게 얘기한대로 그냥 깨끗히 정리할까.
*안나의 선택
1~45 : 집으로 돌아간다.
46~90 : 극장으로 향한다.
91~100 : ??? 「왜 그리 축 쳐지셨나요?」
먼저 2표.
(91~100은 한 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