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유이카는... 스스로 모두 잊는걸 선택한거야... 그러니까...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그게 너무 미안해..."
키리코 "그, 그렇지 않아...!"
키리코가 다급하게 외쳤다.
키리코 "아...! 저... 저도 모르게 큰 소리를..."
키리코는 숨을 고르고 차분하게 말했다.
키리코 "프로듀서 님은......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어요... 프로듀서 님이 선택한 게 아니야... 프로듀서 님은... 계속 저희들을 위해서 행동했을 뿐이잖아요... 근데... 술 때문에... 운이 안좋아서... 그런 것 뿐이잖아요..."
P "그런 말을 해도 결과적으로는......"
키리코는 프로듀서의 말에 손으로 크게 X 표시를 만들었다...
키리코 "그, 그러니까... 이제... 더 이상... 나쁜 운은... 사라졌을 거예요. 그러니까 절대로... 절대로 낙담하시면 안돼요...! 에잇!"
키리코가 프로듀서의 이마에 뭔가 붙였다. 커다란 반창고다.
키리코 "행운의... 반창고(?)... 에요! 그러니까... 분명... 이제부터는... 마음이 닿을 수 있어요! 할 수 있어요! 유이카쨩의 마음을 다치지 않고서... 해줄 수 있는 게 분명히 있다고 믿어요!"
P "!"
키리코 "그... 그렇지 않으면... 저..... 마음이 아플 거 같아요"
갑자기 끝에 와서 한없이 진지해지는 키리코. 정말 알 수 없는 사람이다. 자신이 아프기 때문에 자신을 위해서 너는 아파하지 말라는 것인가. 너무 강한 이타심은 이기심으로 나타나는 걸까. 겉은 인형같이 생겼으면서 이런 부분에서는 할머니보다 더 단호한 것 같다. 그렇지만... 유이카도, 사쿠야도, 후유코에게도 느끼지 못한 감정이다. 그녀만은 정말 마지막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단호하게 사귀고 있다고 말하자 유이카의 눈이 순간 촉촉하게 빛이 났다. 대답은 하긴 했지만... 물론 프로듀서는 알고 있다. 바로 얼마전에 유이카가 똑같은 말을 했었다는 것이다. 어느 음식점 앞에서 유이카는 키리코와 프로듀서의 관계를 알고 있다고 했고, 좋아하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그 이후에 프로듀서의 기억이 돌아와 유이카에게 솔직하게 말을 했던 것이다.
유이카 "...미안해. 괜한 걸 물어봤네~ 이야. 키리코쨩 대박인데? 언니들보다 먼저 남친이 생기다니 부럽다~"
유이카는 팔을 쭉 펴고 혀를 낼름거렸다. 민망함과 부끄러움. 유이카의 얼굴에 그렇게 쓰여있다. 하지만 프로듀서가 느끼는 감정은 그보다 더 큰 당혹스러움이었다.
맞는 정도로 끝나면 다행이다. 유이카는 작은 손을 말아쥐고는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래. 날 때려서 분이 풀린다면 마음껏 해도 좋아. 프로듀서는 그렇게 생각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이윽고 유이카는 손을 번쩍 올리더니 프로듀서를 향해 내질렀다.
하지만 그녀의 주먹은 프로듀서의 가슴을 살짝 터치했을 뿐, 유이카는 힘에 부치는지 그만 그대로 프로듀서의 앞에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P "유이카?! 괜찮..."
프로듀서가 놀라 유이카에게 손을 뻗자 유이카가 냉정하게 손을 뿌리쳤다. 원망과 증오가 유이카의 눈망울에 비쳤다. 그렇게 날카롭게 쏘아보는 것은 처음 보았다. 유이카는 한참을 그렇게 앉아있더니 갑자기 조용히 일어나 말했다.
유이카 "나... 이해되지 않았어. 어째서 나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는지... 키리코와 사귀고 있는 주제에, 이제와서 뭘 어쩌겠다고...? 차라리 모르는 편이 나았잖아. 바보같아. 왜 그렇게 바보같은 거야?"
P "...미안해"
유이카는 날카롭게 프로듀서를 바라보았다.
유이카 "하아..... 그래..... 적어도 당신은..... 거짓말은 하지 않았으니까...... 내가 알고 있었던 프로듀서는..... 그래도 조금은...... 남아있던 걸까?"
의미불명의 말을 하는 유이카. 거의 자포자기를 한 눈치였다.
P "정말 미안해"
유이카 "사과할 필요 없어"
P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유이카 "......지쳤어. 그만해. 사과듣는 것도 힘들어. 그냥...... 당분간은 같이 마주보고 일 못하겠어..."
P "쉬어도 괜찮아"
유이카 "아냐...... 이제 그만해... 적어도... 내가 기억을 잃은 동안에도... 날 위해 힘써줬던 것도 기억하고 있어. 그건 고마워... 그러니까... 용서할테니까... 프로듀서도 더 이상 나에게 신경쓰지 마. 당분간... 몇 달간 만이라도... 당신을 볼 용기가 나지 않으니까..."
P "그게 무슨..."
유이카 "도저히... 이제 못하겠어. 미치겠어... 한달만... 스케쥴 비워도 괜찮아?"
물론 지금 상태로 스케쥴을 소화하는 것은 무리지만... 스탈릿 시즌이 시작한지 겨우 한달 지난 상태다. 이대로라면... 유이카는 경쟁 아이돌에게 밀려날지도 몰라.
지난 한달 간, 단 하룻밤의 실수로 벌어진 모든 일들이 어떻게든 봉합되고 있었다. 시간이 약이라는 걸까? 상처를 주기도 받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은 무뎌지고 기억은 가라앉았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 아직은 불안하지만 점점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보였다. 아슬아슬한 일상이 다시 시작되었다.
...
...
일이 끝난 저녁, 퇴근하기 전에 잠깐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누군가와 만난다면 지금밖에 시간이 안된다. 아니면 집으로 향해야 할까?
시간은 몇 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모종의 루트로 그라비아 모델 일이 들어온 적이 있다. 그라비아 모델이라도 해도 진짜 그라비아 잡지사에서 연락이 온 것은 아니었다. 아이돌 관련 인터넷 잡지 매체였는데, 이번에 283 프로덕션을 소개하면서 대표로 한 아이돌에게 그라비아 형식으로 사진첩을 내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특히나 최근 진행중인 스탈릿 시즌 프로젝트를 하면서 여름 이벤트와 같이 연계를 하자는 CP의 제안도 있었다. 다른 기획사들에 비해 확실히 매출도 인지도도 낮은 회사 입장에서는 이것저것 일을 골라서 받을 여유가 없었다.
특히나 그 시점에서 프로듀서는 유이카의 일 때문에 반쯤 정신이 나가있었던 상황이었다. 공교롭게도 그 일은 안티카에게 돌아갈 상황이었다. 유이카가 정상적인 일을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에 스케쥴 대부분이 딜레이되어서 다른 멤버들의 스케쥴이 붕 뜬 상태였기 때문이다.
처음 안티카 멤버들에게 혹시 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았을때 키리코가 손을 살며시 들었다. 마미미는 별로 생각이 없었고 사쿠야는 스케쥴이 겹쳤다. 코가네는 그런 일이라면 질색을 하기 때문에 물어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예상외로 코가네가 더 난리였다.
코가네 '키리코?! 우째서 손을 드는 겨? 그라비아 모델은 해본 적 없잖여?!'
아직 경험이 없기도 하고 나이도 가장 어린 키리코라서(거기서 거기지만) 코가네가 방방 뛰었다. 덕분에 키리코가 뭐라뭐라 조용하게 얘기하는 것이 다 묻혔다.
코가네 '차라리 내를 추천해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서도, 그래두 착한 키리코가 고생하는 것 보단 낫디야~'
서둘러 답장을 보냈다. 그 키리코가 노출이 있는 옷을 입고 싶어한다고? 뭔가 누가 바람이라도 넣은 걸까? 아니면 키리코가 불량해진 건 아닐까?! 덜덜 떨리는 손을 겨우 붙잡고 답장을 보냈다.
키리코는 생각보다 담백하게 문자를 보냈다. 키리코가 아니라 누군가 다른 사람이 보낸 것 같았다.
'제가 제일 어리기도 하고 스타일도 별로 좋지 않으니까 그동안 그라비아 업무는 피해주셨지만요. 저도 아이돌로서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P "키,키리코..."
물론 키리코는 생각이 깊은 아이지만, 외향적으로 키리코보다 한 살 많은 마미미나 사쿠야가 워낙 스타일도 좋고 어른스러우니까... 기껏해야 한두살 차이지만 키리코는 어디까지나 안티카의 '막내'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라비아 촬영같은 일들은 키리코에겐 배제시키다시피 하였다. 뭔가 지켜주고 싶고 특히나 노출이 심한 옷은 피해주려고 했다. 친 여동생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키리코도 느끼고 있던 것이다. 언제까지고 그런 자신의 모습만은 고집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일부러 입을 필요도 없다. 키리코는 키리코만의 이야기가 있고 매력이 있는 것인데...
'노력하는 모습은 좋지만 몸에 맞지 않은 일을 억지로 할 필요는 없어. 키리코는 키리코만의 매력이 있으니까. 그래도 하고 싶다면 최대한 노출이 적은 일을 알아보도록 할게'
땀을 뻘뻘 흘리며 장문의 문자를 남겼다. 키리코는 짧게 알겠다고만 했다.
그게 몇 주 전의 일이다.
그동안 어쨌든 유이카의 일도 마무리를 짓는 것 같고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다. 물론 그때도 키리코와 사귀고 있지만... 여전히 연인이라기 보다는 친한 오빠동생 사이인 것 같다.
뭔가 고민이 있던 걸까? 하지만 물어보진 않았다. 심리적 여유가 너무 없었다. 어제 저녁 식사에서 물어볼 걸 그랬지만... 그 일이 프로듀서는 마음에 역시 걸렸다. 어제 순진하게 도보를 깡충깡충 뛰어다니던 키리코의 모습을 보며 복잡한 심경이 든 것도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키리코는 아직 어리고 순수한 아이였다.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잘 모르겠다. 키리코가 그라비아 일을 하겠다고 나선 것도 프로듀서의 그런 고민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떨리는 프로듀서. 키리코는 탈의실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그녀를 기다리는 동안 조마조마한 프로듀서. 마침내 커튼을 걷어내고 키리코가 사뿐한 발걸음으로 나타났는데...
키리코 "이, 입어봤...어요... 어떠ㄴ..."
P "쿨럭...?! 자, 자, 잠깐만?!"
언뜻 보고선 황급히 고개를 돌리는 프로듀서. 예상보다 더 노출이 심하다. 작은 어깨가 그대로 드러나있고 배꼽 위까지 새하얀 피부가 그대로 드러난다. 무엇보다 특히나 가슴 부분이...
키리코 "네에......?"
P "어, 어어... 그, 그게 있잖니이...... 어음..."
전혀 다른 곳을 보면서 헛기침을 하는 프로듀서. 이런 키리코는 처음 봤다.
코가네 "으, 으음... 예, 예쁘다야... 근디이..."
키리코 ".......?"
키리코가 무안해할까봐 다시 고개를 돌린 프로듀서. 새하얀 백옥같은 키리코의 살결에 그만 고개를 돌리고 만다. 아무리 그래도... 물론 전에 수영복 차림은 봤긴 했어도... 수영복이랑은 역시 다르다! 원래 있어야할 천쪼가리가 사라진 탓에 이상한 기분이 든다. 뭔가... 뭔가 가슴골이 좀!!
919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키리코 "그, 그렇지 않아...!"
키리코가 다급하게 외쳤다.
키리코 "아...! 저... 저도 모르게 큰 소리를..."
키리코는 숨을 고르고 차분하게 말했다.
키리코 "프로듀서 님은......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어요... 프로듀서 님이 선택한 게 아니야... 프로듀서 님은... 계속 저희들을 위해서 행동했을 뿐이잖아요... 근데... 술 때문에... 운이 안좋아서... 그런 것 뿐이잖아요..."
P "그런 말을 해도 결과적으로는......"
키리코는 프로듀서의 말에 손으로 크게 X 표시를 만들었다...
키리코 "그, 그러니까... 이제... 더 이상... 나쁜 운은... 사라졌을 거예요. 그러니까 절대로... 절대로 낙담하시면 안돼요...! 에잇!"
키리코가 프로듀서의 이마에 뭔가 붙였다. 커다란 반창고다.
키리코 "행운의... 반창고(?)... 에요! 그러니까... 분명... 이제부터는... 마음이 닿을 수 있어요! 할 수 있어요! 유이카쨩의 마음을 다치지 않고서... 해줄 수 있는 게 분명히 있다고 믿어요!"
P "!"
키리코 "그... 그렇지 않으면... 저..... 마음이 아플 거 같아요"
갑자기 끝에 와서 한없이 진지해지는 키리코. 정말 알 수 없는 사람이다. 자신이 아프기 때문에 자신을 위해서 너는 아파하지 말라는 것인가. 너무 강한 이타심은 이기심으로 나타나는 걸까. 겉은 인형같이 생겼으면서 이런 부분에서는 할머니보다 더 단호한 것 같다. 그렇지만... 유이카도, 사쿠야도, 후유코에게도 느끼지 못한 감정이다. 그녀만은 정말 마지막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
>+ 대답
키리코에게 다가가 뺨을 살짝 어루만졌다. 키리코의 따뜻한 말에 그만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키리코 "오늘만... 이에요... 앞으로는...... 울면... 안 돼. 알겠죠?"
키리코는 상냥하게 프로듀서에게 한발 더 다가가 눈물을 손으로 닦아주었다. 서로 고개만 돌리면 입술이 닿을 거 같은 거리 사이에 있었다.
P "......"
키리코 "후훗...... 프로듀서 님은... 울보..."
P "...키리...... (순간 인기척을 느끼며) 유이카?"
유이카 "?!" 흠칫
으슥진 곳이라 아무도 없을줄 알았는데, 저 멀리 유이카가 프로듀서를 지켜보는 것을 느꼈다.
키리코 "으응......?! 유, 유이카쨩이 있어...?"
키리코도 깜짝 놀라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유이카는 프로듀서와 눈이 마주치자 얼른 사라져버렸다...
...
...
모든 스케쥴이 끝나고 사무실. 그 이후로 어색하게 있던 유이카가 드리어 단 둘이 된 틈을 타서 바로 찔렀다.
유이카 "저기... 프로듀서 있잖아. 키리코쨩이랑... 사귀는 거야?"
P "......"
올 것이 왔다...
유이카 "아, 아하하... 물어보지 않는 게 좋았을까...?"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유이카는 뭔가 숨기고 있는 것 같이 망설이며 말했다.
키리코에게는 유이카에 대해서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는데...
>+ 대답
유이카 "...미안해. 괜한 걸 물어봤네~ 이야. 키리코쨩 대박인데? 언니들보다 먼저 남친이 생기다니 부럽다~"
유이카는 팔을 쭉 펴고 혀를 낼름거렸다. 민망함과 부끄러움. 유이카의 얼굴에 그렇게 쓰여있다. 하지만 프로듀서가 느끼는 감정은 그보다 더 큰 당혹스러움이었다.
>+
1. 이전에 말했던 것이 기억이 나지 않니?
2. 유이카는 더 좋은 사람 만날테니까...
3. 자유롭게
유이카 "치... 꼭 임자있는 사람들은 그런 소리만 하더라? 책임질 것도 아니면서..."
P "......"
다행히 유이카는 다시 표정이 맑아진 것 같았다. 아마도... 그래야만 했다.
...
...
며칠 후, 오랜만에 오프라 3일 정도의 휴식일이 생겼다. 회사 입장에서야 한시라도 놀리지 않고 사이클을 돌리는 것이 이윤으로 좋겠지만... 연일 신작 발표를 한 탓에 일거리를 한꺼번에 진행시켜서 어쩔 수 없이 일정상 휴식일이 생겼다.
평소에 하지 못했던 것들... 아니면 문제들을 해결할 수도 있겠지.
프로듀서의 머리속에 키리코와 유이카 단 두 사람만이 떠올랐다.
>+ 뭘 할까? (당장은 키리코와 유이카, 프로듀서와 관련된 일만 하고 싶다)
키리코 "어제는요...... 길을 걷다가 오랜만에... 팬지 씨가 피어있는 걸 만난 거예요~"
P "으, 으응..."
키리코 "그래서...... 핸드폰으로 팬지 씨의 사진을 찍은 거예요~"
P "그렇구나"
키리코 "근데... 어떻게 됐게요...?"
P "......?? 어떻게 되다니?"
키리코 "그래서... 집에 와서...... 사진을 보려고 하니까...... 핸드폰에... 사진이 없었던 거예요...;;;"
P "......"
키리코 "후훗.... 후후훗......."
P "하하...?"
키리코 "그저께는요...... 길을 걷다가 오랜만에... 프리지아 씨가 피어있는 걸 만난 거예요~"
P "......."
키리코가 들가에 핀 모든 꽃들을 소개하기 전에 뭔가 제지해야 하지 않을까...?
>+
1. 잠자코 들어주는 것이 좋아
2. 어, 어어...! 음료 식겠다. 마시고서 말해도 괜찮아!
3. 자유롭게
P "그러고보니 요즘 유이카는 어때?"
키리코 "아... 유이카쨩은 괜찮아요... 저번주부터... 유이카쨩이 다시 유이카쨩이 된 것 같아요..."
키리코는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키리코 "근데... 조금...... 이상한 점이 있어서....."
P "이상한 점?"
키리코 "......조금 건망증이... 심하다고 할까요...? 스케쥴 장소를 까먹거나...... 예전에는 유이카쨩이 먼저... 그런 것들... 챙겨주곤 했으니까요"
P "......"
키리코 "그런데 유이카쨩이랑... 정말로 화해하신 거... 맞죠...?"
>+
1. 그렇다
2. 아니다
3. 실은...
4. 자유롭게
키리코 "네......?"
프로듀서가 유이카가 기억상실증에 걸렸다고하자 키리코는 그만 입을 막았다.
키리코 "어째서......?"
키리코의 떨려오는 목소리에 프로듀서도 그만 기가 죽어버렸다. 작은 목소리로 나지막히 말했다.
P "화해하고 싶어서... 바다라도 보자고 스케쥴을 비워뒀어... 유이카는 내 사과를 받아드리지 못하겠다고 하더군"
키리코 "아... 그, 그런데...?"
P "사고였어. 유이카가... 미끄러져서 절벽 아래로 떨어진 것은..."
키리코 "사고... 라고요...?"
키리코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다.
P "......"
>+
1. 내가... 거짓으로 뛰어내리겠다고 해서 유이카가 말리려다가 떨어진 거야. 전부 내 탓이야
2. 사고였어... 난 막으려고 했지만... 그건 불행이었어
3. 자유롭게
@진실을 말하는 것은 아프고 쓰라리지만 도움이 된다.
키리코 "......어째서... 그렇게까지....." 울먹울먹
P "괜찮니?"
키리코 "너, 너무..... 놀라서......"
키리코는 살짝 패닉한 것 같았다.
키리코 "어째서...... 유이카쨩은......"
P "괜찮아. 유이카쨩은 괜찮아. 의사 선생님도 분명 일시적인 충격때문에 그런 거라고 했어. 몸은 괜찮으니까 어떻게든 될거야!"
키리코 "어째서죠......? 프로듀서 님도...... 유이카쨩도..... 그저... 조금 실수한 것 뿐이지... 않나요...?"
프로듀서는 말문이 막혔다. 키리코는 자세한 이야기는 모른다. 그저 곁에서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로해주고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었지만 모든 것을 알고서도 그럴수가 있을까?
아무리 솔직하더라도, 모든 것을 사과하고 그녀들의 도움이 되겠다고 했어도...
유이카와 프로듀서와 있었던 일 전부를 이야기하는 것이 옳을까?
정말로... 지금까지...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 도움이 됐을까?
P "......"
>+
1. 난 술에 취한 유이카를 범해버린 거야
2. 아무래도 실망이... 실망이 큰 것 같아. 그런 추한 모습을 보였으니...
3. 자유롭게
키리코 "네......?"
키리코의 얼굴이 창백한 것을 넘어 흑빛이 되었다.
키리코 "........."
P "나도 단편적인 기억이지만... 떠오른거야. 내가 술에 취한 유이카를 모텔에 데려가서... 몹쓸 짓을 한게 맞아"
키리코 "........."
P "그래서 어떤 사과를 해도... 유이카가 받아줄리가 없지..."
키리코 "......흑"
뚝하고 키리코의 눈에서 굵은 눈물이 떨어졌다. 주변을 인식했는지 크게 소리는 내지 않았지만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로 눈물을 흘렸다.
키리코 "유... 유이카쨩...... 어떡...해......"
P "......"
키리코 "하아..... 흐윽...... 우욱......"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눈을 닦아내는 키리코. 하지만 아무리 진정하려고 해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한참을 그러고 있었다. 마침내 갈라진 목소리로 키리코가 말했다.
키리코 "유이카쨩은... 지금... 어떤..."
P "그 사고 이후로 기억을 못 해"
키리코 "유이카쨩에게... 가야해요..."
비틀거리며 일어서다가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그만 주저앉는 키리코. 프로듀서가 다급하게 키리코를 부축했다.
키리코 "저... 유이카쨩에게... 데려다주세요..."
P "...알겠어"
...
...
조금 떨어진 유이카의 자취방. 거의 쓰러질것 같은 키리코를 겨우 부축하고 유이카를 만나러 갔다. 아무것도 모르는 유이카는 놀라면서도 반갑게 둘을 맞이했다.
유이카 "무슨 일이야?! 갑자기 휴일에 할 말이 있다더니... 키리코? 괜찮아? 왜 그래?? 무슨 일 있었니?"
단박에 키리코의 상태를 알아본 유이카. 서둘러 안으로 키리코를 앉히고 담요를 가져다주었다.
유이카 "(작은 목소리로 프로듀서에게) 무슨 일인데??"
P "할 말이 있다고 해서..."
걱정스러운 눈으로 키리코를 바라보는 유이카. 키리코는 간신히 힘을 내어 유이카에게 말한다.
키리코 "유이카쨩은...... 프로듀서를... 어떻게 생각해......?"
유이카 "어어?! 어...???"
놀란 것은 프로듀서도 마찬가지였다.
키리코 "그게... 유이카쨩의 마음도 모르고... 프로듀서랑 사귀고 있다고...... 오해를 사버린 것 같아서......."
P "무, 무슨 소리야!"
이번엔 프로듀서가 대답을 했다.
키리코 "......"
자신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아무리 4차원인 키리코지만 이건... 이건 무슨 짓이야?
키리코 "......"
키리코의 입술이 파랗게 질렸다.
키리코 "진짜...... 속마음을...... 말해줘"
>+
1. 말린다
2. 키리코를 데리고 나가서 사정을 물어본다
3. 유이카의 대답을 먼저 기다린다
4. 자유롭게
기다리지 못하면 의미 없어.
유이카 "무슨... 갑자기 이게 뭐야?? 프로듀서를 어떻게 생각하냐니. 몰래카메라야?"
키리코 "솔직하게... 말해줘...!!!"
키리코는 그 약하고 가녀린 목으로 최대한 쥐어짜듯이 내밷었다.
유이카 "에?!... 왜 그래? 역시 무슨 일 있는 거지? 어떻게 된 거야 프로듀..."
키리코 "유이카쨩이 직접 대답해... 주세요...!!"
유이카는 멍하니 키리코를 바라보았다. 키리코가 한 번도 큰소리를 내는걸 본적이 없다. 유이카는 안경을 고쳐쓰고 벌벌 떨면서 말했다.
유이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도...... 좋은 동료라고 생각하는데......"
키리코가 거의 반쯤 풀린 눈으로 유이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유이카 "........."
유이카는 입을 꾹 다물었다.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울 것이다.
유이카 "......조... 조금 호감이 있는...그런 거 뿐인데..."
키리코 "......프로듀서 님은... 요...?"
키리코가 프로듀서를 바라보았다.
눈빛이 심상치가 않았다.
>+ 프로듀서의 대답은?
키리코가 프로듀서의 입을 막아버려서 더 이상 말할 수 없었다.
키리코 "부끄러워 하셔서......"
키리코는 뒤에서 벙쩌있는 유이카를 한번 돌아본 뒤, 프로듀서를 이끌고 밖으로 나왔다. 현관문을 닫고 나서 키리코와 프로듀서가 마주보고 서 있다.
P "키리코... 이게 대체..."
키리코 "......프로듀서 님"
키리코의 차분한 말에 화도 내지 못하는 프로듀서.
P "어?"
키리코 "유이카쨩이랑... 사귀어줬으면...... 좋겠어...요..."
키리코가 손을 모으고 정중하게 말했다. 키리코의 머리결이 바람에 흩날린다. 회색빛으로 물든 눈빛에 압도당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프로듀서는 말해야 한다.
P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키리코밖에 없어. 우리 사귀고 있는 거 아니었어?"
키리코 "네...... 저도 좋아해요......"
P "근데 왜?"
키리코 "하지만... 유이카쨩이... 친구가 다친 걸 보고서도...... 전...... 모른척 할 수... 흐윽..."
또 키리코가 닭똥같은 눈물을 흘린다. 훌쩍거리며 얼굴을 가리는 키리코.
키리코 "훌쩍... 없어요... 그러니까...... 저는...... 프로듀서랑 유이카쨩이... 다시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어요"
>+ 프로듀서의 대답
이건 내 죄다.
내가 책임을 져야 할 일이고.
P "마음은 고맙지만 그렇게 할 필요는 없어. 이건 내 책임이고 내 죄니까"
키리코 "책임... 지실 수 있는 건가요...?"
P "물론이지. 평생을 유이카의 곁에 있는다고 해도"
키리코 "그렇다고 해도... 유이카쨩의 상처가...... 아물 수 있을까요......?"
P "치료... 병원 치료를 하면 좀 나아질 거야"
키리코 "어떻게요?"
P "방법을 찾아야지. 그렇다고 하더라도 키리코, 너가 책임질 필요는 없는 거야. 또다시 다른 사람을 상처를 줄 순 없어"
키리코 "......"
키리코 "만약에, 제가... 그때 프로듀서 님의 고백을 거절했더라면..... 지금 프로듀서 님의 마음에 있는 사람은... 유이카쨩인 건가요...?"
키리코가 유난히 말이 많다. 평소보다 훨씬 더 집요하고 빠른 말로 프로듀서의 말에 바로바로 반박하고 있다.
>+ 대답
하지만 네가 받아주지 않았다면 나 혼자 끙끙 앓고 있었겠지.
그런 점에서는...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 키리코.
키리코의 눈빛이 한순간 빛이 났다가 다시 짙은 안개처럼 돌아왔다. 두 손을 꼭 모으고, 뭔가를 다짐한 듯이 다시 말했다.
키리코 "저...... 제가 유이카쨩이라면...... 프로듀서 님과...... 서로 좋아하고 있었다는 것만 알게 되어도...... 마음이 아프지 않을 거 같아요......"
P "...그렇다고 거짓말을 할 수 없어"
키리코 "거, 거짓말...... 거짓말은 나쁘지만요......! 그치만...... 저희가 사귄다는 건..... 비밀로 하고...... 유이카쨩이랑 다시 사이좋게..."
P "이미 다 말해버렸는걸...."
키리코 "그럼... 유이카쨩은... 훌쩍... 어떻게 해야..."
키리코가 다시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
1. 날 믿어줘. 어떻게든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야
2. 네 말대로 솔직하게 말해서, 사과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어. 그렇지만 그렇다고 너를 포기할 수도 없어
3.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하는데, 키리코의 방법을 한 번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4. 자유롭게
키리코의 손을 꼭 붙잡았다.
P "그러니까 키리코는 아무 걱정하지 마. 알겠지?"
키리코 "......."
키리코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그때 현관문이 열리더니 유이카가 둘을 바라보았다.
유이카 "밖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더니... 프로듀서랑 키리코쨩이었어?!"
P "어, 응?"
유이카 "오면 온다고 전화라도 주지. 깜짝이야~ 무슨 일이야? 오늘 오프잖아?"
유이카는 마치 오늘 처음본다는 것처럼 두 사람을 대했다.
P "......"
키리코 "......" 울먹
키리코가 유이카의 그런 모습에 차마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다. 자신이 사랑하는 프로듀서가 친구에게 몹쓸짓을 한 것, 그럼에도 프로듀서를 완전히 포기하지 못하고 해결책도 없이 주위를 맴도는 것, 복잡한 기분이었다.
뭐라고 말해야 좋을까? 과거의 기억을 늘어진 테이프처럼 다시 한 번 틀어야 할까? 언제까지 반복해야 좋은 걸까?
>+ 유이카에게 대답
키스
더 이상 유이카가 원래대로 돌아오기만 기다릴 수 없다. 키리코도 알게 된 이상 어떻게든 빨리, 마법처럼 모든게 해결됐으면 좋겠다. 그 생각에 사로잡힌 프로듀서.
유이카 "...에?"
유이카의 양 어깨를 살짝 잡은 프로듀서. 그대로 유이카를 벽에 밀쳐내듯이 유이카에게 달려들었다.
유이카 "꺄앗?! 읍...?!!"
유이카가 정신을 차리지 못할만큼 빠르게 프로듀서는 유이카와 입술을 맞추었다. 프로듀서를 붙잡고 있는 유이카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누가보면 영락없는 치한인줄 알 것이다.
키리코 "꺄아~?!!"
바로 옆에 있던 키리코도 순간 상황을 파악하고는 눈을 꼭 감고 어쩔줄 몰라하고 있다. 몇초간의 시간이 지난후 유이카가 온힘을 다해서 프로듀서를 밀쳐내었다! 실패인가? 성공인가? 유이카는 새빨게진 얼굴로 프로듀서를 바라보았다.
>+ 주사위 높은 숫자일수록 성공, 낮은 숫자일수록 실패
P "?!"
평소와 다름없이 틱틱대는 유이카. 결국... 그런 것은 만화 속에서나 나오는 것인가...? 망연자실한 프로듀서에게 유이카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유이카 ".....저기 P땅"
>+ 유이카
1. 아무리 사귀고 있다고 해도... 키리코쨩이 옆에 있는데 키스는... 부끄럽잖아~!! (퍽)
2. ......나... 물에 빠졌던 거 맞지...? 그때 이후로... 기억이 사라졌던 거지?
3. 뭐든지 자유롭게
P "......유이카! 드리어 기억이 돌아온 거야? 그런 거야?!"
유이카 "응......"
P "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전부 기억이 나는 거야? 괜찮은..."
유이카에게 다가가자 유이카의 눈빛이 험상굳게 변했다. 프로듀서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다물었다.
유이카 ".....다... 기억나"
P "......"
유이카가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한쪽 손을 올렸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으면서도 입술을 꽉 깨물었다. 아직 그의 입김이 입술 곁에 남아있을 것이다. 그녀는 명백하게 프로듀서를 원망하고 있었다.
이대로면 맞는다. 서늘한 느낌이 들었다. 맞아도 싼 놈이지만... 말려야 할까?
>+
1. 눈을 꼭 감고 유이카의 뜻대로 하도록 내버려둔다
2. 폭력은 안 돼! 멈춰!
3. 자유롭게
하지만 그녀의 주먹은 프로듀서의 가슴을 살짝 터치했을 뿐, 유이카는 힘에 부치는지 그만 그대로 프로듀서의 앞에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P "유이카?! 괜찮..."
프로듀서가 놀라 유이카에게 손을 뻗자 유이카가 냉정하게 손을 뿌리쳤다. 원망과 증오가 유이카의 눈망울에 비쳤다. 그렇게 날카롭게 쏘아보는 것은 처음 보았다. 유이카는 한참을 그렇게 앉아있더니 갑자기 조용히 일어나 말했다.
유이카 "나... 이해되지 않았어. 어째서 나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는지... 키리코와 사귀고 있는 주제에, 이제와서 뭘 어쩌겠다고...? 차라리 모르는 편이 나았잖아. 바보같아. 왜 그렇게 바보같은 거야?"
P "...미안해"
유이카는 날카롭게 프로듀서를 바라보았다.
유이카 "하아..... 그래..... 적어도 당신은..... 거짓말은 하지 않았으니까...... 내가 알고 있었던 프로듀서는..... 그래도 조금은...... 남아있던 걸까?"
의미불명의 말을 하는 유이카. 거의 자포자기를 한 눈치였다.
P "정말 미안해"
유이카 "사과할 필요 없어"
P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유이카 "......지쳤어. 그만해. 사과듣는 것도 힘들어. 그냥...... 당분간은 같이 마주보고 일 못하겠어..."
P "쉬어도 괜찮아"
유이카 "아냐...... 이제 그만해... 적어도... 내가 기억을 잃은 동안에도... 날 위해 힘써줬던 것도 기억하고 있어. 그건 고마워... 그러니까... 용서할테니까... 프로듀서도 더 이상 나에게 신경쓰지 마. 당분간... 몇 달간 만이라도... 당신을 볼 용기가 나지 않으니까..."
P "그게 무슨..."
유이카 "도저히... 이제 못하겠어. 미치겠어... 한달만... 스케쥴 비워도 괜찮아?"
물론 지금 상태로 스케쥴을 소화하는 것은 무리지만... 스탈릿 시즌이 시작한지 겨우 한달 지난 상태다. 이대로라면... 유이카는 경쟁 아이돌에게 밀려날지도 몰라.
>+ 대답
유이카 "...싫은데"
P "......"
유이카는 살짝 시선을 피하고 말했다.
유이카 "유급휴가로 해준다면... 가끔 돈 문제로 전화해도 괜찮아"
P "유, 유급휴가...?"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원래도 미츠미네 유이카는 좀 곤란한 아이였지만... 알면 알수록 더더욱 모를 사람이다.
>+
1. 돈 문제가 아냐! 난 진심이라고...
2. 아무리 그래도 유급휴가는 좀...
3. 자유롭게
내 월급에서 되는 한이라면 어떻게든 해 볼게.
유이카 "(헛웃음을 지으며) ...뭐어? 당연히 농담이지"
P "응?"
유이카 "애초에 당신 월급에서 빼서 내 휴가비를 주겠다고 하면 내가 받을 거 같아? 이렇게 초라해졌다고 자존심까지 뭉개졌다고 생각하진 마"
P "...그, 그래...?"
유이카 "후우... 정말이지 바보같은 사람이네. 처음부터 끝까지"
P '자기가 말해놓고서 왜...'
유이카 "괜히 키리코쨩까지 말려들게 해서 미안해..."
유이카는 애써 프로듀서의 시선을 무시하고 옆에 있는 키리코에게 말했다.
키리코 "(울먹거리며)...아, 아냐... 유이카쨩이 더..."
유이카 "괜찮다니까?"
키리코 "......으응"
유이카 "아무튼... 나중에 봐"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유이카는 힘없이 자신의 자취방으로 돌아갔다. 옆을 돌아보니 키리코가 눈물 범벅이 되어서 훌쩍거리고 있다.
P '유이카의 기억이 다시 돌아온 것은 다행인데... 걱정되어도 지금은 다가갈 수 없어. 어떻게 해야 할까...'
하지만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도 해결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
P "미안해... 오늘 즐겁게 놀려고 했었는데..."
키리코 "...아니에요. 오히려...... 솔직하게 이야기해줘서... 감사해요... 유이카쨩이 이렇게 힘들어하고 있는 걸 알고서도... 저도 즐겁게 지내지 못할 거예요"
키리코 "오늘은... 그만 돌아가도 될까요...?"
P "응. 집까지 데려다줄게"
키리코는 다리의 힘이 없는지 계단을 내려오면서도 자꾸 비틀거렸다. 아무래도 키리코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였지만 그래도 숨길 순 없었다.
하루가 지났다.
>+ 오늘은 어떤 행동을 할까?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다시금 깨닫는다.
영세 중소 기획사에서 프로듀서는 다른 회사에서 10명분의 일을 혼자서 맡고 있기 때문에, 이런 곤란한 일에 빠져버리면 유이카와 키리코를 제외한 나머지 아이돌들은 거의 방치상태에 놓이고 만다.
메이크업도 의상도 공연 일정도 하즈키 씨가 도와준다곤 하지만 모든 아이돌들을 커버할 순 없다.
실제로 저번주에는 알스메의 경우는 스케쥴이 꼬이는 바람에 치유키 씨가 온 방송국을 뛰어다니며 공연 딜레이를 시켰다. 의상과 메이크업은 아마나가 전부 챙기다시피 했다. 오죽하면 다른 기획사의 스텝들이 불쌍해서라도 도와주고 있을 정도다.
소수 정예의 중소기업에서 프로듀서의 부재란 상상 이상의 타격을 가져온다. 기획사의 역량은 이런 긴급 상황에서 확연히 벌어진다. 자신의 실수 때문에 아이돌들의 소중한 기회들이 어이없이 사라지는 것을 눈뜨고 볼 수 없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평범하게 일을 한다는 것이 그만큼 소중하다는 것이다. 어찌됐건 유이카도 기억이 돌아왔고 최악의 상황만은 면하지 않았는가. 남은 것은 유이카가 무사히 회복해서 돌아오는 것 뿐이다.
유이카 "나 그렇게 민폐였나?"
P "?! 뭐, 뭐야...? 유이카?"
유이카 "최악은 면했다... 정말로 그럴까"
유이카는 쓴웃음을 지었다.
유이카 "응? 어떻게 생각을 읽었냐고? 아까부터 계속 혼잣말로 신세타령을 했잖아"
속으로 생각한다고 했는데 그만 자신도 모르게 입으로 중얼거리고 있던 모양이다.
P "......근데 괜찮은 거니? 아직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한달은 족히 못보는 줄 알았는데 이틀만에 돌아온 유이카.
유이카 "......"
유이카는 가만히 무표정으로 프로듀서를 바라보았다. 심경의 변화라도 있던 것일까?
>+ 유이카가 예상보다 훨씬 빨리 사무소에 나타난 이유는?
...많이 꼬여버렸지만 말이다.
@그보다 왜 이제서야 나타나신 겁니까! 맞을래요!!!!
P "응?"
유이카 "......아니야. 아무것도"
유이카는 작게 뭔가 중얼거리더니 어색한 미소를 짓고는 빙그르 돌았다.
유이카 "얘들아~~ 진짜 리더가 왔는데 아무도 환영해주지 않는 거니~~?"
그 말에 코가네가 제일 먼저 뛰어왔다.
코가네 "유이카?! 참말로... 참말로 유이카가 맞나?!"
코가네는 유이카를 보자마자 울먹거리며 와락 안겼다. 안티카의 모두도 자세한 사정을 모르니 걱정하고 있었을 것이다.
P '조금 더 쉬는게 나을지도 모르지만...'
불안했다. 유이카는 솔직하지 못한 편이다. 게다가 그 일때문에 섣부르게 다가가기도 힘들다.
하지만 이제 할 일은 다 했다. 최대한 유이카를 배려했다. 더 이상 유이카에게만 신경쓸 수 없다. 이제는 코가네랑 다른 아이들이 케어를 해주기를 은근슬쩍 기대했다.
키리코 "......."
키리코는 진지한 눈빛으로 프로듀서와 유이카를 바라보았다.
키리코 '다행이에요. 유이카쨩이 다시 회사에 나와줘서 정말로 다행이야...'
하지만... 그것이 전부일까?
>+ 키리코의 마음은?
키리코는 천사다
지난 한달 간, 단 하룻밤의 실수로 벌어진 모든 일들이 어떻게든 봉합되고 있었다. 시간이 약이라는 걸까? 상처를 주기도 받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감정은 무뎌지고 기억은 가라앉았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 아직은 불안하지만 점점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보였다. 아슬아슬한 일상이 다시 시작되었다.
...
...
일이 끝난 저녁, 퇴근하기 전에 잠깐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누군가와 만난다면 지금밖에 시간이 안된다. 아니면 집으로 향해야 할까?
>+ 어떻게 하지?
레스토랑은 패밀리 레스토랑이어도 좋겠지.
...
...
프로듀서의 앞에 키리코가 있다. 얌전히 메뉴판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 어차피 저렴한 페밀리 레스토랑인데... 뭘 고민하고 있는 걸까?
키리코 "......" 빤히
P "뭘 그렇게 고민해?"
키리코 "아... 그게...... 어떤 걸 먹어야 할지 고민을 했어요..."
P "음... 키리코는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데?"
키리코 "요거..."
키리코가 조그마한 손가락으로 가리킨 것은 햄버그였다.
P "괜찮네. 내가 사는 거니까 가격은 상관하지 말고..."
키리코 "아...... 네...... 감사합니다..."
반응을 보니 그게 아닌 것 같았다.
P "뭔가 다른 이유라도 있어?"
키리코 "그게...... 저...... 햄버그는요...... 저번에 먹어서......"
P "아... 질렸다던가? 아니면 새로운 걸 먹어보고 싶어서?"
키리코는 수줍게 고개를 저었다. 이번에도 아닌 것 같았다.
키리코 "그게 사실은...... 파스타 씨를..... 고른지 오래되어서.....요"
P "......"
키리코가 요리에도 경어를 쓸줄은 몰랐다.
P "......"
키리코 "그래서...... 조금...... 고민이에요......"
키리코가 조금 민망해하는 것 같았다. 역시 키리코의 생각을 맞춰야 하나? 뭔가 하고싶은 말이 있는데 못하고 있는 걸까?
>+ 키리코에게 대답
이런 간단한 고민은 그녀도 하고 싶을 테니까.
어려운 고민만 도와주면 되는거다.
가만히 키리코를 지켜보는 프로듀서. 뭔가 복잡한 생각을 하더니 마음을 굳힌듯 키리코가 말했다.
키리코 "응...! 저는... 역시 크림 파스타로... 해도 괜찮아요...?"
P "물론이지"
키리코 "네에...! 가, 감사합니다....."
P "별걸 다"
...
키리코가 가만히 파스타 면을 빨아드리고 있다. 가만보면 이슬만 먹을 것 같이 여린 아이지만, 은근히 음식을 많이 먹는 편이다. 그렇다고 폭식한다는 소리는 아니고,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문제가 될만큼 적게 먹지는 않는다는 소리다. 생각보다도 더 건강하고 바른 아이다.
키리코 ".....?"
P "......"
키리코 "아.... 저... 너무 먹기만... 한건가요....?"
키리코가 부끄러운지 입가를 닦으며 말했다.
P "아냐. 편하게 먹어"
>+ 뭔가 말해볼까?
1. 파스타와 햄버그에 대해서
2. 오늘 하루에 대해서
3. 유이카의 상태에 대해서
4. 자유롭게
가볍게 가볍게
그냥 갑작스럽게 떠오른 가벼운 주제다.
키리코 "......"
P "응?"
키리코 "...그, 그게... 사실은요..."
키리코가 프로듀서에게 곤란한 듯이 말했다. 뭔가 숨기고 싶은 이야기라도 있는 걸까? 살짝 프로듀서에게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키리코 "저..... 해, 햄버그가 더 좋... 아요..."
P "......"
P "그, 그러니...?"
키리코 "(입술 위에 손가락을 올리며) 비, 비밀이에요..."
P "......"
햄버그를 좋아하는 게 비밀이라...
>+ 뭔가 더 말해볼까?
1. 햄버그에 대해서
2. 파스타에 대해서
3. 레스토랑에 대해서
4. 자유롭게
키리코 "네에?"
P "뭘 그렇게 놀래? 햄버그를 좋아하면 둘 다 시키면 되잖아"
키리코 "아... 그, 그렇게 많이는... 못 먹어요... 남기면... 안되니까..."
P "남을까봐 못시키고 있던 거야?"
키리코 "아, 아니요... 딱히 그런 건 아니고... 그게..."
P "으응... 뭐, 키리코가 햄버그를 좋아하는 줄은 처음 알았네. 페밀리 레스토랑에서 햄버그라... 평범하긴 하지"
키리코 "......"
말 없이 면을 후루룩 먹고 있는 키리코. 뭔가 평소랑 다른데...
>+ 추가로
1. 남을 것 같으면 같이 먹어도 되니까 마음껏 시켜
2. 혹시 많이 먹는 걸 신경쓰고 있어?
3. 또 다른 좋아하는 음식은 있니? 다음에 먹으러 가자
4. 자유롭게
키리코 "후엣...?! 아... 아뇨..... 저... 역시 많이 먹는 편이..."
P "아니! 키리코가 많이 먹는다는 건 절대 아니고... 혹시 체중관리라던가 일부러 적게 먹으려고 하는 건 아닌가 싶어서..."
키리코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P '...잘못 짚었나봐'
하지만 기왕 이야기가 나온 거 할 말은 해야지. 키리코는 아직 성장기니까, 그리고 아이돌 일도, 학교도, 병원 일도 성실하게 도와주고 있으니까... 적게 먹는다면 큰일이 날지도 몰라. 그런 이야기를 키리코에게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했다.
키리코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키리코 "응... 네...! 항상... 꼭꼭 씹어서... 골고루... 맛있게 먹을게요...♬"
P "그래 그래"
기특한 키리코. 같이 저녁을 먹으니 나까지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 저녁을 먹은 뒤에는?
1. 집까지 배웅해주기
2. 쇼핑이라도 할까?
3. 오늘은 여기까지, 누군가 만날 사람이 있다
4. 자유롭게
키리코가 종종걸음으로 프로듀서의 뒤를 따라왔다.
P "뭘, 당연한 거지"
키리코를 혼자서 밤길을 걷게 할 순 없지. 프로듀서와 키리코는 살짝 거리를 두고 조용한 밤길을 걸어갔다.
P '......가끔은 아무일도 없는 평온한 날도 좋지'
가만히 길을 걸으며 사색에 잠긴 프로듀서. 사실... 키리코와의 관계는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같이 저녁을 먹고 평범하게 배웅해주는 길... 사귀고 난 뒤에도 크게 달라진 게 없는 일상이었다.
P '......뭔가... 키리코에게 있어서 나는 연인이라기 보다는... 보호자에 가까운 게 아닐까?'
키리코도 딱히 뭔가 원하는 거 같진 않았다. 이대로면 그냥 평범하게 사이가 좋은 오누이밖에 되지 않는 거 아닌가...
키리코 "......하나.....둘......" 깡충
키리코는 저만치 뒤에서 뭔가 깡충거리며 발장난을 하고 있다.
P "키리코...? 뭐하고 있어?"
키리코 "아...... 그게...... 빨간 블럭..... 밞으면 지는 거예요......"
P "......"
키리코는 깡충거리며 보도블럭 중에 빨간 블럭만 밞으면서 가고 있다.
P '...초등학교때는 많이 했었지. 저런 장난...'
P "......"
>+
1. 빨리 가자. 라고 하면서 은근슬쩍 손잡기
2. 혼자 가만히 있으면 쓸쓸하다. 같이 놀자
3. 다치지 않게 조심해. 아직은 가족같은 존재..
4. 자유롭게
P "이, 이렇게 하면 되는 거야?"
엉거주춤하며 빨간 블럭에 발을 올리는 프로듀서.
키리코 "아... 네!"
P "그럼... 그쪽으로 간다?"
키리코 "가, 가운데에서 만나요!"
키리코와 프로듀서는 빨간 블럭만 밞으며 서로에게 다가갔다. 흰 블럭을 밞으면 지는 거야. 혹시라도 넘어질까봐 팔을 벌리며 징검다리를 건너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천천히 다가갔다.
P "다 왔다!"
키리코 "앗... 바, 밞을 곳이..."
먼저 도착한 프로듀서 때문에 딱 한 걸음을 두고 키리코가 망설였다.
P "내가 잡아줄게, 건너와"
키리코 "그, 그럼... 에잇! 꺄앗?!"
프로듀서의 품으로 넘어지듯이 폭 안겨오는 키리코. 발 너비의 두배쯤 되는 빨간 블럭 안에 두 사람이 서 있다.
P "하하하. 괜찮아?"
키리코의 몸을 꽉 붙잡고 프로듀서가 말했다.
키리코 "네......! 다 건너왔다..." 후우
P "잘했어. 잘했어"
키리코 "후훗....... 후훗....... 재밌어......"
P "재밌어?"
키리코 "네에......! 초등학교 때에는... 자주 했었는데..."
P "그래"
키리코 "프로듀서 님이랑 같이 하니까 더... 재밌어요..."
P "응"
프로듀서의 품 안에서 방끗방끗 웃는 키리코.
P '.......어라...? 이거 완전... 연인이 아니라... 영락없는 아빠랑 초등학생 딸이잖아... 놀아주는 거 같잖아...!'
누가 보면 아빠와 딸은 아니더라도 사이좋은 남매라고 생각할 것 같다...
P "자, 슬슬 추워지니까 들어갈까?"
키리코 "네에......"
그렇게 키리코를 집까지 바래다주었다. 키리코는 마지막까지도 손을 흔들며 해맑게 웃는다.
P "후우..."
헤어지고 나니 뭔가 쓸쓸하다.
>+ 키리코와의 관계는 이대로 괜찮을까?
1. 키리코가 좋다면 괜찮다!
2. 귀여우니 문제없다!
3. 자유롭게
살짝 쓸쓸한 마음도 키리코의 환한 얼굴을 생각하면 버틸 수 있어! 그 힘든 시기도 이겨냈는걸
키리코가 없다면 지금의 프로듀서는 없을 거다. 그러니까 키리코를 위한 일이라면 프로듀서는 뭐든지 할 수 있어. 정말로 뭐든지!
집으로 돌아갈때 프로듀서는 무심코 빨간 블럭만 골라서 밟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 내일은 또 키리코와 어떤 일을 하며 보낼까?
......덧붙이자면, 키리코의 첫 그라비아 촬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시간은 몇 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모종의 루트로 그라비아 모델 일이 들어온 적이 있다. 그라비아 모델이라도 해도 진짜 그라비아 잡지사에서 연락이 온 것은 아니었다. 아이돌 관련 인터넷 잡지 매체였는데, 이번에 283 프로덕션을 소개하면서 대표로 한 아이돌에게 그라비아 형식으로 사진첩을 내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특히나 최근 진행중인 스탈릿 시즌 프로젝트를 하면서 여름 이벤트와 같이 연계를 하자는 CP의 제안도 있었다. 다른 기획사들에 비해 확실히 매출도 인지도도 낮은 회사 입장에서는 이것저것 일을 골라서 받을 여유가 없었다.
특히나 그 시점에서 프로듀서는 유이카의 일 때문에 반쯤 정신이 나가있었던 상황이었다. 공교롭게도 그 일은 안티카에게 돌아갈 상황이었다. 유이카가 정상적인 일을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에 스케쥴 대부분이 딜레이되어서 다른 멤버들의 스케쥴이 붕 뜬 상태였기 때문이다.
처음 안티카 멤버들에게 혹시 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았을때 키리코가 손을 살며시 들었다. 마미미는 별로 생각이 없었고 사쿠야는 스케쥴이 겹쳤다. 코가네는 그런 일이라면 질색을 하기 때문에 물어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예상외로 코가네가 더 난리였다.
코가네 '키리코?! 우째서 손을 드는 겨? 그라비아 모델은 해본 적 없잖여?!'
아직 경험이 없기도 하고 나이도 가장 어린 키리코라서(거기서 거기지만) 코가네가 방방 뛰었다. 덕분에 키리코가 뭐라뭐라 조용하게 얘기하는 것이 다 묻혔다.
코가네 '차라리 내를 추천해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서도, 그래두 착한 키리코가 고생하는 것 보단 낫디야~'
>+ 프로듀서의 대답은?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있을 것 아닌가.
키리코 '아...... 저어, 그게...'
키리코는 수줍게 손을 모으고 말했다.
키리코 '저어...... 코가네쨩이나 마미미쨩은... 어른스러운 옷도... ......한 것도... ...해서...'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잘 들리지 않았다.
P "응? 뭐라고?"
키리코 '.............'
키리코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무슨 일일까?
코가네 '후야... 무슨 일이당까...? 키리코가 이렇게 고민하다니~'
마미미 '아마도~ 프로듀서랑 단 둘이서 얘기해야만 하는 일이 아닐까~'
마미미가 일부러 히죽거리며 딴죽을 걸었다.
코가네 '에에?! 우, 우리덜에겐 말하고 싶지 않은겨...?' 충격
키리코 '에...? 그런 게 아냐... 아니에요. 코가네쨩...! 우... 노, 놀리지 말아줘......'
키리코가 얼른 코가네의 옆으로 달려가 달래주었다. 그렇다는 것은... 마미미가 말한대로 그런 건가...?
P '아, 아무튼... 어... 으음... 나, 나중에 따로 말하기로 하자. 아무래도 섭외는 민감한 문제니까...'
얼른 자리를 수습하고 나중에 일부러 문자로 물어보았다. 아무래도 직접 말하기 힘들다면 문자로 보내는 편이 조금 나을지도 모르니까.
나중에 키리코에게서 문자가 도착했다.
'그라비아 촬영에서 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언니들처럼 노출이 있는 옷도 슬슬 입어보고 싶어요'
P "............."
이게 무슨 소리야! 엄청난 직구다.
>+ 프로듀서의 답변은?
서둘러 답장을 보냈다. 그 키리코가 노출이 있는 옷을 입고 싶어한다고? 뭔가 누가 바람이라도 넣은 걸까? 아니면 키리코가 불량해진 건 아닐까?! 덜덜 떨리는 손을 겨우 붙잡고 답장을 보냈다.
키리코는 생각보다 담백하게 문자를 보냈다. 키리코가 아니라 누군가 다른 사람이 보낸 것 같았다.
'제가 제일 어리기도 하고 스타일도 별로 좋지 않으니까 그동안 그라비아 업무는 피해주셨지만요. 저도 아이돌로서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P "키,키리코..."
물론 키리코는 생각이 깊은 아이지만, 외향적으로 키리코보다 한 살 많은 마미미나 사쿠야가 워낙 스타일도 좋고 어른스러우니까... 기껏해야 한두살 차이지만 키리코는 어디까지나 안티카의 '막내'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라비아 촬영같은 일들은 키리코에겐 배제시키다시피 하였다. 뭔가 지켜주고 싶고 특히나 노출이 심한 옷은 피해주려고 했다. 친 여동생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키리코도 느끼고 있던 것이다. 언제까지고 그런 자신의 모습만은 고집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일부러 입을 필요도 없다. 키리코는 키리코만의 이야기가 있고 매력이 있는 것인데...
>+ 답장!
땀을 뻘뻘 흘리며 장문의 문자를 남겼다. 키리코는 짧게 알겠다고만 했다.
그게 몇 주 전의 일이다.
그동안 어쨌든 유이카의 일도 마무리를 짓는 것 같고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다. 물론 그때도 키리코와 사귀고 있지만... 여전히 연인이라기 보다는 친한 오빠동생 사이인 것 같다.
뭔가 고민이 있던 걸까? 하지만 물어보진 않았다. 심리적 여유가 너무 없었다. 어제 저녁 식사에서 물어볼 걸 그랬지만... 그 일이 프로듀서는 마음에 역시 걸렸다. 어제 순진하게 도보를 깡충깡충 뛰어다니던 키리코의 모습을 보며 복잡한 심경이 든 것도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키리코는 아직 어리고 순수한 아이였다.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잘 모르겠다. 키리코가 그라비아 일을 하겠다고 나선 것도 프로듀서의 그런 고민과 관계가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오늘 촬영은 어떤 촬영인 것인가?
>+ 키리코의 오늘의 촬영 의상은?
1. 아슬아슬한 수영복
2. 가벼운 스포츠웨어
3. 귀여운 컨셉의 코스프레
4. 자유롭게
남성들의 로망이 가득 담긴 테니스복. 착 달라붙는 상의에 하늘하늘한 테니스 치마가 인상적이다. 다만... 배꼽이 드러나지 않는 옷으로 요청했다. 태양빛이 강렬한 여름의 오후, 두 소녀가 테니스 시합을 겨룬다는 컨셉이다.
오늘 촬영은 코가네와 함께 한다. 코가네도 촬영 컨셉을 듣고 OK를 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그라비아 촬영이긴 하지만 키리코와 같이 예쁜 옷을 입고 촬영한다는 것에 넘어갔다.
코가네 "어머! 이쁘다야~ 완전히 파스텔 색깔이네? 우와아"
P "코가네는 분홍빛 파스텔 색상, 키리코는 하늘색이지?"
코가네 "사이즈가 맞을까아~? 너무 달라붙는 거 같디야..."
이리저리 둘러보며 자신의 배를 걱정스럽게 만지는 코가네.
P "원래 사이즈에서 조금 낮추긴 했어... 키리코는 어때?"
키리코 ".......네, 예뻐요. 프로듀서 님이 골라주신 의상이라 더..."
P "그, 그래 고맙다..."
뭔가 조금 어색한 기류가 흐른다. 실은 키리코가 조금 탐탁치 않은 눈치였긴 했다. 이 정도면 평상복이랑 크게 다르지 않는 수준이니까 그런 걸까?
키리코 "저, 저기..."
P "응?"
키리코 ".....,실은, 아까 감독님께서... 이 의상보다는 저쪽이 더 좋지 않을까... 말씀하셔서..."
키리코가 머뭇거리며 다른 의상을 조심스럽게 들고 왔다. 프로듀서가 골라준 것은 소매가 있는 평범한 필라테스 옷. 키리코가 들고온 의상은... 민소매의 크롭탑... 아니 그보다 더 배와 등이 보이는 비치웨어에 가까운 짧은 티였다.
P "......이, 이거를...?"
키리코 "......네에..." 끄덕
키리코는 살짝 뺨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는 뭐... 여름이니까 시원하고 좋지! 라고 말하기엔 그게 모델이 키리코였다. 솔직히 이런 생각하면 안되지만 사쿠야나 나츠하가 이런 의상이라면 아무 문제도 없다. 근데 키리코는...
>+ 어떡할까?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떨리는 프로듀서. 키리코는 탈의실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그녀를 기다리는 동안 조마조마한 프로듀서. 마침내 커튼을 걷어내고 키리코가 사뿐한 발걸음으로 나타났는데...
키리코 "이, 입어봤...어요... 어떠ㄴ..."
P "쿨럭...?! 자, 자, 잠깐만?!"
언뜻 보고선 황급히 고개를 돌리는 프로듀서. 예상보다 더 노출이 심하다. 작은 어깨가 그대로 드러나있고 배꼽 위까지 새하얀 피부가 그대로 드러난다. 무엇보다 특히나 가슴 부분이...
키리코 "네에......?"
P "어, 어어... 그, 그게 있잖니이...... 어음..."
전혀 다른 곳을 보면서 헛기침을 하는 프로듀서. 이런 키리코는 처음 봤다.
코가네 "으, 으음... 예, 예쁘다야... 근디이..."
키리코 ".......?"
키리코가 무안해할까봐 다시 고개를 돌린 프로듀서. 새하얀 백옥같은 키리코의 살결에 그만 고개를 돌리고 만다. 아무리 그래도... 물론 전에 수영복 차림은 봤긴 했어도... 수영복이랑은 역시 다르다! 원래 있어야할 천쪼가리가 사라진 탓에 이상한 기분이 든다. 뭔가... 뭔가 가슴골이 좀!!
키리코 "......여, 역시... 어, 어울리지 않는 걸까요...?"
P "어, 어울리지 않다는 건 아냐, 절대로 그런건 아니고!"
키리코는 프로듀서의 등 뒤로 바짝 다가왔다.
키리코 "......제대로... 봐... 주세요..."
살짝 다가와 프로듀서의 옷깃을 잡는 키리코. 위험해. 너무 가깝다!
P "쿨럭?! 쿨럭 쿨럭!?"
>+ 위기다. 어떡하지?
보자.
앗, 예쁘ㄷ
(기절)
P "키리코 네가 생각할 때는 어때...? 괜찮은 거 같아?"
키리코 "......"
키리코는 잠시 고민하더니 배를 살짝 가리며 말했다.
키리코 "역시... 조, 조금 살이 찐 게... 아닐까요...?"
그러고 보니까 어제도 저녁을 먹는데 고민이 많아보였다. 살짝 물어보긴 했지만... 역시 신경쓰고 있던 거였나?
P "그러..." 멈칫
코가네 "머가 살이 쪘다는 겨~!!!"
그렇지 않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옆에서 코가네가 소리를 빼액 질렀다.
코가네 "요로코롬 날씬한디야~! 금방이라도 바람이 불면 날아갈 거 같은데 뭐가 살이 쪘다는 겨!" 씩씩
코가네가 키리코에게 화를 내고 있다. 그것도 진심으로!
코가네 "고럼 키리코보다 살찐 애들은 어뜩히야~! 키리코가 살이 찐 거면 나는 완전완전 돼지돼지 꾸러기네!"
키리코 "아... 아니야. 코가네쨩한테 한 소리가 아니라..."
코가네 "그럼 무신 바램이 들어서 그런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는겨?! 누가 그랬는겨~ 똑바로 말해보랑게?"
키리코 "......그, 프로듀서 님이 어제... 살이 쪘다고..."
코가네 "뭐시당까~~??"
코가네가 씩씩거리며 프로듀서에게 다가왔다.
코가네 "뼈밖에 없는 아한테 시방 모라는겨~! 너무한디야~!"
>+
1. 오, 오해야! 왠지 걱정이 있는 거 같아서 별 생각 없이...
2. 그런 적 없어! (키리코를 바라보며) 봐! 이렇게 날씬한 애한테 어떻게 그러겠니?
3. 자유롭게
코가네 "넘겨짚을 게 따로있지잉! 쫌 봐바! 요로코롬 이쁜 애가 무슨 가세불고 있당까~?!"
코가네가 키리코의 얼굴을 찹살떡처럼 손으로 눌러대고 프로듀서의 앞에 가져다 대었다.
키리코 "아, 안녕하세요......" 꿈뻑
P "아, 안녕..."
P "......"
코가네 "왜 얼굴만 뚫어져라 바라보고 배쪽은 보지 않는 겨? 진짜 살쪘다고 생각하는 겨?"
P "...아, 아니... 그, 그게 아니라... 너무 가까우니까..."
키리코 "아... 보, 보시기 싫으면... 안 보셔도 저는 괜찮..."
코가네 "프로듀서~~~!! 빨랑 보라니꼐?! 키리코가 어디가 살쪘다는 것이여? 으응? 으으으응??!"
P (살이 찐건 아니지만요 선생님... 그게... 보이진 않지만 뭔가 살과는 조금 다른 말랑한 볼륨감이...)
P "어, 어어... 물론이지! 키리코가 살이 찔리가 없지. 봐라 이렇게... 이렇게... 허리도 잘록하고... 가슴도..."
프로듀서에 눈에 들어온 것은 새하얀 탱크탑을 입고서 빤히 올려다보고 있는 키리코의 모습이었다.
P "......어라? 키리코가 없는데요"
코가네 "그게 무신 소리여~~??"
P "아니... 왜 천사가..."
프로듀서는 뭔가 봐서는 안되는 걸 본 것 처럼 눈을 비비더니 스스륵 쓰러졌다.
P "......" 풀썩
코가네 "프, 프로듀서어~~??"
키리코 "흐앗...?! 프로듀서 님...?! 어, 어떡해... 프로듀서 님이..."
코가네 "무신 일인겨? 어디 아파? 눈 좀 떠봐라~~~!!"
행복한 표정으로 영면에 들어간 프로듀서.
>+ 어떡하지?
1. 키리코의 무릎 베개면 나을지도
2. 절대 이런 옷은 안 돼!! 키리코는 지켜줘야 해!!
3. 자유롭게
갑자기 눈을 뜬 프로듀서, 얼른 자켓을 벗어서 키리코를 덮어버렸다.
키리코 "괘, 괜찮으세요...?"
P "괜찮지 않아! 이런 옷은 안 돼. 내 눈에 흙이 들어갈 때까지 안 돼!!"
키리코 "아......!"
키리코가 살짝 망설이더니 대답했다.
키리코 "여, 역시 저... 프로듀서 님이 골라주신 옷이... 더 잘 어울리는 거겠죠...?"
P "응?"
키리코 "...무리하게 고집부려서 죄송해요... 제게 가장 맞는 스타일로 골라주셨는데... 이런... 스타일은... 저랑은 안 맞는 거겠죠...?"
P "......"
P (그렇다고 하면 왠지 기를 꺾는 것 같고... 아니라고 하면 나만의 귀여운 키리코가 망가져버려!)
>+ 어떡하지?
키리코 "네...?"
P "그래!" 덥석
키리코 "꺄앗?!"
P "봐! 평상시대로 귀엽고 착한 키리코잖아? 이런 옷은 그냥 귀엽고 좀 시원한 그런 스포츠복이라고? 그렇지 코가네?"
코가네 "그런 말은 하면서도 키리코를 전혀 안보고 있다야~"
키리코 "여, 역시 제게 이런 옷은..." 꼼지락
P "아니야! 절~대로 키리코에게 어울리지 않다거나 그런 건 아니야! 봐! 얼마나 어...? 시원시원하고 좋아? 여기 배꼽도 다 드러나고... 가슴도..."
키리코 "가, 가슴.......?"
프로듀서의 시선이 키리코의 아래를 훑더니 점점 시야가 흐려졌다.
P "...슴도.... 흐에엑..." 풀썩
코가네 "프로듀서~!?!"
키리코 "피, 코피가...!"
"꺄앗?!"
"무슨 일이에요? 피, 피가 나잖아!"
대기실에서 큰 소리가 나자 스텝들이 몰려와 난리가 났다.
키리코 "저, 저! 지혈을 해야 해요...! 구, 구급상자가 없을까요...?"
키리코가 용기를 내고 스텝들에게 말했다. 다행히 도구실에 구급상자가 있다고 했다. 재빨리 달려가서 붕대와 약을 챙기는 키리코. 따라온 여성 스텝들이 걱정되서 물어보았다.
"괜찮겠어요?"
키리코 "네...! 저... 제가 할 수 있어요!"
"참... 이게 무슨 일이람"
키리코 "그,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키리코는 꾸벅 인사를 하고 프로듀서에게 달려갔다. 다행히 프로듀서의 코피는 금방 멈추었다. 편안한 소파 위에서 헤롱헤롱 거리고 있는 프로듀서. 키리코는 구급상자에 얼음주머니가 있는 것을 기억하고 다시 도구실로 향했다. 그런데 문을 열려고 하는 순간...
"정말요? 저 프로듀서라는 사람이요?"
"그래!"
"어쩐지, 저는 오늘 남성 모델을 섭외했나 싶었다니까요?"
키리코 '......?'
키리코는 멈칫거렸다. 도구실 안에서 여성 스텝 두 명이 말하는 것이 들렸기 때문이다. 몰래 남의 말을 듣는 것은 나쁜 짓인데... 어쩐지 몸이 굳어 움직이지 않았다.
"옛날에는 아이돌이었나봐. 그러다 실패하고 모델로 전향했는데, 소문이 아주 안좋았다고"
"설마 코피를 흘리는 것도..."
"글쎄, 그건 모르겠는데. 아무튼 소문은 엄청 구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술버릇이 진짜 나쁜가봐. 술만 먹으면 글쎄 여자들에게 찝쩍거리고 난리도 아니라나봐"
키리코 "......!"
"헤... 겉으로는 전혀 그렇게 보이진 않는데... 어머?"
키리코 "...저, 저기 구급상자가..."
"아! 여기 여기, 이거 가져가세요~"
키리코가 안에 들어오자마자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나가버리는 스텝들.
키리코 "......"
키리코 '술버릇...... 프로듀서 님이......'
키리코의 얼굴이 잠시 굳어졌지만 이내 양 볼을 톡톡 치며 얼굴을 도리도리하는 키리코. 다시 프로듀서에게 돌아가 얼음찜질을 해준다.
...
...
우여곡절 끝에 촬영에 들어간 키리코와 코가네. 프로듀서는 왠지 빈혈에 걸린 것처럼 어지러웠다.
P '...뭔가 시원섭섭하네. 아이돌이라곤 해도 어린애들인줄 알았는데...'
감독의 지시대로 눈부신 태양 아래서 테니스 라켓을 흔드는 두 사람.
P "......"
>+ 촬영은 무사히 끝날 수 있을까?
키리코 "프로듀서 님...! 저... 보셨나요...? 어땠어요...?"
P "......"
키리코 "......? 프로듀서...? 저기요...... 저기이~~" 휘적휘적
키리코가 코앞까지 와서 프로듀서의 앞에서 팔을 흔들었지만 프로듀서의 반응이 없다.
P "......쿨럭"
왈칵하며 프로듀서의 코와 입에서 피가 줄줄 세어나왔다. 눈도 붉게 충혈되어 간신히 서 있을 뿐이었다.
키리코 "꺄......?! 피, 피가.....? 프, 프로듀서 님......? 괜찮으신 거예요?"
P "...아..."
키리코 "네?"
P "...아무... 일도...... 없었.....다.....!"
키리코 "그게 무슨... 꺄앗?!" 깜짝
프로듀서는 말을 마치고 키리코의 품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
...
다시 눈을 떠보니 키리코의 부모님의 병원이었다.
P "......여긴..."
키리코 "......" 꾸벅
P "! 키리......"
프로듀서는 키리코를 부르려다 말고 멈칫했다. 키리코가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P '아마 나 때문에 놀랐을까... 촬영도 힘들었을텐데 나까지 이래서...'
밖을 보니 이미 어둠이 내렸다. 아마 한동안 잠에 빠진 모양이었다.
P '그런데 난 어째서... 키리코의... 몸에 반응을... 아니아니...! 또 코피가 나올 것 같아!!'
이상하리만큼 키리코의 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프로듀서.
그래서 어떻게 할 건가?
>+ 키리코에게...
1. 키리코를 살짝 깨워서 괜찮다고 한다
2. 슬슬 시간이 늦었으니 키리코의 부모님에게 맡기고 갈까
3. 키리코를 살짝 들어서 눕힌다
4. 자유롭게
색색거리며 잠에 빠진 키리코.
키리코의 앞머리가 조금 부시시하게 떴다. 아마 머리를 정돈할 시간도 없이 프로듀서를 간병해주었을 것이다. 프로듀서는 키리코의 앞머리를 쓰윽 넘겨주었다.
P '그러고 보니... 오늘은 전혀 붕대를 하지 않았네'
이마에도 붕대가 전혀 없었다. 무슨 심경의 변화라도 있었을까?
쪽.
대견하기도 하고 예쁘기도 하고, 비현실적으로 귀여워. 인형같은 키리코, 프로듀서는 자신도 모르게 이마에 붕대가 있던 자리에 입맞춤을 했다.
키리코 "...으응...?"
키리코는 잠결에 살짝 고개를 돌리며 인상을 찌푸렸다.
P '시, 싫은 건가...?!'
충격적인 마음을 뒤로 하고 키리코를 살짝 들어 침대에 눕혔다. 세상 모르고 이불을 꼭 쥐며 잠에 든 키리코. 살며시 빠져나와 병실 문을 닫았다.
P "휴우..."
"잠들었나요?"
P "네에... 네?!"
귀에 익은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반대편으로 돌아보니 키리코의 아버님이 서 있었다.
P "아... 안녕하세요...?"
그제서야 여기가 키리코의 부모님이 하시는 병원이라는 것을 자각한 프로듀서.
"오랜만이에요. 잠깐만 시간 괜찮으시죠?"
P "네, 네에"
원장실로 안내하는 아버님, 프로듀서는 왠지 잔뜩 움츠려들었다. 서로 테이블에 마주앉자마자 그는 무언가 사진을 꺼내 보여주었다. 오늘 낮에 찍은 화보 사진이었다. 눈부신 태양아래 두 소녀가 새하얀 살결을 드러내고 테니스를 치는 그런 사진이었다.
P "헉"
"오늘 이런 촬영이 있다고 들었어요"
>+ 대답
1. 아아! 다시 봐도 예쁘네요. 참 귀엽죠?
2. 일단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3. 저번에 말씀드린 대로 그라비아 촬영을...
4. 자유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