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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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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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밀리마스 시점에서 15년 후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밀리P로 AS의 P와는 별개인물입니다.
그냥 아이돌들의 미래의 모습을 쓰고 싶을 뿐이지 딱히 아내와의 관계회복이 목적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미래시점의 일상물이에요.
AS 멤버들의 미래는 결정이 되어 있습니다.
밀리 멤버들의 경우 등장 앵커 혹은 이벤트로 출연하는데 주사위를 통해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판정하게 됩니다.
다들 제가 짠 디폴트 인생은 있지만 앵커에서 지정하셔도 됩니다.
대신 인생의 굴곡은 주사위로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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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몇시간에서 몇일까지 소요된다고 하니 얌전히 기다리자.
“아, 잠..!”
막으려는 나를 비집고 들어가 버렸다.
어쩔 수 없지...
앞으론 잠금쇠 걸어놓자.
“어라? 이 상자는 뭐에요?”
“응.... 에밀리의 시체.”
“네..?”
“좀 전에 택배로 보내져 왔어.”
“에밀리 씨... 꺄아악?!!!”
세리카는 뚜껑을 열어보곤 그대로 뒤로 넘어져 버렸다.
세리카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고 에밀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심하지? 친절히 염장까지 해서 보내주더라. 에밀리의 능욕 영상집과 함께.”
“이런 건.... 너무해....”
“그래서 무슨 일로 온 거야?”
“저는...”
[Thank you for~]
“응? 전화네? 이건... 누구지? 여보세요.”
[지도자님, 저 에밀리에요!]
“에...?”
[지금 당장 제가 있는 곳으로 와주세요! 주소는...]
“자, 잠깐 기다려! 넌 대체...”
[시간이 없어요! 부탁드려요! 저를 믿어주세요!]
그 말을 끝으로 전화는 끊겼다.
대체 뭐야...
“프로듀서 씨... 에밀리씨한테서 전화가 왔다고요..?”
“응. 실은 이 시체 약간 이상해. 손상이 심해서 얼굴도 알아볼 수가 없고 에밀리한테 있던 수술 자국도 사라져있어.”
“그렇다는 건..!”
“아니. 그렇다고 해도 이건 아마 에밀리의 시체가 맞을 거야. 확신은 없지만.”
“그렇다면 감식을 맡겨보는 건 어때요? 이오리 씨에게 부탁하면 해주실 거에요.”
“염장한 시체도 감식이 가능해?”
“아마...도? 저도 잘은 모르지만, 그래도 바닷속에 있던 시체도 부검을 하는 걸 보면 가능하겠죠?”
“그런가. 그럼 한 번 부탁해 볼게.”
미나세 님께 문자로 상황을 보내자 금방 사람을 보내겠다고 답장이 왔다.
그럼 기다리는 동안 세리카를 돌려보내자.
괜히 마주쳐 버리면 곤란하고.
“그럼 세리카. 넌 이만 돌아가. 미나세 님의 심부름꾼이랑 마주치면 귀찮아지기도 하고.”
“에엣?! 이제 막 왔는데요?! 아직 아무 이야기도 못 했다고요!”
“미안하지만, 나는 할 이야기 없어. 에밀리가 이 꼴이 되고 거기에 에밀리라고 사칭하는 전화까지 오는 마당에 누군가랑 여유롭게 이야기 따위.... 잠깐만...”
“응 왜 그러세요?”
“에밀리의 시체가 보내져 왔는데 에밀리라고 사칭하는 전화에 무슨 의미가 있지? 자기네들이 시체를 보내놓고 자기들이 죽은 사람을 연기한다니.... 이상하지 않아?”
“확실히 그런 거 아무 소용이 없죠. 그렇다면 이 시체는 정말로 가짜?”
“아니, 일단 그 설은 넣어두자. 에밀리가 죽었을 가능성이 더 높으니까. 그렇다면... 에밀리를 죽인 세력과 살아있다고 하는 세력이 서로 다른 세력일 가능성이 있는 건가....”
서로 다른 세력....
그렇지만 제 3의 세력이 끼어들 만한 곳이 있었나?
“여태까지 있었던 일을 한번 정리해 보는 건 어때요?”
“그...렇네.”
정리라...
어디서부터 해야 할까...
“시작은 내가 에밀리에게 납치 아니 타카츠키가 먼저지.”
“타카츠키?”
“아, 너는 모르나? 뭐 어쨌든 타카츠키 양이 쫓기기 시작한 게 1년 전이고 그다음에 에밀리겠지. 저 영상을 봐도 중간에 2년의 공백 이전과 이후가 다른 세력인 게 느껴질 정도고. 아마 그냥 AV 배우 시절의 악연이겠지. 관계는 있어도 직접적으로 이번 일에 관련을 없을 거야.”
“1년 전부터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타카츠키 양은 미나세 가문에 보호를 받게 되었지만, 에밀리는 그러지 못하고 나를 납치... 거기서 본 두 남자는 아마 에밀리를 죽인 세력과 같은 세력이겠지. 에밀리를 다루던 것만 봐도... 그리고 거기서 나와서 세리카의 병원 방화사건... 거기서 들어온 또다른 세력은 미나세 님과 카오리 씨의 합작.... 그런데 늘 느끼던 건데 자위대란 걸 그렇게 쉽게 쓸 수 있는 건가? 심지어 그 때는 총격전까지 있어서 부상자나 사망자도 있을 수 있는데....”
“글쎄요? 군인이 상관에게 사적인 노예로 부려진다는 뉴스는 자주 봤지만...”
“뭐, 그렇다고 총 들고 싸우러 나가게 하는 건 힘들지. 그럼 일단 여기는 생각해두고... 그 뒤에는 미라이의 납치인가. 미라이가 납치당한 게 벌써 열흘 가까이 전이니 이미 미라이도...”
슬쩍 노트북에 꽂아둔 USB에 눈이 갔다.
아니 생각하지 말자.
어차피 내가 생각한들 무슨 소용인가.
내가 끼어들면 괜히 더 일만 망칠 거야.
“어쨌든 미라이와 미라이를 감시하던 사람까지 같이 사라지고 그 뒤엔 에밀리가 사라졌지. 그 때 남긴 편지를 보면 미라이를 납치한 세력과 에밀리를 죽인 세력은 같은 세력이라 봐도 되겠지. 그리고 지금인데.... 딱히 다른 세력이 끼어들 여지는....”
“흐음...”
띵동~
“왔나보네. 세리카 너는 숨어있어.”
“네~.”
그 뒤 찾아온 미나세 님의 부하에게 에밀리의 시체를 맡겼다.
나도 아는 사람이니 가짜일 리는 없겠지.
빠르면 몇 시간에서 늦으면 며칠까지 걸릴 수 있다고 한다.
느긋하게 기다리자.
“갔어. 나와도 돼.”
“휴우 죽은 사람도 쉬운 일이 아니네요.”
“이제 니가 죽은 지도 20일을 넘어서 곧 한 달인데 언제까지 죽은 척 할 거야?”
“일이 다 끝날 때까지요.”
“그래. 하긴 아직 미라이도 못 찾았고.... 잠시만, 그러고보니 미라이는 5년 전에 왜 모습을 감춘 걸까.”
“그야 지금 우릴 공격하는 세력에게...”
“그럴 리가. 그들이 움직인 건 아무리 빨리 잡아도 1년 전이야. 게다가 만약 그들이 이유였다면 굳이 미라이의 남친을 연기할 필요가 없었겠지. 그냥 잡아가면 끝이니까. 단순히 정보를 빼내는 것 외에도 남친을 연기할 이유가 있었다?”
“그게 미라이 씨의 실종에 관련이 있다는 건가요?”
“글세...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니까. 미라이도 실종된 이유에 대해서 말하길 꺼려했고....”
어쨌든 지금 있는 정보로 떠오르는 건 이 정도....려나?
뭔가 아직 잊고 있는 것이 있으려나...
그렇지만... 뭐 그건 이제 상관없는 이야기겠지.
난 더 이상 관여하지 않겠다고 정했으니...
“세리카. 지금 여기서 정리한 이야기를 미나세 님께 전해드려. 그럼 분명 뭔가 찾아줄 거야.”
선배가.
“네?! 하지만 저 아직 제가 하고 싶은 말도 못 했다고요!?”
“오늘은 그럴 기분이 아니야... 다음에 다시 와줘.”
“우으..... 알겠어요. 내일 다시 올 게요.”
“그래.”
세리카는 얌전히 나갔다.
아마 그녀도 말할 기분은 아니겠지.
그런 걸 봐버렸으니.
보내져 온 에밀리의 영상이나 보자.
무언가 힌트가 있을지도 모르고.
멍청하게 얼굴을 드러낸 남자가 있으면 좋을 텐데...
설령 없더라도 내게 내리는 벌로서도 적절하겠지.
+3까지 다음 전개.
@ 아이돌들이 다들 정신적으로 삐걱거려서 어떻게 해야 할지... 전개도 밖으로 튀니까 아이돌들을 조명할 기회가 없네요...
자책감을 넘어 분노가 치밀어오르는 프로듀서. 이대로 그냥 죽기에는 에밀리를 볼 면목이 없다.
만나러 가더라도 에밀리를 이렇게 만든 것들은 전부 죽여놓고 가야겠다고 결심.
1-80 맞습니다
81-100 아닙니다
- 에밀리...? 네가 어떻게...
- 저는 죽음을 경험한 적이 없어요. 프로듀서.
+ 으오아아ㅏ와아아ㅏ아아아ㅏ아아아ㅏ 정의는솨라있드아아아아ㅏ
“세리카가 전달한 추측, 아무래도 사실인 것 같아. 미라이를 납치한 세력은 5년 전 미라이의 실종과 관련된 세력이야. 에밀리를 조종하던 세력과는 별개의 세력인 것 같아.”
“그래? 그 상태가 되어도 그 녀석의 머리는 아직 굴러가고 있다는 건가.”
“다만 새로운 의문도 생겼어.”
“어째서 스튜어트 양이 카스가 양의 납치에 가담한 세력을 알고 있는가. 맞지?”
“그래. 그 점을 생각하면 두 세력 사이에 어떠한 관계가 있겠지. 그리고 아마 비교적 우호적일 확률이 높아.”
“그래. 그런데 카스가 양의 상태는 어때? 스튜어트 양의 전례를 생각하면 그다지 좋지는 않겠지만.”
“아니, 그쪽은 그런 일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건지 무사해. 그냥 감금되어 있을 뿐이야.”
“즉 어디 있는지도 알아냈다?”
“그래. 빼오는 건 힘들 것 같다고 하지만, 계속해서 감시는 시켜둘 거야.”
걱정인 건 지금 안전하다고 해서 계속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는 것과 에밀리랑 관련된 세력의 동향이려나.
그리고 미라이의 무사가 그 녀석을 방에서 끄집어내는데 충분한 재료가 될 수 있는가.
에밀리의 시체가 가짜일 가능성...
부디 사실이길....
*
어쩌면 이 영상을 보낸 것은 아군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내 가슴에 다시 불이 붙었다.
시꺼멓게 타오르는 증오가...
영상의 내용은 굳이 말할 것도 없겠지.
단순히 AV 배우를 다루는 영상이 아니다.
이건 사람이 아닌 것을 다루는 영상이다.
아니 설령 1회용 텐가라도 이렇게 다루지는 않겠지.
중간중간 에밀리의 전남편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나왔다.
에밀리가 어디서 실수를 했길래 저런 것들을 만났을까.
이대로 에밀리를 만나러 가면 안 될 것 같다.
프로듀서로서 할 일은 이제 없다.
그러니 이건 그냥 개인적인 복수다.
한때 그 아이의 매력을 갈고닦고 세상에 널리 퍼뜨리던 사람으로서,
한때 그 아이의 미소를 받아먹고 행복을 느끼며 살았던 사람으로서,
그 아이를 더럽힌 자들에게 내리는 정당한 복수다.
그러나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왜냐면 나는 지금 힘도 없고 정보도 없다.
복수는 그저 무턱대고 뛰어가서 다 쓸어버리는 게 아니다.
철저히 확실히 상대의 주변을 잠식하며 목을 조여가는 것이다.
자, 방침은 정해졌다.
이제 뭐부터 할까.
일단 미나세 님께 가자.
아니 정확히는 선배에게 가자.
@ 이쯤에서 한 번 독자분들의 의견을 모아야 할 것 같아요. 지금 이 상황이 계속 유지되면 창댓에 나올 만한 캐릭터가 너무 한정적이기도 하고 너무 대장정이 될 것 같아서 그러는데 아예 시간을 한 몇 달 돌려서 이래저래 해서 해결했다. 혹은 못 했다. 로 넘어가 버릴까요. 아니면 그냥 이대로 하나하나 해결해나갈까요?
그것이 빠른 해결이 될지, 느린 해결이 될지 또한 창댓의 인도 아래.
“어머, 벌써 나올 줄은 몰랐네.”
“저도 놀라고 있습니다. 설마 이렇게 빨리 다시 불타오를 줄은...”
“계기가 뭔지는 굳이 묻지 않을게. 그런데 미안하지만 바로 선택을 하도록 해. 지금 나한테는 좋은 소식과 더 좋은 소식, 나쁜 소식과 더 나쁜 소식, 끔찍한 소식이 있어. 뭐부터 들을래?”
“좋은 것부터 듣죠.”
좋은 소식 둘에 나쁜 소식이 셋이라...
여기서 대체 뭐가 더 나빠진다는 걸까.
“일단 미라이가 잡혀있는 곳을 찾았어. 게다가 미라이는 적어도 겉은 멀쩡해.”
“정말인가요?!”
“그래. 그게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를 일이지만.”
“그래도 다행이다...”
좋은 소식이 굉장한 횡재였다.
그럼 더 좋은 소식은 대체 뭘까?
“더 좋은 소식은... 에밀리의 시체가 가짜란 것이 밝혀졌어.”
“....에?”
“에밀리는 살아 있어.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죽었다고 확신할 수는 없어. ”
“그러면.... 그 전화는... 설마....”
“글세. 그 전화가 정말 에밀리가 보낸 거라고 볼 수는 없어. 그 판단은 옳아.”
그리고 옳지 않았을 수도 있지.
역시 에밀리라고 한 시점에서 무조건 믿었어야 했어.
“나쁜 소식은 에밀리는 여전히 행방불명, 생사불명. 잘못하면 여전히 잡혀 있어서 인질이거나 그보다 못한 취급을 받고 있거나....”
순간 그 영상들의 내용이 다시 떠올랐다.
치욕과 고통에 몸부림치는 에밀리의 얼굴이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더 나쁜 소식은 미라이의 실종에 관련된 자들이 이번에 미라이를 납치한 자들인 것도 모자라 그들이 에밀리를 지배하고 지금 우리를 공격하는 세력과 우호적인 관계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야.”
“진짜로 다른 세력이 있었던 건가.”
“이름만 다를 뿐 사실상 동료일 가능성이 더 높아.”
그러니 잘못하면 양각이란 건가.
일이 점점 꼬이네...
“마지막으로 끔찍한 소식은 프로덕션이 위험하단 거야. 주가는 매일 같이 떨어지고 있고, 일은 점점 줄고, 직원들의 사기는 점점 약해지고 있어. 거기에 너까지 없지. 솔직히 일이 다 해결된다 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는....”
“없겠죠. 제가 프로듀서라면. 그렇지만... 선배라면 가능하시잖아요?”
“내가 가면 AS나 밀리언 애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텐데?”
“적당히 우수한 사람 한명을 허수하비로 세우고 실질적으론 당신이 운영해야죠. 부족한 신뢰는 능력으로 떼우세요.”
“그럼 너는 어쩌게?”
“뭐... 적당히 한적한 곳에 방하나 얻어서 남들보다 20년 빠르고 당신보다 10년 늦은 노후 생활을 보내도록 하죠.”
거기서 아이돌들의 활약 하는 거나 보면서 늙어가면 되는 거겠지.
내가 더 이상 프로덕션에 관련되어선 안 될 것 같고.
“무슨 핑계로 회사를 나올 생각이야? 욕 상당히 먹을걸?”
“욕 먹는 게 하루이틀인가. 뭐, 이 일이 끝나고도 살아있다면 적당히 이번 일을 미연에 방지 하지 못하고 일을 더 복잡하게 하고, 직무유기 하고 한 것들에 대해 책임을 지고 내려온다고 하면 되겠죠.”
“너 돈은 있어? 유리코에게 상당히 줬잖아.”
“저 혼자 죽을 때까지 쓸 만큼은 있어요. 주주 배당금이랑 은행 이자만으로도 꽤 들어올 정도고.”
회사는 그만둬도 주식은 포기하지 않는다.
적지 않은 지분이니 적당히 살만큼 나오겠지.
“결국, 너도 나랑 같은 길을 걷는구나.”
“그러네요. 이젠 당신을 비난할 자격이 없네요.”
“해보니까 알겠지? 어차피 선택지 같은 건 없었다는 걸.”
“후우, 그러게요. 당신의 말이 틀렸다고 증명하려고 죽어라 노력했지만, 결국 당신이 옳았단 걸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그런 이야기는 됐어. 니가 그럴 마음이라면 나는 아무래도 좋아. 그래도 유종의 미는 거둬야지?”
“그걸 위해 여기 온 겁니다. 설령 죽는 한이 있어도... 끝내고 말겁니다.”
+3까지 다음 전개 적어주세요.
@ 그럼 지금까지처럼 갈게요. 잘 끝내고 다시 달콥쌉싸름한 러브코메디로 돌아갑시다. 물론 중요할 땐 주사위로 할 거지만요!!
그렇지만 이렇다 할만한 새로운 정보나 변화는 없었고 시간은 우리의 적이었다.
갈수록 765를 포함해 연합 사무소들은 피폐해졌고 직원들의 사기는 떨어져갔다.(라고 미나세 님이 말했다)
하지만 이상할 정도로 정보가 잡히지 않는다.
이전까지만 해도 나름 정보가 들어 왔었는데 요 일주일은 기껏해야 관련되어 있을 것 같은 사람이나 기업의 이름 몇 개가 전부였다.
그마저도 심증만 있을 뿐 물증은 전혀 없다.
그래서 나는 3일 전부터 이 상황을 타파하고자 직접 몸을 움직여 수상한 자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어차피 죽을 각오를 한 상태다.
나를 미끼 삼아 최대한 상대를 끌어내보려고 했다.
그를 위해 조금이라도 765에 원한이 있을 법한 사람이나 기업에 직접 찾아가 그들을 떠보기도 했다.
그리고 내 노력이 헛된 것은 아니었는지 누군가 미끼를 물었다.
그 결과.... 나는 붙잡혔다.
붙잡힌 건 좋은 일이다.
어차피 내 몸에 발신기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곳은 본거지가 아니라 한낱 감옥인 것 같다는 점이겠지.
여기 있는 사람들을 잡아서 고문하면 뭔가 나올지도 모르지만...
그 전에 나는 죽겠지.
그나저나 여기는 미라이와 에밀리 중 어느 쪽이랑 관련된 세력의 감옥인 걸까?
1~50: 에밀리
51~100: 미라이
선 2표 갑니다.
@ 그럼 뭐 특전은 없는 걸로 할게요... 저는 유치원생도 볼 수 있는 글을 지향하기 때문에 아랫판으로 가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아랫판은 선택받은 대기업만이 살아남은 곳이라 영세업자가 낄 자리가 아니야...
에밀리랑 관련된 곳이라면 내가 이렇게 감옥에 편히 있을 리가 없지.
당장 그때도 피 묻은 수술대 위에 묶여 있었으니, 에밀리 관련 세력이면 진작에 고문당하고 있었겠지.
뭐 그 두 세력이 우호적인 관계일 가능성이 크다고 하니 고문당하는 것도 시간문제려나.
사실 에밀리 세력에게 붙잡히는 게 조금 더 이득인데.
에밀리 세력이면 에밀리가 있다면 근거지도 찾고 에밀리도 그대로 구할 수 있고, 없더라도 새로운 근거지를 찾은 거기 때문에 잡혀 온 보람이라도 있지만.
미라이 세력이면 이곳에 미라이가 있다면 구할 수는 있지만 이미 장소를 알던 곳이라 잡혀온 의미가 없고, 미라이가 없다면 새로운 장소지만 미라이를 구할 수 없으니...
게다가 미라이 세력보다 에밀리 세력이 더욱 직접적인 적이니...
물론 죽을 가능성이 높아지니 일장일단인가.
미라이가 무사하단 보고를 받은지도 1주일...
여전히 미라이가 무사하리란 보장은..... 없겠지.
+3까지 다음 전개와 주사위 굴려주세요.
50-미라이 무사
70-다른 아이돌에 피해
90-P 구출 가능
체크입니다.
(주사위가 50~70) 협상이 생각보다 좋게 흘러가는 것 같지 않다. 이대로면 조금 힘들지도...
(주사위가 70~90) 중요한 부분은 협상을 봤는데, 사소한 부분에서 뭔가 자꾸 어긋난다. 뭐가 문제지?
(주사위가 90~100) 완벽하게 협상을 마무리한 미라이 세력과 P. 미라이도 P도 무사히 풀려난다.
“응? 손님?”
“그래. 우리 두목님이지. 당신과 할 말이 있다고 하시는군. 따라와.”
간수는 나를 데리고 어느 방으로 향했다.
물론 가는 길 동안 내 등에는 총구가 향해져 있었다.
그리고 방에 들어가자 긴 테이블 한쪽에 어느 남성이 앉아 있고 그 주변에 건장한 썬글라스들이 늘어서 있었다.
“어서 오시오. 자 반대편에 앉으시오.”
내 뒤를 겨누던 간수도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는 듯이 총구를 내리고 썬글라스 사이로 들어갔다.
나는 최대한 의연한 표정으로 테이블 끝에 앉았다.
“반갑소. 나는 여기 있는 자들을 이끄는 사쿠라 카오루라고 하오.”
“알고 있습니다. 작은 세력은 아니겠거니 했지만 설마 이런 거물이 나올 줄이야.”
“후훗. 알고 있다면 더 이상 자기소개는 필요없겠지. 그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소. 최근 당신의 회사를 포함해 여러 예능 사무소에 비교적 노골적으로 공격을 가하는 이들이 있다는 건 물론 아실 거요.”
“물론입니다. 그리고 아마 당신도 그들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도 말이죠.”
“그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리오. 실제로 나는 그들의 일부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것은 사실이오. 그러나 그들과 완전히 같은 편은 아니오. 나는 어디까지나 내 이익을 우선할 뿐이지. 내가 우연히 당신네 사무소에 볼일이 좀 있던 차라 겸사겸사 손을 빌려줬을 뿐이오.”
“카스가 미라이... 말씀입니까?”
“그렇네. 내가 그녀에게 볼일이 있었거든. 그래서 좀 데려오는 데에 도움을 받았네만... 이게 참 알고 보니 그쪽은 이미 카스가 양의 곁에 스파이를 심어서 오히려 내 방해를 하고 있었더군. 게다가 최근 갈수록 그들의 행동이 과격해지고 있어. 이래선 더 이상 그들과 함께하기가 어렵지. 그래서 그런데... 어떤가? 내 부탁 몇 개만 들어주면 우린 자네들 편에 설 수도 있네.”
“상세한 것은 몰라도 당장 제 아이돌을 납치한 것도 모자라 현재의 동맹을 가볍게 배신하려는 사람을 저보고 믿으란 겁니까?”
“정으로 움직이는 사람보단 이해관계로 움직이는 사람이 더 믿을만 하지 않나?”
“그건 맞지만, 직접 말씀하시니 신용이 떨어지네요. 게다가 이게 무슨 협상입니까? 저는 혼자, 당신은 수많은 패거리를 뒤에 세워둔 채 협상이라뇨. 심지어 저는 증인도 없고 도와줄 사람도 없습니다. 여기서 무언가 협상이 이루어진다면 그건 협박 혹은 사기 아닙니까?”
“그렇게 보이나? 제대로 봤네! 그러나 자네에겐 다른 선택지가 없을 텐데? 당장 카스가 미라이도 우리 손에 있다는 걸 잊은 건가?”
“그렇군요. 하나만 묻죠. 그녀는 지금 이곳에 있습니까?”
“아니. 그럴 리가. 그녀는 계속 다른 곳에 있는 아지트에 정중히 모시고 있네.”
됐다...!
“그러시군요. 그런데 이를 어쩌죠? 저도 협박거리가 생겼네요.”
“뭐?”
“저는 꽤나 깜찍한 여성에게 사랑받는 몸이라서요. 제 몸에는 발신기가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신호는 지금도 계속 하코자키 가문으로 전송되고 있죠.”
“뭣?!”
“그리고 미라이가 있는 곳의 위치도 이미 파악한 상태입니다. 이제 그들이 미나세와 협력해 저와 그녀를 구출하려 하는 것도 시간문제겠죠. 이 상황에선 더 이상 제 목숨에 의미가 없습니다. 제가 죽으면 발신기에 죽었다는 신호가 가고 그렇게 되면 이제 거리낄 것 없이 이곳을 날려버릴 수 있죠. 제아무리 당신이라도 미나세와 하코자키, 그리고 그 외에 저희랑 연합한 프로덕션에 소속된 재벌 후계자들을 다 상대하는 것은 힘들겁니다.”
“크읏... 제 목숨으로 협박이라니....”
“자 그럼 이제 협상을 시작해보죠. 저도 괜히 당신을 잃는 것은 바라지 않으니까요.”
*
오늘의 1차 협상이 끝나고 다시 감옥에 갇혔다.
협상의 결과는 까놓고 말해 반반이었다.
대충 서로를 공격하지 않는다. 적대세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같은 큰 틀의 협상에는 성공했지만, 정보에 우리가 얼마의 값을 지불한다거나 그들에게 어느정도의 편의를 제공한다거나 같은 부분은 아직 잘 안 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라이의 해방에 대해서 계속 거부하고 있다. 대체 이들에게 미라이란 어떤 존재인 거지?
그리고 구출이 오느냐 마느냐도 중요해.
계속 안 오면 내 협박에 의의가 없어져.
그렇다고 너무 일찍 오거나 와서 무턱대고 싸워도 곤란해.
그렇지만 이걸 전할 방법도 없고....
+3까지 다음 전개+주사위 체크 갑니다. 70 이상이면 미라이 구출 가능. 80이상이면 P 구출 가능.
1~20 타카기 준지로에게 모든것을 빼앗기고 하와이로 사실상 유배당했던 타카기 준이치로. 그는 복수심에 불타올라 일본 연예계 자체를 파괴하려 하고있다.
21~40 중국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일본 연예계를 지배, 이용하여 최근 흔들리는 입지를 다시 공고히하려는 시핑진 주석
41~60 일본 연예계를 손에 넣고 문화의 힘을 바탕으로 류큐독립을 달성하려고 하는 류큐해방독립전선의 수령 가나하 히비키.
61~80 여성위주의 일본 연예계에 불만을 품은 315프로의 사장 사이토 타카시.
81~99 자신의 손으로 부흥시켰던 아이돌 업계를 자신의 손으로 부수고싶어하는 히다카 마이.
100 하코자키 세리카. 사랑에 눈이 멀다.
@이 정체는 사실 블러핑일지도...?
@ -1 당... 당신... 진심인가?
세세한 부분에서 계속 어긋난다.
이러고 있는 시간조차 아깝게 느껴질 무렵 저쪽의 움직임이 이상해졌다.
한 부하가 사쿠라 공에게 귓속말을 하자 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후우, 아무래도 자네의 말이 블러핑이 아니었단 것이 확인된 모양이군.”
“블러핑...? 물론입니다. 저는 거짓말을 한 적이 없으니까요.”
내가 무슨 소리를 했더라?
아, 설마 발신기 이야기인가?
그러면 벌써 움직이기 시작한 건가?
다만 벌써 움직임을 들킨 건 좋지 않아.
적어도 이곳을 포위한 뒤였다면 더 좋았을 텐데....
“좋아. 이렇게 된 이상 이쪽이 물러나주지. 카스가 미라이만 양보한다면 다른 것은 그쪽이 제시한 것을 받아들이지.”
“미라이라는 인질을 잡아두는데 그 말을 믿기는 어렵습니다만?”
“인질이라... 훗 그러면 이건 어떤가, 덤으로 자네를 적대하는 세력의 구심점이 되는 사람을 가르쳐주지.”
“뭣..?!”
“어떤가, 이 정도면 믿을만한가?”
“으음.... 알겠습니다. 들어보겠습니다.”
“후훗... 그의 이름은 사이토 타카시... 315 프로덕션의 사장이지.”
“무슨.... 말도 안 돼?!!”
“사실이네.”
그럴 리가 없어.
그 남자가 뭐하러 그런 짓을...
“최근의 연예계는 남성 연예인에게 참 빡빡하지. 웨딩 촬영을 한다고 하면 여성 아이돌과 그 프로듀서에게 일을 맡긴다거나...”
응..?
“여성 연예인이 남성성을 내세우거나...”
으응...?
“아예 남성 연예인이 하던 배역 등을 여성 연예인이나 그녀들의 프로듀서에게 맡기는 풍조가 짙지. 그로 인해 315 프로덕션의 운영은 점점 힘들어지고 연예계에서 남성의 비중이 점점 줄어드는 것에 위협을 느끼는 사람들이 힘을 모은 걸세.”
그 풍조... 선배가 기원이 된....
설마 여기까지 와서 원흉이 15년 전에 아이돌들을 후리고 다니던 선배였다니...
아니, 아무리 그래도 너무 비약이 심해....
하지만 연예계에 남성의 비중이 줄어드는 건 사실이긴 한데....
이것이야말로 블러핑일 가능성을 생각해두자.
애초에 그 머릿속이 빠숀만 있는 것 같은 사람이었으니까.
“솔직히 쉽게 믿기는 어렵군요.”
“그런가? 뭐 나도 이해는 하네. 그런 인물로는 보이지 않는 친구지. 그렇지만 사람은 변하는 법일세.”
“....미라이를 어떻게 하려는 거죠? 대체 미라이는 당신들에게 뭐죠?”
“설명할 의무는 없지. 그러나 적어도 그녀를 확보하고 보름 동안 우린 그녀를 최대한 불편함 없이 대접하고 있네. 그건 장담하지.”
“으음....”
*
시간을 잠시 거슬러 오늘 아침.
“어때 세리카, 그 녀석의 위치 특정했어?”
“네. 완벽해요. 미라이 씨랑 다른 곳이란 것도 이득이에요. 아니 전력이 분산되기는 하겠지만...”
“그래... 그러면 그 녀석이 있는 곳이 에밀리가 있는 곳인 걸까.”
“글쎄요... 그것까진... 어? 잠시만요?!”
갑자기 세리카가 당황하며 폰을 확인한다.
뭐야, 무슨 일이 생긴 건가?
“무슨 문제 있어?”
“그게... 에밀리 씨에게 박아둔 발신기에 신호가 왔어요. 게다가 에밀리 씨가 메시지까지 같이 넣어서 보냈어요!”
“뭐?! 그게 무슨 소리야?!”
“그 병원에 입원시켰을 때 머릿속에 브레인 임플란트를 박아뒀거든요. 여태까지는 전파가 잡히지 않았는데 어째서 갑자기...”
“그래서 뭐래?”
“그게...”
에밀리가 보내준 정보는 상상 이상으로 유용한 것들이었다.
그들의 근거지나 관련 세력, 중추가 되는 인물들과 증거... 그리고 미라이를 잡아간 자들에 대한 정보까지...
“에밀리 씨의 위치와 미라이 씨의 위치, 프로듀서 씨의 위치까지 전부 다르네요...”
“니가 에밀리가 있는 곳으로 사람을 보내. 내가 미라이가 있는 곳과 그녀석이 있는 곳에 사람을 보낼게.”
“어째서 제가 에밀리 씨인 거죠? 저도 프로듀서 씨가 있는 곳에 가고 싶어요!”
“안 돼. 너는 죽은 사람이잖아. 그 녀석이 어느 세력에게 잡혀있는지는 모르지만 그 녀석이 있는 곳엔 분명 머리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 그런 상황에서 네 이름을 댈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으읏...”
“알겠어? 그러면 바로 사람을 모으자. 못해도 내일 아니 오늘 밤에는 출발해야지.”
*
“자, 어쩔 건가? 이대로 협상하겠나? 물론 자네도 돌려 보내주지.”
“으음...”
1: 협상한다. 미라이 구출은 미루고 이오리를 철수시킨다.
2: 미라이를 포기한다는 선택지는 없다.
선 2표 갑니다.
@솔직히 '구출 가능'이라고는 해도, '무피해'로 구출 가능인지 피해를 내면서 구출 가능인지 모르는 이상...
@미라이는 무슨 일을 저지른거야...
그렇지만 사쿠라 카오루의 협력을 놓칠 수도 없다.
그리고 만약 강제로 미라이를 구하려 했다간 유혈사태는 피할 수 없고 그러면 우리의 전력만 깎이는 상황이 벌어진다.
지금은...
“알겠습니다.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렇지만 미라이를 험하게 다루지 말았으면 합니다.”
“물론일세. 그녀는 소중한 손님이니까. 우리도 최대한 귀빈 대우를 하고 있네. 자, 그럼 가서 당신의 동료들에게 상황을 전하게.”
“그러죠.”
*
잠시 기다리자 진짜로 미나세 님이 이끄는 세력이 점차 주변에 모여들었다.
그들이 돌격의 준비를 하는 중간에 내가 그들 앞에 나섰다.
당연히 곧 미나세 님이 나타났고 나는 협상에 관해 이야기 했다.
“흐응... 그러면 넌 미라이를 그냥 그들에게 넘기겠다는 거네.”
그럴 리가 없잖아요.
라는 의지를 담은 눈빛을 보냈다.
“....그래. 그렇지만 너 혼자 한 협상을 믿을 수는 없지. 나도 직접 그 사람과 만나서 확정을 짓겠어. 안내해.”
“네.”
“아, 그리고 이미 에밀리를 구하러 세리카가 출발했는데 어떻게 할 거야?”
“그쪽은 놔두죠. 그들이 사쿠라 카오루에게 협력 요청을 보냈을 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믿을 수 있다는 증거가 될 테고.”
“만약 그대로 그들이 배신한다면?”
“전쟁이 시작되겠죠.”
“그렇네. 그런데 315프로덕션의 사장이라... 그쪽에 주피터랑 리츠코의 사촌이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떻게 될련지....”
“솔직히 그건 저도 썩 믿기지 않아요.”
“그래. 조심해서 가자고.”
오늘부터 3박4일 제주도 여행이라 연재 못 하니까 그때까지 이후 전개 앵커 달아주세요.
@ 하루 늦었지만 밀리시타 2주년! 라이브도 최고였습니다! 한섭은 어차피 일섭에서 아무 불편 없이 하고 있어서 안 할 것 같네요. 애초에 일섭에 쓴 돈이 얼만데... 다만 1주년 땡치고 밀리시타 들어갔더니 튕겨서 pv도 못보고 입장 시 미사키 생일 대사도 못 본 게 한... 2주년 센터인 유리코에게 창댓 내에서 책임을 묻도록 하겠습니다.
1 비참한 몰골로 죽어있었다. 이미 인질로서의 가치가 다했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2~20 가혹한 학대와 고문의 흔적이 몸에 남아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에 처해있었다.
21~40 심한 몰골로 구석에 널부러져 있었지만 끈질긴 생명력으로 숨을 몰아쉬고있었다.
41~60 마침 조직원들에게 성고문을 당하고 있었다. 경비가 허술했던것은 이쪽에 인원이 몰려서였다. 세리카는 그들을 제압하고 에밀리를 구출해냈다.
61~80 너저분한 침대위에서 세상모르고 자고있었다. 마침 경비인원을 교대하는 타이밍이었는지 세리카는 조용히 에밀리를 구출해냈다.
81~99 세리카가 오기를 기다렸던듯 미리 봐두었던 탈출경로로 그들을 신속하게 인도했다.
100 멀쩡한 모습으로 세리카를 마중나왔다. 눈이 마주친 세리카와 에밀리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적의 소굴 안쪽으로 들어가 모습을 감췄다.
@유리코는 어떠한 엄벌을 받게 될런지...
1 이미 죽어있던 보스, 내분인가...
2~30 사쿠라모리와 하기와라의 사람들. 도와주러 왔다
31~60 315 사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61~99 315 사장은 조종당하고 있었고, 그의 뒤에서 진짜 최종보스가 나타났다.
100 수뇌가 모두 도망쳤다.
마지막으로 가지고 있는 모든 총에 총알을 채우면 기본적인 준비는 끝난다.
나는 지금 돌아가신 줄 알았던 아가씨의 명령에 따라 한 여성을 구출하고 그녀가 잡혀 있던 건물을 구제하라는 임무를 받았다.
놀랍게도 이 임무엔 아가씨가 직접 참여하시고 나는 아가씨의 호위를 맡게 되었다.
이곳에 잡혀 있는 여성은 한때 아가씨의 동료였던 사람으로 나 역시 아가씨가 종종 저택에 초대한 모습을 본 기억이 있다.
슬쩍 아가씨의 존안을 보자 긴장과 분노, 그리고 아쉬움..? 등이 뒤섞인 매우 복잡한 표정을 하고 계셨다.
“아가씨. 무슨 문제 있으십니까?”
“아뇨. 문제없어요. 슬슬 시간이군요. 가죠.”
시계를 보자 곧 작전을 시작할 시간이었다.
내 역할을 아가씨를 지키는 것, 이 가문에 일하며 얻을 수 있는 최고로 명예로운 직책임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고 목표 건물로 향했다.
*
건물 안에서의 전투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대부분은 선봉대가 정리해 주었고 나는 방탄 케이스와 내 몸으로 아가씨를 감싸는 정도의 일만 했다.
물론 이것은 계획대로다.
아가씨가 입수하신 정보에 따르면 이 시간은 잡혀 있는 아가씨가 고문을 받는 시간이라고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인력이 그녀의 고문쇼를 보기 위해 자리를 비운다고 한다.
젊은 미녀가 받을 고문이 무엇일지는 대충 예상이 되지만, 그것을 수많은 사람들에게 구경거리 취급을 받는다니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다.
탕! 팅!
윽?!
방심하던 차에 방탄 케이스에 총알이 맞았다.
아가씨에게 맞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다.
지금은 등 뒤에 있는 지켜야 할 상대만을 생각하자.
*
그녀가 잡혀 있는 곳에 도착했다.
정보대로 그녀는 한쪽 벽이 유리로 만들어진 큰 공간에 감금되어 있었다.
다만...
“으꺄가아아악!!”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그녀는 자기 키보다 큰 삼각목마에 올라타 양 다리에 철구가 묶여있는 데다가 양 가슴이 후크에 걸려 위로 매달려 있었다.
위아래로 몸이 찢어질 것만 같은 몸을 성기를 통해 목마에 지탱받는 모습인 그녀를 한 건장한 남성이 무서운 소리를 내며 채찍을 휘두르고 있었다.
“끄야앙아아악!!”
채찍이 휘둘러질 때마다 그녀의 몸이 크게 튀며 그녀의 몸을 찢으려 했다.
그녀의 주변엔 남녀를 묻지 않고 수많은 인파가 모여 그녀의 추태를 안주 삼아 술을 마시고 있다.
도저히 사람을 대하는 모습이 아닌 장면에 넋을 놓고 있다가 문득 아가씨가 떠올라 얼굴을 보았다.
그 얼굴을 본 나는 그대로 아가씨의 몸에 손을 얹는 무례를 저지르면서까지 아가씨를 진정시켰다.
다행히 아가씨는 금세 냉정을 되찾고 그들을 유린하며 여성을 구할 명령을 내렸다.
그 뒤론 일방적인 학살이 잠시 동안 이루어졌고 나는 여성의 구속을 풀고 목마에서 내린 뒤 입고 있던 코트를 벗어 그녀를 덮어주었다.
그녀를 내릴 때 슬쩍 그녀의 몸상태를 확인해보자 상태가 심각했다.
양손의 손톱은 모두 사라졌고 목에는 손자국이 멍이 되서 잔뜩 남아 있었다.
성기는 걸레를 넘어 종이짝처럼 너덜너덜해졌고 온몸에 셀 수 없을 상처와 흉터가 남아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본래라면 음모가 있어야 할 자리에 인두로 새긴 글자는 그녀가 다시는 평범한 여성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증거였다.
*
동행했던 의사가 그녀의 몸을 제대로 확인하고 응급처치를 끝낸 뒤 건물 밖으로 보호하려 하자 그녀가 완강히 거부했다.
자신도 보스를 만나러 가겠다는 것이다.
조금 전까지 그런 처사를 당했으면서...
아무래도 이 여성은 내 상상 이상으로 강인한 여성인 것 같다.
그녀는 부하가 가져온 적당한 옷을 입은 뒤 우리에게 이름을 밝히곤 아가씨와 함께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가씨와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듣지 않는 게 맞는 것 같아 일부러 다른 곳에 의식을 돌렸다.
*
부하들에게 최상층을 제외한 전 플로어 클리어라는 무선을 받고 우리는 바로 최상층으로 향했다.
그리고 딱 봐도 보스가 있을 법한 문을 열자...
“후우, 설마 이렇게 강압적인 수단을 써 올 줄이야... 패션이 넘치는 젊은이들이군.”
“설마 정말로 당신이었다니... 조금 전 프로듀서 씨께 연락을 받았지만...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네요. 사이토 타카시.”
“하하하. 세상이 다 그런 법이지. 안 그런가, 스튜어트양. 자네와도 이런 관계로 만나는 건 처음이지. 만일을 대비한 자네 앞에는 나서지 않았으니까. 부하들이 자네의 몸에 대해 예찬하는 걸 듣고만 있어야 하는 일이 얼마나 고난이었는지...”
“읏...?!”
스튜어트 씨는 수치심과 분노에 얼굴이 달아올랐지만, 금세 제정신으로 돌아오셨다.
정말 강한 사람이다.
“당신, 사람이 많이 변했군. 아니 그건 아무래도 좋아. 어차피 당신은 이걸로 끝이니까.”
“후우, 그런 것 같군. 앞으로 조금만 더 있었으면 당신네를 포함해 연예계 전체를 뒤집을 수 있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네?”
“누구냐?!”
갑자기 사이토 타카시의 뒤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렇지만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것이...”
“내가 이미 손을 써 뒀네.”
사이토 타카시의 뒤에서 나온 사람은...
1~33: 정치계의 대부
34~66: 일본 방송계의 뒷지주.
67~99: 미키..?
100: 유리코?!
먼저 2표 갑니다.
@ 유리코요? 100이 아니어도 심한 벌을 받겠지만, 잘 활용하면 다시 히로인 자리로 돌아올 수도 있을 거예요. 아마.
“그래. 오랜만에 보는 군. 하코자키 댁의 아가씨.”
세키구치 리카...
분명 대외적으로는 그저 유명 방송사의 주주일 뿐이지만, 실제론 연예계를 뒤에서 조종하는 큰 손...
강력한 카리스마와 뛰어난 언변, 탄탄한 집안과 빽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방송사와 소속사의 주요 직책과 인맥을 갖고 있으며 그 중에는 육체적인 관계까지 가진 사람들도 적지 않으며 남성 연예인의 베개 영업 0순위라 불리는 여성이라고 들었다.
아가씨가 말씀하시길 시이카가 뱀이라면 저 여자는 거미라던가...
“설마 사이토 타카시를 조종하던 게 당신이었을 줄은 몰랐네요.. 애인의 야망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같은 짓을 할 인간은 아닐 텐데요?”
“왜 그렇게 생각하지? 어쩌면 내가 로맨티스트일 가능성도 있을 텐데?”
“헛소리를... 아니 동기 같은 건 아무래도 좋아요. 당신이 흑막이고 당신은 여기 있어. 그렇다면 더 이상 쓸데없는 소리를 할 필요는 없겠지요. 이봐!”
“어머나, 너무 서두르는 거 아니니? 내가 방금 말했을 텐데? 손을 써뒀다고.”
그녀는 가소롭다는 듯이 입꼬리를 올리며 손가락을 튕기자 그녀의 뒤에 있던 스크린에 푸른 머리의 여성이 나체로 십자가에 묶여 있는 모습이 비쳤다.
저 모습... 어디선가...
““유리코 씨?!””
“후훗, 이제 알겠니? 안타깝네. 기껏 사람을 긁어모아서 인질을 구출했더니 새로운 인질이 있다니.”
“말도 안 돼요! 프로듀서 씨의 약점이 될 아이돌들에겐 모두 경비를 붙여뒀는데 어느 틈에!”
“언제냐니, 당연히 오늘이지.”
“뭐..?”
“보아하니 여기 뿐만 아니라 카오루네 쪽에도 쳐들어간 모양이던데... 거기다가 쓰려고 사람을 모았지? 그리고 그 덕분에 다른 인질 후보들의 경비가 느슨해졌더군. 그 중에서 네 프로듀서란 녀석에게 가장 효과적일 법한 그녀를 골랐단 말이지.”
“바보 같은.... 하루 만에 아니 고작 수 시간 만에 유리코 씨의 경비가 느슨해진 걸 보고 납치해 오다니...”
“애초부터 그녀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었거든. 솔직히 거기 있는 그 여자는 이제 슬슬 인질로써 가치가 없다 싶었으니까. 적당히 애들 상대나 해주다가 버리려고 했어.”
“읏...”
스튜어트 양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그것은 혐오일까, 불안일까.
분명히 나는 계속해서 아가씨들을 지키고 있고, 다른 놈들은 그녀에게 총을 겨누고 있다.
그렇지만 어째서 우리가 이렇게나 불리한 것처럼 느껴지지?
여기서 그녀를 쏴버리면 나머지는 알아서 붕괴될 텐데.
화면 속의 여성을 포기하면 그걸로 끝인데 여기 있는 두 여성은 그런 생각 자체를 안 하는 것 같다.
“뭘 원하시는 거죠?”
“글세? 뭐 가볍게 가면 우리의 계획을 더 이상 방해하지 말 것. 다른 프로덕션을 집어삼키는데 협력할 것. 같은 게 있을 수 있고... 아니면 너희들의 프로듀서를 이 여자와 교환할래?”
“프로듀서 씨를 넘길 일은 없을 겁니다.”
“아뇨, 그 전에 당신은 왜 지도자님을 노리시는 거죠?”
“응? 글쎄? 별 거 아니야. 그저 한번 내게 접촉한 주제에 빠져나가려고 한 그에게 현실을 가르쳐주고 싶었던 거 뿐이야.”
“프로듀서 씨... 대체 얼마나 깊은 어둠에까지 손을 댄 건가요...”
“그치만 이제 그에겐 관심없어.”
“에?”
“요즘 너희들의 움직임을 보고 묘한 위화감이 느껴졌다 싶었거든. 그게 뭘까, 곰곰이 생각했더니 갖고 싶은 게 생겼어.”
“갖고 싶은 거..?”
“너네 프로듀서의 선배 프로듀서. 그 남자, 아직 살아있지? 아마 미나세 댁에 숨겨져 있는 것 같던데.”
“그럴 리가 없어요! 선대 지도자님은 분명 돌아가셨다고요!”
“글세? 과연 네 프로듀서도 같은 생각일까? 그를 넘겨주면 이 여자를 돌려주는 건 물론이고 당신네에겐 더 이상 손을 대지 않겠어. 어때? 꽤 합리적이지 않아? 이미 죽은 사람을 주기만 하면 돼.”
저 말투...
살아있단 걸 확신하고 말하는 거야.
그 고인이라는 사람이 뭔지는 모르지만 그 정도로 가치가 있다는 걸까.
“자, 어서 돌아가서 이 이야기를 전하는 게 좋을 거야. 아직 그녀에겐 손을 대지 않았지만... 나는 참을성이 없거든. 내 인내심이 다하면 무슨 일을 당할지... 너라면 알지?”
“으윽..!”
스튜어트 씨의 얼굴이 급격하게 창백해졌다.
교섭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그녀에게 한 것과 같은 고문을 저 여성에게도 한다는 건가...
“이 여자 지금 생리 중이던데... 잘못하면 교환했더니 두 명이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네.”
“기다려요! 만약 그 사람이 진짜로 죽었고, 그걸 증명해내면 어떻게 할 건가요!”
“그러네... 그 땐 너희 프로듀서랑 바꿀게. 아니면 네 목숨이랑?”
바로 아가씨 앞으로 나서서 아가씨를 감쌌다.
주변의 동료들도 방아쇠에 손을 올렸다.
“후훗 그럴 일은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 그럼 이만.”
콰앙!
갑자기 큰 폭음이 들리더니 방안이 연기로 가득 찼다.
바로 모여서 아가씨들 주변을 둥글게 막고 잠시 기다리자 연기는 걷히고 사이토와 세키구치는 사라져 있었다.
아가씨의 표정은 심하게 일그러져 있었고 스튜어트 씨는 여전히 창백한 얼굴이었다.
결국 이 작전은 반만 성공하고 끝이 났다.
*
사쿠라 카오루와의 협상을 잘 맺고 돌아오자 나를 기다리던 건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유리코가 붙잡혔다.
에밀리와 같은 꼴에 처해진다.
순간 에밀리의 모습이 담겨있던 영상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에밀리가 유리코로 바뀐 채...
“유리코...”
“젠장... 어째서 이렇게....”
“선배가 살아 있다는 걸 알아채고는 내놓으라 하다니... 그 여자 대체 정체가 뭐야...”
“설마 내가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따른 걸 통해 알아채다니...”
“..........선배를 내놓으면 유리코뿐 아니라 프로덕션 전체가 해방...”
“잠깐!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를 내놓을 리가 없잖아!”
“선배만 내놓으면 이 모든 골칫거리가 해결되는 거잖아요!”
“너, 착각하지 마. 나랑 니가 한 계약은 니가 그의 생사를 숨기는 대신 내가 765를 보호한다는 거란 걸. 지금까지는 야요이의 은혜로 좀 과하게 도와주고 있었지만, 이건 양보 못해. 무리를 해서까지 널 돕는 바람에 안 그래도 셋째라는 위치와 오빠들보다 부족하다는 편견 때문에 좁았던 입지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고. 그 상황에서 그를 나한테서 빼앗겠다고? 웃기지마!”
“그건...”
“그리고 그를 보내더라도 그 여자가 순순히 물러난다는 보장도 없잖아. 그리고 무엇보다 그가 없으면 765는 어떻게 할 건데! 네가 말했잖아. 너는 물러나고 허수아비를 통해 그에게 765를 운영시킨다고. 그런데 그를 잃으면 아무것도 못하잖아!”
“그럼 당신은 유리코를 포기하려는 건가요?! 이미 미라이까지 포기해놓고?!”
“포기하라곤 안 했어! 에밀리를 구했던 것처럼 유리코도 구하면 돼! 이번 습격으로 저쪽의 전력도 상당히 깎였을 거야!”
“어디 있는지도 모르잖아요!”
“그건... 그래 사쿠라 카오루를 통해 알아내면 돼!”
“알아낼 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알아낸다 하더라도 그 동안 유리코가 무슨 짓을 당할지 뻔히 알잖아요!”
“그건 그를 넘겼을 때도 마찬가지잖아! 우리를 믿고 유리코를 믿어! 유리코는 그 정도로 꺾일 아이가 아니야! 그리고 우리도 단순히 우리 미나세를 넘어서 하코자키랑 다른 프로덕션이나 그들과 관련된 재벌 등 든든한 연합이 있어! 금방 찾아내서 구할 거라고!”
그 뒤로 한참을 말싸움을 했지만, 결국 평행선을 달릴 뿐이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선배를 보내면 미나세 님과의 관계는 끝이고 결국 프로덕션에 있는 모두에게 피해가 돌아가.
선배를 안 보내면 그들을 찾아서 처리할 때까지 그들의 공격은 계속되고 유리코가 끔찍한 일을 당해.
어느 쪽이던 프로덕션에 상당한 피해를 입게 돼.
하지만 선배를 보내면 그들의 공세는 멈추지 않아. 설령 우리는 무사하더라도 연예계 전반이 위험해서 결국 우리에게 피해가 돌아올 수도 있어.
그러나 선배를 안 보내면 그들이 최후의 발악으로 무슨 짓을 해올지 몰라.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1: 못정하겠다. 난죽택
2~50: 유리코를, 모두를 믿고 기다린다.
51~99: 선배가 있는 곳을 일러바친다.
100: 시이카: 유리코씨 구해왔어요~
먼저 2표 갑니다.
@이 이상 늘어질 수는 없다. 초전개! 간만에 나름 중요한 갈림길 나왔네요. 뭐 이것만으로 전부 다 정해지는 건 아니지만.
@@참고로 대부분 눈치채셨겠지만 제 창댓의 엑스트라는 아이마스 관계자나 성우에게서 이름을 따오긴 하지만, 실존하는 인물, 단체, 사건, 지명 등과는 일체 관련이 없습니다.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지.
내가 받은 것만 잔뜩 있다.
그런 내가 마지막으로 딱 한 번 유리코를 위해서 행동하는 것은 캐릭터에 맞지 않는 걸까.
미나세 님은 계약 위반으로 프로덕션에 피해가 갈 수도 있다고 하셨지만, 사실 그 계약 자체가 그냥 명분일 뿐이란 걸 알고 있다.
그분은 동료들을 내칠 수 있을 정도로 냉혹하지 않다.
그래서 미나세의 후계자 싸움에 참가도 못한 거니까.
그러니 설령 미나세 님이 복수를 한다고 해도 그 창끝은 나를 향할 거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이미 마음이 정해져 있단 걸 깨달았다.
*
예전에 만났을 때 알아뒀던 세키구치의 연락처를 통해 접선 장소를 얻었다.
문제는 벌써 하루가 지나버렸다.
부디 유리코에게 아무 일도 없었기를 바라며 접선 장소로 향했다.
1~33: 가는 길에 이오리에게 잡힌다.
34~66: 접선에 성공
67~99: 양동이라고 아십니까?
100: ..?
먼저 두 표 갑니다.
약속 장소로 가던 중 시내의 전광판에서 속보가 흘러나왔다.
화제 같은 건 흔한 일이지만 그 뉴스에 나는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저긴... 지금 내가 가고 있는 약속 장소잖아...?!
“네? 뭐라고요? 알겠습니다. 지금 들어온 소식입니다. 치바시 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거의 동시에 여러 건물에서 화제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소방국은 이 화제들에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합니다. 새로운 소식이 들어오는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이건 대체...
“무슨 일이지? 라는 표정이네요.”
등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결국엔 당신 손바닥 안이었던 겁니까. 시이카.”
“설마요. 프로듀서 씨가 열심히 발로 뛰면서 그들의 시선을 끌고 대규모 침공이라는 정신나간 짓까지 해주신 덕분에 저희가 안전하게 일을 해결해 나갈 수 있었던 거죠.”
“최후의 승자는 961인가...”
“후후, 무슨 소리신지. 당신도 승자잖아요?”
“흥, 765는 가장 직접적인 공격대상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지. 346는 주요 인사의 대부분이 배신자였고, 315는 아예 사장이... 이번 사건에서 온전히 몸을 보신한 건 당신네 961뿐이잖아?”
“뭐, 그건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것뿐이죠. 어쨌든 해결했잖아요? 조금... 피가 많이 흐르기는 했지만.”
정말 흐를 필요가 없엇을 무고한 피가 많이 흘렀다.
분명 흐른 피가 가장 적은 것도 961겠지.
“자, 쓸데없는 생각은 접어두고, 당신에겐 더 급한 사람이 있잖아요?”
시이카가 작은 쪽지를 건넸다.
거기엔 한 주소가 적혀 있었다.
“좀 전에 확보한 당신의 아내를 보낸 병원이에요. 아, 지금은 ‘전’아내였던가요. 그래도 나름 정은 남아 있었나 보네요. 배신자가 되어서까지 구하려 들다니.”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겁니까.”
“글쎄요? 그게 지금 중요할까요? 뭐 알아서 하세요. 저는 뒷정리를 하러 가야 해서.”
그렇게 시이카는 떠났다.
순간 시이카가 여기까지 알고 있다면 선배도 꿰뚫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건 지금은 미뤄두자.
그보나 난....
1~50: 유리코에게 간다.
51~100: 유리코에게 가지 않는다.
먼저 2표 갑니다.
@ 우쨔서 100이 나오냐.... 뭐 그래도 덕분에 질질 끌 것도 없이 사건이 해결되었네요. 이미 충분히 질질 끈거 같지만....
그래도 얼굴은 봐둬야지.
*
병실에 찾아갔을 때 유리코는 잠든 상태였다.
의사의 이야기에 따르면 눈에 띄는 외상도 없고 본인이 기억하는 범위 내에서 가혹 행위를 당한 일은 없는 것 같고 지금은 그저 자고 있을 뿐이라 한다.
그 말에 진심으로 안도하고는 다리가 풀려 지금까지 유리코 옆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으읏.... 잠들었구나... 지금 몇 시지..?”
“잘 잤어?”
“후엣..? 프로듀서 씨?!”
“안녕, 뭔가 꽤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 기분이네.”
“프로듀서 씨!”
내 품에 안겨든 유리코를 조용히 쓰다듬어줬다.
잠시 시간이 지나고 유리코가 품에서 빠져나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단골인 북카페에 가던 길에 갑자기 정신을 잃어서 깨어나 보니 알몸인 채로 묶여 있었어요. 조금 시간이 지나자 한 여자분이 들어와서 설명을 해주셨어요. 어쩌다가 제가 이렇게 된 건지, 어떻게 해야 무사히 나갈 수 있는지, 일이 잘못되면 무슨 일을 당할지도요.”
“그래...”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포기했어요. 프로듀서 씨라면 저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잘못된 선택을 하실 분이 아니시니까요. 분명 눈물을 머금고 저를 포기하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
아마 평소의 나였다면 분명 그렇게 했을 거다.
그것이 더 나은 선택이니까.
그렇지만 이번엔 달랐다.
어째서일까.
미라이는 포기했었으면서 왜 유리코는 포기하지 못했을까.
“그래도 지금 이렇게 건강한 모습으로 프로듀서 씨와 만나서 다행이에요!”
“그래, 정말로 다행이야.”
웃으며 말하는 그녀의 얼굴에 그림자가 보이는 것은 분명 기분 탓이 아닐 테지.
지금 건강히 만날 수 있는 건 어디까지나 시이카 덕분이니까.
[지구는 미러볼~]
미나세 님의 전화다.
“아무래도 바쁘신 것 같네요.”
“그래. 이제부터 더 바빠지겠지. 뒤처리해야 할 것들이 산더미니까.”
“힘내세요.”
“응. 뒤처리가 다 끝나면 이제 엄청 한가해질 테니까. 마지막으로 힘 좀 내야지.”
“네? 그게 무슨...”
“그럼 가볼게.”
유리코의 머리를 헝클어지도록 쓰다듬고 병실을 나섰다.
당분간은 여태까지와는 다른 이유로 정신없겠네.
END. Invisible War.
●
유리코를 구출해내고 정말 많은 일들이 바쁘게 지나갔다.
그들과 관계되어 있던 직원들 적출, 프로덕션의 이미지 개선과 신뢰 회복을 위한 다양한 활동과 뒷거래, 세리카의 부활, 961 프로덕션의 강대화 등등 다양한 일이 있었지만, 그 중 내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건 역시 나 자신의 은퇴일 것이다.
직원들이 적지 않게 적출된 탓에 프로덕션의 규모가 작아졌고 내 뒤를 이어 선배의 허수아비를 세울 수 있었다.
그리고 가장 유능했던 부하들에게 프로덕션을 이끌어 나가도록 인수인계와 교육 등을 행한지 약 반년이 지나 겨우 정식으로 은퇴 선언을 하게 되었다.
내 은퇴로 지난 사건의 책임을 전부 내게 씌우는 것에 성공해 프로덕션에 더 이상 비난이 날아오지는 않는다.
일이 정신없이 흘러가다 보니 더 이상 나를 붙잡아 두는 것도 불가능해졌고 백수가 되었더니 카오리 씨와의 관계도 아버님의 압박으로 소멸.
나가노 구석진 곳에 작은 집 하나 구해서 조용히 노후를 보내게 되었다.
그렇게 아무것도 아니게 된 나는...
“으어아으우오야이으오우...”
늘어지고 있다.
40 평생을 일만 하다가 갑자기 노후를 맞이했더니 뭘 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다.
그나마 예전에 아이돌들이 즐기던 걸 따라해보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도자님, 이번엔 트럼프 카드로 탑 쌓기를 하는 중이십니까?”
“아, 에밀리... 응. 근데 이거 꽤 어렵네.... 앗.”
예전과 비슷한 긴 금발 머리를 하고 정통파 기모노를 갖춰 입은 에밀리가 조용히 옆에 앉으며 말을 걸었고 그 결과 트럼프가 무너져 버렸다.
뭐 딱히 상관없지만.
에밀리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서 상처는 대부분 회복했지만, 몸 곳곳에 남은 흉터와 낙인은 지울 수 없었다.
사실상 평범한 생활은 힘들 것 같아 누군가가 보호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지난 사건으로 미나세나 하코자키 등 믿음직한 가문에서 우리에 대해 불만이 커지는 바람에 도저히 그쪽에 맡길 수가 없어서 결국엔 내가 맡게 되었다.
뭐라고 해야 하나...
아버지와 딸보다는 의젓한 며느리에게 돌봐지는 시아버지가 된 기분이다.
물론 그 정도로 나이가 떨어져 있지도 않고 아들도 없지만!
“전문서양식스모를 보는 것은 질리셨습니까?”
“최근의 프로레슬링은 규제니 뭐니 해서 예전 같은 강렬함이나 스릴이 부족해서 말이지. 근데 레슬링을 서양식스모라고 부르는 건 맞는 거려나...?”
“그보다 벌써 보름 가까이 집에서 나가지 않으셨습니다. 집안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건강에 안 좋습니다.”
“집안에서 움직이지 않으나 사무실에서 움직이지 않으나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네. 슬슬 한번 나가 봐야지. 넌 어떻게 할래?”
“저는 저녁 식사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집에 있겠습니다.”
“그래? 그러면 뭐 적당히 산책이나 하고 올게. 뭐 필요한 거 있어?”
“글쎄요... 아, 겨울 외출용 기모노가 필요합니다.”
“그건... 다음에 같이 사는 걸로 하고... 다른 옷은? 짐이 거의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괜찮습니다. 1주일간 같은 옷으로 지내는 것은 익숙하기에...”
“.... 아니 다음에 한 번 날 잡고 백화점에 가자. 여자에게 1주일 동안 같은 옷을 입히는 것은 좀 그러니까.”
“그렇지만 저는 돈이 없습니다. 지도자님도 이제 무직이시니까 돈을 함부러 써서는...”
“네 옷 사줄 돈은 있어. 걱정하지 마. 그럼 그렇게 알고 있어. 갔다 올게.”
“네. 다녀오십시오.”
저 애도 성격이 바뀐 듯 안 바뀐 듯 바뀌었다니까....
자, 그럼 일단 나가래서 나오긴 했다만... 어쩐다....
마침 크리스마스 시즌이니 시내라도 가볼까.
+2까지 걸어다니며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 충격. 프로듀서 잘리다! 이제 시간 걱정은 없어졌지만, 아이돌을 만날 기회도 덩달아 줄어버린 이 상황...! 다들 반년간 뭐하고 지냈을지는 작가도 모른다! 참고로 이 상황은 최선도 차선도 최악도 차악도 아니지만 선이라고 하기는 좀 미묘하고 악이라고 하기도 뭐하게 해결된 상태입니다.
@ 이제 길고도 멀리 돌아가던 제 3막이 끝났으니 4막을 시작하도록 하죠.
이것은 어떤 결말 이후의 이야기.
끝 너머의 새로운 시작, 또는 시작의 끝.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는데...
뭐 나가노의 시내라고 해봤자 도쿄에 비교할 바도 아니고 그렇게 화려하지도 않지만.
집이 산골에 있으니 이런 풍경은 보름만에 보는 것이다.
산책만 할 거였으면 집 주변을 돌아다니는 것만으로 충분했겠지만, 기왕 시내로 나온 거 물건이나 사자.
당장 생필품은 갖춰져 있지만, 나도 에밀리도 물건이 워낙 없다 보니 집이 너무 삭막해 보인다.
사실상 시골 산골이라 집값이 싸서 3대가 살기에도 충분할 정도의 큰 2층집이니 뭘 좀 장식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다.
뭐 2층의 한 방 통째로 아이돌 상품이지만.
그런데 그걸 나 혼자 정해도 되려나?
으음... 그것도 나중에 에밀리랑 같이 나와봐야겠다.
지금은 뭐.... 넘치는 시간을 보내기 위한 것들을 위주로 찾아볼까.
*
설마 나가노에 중고 게임샵이 있었을 줄이야.
예전에 안나랑 유리코가 하던 걸 몇 번 보거나 같이 한 적이 있는 게임 소프트와 플랫폼이 있어서 그대로 사버렸다.
뭐 그 애들이 말했길 게임 하면 적게 잡아도 한 30시간 정도는 한다고 했었으니 당분간은 버티겠지.
요즘 시대에 단순 비디오 게임이라니 나도 참 옛날 사람이구나.
음? 저건...
“호?....한 거예요.... 은....이네요.”
“그렇... 가.... 인 것.....에요.”
마츠리랑 토모카...?
두 사람이 어째서 여기에...?
레이카라면 고향이 여기니까 그렇다쳐도 두 사람이 있을 이유는...
두 사람은 나를 보지 못 한 것인지 그대로 떠나갔다.
흐음 뭐 이제 나랑은 상관없나.
집에 가자.
*
집에 돌아가자 마침 저녁 식사 준비가 끝나 있었다.
에밀리의 음식 솜씨는 뛰어나다.
특히 일식은 프로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잘 만든다.
식사를 마치고 게임기를 TV에 연결하자 에밀리에게 잔소리를 들었다.
그렇지만 에밀리도 내가 할 일 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을 알기에 굳이 뭐라하지는 않고 넘어갔다.
그렇게 게임이나 하면서 또 하루가 지나갔다.
이런 무료한 시간도 나쁘진 않지만, 알바라도 구해볼까.
40대 아저씨를 받아준다면 말이지만...
+3까지 다음날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 6인가... 등장해버렸으니 죽었다고 할 수도 없고... 또 열심히 불행한 삶은 고안해야겠네요. 이 주사위 시스템의 한계는 주사위를 굴리기 위해선 등장을 해야 하니 15년 새에 죽었다고 할 수가 없다는 점....
@6... 로쿠한 인생을 산 마츠리...
@ 악덕기자가 메구미를 보는 일은 없었다. 없었다고...
“네. 언제든지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럼 가자.”
“네!”
오늘은 에밀리와 함께 에밀리의 옷이랑 집에다 둘 장식품 따위를 사러 나섰다.
백수가 되니까 평일에 이런 쇼핑이 가능하단 점은 마음에 드네.
그러면 뭐부터 살까...
“일단은 평상복은 위아래로 각각 10벌씩 사고, 코트랑 패딩을 2벌씩, 잠옷이랑 저지도 한 벌씩 살까. 속옷은 일단 10세트 정도만 사두자.”
“그렇게 잔뜩 사도 괜찮나요?! 돈이라던지 짐이라던지 힘들지 않을까요?”
“그래서 차를 끌고 온 거니까. 중간에 한번 차에다 실으면 가져갈 수 있어. 돈은 전혀 걱정할 필요 없고.”
“알겠습니다. 그럼 갑시다.”
*
예전에도 에밀리와 옷을 사러 쇼핑을 한 적이 있었다.
물론 그때 에밀리는 아직 어렸고 취향도 확고해서 비교적 빠르게 마무리가 되었지만, 지금의 에밀리는 다르다.
예전의 에밀리가 입던 평상복은 기본적으로 청순계였다.
노출도가 높은 옷은 의상으로 입을 뿐 평상복은 꽁꽁 싸맨 경우가 흔했다.
그러나 지금은 값이 싼 옷, 움직이기 쉬운 탱크탑이나 숏팬츠 같은 노출도가 높은 옷을 고르는 등의 변화가 생겼다.
다만 에밀리가 놓치고 있는 사실은...
“에밀리. 그건 하계 때 팔리지 않은 재고를 특가로 팔고 있는 거라고? 지금은 12월이야. 입으면 얼어 죽어.”
“그렇지만 이게 가장 싸고 또 여름이 되면 어차피 여름옷을 입어야 하니...”
“그건 그때 가서 사면 돼. 지금은 겨울옷을 사자.”
“알겠습니다.”
사실 옷은 반년 전이나 후에 사는 것이 합리적이란 사실은 알고 있다.
그러나 그 경우 유행을 포기하게 된다.
나야 뭐 그런 거 신경 안 쓰지만, 에밀리는 여자애니까 그런 것에도 민감하겠지.
여태껏 그런 걸 신경 쓸 여유가 없었던 만큼 쌓인 것도 있을 테니 맘껏 사게 하자.
*
그 후에 고른 옷들은 겨울옷인 만큼 비교적 노출이 적어 에밀리에 취향과 일치하는 것이 많았다.
거기서 문제는 에밀리가 뭘 입어도 어울리기 때문에 고르는 데 한참 걸린다는 점이다.
결국, 평상복 20벌과 코트, 패딩까지 구매하니 이미 점심시간이 지난지 오래였다.
일단 산 옷들을 차에 싣고 점심을 먹은 뒤 란제리샵으로 이동했다.
“지도자님도 이제 이런 곳에 들어왔다고 안절부절 하시지 않으시네요.”
“그야 나이 40에 이제와서 란제리샵에 온 것 정도로는 아무렇지도 않아. 너희들 따라 끌려갔던 게 몇 번인데.”
그리고 그때는 속옷이 아니라 같이 온 상대가 미성년이라 주변에서 숙덕거리는 게 거슬렸던 것뿐이고.
지금은 그냥 나이차 많이 나는 커플로 보는 것 같다.
요즘 시대에 11살 차이는 별거 아니니까.
내가 적당히 둘러보고 있자 에밀리는 다양한 속옷들을 골라 입어보면서 마음에 드는 것을 찾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돌아다니며 에밀리에게 어울릴 법한 것들을 골라서 건네주었다.
아직 이런 쪽 감은 죽지 않았는지 꽤 어울리는 것이 많았고 그대로 구매한 것도 적지 않았다.
그 뒤에 저지는 믿음과 신뢰의 아디0스, 잠옷은 유카타 하나랑 동물무늬 잠옷 하나로 골랐다.
동물무늬 잠옷은 부끄러워했지만, 솔직히 굉장히 잘 어울렸다.
*
“그나저나 장식품은 어떻게 한다...”
“살풍경한 것은 사실이지만, 굳이 장식품이 필요한가요? 당장 창고에 저희들의 상품이나 대형 그림 같은 게 잔뜩 있지 않습니까?”
“그건 그렇지만 반대로 너무 많아서 말이지... 포스터만 수백장이니까 그걸 다 붙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몇 장만 골라서 붙이긴 미안하고...”
“과유불급이란 것이군요.”
“그리고 장식품도 장식품이지만 우리 TV나 책상, 컴퓨터, 식탁 같은 건 있어도 탁자라든지 카펫이라든지 소파라든지 장식장이라든지 하나도 없잖아. 그런 것들로 사면 되겠지. 나중에 배달시키고.”
“그렇네요. 아, 양탄자라면 대나무재가 좋습니다.”
“그건 여름용이잖아. 겨울엔 따뜻한 거로 하자. 그럼 우선 큰 것부터 보러 가자.”
우선 거실 인테리어의 기본을 만들 카펫부터 둘러보고 그다음에 소파랑 탁자려나.
“하얀 것보단 회색이 낫겠지.”
“그렇네요. 흰색은 더러워지기 쉬우니 회색에 가장 부드러운 거로 해요.”
“그러면 이거네. 이거 장바구니에 담아주세요. 소파는 뭐로 할까.”
“이건 어때요? 가죽에 조금 검은 색이라 양탄자와도 어울리는 것 같아요.”
“흠 4인용인가. 누워서 자기엔 딱이네. 그럼 뭐 이거로 하자.”
직원이 황당하다는 얼굴이다.
하긴 가구를 고른다기엔 너무 시원시원하게 고르고 있긴 하지.
그것도 남이 보기엔 혼수장만으로 보일 수도 있으니까 더더욱.
둘 다 이런 거에 고집하지 않으니까 그런 거지만.
“음?”
“어머?”
“에밀리 지금 뭔가 이상한 느낌 안 났어?”
“저도 느꼈습니다. 다만 이미 느껴지지 않네요.”
“그러네. 뭐 에밀리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어도 이상하진 않겠지. 얼른 고르고 가자.”
“네.”
그 이후 긴 사각 탁자 하나랑 조립형 장식장 두 개를 사고 집으로 돌아왔다.
장식장 안에 넣을 건 일단 집에 있는 것들로 채우고 남는 건 차차 채우자.
내일이나 모레엔 배달온다고 한다.
*
집에 돌아가 에밀리의 옷들을 에밀리 방에 있는 옷장에 채워 넣고 나니 벌써 저녁 시간이었다.
에밀리가 저녁 준비를 하려고 하자...
띵동~
초인종이 울렸다.
“내가 나갈게. 네~ 누구세요~?”
[나일세.]
“사장..? 잠깐만요.”
에밀리를 슬쩍 보자 자기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나는 별 의심 없이 문을 열었고 그곳엔 당연히 있을 사장이랑 있을 리가 없는 얼굴이 있었다.
“사장이랑... 메구미? 굉장히 독특한 조합이네... 일단 들어오세요.”
“실례하겠네.”
“....응.”
메구미는 여전히 내가 어려운 건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따라 들어왔다.
보니까 사장이랑도 거리를 두고 있는데 어째서 같이 온 거지?
“소파라든지 탁자라든지 아직 배달이 안 와서 없어요. 그냥 식탁에 앉아주세요.”
“벌써 보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안 온 겐가?”
“아, 그게... 지금 택배업체들이 트리나 케이크 재료, 선물세트 배송에 온 힘을 쏟고 있어서 늦어지고 있다고...”
“흐음... 그런가. 알겠네.”
사장이 식탁에 앉자 메구미가 그 옆에 쭈뼛쭈뼛 앉았다.
나는 일부러 사장 앞에 앉고 차를 내온 에밀리가 메구미 앞에 앉았다.
“서두는 생략하고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겠네. 내가 토코로 군과 이곳에 찾아온 이유는 다름이 아닐세. 예전에 말했던 작열소녀(버닝걸)의 재결합 이야기 기억하고 있나?”
“네 뭐 기억하고는 있습니다만... 설마 그걸 이제와서 다시 시행하려는 겁니까?”
“그렇네. 자네도 알겠지만 지금 765의 상태는 썩 좋지 않아. 직원들의 사기는 예전 같지 않고 업계 자체가 961 프로덕션을 제외하면 침체하고 있네. 그래서 이 상황을 타개하고자 이 일을 다시 진행하려고 하네.”
“설마 그 프로듀스를 제게 맡기겠다는 겁니까?”
“아닐세! 이제야 자네를 놓아주는 데 성공했는데 뭐하러 그러겠나. 자네에게 맡기고 싶은 건 바로 이 토코로 양이네.”
메구미를?
무의식적으로 메구미를 쳐다보자 메구미는 놀라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이런 애를 맡기겠다고?
“자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네. 그렇지만 그녀의 멘탈 케어를 할 수 있는 건 자네뿐일세. 과거에 하기와라 군의 마음을 열 수 있었던 것처럼 그녀의 마음도 회복시켜 주지 않겠나?”
“그거랑은 상황이 많이 다르단 걸 아시잖아요.”
“다른 수가 없다는 것도 사실이네. 부탁하네!”
“하아... 메구미 너는 어떻게 생각해? 굳이 억지로 할 필요는 없어. 지금처럼 비주얼 레슨 트레이너로 일해주면 충분하다고?”
“나는.... 괜찮아...”
“네 괜찮아가 정말로 괜찮은 거가 아닐 때가 있단 걸 내가 모를 것 같냐... 에밀리는 어때?”
“저는 좋다고 생각해요. 지도자님이라면 메구미 씨께 해를 끼칠 일도 없을 테고, 저도 메구미 씨가 옛날처럼 되돌아가시길 바라니까요.”
“하아... 그래 알았어. 받아들일게요. 그런데 메구미만이 작열소녀(버닝걸)의 전부가 아니라고요? 코토하, 타마키, 미야, 우미는 어떻게 하실 생각인 거죠?”
“내가 잘 말해 보겠네. 그럼 그녀는 맡기도록 하지. 당장 입을 옷은 그녀의 가방에 있네. 다른 짐은 내일 보내도록 하지. 부탁하네!”
사장은 혹시나 내 마음이 바뀌랴 빠르게 집을 나섰다.
나는 차를 한 번에 들이마시고 메구미를 바라봤다.
“그럼 일단 방은 2층에 첫 번째 방을 쓰도록 해. 가장 깊은 방은 창고니까 헷갈리지 말고. 에밀리 잠시 메구미의 상대를 해줘. 나는 올라가서 방을 청소할 테니까.”
“아, 네. 맡겨주세요.”
2층에 올라가서 방에다 로봇청소기를 돌려놓고 부엌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어차피 한 번도 안 쓴 방이라 먼지 말곤 아무것도 없다.
그보단 저 둘의 대화에 신경쓰자.
집중하니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다.
“에밀리는 대단하네... 나보다 훨씬 더 심한 일을 당했다고 들었는데 남자들 상대로도 아무렇지도 않고....”
“그렇지 않아요. 그냥... 익숙해진 것뿐이지 저도 남성분을 대하는 것이 조금 어렵답니다.”
“에, 그래? 그런데 프로듀서랑 살고 있는 거야?”
“네. 그야 지도자님이 언제나 제게 상냥하게 대해주시니까요. 그 사람들처럼 저에게 악의를 품고 계신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악의가 없더라도 심한 짓은 할 수 있다고? 게다가 프로듀서라도 실수로 저지를 수도 있는 거고...”
“만약 지도자님이 실수로 제게 심한 짓을 하신다면 분명 지도자님 본인도 정말 괴로워하실 거예요. 그렇기에 믿을 수 있어요. 저의 괴로움에 괴로워 해주시는 분이니까 믿을 수 있고, 또 한두 번 실수하시더라도 용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도자님은 언제까지나 저희를 위해 최선을 넘어 노력하시는 지도자님이니까요.”
“.... 에밀리는 정말로 굉장하네.... 알았어. 솔직히 자신은 없지만 그래도 적어도 프로듀서나 에밀리는 폐를 끼치지 않게 노력할게.”
“메구미 씨라면 분명 이겨내실 거라고 믿고 있어요.”
이상하다.
눈에서 자꾸 땀이 나네...
이래서 나이는 먹을 게 못 돼...
아아, 걸레 빨러 화장실 좀 가야 겠네...
*
“뭐 일단 방은 청소했지만, 아무것도 없어.”
“그...러네.”
“그러니 내일 이 방에 들일 가구를 사러 가자.”
“에? 괜찮아..?”
“지도자님. 내일은 오늘 구매한 가구가 들어올 텐데요?”
“조금 전에 연락해서 모레 들여달라고 했어. 어차피 들일 거 한 번에 해야지. 그렇게 되었으니 내일은 오늘 못 산 장식품 사는 것도 포함해서 메구미 방의 가구를 사러 가자. 할 수 있지 메구미?”
“으응... 해볼게.”
이후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목욕을 한 뒤 (물론 따로 했다) 적당히 시간을 보내다 하루가 갔다.
오늘 산 에밀리의 새 동물무늬 잠옷은 메구미가 입고 자게 되었는데 매우 귀여웠다.
+2까지 다음날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 미라이는 여전히 사쿠라 카오루 밑에 있습니다.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지는 저도 몰라요.
1~50 아직 남성을 대하는 것도 어렵고 트레이너의 일도 있기에 여행에 따라오지 않고 집을 지키겠다고 했다.
51~99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여행에 동행하기로 결정했다.
100 P가 오키나와에 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혹시 메구미는 무언가 P가 모르는 것을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흐음... 사이즈는 이게 가장 적절한데...”
오늘도 에밀리와 메구미랑 가구를 보러 왔다.
어제와 비슷한 상황이지만 직원들이 묘한 눈으로 쳐다본다.
어제는 한 여자랑 소파나 카펫을 사더니 오늘은 다른 여자까지 데려와서 침대나 옷장 등을 고르고 있으니 이상하게 보이는 거려나?
가족이나 친구에게 조언을 부탁했다고 생각해주면 좋을 텐데.
“이게 가장 디자인이 예쁜데 조금 크기가 작네.”
“옷장의 경우 작은 걸 두 개 둬도 되니까 괜찮지 않을까요?”
“그럴 돈이 없단 말이지...”
“돈 걱정은 하지 말고 사. 내가 살 거니까.”
“엣... 그건... 좀 미안하고...”
“걱정하지마. 냅두면 벌레 먹을 정도로 쌓여 있으니까.”
“으응... 그럼... 부탁할게.”
“오케이.”
적금 아닌 통장에 쌓인 돈만 수십억 단위를 넘기는데 겨우 15만엔 짜리 벽장 둘쯤이야...
으음..... 나도 꽤나 금전감각이 어긋나 버렸구나.
어릴 땐 10엔 하나 아끼려고 별짓을 다 했는데...
“그러면 작은 서랍 정도면 당장 방에 있을 건 다 있는 건가? 책장 같은 것도 필요해?”
“있으면 좋기는 한데...”
“그럼 책장은 조립식으로 하나 주문하고 스탠드도 하나 같이 주문해두자.”
“지도자님 돈을 너무 조심성 없이 쓰시면 안 된다고요?”
“쾌적한 삶을 위해 돈을 쓰는 건 맞게 쓰는 거야. 그리고 내가 너희들 말고 돈 쓸 상대가 어딨다고.”
친구도 없고, 부모도 없고, 동생은 나보다 돈이 많고, 부하나 후배였던 애들이랑은 안 친하니 남는 게 아이돌뿐이다.
자, 이제 장식품들을 보러 가자.
*
장식품을 사는 데 메구미가 있던 덕분에 다양하고 예쁜 장식품들을 살 수 있었다.
비록 그녀의 성격은 죽었지만, 그녀의 디자인에 대한 센스는 여전하다.
로코나 아오바 씨 같은 전문가에 비할 바는 아니더라도 집에 가장 잘 맞을 장식품을 어디선가 구해왔다.
덕분에 차 트렁크랑 뒷자리에 자리가 없어져 메구미가 끼여타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두 사람을 집에 내려주고 두 사람에겐 저녁에 누굴 만나야 한다는 이유로 밥은 둘이서 먹으라 하고 나만 다시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차를 끌고 일본 최대이자 최고급 사창가로 향했다.
이곳에서 미라이가 일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었다.
사실인지 어떤지 확인하기 위해 찾아왔지만, 사실 여기서 사람 찾는 건 매우 어렵다.
그러나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는 사람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다.
이쪽 동네는 안 그래도 좁은 데다가 일본의 온갖 돈덩이들이 굴러들어와 국가 기밀을 퍼뜨리는 동네.
당연히 어마어마한 질과 양의 정보가 넘쳐난다.
거기서 믿을 만한 상대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이점인지...
이 동네 중에서도 가장 큰 건물 중 하나로 들어가자 쫙 빼입은 남자가 찾아왔다.
“라이센스 있으십니까?”
“여기.”
“확인했습니다. 누구로 하시겠습니까?”
“카호로 부탁합니다.”
“알겠습니다. 7번 자리에서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라이센스라니 잘도 말하네.
뭐 그만큼 아무나 들어오면 곤란한 곳이기야 하겠지.
자리로 향하는 길에 주변을 둘러보면 익숙한 얼굴이 많이 보인다.
뭐 암묵의 룰로 다들 모른 척하는 거지만.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자 내가 지명한 호스티스가 찾아왔고 바로 얼굴이 썩었다.
“어째서 당신이 이곳에...”
“네가 준 라이센스 덕분이지.”
호스티스명 카호(카나+시호)... 본명 시호가 찾아왔다.
*
“아내도 잃고 직장도 잃고 결국 굴러들어온 곳이 여기입니까. 타락할 대로 타락하셨군요.”
“하핫, 확실히 남들이 보기엔 그렇게 보이려나.”
“그보다 먼저 주문을 해주세요. 매니저가 노려보고 있으니까.”
“그래. 술은 이거, 안주는 이걸로 줘.”
“....제가 좋아하는 술이랑 안주 기억하고 계셨군요.”
“뭐, 그렇지.”
그나저나 고작 술 한잔에 안주 한입거리면서 드럽게 비싸네.
뭐 이곳의 질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지만.
“올 때마다 느끼지만 품위가 섞여 있는 곳이네. 한쪽에선 샤미센과 함께 시구 읊는 소리가 들리고 한쪽에선 바이올린인가. 뭐 건너편에선 한창 여자랑 장난치는 의원님도 계시지만.”
“그런 곳이니까요. 사람마다 특기가 달라요. 추가 요금을 내면 피로하는 거죠.”
“너는 뭔데?”
“노래랑 연기에요. 원하는 캐릭터가 되어 접대하는 건데 해보실래요? 메뉴에 캐릭터가 나와 있어요.”
“흐음... 초등학생 메이드는 없네.”
“제 나이 몇이라 생각하세요?”
“이곳에서 나이를 말하는 건 예의가 아니지.”
잡다한 이야기로 떠들고 있자 주문한 술이 나왔다.
서로 한 잔씩 마시고 내려놨다.
“그래서 무슨 일로 오신 거예요? 설마 정말로 제가 목적은 아니실 테고.”
“네가 목적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하지만, 뭐 확실히 이번엔 너만이 목적은 아니지. 여자가 아니라면 이곳에 올 이유는 뻔하지 않아?”
“흐응. 어떤 정보를 바라시는 건지 모르겠지만, 뭔가를 알고 싶다면 그만한 대가가 필요한 것도 아시죠?”
“그래. 물론이지.”
“그래서 뭐가 알고 싶으세요?”
“이 주변에서 미라이가 일하고 있었다는 정보가 있었어. 너 뭔가 알고 있어?”
“역시나. 예상대로네요. 후우, 알고 있어요. 솔직히 중요한 정보도 아니고... 제 매상을 조금 올려주시면 가르쳐드릴게요. 곧 중간점검이거든요.”
“돔 페리뇽 하나.”
“감사합니다~”
“하아, 이거 그렇게 비싼 술도 아닌데 이딴 가격에 팔고 있냐.”
“여기가 그런 곳이니까요.”
잠시 뒤 나온 술병을 보자 30년 이상 숙성시킨 녀석이었다.
그래도 순수 100% 바가지까지는 아니란 건가.
보관도 잘했는지 맛도 꽤 좋았다.
“꽤 괜찮네. 그래서 미라이에 대한 정보는?”
“그 애가 이 주변에서 일하던 건 사실이에요. 뭐 저처럼 고객을 상대하는 게 아니라 터치 불가인 뭐.. 웨이트리스트라고 해둘까요. 그런 일이었지만.”
“웨이트리스트라... 그래서 지금은 없는 거야?”
“네. 얼마 전에 그만둔 것 같아요. 애초에 있던 시간 자체가 짧았고요. 그런데 최근에 새로운 정보를 얻었어요.”
“새 정보?”
“후우, 원래라면 여기서 한 번 더 추가 요금을 받아야 하지만, 뭐 특별히 서비스해드릴게요. 대신 가끔씩 와서 매상이나 올려주세요.”
“으음.... 선처할게.”
“얼마 전에 오키나와로 휴가를 갔던 누가 거기서 미라이를 봤다고 하더라고요. 비교적 믿을 만한 사람이에요. 미라이가 일하던 가게 단골이기도 하니까 아마 맞다고 생각해요.”
“오키나와인가. 그래. 고마워.”
“어머, 벌써 가시려고요?”
“.... 뭐 오랜만에 만났으니 조금만 더 있다가 가지 뭐.”
그 뒤에 1시간 가까이 시호와 쌓인 이야기를 나누고 나왔다.
나올 때 시호가 웃는 얼굴로 손을 내미는 걸 보고 다신 이딴 가게 오나봐라 라고 생각했다.
침대 사는데 쓴 돈보다 여기서 쓴 돈이 더 많아.
지난번에 왔을 땐 이렇게까지 뜯기진 않았는데....
뭐 그래놓고 나중에 정보가 필요하면 또 오겠지.
나가는 문 앞에 놓인 탈취제로 몸의 냄새를 다 지우고 대리를 불러서 집으로 갔다.
*
집에 오니 10시가 넘어있었다.
두 사람 다 아직 안 자고 내가 산 낡은 옛날 게임기... 아마 PS4였던가?를 하고 있었다.
“지도자님 다녀오셨습니까?”
“어서..와...”
“응. 다녀왔어.”
에밀리가 달려와 코트를 받아들고 메구미도 그 뒤를 쭈뼛쭈뼛 따라와 나를 맞아주었다.
“지도자님... 겉옷에서 페브0즈 냄새가 심하게 나네요?”
“술 냄새가 배어 있을까 봐 잔뜩 뿌렸거든.”
“으음..?”
에밀리가 냄새를 맡고 자꾸 고개를 갸웃거린다.
눈치채면 귀찮을 테니 바로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실은 이번에 기분전환 삼아 오키나와로 여행을 가려고 해.”
“엣? 갑자기?”
“응. 사장이나 아이돌들이나 다들 내가 여기 있는 거 아니까 여기 있으면 또 언제 사장 같은 사람이 찾아올지 모르잖아. 찾아오는 건 괜찮지만, 아직 그만둔 지 1달도 안 됐으니까 내게 너무 쉽게 접촉해서 뭔가를 부탁하는 건 이후 프로덕션에게 좋지 않다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크리스마스 시즌에 아예 그쪽에서 보낼까 생각 중이야. 두 사람은 어떻게 할래?”
“저는 기꺼이 동행하겠습니다. 메구미씨는 어때요?”
“나는... 사양할게. 이 시즌이면 오키나와에 사람 많을 텐데... 거북하니까. 게다가 당장 다음 주잖아. 레슨 잡혀있는 게 잔뜩 있으니까 스케쥴 조정도 어려워.”
“그렇겠네. 다음부터는 여행 갈 때 미리미리 말할게. 여행을 가는 일이 없어서 그걸 생각 못 했네.”
“응... 그땐 같이 갈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
“뭐 내일은 가구가 올 테고 모레,글피는 토요일과 일요일이니까 비행기가 비싸니 그다음 날인 월요일 비행기로 가자.”
“네!”
+2까지 내일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일단 가구를 받고 배치나 정리, 장식 등을 할 겁니다.
@이혼남이 은퇴후 전 아이돌과 동거하며 사창가에 출입! 완전 한량!
에밀리와 메구미도 옆(메구미는 좀 떨어져서)에서 같이 게임화면을 보고 있다.
이 닌자 게임 재밌긴 한데 너무 어렵다.
젊었을 때는 안나가 하는 거 보면서 같이 조금씩 했었는데 지금은 危가 나왔을 때 O를 눌러야 하는 건지 X를 눌러야 하는 건지 빠르게 판단이 안 서.
동체 시력 문제인지 반사신경 문제인지 그냥 내가 게임을 못하는 건지...
“이 주인공에게서 和의 마음이 느껴지네요. 모든 걸 바쳐서라도 주군을 위하는 마음이 느껴져요.”
“근데 말이야. 이 주인공이 죽이고 있는 거 같은 나라의 아군 아니야? 이렇게 죽여도 되는 거야?”
“주군만 지킬 수 있다면 된다는 거겠지. 아앗!? 또 죽었다.”
이 붉은 死에 점점 정드네.
오키나와 가기 전에 깨두고 싶은데....
띵동~
“응? 누구지?”
“제가 나가볼게요. 누구세요? ..에엣?! 유리코 씨?!!”
““엣?!””
“아, 안녕하세요?”
에밀리가 문을 열어주자 유리코가 조심스레 들어오면서 인사했다.
어째서 유리코가..?
*
“여기 차 드세요.”
“소파는 좀 이따가 배달 올 거야. 지금은 식탁으로 참아줘.”
“아, 괜찮아요. 에밀리쨩 고마워. 잘 마실게.”
뭐라고 해야 할까...
공기가 무거워...
유리코도 에밀리도 메구미도 그리고 나도...
굉장히 불편한 느낌이야...
그야 유리코 입장에서 보면 전남편이 다른 여자 둘이랑 동거하고 있는 거니...
물론 전남편인 이상 그게 문제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기분의 문제는 어쩔 수 없다.
“음... 그래서 유리코 오늘은 어쩐 일로 찾아온 거야?”
“딱히 별다른 이유가 있던 건 아니고 반년 전에 병원에서 본 이후로 못 만났으니까 오랜만에 얼굴도 보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도 보러 온 건데... 거실 TV에 게임은 돌아가는데 소파도 카펫도 없는 거실이라니....”
“아, 카펫이랑 좀 이따 배달올 거야. 지금 택배 쪽이 바빠서 미뤄졌거든.”
“흐응... 게다가 에밀리 쨩이 있단 건 알고 있었지만, 메구미 씨도 있을 줄은 몰랐네요.”
“아, 응. 그저께부터 신세를 지고 있어. 그 사장이 추진하는 기획을 위해 남성 공포증이 낫기 위해서.”
“흐응...”
유리코 그런 눈으로 쳐다봐도 나도 몰랐고 놀랐다고...
아니 근데 11시인데 이 사람들 안 와?!
띵동~
“아, 왔나보다. 잠시만...”
바로 식탁에서 뛰쳐나와 현관문을 열자 수많은 상자와 남자들이 서 있었다.
“주문하신 침대, 탁자, 카펫, 소파, 옷장, 장식장, 책장, 화장대 왔습니다.”
“아, 네. 침대랑 옷장이랑 책장은 2층의 첫 번째 방이고 나머진 거실에 놔주시면 됩니다.”
“옙 그럼 침대 먼저 설치하겠습니다.”
남자들은 상자 몇 개를 들고 2층으로 올라갔다.
나는 일단 식탁으로 돌아갔다.
“메구미 남자들이 서너 명 왔으니까 영 안 되겠으면 에밀리 방에라도 들어가 있어. 그리고 유리코 기껏 와줬는데 미안하지만, 오늘은 정신이 없을 것 같다. 저 가구들 설치 끝나면 장식도 해야 하거든.”
“그럼 저도 도와드릴게요!”
“...응?”
“이렇게 넓은 집이니까 장식하는 것도 큰일이잖아요. 저도 도와드릴게요. 아, 그리고 저 주말까지 여기 있을 거예요.”
“What?!”
“어엄.... 두 사람은 어떻게 생각해?”
“나는... 뭐... 상관없어.”
“저도... 괜찮아요.”
“그럼 뭐... 그래. 방은 아직 남아 있으니까.”
이번 주말은 가시방석이려나...
세 사람과의 대화가 끝나자 위에서 아저씨들이 내려왔다.
“침대 어떻게 설치할까요?”
“아, 제가 올라갈게요. 메구미...는 이미 없구나. 뭐 적당히 설치하고 아니라고 하면 옮기면 되니까. 에밀리랑 유리코는 거실 좀 부탁해.”
““네.””
매트리스를 들고 올라가는 남성과 함께 계단을 오르자 남성이 말했다.
“저런 젊고 예쁜 아가씨들을 세 명이나 데리고 있다니 뭐하시는 사람입니까?”
“글쎄요... 뭐 딱히 문제 될만한 일은 없습니다.”
“그렇습니까. 뭐 파고들지 않겠습니다.”
괜히 파고들지 않으려 하는 게 편하네.
자, 이제 이것들을 어떻게 둘까...
*
“후우... 이거면 일단 2층 방은 끝이네요. 아마 거실도 끝났을 겁니다.”
“네. 그럼 내려가시죠.”
일단 방이 기본 구조는 갖춰졌으니 이따가 청소하고 메구미가 채워 넣기만 하면 끝이다.
근데 보내져 온 메구미 짐의 양이 적은 걸 봐선 당장은 좀 심심할 것 같다.
뭐 그건 계속 늘어나는 법이니까 상관없나.
내려가자.
“아, 2층도 끝나셨군요. 냉차를 만들었으니 부디 드셔주세요.”
“아, 감사합니다.”
1층에 내려가자 에밀리가 차를 권해왔다.
슬쩍 보니 아래층에 남아 있던 남성분은 이미 에밀리의 차에 매료되어 버린 모양이다.
“잘 마시겠습니다. 꿀꺽... 으음?! 맛있어..! 꿀꺽꿀꺽꿀꺽 크햐! 여태껏 이 일을 하면서 많은 냉차를 얻어먹었지만, 이 차가 최고네요!”
“오호호, 입에 맞으셔서 다행이네요.”
“어, 이런 벌써 이런 시간인가. 다음 집도 가야 하는데. 이봐 철수하자!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아, 부인 냉차 잘 마셨습니다. 이야, 우리 마누라도 이 정도 할 수 있으면 참 좋을 텐데 말입니다. 아하하하하!”
“““엣?!”””
마지막에 지뢰 하나 밟고는 남자는 유유히 떠나갔다.
아니 분위기 어쩔 건데...
“응? 다들 갔어?”
“메구미구나. 그래. 이제 나와도 돼.”
“그럼 얼른 장식 시작하자. 아니 근데... 장식장 아직 조립 안 했구나...”
“네 방의 책장도 아직이야. 이제 시작해야지. 너희는 쉬고 있어. 새로 들여온 안마의자 한번 시험해 보던가.”
*
어찌저찌 장식장과 책장을 설치하고 이제 어제 사 온 장식물들을 늘어놓고 있다.
그래봤자 그건 여성진이 하겠다고 해서 나는 좀 전에 여성들이 확인해 본 안마의자를 체험 중이다.
이 안마의자로 말하자면 조금 전 3명의 미인이 매혹적인 목소리가 새는 것을 참지 못했던 걸물로 지금 나도 전신의 근육이 환희를 지르고 있다.
그리고 이 상태로 여성진을 바라보자 아까 같은 거북함은 보이지 않는다.
“엣? 프로듀서 씨 여행 가세요?”
“응? 응. 월요일부터 오키나와로.”
“에밀리쨩이랑 단둘이?”
“으응... 그럼 유리코도 갈래?”
“에? 으음... 고민해볼게요.”
“어? 그... 그래.”
바로 거절할 거라 생각했는데.... 뭐 따라오지는 않겠지.
*
그 뒤에 메구미가 일하러 나갔다 온 걸 빼면 별일 없이 하루가 지났다.
메구미가 어제 입었던 동물무늬 잠옷은 유리코가 입게 되고 메구미는 본인의 잠옷을 입었다.
유리코도 잘 어울렸다.
지금 나는 안마의자에 앉아 게임 속에서 세 마리의 원숭이랑 술래잡기를 하고 있다.
여성진은 서로 모여서 뭔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오늘 알게 된 사실은 내가 엮이지 않으면 저 셋은 별다른 문제 없다는 점이다.
적어도 유리코가 돌아갈 때까진 가능한 엮이지 않도록 하는 게 좋으려나.
뭐 이 게임에 집중하면 괜찮겠지.
자꾸 원숭이의 귀신이 나와서 공격을 해대는 게 거슬리지만...
+3까지 다음날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 요즘 저 닌자 게임에 너무 빠져버렸어... 종강하고 계속 저거만 하고 있어...
......아무래도 또 이야기가 커진 것 같다.
이 대가리 없는 원숭이 너무 그지 같네.
명색에 보스란 놈이 똥을 싸서 던지냐.
이렇게 내가 TV를 차지하고 있으니 메구미는 방에서 VR 다이브로 논다고 들어갔다.
에밀리와 유리코는 내 옆에서 내가 게임하는 걸 보고 있다.
그러고 보니 오키나와 여행 계획 같은 거라도 생각해야 하나.
숙소는 잡아뒀지만 정작 가서 뭐할지는 생각을 안 했는데.
물론 최우선 과제는 미라이를 찾는 거지만 어떻게 찾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흐음 어떻게 한다....
[Thank you for 만들자~]
“지도자님 동생분 전화에요.”
“응? 그래. 여보세요.”
[안녕, 형. 오랜만이네. 잘 지내?]
“그래, 잘 지내고 있어. 너는 어때?”
[나야 뭐 잘 지내지. 뭐 안부 묻는 건 이 정도만 하고 형 이번에 미라이 누나 찾으러 오키나와로 갈 거지?]
이 녀석은 그걸 또 어떻게 아는... 설마...
“너 이 자식. 이제 곧 애도 생길 놈이 어딜 싸돌아다니고 있는 거야.”
[아니 그 거래처 사장이랑 잠시...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문제거든. 안나에게 다 말해버릴 거야.”
[하지마! 어쩔 수 없는 거 형도 알잖아!]
“농담이야. 나도 그런 건 잘 아니까. 조용히 있는 게 룰이지. 그래도 적당히 다녀라. 가격이 상냥하지는 않으니까.”
[걱정하지 마셔. 그보다 미라이 언니를 찾는 거 어떻게 할 생각이야?]
“뭐, 기본적으로 수소문이랑 그쪽의 뒷세계를 잡고 있는 사람이랑 접촉해볼 생각이야.”
[그래. 뭐 그게 보통이겠지. 실은 내가 그쪽에 정보통을 한 명 알고 있거든. 그 사람에게 미라이 누나를 찾아달라고 의뢰를 넣었어.]
“에? 정말로?”
[응. 미라이 누나에겐 아직 결혼하기 전에 신세를 졌으니까 한번 부탁 좀 했지. 연락처 보낼 테니까 확인해둬.]
“그래. 고맙다.”
[뭘 형이 나한테 해준 거에 비하면 별거 아니지. 그럼 이만 끊을게.]
“그래. 애 태어나면 연락해라.”
[응~]
이걸로 어느 정도는 운곽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역시 우수한 동생은 장단점이 많아.
*
명색에 보스라는 놈이 2대 1로 다굴치지 말란 말이다. 이 원숭이들아!!!!!!!!
젠장 미치겠네.
[Thank you for]
“프로듀서 씨 전화 왔어요.”
“응. 이건... 미시로 상무? 여보세요.”
[안녕하신가.]
“예. 그쪽은 잘 지내시나요, 미시로 상무님.”
[부사장이다. 괜한 겉치레는 그만두고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지. 765에서 과거의 인기 유닛이었던 작열소녀(버닝걸)의 부활을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되어서 말이네.]
“하아, 아무래도 아직도 내부에 쥐새끼가 섞여 있는 모양이네. 걸러냈다고 생각했는데.”
[크흠, 어쨌든 실은 우리도 비슷한 것을 계획하고 있던 참이었거든. 과거 우리 346 프로덕션 아이돌 부서에 매우 큰 족적을 남겼던 신데렐라 프로젝트 1기생과 프로젝트 크로네를 다시 일으켜 세우려고 계획 중이네. 그래서 말인데 함께 하지 않겠나?]
“우리 쪽에서 5명을 보내는데 당신네는 총합 22명을 내보낸다는 겁니까.”
[우리뿐만이 아니네. 876, 283, 315 등 지난 사건으로 타격을 입었던 프로덕션이 다같이 함께 해서 올스타전을 열 계획이네. 어떤가. 765도 동참하겠나?]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인 점, 계획의 완성도는 둘째치고, 당신은 아주 큰 착각을 하고 있거나 혹은 잊고 있습니다.”
[음?]
“저는 이미 은퇴한 몸. 765 프로덕션의 주주인 것은 사실이지만, 더 이상 프로듀서가 아닙니다. 총회에 참석할 수는 있어도 그들이 추진하는 프로젝트 하나하나 관심을 두지도 않고 있고, 무엇보다 그러한 이야기를 상담한다면 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프로듀서 혹은 사장 등에게 말을 거는 것이 맞을 겁니다.”
[흐음. 그럼 자네는 더 이상 765 프로덕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건가?]
“그렇습니다. 저는 이제 그냥 조용히 노후를 보내고 싶을 뿐입니다.”
[나보다 젊지 않나. 어쨌든 그것이 자네의 뜻이라면 알겠네. 이 이야기는 자네들의 사장에게 하도록 하지. 실례가 많았네.]
하아, 대체 왜 나한테....
*
그 외에는 별다른 일 없이 조용히 하루가 지났고 지금 시간은 다음날 03시를 지나고 있다.
이 게임 도저히 멈출 수가 없다.
자, 페이즈 구슬이 1개밖에 보이지 않는 페이크엔 더 이상 안 속는다고!
얼른 일어나라 이 유령 창잡이 여승!
어? 안 일어나네??
어? 진짜 끝난 거야???
뭐지, 분명 페이크라 생각했는데....
후우, 그래도 이제 좀 한숨 돌릴 수 있겠네.
그나저나 사장도 그렇고 미시로도 그렇고 너무 자연스럽게 나에게 프로덕션의 일에 대해 이야기 해 오네.
메구미를 맡은 건 괜찮아.
그녀의 일은 나도 계속 신경 쓰고 있던 거니까.
그렇지만 이미 은퇴까지 한 내가 자꾸 일에 관련되는 건 안 좋지 않을까.
난 이미 프로듀서가 아닌데 프로덕션의 일에 관련되는 건 회사의 성장에도 나쁜 영향을 줄 것 같은데.
뭐 당장 이 집에서 자고 있는 세 여성분들도 나를 프로듀서라 부르기는 하지만.
물론 이미 15년이나 그렇게 불려서 이젠 프로듀서라 불리는 게 당연하니까 별로 상관은 없다.
오히려 이제 와서 다르게 불리면 그게 더 진정되지 않을 것 같다.
어쨌든 어떻게 하면 더 이상 일과 관련되지 않으려나.
번호를 바꿀까.
아니 요즘 세상에 번호 바뀐다고 누가 연락을 못 하겠어.
흐음...
“지도자님? 무엇을 하고 계신 거죠?”
“겍...”
“지도자님. 이미 시간이 너무 늦었으니 설교는 자고 일어나서 할 테니 얼른 끄고 주무시러 들어가세요.”
“넵...”
+3까지 일요일날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 세키0 라스보스 거의 다 깼는데 갑자기 한 대 맞고 돌연사 해 버림..ㅠㅠㅠㅠㅠ 운전학원 다니기 전에 깨고 싶은데....
여성들과 늦은 점심을 먹던 중 오키나와 여행의 이야기가 나오고 가오리는 마침 자신이 휴가라며 자신도 여행에 동참하겠다고 한다.
응, 뭐지?
본능적으로 뭔가가 잘못된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지금 몇 시지?
10시 37분...?
와... 이런 시간에 일어난 거 처음 아닌가?
이상하다.
프로덕션에서 하루 2시간씩 자면서 일하던 때도 이런 적 없었는데...
근데... 아직 더 자고 싶어.
잘래.
“지도자님, 벌써 11시가 다 되어 갑니다. 얼른 일어나세요.”
“5시간만 더 잘게...”
“그러게 왜 4시까지 오락을 하시나요! 지도자님. 일어나주세요!”
이불을 빼앗겨 버렸다.
추워....
“프로듀서가 늦잠이라니 별일이네.”
“그러네요. 저랑 살 때도 7시쯤에는 늘 일어나셨는데.”
“젊었을 때는 하루 2시간만 자면서 일하고 그랬었는데... 이젠 안 되는구나...”
유리코와 메구미가 문 너머에서 나를 보고 있다.
나도 이런 시간에 일어난 건 평생 처음이다.
“지도자님이 하신 건 업무가 아니라 오락이시잖아요. 애초에 왜 4시가 되도록 오락을 하신 거죠?”
“그야... 계속 하고 싶었으니까...”
“지도자님. 지도자님이 오락을 시작하신 것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 아니었습니까? 저도 지도자님이 너무나 지루해하시고 또 여태껏 일하면서 고생하신 걸 알기 때문에 하루종일 오락에 몰두해도 가만히 있던 것입니다. 그런데 밤새서까지 오락을 하실 이유가 뭔가요. 그 시간에 주무시고 낮에 오락을 하는 것이 시간을 보내기에 더욱 올바르고 효율적인 방법 아닙니까? 6시간 주무시고 18시간 오락을 하시는 것보다 9시간 주무시고 15시간 게임을 하면 그 게임으로 더 오래 시간 보내기가 가능하지 않잖습니까.”
에밀리는 침대에 앉아있는 나에게 바닥에 정좌를 한 채 또박또박 말을 이어나갔다.
내가 정좌를 하고 설교를 듣는 것보다 이게 더 다그쳐지는 느낌이다.
기묘한 감각이야.
“딸에게 혼나는 아버지 같네요.”
“으음... 그보다는 착실한 젊은 메이드에게 혼나는 좀 대충 사는 나이 많은 주인이란 느낌이려나?”
“아! 확실히 그쪽이 더 와닿네요!”
“들리거든. 그거 이미지상으로 내가 못해도 50은 넘어 보이잖아.”
“지도자님. 지금은 저랑 이야기하는 중입니까 집중해 주세요.”
그 후 에밀리의 잔소리는 30분 넘게 이어졌다.
아키즈키의 2시간 연속 잔소리에 비하면 천국이다.
*
에밀리의 설교가 끝난 뒤 씻고 나오자 벌써 11시 반이 지나고 있었다.
“Oh?!”
“응? 에밀리쨩 왜 그래?”
“식재료가 다 떨어졌어요...”
“엣?”
“원래는 내일 아침까지 먹을 정도로 준비해뒀는데 갑자기 사람이 늘어서 부족해진 것 같아요.”
“반찬이 아무것도 없어?”
“그 매실 장아찌라면 남아 있어요. 그리고 간장이랑 와사비!”
“아따맘마도 아니고 그건 좀... 어쩔 수 없지. 지금부터 사러 가자. 차 키 가져올게.”
에밀리의 말에 유리코 메구미 나 순서로 반응하고는 빠르게 결론을 내렸다.
점심은 꽤 늦어지겠군.
띵동~
“응? 누구세요?”
“택배요~”
“아, 네! 잠시만요~!”
“기다려 에밀리.”
“지도자님?”
“오늘은 일요일이야. 택배가 올 리가 없어.”
“앗?! 그렇네요!”
“잠시만. 바로 경찰을... 응? 사장님이 메일을 보냈었네. 퀵으로 선물을 보냈다고? 그럼... 저게?”
“그럼 열까요?”
“내가 갈게.”
어느새 숨어버린 메구미를 포함해 여성진을 집안으로 보내고 한 손을 우산 옆에 둔 채 조심스레 현관문을 열었다.
겉보기엔 평범한 택배기사가 스티로폼 상자를 들고 서 있다.
“타카기 님께서 보내신 겁니다. 여기 도장 찍어 주세요.”
“네. 여기요.”
“넵. 감사합니다.”
그는 상자를 건네고 바로 떠나갔다.
세상 많이 좋아졌네.
상자를 들고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보아하니 식료품 같은데...
“뭘까요?”
“뜯어보면 알겠지.”
상자를 열자 그 안에 있던 건...
“가오리?”
“가오리?”
“가오리?”
“가오리?”
“뭐지? 심지어 아직 살아있는 거야. 여기 편지가 있군. 어디... 토코로 양을 맡아주기로 한 것에 대한 답례네. 사이좋게 나눠 먹게나. 라네. 아니 사장아. 기왕 줄 거면 참치나 전복 같은 메이저한 고급 해산물로 주라고... 가오리는 어떻게 손질해 먹는지도 모르는데....”
“아, 저 할 줄 알아요.”
“에? 진짜로? 에밀리쨩 대단하네!”
“에밀리는 못하는 요리가 없는 거야?!”
“아뇨, 그 정도는 아니에요. 아직도 요리 수행의 끝은 멀고도 멀었어요.”
“그건 끝이 없는 길이잖아. 뭐 어쨌든 점심 메뉴는 정해진 것 같네.”
받은 이상 맛있게 먹는 게 예의겠지.
손질하는데 시간이 걸릴 테니 느긋하게 기다리자.
*
통통통통통
부엌에서 들려오는 리드미컬한 소리를 들으며 적당히 TV를 보고 있다.
아무리 그래도 아까 게임 때문에 혼나놓고 또 게임을 할 용기는 없었다.
유리코는 내 옆에 메구미는 반대쪽에서 한 칸 떨어져 같이 보고 있다.
요즘 TV 방송은 옛날에 비해 많이 입지도 줄고 재미도 떨어졌다.
VR 다이브 하면 훨씬 더 재밌는 영상, 그 속에 들어갈 수가 있으니 TV 프로에 집중할 이유가 없지.
띵동~
“요즘 묘하게 저 벨 소리 자주 듣는 거 같네. 내가 나갈게. 누구세... 카오리 씨?”
“안녕하세요. 프로듀서 씨.”
*
에밀리가 만들어 준 가오리찜이 올라간 식탁에 카오리 씨까지 포함해 5명이 둘러앉았다.
“프로듀서 씨가 은퇴하시고 시간도 좀 흘렀으니 어떻게 지내시나 보러 왔더니 설마 메구미쨩이랑 유리코쨩도 있었을 줄이야.”
“저도 같은 이유로 찾아왔더니 메구미 씨가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응... 뭐 그렇게 되었네.”
“그런데 점심을 꽤 늦게 먹네요? 일부러 식사시간 피하려고 2시에 맞춰 온 건데.”
“사장님께서 좀 전에 보내주신 것이라서요. 살아있던 거라 손질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려버렸습니다.”
“헤에, 가오리 손질도 할 줄 아는구나. 맛도 좋고, 에밀리쨩은 대단하네.”
“아뇨, 별거 아니에요.”
언뜻 보기엔 별 문제 없이 화목해 보이시죠?
그렇지만 결코 가벼운 분위기는 아니랍니다.
당연하겠죠.
제 전 부인과 전 약혼자와 현 동거인이 저와 같이 식탁에 있습니다.
미치겠습니다.
“유리코쨩도 머무르고 있는 거야?”“네. 주말 동안.”
“그럼 저도 당분간 머물러도 되나요?”
“아, 그게 저는 내일부터 오키나와 여행을 가기로 했거든요.”
“네? 여행이요? 혼자서요?”
“아뇨, 에밀리와 같이.”
“헤에... 그러시군요...”
카오리 씨가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뭔가 싸한 느낌이....
“아, 그 여행 말인데요. 역시 저도 따라갈게요.”
“에? 진짜로?”
“네. 어차피 저도 할 일도 없고 프로듀서 씨랑 마지막으로 여행한 것도 꽤 옛날이고 해서.”
“으음. 유리코가 가는 것 정도는 괜찮겠지. 방은 큰 걸로 잡았으니까.”
“그럼 저도 갈게요.”
“카오리 씨?!”
“마침 저도 다음 주가 휴가거든요. 괜찮죠?”
“으음... 두 사람은 어때?”
“저는 좋아요. 사람이 많으면 떠들썩해서 즐거우니까요.”
“저도 뭐... 괜찮아요.”
“그럼 뭐 같이 가죠. 그럼 문제는 비행기네요. 밥 먹고 바로 구매할게요.”
그렇게 비행기 표를 핑계로 빠르게 밥을 먹어치우고 식탁에서 빠져나오는 데 성공했다.
숙소는 애초에 방 2개짜리 4인실이었으니 문제없고 비행기도 다행히 자리가 있었다.
*
유리코와 카오리 씨는 각자 짐을 싸기 위해 집으로 돌아갔고 오늘 밤은 셋만 있겠구나 싶었는데... 짐을 챙겨서 다시 우리 집으로 찾아오셨다.
그리고 거기서 새로운 문제가 생겼으니 바로 방이 부족하단 것이다.
이 집의 방은 5개지만 하나를 창고로 쓰고 있어 4개 밖에 없다.
내가 거실 소파에서 자겠다고 했지만 가볍게 묵살.
누군가 한 명이 나와 함께 자는 것으로 이야기가 정리되어 버렸다.
총 20판의 포커를 걸쳐 가장 점수가 높은 사람이 나랑 자게 되었다.
메구미는 당연히 기권...할 줄 알았지만, 당분간 못 만날 테니 그 동안 남자에 익숙해질 수 없을 것이라며 아예 충격 요법을 선택한다며 참전.
그 결과 나와 자게 된 것은....
1~25: 메구미
26~50: 유리코
51~75: 에밀리
76~100: 카오리
먼저 2표... 가능하려나? 일단 해볼게요.
@ 세키로 깼습니다!! 바로 2회차 돌입해서 배드엔딩 보려 합니다. 오키나와 가서 과연 미라이를 찾을 여유가 있을 것인가!
너무나도 압승이라 재경기의 여지도 없이 끝났다.
그렇게 밤이 되어 내 방에 에밀리가 찾아왔다.
“너랑 둘이니까 하는 말이지만, 너라서 다행이야.”
“네?”
“그... 유리코나 카오리 씨가 이겼으면 뭐라고 해야 할까. 많이 심란했을 것 같고 메구미는 걱정돼서 잠이 안 왔을 것 같으니까.”
“그런...가요..”
음? 뭔가 썩 표정이 밝지는 않다?
내가 뭐 잘못 말한 건가?
“그럼 난 바닥에서 잘 테니까...”
“안 돼요.”
“그렇겠지. 그렇게 말할 것 같았어.”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침대를 싱글이 아니라 더블 아니 아예 킹사이즈로 할 걸 그랬나.
아무리 에밀리의 몸이 가늘다곤 해도 둘이 자기엔 좀 좁은데...
뭐 최대한 딱 달라붙으면 되겠지.
+2까지 밤에 할 이야기를 적어주세요.
@ 미라이 구출보단 이벤트가 중요한 건가...! 뭐 미라이가 잘 살고 있을 수도 있는 거지.
@ 미라이를 구출하기위해 으슥한 장소에 홀로 잡입하여 펼쳐지는 심장이 두근두근 떨리는 생사직결의 이벤트라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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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는 쓰게 자조했다. 이제와서 내 몸을 보여주는 이유는 무엇인가. 과거를 말하더니 내가 예전으로 돌아간 줄 생각한 건가. 겉으로라도 돌아왔으니 괜찮다고 그를 위로해주려고라도 생각한 건가. 아니라면......
웃기는 소리. 이렇게나 더럽혀진 내가, 그의 곁에 서려 한다는 건가.
그렇다면 그는 어째서 나를 구해낸 걸까. 죽음을 각오하고, 그녀들과의 파탄마저 각오하고...
... 당연하다. 그는 '프로듀서'이니.
그것뿐이다. 그것뿐일진대...
그렇다면 왜 나는 그의 손을 잡아 이끌고 있는 걸까...
아아... 이젠 모르겠다. 아무래도 좋다.
내일 비행기도 1시 비행기니 아침에도 충분히 여유 있을 것 같고.
“지도자님.”
“응? 왜 그래, 에밀리... 엣?”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에밀리 쪽을 돌아보자 그녀는 군더더기 없는 자세로 도게자를 하고 있었다.
“배신한 거나 다름없던 저를 믿어주시고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3주 아니 이 반년 동안 계속 이 말을 하고 싶었어요.”
“읏... 그러지 말아줘. 나는 그런 걸 받을 자격이 없어.”
“그렇지 않아요. 지도자님이 없었으면 저는 지금도 그들에게 이용당하거나 아니면 버려졌을 거예요. 그런 저를 구해주셨잖아요.”
“아니야. 너를 구한 건 세리카지 내가 아니야. 나는 오히려 네 상황을 계속 악화시키기만 했어. 네 신호를 놓치고, 네 노력을 헛수고로 만들고, 네 가짜 시체를 보고 널 포기했어. 그런 나에게 감사 같은 건...”
“아니에요. 처음에 지도자님을 납치하려 한 저를 믿어주셨기 때문에, 추해진 제 모습에 눈을 돌리지 않고 주의 깊게 봐주셨기 때문에, 저를 걱정하고 구하려고 하셨기 때문에 저는 여기에 있는 거예요.”
“그렇지 않아.”
“그렇지 않지 않아요!”
후훗.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웃음이 나와 버렸다.
이런 거 만화에서나 있는 일인 줄 알았는데.
“정말이지. 그 완고한 성격만큼은 15년 동안 변하지 않네.”
“지도자님도 여전하세요. 바뀌었지만 바뀌지 않았어요.”
“무슨 말이야, 그게.”
“후후훗.”
다행히 금세 무거운 분위기는 사라지고 둘만의 추억담이 시작됐다.
15년 전 처음 만났을 때 사무소를 착각했다고 생각하고 전통 무용 학원을 소개한 것부터 데뷔 라이브 때 에밀리가 울다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내려온 것에 일부러 모질게 대한 것이나 발렌타인 때 고백이나 다름없는 형태로 초콜릿을 받은 것, 수영장이나 파티장에 간 것, 아이돌들이 감옥에 갇히거나 극장 전체가 무언가의 저주를 받아 호러 하우스가 되고 에밀리는 거울에 비친 모습이 따로 놀았던 것.... 이건 정말 뭐였던 걸까?
어쨌든 그렇게 추억을 이야기하다 보니 에밀리가 극장을 떠났을 때 이야기까지 오게 되었다.
당연히 추억담은 여기서 끝이 났고 미묘한 침묵이 돌았다.
“그러면 슬슬...”
“지도자님. 봐주셨으면 하는 게 있어요.”
“응? 갑자기 뭐..얏?!”
그녀는 갑자기 침대에서 일어나 내 앞에 서더니 자신이 입던 유카타를 풀어헤쳐 벗어버렸다.
어째선지 그녀는 속옷을 입지 않고 있어서 새하얀 속살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바로 눈을 돌리려고 했지만, 그녀의 몸에서 느껴진 위화감에 나도 모르게 응시하고 말았다.
“흉터랑 낙인... 깨끗하게 지워졌네.”
“네. 저도 아직 거울을 보면 어색할 정도로 깨끗해졌어요.”
“현대의 의학이란 건 대단하네. 원래라면 평생 지워지지 않는 자국일 텐데.”
금발 머리도 돌아오고 점차 살집도 붙기 시작했으며 상처는 사라져 완전히 옛날 에밀리의 모습이다.
그렇지만 이딴 건 겉보기에 그렇게 보일 뿐이다.
제아무리 현대 의학이라도 진정 평생 가는 상처를 지울 수는 없다.
그리고 그 상처엔 틀림없이 내 책임이 크다.
그녀의 상처는 하찮은 허영심에 미쳐 정신 나간 듯이 일만 하던 내가 막 성인이 된 그녀를 바쁘단 핑계로 제대로 붙잡고 있지 않고 놓쳐버렸기 때문에 그녀의 몸과 마음에 새겨진 내 죄의 증거다.
더 끔찍한 것은 이런 상처(증거)를 가진 아이가 에밀리만이 아니란 거겠지.
“햐읏?!”
“엣?!”
“지... 지도자님... 갑자기 그러한 곳을 만지시면...”
“에엣!? 미, 미안! 나도 모르게!”
나도 모르게 손이 에밀리의 낙인이 있던 곳에 닿아버렸다.
이건 진짜 실수지만, 너무나 큰 잘못을 저질러버렸다.
“진짜 미안해!”
“아뇨, 저도 멍때리고 있다보니... 자, 이제 그만 잠자리에 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 그래.”
서로 당황해서 얼른 옷 입고 불 끄고 침대에 누웠다.
다만 역시 좁다.
둘이 나란히 누우니 둘 다 한 쪽 어깨는 침대 밖으로 삐져나온다.
“저기, 에밀리. 역시 나는 그냥 바닥에서 자는 게...”
“지도자님. 그 안아주시지 않겠습니까?”
“에..?”
“아, 그 껴안고 자면 충분히 둘이서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아아... 그런 거구나. 알았어.”
에밀리가 먼저 나를 바라보며 옆으로 눕자 나도 에밀리를 바라보며 옆으로 눕고는 살며시 양팔다리로 그녀를 옭아매듯 껴안았다.
마치 다쿠마쿠라를 안고 자는 듯한 자세인 데다 에밀리의 몸이 길지만 얇고 부드러워 정말 딱 그런 느낌이었다.
그녀는 내 등 뒤로 한쪽 손을 돌리고 자신의 얼굴을 내 가슴에 묻었다.
나도 그녀의 뒤통수를 살며시 끌어당겨 가슴에 고정했다.
분명 같은 샴푸를 쓸 텐데도 그녀에게서 매우 좋은 향기가 났다.
왠지 오늘은 기분 좋게 잘 수 있을 것 같다.
*
아침에 일어났을 때 에밀리는 이미 품 안에 없었다.
방을 나서자 어제 무슨 짓을 했냐고 매섭게 추궁해오는 여성진에게 아무 일도 없이 잤다고 사실대로(?) 말하고 가볍게 빵으로 아침을 먹었다.
그 후 짐을 챙기고 메구미에게 여분의 열쇠와 없는 동안 밥값 등을 포함해 용돈을 쥐어주고 공항을 향했다.
카오리 씨의 첫 이코노미 탑승은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갔다.
다만 어제 함께 잔 것도 모자라 비행기 자리까지 내 옆은 에밀리가 차지하고 자신들은 한참 떨어진 곳에 앉게 된 것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그야 두 사람 자리는 바로 전날 예약한 거니까 별수 없잖아.
그 후 오키나와에 도착해서 바로 예약한 여관으로 향했다.
비록 도심이 있는 남쪽과는 좀 떨어진 북쪽에 있어도 넓고 한적해서 편히 쉬기엔 좋아 보였고 실제로 봐도 그럴 것 같다.
다만 내가 여기 온 목적은 단순히 휴양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셋까지 휘말리게 할 수는 없으니 일단은 휴식에 어울려주자.
+2까지 오키나와 첫날에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현재는 한 4시 정도입니다.
@ 미라이가 이미 카스가가 아니라 사쿠라 미라이가 되어서 잘먹고 잘살고 있다는 가능성도 있다고요? 물론 그걸 확인하기 위해 히트맨급 잠입이 필요할 수는 있지만.
P는 아무것도 모르고 미라이를 조사하러 간다.
내일이 가장 적절하긴 할 텐데 문제는 어떻게 여성진을 떨어뜨려 놓느냐인데.
에밀리 한 명이면 쉬웠을 것을 갑자기 셋으로 늘어나 버리니 어떻게 해야 할지...
그런데 아까부터 여성들이 뭔가 계속 속닥거리는 것 같은데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지?
“저기 프로듀서 씨?”
“응? 왜 그래 유리코?”
“그 심부름 좀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심부름? 그래, 얼마든지. 뭐가 필요해?”
“저, 그게....”
“생리대요.”
“....응? 카오리 씨 죄송해요. 뭐라고요?”
“생리대가 필요해요.”
“아아.... 세 명 중 아무도 안 가지고 온 거야?”
“네...”
“으응. 뭐 그건 중요하지. 급하게 필요한 거지? 금방 가서...”
“아뇨! 그 당장 필요한 건 아니고 그 없으면 좀 불안하다고 해야 하나. 아직 시기가 아닌데 갑자기 터지기도 하니까...”
“그래. 뭐 근처 슈퍼나 편의점에서 팔겠지.”
이 주변에 산밖에 없으니 차 끌고 좀 가긴 해야겠지만 30분도 안 걸리겠지.
그나저나 생리대를 사는 거야 둘째 쳐도 아무거나 막 사도 되는 건가?
“제가 생리대 외에도 필요한 물건을 적어두었습니다. 천천히 느긋하게 주변도 돌아보시다가 저녁 식사가 7시라고 하였으니 그때까지만 돌아오시면 됩니다. 아시겠습니까?”
“아, 응... 7시... 말이지. 알았어.”
에밀리에게 쪽지를 받아서 차로 향했다.
그냥 3명만 있게 해달라고 말을 하면 될 것을 굳이 생리대까지 꺼내 들지 않아도...
뭐 잘됐어.
나도 미라이에 대해 좀 조사를 해보자.
*
부탁받은 물건을 차에다 두고 마트를 중심으로 미라이를 수소문해보았다.
뭐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아직 시간에 여유가 있으니 한번 그 정보통을 찾아가 보자.
분명 그 사람이 있다는 장소가....
퍽
쯧, 쳐놓고 인사도 안.... 읏?!
소매치기를 당한 것은 아니다.
그 정도는 철저히 배웠기에 알아챌 수 있다.
방금 그 사람을 치고 지나가는 방식은 정반대.
소매넣기의 방식이다.
주머니 속에 손을 넣자 종이 몇 장이 쥐어졌다.
꺼내서 보자 내일 도쿄로 가는 비행기표 4장이었다.
이미 다 파악하고 있으니 더 이상 관여하지 말고 그냥 꺼지라는 건가.
근데 말이지 이렇게까지 해서 나한테 무언가를 숨기려 한다면 더더욱 돌아갈 수가 없단 말이야.
어서 그 정보통이란 사람에게 가자.
*
동생이 알려준대로 접선을 시도하자 진짜로 정보통과 접선하는데 성공했다.
이미 동생에게 이야기를 전부 들었다며 그가 말한 정보는
1~33: 미라이가 있을 가능성이 큰 대략적인 위치
34~66: 미라이의 정확한 위치
67~99: 미라이의 정확한 위치 + 경비들의 순찰 시간과 경로
100: 여기 데려왔습니다.
먼저 2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