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유코에게 술먹고 키스하고 차인날... 그날처럼 키리코가 감싸주었으면 좋겠다. 다른 조건들 다 잊어버리고 아픈 상처들을 치유하고 싶어졌다.
키리코 "........."
P "키리코!"
프로듀서는 키리코의 눈망을 속으로 빠지고 싶었다. 여리여리한 허리를 붙잡고 쎄게 안기고 싶었다. 그러나 키리코는 프로듀서가 다가가자 살짝 가슴을 밀어내었다.
키리코 "저는...... 프로듀서 씨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P "키리코.....? 왜....."
키리코 "프로듀서 씨는..... 프로듀서 씨가..... 좋아하시는 분이..... 따로 있잖아요....."
P "그건 과거일 뿐이야. 지금 좋아하는 건 키리코 뿐이라고!"
키리코 "......저는... 프로듀서 씨가...... 저 같은...... 대체품이 아니라요..... 정말..... 예쁜 분이랑... 만나셨으면......"
키리코는 작은 목소리로 프로듀서의 가슴을 베어내었다. 그날 밤, 후유코에게 뻔히 차인 것을 봐놓고서도 프로듀서를 감싸주었고 프로듀서의 고백을 받아주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전혀 모르겠고 그것은 본심이 아니었다고 했을 때에도 키리코는 프로듀서를 감싸주었다. 유이카의 일을 들키고 나서도 키리코는 언제나 프로듀서만을 바라보았다.
키리코 "그게..... 프로듀서 씨의..... 바램이니까......"
키리코의 눈이 눈물로 적셔져 안개처럼 흐려졌다. 사실 키리코는 상처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붕대로 감고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으려고 했었다. 같이 쇼핑을 갔을때에도, 프로듀서는 자신보다는 다른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키리코는 알고 있었다. 프로듀서에게 있어서 자신은 그저 다른 사람들에게 차여서 어쩔 수 없이 선택된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다.
키리코 "......제가... 프로듀서 씨의 행복을......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P "어차피 후유코도 히오리도 유이카도! 전부 날 생각해서 모른체하거나 보이지않게 배려만 하고 있어. 결국 대화를 하거나 같이 밥을 먹거나, 그런 것은 아무것도 소용이 없었다고. 그날 밤에 내가 너희들에게 실수를 한 그 순간부터 너희랑 나랑의 신뢰는 이미 깨져버린 거야!"
히오리 "아, 아니에요! 물론 신경쓰이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게까지 잘못을 했다고 생각은..."
P "아냐. 나나 너희나 계속 이러고 있는 건 아무 도움도 안 돼. 차라리... 내가 그만두는 게 모두에게 편해질지도 몰라"
히오리 "......그, 그만 두신다니...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진 않아요..."
P "다른 애들은? 히오리나 치요코도 걱정이지만, 다른 애들이 알면 어떻게 될 거 같아? 아마나나 마노에게는 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하지? 아사히나 카호에게 면목은 있어?"
히오리 "으... 으으....."
P "그냥 지친다. 너희들에게 사과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 히나나의 말이 옳아. 난 절대로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어버린 거야"
손발이 떨리는 것을 억지로 참고, 프로듀서는 차분차분히 그때 있었던 일을 말했다. 프로듀서의 기억이 따끔따끔하게 머리 속을 찔러대었다.
그날 밤, 모두가 해어지고 난 뒤, 술에 취해 비틀대며 거리를 헤매던 두 사람. 곧 비가 오기 시작했고, 그들은 갑자기 쏟아진 비를 피하기 위해 어느 가게의 처마 밑으로 들어갔다. 택시를 부르기로 한 두 사람이지만, 여자의 속이 안좋은지 웅크리고 고통을 호소한다. 남자는 비틀대면서도 어찌할 바를 몰라 주위를 둘러본다. 이윽고 남자는 그곳이 한 작은 호텔의 입구임을 알아차린다. 어쩔 수 없이 남자는 여자를 부축하고 호텔 안으로 충동적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호텔 방에 들어온 두 사람. 여자는 기운이 다 빠져 쓰러지듯 침대에 누웠고, 남자는 비틀거리며 침대에 앉아서 여자를 바라본다. 그리고 남자는...
유이카 "그만해"
P "왜? 꼭 해야 할 이야기가 있다고! 내가 너에게... 역시 손을 대어버린 것 같아... 나도 지금 막..."
정말로 사라졌으면 하는 사람은, 그냥 안 보면 그만이다. 말하는 것,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힘든 그런 사람은 마음에서 지워버리면 된다. 하지만 유이카는 그럴 수 없다. 유이카는 아이돌이다. 프로듀서가 없는 아이돌 생활은 떠올릴 수도 없었다.
그렇게 쭉 같이 달려온 사이다. 유이카는 프로듀서를 믿었고, 프로듀서가 좋았고 마음을 터놓고 겨우 대화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남자였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실망한 것이다.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보다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사람이 그런 심한 짓을 저지른 것이다.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이 너무 많았다. 유이카는 프로듀서가 미웠다. 배신감에 매일 프로듀서를 볼때마다 마음이 아파왔다. 하지만 사라졌으면 좋겠다니... 그런 심한 소리를 또 프로듀서는 하고 있었다. 알면서, 그런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 남자는 이곳 외딴 곳까지 와서 이러는 것이다.
사실 프로듀서는 죽을 생각이 없었다. 다만, 유이카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난 정말 네 걱정만 하고 있다고 말이다. 그렇게라도 보여주지 않으면 스스로가 무너질 것 같았다. 어떻게든 마음속에 있는 죄책감을 덜어내고 싶었다.
'프로듀서!'
유이카는 절벽 밑으로 떨어질 것 같은 프로듀서에게, 손을 뻗어 아슬아슬하게 구한다. 그리고 자책하는 프로듀서에게 유이카는 울면서 말한다.
'바보 바보 바보! 이 바보천지야! 그렇게 죽을 용기라면... 나를 좀 더 바라봐달란 말이야!'
그리고 목숨을 구해준 유이카에게 프로듀서는 감동을 받아 유이카를 꼭 껴안는다. 다시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겠노라 다짐하면서 눈물의 화해를 하리라.
분명 그렇게 생각을 하고 연기를 한 것이다. 아니 반절 정도는 진심이었다. 이렇게라도 해서 마음을 알아주면 좋으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근데 왜 절벽 위에는 프로듀서 혼자만 있는 거지?
프로듀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바로 지금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도무지 뇌로 받아드리지 못하고 있다.
왜... 유이카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거지?
절벽 바로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서 주저앉은 프로듀서. 아마도 유이카는 프로듀서의 바람대로 프로듀서를 구하기 위해서 이곳까지 달려온 것 같다. 그리고 프로듀서는 계획대로 떨어지는 척만 하고서는 유이카의 손을 잡고 다시 절벽 반대편으로 넘어지는 연기를 했어야 했다. 하지만 프로듀서는 실제로 뒤로 넘어갈 뻔 했다. 아니 유이카가 없었다면 아마 떨어져 죽었을 것이다. 어어어? 생존의 본능과 죽음의 공포 앞에서 프로듀서는 손을 뻗으며 달려오는 유이카의 손을 무의식적으로 강하게 붙잡았다. 그것은 뇌를 거친 게 아니다. 근육에서 척수에서 온갖 운동신경이 반사적으로 일으킨 행동이었다. 하지만 유이카는 떨어지는 프로듀서를 지탱하기엔 너무나 가벼웠다. 진자운동처럼 프로듀서가 절벽 반대편으로 튕겨저나가는 반발력만큼 유이카는 절벽 쪽으로 튕겨졌다. 그 과정에서 어떠한 비명도 들리지 않았다. 프로듀서가 느낀 것은 바닥에 나뒹굴면서 들리는 둔탁한 충격음과 바람소리. 그리고 공중에서 프로듀서를 바라보는 유이카의 모습. 이윽고 유이카는 눈앞에서 사라졌다.
P "............"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프로듀서는 온몸을 벌벌 떨면서 절벽 밖으로 고개만 내민 채 아래를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거대한 파도가 치면서포말이 부셔지는 절벽 해안가의 모습이었다. 프로듀서는 그대로 기절했다.
잠들었던 유이카를 간신히 깨워서 응급실로 부축했다. 근처의 모 대학병원. 물에 흠뻑 빠진 아이돌이 입원했다! 이런 소리를 듣지 않도록 가능한 교외의 한가로운 종합병원으로 왔다. 프로듀서는 병원의 강렬한 불빛에 힘을 잃고 그만 의자에서 쓰러지듯 잠에 빠졌다.
자고 일어나보니 모든 게 해결이 되었다. 다행히 큰 외상은 아니었다. 충격으로 인한 가벼운 뇌진탕과 함께 등쪽과 다리에 멍이 들었을 뿐이다. 그게 가볍다고 생각하는 것 부터 자신을 용서할 수 없긴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유이카가 잠에서 깨어나 상태를 살펴보는데 조금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유이카가... 사건 당시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뇌진탕으로 당시의 기억이 상실된 것 같습니다"
의사는 심각하게 말했다.
P "......"
"그런데... 조금 경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기억이 사라질만큼 큰 충격을 받았다기엔 너무나 가벼운 뇌진탕이라서요"
1주일 후, 프로듀서는 유이카와 함께 다시 그 병원을 찾게 되었다. 여전히 유이카는 그날 벌어졌던 일에 대해서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같이 술을 마신 일도, 모텔에 갔던 일도, 그 이후의 일이 깨끗하게 지워져 있었다.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할때마다 유이카는 순진한 얼굴로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똑같이 화를 내거나 울먹이다가 지쳐 쓰러지고는, 일어났을때는 대화를 했던 사실 빼놓고는 아무것도 기억해내지 못했다.
의사는 말했다.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비싼 MRI 검사까지 마치고 나서야 유이카는 안심을 했다.
유이카 "거봐. 그정도로 쓰러질 미츠미네가 아니라니까?"
유이카는 안경을 치켜 올리며 팔짱을 끼고는 자신의 튼튼함을 과시하려는 듯한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했다.
"의학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P "......"
이리저리 핑계를 대며 유이카를 내보낸 뒤 프로듀서는 의사에게 단 둘이 직접적으로 말했다. 의사는 건조하게 말했다.
"일단 뇌나 다른 기능의 문제는 전혀 없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심리적인 문제일 수 있어요. 정신과 쪽으로 돌려드릴까요?"
유이카는 말을 듣지 않았다. 자신은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프로듀서는 홀로 업계에서 유명한 전문의를 찾아가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원인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해리성 기억상실증은 충격적인 기억과 관련된 기억의 재생에 장애가 생기는 병을 말한다고 했다. 보통 해리성 기억상실증은 과거의 기억은 사라지지 않지만 중증 환자의 경우 과거 정신적 외상의 원인이 된 기억까지 장애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유이카는 프로듀서와의 일 빼고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다만 의사는 경고했다.
'지금은 무리하게 기억해내려 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단기 기억 상실증은 보통은 자연적으로 치유가 됩니다. 가장 좋은 것은 심신의 안정이에요. 지금 치료를 거부한다고 해서 더 악화되거나 장기 단계로 넘어가는 것은 아니에요'
최대한 편안한 일상 생활을 가지는 것.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 꾸준히 대화를 하면서 기다릴 것. 1개월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약물치료와 최면요법 등을 사용하기 위해 다시 찾아올 것. 의사는 마지막으로 섬뜩한 이야기를 했다.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영원히. 아마 환자 본인이 기억하고 싶지 않을지도 몰라요. 그러면 프로듀서 씨는 어떻게 하실 거예요?'
프로듀서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상황이 호전된다면 모든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줘야 합니다. 기억하지 못하더라도요'
...
...
1주일 후, 안티카 일행은 요란스럽게 대기실을 빠져나오고 있다. 그날에 있었던 촬영에 대해서 웃고 떠들면서 말이다.
콕. 누군가가 프로듀서의 옆구리를 콕하고 찔렀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키리코가 살짝 웃으며 손짓을 했다. 따로 할 말이 있다는 거다.
키리코 "정말...... 다행이에요.....!"
무슨 말이지? 하는 순간 키리코가 웃는지 우는 건지 모를 애매한 표정으로 말했다.
키리코 "유이카쨩이요... 1주일 전만 해도... 뭔가 고민이 있는지... 말도 안하고... 그랬는데... 프로듀서 님이랑... 놀러 갔다오고 난 뒤로... 다시 예전처럼 활기찬... 유이카쨩이 됐어요...! 프로듀서 님이 계서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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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코의 손을 꼭 붙잡자 키리코의 뺨도 덩달아 붉게 물들었다. 갑자기 키리코가 예뻐보였다. 회색빛 고운 머리칼도, 깊은 속눈썹도 아담한 입술도 다 예뻐보였다.
키리코는 민망한지 어쩔줄 몰라하면서 손을 빼려고 하고 있다.
키리코 "누, 누가 보면..... 곤란해요......"
누군가 볼까봐 옆을 힐끗힐끗 바라보며 키리코는 작은 목소리로 애원했다.
P "키리코!"
>+
1. 나 어떻게 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어
2. 나 사실 키리코를 좋아하게 됐어
돌고 돌아서 결국 키리코에게 갔다.
후유코에게 술먹고 키스하고 차인날... 그날처럼 키리코가 감싸주었으면 좋겠다. 다른 조건들 다 잊어버리고 아픈 상처들을 치유하고 싶어졌다.
키리코 "........."
P "키리코!"
프로듀서는 키리코의 눈망을 속으로 빠지고 싶었다. 여리여리한 허리를 붙잡고 쎄게 안기고 싶었다. 그러나 키리코는 프로듀서가 다가가자 살짝 가슴을 밀어내었다.
키리코 "저는...... 프로듀서 씨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P "키리코.....? 왜....."
키리코 "프로듀서 씨는..... 프로듀서 씨가..... 좋아하시는 분이..... 따로 있잖아요....."
P "그건 과거일 뿐이야. 지금 좋아하는 건 키리코 뿐이라고!"
키리코 "......저는... 프로듀서 씨가...... 저 같은...... 대체품이 아니라요..... 정말..... 예쁜 분이랑... 만나셨으면......"
키리코는 작은 목소리로 프로듀서의 가슴을 베어내었다. 그날 밤, 후유코에게 뻔히 차인 것을 봐놓고서도 프로듀서를 감싸주었고 프로듀서의 고백을 받아주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전혀 모르겠고 그것은 본심이 아니었다고 했을 때에도 키리코는 프로듀서를 감싸주었다. 유이카의 일을 들키고 나서도 키리코는 언제나 프로듀서만을 바라보았다.
키리코 "그게..... 프로듀서 씨의..... 바램이니까......"
키리코의 눈이 눈물로 적셔져 안개처럼 흐려졌다. 사실 키리코는 상처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붕대로 감고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으려고 했었다. 같이 쇼핑을 갔을때에도, 프로듀서는 자신보다는 다른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키리코는 알고 있었다. 프로듀서에게 있어서 자신은 그저 다른 사람들에게 차여서 어쩔 수 없이 선택된 사람이라는 것을 말이다.
키리코 "......제가... 프로듀서 씨의 행복을......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대답
키리코는 대체품이 아니야!
키리코 "......"
P "난 키리코밖에 없어. 이젠 내겐 아무도 남지 않았다고...! 대체품이 아니라... 내 유일한 사람이야!"
키리코는 큰 눈을 깜빡거리면서 프로듀서를 바라보았다.
키리코 "...제, 제 도움이... 필요하신 건가요......?"
P "키리코가 떠나버린다면 난...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 같아..."
키리코 "......"
키리코 "저...... 프로듀서 씨...... 제가..... 도움이 된다면요......"
P "응"
키리코 "저랑..... 어떤 걸... 하고 싶으신 건가요...?"
P "......??"
키리코 "저, 저랑....."
키리코가 조금 고장난 것 같다. 계속 같은 말을 하며 우물쭈물하고 있다.
>+ 키리코와 같이 하고 싶은 것?
언제까지라도 있었으면 좋겠어.
왜냐면... 난 널 사랑하고 있으니까...
키리코 "헤엣......?"
키리코는 펑하고 터저버린 것 같이 얼굴이 새빨갛게 되었다.
키리코 "......엣... 아... 저기......"
P "지금 이대로가 좋아... 키리코는 어때?"
키리코 "아... 하우... 하우우우......"
키리코는 그만 손으로 눈을 가리고 저멀리 도망쳐 버렸다. 그러나 프로듀서가 싫진 않은듯 3m정도 떨어진 곳에서 주저앉고 프로듀서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P "키리코. 괜찮니?"
키리코 "......"
키리코 "저... 저어... 옆에 있는 것... 만으로 괜찮다면...... 저도... 프로듀서 님의... 곁에 있는 게... 좋아요..."
P "키리코...! 정말... 정말인 거지?"
키리코 "부, 부끄럽지만...... 잘... 부탁..... 드려요..."
P "꿈인 것 같아... 믿어지지 않아"
키리코 "아... 으응..... 헤헷....." 베시시
키리코는 프로듀서의 옆으로 와서 해맑게 웃고 있다.
>+ 이대로 좋은가?
1. 좀 더 뭔가 키리코랑 하고 싶은 게 생겼다
2. 자유롭게
키리코 "네에.....? 뭔가... 부탁하실 거라도..."
P "물론 곁에만 있어도 행복한데, 뭔가 좀 더 키리코랑 하고 싶은 게 생겼어"
키리코는 전혀 금시초문이라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키리코 "(잘은 모르지만) 마, 말씀만 해주세요......! 혹시 아프신 곳이라도 있으신가요? 붕대로 감아드릴 수 있는데..."
P "아니, 붕대는 꺼내지 말고..."
>+ 뭘 하고 싶은가?
키리코 "데이트 씨......?"
P "응"
키리코 "데, 데이트...... 데이트 씨......?" 빙글빙글
P "야... 괜찮아?"
키리코 "하, 하지만요...... 데이트라니...... 프로듀서 님이랑 데이트...... 후왓......?!" 후다닥
P "뭐야?! 갑자기 어딜 도망가는 거야?!"
키리코 "후와와아아....!?! 부, 부끄러워~~~~~~"
P "키리코! 잠깐 기다려봐! 위험해!"
키리코 "꺗?!" 우당탕
다행히 근처에 푹신한 소파가 있어서 그쪽으로 어떻게든 넘어뜨렸지만, 덕분에 키리코의 위에 올라탄 형국이 되어버렸다.
키리코 "에.......??????"
>+
1. 사무실에서 무슨 파렴치한! 방금 전까지 우울모드여놓고 이제와서 이런 짓을 하다니!
2. ......
귀여워귀여워귀여워귀여워
P "......"
갑작스럽게 쓰러져서 키리코의 고운 회색빛 머리결이 소파 위로 흩어졌다. 때문에 그녀의 체취가 프로듀서의 코끝을 자극했다. 어서 일어서야 하는데, 일어서고 싶지 않게 달콤한 냄새가 났다.
이것은 무슨 냄새일까? 키리코 특유의 아기같은 냄새... 꽃밭에 누워 맑은 하늘을 바라보는 냄새... 아니면 비가 오고 난 뒤에 새벽에 밖을 나가면, 짙은 안개 속에서 느껴지는 청량감일까?
키리코 "후웃... 흐읏......"
가만히 키리코를 바라보니 키리코가 숨을 쉬는 것이 느껴졌다. 새근새근, 살짝 가슴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이 보였다.
P "귀여워"
키리코 "네......?!"
키리코가 깜짝 놀라 프로듀서를 바라보더니... 더 이상 버틸 수 없는지 그만 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이것은......
>+ 2 까지, 주사위
1~33 : 최악의 결말
34~66 : 뻔한 결말
67~100 : 결국 선을 넘고 만 프로듀서,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프로듀서는 살며시 키리코에게 다가갔다.
P "괜찮은 거지...?"
키리코 "(여전히 눈을 꼭 감고 있다) 흐... 흐우우..."
서서히 두 사람의 얼굴이 포개지고... 입술이 닿으려고 하는 순간...
덜커덕! 하면서 누군가 들어왔다!
"키리코!"
>+
1. 코가네
2. 유이카
3. 자유롭게
걱정스러운 마음에 한걸음에 달려온 코가네, 하지만 그녀의 눈앞에 있는 것은 소파 위에서 서로 껴안고 있는 프로듀서와 키리코였던 것이다.
코가네 ""
P "자, 잠깐만 코가네... 이건 그러니까..."
코가네 "프, 프로듀서가 프로듀서가아~~~!!!"
P '(크, 큰일이다! 코가네에게 들켜버렸어!)'
순간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추억들, 과연 이 사무소에서 계속 프로듀서를 할 수 있을까? 이직도 쉽지 않을텐데...
코가네 "키리코를 괴롭히고 있당까~?!"
P "엣?!"
코가네 "무슨 일이여! 요로코롬 연약한 키리코에게 이런 심한 짓을 하다니이..." 울먹
코가네가 프로듀서를 밀치고 키리코를 와락 껴안아주었다. 키리코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지 눈이 뱅글뱅글 돌고 있었다.
코가네 "세상에! 열 좀 봐...! 대체 키리코가 무신 잘못을 했다꼬 이렇게까지 하는겨? 프로듀서가 이런 폭력을 저지르는 난폭한 사람인줄은 몰랐당께~~!"
코가네가 매우 화가난듯 양볼을 크게 부풀리며 큰소리로 말했다. 아무래도 뭔가 오해하는 것 같았다. 그것도 매우 순수한 방향으로... 아무래도 키리코와의 관계를 들킬 일은 없지만 이건 이것대로 문제였다.
>+ 어떡하지?
P "아.....(이게 먹힌다고?)"
코가네 "하지만!!! 함부로 여자아이랑 단둘이서 붕대를 감아주면 큰일난디야~! 키리코, 잘 알겠제?! 프로듀서, 평상시에는 얌전해보여도 단둘이 있을때는 우떤 짐승으로 변할지 모른다! 알겠제?!"
키리코를 마구 흔들며 훈계를 하는 코가네.
키리코 "미... 미안해...... 배가 좀 아파서..."
코가네 "배가 아프다꼬...??!! 어, 어디가? 어떻게 아픈 기고?!!"
코가네는 키리코가 아프다는 말에 놀라 마구 키리코를 끌어안았다... 그 후로도 코가네의 폭풍 잔소리가 이어졌고 프로듀서와 키리코는 얌전히 두 손 다 들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키리코 '(코가네쨩이랑 조금..... 같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이따 퇴근하고 기다릴테니 그때까지 기다려주세요......?)'
키리코가 달콤한 속삭임과 함께 어색한 윙크를 날렸다.
>+ 이후 자유롭게
히나나 "다가오지 마세요. 아동성범죄자-듀서 씨"
P "오해야!"
히나나 "히나나! 무서운 선배에게 다 얘기할 거에요! 우에엥~!!"
>+ 그 선배에 따라 프로듀서의 운명이 바뀔지도 (유이카, 사쿠야, 후유코, 히오리, 치요코, 마도카 중 1인)
>+ 이르러 가는 히나나를 어떻게 할 것인가. 그대로 지켜만 볼 것인가?
17~32: 사쿠야
33~48: 후유코
49~64: 히오리
65~80: 치요코
81~99: 마도카
100: 선배들 전원 집합!
P "뭐, 뭣이?! 히오리는... 히오리만큼은 안돼!!!.... 어라? 히오리면 괜찮을지도?"
히나나 "괜찮아?"
P "아, 아니야! 괜찮지 않아! 히오리라면 애가 소심하기도 하고 어떤 말도 쉽게 믿어주니까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냐! 그러니까 그만둘래?"
히나나 "다 이를 거야~!!!"
P "히나나! 잘 생각해봐!"
히나나 "꺄아?!! 흐아아앙~~~!!! 다가오지 마세요!"
P "아니! 이상한 짓을 하려는 게 아니라 대화를..."
히나나 "싫어 싫어! 변태 아저씨랑 얘기하기 싫어"
P "변태 아저씨라니! 나 화낸다?"
히나나 "우우우... 말하는 것도 촌스럽고 이상해. 변태같아!"
P "이봐!"
히나나 "꺄아아아아~~~! 진짜 진짜 싫어! 오지말래두?"
진심으로 싫은 눈치다.
히나나 "쿨하고 멋진 선배라면 분명 프로듀서를 혼내줄거야. 잠깐 기다려? 불러올테니까!"
결국 히나나를 막는 것은 실패했다. 이윽고 히오리가 헐래벌떡 뛰어왔다.
히오리 "......사, 사정은 들었습니다. 사무소에서 변태 행위를 하셨다고..."
P "그게 아냐!"
히오리 "아, 아닌가요?..... 그럼 어떻게 하죠 전?"
P "돌아가!"
히오리 "네!"
P "이렇게나 간단히?"
>+ 이후 자유롭게
저번의 일로 마음의 짐이 있어서 이러는 거지?
히오리 "네, 네에?"
P "어차피 후유코도 히오리도 유이카도! 전부 날 생각해서 모른체하거나 보이지않게 배려만 하고 있어. 결국 대화를 하거나 같이 밥을 먹거나, 그런 것은 아무것도 소용이 없었다고. 그날 밤에 내가 너희들에게 실수를 한 그 순간부터 너희랑 나랑의 신뢰는 이미 깨져버린 거야!"
히오리 "아, 아니에요! 물론 신경쓰이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게까지 잘못을 했다고 생각은..."
P "아냐. 나나 너희나 계속 이러고 있는 건 아무 도움도 안 돼. 차라리... 내가 그만두는 게 모두에게 편해질지도 몰라"
히오리 "......그, 그만 두신다니...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진 않아요..."
P "다른 애들은? 히오리나 치요코도 걱정이지만, 다른 애들이 알면 어떻게 될 거 같아? 아마나나 마노에게는 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하지? 아사히나 카호에게 면목은 있어?"
히오리 "으... 으으....."
P "그냥 지친다. 너희들에게 사과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 히나나의 말이 옳아. 난 절대로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어버린 거야"
프로듀서는 한숨을 푹 쉬고는 지친 발걸음으로 나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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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코와 함께 퇴근을 하는 길, 아직 프로듀서는 아까의 감정이 남아있다.
과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게 좋을까?
키리코에게 고백한 것은... 그저 지푸라기라고 잡고 싶었던 것 뿐이지 않을까?
>+
1. 키리코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2. 키리코에게 말을 건다 (내용은 자유롭게)
프로듀서는 키리코에게 자신의 감정을 소모하고 싶지 않았다. 자신의 추태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지금은 그저 안좋은 기억은 없에버리고 방끗방끗 웃으면서 곁에 있어주는 키리코에게 집중하고 싶었다.
아까 사무소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 사과하니, 키리코는 아무렇지도 않다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일상적인 대화가 오가고, 아직 사귄다는 것에 실감이 나지 않는 두 사람은 평소처럼 밝게 이야기를 했다. 키리코를 안전하게 집까지 데려다주고 프로듀서 역시 퇴근을 했다. 이래서야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지 않는가...
...
...
다음날, 기어코 일이 벌어졌다.
유이카와 후유코, 키리코의 3인 유닛이 결정된 것이다.
어떻게 하지? 평소처럼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연기를 해야 할까?
>+ 자유롭게
1. 평소처럼 대한다
2. 처음부터 말한다. 키리코랑 사귀게 되었다고
3. 사귀는 것까진 말할 필요는 없지만 어쨌든 지난날의 어지러운 이야기를 다시 또 꺼내서 정리를 하고 가자
35~67-2
68~100-3
유이카 "...그 얘기는 할 필요 없잖아?"
P "그래도, 이런 분위기에서 어떻게 유닛을 해?"
유이카 "별 걱정도~? 프로듀서는 언제나 걱정이 앞서니까 말이야. 별 일도 아니었고~ 그냥 주정뱅이 프로듀서를 새로 알게 된 거 아냐?"
후유코 "후유도 괜찮아요~ 프로듀서 씨도 가끔은 그렇게 술을 마시고 쌓아두고 계신 스트레스를 푸는 날도 있구나~ 그렇게 생각했어요"
키리코 "......"
P "그래? 이해해주니 고마워! 그래서 새 신곡 말인데..."
...
...
1주일이 지났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무소는 바쁘게 흘러갔다. 3명의 신 유닛도 덕분에 순항중이다. 유이카도 후유코도 다행히 프로듀서를 이해해주는 것 같았다.
다만 따로 1대1로 만나서 이야기한 적은 없다. 프로듀서도 유이카와 후유코도 그걸 원하지 않았다. 묘한 기류가 이어지고, 밤에는 키리코를 데려다주며 짧은 드라이브 데이트를 즐기는 날이 반복되었다.
"잠깐 술이나 한잔 하게나"
P "네?"
뜻밖의 요청. 알고보니 신유닛을 후원해주시는 분이 유닛 아이돌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가벼운 술도 곁들여서 말이다.
>+
1. 승낙
2. 거부
술은 먹지 않고 그냥 대화할 수는 없는 건가...
스폰서 사장님과의 간단한 이야기가 오가고, 술자리도 무르익었다. 다만 프로듀서는 술에 입도 못댄다고 딱 잡아 떼었다.
"그런가요...... 제가 너무 들떴었나 봅니다~"
술을 거부하는 것에 조금 실망한 스폰서,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별로 신경쓰지 않고 즐거운 이야기와 함께 음식을 즐겼다. 다행히 무사히 지나갔군.
그렇게 저녁식사 시간이 지나갔는데, 유이카가 다가왔다.
유이카 "이제 술 안 먹기로 했어?"
>+ 대답
1. 다시는 먹지 않을 거라고 맹세한다
2. 지금은 당분간... 나도 꽤 트라우마였거든
유이카가 갑자기 웃는다.
유이카 "나랑 같이 술 마실래?"
P "유이카, 너가 이래봐야..."
유이카 "싫음 말아~ 나도 P땅이랑 다시는 마시기 싫거든?"
P "왜 갑자기..."
유이카 "혹시 아직도 신경쓰고 있는 거야?"
P ".....당연하지"
유이카 "...그런 거라면 신경쓰지 마. 내가 프로듀서에게 잘못한 거야"
P "유이카"
유이카 "나... 실은 프로듀서 좋아했는지도 몰라"
P "뭐라고...?"
유이카 "그래서... 키리코쨩에게 질투했는지도... 아니, 질투했어"
P "너...... 어떻게 그걸..."
유이카 "그래서... 솔직히 프로듀서가 미웠어. 술에 취했다고는 해도... 그런 짓을 해두고... 책임까지 지겠다는 말을 해놓고서... 다른 여자아이에게 고백한다는 게 난..."
P "언제부터 알고 있었어?"
유이카 "음... 내 짐작? 지금 프로듀서의 말로 확신이 됐지만"
유이카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유이카 "그러니까... 너무 그렇게 신경쓰지 마. 내가... 내 질투 때문에... 프로듀서에게 심한 말을 한 거야..."
유이카는 진지하게 말했다.
유이카 "미안해... 사실 프로듀서도 당황스러웠으니 그랬을 거고... 나를 배려해줬던 것 뿐인데... 멋대로 내가 오해했을 뿐이야"
P "......"
유이카 "그러니까... 아아~! 나도 모르겠다. 오늘 같은 날은... 술 한잔 딱 하고, 잊어버렸으면 좋겠어"
P "......"
유이카 "마지막으로... 다 같이 모여서 한잔 할래?"
>+ 대답
1. 절대 안 돼
2. 그래... 이제 모든 거 다 훌훌 털때도 됐어... 나도 더 이상 너나 후유코의 얼굴... 피하고 싶지 않아
3. 자유롭게
유이카나 후유코는 마셔도 괜찮아. 하지만 나는 안돼. 지키지 않을 맹세는 하지도 않는거야.
유이카 "......또 실수할까봐?"
P "응"
유이카 "실수였던 거... 맞지?"
P '...응"
유이카 "...나도 참! 무슨 말을 하는 거람... 미츠미네, 추하다고?"
자신의 볼을 톡톡 두들기는 유이카. 프로듀서를 바라보며 말했다.
유이카 "그럼 됐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전부야. 그럼 이만!"
P "......"
유이카가 눈물을 머금고 뒤를 돌아볼때...
프로듀서는 기억하지 말아야 할 것을 기억해버렸다.
>+ 프로듀서의 기억, 유이카와 그날 밤의 기억은?
1~33 저질렀다 (끝장)
34~66 ......분명한 것은 키스 이상의 스킨십이 있었다는 것이다
67~100 전혀 터치도 뭣도 없었다. 호텔 방에 들어가자마자 둘 다 뻗어버린 것
그날 밤, 프로듀서는... 절대로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어버렸다. 이제서야 프로듀서는 깜깜했던 안개가 조금 가시는 것 같았다.
그날 아침... 유이카의 신경질적인 반응, 낙담한 것 같은 표정. 그 다음날, 하루종일 숙직실에서 잠을 잤던 유이카. 어딘가 아파보였던 유이카. 1주일간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을때 유이카의 날카로운 말투.
그 모든 것에 이유가 있었다.
프로듀서는 술에 취해 쓰러진 유이카를 침대에 눕히고......
P "......"
하지만, 유이카는 뒤를 돌아 가버리고 있다. 바로 손을 뻗을 곳에 유이카가 있다. 하지만 잡아야 할까? 얘기를 해야 할까?
얘기를 하면 어떻게 될까? 키리코는? 유이카는? 머리 속이 혼란스러워졌다. 짧은 시각, 5초 내외의 시간에 온갖 생각이 미칠듯이 돌아갔다. 머리가 터질 것 같다.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것인가?
>+
1. 유이카를 붙잡고 모든 것을 털어놓는다
2.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붙잡고 사죄한다
프로듀서는 유이카를 붙잡고 소리쳤다.
유이카 "우왓?! 까, 깜짝이야... 놀랐잖아~ 무슨 일인데?"
P "기억났어... 기억이 났다고!"
유이카 ".....응?"
손발이 떨리는 것을 억지로 참고, 프로듀서는 차분차분히 그때 있었던 일을 말했다. 프로듀서의 기억이 따끔따끔하게 머리 속을 찔러대었다.
그날 밤, 모두가 해어지고 난 뒤, 술에 취해 비틀대며 거리를 헤매던 두 사람. 곧 비가 오기 시작했고, 그들은 갑자기 쏟아진 비를 피하기 위해 어느 가게의 처마 밑으로 들어갔다. 택시를 부르기로 한 두 사람이지만, 여자의 속이 안좋은지 웅크리고 고통을 호소한다. 남자는 비틀대면서도 어찌할 바를 몰라 주위를 둘러본다. 이윽고 남자는 그곳이 한 작은 호텔의 입구임을 알아차린다. 어쩔 수 없이 남자는 여자를 부축하고 호텔 안으로 충동적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호텔 방에 들어온 두 사람. 여자는 기운이 다 빠져 쓰러지듯 침대에 누웠고, 남자는 비틀거리며 침대에 앉아서 여자를 바라본다. 그리고 남자는...
유이카 "그만해"
P "왜? 꼭 해야 할 이야기가 있다고! 내가 너에게... 역시 손을 대어버린 것 같아... 나도 지금 막..."
유이카 "그만하라는 소리 안 들려?"
P "미안해!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미..."
유이카 "그만하라고! 그만해! 뭐야...? 이제와서? 농담이지? 재미 없으니까 진짜 그만해? 어?"
P "유이카, 진정해! 진짜 사실이니까 이러는 거 아냐!"
유이카 ".........그래서?"
P "미안하다고"
.
짝!
순간 눈에서 별이 보이는 것처럼 정신이 없었다. 한쪽 뺨과 귀까지 불에 데인 것처럼 화끈거렸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비틀거리며 눈앞을 보니 유이카가 울고 있었다.
유이카 "......"
P "미안하다니까 왜 그러는데!"
유이카 "당신, 그런 사람인줄은 몰랐어! 정말 몰랐다고! 너같은 건 지옥에나 가버려!!!"
>+ 대답
하지만... 그것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유이카도 알고 있지...?
유이카 "뭐...? 그게 할 말이니?"
P "지금 중요한건 사실 여부가 아니잖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유이카 "...미친 새끼"
유이카의 작고 여린 입에서 독한 말이 나왔다. 경멸하는 눈빛, 넘어진 프로듀서를 깔보는 것처럼 바라보면서 말아다.
P "뭐?"
유이카 "당신이랑... 이제 말 섞기도 싫어"
유이카는 그대로 가버렸다.
>+ 다음날 사무소에서 벌어질 일, 자유롭게
@이렇게 된 이상 유열전개로 간다
P "그게 무슨... 무슨 소리입니까"
적어도 본인의 입으로 듣고 싶었다. 사장님은 말했다.
"본인이 직접 찾아와서 이야기했어. 같이 일하기 힘들다고..."
P "하지만 저희 회사는..."
"음... 글쎄. 나도 갑작스러워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 유이카도 그런 마음인지는 전혀 몰랐고"
사장님은 곤란한듯 말했다. 우리 회사의 프로듀서는 단 한사람 뿐이다.
"어떻게 된 일인데? 무슨 일인데 착한 애가 저렇게까지 나와?"
>+ 대답
1. 솔직
2. 담백
3. 얼버무림
유열한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얼마전까지도 사이가 좋았잖아? 무슨 일인데 그래?"
P "지금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
사장님은 깊은 한숨을 쉬더니 말했다.
"오늘 내로 설득해"
P "알겠습니다"
프로듀서는 유이카를 찾아갔다.
유이카 "프로듀서랑 할 얘기 없어. 다른 프로듀서를 원해. 아니면 그만 둘거야!"
>+ 대답
1. 뭐가 그렇게 화가 났냐? 난 솔직하게 얘기도 했고 사과도 했잖아!
2. 그럴 순 없어. 너가 빠지면 안티카는 어떻게 되는데? 다른 애들 생각은 안 해?
3. 그래 맘대로 해라. 나도 너같이 제멋대로 구는 애는 딱 질색이야
그 말에 유이카도 조금 기세가 꺾이고 말았다.
유이카 ".....아이돌을 하지 않겠다는 건 아냐. 프로듀서가..."
P "우리 회사의 프로듀서가 나 말고 또 있니?"
유이카 "......"
유이카 "...차라리... 다른 프로젝트에 전념하고 싶어. 팝링크스나 프로젝트 루미너스로 말야"
잠시 외부 프로젝트에 전념하게 할까? 아마 그쪽 사무소의 프로듀서와 같이 일을 하고, 283 프로덕션의 일은 조금 줄어들게 되겠지.
P "그건 안 돼. 넌 283 프로덕션의 아이돌이야"
유이카 "그럼 나보고 어떡하라는 거야...! 이것도 안 된다, 저것도 안 된다!"
P "어쩔 수 없어. 너 하나 때문에 팀을 망치고 싶은 건 아니지?"
유이카 "(흠칫)......"
>+ 결론
1. 나한테 사적으로 말하는 거야 얼마든지 받아주겠지만 회사에까지 이러지는 마. 모두에게 폐가 되잖아!
2. 당분간 나도 조용히 있을테니까, 일에 관련된 것만이라도 대화는 하도록 하자. 어쩔 수 없잖아?
3. 너 말대로 시간을 좀 가지는 게 좋을 것 같다. 스케쥴을 조정해줄게. 최대한 외부 일정이 많은 걸로
유이카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몸이 크게 움츠려들어 보기에 안타까울 정도였다.
유이카 "......"
P "앞으로 다시는 이런 얘기, 회사에서 하지 마. 알겠어?"
프로듀서는 화가 나서 대답도 듣지 않고 나가버렸다.
...
...
"오오~! 코가네쨩은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그렇당께! 가만히 졸고 있는 사쿠야에게 몰래 살금살금 다가가서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딱~~ 저에게 발견이 된 거죠~~"
"마미미~~~!! 귀여운 사쿠야에게 어마무시한 짓을 한 겨!!"
"잠깐 졸다가 눈에 떠보니 눈앞에 귀여운 공주님들이 나에게 장난을 치고 있었던 거지"
"후훗... 후후훗..."
"안티카는 역시 귀엽네~ 이동하거나 할때도 그런 장난을 치고 말이지... 그러고보니 아직 유이카쨩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는데, 저번 주말에는 어땠어?"
"......"
"어, 어라? 유이카쨩?"
"아...? 아 죄송해요. 잠깐... 이야기를 따라가기가 힘들어서... 죄송하지만 어떤 질문이셨죠?"
P "......"
라디오 볼륨을 조금 줄였다. 운전에 조금 방해가 될 것 같았다. 옆에 조수석에 앉아있는 사람은...
>+
1. 후유
2. 키리코
3. 유이카
어색한 침묵만이 흐른다.
"유이카쨩~ 요즘 딴생각 하는 빈도가 늘어났는데, 혹시 남친이라도 생긴 거 아냐?"
"에- 놀리지 말아주세요. 정말 죄송해요~~"
"하하하-"
라디오 속에서는 반대로 호들갑스럽게 이야기하는 유이카가 있다.
아마 방송 이후에, 안티카 애들과 같이 심각한 이야기를 나눴으리라.
그나저나 둘은 어디로 가는가? 이 화창한 주말에, 단 둘이서?
>+ 장소, 자유롭게
파도가 치는 절벽이 아찔하게 솓아오른 이 곳. 절벽 위에 아슬아슬하게 한 차량이 멈춰서고 이윽고 남녀 두 사람이 내린다.
서로 말을 맞춘 것도 아닌데, 나란히 서서 절벽 아래의 드넓은 바다를 바라보는 두 사람.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제대로 서 있기 무서울 정도였다. 유이카는 궁금함을 참을 수 없어서 오랜만에 프로듀서에게 말을 건다.
유이카 ".....이런 곳에서 스케쥴이 있는 거야?"
P "그럴리가"
유이카 "뭐어...?"
P "이 절벽... 낯설지 않지?"
유이카 "절벽...?"
P "아... 그래. 유이카도 나도 익숙한 절벽이야"
유이카 "온 기억은 없는데, 무슨 소리야?"
P "...자세히 봐. 이 절벽... 깨끗하게 수직낙하하는 것이 유이카의 가슴골과 닮았어"
유이카 "거기 그대로 서 있어. 그대로 발로 밀어서 떨어뜨려줄게"
유이카가 뒤로 물러서서 발디딤을 하려고 하고 있다.
>+
1. 그래! 차라리 날 죽여! 그래서 유이카의 마음이 풀어진다면야!
2. 이제와서 모른척 할 순 없어! 유이카의 벌거벗은 나신이 기억나 미칠 거 같다고!
3. 분명히 말했지...? 개인적인 일은 개인적인 것으로 끝내자고. 요즘 하는 스케쥴마다 펑크내고, 대본도 숙지 못하고. 너 프로 아니야? 고작 그런 일로 회사를 망칠 작정이야?
4. 오늘 스케쥴 비워놨어. 너랑 얘기할려고
5. 자유롭게
유이카 "거짓말 한 거야? 어쩐지 갑자기 무슨 인터뷰라더니..."
유이카는 실망한듯 뾰루퉁하게 입을 다물고는 차로 돌아가려고 했다.
P "잠깐만, 얘기 좀 하자"
유이카 "난 프로듀서랑 얘기할 맘 없어"
P "내가 있어"
유이카 "......"
P "너... 아직도 힘든 거 맞지? 어제 코가네가 전화왔어. 너 요즘 너무 이상하다고, 촬영이 있어도 하루종일 멍때리고, 평소에 하던 전화도 잘 안 하고"
유이카 "프로듀서는...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거 없잖아"
P "어떻게 그런 말을 해..."
유이카 "아무것도 해줄 수 없으면... 그냥... 모른척 하고 넘어가줘. 나도... 나도 노력하고 있다고... 프로 의식이 없다고 욕해도 어쩔 수 없어... 너무 힘들어서 그래. 그러니까 좀... 내버려둬"
유이카의 질끈 묶은 양갈래 머리가 바람에 나부낀다.
P "......"
>+ 대답
유이카 "......"
유이카 "어떤 대답을 원하는 거야? 그런 어린애같은 질문에 대답할 거 같아?"
P "농담 아니야"
유이카 "나도 농담 아니거든?"
P "대답해!"
유이카 "그래! 사라졌으면 좋겠다! 내 눈앞에서 당장!"
유이카는 그런 말을 던지고 나서 가슴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정말로 사라졌으면 하는 사람은, 그냥 안 보면 그만이다. 말하는 것, 눈을 마주치는 것조차 힘든 그런 사람은 마음에서 지워버리면 된다. 하지만 유이카는 그럴 수 없다. 유이카는 아이돌이다. 프로듀서가 없는 아이돌 생활은 떠올릴 수도 없었다.
그렇게 쭉 같이 달려온 사이다. 유이카는 프로듀서를 믿었고, 프로듀서가 좋았고 마음을 터놓고 겨우 대화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남자였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실망한 것이다.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보다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사람이 그런 심한 짓을 저지른 것이다.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이 너무 많았다. 유이카는 프로듀서가 미웠다. 배신감에 매일 프로듀서를 볼때마다 마음이 아파왔다. 하지만 사라졌으면 좋겠다니... 그런 심한 소리를 또 프로듀서는 하고 있었다. 알면서, 그런 감정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 남자는 이곳 외딴 곳까지 와서 이러는 것이다.
P "그렇구나... 그래"
프로듀서는 겨우 원하는 대답을 얻은 것 같은 표정이었다.
>+ 이후, 프로듀서는
앞으로 한 발자국만 더 디디면...
"나는 네게 아픔을 주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모든 것은 내 잘못이니까."
P "난 너희들에게... 아픔을 주고 싶지 않았어. 그런데 그 생각을 하면 할 수록... 내가 미웠어. 내 잘못으로... 모두가 고통받으니까"
프로듀서는 한발자국 더 절벽 쪽으로 움직였다.
유이카 "......어?"
P "미안해... 유이카... 난... 모든 게 내 잘못이야"
프로듀서는 애써 웃음을 지으며, 천천히 걸어갔다. 이윽고 절벽의 끝에 다다른 프로듀서. 위태롭게 깎아지른 절벽 바로 그 끝에 서 있었다. 앞으로 한 걸음만 간다면 프로듀서는 죽을 것이다.
유이카는 프로듀서가 무엇을 하는지 아직도 이해하지 못했다.
유이카 "......뭐하는 거야...? 장난치지 마..."
P "미안해"
프로듀서는 유이카를 바라보면서 서서히 뒤로 넘어져갔다.
유이카 "안 돼!!!!"
>+ 주사위
1~33 최악의 결말
34~66 차악의 결말
67~100 아슬아슬한 세이프
'프로듀서!'
유이카는 절벽 밑으로 떨어질 것 같은 프로듀서에게, 손을 뻗어 아슬아슬하게 구한다. 그리고 자책하는 프로듀서에게 유이카는 울면서 말한다.
'바보 바보 바보! 이 바보천지야! 그렇게 죽을 용기라면... 나를 좀 더 바라봐달란 말이야!'
그리고 목숨을 구해준 유이카에게 프로듀서는 감동을 받아 유이카를 꼭 껴안는다. 다시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겠노라 다짐하면서 눈물의 화해를 하리라.
분명 그렇게 생각을 하고 연기를 한 것이다. 아니 반절 정도는 진심이었다. 이렇게라도 해서 마음을 알아주면 좋으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근데 왜 절벽 위에는 프로듀서 혼자만 있는 거지?
프로듀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바로 지금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도무지 뇌로 받아드리지 못하고 있다.
왜... 유이카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거지?
절벽 바로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서 주저앉은 프로듀서. 아마도 유이카는 프로듀서의 바람대로 프로듀서를 구하기 위해서 이곳까지 달려온 것 같다. 그리고 프로듀서는 계획대로 떨어지는 척만 하고서는 유이카의 손을 잡고 다시 절벽 반대편으로 넘어지는 연기를 했어야 했다. 하지만 프로듀서는 실제로 뒤로 넘어갈 뻔 했다. 아니 유이카가 없었다면 아마 떨어져 죽었을 것이다. 어어어? 생존의 본능과 죽음의 공포 앞에서 프로듀서는 손을 뻗으며 달려오는 유이카의 손을 무의식적으로 강하게 붙잡았다. 그것은 뇌를 거친 게 아니다. 근육에서 척수에서 온갖 운동신경이 반사적으로 일으킨 행동이었다. 하지만 유이카는 떨어지는 프로듀서를 지탱하기엔 너무나 가벼웠다. 진자운동처럼 프로듀서가 절벽 반대편으로 튕겨저나가는 반발력만큼 유이카는 절벽 쪽으로 튕겨졌다. 그 과정에서 어떠한 비명도 들리지 않았다. 프로듀서가 느낀 것은 바닥에 나뒹굴면서 들리는 둔탁한 충격음과 바람소리. 그리고 공중에서 프로듀서를 바라보는 유이카의 모습. 이윽고 유이카는 눈앞에서 사라졌다.
P "............"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프로듀서는 온몸을 벌벌 떨면서 절벽 밖으로 고개만 내민 채 아래를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거대한 파도가 치면서포말이 부셔지는 절벽 해안가의 모습이었다. 프로듀서는 그대로 기절했다.
>+ 프로듀서가 깨어난뒤 보이는 풍경은?
>+ 프로듀서가 꺠어나서 보이는 풍경은?
P "유이카..."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들리는 것은 오직 거센 바람 소리와 파도 소리였다. 프로듀서는 더듬거리며 기어갔다. 분명 근처에 차가 있을 것이다. 이윽고 어렴풋이 차의 실루엣이 보였다. 문은 열려있었다. 안심하는 것도 잠시, 유이카가 생각이 났다.
프로듀서는 절벽으로 유이카를 밀어버렸다. 절벽은 가히 20m는 될정도로 높았다. 아마 죽었겠지. 시동을 키니 눈앞이 밝아지며 앞이 보였다. 앞이라고 해봐야 어둠밖에 없다. 앞은 낭떠러지, 엑셀을 조금만 밟는다면 바로 저 깊은 어둠 속으로 떨어지겠지.
>+
1. 유이카를 따라간다
2. 도망친다
3. 느낌이 이상해서 백미러로 뒷자석을 본 순간... 물에 흠뻑 젖은 유이카가 이쪽을 노려보고 있다
해프닝으로 끝났으면 좋겠다
P "!!!"
순간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된 거지? 꿈이었나? 다행이다. 천만 다행이다. 왜 몸이 흠뻑 젖은 거지? 왜 이쪽을 노려보고 있는 거지? 유이카는 분명...
유이카 "...프...로듀서...?"
유이카는 안경이 없어서 눈쌀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제서야 프로듀서는 안심할 수 있었다. 다행이다. 유이카는 지금 여기 살아있다.
P "유, 유이카... 유이카!"
유이카 "......으응?"
P "손... 손 잡아줘... 손을 잡아줘!"
유이카 "왜......?"
유이카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 하지만 그럼에도 손은 잡아주었다. 분명 유이카는 살아있었다.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너무 정신적인 충격이 큰 탓이라, 감정이 오락가락하는 프로듀서였다.
P "어떻... 아니, 그게... 하아..."
어떻게 됐냐고 물어보는 것도, 프로듀서에겐 너무나 큰 죄책감으로 다가왔다. 기절하기 직전, 프로듀서 때문에 절벽 밖으로 밀려나던 유이카를 봤을때의 그 눈빛을 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유이카 "......머리... 머리가 아파..."
P "아, 아프... 다고...?"
유이카 "...눈을 떠보니까... 바닷가... 여서... 기억이... 생각나질 않아... 머리가 너무 아픈데... 왠지... 이곳에 오면... 프로듀서... 있을 거 같아서... 나도 모르겠어. 어쩌다 보니까 여기에 와 있었어"
P "......"
유이카 "아무리 불러도... 프로듀서... 깨어나지 않아서... 너무 추워서... 차에서... 휴대폰을 찾았는데...... 찾다가 정신을 잃었던 거 같아..."
P "...일어나니까... 바닷가였다고...?"
유이카 "...모르겠어... 왜... 바닷가에 누워 있었는지... 몸도 흠뻑 졌어서... 다리랑... 등도 아프고..."
유이카의 의식이 흐릿한 것 같았다. 작은 목소리로 계속 중얼거리며 허공을 바라보았다.
P "......"
>+
1. 일단 병원에 가자
2. 집에... 집에 보내는 것이 나을 것 같다
3. 도저히 운전을 못하겠다. 근처에 도움을 요청하자
자고 일어나보니 모든 게 해결이 되었다. 다행히 큰 외상은 아니었다. 충격으로 인한 가벼운 뇌진탕과 함께 등쪽과 다리에 멍이 들었을 뿐이다. 그게 가볍다고 생각하는 것 부터 자신을 용서할 수 없긴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유이카가 잠에서 깨어나 상태를 살펴보는데 조금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유이카가... 사건 당시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뇌진탕으로 당시의 기억이 상실된 것 같습니다"
의사는 심각하게 말했다.
P "......"
"그런데... 조금 경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기억이 사라질만큼 큰 충격을 받았다기엔 너무나 가벼운 뇌진탕이라서요"
P "......"
"무슨 일이 있었죠?"
조심스럽게 묻는 의사. 뭔가 의심하고 있는 것 같았다.
>+ 무슨 일이 있었다고 해야 하나
"네... 뭐..."
의사는 알 것 같다는 듯이 한숨을 쉬며 아무렇게나 경과를 적었다. 남녀 사이를 파고들만큼 한가하지도 않았다.
"CT촬영도 했지만 별 이상은 없어요. 그래서... 아마 정신적인 문제라고 생각이 됩니다만, 아마 조금 뒤에 다시 기억이 돌아올 거예요. 너무 걱정하진 마시고요. 혹시나 이후에 문제가 생길수도 있는 거니까 경과를 지켜보고 1주일 뒤에 재촬영을 합시다"
P "그것 외에는 별 문제가 없나요?"
"가벼운 타박상에요. 하루 정도 입원해 있으면 됩니다"
P "예... 감사합니다"
더 들을 것도 없다. 유이카의 곁으로 갔다.
...
...
유이카 "엄마한테 얘기하진 마"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평소처럼 밝게 웃으며 말하는 유이카. 아니 최근의 평소는 조금 달랐다고 해야 할까.
유이카 "별 것도 아닌데 괜히 걱정시키긴 싫어"
P "응..."
유이카 "아 근데 아직도 머리가 아파... 무슨 일 있었던 거야?"
또 이 질문을 받는데... 유이카에게 거짓말을 하긴 싫었다.
P "기억 하나도 안 나는 거야?"
유이카 "아냐. 그럴리가... 스케쥴이 있다고 거짓말하고 바닷가에 놀러온 거잖아?"
P "......"
유이카 "근데 말이야. 전망대 같은 곳에서 둘이 얘기했던 건 기억이 나는데 뭔지는 잘 모르겠네~ 그 다음부터 기억이 없어... 혹시 이건... 비극의 여주인공 클리셰?!"
P "......"
유이카 "왜 그래~? 나 진짜 괜찮다니까?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려달라구~!"
유이카는 괜찮다는 듯이 주먹을 불끈 쥐면서 힘차게 말했다.
오랜만에 보는 유이카의 미소였다.
>+ 대답
1. P는 자살하는 척을 하며 유이카와의 극적인 화해를 연출하려고 했으나 절벽에 미끄러져 프로듀서는 유이카를 대신 끌어당겨 유이카를 절벽 밑으로 내던짐 (사실)
2. 그 절벽 위에서 바닷가로 내려가다가... 유이카가 발을 헛디뎌서... 아마... 바닷가로 떨어져서...
3. 실은 나도 기억이 없어 (거짓말)
4. 자유롭게
근데 어떻게 살았냐
P "난 진심이야"
유이카 "......말도 안되는 소리하지 마... 무슨 소리야...? 무섭다니까?"
P "유이카"
유이카 "아냐! 애, 애초에 말이야... 애초에... 프로듀서랑 나랑 화해할 일도 없잖아? 싸운 적도 없는데 무슨 화해를 해? 뭐라고 말 좀 해봐!!"
유이카는 프로듀서의 손을 꼭 붙잡았다. 불안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어. 다정했던 사람이 갑자기 왜? 프로듀서가 그럴리가 없잖아. 다양한 감정들이 프로듀서의 손끝에서 느껴졌다.
마치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처럼.
>+
1. 싸운 적이 없다니, 우리는...
2. 농담이야
3. ......그때 그... 그 일 말이야. 기억 안 나?
4. 자유롭게
솔직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끝까지 솔직하기.
유이카는 긴 머리를 쓸어내리며 말했다.
유이카 "무슨 일...? 프로듀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어"
P "술집에서... 너랑 같이 호텔에서 있었던 일 말이야"
유이카는 고개를 흔들었다. 전혀 모른다는 혼란스러운 표정이었다.
유이카 "언제 이야기인지 모르겠어. 전혀 몰라... 프로듀서, 좀 이상해..."
P "난 너에게 거짓말 한 적 없어. 언제나 항상 내가 불리한 것들도 다 얘기했었는데, 이제와서 왜 이러는 거니?"
유이카는 몹시 불안해하더니 급기야 머리를 쥐어싸며 아파했다.
유이카 "정말 난 몰라... 읏... 머리... 가 아파... 그만해줘...!"
하지만 프로듀서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그동안의 유이카와 있었던 모든 일을 상세하게 말했다. 유이카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마구 외쳤다.
유이카 "난 그런 기억 없어! 대체 왜 이러는 건데? 그런 끔찍한 일을 나보고 믿으라고?"
P "사실인걸 어떡해"
유이카 "(눈물을 닦으며) 너무해... 갑자기 나한테 왜 그래...? 나 뭐 잘못한 거 있어...? 난... 프로듀서... 싫지 않았는데... 믿고 있었는데..."
P "미안해"
유이카 "머리도 아프고... 기억도 잘 나지 않아... 너무해... 어떻게 이럴 수 있어?"
P "미안하다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어"
유이카 "나가줘... 혼자 있고 싶어!"
유이카는 어린아이처럼 눈물을 손으로 닦아내며 이불을 뒤집어 썼다.
P "......"
프로듀서는 잠시 유이카가 진정할 수 있도록 밖에 잠시 머물렀다. 유이카가 많이 울고 지쳤으니까 따뜻한 음료를 사들고 갔다. 밤도 깊어졌고 언제까지 병원에 있을 수 없었다. 유이카를 집에 데려다줘야 한다.
P "유이카?"
유이카는 머리도 풀어헤친 상태로 잠에 빠진 것 같았다. 병원의 침대 위에서 아픈 것처럼 끙끙대며 식은땀까지 흘리고 있었다.
P "일어나. 이제 집에 가야해"
유이카 "......?"
P "괜찮니?"
유이카 "어...... 으응... 무서운 꿈을 꾼 것 같아... 나 잠든 거지?"
P "....그런 거 같아"
유이카 "휴... 다행이다. P땅이 있으니까 안심이 되네? 여태까지 기다려준 거야? 고마워~"
유이카는 비몽사몽 눈을 비비며 프로듀서에게 방끗 웃어보였다.
P "......이제 괜찮은 거야?"
유이카 "응? 뭐가? 몸은 괜찮아~ 이 정도로 쓰러질 미츠미네가 아니지"
P "......"
유이카 "......핫?! 나... 나 지금 어떤 모습이야? 완전 엉망진창이야! 설마 자고있던 모습까지 다 본 거야? 그런 거야?"
P "그렇다고 볼 수도 있지"
유이카 "어떡해~~!! 미츠미네, 완전 엉망인데... 화장도 안 한 상태로... 완전 귀신처럼 자고 있었잖아~!! 부끄러우니까 여기 보지 마~!"
>+ 대답
유이카 "......? 우리 무슨 얘기 했었나...?"
P "......"
유이카 "조금 졸립기도 하고... 아직 정신이 몽롱해...... 그것보다! 빨리 기억에서 삭제해! 이런 미츠미네는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구~!"
P "아니, 잠깐만. 유이카... 잠깐 진정하고 들어봐. 너랑 나랑... 아까 한 30분 전에 이야기했었던거 전혀 기억나지 않아?"
프로듀서는 유이카에게 아까의 대화를 알려주었다. 잠시 멍하니 기억을 더듬는 유이카. 너무나 충격적인 내용에 유이카가 울먹인다.
유이카 "......그게 정말이야...? 어떻게... 어떻게 그런 심한 짓을..."
마치 처음 듣는 것처럼 반응하는 유이카.
프로듀서는 의사를 부르러 갔다. 의사는 단기기억상실증 중에 건망증처럼 단편적인 기억이 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1시간 뒤 정확히 같은 일이 벌어졌다.
유이카 "......이야기...? 무슨 이야기...?"
유이카는 정확하게, 프로듀서와 유이카의 관계에 대한... 그동안의 있었던 그 일에 대해서만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몸에서 기억하기를 거부하는 것은 아닐까?
유이카 "아... 피곤한 거 같아. 좀 쉬고 싶어. 어떻게 된 일이야?"
>+ 어떡하지?
P "좀 쉬어. 내일 스케쥴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유이카 "나중에 두 배로 일 시키려는 거 아냐?" 싱긋
P "그러지 않아"
유이카 "......너무 걱정하면 오히려 내가 더 미안해지잖아. 난 괜찮다니까?"
P "......"
...
...
...
1주일 후, 프로듀서는 유이카와 함께 다시 그 병원을 찾게 되었다. 여전히 유이카는 그날 벌어졌던 일에 대해서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같이 술을 마신 일도, 모텔에 갔던 일도, 그 이후의 일이 깨끗하게 지워져 있었다.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할때마다 유이카는 순진한 얼굴로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똑같이 화를 내거나 울먹이다가 지쳐 쓰러지고는, 일어났을때는 대화를 했던 사실 빼놓고는 아무것도 기억해내지 못했다.
의사는 말했다.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비싼 MRI 검사까지 마치고 나서야 유이카는 안심을 했다.
유이카 "거봐. 그정도로 쓰러질 미츠미네가 아니라니까?"
유이카는 안경을 치켜 올리며 팔짱을 끼고는 자신의 튼튼함을 과시하려는 듯한 우스꽝스러운 몸짓을 했다.
"의학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P "......"
이리저리 핑계를 대며 유이카를 내보낸 뒤 프로듀서는 의사에게 단 둘이 직접적으로 말했다. 의사는 건조하게 말했다.
"일단 뇌나 다른 기능의 문제는 전혀 없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심리적인 문제일 수 있어요. 정신과 쪽으로 돌려드릴까요?"
>+ 대답
원인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해리성 기억상실증은 충격적인 기억과 관련된 기억의 재생에 장애가 생기는 병을 말한다고 했다. 보통 해리성 기억상실증은 과거의 기억은 사라지지 않지만 중증 환자의 경우 과거 정신적 외상의 원인이 된 기억까지 장애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유이카는 프로듀서와의 일 빼고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다만 의사는 경고했다.
'지금은 무리하게 기억해내려 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단기 기억 상실증은 보통은 자연적으로 치유가 됩니다. 가장 좋은 것은 심신의 안정이에요. 지금 치료를 거부한다고 해서 더 악화되거나 장기 단계로 넘어가는 것은 아니에요'
최대한 편안한 일상 생활을 가지는 것.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 꾸준히 대화를 하면서 기다릴 것. 1개월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약물치료와 최면요법 등을 사용하기 위해 다시 찾아올 것. 의사는 마지막으로 섬뜩한 이야기를 했다.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영원히. 아마 환자 본인이 기억하고 싶지 않을지도 몰라요. 그러면 프로듀서 씨는 어떻게 하실 거예요?'
프로듀서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상황이 호전된다면 모든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줘야 합니다. 기억하지 못하더라도요'
...
...
1주일 후, 안티카 일행은 요란스럽게 대기실을 빠져나오고 있다. 그날에 있었던 촬영에 대해서 웃고 떠들면서 말이다.
콕. 누군가가 프로듀서의 옆구리를 콕하고 찔렀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키리코가 살짝 웃으며 손짓을 했다. 따로 할 말이 있다는 거다.
키리코 "정말...... 다행이에요.....!"
무슨 말이지? 하는 순간 키리코가 웃는지 우는 건지 모를 애매한 표정으로 말했다.
키리코 "유이카쨩이요... 1주일 전만 해도... 뭔가 고민이 있는지... 말도 안하고... 그랬는데... 프로듀서 님이랑... 놀러 갔다오고 난 뒤로... 다시 예전처럼 활기찬... 유이카쨩이 됐어요...! 프로듀서 님이 계서서... 참 다행이다......"
>+ 대답
키리코 "저요...? .....안 괜찮아요" 깜박
키리코의 당돌한 말에 프로듀서는 가슴이 철컹 내려앉았다. 유이카도 저러는데 키리코마저 힘든 일을 겪게 한다면...
그런 고민에 망설이고 있을때 키리코가 프로듀서에게 다가가 양볼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키리코 "프로듀서 님이... 슬픈 표정을 하고 있으니까...요"
키리코의 걱정이 마음까지 와닿았다.
키리코 "그래서... 괜찮지 않아요..."
>+ 대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