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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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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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밀리마스 시점에서 15년 후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밀리P로 AS의 P와는 별개인물입니다.
그냥 아이돌들의 미래의 모습을 쓰고 싶을 뿐이지 딱히 아내와의 관계회복이 목적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미래시점의 일상물이에요.
AS 멤버들의 미래는 결정이 되어 있습니다.
밀리 멤버들의 경우 등장 앵커 혹은 이벤트로 출연하는데 주사위를 통해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판정하게 됩니다.
다들 제가 짠 디폴트 인생은 있지만 앵커에서 지정하셔도 됩니다.
대신 인생의 굴곡은 주사위로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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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경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번 화제는 상당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냈으며 총 사상자는 72명이며 그중 24명이 사망, 12명이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나머지 36명도 가볍지 않은 부상이라고 합니다.]
“사망자... 24명?! 이상해. 너무 적어.... 불길 속에 총격이 오간 병원에서 사망자가 겨우 24명이라니....”
“그렇네요. 잠깐... 에밀리?!!! 에밀리는?!!!”
“에밀리 쨩이라면 걱정하지 말아요. 가벼운 찰과상 정도로 끝났다고 해요.”
“그렇....군요..... 다행이다....”
정말로...
아니 어떻게 에밀리를 잊고 있을 수가 있었지?
에밀리를 볼 낯이 없어...
[네..? 바, 방금 들어온 소식입니다! 좀 전에 보내드린 화재사건의 사망자 중에 하코자키 세리카 씨가 포함되어 있다는 소식입니다! 자세한 것은 들어오는 대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뭐?”
세리카가.... 죽었다고...?
“그런 바보 같은?! 어째서 세리카가?!”
“세리카....쨩....”
세리카가... 죽었어....
어째서...?
화재에 휘말려서....
왜 화재가 났어...?
나를 빼돌리려고...
나 때문에 화재가 났어...
화재 때문에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죽었어 나 때문에 나 때문에 세리카가 나 때문에 죽었어 죽었어 세리카가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세리카가 죽었어
나 때문에..!!!
짜악!!!!
“정신차려!!!”
“미나세...님...?”
“세리카는 죽지 않았어. 기다려. 곧 올 거야.”
“그게 무슨...”
“이걸 보세요.”
카오리 씨가 한 영상을 보여주자 그곳엔 한 리무진이 막 도착한 모습이 보였다.
그 리무진에서 내린 것은...
“세리...카?”
“그래. 세리카는 죽지 않았어. 지금 이 건물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온 장면이야. 곧 만날 수 있겠지. 그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일단 이 차라도 마시고 진정해.”
“감사합...니다.”
미나세 님이 건네주신 차는 매우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조금이나마 마음을 진정시켜 주었다.
잠시 후 방안으로 세리카가 들어왔다.
“세리카... 이건 대체...”
“뭐, 안전을 위한 거죠. 프로듀서 씨와 저의 안전.”
“안전이라니... 세리카 네가 죽었다고 세상에 알려지면 일본은 뒤집어질 거야!”
단순히 일선에서 물러난 노인의 사망과는 경우가 다르다.
세리카는 하코자키 가문의 차기 당주로 거의 결정되어 있던 존재.
이미 상당한 자산과 지위를 가진 상태다.
게다가 765의 지분도 상당량 가지고 있다.
그런 장래 유망한 후계자가 죽었다고 알려진다면 하코자키의 입지가 흔들릴 것은 뻔한 것인데...
“확실히 위험하긴 하죠. 그렇지만 나중에 누군가에게 위협을 받아 죽은 거로 위장했다고 밝힐 거에요. 그리고 다시 당당히 제 자리를 되찾을 거고요.”
“하지만..!”
“프로듀서 씨. 저도 바보가 아니에요. 이미 여러모로 손을 써 뒀어요. 믿고 지켜봐 주세요.”
“알겠어...”
그리고 1주일이 지났다. 일본은...
1~33: 혼란의 구렁텅이. 답이 없다.
34~66: 어찌저찌 안정되고 있다.
67~99: 별다른 문제 없이 굴러간다.
100: 버블 이후 최고의 경제 호황이 찾아온다.
먼저 2표 갑니다.
일본은 대혼란에 빠졌다.
주식시장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폭등과 폭락을 반복하고 있고
물가도 고작 7일 사이에 40% 이상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하코자키 가문의 당주 자리를 두고 벌어지는 파벌 싸움이 극심해지고
하코자키 자회사에선 라인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라이벌 회사들은 이 틈을 타 어떻게든 뭘 얻어보겠다고 다양한 행동을 취하고 있으며
이렇게 갑작스러운 사건과 사회의 변화에 시민들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늘 그렇듯 정부 역시 어떻게든 단물을 빨아보겠다고 웃기지도 않는 정책만 내놓고 사실상 나몰라라 하고 있어 그야말로 답이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765도 그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세리카가 가지고 있던 막대한 양의 지분.
당연히 그녀의 아버지에게 상속되는 것이 정상이지만, 지분의 상속이란 것은 굉장히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리고 765의 지분을 세리카가 가지고 있는 건 어디까지나 그녀가 원했기 때문이다.
세리카의 말에 따르면 하코자키엔 765를 좋게 보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고 한다.
만약 그 지분이 그냥 시장에 내놔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리고 여태까지 765의 보호자 역할을 해주던 그녀가 사라진 것으로 765에 대한 공격도 더욱 노골적이게 변했다.
이런 혼란 속에서 내 상황은....
+3까지 현재 프로듀서의 상황을 적어주세요
하코자키의 765 지분은 세리카의 아버지가 잘 묶어두었다. 그에게도 또한 진실이 전해졌고, 거짓 죽음마저 불사한 딸아이의 각오에 따라 도와주고 있다. 다만 그에게 있어서 프로듀서는 역시 탐탁지 않았다. 그는 유능하고,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지만, 그만큼 결여되어 있어 세리카와 그녀의 동료들 주변에 놔두면 어떤 일이 터질지... 아니, 이미 터졌다. 그렇기에 더더욱, 사태가 일단락되면 더 이상 그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인간관계와, 연정의 향방에 대해서 말이다.
미나세 님이나 하기와라 씨, 카오리 씨까지 열심히 도와주고 있는 덕분에 아직까진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아이돌들이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돌들의 활동을 줄이면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위기라는 것을 만천하에 알리는 꼴이다.
어쩔 수 없이 아이돌들에겐 계속해서 활동을 해달라고 했다.
그렇지만 세리카의 죽음을 알리지는 않았다.
괜히 그들에게까지 짐을 지게 하고 싶지 않았기도 하고 세리카의 죽음에 진실성을 더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다만 그들 역시 매스컴에 늘 노출 되어 있는 사람들.
기자들의 배려를 모르는 공세와 파파라치, 인터넷에 떠도는 저질스러운 망상들, 그리고 그녀들 주변에 있는 인물들까지...
그녀들이 언제까지 잘 버텨줄 수 있을지....
한편 주식의 경우 세리카네 아버지께서 잘 묶어주고 있다.
당연하지만 그 역시 세리카의 죽음의 진실을 알고 있다.
그가 무슨 의도로 이 짓을 용인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잘 지켜주고 있다.
세리카의 장례 역시 가족들끼리 조촐하게 하겠다는 것을 변명으로 사실상 넘어갔다.
한편 카오리 씨의 이야기인데 일단 결혼준비를 하고는 있다.
뭐 정확히 말하면 이제야 사귀기 시작했다는 느낌이지만,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영 여의치 않다.
765 주변에 수상한 인물들이 배회한다는 보고를 받아서 그 이후론 사무소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삼가고 있어 1주일 동안 데이트는커녕 사무소 내에서 일 때문에 보는 것조차 별로 없다.
나를 포함해 사무소 전체가 격무에 시달리다 보니 도저히 사랑 같은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아니 생각해보면 유리코 때도 이런 비슷한 느낌이었으니 의외로 이게 정상인 걸까?
어쨌든 오늘은 토요일이지만 거의 모든 직원이 출근한 상태다.
참고로 휴대폰을 포함해 물건들은 모두 세리카에게 돌려받았다.
휴대폰 데이터도 모조리 복원했으니 별 문제는 없다.
세리카는 못마땅한 모양이지만.
+3까지 오늘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납치니 감금이니 거짓 죽음이니 해서 정신이 없었더니 순식간이네....
음...
의식하니까 괜히 또 신경쓰이네.
조금 염치 없긴 하지만 메일이나 하나 보내볼까....
+2까지 유리코에게 보낼 안부 문자 내용을 적고 굴려주세요. 두 수의 합이 짝이면 답장이 오고 홀이면 안 옵니다
요즘 다사다난하여 연락하지 못했다. 불편함 없이 잘 지내고 있나?
[Title: 오랜만이네.]
[갑자기 연락해서 미안. 아니 너무 늦게 연락해서 미안하다고 하는 게 맞으려나? 자주 연락할 생각이었는데 요즘 다사다난해서 연락을 못 했어. 잘 지내? 불편한 건 없어? 이제 남편은 아니지만,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말해. 최대한 도와줄 테니까. 아, 그리고 오래간만에 한 번 만날 수 있을까? 같이 밥이라도 먹자. 결혼했을 땐 이런 소리 안 했는데 이제서야 이러는 나도 참... 어쨌든 너만 괜찮다면 어떻게든 시간을 내 볼 테니까 마음이 있다면 시간을 알려줘. 그럼 이만.]
전송....
하아....
이게 뭐라고 이렇게 긴장이 되냐...
이거 완전히 미련 남아선 전부인에게 집적대는 전남편 아니야?
모르겠다.
이미 보내버렸으니 지금 후회해봐야 의미도 없고...
그리고 역시라고 해야 하나.
이렇게 거리감이 있는 게 조금 편하게 느껴진다.
너무 쓰레기 같잖아?!
일이나 하자.
*
일을 마치고 이미 밤 10시가 넘어가는 시간.
사무소 지하의 내 방에서 가볍게 한잔 하면서 쉬고 있다.
그렇지만...
“뭐라고 할까... 이러고 있는 것도 꽤 신선한 느낌이네요. 프로듀서 씨.”
“그러...네요.”
어째서인지 카오리 씨가 함께 있다.
물론 예전에도 둘이서 마신 적은 자주 있지만, 방에서 단둘이 그것도 나란히 앉아 마시는 건 처음....일 것이다.
“내일은 일요일지만... 프로듀서 씨는 바쁘시겠죠?”
“네, 이제 정말 한순간도 쉴 틈이 없네요.”
그래놓고 이혼한 아내에게 만나자고 메일이나 보내고, 심지어 답장도 오지 않았다.
이건 이미... 그런 거겠지.
“그러니까 지금 이렇게 둘이서 있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즐기고 싶네요.”
“네, 사실상 한 달 가까이 지났는데 제대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고.”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많은 일이 있었어요. 보름이 넘게 얼굴 한번 못 보고.”
“복귀했을 때 다들 엄청난 얼굴을 하고 있었죠. 특히 리오의 경우 그 날은 계속 저를 따라다니고...”
“정말...”
뾰로통한 목소리를 내고는 엉덩이를 들어서 내 옆에 딱 붙어 앉으셨다.
그리고 왼팔로 내 오른팔을 감싸고는 어깨에 머리를 기대셨다.
순간 카오리 씨의 향기가 코를 덮쳤다.
유리코와는 다른 농후하고 매혹적인 향기에 정신이 어질해졌다.
“미래의 부인과 데이트하는데 다른 여성의 이야기를 꺼내다니 매너 위반이라고요?”
“아, 죄송합니다... 데이트?”
“네, 데이트.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의 방에서 단둘이... 이게 데이트가 아니면 대체 뭐란 거죠?”
“확실히...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네요...”
미래의 부인
사랑하는 사람
그 말에 이제야 다양한 사건 때문에 날아갔던 실감이 돌아왔다.
그래.
이제는 이 사람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 미래의 내 아내.
“15년이나 함께 걸어왔는데 데이트라고 하니까 또 느낌이 다르네요. 아니 데이트 자체는 몇 번인가 있었지만, 이런 진짜 데이트는 처음이라 그런가...”
“그리고 꽤 오랜만이기도 하죠. 10년 전부터는 정말 정신없이 달려왔으니까.”
때때로 술잔을 기울이며 조용히 담소를 이어나갔다.
자그마한 방에 단둘이 조촐히 마시는 것도 가끔은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젊어진 기분도 나고.
그렇게 분위기가 무르익자 카오리 씨가 나를 불렀다.
옆을 돌아보자 카오리 씨의 얼굴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벌써?! 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내 얼굴은 그녀의 얼굴을 향해 움직이려고...
“첫 데이트부터 키스라니, 엄청 빠르게 나가시네요?”
“우왓?!”
“꺄악?!”
“이제 38이나 되어서 성급하신 건 알지만, 너무 빠른 거 아닌가요?”
어느새 세리카가 난입하여 내 왼쪽에 자리 잡았다.
농후한 카오리 씨의 향기와는 다른 은은하지만 상큼한 향기가 느껴졌다.
“어머 세리카 쨩. 글쎄? 나는 그다지 빠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진도를 나간다는 건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깊어진다는 거잖아? 그렇지만 이미 15년이나 함께 해온 사이인걸. 키스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하긴 그렇네요. 저도 프로듀서 씨랑은 잔뜩 키스했고.”
“으윽... 그, 그래. 미안하지만 세리카쨩. 오늘은 이만 돌아가줄래? 이제부터 우리는 미래의 부부가 될 관계로서 키스의 너머로 나아가야 하거든?”
“돌아갈 곳이 어딨다는 거죠? 저는 이미 죽은 사람인데요?”
“그러네. 이미 죽은 귀신이 현세를 떠돌면 안 되지. 얼른 가야 할 곳으로 가렴.”
“귀신이 성불하려면 한을 풀어야 하잖아요? 그리고 한을 풀기 위해 귀신은 언제나 자신의 한을 풀어줄 상대에게 씌여서 홀리는 법이죠. 그쵸, 프로듀서 씨?”
“에... 아니 그건 맞지만... 넌 정말로 죽은 것도 아니고...”
“하지만 죽은 걸로 되어버려서 비밀 유지를 위해 집에 갈 수도 없어요. 그러니까 당분간 이곳에서 살거에요!”
“하아? 세리카쨩.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안 되지. 이미 프로듀서 씨에게 잔뜩 민폐를 끼쳤으면서 이제는 집에까지 쳐들어온다니 너무 염치없지 않을까?”
“프로듀서 씨는 민폐라고 생각하지 않을걸요, 그쵸?”
“뭐, 민폐는 아니지만...”
“정말, 너무 오냐오냐해선 안 돼요! 그리고 남편의 방에 다른 여자가 사는 걸 용납할 사람이 어디 있을 것 같나요!”
“헤~ 카오리 언니 자신 없구나~. 남편을 그렇게 못 믿어?”
“그... 그건!”
읏?!
세리카... 향수 때문에 몰랐는데 술냄새가 심하잖아?!
어쩐지 분위기가 이상하더라니...
카오리 씨도 술기운 때문에 과격해지셨고....
어쩌지?
1~33: 난죽택. 술을 모조리 들이키고 기절.
34~66: 결국 밤새 두 여성이 술기운에 쓰러질 때까지 가시방석
67~99: 어찌저찌 진정시켜서 카오리는 집에 세리카는 다른 방으로 보냄
100: 몰라. 어차피 안 나와.
먼저 2번입니다.
@ 그야 앵커가 어렵긴 하죠. 제가 못하겠어서 앵커로 넘긴거니까... 작가의 부족한 역량을 독자가 메운다. 그게 창댓의 묘미죠.
@@ 처음엔 성인, 그것도 꽤 나이가 많아진 걸 통해 끈적질척하게 하고 싶었지만 무리데시테.... 솔직히 이거 일단 주인공이 40살이란 거 자체가 느껴지지 않아....
“자자. 이제 둘 다 그만해.”
“하지만!”
“프로듀서 씨!”
“하지만도 뭣도 없어. 곧 자정이야. 난 내일도 일찍부터 근무야. 거기 밖에 어차피 양쪽 다 보디가드 숨어있죠? 나와서 아가씨들 모셔가요.”
그 말을 하자 문 너머에서 검은 썬글라스들이 쭈뼛쭈뼛 나와서 두 아가씨에게 다가갔다.
두 사람은 저항했지만 결국 그들의 손에 의해 방을 나갔다.
나는 세리카에게 쓸 방을 골라주고 카오리 씨를 배웅하러 나왔다.
“정말이지... 프로듀서 씨는 너무 물러터졌어요!”
“아하하, 미안해요. 대신이라긴 뭐하지만... 쪽. 나중에 일이 진정되면 제대로 데이트해요.”
볼에 가볍게 키스를 하고 그녀를 차에 태워 보냈다.
이젠 세리카 차례네.
*
세리카 방에 가자 어느새 침대를 포함해 나름의 사람 살 준비가 되어 있었다.
보디가드 유능해....
침대에는 이미 자려는 건지 세리카가 누워 있었다.
“프로듀서 씨.... 오늘은 그게... 저기....”
“괜찮아. 앞으로 조심하면 돼. 잘 자. 쪽.”
이마에 가볍게 키스를 하고 방을 나섰다.
*
내 방에 돌아와 식탁을 치우고 나도 잠자리에 들었다.
이런 임시방편이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3까지 내일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일요일이지만 어차피 일하고 밖에 나가진 못해요. 대신 누가 오긴 수월하겠죠?
그런데... 유리코? 지금 그의 눈앞에 서있는 그녀의 모습은 그가 지금까지 익히 봐 왔던 그녀가 아니었다. 화장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외출할 때는 반드시 화장을 하고 왔던 그녀가 민낯으로 이곳까지 왔다. 관리를 위해 술도 잘 마시지 않던 그녀의 전신과 입에서는 독한 술 냄새가 난다. 위스키나 양주를 병 단위로 마신 듯하다. 심지어 술 냄새에 섞인 역한 냄새들... 지난밤에 토했나 보다. 눈 밑에는 다크서클과 눈물자국이 짙게 눌러붙어 있었고 없는 정신 차리려고 찬물을 안면에 때려박았는지 머리가 젖은 채 얼굴에 퍼져 있었다. 후드티에 가려진 그녀의 옷은 잠옷 그대로였고, 풀려있는 눈과 거동으로 볼 때 아직도 비몽사몽인 상태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녀는 인생 만사 실의에 빠진 폐인이었다. 그 모습은 폭력과 괴롭힘에 노출된 여린 아이 같기도 했고, 비참하게 끝난 사랑에 아파 몸부림치는 소녀 같기도 했고, 소중한 사람이 없어진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마지막 모습을 보러 가지 않는 가족 같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본 그는, 정말 지독히도 자신을 저주했다. 자신 때문이다. 자신 때문에 그녀가 이렇게 되었다. 그녀를 위해 떨어진 주제에, 또 그녀를 지키지 못했다. 그녀를 상처 입혔다.
유리코를 상처 입혔다. 유리코를 상처 입혔다. 유리코를 상처 입혔다. 유리코를 상처 입혔다. 유리코를 상처 입혔다. 유리코를 상처 입혔다. 유리코를 상처 입혔다. 유리코를 상처 입혔다. 유리코를 상처 입혔다. 유리코를 상처 입혔다. 유리코를 상처 입혔다. 유리코를 상처 입혔다. 유리코를 상처 입혔다. 유리코를 상처 입혔다. 유리코를 상처 입혔다.
그리고 또 하나, 희미하게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그렇다면 나는 그녀의 곁에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추한 ‘자기만족’이었다. 그녀가 자신이 사라진 것으로 이렇게 아파한다면, 그래도 그녀에게서 사라지지는 않아야 하지 않을까. 그 생각이 뇌리를 스치자마자 그는 그딴 걸 생각해낸 머리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퍽. 둔중한 소리와 함께 시야가 흔들렸다. 절대 그가 보여주지 않을 답지 않은 행동, 아무래도 그도 상당히 망가진 듯하다.
머리를 휘저어 여러 가지를 털어낸 후, 그는 이성을 짜내어 그녀를 불러들였다.
조용한 거실에는 그들을 대변하듯 차가운 공기가 내려앉아 있었다. 세리카가 잠든 것이 천만다행이다.
유리코는 그의 품에 안겨 들어온 때부터 계속 말이 되지 못하는 말을 중얼거렸다. 이렇게 껴안아보니 알 수 있었다. 몸마저 살이 빠져 가늘어졌다. 소파에 앉히자 충격으로 후드티에서 약들이 떨어졌다. 안정제, 수면제, 식사대용 알약, 구토 억제제...
말도 안 된다. 자신은 대체 무엇을 저지른 것인가... 그녀에게 뭐라도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할 말이 없었다. 결국 그녀의 말을 들어주고, 안아주는 것만이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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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
“사라지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에요. 당신이 돌아와 주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정말 확실히 알게 되었어요. 저는 프로듀서 씨가 없으면 안 돼요.”
“물론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거에요. 세리카도, 카오리 씨도, 츠무기 씨도, 리오 씨도...”
“그러니까...”
“----------”
마지막 말은 들리지 않았다. 심해에 가라앉아가는 그의 의식 속에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부드럽고 따스한, 한없이 상냥한 그녀의 입술의 감촉이었다.
눈을 떠보니, 그는 소파에서 잠자고 있었다. 아침 햇살이 거실을 비춘다.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그녀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저 소중히 덮여진 담요와 그에게 남아있는 술 냄새, 그리고 그 사이에 희미하게 남은 그녀의 향기가 그를 감싸고 있었다. 조금 데워진 거실이 포근함을 더해주고 있었다. 또 하루가 시작되었다.
부디, 오늘은 그녀들을 상처 입히지 말기를.
+ 앗... 앵커 쓰는 사이에 유리코가 벌써 올라왔네요. 입구컷이라니...
어쩔 수 없네요. 리오로 바꿀게요.
@ 이번에는 안나가 다시 상냥해지기를... 아무리 그래도 상황이 상황이니...
물론 그녀들을 방치한 것이라면 지금까지와 똑같으니 다시 욕먹고 싸다구 맞아도 할 말은 없지만...
부재중 전화로 넘겨도 계속 연락이 와서 대체 누구길래 이렇게 끈질긴가 싶어서 전화를 받았더니...
....미라이? 너 5년전에 행방불명됐던 미라이 맞지?!
만취한 것 같은 사람이지만 내가 만나야 할 사람이라고 했다.
누구인 거지?
의문을 품으며 사무소의 로비로 가자 그곳에는...
“유리....코?”
유리코였다.
아니 아마 유리코일 터이다.
그렇지만 저건 정말로 유리코인 건가?
그녀가 아무리 덥다지만 이 새벽에 후드티 한 장만 걸치고 이곳을 찾아올 사람인가?
조금 더 다가가자 위화감은 커졌다.
의자에 앉아 있는데도 마치 균형을 못 잡는 것처럼 몸을 휘청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그녀를 잘못 볼 리도 없다.
“그녀는 제가 데리고 가겠습니다. 야심한 밤에 번거롭게 해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불러주십쇼.”
“실례하겠습니다. 가자, 유리코.”
유리코를 데려가기 위해 부축하려고 접근한 순간 아까 먹은 술과 안주로 모조리 튀어나올 뻔했다.
“대체 얼마나 아니 뭘 마신 거야?!”
그녀는 술을 잘 마시지는 못해도 나름 즐기는 편이다.
그렇지만 관리를 위해 가능한 한 삼가고 있었는데....
입 근처에 남은 자국을 보면 입구가 큰 술을 병째로... 그러고 보니 집에 있는 찬장에 기념식이나 파티 등에서 받아서 보관해둔 양주나 위스키 등이 잔뜩 있었지.
“일단 가자.”
“%@$”
“뭐라는 거야... 으읍?!”
그녀를 부축해 얼굴이 가까워진 상태에서 그녀가 말을 하자 다시 한번 강한 구토감이 느껴졌다.
그녀의 존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표현하자면 술에 먹힌 사람이 뱃속에서 날뛰는 알코올을 억누르지 못한 냄새가 났다.
가까이서 보니 머리카락이나 후드티 속에 입은 옷에 자국이 남아있다.
이제 보니까 안에 입은 옷은 그녀의 여름 잠옷이었다.
그 잠옷이 얇은 블라우스와 숏팬츠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에 그녀가 후드티 한 장으로 밤길을 거닐지는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이런 모습으로 이곳까지 왔다는 것에 마음이 아팠다.
“조심... 조심해 유리.. 와앗?!!”
“아우...”
“하아, 다행이다... 휘청거리더니 다리가 완전히 풀렸네.”
엘리베이터를 쓰면 그 소리에 세리카가 깰 위험이 있어서 계단으로 가던 중 유리코가 넘어지려 한 것을 겨우 잡아냈다.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을 것 같으니 업어서 옮기기로 했다.
무서울 정도로 가볍다.
유리코가 숨을 쉴 때마다 옆에서 느껴지는 구토감을 참으며 겨우겨우 방에 소파에 앉혔다.
불을 켜고 밝은 곳에서 보자 그녀의 모습은 정말 처참했다.
어렸을 때는 그렇다쳐도 아이돌로 인기가 생기고 화장에 익숙해진 뒤론 늘 화장하는 것을 빼먹지 않던 그녀가 민낯... 그것도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든 몰골이었다.
나를 보는 눈에는 초점이 없고 머리카락은 젖어서 얼굴에 퍼져 달라붙어 있다.
눈 밑에는 얼마나 잠을 못 잔 건지 심한 다크서클과 빨간 눈물자국이 마치 핏자국처럼 진하게 남아있었다.
나는 이런 모습을 알고 있다.
인생에서 아무런 가치도 느끼지 못하고 찾아내지 못하고 지켜내지도 못한 인간의 모습이다.
과거의 내 모습이다.
나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만든 거다.
그녀의 곁에 있으면 그녀를 상처입힌다.
그게 싫어서 떠나갔다.
그런데도 또다시 상처입혔다.
이래선 대체 무슨 의미가 있다는 거야.
그럼 결국 나는 유리코의 곁에서 떨어지면 안 되는 걸까?
내가 없으면 상처 입으니까 내가 있어야...
퍼억!
“개소리 지껄이고 있네...”
나 자신에게 한 소리다.
나 자신에게 휘두른 주먹이다.
곁에 있으면 상처 입힌다고 했으면서 곁에 있겠다니.
곁에 있으면 언제까지고 계속 상처입힌다.
그렇지만 떠나면 언제가 상처는 아문다.
그럼 뻔한 거 아닌가?
그제서야 눈치챘는데 그녀의 주변에 상당수의 약병이 떨어져 있다.
주워서 보자 안정제, 수면제, 식사용 알약, 구토 억제제 등등...
나도 모르게 통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어느새 그녀를 끌어안고 있었다.
더 이상 술이나 그 이상의 냄새는 문제가 아니었다.
껴안아 보니까 확실히 느껴진 것은 그녀의 몸이 상당히 가늘어졌다는 것이다.
살짝 힘을 주면 부러질 것 같다.
에밀리를 봤을 때의 그 느낌과 비슷할 정도다.
잘 들어보니 그녀는 계속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말로 성립하지 않으며 제대로 들리지도 않는다.
그러나 나는 이것을 들어야 한다.
계속.
그녀가 정신을 차리거나, 잃을 때까지.
*
1시간 정도 지났을까.
그녀의 말이 점점 형태를 띠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졸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더니 조금씩 정신이 돌아오는 모양이다.
덕분에 내 티셔츠는 그녀의 타액으로 끈적끈적해졌지만, 문제없다.
다만 이제는 내가 슬슬 힘들다.
점점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프로듀서 씨...”
“유리코?”
“사라지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에요. 당신이 돌아와 줘서 정말로 다행이에요.”
“그럼. 내가 갈 곳이 어디 있다고. 사라지지 않을 거야.”
“네, 이번 일로 정말 뼈저리게 알게 됐어요. 전 역시 프로듀서 씨가 없으면 안 돼요.”
“유리코... 그건...”
“분명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죠. 세리카 쨩도, 츠무기 씨도, 카오리 씨도, 리오 씨도. 그리고 아마 더 많은 사람들도....”
“으음...”
“그러니까...”
그 뒤 유리코는 뭐라고 말한 걸까.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흩어져가는 의식 속에서 내 입술에 아주 부드럽고 따뜻하고 상냥한 감촉이 조용히 덧씌워졌다.
*
그 뒤 알람 소리에 정신이 들자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만 내 위에 덮인 담요와 몸에서 나는 술 냄새, 입술에 남은 좀 말하기 미안한 역겨운 냄새, 그리고 희미하게나마 남아있는 유리코의 향기가 어젯밤의 일이 진실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하 2층의 창문 하나 없는 방이라 여름임에도 추울 텐데 묘하게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그럼 얼른 씻고 일할 준비 하자.
환풍기도 틀어서 술 냄새 좀 빼고.
*
오전 10시가 되어가는 시간.
리오가 갑작스러운 손님의 방문을 알렸다.
이런 것도 오랜만이네.
방문객은...
“형, 우리 왔어.”
“왔어...요.”
“아, 응. 한 달 만인가?”
“그 정도? 주말이라 겨우 시간이 나서 와봤어. 지금 일본 전체가 정신이 없으니까 나도 정신이 없더라.”
“그렇겠지.”
“세리카쨩....”
“으음...”
+3까지 이 셋이 할 이야기를 적어주세요.
@ 일단 지금 프로듀서의 거주지는 사무소 지하 2층의 원룸입니다. 애초에 주거용 공간도 아니라 창문도 없고 부엌이나 화장실 같은 것도 없는 정말 그냥 방이에요.
체크는 70이상 성별은 홀수 여자 짝수 남자입니다.
“으음...”
여기서 굳이 사실대로 말해서 걱정을 끼칠 필요는 없겠지.
지금의 안나에게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 것은 좋지 않아.
“그야 지금은 좀 힘들긴 하지. 세리카의 공석은 작지 않으니까. 프로덕션은 물론 세리카의 입김이 닿던 모든 회사가 큰일이지. 특히 아이돌들이 매스컴을 상대하는 것은 꽤 피곤해 보여. 그렇지만 괜찮아. 세리카의 아버지는 아직 정정한 현역이시고 이런 건 높으신 사람이 죽었을 때 종종 일어나던 일이잖아? 사회는 금방 다시 균형을 잡고 굴러가게 될 거야. 아이돌들의 일은 여전히 잘 들어오고 있고, 지분도 흩어지지 않았어. 금방 원래대로 돌아갈...”
“거짓말.”
“에?”
“또... 거짓말...”
“아니아니 거짓말이 아니야.”
“안나도... 어느 정도 사정... 알고 있어. 이 프로덕션.... 노려지고 있는 것...도 알고 있어.”
읏...!
하긴 에밀리에게까지 마수가 뻗쳤단 걸 알면 이미 프로덕션을 그만둔 아이들에게도 당연히 연락해서 주의하라고 전했겠지.
“이 프로덕션... AS의 프로듀서 씨나.... 프로듀서 씨가.... 일선에서 물러나... 5년.... 아직 새 톱 아이돌.... 없어. 전성기에 비해.... 많이 쇄약해.... 틀려?”
“그...건....”
“그럼에도... 이 프로덕션이 신뢰받는 건.... 프로듀서 씨나 선배, 동료들의 신용... 그리고 미나세와 하코자키의 미래와.... 연결되어 있으니까... 그런데 하코자키와의 인연..... 약해졌어....”
“윽...”
안나도 한때 톱 아이돌.
업계가 굴러가는 모습 정도는 볼 수 있다는 건가.
아니면... 동생놈의 안목인가.
“그런 상황에... 공격까지 받고 있어... 종결 장비 아이템... 파괴 되었는데... PVP 으응... 레이드 당하고 있어... 이길 수 있어?”
“이길 거야.”
“프로듀서 씨... 왜 안나에게 치는 거짓말... 점점 늘어나?”
“그건....”
“안나를.... 못 믿겠어? 아니면, 안나가 싫어?”
“절대 아니야!”
“그럼 왜.... 안나에게 거짓말만 해?”
“그야 걱정 끼치기 싫으니까...”
“걱정.... 프로듀서 씨나... 그 주변 사람이, 아무 말도 없이 괴로워하는 걸 보는 쪽이 훨씬 더 걱정이야!”
“자자, 안나. 그 정도로 해둬. 형의 마음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잖아.”
안나의 걱정과 격정이 과열되려 하자 동생이 안나를 막아주었다.
정말이지... 사람 좋은 녀석이라니까...
“나라도 우리 회사에 무슨 일이 있을 때 안나에게 솔직하게 말할 자신 없어. 안나도 무슨 일이 생기면 우선 자기 혼자 끌어안는 경우 많이 있었잖아?”
“응...”
“결국, 우리 셋 다 비슷한 거지. 그만 기분 풀어. 우리 애한테도 안 좋고.”
“그렇네. 이 아이에게... 꼴사나운 모습... 보일 수는 없지....”
“형. 마음은 알지만, 그래도 적당히... 알지?”
“아, 응...”
동생은 분명 나를 감싸주고 있지만, 썩 호의적인 시선은 아니다.
저 녀석이라면 비록 세리카의 진실을 몰라도, 분명 나로는 알 수 없을 먼 미래까지 나보다 더 정확하게 보고 있겠지.
분명 이대로는 안 된다는 거겠지.
“아, 그보다 이번에 우리 아기 성별을 알았어.”
“어, 정말? 뭔데?”
“아들이래.”
“오오! 잘됐네! 안 그래도 아들이 갖고 싶다고 말했었잖아. 같이 게임 하기 좋을 것 같고.”
“응, 기대돼서 도저히 예정일까지 못 기다릴 것 같아!”
“예정일은 언제야?”
“1월 중순 정도라고 해.”
“앞으로 반년인가... 아 참! 출산 선물은 뭐가 좋아? 필요하거나 갖고 싶은 거 있으면 말만 해.”
“안정적인... 태교.”
“으윽...”
“안나~! 에휴, 이것도 자업자득인 거 알지?”
“물론이지...”
*
동생 부부가 돌아가고 오후 2시가 다 되어 가고 있다.
[Thank you for~]
“또야?”
아까부터 계속 모르는 번호로부터 전화가 오고 있다.
계속 부재중으로 넘기는데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전화를 걸어오고 있다.
전화번호 평가는 없는 걸 보면 스팸이 아니거나 초보범이란 건데....
이렇게까지 끈질기게 걸려오면 한번 받아보고 싶어지는 법인 걸까.
한번 전화를 받아보자...
“여보세요!”
[프로듀서 씨... 맞죠?]
“이 목소리.... 설마... 미라이?!”
+1이 주사위로 미라이 인생 체크
+2~3이 전화로 할 이야기를 적어주세요.
P: 그거 너무 옛날 드립 아니야?
미라이: 에헤헤 그걸 알고있는 프로듀서도 아재.
P: 그럼 너도 아줌마라는 뜻이야
미라이: 헉... 내가 아줌마... 아줌마....
“아니 일단은 모르는 번호이고... 아니 그보다 너 괜찮아?! 5년 동안 연락도 없이!”
[데헤헤 죄송해요. 좀 더 빨리 연락을 드렸어야 했는데.]
“그래도 건강한 거 같아서 다행이네.”
[네! 아, 프로듀서 씨 지금 제가 말하는 곳으로 와주실 수 있나요?]
“에? 으음... 좀 힘들기는 하지만, 네 부탁이라면야 얼마든지.”
[고마워요!]
“그런데 어째서?”
[으음... 전화로 하기는 좀 그런 이야기가 있거든요.]
“알겠어. 곧 갈게.”
[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고 오셔야 해요!]
“알았어.”
아무에게도...라.
소식이 끊겼던 예전 아이돌에게 갑자기 만나자는 전화라는 이 상황....
묘하게 익숙하지만, 가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없겠지.
설령 무슨 일이 생겨도 세리카가 찾아낼 테고.
[아, 올 때 메로나~!]
“너무 옛날 드립 아니야? 헤이세이 시절이잖아.”
[헤헤 이걸 아는 프로듀서 씨는 이미 아재시네요]
“그렇게 된다면 너 역시 아줌마라는 거네.”
[에? 내가... 아줌... 아줌마...?]
“29이면 이제 아줌마라 불려도 할 말 없을 나이지.”
[그... 그럴 리 없거든요!]
“어떠려나~ 금방 갈게.”
[네!]
근데 얘 5년 동안 행방불명이었던 것 치고는 꽤 잘 지내는 거 같은데?
메구미나 에밀리랑은 다르게.
역시 그 아마미의 뒤를 이은 아이돌답게 행방불명이어도 평범한 삶을 보낸 걸까?
그치만 미라이는 그다지 평범계는 아니었는데....
일단 만나러 가보자.
+3까지 미라이와 만나서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 실종 되기 전도 후도 평범하게 살았던 것 같군요. 결혼은 안 했지만.
하지만 뭔가 말하기 힘든 표정을 한채 다른 주제로 넘어가려는 미라이.
이건 뭔가가 있다는 것을 직감.
바로 지금은 폐쇄된 구 시어터, 몇 달 전에 유리코와 갔던 곳이다.
그곳으로 가는 지하 터널이 있기 때문에 아무 걱정 없이 미라이를 만나러 갈 수 있었다.
“프로듀서 씨~!”
“안녕, 미라이. 오랜만에 보네. 건강...한 거지?”
“네! 오랜만이네요! 그야 전 언제나 기운이 넘치죠! 그런 프로듀서 씨는... 5년 동안 별로 안 변하셨네요?”
“그래?”
“네! 언제나처럼 주름과 다크서클과 피로에 찌든 얼굴이에요!”
“너 여태까지 날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었어?!”
“하지만 늘 그런 얼굴이셨잖아요?”
“뭐 그랬지.”
뭐랄까...
조금 신랄해졌네...
예전부터 시즈카 같은 애들에게 은근히 팩폭을 날리기는 했지만, 아니 이 정도면 별로 안 변한 건가?
“뭐, 일단 앉고, 자 받아.”
“에? 뭐에요? 맥주?”
“아냐. 아직 술 마시긴 좀 이르잖아. 그냥 주스야.”
“아앗! 이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거다! 기억하고 계셨군요!”
“잊을 리가 없잖아.”
서로 캔을 따고 적당히 소파에 앉았다.
장난스레 건배 흉내를 내고 한 모금.
다행히 미라이의 외견에는 큰 문제가 없다.
오히려 5년 못 보는 사이에 정말로 어엿한 레이디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미라이 오늘은 무슨 일이야?”
“에~또 실은 저 지금 사귀고 있는 남성이 있는데...”
쾅!
“히익?!”
“호오????? 그래.... 그렇구나.”
“프... 프로듀서 씨..?”
“5년 전에 갑자기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서 나타나서 비밀 이야기가 있다고 사람을 불러내서 하는 이야기가.... 연애 상담이라... 하아... 이래서 딸 키워도 다 부질없다고 하는 걸까.”
술을 사 올 걸 잘못했네.
“조~았어. 미라이, 엉덩이 대. 퍼니쉬 타임이다.”
“에엣~?! 저 이제 며칠 더 있으면 29살이라고요?!”
“됐으니까 이리 와~!”
“꺄악~! 싫어~!!”
*
“흑...흐극... 너무해.. 28살... 이제 곧 29살인데... 남자친구도 있는데... 이제 시집 못 가...”
“하아... 누군가를 혼낸 건 오랜만인 것 같은 기분이야. 최근 계속 혼나기만 했으니까.”
“설마 저로 스트레스 푼 거예요?!”
“그럴 리가. 그보다 뭐였지? 사귀는 남자가 어쨌다는 건데?”
“에? 이런 짓을 하시고는 상담은 하는 건가요?”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니까. 그래서 상담이 뭐야?”
양복 매무새를 바로 잡고 다시 소파에 앉았다.
미라이도 엉덩이를 조심하며 소파에 앉아 주스를 마시곤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게, 제가 사귀고 있는 사람은 흔히 말하는 엘리트에요. 프로듀서 씨처럼.”
“난 엘리트가 아니야.”
“어쨌든 그 집안도 좋고, 직장도 좋고, 일도 잘하고, 성격도 좋고, 돈도 많고, 얼굴도 잘생겼고, 몸도 좋고, 운동도 잘하고, 저한테도 잘해주고, 뭐든지 다 잘하는 그런 사람이에요.”
“자랑?”
“아니에요! 그 왜 저랑 사귀는 건지 모르겠단 거예요. 솔직히 저 앞으로 2년 지나면 죽은 사람이 돼요. 돈도 제대로 안 벌고 있고 5년 전에 들고 온 돈은 이미 다 떨어졌고, 제 명의로 들어오는 인세라든지는 쓸 수 없으니까...”
“너 여태까지 어떻게 살아온 거야? 아니 그 전에 왜 실종된 거야?”
“엣? 아, 그게... 그건 지금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
그래.
실종이란 일이 괜히 일어나진 않았겠지.
분명 뭔가 있을 거야.
“어쨌든! 지금은 남친이 작은 아파트 방 하나 빌려줘서 거기서 살면서 정체 숨기고 알바하면서 간간히 살고 있는데 이런 저를 왜 계속 돌봐주고 사귀는 건지... 혹시 다른 생각을 품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
“흐음... 그래서 뒷조사를 해달라고?”
“아니 꼭 그런 건 아니지만, 제가 이대로 사귀는 게 맞는 걸까요?”
“흐음.... 지금 이야기만 들어선 알 수가 없네. 정말로 네가 좋은 걸 수도 있고, 다른 마음이 있는 걸 수도 있고.”
“그렇겠죠...”
“일단 그 남친이 누군지 알려줄래?”
“여기 사진이랑 명함이에요.”
“흐음 알았어. 한 번 아는 탐정에게 연락해 볼게.”
“감사합니다! 상담해 보길 잘했다~”.
흐음.... 이 얼굴.... 으음....
뭐 어쨌든 수상하다면 수상하지만, 사실 미라이라면 그렇게까지 돌봐줘도 아깝지 않을 만한 상대라고 생각하는 게 나란 녀석이니.
“아, 프로듀서 씨.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요.”
“응?”
“세리카쨩... 죽지 않았죠?”
“응? 어째서 그렇게 생각해?”
“으음.... 왠지 모르게?”
“안타깝지만 경찰의 조사에 따르면 세리카는 죽었어. 그게 사실이야...”
최대한 비통한 얼굴을 만들고 주먹에 힘까지 주며 연기한다.
미라이가 왜 그런 생각을 한 건지 모르지만, 진실을 밝힐 수는 없다.
다만 어차피 내 연기는 초짜의 연기, 프로였던 그녀를 속일 수 있을지 어떨지.
“그런가요...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그 이에 대한 거 잘 부탁드려요.”
“그 이인가... 네 입에서 나오니까 굉장히 묘한 기분이다.”
“아~앗! 그거 무슨 뜻이에요?!”
“글쎄~”
“부우.... 후. 그럼 이만!”
“아 잠깐만!”
“무슨 일이세요?”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굳이 캐묻지는 않을게. 그래도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오늘처럼 날 의지해줘.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네 편이니까.”
“넷!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에 또 봬요!!!”
그 말을 남기고 미라이는 떠나갔다.
다음에 또 봬요....인가.
그랬으면 좋겠네.
그 뒤 회사에 돌아갔을 땐 말 없이 빠져나갔다고 리오에게 한 소리 들었단 건 말할 것도 없었다.
1~33: 그날 밤은 조용히 지나갔다.
34~66: 세리카 리턴즈
67~99: 카오리 리턴즈
100: みんな、集まって!
선 2표 갑니다
“좋은 밤이네요. 프로듀서 씨.”
“세리카.”
“이제 세리카 님이라고는 불러주지 않는 건가요?”
“불러줬으면 해?”
“아뇨, 역시 이게 좋아요.”
“그래.”
혹시 몰라 문을 잠그고(아마 검은 선글라스들은 만약의 경우 따거나 부수겠지만) 세리카의 옆에 앉았다.
“자아 오늘은 카오리 씨도 없고 프로듀서 씨를 옥죄는 구속복도 없고 주주와 임원이란 관계도 없고 프로듀서랑 아이돌이라는 관계도 없는 대등한 술자리를 가져 봐요.”
“후우, 그렇네. 유령과 갖는 술자리라... 훗, 몇몇 겁 많은 아이돌이 들으면 졸도할 이야기네.”
+2까지 있을 일이나 할 이야기 적어주세요.
2시간이 지날 즈음에서야, 이야기는 현재로 돌아왔다. 아니, 정확히는 현재가 아니다. 이야기는, 그 날 직전에 끊겨 있었다.
지금의 상황을 만든 직접적인 원인, 유리코에게 들키고 만 두 사람의 밀회 전에... 시간은 멈춰 있었다.
술에 취한 그녀는 이야기를 끝내고 그를 향해 다가갔다. 몸이 닿고, 그녀의 손길이 그의 몸 위를 노닐기 시작한다.
“프로듀서 씨... 저랑 ---하지 않으실래요?”
“저는 어차피 죽은 사람인걸요? 유령이에요. 유령과 관계해봤자, 아무 문제없지 않나요...?”
정말로 개소리였다. 육체가 죽은 것도 아닌데, 유체이탈 상태에서 영혼을 막 다룬다면, 영혼이 돌아갔을 때 무슨 일이 생길지는 자명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의 입을 멈출 수 없었다.
“프로듀서 씨...”
--- 떳떳하지 못한 채로 아무리 지껄여봤자, 그는 너에게 오지 않아.
---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쟁취한다. 당연한 거 아닌가? 나뿐만이 아니다. 카오리 씨도, 모두도 다 그랬지. 그런 마음, 내 죽음과 함께 전부 불태워버렸어. 더 이상 망설임 따위 그만두겠다고.
--- 누구 맘대로. 넌 절대 잊을 수 없어. 절대 떨쳐낼 수 없어. 이 연애전선에 결착이 날 때까지, 네 평생까지 안고 가야해.
--- 그럼 안고 가지 뭐. 그와 함께.
--- 하... 정말로 어이없군. ‘나’는. 좋아, 포장하는 것도 지쳤네.
내가 그를 상처 입혔으니 떳떳하지 못한 거야. 그런 주제에 잘도 그의 옆에 서겠다고? 그를 상처 입히면서?
--- 닥쳐, 그런 거 알 바 아냐. 그와 같이 있으면 돼. 그저 그거면 된다고! 닥쳐! 여기서 나아가기만 하면 돼!
그녀의 머릿속은 난장판이었고, 그녀의 눈끝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에게 닿은 충격으로 그녀의 얼굴을 흘러내렸지만, 그녀는 눈물을 의식조차 하지 못했다. 이번이라면, 이번에야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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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는 작가님 재량으로... 선택하시든 앵커 주시든...
+ 헉... 그 새에 또 앵커가...
으윽... 좀 쎈데....
“이 방에서 둘이 있는 건 정말 오랜만이네요.”
“응, 그렇네.”
“옛날에 프로듀서 씨가 이곳에 살기 시작하고 이 방에서 다양한 일이 있었죠. 술파티를 열거나 술파티를 열거나 술파티를...열거...나....어라?”
“뭐 거의 술파티를 하면서 일어난 일들이었지.”
누가 날뛰거나 누가 다치거나 누가 폭탄발언을 하거나 누가 토하거나 누가 게임하거나 대부분 술과 함께 이루어졌지...
그 외에는 평범하게 내가 숙소로 쓰고 있었고.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만, 이곳을 가장 자주 들락거린 건 분명 유리코 씨겠죠?”
“아아, 그렇겠지. 언제부턴가 거의 매일 왔었으니까.”
“정말 지극정성이셨죠. 프로듀서 씨를 좋아하는 마음은 지지 않을 자신 있지만, 매일매일 새벽같이 와서 프로듀서 씨를 챙기고 밤늦게서야 돌아가고... 그러다 결국 유리코 씨도 이 방에 살게 되고.”
“응, 그랬지.”
“그래서 프로듀서 씨가 유리코 씨와 결혼한다고 했을 때 정말 슬프고 분하고 질투 났지만, 그래도 납득 할 수는 있었어요. 그렇지만 카오리 씨는 납득할 수 없어요. 어째서 카오리 씨와 결혼하시려는 거죠? 제가 카오리 씨보다 못한 게 뭔데요?!”
“나보고 너희들 사이에 우열을 가리라니... 너무 잔혹한 말이네. 유리코까지 포함해서 내 담당이었던 아이돌 사이에 우열은 없어. 다만 왜 카오리 씨를 골랐냐고 묻는다면... 누구라도 좋았다... 일지도 모르겠네.”
“네...?”
“나랑 유리코의 이혼이 확정된 상태에서 프로덕션은 후계자가 누구냐로 한창 흔들리고 있었지. 후계자라고 한다면 당연히 내가 아끼던 직원과 내 가족이 단상에 오르는 법이지. 그런데 내가 아끼던 직원들을 두고 파벌이 갈렸다면 내 선택지는 가족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높아져. 그런 상황에서 내가 이혼한 채 홀몸이 되었다? 글쎄... 두 가지 이유로 문제가 되겠지.”
“아내도 자식도 없기 때문에 죽거나 은퇴하면 재산과 지분은 동생에게 넘어가지만, 그 분은 부외자. 프로덕션은 당연히 엄청난 위기를 맞거나 둘로 갈라질 가능성이 높다. 아니면 프로듀서 씨의 재혼 상대가 되어 그 재산을 받아먹는다.”
“동생이라면 내 자리를 물려받아 내가 하던 역할 정도는 수월히 해내겠지만, 그 녀석은 그럴 녀석은 아니야. 그리고 네가 말한대로 진행되면 남는 건 사무소에 대한 불안감이나 돈 목적인 여자들이 되겠지. 그런 상황은 피했어야 해. 그걸 고민하는 도중에 카오리 씨가 구혼을 해왔고 그걸 받아들였다. 그런 거야. 훗 최악이지? 결국, 사랑이 아니라 타산적인 이유로 결혼하기로 한 거야. 유리코 때도 그렇고.”
“네? 유리코 씨..?”
“아니, 아무것도 아냐. 어쨌든 이 정도면 카오리 씨를 선택한 이유 알겠어?”
“알겠어요. 하지만 더더욱 납득이 되지 않아요! 그 상황이라면 저였어도 상관없는 거잖아요!”
“글쎄... 내 마음은 정말로 선착순이었던 걸지도 모르고, 아니면 전 아이돌인 아내와 이혼하자마자 전 아이돌이자 더 어리고 더 좋은 집안의 영애랑 결혼한다는 상황이 위험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지.”
“그건 카오리 씨도 별반 다르지 않잖아요!”
“자위대 간부라는 지위는 세습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인맥이야 남겠지만, 지위는 남지 않아. 아버지가 죽으면 카오리 씨는 그저 군 쪽에 인맥이 있는 보컬 트레이너. 그저 그뿐이야.”
뭐 군에 인맥이 있다는 건 절대 ‘그저’라고 표현할 일은 아니겠지만.
이 설명으로 세리카가 납득할 거라곤 생각하지 않지만, 적어도 이 정도는 말해두는 게 좋겠지.
술잔을 다시 채우고 한 번에 비우고 다시 채우려고 하자 술병이 사라졌다.
“어? 술병이 어디... 아앗?!”
“꿀꺽...꿀꺽...꿀꺽....꿀꺽.....”
“너 뭐하는 거야?!”
양주로 병나팔을 부는 세리카에게서 억지로 병을 뺏어 양을 확인해보자 세리카가 거의 절반 가까이 먹었단 걸 알 수 있었다.
“이 쎈 걸 그렇게 마시면...”
“프로듀서 씨...”
세리카는 내게 가깝게 다가와 내 팔을 껴안고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치켜 뜨는 눈으로 물어왔다.
“처음 만났을 때.... 기억하세요?”
“응? 그야.... 잊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렇네요. 저도 잊을 수 없어요. 그 때의 프로듀서 씨는 뭔가 굉장히 이질적인 느낌이었으니까요.”
“굳이 따지면 너희와 만난 이후의 내가 이질적인 거겠지만.”
“시어터란 이름의 텐트를 봤을 때의 프로듀서 씨의 표정은 무서웠어요.”
“너희 얼굴도 만만치 않았어. 난 그때 사장이 미쳤다고 생각했고 딱히 틀리지도 않았었지.”
“선배들은 전부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죠. 당연하단 듯이 조명이나 음향 기기들을 손보기 시작하고...”
“이미 프로의 기술이었지... 길거리에서 생목으로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대체 선배가 입사하기 전의 765는 뭐였던 걸까?
그 시절의 765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서 자료 같은 것도 찾아보지 않았었는데.
“그리고 결국 데뷔 라이브도 지하 라이브 하우스나 누군가의 오프닝 공연조차 아닌 텐트 라이브였죠. 뭐 저를 보러 온 사람은 없었지만요. 다들 선배들을 보러 온 거지.”
“그래도 끝나고 나서는 너희들의 팬도 몇 명 생겼다고? 굿즈도 조금이지만 팔렸었고.”
“어차피 아무나 좋아하는 사람이었겠죠.”
“아이돌이 팬한테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야.”
“은퇴한 지 오래됐습니다~.”
세리카는 더욱 밀착해서 어깨에 얼굴을 비비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에서 강한 술냄새가 난다.
그러고 보니 얘 어제도 술 꽤 마셨었잖아...
“그 뒤론 정말 다양한 일을 해봤죠. 처음으로 TV에 나갔다가 방송사고를 내서 촬영을 전부 망쳐버리기도 하고, 어디 작은 시골 섬의 축제에서 노래하기도 하고, 지면 수영복으로 골프 쳐야 하는 이상한 방송도 나갔죠. 다행히 사요코 씨가 졌지만.”
“그 뒤로 사요코에게 골프장으로 끌려간 게 한 두번이 아니었지...”
“영화감독 자리에도 앉아보고, 운동회에도 나가고, 중학생인데 란도셀을 메게 되고, 웨딩드레스 촬영도 했었죠.”
“그건 잘 어울렸지.”
“원하신다면 다시 입혀주실래요?”
“하하하.”
그녀의 말을 슬쩍 넘기며 다시 한 잔 마셨다.
웨딩드레스보다 란도셀이 더 어울렸다는 말은 넣어두자.
“오디션도 많이 봤죠. 저 오디션 보는 거 좋아했어요. 엄청 긴장되긴 했지만, 붙든 떨어지든 그 날은 계속 프로듀서 씨가 함께 있어 주셨으니까.”
“붙으면 축하, 떨어지면 위로라는 명목으로 같이 저녁 먹고 그랬지. 그러다 몇 번은 둘이 봐서 한쪽만 붙거나 해서 난감하기도 했지만.”
“인지도 높이기 위해 정말 다양한 짓을 했죠. 프로듀서 씨가 저희 몰래 음지에서 남에게 말할 수 없는 일도 하시고.”
“정말, 잘 숨겼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저도 보고 받았을 땐 놀랐어요. 설마 7년이나 숨기다니.”
뭐 나도 나지만, 일단 미나세와 하코자키랑 하기와라를 건드리고 싶은 멍청이는 없겠지.
애초에 연관된 놈들 중 신용이 없는 것들은 금방금방 처리하기도 했고.
“그러다가 한 번은 우주여행을 해보더니 결국 시어터가 우주정거장이 되어버렸죠.”
“초기형은 이미 폐기했지만, 2호기 3rd 에디션이란 로코어에도 없을 법한 엉터리 이름의 3호기가 열일 중이지.”
“거기서 밀리언 라이브도 성공시켰죠. 설마 그게 최고 절정일 줄은 몰랐지만.”
“....”
“선배들의 프로듀서 씨가 죽고, 모모코 쨩이 망가지고, 프로듀서 씨도 무서워지고... 거기서 더욱 위로 올라간 아이돌은 몇 명뿐이고 다들 현상유지가 급급하거나 내리막이었죠.”
“너희 모두 더 높이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었어. 내 능력이 형편없이 부족해서 그렇지. 선배와 내가 반대였다면 너희는 아직까지도 최전성기를 유지하고 있었을 거야.”
“그건 너무 과장이 심하세요.”
아니 과장이 아니야.
그 남자라면 가능했어.
중간에 내던지는 짓만 안 했어도.
뭐 그래도 최근에는 그 남자의 선택이 공감이 가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 애들을 버릴 순 없어.
“어쨌든 다들 무서워진 프로듀서 씨에게 다가가기도 힘들어하던 중 프로듀서 씨에게 제일 먼저 다가간 게 유리코 씨였고, 다들 프로듀서 씨의 미소를 되찾아주자며 아이돌을 그만두고 프로듀서 씨를 도와주고는 했죠. 시즈카 씨의 일은.... 유감이지만.”
“시즈카는 응... 근데 그 때의 나는 그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어?”
“그럼요. 언제부턴가 전혀 웃지를 않고 가끔 짓는 웃음도 오래된 사이인 만큼 가짜라고 바로 알 수 있었고, 전혀 쉬지도 않고, 음식은 언제나 칼로리 메이트나 영양 젤리. 미나코 씨가 엄청 슬퍼했다고요? 5년 걸려서 겨우 계획을 진행시키나 싶었더니 실패했다고.”
“그 계획은 진행되지 않은 게 정답이야.”
“영업이나 사무 처리나 레슨이나 라이브나 정말 프로듀스 하는 기계 그 자체였으니까요. 보고 있는 것마저 괴로워질 정도로. 그래도 그게 전부 저희를 위한 거란 걸 알아서 말리지도 못하고 있었던 거죠. 그러다 유리코 씨가 가장 먼저 아이돌도 때려치고 프로듀서 씨를 돌본 거고.”
뭐 가끔씩 정신이 아득해지거나 눈이 안 보이거나 귀가 안 들리거나 한 적은 있지만, 그다지 큰 문제는 없었는데....
그렇게 보였다니 할 말이 없네.
“그러다가 프로듀서 씨가 결혼한다고 했을 땐... 765가 무너졌죠.”
“으음... 그 날은 확실히... 응...”
“1주일 가까이 프로덕션이 완전히 마비되었죠. 울고불고 날뛰고 사무소에 술병이랑 구토가 굴러다니고... 그 전에 이미 다른 남성분을 찾은 분들이 말리느라 고생이었죠.”
“그만. 아이돌 사무소잖아. 그런 거 말하는 거 아니야.”
“뭐 결국 포기한 사람 별로 없었죠. 저도 그렇고.”
나보다 좋은 사람 널리고 널렸을 텐데...
아니 내가 너무 나쁜 놈인 거지....
“그 뒤엔 일부러 지분을 갖고 프로듀서 씨를 위협하기도 하고, 매달 단둘이 밀회를 즐기기도 하고...”
“즐기다...인가. 뭐 너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싫지 않았던 건 사실이지만.”
“그러면서 프로듀서 씨와 댄스를 추기도 하고 프로듀서 씨의 아랫입과 키스하기도 하고...”
“그 날의 일은 솔직히 조금 그랬지만....”
“..........”
“세리카?”
세리카의 얼굴을 보자 굳은 얼굴로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그렇게 잠시 동안 침묵하던 그녀는 눈 앞의 술잔을 비우고 갑자기 나를 밀어 넘어뜨렸다.
“우왓?!”
그리고는 내 위에 올라타 내 몸을 더듬기 시작했다.
처음엔 옷 위에서 스윽스윽 만지더니 결국 옷 안으로 손을 넣어 한쪽은 가슴을 한쪽은 허벅지를 쓰다듬었다.
그러다가 유두를 살짝 튕기거나 꼬집고, 허벅지에서 사타구니로 손을 옮기는 것이 마치 애무와 같았다.
보석 같은 눈동자에 응시되면서 성감대에 자극이 가해지자 나잇값도 못하고 목소리가 새어나올 것 같다.
“세리카?! 갑자기 뭐하는 거야?”
“프로듀서 씨.... 저랑 섹스....하지 않으실래요?”
“.......”
“프로듀서 씨...? 저는 어차피 죽은 사람, 유령이라고요? 유령이랑 섹스해도 문제없잖아요?!”
“후우, 세리카. 미안하지만, 그럴 수는 없어.”
세리카의 눈을 보고 똑바로 현실을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순간 할 말을 잃은 듯 나를 쳐다보다가 따지듯이 물었다.
“어째서죠!?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왜 안 되는 건가요?!”
“뭐 여러 이유가 있지만, 일단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지금 네 손이 잡고 있는 그거. 전혀 커지지 않고 있잖아?”
“에? 그, 그러고 보니....”
“안타깝지만 내 아들은 이제 더 이상 힘을 내지 못 하는 것 같아.”
“그럴 수가...”
유리코와 마지막 밤을 보낼 때도 전혀 반응이 없었으니까 말이지.
비아그라 같은 걸 먹는 게 아닌 이상 부활은 힘들겠지.
“그리고 말이야...”
나는 한 손을 세리카의 뺨에 가져다 대고 슬며시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세리카는 그제서야 자신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 건지 놀란 표정이다.
나는 부드럽게 쓴웃음을 지으며 나지막히 말했다.
“이렇게 괴로운 표정을 지으면서 섹스해달라고 해도 말이지...”
“저...는....”
“세리카 아까 말을 멈춘 부분을 보면 너는 여전히 내가 유리코와 헤어진 게 네 탓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너와의 밀회를 들킨 건 어디까지나 곧 일어났을 일을 아주 조금 앞당겼을 뿐이야. 그 일은 절대로 네 탓이 아니야. 어디까지나 내가 유리코를 소홀히 한 대가인 거지.”
“그렇지만... 제가 전화를 받지 않았으면...”
“아니, 그렇지 않아. 오히려 난 네게 감사하고 있어. 한참 전에 잘못된 관계를 억지로 이어오던 우리의 눈을 뜨게 해준 거니까. 네 덕분에 겨우 난 내가 유리코를 어떻게 생각하고 대했던 건지 알 수 있었어.”
“그래도 제가 그 관계를 끊어버린 건....”
“세리카.”
그녀를 조용히 끌어안아 가슴 속에 파묻었다.
그리고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으며 그녀에게 내 진실의 편린을 들려주었다.
“나는 일부러 유리코를 피하고 있었어. 만약 그 애가 아이돌인 채로 나에게 다가오는 거라면 몰라도, 아내라는 입장에서 나와 과하게 가까워지면 다른 아이돌들이 내게 다가오는 것에 사양할 거라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랬으니까.”
“에...? 하, 하지만 결혼... 하신 거잖아요?”
“그렇지. 그렇지만 그건 그 전에 시즈카를 통해 구혼을 거절했을 때 일어나는 일을 알아버렸기 때문이야. 그 일로 시즈카를 나를 떠났지. 만약 유리코까지 떠나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그게 무서워서 결혼하기로 했지만, 그 후에 진짜로 몇몇 아이돌들이 내게 다가오는 것을 꺼리게 되었어. 유리코에 대한 의리 혹은 배려인 거겠지.”
“그래서 일부러 결혼생활이 잘 안 되는 것처럼 보이려고 유리코 씨를 소홀히 대했다는 건가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멍청한 생각이었지. 그런다고 다가오는 걸 사양하게 된 아이들이 다가오게 되는 것도 아닌데... 난 유리코 한 명으론 부족했던 거야. 몇 번이나 말했듯이 너희는 내 인생의 전부였으니까. 너희가 행복해지는데 내가 조금이나마 힘을 보탠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행복했으니까. 그런데 나를 사양하기 시작하면 내가 그 애에게 보탬이 되어주지 못해. 그게 싫었어.”
“미움받아도 좋다... 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지금은 그렇지. 지금은 미움받아도 도와줄 수 있고 이바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런데 그때는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어. 게다가 어느새 목적은 잊어버리고 무의식적으로 그 애와의 관계만 망가뜨리고 있었지. 그리고는 오히려 내 기억이나 감정을 왜곡하고 마치 내 잘못이나 고의가 아니었다는 듯이 굴고 있었어. 그런 내 바보짓을 끊을 계기를 준 게 다름 아닌 너야.”
“.........”
“환멸했어? 그래도 괜찮아. 이 이야기는 널리널리 퍼뜨려줘. 더 이상 이런 쓰레기 같은 남자 때문에 헛고생하는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조금만.... 생각하게 해주세요...”
“그래. 그럼 이제 풀어줄...”
“아뇨, 오늘 밤은 이대로...”
“그래...”
나는 그대로 세리카를 다키마쿠라 삼아 잠을 청했다.
내일 적어도 모레면 그녀가 진실(중 일부)을 퍼뜨리겠지.
그럼 이제 이 짓도 끝이려나.
내 유일한 행복을 잃는 건 싫지만, 그게 분명 내게 어울리는, 아니 너무 약한 벌이겠지.
+3까지 다음날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 사실 주사위로 프로듀서가 진실의 일부를 말하는 걸 체크를 하려고 했는데 5달 동안 누구와도 연애가 진행되지를 않으니 그냥 했습니다. 이게 원래 유리코 굿엔딩을 열기 위해 90짜리 체크를 통과해야만 열리는 걸로 설계하고 있던 이벤트였는데.... 이제 누군가가 프로듀서에게 진짜 사랑이나 행복을 가르쳐주거나 그냥 이딴 쓰레기 주인공은 갖다 버리거나 하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안녕하세요. 프로듀서. 직접 만나는 건 오랜만이네요.”
톱 아이돌의 일각으로서 정점의 자리를 다투던 그녀, 그녀는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아이돌을 은퇴하고 사장이 된 지금도, 765의 아이돌들처럼 퇴색되지 않은 채로.
“이렇게 보는 건 처음이군, 346 아이돌 사업부 총괄이사 미시로다. 이렇게 한 배를 타게 될 줄은 몰랐지만, 잘 부탁하지.”
예전부터 346의 얼굴 마담으로서 대외적으로 움직이고, 아이돌 부서의 운영에도 두각을 드러낸 346의 후계자. 빛도 어둠도, 꿈도 현실도 모두 받아들인 계모이자 요정.
그녀들은 지금 연예계 전체가 휘말릴 만한 사태가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765의 혼란을 틈타 그들의 세력이 961와 346에까지 손을 뻗고 있다고. 961은 전 사장의 도움과 빠르고 완벽한 내부 장악으로 쳐내기에 성공했지만 346은 워낙 대기업인지라 완전히 싹을 뽑는데 실패하고, 잔당이 사내에 남아있다. 그 밖에 315와 283... 주요 기획사 모두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었고, 이들 모든 프로덕션은 비공식 연합을 통해, 그들의 꼬리를 잡고 모가지를 잘라내기로 협의했다.
“맘에 안들어요. 이쪽 세계의 사람도 아닌 놈들이 누구 마음대로 아이돌이란 싹을 건드는 거죠?”
“아이돌이란 빛나기 위한 존재. 이런 더러운 손에 말려들어도 될 아이들이 아니야.”
어둠에 엮여있다고 해도, 선하지만은 않다고 해도 그녀들은 아이돌을 키워내는 사람들이니까.
이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연예계의 어둠에는 가장 정통한 사람들, 전 연예계 기자 요시자와 미츠아키와 전 아이돌 그룹 ‘마왕엔젤’과 접선을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프리랜서이면서도 수많은 접점과 인맥을 가진 발 넓은 기자, 활동 기간은 짧았지만 아이돌계에 뚜렷한 흔적을 남긴 아이돌들, 그녀들은 일시적으로 뒷공작이나 조작으로 구설수에 올랐지만 거래를 통해 처리하고, 원만히 정리했다. 지금 그들은 뒷세계에 한 발 걸친 채 여전히 연예계에 있다. 아마 그들에게 더 빨리 상황이 전해졌으리라. 우리들보다 더 알고 있으리라.
@ 지금 잠깐 쉴 수 있는 타이밍인데 여태 진행하다 묻힌 것들 진행해야 할 것 같아요. 조금만 더 사그라들면 진행해야 하는데... 타이밍이 안 좋네요.
츠무기, 토모카와의 데이트나 그녀들과의 관계, 이쿠모모 애프터케어, 작열소녀 재결성 여부, 세리카의 비서와 밥 스미스, 미사키의 문제와 근황, 모든 아이돌들의 근황.
그리고 이제 유리코와의 관계도...
와... 정주행해보니 잊고 넘어간 게 이렇게나 많네요...
그야... 야요이나 에밀리에서 배후를 만든 건 저이긴 한데... 그래서 진행하기가 힘든 건 맞는데... 그래도 지금 배후와의 싸움이 다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으니...
+ 위의 사건으로 방어를 굳혀서 저쪽에서도 쉬이 접근을 못하게 해둘까요. 그러면 좀 위의 것들을 진행할 수 있는데.
@연애(?)도 일도 험난한 P... 과연 일본연예계를 흔드는 배후는 누구일지...
아, 맞아.
미라이의 남친에 대해 조사 의뢰 해야지.
사진이랑 명함이... 여기 있다.
어디 누구에게 의뢰해야 할까...
똑똑
“프로듀서 군, 커피 가져 왔어.”
“아, 응. 그 탁자 위에 올려둬.”
“오케이. 어머? 이 사람은...”
“리오, 아는 사람이야?”
“으응, 아는 사람은 아니고 지난번 비서 모집 때 지원했던 사람이야.”
“뭐..?”
“엄청난 엘리트 가문에 유명 대학을 나와서 한창 승승장구하는 사람이더라. 왜 이런 사람이 비서 모집에 왔는지 모를 정도였다니까? 그게 좀 수상해서 떨어뜨렸지만.”
“그래... 알겠어. 알려줘서 고마워.”
“뭘. 아, 맞다. 보니까 이오리쨩이 오후에 보자고 했어. 어떡할래?”
“알겠다고 전해둬.”
“응~”
........
좀 비싸더라도 은밀하고 철저하게 조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네.
차라리 국내 최고의 살인 탐정 킨다이치에게 의뢰해서 처리할까?
아니, 그래도 무죄일 수도 있으니 그건 관두자.
후우, 솔직히 썩 쓰고 싶은 인물은 아니지만....
“응, 나다. 자그마한 의뢰를 하나 하고 싶은데....”
*
미라이의 남친의 뒷조사를 맡기고 일을 하다 보니 어느새 미나세 님과 만나기로 한 시간이 됐다.
“프로듀서 군. 지하 주차장에 이오리쨩이 도착했데. 가서 차 타고 어딜 좀 가자는데?”
“응? 그래. 알겠어.”
“갈수록 일이 쌓이고 있는데 괜찮아?”
“뭐 이틀 정도 날 잡고 밤 새면 될 거 같아.”
“너무 무리하지 마.”
“지금은 무리할 시기니까.”
“언제는 안 했던가. 에휴...”
리오, 갈수록 잔소리가 늘어가는군.
나이 때문인가?
“프로듀서 군, 뭐라고 했어?”
“아무 말도 안 했어.”
여자의 감 무서워.....
*
지하로 가자 뭘 묻기도 전에 차에 태워졌다.
리무진 속에서 미나세 님과 함께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
“지금 어디로 가는 건가요?”
“조금 만날 사람이 있거든.”
“저도 만나야 하는 건가요?”
“물론이지. 너도 잘 아는 사람들이야.”
내가 잘 아는 사람들이라....
누구지?
“아, 맞다. 가는 길에 이거라도 읽어둬.”
“이건?”
“그냥 잡다한 찌라시야. 다만 내용이 좀 걸려서...”
“뭣?!”
미나세 님이 펼쳐준 부분의 기사를 보자 거기엔 세리카가 살아 있을 거라는 말투의 기사가 적혀 있었다.
물론 확정이라거나 그런 게 아니라 음모론적인 입장에서 세리카의 생존에 대해 점쳐 보는 수준이지만, 진실을 아는 입장에서 보니 어느정도 맞는 부분도 있는 것이 잘못하면 일부에선 정말로 세리카의 생존을 눈치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미나세 님... 이건...”
“솔직히 놀랐어. 뭘 알고 쓴 건지, 모르고 쓴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여기에 압박을 넣는다는 건 이 기사를 인정하는 꼴이 될 텐데.”
“일단 냅둘 거야. 차라리 아예 무시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알겠습니다. 다만 세리카의 움직임에는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야겠네요.”
“그래. 무슨 일이 있어도 프로덕션 지하실에서 내보내지 마.”
지하실에 타카츠키 양 사건 때 가져다 둔 게임기가 남아 있어서 다행이다.
*
미나세 님의 안내를 따라가자 놀라운 얼굴들을 볼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프로듀서. 이렇게 직접 만나는 건 꽤 오랜만이네요.”
시이카.
한때 아이돌 업계의 정점에 군림했던 백합의 여왕.
쿠로이 사장이 엄선한 모판을 통해 얻은 천부적 재능과, 쿠로이 사장이 조성한 궁극의 아이돌로 향하는 루트를 걸어 만들어진 최고의 디자인 아이돌.
쿠로이 사장이 765를 외부적으로 부수는 것에 계속 실패하자 아예 선배와 AS 아이돌의 관계를 부수기 위해 투입했던 비장의 수.
자연스럽게 765에 섞여 들어와 AS는 물론 내 아이돌들까지 홀리던 악의 없는 재앙(백합의 꽃가루).
그러나 선배의 신들린 여자후리기 스킬에 걸려 사실상 765의 아이돌이 되어 막대한 수익과 자신의 악곡에 대한 권리까지 바치고 선배 쟁탈전에 참가하는 것으로 아이돌들에게 뿌린 꽃가루까지 씻겨져 버린 어리석은 여자.
선배가 죽은 뒤 961로 돌아가 아버지의 자리를 물려받고 점점 더 아버지처럼 변해버린 그녀는 지금 프로덕션 업계의 정점으로 군림하고 있다.
물론 대외적 이미지도 있고 우정이 거짓인 것도 아니었기에 765와는 우호적으로 지내고 있다.
그렇지만 선배에게 낚였다곤 해도 솔직히 이 여자도 인외의 영역이다.
선배나 동생과 마찬가지로 내가 상대할 수 있는 영역의 존재가 아니다.
내 두뇌 구조론 그녀의 머릿속을 감히 읽을 수 없다.
조심하는 게 좋겠어.
“네.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쁘네요. 쿠로이 사장.”
“시이카라고 불러주세요. 당신에게까지 쿠로이라고 불리면 그분과 보낸 시간이 없었던 것 같으니까요.”
“그러죠. 그리고 당신은 분명....”
“이렇게 보는 건 처음이군, 346 아이돌 사업부 총괄이사 미시로다. 이렇게 한 배를 타게 될 줄은 몰랐지만, 잘 부탁하지.”
미시로.
이 업계에 종사하는 이상 싫어도 엮일 수밖에 없는 업계의 큰손이다.
아이돌뿐만 아니라 다양한 엔터테이멘트 사업을 했지만, 그중에서도 아이돌 사업이 초대박을 터뜨렸었다.
10년 전에는 765,961,346 이렇게 세 프로덕션이 여성 아이돌 업계의 두 번째 전성기를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낙하산 의혹부터 시작해 텃새니 경영의 ㄱ도 모른다니 다된 신데렐라에 재 뿌린다니 아이돌 사업에 발을 디뎠을 때는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그녀지만, 그 후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거대 프로덕션이란 장점을 십분 살려 수백의 아이돌들을 동시에 육성하며 업계의 모든 니즈를 혼자서 수용할 수 있다는 모토 아래 무시무시한 규모의 대규모 사업을 진행했던 능력가다.
우리와는 다르게 동기나 선후배들끼리도 처절한 경쟁사회인 346을 이끄는 만큼 어두운 면도 있지만, 보석끼리 부딪혀서 연마할 줄 안다고 포장할 수도 있겠지.
그러나 미안하지만, 그녀는 인간의 영역이다.
선배나 동생, 그리고 저기 있는 백합의 탈을 쓴 대마초에 비하면 훨씬 상대하기 편하다.
그러나 내가 물론 어리고, 사무소도 작지만, 초면에 반말을 쓰는 건 조금 거슬리는군.
“네. 명성은 자주 들었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미시로 상무.”
“부회장이다.”
“자, 이렇게 업계의 세 큰 손을 모은 이유는 다름이 아니야. 지금 연예계 전체를 흔드는 사태가 일어날 것 같아. 이번에 우리 765의 혼란을 틈타 우리를 노리는 세력이 961와 346를 포함해 283나 315, 876 같은 주요 기획사들을 차례차례 좀먹고 있어.”
“저희 961는 아버지의 도움과 함께 직원분들의 철저한 충성심 덕분에 금방 내부 장악에 성공해서 벌레들을 모두 쳐냈어요. 참 마음에 안 들어요. 이쪽 세계의 사람도 아닌 놈들이 누구 맘대로 아이돌이란 싹을 건드는 건지.”
충성심이라... 저주를 잘못 말한 거겠지.
쿠로이 타카오의 밖에서 강하게 속박하는 카리스마와 시이카의 안에서 부드럽게 얽매여오는 카리스마를 동시에 발휘하면 그건 이미 외적으로 내적으로 완전히 장악해버리는 저주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얽히고설킨 관계가 복잡하다 보니 완전히 쳐낼 수는 없었다. 그러나 방치할 수도 없지. 아이돌이란 구름의 저편에서도 끊임없이 빛나며 민중을 비추는 존재. 이런 더러운 손에 말려들어도 될 존재가 아니야.”
괴물이 아닌 사람이 관리하는 이상 몸집이 클수록 어딘가에 허점이 생기기 마련이다.
우리처럼.
“그래서 우리는 아예 노려지고 있는 모든 기획사가 비공식적으로 연합해 그들의 꼬리를 잡고 모가지를 잘라내려고 해. 너는 어떻게 생각해?”
“당신에 제게 한 말 중 최고의 우문이네요. 내 아이돌에게 손을 댄 것을 절대로 가만둘 생각 없습니다.”
여기 있는 세 명의 프로덕션 경영자 모두 분명 깨끗한 사람들은 아니다.
더러운 손으로 감히 보석을 만져온 주제도 모르는 놈들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아이돌이란 보석을 찾아 키우는데 평생을 보내온 사람들이다.
당연히 지켜낼 것이다.
“그래서 당장의 계획인데, 요시자와 씨 기억해?”
“잊을 수가 없죠. 그분에겐 신세 많이 졌으니까.”
“저도 아버지 시절부터 이어진 인연인 만큼 기억하고 있어요. 요즘엔 좀 보기 어렵지만.”
“역시 가끔씩 들리던 저널리스트 Y는 그 남자였나.”
“그래. 그 사람이랑 마왕엔젤과 접선을 시도 중이야.”
“마왕엔젤이라.... 오랜만에 들어보는 이름이네요.”
“확실히 저나 765프로의 사람들과 종종 큰 대회에서 마주쳤던 그룹이었죠?”
“흐음, 나에겐 그다지 이름이 들려오지 않았다만.”
“뭐 활동 자체가 짧고 굵었으니까 어쩔 수 없겠죠. 애초에 접촉해본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저도 두 번 정도밖에 보지 못했고.”
“그들은 지금 뒷세계에서 한 발 걸친 채 여전히 연예계에서 활약하고 있어. 분명 그들이라면 우리보다 많은 걸 알고 있을 거야.”
“과연... 그럼 한번 아버지께 요시자와 씨에 대해 물어볼게요.”
“저도 사장님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분명 315에도 요시자와씨와 연이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315... 쥬피터가 아버지를 버리고 간 곳이었죠.”
“그들을 원망하나?”
“뭐 그들이 계속 남아 있었으면 제가 765에 접근할 일도 그분과 만날 일도 없었을 테니..... 감사하면서도 원망스러운 그런 느낌이네요. 딱히 아버지를 배신한 거엔 별 감정 없어요.”
정말 많이 변했군.
옛날이었으면 남의 앞에서 저런 소리는 절대 하지 않았을 텐데.
“그럼 일단 방향성은 정해진 것 같네. 그럼 비밀 연락선만 공유하고 이만 해산하자고. 너무 오래 같이 있어서 좋을 것 없어. 일이 더 진행되면 연락할게.”
“그러지. 난 조금이라도 더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찾는데 집중해야 하니까.”
“그럼 전 다른 연합들과도 한 번 만나보도록 하죠.”
“그럼 저도 프로덕션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시이카를 맞이할 프로덕션에게 묵념....
*
결국, 그 만남은 어디까지나 얼굴을 보고 앞으로의 전략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분명히 이 상황을 헤쳐 나가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그렇게 3일이 흘렀고 오늘은 6월 28일 목요일. 미라이의 생일이다.
분명 남친과 시간을 보낼 텐데.... 어떨지...
참고로 내일은 아오바 씨의 생일이다.
+3까지 목요일에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1~33 어찌나 수상한 부분이 많은지 털자마자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 그는 765의 내부로 파고들기위해 미라이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 하지만 그가 허술하게 행적을 남겼던데 비해 그 배후는 용의주도하여 꼬리를 잡기가 힘들었기에 나머지 조사에는 시일이 걸릴것같다.
34~66 그가 765를 노리고 미라이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던것은 사실이었지만 미라이와 지내는 기간동안 미라이에게 감화되어 자신의 임무를 방치하고 있었다. 그는 조사원에게 접근하여 미라이와 자신의 신병을 안전하게 보호해준다면 연예계를 노리는 세력에 대해서 자신이 가진 정보를 모두 털어놓겠다고 제안해왔다.
67~99 그를 조사하던 조사원들이 모두 행방불명이 되어 더이상 조사를 계속할 수 없음. 그러나 그가 어떠한 배후를 가지고 있고 그 배후가 765에 대해 좋은 의도를 가지고있지 않다는 것은 확실해보임.
100 맙소사! 그는 그저 중증의 아이돌 오타쿠였을 뿐이었습니다! 몇가지 수싱해보였던 것들은 우연의 일치였습니다.
“병원? 알았어. 바꿔줘.”
“응.”
“네. 전화 바꿨습니다.”
[아, 765프로덕션의 프로듀서 님이시죠? 여기는 키하라 종합병원인데요. 환자 분 중에 스튜어트 씨라고 계시는데 알고 계시죠?]
“네. 물론입니다. 그녀가 무슨 문제라도..?”
[아, 아니요. 문제는 아니고요. 실은 환자분께서 프로듀서님이 아니면 만나지 않겠다고 하셔서요. 혹시 시간 괜찮으실 때 한번 와주실 수 있으신가요?]
“그럼요. 그러면.... 모레 토요일에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면회 시간은 10:00~12:00, 15:00~17:00입니다. 편하실 때 찾아와 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에밀리....
화제사건 이후로 아직 한 번도 못 만났었으니 마침 잘 됐네.
미라이의 건도 에밀리가 아는 게 있으면 좋겠는데.
[Thank you for~]
응? 이번엔 메일이네.
누구.... 탐정인가.
[Title: 빙고. 상세 메일 열람]
이게 무슨 전보냐.....
메일이라.....
‘없는데? 아, 혹시....’
해외 사이트에 만들어둔 뒤쪽용 메일을 열어보자 새 메일이 와 있었다.
열어보자 보고서치곤 작지 않은 용량의 문서가 있었다.
‘얼씨구...’
이 남자... 엘리트라더니 허점투성이네.
레이카 방의 먼지도 아니고 때리니까 우수수 나오네....
흐음..... 일단 미라이에게 접근한 건 틀림없이 일부러 접근한 건가.
765의 내부로 접근하려고 765를 떠난 아이에게 접근한 것 자체가 이 남자의 수준이 보이는군.
그렇지만 이 녀석의 배후에 대해선 거의 정보가 없는 건가.
하긴 이 녀석 수준으로 멍청했다면 진작에 찾아냈겠지.
“후우. 이거 참... 왜 아이돌들에게 이런 일들이 자꾸 벌어지는 건지...”
[드~넓은 하늘 높이 날아오르자. 미래로의 스트로크~]
미라이한테서 온 전화다.
미리 벨소리를 맞춰두길 잘 했네.
“응, 미라이.”
[아, 프로듀서 씨. 안녕하세요!]
“응, 안녕. 아니지. 생일 축하해가 맞으려나?”
[데헤헤, 감사합니다! 프로듀서 씨한테 축하받는 것도 오랜만이네요! 최근엔 남자친구 밖에 축하해 줄 사람이 없었는데.]
“다른 애들에게도 연락하지, 그래. 나한테만 한 거야?”
[네... 그래도 프로듀서 씨가 축하해 주셨으니 괜찮아요! 그보다... 전에 부탁드린 거.... 어떻게 되었어요?]
“으음... 그게....”
이걸 미라이에게 말해도 되는 걸까?
물론 미라이가 계속 속는 것은 싫지만, 이 사실을 알았을 때 미라이가 과연 그 남자를 대할 때 들키지 않을 수 있을까?
만약 그 남자가 들켰다는 걸 눈치채면 미라이에게 무슨 해코지를 할지 모르는데...
물론 미라이도 10년이나 아이돌 해먹은 만큼 연기력은 뛰어나지만, 남을 속일 수 있는 아이가 아니니까....
지금 미라이의 목숨이나 생활은 사실상 그 남자가 쥐고 있는 거나 다름없는데....
1~50: 사실대로 말한다.
51~100: 아직 결과가 안 왔다고 둘러댄다.
먼저 2표 갑니다.
@ 기말고사 기간이라 앵커 안 달려도 두 번만 인양하고 말았더니 무려 5일이나 지났네요. 사실 앵커가 7일 넘게 안 달리면 종료하기로 마음먹고 있었는데...
미라이 다이스 낮지 않았잖아요... 이런 결말은 히도이요...
나는 결국 알아낸 사실을 그대로 미라이에게 전달했다.
그걸 듣는 미라이의 목소리엔 확실하게 슬픔이 담겨 있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미안해. 생일인데 이런 이야기나 들려주게 되어서.”
[아뇨, 괜찮아요... 예상했던 일이고...]
“오늘, 그 남자랑 만날 거지?”
[네. 만나서 제대로 헤어지자고...]
“안 돼!”
[에?]
“만약 네가 갑자기 헤어지자고 하면 그쪽도 네가 진실을 알았단 걸 눈치챌 거야. 그럼 너한테 무슨 짓을 할지 몰라!”
[그럼... 어떻게 하면 되는데요? 다 알아버렸는데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그랑 계속 지내라는 건가요?]
“그건....”
당연한 말이다.
미라이에게 그런 일이 가능할 거라고는 처음부터 생각하지 않았다.
그럼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미라이, 우리한테 돌아올 수는 없는 거야? 적어도 그 남자 곁에 있는 것보단 안전할 거라고?”
[그건....]
“역시 뭔가 사정이 있나 보네. 알겠어. 네가 굳이 말하지 않는다면 나도 캐묻지 않을게.”
[죄송해요...]
“아냐, 사람은 누구나 말할 수 없는 비밀 몇 개는 있는 법이니까. 그렇지만 미라이 네가 그 남자를 차버린다면 그 뒤의 네 생활은 어떻게 할 건데? 지금 네 집도 일자리도 전부 그 남자가 마련해준 거라면서.”
[그건 그렇지만...]
“미라이. 잘 생각해줘. 그 남자를 차버린다면 그 뒤에 무슨 짓을 당할지 알 수 없어. 그대로 습격당할 수도 있고 꼭 그렇지 않더라도 그 이후의 생활은 예전과는 다를 거야.”
[하지만 계속 같이 있다 보면 언젠가는 위험해지는 거 아닌가요?]
“그럴지도 모르지. 그래서 나는 너에게 그냥 그에게 아무말 없이 돌아와달라는 거야. 상황을 알게 된 이상 그 남자와 엮이는 건 위험해.”
[...........]
“아니면 적어도 지금 네 위치나 주소 같은 거라도 가르쳐줘. 사람을 보내서 멀리서라도 너를 지키도록 할 테니까. 그것조차 곤란한 거야?”
[........알겠어요. 지금 사는 주소랑 알바처 주소를 보낼게요.]
“고마워. 바로 보낼게.”
[네. 고맙습니다.]
미라이의 전화가 끊기고 바로 두 개의 주소가 메일로 날아왔다.
아키타라니....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곳에 있었네.
어쨌든 바로 사람을 보내자.
최근들어 묘하게 뒤쪽이라 자주 엮이는 거 같은데...
뭐 이제 와서 더럽혀질 것도 없지만.
부디 아무 일도 없기를...
+3까지 다음날 있을 일을 적고 굴려주세요. 70 체크 갑니다.
@ 인생 주사위는 어디까지나 창댓에 나오기 전의 인생 주사위입니다. 그러므로 99인 이쿠나 93인 스바루가 불행해질 수도, 7인 메구미나 5인 모모코가 행복해질 수도 있습니다. 다만 100이나 1 같은 규격 외는 예외일 뿐입니다. 저도 미라이가 이런 일 겪는 거 슬프지만 다이스와 앵커는 작가가 거스를 수 없습니다.
미라이가 행방불명이 되었다.
덤으로 미라이를 지켜보라고 보낸 사람 역시 행방이 묘연하다고 한다.
이런 젠장....
이제 어떻게 하면 좋지?
만약 미라이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Thank you for~]
전화? 모르는 번호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온다면 대충 누가 걸었을지 예상은 된다.
“여보세요.”
[..............]
“여보셔...?”
[..............]
“이봐, 당신이 미라이를 납치한 놈들이지? 대체 원하는 게 뭐야?!”
[...............]
“이런 젠장! 뭔가 말 좀 해!”
[.................]
“대체 뭐야....”
[.......Don’t find Kasuga]
“뭣..?!”
뚝.
끊어졌다.
젠장 카스가를 찾지 말라니...
근데 방금 그 목소리.... 어디선가...
에밀리...?
아니 그럴 리가...
그녀는 지금 병원에 입원 중이야.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사람도 아닌 그녀가 영어를 쓸 리가 없어.
게다가 그녀와는 당장 내일 만날 예정이야.
그럼 대체 이 전화는....
아무래도 더 이상은 안 되겠네.
미나세님께 보고하자.
*
[어째서 그런 중요한 사실을 여태까지 다물고 있었던 거야!!]
“죄송합니다...”
[하아, 안 그래도 할 일이 산더미라 정신이 없는데...]
“그렇겠죠...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음.... 후우, 이제 물불 가릴 때가 아닌 것 같네. 이봐, 너 혹시 그를 만나볼래?]
“그...라고 하시면 역시...”
[그래. 내가 기르고 있는 그를 말하는 거야. 만약을 위해 이미 대강의 상황은 내가 이야기를 해뒀거든.]
“침대 위에서요?”
[그래, 침대에서 그의 품에 안겨... 가 아니라! 어쩔 거야?]
“으음.... 하아, 네 알겠어요. 만나볼게요.”
[어머? 꽤나 순순히 만나겠다고 하네?]
“상황이 상황이니까요.”
[그래. 그럼 바로 마중 나갈게.]
*
미나세님의 차를 타고 그 지하실로 향했다.
유리벽 너머에 있는 그가 기다리고 있었단 듯이 미소지었다.
“설마 이렇게 빨리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
“동감이네요. 당신을 보는 건 사양하고 싶었는데.”
“그런데 어째서 나한테 온 거야?”
“이제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뿐이죠. 결국, 난 10년이나 지나도 당신의 아래란 거겠지.”
마음 같아선 이 사람의 힘 같은 건 빌리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이 사람이 나 같은 것보다 훨씬 뛰어난 건 사실이다.
그렇다면 내 고집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는 없지.
“너무 자신을 낮추지 말라고. 그보단 당장 해야 할 일에 관해 이야기하자. 이오리에게 대강의 상황은 들었어. 물론 전해 들은 수준이라 이오리가 모르는 건 나도 몰라.”
“어차피 미나세 님이 아는 게 제가 아는 것보다 많을 겁니다. 지금 문제는 납치된 미라이에요. 인질이 있는 이상 앞으로도 이쪽이 압도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어요.”
“아니, 일단은 네가 아는 걸 전부 말해줘. 이오리도 놓치고 있거나 모르는 부분이 있을 거야.”
“...좋아요. 긴 이야기가 될 것 같네요.”
그에게 이 일련의 사건, 그것과 관련된 거의 모든 사실을 말했다.
1~33: 역시 정보가 부족하네.
34~66: 어? 이오리가 적의 정체를 말 안 했어?
67~99: 잠깐 카스가 양과 그녀를 지켜보던 사람 모두 행방불명? 그럼 그 소식은 누가 전했지?
100: 초보적인 것이라네.
먼저 2표 갑니다.
그 아이들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를 버리고 사라진 당신을, 결코 용서하지 않아. 내가 나 이외에 죽여버리고 싶다고 유일하게 생각한 사람, 내가 죽어도 뛰어넘을 수 없다고 좌절하고 동경한 사람.
...... 아무래도 다른 쪽은 아직 정리가 안 되었나 본데, 다음에 만났을 때는 결심할 수 있을 거라 믿지. 후배.
“네? 안 가르쳐줬는데.... 설마 당신은 알고 있는 겁니까?!”
“알고 자시고 이오리가 가르쳐 줬는데...”
“잠시 미나세 님을 불러주실래요?”
“그래 잠시만...”
*
“그래, 말해버린 거구나. 말하지 말라고 하는 걸 깜빡했네.”
“말하지 말라니...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제게는 가르쳐 주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렇지. 일반적이라면.”
“일반적?”
“그야 너 지금 정신없잖아. 회사의 파벌이니 외부의 공격이니 아이돌들의 위험이니 그런 상황에서 더 이상 걱정거리를 주기 싫다는 나랑 세리카랑 유키호의 의견이었어.”
“그 두 사람까지 알고 있던 건가...”
“그래도 이오리. 이제 더 이상 숨겨선 안 돼. 적이 누군지 알아야 상대를 할 수 있는 법이니까. 그리고 그 상대가 누군지 알면 그도 너희의 생각을 이해할 거야.”
“그러네. 그럼 설명해줄게.”
*
미나세 님은 그 배후를 조사한 경위와 알게 된 점, 그리고 엮여 있는 인간들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한 사람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 같았다.
단순히 라이벌 업계에 그치지 않고 양지와 음지의 거물들 이름이 줄줄이 나왔다.
기껏해야 한낱 예능 사무소 몇 개가 모인 연합으로 이런 괴물들과 싸우려고 했던 건가....
“어때? 내가 왜 굳이 말하지 않았는지 알 것 같아?”
“네... 이런... 바보 같은....”
“그래. 바보 같지. 고작 연예계를 장악하겠다고 이렇게나 거물들이 잔뜩 모였어. 솔직히 765 뿐이었다면 결코 대적할 수 없었을 거야. 그렇지만...”
“다른 사무소와 합치면 가능하다는 건가요?”
“그래. 적어도 나는 아니 우리는 그렇게 보고 있어.”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그래. 가능해. 나를 믿어.”
“.... 그러죠. 당신이 그런다면야.”
“어 꽤 순순히 믿네. 날 싫어하면서.”
“당신은 싫어. 그렇지만 당신이 얼마나 대단한 인간인지는 잘 알고 있어. 그러니 당신이 가능하다고 하면 가능한 거겠지.”
“어머, 여전히 신뢰받고 있다니 잘됐네.”
“신뢰하는 게 아니야. 실감하고 있는 거지. 당신이 10년 전에 나에게 했던 말이 실현되고 있어.”
“아아, 결국엔 피하지 못했구나.”
“그래. 당신이 5년 만에 내다본 미래가 내가 15년에 걸쳐 도달한 현실이 되려고 하니까. 인정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지. 솔직히 지금은 당신의 선택도 이해가 갈 정도니까.”
“어? 그러면 너도 이렇게 될 거야? 잘 생각해야 해. 이 짓도 은근 힘들다고?”
“설마 그럴 리가. 이해는 했지만, 따라갈 생각은 없어.”
“그럼 지금 그대로 간다고? 그 끝에 기다리는 게 뭔지는 이제 너도 아는 거잖아?”
“알죠. 이제야 또렷하게 보여. 차라리 당신의 선택이 옳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미래지. 그래도 할 거야. 내가 모든 걸 짊어져서라도 말이지.”
“서로 이해할 수 있게 되어도 평행선일 줄이야. 뭐 좋아. 그건 지금 중요한 게 아니지. 지금 일어나는 사건들을 해결하지 못하면 그 미래에조차 도달할 수 없을 테니까.”
“그러네요. 다행히 적이 누군지 알게 된 덕분에 내가 할 일도 대충 정해졌네요.”
“응, 그래?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네. 거의 없죠.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해야죠.”
“그래. 네가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지. 늘 하던 것만 빼면.”
“후우, 정말이지. 당신... 이미 해결책도 다 알고 있는 거 아니야?”
“그럴 리가~”
“뭐 됐어요. 다음에 보자고요, 선배.”
“그래. 응..? 엣!?”
그 말을 끝으로 바로 지하실에서 나왔다.
옆에서 미나세 님이 내가 그를 선배라 부른 것에 대해 놀라고 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언제나 똑같다.
프로덕션을 지키고 아이돌을 지킨다.
그 이상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레벨의 이야기가 아니야.
솔직히 그 이상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역시 적을 알아야 싸우는 법.
이건 무리다.
그냥 구름 위의 싸움은 구름 위의 사람들에게 맡기고 땅에 있는 나는 그 싸움의 여파로 생기는 자연재해를 견디는 법을 생각할 뿐이다.
일단 미라이를 되찾는 게 우선이다.
내일 있을 에밀리와의 만남에서 뭐라도 알아내야 할 텐데.....
*
토요일이 되어 에밀리를 만나러 병원을 향했다.
그곳에서 난...
1~50: 에밀리가 사라졌다
51~100: 에밀리와 만났다.
먼저 2표 갑니다.
@ 작가도 모르는 배후를 알게 된 프로듀서. 작가도 모르는 엔딩을 예견하고 있는 선배. 얘네 너무 유능한데?!
간호사의 말을 들으니 회복이 많이 진행돼서 자주 체크를 안 했더니 언제 사라졌는지 모른다고 한다.
이 병원 괜찮은 건가..?
그러나 에밀리에게 여러 가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이래선 방도가 없다.
“저기 보호자 분. 실은 스튜어트 씨가 사라지고 이런 편지가 남아 있었습니다.”
“편지? 감사합니다.”
슬쩍 보자 깔끔한 것을 넘어 컴퓨터 폰트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과하게 똑바른 일본어, 에밀리의 글씨임을 알 수 있었다.
그 내용은....
+2가 편지의 내용을 정해주세요.
@ >>-1 창댓 쓰다가 잡혀가버렷?!
안되면 +1
1-79 : 편지는 찢어져 있다. 별다른 정보가 없다
80-99 : 놀랍게도 편지는 무사했다
100 : ㅋ
그러나 첫 문구가
‘평안하신가요, 프로듀서. 이 편지를 볼 때쯤이면 이미 저는 이 세상에 없을 가능성이 높겠죠.’
라고 시작하는 편지를 받은 사람에게 안부고 자시고가 있을까.
그녀의 길고 긴 서문의 내용은 제대로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두 번째 장을 봉투에서 꺼내자 중간에 찢어져 있었다.
남아있던 부분엔 그녀가 아는 미라이 사건의 관계자에 대해 말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그 관계자 부분은 완전히 뜯겨나가 있다.
결국, 이 편지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두 가지.
에밀리가 미라이의 실종에 관련되어 있다는 점,
그리고 나는 두 번 다시 에밀리를 만날 수 없다는 점.
그 사실을 확실히 이해한 순간 내 몸의 무언가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고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다.
그 뒤에 있었던 일은 기억나지 않는다.
정신이 들었을 땐 이미 날짜가 바뀌고는 해가 서쪽에서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나는.....
1~33: 왜 또또또또또또또또또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걸까.
34~66: 더 이상 수단을 가리지 않겠어. 설령 모두에게 미움받더라도...
67~99: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할 뿐이야. 에밀리의 마음을 헛되이 할 수 없어.
100: 각★성
먼저 2표 갑니다.
@ 드디어 사망자가 나왔군요. 솔직히 나올까 말까 반신반의였는데 뭐 15년이나 지난 시간이니 사망자가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등장해야 주사위를 굴린다는 구조상 사망자가 있을 수가 없었다....
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또다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번에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나는 결국 아무도 구하지 못했다.
나는 이제 아무도 구하지 못한다.
늘 그랬듯이...
내가 아무리 손을 뻗어도 결국엔 닿지 않았다.
내가 아무리 손을 뻗어도 어차피 닿지 않는다.
많은 아이돌이 괴로운 삶을 보내고 있지만 구할 수 없었다.
많은 아이돌이 괴로운 삶을 보내게 될 텐데 도울 수가 없다.
애초에 내가 더 잘했으면 이런 일은 없었다.
내가 미라이를 잘 설득했으면
내가 에밀리를 잘 지켰으면
내가 미라이가 실종되지 않도록 잘 지켜봤으면
아니 그 전에 내가 선배의 빈자리를 잘 채웠으면
아니 애초에 내가 프로듀서가 되지 않았으면...
그 사장이라면 분명 나보다 뛰어난 사람을 찾았을 것이다.
아니면 선배 혼자서 52명 모두를 관리하며 나보다 더 좋은 결과를 냈을 것이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내가, 이기적인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인생을 멋대로 조종하고 멋대로 포기한 결과가 이거다.
그렇다면 이건 벌이겠지.
분에 넘치는 행복을 받아놓고 보답하지 않은...
아니 지금 이 순간에조차 자신의 행복을 우선하는 내게 내려진 벌...
그것에 죄 없는 아이돌들까지 말려들어 버렸다.
한순간의 실수로 나 같은 것에게 인생을 맡겨버린 탓에...
라는 생각을 과연 요 몇 년 사이에 몇 번이나 했을까.
이미 셀 수도 없다.
그렇다고 변한 게 있는 것도 아니다.
나는 여전히 무력하고 나랑 멀리 떨어진 곳에서 아이돌들은 끊임없이 괴로워한다.
더 잘해보려고 해도 소용없었다.
아니면 더 나빠졌다.
이젠 지쳤다.
은혜도 모르는 쓰레기여도 좋다.
아이돌들에게 경멸받아도 좋다.
어차피 그게 정상이다.
내가 이런 눈부신 공간에 수많은 광휘에 둘러싸여 있던 것이 비정상이다.
내가 그 빛날 운명을 지닌 아이돌들의 인생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다고 느낄 땐 행복했지만, 그 결과가 이거라면 이제 됐다.
어차피 난 아이돌 자체보다 아이돌로부터 내가 얻는 행복이 더 중요한 녀석이니까.
행복을 얻으려는 행동이 무의미하다면 하지 말아야지.
*
“그럼 그렇게 처리해 줘. 그래. 맡길게.”
[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뚝
“하아~~ 지쳤다~”
“수고했어.”
“정말이지, 어째서 내가 주말에까지 그 녀석의 뒤처리를 해야 하는 건데~!”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제일 먼저 발 벗고 나서준 건 너잖아?”
“그야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남은 사람들이 불쌍하니까 어쩔 수 없이...”
“그래그래. ‘이오리’는 상냥하네.”
“정말이야, 이 이오리쨩이 없었으면 그 녀석은 어쩔 생각이었던 건지!”
“아마 걔도 널 믿고 있으니까 그런 선택을 한 것일 테지. 그나저나 벌써 1주일인가, 그 친구가 사라진지... 이미 찾아내서 얼굴 봤지? 어땠어?”
“으응... 그건 이미 틀렸어. 호텔에서 히키코모리 짓 하는 걸 억지로 끄집어 내려고 했는데... 그 녀석 모든 걸 포기한 사람의 눈이었어.”
예전부터 기미는 보이고 있었지만, 그래도 잘 넘기던 녀석이었는데.
에밀리의 죽음이 워낙 쇼크였나 봐.
하긴 세리카의 가짜 사망 소식을 전했을 때도 굉장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가.
“하아, 예상보다 멘탈이 약했나 봐.”
“5년 하고 때려친 내 입장에서 보면 오래도 버텼다는 느낌이지만.”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어?”
“언젠가는 터질 거라곤 생각하고 있었지. 그 녀석은 현실주의지만 몇몇 부분에선 나보다 이상주의적이니까.”
“하지만 그 녀석이 없으면 765는 버티지 못해. 이미 그 녀석이 쓰러지고 납치당하고 하면서 위태위태한 상황이었는데 이제는 가출이라니...”
“그래놓고 자기가 하던 일은 다 끝내서 팩스로 보내는 게 그 녀석 답다면 그 녀석 답더라.”
“뭐 내가 일 가져다주니까 바로 하는 걸 보면 아예 내다버린 건 아니겠지만 그 자기 아이돌밖에 모르는 바보가 제 발로 기어들어간 거니까 쉽게 나오진 않겠지.”
“그래. 그 녀석의 마음을 여는 건 우리가 할 일이 아니야. 우리가 할 일은 연예계에 드리우는 어둠을 치우는 거지. 그렇지만 오늘은 7월 7일 칠석, 내일은 일요일. 그러니까...”
그런 말을 하면서 이 남자는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고는 조용히 입술을 포갰다.
분명 내가 키우고 있을 텐데 이 녀석 앞에선 주도권을 잡을 수가 없다는 게 10년간의 한이지만 거부할 이유도 없었기에 슬쩍 혀를 집어넣어 응했다.
한 멍청이가 일으킨 머리 아픈 일은 잠시 잊고 그대로 몸을 맡겼다.
+3까지 앞으로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시점은 뭐 이오리냐 P냐 정도로 생각해주세요. 사실 이오리 시점 같은 거 넣을 생각 없었는데....
@ 아, 프로듀서가 리타이어네요! 설마 바로 1~33이 나오다니...
1-80 영상을 본 프로듀서, 심연을 향해
81-99 배송되지 못한 택배
100 영상을 보고 의욕이 다시 살아나다
그리고 시체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부패가 심하긴 하지만 배 쪽은 식별할 수 있었는데 에밀리의 배에 있던 흉터 하나가 없다고. 다른 상처에 비해 옅긴 했지만 사라지는 건 말이 안된다. 병원에서 검사할 때도 남아 있었는데.
@ 진짜 죽은 거냐...? 으ㅏㅏㅏㅏ
+ 2번단락은 혹시 이 상황에서 부활이 가능하다면...
굳이 시체를 염장해서 보낸 것이나 뭐 여러가지...
역시 창댓러들은...재밌습니다.
빛이 필요하다면 유리코를 다시 한 번 만난다
절망이 필요하다면 세리카를 다시 한 번 만난다
고대 중국에서 정치범들한테 주로 쓰던 형벌이죠. 젓갈로 담아서 정적에게 보내기. 까불면 너도 이렇게 된다는. 다만... 이 앵커는 철회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좀 잔인해...
철회하는 쪽으로 작가님의 판단이 나온다면, 그냥 영상과 화장된 가루를 보내 주는 걸로.
추가. 염장이 떡밥이 되는 순간 잔인성이 희석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실제인지 떡밥인지는...
근데 참 신기하죠. 분명 달달한 러브코메디였던 창댓이 어느새 유열물이 되어 있어. 이게 창댓이 재밌는 이유죠.
그리고 그것도 앵커들이 유리코와 세리카를 순애 (불륜으로 할 거였으면 아내와는 무감정한 편이 낫고 처음 세리카의 구도는 약점 잡아 빼앗으려는 악역)으로 해서 그나마 불륜은 아니고 로맨스로 간 편이였는데.
거기에 분위기가 달달한 것도 아니고.
그저 가장 가까이에서 있는 것으로 만족하고, 파탄을 초래해서 사랑과 죄책감 사이에 고뇌하고, 모든 걸 잃고 유일하게 남은 가족에게 사랑하고...
최소한 로맨스라고 해야지 러브코메디는...
뭐... 불륜물을 로맨스로 바꾸고 그걸 또 유열물로 바꾼 건 전부 앵커... 그건 맞네요. (<<최대 공로자. 애초에 사랑얘기 하는데 왜 갑자기 엄청나게 큰 적을 만드는데)
정말이지! 일요일에도 나가봐야 하는 거 알면서 그렇게 과격하게 하다니...
40대 들어온 게 언젠데 아직도 그렇게 힘이 넘치는 거야!
하아, 얼른 프로덕션 상태나 확인하고 돌아가야지.
지금의 프로덕션에서 가장 걱정되는 건 역시 리오지.
원래부터 그 녀석에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던 만큼 이번 사태는 그녀에게 적잖이 충격일 거야.
그리고 그 녀석의 사무실로 찾아가서 본 리오의 모습은 심각하다.
쟤... 얼마 전 호텔 방에서 찾아낸 그 녀석과 같은,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의 눈을 하고 있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기한테 절망해버린 거겠지.
그 녀석과 마찬가지로...
정말, 두 사람은 똑 닮았다니까.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는 그나마 표정이 나오지만, 혼자 있을 땐 아무 표정도 드러나지 않고 있는 점도 닮았어.
그렇게 생각하면 그 녀석은 처음부터 저런 상태였던 걸지도 모르겠네.
옆에 있는 신참 비서는 그냥 자기 일만 하다가 종종 내 비서에게 눈길을 보내고 있고, 그걸 또 쟤는 왜 받아주는 거야?!
다른 사람도 아니고 저 애한테 봄이 오다니....
아니 저 애는 일단 제쳐두고 문제는 리오야.
그 녀석이 여기의 뇌라면 리오는 중추, 이 상황에 저 애까지 무너져 버리면 다 끝이야.
일단 나도 뒷작업에서 손을 떼 상황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여기가 무너져 버리면 아무 의미도 없는데...
아아!! 그 멍청이 때문에 이게 대체 뭐야!!!
*
40년 인생 중 15년을 바친 곳을 떠나고 1주일.
중간에 미나세 님이 찾아와서 틀어박히는 건 둘째치고 일은 하라고 해서 그저 호텔방에서 일을 하거나 멍 때리거나 하며 살고 있던 중 발신인 불명의 커다란 소포가 도착했다.
열어보자 그 안엔 또 하나의 세로로 긴 상자와 USB가 들어있었다.
어째서일까. 상자를 열어보는 것보다 먼저 USB를 확인하는 것을 선택했다.
5TB짜리 용량 가득 영상들이 담겨 있었다.
요즘 시대의 화질을 생각하면 영상의 용량 총합이 5TB이면 그다지 길이가 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절대로 짧지도 않고 실제로 매우 많은 영상이 있었다.
나도 모르게 첫 번째 영상을 틀어보았다.
거기엔 에밀리가 찍혀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에밀리와 얼굴을 가린 수많은 남자가 찍혀있었다.
배경을 보니 아마 에밀리의 AV 데뷔작을 찍은 곳인 것 같은데 이런 장면은 없었다.
에밀리가 그쪽으로 떨어졌단 걸 듣고 유리코 몰래 전부 사들였기 때문에 알고 있다.
그렇다면 그 전후에 있었던 일이거나 일부러 저곳을 고른 거겠지.
에밀리의 몸 상태를 보니 꽤 예전 영상인 것 같다.
그 뒤에 무슨 장면이 나오는지는 굳이 말할 것도 없겠지.
처음엔 얌전히 받아들이던 그녀도 시간이 지날수록 신음과 비명을 지르며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물론 남은 영상의 길이와 그 뒤에 이어질 수많은 영상들이 그녀의 애원에 대한 답이겠지.
어림잡아도 20명 가까이 있는 남자들이 아무런 대비 없이 그녀의 몸 안에 자신들의 욕망을 붓고 있었다.
거기서 멈추고 중간쯤에 있는 영상으로 넘어가자 에밀리의 몸에 여러 상처가 생겨났고 무엇보다 그녀의 배가 조금 커져 있었다.
에밀리의 태도가 순종적이게 되어서일까.
이 영상의 내용은 입에 담으면 위험할 정도로 과격했다.
그러나 적어도 임신한 여성에게 분뇨를 먹이는 것은 단순한 성행위로 치부하기엔 이 세상 모든 부모에게 용서받을 일이 아닐 것이다.
비교적 최근의 영상으로 오자 내게 익숙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에밀리의 모습이 나타났다.
그사이에 꽤 긴 간격이 있던 것 같다.
아마 에밀리가 도망치던 2년간의 공백이겠지.
배는 다시 들어가 있었고 대신 커다란 수술 자국이 남아 있었다.
아마 저게 예전에 보고 받은 자궁 적출 수술 자국이겠지.
저번에 욕실에서도 확인했었다.
그리고 에밀리의 태도가 순종을 넘어 복종으로 변해 있었다.
어쨌든 이 영상을 보낸 게 누군지는 대충 알 것 같다.
그렇다면 자연스레 저 상자의 내용물도 예상할 수 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상자의 뚜껑을 열어보자 예상대로 최악의 선물이 담겨 있었다.
에밀리로 만든 젓갈을 이사 선물로 친히 보내주다니 정말, 누군지 모르겠지만 친절한 사람이다...
이게.... 내가 만들어낸 한 여성의 결말이다.
한 명의 야마토 나데시코로서 찬란하고 아름다운 미래를 그려나갔을 터인 여성에 인생에 주제도 모르고 내가 끼어든 결과다.
저 수많은 영상은 그녀가 걸어온 길이다.
찬란함은 백탁으로 아름다움은 상처로 덧씌워진 잘못된 인생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난 아무 쓸모도 없다.
그냥 이대로 사라지고 싶다.
그래도 사과는 해야겠지.
에밀리에게 잘못했다고, 용서하지 말라고, 영원히 원망해달라고 전하러 가자.
옆에 놓인 에밀리 젓갈에게 곧 만나러 가겠다고 전했다.
아니 난 지옥행이니까 못 만나려나,
강가에서 돌 쌓는 애들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해보자.
마지막으로 에밀리의 시체를 건져내 보았다.
훼손이 심하지만, 체형이나 머리카락, 아직 형체가 남은 배의 상처 등이 에밀리란 사실을 전해주고... 응?
그런데 배에 상처... 수술 자국이 없는 것 같은....
띵동~
응?
누구지?
일단 에밀리는 다시 상자 속에 넣어두고...
미나세 님이 다시 온 건가?
“누구세....요....”
“안녕하세요. 프로듀서 씨.”
“세리카...”
+3까지 다음 전개를 적어주세요.
@ 내가 하면 로맨스니까요. 그리고 거기에 개그 요소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게 러브코메디.
@@ 이번에 밀리시타 아이콘이 유리코로 변했더군요. 이것도 기념이니 유리코 이벤트나 넣어볼까 생각 중입니다. 뭐 지금 창댓 분위기가 분위기인 만큼 달달한 이벤트보다는 마침 야마토 나데시코 젓갈이 나왔으니 트리케라톱스 젓갈 같은 것도 가능하겠죠. 일단은 체크로 765를 떠난 아이돌들의 안전엔 성공했었지만요.
1-33 이성을 잃은 P는 그곳에 찾아가서 덤으로 납치된다. P에게 배송된 것은 진짜 에밀리 시체 젓갈이었다.
34-66 가지 않는다. 흉터는 없지만 에밀리의 시체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67-99 에밀리의 시체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다. 에밀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가는 게 나을 것 같다.
100 ㅋ
@러브도 코메디도 있으니 크게보면 러브코메디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