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진행중
댓글: 2984 / 조회: 20690 / 추천: 11
일반 프로듀서
관련 링크가 없습니다.
현재 밀리마스 시점에서 15년 후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밀리P로 AS의 P와는 별개인물입니다.
그냥 아이돌들의 미래의 모습을 쓰고 싶을 뿐이지 딱히 아내와의 관계회복이 목적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미래시점의 일상물이에요.
AS 멤버들의 미래는 결정이 되어 있습니다.
밀리 멤버들의 경우 등장 앵커 혹은 이벤트로 출연하는데 주사위를 통해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판정하게 됩니다.
다들 제가 짠 디폴트 인생은 있지만 앵커에서 지정하셔도 됩니다.
대신 인생의 굴곡은 주사위로 결정됩니다.
총 3,107건의 게시물이 등록 됨.
298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다들 뭐라 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으로 아무도 입을 못 떼다가 가장 먼저 에밀리가 입을 열었다.
“저는 이미 지도자님께서 위험을 무릅쓰고 구해주신 몸입니다. 그런 제가 이제는 지도자님이 위험해질 수 있으니 그분들을 구하러 가지 말라고 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겠지요. 전 찬성입니다.”
에밀리가 찬성 의견을 내자 다들 찬성 의견에 동참해주었다.
위험한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소중한 동료였던 두 사람을 위하는 마음은 굳은 모양이다.
“물론 두 사람을 구하자는 것에 반대할 마음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걸 프로듀서 혼자 보낼 생각은 없어요.”
“뭐 그렇지. 프로듀서는 은근히 자기 목숨에 미련 없는 모습이고...”
“자기희생적이라고 하면 좋게 들리지만 그걸 넘어 자기 파괴적인 모습이라 영 불안하죠.”
“평소엔 쫌 멀리 볼라고 노력하는디 구석에 몰리면 포기하구 냅다 던져버리니까...”
“너희가 날 이렇게 잘 이해해주고 있다니 난 참 기쁘다...”
코토하를 시작으로 메구미 시호 나오로 이어지는 팩트폭력은 좀 아프다.
뭐 맞는 말이지.
내가 아무리 멀리 보려고 해도 선배나 동생에 비하면 심각한 근시고 몰리면 판단력도 떨어져서 편한 길로 가는 것도 사실이니....
“그러니 절대로 프로듀서 씨를 혼자 보내지 않을 거예요. 상황이 나빠지면 자기 몸 희생하려 할 게 뻔히 보이니까요. 저번에 미라이쨩 찾으러 갈 때도 처음엔 혼자 덤벼들 생각이었잖아요.”
“그분들도 자기들을 위해 지도자님이 희생하면 틀림없이 슬퍼하실 거예요. 그러니 반드시 저희와 함께... 그리고 저희가 위험하다고 생각이 들면 저희 말을 들어주신다고 약속해주세요.”
“그러네. 만약 저희 말을 안 듣고 혼자 가려고 하면.... 두 번 다시 집밖에 못 나가게 감금할 거예요.”
코토하가 그렇게 말하면 정말로 할 것 같아서 무섭단 말이지....
애초에 여기 내 집인데.....
아니 그것보단...
“그렇지만 말이야. 너희가 날 걱정하듯이 나도 너희를 데려가고 싶지 않아. 위험하단 걸 알면서 거기에 너희까지 데려간다니 그게 훨씬 더 위험해. 나랑 빼낼 애들 챙기기도 힘든데 너희까지 지킨다니 나한텐 무리야. 애초에 두 사람 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꺼내올 상황이 아닌데 적은 숫자로 움직이는 게 더 안전하고 성공률도 높아.”
“그건 프로듀서의 말이 옳습니다. 후쿠다 씨는 일본 입국 자체가 어려울 겁니다. 타카야마 씨는 일본에 입국한 기록이 남는 순간 정부나 경찰, 검찰 쪽에서 감시를 붙일 게 뻔하고요. 그러니 밀입국을 하는 흐름이 될 텐데 불법을 저지를 땐 꼬리는 짧아야 합니다. 긴 꼬리라면 잘라낼 수 있는 꼬리여야 하는데 프로듀서가 여러분을 잘라낼 일은 절대 없겠지요.”
“현직 검사님이 허실 말씀이... 아니 검사님이니께 더 신빙성 있는 긴가.”
“나도 혼자 가서 뭘 어쩔 마음은 없어. 하지만 최악의 경우 그곳에다 버리고 올 수 있는 사람을 데리고 가지 않으면....”
“그런데 그건 그쪽도 마찬가지잖아요. 최악의 경우 그들이 프로듀서 씨나 다른 분들을 버릴 수도 있는 거잖아요. 손님 중에 술에 취해선 위험한 일을 하다가 동료를 배신한 걸 자랑스레 말하는 분들이 많은 걸 생각하면 도저히 좋은 생각으론 보이지 않아요.”
“다 그런 법이지 뭐. 내가 명백하게 불리한 입장이니 그 정돈 감수하지 않으면.”
배신당할 위험을 따지기 시작하면 세상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하는 거지.
그러다 잘 되면 신뢰가 쌓이고 아니면 무너지고... 당연한 일이다.
“뭐 나도 아무 생각 없는 건 아니야. 좀 전에 나오가 말했듯이 구석에 몰리기 전까진 나름 멀리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당장 달려갈 생각도 없어. 충분히 준비를 해두지 않으면 내가 희생해서 성공하네 마네 수준으로 가지도 못할 테니까.”
뭐 결국 이번 이야기도 큰 수확은 없었나.
아니 애들이 두 사람을 구하는데 동의한다는 확답을 얻은 것만으로 만족해야지.
이 평행선도 때가 되면 해소되겠지.
*
그리고 오후가 되어 미라이와 통화할 시간이 되었다.
요 3달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통화를 하고 있는데 요즘 목소리가 많이 지쳐 있는 게 영 걱정이다.
슬슬 한번 그 사람에게 불평을 말할 때가 된 모양이다.
[프로듀서 씨. 안녕하세요.]
“응. 오늘은 어때?”
[뭐... 그럭저럭?]
“뭐야 그게.”
+2까지 미라이와 통화로 할 이야기를 정해주세요.
@미라이는 그 일 이후 매일 최소 10분 이상 통화를 했고 심지어는 츠무기랑 데이트 하다가도 빼먹지 않았습니다. 묘사를 하지 않았을 뿐이죠,.
[괘... 괜찮아요. 요즘 뭔가 진척이 되고 있다면서 좀 강행군이라 그런 거뿐이에요.]
“힘들면 말해. 굳이 누군지도 모를 사람을 위해 고생할 필요 없어.”
[아뇨, 그렇게 힘들진 않아요. 오히려 꽤 잘해주세요. 밥도 잘 먹고 있어서 오히려 살이 쪄서 곤란해요... 처음 왔을 때 입던 옷이 안 맞게 돼서 새 옷을 주셨거든요...]
“아... 하긴 운동 같은 거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닐 테니...”
[네... 잘 먹어야 좋은 샘플이 나온다고 배불리 먹여주시는데 방이랑 실험실 외에는 갈 수가 없다보니... 그냥 이 지방들을 떼어가줬으면 싶어요...]
“아하하하 한번 제안해봐. 그 사람도 네가 비만에 걸려서 샘플에 악영향이 가면 곤란할 테니까.”
[비... 비만까진 아니거든요?! 정말... 섬세하지 못하시다니까...]
내가 널 위해 다이어트 레슨표를 한 두번 짰나.
웬만해선 안 찌지만 찌기 시작하면 작정하고 쪘으면서...
“그래도 진척이 되고 있다니 다행이네. 얼른 끝나면 좋겠다.”
[네. 끝날 거라고 하면 말씀드릴게요. 아, 벌써 10분이 지났네.... 그럼 내일 또 전화할게요!]
“응. 들어가.”
그렇게 일과인 미라이와의 통화를 마쳤다.
정말 빨리 끝나야 할 텐데...
*
나오는 아르바이트 하러 나가고 시호는 여전히 집에 있다.
토요일 오전까진 있겠다고 한다.
토요일 오후엔 출근 준비하러 가야 한다고.
일하는 애들은 큰일이네.
내가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이야....
+3까지 오후~밤까지 있을 일, 할 이야기 등을 정해주세요.
1~33 츠무기의 복귀와 관련된 내용
34~66 타카기 사장의 새 프로젝트와 관련된 내용
67~100 개인적인 상담 부탁
각 범위마다 값이 클수록 긍정적인 내용
유리코한테 물어보는게 나을까? 아니면 그냥 내가 알아서 준비하는게 나을까?
1~20 시호에게 싸대기를 맞는다
21~40 코토하에게 배빵을 당한다
41~60 에밀리의 손날이 뒷목을 강타한다
61~80 미즈키가 볼을 꼬집는다
81~99 메구미가 미들킥으로 엉덩이를 찬다
100 P가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얘도 양반은 못 되겠네.
“여보세요. 안녕 리오.”
[응 안녕 프로듀서군. 잘 지내?]
“잘 지내. 넌 어때?”
[으응.... 뭐 나쁘진 않으려나. 지금 진행 중인 일이 좀 많긴 하지만.]
“다행이네. 어떤 일 진행 중인데?”
[뭐 통상적인 업무에 츠무기쨩의 복귀도 도와주고 있고 사장님의 신 프로젝트 관리도 하고 있고. 아 맞아 이번에 그 신 프로젝트가 꽤 분위기가 좋아.]
“헤에. 어떤 느낌인데?”
[다들 사이도 좋고 프로듀서와 커뮤니케이션도 잘 되고 있고 레슨도 열심히 받고 있고 이제 곧 데뷔 무대거든.]
“벌써 데뷔인가. 언제 하는데?”
[이번 3월 정기공연 때. 그 뒤에 나마스까를 시작으로 TV나 라디오 게스트 등의 일도 잡혀있어.]
“열심히 밀어주고 있나 보네.”
데뷔 직후 바로 TV와 라디오 출연인가.
조금 성급하긴 한데.... 신인 프로듀서가 맡았다고 하니 일단 위에서 주는 대로 받아먹은 거겠지.
나였다면 좀 더 신중하게 가자고 했겠지만, 어차피 사령탑이 선배인 이상 성공하는 건 불 보듯 뻔한 이야기겠지.
[그래서 말인데 프로듀서군도 한번 보러 오지 않을래? 일단 사장님이랑 리츠코쨩을 빼면 가장 경력도 길고 그 아이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은데.]
“으음... 공연을 보러 갈 수는 있어도 따로 만나는 건 좋지 않을 것 같아. 아예 신인들로 해서 신선하게 가는 게 목적인데 나 같은 퇴물이 가면 괜히 경직되기만 할 거야.”
[퇴물이라니... 그런 말 하지 마. 아직 그런 소리 들을 나이도 능력도 아니잖아.]
“벌써 4달 가까이 아무 연구도 하지 않았어. 매주 변하는 이쪽 업계에선 이미 훌륭한 퇴물이야.”
[으음.... 그럼 공연이라도 보러와. 그리고 다른 애들도 좀 만나주고. 다들 프로듀서군을 꽤 그리워하고 있으니까.]
“그래. 안 그래도 만나러 갈까 생각하고 있었어. 3월 정기공연이면 다음 주 토요일인가. 다른 애들도 데리고 보러 갈게.”
[응. VIP석 비워둘게. 꼭 와야해.]
“알았어. 걱정 마.”
[그럼 난 이만 일하러 돌아갈게. 다음에 보고 나도 그 집에 들어가는 이야기 잊지 말라고?]
“아... 응. 준비가 되면 연락할게.”
[그럼 바이바이~]
뭐... 아직 동생이랑 집에 대한 이야기를 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니 느긋하게 기다려야지.
그동안 입주할 애들을 찾아다닐까.
뭐 그건 천천히 생각하자.
*
화이트 데이를 위해 발주를 넣은 설탕 공예가 시간에 맞출 수 있을 것 같다는 연락이 왔다.
다행이다.
아, 그런데 유리코의 생일도 1주일 정도밖에 안 남았네.
선물 어쩐다.
아예 그냥 유리코에게 물어볼까.
아님 내가 생각해서 주는 게 나으려나.
으음....
1. 물어보자.
2. 내가 준비하자.
먼저 2표 갑니다.
직접 물어보자.
사실 선물이란 건 이게 제일 좋다.
상대가 원하는 걸 제대로 알고 준비하는 게 마음도 편하고.
“유리코. 다음 주면 네 생일이잖아? 혹시 뭐 원하는 거 있어?”
“엣? 으음.... 당장은 생각나는 게 없어요...”
“그래? 그럼 생각나는 게 있으면 말해줘. 뭐든 괜찮으니까.”
“네. 흐음.... 뭐가 좋을까...”
하지만 저녁 식사 시간이 되도록 유리코는 답을 들려주지 않았다.
*
그리고 저녁 시간.
유리코는 또다시 술을 꺼내왔다.
다들 오늘은 사양하는데 유리코는 혼자서라도 마신다며 엄청난 페이스로 술을 들이켰다.
얘.... 이쯤 되면 정말 위험한 거 아닌가...
다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데 어제도 마셨으면서 혼자라도 술을 마시겠다고 하는 건...
결국엔 얼굴이 시뻘개졌다.
“에혜헤헤.... 미즈키 씨 좋은 향기가 난다~”
“나... 나나오 씨.... 괴로워요....”
조금 전까지 메구미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있더니 이젠 미즈키를 꽉 껴안고는 얼굴을 비비고 있다.
미즈키는 괴롭다고 억지로 유리코를 떼어냈다.
그러자 이번엔 시호에게 다가가 볼끼리 부비부비하기 시작했다.
“응후후... 시호쨩 따뜻하네~”
“그런가요. 고맙습니다. 자, 이것도 드세요. 조금은 술기운이 날아갈 겁니다. 자, 아~앙.”
“아~앙. 으응, 맛있어~”
“그런가요.”
살살 달래면서 음식을 먹여 술기운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모습은 묘하게 익숙하게 보인다.
내가 그런 눈빛으로 보고 있자 시호는 살짝 웃더니...
“주정뱅이를 상대하는 게 일이니까요. 유리코 씨 정도면 많이 얌전한 편이에요.”
아아... 그런 건가.
몸을 더듬지 않는 거로 얌전하다고 해도 말이지.
“에에~ 주정뱅이라니! 난 취하지 않았다고! 우우... 프로듀서 씨~!!”
“이번엔 나냐.”
“흑흑... 난 주정뱅이가 아닌데...”
이젠 나한테 달라붙어 거짓울음을... 진짜 울어?!
얘 이거 아예 맛이 갔네....
“프로듀서 씨도 제가 주정뱅이라 생각해요?!”
“아니... 그...”
“그쵸! 아니죠! 프로듀서 씨라면 알아주실 줄 알았어요! 아, 맞다! 저 생일 선물 떠올랐어요!”
“헤, 헤에. 뭔데?”
“프로듀서 씨요!”
“으..응?”
“빨간 리본으로 포장된 프로듀서 씨를 그대로 제...“실례...”커흑!”
“에밀리 고마워.”
“아뇨. 유리코 씨는 방에 옮겨 둘게요.”
“부탁해.”
유리코가 존엄을 버리기 전에 에밀리의 당수가 유리코의 뒷목에 작렬했다.
슬슬 유리코는 술을 먹지 못하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
밤이 되어 나오도 알바에서 돌아왔다.
“유리코는 어딨습네까?”
“술에 취해 날뛰다 지금은 방에...”
“금마 술 안 마시지 않았딘가?”
“요즘엔 애주가야.”
“허이구야.... 세상 모를 일이네...”
“그러게.”
정말 모를 일이다.
그리고 오늘도 누가 나랑 자는가로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번에도 뉴페이스에게 양보하잔 이야기가 나왔다.
거기에 미즈키가 자기는 이미 했으니 양보한다고 하여 시호와 나오 둘 중에 한 명이 같이 자고 다른 한 명은 내일 같이 자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원래 있던 세 명은 조금 불만인 것 같았지만 결국엔 양보해줬다.
1~50: 시호
51~100: 나오
먼저 2표 갑니다.
@ 유리코 생일은 사실 작가도 건드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엄청 고민하던 이벤트였습니다. 딴 애들 생일은 거의 날렸는데 유리코만 챙기는 건 불공평하지 않을까 엄청 고민했는데 앵커로 나와주니 마음이 좀 편하네요.
"그럼 시호 다 씻으면 내 방으로 와."
"말투가 뭔가...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알겠습니다."
+3까지 잠자리에서 시호랑 있을 일, 할 이야기 등을 정해주세요
사요코 씨와 노리코 씨, 프로듀서 씨 모두에게 상처받지 않는 결말이 되길 바랄게요.
시호.
나는, 언젠간 너도 그곳에서 빼내오려 생각하고 있어. 지금까진 생명이 경각인 애들 때문에, 위험한 애들 때문에 잠시 미뤄두고 있을 뿐이야.
모든 아이돌들의 행복을 지껄인 이상, 에밀리나 코토하를 데려온 이상, 그 누구도 놔둘 수는 없어. 시호 너도.
전 괜찮아요.
전혀 아니야. 리쿠와 카나, 그리고 다른 애들이 가만히 있는 것도 아직 아슬아슬하게 너에게 위해나 그러한 일들을 시키지 않기 때문이지 만일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바로 그곳을 박살내서라도 널 구해냈을 거야. 에밀리 때 같이 움직일 수 없는 상대도 아닌 것들에게 세리카나 이오리, 카오리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잖아.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시호.
우리는 더 위험한 아이들을 위한다는 핑계로 너를 방치했어. 파멸을 구하기 위해 불행을 방관했어. 너도,시즈카도, 리오도, 미사키 씨도...
이제와서 변명이나 해서, 이제야 너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서... 정말 미안하다...
다음은 아마 자기 차례가 될 거 같은데 만일 자기가 잘리게 되면 아이돌 때부터 계속해서 신세만 져서 염치없지만 프로듀서 집에 머물러도 되겠냐고 부탁을 구한다.
오늘 이전에 시호가 다른 사람에게 눈물을 보인게 언제였을까. 어린 시절부터 굳세게 자라 다른건 몰라도 눈물 하나만큼은 진짜 메말랐다 싶을 정도로 안 흘리던 아이였는데. 굳센 마음의 시호, 그 뒤에는 아직 여린 소녀가 있는 것 같다.
프로듀서는 그저 눈물을 흘리는 시호를 안아줄 뿐이다.
“그래?”
“네. 같은 침대에 프로듀서 씨랑 누워 있단 게 이상해요. 하지만 싫지는 않아요. 조금 그리운 느낌도 나고.”
“싫지 않다니 다행이네.”
시호는 조금씩 몸을 움직여 나한테 찰싹 달라붙었다.
어릴 때부터 두드러지던 몸매는 지금 와서는 완전히 성숙해져선 내 몸을 압박하고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익숙해져서 문제는 없다.
“언제 노리코 씨나 사요코 씨를 구하러 떠나실 건가요?”
“모르겠어. 준비에 얼마나 걸릴지... 준비해야 할 게 한 둘이 아니니까. 나도 흰색이라곤 도저히 말못할 사람이지만 이건 시작부터 끝까지 시꺼먼 일이니까.”
“그렇네요. 나올 때 몰래 나오려면 들어갈 때도 몰래 들어가야 할 테고... 노리코 씨가 있는 곳은 들어가선 안 되는 곳이고.”
“아마 제일 깨끗한 일이 정신병원 원장을 매수하는 일이겠지.”
잘못하면 누구 죽이는 일도 있을 수 있겠지.
아니면 대륙이든 반도든 어디서 잡혀서 감옥이나 지옥으로 갈 수도 있고.
“부디 무사히 돌아오시길 빌게요. 누구도 상처받지 않는 결과가 되기를 바라요.”
“너무 남말하듯이 말하네.”
“네..?”
“노리코나 사요코뿐만이 아니야. 난 너도 그곳에서 데리고 나오고 싶어. 지금은 생명이 급한 아이들 때문에 미뤄두고 있는 거야. 난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고 에밀리나 코토하도 지금 이렇게 있고 노리코나 사요코도 구하러 갈 마당에 널 빼놓을 이유가 어딨겠어.”
“전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아니. 나도 그렇고 다른 애들도 그렇고 너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끼치지 않아서 냅두고 있는 거뿐이야. 만약 너한테 무슨 일이 있었다면 에밀리 때처럼 손을 댈 수 없는 상대도 아닌데 가만히 뒀겠어?”
“제가 일하는 곳은 제가 잘 알아요. 우리 가게도 손댈 수 없는 곳 중 하나잖아요. 매일 같이 일본의 온갖 대단한 사람들이 와서 술에 취해선 중요한 기밀들을 떠벌리는 곳이에요. 거기서 모이는 정보들만 모아도 일본을 뒤집어버릴 수 있어요. 그런데 아무도 손을 안 대는 건 다 이유가 있는 법이죠.”
“그렇지. 하지만 여자 하나 데리고 나오는 데는 돈이랑 인맥만 있으면 되지. 그래서 더 미안한 거야. 작정하면 널 빼낼 수 있는데도 다른 사람들을 우선한다고 네 불행을 방관해버렸어.”
물론 시호의 몸값은 절대 싸지 않겠지.
게다가 한번에 바로 데려 올 수도 없겠지만....
“저기 프로듀서 씨. 뭔가 착각하고 계신 거 같은데요. 전 딱히 억지로 그곳에 다니는 게 아니에요. 나오려고 한다면 언제든 제 의지로 나올 수 있어요. 그저 돈이 필요해서 계속 있는 거뿐이지 무슨 요시와라의 기녀가 아니에요.”
“으...응. 그렇구나...”
“그리고 뭘 멋대로 제가 불행하다고 단정 짓는 거죠? 그야 남들보다 조금 굴곡이 심하긴 했을지도 몰라도 불행하진 않았어요. 어렸을 때 아버지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고 릿군을 돌보게 된 게 불행인가요? 집안 형편에 보탬이 되려고 아이돌을 시작한 게 불행인가요? 몇 년 동안 아이돌 활동해서 받는 수입으로 겨우겨우 집안 형편이 좋아지고 그림책도 냈다 싶었더니 릿군이 중학교에 다니던 중 어머니가 병으로 쓰러지셔서 돈 대부분이 병원비와 생활비, 릿군 교육비로 사라진 게 불행인가요? 돈 때문에 부자 아저씨한테 팔리듯 결혼한 게 불행인가요?! 그래놓고 도저히 안 맞아서 이혼하고 돈 때문에 끙끙거리던 중 그래도 전 남편이란 사람 소개로 페이도 좋고 수준 있는 유흥업소에 낙하산 타고 들어간 게 불행인가요?! 기껏 들어갔더니 그곳도 인맥과 커뮤니티 사회라 고립되고 싼 손님 전용인 싼 여자 취급인 게 불행인가요?!! 그래도 꿋꿋하게 돈을 벌어도 대학생인 릿군 등록금과 여전히 눈을 못 뜨고 있는 어머니 병원비로 늘 적자인 게 불행인가요?!?! 동생이랑 절친이 사귀는데 동생이 돈 없어서 맨날 받기만 하고 뭐 하나 제대로 못 해주는 거로 혼자 우울해하는 걸 보는 게, 절친이 자기네가 결혼해서 셋이 같이 살면 돈도 걱정할 거 없이 매일매일 즐겁겠네라며 악의 없이 말하는 걸 듣는 게 불행하다고 하는 건가요!! 흑... 흐윽....흑... 전 릿군이랑 친구들이랑 프로듀서 씨가 있으니까 괜찮거든요! 불행하다니... 전 전혀....흐윽....흑흑...”
중간부터 울먹이던 시호는 감정이 북받쳐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원래 눈물이 많은 아이는 아니었지만 대체 얼마나 참아왔던 걸까.
눈물을 멈추지 못해 어쩔 줄 모르는 시호를 끌어안아 살며시 토닥여주며 눈물이 그치길 기다렸다.
*
“꼴사나운 모습을 보여버렸네요.”
“뭘.”
“저기, 좀 전에 절 꺼내온다 어쩐다 하셨잖아요?”
“그랬지.”
“실은 우리 가게가 있는 거리 경기가 많이 죽었거든요. 그래서 매상이 안 나와 인원감축 중이에요.”
“내가 그쪽 업계는 잘 모르지만, 그 거리의 경기가 죽는 일도 있냐... 인간에게 성욕이 있는 한 안 망할 거라 생각했는데...”
“요즘엔 VR 월드에서 훨씬 싼 값에 더욱 과격한 서비스도 가능하고 우리 가게 같은 곳은 정말 높은 사람들이 몰려올 때나 쓰는 곳이 되어서 한 가게에 자리나 여자가 너무 많을 필요가 없어졌거든요. 그래서 잡일꾼부터 시작해서 점점 사람을 줄이고 있어요. 그리고 이제 여자를 뺀다면 젤 먼저 잘리는 건 당연히 제가 되겠죠.”
하긴 요즘엔 VR로 매춘도 한다고 하니까.
얼굴 비공개 가능, 100% 피임, 성병 걱정 없음, 호텔비 포함 각종 비용도 덜 들고 미성년자 가능 등등 온갖 장점으로 무장해서 기승을 부린다는 이야길 들은 것 같다.
“그러니 만약 그렇게 되면 염치없지만, 프로듀서 씨네 집에서 신세를 져도 될까요? 릿군이랑 카나 진심으로 결혼할 각을 재고 있는데 제가 짐이 되고 싶지 않아요.”
“물론이지. 언제든 환영이야.”
“감사합니다. 그래도 다른 분들처럼 식객 생활하려는 건 아니에요. 설령 릿군이 자립한다고 해도 어머니 병원비도 있으니 일은 찾을 거예요.”
“어떤 일을 하고 싶어?”
“으음.... 당장 생각해본 건 없는데.... 아, 프로듀서 씨네 집 이제 엄청 큰 저택이 된다면서요?”
“뭐 그렇지. 아직 1달 가까이 뒤의 일이지만.”
“그런 큰 저택이면 관리하기도 큰일일텐데.... 메이드 한 명 고용해보시지 않겠어요?”
“란도셀 매줄 거야?”
“주인P님이 원하신다면♡... 아뇨. 역시 30살에 란도셀은 조금....”
“코노미 씨는 했었다고?”
“그 사람은... 특수한 케이스에요. 아, 그럼 월 20만엔에 숙식 제공이라면 매드릴 게요.”
“비싸. 그런 돈 없어.”
“밤시중도 들어드릴게요.”
“불능인 사람에게 그 점을 어필해도 소용없단 말이지....”
메이드를 월 20에 고용한다는 건 싸게 먹히는 걸지도 모르지만 난 최하층민 출신이던 평범한 사람이다.
다른 건 몰라도 그런 사치는 안 부려.
어차피 시호의 외모와 성실함이라면 평범하게 음식점이나 그런 곳에서 충분히 받아줄 것이다.
그야 지금 있는 곳만큼 잘 벌진 않겠지만 평범한 생활에는 지장 없을 것이다.
“뭐 그 점은 제쳐놓더라도 만약 잘린다면 그땐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원한다면 내일 바로 옮겨도 괜찮아.”
“아뇨. 잘리고 새 직장을 찾았단 핑계로 집을 나올 생각이라 지금 당장은 좀...”
“그래. 필요할 때 언제든 찾아와. 도와줄 수 있는 건 최대한 도와줄 테니까.”
“감사합니다.”
그렇게 시호와의 잠자리 토크도 끝나고 잠에 빠졌다.
+3까지 다음날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 신기하게도 다들 잠자리에만 오면 자기 과거사를 터놓는다. 프로듀서는 아이돌 한명한명을 스토킹 하고 있어서 거의 다 꿰뚫고 있는데 얘네는 자기가 스토킹 당한 걸 모르는 걸까. 프로듀서 완전범죄네...
@15년 동안 같이 먹고 자고 일한 것에 대한 결과라고 하죠.
유리코: 내가 마시는 정도는 평범한 수준이라고!
십의 자리
0~3 이쿠
4~6 리오
7~9 츠무기
일의 자리
0~3 모모코
4~6 미사키
7~9 츠무기 담당 프로듀서
100 765 출신 아이돌들과 사무원들 + 사장
@단순한 과거얘기라기 보단 여태껏 말하지 않았고 듣지 않았던 서로의 마음을 털어놓는 거니까요. 뭐 너무 남발한단 자각은 있지만...
“유리코 상태 괜찮아?”
“으으.... 머리....보단 뭔가 뒷목이 아픈데 왜 그런지 아세요?”
“아... 글쎄다. 잘못된 자세로 자서 담이 온 거 아냐?”
“그런가...”
에밀리에게 뒷목을 세게 후드려 맞았으니 그야 아프겠지.
물론 에밀리의 판단은 옳았다고 생각하지만.
“속 쓰리거나 하지 않아? 해장국이라도 끓여줘?”
“프로듀서 씨의 해장국은 일품이지만... 오늘 해장은 역시 이걸로..!”
“유리코..!”
해장을 한답시고 유리코가 꺼내든 것은 또다시 술.
일명 해장술이란 거겠지.
뭐 모르는 건 아냐.
나도 어른이고.
근데 말이지...
“적당히 하자...”
“유리코쨩. 그건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 없을 것 같아.”
“유리코 씨. 술 마시는 게 직업인 사람으로서 하는 말인데 그만두는 게 좋아요. 정말로.”
“왜... 왜요..! 해장술 정돈 다들 마시잖아요?!”
“해장술은 마실 수 있지만.... 유리코 요즘 너 술 얼마나 마셨는지 알아?”
“나나오 씨. 과음은 몸에 안 좋습니다.”
“다들 왜 그래요?! 마치 제가 무슨 술 중독자인 것처럼?! 요즘 마신 횟수는 많아도 마신 양은 얼마 안 된다고요! 이 정돈 간에 기별도 안 차니까 문제 없어요?!!”
“간에 기별이 찰 정도로 마시는 게 문제잖아!”
하아...
예전에 어른이 되고 처음 마신 술에서 술에 대한 동경이 와장창 깨진 뒤로 거의 입도 안 대던 애가 어쩌다 이런 아저씨 같은 애주가가 되어 버렸을까.
아니 뭐 내 탓인 거겠지.
“이쯤 되면 극약 처방이 필요해 보이네. 유리코. 앞으로 넌 일주일에 한 병 이상 마시는 거 금지.”
“네에?!?! 하... 한 병이라니 그래선 제대로 마신 것도 아니라고요?!”
“그러시겠지. 40도가 넘는 양주병을 들고 해장하겠다고 있으니! 어쨌든 금지! 어기면 한 달로 늘릴 거니까 그렇게 알아!”
“그럴수가..!!”
술을 좋아하는 건 괜찮지만 마실 때마다 죽도록 마시면서 일주일에도 몇 번씩 마셔대는 건 말리는 게 맞는 거겠지.
술버릇도 그리 좋지 않으니까.
*
술을 금지당하고 우울해져선 십자가에 대고 뭔가를 중얼거리는 유리코를 두고 리오가 말한 사장의 신 프로젝트가 조금 신경 쓰여서 사무소로 향했다.
사실 내가 이렇게 뭔가가 신경 쓰이는 일이 생기면 열에 아홉은 문제가 터지던데....
아니 그래도 이번 일은 선배가 뒤에서 조종하고 있을 테니 별일은 없겠지.
그런데 사무소로 온 건 좋지만 당장 그 아이돌이나 프로듀서가 어디 있는지 모른단 사실을 깨닫고 리오에게 물어보려고 사무소를 거닐던 중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를 따라가자 이쿠와 모모코가 대화하고 있었다.
둘의 대화를 한번 들어볼까.
그들이 하는 이야기는...
+2까지 모모이쿠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적어주세요.
“꼭 무슨 사건이 터졌지.”
“응... 라이브 때 태풍이 온다거나 전염병이 유행한다거나...”
“누가 무대에서 떨어지거나 병원에 입원하거나...”
“그 애들 괜찮으려나...”
“뭐 그런 걸 넘어서서 프로가 되어 가는 거니까 어쩔 수 없지.”
뭐.... 크게 벌이면 일이 터지는 건 765 전통이었지.
AS가 처음으로 13명이 함께 라이브를 했을 때부터 시작했다는 유서 깊은 전통이었지....
근데 아무리 그래도 설마 지금도 그러겠어.
“그것보다 모모코는 그 신인들 밀어준다고 우리를 도외시하는 게 마음에 안 들어.”
“어? 그다지 도외시 당하는 느낌은 없는데?”
“이쿠는 그럴지 몰라도 모모코는 3월 들어서 거의 일을 못 하고 있어. 모모코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이 다 그래. 이러면 안 되는데.... 더욱 더 일을 하지 않으면 엄마도 아빠도 돌아와주지 않을텐데...”
“모모코쨩.... 괜찮아! 이번에 하는 일이 예전과는 너무 달라서 다들 정신이 없는 것뿐이지 절대 원래 있던 사람들을 차별하려는 게 아닐 거야. 분명 일이 좀 안정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테고... 아 그리고 모모코쨩은 일이 알아서 들어오는 쪽이잖아!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응...”
흐음....
모모코의 상태도 마음에 걸리지만, 신인들을 위해 다른 아이돌을 관리하던 사람들까지 끌어들인 건가.
전통적인 사건 발생보다 그 아이들의 고립을 걱정하는 게 현명할 것 같지만...
뭐 그건 내 알 바가 아니지.
“그보다 세리카쨩한테 들었는데 사요코 씨랑 노리코 씨를 찾았대!”
“엣, 정말로?! 굉장해... 어디 있대?”
“으음... 그건 말 안 해줬지만, 만나긴 힘든 것 같아. 만났다는 말도 없었고 그리 기뻐보이지도 않았거든.”
“흐응... 에밀리 씨랑 비슷한 상황인 걸까. 그러면 또 오빠가 나서려나?”
“아마 그렇겠지. 괜찮으려나...”
“저번에도 꽤 무리했다고 들었는데 그냥 오빠는 가만히 있고 세리카나 이오리 씨 같은 사람들에게 맡겨두는 게 낫지 않을까?”
“그게 안전하겠지만...”
“가만히 있을 사람도 아니지.”
으음...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미나세 님도 세리카도 저번 일로 지금 가문 내에서 곤란한 상황이니 내가 가는 것일 뿐이다.
이래보여도 모험보다 안정을 취하는 쪽이다.
뭐 그건 그렇다치고 말을 걸까.
아니면 그냥 가던 길을 갈까.
말 걸기 애매한 주제이긴 한데.....
1. 말을 걸자.
2. 그냥 가자.
먼저 2표 갑니다.
끼어들기도 뭐하다.
*
두 사람을 지나치고 리오가 있을 비서실로 이동했지만, 그곳에 있던 건 리오도 스미스 씨도 아닌...
“코노미 씨?”
“어머 프로듀서. 어쩐 일이야?”
“리오가 신 프로젝트에 대해 뭔가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좀 신경 쓰여서 보러 왔어요. 직업병은 불치병인가 봐요.”
일 그만두고 집에서 놀고 있는 게 벌써 4달인데도 말이지.
뭐 15년을 해왔으니 쉽게 낫는다면 내가 일을 대충했단 뜻이려나.
“그렇지. 직업병은 낫질 않더라. 그래서 그 아이들 스케줄을 알려고 여기로 온 거야? 지금은 다들 레슨을 받고 있어. 데뷔가 얼마 안 남았으니까. 아마 룸 4에 있을 거야.”
“그 프로듀서는?”
“같이 있어. 아이돌의 레슨엔 최대한 참관하라. 특히 신입일수록. 네가 가르친 거잖아?”
“정확히는 선배가 물려준 거지만요. 어쨌든 고맙습니다.”
“아아, 잠깐. 나도 같이 갈게. 어차피 나도 그 애들을 보러 갈 생각이었고 너 혼자 가면 그 애들도 부담스러워할 테니까.”
“하긴 전 그녀들과 만난 적도 없으니... 그럼 부탁드릴게요.”
“응. 가자.”
*
코노미 씨의 자식 자랑을 들으며 레슨룸으로 이동해 창문으로 안쪽을 들여다봤다.
5명의 여자아이가 춤을 추고 있다.
“입을 움직이는 걸 봐선 노래도 같이 연습하고 있나 보네요.”
“응. 여기 들어봐.”
코노미 씨가 입구 옆에 있던 이어폰 줄을 잡아당겨 나에게 건네주었다.
이렇게 하면 완전 방음인 룸 안의 소리를 밖에서 들을 수 있다.
선배가 고른 그들의 수준을 한번 볼까...
1~33: 신입치곤 나쁘지 않네.
34~66: 꽤 괜찮은데?
67~99: 선배는 어디서 이런 천재들을 주워왔대... 갇혀있는 주제에....
100: 츠묵아.... 긴장해야겠다...
먼저 2표 갑니다.
@ 오늘은 3월 13일 금요일입니다. 작중에서도 3월 13일 금요일입니다. 신기하네요. 덕분에 날짜 계산이 편해졌습니다.
1: 신입치곤 나쁘지 않네.
2: 꽤 괜찮은데?
3: 선배는 어디서 이런 천재들을 주워왔대... 갇혀있는 주제에..
먼저 2표로 갈게요.
이게 정말 데뷔도 안 한 신인이라고..?선배는 대체 어디서 이런 천재들을 주워온 거야.
갇혀 있는 주제에 일은 더럽게 잘하네.
이렇게 잘하는 주제.... 아니 사적인 감정은 접어두고...
“놀랍네요. 이렇게까지 축복받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니... 우리 아이들 이후로 처음이에요.”
“그렇지? 아니 오히려 우리가 신인이었을 땐 저 정도로 완벽하지 못했어. 저 아이들이라면 오랜 시간 침체기였던 신인 농사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거야.”
“농사는커녕 아예 완제품을 가져다 놓은 격인데요. 데뷔하면 C 아니 B랭크 이상은 확실하고 좀 더 경험을 쌓고 다듬어내면 A랭크도 충분히 노릴 수 있을 것 같네요.”
“두 분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정말로 기쁘네요.”
“와앗?!”
“깜짝이야.... 갑자기 나오지 말라고...”
코노미 씨랑 대화를 하고 있더니 갑자기 문이 열리면서 정장을 입은 청년이 말을 걸어왔다.
아, 이 얼굴... 이 아이들의 프로듀서구나.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누군가가 레슨을 보고 있다는 신호가 들어와서 신경이 쓰여서 말을 들어보니 이 아이들의 칭찬이 들려서요....”
“아... 그러고보니 이 이어폰을 쓰면 안쪽에서 누가 듣고 있단 사실을 알리는 불이 들어왔지. 하도 레슨 룸을 엿볼 일이 없다 보니 잊고 있었네.”
“나도... 레슨 룸에 들어갔던 것도 꽤 예전이다 보니 잊어버렸어.”
“그러셨군요. 아, 여러분도 인사하셔야죠. 이분 아주 높으신 분이라고요?”
“아 됐어. 자료라면 이미 봐서 누가 누군지도 다 외우고 있고 실력은 방금 봤어. 무엇보다 난 더 이상 높은 사람 아니야.”
뭐 아직 주주 자리는 갖고 있지만 일은 그만뒀다.
이제 난 그냥 백수 아저씨일 뿐이다.
“저... 저기 그쪽에 계신 분이 밀리언 라이브 선배님들을 담당하셨던 프로듀서 맞으시죠..?”
“응. 맞아.”
“그... 그리고 저희가 A 랭크 아이돌까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신 거죠..?”
“뭐... 가능성의 이야기지. 너희와 프로듀서 간의 화합이 얼마나 잘 이루어지냐에 따라 변할 문제야. 여기 있는 코노미 씨가 그랬던 것처럼 믿고 따라와 주고 또 프로듀서가 그 믿음에 충분히 답해준다면 가능하단 이야기.”
“어머, 나 꽤 프로듀서에게 반항했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일은 싫다거나 섹시한 일 좀 달라거나.”
“아뇨. 코노미 씨는 정말 잘 따라와 주셨어요. 의문이나 이의를 제기할 때도 제가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을 논리적으로 설명해주셨죠. 25살에게 유치원생 옷을 입혀서 대중 앞에 내보내는 게 도덕이나 윤리를 넘어 인간적으로 말이 되냐는 이야기에 만약 다른 사무소의 선례가 없었다면 뭐라고 답했어야 할지.”
아이돌을 예능인에 가깝게 키우는 어느 거대 프로덕션 덕분에 살았지.
설마 30을 넘긴 사람에게까지 유치원생 복을 입히다니 대단한 프로덕션이야.
“뭐 어쨌든 운도 따르고 너희가 서로 발맞춰서 잘 헤쳐나간다면 그 정도에 운이 좋다면 S 랭크도 넘볼 수 있겠지. 어디까지나 지금 보여주는 모습만 보고 판단한다면.”
“연습 땐 잘하는데 실전에서 망치는 애들 일 년에 한 명씩은 꼭 있었으니까.”
“뭐 그런 건 실전을 반복하면서 익숙해져 가는 거니 어쩔 수 없죠. 당장 우리 쪽에도 실전 때 긴장해서 실수하는 건 자주 있던 일이고, 반대로 카나는 실전만 되면 노래 실력이 폭등하고...”
“저기 두 분은 꽤 사이가 좋으시네요. 부장님을 이름으로 부르시고.”
“으음... 호칭은 내가 아니라 내 선배, 그러니까 AS를 담당했던 선배가 담당 아이돌을 이름으로 부르길래 나도 그대로 내려온 거야.”
“AS..?”
“아... 지금은 레전드 서틴이라 불리던가. 누가 붙인 건지 촌스럽다니... 아악?!”
“촌스러워서 미안하네.”
코노미 씨가 붙인 거였구나....
왜 그딴 별명을 붙인 거야....
어우 정강이 아파...
“힐 신고 차지 말아주세요... 뭐 어쨌든 호칭은 중요하지 않아. 다른 사무소에는 절대로 아이돌을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성에 존칭까지 붙여 쓰는 프로듀서도 있었지만, 실적도 아이돌간의 관계도 양호했거든. 그래도 아이돌과 프로듀서는 친밀한 게 좋지.”
“너무 과하거나 공사를 잊을 정도만 아니면 친하게 지내는 게 좋아. 이러니저러니 해도 아이돌이 가장 오랜 시간, 가장 가까이에서 접하게 되는 게 프로듀서니까. 같은 아이돌끼리나 부외자랑은 할 수 없는 이야기도 있으니 그럴 때 힘이 되어 주는 게 프로듀서니까. 사이가 나쁘면 자기만 손해야.”
“저...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한번 이야기를 나누어도 괜찮을까요. 배울 것이 많을 것 같은데. 타카하시 부장님도 함께.”
“내 이야기 같은 건 들어봤자 소용없어. 10년 전에 한물간 퇴물이야. 여기 바... 타카하시 부장님 이야기나 들어.”
“프로듀서 아직도 날 타카하시라 부르는 거 익숙해지지 않은 거야?”
“평생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러니 가능한 코노미 씨라 부를 거예요.”
“저기 그래도..!”
“으음....”
이 애들은 신선함과 변화가 핵심인 아이들인데 내가 굳이 끼어들어봤자 좋을 건 없겠지.
하지만 또 여기서 너무 매몰차게 거절했다간 괜히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어.
신입 때 특히 사회 초년일 땐 뭐든 자기 잘못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니까.
어쩐다....
1. 수락한다.
2. 역시 거절한다.
먼저 2표 갑니다.
“네! 감사합니다!”
“코노미 씨는 어떻게 하시겠어요?”
“뭐... 나도 따라갈게. 프로듀서가 이상한 소리 하지 않게 감시도 할 겸.”
“아하하하...”
그렇게 신인 아이돌 5명 + 프로듀서 1명 + 코노미 씨와 근처 개인 룸 딸린 카페로 이동했다.
+3까지 할 이야기, 있을 일 등을 적어주세요.
“저기 밀리언 라이브 선배님들은 현역 시절 어떤 분들이었나요?”
“으음... 뭐 이상한 애들이었지.”
“엣?”
“처음엔 정말 난감했지. 얘네를 어째야 하나 싶더라. 10살짜리 꼬마랑 24살 먹은 아줌..으윽?!”
“24살... 뭐?”
힐 신고 차지 말라니까...
차이는 거, 맞는 거, 밟히는 거 외에 각종 체벌엔 익숙하지만 기습은 좋지 않다고.
토모카도 제대로 경고하고 때렸다고...
“ㅅ...24살 레이디를 같은 스타트 라인에 서게 한 것부터 해서... 축복받은 섹시한 몸을 갖고 섹시를 하기 싫다는 애, 자기를 공주니 성모니 거리는 애들, 아이돌 사무소에서 야마토 나데시코를 찾는 애, 자기 입으로 1년만 활동할 테니 알아서 하라는 애, 세상을 왕따하는 애, 심지어는 노래를 못 부르는 애까지... 처음엔 정도 안 붙더라.”
정말 39명 중 한 10명 정도나 키우고 나머진 희생말이나 베개나 팔려고 모은 거라고 생각했지.
나 같은 더러운 놈 데려다 쓴 것도 그렇고.
“뭐 그래도 한 1년쯤 같이 지냈을까. 그동안 한 공간에서 같이 뭐 노력하고 바보짓도 하고 지내다 보니 어느새 이상함이 엉뚱함으로 바뀌어 있어서 익숙한 걸 넘어서 꽤 좋아지더라. 당장 여기 있는 코노미 씨도 어지간한 사람이었어.”
“어, 어떤 식으로요?”
“그렇네...”
+3까지 코노미의 웃긴 이야기, 프로듀서의 웃긴 이야기를 각각 적어주세요.
2. 리오랑 2인조 유닛 '섹시집정관'을 결성해서는 섹시의 '섹'도 모르는 사람들이 타 사무소에 섹시를 전파하겠다고 나섬
3. 어느날 갑자기 자기를 여자친구 삼아달라고 일주일 내내 달라붙어서 조름
1. 어느날 갑자기 현자타임이 왔다면서 연가 쓰고 며칠동안 집안에 틀어박힘
2. 발렌타인 데이 때 아이돌 전원이 초콜릿 들고 집안으로 찾아가니까 초콜릿 받기 싫다고 울고불고 사정함
3. 코노미 : 첫 회식날 내가 프로듀서 집에 가서 술판을 벌였다고? 그 술판에 제일 적극적으로 나선 사람이 누군데!
vs
타 사무소에 썸타던 사무원이 하나 있었는데 소개팅이 잡히자 괜히 여자한테 잘 보이겠다고 헤어스타일도 바꾸고 비싼 정장도 갖춰입고는 멋있는척 하더라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소개팅 장소 갔는데 바로 걷어 차였다
코노미 "프로듀서도 아이돌 한번 데뷔해보고 싶었는지 밤늦게 연습실에서 몰래 안무 연습하더라? 체력이 안돼서 얼마 안가 그만뒀지만."
“에엑?! 첫 회식에요?!”
“응, 바로 며칠 전까지 친가에서 어머니랑 동생이랑 같이 살다가 이사한 직후여서 망정이지 잘못했으면 고1 동생에게 못볼 꼴 보여줄 뻔했다니까.”
“잠깐! 그 술판에 제일 적극적으로 나선 건 너잖아?!”
“그랬지. 다들 아직 제대로 친해지지도 않았는데 남자 방에서 술 마시는 상황이라 다들 어색해하는 거 어떻게든 풀어보려고! 그 후로 제 방은 마지막으로 술판 벌이는 곳이자 숙소로 사용됐잖아!”
“뭐야. 아이돌이 친히 네 방에서 술을 마신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데!”
술 마신 당신들이 아이돌이냐. 짐승이지...
술 준비하는 것도 나, 안주 준비하는 것도 나, 당신들 뱃속에 들어갔다 나온 거 치우는 것도 나였잖아...
“그리고 리오랑 둘이서 섹시집정관이니 뭐니 하면서 다른 사무소 아이돌들한테까지 알지도 못하는 섹시를 가르치고...”
“하아? 나만큼 섹시에 통달한 아이돌이 어딨다고!”
“백번 양보해서 당신과 리오가 섹시를 통달했다고 치고 왜 다른 사무소 아이돌에게까지 이상한 걸 가르쳐서 클레임이 오게 해서 사무소에 민폐끼치는데!”
“민폐라면 당신도 어느날 갑자기 현타왔다면서 연가 쓰고 집에 틀어박혔잖아!”
“3년 동안 한 번도 못 썼던 거다! 출석계에 1111일 연속 출근이라 써있는 거 보면 누구라도 현타오지! 내가 뭔 아이돌 마스터 원 포 올이야?!”
심지어 그 이후엔 10년 넘게 정말 하루도 안 쉬었다고..!
게다가 그때 쉬는데도 일 생각밖에 안 나더라.
정말 확실히 맛이 가고 있단 자각이 든 건 그때였지.
무시했지만...
“아, 맞아. 예전엔 아예 자기를 여자친구로 삼아달라고 일주일 내내 매달린 적도 있었지.”
“여자친구?! 에엣?!”
“그... 그땐 친가에 내려가는데 하도 결혼 안 하냐. 애인도 없냐 시끄러워서... 아, 연애라고 하면 예전에 다른 사무소 사무원이랑 썸타다가 소개팅 잡히자 괜히 머리스타일도 바꾸고 정장도 좋은 거 입곤 자신만만하게 갔다가 뻥 차였었잖아ㅋㅋㅋㅋㅋㅋ”
“으...응? 그건 대체 무슨....”
“부끄러워하기는~ 그 키 크고 좀 중성적인 느낌의 여자 있었잖아~”
“키 크고 중성적인 느낌의 타 사무소 사무원...? 대부분의 사무원들은 미인이엇.... 야마무라 씨?”
“그래 그 사람!”
“풉.... 크큭.... 크하하하하! 그 사람 남자에욬ㅋㅋㅋㅋㅋㅋ”
“에엣?!”
“아하하하하하! 그 사람이랑 썸을 탘ㅋㅋㅋㅋㅋㅋㅋ 그때 제가 빼입고 나갔던 건 야마무라 씨랑 함께 내각의 방송 쪽 높으신 분 만나느라 그랬던 거예욬ㅋㅋㅋㅋㅋㅋ”
“그.. 그럼 그 뒤에 괜한 짓이었다고 풀죽어 있던 건...”
“정작 만나러 간 그 사람이 저랑 예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이라 괜히 비싼 옷 살 필요가 없었던 거라 돈 낭비했다고 그랬던 거예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초에 내가 연애 같은 거에 관심을 가질 리가 없잖아.
무슨 사춘기 소녀도 아니고 좀만 그런 거 같으면 바로 연애랑 엮어버린다니까.
“그 그러면.... 뭐가 있지.... 아! 프로듀서 예전에 발렌타인 때 우리가 다 같이 초콜릿을 들고 프로듀서 집에 가니까 제발 그만해달라고 무릎 꿇고 울고불고 빌었잖아?”
“무릎 꿇긴 했지만 운 적은 없었거든요.”
“아이돌에게 발렌타인 초콜릿을 받으면 기쁘지 않나요?”
“기쁘지. 만약 미나코가 만든 초콜릿이 1m를 넘기고 그걸 본 다른 애들이 경쟁 붙어선 점점 더 커지거나 많아지다 보니 결국엔 내 방이 초콜릿으로 가득 찰 정도가 되어버리지만 않았어도 기쁘게 받았을 거야...”
그 후로 당뇨가 생겼지.
그걸 기어이 준 애들도 그걸 기어이 다 먹은 나도 참...
“또 뭐가 있었더라... 아 맞아. 코노미 씨 겉모습 때문에 초등학생 역할이나 아동복 모델 같은 게 들어오는 거 싫다고 해놓고서는 몰래 란도셀 입고 초등학생 흉내낸 적도 있었어.”
“그건 연기 연습이라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네네. 그러시겠죠. 그래서 그 뒤에 들어온 성인 여성 역할 전부 어린 아이 역할로 바꿔달라고 했었어요.”
“뭣?! 어쩐지 10번 연속으로 초등학생 역할이 들어온다 싶었더니..!! 아~ 프로듀서 일을 하다보면 자기도 아이돌 일에 흥미가 생기나 봐? 밤늦게 레슨 룸에서 몰래 안무 연습하던데? 뭐 체력이 딸려서 금방 그만뒀었지만.”
“그... 그건 진짜 체력이 너무 약해져서 운동 삼아...”
“옆에 근육 트레이닝용 헬스룸이 있는데? 굳이 아이돌 안무를 따라 춘다고~?”
“큭... 아. 그리고 예전에 765 아이돌 중 가장 늦게 결혼할 것 같은 아이돌 앙케이트에서 압도적인 격차로 코노미 씨가 1등이었지.”
“흥, 그래 봤자 765에서 제일 먼저 결혼한 게 나란 사실은 변하지 않거든? 게다가 이제 곧 둘째도 생긴다고!”
“엣... 둘째라니... 설마...”
“응. 이 안에...”
살며시 배를 쓸어만지는 코노미 씨.
그 눈빛은 어머니의 눈빛이었다.
“그렇군요. 축하드려요.”
“후훗 고마워.”
“추... 축하드려요 부장님!”
“고마워. 그래도 지금 이 이야기는 접어두자. 혹시 또 궁금한 거 있어?”
“으음....”
그들은 잠시 고민하더니 한 아이가 입을 열었다.
“앞으로 하게 될 아이돌 활동에 대해서 다양하게 배우고 있지만 뭔가 부족한 거 같아요. 혹시 괜찮으시면 조언을 받고 싶어요.”
“조언이라....”
사실 얘네한테 조언을 주는 것이 좀 망설여지기는 한다.
이제와서 나한테 받아봐야 도움이 될까 싶으니.
그래도 이런 얼굴로 보는데 안 줄 수도 없고....
“그러면... 난 일단 프로듀서에게 하나만 확인할게. 넌 네 담당 아이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네? 으음... 분명 재능있는 아이들이라 생각합니다. 춤도 노래도 이미 프로 이상이고 분명 잘 나갈 거라 생각해요.”
“흐음... 그뿐?”
“네?”
“좋아. 그럼 넌 앞으로 네 담당 아이돌에게... 진심으로 반하도록 해.”
“에... 예?”
“아이돌은 대중을 매료하는 사람. 그리고 프로듀서는 아이돌의 첫 번째 팬. 당연히 그 아이돌에게 홀딱 반해있지 않으면 안 되겠지. 물론 아이돌을 어디까지나 상품으로서 취급하며 선을 긋는 프로듀서도 있고 그것도 맞다고 봐. 하지만 단순히 상품으로 보거나 파트너십의 단계에서 멈추기보단 정말로 애정을 갖고 대하다 보면 어떻게 프로듀스 해야 할지 알 수 있어. 이 사람은 어떤 장점과 매력이 있고 어떤 단점이 있는지 또 그런 단점이 있음에도 왜 나한텐 이렇게 사랑스럽게 보이는지 그런 부분을 분석해서 프로듀싱에 반영하는 거야. 그리고 그 외에도 또 어떤 매력이 숨어 있을지 더 알고 싶어서 계속 접하고 새로운 걸 발견하면 바로 그걸 살리려고 하고. 그렇게 접하다 보면 뭔가 상태가 안 좋다 싶을 때 바로바로 알 수 있고 어떤 사람인지 잘 알기 때문에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도 알 수 있지.”
“잘... 모르겠어요. 반하라니...”
“으음... 코노미 씨를 예로 들게. 우선 초창기 코노미 씨는 24살인데 외모는 초등학생이란 갭이 있지. 거기에 노래 실력도 출중하고 사회 경험이 있어서 프로 의식과 책임감이 강했어. 또 리더십도 있어서 어린 동료들을 잘 이끌어주었지. 그러면서 또 은근히 아이 같은 점도 있는데 이게 외모와 맞물려서 엄청 귀여워. 하지만 외모와 반대로 내면은 틀림없는 성인 여성인 만큼 다른 아이돌에겐 없는 깊이가 있었지. 중학생, 고등학생 애들이 아무리 몸매가 좋고 연기력이 뛰어나도 코노미 씨의 내면에서부터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깊이 있는 섹시함은 겉모습과 좋은 쪽으로 상호작용을 일으켜 코노미 씨가 다른 아이들과는 좀 다른 방향으로 섹시하단 걸 보여주며 그녀의 매력이 질리지 않게 해줬어. 물론 단점도 있어. 이런 매력은 한 눈에 알기 어려워서 초반에 많은 팬을 얻기 어려워. 게다가 체구가 작아 눈에 잘 띄지도 않고 힘이나 속도 등 피지컬 부분에서도 밀리지. 체력도 10대 중후반에 비하면 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의 장점을 잘못 파악해 겉멋의 섹시함에 눈이 멀어 자신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어. 근데 또 이런 부분이 예능 쪽에서 살릴 수 있거든. 작은 체구나 엇나가는 모습이 웃기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니까. 그래서 초반엔 예능 중심으로 프로듀스를 진행했어. 나도 그땐 코노미 씨의 그런 매력을 잘 몰랐으니까. 쪼꼬만데 어른, 어른인데 쪼꼬매, 하나도 섹시하지 않은데 섹시한 척하는 게 웃기고 귀여워. 그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여줬어.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 은근히...?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뒤로 자세히 보다보니 코노미 씨의 매력이 점점 보였고 그대로 반해버렸지. 그 뒤로 일의 노선을 조금씩 바꿨어. 어른스러운 느낌의 그라비아도 찍고 노래도 애절한 러브송으로 주고 성인 배역도 늘려나갔고 코노미 씨는 외모와 달리 섹시하고 성숙한 여성이다란 여론이 정착하자 코노미 씨 취향의 겉으로 드러나는 섹시한 일도 늘렸어. 섹시란 게 보여주는 사람의 마음가짐도 중요하지만 보는 사람의 마음가짐도 중요해. 아무리 섹시해도 보는 사람이 그 사람을 섹시한 사람이라고 인식한 적이 없으면 보이지 않아. 반대로 섹시한 사람이란 걸 인식한 상태면 그 부분에 계속 의식이 가서 섹시하게 보여. 그런데 그게 너무 오래 지속되면 질리더라. 슬슬 예전에 허당끼 있는 귀여운 코노미 씨가 그립다 싶을 때 다시 일을 예능계, 어른애 계열로 돌렸지. 그러다 또 어른스러운 코노미 씨가 그립다 싶으면 노선을 바꾸고. 이렇게 아이돌에게 반해버리면 그 아이돌을 어떻게 키워나가야 할지 알 수 있어. 내가 반한 여자는 이렇게나 매력적이니까 너희도 이런 그녀에게 반해라! 라는 느낌이지.”
“저... 저기...”
“응?”
“부장님.... 쪼꼬매졌어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돌리자 코노미 씨가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슬쩍 보니 귀가 새빨갛다.
“아, 깜빡했네. 맨날 자기가 섹시하니 어쩌니 하면서 정작 칭찬받으면 또 은근히 부끄러워하는 게 무지하게 귀여워.”
“뭐랄까... 조금 기분 나쁠 정도네요.”
“얘! 무슨 말버릇이..!”
“아냐아냐 나도 알아. 괜찮아. 뭐 이렇게까지 반할 순 없겠지. 사람마다 취향이 있고. 그래도 앞으로 넌 이 아이들을 위해서 일을 해야 해. 그렇다면 어차피 하는 거 싫어하는 사람보단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서 하는 게 낫잖아? 사랑이 아니라 우정의 단계에서 멈춰도 되고 파트너십 수준이어도 별 문제 없어. 아, 그래도... 반하라고는 했지만 손을 대라고 한 적은 없다?”
“엣?! 무... 물론이죠! 애초에 얘들은 아직 애고...”
“아니... 뭐 사랑을 키우는 건 괜찮아. 사랑을 나누는 건 적어도 아이돌은 그만둔 뒤에 한다면 뭐라 안 해. 근데.... 그냥 충고인데 난 여태껏 프로듀서와 아이돌이 사랑해서 잘되는 꼴을 본 적이 없어. 히다카 마이라는 예외도 있긴 한데... 그쪽이 예외인 거야. 그러니까 만약 너도 그 수라의 길을 걷겠다고 한다면... 각오하고 걸어.”
“잘 가다가 이상한 쪽으로 이야기가 빠지려고 하잖아.”
“어이쿠... 나이 먹어서 그래요.”
“한 살 밖에 차이 안 나잖아! 난 아직 안 늙었어!”
40이면 늙은 거예요.
인정할 수밖에 없어요.
늙은 거예요.
“아, 난 이만 가볼게. 아이돌에 대한 조언은 코노미 씨에게 들어.”
“어머, 벌써 가게?”
“네. 집에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고. 그럼 열심히 해라. 코노미 씨. 다시 한번 축하해요.”
“고마워.”
“안녕히 가십시오!”
*
뭔가 괜히 주책을 떤 거 같아.
옛날 같았으면 이렇게 말 많이 안 했을 텐데....
정말 나이는 먹을 게 못 되는 구나....
+3까지 집에서 잘 때까지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1-33 : 세리카가 울고 있다 하코자키가에 무슨 변고가 생겼나보다
34-66 : 신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765의 앞날에 어떻게 대응해야하는지 논하러 왔다
67-99 : 노리코 & 사요코와 행방 찾기와 관련해서 좋은 소식을 들고 왔다
100 : P: 이건 또 뭐야? 39 프로젝트 재건 계획?
“ㅅ... 세리카?! 네가 여기.... 울고 있어?”
“큰일이에요!”
집에 돌아오자 세리카가 울면서 안겨들었다.
대체 무슨 일인 거지?
*
세리카의 설명에 의하면 최근 그녀의 상태는 좋았다고 한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하코자키 가를 위해서 세리카의 존재는 필수불가결.
직접적인 영향력은 조금 약해도 아버지나 힘 있는 충신들이 붙어 있어 든든했고 반대파에 반격할 준비를 하는 상태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아버님 파에서....
1~33: 더 이상 옛정 하나로 프로듀서네를 돕는 것에 회의적
34~66: 서른이 되도록 남자 하나 없던 탓에 강제로 결혼시키려 함
67~99: 일이 시작되면 나면 정신없이 바빠질 테니 마지막 정리라도 하라고 보냄
100: 맞이하러 왔습니다!
먼저 2표 갑니다.
“겨... 결혼?”
“네... 장차 하코자키를 이끌어야 할 제가 언제까지고 숫처녀여선 안 된다고. 남자를 아는 것과 모르는 건 천지 차이라면서... 게다가 앞으로 힘든 일이 많을 텐데 옆에서 지탱해 줄 남자 하나 정돈 있어야 한다면서...”
“그건 맞는 말이라도 잘 모르는 사람이랑 억지로 결혼하게 되면 삐그덕 거릴 뿐일 텐데.”
“성격 좋고 애교 있고 헌신적인 남자이니 나중에 헤어지더라도 3년은 같이 지내라고 하셨어요. 안 맞으면 그때 가서 헤어지더라도 우선은 하라고. 유부녀란 것만으로도 조직의 안정성도 달라진다면서...”
“그래서 듣기 싫다며 뛰쳐나와 여기까지 온 거야?”
“네....”
으음....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
사실 그 사람들 말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닌데....
“세리카쨩 그럴 땐 말이지... 마시고 잊어버리는 거야!”
“유리코... 술은 일주일에 한 병이라고 했지... 게다가 이런 상황이 술로 잊는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잖아...”
“하루 정돈 괜찮잖아요~ 게다가 이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잖아요. 그렇다면 그냥 마시고 실컷 불평하면서 마음이라도 편해지는 게 제일이라고요!”
“하아..... 한 병만이다.”
“네!”
“프로듀서는 무르다니까.”
“하아...”
결국엔 술판으로 해결하게 되었다.
사실 세리카의 결혼 문제는 내가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니...
차라리 그 남자가 정말로 좋은 사람이라면 그것도 나쁘지 않나 싶기도 하고...
*
세리카까지 포함한 술판이 진정되려고 하여 먼저 씻으러 들어갔다.
문득 거울을 보고 생각했는데...
“살... 쪘네.... 하긴 일도 운동도 안 하고 놀고 먹고 있는데다가 나이도 나이다 보니 아저씨 배가 되는 건 어쩔 수 없겠지...”
운동이라도 해야 하나.
미나코라면 몰라도 저 애들에게 한심한 모습 보여주긴 싫고...
내일은 화이트 데이고 모레나 글피엔 코토하랑 데이트니 다음 주에 어디 운동을 알아볼까.
헬스...는 지루한데 스포츠가 나으려나.
일단 씻자.
*
“저기 프로듀서 씨.”
“응, 왜 그래. 유리코... 이번엔 안 취했네.”
“다른 분들이 저한테 거의 술을 따라주시지 않았어요.... 그것보다 전에 제 생일선물에 대해 물어보셨죠.”
“응. 이제 정했어?”
“네.”
+3까지 유리코가 바라는 선물을 적고 굴려주세요. 가장 큰 값 갑니다.
@근데 세리카 13살에 16년이 지났으니 29아닌가?
“이건... 그림?”
유리코가 건네준 그림을 보자 거기엔 나랑 유리코가 나란히 서 있었다.
단 난 새하얀 턱시도에 유리코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결혼식...?”
“...의 피규어에요. 그런 모습인 피규어를 갖고 싶어요.”
“으음...”
피규어라...
나랑 유리코의 웨딩 피규어....
뭐... 결혼식을 안 올려서 결혼사진도 없으니 이런 거 하나 만들어주는 건 괜찮겠지.
“그래. 알았어.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볼게.”
“감사합니다!”
유리코는 기쁜 듯이 웃고 다시 술판으로 돌아갔다.
하아... 전화하자.
*
“그럼 세리카도 여기서 자려고?”
“네. 안 되나요?”
“뭐... 괜찮겠지.”
“그보다 프로듀서 씨. 오늘은 내하고 같이 자는 날인 거 잊지 않으셨지요?”
“에, 같이 잔다니 그게 무슨...”
“아... 방이 부족해서 2인 1실인 상태라....”
“그럼 저도 프로듀서 씨랑 잘래요!”
“오늘은 내 차례다! 세리카는 내일에나 해라!”
“내일?! 내일은 괜찮은 거죠! 알겠습니다!”
아니... 내 의견은...?
안 듣는 거지.
응.
알고 있어.
“그럼 나오. 들어가자.”
“예입.”
+3까지 나오와 잠자리에서 할 이야기, 있을 일 등을 정해주세요.
@ 가능하면 짧게 끝낼 수 있게.... 사투리 같은 거 하나도 몰라요! 부산 사투리랑 전라도 사투리랑 강원도 사투리랑 북한 말이랑 섞여 있으면 구분 못할 정도에요!
어려운 질문에 P가 답을 회피하려고 하니까 영원히 비밀로 할테니 자기한테만 솔직하게 알려달라고 한다.
“응? 뭐... 그렇지. 몇몇 예외만 빼면 거의. 갑자기 왜?”
나오와 나란히 누워 있자 새삼스러운 것을 물어왔다.
도저히 내 능력으론 알 수 없는 아이들만 빼면 파악하고 있단 건 다들 알 텐데.
“그.... 미나코 금마 어찌 지냅니까?”
“어? 연락 안 해?”
“그게... 내랑 미나코랑 만나뿌면... 아무래도 떠오르기 마련이라...”
“떠오르다니..?”
“그... 하나비단 시절이...”
아아...
그런 거구나...
“둘이나 없잖슴네까. 우미도 언니 돌아가시고 많이 힘들고 내도 이놈의 오라비 때문에 정신 없고... 그 시절 사진만 봐도 울 것 같은디 갸랑 만났다간 못 견딜 것 같아서... 금마도 같은 생각인지 그쪽에서 연락이 온 적도 없슴다.”
“그렇구나.... 미나코라... 그다지 기분 좋은 이야기는 아니야.”
“그래도 듣고 싶습니더.”
“후우... 미나코가 결혼하고 편찮으신 아버지 대신 가업을 물려 받은지 얼마 안 지나서 우반신을 잃은 건 알고 있지?”
“네. 폭발 사고로... 오른쪽 팔이랑 눈을 잃고 몸과 얼굴 반에 큰 화상을 입었다고.. 허지만 의수랑 의안을 단다고..!”
“그거 사기였어.”
“엣...”
“안 그래도 가게에서 일어난 사고라 수리비도 적잖은 데다가 화상에 팔에 눈까지 상당한 치료비까지 나왔는데 그 의수랑 의안 달아준다고 했던 사람에게 속아 집이랑 가게 담보로 빌린 의수, 의안값까지 다 날렸거든. 요즘 것들은 뇌의 칩이랑 연결해서 진짜 팔 이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대신 격이 다른 고가이니까... 결국 아이돌 하면서 소중히 모은 돈으로 산 신혼집이랑 부모님께 물려받은 가게 둘 다 잃어버렸어.”
“하... 하지만 돈이 문제면 세리카나 이오리 같은 애들에게 부탁하면...!”
“그 미나코가 애들에게 그런 걸 부탁할 것 같아? 너도 돈 없다고 해서 미나세 님이라 세리카에게 돈 달라고 안 하잖아? 이런 몸이라도 살아갈 수 있다면서 거절했지. 그야 살아갈 수야 있었지. 장애인 복지가 아예 없는 나라도 아니니까. 하지만 아무리 미나코가 팔방미인이라도 얼굴의 절반이 망가지고 외눈, 외팔인 상태여선 정상적인 인간관계도 사회생활도 어렵지.”
“그... 그래도 남편이...!”
“죽었어. 좋은 사람이었지. 미나코 타입에 딱 맞는 푸근한 인상에 조금 못미더워서 챙겨주고 싶고 그래도 책임감 있었고 성실했고. 미나코가 그런 상태가 되어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일했어. 미나코네 가업 잇느라 그만둔 회사에 머리 박아 다시 들어가고 또 아르바이트에 부업에 악착같이 돈을 모아서 미나코 치료비에 약값에 그런 것도 웬만큼 갚고 겨우 작은 단칸방 하나 얻었다 싶었더니... 너무 열심히 일했던 거지...”
“그런... 오오제키 씨....”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미나코의 모습에 쓰러지고... 그래서 홀로 남은 미나코는 기초 생활 수급과 장애인 지원금, 간간이 하는 소일거리로 근근이 먹고살고 있다더라.”
“간간이 하는 소일거리...”
“뭐.... 그런 거지.”
정말 세상만사 새옹지마라지만 그놈의 사고가 뭐라고 그게 스노우볼이 되어선 이렇게 되는 걸까.
도와주겠다고 해도 억지로 웃으면서 괜찮다고 하고....
그나마 미나코 모르게 그 방에서라도 안 쫓겨나도록 그 방을 아예 사들인 것밖에 해준 게 없다.
내 통장으로 꼬박꼬박 들어오는 미나코가 낸 월세는 아이돌 활동 인세인 척 다시 그 아이 통장으로 보내고 있다.
“아~ 됐다됐다! 소식 들었으니 됐어! 그보다 프로듀서 씨. 팔자 좋아지셨네예.”
“응?”
“자기한테 홀딱 반한 여자 넷이나 데리고 살고 있잖슴까. 완전히 남자의 꿈 아닙네까.”
노골적인 주제 전환이었지만.... 기쁘게 받아들였다.
괜히 안 좋은 이야기 계속 해봐야 좋을 거 없겠지.
“아니 그건...”
“다들 참하게 자라서 말이여. 특히 메구미랑 에밀리. 메구미야 예전부터 그랬지만 에밀리 갼 정말 엄청나졌어. 내도 어디가서 꿀릴 몸은 아니라 생각하는데... 안 그런가?”
그리 말하면서 내 손을 슬쩍 자기 가슴에 가져다 대곤 눌러온다.
그야 나오의 가슴도 결코 작지 않다.
꽤 부드럽고 탄력 있고...
“어땨. 33 묵은 아지매치곤 제법이제?”
“뭐 그렇긴 한데.... 이런 짓 함부러 하는 거 아니다.”
“에이~ 내랑 프로듀서 사이니까 하는 기다. 딴 남정네들한텐 꿈도 못 꿀 일이여.”
“예전엔 이런 거에 은근히 부끄럼타서 귀여웠는데 이젠 오사카 아줌마가 다 되어선 원....”
“지금은 안 귀엽단 긴가!?”
“지금은 귀엽다기 보단.... 예뻐졌지.”
“읏... 니는 그래서 안 된다는 기다.”
우쨔서!?
“어쨌든 이런 내도 에밀리의 성장엔 까무라치는 줄 알았다. 역시 외국인은 다르다. 메구미도 어지간하고 유리코도 은근 커졌고 코토하야... 금마는 슬렌더한 미녀니께...”
“은근히 코토하에게 실례네...”
“그래서... 프로듀서 씨는 지금 같이 사는 네 명 중에 누가 젤 매력적입니꼬?”
“하아... 무슨 쓸데없는 소리를...”
무슨 빌드업인가 했네.
별 쓰잘데기 없는...
“자자 너무 그렇게 빼지 마이소. 내 무덤까지 가져갈 테니 솔직하게 말해보라.”
“됐거든.”
“말 안 하민 내 밤새 이릴 기다. 내일 화이트 데이인데 퀘엥한 얼굴로 애들 볼 낀가?”
“하아....”
얘 아마 정말로 밤새 귀찮게 굴 생각인 것 같다.
괜히 잡친 기분 나 놀려서라도 돌려놀 심산인 건가.
그래 뭐... 괜히 찝찝한 채 있기보단 놀림받고 분위기 푸는 게 나으려나....
1. 주사위 앵커로 정한다.
2. 작중에서 최근 깊은 교감 이벤트가 가장 많았던 그 아이로 간다.
먼저 2표 갑니다.
@ 메구미가 7인데 미나코가 8이어서 강도 조절하느라 머리 좀 굴렸는데 제대로 된 건지 아닌지.... 중간에서 먼 숫자인데 나중에 나올 수록 다양성 확보를 위해 머리를 굴려야 해.....
@불행한 하나비단...
26~50: 에밀리
51~75: 메구미
76~100: 코토하
먼저 2표 갑니다.
왜 100? 여기서?
“걱정 붙들어 매이소! 내 누구한테도 말 안 한다.”
“하아... 같이 사는 네 명 중에서 한 명 고르라고 한다면.... 에밀리려나...”
“홈마... 헤에~ 프로듀서 씨도 결국엔 남정네란 거네요~”
“무슨 뜻이야?”
나오가 은근히 기분 나쁘게 웃으며 올려다본다.
“그야 에밀리라카믄 말이여. 예전부터 귀여운 얼굴이었는데 이제는 귀엽게 예뻐졌제. 몸매는 서양인이라고 아주 다이너마이트. 가사는 만능에 재주도 많제. 성격도 어찌 그리 참한데다가 또 반한 남자한테 헌신적이고 순종적이고 한 게 딱 남자들 좋아 죽는 타입이고. 거기에 불행한 과거와 덧없는 분위기가 지켜주고 싶어지는 게 말이여. 남자 놈들이 좋아한다 싶은 것들 긁어다 모아놓은 최고의 신붓감 같은 거 아이닙까.”
“하아... 에밀리가 최고의 신붓감이란 말엔 동의하지만, 딱히 그런 부분이 좋단 건 아냐. 물론 그런 부분도 좋긴 하지만, 그런 걸 따지면 너희들 중에 최고의 신붓감 아닌 애가 어딨어.”
누구 하나 얼굴 안 예쁜 애도 없고, 몸매야 각자 다 달라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스타일로 좋고, 가사는 못하면 배우면 되는 거고, 성격도 다들 좋고, 불행한 과거 같은 거 없어도 지켜주고 싶은 건 똑같은데.
아이돌들 중에서 매력의 우열 같은 거 정할 수 있겠냐.
다만 에밀리가 다른 애들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이건 그 아이의 매력이라기보단 내가 그 최근 그 아이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할까... 덕을 봤다고 할까... 그런 것일 뿐이야. 그거 때문에 다른 애들보다 조금 더 눈에 들어오는... 그런 거야...”
“도와줬다..?”
“뭐냐. 내가 사무소에서 나올 때 에밀리가 보호 시설 말고 나랑 같이 살겠다고 해줬거든. 만약 에밀리라도 없었다면 난 아침에 눈 뜨면 다시 자고 저녁에 일어나서 다시 자는 그딴 식의 생활이나 했을걸. 그리고 넘쳐나는 시간과 그에 비례해 늘어나는 무료함 속에 빠져있던 나한테 새로운 목표를 준 것도 에밀리고 내가 흔들리거나 등 돌리려고 하면 날 바로잡아주고... 그래서 그 애한테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다른 애들보다 좀 더 에밀리에게 눈이 가고 신경을 쓰게 되고 하더라. 그냥 그것뿐이지. 딱히 다른 애들이 그 애보다 매력적이지 못하단 게 아니야.”
“흐~~~~~~으~~~~~~~응”
“뭐야 그 반응은.”
“아뇨~. 아무것도 아님다~.”
“그러냐. 그럼 난 이만 잔다.”
“아아, 잠깐만요!”
“응?”
“잘 때는 서로를 꼬옥하고 껴안고 자는 게 룰이라는 거 다 들었습니다.”
“하아... 알았어.”
누구한테 들은 거야.
몸을 돌려서 나오를 품에 넣고 껴안아 주었다.
“에헤헤...”
“됐냐?”
“네. 뭔가... 왜 다들 이걸 좋아하는지 알 것 같네유.”
“그럼 이제 자라.”
살며시 나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도 잠을 청했다.
*
결국 이 날이 왔구나.
화이트데이.
다행히 여기 있는 아이들의 설탕 공예만이라도 빨리 해달라고 했더니 늦지 않게 도착했다.
그것을 아이들 앞에서 공개했는데...
1~33: 앗.... 퀄리티가... 아이들도 다들 쓴웃음...
34~66: 무난한 수준. 다들 좋아하네요.
67~99: 상당히 잘 만들었습니다. 팬티 디테일도 잊지 않은 게 장인의 솜씨입니다.
100: 설탕 깎는 노인이었다....
먼저 2표 갑니다.
@ 또다시 100은 버려졌다고 한다.
“어라? 아이돌 옷을 입고 있는데... 지금의 저희 모습이네요?”
“네. 프로듀서가 말하길 지금의 모습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찡긋.”
미즈키의 어시스트에 가볍게 눈웃음으로 답해줬다.
그런데 자기가 생각한 좀 오글거리는 대답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구나...
“발렌타인 때 받은 게 그런 모양이었으니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보답하자고 생각했거든. 3배로 돌려주진 못했지만.”
“아뇨. 엄청 기뻐요!”
“코토하 봐봐. 코토하의 팬티 물색이야~”
“잠깐 메구미 뭐하는 거야?!”
“엣... 설탕공예인데 팬티까지 새겨져 있는 긴가?! 내는 파란색이네!?”
“제 건 흰색... 설마 펜라이트 컬러..? 프로듀서 씨.... 변태...”
“내가 주문한 거 아니라 그쪽에서 멋대로 만든 거야!”
그야 장식물 색을 맞춰달라고 펜라이트 컬러를 보내긴 했는데 팬티색까지 맞추라고 한 적은 없어?!
아니 그보다 그런 게 가능해?!
*
다들 선물에 만족해준 채 선물 건네기가 끝났다.
시호랑 나오는 저녁에 출근해야 하고 미즈키도 저녁에 돌아간다기에 이 오후가 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마지막이다.
+3까지 애들이 떠나기 전까지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다들 텐션이 높고 떠나길 아쉬워하기에 마지막 추억만들기로 화려하게 놀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 정주행.... 차마 저도 못하고 있습니다. 2천댓 넘기면 또 아이돌 현 상황 요약 정리해서 올리려고 하는데 자기 글을 읽으려니 막막....
P "아냐! 아니라고! 그 사람들이 멋대로 색칠한거라니까!"
세리카 "옛말에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고 했어요. 그럼... 제가 지금 입고있는 속옷 색이 프로듀서씨가 좋아하시는 색인지 한번 확인해보실래요?" 갑자기 머리를 풀고 옷을 벗으려는 세리카
1~50 가볍게 무시하고 주변을 거닐며 대화
51~99 왠지모르게 다들 찬성하여 결국 술판이 벌어진다. 다만 저녁에 가는 조와 유리코는 마시지 않는다.
100 유리코가 말하기 전부터 이미 다들 만취상태였다.
그래, 행복해져야 한다. 이 아이들은 행복해져야만 한다.
그리고 그 행복 속에 자신의 존재는...
1~100
낮을수록 그녀들의 마음은 알지만 나 자신을 인정할 순 없다.
높을수록 이런 나도 변할 수 있을까. 한번 선택해볼까.
“유리코. 요 며칠 계속 술판은 열었잖아... 심지어 낮술이라니...”
“찬성~!”
“엑...”
유리코를 말려보려고 했으나 다들 유리코의 제안에 찬성하여 순식간에 술판이 준비되어버렸다.
이래선 막을 수도 없지...
“대신 유리코는 금주야.”
“에엣?!”
“약속했잖아. 이미 한 번 봐줬으면 이젠 마시지 말아야지.”
“우우.... 알았어요...”
“너희는 안 마셔..?”
“내는 근무해야 하니께....”
“저도 어차피 일 나가면 잔뜩 마시게 될 게 뻔하니까요.”
“저도 사양하겠습니다.”
그렇게 유리코와 떠나는 세 명을 빼고 거하게 술판이 벌어졌다.
*
다들 마시고 떠들며 취해가던 중 세리카가 나에게 다가... 아니 안겨왔다.
“프로듀서 씨~”
“세리카 너무 마신 거 아니야?”
“그런 건 됐으니까~ 그보다 아까 그 설탕 공예의 팬티? 그거 제 건 핑크색이었는데~ 그거 혹시 프로듀서 씨의 취향인가요~? 제가 핑크색 팬티를 입었으면 좋겠나요~?”
“아냐... 절대로 아냐. 그건 그냥 발주를 넣은 곳에서 멋대로 칠한 거뿐이야.”
“흐응~ 이상할 정도로 부정하시네~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던데... 그럼 제가 지금 입고 있는 팬티가 프로듀서 씨의 취향인지 확인해보실래요?”
세리카가 갑자기 머리까지 풀어헤치곤 옷을 벗으려고 한다.
아니 얘 정말 취했네?!
“세리카. 진정하고 옷을 똑바로...”
“잠깐 뭐하는 거예요!?”
“아, 코토하. 마침 잘 됐다. 세리카 좀 말ㄹ...”
“저도 할래요!”
“너도 취했구나?!”
아, 코토하에게 정신이 팔린 사이 어느새 세리카가 속옷 차림이 되었다!
위아래 모두 핑크색이었다.
“에헤헤~ 프로듀서 씨 취향대로죠?”
“아니 그게 아니라 펜라이트 색... 코토하?!”
어느새 코토하도 속옷차림이 되어 있었다.
색깔은 물색....이 아니라 흰색이었다.
“우우.... 프로듀서의 취향이 아니야...”
“아니 그러니까...”
“안 됐네요. 프로듀서 씨가 흰색을 입어줬으면 하는 건 저랍니다.”
“시호! 괜히 부채질하지 말고 도와줘!”
“안타깝게도 지금 제 속옷은 검정입니다. 검정은 분명 메구미 씨의 색깔이었죠.”
“응? 팬티? 응, 나 지금 입고 있는 건 검정이야~”
벗지 말아줘.
더 이상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지 말아줘..!
*
파티가 계속되자 이젠 아예 노래를 부르며 파티를 즐기고 있다.
노래는 물론 오랫동안 춘 적 없을 안무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는 모습이 조금 뭉클하기까지 하다.
세리카와 코토하가 속옷 차림으로 정글 파티 부르며 가슴을 터는 광경은 매우 비현실... 아니 초현실적이었다만...
다들 행복해 보인다.
비록 지금은 한순간뿐인 행복이지만.... 이걸 영원히 이어지게 하는 것이 내가 져야 할 책임이다.
그리고... 역시 그 안에서 나는 방해물이다.
이 아이들은 나 따위에 묶여있을 아이들이 아니다.
나 때문에 관계에 금이 가지만 않았어도 다들 오랫동안 만나지 못 하는 일도 없고, 이렇게 겨우 몇 명이 모여 웃고 떠들며 노래하는 일이 드문 일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더 넓은 세상에서 더 다양한 사람과 만나고 더 좋은 친구, 좋은 남자를 사귈 수 있었을 것이다.
실패해 놓고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바람에 이 아이들을 너무 오래 묶어두었다.
이제 그만 내 이기심을 버리고 마지막 책임을 진 뒤 사라지는 것이 나에게도 이 아이들에게도 이득이겠지.
*
시호, 나오, 미즈키는 이제 다시 자신들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세리카는 아직 돌아갈 마음이 없어 보인다.
그 탓에 술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젊어서 좋네.
술이 얼마나 들어가는 거야....
“프로듀서 씨~~~~~”
“세리카... 아무리 그래도 너무 마셨어...”
“뭐 어때요~ 그보다 오늘 밤은 저랑 같이 자는 거죠?”
“아.... 알았어.”
“좋았어~ 그럼 좀 더 마셔요! 프로듀서 씨 제대로 마시지도 않았잖아요~”
“그야 애들을 역까지 태워다 줘야 하니까 그렇지.”
“끄럼 이젠 맘껏 마셔도 되네요!”
+2까지 저녁~밤 동안 술판에서 일어날 일, 할 이야기 등을 정해주세요.
@ >>-1 주사위가 좀만 더 낮았어도 ‘이기심을 버리고 마지막 책임을 진 뒤 마땅한 벌을 받는 것이’로 이어져서 아이돌들 문제를 다 해결하고 끊어졌던 인연을 다시 이어준 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스스로 몸에 불을 붙이는 깔끔한 엔딩이 떠올랐는데.... 그보다 엔딩을 낼 순 있을까.
@엔딩? 히히.. 못 내!
“꿀꺽... 꿀꺽... 꿀꺽... 푸하아! 뭐가 숫처녀야~! 내일모레 30살이 숫처녀인 게 죄냐!”
“괜찮~아... 나도 34살이지만 처녀라고~? 세리카쨩이 돌아가면 나 혼자 처녀라고... 흑...”
“코토하 씨는 28살부터 잠들어 있었잖아요~ 사실상 저보다 연하 같은 거잖아요~”
“에? 그럼... 세리카 언니~”
“그래 코토하쨩~”
아무래도 좋지만 옷 좀 입어라...
아니 그보다 세리카 얼마나 마시는 거야.
거의 유리코 수준이잖아...
“이것도 다~~~~ 프로듀서 씨 때문이에요!”
“나?!”
“손만 뻗으면 닿을 곳에 미소녀들이 제발 잡숴주세요. 라며 기다리는데 10년 동안 손도 안 대고... 이 고자듀서 씨가!”
“옳소! 옳소!”
“손대겠냐!”
안 그래도 유리코에게 손댄 것도 후회하고 있는데...
“이제라도 안 늦었으니까 저한테 오세요~ 저 신붓감으론 자신 있다고요? 저한테 오시면 일을 전부 메이드에게 맡긴 전업주부 생활이 보장된다고요~?”
“잠깐 세리카 언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프로듀서는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제일 멋지다고! 남편의 매력도 제대로 몰라서 신부라 할 수 있겠어? 역시 제가..!”
“하지만 코토하는 용돈이라든가 통금이라든가 쩨쩨할 것 같지~ 그런 면에서 난 꽤 풀어줄 거라고?”
“저는 측실이라도 감사한 몸이니...”
아니 다들 갑자기 왜 신붓감 어필인 거야.
그런 거 나한테 해봤자 의미 없...
“훗훗훗... 다들 어설프네요. 그래 봤자 다들 프로듀서 씨가 밤에 얼마나 난폭한 짐승이 되는지도 어떤 취향인지도 모르시잖아요? 그런 것도 몰라선 남편을 만족시킬 수 없잖아요?”
“유리코! 맨정신인 주제에 제일 큰 폭탄 떨구지 마!”
“하아?! 조오아써.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프로듀서 씨에게 정하라고 해봐요!”
“제 2회 매력 어필 콘테스트다. 주제는 완벽한 신부!”
“오오~!”
...................
에라 모르겠다.
+3까지 이 콘테스트가 어떻게 이루어질지 정해주세요. 앵커 내에서 적당히 뽑아다 쓰겠습니다. 필요하다면 짬뽕도 하고.
“여러분은 신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미모? 돈? 물론 모두 중요하죠. 하지만 신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내조, 즉 신랑에게 봉사하는 것이에요. 그러니 여기선 내조의 기본 요리로 승부를 보도록 하죠!”
“안돼.”
“엣?! 어째서죠 프로듀서 씨!”
“너희 지금 꽤 취해 있잖아. 그 상태로 칼이나 불을 다루는 건 너무 위험해. 그리고 지금 막 저녁 먹었는데 요리 대결을 하면 마지막에 시식받는 애가 너무 불리하잖아.”
“으음... 그러면 어떡하죠...”
세리카의 제안을 기각한 뒤 다들 이 대회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모르겠다면 아예 없던 일로 하는 것도...
“저기... 세리카쨩이 말한 것에는 저도 동감이에요. 그러나 내조엔 요리만 있는 게 아니죠. 매일 아침 신랑을 최고로 멋진 모습으로 만들어 사회에 내보내는 것. 그것도 중요한 내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여기선 프로듀서 코디 대결이 좋지 않을까?”
“오오 그거 좋네. 코토하! 기왕이니 정장 버전이랑 평상복 버전 두 가지로 겨루자!”
“과연... 하지만 프로듀서 씨는 옷이 적어서 코디라는 게 가능하려나...”
“꼭 진짜 옷일 필요는 없어요. 이제는 가상 현실을 통해 원하는 옷을 맘껏 골라고 입을 수 있으니까요.”
에밀리의 한 마디에 코디 대결이 결정되었다.
확실히 VR을 이용하면 나랑 똑같이 생긴 아바타에 원하는 옷을 자유롭게 입힐 수 있으니 매우 공정하고 다양한 결과를 낼 수 있을 거다.
“으음... 그래도 역시 내조라 하면 신랑을 편안하게 쉬게 해주는.... 아, 그럼 안마 대결은 어떨까요?”
“안마라... 하지만 그래선 처음에 하는 사람은 꽉 뭉친 곳에 안마하지만 마지막에 하는 사람은 다 풀린 곳에 안마를 하게 되잖아?”
“그럼 부위를 나누죠. 목과 어깨/양팔/허리/왼다리에서 발/오른다리에서 발로 나눠서요.”
“팔은 양쪽 다 하는데 다리는 따로따로야?”
“그야 다리는 팔보다 훨씬 뭉치잖아요. 다른 부위에 비하면 팔은 덜 뭉치는 쪽이니 양쪽이 공평하지 않을까요?”
“안마라곤 해도 사실상 마사지 같은 거네. 하지만 안돼. 메구미가 내 몸을 만지는 걸 무서워하니까 불공평해.”
“으응. 괜찮아. 하자.”
“정말 괜찮겠어?”
“응. 이젠 프로듀서를 만지는 것도 꽤 익숙해졌고... 좋은 특훈이 될 거라 생각해.”
뭐 본인이 그렇게 말한다면야...
그럼 이 두 종목으로 결정인가.
“그럼 이번 대회의 우승상품 역시 저번 노래방 때처럼 지도자님과의 밀회인가요?”
“아, 그렇네. 이번 상품도 프로듀서랑 데이트로 하자.”
“잠깐만요! 저번 노래방이라니... 데이트라니... 처음 듣는 소린데요?!”
“그땐 유리코는 없었으니까. 츠무기랑 나랑 코토하랑 에밀리랑 프로듀서랑 노래방 가서 점수 내기로 1등한 사람이 프로듀서랑 데이트하기로 했거든. 그땐 코토하가 1등이었지. 데이트는 모레 월요일이었나?”
“응! 프로듀서. 잊지 않으셨죠?”
“물론이지. 기대하고 있어.”
뭐 그렇게 상품도 결정된 것 같다.
내 의지는 아무 상관 없이.
“좋아. 반드시 이겨서 프로듀서 씨랑 데이트...”
“잠시만요. 유리코 씨가 참가하는 건 불공평해요.”
“엣?!”
“저희는 다 술을 몇 병이나 마셨는데 유리코 씨는 맨정신이잖아요. 명핵하게 유리해요.”
“우우... 그렇다면..!”
잠시 주춤하던 유리코는 옆에 있던 아직 안 마신 술병을 따 그대로 병나팔을 불며 들이켰다!
저거 양주라니까?!
“꿀꺽...꿀꺽...꿀꺽...꿀꺽...꿀꺽...꿀꺽...꿀꺽...꿀꺽...꿀꺽...꿀꺽...꿀꺽...꿀꺽...꿀꺽... 푸하아! 이걸로 됐지~? 나도... 히끅... 참가할 거야... 꺼어억”
“유리코... 너 다 마신 거야..?”
“이걸로.... 공평하죠~? 자! 시작해요!”
그렇게 1라운드.
정장 코디 대결이 시작됐다.
코디 대결은 내 주관에 추가로 아이돌들의 평가도 들어간다.
다들 그런 부분은 공정하게 볼 애들이니 괜찮겠지.
+1이 유리코
+2가 코토하
+3이 에밀리
+4가 메구미
+5가 세리카의 코디를 적고 굴려주세요.
이후 3라운드 주사위 점수 총합이 젤 높은 사람이 이깁니다.
@ 다들 많이 취해있으니 웃기게 코디하는 등의 방식으로 프로듀서 평이 나빠도 다른 아이돌들이 좋아할만한 코디를 할 수도 있겠죠. 어차피 점수는 주사위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