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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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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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밀리마스 시점에서 15년 후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밀리P로 AS의 P와는 별개인물입니다.
그냥 아이돌들의 미래의 모습을 쓰고 싶을 뿐이지 딱히 아내와의 관계회복이 목적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미래시점의 일상물이에요.
AS 멤버들의 미래는 결정이 되어 있습니다.
밀리 멤버들의 경우 등장 앵커 혹은 이벤트로 출연하는데 주사위를 통해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판정하게 됩니다.
다들 제가 짠 디폴트 인생은 있지만 앵커에서 지정하셔도 됩니다.
대신 인생의 굴곡은 주사위로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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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휴가는 당연한 거고 여태껏 리오쨩 한 사람에게 비서 업무를 전부 맡겨둔 것도 잘못이니까요.”
카오리씨의 말은 지당하다.
사실 고용하려 한다면 할 수 있었겠지.
다만...
“비서를 아무나 고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기왕이면 믿을 수 있는 사람 혹은 친한 사람이 좋기는 한데...”
“그러네... 확실히 막 고용하면 안 되긴 하지. 능력도 있어야 하고, 입도 무거워야 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고...”
“게다가 비서라면 어느 정도 외모도 받쳐줘야 하고, 체력도 있어야 하고, 붙임성도 좋아야 하고...”
그렇다.
비서란 것 자체가 어마어마한 만능성을 요구하는 직업인만큼 고용하는 것도 까다롭다.
일하는 능력이 뛰어난 건 기본에 회사의 다른 직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고용주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봉사정신 역시 필요하고 다양한 기밀 정보도 알고 있기에 입이 무거워야 한다.
그리고 외모. 남녀를 묻지 않고 비서의 외모는 고용주의 수준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이다.
심지어 남들에게 보여주는 비서와 실제로 일하는 비서를 나누는 곳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모든 걸 전부 클리어 하고 있던 리오가 대단한 거지.
“그렇지만... 비서의 추가 고용은 확실히 필요할 것 같긴 하네요. 리오에게 장기휴가를 주기 위해서라도....”
“그럼 고용하실 때는 알려주세요. 저도 이력서 넣을 테니까.”
“엣? 후카쨩, 진짜로?”
“에이 농담이에요~ 다시 시작하긴 했지만 그래도 간호사 일도 즐겁다고요?”
‘밤샘근무도 자주 할 수 있고...’
라고 작은 목소리가 들렸지만 그것에 대해 말할 수는 없었다.
“아, 그럼 제가 대신 지원할 게요!”
“레이카? 음... 아무리 그래도 남편이 걱정하지 않을까...”
나를
“에이~ 괜찮아요~ 한번 물어볼게요. 잠깐만요~”
그리고 홀로그램 레이카는 잠시 모습을 감췄다.
잠시 뒤 그녀가 다시 나타났지만 표정은 침울하다.
“안 된다고 하네요.... 아쉬워요....”
그 중간에 나에게 그녀의 남편에게서 뺏을 생각이냐고 묻는 메일이 왔다.
메일로 농담을 할 때는 뒤에 이모티콘 붙이지 않으면 모른다고?
라고 답하자 그 뒤로 답이 없다. 바쁜가 보다.
“으...으으....”
“리오쨩?!”
“에?!”
“리오?!!”
“저 선생님 불러 올게요!”
*
리오가 깨어나고 그녀의 진료가 끝나고 다른 사람들은 인사만 남기고 떠났다.
나보고는 잠시 남아서 리오의 상대를 하라는 특명을 남기고....
+2까지 리오와 있을 일이나 대화를 정해주세요. 오후이고 P는 노트북으로 업무 처리도 병행 중.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온 건 아마 후카가 손을 써 준 거겠지.
“으음... 병원 밥은 맛이 없기로 유명한데....”
“그래도 먹어야지. 자, 아~앙.”
적당히 반찬을 하나 집어 그녀의 입으로 가져가서 그 대사를 말했다.
은근히 부끄러워 이 짓도....
“에엣?! 괘... 괜찮아~ 혼자 먹을 수 있어.”
“됐으니까... 아~앙”
“으으... 아...아~앙... 으음...우물우물....”
리오도 만만치 않게 부끄러운지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받아먹었다.
“꿀꺽.... 저기, 프로듀서군.... 우리 이제 곧 40이야?”
“난 이미 40이야.”
“어, 어쨌든... 좀 나잇값을 못한다고 할까...”
“네 입에서 나잇값이란 말이 나오니까 안 어울린다. 자, 한 번 더 아~앙.”
“으.... 하아... 뭐 그것도 그러네. 그러면 이 상황 즐겨주겠어! 아~앙.”
그렇게 식사가 사라질 때까지 모든 음식을 먹여주게 되었다.
리오와 이런 식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는 않네. 그리운 감각이야.
그리고 식사를 끝내 식판이 회수되고 서로 잠시 말이 없다가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
“리오... 나랑 있을 때는 힘들면 울어도 돼.”
“엣?! 갑자기 무슨 소리야?!”
“쓰러져 버릴 때까지 무리한 거잖아? 많이 힘들었을 텐데 티도 하나 안 내고.... 그러니...”
“아.... 푸훗.. 깜짝 놀랐잖아 프로듀서군~”
“아니, 난 진심으로...”
“저기 말이야, 프로듀서군. 프로듀서군은 몇 년 전에 쓰려졌을 때 괴롭다고 울고 싶다고 느꼈어?”
“에? 그...그건...”
“아니지? 쓰러져 버린 건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조금 과하게 열심히 했기 때문인 거잖아? 그러니까 힘들지도 괴롭지도 않아. 오히려 아까 눈을 떴을 땐 묘한 충족감까지 있었는 걸? 내가 이렇게까지 해냈구나... 싶은. 그러니까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리오....”
“그러네... 굳이 따지자면 그 소중한 사람들을 걱정 끼쳐 버린 게 조금 아쉬운 점이지.”
정말... 어디까지 순진하게 착한 애인 건지....
아, 그러고 보니 결정된 걸 말해줘야지.
“아까 코노미씨나 카오리씨, 후카랑 레이카와 함께 이야기를 했었는데 네게 포상휴가를 두둑하게 주라는 이야기였어.”
“에엣?! 장기 휴가란 소리야? 그런... 괜찮아! 휴가 같은 거 받아봤자 할 일 없어서 분명 회사에 나오게 될 걸?”
“정말 그럴 것 같은 기분이 들기는 하지만.... 그 때는 연속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도 휴가를 줘서 함께 시간을 보내게 해 줄게.”
“으음.... 아, 그래도 내가 없으면 누가 네 비서 일을 하는 건데! 그러니까 휴가 같은 건 신경쓰지 마!”
“그래서 이참에 아예 비서를 한 명 더 고용할까 생각 중이야.”
“에? 비서를 새로 고용...해...?”
1~50: 싫어...
51~100: 절대 싫어!
선 2표 갑니다.
“리오?”
“싫다고.... 이 자리는 누구에게도 양보 못해...”
“리오... 그렇지만 너도 알잖아. 더 이상 네 일은 너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니게 된 걸...”
“그래도....”
싫다고 했지만 그녀도 이미 머리로는 알고 있다.
더 이상은 그녀 혼자 비서의 일을 하기에는 765가 너무 커지고 말았다는 것을.
“리오,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이해해줘.”
“그래도.. 비서란 자리는... 나만의 자리인 걸... 너랑 가장 가까운 이 자리만큼은 빼앗기고 싶지 않아...”
“뺏기는 게 아니야. 그냥 네 일 중 좀 우선도가 낮은 일을 떠넘기는 거지. 막 들어온 신입에게 중요한 일을 맡길 리가 없잖아? 네가 하는 일들이 대부분이 얼마나 중요하고 비밀스러운 건데 그걸 전혀 신용이 없는 사람에게 맡길 수 있겠어? 네가 이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인 건 변하지 않아.”
“너한테서는? 프로듀서군에게 나는 계속 가장 중요한 사람이야?”
“....아니... 여태까지도 제일이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야. 하지만 곧 그렇게 될 것 같네.”
“그래...”
정말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을 정도로 뻔뻔한 말이지만
리오를 설득하기 위해서라며 자신을 설득하며 말을 이어간다.
“아, 리오. 생각해 봐. 만약 네 일이 좀 줄어든다면 그 만큼 다른 일에 쓸 수 있잖아.”
“다른 일? 어떤?”
“그야 네가 원하는 거라면 뭐든지. 빨리 퇴근을 해서 다른 사람을 만날 수도 있고, 계속 일 때문에 실패했던 연애에 제대로 도전할 수도 있고.... 뭐... 정 할 일이 없다면 내가 하는 일을 직접 도와줄...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
“뭐야, 전혀 설득하지 못하고 있잖아. 예전에 그 세뇌와 같은 입놀림은 어디로 간 거야?”
최면이라니....
그 시절에 내가 얼마나 머리를 쥐어짜내면서 말을 엮어나갔는데....
“하아, 뭐 좋아. 분명 설득 당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네 상태도 별로 안 좋은 것 같으니 특별히 져줄게. 대신 조건이 있어.”
“뭔데?”
“그건 말이지...”
+2까지 리오가 내 걸 조건을 적어주세요.
@아아, 환장하겠네... 방빼느라 짐싸고 중간에 술마시러 나가고 또 짐싸고... 계속 흐름이 끊기니까 영 만족할 만한 내용이 안 나오네요... 밀리시타 이벤트랑 페그오 이벤트도 해야 하고.... 정신이 없어....
@P가 동성애자일 수도 있지만...
"응..? 남자로? 음... 그러네..."
차라리 생판 남이라면 남자가 편하긴 하겠지.
오히려 10년 가까이 남자가 거의 없었고 남자가 늘어난 지금도 난 그들이랑 거의 교류가 없었으니 좋을지도 모르겠네.
"그래. 남자도 좋지."
"에? 여... 역시 프로듀서군... 남자가 좋던.... 아얏!?"
"뭐가 역시는 역시야."
나도 모르게 리오의 머리를 때려버렸다.
더 이상 동성애가 문제되는 시대는 아니지만 난 그쪽이 아니라고.
"우우... 나 환자라고?!"
"별로 세게 때리지도 않았잖아. 매일 책상에만 앉아 있는 아저씨의 힘을 과대평가하지 말라고. 그래서 조건은 그거뿐?"
"아, 그리고 하나 더. 프로듀서군도 일을 줄일 것!"
"나? 내 일을 줄이는 건...."
ㅇ..아니 가능.... 할 것도 같은데...
비서가 늘어나면 리오와 둘이 해서 겨우겨우던 걸 더 여유 있게 해결할 수 있을 테고...
조금이긴 해도 줄이는 건 되겠다.
"그래. 아마 가능할 것 같다. 다만 새 비서가 꽤 유능해야 할 것 같지만..."
"응! 765 명물 1개월 퇴근 불가 업무로 굴리면 될 거야!"
"아무리 현대 일본이 블랙이라도 그건 좀....."
일할 인간이 많이 준 현대엔 있는 사람을 최대한 굴린다는 인식이 퍼졌다고 해도
반대로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열심히 하면 호구란 인식이 퍼져서 좀만 힘들다 싶으면 바로 그만두려고 한다.
"나이 좀 있는 사람으로 뽑으면 돼!"
"우리도 완전히 고용하는 쪽 사고에 물들어 버렸구나..."
"그래서, 언제 고용할 거야?"
"그러네... 네가 교육도 해야 하고 하니까 좀 지난 뒤에 고용해야지. 넌 일단 얼른 낫는 것만 생각해."
"걱정하지 마~ 의사도 다음주 월요일엔 퇴원해도 된다고 했어!"
"그다지 심하지 않아서 다행이네. 그러면 몸조리 잘하고 나는 이만 간다."
"응. 일 열심히 해~"
그렇게 나는 리오를 뒤로하고 회사로 돌아왔고...
회사는 패닉이었다....
*
리오의 휴가는 있었어도 갑작스런 병가는 처음인 상황이라 회사가 난리였다.
결국 나를 포함해 여러 간부진이 전력을 다해 패닉을 수습했고 그렇게 금요일이 끝났다.
내일은 세리카님 자택으로 찾아가는 날이다.
대체 무슨 일이 있을지..... 걱정반 근심반이다.
+2까지 세리카 집에서 오전 동안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 정말 많이 늦어져 버려서 죄송해요... 이사하느라 정신이 없네요....
여전히 무시무시한 크기의 대저택이었다.
초인종을 누르자 메이드 한 명이 나와 나를 어느 작은 별관으로 안내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이 별관은 누구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은 만남을 위한 곳이라 한다.
아마 거기엔 긍정적인 의미도 있겠지만 부정적인 의미도 있겠지....
어쨌든 그녀의 안내를 따라 별관으로 들어가자 세리카가님이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늦으셨네요. 벌써 점심시간이 다 되었는데..."
"내가 주말에도 일하는 거 아시잖아요. 남은 시간은 세리카님께 쏟을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런가요. 그럼 우선 앉아주세요."
나는 세리카님의 앞에 있는 다른 소파에 앉았다.
내가 앉자 메이드가 홍차를 한 잔 내 앞에 내려놓고는 건물 밖으로 나섰다.
이 건물엔 나랑 세리카님 단 둘 뿐이란 건가....
"그러고보니 들었어요. 이번에 새 비서를 고용하신다면서요?"
"여전히 무시무시한 정보력이시네요. 네. 리오가 쓰러진 걸 계기로 아예 새 비서 한 명 고용할 예정입니다."
"그러면 그 비서는 제 쪽에서 제공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코자키에서 말인가요...?"
"네. 유능한 사람으로 보내드리죠."
으음......
다른 곳도 아니고 하코자키에서 온다고 하면 유능함은 확실하겠지.
다만....
"아니. 마음은 감사하지만 거절하겠습니다. 새 비서는 저와 리오가 고르도록 하겠습니다."
"또...인가요?"
"네?"
"또 제가 보내는 사람은 거절하는 건가요? 어째서 매번 그렇게 저를 거절하시는 거죠?!"
갑자기 세리카님은 언성을 높혀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다 또 얼굴에 눈물이 고이더니 울먹이는 목소리로 따져왔다.
"전 그저 프로듀서씨를 도와주고 싶을 뿐인데 어째서 그렇게 몰라주시는 거죠?! 이오리씨에게는 의지하고 이오리씨가 보내는 수상한 선글라스들은 회사에 들이면서! 리오씨의 의견엔 귀를 기울이고 받아들이면서! 어째서 저만!!"
"그... 그건..."
그녀가 눈물 고인 눈으로 나를 노려보며 울다시피 외치자 아무리 그래도 마음이 약해진다.
물론 그녀는 하코자키의 머리.
이것이 연기일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렇지만.... 설령 그렇다해도 나는 그녀를 내칠 수 없다.
"세리카님. 저는 딱히 당신을 신용하고 있지 않은 게 아닙니다. 그저 비서란 존재는 저의 옆에서 리오와 함께 일할 사람인 만큼 저희가 직접 판단하고 싶었기 때문일 뿐입니다. 세리카님이 도와주실 땐 세리카님을 의지하기도 하잖아요? 저번에 있었던 계약과 라이브 사고의 일도 세리카님께 의지했었고..."
"그건... 그렇지만.... 그...그러면 변호사는 왜 거절한 거죠?"
"그건 그저 정말로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죠. 이미 합의할 거 다 한 상황에서 변호사가 끼어들 자리 따윈 없었던 것뿐입니다."
"그런.... 가요.."
"네. 아 그 보내주신다는 비서에 대한 자료는 보내주세요. 리오와 함께 검토해 보겠습니다."
"검토해 본다는 소리는 거절의 뜻이잖아요."
"이번만큼은 아닙니다."
"흐응...."
다행히 세리카님의 눈물은 멎은 것 같다.
잠시 뒤 점심식사가 도착했다는 벨이 울렸다.
+2가 점심식사 도중 할 이야기를 적어주세요.
@적는 걸 깜빡했는데 프로듀서가 동성애자일지 어떨지는 저도 몰라요. 앵커가 정할 일입니다.
@이미 유리코는 망한건가 희망이 있긴 한건지..
후카 22, 리오&시즈카 33, 레이카 34, 츠바사 52
아리사 60, 카오리 65, 코노미 66, 로코 78
아카네 78, 스바루 93, 이쿠 99, 츠무기&안나 100.
총 18/40(명)
조금씩 천천히 음미하고 있자 세리카님이 질문을 던졌다.
"그러고보니 시즈카 언니랑은 아직 연락 하고 지내시는 걸로 아는데 어떻게 지내요?"
"하코자키의 정보력으로 알아내면 금방이지 않습니까?"
"그야... 그쪽에서 연락해 오는 것도 아닌데 동료의 사생활을 조사하는 건...좀..."
....나는?
아니 뭐 됐나....
"시즈카 언니, 프로듀서씨에게 고백하고 거의 사무적으로 지내다 동료들이 그만둘 때 같이 그만둬서 우동 장인집에 막내로 들어간 것까진 아는데...."
"거기서 별반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5년 지나고야 겨우 허드렛일 담당에서 나왔거든요. 조리대 앞에 선지는 아직 2년도 안 되었고..."
"에에?! 시즈카씨의 우동은 어지간한 프로급이었는데!"
"그렇지만 장사 경험은 학교 문화제 점포 밖에 없고 요리 경력은 취미 수준에 불과했으니까요. 10년도 넘는 시간 동안 우동에 인생을 바쳐온 사람들에 비하면 애송이일 뿐이었으니까요...."
실력과 경력이 모든 걸 말하는 세상이기도 하고
아이돌이나 하다가 들어왔다는 점도 얕보이는 이유 중 하나일테지.
"그러면.... 남자 쪽은....?"
"아..... 음.... 자기 말로는 저한테 차인 뒤에 남자랑 한 이야기는 모두 일 관련 뿐이었다고....."
"아.......... 그, 그래도 직장에 남성 분들은..!"
"주방에선 차연소가 저보다 형이고 다들 가정이 있다고... 홀 담당은 여성이라고...."
".........."
세리카님이 고개를 숙이고 침묵했다.
사실 시즈카의 경우 남친을 만들려 하면 만들 수야 있겠지만 일이 바쁘니....
"아, 연애 이야기가 나온 김에 물어보는데... 혹시 프로듀서씨... 게이에요?"
"푸흡?!!"
스파게티 뿜어버렸다...
스파게티를 적당히 닦아내고 그녀에게 따졌다.
"어째서 그런 생각을 하시는 거죠?"
"사실 저희 밀리언조 사이에선 꽤 오래전부터 떠오르던 화제였어요? 프로듀서씨에게 호감을 가진 전,현직 아이돌들에게 둘러쌓여 있고 그 중 한명을 부인으로 들였으면서 부부 관계는 그 모양에 그렇다고 바람을 피우지도 않으니까 게이인 게 아닐까... 하는."
"누군 좋아서 부부 관계가 나쁩니까.... 아내에게도 다른 여성에게도 눈길을 둘 여유조차 없던 거 뿐이라고요."
"그럼 정말로 남자에겐 관심 없나요?"
"적어도 지금까지 남자에게 그런 감정을 품은 적은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사람으로써 괜찮다고만 생각해봤지 연애적인 감정은 없었습니다."
내가 동성애자라니.... 그럴리가....
+2까지 오후에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system: 공략 대상에 모든 남성 등장인물이 추가되었습니다. 현재 공략 가능 대상은 모든 남성 혹은 여성 등장인물입니다. 제 3의 성은 잠금 상태입니다.
@이곳의 시즈카는 리쿠와 이어지지 않았네요. 마침 리쿠가 21세라 짝수 나오면 리쿠와 이어볼까 했지만 홀수네요. 물론 이제부터 이어질 수 있습니다.
@@유리코 루트의 희망은 여러분이 만드는 겁니다. 이혼을 해도 재결합 할 수도 있는 거고. 유리코가 새사랑을 찾아 행복해질 수도 있고.
@휴...
메구미 미사키 아유무와 사무소에서 적당히 얘기하는 걸로...
그 사이 유리코에게서 문자가 날아왔다.
[내일 안나쨩이 같이 놀러가자고 하는데 도련님도 오신다고 해요.... 같이 가 주실 수 있죠? 못간다면 그렇게 말해주세요. 거절 당하는 것보다 또 바람 맞는 게 더 싫어요.]
내일이라......
솔직히 힘들 것 같은데....
리오도 쓰러졌고 나도 오늘 하루 이곳에 있어야 하니....
그렇지만 1주일만에 말을 건네줬는데... 아니 메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기서 거절하는 건....
"헤에...."
"우왓?! 깜짝이야.... 세리카님?"
메일에 눈을 팔려 있던 새에 세리카님이 등 뒤에서 메일을 읽고 있었다.
이제 정말로 심장에 안 좋은 나이라고...
"자, 준비 끝났어요. 이쪽으로 오세요."
"에?! 자, 잠깐!?"
세리카님이 내 손을 잡고 당겨 어딘가로 가기 시작했다.
아직 메일에 답 못했는데....!
*
세리카님이 끌고 간 곳은 커다란 댄스 홀이었다.
최근 댄스랑 연이 많네....
"자, 가서 옷 갈아입고 오세요. 저도 갈아입을 테니까."
그 말이 끝나자 갑자기 나타난 메이드들에게 붙잡혀 드레스업 룸으로 강제 이동 당했다.
그리곤 파티용 턱시도로 강제 환복 당했다.
환복 후 다시 홀로 끌려 오자 그곳엔 딱 보기에도 고급진 드레스를 입은 세리카가 기다리고 있었다.
"저보다 오래 걸리다니 무슨 일 있었나요?"
"남자도 옷 갈아입는데 시간이 걸리는 법이에요."
"뭐... 좋아요. 자, 함께 춤춰요."
그러자 음악이 흘러나오고 조명이 바뀌었다.
나는 세리카에게 손을 내밀어 그녀를 안고 천천히 리듬에 몸을 맡겼다.
그렇게 몇 분 정도 춤을 추고 있자 세리카가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아까 다른 여성에게도 눈길을 둘 여유가 없다고 했었죠?"
"응... 그랬지요."
"그럼 지금은요? 지금 이렇게 댄스홀에서 파티를 즐기는 순간은 여유로운 순간 아닌 가요?"
"그렇죠? 근데 말이죠... 여유가 있는 지금... 옆에 누가 있나요?"
"에?"
"네. 저라고요, 프로듀서씨."
그렇게 말하는 세리카님은 가볍게 미소지었다.
아아... 난 왜 이렇게 아이돌들의 미소에 약한 걸까....
+3까지 저녁, 밤에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그리고 주사위도 굴려주세요.
1~69: 답장 안 함
70~85: 부정적 답장
86~99: 긍정적 답장
100: 훗.
"... 가족모임이라니... 어쩔 수 없죠. 마음대로 하세요."
유리코에게도, 세리카에게도, 다른 모두에게 사죄를 하면서도, 결국 자신이 나쁘기에 이런 사태가 되었다고 자책하면서도, 결코 ‘그것’만은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다. 이런 걸 보면 싫어도 인정하게 되어버리고 만다. 자신은 그를 그 족쇄에서 해방시켜 줄 수 없다고. 그것은 유리코도, 다른 누구도 또한. 오직 ‘그 사람’ 이외에는...
하코자키 세리카는 그 광경을 옆에서 받아들였다. 그를 그렇게 만든 건 자신과 주변의 모두들... 그는 자신의 잘못이라 말할 뿐이지만, 사실 모든 파탄의 시작은 자신들이 그에게 품은 마음이지 않은가. 그녀는 자신 또한 그와 함께 암흑 속에 추락하는 듯한 기분에 휩싸였다.
그러던 와중, 그녀는 보았다. 그의 얼굴에서 빛나는 그것을...
봇물 터지듯 흐르진 않았지만, 그의 눈가에는 분명한 ‘눈물’이 맺혀 있었다. 이 10년간, 누구도 보지 못했던 모습. 그 모습을 본 순간, 하코자키 세리카는...
아아... 이제 아무래도 좋다.
알고 있다. 이런 짓 해봐야 의미 없다는 걸, 그가 아무리 유리코와 헤어진다 하더라도, 그곳에 자신이 들어갈 자리 따윈 없다는 걸. 그는 내게 연애감정 따윈 없다. 오히려 증오하고 있으리라. 그를 자신의 욕망을 위해 멋대로 옭아매고, 결국은 파멸의 단초마저 제공했으니...
이것이 눈을 돌리고 있던 잔혹한 진실
그래도, 정말 아무래도 좋다.
속이는 것도 이젠 지쳤다. 거짓말하는 자신도 진절머리 난다. 이곳엔 오직 두 사람 뿐.
그리고, 하코자키 세리카의 몸과 입은 움직였다.
@ 정말 오랜만에 다는 앵커네요. 이래저래 사건 속에서 앵커 달 겨를도 없이 있다가 지금 돌아왔습니다. 이제 다시 이 이야기를 딥다크하게 이끌겠습니다.
.................. 왜 저만 앵커의 방향성이나 기타 등등이...
오후 내내 춤을 췄더니 늦은 시간이 아님에도 배가 고픈 참이었는데 타이밍이 좋다.
내가 자리에 앉자 반대편에 앉은 세리카님이 입을 열었다.
"아까 유리코씨에게서 온 메일, 가족 모임인 거죠?"
"아... 네. 그렇게 되네요. 아 맞다. 답을 보내지 않으면..."
"하아.... 좋아요. 전 내일 방해하지 않을 게요. 어째선지 최근 이오리씨도 프로듀서씨께 호의적이고 괜히 힘빼기 싫네요."
"정말인가요?! 감사합.."
"대신 조건이 있어요."
"조건...?"
"네. 지금 여기서 쥬니올의 흉내를 내주셔야 겠어요."
".....세리카님 쥬니올은 이미..."
"알고 있어요. 딱히 프로듀서씨께 쥬니올의 빈자리를 채워달라는 게 아니에요. 가족모임을 위해 그렇게까지 할 수 있는지 증명해 보이란 거죠."
".........좋습니다."
평범하게 생각하면 미친 짓이다.
아내보다 어린 상대 앞에서 개 흉내를 내어 아내와의 시간을 보장 받는다니....
그렇지만 내가 언제부터 평범했다고......
"흐응.... 그럼 우선 제가 있는 곳까지 네발로 걸어와 주세요."
"후우.... 알겠습니다."
"그게 아니라 '멍'이겠죠?"
"....멍..."
의자에서 일어나 네발로 기어 세리카님께 다가갔다.
세리카님 바로 옆에 도착해서 그녀를 올려다보자 그녀는 잘했다며 내 머리를 쓰다듬고는 내 음식 접시를 가져와 내 앞 바닥에 놓았다.
"스테이! 이제부터 내가 프로듀서씨에게 재주를 시킬 거에요. 제대로 성공하면 밥을 한입씩 먹게 해드릴게요. 알겠나요?"
"멍..."
나는 고개를 끄덕여 의사표시를 했다.
그러자 세리카님은 한쪽 손을 내게 내밀고 외쳤다.
"그러면... 우선 손!"
"멍."
"잘했어요~ 자 여기 한입 아~앙."
나는 내밀어진 손 위에 한쪽 손을 올리고 개처럼 짖었다.
그러자 세리카님은 나를 쓰다듬고는 음식을 한술 떠서 먹여주었다.
"자... 그러면 이번엔 반대쪽 손!"
"멍!"
"참 잘했어요! 자 한입 더~"
손을 바꿔 같은 일을 반복... 그리고...
"일어섯!"
"멍!"
...
"빵!"
"끄응.."
...
"굴러!"
"끼잉..."
...
"물어와!"
"멍멍!"
.
.
그렇게 한참을 개 같은 짓을 하며 밥을 먹었고
현재 끔찍한 자괴감에 휩싸이고 있다.
내가 정말 미쳤던 걸까.....
이대로 정신을 잃고 기절해버리고 싶다.
"수고하셨어요. 자, 이제 이거라도 마셔요."
"그건.... 술인가...."
세리카님이 가져온 건 딱 보기에도 비싸보이는 술.
그리고 아마 도수도 꽤 높아보인다.
그렇지만 지금의 내게 딱 필요하던 물건이기에 마시기로 했다.
"자, 한잔 드셔보세요."
"으음....꿀꺽..."
꽤 센 술이었지만 역시 고급이라는 걸까.
굉장히 부드럽고 깔끔하게 넘어갔다.
"어떠신가요?"
"맛있어...."
"후훗.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자, 저도 따라주세요. 이번엔 같이 건배 해요."
나는 그녀에게 술병을 넘겨받아 그녀의 잔에 술을 따르고 다시 그녀가 내 잔에 술을 따랐다.
가볍게 건배를 하고 이번엔 천천히 음미하며 마셨다.
역시 맛있다.
"꽤 마음에 드신 모양이라 기쁘네요. 자 한잔 더 드세요."
"음... 꿀꺽...꿀꺽...꿀꺽.... 후우...................."
"프로듀서씨.... 유리코씨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쥬니올의 흉내까지 내셨잖아요?"
"응..?"
"만약 유리코씨의 위치에 리오 언니가 들어갔었다면 똑같은 짓을 하셨을까요?"
물론이다.
입에 담지는 않았지만 고민할 필요도 없다.
"시즈카씨였다면?"
물론이다.
"모모코쨩이었다면?"
물론이다.
"메구미 언니였다면?"
물론이다.
"그럼.... 만약 그게 저였다고 해도...."
그야 물론이다.
의심할 여지는 없다.
오히려 왜 내가 안 할 것이란 가정을 하는 거지?
하는 게 당연한 것을....
그 후로도 나에게 아이돌들이나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물어왔지만 굳이 대꾸하지 않았다.
그런데 마지막 남.. 술이 내 목구멍을 ..날 때 윤활유라도 되었던 것일까.
나도 모르.. 입이 열리고 말..다.
"나랑 너희 밀리언 라이브 팀은... 프로듀서와 아이돌 혹은 전 프로듀서와 전 아이돌의 관계....일 뿐이야."
"유리코씨는요?"
"담당돌이었던 아내.....지. 앞으로 2주 뒤까지는....."
"프로듀서씨는 유리코씨를 좋아하시나요?"
"물론이지. 다만.... 유리코만 좋아하는 건 아니겠지...."
"에?"
"유리코 뿐만이 아니야. 밀리..의 39명 아니 아오바씨까지 40명 모두 나는 좋..해. 과연 내가 시즈카에게 ..내는 좋아와 유리코에게 보내는 좋..에 차이가 있을지 조차 모르겠어.
어쩌면 여성이 아닌 자식..나 우상으로 바라보고 있을..도 몰라. 내가 유리코에게 거의 손대지 못..던 이유도 분명 그곳에 있..지. 어쩔 수 없잖아? '내가 키운' '아이돌'..니까."
자식..나 우상이라.........
아니 그 .... 수준은 이.. 진작에 초월했다.
그녀들은 내 ...... ....니까....
어느새 경어.. 잊어..리고 말을 이었다..
".. ........ 이쿠가 여성이 되어가는 것이,
.. ........ 모모코의 세상이 넓어지는 것이,
.. ........ 타마키가 신나게 뛰어노는 것이,
.. ........네가 아이돌 세상에서 뭔가를 배우는 것이,
.. ........에밀리가 야마토 나데시코가 되어가는 것이,
.. ........ 미라이가 자기자신만의 아이돌이 되어가는 것이,
.. ........ 시즈카가 여유를 얻어가는 것이,
.. ........ 츠바사가 아이돌에 열중하는 것이,
.. ........ 안나가 현실에서도 당당해져 가는 것이,
.. ........ 히나타가 자신을 얻어가는 것이,
.. ........ 시호가 더 많은 이들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것이,
.. ........ 카나의 노래실력이 점점 발전하는 것이,
.. ........ 스바루가 자신다운 매력을 찾아가는 것이,
.. ........ 토모카가 더 많은 자애를 베푸는 것이,
.. ........ 로코의 아트가 더욱 더 발전되는 것이,
.. ........ 유리코가 책 이외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것이,
.. ........ 줄리아가 아이돌과 록의 길을 함께 걷는 것이,
.. ........ 카렌이 자신감을 얻고 가슴을 피게 되는 것이,
.. ........ 우미가 여자력을 갈고닦아 가는 것이,
.. ........ 아리사가 아이돌로써 반짝이게 되는 것이,
.. ........ 아카네의 귀여움을 세상 사람들이 알게 되는 것이,
.. ........ 메구미의 자존감이 높아져 가는 것이,
.. ........ 츠무기가 도쿄에 익숙해져 가는 것이,
.. ........ 미즈키의 감정 표현이 풍부해져 가는 것이,
.. ........ 미야가 미야 다움을 잃지 않고 나아가는 것이,
.. ........ 나오의 츳코미가 날카로워져 가는 것이,
.. ........ 사요코의 끝없는 노력이 보답받는 것이,
.. ........ 엘레나가 마음껏 춤추며 즐기는 것이,
.. ........ 코토하가 코토하를 믿어주게 되는 것이,
.. ........ 미나코의 보살핌이 모두를 도와주는 것이,
.. ........ 노리코가 강인함과 부드러움 둘 다 키워내는 것이,
.. ........ 마츠리가 모두의 공주가 되어가는 것이,
.. ........ 아유무의 댄스가 더 많은 이들을 매료해 나가는 것이,
.. ........ 레이카가 더욱 더 멀리 날아가는 것이,
.. ........ 치즈루가 거짓 속에서 진실을 빛내는 것이,
.. ........ 후카가 정통파 아이돌이 되어 가는 것이,
.. ........ 카오리씨가 더욱 더 다양한 세상을 즐기는 것이,
.. ........ 리오가 눈부시게 아름다워져 가는 것이,
.. ........ 코노미씨가 어덜티한 매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 ........ 아오바씨가 사무원으로써도 디자이너로써도 발전하는 것이
기뻤어.
그저 너희들 옆에서 너희들을 지켜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뻤어."
추악하다.
내 ......으로 점칠된 내 ....의 형태...
"그런데..... 그걸 내가 모조리 망쳐버렸지. 내 ...... 때문에 다 망쳐버렸어..."
"그렇지 않..."
"아니. 그래. 다른 아이돌....의 관계가 변..는 게 두려.. 시즈카의 마음을 짓....어. 관계가 변해도 내 ....은 유지된.. 걸 알자 바로 유리코와 결혼.... 저질렀어. 그랬는데 ....엔 유리코라는 특별.. ..재가 다른 아이돌과 나 사이에 ..을 만드는 걸 알고 다른 ....들에게 눈을 돌렸어. 그런 주제에 ..다른 특별..을 .... 위해 ..을 그었어..!"
내 ......과 ......이 야기한 일이다.
결국 난 내 ....을 위해 40명 모두가 내 ....을 ..어나지 못하.. 했다.
"유리코에게 행.... 삶을 느끼.. ..줘야 했는데 ....지 않았어... 모모코가 처.. 상황을 도와.... 하는데 회사 살리기, 즉 .... 아이돌들과의 관.... 위해 모모코를 이쿠에게 ....버렸어. 메구미.. ..우 무슨 .... 있었던 건지 조차 완..히 알지 못해! 느긋..게 잠이.. ..고 있을 시간.. 그들에게 신경을 써....면 좋았을 텐데..."
결국 내 손이 닿지 않....는 핑계로 내 ..이 부족하다는 ..계로 그들.... 손을 뻗지 않은 내 ......이 불러 일으킨 비극이다.
난 결국 제 몸이, 제 ....이 더 소중.... 것이...
"미안하다..... 내 ....을 위해 너희를 ....해서, 내 ...... 때문에 너희를 괴롭게 해서... 그리고 내 ...... 때문에 너희를 ....주지 ....서... 정말로... 미안하다...!"
어.... 시야가 흐려.. 있었다.
분명 비어.... 잔에는 투명한 ..이 조금 고여 있다.
"프로듀서씨."
"응?"
세리카의 목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고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는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 했다.
"저...!"
그러나 내 기억은 여기서 끊어져 아무리 노력해도 떠오르지 않았다.
*
정신을 차렸을 때는 사무소의 가면실 침대 위였다.
어제의 기억은 몽롱하고 중간중간 빠져있다.
머리가 깨질 것 같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난 오늘...
1. 유리코와 만나야 한다. (유리코 호감도에 유동 발생, 키 이벤트는 또다시 연기)
2. 미나세님네 집으로 간다. (키 이벤트 발생, 유리코 호감도 극감)
먼저 3표로 갑니다.
유리코의 호감도가 떨어져도 후에 회복할 수 있고 키 이벤트를 놓쳐도 다음주 일요일에 다시 기회가 옵니다.
그리고 뭘 골라도 이혼 자체는 피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 정말 많이 늦어져서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그리고 아... 정말 왜 이렇게 머리가 안 돌아갈까요. 앵커가 원한 건 이런 게 아니었을텐데.... 감사하게도 장문의 앵커를 달아주시는데 정말 죄송할 따름이네요.... 아직 밝힐 수 없는 프로듀서의 본질 때문에 제약이 많네요.... 일단 세리카의 심리상태는 앵커를 따르고 있습니다. 마지막에 내뱉은 말이 무엇일지는 저도 모르지만.
@@앵커는 원하시는대로 달아주시면 됩니다. 도저히 무리인 것은 제가 양해를 구할테니 부담없이 적어주세요. 이 창댓에선 좀 못지키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전 앵커분들의 충실한 노예니까요.
@그 본질이 알거같기도하고 아닌거같기도 하고 그냥 생각하기로는 사소한것이 너무 커져서 지금의 프로듀서를누르는느낌이네요
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이제 더 이상 미루고 있을 수도 없을 노릇이다.
무릇 일이 잘 안 풀리면 먼저 그 길을 걸은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라고 하는 법.
분하지만 늘 내 앞을 걸어가던 사람에게 상담을 해보자.
정해졌으니 바로 미나세님께 만나고 싶다는 연락을 하자 오케이라고 연락이 왔다.
그러면 바로 가자.
그 외에도 뭔가 아주 중요한 다른 용무가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미나세님께 갔다 온 뒤엔 리오가 못하는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금세 잊혀졌다.
*
"어머, 빨리 왔네?"
"리오가 쓰러지는 바람에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니까요."
"흐응.... 그래도 별일이네. 당신이 먼저 보자고 할 줄이야."
"솔직히 지금 당장이라도 돌아가고 싶지만... 그래도 더 이상 그 때의 그 말들을 무시할 수 없게 되어 버렸으니까요."
10년 전 내게 새겨진 저주들...
애써 무시하고 살아왔지만...
결국 그것들이 모조리 적중하고 있는 이 상황으로부터
더 이상 눈을 돌리고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럼 따라와. 대신 굉장히 조심스레 갈 거야. 이젠 이 집에 야요이네 가족도 있으니까."
"아, 그러네요. 잘 지내나요?"
"날 뭘로 보는 거야? 당연히 잘 지내지."
"그럼 다행이네요."
*
나와 미나세님, 그리고 전속 메이드 세 명만이 소형차를 타고 조용히 부지 구석에 있는 건물로 향했다.
이제부턴 금단의 영역.
오직 이곳에 있는 세명과 당사자 총 4명만이 알고 있는 알려져선 알 될 미나세의 죄.
정말... 이 일에 휘말린 게 행운인지 불행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절대 끊을 수 없는 계약 관계가 된 것은 행운이지만.... 이 일로 고통 받은 이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도착했습니다."
"고마워. 당신은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줘. 자, 가자."
"네."
메이드를 두고 둘이서만 건물로 들어갔다.
1층은 평범한 창고지만 숨겨진 문을 통해 지하로 가면 커다란 유리문 너머로 인간이 사육되고 있다.
문 앞에서 벨을 눌러 사육물을 호출하자 금세 문 너머에서 그림자가 나타났다.
"설마 네가 먼저 나를 만나고 싶다고 하다니.... 5년만인가? 그 때 결혼 발표로 찾아오고 처음인 거지? 어때 결혼생활은?"
"당신이라면 이미 그 답을 알고 있잖아."
"너무 그렇게 차갑게 굴지 말아달라고, 5년이나 함께 동고동락한 사이잖아?"
"내가 동고동락한 건 내 아이돌들 뿐이야. 당신과는 동상이몽이었겠지."
"뭐.... 그랬지. 너랑 난 아주 닮았지만 아예 어긋나 있으니까. 그래도 난 너를 꽤 마음에 들어 했다고?"
"나도 10년 전까진 그랬지. 내가 설마 그렇게 사람 보는 눈이 없었을 줄은 몰랐어. 그보다 얼른 문이나 열지, 선배?"
그 말을 들은 그는 어깨를 으쓱 하고는 안경을 고쳐 올리고 문을 열어 거실로 안내했다.
그도 10년이나 햇빛도 제대로 안 받고 사람과도 어울리지 않아서인지 인상도 성격도 많이 변했다.
그는 차를 내오겠다며 잠시 자리를 벗어났다.
"꽤나... 변했다고 해야하나.... 예전 모습은 많이 사라졌네. 외모도... 내면도...."
"어머 그래? 나는 자주 봐서 그런지 잘 모르겠는데.... 그래도 본질은 남아 있다고 생각해."
"그러면 좋겠네요..... 아니 그래도 꽤 많이 변한 거 같은데...."
이사람 아직도 15년전 첫사랑에게 콩깍지가 씌어 있는 걸까...
아니 그딴 거 아무래도 좋나.
죽고 싶다는 요청을 진짜로 이루게 해준 사람였으니.....
"자, 차 가져왔어. 무슨 이야기 중이었어?"
"당신이 많이 변했다는 이야기."
"아아.... 확실히 피부색이 완전히 하얗게 변했지. 10년이나 햇빛 보는 일이 별로 없었으니 멜라닌이 거의 사라졌더라."
생각해보면 말을 할 줄 아는 게 신기하네.
아니 미나세님이 자주 만나러 왔다고 했나.
"그래서... 결혼생활이었나? 잘 안 되고 있겠지. 나도 그랬고."
"당신은 결혼 하자마자 사고사로 위장해서 도망쳤잖아."
"그야 제대로 될 리가 없었으니까. 너도 알잖아?"
"흥.... 본론으로 넘어가지."
이 만남으로 얼마나 많은 힌트를 얻을 수 있을까요
1~50: 암시적인 힌트
51~70: 프로듀서의 과거를 통한 힌트
71~90: 프로듀서의 과거를 통한 힌트 + 본질에 대한 암시적 힌트
91~99: 프로듀서의 과거를 통한 힌트 + 본질에 대한 직설적 힌트
100: 프로듀서의 진실
@ 유연하게 이어나가기 힘드네.... 사실 암시->과거->본질 순으로 이벤트를 길게길게 가려고 했는데 스피디하게 가보죠.
그나저나 참 잘도 키워지네.
그나저나 코토리는...
(이 창댓에 새로 오게 된 앵커입니다. 으음... 이 세계관에 끼어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정주행하느라 죽을 맛이네요. 이런 작품이 맘에 들어서 큰 문제는 없지만요. 아 그리고 별 의미는 없지만 첫 댓글이 346번째 댓글이네요.)
"본론이라...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가?"
"10년 전 이곳에서 당신이 내게 말했던 말들... 거의 다 실현 중이야."
"아.... 내가 뭐라고 했더라.... 미안 잊어버렸다. 그래도 뭐... 대충 예상은 가. 그러면.... 결혼생활, 잘 안 되고 있는 모양이네."
"그래.... 이제 2주 뒤에 완전히 이혼해."
"킄... 그래. 역시 이혼인가...."
뭘 쪼개는 거야, 이 인간....
적어도 결혼생활에 대해서 그쪽한테 뭐라 들을 처지는 아니라 생각하는데....
"역시라... 무슨 의미지?"
"응? 아니 그야..... 넌 함께 행복해질 수 없는 타입의 인간이잖아? 안 그래?"
"무슨 뜻이지?"
"그야 말 그대로지. 아니 아니지. 정확히 말하면... 넌 행복을 몰라."
"웃기는 군. 행복을 모른다니... 그런 인간이 있을리가 없잖아."
"그게 있더라고. 바로 너. 넌 말이야... 행복과 보람... 정확히는 보람과 비슷한 무언가를 착각하고 있어."
보람과.... 행복?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보람을 느끼면 행복해진다. 당연한 거 아닌가?"
"그래. 보람이 행복의 원인이 될 수는 있지. 하지만..... 오직 보람만이 행복의 모든 형태가 될 수는 없어. 너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맛있다고 말만 할 뿐 웃지 않아. 재밌는 개그를 보고 재밌다고 말만 하고 웃지 않아. 예쁜 여자를 보고 예쁘다고 말만 하고 매료되지 않아. 이런 소소한 행복조차 넌 느끼지 않아. 오직 소중하다 느낀 누군가가 기뻐하거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만 진심으로 행복하다고 느껴. 내 말이 틀려?"
"그럴 리가 없잖아! 이 녀석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웃고 누가 웃기면 웃는다고? 그리고 무엇보다 여자에게 매료되지 않고 어떻게 아이돌 프로듀서를 한다는 거야?!"
"걔는 음식을 먹고 맛있어하는 자신을 보고 기뻐하는 상대방을 보기 위해 맛있다며 웃어. 자신을 웃겨 기뻐하는 상대를 보기 위해 개그에 웃어. 자신을 매료시킨 것에 기뻐하는 상대를 보기 위해 상대에게 매료돼. 물론 프로듀서로써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거기까지 하나하나 생각하고 살지는 않았다만..."
"그러니까 말했잖아. 너 역시 착각하고 있다고. 보람 이외의 행복을 느끼지 못하니까 무의식의 영역에서 스스로를 맛있어서, 웃겨서, 아름다워서 행복하다고 속이고 있던 거야."
"그럼 너는 그걸 어떻게 안다는 거야. 얘 자신도 모르던 걸 어떻게 당신이 아는데?"
"우리 둘은 함께 일한 5년 동안 거의 같이 있었지. 사실 아이돌보다 얘랑 보낸 시간이 훨씬 길 거야. 그래도 거의 눈치채지 못하다가.... 4년이 지난 어느 순간 문득 위화감을 느꼈어. 정말 문득이었지. 그런데 계속 마음에 걸리더군. 그래서 1년 동안 유심히 관찰한 결과.... 내 위화감으로 내린 가설이 사실이란 결론을 내렸지. 넌 행복의 형태를 아주 제한적으로 알고 있어. 어쩌면 네 아이돌들 중에도 네 어긋난 정서를 눈치챈 애들도 있을지 모르지.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아챘을지는 나도 모르지만. 적어도 네게 썩 유쾌한 느낌을 받지는 못하게 되었겠지."
너무 어처구니가 없는 헛소리다.
라고 딱 잘라낼 수 없었다.
머릿속으로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비현실적인 이야기라고.
그런데.... 어째서인지 아니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어느 순간부터 몇몇 아이돌들이 나를 멀리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크게 신경쓰지 않았지만... 설마...
"그런데 그게 왜 문제인 거야? 그야 뭐... 이 녀석이 행복을 모르는 건 그렇다치더라도 이 녀석이 노력해서 아이돌을 키우고 그러면 아이돌이 기뻐하고 그러면 이 녀석도 기뻐하는 선순환이 이어지는 거 아니야?"
"응. 그렇지. 일반적인 아이돌과 프로듀서의 관계였다면."
"일반적..? 어떤 의미에서?"
"그야 물론 담당하는 아이돌의 숫자에 대한 이야기지. 보통은 아이돌 1명에서 3명, 좀 많으면 5인 유닛 하나에 프로듀서 한명이지. 그런데 우린 어때? 난 13명, 얜 39명. 일반은 커녕 정신 나간 짓이지."
그건 의심할 여지가 없는 진실이군.
다시 돌아봐도 미친 짓이었지...
"나도 자각이 없었다가 코토리가 가르쳐줬던 건데.... 아이돌이라고 하는 허황된 꿈을 꾸는 자신을 전적으로 믿어주고, 언제나 곁에서 지지해주고, 또 가끔은 멀리서 지켜봐주고, 때로는 혼내주면서, 앞에서 이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고, 함께 웃고, 함께 울고 그러다가 점점 자신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다가 결국엔 허황된 꿈을 이루게 해준 상대에게 상당한 호감을 품는다는 건 과연 이상한 일일까?"
".............."
슬쩍 옆을 보자 미나세님의 표정이 복잡하다.
15년이나 이 짓을 해왔지만 이런 생각은 처음이다.
부모자식과 같은 느낌으로 생각했는데.... 이런 쪽으로 생각할 수도 있었구나....
"당연하지만 그런 프로듀서가 되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지. 담당이 한자릿수여도 힘든데 그게 40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네게 여유가 생길 리가 없지. 혼자의 몸으론 40명이 주는 호감을 전부 받아들이는 것도 40명 모두에게 호의를 건네는 것도 불가능해. 너는 그걸 말그대로 네 몸과 마음을 깎아가며 기어이 해내고 말았다만... 거기서 어긋나 버린 거야. 네 아이돌들은 자신이 호감을 품은 상대가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걸 그다지 유쾌하게 보지 않는 좋은 애들이였으니까."
"하? 거기서 어디에 어긋날 요소가 있다는 거야? 서로 다같이 상부상조하면 되는 거 아니야?"
"이오리... 그게 말처럼 쉬웠으면 내가 너한테 나를 죽여달라는 부탁을 하지 않았을 거야. 당장 나도 14명의 사랑을 전부 감당하지 못해서 이러고 있는 거잖아."
"..........................."
"그런데 거기서 네게 세 가지 헤프닝이 벌어졌어. 첫번째는 내가 죽었어. 그걸로 넌 52명의 아이돌을 부양해야 하는 꼴이 되었지."
"52명이 아니라 50명이고 그걸 알면 뒤지질 말았어야지. 5년이나 같이 지낸 정을 어디나 팔아먹은 거야."
"크흠.... 그리고 두번째는 그로 인해 폭주하던 네가 쓰러졌지. 내가 이미 죽은 뒤에 너까지 그런 꼴이 되어버리니 너에 대한 걱정은 단숨에 증폭되었고 몇몇 아이돌들은 아이돌을 그만두고 심지어는 회사를 나가기도 했어. 그대로 아이돌을 하던 애들도 네게 일을 맡기는 거를 사양하기 시작했지. 그리고 동시에 사무소에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네가 아이돌들의 프로듀서로써 일을 하는 것이 상당히 줄었어."
"뭐.... 업무량은 그다지 줄어들지 않은 것 같다만......"
"그리고 마지막이 결혼이야. 언제나 비어 있던 네 옆자리에 한 사람이 꿰차고 들어가 버린 거지. 그것도 네 과로를 누구보다 염려하고 지원하던 나나오양이 말이야. 너는 그게 행복이 줄어드는 길이었지만 옆에서 보면 고생하는 남자와 그를 열심히 지지해준 여자라는 도저히 끼어들 수 없을 관계가 완성되어 버린 거지. 결국 너랑 다른 아이돌 사이에 벽이 더 커져버렸고.
"근데 너 말이야.... 이 곳에서 10년 동안 나가지 않았으면서 마치 다 아는 듯이 말한다?"
"그야 알지. 나니까. 훤히 보이지."
정말 오만하고 거만한 말이지만 강력한 설득력이 담긴 한마디였다.
당장 미나세님도 입을 다물고 납득해 버렸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이 인간은 정말 넘쳐흐르다 못해 남에게까지 영향을 줄 정도의 재능을 가지고 있으니....
"아무튼 넌 자신의 행복을 느끼는 방법으로 아이돌 프로듀스를 했고 거기에 전력을 쏟았어. 그런데 그런 널 보고 마음이 편치않은 아이돌들이 점점 생겼고 네 행복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지. 그 중심엔 나나오양이 있었고. 그런데 넌 그것 때문에 행복이라 생각하는 감각이 줄어들었어. 그래서 넌 그 감각을 되찾기 위해서 일에 몰두하는 악순환이 이루어진 거지."
잘모르겠다.
확실히 아이돌들이 아이돌 활동보다 나를 걱정할 때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아쉬움이 정말 그런 아쉬움이었던 걸까...
"아직 모르겠어? 그러면 아예 한번 네 인생을 쭈욱 돌이켜보는 건 어때? 네가 처음 행복이란 걸 자각한 그 순간부터..."
".......... 좋아. 납득하진 않았지만... 한번 속는 셈 치고 해 보도록 하지 뭐."
*
동생이 태어나기 전. 나는 어머니와 둘이서 살았다.
아버지의 얼굴이나 이름은 모른다. 나도 어머니도.
내 어머니는 창부였다.
그것도 번화가 길거리에서 갈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라 진짜 음지 중의 음지에서 일했었다.
다행히 수입은 충분해 부족함 없이 살았었지만 어머니는 밤에 내 저녁을 준비하고 나가신 뒤 아침에 내 아침을 차리고는 그대로 주무셨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 차려진 아침을 먹고 유치원 혹은 학교의 저녁반을 갔다와 어머니가 나가실 때 차려둔 저녁을 먹고 잠드는 생활을 반복했다.
결국 나랑 어머니는 거의 대화도 하지 않고 얼굴 볼 일도 적었다.
그런 나와 어머니의 교류에 의문을 가진 PTA는 어느샌가 내 어머니의 직업을 알아냈다. 지금 생각해보면 겁도 없이 음지의 사람의 직업을 알아낸 사람은 아마 지워졌을 것이다.
어쨌든 그 소문은 순식간에 내 유치원과 초등학교, 그리고 시간이 흘러 중학교에도 퍼졌고 자신의 자식이 창녀의 아들과 어울리기를 바라는 부모 따위는 없었다.
당연히 친구도 없었으며 학교 내에서 공공연한 왕따로 매일매일 괴롭힘 당했고 그 당시의 학교는 굳이 그런 일을 건드리려 하지 않았다.
나는 괜히 어머니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 조용히 당하며 살고 있었다. 부족함 없는 가정형편인 것에 만족하면서...
그러던 중 내가 10살이 된 해에 내게 동생이 생겼다. 당연하지만 피는 반만 섞여 있다.
임신 기간 중엔 안정기까지 손님을 받을 수 없고 낳은 뒤에도 애가 둘이나 있는 여자를 사려는 사람은 일부 매니아로 줄어들었고 국가에서의 규제도 심해져 집안의 수익은 줄었지만
아기가 한 명 생겨난 걸로 어머니는 일에도 잘 못나가고 지출은 늘어나 가정 형편은 점점 나빠져 갔다.
그렇게 5년이 지나자 가정형편이 상당히 안 좋아져 난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첫 월급을 받았을 때 마침 동생의 생일이라 동생에게 첫 생일 선물이란 걸 사줬다.
뭘 줬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걸 받은 동생은 환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었다.
[형아, 이게 생일선물이란 거야? 진짜 고마워~!]
그 때 나는 기적을 느꼈다.
처음이었다. 그런 감정은.
눈에선 뜨뜻한 것이 흐르고 입에선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뇌가 알 수 없는 감각에 절여지고 가슴이 기분좋게 불타올랐다.
나는 그 때 겨우 알았다.
이것이 행복이라고.....
결코 보람 따위가 아니다.
.
그 뒤로 나는 정말 내 모든 걸 동생에게 쏟아부었다.
아침이 되면 내가 깨우고 씻기고 밥을 먹인 뒤 자전거로 1시간 이상 떨어진 유치원에 태워서 보냈다.
그 뒤 바로 일하러 가서 저녁까지 그저 일만 했다.
그리고 다시 동생을 데리러 갔다오고 저녁을 먹이고 씻기고 재운 뒤 야간 알바를 갔다.
어머니는 동생도 좋지만 좀 더 자신의 행복도 신경을 쓰라고 하셨지만 이게 내 행복을 위한 유일한 길이었기에 나는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동생이 초등학교에 가기 직전에 일가족 다같이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이사할 수 있을 정도의 돈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우리 가족을 모르는 곳에 가서 동생 만큼은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자는 내 의견을 어머니도 받아들여서 혹독한 퇴임식(정확한 내용은 모르지만 어머니는 온몸에 상처와 피로가 가득한 상태로 1주일 만에 돌아오셨다)을 해내고 먼 지방으로 이사갔다.
동생은 그곳에서 학교를 다녔고 어머니는 그 나이와 고된 삶에도 불구하고 우리 아이돌 뺨치는 외모의 소유자였던 덕에 고급 바의 여급으로 들어갔다.
나도 다양한 알바를 하면서 돈을 모았고 그것을 동생에게 아낌없이 퍼부었다.
중간에 중졸이란 것 때문에 일을 구하기 어려워졌지만 다행히 내 DNA는 양질이었던 모양인지 아예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패스해냈다.
그렇지만 동생에게 비할 바는 못됐다. 동생은 정말 훌륭하게 자라났다.
머리도 좋았고 운동신경도 뛰어났으며 예술에도 상당한 재능을 보였다.
게다가 늘 겸손하고 겸허했지만 자신감을 갖고 당당히 살아갔다.
반항기도 조용히 지나갔고 늘 호의과 감사를 표하는 걸 잊지 않았다.
나도 그런 동생을 볼 때마다 그리고 그런 동생을 보는 어머니를 볼 때마다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행복이 넘쳐흘렀다.
그렇게 다시 시간은 흘러 나는 25살, 동생은 15살이 되는 해가 되었다.
동생은 이미 나와 어머니께 너무 많은 걸 받아왔고 이제부터는 자신도 가정에 보탬이 되겠다며 명문고 대신 살짝 편차가 낮은 고등학교에 3년 전액 장학생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르바이트나 각종 대회를 통해 스스로의 돈을 스스로 벌었다.
당연히 어머니는 그런 동생을 자랑스러워 했고 난 25년만에 처음으로 어머니의 눈물을 보았다.
그러나 나는 복잡미묘한 감정이었다.
동생이 잘 자란 것은 분명 행복했지만 이제 내가 그 아이에게 예전 만큼 해줄 수 없다는 점은 착잡했다.
.
그런 미묘한 감정을 느끼던 어느 날 웬 새카만 중년이 내게 말을 걸어 왔다.
자신의 사무소의 프로듀서가 되어달라는 얼토당토 않은 소리를 지껄이던 그 남자를 믿을 이유가 없어 거절했지만 그는 끈질기게 나와 접촉해 와서 이야기만 들어보겠다고 했다.
나중에 들은 바에 따르면 길을 가던 내게 팅 하고 왔다고 한다.
그 남자는 자신은 아이돌 프로덕션을 하는데 이번에 초대박이 나서 물들어온 김에 노젓자는 생각으로 초대형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니 내게 그 프로젝트의 담당 프로듀서를 맡아달라고 했다.
초면이나 다름없는 내게 그런 걸 맡기려고 하는 걸 이해할 수 없었으나 내용을 보니 대충 알 것 같았다.
전용 극장의 건립과 39명의 추가 아이돌을 키우는 밀리언 라이브 프로젝트... 즉 이 남자는 내게 더러운 일, 미움받는 일을 시키고 싶은 것이었다.
이런 류의 기획에서 39명 전원이 성공한다는 생각은 누구도 하지 않는다. 이건 이 중 누구라도 성공하면 좋고~ 인 거고 메인은 극장의 건립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중 살아남는 건 잘해야 1/3 정도고 나머진 그들을 위한 발판, 희생양 혹은 뒷영업을 위한 상품으로 사용될 것이라 생각했다.
선배 프로듀서란 인간은 딱 봐도 양지에서 나고 자라 꽃피고 열매를 맺은 타입의 인간. 이런 일은 할 수 없을테고 그의 이미지도 나빠질 수 있으니 나라는 방패를 세우겠단 거다.
솔직히 썩 끌리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내가 제대로 취직을 못하고 있는 것에 마음 아파하시던 어머니가 떠올라 그냥 수락했다.
이 이상한 사무소에 다니고 있자 대충 버려질 패가 몇몇 보이고 있었다.
1년 밖에 활동을 못하는 사실을 마치 자랑인 마냥 떠드는 시건방진 꼬맹이와 아이돌 지망인 주제에 노래를 못한다는 주객전도의 덩어리, 이미 한번 실패한 전직 아역 등등...
가운데 애를 뺀 둘은 재능은 있는 것 같아서 아깝다는 생각도 했지만 내 알바는 아니라 생각했다.
그렇게 한 두달 쯤 지나자 그래도 미운 정이라도 박힌 건지 나름 열심히 그녀들의 데뷔를 준비하는 내가 있었다.
그리고 대망의 데뷔 라이브 날....
나는 두번째 기적과 만났다.
자신의 꿈에 진정한 첫발을 내딛은 여자아이들의 모습은 각별했다.
감출 수 없는 웃음을 띄우는 아이, 기쁨으로 가득한 눈물을 흘리는 아이, 열기를 못잊어 스테이지를 넋놓고 바라보는 아이, 더 나은 다음을 기약하는 아이, 그리고 그런 후배들을 따스히 지켜보는 선배들.
나는 천직을 찾았다고 확신했다.
그 뒤론 무아무중이었다.
39명의 아이돌을 동시에 프로듀스 하는 것은 틀림없이 미친 짓이었지만 그딴 거 아무래도 좋았다.
난 이미 행복이란 마약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누구도 버리지 않아. 39명 모두 최고의 아이돌로 만든다.
오직 그 생각 하나로 내 몸과 마음을 깎아냈다.
이 직업은 정말 최고였다.
레슨이 훌륭히 맞아떨어졌을 때, 출연한 방송이 잘 나갈 때, 발매한 음반이 오리콘에 오를 때, 참가한 이벤트가 대박 날 때, 오디션에 합격했을 때, 라이브가 성공했을 때.
내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 셀 수 없을 만큼 잔뜩 있었다.
정말 5년간 집에도 제대로 들어가지 않고 어머니가 돌아가셨단 걸 동생의 연락으로 알았을 정도로 일에 몰두했다.
그리고 결국 100만명의 관객과 함께한 밀리언 라이브를 성공했을 땐 죽어도 좋다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 뒤엔 절벽이 기다리고 있었다.
모모코가 정신붕괴를 일으켰지만 그건 도저히 내가 손을 댈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
어느새 메구미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선배가 갑자기 사고에 휘말려 죽었고 AS는 모조리 재기불능 수준의 정신적 타격을 입었다.
단 한 명, 미나세를 빼고.(물론 잘 연기하고 있었다.)
문득 미나세에게 느껴진 위화감을 토대로 그녀의 주변을 조사한 결과 까만 썬글라스가 내게 도달하기보다 먼저 진실에 도달해냈다.
죽음을 각오하고 미나세에게 내가 알아낸 진실을 말하자 그녀는 어쩔 수 없다면서 나를 이 지하실로 데려왔고 이 남자와 만나게 했다.
그가 말하길 AS 사이에서 자신을 얻기 위한 물밑 싸움이 계속되고 있었고 그걸 막기 위해 오토나시씨라는 현실적인 선택을 했더니 이번엔 연애 그 자체를 방해하거나 과격한 행동도 서슴치 않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AS가 공중폭파 되는 걸 막기 위해 죽음을 선택했다고 한다.
거기까지 들었을 때 나는 그의 얼굴을 갈기고 있었다.
차라리 진짜로 죽지 왜 미나세에게 신세를 지고 있냐고도 말했었다.
아무래도 난 생각보다 더 그를 존경했던 것 같다.
나와는 비교도 안 되는 재능과 수완과 능력을 갖고 있고 아마 밀리언도 그가 프로듀스 했다면 3년만에 밀리언 라이브가 가능했을 것이라 생각되던 그가
고작 아이돌들의 사랑을 다 받아들이고 조율할 수 없다는 이유로 모두를 괴롭게 했다는 사실에 상당히 분개했다.
그리고 나는 51명 아니 새로 실종된 호시이까지 제외한 50명 모두를 짊어지기로 결정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선배는 여기까지 다 생각했던 걸까 싶다.
진짜 죽지 않은 것은 내가 헤멜 때 도와주기 위해서가 아닐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용서할 수 없지만.
그리고 나서 난 정말 죽을 생각으로 일에 몰두했고 휘청거리는 사무소를 지탱하며 51명을 프로듀스 해가면서 겨우겨우 AS에게 미소를 되찾게 했다.
그 때의 행복감은 정말 대단했다.
앞으로도 이렇게만 가자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미 고물이 되어가던 내 몸은 그걸 용납하지 않았다.
내 몸은 점점 내 말을 듣지 못하게 되었고 그걸 느낀 유리코는 아이돌 활동을 줄이면서까지 나를 도와줬다.
그러나 결국 난 쓰러지고 말았고 결국 아이돌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아이돌을 그만뒀고 회사는 새 직원들을 점점 들이기 시작했다.
아이돌들이 아이돌을 그만두고 내 프로듀서로써의 일도 줄어 이 직장에 매력이 사라지던 중 로코가 내게 도움을 요청했다.
아티스트로 독립하고 싶은데 쉽지 않다고 했었다.
그래서 난 그녀에게 작은 아틀리에와 도구와 재료를 구매할 충분한 돈, 그리고 예술계의 거장들의 연락처 등을 제공했고 그녀는 훌륭히 성공했다.
그걸 보고 난 아직 그녀들을 도울 수 있고 나도 행복을 느낄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 후 나는 다른 길을 걷는 아이돌들에게 내게 가능한 최대한의 지원을 했다.
리오를 비서로 삼고 코노미씨와 아오바씨에게는 간부자리를 주었다.
카오리씨나 아유무 등은 전속 트레이너로 삼았고 아카네에겐 굿즈 관련 부서 하나를 통째로 맡겼다.
안나에 이르러서는 최고 성능의 컴퓨터와 동생을 제공했다.
솔직히 동생이 안나에게 아깝고 안나가 동생에게 아까운 복잡한 감정이었지만 소중한 사람 둘이 함께 있는다는 걸 막을 수도 없었다.
그리고 나도 유리코와 결혼했다.
그뒤 나는 회사 경영에 몰두하기 시작했고 유리코에게 소홀해지기 시작했다.
회사에 있는 다른 수많은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서....가 이유일까.
아니면 유리코가 의무적으로 나를 지원하는 게 미안해서... 가 이유일까.
아니면 그저 남이 나를 위해 헌신하는 게 낯간지러워서....가 이유일까.
아니면.......
*
"뭐... 확실히 돌이켜보니까.... 내가 행복감을 느낀 건.... 보람을 느낄 때인 것이 맞는 것 같은데...."
'보람이라....'
"응? 뭐라고?"
"아니. 아무것도. 그보다 내 말이 맞지? 넌 단 하나의 행복의 형태 밖에 모른다는 걸."
"아니... 아무리 그래도 소소한 행복 정도는 느꼈겠지. 그저 그게 너무 당연한 거라 눈치채지 못했을 뿐인 거라고. 당장 당신도 음식이 맛있다는 행복을 일일이 카운트하지 않잖아."
"하아.... 뭐 네가 꼭 그렇게 주장하고 싶다면 그래도 좋다만.... 어이쿠... 슬슬 시간이 위험하지 않아?"
"아앗?! 어느새?! 이봐! 얼른 나가자!"
"아, 네... 어이."
"응?"
"다음번에 올 때는 오늘 이야기 하지 않은 부분까지 말해줘. 당신 아까부터 뭔가를 말하고 싶어하는 얼굴이니까."
"오우. 그치만 넌 이미 내가 뭘 말하고 싶은지 어느정도 감잡고 있어."
".................간다."
그 후 나는 회사로 돌아와 리오의 공백을 메웠다.
+2까지 월요일 오전에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 프로듀서는 10년전에 어긋나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어긋나 있었던 거죠. 다만 이 이야기는 힌트입니다. 결코 진실이 아니죠. 프로듀서가 무의식적으로 서술하지 않은 게 많이 있습니다.
솔직히 매끄러운 전개는 아니고 본질에 대한 힌트도 들어 있습니다. 이 이상 전개가 루즈해지면 안그래도 재미 없는데 더 재미 없을 것 같아서 좀 땡겼습니다. 그리고 새 앵커분 환영합니다!! 부담없이 맘껏 앵커 달아주세요!!
한편, 모모코는 이쿠의 케어로 사무실에 있을 정도로까지는 회복되었다. 또 다시 회피하고 말았고, 그런 자신의 안일함이 가져온 결과에 대해서 그는 다시 아픔을 느꼈다. 그러나 지금은 이전과는 달리, 명확하게 느껴진 아픔이었다.
그리고, 이쿠가 상담을 요청했다. 드문 일이다. 그녀가 그에게 상담...
바늘은 돌아가고, 폭풍은 멈출 수 없어.
@ 진정으로 넘쳐흐르는 듯한, 몸을 지배하는 듯한 감정을 '느낀 적이 없다.' 그것은, 그런 감정에 빠지지 않도록 철저히 이성적으로 살아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엄밀히 말하자면 경험했다. 그러나 그것은 경험한 것일 뿐. 바뀌는 것은 무엇 하나 없었다.
행복을 바랐기에, 그저 채워지길 바랐기에 그 행복을 주는 대상에게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파탄을 불러올 뿐이었다.
행복이 아니다. 만족이다. 바랐던 행복이 채워졌다는 것에 대한 만족을, 행복인 척 착각하고, 행복이라고 속이고 살아온 것이다.
그런 불안정한 것이기에, 쉽게 무너졌고.
그것을 되찾기 위해, 모든 것을 버렸다.
그저 다시 한 번 그 광경을 보기 위해서, 가족도, 동료도, 친애도, 애정도, 모두 버리고 그저 일했다.
그것들을 버린 이상, 불가능한 것은 당연할 터인데.
그녀들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각오는 되어 있다.
‘그저 자신만이 상처받지 않도록’, 이라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오늘 오후엔 리오가 퇴원하고 내일이면 복귀할 테니 내일엔 아주 오랜만에 집에 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뒤에 새 비서도 찾아야지.
뭐 세리카님이 보내준다는 사람도 한번 검토해보고.
*
아침이 오전이 되려고 하는 쯤 에 카나가 시호와 메구미를 데리고 왔다.
"안녕하세요, 프로듀서씨~!"
"안녕하세요. 프로듀서씨."
"아...안녕..."
"카나는 둘째치고 메구미랑 시호가 온 건 별일이네. 특히 시호, 괜찮아? 피곤하지 않아?"
"괜찮습니다. 이 정도는 버틸만 해요."
"무리하면 안 돼."
"다른 사람은 몰라도 프로듀서씨께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네요."
"뭐.... 그런가.... 메구미는 어쩐 일이야?"
"응... 갑자기 아침 레슨이 취소되서... 휴게실에 있던 걸... 카나가.... 시호도 오랜만이니까.."
과연... 카나가 끌고 온 건가. 특히 시호가 있으니 메구미도 용기를 낸 거겠지.
시호가 현재 하는 일을 생각하면 메구미가 괴로워 할 수록 불안해질 테니...
"그런데 지금 이야기 할 수 있나요?"
"그럼. 잠시만 기다려. 차를 내올테니까."
"그러고보니 오늘은 리오씨가 안 보이네요."
"아, 리오는 오늘 쉬어."
"아! 리오 언니 쓰러졌었죠!?"
"이미 다 소문이 퍼졌나보네. 뭐 그렇지."
"엣? 그거... 괜찮은 건가요...?"
"응. 오늘 퇴원이야. 그래도 이제 새 비서를 한명 더 들일 생각이야. 이번엔 남자로."
"아아.... 역시 프로듀서씨.... 남자 쪽이 취향이셨군요..."
"역시는 무슨 역시야!"
살짝 시호의 머리에 당수.
아얏 하는 귀여운 비명과 함께 귀여운 표정을 지어 올려다보는 시호지만 이젠 귀엽다보단 요염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얼굴이다.
"리오가 남자로 하자고 해서 하는 거야. 그보다 시호, 무슨 볼일이 있는 거 아니야?"
"볼일은 있지만 딱히 프로듀서씨가 대상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뭐... 기왕이니 같이 들어주세요."
"나... 방해되려나..?"
"아뇨. 괜찮아요.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니까요."
"그래서 무슨 이야기?"
"그렇네요.... 실은 릿군이 가출을 해버려서.... 카나 뭐 몰라?"
아아... 그런 건가...
상황을 아는 나는 별 감흥도 없지만 상황을 모르는 메구미는 꽤 걱정하는 표정이고...
질문의 창끝이 향한 카나는 꽤 당황한 표정이다.
"에에엣?! 리... 리쿠군이 가출?! 그.... 그건 큰일이잖아!?"
"그러니까요... 얼마전까지 사귀던 여자랑 헤어지고 새 여친 만들었다는데 걱정이네요...."
"그... 그런?!! 새 여친이라니... 리쿠는 어젯밤에도.... 아앗?!"
카나... 그 정도 유도에 걸리지 말라고....
리쿠와 카나의 관계를 모르던 메구미가 의도치 않게 강력한 어시스트를 해버렸네.
"엣? 뭐야..? 설마 리쿠군이랑 카나...."
"에에에!? ㅁ...뭐가요?!"
"릿군 이전엔 연상이랑 사귀었었다는데 이젠 연하가 좋아졌다고 하더군요."
"에..? 여... 연하............."
"시호, 그 정도로 해 둬. 카나의 눈이 바지락 된장국 쏟은 코토하랑 비슷해져 간다. 카나도 숨길 생각이 있으면 조금은 더 잘 숨겨보자... 이미 늦었지만."
이미 알 사람은 다 알지.
심지어 카나의 팬들조차도....
"에..? 들켰어요?"
"진작에. 그리고 리쿠군에게 너 말고 누가 있을리가 없잖아."
"그... 그렇겠죠?"
"에휴... 아무래도 머지 않아 손이 가는 시동생이 생기겠네요."
"에?! 시호 허락하는 거야? 리쿠군이 카나랑 결혼하는 거?"
"네. 뭐... 적어도 카나랑 릿군이라면 양쪽 다 믿을 수 있으니까요. 저처럼 괜히 이상한 사람 걸려서 첨 보는 남자한테 아양 떠는 꼴 되는 건 싫으니까 차라리 둘이 이어지는 게 제 마음도 편해요."
"응.... 그렇지.... 모르는 남자랑 하는 건.... 정말... 싫지...."
메구미와 시호의 업소 푸념이 시작될 것 같은 기분에 카나를 내쪽으로 피신 시켰다.
어머니 푸념 들어본 기억으론 어마어마하게 길어진다...
"아니 전 본방까지는 하지 않아서..... 몸을 만지는 사람들은 좀 있지만 VIP라도 본방까지는 안 해서.... 대신 시간 동안 분위기 처지면 클레임 들어오고 급료 깎여서...."
"난 분위기고 뭐고 눈가리개 해서 얼굴도 못보고 한 적도 있고...."
"저번엔 제가 쓴 그림책을 가지고 와서 낭독 시킨 사람도 있었어요... 저 분명 염색도 하고 예명으로 활동 중인데...."
"라이브 영상 틀어놓고 하는 건 기본이고..."
열심히 키운 아이돌들이 업소에서 일하는 고충을 이야기 하는 걸 듣는 것은 정말 유쾌하지 못하다....
특히 시호는 원래 그림책이 나름 팔려서 이름을 날리려던 참에 결혼 잘못해서 모조리 날려버리고
작가로써도 한 때 혼자였던 사람이 친구들을 만나 성장한다는 점과 전직 아이돌이란 점 모두 보노노라는 작가와 겹쳐 내리막을 구른 거니....
그나저나 카나의 귀를 막고는 있지만 카나도 다 아는 나이니 뭔 이야기인지 알테고 그 증거로 카나의 표정이 썩 좋지 않다.
술도 안 들어간 상태에서 하긴 좀 그런 화제이기도 하니 슬슬 멈추게 해야지.
메구미가 이렇게 열심히 말하는 건 오랜만이라 아쉬운 마음도 있긴 하지만 별 수 없지.
*
카나시호메구미가 돌아가고 얼마 지나고 복도를 걷는 중 모모코의 모습을 보았다.
다행히 사무소에 나올 정도는 되었구나....
이쿠.... 내가 아무것도 못해서 정말 고생해 주고 있구나....
정말 제일 어린 애였는데 제일 무거운 짐을 맡겨버리고는....
모모코도 프로듀서란 놈이 제대로 케어도 못해주고...
그러던 중 이쿠에게 상담을 요청하는 메일이 왔다.
얘가 나한테 상담이라니 무슨 일이지?
+2까지 이쿠와 할 이야기를 정해주세요.
@점점 쓰는 게 늦어진다.....
@이번 시호의 현재 생활은 심히 보기가 좀 어렵네요 다이스에 의해 결정된 인생인건 알지만... 성매매라니 그건 좀...... 혹시나 불쾌감을 느끼신다면 죄송합니다.
“이쿠, 벌써 왔었구나. 안녕.”
“응. 안녕하세요.”
“그래서... 상담하고 싶다는 건 어떤 거야?”
“그 모모코쨩의 상태에 대해서...”
역시 그렇겠지.
지금 상황에서 모모코의 상태만큼 급한 건 없으니까.
“그래. 모모코의 상태 어때? 보니까 사무소엔 나온 것 같던데.”
“응. 모모코쨩 꽤 상태가 좋아졌어.”
“그건 다행이네. 그런데 상태가 좋아졌다면 왜 상담을 해온 거야?”
“그게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이렇게 갑자기 상태가 좋아진 것 같을 때 잘못하면 더 위험하다고 하셔서 내가 옆에서 계속 지켜볼 생각이야. 그러니까 나랑 모모코쨩에게 당분간 휴가를 줬으면 해.”
확실히 타당한 이야기이다.
마침 이쿠도 꽤 오랫동안 쉬지를 못했으니 이참에 길게 휴가를 주도록 하자.
그게 이쿠에게 진정한 휴식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그래, 알겠어. 모모코도 모모코지만 너도 푹 쉬도록 해. 그리고 이제 비서를 새로 고용할 생각이니까 그 뒤엔 나도 약간이나마 여유가 생길 것 같아. 그러면 나도 모모코를 돌보는 거 도와줄게.”
“응. 고마워, 프로듀서씨. 그럼 가볼게!”
“그래. 잘 가.”
자... 그나저나 이쿠는 우리 회사 주력 상품인데... 구멍이 작지는 않겠네....
일단 점심이나 해결 하자.
+2까지 오후에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 불쾌하신 게 당연합니다. 솔직히 저도 쓰면서 썩 유쾌하진 않았으니까요. 주사위가 한 30대였으면 그냥 그림책 작가로 실패했다. 20대면 거기에 가정도 안 좋다. 정도였을 테고 아예 한 자릿수라면 리쿠를 망가뜨렸을 텐데 10대 초반이라 그림책 작가로도 실패했고 가정도 안 좋아서 알바하는데 직장도 나쁘다는 결론에 도달했을 때 떠올린 게 저거라... 그래도 어디까지나 캬바쿠라입니다. 그것도 전직 톱아이돌이 근무할 정도의 고급이에요. 메구미는.... 한자릿수니까.... 참고로 시호는 이혼입니다.
@@ 제가 인생 주사위를 하는 이유는 미래가 반드시 행복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미래의 행복과 불행을 제가 임의로 정하면 혹시나 좋아하는 아이돌이 불행한 것에 불쾌해 하실까봐 아예 랜덤 주사위로 하는 겁니다.
“아, 프로듀서. 잠깐 괜찮아?”
“응. 괜찮아. 무슨 일 있어?”
“아, 그게... 이번에 남자 비서를 새로 구한다며?”
“아아 응. 리오가 쓰러져 버렸으니까. 좀 경각심이 생겼다고나 할까... 그런데 그게 왜?”
“그... 저....”
뭐지?
설마 자기가 하겠다는 건가?
이제 스바루에겐 남성적인 분위기는 많이 줄었는데...
“크흠.... 그게 우리 오빠들..... 지금 일이 없어서....”
“아.... 그런 거구나.”
“응.... 적어도 면접 정도는 해줬으면 하는데... 가능...할까?”
“아예 꽂아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그런 거 감시가 하도 심해서... 일단 평범하게 입사 지원을 하면 그래도 긍정적으로 봐보도록 할게.”
“응... 미안, 이런 이야기 해서.”
“신경 쓰지 마.”
“응, 고마워. 오빠들에게 연락할게.”
그리고 스바루는 전화를 걸며 사무실을 나섰다.
*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자 내게 산더미의 서류 봉투가 도착했다.
비서 지원자들의 서류들이다.
분명 구인난인 거 아니었나. 이거 말고 온라인 서류들도 잔뜩 있는데...
금요일날 밤에 올린 공고인데 오늘 벌써 이렇게나 많은 지원자들이 생겼냐....
일단 종이 서류들도 디지털 변환해서 리오에게 전송하고 나도 한 번 훑어보자.
슬쩍 보니까 나가요시란 성이 4장 있었다.
그래도 설마 전원이 무직은 아닐 테지만.
*
조금 훑어보고 있자 리오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미 퇴원을 했으니 이따 저녁에 만나서 한번 채용에 대한 대강적인 미팅을 하자고 한다.
그리고 각자 서류들을 모조리 확인해서 내일 저녁에 서류 심사 합격자 결정을 하자고 했다.
+3까지 저녁에 리오와 채용관련 미팅에서 할 이야기를 적어주세요. 뭐 최소 이 정도 스펙은 되야한다거나, 경력직만 뽑겠다거나, 아니면 지원자 중에 이런 사람이 있다거나 뭐 그런 이야기?
@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고급 기녀는 문무양도 재색겸비의 팔방미인들이 갖는 직업입니다. 카부키쵸의 환락가 이미지가 강해서 그렇지 롯폰기 같은 곳의 캬바쿠라는 명문대 출신의 미인들이 종업원으로 일할 정도로 클라스가 다릅니다. 뭐 시호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나름 큰 도시에 있는 곳입니다. 저도 일단 반달곰이고 아이돌들이 암흑가에 있는 거 썩 좋지 않아요. 카부키쵸까지 떨어진 사람은 프로듀서의 어머니와 메구미뿐입니다. 아직은.
“리오, 오늘 퇴원했는데 서비스 잔업이라니 워커홀릭도 병이야?”
“프로듀서 군에게만큼은 듣고 싶지 않아! 그리고 제대로 잔업수당 받을 거라고?”
“어차피 줄 생각이었어. 그래서 어때? 서류심사 통과자의 기준, 정해졌어? 일단은 네 동료니까 네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생각인데.”
“으음……. 그러네….”
리오는 고민하는 듯이 턱을 집고 생각에 빠졌다.
생각해보면 리오는 누구를 고용한 경험이 없었지.
그럼 먼저 적당히 제안해볼까.
“일단 고용의 조건으로는 명문대 출신에 건강검진 결과가 매우 좋은 사람이 기본적이지.”
“꼭 명문대라고 일을 잘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그렇지만 명문대에서 높은 학점으로 졸업한 사람이면 기본적으로 재능과 지능, 교양 그리고 성실함을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크니까 일을 빠르고 제대로 배울 가능성도 크지.”
“그건 그럴지도 모르지만, 프로듀서 군도 대학을 나오지 않았잖아. 그런데 실력도 좋고 성실하잖아.”
“흠……. 그렇다면 네 생각은 어때?”
“으음…. 난 가능하면 최대한 많은 사람을 인터뷰하거나 간단한 일을 시켜보고 싶은데…. 안 되면 전화라도….”
과연 서류만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싶지 않다는 걸까.
1차 서류심사의 합격자를 늘리고 면접을 많이 하면 되는 걸까.
게다가 인턴으로도 시켜보고 싶은 것 같고….
“그럼 면접을 가능한 많은 사람과 하는 걸고 하자. 그렇지만 너무 늘릴 수도 없으니 서류에서 최소한의 기준은 정해두자.”
“음……. 그래. 뭐 일단 비서 경력이 있거나 그쪽 일을 전공한 사람들은 붙이는 거로 하고…. 그 외에는?”
“이번에 새 비서를 고용하는 이유가 네가 쓰러져서잖아? 그러니 적어도 신입은 체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러니 꾸준히 운동을 해왔고 자기관리가 철저한 사람이 좋다고 생각해.”
“아 그러네. 근육 빵빵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몸이 만들어져 있어야 하겠구나. 그럼 건강검진 결과를 다시 한번 훑어보자.”
그렇게 수많은 지원자 중 경력자와 전공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충분히 신체적으로 우수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선발했다.
물론 비서란 일 특성상 어느 정도 스펙과 외모도 볼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리오의 의견을 가능한 수용 했다.
그리고 슬쩍 본 결과 나가요시란 성이 4명 정도 있었다.
이거…. 누구를 뽑아도 안 되는 그거 아냐?
다만 그것도 문제지만 면접 인원이 꽤 많은 것도 문제다…….
면접은 목요일부터 바로 시작하기로 했다.
리오의 의견에 따르면 몇 명 비정규직을 뽑고 후에 정규로 전환하는 방식이 될 것 같다.
어쨌든 리오는 내일부터 복귀하기로 했으니 내일은 집에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지만,
솔직히 집에 가고 싶냐고 묻는다면 쉽사리 끄덕이기 어렵다.
*
화요일 아침이 밝았다.
이제 사무실에서 맞이하는 아침이 꽤 익숙해졌다.
다만 이제 정말 양복이 다 떨어졌으니 오늘은 정말 집에 가야 한다.
집 잠금장치가 바뀌어 있다거나 하는 일은 없으면 좋겠는데…….
+2까지 아침에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어? 아직 한참 이른 시간인데 어쩐 일이세요?”
“오늘 리오쨩이 복귀하니까 오랜만에 이 멤버로 다 같이 깜짝파티를 하자고 했거든.”
“아침부터 술은 참아주세요.”
“에에?! 안 돼? 프로듀서군이라면 분명 용서해 줄 거라 믿었는데!”
“아니 저야 하게 두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죠. 그런데 부하 직원들이 보면 뭐라 하겠어요.”
“하아... 중간관리직은 힘드네...”
“그럼 저랑 자리를 바꾸는 건...”
“시러.”
즉답....
그나저나 술은 둘째치고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건 음식들인가.
리오도 아침 먹을 시간이 마땅치 않다고 했었으니 꽤 좋을 것 같네.
“뭐 재밌게 즐겨. 내 사무실 안에서라면 시끄럽게 있어도 되니까. 난 잠시 나가 있을 테니.”
“네? 프로듀서씨도 같이 파티를 하는 건데요?”
“에?”
“그래요. 리오 언니도 프로듀서씨가 축하해주시면 분명 기뻐할 거예요!”
눈치껏 빠지려 한 나를 카오리씨와 후카가 차례로 붙잡았다.
“아니 그래도...”
“저희 가게에서 가져온 갓 나온 음식들도 있사와요. 프로듀서, 아침 꽤 오래 안 드셨다고 들었는데 같이 먹도록 해요.”
“으음...”
“프로듀서씨! 함께 리오 언니를 맞이해요!”
거기에 추가로 치즈루와 레이카의 추가 공격이 이어졌다.
특히 치즈루가 아이돌 수입으로 얻은 자금을 통해 한층 양질이 된 그녀의 가게의 식품들은 내 식욕을 자극했다.
“알았어. 그럼 일단 이거 버리고 올게.”
“그건 뭔가요? 특이한 시리얼이네요?”
“이거? 이거 내가 15년 전부터 애용하는 식품이야. 젤리에다가 칼로리메이트 과자를 부숴서 섞은 거지. 포만감이 아주 강해서 점심도 거를 수 있어.”
“......”
여성진(특히 치즈루)의 눈빛이 썩어간다.
15년 전부터 애용하는 건데 뭘 이제와서.
“프로듀서군... 오늘은 꼭 집에 들어가서 유리코에게 싹싹 빌어서라도 아침 받아먹어.”
“아하하.... 어차피 다음주면 끝나는 관계니까요...”
“으응....”
갑자기 분위기가 확 식어가는 도중 내 휴대폰이 알림음을 울렸다.
“아, 리오가 회사 입구를 통과했어요.”
“와앗?! 어서 준비해! 음식 차리고! 준비 다 하면 불 끄고 크랙커 들어! 프로듀서군은 리오쨩이 들어오는 타이밍 알려주고!”
타이밍 좋게 리오가 들어왔다는 소식이 들어와 다들 빠르게 준비를 시작했다.
3분 정도 지나자 모든 준비가 끝났고 다들 자리를 잡고 불을 껐다.
또각...또각...또각...
“이거 리오 발소리네. 거의 다 왔어. 셋... 둘.... 하나.... 지금!”
철컥...
파팡! 팡! 빵!
“꺄앗?!”
“퇴원 축하해!”
“에... 에엣?!”
“리오쨩, 금방 퇴원해서 다행이야!”
“코노미 언니... 이건 대체... 게다가 카오리쨩 뿐만 아니라 레이카쨩, 후카쨩에 치즈루쨩까지...!”
“다들 네가 무사히 퇴원한 걸 축하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와서 준비했어. 그리고 나도 어제 제대로 말을 못했는데, 퇴원 축하해. 리오.”
“프로듀서 군까지... 정말... 나이 먹으면 눈물샘 약해진단 말이야...”
“자, 우는 것보단 파티를 즐기는 게 좋다고 생각해와요. 저희 집에서 가져온 특제 요리들이니 맘껏 드셔보시와요!”
“응!”
*
그렇게 약 한 시간 정도 가볍게 파티를 마치고(약간의 음주가 있었지만 모른 척했다.) 정리하던 중 리오가 새 양복을 들고 왔다.
“프로듀서군. 이거 프로듀서군 앞으로 익명으로 보내졌는데 뭐야?”
“응? 이건 또 뭐지...?”
“그러고보니 프로듀서군 이제 양복 안 남지 않았어?”
“응. 그래서 어제 세탁소에 몇 벌 맡겼는데 이건... 오늘도 집에 돌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신의 은혜인가... 그러면 감사히 받도록 하지.”
이걸로 오늘도 집에 가지 않아도 된다.
다만 슬슬 코노미씨가 눈치를 주고 있어서 조만간 가기는 해야겠는데....
유리코 얼굴 본지 벌써 10일이나 지났고 이혼 숙려 기간 종료까지도 10일이 남았다.
다음주 금요일에 확정을 하면 그걸로 결혼 기간은 완전히 끝나게 된다.
+3까지 오후에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치즈루는 평범한 은퇴 아이돌인 고품질 정육점 사장님입니다. 미혼입니다.
이윽고 1시간이 지날 즈음, 두 사람은 당장 집에 가라고 했다. 가서 저녁 먹는 것부터 밤까지 이야기 하라고. 이 결말이 하나의 끝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애매하게 흐지부지 끝나는 것은 그녀의 친구로서도 작가로서도 게이머로서도 인정하지 못한다고.
나나오 유리코는 또 다시 도망쳤다.
결국 자신은 또, 주변에게 맡길 뿐이었다. 그녀들이라면 분명 움직여준다고, 자신이 움직이지 않아도 그런 자리를 만들어 줄거라고...
서로 도망치고 있던 관계를, 부부라는 울타리가 가까스로 막고 있었을 뿐. 그러나 이제는, 그것마저 사라져, 이윽고 저 멀리,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 싫다.
아무것도 없던 시간이었지만, 무의미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다. 무가치하게 버리고 싶지 않다.
나아가야만 한다. 전부 부서질 각오를 하고서, 이 일상을 부수지 않았는가. 제대로 마주보기 위해... 부부라는 이름의 장벽을 허물지 않았는가.
그것은 무엇을 위해서?
바로 지금을 위해.
그렇다면 무엇을 망설이는가.
변화를 바란다.
변화가 두렵다.
마주봐야 한다.
눈을 돌리고 싶다.
하지만, 이제 뒤는 없다.
그러니, 그저 나아갈 뿐.
@ 와... 지금 제 상황 같아서 감정이입 오지게 되네요... 전 아직도 현재진행형...
이 상황에 터트리는 게 맞나 싶지만...
에라 모르겠다. 일단은 전진.
상황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시면 알려주세요. 그 때는 주말 시점쯤에 다시 올리겠습니다.
냉장고에서 남아 있던 걸 적당히 꺼내먹고 다시 일로 복귀했는데....
‘아.. 젠장.... 뭘 잘못 먹은 거지? 배가 미치겠네…….’
뱃속에서 압정을 탄 물이 끓어오르고 있는 고통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도저히 중간에 끊을 수 없는 회의 도중…….
엄지손톱으로 다른 손가락의 손톱 밑을 찌르면서 고통이 느껴지는 위치를 바꾼다.
이러다 그 부분에 감각이 없어지면 다른 손가락으로 옮겨가면 어느 정도는 버틸 수 있다.
*
겨우 끝났다…….
얼른 화장실….
“프로듀서님!”
“응? 뭐지?”
왜 말 거니. 엑스트라 사원아…!
니 왜 말 거는 거니!!
“그게 프로듀서님께 좀 급한 전화가 와서…….”
“지금 나도 급한 일이 있어. 나중에 해.”
“그게 높으신 분의 전화라…….”
높으신 분?이 회사에서 나보다 높은 건….
오토나시씨…. 아니야. 그 사람은 10년째 히키코모리 생활 중이야.
사장…. 아니야. 사장은 내게 직접 전화 안 해. 늘 아오바씨를 거치지.
세리카님? 아니야. 어째선지 갑자기 나에게 접근을 안 하게 되었어.
미나세님? 아니야. 이 분은 직통 전화가 따로 있어.
“누구지? 상상이 안 가는데?”
“그……. 빌리언 방송국의 감독 중 한 분인 단이라고….”
아…. 그곳인가. 평소 우리 애들을 많이 써주고 교류도 잦은 곳이다.
하…. 급해 죽겠는데…….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지.
“줘봐. 여보세요.”
“안녕하신가. 765의 프로듀서.”
“네. 오랜만입니다. 단 씨. 오늘은 어쩐 일이십니까.”
“단 쿠로토 신이다!! 크크흠 어쨌든 오늘은 나카타니 이쿠양을 내가 지금 맡고 있는 프로그램에 출연시키고자 연락을 했네.”
아아 이쿠의 오퍼인가.
하지만 이쿠는 현재 없으니 거절할 수밖에 없겠지.
“그러시군요. 그런데 죄송해서 어떡하죠? 지금 나카타니 양은 컨디션 난조로 휴식 중입니다.”
“으음? 그런 소리는 처음 듣는데?”
“네. 어제 막 그녀가 스스로 컨디션 난조를 표하며 휴식을 요청했습니다. 안 그래도 꽤 긴 시간 휴식 없이 일에 매진해 온 그녀인 만큼 걱정을 했습니다만 그녀가 직접 요청을 한 것을 통해 작정하고 긴 휴식기를 갖기로 했습니다. 오늘이나 내일 중으로 발표할 예정이었습니다만 공지가 늦어서 혼란을 끼친 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흠……. 아프다는 걸 억지로 시킬 수는 없지만……. 그래도 역시 그녀가 우리 방송에 꼭 나와줬으면 하는데….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그녀가 다 나을 때까지 프로그램을 온존시키는 것이겠군. 알겠네. 수고하게.”
이 사람은 왜 이렇게 위에서 내려다보는 말투인 걸까.
어쨌든 이걸로 다시 화장실로 갈 수 있겠다!
“프로듀서님! 나카타니 씨를 섭외하고 싶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 그래. 기다려.”
그리고 나는 그 뒤로도 몇 통이나 되는 이쿠의 섭외 전화를 거절했다.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 대단한 인기이다.
아이돌로서의 팬층만 따지면 765 단연 1위. 그 츠무기조차 제치는 아이니…….
그보다 어서 화장실!!!
어쩌다 보니 인적 드문 복도로 왔었네…. 여기서 가까운 화장실이 어딨더라….
“이봐!!”
“응?”
뭔가 큰 소리가 나서 뒤를 보자 처음 보는 뚱뚱한 중년이 서 있었다.
“당신은?”
“뭐야? 나를 모르는 건가! 나는 이번에 새로 이 사무소의 주주 중 한 명이 된 사카가미다!”
뭔가…. 익숙한 이름인데……. 그건 제쳐두고
그러고 보니 이번에 주주가 한 명 교체되긴 했지.
2%의 지분이라 굳이 신경 쓰지는 않았지만.
“자네. 듣자 하니 지금 나카타니 이쿠의 섭외 전화를 모조리 거절하는 중이라고 하더군.”
“예. 지금 그녀는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휴식에 들어갔습니다. 당연히 할 수 없는 오퍼는 거절해야죠.”
“웃기지 말게!! 누구 맘대로 그녀를 쉬게 하나! 그녀는 이 사무소 최고의 밥줄이야! 그런 그녀를 우리 주주들에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쉬게 하다니!!”
“그러나 그녀는 건강이 좋지 않습니다. 만약 억지로 일을 계속하게 했다가 그녀의 건강이나 이미지에 손상이 생긴다면 그것이 더 큰 손해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미 15년이나 해먹은 아이돌이 앞으로 버텨야 얼마나 버티겠나! 벌 수 있을 때 벌어 둬야지! 아이돌의 외모가 언제까지고 갈 것 같나!! 다 한순간이야!! 머지않아 그 녀석도 아줌마라고! 우리도 돈을 벌어야지!! 지금 당장 취소한 전화들 전부 사과하고 다시 받아들여! 나카타니도 복귀시키고!! 그렇지 않으…. 욱…. 우국…!!!”
“그렇지 않으면 뭐 어쩔 건데.”
나는 두꺼운 살덩이에서 내 주먹을 빼내며 차갑게 물었다.
돼지는 바닥에 들러붙어 도축되기 전 마지막으로 발악하듯 공포가 섞인 눈빛으로 나를 우러러보며 비참히 울었다.
“네…. 놈…! 감히……. 내가 누군 줄…. 나는 이…. 회사…. 주주다! 한낱……. 프로듀서 주제에…!”
“아아…. 시끄럽네. 적당히 울고 얼른 기절이나 해.”
“이…. 사실을 다른…. 주주들이 알면…. 어떻게 될…. 것 같나! 주주에게 폭력…. 휘ㄷ루고.. 상품을 제때 팔지 못하는 네놈따위..... 쿠휅!!”
“한 번만 더 그 구역질 나는 주둥아리로 내 아이돌에 대해 허튼소리를 지껄였다간 네놈의 장기로 만든 순대로 성대를 막아버리는 수가 있어. 그리고 뭐? 다른 주주들? 다른 주주 중에 네놈의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여 줄 사람이 있을 것 같아? 안 됐지만 없어.”
나는 돼지의 면상에서 발을 치우고는 근처의 휴지로 구두 밑에 묻은 기름을 닦아냈다.
“네놈…. 두고 보자!!”
돼지는 최후의 단말마와 함께 사무소를 뛰쳐나가려 했다…. 만
그 앞에서 버티고 있던 경비들에 의해 어딘가로 끌려갔다.
저 경비들이 그냥 경비가 아니라 하기와라 가문과 이어진 어느 어둠의 세력이란 걸 모르고 이곳에서 날뛴 시점에서 끝난 것이거늘….
아 이제 진짜 한계.
그 뒤 화장실로 직행해 일을 해결했다.
*
그리고 저녁이 다 되어갈 무렵
공포가 찾아왔다.
아니 제수에게 이런 표현은 좀 너무한가.
어쨌든 지금 내 눈앞에 절대영도의 표정의 두 명의 여성이 버티고 있다.
“프로듀서씨……. 안나가 온 이유……. 알고 있지?”
“오랜만입니다. 설마 이런 형태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안나까지는 알겠는데 사기사와씨는 어째서 있는 거지….
아니 뭐 이유야 알고 있지만….
“그래요…. 저도 놀랐어요. 그리고 안나도…. 뭐 조만간 볼 것 같기는 했지만….”
“응…. 오늘은……. 정말로 죽일 생각…. 이야. 언제까지…. 거기에 앉아있을 생각…? 어서…. 이리 와서…. 정좌.”
안나의 눈에 그 어떤 것도 비치지 않고 있다….
나는 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두 사람이 앉아있는 소파 앞에서 정좌했다.
“프로듀서 씨는…. 유리코 씨를 어떻게…. 하고 싶은 거…. 야? 계속 바람맞히고…. 상처 입히고…. 괴롭히고…. 그런 성벽…. 이야?”
“그런 건 아니지만……. 상황이 도저히 나로선 어떻게 할 수 없어서….”
“모모코쨩의 이야기…. 안나도 들었어…. 안나가 아는 프로듀서 씨라면…. 그 정도는…. 금방 해결할 수…. 있어.”
“난……. 그렇게 유능하지 않아…….”
“하지만 그 사건은 스오우씨의 컨디션 불량과 정신질환이 원인... 그걸 케어하는 것이 프로듀서의 역할이고, 아내를 케어하는 것이 남편의 역할인데 둘 다 해내지 못한다면 당신이 필요한 이유가 뭐죠?”
“으윽…….”
말이 칼이 되어 날아와 꽂혔다.
확실히 그녀의 말이 맞다.
두 역할 속에서 고생하다 두 역할 모두 해내지 못하다니…….
한심한 것에도 정도가 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지난 주말엔…? 유리코 씨의 메일……. 무시하고 뭐했어…? 요 며칠은…. 집에도 안 오고….”
“그건…….”
“진실을 말해줘…. 토요일과 일요일……. 누구랑 있었어…?”
“일요일엔……. 미나세 님.... 토요일은............ 세리카…….”
까득
내 귀에까지 분명히 들리는 심상치 않은 소리.
안나가 낸 소리였다.
안나의 얼굴에서 드디어 감정이 보인다.
분노란 감정이.
“프로도 서 씨…. 얼굴 들어…. 이 꽉 물고……. 전력으로 비빗하게……. 갈 테니까….”
나는 순순히 고개를 들고 눈을 감았다. 직후
짜아악!!!!
불꽃 아니 염뢰가 달렸다.
심지어 중심까지 놓쳐 옆으로 넘어져 버렸다.
나는 파지직 거리는 볼을 문지르며 다시 정좌했다.
“제가 듣기론 이 분……. 임신했다고 들었는데…. 아기가 참 좋아하겠네요.”
그 말을 듣고 더욱 마음이 무거워졌다.
안 그래도 안정을 취해야 하는데 나 때문에 계속 스트레스만 받는 그녀와 그 아이에게 정말 미안할 따름이다.
*
그 뒤로 한 시간 동안 내 마음과 고막과 볼은 남아나질 못했다.
그녀들이 나를 억지로 집으로 쫓아낼 땐 이미 양 볼이 시퍼렇게 변해있었다.
집으로 쫓아낸다는 게 이상하지만 일단 집으로 쫓겨났다.
유리코와 저녁을 먹고 잘 때까지 이야기하라고.
설령 어떻게 끝나더라도 이딴 식으로 끝내지는 말라고…….
그리고 집에 들어서자 저녁 준비가 끝난 식탁에 유리코가 앉아있었다.
+3까지 유리코와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주말 동안 열심히 머리 굴렸지만 역시 앵커가 답이네요! 창댓의 장점은 작가의 역량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을 독자가 메워준다는 거겠죠! 어차피 결말을 아는 건 주사위의 신뿐이니 크게 부담 가지실 것 없습니다. 오늘은 마침 유리코 생일이기도 하니 저도 가능한 좋게 이어가려는 서비스 정신 발휘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그를 좋아한다. 사랑한다.
그가 어떻게 말하든, 어떤 감정을 가졌든, 이 마음만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가 나만을 좋아해 줄 수 없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괜찮다.
어쩌면 우리들의 관계는 달라질 수 있었겠지만, 그렇게는 되지 않았다.
나는 나이고, 그녀들은 그녀들이고, 그는 그이기에.
이 관계가 어떤 엔딩을 맞을지는 모른다.
단 하나 확실한 것은, ‘그의 옆에 있지 않은 나나오 유리코는 결코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
물론, 이대로 거짓된 부부관계를 계속하는 것 또한, 해피 엔딩은 될 수 없다.
이 관계가 이미 정상이 아니라는 것도 안다. 그러나 그것을 인정할 수 없었다.
나와 그를 잇는 단 하나 남은 관계가 사라지면, 나는 그녀들을 이길 수 없기에.
그러나, 나아가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그 때이니까.
결코 「Only 1」은 될 수 없다.
알고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나는 그에게 있어 「Number 1」이 되고 싶다.
그렇기에야말로, 나는 그를 놓아주어야 한다. 그것은, 이렇게 묶인 나와 그로서는 이룰 수 없는 관계이기에.
그것으로 우리는 드디어 평등해진다.
부족함 없이, 과분함 없이.
같은 선상에 서게 되는 것이다.
이 자그마한 일상조차,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래도 좋다.
사실은 사라지게 하고 싶지 않다.
그렇기에 나아간다.
그녀들에게 이기지 못할지도 모른다.
알고 있다.
그래도, 이거면 된 거다. 이걸로... 좋다.
나는 그를 좋아한다. 그렇기에,
이 관계를 부수고, 제로부터 다시 시작한다.
이번에는 해피 엔딩을 맞을 수 있기를 바라며.
유리코와 집에서 저녁을 먹는 일은 정말 오랜만이네.
심지어 모두 내가 좋아하는 음식으로 이루어진 밥상이었다.
“잘 먹겠습니다.”
나는 저녁을 한입 먹었고 먹었고, 먹었고....
“............”
“...........”
밥을 먹는 소리 이외의 어떤 소리도 울려 퍼지지 않는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유리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색하다...
물 빠진 껌을 먹고 있는 것 같아....
일단 뭐라도 말을...
“유리코.”
“네?”
“아, 아니... 그 맛있다고...”
“아, 네... 감사합니다.”
무리였습니다.
결국 고요 속의 식사가 끝났다.
*
얼마 만에 하는 목욕인가..........!
유리코가 어색한 건 둘째치고 목욕을 하게 된 건 좋다.
다만 볼이 쓰라리단 게 옥의 티다....
맞은 거에 불만은 없지만, 피부가 손톱에 살짝 찢어진 거 같다...
드르르륵
“응? 유리코?!”
“아, 프로듀서씨... 등 밀어 드릴게요...”
눈처럼 새하얀 속살 위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았으면서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인 그녀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눈을 돌리고 말았다.
어라, 어째서지?
눈을 떼지 못한 게 아니라 눈을 돌리다니....
내가 그런 위화감에 정신이 팔린 새 유리코는 내 등 뒤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리곤 손에 샴푸를 짜서.... 샴푸?
“아직 몸에 물만 묻히고 본격적으로 씻는 건 시작 안 하셨죠? 기왕에 제가 전부 해드릴게요.”
그렇게 말한 유리코는 내 머리를 감겨주기 시작했다.
유리코의 가늘고 부드러운 손가락이 상냥하게 머리를 어루만져 준다.
머리카락엔 감각이 없다고 하는데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질 만큼 기분이 좋다.
그렇게 서서히 면적이 늘어가는 두피(큿)에 느껴지던 감각이 사라지고 온수가 거품을 씻어냈다.
그리고 유리코는 내 팔과 등을 씻어주기 시작했다.
타월 한 장을 사이에 두고 느껴지는 유리코의 손가락이 괜히 의식된다.
머리 감을 땐 두피에 바로 손가락이 닿았는데도 더욱 신경이 쓰인다.
“저... 어떠세요? 아까부터 아무 말씀도 안 하시는데....”
“응? 아, 응. 샴푸도 지금도 유리코의 손가락이 부드러워서 기분 좋아.”
“엣?! ㅂ.... 변태...”
우쨔서?!
“이, 이제 앞을...”
“아니. 앞은 내가 할게.”
“아, 네... 그러면 전 이만 나가볼게요.”
“어? 나가게? 같이 탕에 들어가는 거 아니었어?”
“그, 그건... 아뇨. 괜찮아요. 대신 나오시면 제 방으로 와주세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응....?
지금 건 무슨....
아, 아니. 그냥 탕에 들어가자.
“으어엉어어거어어얶....”
얼마 만에 들어오는 뜨끈한 목욕탕인가....!
*
오랜만에 후끈 달아오른 몸을 끌고 유리코 방에 들어갔다.
여기에 들어가는 건 3주만인가.
방에 들어가자 잠옷을 입은 유리코가 침대에 걸터앉아 있었다.
“아, 오셨네요.”
“으응....”
“자, 여기 앉아주세요.”
유리코는 자신의 옆을 손으로 툭툭 치며 나를 불렀다.
나는 조용히 그녀의 옆에 앉았다.
“프로듀서씨가 여기에 들어오신지 벌써 3주가 되어 가네요,”
“그러네. 벌써 3주가 되었네.”
“그 날은 정말 즐거웠는데....”
그래...
즐거웠지...
정말로...
“예전에 갔었던 유원지도 가보고, 함께 도시락도 먹고, 제가 좋아하는 카페도 안내했고 거기서 후미카씨도 만나고...”
“그.. 그래....”
난 오늘도 만나고 왔다만.....
“같이 자주 다니던 패밀리 레스토랑도 가보고 옛날 극장에서 춤도 추고... 뭐 결국 끝까지 추지는 못했지만요.”
“그랬...지...”
결국 아직까지 마무리를 하지 못했지.
“하지만 그게 오히려 저희들 다운 걸지도 모르겠네요.”
“.....”
“이제 열흘도 안 남았네요.”
“그러네.”
“5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네요.”
“유리코... 나 때문...”
“프로듀서 씨. 전 프로듀서씨랑 결혼한 거 절대로 후회하지 않아요. 오히려 지금도 이혼 같은 거 하고 싶지 않아요. 그렇지만.... 이대로는 안 되는 거겠죠. 저와 프로듀서씨의 관계가 조금 더 나은 미래를 맞이하려면 필요한 일이니까요.”
“너와 나의 관계라.... 이걸로 끝나버릴지도 모르는데?”
“아니요. 그럴 리가요. 제 프로듀서 씨에 대한 사랑은 전혀 식지 않았는걸요? 가끔씩 만나러 갈 거고 데이트 신청도 할 거예요. 설령 차이거나 바람맞는다고 해도요. 어쩌면 765에 돌아갈지도 모르겠네요. 그곳은 위험한 곳이니까요. 빼앗겨 버리면 큰일이니까요. 그렇게 아이돌과 프로듀서가 아닌 여자와 남자의 관계가 될 예정이에요.”
글쎄....
과연 내가 이 이후에 누군가와 사랑을 하거나 결혼을 하는 일이 있을까?
이미 사람 한 명의 인생을 힘들게 만들어 놓고 뻔뻔하게 다시 같은 짓을 반복할까?
모르겠다.
그 답은 미래의 나와 운명의 신만이 알고 있겠지.
“그럼 이제 시간도 많이 늦었고 이만 잘까요?”
“그러...네. 벌써 이런 시간인가. 그럼 난 이만...”
방을 나서기 위해 침대에서 일어나려 하자 손목에 힘이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오늘 하루만.... 같이 자지 않을래요?”
“..... 이 분위기에서?”
“네... 정말 마지막으로 일이니 뭐니 다 잊고 그저 제 옆에서 주무셨으면 해요.”
“...............그래. 알았어.”
자기 전에 먹는 약을 먹고, 불을 끄고 유리코와 함께 침대로 들어갔다.
1인용이라 둘이 자기엔 비좁아서 딱 밀착하는 형태가 되어 버렸다.
눈앞에 유리코의 얼굴이 있고 유리코의 숨결과 체온이 느껴진다.
원래라면 쉽게 잠이 올 상태가 아닐 터지만
오랜 시간 집에 오지도 못하고 사무실에서 생활하며 누적된 피로 때문일까.
금세 잠에 빠지고 말았다.
유리코가 무언가 말을 한 것도 같았지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오랜만에 깊이 잠들 수 있었다.
+3까지 다음날(수요일) 오전에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 어째서 순애로 갈 것 같지.... 난 메인 히로인이 주인공과 이어지는 거 썩 안 좋아하는데..... 어쨌든 점점 연재가 늦어지네요. 그만큼 재미랑 퀄리티도 떨어지고... 망할 놈의 조별과제.... 하필 이번에 고른 강의가 조별과제 비중이 높은 것들 투성이냐.... 드랍 더 비트 각인가....
@재미랑 퀄리티가 낮아졌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데요? 항상 재미있게 기대하면서 읽고 있습니다.
@대장암이었다거나...
집 안에는 모모코가 있었고, 마주치지는 않았다. (이쿠가 나서서 대응)
모모코가 있는 것을 알고 모모코 때문에 이쿠가 쉰다며 악담을 퍼붓는 상대들.
이쿠는 정면으로 반박한다. 쉬는 것은 내 의지이며, 그것에 대해 뭐라 할 수 없다고. 모모코에 대해서도.
어제 떡이 되도록 쳐맞고도 정신을 못차린 주주가 순간 빡돌아서 손을 대려 하지만 세리카가 붙인 경호원들이 전원 제압한다.
이후 이쿠와 세리카가 직접 나서서 잡음들을 무산시킴.
(세리카는 지금까지의 친구로서도, 동년배였던 가까움도 있고, 그 사건을 은폐한 당사자 중 하나로서도 그녀들과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모모코와 이쿠의 신변 경호는 사실상 세리카의 단독. 이오리도 그녀들의 관계를 알기에 이 부분은 일임.)
@ 상대를 필요로 하는 것과 약한 것은 다르지 않을까요. 유리코도 뭐... 할 수 있다면 떨어져서도 행복할 수 있겠지만, 진심으로 모두 떨쳐내지 않고서는 그건 가짜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설정은 어디까지나 제가 생각한 것이니 수정하시든지 삭제하시든지 괜찮습니다.
얼마 만에 먹어보는 유리코의 제대로 된 아침밥인가....
순식간에 먹어치우고는 사무소로 향했다.
그런데... 또 배 상태가 이상하네....
*
쓰읍.... 아니 정말 뭘 잘못 먹은 거지?
벌써 화장실만 몇 번째야....
게다가 이제 나오지도 않는 거 같은데....
[모두 모두 티 파티로]
세리카님이 전화를 걸어왔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프로듀서씨. 갑작스럽지만 좀 귀찮은 일이 일어났어요.]
“듣고 싶지 않아졌지만.... 무슨 일이죠?”
[이쿠쨩 엊그제부터 쉬고 있잖아요?]
“또 그 문제인가.....”
[실은 조금 전 10시 반 정도에 그녀의 집에 몇몇 괴한들이 찾아왔어요. 이쿠쨩의 갑작스런 휴식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었죠.]
“사람..들...입니까.”
[네. 어제 프로듀서씨에게 제압당해 하기와라 가문쪽에서 끌고 간 인간이 몇몇 사람들을 선동했다고 하더군요,]
“그 돼지... 안 죽인 거야...?”
[아무리 사무실 안이라도 그런 발언엔 주의해주세요. 최근 유키호씨의 아버지 건강도 나빠지고 유키호씨도 가업을 이으려는 의지가 얕은 데다가 아이돌인 것도 있어서 더러운 일에 조금씩 쉬쉬해졌다고 하더군요.]
“하아.... 언더그라운드쪽을 한 곳에만 너무 의지한 게 문제였나.... 그래서 어떻게 되었죠?”
[이쿠쨩네 집에 찾아가서 이쿠쨩에게 직접 복귀하라고 닦달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모모코쨩이랑 직접 마주치지는 않았지만 이쿠쨩이 쉬는 건 모모코쨩 탓이라고 더 이상 활동 안 할 거면 꺼지라는 등 지들 꼴리는대로 지껄였다고 하더군요.]
빠직
[지금 뭔가 부러지는 소리 안 났어요?]
“펜이 부러진 것뿐이야. 신경 쓰지 마.”
[네.... 어, 어쨌든 이쿠쨩이 그들에게 정면으로 반박했다고 해요. 근데 거기서 그 주주란 작자가 빡친 건지 손을 대려고 했고, 그걸 제가 붙여둔 SP가 제압해서 끌고 오고 있다고 해요.]
여전히 경호를 붙여주고 있구나.
원래라면 우리 쪽에서 붙였어야 했는데
“그래... 그 돼지는 어쩔 거야?”
[죽여야죠. 다행히 영세 주식회사인 것 같으니 주식은 저희 쪽에서 확보하고 사회적으로 확실히 죽여둔 뒤에 자살로 처리할 거에요.]
“할 수 있겠어?”
[저희 가문을 얕보지 말아 주세요. 마침 썩 깨끗한 사람도 아니니 쉽게 할 수 있어요. 요즘엔 살짝만 뒤가 구린 걸 흘려도 알아서 하이에나들이 달려들거든요. 근데 현재 최고의 아이돌 중 한명의 집에 찾아가 폭력미수라니.... 한방이죠! 다른 사람들도 입을 다물게 했으니 문제없을 거예요.]
“최대한 이쿠와 모모코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여론몰이 부탁할게.”
정말... 마음에 안 드네.
겨우 2퍼 정도의 주식 믿고 저지른 일이라곤 믿기지 않아.
내가 가진 주식이 얼마인지는 알고 있는 건지....
뭐 어차피 곧 사라질 인간이니 상관없나.
그나저나 앞으로 언더그라운드를 하코자키에게 의지해야 하는 걸까....
안 그래도 하코자키의 입김은 강한데 더 강해지겠네....
아아.... 또 뱃속이 날뛰기 시작했어....
[아 그리고 이건 다른 이야기인데요.]
“네? 또 무슨....”
[다시 냉정해지셨네요. 어쨌든 이제 다음주면 유리코씨와 완전히 이혼하시는데 집 구하셨어요? 이혼하고도 같이 살 건 아니잖아요?]
“뭐.. 그렇긴 한데 집은 안 구했어요. 집은 유리코에게 주고 전 그냥 예전처럼 사무소 지하의 빈방에서 살 생각인데...”
[이젠 직원도 많이 늘었고 예전처럼 사무소에 살림 차리는 건 좀 그렇지 않을까요? 만약 직원들이 알면 불편해할 수도 있잖아요.]
“그러...려나...?”
[네. 그래서 제가 집을 좀 알아봤는데 어때요? VR에 구조도 보내드릴까요?]
“으음.... 그래요. 한번 보여주세요.”
[네. 확인해보시고 나중에 알려주세요.]
그 직후 VR 메일이 몇 개 날아왔다.
어차피 지금 배 아픈 거랑 머리 아픈 거 때문에 일도 안 잡히는데 한번 볼까?
그전에 진통제 한 알 먹어두자.
+3까지 세리카가 보내 준 집들의 견적을 적어주세요. 뭐 구조가 어떻다거나 옵션이 어떻다거나 사무소와의 거리나 교통이나 그런 거?
주사위도 굴려주세요. 최고값 복통 체크 갑니다. 뭐가 나와도 당분간 방치하지만.
1: 대장암 (악성)
2~43: 대장암 (양성)
44~89: 장염
90~100: 배탈
사무소 와의 거리 : 30분 (편도, 차)
시설: 당연히 호텔 5성급
딱 들어갔을 때의 느낌은 ‘아름답다’였다.
들어가자마자 내 눈을 사로잡는 거대한 침대는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끝없는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주황색 계열의 배색으로 아늑한 느낌을 주면서 베란다 너머로 보이는 뷰도 굉장하다. 울창한 숲과 그 너머에 보이는 후지산이 정말 이곳이 도쿄 주변인가 싶을 정도다.
베란다에도 자그마한 테이블과 의자가 장만 되어 있다.
그리고 침대 옆엔 VR 기기가 장만 되어 있었다. 저것도 옵션인 건가? 대단하네...
그 외에도 넓은 고급 목재로 된 책상과 내 사무실 의자보다 부드러울 것 같은 의자,
딱 봐도 억 소리가 날 것 같은 테이블과 재료도 질감도 푹신거림도 최고인 긴 소파.
방으로써 정말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은 방.,.... 방?
순간 엄청난 위화감에 깨달았다.
이 방은 분명 방으로써 완벽 그 이상이다.
그런데.... 부엌이 없다.
가스레인지나 전기레인지도 없고 전자레인지도 없다.
싱크대도 없고 조리기구도 없다.
있는 거라곤 전기 주전자와 소형 냉장고, 그리고 와인 냉장고 뿐이었다.
화장실에도 아주 커다란 욕조는 있지만 세탁기는 없다.
즉 생활용 가전제품이 갖춰져 있지 않다.
이곳은 방... 주거용 방이 아니라 정말 어느 집의 방이란 느낌이다.
여기 대체 어디지?
주소를 확인해보자 이곳은 사무소에서 차로 편도 30분 걸리는..... 하코자키 가문의 어느 방이었다.
그것도 이 위치면 세리카의 방과 같은 건물이다.
속았다......
그야 당연히 생활가전품이 필요 없을 것이다.
다 알아서 해줄 테니까.
너무나도 매력적인 방이지만.... 넘어가자.
여기서 살았다간 그 인간이랑 다를 게 없다.
*
다음 방으로 들어가자 저번 방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지만 크게 두 가지가 달랐다.
우선은 크기.
마치 방 몇 개를 이어붙인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큰 방이었다.
둘째로 시설.
역시 지난번 방의 정신 나간 스펙을 따라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굉장히 고급진 방이었다.
어딘지 알아보자....
호텔이었다.
호텔의 특실을 이은 거였다.
거리는 아까보다도 가까운 사무소에서 차로 20분 거리.
여기를 잡으려면 과연 얼마가 들까....
매력적인 곳이지만.... 넘어가자.
*
마지막은 그냥 평범하게 고급 맨션이었다.
보안시스템이 튼튼한 게 장점이지만....
멀다.
어마어마하게 멀다.
지금 사는 집도 차로 1시간은 걸리지만 여긴 1시간 30분을 잡아야 한다.
마치 그냥 앞의 선택지를 고르라고 말하는 듯한 초이스다.
*
일단 더 생각해보겠다는 메일을 보내두기로 했다.
다음엔 부동산이나 가볼까....
솔직히 키워준다는 것은 매력적으로 들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염치란 것이 있는 법이겠지.
+3까지 오후와 저녁에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 세리카 더부살이 가자! 덤으로 장염도 방치하면 큰일나지만.... 방치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