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진행중
댓글: 2984 / 조회: 20695 / 추천: 11
일반 프로듀서
관련 링크가 없습니다.
현재 밀리마스 시점에서 15년 후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밀리P로 AS의 P와는 별개인물입니다.
그냥 아이돌들의 미래의 모습을 쓰고 싶을 뿐이지 딱히 아내와의 관계회복이 목적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미래시점의 일상물이에요.
AS 멤버들의 미래는 결정이 되어 있습니다.
밀리 멤버들의 경우 등장 앵커 혹은 이벤트로 출연하는데 주사위를 통해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판정하게 됩니다.
다들 제가 짠 디폴트 인생은 있지만 앵커에서 지정하셔도 됩니다.
대신 인생의 굴곡은 주사위로 결정됩니다.
총 3,107건의 게시물이 등록 됨.
2984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리오가 내일 있을 인터뷰 준비가 끝났다고 서류를 가지고 온다. 대충 보니까 양이 꽤 있는데 나가요시는 없다. 알겠다고 말하고 일을 하는데 스바루가 찾아온다. 혹시 오빠들 서류 통과했어?
응? 이쿠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침의 그 일 때문이려나
“여보세요. 이쿠?”
[아, 프로듀서씨. 실은 말이야, 오늘 아침에....]
“응. 세리카에게 들었어. 힘들었지. 미안하다. 도와주지 못해서.”
[으응... 괜찮아. SP분들이 지켜주셨고 다른 사람들도 어떻게 설득해서 돌려보냈으니까.]
“그래... 고생했어. 이제 정말로 푹 쉬어.”
[응. 그래서 말인데.... 이번에 나랑 모모코쨩이랑 당분간 여행을 떠가고 싶은데.... 괜찮을까?]
여행이라....
솔직히 경영하는 입장에서 그녀가 오래 빠지는 건 썩 달가운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게 나랑은 아무 상관도 없다.
이쿠가 바란다면 그건 이뤄져야 하는 일이다.
“물론이야. 맘껏 놀다 와. 영수증은 다 챙겨둬. 경비로 처리할 테니까.”
[에? 괜찮아?!]
“물론이야. 네가 벌어주는 금액에 비하면 별것도 아니야.”
[고마워, 프로듀서씨. 모모코쨩도 기뻐할 거야.]
부디 그렇다면 좋겠지만....
아마 아침의 사건으로 모모코는 또다시 자책하고 있겠지.
어떻게든 해주고 싶은데......
“그래... 잘 부탁.... 잘 놀다 와.”
[응]
*
이쿠와의 통화를 마치고 다시 일에 집중하던 중 리오가 대용량의 서류를 가져왔다.
“내일 있을 인터뷰 준비 끝났어. 내일 인터뷰 할 사람들 명단이야.”
“아, 응. 한 번 볼게.”
내용을 보자 전체적으로 체력과 경력을 중점으로 뽑은 비서 후보들이었다.
리오가 한 일이니 믿고 맡길 수 있겠지만
나가요시란 글자는 눈에 보이지 않았다.
단순히 내가 못본 걸 수도 있지만 만약 진짜로 없다면....
“무슨 문제 있어?”
“음.... 아니, 알겠어. 내일 오후에 하는 거였나. 준비는 됐어?”
“후우... 내가 직접 같이 일할 사람을 뽑는 건 처음이라 조금 긴장되긴 해.”
“너무 긴장할 필요 없어. 우리는 선택하는 입장이니까. 제일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고르면 돼.”
“그게 말처럼 쉬워야지.... 일단 이렇게 알아둬. 난 이만 자리로 돌아가 볼게.”
“그래.”
*
슬슬 저녁 시간이 다가오는 시간
스바루가 우물쭈물하며 찾아왔다.
“저기... 우리 오빠들... 어떻게 됐어? 서류 통과했어?”
“으음.... 글쎄,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전원을 파악하지는 못했는데....”
“그래.... 못한 거구나....”
“으읏..... 미안...”
“아냐. 신경 쓰지 마. 사실 인맥 이용해서 일자리 찾으려고 한 것 자체가 치사한 일이니까.”
“치사한 일이라곤 생각하지 않아.”
“으응... 프로듀서는 그래도 다른 사람들은 다르니까. 안 그래도 전체적으로 이 사무소의 중역을 프로듀서의 전 아이돌이 꿰차고 있는 것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그랬던가...
하긴 당연하다면 당연하지.
그녀들도 다들 실력과 실적이 검증된 상태이지만, 옆에서 보면 낙하산으로 보일 테니...
“귀찮게 해서 미안해. 이만 가볼게.”
“그래... 미안하다.”
“아냐, 신경쓸 거 없어.”
말은 그렇게 해도 표정에 근심과 아쉬움을 완전히 숨기지는 못했다.
하아.... 단순 노동 아르바이트라도 해줄까...
*
어느새 밤이 되어 퇴근할 시간이 됐다.
오늘은 집에 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어제와 그제의 유리코의 반응을 보면 괜찮겠지.
“프로듀서군 아직 있어?”
“리오? 무슨 일이야.”
“그게 다음 주면 완전히 유리코쨩이랑 이혼하게 되잖아? 집은 구했나 싶어서.”
“아니. 아직이야.”
“마음에 드는 집은 있어?”
“아니... 아직 부동산도 안 알아봤고 세리카가 방을 좀 보여줬는데 좀 아닌 것 같고...”
“괜찮겠어? 계약이라던지 이사라던지 할 일 많을 텐데... 만약 다음주까지 집 못찾으면...”
“그러게...”
아무리 그래도 이혼한 여자의 집에 살 수도 없고
역시 사무실에서 살려나...
“저기.... 혹시 이혼하고 살 집 없으면 집 구할 때까지 우리 집에서 살래?”
“에? 네 집?”
“응. 프로듀서 군 한 명 정도면 같이 살 수 있을 정도고... 여기랑도 가깝고.”
“으음.....”
“만약 그대로 맘에 드는 집을 못 구한다고 해도... 뭐.... 어쨌든 필요하면 언제든 말만 해. 난 언제나 너의 곁에 있으니까.”
그 말을 마치고 리오는 사무실을 나갔다.
리오네 집이라...
세리카의 집이나 호텔보다야 리오의 집이 마음이 편하기는 하겠지만....
음... 일단 좀 더 생각해보자.
*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씻고 잠들었다.
+2까지 오전에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이혼하자마자 리오네 집에서 살게된다면 마치 리오랑 불륜을 하고 있던것처럼 보일지도...
괴롭다.
아침에 느껴지는 강제 기상 시스템의 괴로움이 아니라 더욱 기분 나쁜....
뱃속에서 아이돌 히어로즈 비욘드 갤럭시의 전투가 펼쳐지고 있는 것 같아....
몸이 뜨거운데... 추워.... 감기인가.....
“으으으.... 일단 따뜻한 물이라도 마시자...”
아직 해는 뜨기 전.... 아니 아예 유리코가 일어나기도 전인가...
하아.... 하필 오늘 같은 날....
포트에 물을 담아 스위치를 올리고 컵을 찾아서 들어올리려는데...
쨍그랑!!
하아..... 제기랄....
새벽부터 운수 참 좋네....
“어엇..?!”
쿵!
깨진 컵의 조각들을 주우려고 몸을 숙이자 순간 어지러우면서 몸의 균형을 일어 넘어졌다.
다행히 조각들은 피해서 넘어졌지만 일어나기가 싫다...
“무슨 일 있... 프로듀서씨?!”
컵이 깨지는 소리 혹은 내가 넘어지는 소리에 유리코가 깼는지 눈을 비비며 나오다가
쓰러져 있는 나를 보고는 당황하며 달려왔다.
“괜찮아요?! 꺗! 이건... 컵? 아, 어디 다치신 거예요?!”
“아니... 괜찮아... 하아... 그냥 좀 감기인 건지... 아님 설사인 건지.... 엊그제부터 속이 좀 안 좋아서....”
“정말 힘들어 보여요. 오늘은 출근하지 말고 병원 가서 진찰받고 쉬어요.”
“안 돼. 오늘은 중요한 일이 있어... 내가 빠지면 안 될 일이야...”
“하지만 그 몸 상태로는 도저히....”
“괜찮아.... 약 좀 먹고 가면 돼...”
“알겠어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금방 죽 끓일게요.”
“미안해....”
“아니에요.”
유리코가 죽을 끓여주는 동안 나는 화장실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죽을 먹고 감기약이랑 설사약이랑 진통제를 먹고 집을 나섰다.
*
차를 세우고 억지로 몸을 끌어 사무소로 들어가려 하자 한 남자가 내 앞을 가로막았다.
얼굴이 묘하게 익숙하고 전에도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아직 약빨이 안 들어서인지 정신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프로듀서씨 맞으시죠? 예전에 한 번 뵀던 적이 있는데, 저는 스바루의 큰오빠 되는 사람입니다.”
“아...”
과연...
그런 건가....
정말로 그 서류뭉치에 아무도 없었던 건가...
“저기... 정말 저희 형제 중 한 명이라도 좋으니까 써주시면... 아니 면접이라도 보게 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죄송하지만... 하아.... 저희는은 저희가 필요로 하는 요소를 충족시킨 분들로 공정하게 선발합니다. 그리고 저 혼자만의 의견으로 채용하는 것이 아니기에... 후우... 아무리 스바루의 가족분들이라도 제가 임의로 고용하거나 할 수 없습니다.”
설령 내 비서라고 해도 나뿐 아니라 리오나 코노미씨 아오바씨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이 섞이고 뭉쳐 선발하는 것인 만큼 내 맘대로 할 수 없다.
내 프라이베이트까지 관리하는 비서가 아닌 어디까지나 회사 내에서의 비서인 만큼 더더욱.
“부탁드립니다! 남정네 넷이 모여선 가장 어린 여동생에게 가정이랑 부모님을 맡기고 있는 상황이란 말입니다!”
“현대의 일본은 구직난이 아니라 구인난일 터인데요....”
“그건 그렇지만 너무 오래 구인난이 지속 되다 보니 오히려 많은 일자리에서 기계와 AI를 도입하는 바람에 양질의 일자리는 거의 남아있지를 않아 여전히 구직난입니다... 요즘엔 아르바이트도 많이 없어졌고... 그러니 부디!!”
이거 당장이라도 머리 박을 기세인데....
어쩐다....
리오를 포함해 다른 사람들이면 이 사람이 스바루 가족인 걸 알았다간 마음 약해질 텐데...
1. 난 경영자고 여긴 내가 운영하는 기업이다. 미안하지만 돌려보내자.
2. 그래도 내 아이돌의 가족인데 면접까지라면....
먼저 2표로 갑니다.
@ 불륜이라고 착각 당하는 게 재밌는 거라고요!
“죄송하지만 역시 그럴 수는 없네요. 낙하산은 기업의 이미지에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이미지와 신뢰로 먹고사는 직종인 만큼 화가 될 일은 할 수 없습니다.”
“그... 그런....”
“무엇보다 스바루, 그 정직한 아이가 연줄을 이용해 가족을 억지로 회사에 꽂는다는 행위를 좋게 생각할 리가 없습니다. 하아... 지금이야 여러분을 위해 그 부분을 꺾은 것일 테지만, 머지않아 그것이 정말로 옳은 일이었는지 딜레마에 빠질 겁니다. 그렇지 않나요?”
“스바루라면.... 확실히.... 그럴 지도...”
“그럴 바에야 처음부터 안 되는 거로, 그녀가 제게 조금 서운한 감정을 갖는 정도로 마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뭐, 그 경우 제 마음은 조금 아프겠지만.”
“하... 알겠습니다. 사실 프로듀서 씨의 성격을 생각했을 때 힘들 거라는 생각은 했습니다. 프로듀서 씨는 실리를 꽤 중요시 여기시니까요.”
“많은 사람의 다양한 것들을 책임지고 있다 보니 그렇게 되더군요.”
“그럼 이만 실례.... 아, 그 전에 한가지 궁금한 게 있습니다.”
“뭐죠?”
“프로듀서 씨는 저희 형제의 사정을 들었을 때보다 스바루가 조금 서운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때 마음이 아프셨던 겁니까?”
“흠.... 글쎄요. 아마 그런 것 같네요.”
그는 그 말을 듣고 말없이 떠나갔다.
그야 당신네 사정, 별로 대단할 것도 없던데 뭘...
당장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정 안 되면 막노동이라도 뛸 수 있는 거고.
그쪽은 아직 기계를 쓰기엔 실리가 안 맞는다고 인간 쓰는데.
좀 약빨이 돌기 시작한 것 같다.
가서 일이나 하자.
*
자 면접 시간이다.
리오와 아오바씨도 준비가 끝난 것 같다.
그럼.... 시작하자.
+3까지 면접에서 기억에 남는 사람(최종 후보까지 갈 사람)에 대해 적어주세요. 뭐 스펙이나 특징이나 그런 거?
일단 잘생기고 차분한 성격. 짧지만 찰랑거리는 갈색 머리가 어울리는 얼굴. 스펙은 그렇게 좋지는 않지만 인터뷰에서 많은 점수를 받았다. 목소리도 좋고 자기관리도 잘 하고. 갑자기 서류를 주고 마음대로 정리를 해보라고 했는데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지금 여기서 쓰는 방법과 비슷한 서류정리 스타일. 그리고 한번 알려주면 바로바로 배우는 스타일. 가족관계는 어릴때 집안이 조금 힘들었고 나중에 혼자 독립해서 지금은 아내와 행복하게 살고있다고 말했다. 아내가 있으니 뭐 아이돌과 연애 그런거 걱정도 많이 안해도 되고.
198cm의 스킨헤드 거인. 오키나와 태생의 혼혈흑인. 대학때까지 미식축구를 했으며 전자두뇌라고 불리는 이론파였음. 보기와는 다르게 아이돌 광팬이며 아기자기한것을 좋아함. 편모 밑에서 자랐지만 구김살없는 성격을 가지고 있음. 힙합은 좋아하지 않음.
요코야마 켄타
어릴 때 축구를 열심히 해서 건강한 오사카 출신 30대 초중반 청년. 축구에 몰두하다 늦게 대학을 갔다. 적당히 좋은 대학에서 정당히 좋은 점수를 받았다. 일단 체력은 자신 있다고 말하는 켄타. 스테미너에 자신감을 보인다. 약 15년 전부터 밀리를 좋아했다고 말했다. 아직 결혼은 안 했고 여자친구도 없다. 잘생기고 발랄한 성격. 프로듀서처럼 항상 분위기가 다운이 사람 옆에 어울릴 거 같다고 생각해서 리오가 추천했다.
분명 솎아낸 사람들인데도 엄청나게 많네.....
중간중간 화장실 가고 싶거나 식은 땀이 나거나 배가 아프거나 어지럽거나 했지만
겨우겨우 참고 약도 먹으면서 버텨냈다.
두 사람이 많이 걱정하긴 했지만 빠질 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니....
“으,으으으응... 후우~ 미사키쨩, 프로듀서 군 수고했어~.”
“네... 수고하셨습니다. 후우, 정말 늘 느끼는 거지만 면접이란 건 너무 오래 걸려요.”
“어쩔 수 없죠. 이렇게 지원자가 많아서야.... 일단 저녁이라도 먹으면서 정리하도록 하죠.”
““네~””
*
적당히 배달시킨 음식을 회의실에 펼치고 인터뷰 중 괜찮았던 사람들 리스트를 펼쳤다.
“우선, 가장 눈에 띈 사람은 이 둘이려나.”
“아, 타카하시 씨랑 스미스 씨군요.”
“두 사람 다 일단 가장 크게 눈에 띄는 부분이 하나씩 있지.”
“리쿠라는 이름과 혼혈흑인이라는 점인가. 뭐 그건 둘째치고 두 사람은 전혀 다른 측면으로 좋았지.”
“타카하시 씨는 솔직히 스펙은 낮은 편이지만 일은 잘할 것 같죠. 보니까 서류 정리하는 방식도 우리 회사랑 비슷하고 배우는 것도 빨라 보이고.”
“애초에 자기관리 능력이 뛰어나 보여서 남겨둔 거였거든. 근데 설마 일 처리도 능숙할 줄이야. 외모도 비서로서 부족하지 않을 외모고 목소리도 멋있고, 무엇보다 기혼이라 아이돌과의 연애도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난 아직 야마자키 양의 사건의 충격을 잊지 않았다만... 뭐 그래도 확률이 낮은 건 사실이지.”
“뒷조사 결과도 왔는데 딱히 문제 될 이력이나 자료는 없어요. 다만 프로듀서 씨의 말을 빌리자면 너무 깨끗한 게 오히려 이상한 걸지도 모르겠네요.”
“흐음.... 스미스는 2m에 가까운 건장한 체구에 대학 때까지 미식축구를 했다고 하더군. 솔직히 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건 체력과 근력이 출중한 남성인 만큼 조건적으론 이 사람이 가장 알맞다고 할 수 있지. 게다가 스펙도 좋고 건장한 외모와는 다르게 철저한 이론파라고 하더군. 말 그대로 금상첨화지.”
“그리고 아이돌에 관심이 많아 보였지. 당장 가방에도 우리 아이돌 굿즈가 달려 있었고 아이돌 관련 질문도 전부 맞췄고. 아기자기한 걸 좋아한다는 걸 알았을 때나 ‘힙합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라고 말할 때 꽤 귀여워 보였어.”
“네! 그리고 웃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어요!”
“흐음... 솔직히 나는 이 두 사람 중 한 명을 고르면 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두 사람은 어때?”
두 사람 다 우리가 찾는 인재상에 적합하고 능력이나 성격에 별다른 문제도 보이지 않는다.
물론 잠깐의 인터뷰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고,
내숭을 떨거나 연기를 하는 것일 가능성도 높지만,
그건 이 이후에 실제로 인턴 일을 시켜서 알아볼 생각이다.
“아, 프로듀서군 이 사람도 한 번 봐줘.”
“음? 요코야마 켄타? 흐음... 스펙은 뭐 적당히 괜찮은데.... 축구를 하다가 대학을 늦게 갔는데도 이 정도 대학에서 이 정도 학점이면 머리는 꽤 좋은 것 같고 스태미너에도 꽤 자신 있어 했지만... 굳이 이 사람을 추천하는 이유가 뭐지? 이 정도면 그 두 사람도 충분히 좋은 것 같은데?”
“그야 물론 성격이지. 다른 두 사람도 성격이 좋긴 하지만 프로듀서 군처럼 늘 분위기가 다운 되어 있는 사람에겐 이런 발랄한 성격의 사람이 붙어있는 게 딱 좋거든. 얼굴도 괜찮고, 우리가 데뷔하던 시절부터 팬이라고 하잖아. 나를 한 번에 알아보기도 했고. 그만큼 우리들에 대한 이해도 높지 않을까?”
“팬에게 보여주는 모습이 아이돌의 전부는 아니잖아? 난 그보다 이 사람에게 아까부터 굉장한 기시감을 느껴.”
“에? 기시감이요?”
“요코야마라는 성씨, 오사카 출신, 축구선수 출신, 현재 30대 초중반에 15년 전부터 765의 팬이었다.... 이거 나오의 오빠 아니야?”
“..........”
“...........”
“나, 어째선지 모르지만 나오의 오빠를 만난 적이 없는데 두 사람은 어때?”
“나도 본 적 없어.”
“저도요.”
“...............”
으음.....
흐음........
으으...........
“일단 나중에 생각하자. 일단 리오의 추천이니까 이 사람도 포함해서 3명을 면접 합격으로 하자.”
“네. 처리해 둘게요.”
“그럼 이제 먹자!”
“아.... 다 식었네...”
식어버린 저녁을 먹고 남은 일을 마친 채 집으로 돌아왔다.
다행히 복통은 잠들 때까지 느껴지지 않았다.
현대의 약학은 위대해
+2까지 금요일 오전에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 최근 앵커의 호응이 적은 게 슬프네요. 더 이상 레퍼토리가 없나... 그치만 시간을 가속하려고 해도 상태이상에 걸려 있으니 쉽게 건너 뛰면 안 되고....
설마 지각한 건가 싶어서 번쩍 눈을 뜨니
낯선 천장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그리운 천장이었다.
꽤 예전에 잔뜩 봤던 것 같은 천장....
병원 천장이었다.
“어, 라? 왜 내가 여기에....”
응?
오른손에 무언가 따뜻한 게 느껴지는데....
“아.”
고개를 움직여 오른손을 바라보자 유리코가 내 손을 잡은 채 자고 있다.
유리코의 존재를 확인하자 다시 몸에 힘이 풀려 천장을 바라보게 되었다.
너스콜을 눌러야 하는데.... 오른쪽에 있네.
유리코를 깨우지 않고 너스콜을 누를 방법은..... 없나....
허리를 최대한 틀고 왼손을 뻗어봐도 오른손이 잡혀 있고 나이도 있다보니 닿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오른손의 모든 근육과 힘줄을 꿈틀거리며 유리코가 깨어나지 않도록 손을 빼려고 했지만 유리코가 내 손을 너무 꽉 붙잡고 있어서 도저히 무리일 것 같다.
“어쩔 수 없지. 유리코, 유리코!”
“후엣?! 프, 프로듀서씨?!”
나는 오른손에 힘을 주어 들어올리며 유리코의 이름을 외쳤다.
그러자 유리코가 깜짝 놀라면서 잠에서 깨어났다.
“안녕 유리코. 일어나자마자 미안하지만 손을 좀 놔줄래? 너스 콜을 누르고 싶은데.”
“아, 네. 잠시만요. 제가 누를게요. 꾹. 그런데 이제 괜찮으세요?”
“응? 괜찮다니... 난 내가 왜 이곳에 있는지조차 모르겠는데.”
“에? 그치만 그렇게 괴로워 하셨는데...”
“응?”
괴로워?
무슨 일 있었나?
“그게 밤에 엄청 괴로운 듯이 신음하고 계셔서 방에 가보니 배를 움켜쥐시고는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얼굴을 하고 계셨는걸요!”
“그, 그랬어? 난 전혀 기억이 없는데....”
“얼마나 놀랐는 줄 알아요? 바로 구급차 불러서 병원으로 와서 치료 받고.”
“미안미안. 근데... 네 방에서 내가 신음하는 소리가 들려? 게다가 너 비교적 잠귀가 어두운 편 아니었나?”
“에? 그, 그건... 그게.... 그,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그보다 제가 어제 그렇게 병원을 가자고 말씀을 드렸는데 무시하시더니 결국 이렇게 되어 버렸잖아요!”
“으음....”
뭐 그거야... 그렇지만...
한참 유리코가 잔소리를 하던 때 마침 간호사와 의사가 병실로 들어왔다.
“일어나셨군요.”
“오랜만이네요. 닥터.”
“그렇군요. 벌써 7년인가요. 그나저나 7년 전에는 과로로 쓰러져서 실려오더니 이번엔 과로를 위해 장염을 억지로 참고 살다니... 당신도 참 빨리 죽고 싶어하는 군요.”
“아하하. 그러네요...”
“그런 일하는 거 좋아하는 당신에게 선물입니다.”
“그건, 노트북? 제거... 맞죠?”
“네. 아까 어떤 여성 분이 두고 갔습니다.”
오전 동안 일하고 얼른 복귀하라는 건가...
우리 회사 참 멋지군.
“하지만 일하기 전에 먼저 따라오시죠.”
“예이예이.”
그 뒤 몇 가지 검사를 받고 유리코가 있는 병실에서 업무를 처리하며 휴식을 취했다.
+2까지 오후에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옆에서 유리코가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지만, 병원에서 일하는 건 이미 익숙하다.
슬슬 점심시간이 되어 가는군.
근데 여기 밥은 썩 맛이 좋지 않은데....
드르륵
“안녕~ 프로듀서 군 있어?”
“리오? 어쩐 일이야?”
“어쩐 일이냐니~ 당연히 병문안이지! 여기 밥은 맛이 없으니까 도시락 가져왔어. 유리코쨩 것도 제대로 챙겨 왔다고!”
“아, 감사합니다.”
리오는 내 상 위에 가져온 도시락 세 개를 펼쳤다.
정통파라고 말할 수 있을 법한 반찬으로 구성된 두 개의 도시락과
죽
죽
죽
아니 뭐.....
이게 맞는 선택이긴 하겠지만....
기대하게 했으면서....
“자, 먹자!”
“네!”
“아...응.”
나는 숟가락으로 죽을 한 숟갈 떠서 입에 넣었고
다음 순간 죽이 사라졌다.
“이야 프로듀서 군도 참~ 만든 사람이 기뻐질 정도로 잘 먹네! 엄청 배가 고팠나 봐?”
“아니, 딱히 배가 고프다거나 한 건 아닌데.... 평소에도 꽤 굶고 살았고....”
“그런 만큼 몸이 영양을 바라고 있던 걸지도 모르지.”
“아, 프로듀서 씨. 식사도 다 하셨으니 약 받아 올게요.”
그렇게 말한 유리코는 병실에서 나섰다.
그냥 너스콜을 하면 되는 것을...
“그러고 보니 지난주 금요일에는 내가 쓰러졌었는데 이번 주에는 프로듀서 군이 쓰러져 버렸네?”
“딱히 쓰러진 건 아니다만.... 그래도 확실히 웃기는 일이긴 하네.”
“그치? 운명인 걸까나~”
“그딴 운명은 필요 없어.”
회사의 중추가 차례로 쓰러지는 운명이라니...
그건 저주잖아.
드르륵
“약 받아 왔어요~!”
“자, 그러면 프로듀서 군은 약 먹고 쉬어. 난 이만 가 볼게.”
“응? 쉬라니? 이 노트북 네가 가져다둔 거 아니야?”
“으응? 나 아닌데? 아마 코노미 언니일 거야. 아침에 왔었거든.”
“아, 그래. 코노미씨가 둔 거였구나. 알겠어. 잠깐 쉬고 사무소로 갈게.”
“됐네요. 그냥 푹 쉬어. 그래야 얼른 낫고 제대로 일을 하지.”
“그래그래.”
드르륵
그렇게 리오는 병실을 나섰다.
나는 유리코에게 약을 받아먹고 그대로 몸에서 힘을 뺐다.
그렇게 잠이 들려고 하는데...
“...!”
누군가 나를 부른 것 같다.
억지로 눈꺼풀을 열자.... 눈 앞엔
1~50: 울먹이는 아이돌들
51~100: 돌아가신 어머니
먼저 2표.
.
.
.
개꿈이네.
다시 자면 깨려나.
“아쉽지만 꿈이 아니란다.”
“아, 이런 이건 진짜배기네...”
“어머? 어째 바로 인정하네?”
“그야 전 어머니의 목소리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으니까요.”
“기뻐할 수 없는 이유다만...”
잠시 주변을 둘러보자 내 뒤로는 드넓은 평원이
어머니의 등 뒤로는 넓은 강이 보이고 저 멀리 건너편이 보인다.
저게 삼도천이라는 걸까.
건너편의 육지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저는 죽은 건가요?”
“네가 이곳에 온 게 한두번인 줄 아니?”
“자주 와요?”
“그래. 하도 자주 와서 엄마도 심심할 일이 없다. 그다지 기쁘지는 않다만. 그래도 하루에 두 번이나 찾아온 건 처음이네.”
“오늘도 이미 한 번 왔었나요? 전혀 기억이 없는데...”
“그야 돌아가는 순간 다 잊어버리니까 그렇지.”
의외로 저승이란 건 쉽게 다녀갈 수 있는 곳이었구나.
다들 기억하지 못할 뿐 자주 오고 있는 걸까?
“그래도 네가 머지않아 이곳에 정착하게 될 것 같기는 하구나.”
“뭐, 제 생활을 생각하면...”
“아니, 단순히 그게 아니라... 너는 이미 강을 넘어왔거든.”
“네? 이미 강을 넘었다니.... 강이라면 어머니의 뒤에 있잖아요.”
“내가 지금 서 있는 곳은 조금 전에 네가 왔던 장소란다. 나는 너를 보내고 원래 있을 곳으로 돌아가려던 참에 네가 다시 찾아왔단다. 이곳과 현세는 시간의 흐름이 다르거든.”
“그러면 제가 이곳에 올 때마다 저편과 가까워졌고 이미 강마저 넘어서 죽어가고 있다는 건가요?”
“그래. 네 뒤에 큰 탑이 보이지? 거기가 진짜 입구란다. 거기에 도달하면 끝이지.”
어머니의 말을 듣고 다시 등 뒤를 보자 딱 봐도 불길한 탑이 있었다.
저기에 도달하면 끝나는 건가.
“오늘 같은 페이스라면 1년도 안 걸릴 거다. 물론 평소의 페이스라면 7년은 걸리겠지. 애초에 이곳에 이렇게 자주 오는 시점에서 큰 문제이긴 하다만.”
“빠르면 1년, 늦으면 7년인가.”
“늘 그렇지만 별 감흥은 없어 보이는구나.”
“뭐, 그렇네요. 그다지 별 느낌은 없네요.”
“정말 누가 내 아들 아니랄까봐.... 어쨌든 이만 돌아가야지.”
“어.... 어떻게 돌아가요?”
“원래라면 여기에서 깨어난 시점부터 영혼이 몸으로 돌아가려고 할 텐데 오늘은 너무 빠르게 다시 와서 그런지 세상이 너를 죽을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는 모양이구나. 이래선 걸어서 돌아가야겠네.”
“걸어서 돌아가요?”
“그래. 강을 건너서 반대편에 있는 탑에 가면 된단다.”
“하아.... 이 놈의 세상은 왜 늘 걸리적거리는 걸까...”
“너무 늦기 전에 출발하렴.”
“네. 다음에 다시 만나요. 이쪽 시간이라면 그리 먼 미래가 아닐 테니까.”
“좀 적당히 오렴. 아 그리고 네가 이곳에 오면 나는 늘 네게 똑같은 말을 건네고 있단다. 어차피 깨어나면 잊어버리겠지만.”
“응?”
“가끔은 너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소중한 사람을 위해서 행동해 보렴. 그게 진정 너를 위한 것이다.”
그 말을 끝으로 어머니는 나를 스쳐 지나가며 저승 방향으로 나섰다.
내가 아니라 다른 소중한 사람을 위해 행동하라니....
소중한 사람을 위해 행동하는 게 나를 위한 행동인 건 당연한 건데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지?
그런 의문을 품은 채 강을 건너 탑에 도착했다.
그곳에 있던 사신은 나를 보더니 당황해서는 사과를 하고 원죄를 면제해 준다고 하고 나를 보내 주었다.
뭔가 이득을 본 것 같다.
*
뭔가 또다시 기분 좋게 잠에서 일어났다.
설마 지각한 건가 싶어서 번쩍 눈을 뜨니
낯선 천장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익숙한 천장이었다.
꽤 최근에 잔뜩 봤던 것 같은 천장....
병원 천장이었다.
“으음... 이건...”
“프로듀서 씨?!!”
갑자기 유리코가 울먹이며 달려들었다.
그 뒤를 이어 여러명의 아이돌들이 달려들어 울기 시작했다.
듣자 하니 금요일에 잠들고는 주말 내내 깨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확실히 몸이 꽤 찌뿌둥하고 살짝 멍한 느낌이었다.
의사 말로는 피로의 과다한 누적에 병까지 겹쳐서 그렇게 된 것 같다고 한다.
그리고 오히려 3일간 식사를 하지 않은 덕분에 장염은 나았다고 한다.
기뻐해야 하나 슬퍼해야 하나.
어쨌든 오늘은 월요일이고 이미 점심시간까지 지났다.
그나저나 주말 동안 괜찮았을까.
아직 새 비서도 고용하지 못했는데 갑자기 내가 쓰러져 버렸으니 꽤 큰일이었을 거 같은데...
+3까지 금토일 동안 있었던 일을 적어주세요. 회사에서 있었던 일도 괜찮고, 아이돌들 사이에서 있었던 일도 괜찮고, 큰 사건이 있었어도 괜찮습니다.
@ 정말 조별과제랑 발표랑 레포트랑 중간고사 기말고사 학점까지 모조리 사라져 버렸으면...
“으응.... 하아.... 있었지....”
“그 반응을 보니 썩 유쾌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네.”
“으음... 우선 프로듀서 군의 건강상태를 보고 사무소 내에서 다음 총괄 프로듀서를 내정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돌고 있고...”
“하아?”
“거기에 프로듀서 군의 건강상태가 심각하게 나쁘다는 이야기가 증권가에서 찌라시로 돌고 있고...”
“하아아?”
“그게 또 우리 사무소에서 퍼져서 다음 총괄 프로듀서의 자리를 노리고 프로듀서들 사이에서 파벌이 갈리고 있어....”
“아니! 우리 사무소가 뭐 얼마나 크다고 파벌이 갈려?!”
겨우 3일 쓰러져 있었더니 회사가 꼬라지라니...
몇 개월이나 쓰러져 있었을 때도 이러진 않았는데....
뭐 이렇게 콩가루 회사냐.....
“마음 같아서는 모조리 숙청을 해버리고 싶어지는 소식들이네... 하아....”
“아직도 남아 있어...”
“이런 젠장....”
나 그냥 다시 누워서 잠들래.
지금 자면 왠지 모르게 매우 그리운 사람이랑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프로듀서 군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이쿠쨩이랑 모모코쨩이 돌아왔었거든.”
“거기서부터 듣기 싫어지네. 애초에 떠난지 며칠 되지도 않았잖아....”
“응... 근데 또 돌아온 걸 기자들이 냄새를 맡았나 봐. 또 둘을 귀찮게 굴었거든. 이번엔 이오리쨩까지 가세해서 쫓아내 주었지만... 꽤 스트레스가 심할 거야.”
“기자들 SNS 등장 이후 점점 입지가 좁아지더니 결국 갈 때까지 가는 구나....”
가까운 시일 내로 두 사람에게 가보는 게 좋으려나...
정말 머리가 아파오네....
그럼 지금 내가 처리해야 할 일들을 정리해보면....
유리코와 이혼
새 집 구하기
분열되려는 회사 정합
비서 고용
모모이쿠 케어
3일 동안 쌓인 일
모모이쿠 돌봐주는 세리카에게도 뭔가 해줘야 할 것 같고
평범한 업무들과 다른 아이돌들 만나기까지......
하..................................................................................................................................................................................................................................................................
그냥 한낱 프로듀서일 때가 좋았던 것 같기도 하고...
귀찮은 건 전부 선배에게 던져버리고 아이돌들과 즐겁게 보내던 시간이 그립다...
“일단 오늘은 푹 쉬도록 해. 깨끗하게 나아야 제대로 일을 하지.”
“그래... 그럴게. 미안해.”
“됐네요~ 그럼 유리코 쨩 나는 이만 가볼게.”
“네. 안녕히 가세요.”
+2까지 병원에 있으면서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병문안 이벤트가 될 수도 있고, 또 일이 터질 수도 있고....
결국, 최대한 프로듀서의 부담을 덜어주려 한 그녀는, 자신에게 닥친 사건은 말하지 못함.
적당히 돌려보내고 VR 다이브 해서 시간을 보내고 있자 누가 찾아왔다.
로그오프 하고 현실로 돌아오자 코노미씨가 계셨다.
“오셨군요.”
“응. 세상 좋아졌네. 병원에서의 지루한 시간을 달랠 완벽한 수단이 생겼으니.”
“그러네요. 기왕이면 7년 쯤 전에 상용화가 되어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후훗, 그렇네. 자 과일은 여기다 둘게.”
“아, 네. 감사합니다.”
뭐 과일이라고 해도 요즘 시대엔 과일이 대부분 몇만 엔을 넘는 가격이라 통조림 과일이긴 하지만.
“저기 프로듀서. 새 비서 빨리 고용할 생각 없어?”
“네? 뭐... 기왕이면 빨리 고용할 생각이긴 한데.... 무슨 일 있나요?”
“요 며칠간 프로듀서가 일을 못 하니까 리오가 프로듀서의 일까지 하고 있거든. 굉장히 힘들어 보여. 솔직히 따라가지도 못하고 있고...”
“그렇군요... 리오가 뽑아도 되는데...”
“나도 그 소리는 해봤는데 꼭 너랑 같이 하고 싶다고 고집을 부리니까.... 에휴....”
“그럼 저도 여기서 일을 좀 처리할 게요. 가상 세계에서 멍때리는 것보단 생산적일 것 같고.”
“응... 미안해 쉬지도 못하게 하고.”
“뭘 그런 걸 가지고. 걱정마세요.”
“응... 그럼 부탁할게. 나도 지금 정신이 없어서...”
그야... 많이 바쁘겠지.
겨우 3일 만에 흔들리고 갈라져 가는 사무소 봉합시켜야 하니....
“그러면 난 이만 가볼게. 오래 못 있어줘서 미안해.”
“신경 쓰지 마세요. 그럼 사무소... 부탁드릴게요.”
“응.”
코노미씨는 쓴웃음을 남기며 병실을 나섰다.
*
그 후 적당히 업무처리를 하고 있자 병실 문이 열렸고...
“프로듀서씨, 몸은 괜찮으세요?”
“카오리씨? 와주셨군요.”
“그럼요. 실은 리오쨩이...”
“아, 코노미씨에게 들었습니다. 제 부재를 채우기 위해 고생한다고...”
“네. 들으셨군요.”
“그래서 지금 이렇게 가능한 한 일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마침 잘됐네요. 저도 이제 오늘 할 일이 모두 끝나서 리오 쨩에게 일을 좀 나눠 받아서 가지고 왔거든요. 같이 해요.”
그러고는 카오리씨는 책상과 의자를 끌고 와서 업무를 시작했다.
그러자 나에게 몇몇 메일이 날아왔다.
이건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인가...
“아, 그리고 이번에 증권시장에서 찌라시 뿌려진 것도 들으셨나요?”
“네. 들었어요. 정말 일이 왜 이렇게 커져 버린 건지....”
“그건 제가 도와드릴게요. 세리카쨩은 지금 모모코쨩과 이쿠쨩을 도와주느라 정신이 없을 테니까요.”
“그래 주신다면야 저야 고맙죠. 해주실 수 있나요?”
“네! 아, 그리고...”
“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럼 일을 시작할까요?”
흐음....
카오리씨의 태도... 뭔가 좀 걸리는데..?
1~30: 물어보자
31~100: 넘어가자
먼저 2표 나오는 쪽으로 갑니다.
이제 어린 애가 아니니까 별일 있으면 이야기할 테고.
그보다 증권가 찌라시 해결을 도와주겠다니 어떻게 할 생각인 걸까?
“증권가 찌라시는 솔직히 꽤 신용도가 낮은 편이잖아요? 그중에 진실이 몇 개 섞여 있어서 사람들이 주목할 뿐이죠. 그러니 확실하게 찌라시 내용을 부정하면 사그라들 거에요. 뭐... 만약 그래도 사그라들 지 않는다면 아버지께 상담을 해 볼게요.”
“그, 그분의 힘을 빌리는 건 최후의 수단으로 하고... 근데 그 찌라시를 또 부정하면 어딘가에선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면서 시끄러울 것 같은데요.”
“으음... 뭔가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사실 지금 프로듀서씨의 몸 상태가 어떤지 자신이 없으니까....”
“그러고 보니 한 달쯤 전에 건강검진 받은 게 있어요. 거기선 제가 감기 말고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었으니 그걸 써 볼까요?”
“그것도 좋네요! 아 그렇지만 한 달 전 자료라고 뭐라 할 수도 있으려나...”
“한 달 전에 종합 검진을 했을 때 문제가 없었고 이번에도 장염이랑 과로가 겹쳐 온 게 원인이라고 하죠. 그리고 그 외에도...”
그 뒤로 증권가 찌라시의 해결 방안을 이야기하고 업무를 처리하면서 하루를 마쳤다.
여담으로 밤에 음식을 가지고 온 유리코에게 또 일이냐면서 한 소리 들었다.
그럼 이제 해야 할 일이
유리코와 이혼
새 집 구하기
분열되려는 회사 정합
비서 고용
모모이쿠 케어
3일 동안 쌓인 일
증권가 찌라시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모모이쿠 돌봐주는 세리카에게도 뭔가 해줘야 할 것 같고
리오나 카오리씨에게도 나중에 뭔가 보답을 해야겠네.
할 일이 넘쳐 흐르네.
+2까지 다음날 오전에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퇴원은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고.
@커뮤가 너무 아야하네요.....
뭐 당연한 결과지.
애초부터 그렇게 문제가 있던 것도 아니고.
그럼 퇴원 준비나 할까.
[모두 모두 티파티에~]
세리카님?
“여보세요?”
[아, 프로듀서씨. 이제 퇴원하실 생각이시죠?]
“그건 또 어떻게...”
[그야 프로듀서씨 성격을 생각하면 바로 퇴원하려 하실 게 뻔하니까요. 어쨌든 퇴원을 위해 제가 프로듀서씨께 보디가드 몇 명을 보냈어요. 그 사람들에게 보호받으면서 사무소로 가주세요.]
“보디가드요? 굳이 그렇게까지....”
[프로듀서씨... 프로듀서씨는 이번에 일어난 일들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계세요. 한번 나가보시면 무슨 뜻인지 바로 아실 거예요. 어쨌든 절대로 혼자서 밖으로 나서면 안 돼요! 반드시 보디가드와 함께 나가야 해요!]
“아, 알겠습니다.”
보디가드라니 너무 호들갑 떠는 거 아닌가....
*
퇴원 준비를 마치자 마침 보디가드들이 도착했다.
그들과 함께 병원 밖을 나서자 눈 부신 햇빛이.... 깜빡인다?!
“정말로 765의 총괄 프로듀서 자리에서 내려오실 생각인가요?”
“이유는 역시 건강의 악화인가요?”
“진짜로 내려오신다면 차기 후보는 누구를 생각하고 계신 거죠?”
갑작스런 플래시 세례에 정신없는 와중에 시끄러운 질문들이 날아온다.
다행히 보디가드들이 재빠르게 기자들을 막고는 길을 뚫어준다.
나는 침묵을 지키며 길을 따라 대기하고 있는 차로 향했다.
“꽤 모르고 있던 분들이 많은 것 같던데 어째서 비밀로 하신 거죠?”
“휴가를 떠난 스오우 양과 나카타니 양이 귀국한 것도 관련이 있는 건가요?”
허튼 질문들을 무시하며 차 앞에 도착한 순간 모모코와 이쿠의 이야기가 들려 나도 모르게 돌아봤다.
기자들은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 줄 알고 조용해졌다.
기왕 이렇게 된 거 한마디라도 해둘까.
“방금 모르고 있던 분들이 많다고 하셨는데 당연하지 않습니까. 저는 이 자리에서 내려올 마음이 추호도 없으니까요. 애초에 저는 지금 제 새 비서를 공개 채용 중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일에서 내려오려는 사람이 왜 새 비서를 고용하겠습니까? 이상입니다.”
나는 그대로 차에 탔고 지체없이 출발했다.
하아.... 요시자와씨가 그립다.
*
사무소에 도착한 나는 바로 사무실로 향하고 리오를 불렀다.
“리오, 비서로 누구를 뽑을지 생각해둔 거 있어?”
“으음... 아니... 그 3명 중에서 고르는 건 너무 어려워서.... 프로듀서 군은 어떻게 하고 싶어?”
“흐음.... 아니면 아예 셋 다 뽑아버리고 키우는 것도 방법이겠지. 도중에 못 쓰겠는 사람을 버리면 되고.”
“셋 다? 으음... 그건 좀 부담되지 않을까?”
“하긴... 애초에 비서를 모집하는 이유가 우리 짐을 덜기 위해서인데 그러면 짐이 늘어나게 되려나...”
으음... 어쩐다....
일단 고용이 시급한 건 사실이고....
누구로 한다....
당장 뛰어나다기보단 성장 가능성이 높은 타카하시 리쿠?
현재 가장 적합한 인재인 밥 스미스?
둘에 비하면 미묘하지만, 리오가 추천한 요코야마 켄타?
비서로 가장 적합하다 생각하는 인재를 골라주세요
1. 타카하시 리쿠
2. 밥 스미스
3. 요코야마 켄타
먼저 2표로 갑니다.
@ 과연 누가 될까?
결국은 당장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과 그 어마어마한 신뢰가 가는 신체 능력이 그에게 마음이 가도록 만들었다.
“자, 그러면 스미스 씨로 결정인 거고.... 모레쯤 나와달라고 할까.”
“그러네. 기왕이면 내일 당장 나와달라고 하고 싶은 참이지만, 알바도 아니고 언제부터 근무 시작이라는 것을 공지하지도 않았으니까.”
“그래도 빠르게 들어와서 일을 익혀 줘야 하니까 못해도 이번 주 내로는 와줬으면 하네. 뭐 어렵다고 한다면야... 일할 사람은 많이 있으니까.”
“프로듀서 군... 원래부터 약간 냉정한 면이 있었지만, 경영 시작하고부터 꽤 악덕이 되어가는 것 같아.”
“악덕이지~ 전 담당 아이돌을 비서로 삼고는 매일매일 과로로 부려먹는 악덕 상사랍니다~”
“정말이야~ 도망 못 치게 목줄까지 채워놓고~ 자, 이제 나는 내 일로 돌아갈게. 스미스 씨에게는 내가 연락해 둘게.”
“그래. 부탁해.”
모레인가...
생각해보니 모레가 딱 4주째구나.
이번 주 토요일이 마지막 날.
집... 어떡하지...
결국엔 부동산도 못 갔고 지금 손에 있는 선택지는 세리카님이나 리오에게 신세지는 것 혹은 사무실에서 사는 것뿐.
뭐 그냥 사무실에서 사는 것도 괜찮기는 하겠다만....
아, 이제 새 비서 들어오니까 그것도 좀 그런가.
리오라면 몰라도 새로 들어오는 사람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는 건....
하아....
그리고 회사도 꽤 고요해.
기분 나쁠 정도로.
아마 사장이나 선배라면 이곳에 오는 순간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눈치채겠지.
그리고 선배라면 거기서 더 나아가 해결 방법도 알아내겠지.
그렇지만 나는 지금이 폭풍전야라는 것밖에 알 수가 없다.
프로듀서들 사이에 혹은 프로듀서와 아이돌 사이에 금이 가면 안 돼.
그래선 일의 질도 떨어지고 클라이언트의 신뢰도 잃어버려.
회사가 이런 상태여선 새로 올 비서에게도 미안하네.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2까지 오후에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어쩌다 이렇게 해결해야 할 일이 늘었을까. (사실 딱히 해결하지 않아도 되기는 함)
그런데...
“흥. 그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시라이시 씨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만. 총괄 프로듀서님께서 애지중지 키워낸 아이돌을 맡았으면서 이미지와 어긋나는 일을 독단으로 맡기다니...”
“호오? 마찬가지로 총괄 프로듀서님께서 애지중지 키운 아이돌을 맡아놓고 기레기들에게서 지키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소리를 들어도 말이죠~.”
“뭐야?!”
“뭐가요!?”
“두 분 다 조용히 하세요!! 지금은 미팅 중이라고요!!!”
““끄응..””
숨길 마음이 전혀 없는지 노골적으로 두 파벌로 갈려서 싸우고 있다.
츠무기의 프로듀서에게 붙어 있는 프로듀서들과
이쿠의 프로듀서에게 붙어 있는 프로듀서들이 아까부터 안건 하나하나에 논쟁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계속해서 막는 아키즈키나 아리사 같은 중립적인 사람들까지...
건설적인 비판과 토론이라면 말릴 이유는 없겠지만 이건 아무 영양가도 없는 정치싸움이다.
한편 그런 상황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두 사람은...
“방금 이야기 나온 나카타니 씨의 이야기입니다만 진심으로 면목 없습니다. 비록 그녀의 마음속에 프로듀서는 당신 한 분뿐이라도 저를 믿고 맡겨주신 아이돌에게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게 하다니...”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설마 클라이언트나 기자들이 그렇게까지 노골적으로 행동할 거라 누가 예상이나 했겠습니까. 신인 아이돌들을 팔기 위해 신입 프로듀서들이 질이 낮은 클라이언트나 기자들에게까지 접근하여 연을 만들어 버린 것부터가 문제였겠죠. 잘못이 있다면 그건 우리 모두에게 있을 겁니다. 지난 일을 자책하기보단 앞으로의 대책을 세우는 게 우선입니다.”
“감사합니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어느 정도 랭크가 높거나 이름이 알려진 아이돌에게는 경호를 붙여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일도 마침 하코자키 가문에서 개인적으로 붙여둔 SP들 덕분에 그 정도로 그친 것이니까요.”
“그렇지만 랭크나 인기로 경호의 유무를 가르면 불공평하다고 불만이 나오지 않을까요. 그리고 경호가 없는 아이돌들의 위험이 더 커질지도 모릅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그렇지만 모든 아이돌에게 경호를 붙이는 것은 비용이 너무 큽니다. 한 아이돌에게 프로듀서 한 명을 붙이는 것도 어려운 상황에 경호를 붙이는 것은...”
“스폰서들에게 조금 더 지원을 부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아이돌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가는 것은 그들에게도 달갑지 않은 일일 테니.”
“그렇지만 이 이상 그들에게 금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이 과연 상책일지...”
이렇게 싸움에 전혀 관심이 없다.
오히려 파벌 싸움에서 언급되는 사건들에 대해 진지하게 해결법을 논의하는 등
프로듀스와 경영에 주목하고 있다.
애초부터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두 사람에게 가장 잘 팔리는 두 명을 맡긴 거니
오히려 이런 상황인 것이 나로선 달갑기까지 하다.
*
“하아...... 겨우 끝났다....”
“수고했어~ 큰일이었네.”
“리오. 혹시 내가 없던 사이에 계속 저런 느낌이었어?”
“정확히는 어제부터려나. 아무리 그래도 프로듀서 군의 눈앞에서 저런 짓을 할 줄이야...”
“오히려 당사자들은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지만.”
설마 이렇게까지 확실히 갈려 있다니...
설령 내가 정말로 은퇴를 하더라도 하지 않더라도 이제 이 사무소에서 단결이란 슬로건은 무리려나...
아이돌들 사이에서도 알게 모르게 파벌이 생기게 될 게 뻔하고....
“근데 아키즈키를 밀지 않는 건 의외네.”
“확실히... 리츠코쨩이라면 명분도 실력도 확실할 텐데... 무서운 걸까?”
“그럴듯하네. 하아... 요즘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네...”
“그러고보니 집은 구했어?”
“아니...”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그냥 우리 집에 와. 난 언제나 환영이니까.”
“리오의 집이라...”
솔직히 당장 중요한 일들도 있고 내 집 구하는 거야 별 대단한 일도 아니니까...
그냥 리오네 집에 살까.
좀 일이 해결되어 가고 여유가 생기면 그 때 집을 구하는 걸로 하고...
“으음... 진지하게 한 번 고민해 볼게.”
“응. 한 번 생각해 둬.”
그러고 보니 어쨌든 이번 주 주말이 끝인 거고 집이나 가구는 전부 유리코에게 줄 생각이니 내 짐 같은 건 챙겨야 하겠구나.
뭐 그래 봤자 옷이나 잡다한 물건들 다 해서 박스 한 개 정도지만...
토요일에 짐 싸서 일요일에 집에서 나가자.
*
밤까지 일을 하고 집에 돌아갔다.
이제 이 집에 들어오는 것도 얼마 안 남았구나.
+2까지 오전에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비서는 세리카와 매우 오래 함께했기에 그녀의 마음도 잘 안다. 얼마 전, 그녀의 태도가 진심으로 변한 것과,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일 때문에 가까워지지 못하는 것을 알고 자신이 그쪽으로 가보겠다고 함.
이래저래 일만 하다가 오전이 끝나고, 점심을 먹으러 프로듀서가 나가려 할때, 비서는 말했다. 아가씨를 너무 미워하지 말아달라고.
프로듀서는 세리카를 미워한다 따위 절대 할 수 없다고 했다. 자신이 프로듀스한 아이돌이니까.
전혀 말이 통하지 않을 것을 직감한 그녀는... 더 말하지 않고, 그저 한마디만을 덧붙혔다.
"당신이 이래저래 많이 고민하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가씨도... 아니, 이곳의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고민과 갈등과 아픔을 품고 있습니다. 그것을 제대로 마주해 주세요.
프로듀서라면, 아이돌을 잘 케어해야 합니다."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는 전인미답의 경지 아라포....
“그런데 이혼하고 나면 이 집은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응? 그때 말했었잖아. 너한테 준다니까?”
“에엣?! 그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어요?! 프로듀서 씨가 쓰세요!”
“아니야. 네가 가져. 나야 뭐 어차피 짐도 거의 없고 일도 다녀야 하니까 사무소 근처에 적당히 방 하나 잡아서 쓰면 돼.”
“그래도... 하아, 알겠어요. 그 얼굴을 보니 마음 바꿀 생각은 없어 보이고....”
알아줘서 다행이네.
근데 생각해보면 이혼한 상대와 살았던 집은 부담이려나?
뭐 팔아버려도 상관은 없지만.
“그러면 이혼한 뒤에 살 방은 구하셨어요? 최근 아프고 바쁘고 해서 시간 없으셨을 것 같은데?”
“응. 아직이야. 일단은 적당히 사무소 지하의 빈방에서 살다가 집 구하면 나가려고.”
“그러시다면 이혼한 뒤에도 집을 구할 때까지는 같이 사는 게 어때요?”
“으응..?”
“그 부부는 아니더라도 동거는 할 수 있잖아요!”
얘 또 폭주하고 있는 건가?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지.
더이상 무슨 낯짝으로 유리코에게 신세를 지라고...
“음... 일단 생각은 해 볼게. 그럼 난 이만 출근한다.”
“네! 다녀오세요!”
정말 애가 너무 착하다니까...
*
사무실에 들어와 일할 준비를 하고 있자 세리카님이 찾아오셨다.
그 뒤로 딱 봐도 일 잘해 보이는 여성이 서 있었다.
전에도 여러 번 본 적이 있는 세리카님의 전속 비서인 여성이었다.
세리카님이 이곳에 올 때는 자주 따라오는 사람이다.
“모모코쨩과 이쿠쨩의 일이 조금씩 사그라들기 시작해서 여유가 생긴 김에 찾아왔어요.”
“그렇군요. 모모코랑 이쿠는 어때요?”
“지금은 둘 다 저희 별장에서 지내고 있어요. 다만... 모모코쨩이 좀 걱정이네요. 스트레스나 프레셔가 심해서....”
“그렇군요.... 오늘은 어쩐 일로?”
“여유가 생긴 김에 최근 뒤숭숭하게 돌아가는 이곳에 도움을 주고 싶어서요. 그녀에 대해선 이미 아시죠? 그녀에게 이쪽의 일을 돕게 하려고 하는데 어때요?”
으음...
평소 같으면 사양하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너무 안 좋아.
세리카님의 전속 비서라면 실력은 뻔하고....
어쩔 수 없나...
“알겠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네! 맘껏 부려먹어 주세요! 그러면 뒤는 맡길게요?”
“네. 조심히 가십시오. 아가씨.”
세리카는 그녀를 두고 사무실을 나갔다.
동시에 리오가 들어와 사정을 듣고는 세리카님의 비서를 데리고 나갔다.
후우...
저쪽은 리오가 알아서 해줄 테니 일단은 내 일에 집중하자.
*
일에 집중하고 있다 보니 어느새 꽤 시간이 지났다.
11시를 좀 넘길 쯤에 카오리씨가 찾아오셨다.
“카오리씨가 찾아오시다니 별일이네요. 어쩐 일이세요?”
“그게... 저 남친도 없고 결혼도 안 했잖아요? 근데 벌써 38살이고...”
“하아... 혹시...?”
“네... 그 아버지께서 최근 걱정이 많이 심하셔서...”
리오에게도 가끔 듣는 불평이지만...
그 팔불출이신 사쿠라모리씨를 생각하면 분명 이쪽이 더 큰일이겠지...
“그래서 말인데요, 프로듀서씨... 저와 결혼하는 척을 해주시지 않을래요?!!”
“에..?”
“부탁드려요! 더이상 아버지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요!”
“그렇지만 전 이미 결혼했고...”
“이혼하셨잖아요!”
“그런 거 금방 들킬 거라고요?!”
“잠깐이라도 괜찮아요!”
“그래도...”
“제발 부탁드릴게요..! 이런 거 부탁할 수 있는 남자가 프로듀서 씨 뿐이에요... 제가 반드시 행복하게 해 드릴 테니까...”
아니 그런 문제가 아니라...
어떡하지...
눈물까지 흘려가며 부탁을 해 오니 거절하기도 어려운데....
1. 받아들인다.
2. 수락한다.
3. 수긍한다.
4. 한다.
먼저 1표 나온 쪽으로 갑니다.
@ 기껏 달아주신 앵커는 수용하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카오리가 38인데 그 아버지의 나이가 아라포에 들어가나...?
내 아이돌이 눈물까지 머금으며 부탁을 해오는데 거절한다는 선택지 따위 나한테 있을 리가 없지.
머릿속에서 회의하는 것조차 무의미한 일이다.
“알겠습니다... 다만 너무 리스크가 큰 것 같은데...”
“괜찮아요! 뒷일은 제가 어떻게든 해볼게요! 아버지도 일단 한번 가서 도저히 아니다 싶어서 이혼하고 나면 그 뒤로는 뭐라 하지 않겠다고 하셨어요! 이제 딴말하기 없기에요!”
“하아.....”
카오리씨는 눈부신 미소로 떠나갔다.
설마 그 눈물... 연기였던 걸까...
어쨌든 해야 할 일이 또 늘어났다.
다른 건 몰라도 유리코에게 들키는 건 곤란하겠지.
이러니까 정말로 불륜을 저지르는 것 같네...
*
슬슬 점심시간인가.
세리카님이 보내준 도우미 덕분인지 점심 먹으로 갈 여유가 있을 것 같다.
리오에게 점심 먹으러 간다고 말하고 나가려고 하자 세리카네 비서가 불러세웠다.
“무슨 일 있으신가요?”
“아뇨. 그저... 프로듀서씨. 너무 아가씨를 미워하지 말아주세요.”
“무슨 말씀입니까? 제가 세리카님을 미워할 리가 없지 않습니까. 제가 키운 아이돌인 걸요. 저는 한 번도 세리카님을 밉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그러신가요.”
이 사람은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당신이 이래저래 많이 고민하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가씨도... 아니, 이곳의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고민과 갈등과 아픔을 품고 있습니다. 그것을 제대로 마주해 주세요. 프로듀서라면 아이돌을 잘 케어해야 합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곤 고개를 돌려 버렸다.
리오도 꽤 놀란 표정으로 나와 그녀를 번갈아가며 쳐다보고 있다.
그러네. 확실히 그 말대로이지만...
만약 내가 모든 아이돌을 완벽하게 케어해 낼 정도로 능력 있는 프로듀서였다면...
일이 이렇게까지 꼬여 있지는 않았겠지.
+2까지 오후에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 벌써 아라포가 되어버렸구나 카오리.ㅠㅠㅠㅠㅠㅠ
오늘 참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온다 싶었더니
찾아온 사람이 다름 아닌 사쿠라모리 씨, 카오리 씨의 아버지셨다.
벌써..?!
*
“갑자기 약속도 없이 들이닥쳐서 미안하네. 바쁘다고는 들었지만,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말이네.”
“정말... 나도 깜짝 놀랐다고? 한창 애들 가르치는데 아빠가 찾아왔다고 하니까...”
“그래... 미안하다.”
“아닙니다. 그보다 오늘은 어쩐 일로?”
“그건 자네도 잘 알지 않나.”
+3까지 사쿠라모리 부녀와 할 이야기를 적어주세요. 츠무기는 딱 오해하기 좋을 때 들을 겁니다.
내가 받아들인 일이지만....
이거 참...
유리코 귀에 잘못 들어가면 끝이겠네...
남편으로서도, 프로듀서로도, 사람으로서도...
“그래서 자네들은 언제부터 서로 결혼 이야기가 나왔었나?”
“그... 그다지 오래되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유부남인 것도 있고 하니까...”
“그래. 그 부분도 의문이군. 자네의 현재 아내는 어떻게 하고 카오리와 결혼한다는 건가?”
“그녀와는 이미 이혼하기로 했고 곧 숙려 기간이 끝납니다. 좀... 관계가 소원해져서...”
“어째서지?”
“그... 저희는 저 혼자 일을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그녀를 계속 집에 혼자 두고 있다보니... 제가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출근은 빠르고 퇴근은 늦기도 하고, 그 주변에 여성도 많고 카오리씨를 포함해 이전에 제가 키운 아이돌들과도 지속적으로 교류를 하다보니... 네... 그렇게 됐네요.”
나도 참 너무한 놈이네. 마치 유리코가 먼저 멀어진 것처럼 지껄이고...
아마 진짜로 카오리랑 결혼한다 해도 머지않아 같은 결말을 맞이하겠지.
나라면 분명히....
“그럼 왜 나에겐 말하지 않은 건가? 뭔가 숨기는 거라도 있나?”
“그건 제가 이혼을 하고 카오리씨와 어느 정도의 시간 동안 정상적인 교제를 한 뒤에 정말로 결혼을 하기로 하면 말씀드리려 했죠.”
“음? 그런데 카오리는 이미 결혼할 거라고 하던데?”
“그... 그야 아빠가 계속 재촉하니까... 그냥 확... 말해버린 거고...”
계속 밑밥을 깔아야 해.
결혼을 늦추고 그사이에 일이 있어서 헤어지게 된 것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도록...
근데 뭔가 밖에서 누가 뛰어가는 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그러면 식은 언제 할 생각인가? 나는 되도록 빨리했으면 하는데.”
“그...건 말입니다. 일단 카오리씨와 정식으로 제대로 된 교제를 한 뒤에 할 생각이기도 했고요, 그리고 지금 사무소가 내외적으로 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
“음, 나도 소문을 들었네. 자네가 치사율이 매우 높은 불치병이라고...”
“그렇게까지 커져 버린 건가... 일단 제가 며칠 전에 과로로 쓰러져서 며칠 의식이 없었거든요. 그 사이에 제 건강에 대한 의혹과 거짓 소문이 돌면서 사내에서도 사외에서도 일이 좀 터지고 있거든요. 들으신 것처럼 눈덩이처럼 이야기가 불어나고 있고요. 그래서 이 일이 진정 될 때까진 카오리씨는 물론 다른 일에 눈을 돌릴 틈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 결혼은 미루고 싶다고?”
“으...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일이 쉽게 가라앉기는 힘들 겁니다. 회사 내적으로는 갈라져 가는 회사를 다시 봉합시켜야 하고 외적으로는 루머를 뿌리 뽑고 흔들리는 신뢰를 회복시키고 그 외에도 다양한 일이 있으니까요.”
“아예 진짜로 은퇴를 해버린다면? 그러면 더 이상 일에 매달릴 것도 없고 카오리에게 집중할 수 있지 않나?”
“부끄러운 이야기입니다만 지금 이 회사는 저에게 아주 많은 것을 의지하고 있습니다. 그건 즉 제 뒤를 누가 잇는다 하면 그도 제 일을 그대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이 사무소엔 아직 그런 인물이 없습니다. 가장 유능한 친구들은 현장에 성격이 더 맞고 경영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 그래서 만약 제가 은퇴를 한다면 제 후계자를 직접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만약 제가 누군가를 후계로써 키운다고 하면 당연히 회사 내 파벌 간의 갈등이 커질 것입니다. 그러니 은퇴란 길은 쉽사리 고를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회사를 위해 카오리는 잠시 미뤄두겠다 이 말인가?”
사쿠라모리씨의 눈빛이 변했다.
여기가 승부처다!
“후우... 툭 까놓고 그습니다. 제게 카오리씨는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이 사무소는 제게 수많은 소중한 것을 만들어준 소중한 곳입니다. 그리고 그건 분명 카오리씨에게도 제가 키운 다른 제 소중한 아이돌들에게도 마찬가지라 믿습니다. 그러니 저는 제 소중한 사람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이 사무소를 지키고 싶습니다. 그게 설령 카오리씨를 끝도 없이 기다리게 하는 길이라도...”
그리고 분명 내가 그랬기 때문에 유리코랑 사이가 소원해진 것일 테지.
‘정말 그것뿐?’
“흐음....”
1~50: 자네 뜻은 알겠네. 기다리도록 하지.
51~100: 난 내 딸만을 위해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는 남자가 아니면 줄 수 없다.
먼저 2표로 가겠습니다.
@ 드디어 수라장으로 갈 수 있다~ 만세~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카오리씨에겐 미안하게 생각해요.”
“에? 아, 괘.. 괜찮아요! 프로듀서씨가 사무소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는 저도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자네들 결혼한다면서 호칭이 꽤나 딱딱하지 않나?”
“그야... 직장이니까요.”
“흠... 그렇군. 그럼 난 이만 실례하도록 하지.”
“예. 안녕히 가십시오.”
“집에서 봐~.”
그렇게 사쿠라모리씨는 응접실을 나섰고
발소리가 멀어지는 것을 확인한 나는 그대로 소파에서 늘어졌다.
“으어어어어..... 지쳤다..”
“죄송해요. 제 어리광을 부려서....”
“괜찮아요. 그보다 카오리씨가 어서 진짜 남친을 만들던지, 아님 제가 아버님께 살해당하던지의 두 개의 길만이 남아 버렸네요.”
“하나 더 남아 있는...”
“네? 뭐라고요?”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보다 오늘은 정말 감사해요. 다음에 제가 밥 한 번 살게요.”
“두 번으로 부탁해요.”
“후훗. 그러죠.”
이걸로 대충 시간벌기는 된 거겠지?
문제는 얼마나 시간이 벌리고 또 카오리씨가 진짜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 수 있느냐. 겠지.
그러고 보니 아까 누가 뛰어가는 듯한 발소리가 들렸는데...
“카오리씨 중간에 누가 뛰어가는 발소리 못 들으셨어요?”
“아니요? 누가 밖에서 뛰었나 보죠.”
“뭐, 그렇겠지.”
*
세리카님의 비서는 매우 우수했다.
이런 말 하기는 미안하지만, 리오보다도 우수했고 오늘 하루 만에 일이 상당히 진행되었다.
뭐 그래 봤자 퇴근 시간은 똑같았지만.
집에 돌아가자 언제나의 침묵이 나를 반겨주었다.
낮에 있었던 황당한 쇼를 상기하자 약간 죄악감이 일렁이는 것 같아 빠르게 잠을 청했다.
+2까지 내일 오전에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 왜 1이 거기서 나오니. 작가는 누군가의 인생 체크에 1이 나오는 것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앵커는 츠무기가 면담을 신청한다는 걸로... 어이가 없어서 유리코에게도 알릴까 생각 중이라던데.
개인적으로는 한눈에 반할 것 같지는 않은 인상이었는데요...
뭐 그것까지 끼어들 수는 없나...
@@ 아무래도 다음 앵커는 츠무기와의 대화일 것 같으니 지금 미리 정해버려요. 목요일 17시까지 최악의 인생을 걸을 아이돌을 정해서 굴려주세여. 한분당 두 번까지 가능합니다. 가장 낮은 값의 아이돌에게 1의 인생을 부여하겠습니다. 작가도 이 순간을 연재하기 전부터 고대하고 있었답니다. 만약 이 앵커에서 1이 나오면 그 애와 차악인 아이돌 두 명에게 1의 인생을 부여하겠습니다.
코토하
엘레나
미나코
마츠리
토모카
사요코
히나타
우미
미즈키
타마키
에밀리
미야
카렌
나오
줄리아
노리코
이렇게 남아있습니다
나도 평소보다 조금 일찍 나서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리오 역시 평소보다 일찍 출근했다.
여태까지의 경험을 토대로 처음 출근하는 신입은 과하게 빨리 오거나 과하게 늦게 오거나의 양택임을 알고 있어 미리 시간 보내기용 업무도 준비가 끝났다.
물론 그것이 기우란 사실은 금세 밝혀졌다.
그가 미리 지시한 출근 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도착했기 때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오늘부터 비서로 들어온 밥 스미스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네. 잘 부탁해요. 저는 이 765 프로덕션의 총괄 프로듀서이고...”
“당신의 선배 비서인 모모세 리오라고 해요. 뭐 면접 때 이미 서로 얼굴 확인은 했지만요.”
“서서 이야기하는 것도 뭐하니 일단 앉으시죠. 리..”
똑똑
문에서 노크 소리가 울리더니 세리카님의 비서가 들어왔다.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이곳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응? 그쪽 분은 분명...”
“아, 그는 오늘부터 제 비서로 들어온 밥 스미스라고 합니다.”
“네. 아가씨께 들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그녀의 인사에 환한 미소로 답하는 스미스 씨.
약간 인종적인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흑인의 웃는 얼굴은 정말 호감이 간다.
특히 그의 외모도 한 몫 해서 굉장히 호의적으로 보인다.
“ㄴ..네. 저 그러면 일하러 가겠습니다. 실례했습니다.”
“음? 뭔가 지금 얼굴색이..?”
“저기 방금 여성은 누구신지?”
“아, 우리 회사 스폰서에 하코자키 가문이 있는 건 아시죠? 그곳의 사장 영예이자 미래의 사장 최우선 후보의 전담 비서예요. 지금은 혼란스러운 이곳의 업무를 돕기 위해 파견되어왔죠.”
“그렇군요. 음? 혼란스럽다고요?”
“아아... 뭐 그 점도 포함해서 회사에 대해 설명을 드리도록 하죠. 리오?”
“응. 스미스 씨는 커피랑 홍차랑 녹차 중에 뭐가 좋으세요?”
“아, 그거라면 제가 하겠습니다!”
“안 돼.”
“엣?”
“딱히 텃세를 부릴 생각은 없지만, 프로듀서 군의 자잘한 시중을 드는 건 내 역할이야. 그것만큼은 양보하지 않을 거야?”
“뭐,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보다 이야기를 시작하죠.”
*
일단 회사의 전반적인 구조나 활동방식 등을 설명하고 오늘은 일보다는 다른 직원들과 얼굴을 트는 것을 중심으로 가기로 했다.
일은 리오에게 차차 배우는 것으로 하고 본격적으로 비서 일을 시작하는 건 내일부터 하는 것으로 했다.
현재 회사 상황에 대해서는 중요한 부분이나 아직 밝히기엔 이르다 싶은 부분은 적당히 숨기고 최소한의 정보만 알려주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잠시 사무실에서 나와 걷고 있는데 스미스 씨와 세리카님의 비서가 같이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근데... 뭐지?
분위기가 뭔가... 스미스 씨가 그녀에게 다가가려 하고 그녀도 그녀대로 싫지 않은 듯한....
세리카야 네 비서 파견 와서 연애하려는 거 같은데...?
그래도 뭐, 혼란스러운 사내에서 저런 것도 좀 있어줘야지.
아이돌이 상대인 것도 아니고.
그나저나 살짝 질투나네.
이쪽은 이제 곧 이혼인데 저쪽은 젊은 걸 넘어 어린 느낌까지 나는 연애가 시작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니.
뭐 난 자업자득이지만.
*
그 뒤로 적당히 일을 하고 있자 츠무기에게서 1:1 면담 신청이 왔다.
또 뭔가 지대한 착각을 하고 있는 걸까....
메일에 오지 않으면 이 어이없는 사태를 유리코에게 이르겠다고 하는데 뭔 소리지?
*
그래서 결국 츠무기와 만나게 되었는데....
“........................................”
뭔가 굉장한 표정을 하고 있다.
프로듀서로서 아이돌을 위해 묘사해선 안 될 듯한 표정이다.
+3까지 츠무기와 할 이야기를 적어주세요.
@ 대망의 첫 인생 1은 에밀리로 결정되었습니다. 뿌뿌카뿌~! 1은 100과 마찬가지로 앵커가 인생을 빌드합니다. 물론 최악의 방향으로. 당연히 메구미(7)나 모모코(5)보다 괴롭고 절망적이고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과도 같은 인생이겠죠? 그래도 일단 이건 미루겠습니다. 에밀리가 등장하거나 요청하신다면 다음번 앵커에서 정하는 걸로.
@@무려 두 표나 나온 코토하... 사실 작가도 1이 나온다면 어떤 식으로 인생 빌드가 짜일까를 생각할 때 이미지로 나온 게 코토하랑 메구미였던 건 안 비밀.
지금 당신은 나도, 유리코도, 카오리도 모욕한 것이라고. 가짜라고 햐도 결혼 약속이라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고? 심지어 카오리의 지위 상 공적인 문제가 터질 것도 알면서?
그래, 나는 당신을 좋아한다. 나 뿐만이 아니다. 카오리가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그런 말을 할 것 같으며, 세리카가 왜 달마다 당신을 끌고 가는지 정말 모르는가? 리오가 왜 그런 마음조차 깎아가며 당신의 곁에 있으려 하는지 다 알고 있는 주제에!
나는 아직도 당신을 좋아하고, 당신이 나를 좋아하게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당신의 아내인 유리코도 소중한 친구이고, 그녀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다. 그런데 당신은 뭐야? 도와주는 건 도와주는 것이지만 마음으로 장난치겠다고?! 아마 지금쯤 카오리 본인이 가장 고통스러워 할 것이다. 그야 자신은 정말 지푸라기 잡듯 당신에게 말한 것이겠지만 그런 최악의 방식을 아무렇지도 않게 수락한 당신을 보면서 아파할 것이라고! 더는 일으키고 싶지 않았던 거짓과 상처와 아픔과 고통을 자기 손으로 일으켜버렸잖아! 그것을 일으키고 싶지 않았던 이유가 당신 때문인데! 당신이 상처받는 걸 보기 싫어서... 그런데 자신이 원인으로 당신 스스로 그걸 일으키게 된 카오리의 심정이 어떨지 생각이나 해 봤어? 해 봤냐고!?
“프로듀서 씨 당신이란 사람은 아직 이혼도 안 했으면서 다른 여성과 결혼을 약속하다니.... 대체 무엇을 하는 거죠?! 게다가 그 상대가 하필이면 사쿠라모리 씨라니...”
“엣?! 츠무기 그건!?!”
“어째서 당신은 나를 봐주지 않는 겁니까! 나는..! 내는... 당신이 내를 돌아보게 할라고 열심히 노력했는데.... 이리도 멋진 아이돌이 되었는디... 우쨔서 니는 내를 사랑해주지 않는고!”
“츠무기! 이야기를 들어줘! 나랑 카오리 씨의 결혼 이야기는 거짓말이야!”
“에? 그럼 이미 결혼을 했다고...”
“아니! 그건 카오리 씨가 아버지의 걱정을 덜어드리고 싶다고 나보고 결혼 상대인 척을 해달라고 부탁하셔서 카오리 씨의 아버지를 속이기 위해 연기한 것뿐이야.”
“....”
츠무기는 굉장히 복잡한 표정을 한 채 굳어버렸다.
이걸로 오해는 풀렸으려나.
그런데 좀 전에 츠무기가 한 말 중에 걸리는 점이 있다.
“츠무기, 나를 좋아한다니... 그게 대체 무슨.... 윽?!”
갑자기 츠무기가 덤벼와 내 멱살을 잡고 밀어붙였다!
“지금 니는 내랑 니 아내랑 사쿠라모리 씨까지 한 번에 모욕한 걸 아나?! 가짜라고는 히도 결혼의 약속이란 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고? 그깃도 사쿠라모리 씨의 지위상 문제가 될 기를 뻔히 알면서도?! 그래! 나 니 좋아한다! 내뿐만이 아이다! 사쿠라모리 씨가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그딴 거 부탁할 사람이가? 하코자키 씨가 매달 니를 어디론가 끌고 가는 기도 와인지 진짜로 모르닌가? 모모세 씨가 우에 그런 마음까지 깎아가며 니 옆에 있을라카는지 뻔히 다 아는 주제에!!”
“읏............”
“내는 아직도 니를 좋아하고, 니가 내를 좋아하게 만들라칸다. 근디 니 아내도 내게는 소중한 친구고, 그녀를 상처입히기도 싫다. 근디 니는 뭐꼬?! 도와주는 기야 도와주는 기지만 사람 마음을 갖꼬 장난을 쳐?! 분명 지금 사쿠라모리 씨 본인이 제일로 괴로울 끼다. 자기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니한테 말한 길텐디 그딴 최악의 방법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인 니를 보며 아파할 기라고! 더는 일으키기 싫었던 거짓과 아픔과 상처와 고통을 지 손으로 일으켜부렀자너! 기들을 일으키기 싫었던 이유가 니 때문인데! 니한티 상처 주기 싫어서인데! 근디 그 자기 때문에 니가 니 손으로 그걸 일으키게 만든 사쿠라모리 씨의 심정을 생각이나 해봤나!!!”
“상처...? 아픔? 고통? 너 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에? 꺄앗?!”
힘 조절까지 잊고 내 멱살을 잡던 츠무기의 손을 떨쳐냈다.
“내가... 너희들과 있으면서 그런 걸 느낄 리가 없잖아..! 내가 그 가짜 신랑감 흉내를 내면서 상처를 입거나 아픔을 느꼈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니야! 거짓은 있었지. 유리코에게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아무리 미움받아도 할 말이 없지. 그렇지만 내가 너희들의 부탁을 들어주면서 고통스럽다고 생각할 것 같아?! 오히려 너희 부탁을 거절하거나 실패했을 때가 훨씬 더 고통스러워! 실망하며 돌아가는 너희들의 모습을 보는 게 훨씬 더 끔찍하다고!!”
“프로...듀서...?”
“그리고 내가 상처 입는 게 싫어? 설마 겨우 그딴 게 너희가 나를 점점 더 멀리하는 이유야? 너희가 내게 상처 입히는 게 뭐 어때서. 해도 돼! 너희가 말의 칼날로 내 마음을 헤집던 진짜 칼로 내장을 헤집던... 괜찮아! 너희가 무언가를 해서 내가 상처 입는 건 괜찮아! 전혀 괴롭지 않아! 오히려 너희들이 나를 피하고 내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내겐 훨씬 더 괴로운 상처야..! 차라리 꺼지라고, 눈앞에서 사라지라고 하면 그럴 수 있는데...”
“저희는 프로듀서를 피한 적도 사라졌으면 한 적도 없어요!”
“그래? 츠무기, 너 나 좋아한다고 했지. 내가 너를 돌아보게 만들고 싶다고 했지. 그런 애가... 한 번도 내 얼굴 보러 스스로 찾아온 적이 없어. 아까 너한테서 연락 왔을 때 굉장히 놀랐어. 네가 나한테 먼저 연락을 해 온 게 대체 얼마만인지.... 정말 피하고 있지 않은 거 맞아?!”
“그... 그건...”
“그리고 아까 말했지. 어떻게 결혼 약속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냐고... 어떻게 그런 최악의 부탁을 그리 쉽게 받아주냐고...! 그야 뻔하잖아!! 내가..!!!”
“읏..!”
순간(이제야) 츠무기의 얼굴이 보였다.
그 얼굴은 겁에 질려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
몸속의 피가 빠르게 식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나 뭐하고 있는 거야...
몸에 힘이 풀리면서 소파에 털썩 주저 앉았다.
“내가... 하고 싶었던 거야.”
“하고 싶었다?”
“그래. 결혼 상대인 척을 해달라. 그 부탁이 굉장히 옛날 생각이 나게 했으니까.”
“옛날 생각이라고요?”
“응. 직책이니 지위니 입장이니 그딴 거 상관없이 들이미는 말도 안 되고 엉망진창인 부탁. 굉장히 어렵지만, 그만큼 서로가 터놓을 수 있고 신뢰할 수 있기에 하는 부탁. 수많은 입장과 틀에 갇힌 채 점점 멀어져만 가는 지금의 나와 너희들 사이에서는 있을 수 없는 부탁. 그게 너무 그립고... 반가워서... 고민조차 하지 않고 받아들였지.”
“당신은 아직도...”
“물론 이번 일은 내가 잘못한 게 맞아. 나 혼자 곤란해지거나 괴롭게 보이는 거였다면, 난 전혀 괴롭지 않기 때문에 괜찮지만, 이거는 유리코도 괴롭게 만드는 일이었으니까. 그리고 카오리 씨도 괴롭다면 더더욱. 그런 주제에 내가 너한테 악을 쓴 건 분명 최악의 행동이지. 미안해. 소리 지른 것도, 화낸 것도, 힘을 쓴 것도, 네 마음을 가지고 비아냥거린 것도, 이딴 꼰대 같은 푸념 듣게 한 것도, 아니 그냥 오늘 있었던 일 전부...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나는 그대로 머리를 끝까지 숙여 츠무기에게 사과했다.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는 일로 너무 화를 내버렸다.
나이 40을 먹고 이 무슨 부끄러운 줄 모르는...
선배가 있었으면 추한 진심을 잘도 포장해냈다고 웃었겠지.
“당신은 옛날부터 굉장히 제멋대로에 예의 없고 무신경한 사람이었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한층 더 심했습니다. 그리 쉽게 용서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그래...”
“오늘의 추태와 사람의 마음을 희롱한 만행에 대해선 다음에 다시 묻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츠무기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방을 나섰다.
나도 일하러 돌아가자.
+2까지 오후에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 프로듀서의 빚이 늘어간다. 유리코 안나 이쿠 모모코 세리카 이오리 리오 코노미 카오리 츠무기 etc... 나름 비중 있게 나온 아이돌 거의 다....
@@프로듀서가 폭발했습니다. 그러나 더 괴롭게 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토모카 출연 갑시다~!
@ 솔직히 야요이랑 카스미 잊고 있었습니다. 오늘 정주행하다가 생각난...
+ 토모카는 무조건 미혼 고정 갑시다.
+ 아 그리고 주말에 쓸 세리카 에피소드 제작했으니 저는 또 존버하렵니다. 저번에 일처리 도와주는 대신 주말에 만나기 - 술 먹이고 본심 마주하기 - 진심을 밝히기에서 이어지는 √UT 가즈아아아아!!
츠무기에게 그런 짓을 해버리다니.....
제기랄....
다음에 츠무기를 무슨 얼굴로 보지.
하아....... 우울하다....
우이이이잉 우이이이잉
메일?
유리코에게서 왔네?
[바쁘실 때 죄송해요. 오늘은 일찍 돌아올 수 있나요?]
오늘이라....
솔직히 얼른 들어가서 자고 싶은데....
일도 많은데다가 손이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아서 과연 시간이 될지....
기껏 새 비서와 도우미까지 있는데 보람이 없네.
일단 힘들 것 같다고...
[지구는 미러볼~]
미나세님?
무슨 일이시지?
“네. 미나세님, 무슨 일이세요?”
[아, 프로듀서. 야요이의 일 기억해?]
“아, 네. 기억하죠. 타카츠키 가족분들은 잘 지내세요?”
[그럼. 이 이오리님의 친구 일가니까 우빈 대우하고 있지. 그보다 이번에 야요이를 쫓던 사람들의 꼬리를 잡아냈어.]
“엣? 정말인가요?”
[응. 이제 야금야금 쫓아가서 갉아내야지. 혹시나 너네쪽에 무슨 위험이 미칠 가능성도 있으니 미리 알려주는 거야.]
“감사합니다. 부디 잘 해결되길 빌게요.”
[그래. 너도 일 잘 풀리길 빌게. 사무소가 반으로 쪼개지는 건 위험하니까.]
“네. 다음 주주 총회 때도 잘 부탁드릴게요.”
[응, 그럼 이만.]
자, 그럼 다시 일이나 하자.
*
밤늦게 집에 돌아왔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괜히 고요함이 강하게 느껴진다.
자자.
+2까지 목요일 오전에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 야요이네는 저도 잊고 있었네요. 존버 하시는 거야 앵커분의 자유시지만 제대로 앵커 범위 내에서 지정 해주셔야 해요? 이번 주말은 특별한 주말이라 주말 중 하루는 이사와 이혼 이벤트로 쓰일 예정이에요. 토모카 미혼은 수리했습니다.
@작열소녀인 이유는 팅하고 와서...가 아니라 메구미를 빼고는 한명도 안나왔었으니까 뉴페이스들로 수라장멤버를 늘리면 재밌을 것 같기에... 그런데 메구미가 과연 아이돌 복귀가 가능할지가 의문이네요.
일단 +1이 토모카 인생체크 해주세요. 미혼은 확정입니다.
+ 네 존버는 존버고 다른 앵커도 할 거에요. 그 앵커가 주말에밖에 못 쓰는 거라 그것만 대기중인 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