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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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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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밀리마스 시점에서 15년 후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밀리P로 AS의 P와는 별개인물입니다.
그냥 아이돌들의 미래의 모습을 쓰고 싶을 뿐이지 딱히 아내와의 관계회복이 목적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미래시점의 일상물이에요.
AS 멤버들의 미래는 결정이 되어 있습니다.
밀리 멤버들의 경우 등장 앵커 혹은 이벤트로 출연하는데 주사위를 통해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판정하게 됩니다.
다들 제가 짠 디폴트 인생은 있지만 앵커에서 지정하셔도 됩니다.
대신 인생의 굴곡은 주사위로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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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실례합니다..?”
“드디어 왔군요. 앉으시죠.”
야마자키양이 사무실에 도착했고 이미 도착해 있던 그녀의 프로듀서와 눈이 마주쳤다.
“엣? 하루카?! 네가 어째서 여기에?!”
“에, 그게 이곳으로 오라고 연락을 받고 왔는데요...”
“둘 다 제가 호출 했습니다. 자, 야마자키양은 커피? 차? 어느 쪽이 좋으신가요?”
“아... 그럼 커피로 부탁드립니다.”
그녀의 요청을 듣고 옆에 서 있는 리오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녀는 곧 커피를 가지고 와서 야마자키양 앞 테이블에 놓고 내 책상 옆에 섰다.
자 이제 준비가 끝났다.
“자아... 그럼 이제 슬슬 이야기를 시작해볼까요. 그전에 두 분은 자신이 왜 이 곳에 불렸는지 짐작 가는 바가 있나요?”
“엣..그게...”
“아뇨. 전혀 모르겠습니다.”
말을 주저하는 야마자키양에 비해 그녀의 프로듀서는 즉답이었다.
뭐 딱히 기대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참작해줄 마음도 없었지만.
“그럼 우선 이걸 봐주시죠.”
리오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그들의 앞 테이블에 하나의 종이를 놓았다.
“그건 내일 혹은 모레 매스컴에 실릴 기사의 내용입니다. 읽어보시죠.”
““이...이건...””
“저 모르게 꽤나 재밌는 일을 벌여주셨더군요.”
“이... 이런 거 엉터리입니다! 저랑 하루카는 그런 관계가 아닙니다! 증거도 없지 않습니까!”
“리오.”
“응.”
리오에게 신호를 보내자 이번엔 여러 장의 사진을 그들 앞에 늘어놓는다.
“한밤중의 데이트, 키스, 러브호텔까지... 그렇게 확실한 증거를 남기시면 곤란하죠...”
“이럴... 바보 같은....”
“자, 이제 왜 당신들이 이곳에 있는지 아시겠죠? 묻는 말에 순순히 대답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자, 심문 개시다.
유죄 확정이지만.
“그럼 먼저.... 언제부터입니까. 이런 짓을 시작한 게.”
“그... 제가 데뷔한 다음날 고백했어요...”
무대에서 만인에게 사랑을 전하기를 약속하고 다음날 한명에게만 사랑을 바친 건가...
배짱을 보고 입사시키긴 했지만 너무 간이 크군....
“그런가요.... 벌써 반년 아니 8달 가까이 되어 가는 군요.... 당신들의 진도는 그 사진들이 증명해주니 넘어가죠.”
“으읏....”
비밀 연애로 반년 만에 러브호텔에 자연스레 드나들 정도라니...
생각보다 회사 내에서 그런 쪽에 경계를 잘 안 하는 것 같군...
“그럼 야마자키양... 그에게 처자식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나요?”
“그... 네... 고백하기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그와... 솔직히 전 그 점이 가장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비슷한 나이대의 다른 남성 아이돌이었다면 그래도 이해는 했을 겁니다. 그런데 거의 2배에 가까운 나이차이가 나는... 그것도 아내와 애까지 있는 남자의 불륜 상대가 되는 길을 선택했다는 게....”
“그 만큼... 사랑했으니까요. 불륜이라도 좋다고... 생각했어요.”
“당신이 아이돌인데도 말입니까?”
“네.”
“데뷔 전이라면 그와 알게 된 것도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을 텐데요?”
“첫눈에 반해서... 그 뒤로 계속 같이 있다 보니... 어느새.... 저를 위해 노력해주시고 칭찬해주시고 아내분과의 시간까지 쪼개서 같이 있어주시는 게 정말 기뻐서... 정신차려보니....”
나도 모르게 리오에게 눈빛이 가자 그녀의 얼굴에 공감의 빛이 나타나고 있었다.
뭐 불륜인 점을 빼면 그래도 흔한 패턴이다. 여기까진 대충 알겠다.
그럼 이제...
“그러면... 이런 그녀의 사랑을 알고 당신은... 무슨 생각으로 승낙을 한 겁니까. 거절하고 담당 교체를 요구할 수도 있었을 테고 아니 애초에 거절 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담당 아이돌이란 게... 얼마나 매력적으로 보이는지.... 긴 시간을 함께 보내며... 그녀의 매력을 찾아내고 또 갈고닦다 보면... 그게 얼마나 눈부신지... 담당인 아이돌과 결혼하신 분이시라면... 잘 알고 계실 겁니다.”
“물론... 뼈저리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매력은 독점의 대상이 아니란 것도 알고 있죠. 그리고 저는 담당인 아이돌에게 손을 댄 적 없습니다. 담당이었던 아이돌, 그것도 연예계에서 완전히 발을 빼고 충분히 시간이 지난 상대와 결혼한 것이죠. 데뷔한 직후의 아이돌을 독차지에 고객들을 조롱하는 짓은 결코 한 적 없습니다.”
유리코의 팬에 대한 사랑을 우습게 여기지 마라.
아직도 가끔 날아오는 팬레터를 코팅까지 해서 책으로 만들어 소중히 보관하는 아이라고...
“뭐, 좋습니다. 저도 그렇게 시간에 여유가 있는 게 아니니 금방 끝내도록 하죠. 야마자키군, 자네의 경우는 뭐 흔한 이야기니 흔한 방식으로 대처하지. 반년 동안 자숙하게. 양성소에서 연습생부터 다시 하던 집에서 근신을 하던 맘대로 하게. 아이돌이란 어떤 존재인지, 팬들은 누구고 프로듀서는 뭐인지, 아이돌로써의 마음가짐을 다잡고 난 뒤에 업계로 돌아오게. 단 우리 쪽은 자네를 받아들이지 않을 걸세. 876이던 346이던 283이던 961던 상관없지만 765는 자네를 수용하지 않을 걸세. 알겠나?”
“흑...으흑...알겠습니다....”
뭐... 다른 곳도 아닌 우리 쪽에서 쫓아낸 아이돌을 과연 다른 곳이 받아 줄지는 모르겠다만...
그건 내가 신경 쓸 문제가 아니지.
“그리고 자네 말인데... 하아... 그냥 아이돌과의 연애였다면 해고 정도로 끝낼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이미 성관계까지 가진데다가 심지어 그것이 불륜이라고 하면 질이 너무 나빠. 그러니... 자네는 이 업계에서 영구히 추방하겠네. 업계 전체에 블랙리스트로 올릴 거니 다시 이쪽에 발들일 생각은 꿈도 꾸지 말게!”
“뭐?! 그... 그건!!”
“잠깐만요, 프로듀서씨!!”
프로듀서보다 빨리 야마자키양이 반응했다.
“제 프로듀서씨는 아무 잘못 없어요! 제 프로듀서가 되어 달라고 한 것도 저고! 억지스러운 방법을 써가면서까지 유혹한 것도 저에요! 언제나 데이트를 조른 것도 키스를 한 것도 세... 섹스를 해달라고 한 것도 저에요!! 그러니.... 흐윽... 그러니까... 이렇게 부탁드려요... 흑... 제발.... 그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
그녀는 모든 게 자신의 잘못이라 말한 뒤 무릎을 꿇고는 쿵 소리가 나도록 바닥에 이마를 박고는 흐느끼며 간청했다.
“제가 다 나빠요! 아이돌도 은퇴하고, 그와는 다신 연락도 하지 않을게요! 시골로 돌아가서 이쪽 업계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고, 도쿄 주변엔 얼씬도 하지 않을 테니까 제발!! 제발... 그에 대한 처분을 재고해 주세요....”
목소리에 힘을 주어 흐느끼느라 발음이 뭉게지는 것을 억지로 참으면서까지 그를 변호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파진다.
딱히 그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할 생각은 없지만 아무리 그래도 20살 이상 어린 여자애가 이러는 모습은 유쾌하지 않다.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는 겸 남자쪽을 바라보자 그는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다는 듯...
“마.. 맞아요! 이번 일은 전부 하루카가 잘못한 것입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처자식이 있단 말입니다... 이 나이에... 그것도 여기서 2년도 안 돼서 쫓겨난다면 대체 어디서 저를 써 주겠습니까... 제발 살려주세요.... 저년이 지금 말했잖아요! 다 지가 유혹한 거라고! 그거 전부 사실이에요... 전 어쩔 수 없이 휘말린 것일 뿐이라고요! 저 망할 꽃뱀이나 다신 이 쪽에 못 오게 하시고 저는 제발 쫓아내지 말아주세요... 절대로... 절대로! 이런 일 두 번 다시 없을 겁니다! 맹세합니다! 그러니 제발.... 한번만 살려주세요...”
지금 얘가 진심으로 저런 소리를 하는 건지...
아님 내가 야마자키양에게 동정심을 품도록 유도하는 큰그림인지 구분이 안 가는...
아니 이 자를 뽑자고 말한 게 아오바씨였지...
그녀가 채용에서 적극 추천한 남자니까... 진심으로 저러는 거겠지.
아오바씨의 남자 보는 눈과 운은 처절할 정도로 절망적이니까...
“네. 두 사람의 말은 잘 들었습니다. 그러나 전 제 결정을 번복할 생각 없습니다.”
“그런!!”
“부탁드려요!!”
“전 이곳에 당신들의 처분을 통보하고자 있는 것이지 당신들과 협상하고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 제가 할 이야기는 모두 끝났습니다. 경비를 불렀으니 그만 나가주세요. 그리고 자신의 짐을 챙겨 이곳에서 떠나 주세요.”
내 말이 끝나자 둘 다 아연실색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전)프로듀서가 뒤틀린 얼굴로 엎드려 있는 야마자키양을 보더니
“이.... 개자식이!!!”
“쿠헤엙!!”
그녀의 배를 있는 힘껏 걷어찼고 그녀는 배를 움켜쥔 채 쓰러져 경련하기 시작했다.
“당신 뭐하는 거야?!!”
“리오 멈춰! 곧 경비가 올 거야!!”
내 말이 끝나자마자 경비들이 들이 닥쳤다.
그러나...
“너만! 너 같은 것만 내 눈앞에 나타나지 않았어도! 이 썩을 창녀 새끼가!! 너넨 또 뭐야! 이거 놔!! 이거 놓으라고!! 죽여 버릴 거야!!!”
그는 경비들에게 제압당할 때까지 그녀를 구타하고 짓밟았고
그녀의 얼굴에선 피가 흐르고 벚꽃 색 원피스는 먼지와 발자국으로 더럽혀졌다.
“리오. 그녀를 의무실로 대려가 줘. 그리고 옷도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히고 저 원피스는 빨아주도록 해.”
“말하지 않아도 그럴 거야.”
리오는 그녀를 일으켜 세워 한쪽 어깨로 부축한 채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솔직히... 썩 기분이 좋지 않다.
남말할 처지가 아니라서 그런가....
“듣고 계셨죠, 아오바씨.”
“네... 뭐... 그가 불려갔다고 해서 신경 쓰여 와봤더니 이런.... 괜찮은 사람일 거라 생각했는데... 이걸로 잘못 믿은 남자가 20명을 넘겼네요.”
아쉽게도 그녀의 자조적 농담에 반응하기엔 지금의 내가 너무 심란한 것 같다.
“과연 제가... 그에게 이런 짓을 할 자격이 있을까요? 몇 년이나 아이돌들의 호의에서 눈을 돌리고, 저를 위해서라며 아이돌 중 일부가 아이돌을 접고, 그러다 저는 어느 날 갑자기 툭하고 결혼하고는 아내는 방치.... 게다가 달에 한 번 다른 여자랑 밀회까지.... 제가 저 자보다 훨씬 저질이지 않나요?”
“그렇네요.... 확실히 프로듀서씨는 저질이지만... 누구도 프로듀서씨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리고 실제로 프로듀서씨는 잘못하지 않았어요. 그저.... 아주 살짝 어긋난 걸 너무 오래 방치했을 뿐이죠.”
그게 바로 잘못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남은 커피를 들이켰다.
오늘따라 쓴 맛이 강했다.
*
열애사건 정리를 위해 낮 중에 못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저녁도 먹지 않고 일에 몰입했지만
결국 퇴근할 수는 없을 것 같아 유리코에게 오늘은 못 간다고 메일을 해두었다.
그리고 다시 일에 집중한 결과 현재 시간 새벽 3시.
겨우겨우 오늘의 노르마를 끝낼 수 있었다.
지하 레슨 플로어로 내려가 그곳에 있는 샤워장에서 적당히 씻고 나와
내 사무실에 있는 소파를 침대모드로 전환하고 눕자 4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내일도 아니 오늘도 힘든 하루가 될 것 같네....
결국 유리코와 이야기도 못하고 오해도 못 풀고....
하아.....
+2까지 오전에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 쪼오오오끔 언어 사용이 거칠어진 점 너그럽게 봐주세요~ 일단 프로듀서가 나쁜 쪽으로 앵커 해석을 했습니다. 만약 틀렸다면 죄송합니다....
누군가가 내 사무실에 침입했다.
빠르게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자 후드를 눌러 쓴 실루엣이 보였다.
체구로 봐선 여자나 키가 작은 남자인 거 같다.
나는 경계하며 천천히 뒤로 물러나 책상에 숨겨둔 무기를 집으려 했다.
그러자
“프...프로듀서....”
“엣?!”
아주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침입자의 정체는 놀랍게도 타카츠키양이었다.
“타...타카츠키양? 어... 어떻게 이곳에?!”
“비밀통로 통해서 들어왔어요. 도와주세요! 이제, 이곳 밖에 도망칠 곳이 없어요!!”
굉장히 다급해 보이는 목소리로 도움을 청하는 그녀의 몸은 아주 더러웠고
얼굴은 비쩍 말라 오랜 시간 음식을 먹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뭔가 매우 위험한 일일 것 같아서 어지간해선 내쳤을지도 모르지만...
그녀가 너무 위태로워 보이고 무엇보다 미나세를 상대로 아주 유용하므로 도와주기로 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알겠습니다. 숨겨줄게요.”
“하아...가....감사합니...어..어?.....으윽...”
순간 긴장이 풀린 건지 타카츠키야은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어 보인다.
일단은 그녀를 지하의 안 쓰는 방에 재워두자.
음.... 그 전에 우선 옷을 갈아입히고 씻기는 게 좋을 것 같다.
수많은 얼룩과 먼지와 진흙... 오물 범벅인 옷은 아무리 생각해도 몸에 좋지 않다.
일단 지난 커피 사건 이후 가져온 더러워져도 되는 옷으로 갈아입고
그녀를 안아들어 레슨 플로어로 내려갔다.
그곳에서 예비 트레이닝복과 예비 속옷을 챙겨 샤워실로 향했다.
탈의실에서 그녀를 씻기기 위해 옷을 벗기자 앙상하게 드러난 뼈와 가죽이 참담했다.
도저히 과거의 정상급 아이돌의 몸이라고 할 수 없어 보인다.
게다가 군데군데 흉터와 상처까지 남아 있는 상태였다.
살짝만 힘을 줘도 부러져 버릴 것만 같아 조심하면서 상처를 피해 깨끗이 씻겨냈다.
씻기면서 알게 된 것인데 그녀의 머리는 다 망가졌고, 피부는 푸석푸석했고, 체모 관리도 안 되어 있었으며, 전체적으로 창백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카스미양은 이걸 알고 있는 걸까.
미나세는 이걸 보고 뭐라고 할까. 무슨 짓을 할까.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그녀의 몸을 말리고 내 몸의 물기도 씻은 뒤 옷을 입혔다.
그리고 창고에 있는 예비 매트리스 중 하나랑 이불을 가져와 안 쓰는 방에 두고 그녀를 눕혔다.
그리고 그녀 옆에 깨어났을 때 나에게 연락하라는 종이와 무전기, 물 한 병을 두고 나왔다.
그 모든 일이 끝났을 때 시간은 이미 8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오늘 하루.... 정말 피곤한 하루가 될 거 같다...
*
리오가 만들어준 특제 커피(원두와 핫식스를 1:1 비율로 섞은 것)를 마시고
억지로 명을 유지하면서 일을 진행하고 있던 차에
리오에게서 손님이 찾아왔다는 연락이 왔다.
그리고는 내 허가도 없이 내 사무실에 들어온 사람은...
“안녕... 프로듀서씨....”
“오오... 안녕... 안나...”
세상 무서운 표정을 하고 있는 우리 제수씨였다.
어딘가의 성모님이나 본성 드러낸 공주님에게도 절대 지지 않을 것 같다...
“안나가... 이곳에 온 이유.... 알고 있지..?”
“.....”
시선을 피했다.
“안나... 오늘 무척.... 화났어.”
“.......”
시선을 피했다.
“언제까지... 거기서 서 있을... 거야? 어서... 안나의 앞으로... 와.”
아무 말 없이 그녀의 앞으로 다가갔다.
다른 사람도 아닌 제수에게 잡혀 사는 사람이 나말고 또 있을까....
+3까지 안나와 있을 일, 할 이야기 등을 적어주세요. 야요이는 저녁 이벤트로 갑니다.
그렇기에---
이번 루트로 인해 연애전선이 수습 모드로 진행된다 해도 섣불리 결말짓는 것은 아니라고 믿겠습니다. 떡밥이 한두개 남은 게 아니잖아요?
“응...”
“유리코씨랑.... 제대로 이야기.... 한다고 했지?”
“응....”
“오늘... 무슨 요일?”
“목요일...”
벌써 목요일이 되었네....
지난 신입사원 입사 파티부터 벌써 1주일인가... 겨우 1주일인가....
“게다가... 유리코씨의 이야기.... 들어보니까... 일요일 저녁부터.... 수상하다고 했어....”
“.....”
“안나랑 약속하고 바로.... 바람핀 거야?”
역시 그 쪽으로 생각한 건가... 차라리 이상한 쪽으로 폭주하길 바랬는데...
일단 여기선 부정을 해두자.
“바.. 바람이라니... 내가 분명 유리코에게 소원한 건 있었지만 바람을 피진 않았어. 유리코가 또 그 망상이 도진 거겠지. 요즘 좀 큰일이 연속으로 터져서 정신없어서 그래.”
“거짓말.”
“에... 어,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프로듀서씨는..... 우리한테... 거짓말 못해.... 우리한테... 거짓말하면..눈동자가...흔들려.... 마지막 기회야.... 안나는 아직... 프로듀서씨랑... 유리코씨를 도와주고 싶어.... 진실을 말해줘...”
그녀는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내 눈을 바라보며 말하고 있다.
그 어떤 거짓말도 통하지 않는다고 그 눈이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되어 버린 이상... 어느 정도는 말해 두는 게 좋을 것 같네...
“그래... 바람... 후우... 뭐 완전히 아니라고 할 수는 없겠지...”
“그럼... 진짜로....”
“으음... 일요일 오후에 세리카에게 불려갔어. 그래서 밤까지 둘이서 있었고.... 그 와중에 유리코에게 전화가 왔는데... 세리카가 받아선 일부러 바람 피는 것처럼 들리게 유도한 거야.”
“결국... 둘이서 일요일에... 오후부터 밤까지 밀회... 했던 거네...?”
“뭐.... 그렇게 되는 거지... 그래도 나도 어쩔 수 없었어. 세리카는 우리 회사 대주주... 사실상 회장이니까 나로썬 그녀에게 거스를 수 없으니까...”
아마 안나라면 내가 순전히 협박당했기 때문에 세리카와 함께 있던 게 아니란 것은 알아채겠지.
하지만 결코 틀린 말도 아니고...
“그래. 그게.... 불륜의 변명이... 되는 구나... 언제부터야..? 세리카랑... 그렇게 된 건...?”
“......5년 전.”
짜악!!
그 순간 왼쪽 뺨에 불꽃이 튀었다.
“어떻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그건... 처음부터...잖아...”
“.....”
“그러면.... 유리코...유리코씨는.....!!”
분노로 on이 된 안나는 눈물을 머금고 이를 악문 채 좀 전과 반대의 손을 들어 올렸지만
그 직후 들려온 문소리에 우리 둘 다 몸이 얼어붙었다.
“유리코씨...”
“유리코...? 어째서 네가 여기에?!”
“안나쨩이랑... 같이 왔었어요... 문 뒤에서 듣고 있었어요... 계속...”
들었다고? 전부?!
내가 아연실색한 채 얼어 있는 동안 안나는 어느새 유리코에게 다가가 안겨 있었다.
“괜찮아, 안나쨩... 사실 나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어. 그가 나랑 결혼한 뒤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찾아가서 돌봐주거나 도와주거나 했었던 것도 알고 있었고, 그가 다른 사람들과 조금 위험한 일을 하는 것도 눈치 채고 있었어.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나 한 사람만을 바라봐주지 않는 사람이란 것도.... 알고 있었어... 어쩔 수 없잖아? 그는 모두의 프로듀서니까...”
그녀의 말을 듣는 순간 과거의 저주가 다시 떠오른다.
[어차피 너도... 나랑 같은 짓을 하게 될 거야. 네가 너인 이상 너는 반드시 나처럼 될 거야.]
[네가... 모두의 프로듀서인 이상... 나처럼 될 거야.]
[넌 절대 한 사람만의 남자가 될 수 없을 거야. 되지 않을 거야. 되는 게 용납되지 않을 거야.]
[내가 그랬듯이... 너도 그럴 거야.]
결국 그 말이 맞았다.
유리코와 결혼하기 전에도, 결혼한 뒤에도 결국 나는 모두의 프로듀서였다.
리오를 비서로 둔 것도, 세리카의 억지에 끝까지 어울리고 있는 것도
내가 결국 그녀들의 호감을 무시하지 못했기에 그녀들을 내칠 수 없었기에 그렇게 된 거다.
내가 결국 유리코만의 남자가 되지 않았기에...
다른 아이돌들과의 관계를... 잃고 싶지 않았기에...
“저는... 솔직히 말해서... 제가 선택된 건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다른 아이돌이 진심으로 프로듀서씨를 유혹하면.... 아마 제가 지겠죠. 저는 프로듀서씨가 다른 사람에게 눈을 돌리지 못하게 할 자신도 없고... 그런 짓을 할 용기도 없어요, 그렇지만.... 저도 당신과 함께 있고 싶었어요. 곁에 있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 관계가 잘못되었다고 알면서도 거기에 만족 하고 있었어요. 그래도.... 그래도 당신이 다른 분들이랑 같이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혼자 집에 있는 건.... 너무.... 괴로워...!!”
그녀가 이렇게까지 자신의 진심을 말해주는 게 얼마만일까....
그녀의 성격을 알면서... 그녀의 망상력을 알면서... 걱정할 거리를 너무 많이 방치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이런 그녀의 진심을 들으면서까지....
“그래요... 눈을 보니 알겠네요.. 당신은 이 순간에조차 저만의 남편이 되어주지는 않는 거군요... 5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네요. 이제 저희 관계도 바뀔 때가 된 것 같네요. 이제 둘 다 앞으로 나아가야죠. 당신은 저라는 족쇄에서 벗어나서 진정한 모두의 프로듀서가 되고, 저는 이제 더 나은 길을 찾아볼게요. 잘 안 풀리면 도와주실 거죠? 저도 그 모두에 들어간다고 믿어요.”
“유리코씨...? 무슨 소리를....?!”
나는 눈을 감고 무언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이혼해요.”
The First Ending
Breaking Broken Marriage
*
그 뒤의 일은 순식간이었다.
안나가 유리코를 데리고 나가 점심을 먹으며 설득한 모양이지만 실패한 건지
화가 풀릴 때까지 때릴 거지만 화를 풀지 않겠다는 메일이 왔었다.
그리고 오후에 나랑 유리코는 이혼서류를 작성해 관공서에 제출하러 갔다.
이후 1개월의 숙려기간이 끝나면 나와 유리코의 부부관계는 공식적으로 끝난다.
재산은 집을 포함해 8할을 유리코에게 주기로 했다.
“하아......”
너무 갑작스러워서인가, 아니면 아쉬운 걸가. 그것도 아니면 이걸로 됐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가.
무언가 마음 속 어딘가가 텅 비어 버린 기분이다.
그렇지만 유리코 말대로 어쩌면 이게 맞는 것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길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자신을 달래며 업무에 집중하던 중 문득 사무실 구석의 관엽식 물이 눈에 들어왔다.
“어제, 오늘 못 볼꼴만 보여주는 구나...”
어제 이 자리에서 불륜남을 질책했으면서
오늘 이 자리에서 내가 이혼을 당했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타카츠키양에게서 연락이 왔다.
마침 시간도 저녁시간이니 그녀에게 가보자.
그러고보니 뭘 먹이긴 해야 할 텐데... 그녀는 지금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걸까?
+3까지 야요이와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아예 야요이 이벤트 버리고 한 달을 건너뛰어서 이혼한 이후부터 시작할까?
@@ 제가 누누이 말씀 드렸죠. 유리코는 헬난이도라고. 아직 아무것도 나아진 게 없으니 연애노선이 회복되지 않아요.... 뭐 엔딩은 났지만 아직 창댓은 계속 되요. 일상물이니까요. 일단 이걸로 자유도는 매우 높아졌네요. 다른 사랑을 찾을 수도 있고요. 기어이 프로듀서를 유리코와 이으려면 일단 프로듀서의 심리적 부분부터 건드려야 하는데 아직 첫 번째 이벤트도 안 봤어요. 이오리 이벤트 없으면 안 된다니까요... 그래도 1달간의 숙려기간이 있으니 가능은 해요. 아마....
(Tip) 유리코가 헬인 이유는 우선 프로듀서가 갖고 있는 심리적 물리적 구속을 알고, 해방시킨 뒤 5년 동안의 공백을 메우고 유리코의 소극적인 성격을 이겨냈을 때 겨우겨우 굿엔딩으로의 길이 열리는 거에요. 사실 아내를 좀 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애로 했다면 난이도가 좀 낮아졌을 텐데.... 제가 괜히 불륜 루트 추천한 게 아니에요. 다른 루트라면 망가진 프로듀서여도 되지만 유리코 굿엔딩 만큼은 안 돼요. 뭐 굿엔딩을 바라지 않으면 상관없지만.
+ 그리고 이오리와 야요이의 관계도 작품 전체에서도, 프로듀서와 유리코의 관계에 대해서도 중요한 키라고 생각합니다. 멋대로 버릴 수는 없겠지요.
편히 쉬라는 말을 들은 야요이는 긴장이 풀려 잠에 빠진다
@너..... 프로듀서 너..... 유리코를 너..... (이와중에 유리코 루트 회복방법을 생각하고있는 안나유리 였다)
나는 중화요리를 주문하고 지하로 내려갔다.
*
“프로듀서... 좋은 아침...이 맞나요? 시간을 몰라서...”
“지금은 이미 저녁 시간이에요. 타카츠키양.”
“저기... 이 옷은... 게다가 몸에서 좋은 냄새도 나고...”
“아... 네... 옷이나 몸이 너무나도 더럽혀져 있어서 일단 제가 적당히 씻겼습니다. 옷은 저 쪽에 보관하고 있어요. 나중에 세탁해 드릴게요.”
“네... 감사합니다.”
원래 내가 아는 그녀를 생각하면 믿을 수 없는 로우 텐션이다.
말투로 차분하달까... 소곤소곤 하고 내가 씻겼다는 것에 그다지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그럼 이제... 어떻게 된 건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가르쳐주시겠습니까. 미나세님까지 속여가면서....”
“저기... 그게.....”
*
그녀의 이야기에 따르면 미나세 가의 적대 파벌이 미나세 가의 주식과 미나세님께 먼저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타카츠키양을 노렸고 벌써 1년도 전부터 회유와 협박을 받고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타카츠양은 일단 타카츠... 카스미양을 우리 프로덕션에 피신시키고, 하기와라님께 부탁해 가족들을 보호했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만은 도망칠 수 없었고 몇 개월이 지나고서는 이미 24시간 추적과 감시가 계속되었다고 한다.
이대로라면 결국 자신의 존재는 모두에게 파멸을 불러올 것이라 생각하고 도망길에 올랐다고 말한다.
그때 초반에는 거류와 흔적 제거를 하기와라 가에 부탁했지만 하기와라를 겨냥한 사건이 터지고 자신은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다.
약 3개월간 교토에서 765프로만을 의지해 겨우겨우 온 상태로 비밀통로를 통해 내 사무실로 오게 되었다고 한다.
최근에 하기와라쪽이 시끄러운 이유가 이런 곳에 있었을 줄이야....
그나저나 겨우 교토에서 도쿄로 오는데 3달이나 걸렸다는 건 그 만큼 이동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건데....
이런 위험한 사람을 이곳에 둬도 되는 걸까.... 리스크가 너무 큰데....
회사를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내치는 게 맞겠지만...
만약 그 사실을 들키면 난 미나세님께 살해당하겠지....
하아... 직원은 불륜에 난 이혼에 이번엔 도망자.... 요즘 왜 이래?
“저기... 전 이만 가볼 게요.”
“에? 가신다니... 어디로...?”
“모르겠지만 이곳에 있을 순 없으니까요... 정 안 되면 후쿠시마라도 가서 숨어볼게요.”
“하지만....”
“이 이상 제가 여기 있으면 분명 들킬 거에요. 그렇게 되면 프로듀서도 위험해요...”
그녀의 말은 지당하다.
그녀의 이동에 제약이 걸린다는 건 곧 그녀를 찾는 자들이 근처에 있다는 것.
그리고 이곳은 그녀의 옛 소속사.
당연히 최우선 감시 대상일 것이다.
“그럼 감사했습니다!”
더 이상 예전 같은 온몸을 휘두르는 인사는 안 하지만 억지로라도 건강한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그리곤 옆에 있던 자신의 본래의 옷을 챙기고 방을 나섰지만...
“꺄앗?!”
몇 걸음 못 가 다리가 풀려 넘어지고 말았다.
하아....
설령 내칠 땐 내치더라도 지금은 이쪽에서 보호하자.
내 사무실로 이어진 비밀 통로라면 10km 떨어진 곳부터 입구가 시작된다.
게다가 중간 중간 미리 등록된 사람이 아니면 열 수 없는 장치도 있으니 당분간은 버틸 것이다.
적당히 미나세님께 넘겨버리고 입을 씻자. 아예 일가족 전원을 그녀의 비호 아래 두는 것이 제일일 것 같다. 타카츠키양 성격상 절대로 싫어하겠지만 그 수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후우... 타카츠키양. 당분간은 이곳에 있으면서 편히 쉬세요. 지금 몸상태론 어디로도 못가고 잡힐 거고, 그래선 미나세님이 힘들어 하실 거에요. 알겠죠?”
“정말.... 괜찮은 건가요...?”
“물론이죠. 이곳은 765프로덕션. 당신이 있을 곳이니까요.”
거기까지 듣고 그녀는 잠들었다.
어지간히 긴장과 피로가 쌓인 것 같은데....
일단 다시 자리에 눕혀두고 물 한잔을 새로 채워 옆에 두었다.
위이잉...
응? 리오에게서 연락이네?
“무슨 일이야?”
[그게.... 요리 40인분 배달 왔어.]
제발.....
왜 40인분이야?
[왜 40인분이지? 1인분 시키면 20분 오는 거 아니었나?]
“음.... 내가 40살이라 그런 거 아닐까? 일단 내가 먹을 분량만 두고 나머진 냉장고에 넣어놔. 아님 이따가 야근 하는 팀에게 야식으로 좀 돌리던지.”
[ok~]
그러고보니 오늘도 그녀는 결국 아무것도 안 먹은 건데....
설마 내일 아침에 와 보니 아사해 있거나 하지 않겠지...?
*
그 뒤로 야근 팀에게 내 주가가 조금 올라간 것을 빼면 별다른 일 없이 하루가 끝났다.
집으로 돌아가 씻고 침대에 뛰어들었다.
*
아침이 되어 눈을 떴다.
기지개를 피고 방을 나서자 유리코가 아침을 만들고 있었다.
“아, 안녕히 주무셨어요. 프로듀서씨.”
프로듀서? 아.... 맞다... 응. 순간 깜빡하고 있었네...
“응.. 안녕 유리코.”
나는 적당히 인사를 돌려주고 화장실로 향했다.
생각해보니 어젯밤에도 자연스럽게 욕조에 물이 받아져 있었다.
앞으로 1달이면 이 생활도 완전히 끝나는 건가....
+2까지 오전에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주사위도 같이 굴려주세요. 체크는 √2입니다. 못 넘기면 야요이 죽어요.
그러나 남말 할 수는 없다. 그녀들은 어제까지의 우리였으니. 소중한 사람에게 이 이상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 소중한 사람이 더 이상 아파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모두 지당한 말이다. '「누구도 잘못하지 않았고, 누구도 틀리지 않았다.」
--- 정말로?
--- 그래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까지의 5년은 무얼 위해...
--- 거짓말쟁이
렌지로 데운 다음 지하실로 가지고 갔다.
타카츠키양은 아직 자고 있었기에 음식은 일단 랩으로 싸 두고
미나세님께 타카츠키양을 발견해서 사무소 지하에 보호 중이라고 연락했다.
그러자 굉장히 다급히 친 듯이 오타 투성이인 답변이 돌아왔다.
잘은 모르겠지만 당장 오겠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으음.... 프로듀서...?”
“아마... 바라시는 프로듀서는 아니겠지만 네, 프로듀서입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네.. 좋은 아침이에요...”
“우선 물 한 잔 드시고 정신 차리시죠.”
그 뒤 타카츠키양은 화장실로 가 적당히 세수를 하여 정신을 차렸고
방으로 돌아와 요리를 울면서도 엄청난 기세로 먹어치웠다.
아마 최소 1주일 만에 하는 식사를 마치고 진정될 쯤
방문이 세게 열리면서 미나세님이 찾아오셨다.
“야요이!!!”
“이... 이오리쨩?!”
“야요이~~!!!!”
그녀는 그대로 달려와 타카츠키양에게 안겨들어 눈물을 흘렸다.
그 뒤로 신도씨가 곤란한 표정으로 방에 들어오셨다.
나는 분위기를 봐서 슬쩍 빠져 신도씨께 다가갔다.
“정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프로덕션에서 일하겠다고 해놓고 저녀석은 네가 없다고 하고! 다른 가족들도 모른다고 하고! 얼마나 걱정했는데!!”
“이...이오리쨩... 그치만...”
“게다가 왜 이렇게 야위었어! 제대로 먹고 다니는 거야! 아니... 뭐야 이 머리랑 피부는! 엉망진창이잖아!!”
“으으으... ㅍ...프로듀서.. 도와주세요....”
나에게 도움을 청하는 그녀의 목소리에 이번엔 미소로 회답하며 거절했다.
그리고 신도씨 옆에 서서 조용히 물어봤다.
‘보아하니... 미나세님이 이곳에 오신 것이 곤란한 모양이네요.’
‘네... 아침에 중요한 스케줄이 있는데...’
‘아뇨. 그것도 있지만 타카츠키양을 찾아내 버린 것 말하는 거에요.’
‘무슨... 말씀이신지...’
‘보다시피 미나세님은 타카츠키양에 대해선 냉정을 잃어버리죠. 말하자면 타카츠키양은 미나세님의 약점. 그녀의 존재는 미나세님의 몸 밖에 있는 심장과 같죠. 마음을 연 상대란 의미도 포함해서.’
‘당신은... 제가 그녀를 노렸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설마요. 당신은 미나세님을 누구보다 소중히 여기시는 걸요.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죠. 그렇지만 타카츠키양의 존재가 미나세님에게 위협이 되는 것도 사실이니까요. 미나세님의 신체적 안전과 정신적 안정 모두를 바라는 당신께는 난감한 상대이겠죠.’
‘후후... 그러게 말입니다. 하지만 몸 밖에 심장이 있는 게 문제라면 몸 안으로 넣을 수밖에요. 아가씨도 그럴 생각이시고.’
‘그런 가요...’
즉 타카츠키양과 그 일가족을 미나세 가문 내에서 보호하겠다는 뜻이겠지.
이곳에 있는 것보단 훨씬 안전할 테니.
“야요이! 이제 가자!”
“에? 어디로?”
“어디긴! 당연히 우리 집이지! 너를 이런 곳에 둘 수는 없어!”
“시... 싫어.... 이오리쨩에게 이 이상 민폐를 끼칠 수는 없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민폐일 리가 없잖아!”
예상했던 상황이다.
두 사람 다 서로를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소중한 사람에게 민폐를 끼치기 싫은 쪽과
소중한 사람이 더 이상 상처 입히기 싫은 쪽.
둘 다 지당한 소리이다. 누구도 잘못되지 않았고, 누구도 틀리지 않았다.
정말 그럴까?
...................................
..........
물론이다. 소중한 상대를 소중히 여기고자 하는 마음에 그릇된 게 있을 리가 없다.
무언가 깊숙한 곳에서 목소리가 들린 것 같지만 들리지 않았다.
“이봐! 프로듀서! 너도 얘한테 뭐라 말 좀 해봐!”
“프로듀서. 이오리쨩에게 잘 설명해 주세요.”
곤란한 선택지를 내밀어 졌지만 내 답은 정해져 있다.
“우선 타카츠키양을 미나세가 보호하는 점에는 찬성입니다. 그곳만큼 안전한 곳을 없을 테니까요.”
“거봐! 야요이, 같이 가자.”
“그렇지만 당장은 무리입니다.”
“에? 어째서!”
“우선 미나세 가문에서 한번 발을 뺐다가 다시 들어간다면 당연히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그것이 미나세 가문에게 적대적인 세력에게서 도망친 것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위험한 존재가 됩니다. 어쩌면 타카츠키 가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박힐 수 있겠죠.
둘째로 그녀의 가족은 현재 하기와라 가문에 밑에 있습니다. 카스미양은 이곳에 있고요. 그들 역시 미나세 가로 들여야 하는데 너무 서두르거나 대대적으로 움직이면 들킬 위험이 있습니다. 보호 밑에 들어간 뒤라면 몰라도 들어가기 전에 공격당하면 큰일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타카츠키양 본인의 이동이 문제입니다. 아마 적들도 타카츠키양의 행적이 도쿄 주변에서 끝난 것, 오늘 미나세님이 갑자기 이곳으로 온 점 등으로 그녀가 여기에 있는 걸 알았을 겁니다. 그저 이곳은 미나세 뿐 아니라 하코자키, 하기와라와도 연관된 장소라 쉽게 건드릴 수 없을 뿐이겠죠. 만약 그녀가 이곳에서 나가는 순간 표적이 될 겁니다. 그녀의 숨만 붙어있어도 그들에겐 본전이니까요. 그러니 타카츠키 가문의 보호는 조용히 차근차근 철저한 준비 아래 이루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당분간은 무리란 거네...”
“네. 대신 저쪽도 어차피 눈치를 챘을 거기에 당당히 보호해도 된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다만 카스미 양이 조금 걱정이로군요. 다행히 좀 전에 출근 기록이 찍혔으니 이곳에 있겠죠.”
“알겠어. 이곳에 배치할 만한 사람들을 찾아볼게. 카스미에겐 네가 이야기 좀 해 둬. 가자 신도. 야요이. 조금만 기다려줘. 그리고 너. 이번 일에 대한 은혜은 절대로 잊지 않을게.”
그렇게 말하곤 그녀는 방을 나섰다.
신도씨도 가볍게 인사를 하곤 그녀를 따라 갔다.
“프로듀서 어째서...”
“당신은 그녀의 보호를 받는 게 그녀에게 민폐라고 생각한 모양이지만, 당신이 위험하단 사실을 그녀가 알게 된 이상 바깥을 돌아다니는 것이 그녀에게 더 큰 민폐입니다. 차라리 그녀의 보호 밑에 있는 게 그녀도 안심할 수 있겠죠.”
“우우.... 그래도....”
“그냥 받아들여 주세요. 만약 당신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그녀는 절대로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겁니다. 당신이 그렇듯이.... 그럼 저도 일로 돌아가겠습니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불러주세요. 점심은 이따가 가지고 오겠습니다.”
*
그 뒤로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데 또다시 리오에게서 손님을 들였다고 연락이 왔다.
아니 제발 리오야. 나한테 먼저 말을 하고....
“나 왔어.”
“가.”
“잘 있어~ 이라고 할 것 같냐!!”
동생이 찾아왔다.
“왜 온 거야. 요즘 바쁘다며.”
“아.. 그래도 형만큼은 아니지. 별 거 아냐. 그냥 우리 집사람이 어제 형을 만난 뒤로 영 저기압이라 무슨 일 있었나 해서. 설마... 손 댄 거야...?”
“하! 하! 하! 정.말 재.밌.네. 넌 좀 더 형에 대한 신뢰와 존경을 품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사랑꾼인 건 좋은데 좀 과하다니까... 안나를 이름으로 못 부르게 하는 것도 그렇고...
“나도 별 거 아냐. 그냥... 며칠 전에 제수씨가 나보고 와이프랑 대화 좀 하라고 했는데... 내가 못 했거든. 그거 따지려 어제 와이프랑 같이 왔다가... 어쩌다보니 이혼했다.”
“하아?”
“이혼했다고. 니 와이프 앞에서 내 와이프랑.”
“하아.... 결국 저질렀구나....”
“그래....”
뭐 언젠가 일어날 일이었지.
그게 어쩌다보니 어제였고 어쩌다보니 안나의 앞이었을 뿐.
“뭐... 솔직히 나는 형과 형네 가족 상황을 보면 이혼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아, 내가 이런 소리 한 거 안나에겐 비밀이다.”
“걱정 마. 제대로 전해줄게. 내 동생놈이 이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웃기고 있네!! 지가 차였다고 나까지 끌어들이지 마!”
“이놈이 하늘같은 형님한테 못하는 말이 없어.”
10살이나 어려서 나한테 키워진 주제에 말이야.
“난 그냥 형 성격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지. 당분간은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이야. 형은 남에게 잡혀 사는 성격이니까... 게다가 과거를 쉽게 버리지도 못하고. 원래부터 그런 성격이긴 했지만 언제부턴가 그게 과해졌단 말이지. 아니 뭐 그 성격이 된 원인은 나겠지만.”
“흥. 남에게 잡혀 산다.... 뭐 그렇지. 나도 알아. 어느 망령에게도 지겹게 들은 소리야.”
“뭐 일단 대충 상황은 알았으니 돌아갈게. 형, 너무 과거라던지 남이라던지 그런 거에 잡혀 살지 마. 형이 늘 나한테 그랬잖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라고. 내가 행복하면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할 수 있다고. 난 지금 하고 싶은 걸 했고 그래서 행복하고 그렇기에 안나도 행복하게 할 거야. 그리고... 가능하면 형에게도 은혜를 갚고 싶고 말이야. 뭐 그런 의미에서 담에 술이나 한 잔 하자. 제발! 마지막으로 같이 마신 게 10년 전 내 첫술이야!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알겠지?!”
“벌써 그렇게 되었나.....”
내가 했다는 그 말은... 분명 살짝 다른 의미일 것이다만...
저녀석이 그렇게 받아들였고 그게 결국 좋은 결과를 낳았다면 뭐 어때.
“형 말이야. 일 좀 적당히 해. 휴가도 좀 써! 왜 아예 새 사업을 하고 있는 나보다 바쁜 거야! 형이 아무리 잘나도 세상엔 형보다 일 잘하는 사람이 있어! 형 없어도 회사 안 망해!”
“망할 걸?”
“해봤어?!”
“응.”
“에?”
“너, 과로로 쓰러져서 2달 만에 깨어났더니 사장이 제일 먼저 하는 말이 ‘회사가 큰일이네!’ 였을 때의 공허함... 알아? 3년 아니 8년 동안 죽어라 키워둔 회사가 겨우 2달 동안 쓰러져 있었다고 위험하다니. 게다가 그 땐 이미 회사가 크기도 커지고 새로운 직원도 들어오기 시작하고 일부 아이돌이 사무직이 되어서 업무량도 줄어들고 수익도 안정되어서 나도 ‘슬슬 내가 없어도 되지 않을까’ 싶던 시기였다고? 결국 나는 병원에서 재활 하는 동안 노트북으로 업무 봤었다고?”
“말도 안 돼...”
“그게 되더라. 모든 업무의 중심에 내가 있었으니 내가 빠지니 모조리 무너지더라. 그리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야. 확실히 네 말대로 나보다 일 잘하는 놈은 있겠지만... 이 회사 전체와 그 업무를 모조리 꿰고 있는 건 나 혼자야. 예전에 내가 모든 분야의 업무에 관여하다 일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나 나랑 회사 둘 다 위험해진 걸 반면교사로 삼느라 업무를 과하게 분할 시켰더니 이번엔 모든 분야에 자세한 애가 없어.”
“그치만 형은 혼자 프로듀스를 했지만 지금은 수많은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프로듀스에 참여하니까 굳이 한 사람이 모든 걸 알 필요는 없잖아.”
“그렇지. 근데 일본인들은 정말 호렌소 좋아하더라. 아무리 사소해도 나한테 선택을 맡기더라고. 나는 현장의 판단에 맡긴다고 해도 도와달라고 할 정도로 상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결국 모든 일에 판단을 내릴 만한 사람이 필요해지는데... 다들 나한테 의존해서 자신의 판단만으로 일을 진행한 경험이 적은데다가 우리 회사에 있는 사람들은 그다지 경력이 길지 않아. 그리고 긴 사람들은 대부분 어느 한 분야에 특화된 사람들이라 두루두루 뛰어난데다가 경력도 긴 사람은 거의 없어.”
“그럼 외부에서 들여오면 되잖아!”
“우리 대주주님께서 날 놔주지도 않으신다. 나도 뭐 은퇴나 후계자를 생각 하지 않은 게 아니라고? 무려 사장과 같은 지분을 가진 분께서 날 너무나도 좋아하셔.”
“이 회사 잘도 버티고 있네....”
“내가 있잖아.”
“그래도 2달은 버틴 거잖아? 이젠 좀 더 오래 버틸 수 있겠지. 짧게라도 휴가 써. 그러다가 형이 죽어버리면 말짱 도루묵이잖아? 이제 돌봐줄 아내도 없어질 텐데. 형도 이제 젊지 않다고?”
“그래. 그만 가라. 너도 바쁘잖아.”
“엉. 담에 보자.”
그렇게 말하고 동생놈은 떠났다.
휴가라.... 15년 동안 쌓인 거 다 쓰면 1년 아니 2년 정도는 모조리 휴가로 채울 수 있으려나... 뭐 그러고 나면 돌아올 자리도 없어지겠지만.
그러고 보니 타카츠키양에게 연락을 해봐야지.
곧 점심시간이니 점심이나 같이... 아, 그 땐 지하의 타카츠키양에게 가봐야겠지.
그럼 오후에 잠깐 보자고 해야겠다.
*
타카츠키양에게 중화요리(아침이랑 다른 메뉴)를 가지고 가서 같이 먹고
타카츠키양을 사무실에 불러서 미나세 가문으로의 대피에 대해 이야기 했다.
“어떤가요? 물론 지금 당장이란 건 아닙니다. 움직이려면 당분간은 시간이 필요한데... 보호 받을 마음이 있으신가요?”
.
.
.
1~50: 네. 미나세 가문에 갈게요.
51~100: 그게... 조금...
먼저 2표 나온 쪽으로 가겠습니다.
“아마 힘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결코 부족함 없는 생활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으음.....”
영 반응이 시원치 않다. 일단은 자기 목숨이 걸린 건데...
아무래도 무언가 걸리는 것이 있는 것 같다.
“무언가 이쪽에 미련이라도 남아 있는 건가요?”
“미련이라고 해야 하나....”
+2까지 그녀가 미나세에 들어가 세상과 단절되기를 거부하는 이유를 적어주세요. 뭐 남친이 있다거나 그런 거도 되요.
“안전보다는 자유를 바란다는 뜻입니까?”
과연... 그야말로 배부른 소리처럼 들리지만
그녀의 과거의 생활을 생각하면 이해하지 못할 것도 아닌가...
“게다가 미나세 가문에 들어간다고 하는 것이 과연 안전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어요...”
“호오? 그곳보다 더 안전한 곳이 있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운데...”
“그리고 자신 때문에 이오리 언니네 집안이 직접적인 공격을 받는 것도 싫고요.”
흐음...
무언가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네.
확실히 말을 해두는 게 좋을 것 같군.
“우선 몇 가지 말씀 드리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일단 배부른 감옥보다 배고픈 길바닥을 추구하는 거야 당신의 가치관이니 뭐라 하지는 않습니다만... 이건 돈의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건 좀 이따가 다시 하고... 미나세 가문에게 보호 받는 것 이상으로 안전한 곳.... 어딘가 짚이는 곳이라도 있으신가요?”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 미나세 가문이 완벽하게 안전하다곤 못하잖아요.”
“물론 그건 맞습니다. 스파이나 배신자의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죠. 네. 바로 이곳에도 말입니다.”
“네?”
“이 사무소라 해도 일단은 미나세와 하코자키, 하기와라 가문에게 보호 받고 있지만 직원들 하나하나가 그들에게 충성하고 있지는 않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당신을 팔아넘길 수 있겠죠. 물론 저는 아닙니다만.”
“그건...”
“그리고 당신 때문에 미나세 가문이 공격을 받는 게 아니라 미나세 가문을 공격할 흉기로써 당신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니 당신을 보호하는 것이 곧 미나세를 보호하는 것이 되는 겁니다.”
“그렇...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건 당신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마 아니 분명 당신이 보호를 받지 않겠다고 한다면... 위험에 언제나 노출된 상태로 살기로 한다면... 타카츠... 야요이양은 과연 보호 받으려 할까요? 다른 가족분들은 어떨까요?”
“....아뇨... 다들 절 두고 가지는 않겠다고 하겠죠...”
“그럼... 당신의 가족은 모두 배부른 감옥보다 배고픈 길바닥을 좋아하나요? 자신의 자유를 위해 다른 가족 모두를 위험해 빠뜨리게 할 수 있나요? 무엇보다 야요이양은 지금 온몸이 상처와 흉터투성이에 가죽과 뼈만 남은 상태입니다. 게다가 10일 가까이 굶주린 상태로 겨우겨우 저에게 찾아온 것입니다. 당신은 그녀에게 말할 수 있나요? 나는 자유롭게 살아가고 싶으니 나를 위해 계속해서 그런 괴로운 삶을 살아달라고 말할 수 있나요? 13살이란 나이 때부터 학생과 아이돌과 주부와 가장을 병행하며 살던 그녀에게 또다시 짐을 맡기실 생각인가요?”
물론 그녀는 절대로 그런 걸 짐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테지만.
“이건 더 이상 당신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정말로 가족을 위한다면... 미나세님을 위한다면... 길은 하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겠죠...”
“하지만 뭐... 당신의 인생은 당신 자유인 것도 사실이죠. 아니면 한번 보호 받으러 들어갔다가 빠져나올 수도 있는 거고.... 아니면 어떻게든 가족들을 설득시키던 그건 당신 나름입니다. 원하는 길을 가시면 되요.”
“가족.... 언니까지 들먹여 놓고... 갑자기 무슨 소리인 거죠? 이미... 선택지를 없앴으면서.”
“글쎄요... 저야 미나세님께 거스를 수 없는 몸이니까 가능하면 그녀의 입맛대로 상황이 흐르는 것을 바라는 거고, 당신이 어떻게 할지는 당신 나름이니까요. 일단 아직 시간은 있으니 천천히 생각해 보세요.”
그렇게 대화는 끝이 났다.
그녀는 어떻게 하려나....
+3까지 저녁 시간 이후에 있을 일을 굴려주세요. 가장 큰 값으로 갑니다.
+ 방금 전의 대화는 프로듀서 - 카스미인거죠?
타카츠키양에게 저녁으로 중화요리(또 다른 거)를 전해주려 가는데
타카츠...카스미양이 타카츠...야요이양을 보겠다고 같이 가겠다고 했다.
요리를 1인분 더 담아 데운 뒤 함께 지하로 내려갔다.
"이 방안에 타카...야요이양이 있습니다. 뭐 일단 마음의 준비를 해두시는 게 좋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방안에 들어가자 야요이양은 바닥에 앉은 채 우리를 바라봤다.
그러고보니 시간 보낼 만한 거리를 주지 않았구나....
"언니...?"
"카스미쨩?! 어째서 이곳에 있는 거야!?"
"언니!!!!"
카스미양은 야요이양에게 달려들어 안겼다,
"대체... 대체 어떻게 하면 이런... 이런 끔찍한..! 언니 대체 여태까지 어떻게 살아온 거야!"
"카스미쨩... 나는 괜찮으니까..."
나는 슬쩍 음식을 그들 옆에 두고 밖으로 나왔다.
잠시 동안 둘이 있도록 해주자.
*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방에 다시 들어가자 음식은 줄어있지 않지만
두사람은 충분히 진정된 것 같다.
"프로듀서씨."
"뭐죠, 카스미양?"
"가족들에게 전화할 게요. 그리고 결정을 내리겠어요."
"그러시죠. 다시 나가 있겠습니다."
다시 방에서 나왔다.
뭐하며 기다리지?
*
"자, 그럼 어떻게 하실 건가요?"
"언니가 보호를 받는다면 저도 보호 받겠습니다. 언니의 모습을 보고 결심이 섰어요. 가족들과도 모두 이야기를 했습니다."
"야요이양은 그걸로 되는 겁니까?"
"네. 다 같이 정한 거니까요."
"뭐.... 알겠습니다. 미나세님께 연락 하도록 하겠습니다."
미나세님께 설명을 전하자 흥분한 목소리로 감사를 전해왔다.
이 사람이 이렇게 순순히 감사를 할 일은 다신 없겠지.
당분간 그녀들을 지킬 인원을 제공하고 카스미양도 당분간은 이 지하실 생활을 하라는 전언을 남겼다.
"괜찮겠습니까? 뭐... 선택지는 없지만."
"별 수 없으니까요. 저도 언니에게 걱정 끼치고 싶지 않고."
"응! 카스미쨩이랑 있으면 이 지하에서도 지루하지 않을 거야!"
음.... 게임기라도 가져다 줘야 할까?
"전 이만 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카스미양은 유급 휴가라는 걸로 해두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곳에서 신세 좀 지겠습니다."
"일단 그 요리는 다시 데워 오겠습니다."
"아, 네... 깜빡하고 있었네요."
음식을 데우고 가져간 뒤 지하실의 상황이 둘이 살기에 열악한 점을 생각해
창고에서 침대 하나를 포함해 필생품들을 지하실에 옮겨 놓고 일로 돌아갔고
그대로 퇴근했다. 그러고보니 내일은 토요일이네.
뭐 나한텐 아무 의미 없지만.
.
.
.
+2까지 오전에 있을 적어주세요.
유리코는 그대로 안나의 집에서 준비를 마치고, 안나는 아침이 되자마자 프로듀서의 집에 찾아가서 같은 말을 한다. 프로듀서는 이제와서 그래봤자 후회만이 남을 것이라 하고, 안나는 그에 대해 또 싸닥션을 날린다. 자신도, '유리코도', 화를 풀지 않았고 푸는 일 따위 있을 수 없다며 질책한다. 프로듀서가 순간적으로 일이 있다고 말하려 하자 안나는 일 핑계대며 도망가려 하면 정말로 죽여버리겠다고 한다.
「그런 관계라고 하더라도 그저 곁에 있기를 바랐던, 5년 동안 그렇게 보내온 유리코 씨의 마음을 정말 모르겠어? 이해하지는 못할 지 몰라도 그 마음을 생각은 해야할 거 아냐!」
「...이제부터, 적어도 주말에는 전부 휴가 써. 그리고, 확실히 마주 봐. 너무 늦어버렸지만, 적어도 프로듀서 씨가 유리코 씨의 인생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면.」
「설령 어떤 결말이 나든, 자신의 추악함 속에서 평생 괴로워 해. 그게 유리코 씨에 대한 최소한의 속죄야.」
프로듀서와 유리코는 부부가 된 이후 처음으로 「데이트」를 한다. 그 광경은 과거 아이돌 때의... 순수하고 빛나던 그녀와의 추억. 이제는 너무나도 멀어져버린 Everydaydream.
그래, 그야말로 「아름다운 추억」.
두 사람은 함께 했다. 과거가 담긴 프로덕션에도, 유리코가 말했던 책방에도, 그녀가 좋아했던 유원지에도... 5년의 시간을 모아도 닿지 않을 것 같은 시간이었다.
「정말로?」
아무리 바쁘다 하더라도, 이렇게 하루라도 휴가를 내서 유리코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정말로 없었나?
...... 5년 동안, 나는 그녀의 무엇을 보고, 무엇을 한 것일까. 안나의 목소리가, 유리코의 목소리가, 어둡게 휘몰아쳤다. 지탱하는 마음은, 비명을 울린다.
「아니, 누구도 나쁘지 않았다.」
+ 이렇게 되어 버리면 자동으로 주말의 일정이 캔슬되어 버리나...? 그 부분은 적당히 어떻게 해야겠네요.
리오; 오늘 딱히 큰 일정들이 없네 사장님하고 이야기했는데 오늘하루는 쉬는걸했어 오늘은 편히 쉬도록해~
P: ?? 그래도 되는거야??
리오: 정말~~그동안 앞만 보고 온사람이 말이 많아!! 오늘하루는 푹 쉬도록해!
밖으로 나왔더니 요리 하는 유리코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물론 요리도.
‘뭐.... 그런 법이겠지.’
깊게 생각하지 않고 씻으러 욕실에 들어갔다 나오니
“안녕.... 프로듀서씨....”
어째선지 유리코 대신 안나가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안나? 어째서 네가 여기에...?”
“안나... 유리코씨의 마음.... 돌리려고 노력했지만... 실패했어. 그러니... 인정할게... 그게 유리코씨의.. 진심이라면....”
“그래... 고생했..”
“그치만... 아름다운 추억 정도는.... 있지 않으면... 후회 없이 재시작... 할 수 있을 거라고... 안나가 이야기했어... 유리코씨는 지금... 우리집에 있어... 오늘... 프로듀서씨와 추억 만들기... 하기 위해서... 알겠어?”
“이제 와서 그런 일.... 후회만 남을..”
짜악!!!
말을 끝내기도 전에 지난번에 맞은 곳에 다시 한 번 불꽃이 튀었다.
안나의 표정은 그 때와 같이 매우 화가 나 있었고 분노로 on이 되어 있었다.
“안나는 프로듀서씨에게 아직 화가 풀리지 않았어. 풀릴 일도 절대로 없어! 그리고... 그건 유리코씨도 마찬가지야.”
이 이상 듣고 있을 수 없다.
더 이상 듣고 있어선 안 된다.
“미안하지만 난 지금 일..”
“만약 또 일 핑계대고 도망치는 거면 정말로 죽일 거야. 안나... 예전부터 프로듀서씨는 좋아했지만 일 핑계로 사람들로부터 도망치는 것만큼은 싫었어...!”
[눈물의 개수만큼 사랑하고 있어]
그 순간 리오에게서 전화가 왔다.
슬쩍 안나를 보자 받으라는 눈짓을 해왔다.
“리오? 무슨 일이야?”
[아 그게 오늘 하루는 웬일로 주말인데 큰 일정이 없길래 사장님이랑 이야기 했더니 오늘 하루 쉬는 걸로 했어. 오늘은 편히 쉬어]
아니 오늘은 일 하고 싶은데, 진심으로.
“그래도 되는 거야? 뒷감당은 내 역할이 되는 거라고?”
[아이 걱정 마~ 그 동안 일만 죽어라 해온 사람이 말이 많아. 그런 건 이쪽에서 다 처리해 줄게. 오늘 하루 푹 쉬도록 해~]
그리고 전화는 끊어졌다.
자기도 7년 가까이 거의 쉬지도 않고 일하고 있으면서....
그나저나 타이밍 너무 나쁘잖아....
“보아하니 일이 없어진 것 같네.”
“그러게... 전에 파티 때 가정 상황이 나쁘단 걸 사장에게 알려진 게 원인인가...”
“그럼 이제 된 거네? 자, 얼른 옷 갈아입어.”
“으음....”
정말로.. 하는 건가...
애초에 아름다운 추억 만들기라니...
“그런 관계라 하더라도 그저 곁에 있고 싶어서... 5년이나 그런 인생을 보내온 유리코씨의 마음... 정말로 모르겠어?! 이해는 못할지언정 그 마음을 생각은 해야 할 거 아니야!!”
“...”
“후우.... 이제부터... 이혼...할 때까지는... 주말에 전부... 휴가 써... 그리고... 확실히 마주봐... 너무 늦었지만... 적어도... 프로듀서씨에게... 유리코씨가 행복해지는 걸... 바라고 있다면....”
“.......선처하지.”
가능... 하겠지...?
그만큼 평일에 더 하면 되니까...
“설령.., 어떻게 결말이 나도... 자신의 추악함 속에서... 평생 괴로워 해.... 그게가... 유리코씨에 대한.... 최소한의 속죄야...”
“.....응....”
뭐야... 지금이랑 별반 다를 거 없네.
내가 얼마나 추악한지... 나도 잘 알고 있다고....
“그럼... 이제 갈아입고 와... 데이트용... 옷 정도... 있지?”
“아..... 아마... 있긴 할 거야...”
옷방에 가서 열심히 뒤져본 결과 적당히 어울릴 만한 옷을 찾아냈다.
“흐응... 센스... 아직 살아있네...?”
“죽으면 곤란해.”
“그럼... 가자. 유리코씨랑.... 만나기로 한... 곳에.”
“어디로 가는 거야?”
“유원지.”
“아아... 그러면... 그곳인가...”
유리코가 좋아했던 유원지.
몇 번인가 같이 갔었지. 그녀가 아직 아이돌일 때.
나는 그 생각에 정신이 팔려, 내가 회사에 가지 않으면 타카츠키 자매에게 밥을 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
안나를 차에 태워 유원지로 향해 그곳에 있던 동생놈에게 안나를 넘겨줬다.
동생의 표정이 기분 나빴지만 무시하고 유리코가 있는 곳으로 갔다.
특유의 머리모양 덕분에 그녀를 발견하는 건 금방이라 바로 말을 걸었다.
“유리코...”
“아... 오셨군요...”
“읏..?!”
그녀는 귀여운 디자인의 분홍색 블라우스와 대비되는
살짝 대담함까지 느껴지는 하얀 미니스커트를 입고
연한 핑크색 위주의 화장을 하고 작은 손가방을 들고 있었다.
“저...저기... 안 어울리나요..?”
“아니, 그냥... 그렇게 멋부린 너를 보는 건 오랜만이라... 놀랐을 뿐이야. 응... 예뻐.”
“읏...!”
유리코는 부끄러운지 고개를 푹 숙이고 손가방으로 얼굴을 가렸다.
“어.. 얼른 가죠. 줄 길어질지도 모르니까.”
“글쎄? 보면 별로 사람 없는데?”
“에? 그... 그러고보니... 주말인데도 그리 북적이지 않는 듯한...”
“요즘엔 VR로 더 안전하게 더 효율적으로 즐길 수 있으니까. 그래도 이 정도면 많은 편이야. 그리고 우리에겐 좋은 일이고.”
“그러네요... 그럼 가요, 당ㅅ... 프로듀서씨.”
“....그래.”
프로듀서란 말이... 이렇게까지 찹작하게 들릴 수 있단 걸
15년 프로듀서 인생에서 처음 알게 된 순간이었다.
+3까지 유원지에서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점심 먹고 2시에서 3시 정도까지 있을 겁니다. 현재 시간은 9시 반 정도.
이오리: 오늘 쉬는 날이라며? 세리카 관련 건도 내가 불렀다고 막아줄테니까 오랫만에 편히 쉬도록해 야요이를 지켜주는것에 대한 보답이니까 크게 생각하지말고 어떻게 알았냐고?? 궁금해 하지마 다쳐
일단 유원지 내의 이야기를 아무도 안하시길래 써봅니다.
귀신의 집, 관람차 (2인승), 유리코의 팬을 만남
“그러게. 예전에 있던 기구들은 대부분 보수되거나 철거되어서 많이 다르네.”
일단은 서로 급하게 움직일 것도 없으니 천천히 유원지를 한 바퀴 돌며 산책하기로 했다.
예전에 함께 온 게 10년도 전의 일이라 기억과는 차이가 있지만 그럼에도 변치 않은 것도 있었다.
“어, 이 스윙... 예전에 같이 탔던 거구나. 아직 남아있었네.”
“아, 기억나요! 그립네요.”
“그 때 미니스커트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탔었지.... 그러고 보니 치마 디자인 빼면 전체적으로 그 때랑 비슷하네?”
“에? 그런가요? 별 생각 없었는데... 근데 잘도 기억하고 계시네요?”
“뭐.... 어쩌다보니 갑자기 떠올랐어.”
그렇지만 그 때의 기억에 비하면 많이 낡았네.
운영은 여전히 한다는 것은 안전상 문제가 없단 것일 테고 이곳저곳 수리한 흔적도 있으니 괜찮겠지만.
“저... 한번 같이 타지 않을래요?”
“음... 그래. 가자.”
*
“후~ 오랜만에 탔는데도 예전처럼 절경이네요.”
“그러네. 바람이 얼굴을 때리는 감각도 오랜만이야. 뭐 공기는 별로 안 좋지만.”
“아하하.... 그건 뭐... 별 수 없죠...”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 유원지를 돌아다니다가
[모두 모두 티 파티로]
세리카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출동. 집. 오늘 일 없는 거 다 듣고 전화했어요. 1시간 안에 오세요.]
라는 전보를 남기고 끊었다.
난감한 얼굴로 유리코를 보니 또다시 표정이 어둡다.
그렇지만.... 가지 않을 수도 없다.
후우...
좋아. 말하자.
“유리..”
[내일은 분명 빛나는 미러볼]
미나세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늘 쉬는 날이라며? 별일도 다 있네. 세리카가 방해하려 할 텐데, 내가 먼저 불렀다고 막아줄 테니 오랜만에 편히 쉬도록 해. 야요이를 지켜주는 것에 대한 보답이니 신경 쓰지 마. 어떻게 알았는지는 궁금해 하지 마. 다쳐. 아 그리고 네가 회사에 없으니 야요이의 식사 문제는 리오랑 미사키에게 말해뒀어. 그 둘에겐 미안한 일을 해 버렸네. 어쨌든, 넌 오늘 하루 푹 쉴 것. 이건 대주주 명령이야. 그럼~]
당신에게 이렇게 감사한 것은 10년만이네요. 진심으로.
“자, 이렇게 되었으니 데이트를 계속할까.”
“네! 아, 그래도 지금 저보다 세리카쨩을 우선하려고 한 건 용서하지 않을 거에요!”
말은 그렇게 해도 유리코의 기분이 순식간에 좋아진 것은 뻔히 알겠다.
이걸로 오늘 내 일정이 완벽히 유리코를 위해서만 쓰이는 것이 확정되었으니.
그리고 다시 길을 걷던 중 귀신의 집을 발견해서 싫다고 하는 유리코를 억지로 데려갔다.
안에서 있던 일은 이제 30인 유리코의 프라이드를 위해 말하지 않겠지만
지금 그녀는 내 팔에 매달린 채 다리의 힘이 풀려 주저앉은 상태다.
별 수 없이 그녀를 안아들어 벤치에 앉힌 뒤 적당히 마실 것을 사와서 둘이 마시고 있다.
그렇게 서로 말도 없이 음료를 마시고 있자 한 남성이 말을 걸어왔다....
“저기... 혹시 나나오 유리코... 맞으신가요?”
“ㄴ..네?! 네.... 맞는데요....”
“역시! 아, 저는 유리코씨의 팬이었어요! 그... 저도 예전에 책만 읽고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는데 유리코씨의 모습을 보고 변할 수 있었어요! 유리코씨는 제 영웅이에요!”
“아... 그... 감사합니다. 제 모습을 보고 힘을 얻으셨다니 저도 기쁘네요!”
뭔가... 나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진다.
프로듀서로써 기쁜 건지 전 남편으로써 기쁜 건지 모르겠지만.
“근데... 옆에 계신 분은...?”
“아, 그... 남편이에요.”
“엣?! 아.. 그러고 보니 일반인이랑 결혼하셨죠. 아, 데이트 중에 실례한 모양이네요. 그럼 이만... 아, 혹시 다시 예능계에 돌아가실 생각은 있나요?”
“그건... 아직은...”
“그런가요. 시간 뺏어서 죄송하네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그렇게 말하고 남성을 뒤를 돌아 어느 여성에게 다가갔고 같이 길을 떠났다.
자기도 데이트 하던 중에 다른 여성에게 말을 건 건가? 무서운 담력이군...
“아직도 저런 말을 해주시는 팬이 남아 있다는 건 기쁘네요.”
“그러게. 나도 아직까지 내가 프로듀스한 아이돌의 팬이 있는 건 기쁘네. 그런데... 예능계 복귀라... 생각해본 거 있어?”
“네?! 그... 글쎄요... 딱히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망상은 해봤지만...”
그게 그거 아닌가....
“아예 생각이 없지는 않은 것 같네.”
“그야 그렇지만... 제 프로듀서씨는 이 세상에 한 명이면 충분하니까...”
“그래...”
*
그 뒤로 적당히 산책을 하고 놀이기구를 타던 중 슬슬 점심시간이 되었다.
“점심 어떻게 할래?”
“아, 저 도시락 만들어 왔어요.”
라는 이유로 적당히 놓여있는 테이블에서 도시락을 먹었다.
주먹밥과 카라아게 계란말이 등으로 이루어진 정석적인 도시락이었다.
당연히 맛은 말할 것도 없었다.
*
그 뒤로 돌아다니다가 절규계는 밥 먹었으니 빼고 타다가 관람차에 들어왔다.
그런데 문제는...
“....”
“....”
어색해.
초반에는 어느 정도 이야기가 오갔지만... 이 관람차 굉장히 느리다...
1/3 지났을 쯤에는 이미 대화가 끊어져 있었다.
현재는 거의 다 와 가지만 이대로 내리면 안 좋아...
“저기 프로듀서씨.”
“으응?”
망설이던 중 그녀가 먼저 말을 걸어 왔다.
“여기서 내린 뒤에 제가 전에 말했던 집 근처의 북카페... 가보시지 않겠어요?”
“응? 상관은 없다만...”
“마스터가 한 번 남편을 만나보고 싶다고 했거든요. 그러니... 아직 남편일 때...”
“응... 알겠어. 나도 한 번은 인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다음 목적지를 정하고 우리는 유원지를 뒤로 했다.
+3까지 북카페에서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 유리코와 하는 기념할 만한 데이트인데 앵커들이 유리코에게 관심이 없어..... 이미 글렀다고 보는 건가.
@저는 그냥 저만의 생각이 있어서 그런 선택을 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은 부외자일 뿐이지만, 그렇게나 그를 좋아했고, 아니 좋아하고, 가까워지기를 원했음에도 이제는 수긍해버린 유리코를 가만히 볼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야기에 빗대어서 둘의 관계를 말한다.
사장도 말했다. 너는 네 아내가 네 이야기를 할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알기나 하냐고. 과거를 이야기할때는 행복해하지만 현재로 올 수록 점점 구름이 끼는 그 표정을 알기나 하냐고.
"몰라! 아무것도 모른다고!"
"네가 알려 하지도 않은 거겠지! 부부가 되었으면 서로를 알려고 해야 하는게 당연한 거 아냐!?
확실히 네가 바쁜 건 맞아. 하지만 그런데도 정말 이렇게 함께할 시간 하루 없었냐고! 5년 동안!"
--- 닥쳐...
"왜 그런지 정말 모르겠어!?"
--- 더 이상...
"네가 처음부터 마음을 닫아버린 거잖아! 알려 하지도 않고!"
"닥쳐어어어!!!"
“네. 뭐...”
“북카페라고 커피 안에 책이 담겨 있다는 센스는.... 이해하기 힘드네....”
“아하하....”
어처구니없는 센스의 건물로 들어가자 향긋한 커피향과 오래된 종이냄새가 같이 나고 있었다.
안쪽 카운터에서 책을 읽던 남자가 우리를 보고 손을 흔들었다.
“부인 오셨군요! 요 며칠 안 오셔서 걱정했.... 에?!”
“음..?”
“옆에 있는 사람.... 너 혹시 P냐?”
“아아.... 넌.... 음..... 아! 맨날 대학 도서관에 여자 보러 가던!”
“어이어이어이어이! 그건 다 헛소문이라고! 난 제대로 책 읽으러 갔던 거야!”
“저기... 두 분... 아는 사이세요?”
“에? 아... 뭐... 대학교 시절 어쩌다가 알게 되었어요.”
“딱히 친하거나 그런 건 아니고 얼굴과 이름만 아는 정도야.”
학과도 다르고 동아리도 다른... 그저 건너건너 알게 된 사이일 뿐이다.
“그런데... 도서관에 여자를 보러 간다는 건?”
“우리 학교 도서관은 특이하게도 미인 사서가 있었거든. 그래서 그 사람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자리는 늘 전쟁터였지. 그리고 그곳을 어느 순간부터 독차지하던 게 저 사람.”
“우와....”
“잠깐만요 부인?! 진심으로 깬다는 얼굴 하지 말아주세요?! 전 정말로 책 읽으러 갔을 뿐이라고요! 그 자리가 제일 읽기 편한 자리였을 뿐이라고요!!”
그런 말을 믿어줄 사람은 없었고 결국 1년 쯤 지나자 추방당했지.
“그보다... 부인... 혹시 그 녀석이... 남편인 건가요?”
“아... 네...”
“설마 유리코랑 친해졌다는 북카페 사장이 너라니... 감사해서 손해 봤어....”
*
그 뒤로 조금 악의 없는 말싸움 이후 자리를 잡아 주문을 하고 읽을 책을 찾아 나섰다.
유리코는 찾은 모양이지만 딱히 끌리는 책이 없어서 얼쩡거리다가
우연히 발견한 시호의 그림책인 ‘고양이와 카나리아 시리즈’를 발견해서 읽었다.
1권, 2권은 최근 나오고 있는 신작들에 비하면 문체도 그림도 서투르지만
오히려 그 점이 점점 카나리아에게 마음을 여는 고양이란 느낌을 주어 또 그녀다웠다.
당연하지만 그림책은 소설에 비해 빠르게 읽기 때문에 내가 다 읽은 뒤에도 유리코는 반 가까이 남아있었다.
그 외에 끌리는 책도 없다보니 그냥 유리코가 다 읽는 걸 기다리기로 했다.
슬쩍 유리코를 보고 있자 어른스럽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책을 읽고 있는 그녀는 더 이상 문학소녀가 아니란 것을 새삼 느꼈다...
고 생각하자마자 책에서 반전이 일어났는지 놀라는 표정을 짓다가 또다시 긴장하는 등
책의 흐름이 보일 정도로 휙휙 바뀌는 표정과 정신없이 활자를 쫓는 눈동자가 재밌어서 무심코 계속 쳐다보게 되었다.
그렇게 넋을 놓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자..
“앗..?!”
순간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부끄러운 것인지 책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옆으로 슬쩍 보이는 귀가 빨개져 있다.
괜히 나까지 부끄러워지는 기분이다...
딸랑~딸랑~
그리운 종소리다....
슬쩍 입구를 바라보다 그곳엔 낯익은 여성이 서 있었다.
“저건...”
“아, 후미카씨다! 오랜만에 오셨네.”
그래. 사기사와 후미카. 어느 대기업 프로덕션의 전직 아이돌이자 현 문학 작가.
여기... 저런 사람까지 올 정도의 가게인 건가....
도서관에서 미인이나 보던 녀석이 미인이 찾아오는 도서관(?)을 차리다니....
그녀는 사장이랑 조금 이야기 하더니 우리를 눈치 채곤 사장과 같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오랜만에 뵙네요. 유리코씨와 765의 프로듀서씨.”
“네. 오랜만입니다.”
“오늘은 어쩐 일이세요, 후미카씨? 요즘 바쁘다고 들었는데?”
“겨우 신작이 완성 되어서 한숨 돌리러 왔답니다.”
신작인가...
그녀의 문체는 아름다움과 격렬함을 동시에 담아내는 것으로 많은 이들에게 호평이다.
그 중에는 학생 필독 도서로 선정된 작품도 있을 정도이다.
“아, 그러고 보니 전에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고 말씀하시더니 이젠 이렇게 데이트도 나오실 정도로 호전된 모양이네요.”
“........”
“.......”
“....응? 뭐야 이 분위기?”
나는 그녀의 눈부신 미소로부터 눈을 돌렸다.
유리코도 침묵하는 걸 보니 아마 나처럼 눈을 돌린 모양이다.
내가 말해야 하는 거겠지.
“안타깝지만.... 저희... 이혼하기로 했습니다.”
“에?! 하.. 하지만 아깐 그렇게 사이좋았잖아! 방금 전만 해도 계속 부인 얼굴만 보고 있었으면서!”
“딱히 그녀가 싫어졌다거나... 그런 거 아니야. 그저.... 이제 더 이상 이런 관계를 유지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 거뿐이야.”
내가 그녀를 싫어하게 될 리가 없다. 설령 그녀가 나를 싫어하게 되더라도 내가 그녀를 싫어할 일은 없다.
그러던 중 사기사와씨가 입을 열었다.
“저는 부외자일 뿐이지만 유리코씨는 당신을 정말로 좋아했고, 아니 좋아하고, 거리가 가까워지기를 원했음에도 이제는 포기해버린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그녀는 유리코에게 무언가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그녀에게 그런다고 의미는 없다.
이건 유리코가 잘못한 게 아니니까. 전부 내가 잘못한 거니까.
“어이.”
“뭐.”
“너, 네 아내가 네 이야기를 할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알아? 과거를 이야기 할 땐 행복해 보여. 너를 만났을 때, 너랑 함께 아이돌의 계단을 올랐을 때, 그 정상에 섰을 때, 너랑 둘이 지하에서 살 때, 병원에서 함께 있었을 때, 결혼 했을 때! 그 때까진 그녀의 표정이 그래도 밝아. 그렇지만 그 뒤로 점점 현재로 올수록 그녀의 표정엔 먹구름이 낀다고, 그걸! 네가 알기나 해?”
“......알아. 그 정돈.”
아니 몰랐다.
결혼하기 전에 나를 돌봐주던 시절을 행복하게 받아들이고 있었을 줄은 몰랐다.
“그럼 왜 그녀와 함께 있지 않는 건데... 네가 바쁘단 건 알아. 그녀에게 들은 이야기만 해도 너가 얼마나 중요한 인물인지, 얼마나 바쁠 수밖에 없는지 대충 예상이 가. 그런데 정말 5년이나 되는 세월 동안 이렇게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하루도 없던 거야?!!”
“5년치 긁어모았더니 하루가 생겼고 그게 오늘인 거겠지. 확실히 난 그녀의 남편이지만 그 전에 765프로덕션의 총괄 프로듀서야. 나에게 있어 유리코는 소중하지만, 765는 유리코를 포함해 내 소중한 사람 모두에게 소중한 곳이야. 그리고 새로운 소중한 사람과 지켜야 하는 사람이 생기는 곳이기도 하지. 나는 그곳을 지켜야 해.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라도 내가 없으면 일이 쌓이고 밀리고 넘쳐. 나 혼자 일을 하던 시절이면 내가 빡세게 하면 되었지만 지금은 아니야. 내가 한번 밀리면 뒤로 줄줄이 밀려. 예능계에서 업무에 딜레이가 생기는 건 까딱 잘못하면 파멸로 직행이야.”
“그럼 오늘은 뭔데. 너 쉬고 있잖아.”
“아마 그 만큼 내 비서를 포함해 각 부의 부장들이 힘내주고 있겠지... 다들 나 못지않게 회사에 인생을 바치고 있는데도... 아마 내일 출근하면 3일은 철야로 뛰어야겠지....”
“너무 무리하지 말아주세요.”
어느새 저쪽도 이야기가 끝난 모양이다.
유리코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녀의 언어능력을 생각하면 상당히 흔들렸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안나의 설득마저 듣지 않았으니 이번에도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우선은 그녀의 말에 답을 해야겠지.
“그래.... 영원한 사랑 대신 맹세한 거니까. 지켜야지...”
“영원한 사랑조차 맹세하지 않은 거냐...”
“말했을 텐데. 그녀에 대한 사랑은 변하지 않아. 그저... 그녀만을 사랑할 수 없었던 거지.”
“저도 알고 있었고요. 알면서도... 고른 거니까... 이만 가볼게요. 오랜만에 만나 즐거웠어요. 후미카씨. 사장님도 나중에 또 올게요.”
그렇게 말하고 유리코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도 자리에서 일어나 유리코와 가게 밖을 향하다가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
“앞으로도 유리코랑 잘 지내주라. 카페... 잘 되길 바랄게. 당신도 신작, 잘 팔리길 바랄게요.”
“부디... 유리코씨에게 잘해주세요. 아직... 돌이킬 수 있어요.”
“니가 자꾸 그런 식이면 내가 작정하고 꼬신다?”
나는 사장에겐 손짓으로 꺼지라고 해두고 그녀에게 고개를 숙이고 밖으로 향했다.
뭐... 정말 유리코가 저 녀석과 결혼한다고 하면 아마 난.... 말리지 않겠지.
딸랑~ 딸랑~
“자 그럼... 이제 어디로 갈까?”
“저... 구 765프로덕션 라이브 시어터... 가보고 싶어요.”
“그래.... 그곳까지의 거리를 생각하면 가는 길에 저녁을 먹는 게 좋을 것 같네. 뭐 먹고 싶은 거나 가고 싶은 식당 있어? 기왕 하는 데이트니까 네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자.”
“그러면....”
+1이 어떤 식당에서 뭘 먹을지
+2가 식당에서 할 이야기를 적어주세요.
@ 기본적으로 프로듀서는 단 한 명을 제외하곤 언성을 높이지 않습니다. 그 사람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고요. 특히 자신을 비난 하는 것은 반박은 하되 조용히 받아들입니다. 무엇보다 프로듀서는 자신이 나쁘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저 그럼에도 어쩔 수 없다고 포기하고 있죠.
그것보다 왜 자꾸 내가 서사를 주도하고 있는 건지... 일단 유리코와의 회복의 단초는 심어놨고... 조금 이따가 세리카 루트에도 한번 관계를 변화시켜볼까...
@@그보다 앵커도 달아주세여....
메뉴는 일단 경양식 계열로
“아아... 거기 말이지. 기억해. 아이돌들의 단골집이었고 나도 자주 같이 갔으니까. 그럼 거기로 갈까?”
“네.”
*
그 레스토랑에 도착해 들어가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하려 하자
“어라? 혹시 765의..?”
“아앗! 당신 설마 그 알바생?”
예전에 이곳에 자주 다니면서 얼굴을 알게 된 알바생이 우리를 알아봤다.
아직도 이곳에서 알바 중인 건가?
“후훗... 지금은 점장이라고요? 그보다 정말 오랜만에 오셨네요. 거의 10년만이네요.”
“그러네요. 벌써 그렇게 지났네요. 어때요? 요즘 장사는? 이 주변은 도쿄만 때문에 더 이상의 개발을 금지 당해서 오히려 과거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장소로 유명하잖아요?”
“뭐 그것 덕분에 장사는 잘되지만 증축을 할 수도 없다보니...”
“뭐 그것 때문에 우리도 극장을 비행선, 대형 크루즈, 결국엔 우주정거장으로 만든 거니까.”
“여전히 765는 인기가 엄청나더군요. 저도 이따금 라이브 보러 갑니다. 최근엔 타도코로 아즈사란 애한테 빠졌어요.”
“그건 기쁜 소식이네.”
점장님~ 또 땡땡입니까~!!
“어이쿠, 매니저가 또 시끄럽네. 그래서 주문은요?”
“난 오늘의 추천메뉴.”
“전 늘 먹던 걸로 주세요.”
“라져!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뭐랄까... 저 녀석은 거의 변하지 않았네.
얼굴이 늙은 거 빼고.
“얼굴 빼곤 별로 달라지지 않았죠?”
“그러네. 그 뿐만이 아니라 이 주변 경치도 저 멀리 보이는 건 달라졌지만 근처의 분위기는 예전과 비슷해.”
우리는 저 멀리 보이는 스핑크스와 피라미드(우리 극장이다)를 보며 옛날 생각에 빠졌다.
그렇게 멍하니 과거의 기억을 펼쳐보던 중 어느새 음식이 나왔다.
*
음식을 먹고 있던 중 유리코에게서 무거운 물음이 가볍게 날아왔다.
“그러고 보니 결국 지난 주 일요일에 세리카쨩이랑 무슨 일이 있었던 거에요?”
“크흡..! 콜록! 콜록! 물.. 물.....”
사래 들린 것을 물로 넘기곤 표정 관리를 하고 유리코를 쳐다봤다.
“그건 이미 그 때 안나에게 이야기 한 걸 듣지 않았어?”
“그저 둘이 밀회를 했고 제가 건 전화를 세리카쨩이 받았다는 이야기뿐이었잖아요. 전 조금 더 상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은 거예요.”
“상세한 이야기라.... 그렇게 말해도 말이지...”
슬쩍 유리코를 흘겨보자 도저히 빠져나갈 수 있을 눈빛이 아니었다.
별 수 없나....
“춤.”
“춤?”
“춤 췄어.”
“에? 추.. 춤을 췄어요?”
“그래. 그 사교파티 같은데서 남녀가 추는 춤 있잖아. 그거.”
“아... 그거요.... 음...”
“왜?”
“조금 부럽네요...”
“그래?”
“네. 단둘이 댄스라니... 애초에 매달 단둘이 데이트라니... 저도 5년 만에 하는 건데...!”
그녀의 얼굴에 분노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대로 넘어갈 수...
“그럼 저랑 전화 했을 때는 뭐하던 거예요?”
없었다.
“그 땐 저녁 먹고 쉬던 참이었지.”
“저랑 전화하면서 자꾸 어디 부딪혔다고 하셨죠?”
“응. 그랬지.”
“하지만 부딪히는 소리는 나지 않았어요. 진실을 가르쳐 주세요.”
“그냥... 나를 간지럽혔어. 너랑 대화하는 걸 방해하기 위해선지.”
“가... 간지럼이요? 고작 그거에요?”
“그럼 넌 뭐라 생각했는데?”
“그야... 그... 에... 사... 상스러운 짓을...”
“뭐... 네가 그렇게 생각하도록 하는 게 그녀가 노린 걸지도 모르겠네.”
30살이 되어서도 퓨어한 반응이네...
뭐 아마 유리코의 상상보다 상스러운 짓을 한 거지만...
데이트에서 다른 여성의 이야기를 길게 해서 그녀를 화나게 할 수는 없지.
“제가 착각하도록 유도한 거라고요?”
“착각까지는 아니어도 내가 세리카와 만나는 것에 네가 의구심을 가지게 하는 게 목적이었을지도 모르지. 그걸 통해 나와 네 사이가 멀어지기를 바란 걸지도 모르고. 뭐 만약 정말로 그걸 노리던 거면 그녀는 성공한 거겠네.”
“그렇..군요....”
그 후 식사를 마친 우리는 시어터로 향했다.
+3까지 극장에서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부끄럽기도 하고 해서 잠시 유리코를 쉬게 하고 나온 프로듀서. 자리를 비워주었던 후타미 자매에게 조언을 받는다.
아무래도 내 예상보다도 훨씬 많은 사람들이 나와 유리코의 관계를 걱정하고 있던 모양이다.
그야 그럴 수밖에. 누가 봐도 우리의 관계는...
@ 다음주에는 '두 사람만의 라이브' 앵커를 준비해야 하겠네요...
공상문학소녀 - 러브스토리는 오늘도 픽션인 채
의미가 다르게 들리지만 기분 탓입니다
부끄럽기도 하고 해서 잠시 유리코를 쉬게 하고 나온 프로듀서. 에서 그녀에게 사랑은 아니지만 적잖이 두근거림을 느끼는 자신에 대한 자조.
“지난주에 신입환영 파티 덕분에 더럽지는 않을 거야. 먼지도 거의 없고.”
“그러게요. 좀 더 낡고 먼지투성이인 곳일 것 같았는데. 꽤 관리가 잘 되고 있네요.”
이래봬도 물도 나오고 전기도 나온다.
구극장이지 폐극장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나 역시 이곳을 폐쇄하는데 거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저... 스테이지로 가보고 싶어요.”
“그래. 먼저 가. 난 전기 올리고 갈게.”
유리코를 스테이지로 보내고 옛 기억을 더듬어 두꺼비집을 찾아 전기를 올린 뒤 스테이지로 향했다.
스테이지 뒤로 가자 유리코는 무대 위에서 객석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때, 오랜만에 서보는 스테이지는?”
“그리우면서도 살짝 신선하네요. 아무도 없는 스테이지라는 건.”
“그래.”
“처음 이곳에 섰을 땐 채 백 명도 수용하기 힘든 극장 아니 텐트였었는데... 지금은 10만명이나 수용할 수 있는 대극장이 되어버렸고... 결국엔 100만명의 관객을 맞이한 라이브까지....”
“뭐... 나도 사장이 입사 직후 신입인 나에게 그런 어처구니없는 플랜을 제시했을 땐 어이가 없었지. 뭐 결국 저질러 버렸지만....”
정말 그 땐 그냥 때려치고 나오고 싶은 마음이 솟아났었지...
그 때 선배의 ‘한 번 들어온 제물은 놓치지 않아’란 얼굴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
“입사 직후의 프로듀서씨인가.... 그러면 절 스카우트 했을 땐 입사하고 어느 정도 지난 뒤였어요?”
“응? 음... 뭐 일단 오디션을 여러 번 한 뒤였으니 좀 지났었겠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널 찾았던 때가 오디션에서도 좋은 애가 별로 안 나오고 스카우트도 잘 안 돼서 인원 모집에 급급하던 시절 이었으니... 두 달쯤 지난 시기인가?”
“인원모집에 급급.... 혹시 저는 급해서 적당히 뽑았던 건가요?”
“음.... 뭐 일단 네가 있던 학교에서 네가 제일 귀여웠던 게 너에게 눈을 들인 첫 번째 이유인 건 사실이지... 그렇지만 역시 널 고른 이유는 네가 책을 읽는 모습이, 책에 대해 남에게 이야기 하는 모습이 매력적이라 느껴서 말을 걸었던 거니까.”
“에? 하지만 전 결국 그 책을 전파하는데 실패했는걸요?”
“응. 그랬지. 좋아하는 것을 즐기고, 그 즐거움을 남과 공유하고 싶어하지만 잘 안 됐지. 그래도 넌 포기하지 않았잖아? 어떻게 해야 남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지, 남이 즐겁다고 느낄지 열심히 생각했고 고민했잖아? 그 모습을 보고 고른 거야. 뭐 사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팅 하고 온 거지.”
“우우.... 왜 예전에 저를 선택했냐고 물어봤을 때 말을 흐렸는지 알 것 같네요. 결국 제 모습을 계속 관찰하고 계셨던 거잖아요... 부끄러워....”
“무엇보다 오디션이 아닌 스카우트로 고른 첫 번째 아이돌이었으니까. 네 덕분에 어떤 느낌의 상대를 스카우트 해야 할지 감이 생겼고 그 결과 대성공이었으니까. 그런 의미에선 내가 너에게 도움을 받은 건 그 때가 맨 처음이려나.”
“으읏....”
유리코는 부끄러운지 계속 얼굴을 숙이고 있다.
무대 위에서 보이는 경치는 설령 이곳이 아무리 크더라도 맨 뒤까지 보이고 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스테이지에 온 건 오랜만이구나.
요즘엔 극장 관련 일은 전부 부하 직원들이 하고 있으니 거의 올 일이 없었지.
예전엔 정기 공연, 생일 공연 등으로 한 달에 몇 번이고 왔었는데....
“저기...”
옛생각에 잠겨 있자 유리코가 내 소매를 잡았다.
“이곳의 홀... 분명 파티장으로 쓰이고 있죠?”
“그렇지. 작은 무대까지 만들어서는 본격적인 파티장으로 만들었지.”
“그럼.... 저랑 그곳에서.... 춤... 추시면 안 되나요?”
“춤? 아아.... 하아... 정말이지... 먼저 가 있어. 금방 따라갈게.”
“아... 네. 기다리고 있을 게요.”
어디보자.... 파티장 조명은 어디서 조작했더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네....
*
준비를 마치고 회장에 가자 중앙에 유리코가 기다리고 있었다.
음악을 틀고 조명을 어둡게 하고 다홍색으로 바꾼 뒤 그녀에게 다가가 한손을 내밀며
“저와 한곡 추시지 않겠습니까?”
“읏?!....네..!”
한손은 유리코와 맞잡고 다른 한 손은 유리코의 허리에 살며시 둘렀다.
그리곤 유리코의 얼굴을 보고 천천히 발을 움직이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어때? 할 수 있겠어?”
“네... 자신은 없지만 따라가 볼게요!”
자신이 없다고 말했으면서 그녀의 스텝은 금세 음악을 따라 움직였다.
그래도 녹슬지 않았다... 라기 보단 분명 그녀가 녹슬지 않게 한 것이겠지.
아무도 없는 파티장에서 단 둘이 춤을 춘다는 것..... 나쁘지 않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나도 모르게 표정이 풀리고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러자...
“엣?!...앗! 꺄앗!?”
“유리코?!”
유리코가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
간신히 붙잡는 데 성공은 했다만...
“으읏...!”
“이거 아무래도 삔 것 같네... 걸을 수 있겠어?”
“괜찮아...아앗?!!”
억지로 일어나려는 그녀였지만 결국 다시 넘어지고 말았다.
“후우... 별 수 없지. 자, 업혀.”
“엣!?”
“의무실까지 데려갈 테니까 업혀.”
“네,넷!!”
유리코는 내 등에 살며시 올라와 몸을 기댔다.
등이 따뜻해진다.
그녀를 업고 일어섰는데....
“가벼워... 유리코 너 제대로 먹고 다니는 거야?”
“엣? 후훗....”
“응? 왜 웃는 거야?”
“아뇨. 예전에도 똑같은 일이 있었거든요. 제가 실수로 발을 삐어서 프로듀서씨가 업어주시고.. 그리고 저보고 잘 먹고 다니라고 하셨던 것까지...”
“그런 일이 있었던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그 뒤로 프로듀서씨는 여러모로 변하긴 했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은 부분도 남아있네요.”
그렇게 말하고 유리코는 자신의 얼굴을 내 등에 묻었다.
그렇지만 난 딱히 변하지 않았다.
15년 전과 지금의 나 둘 다... 언제까지고 너희들의 프로듀서일 뿐이다.
*
의무실에서 파스를 뿌리고 붕대를 찾아 그녀에게 감아주고 있자 유리코가 물어왔다.
“그 파스랑 붕대... 써도 되는 거예요? 썩은 거 아니에요?”
“걱정 마. 지난주 파티에서 어떤 멍청이가 2층에서 1층으로 점프했다가 삐끗했거든. 그래서 새 붕대와 파스를 사무소에서 가져왔었어.”
“그 사람... 괜찮아요?”
“몰라. 병결 쓰고 안 나오고 있어.”
잡담을 멈추고 붕대를 감는데 집중한다.
유리코의 발은 아이돌 시절 생긴 굳은살을 제외하곤 30이란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다.
이런 곳까지 관리를 게을리 하지 않은 거겠지.
붕대를 감고 마지막으로 테이프로 고정시킨다.
다 끝나서 유리코를 올려다보자...
“자, 다 됐... 윽?!”
“꺗!?”
유리코의 얼굴이 바로 앞에 놓여 있었다.
깨끗한 피부에 상기된 듯 붉은 볼, 그리고 무엇보다 반짝이는 녹색 눈동자에 눈을 사로잡혔다.
한순간 서로를 바라보다 결국 서로 부끄러워서 얼굴을 돌려버렸다.
아무래도 상체를 앞으로 숙이고 발을 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럼 나는 차를 바로 앞까지 옮기고 올게. 잠깐 쉬고 있어.”
“아. 네!”
괜히 분위기 어색해지기 전에 의무실을 빠져나왔다.
아침에 안나에게 이제 와서라고 말해 놓고...
나야말로 이제 와서 이게 뭐하는 건지...
이미 다 끝났는데.
이제야 그녀를 해방시켜주게 되었는데.
허튼 생각은 접어두고 차에나 가자.
*
유리코를 업어 차에 옮기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해서 그녀를 그녀의 방 침대에 앉혔다.
그러고 보니.... 유리코 방에 들어온 건 처음이다.
침대 옆에 VR기기가 놓여있고 벽 두 개를 책장이 꽉 메우고 있다.
잘 보니 그 중엔 아이돌 시절의 앨범이나 드라마, 영화 등도 꽂혀 있다.
책상 위에도 아이돌 시절의 사진이 잔뜩 붙어 있다.
“그럼 난 내 방에 일하러 갈 테니까 넌 쉬고 있어.”
“엣?! 이... 일하시게요..?”
“응. 이제부터 한창 바쁜 시기잖아?”
“아... 골든위크....”
“그래. 일반적인 회사라던지는 쉬더라도 우리는 쉴 수가 없지. 오히려 더 바쁘지. 라이브도 있고. 높으신 분들도 만나야 하고. 게다가 5월이 시작하니 매월 있는 대주주회의에 쓸 자료들 올라온 것도 정리하고 준비해야 하고, 오늘 쉰만큼 내일은 정신없겠지. 원래 일요일엔 누군가를 만나는 예정이 있지만... 이번주는 넘어가야겠네.”
“저기....”
“응?”
1~79: 네. 힘내세요.
80~89: 적어도 제 옆에서 하지 않으실래요?
90~99: 오늘만큼은 저에게만 신경 써주세요.
100: ....훗
+3까지 가장 높은 값으로 갑니다.
“그래...”
그걸로 오늘 우리의 대화는 끝났다.
*
다음날
일요일이지만 오늘은 틀림없이 전쟁이다.
아침을 먹고 회사에 나가서 사무실에 들어가서 업무를 확인한 결과.
오늘은 딴 짓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당장 내일부터 시작하는 골든위크 덕분에 정신이 없다.
게다가 내일은 5월의 대주주총회의 날...
올라와 있는 각 부서별 보고서를 정리하고 추출해서 내일 발표 준비까지...
원래는 주말 2일에 걸쳐 하는 일을 오늘 안에 처리해야 한다.
솔직히 오늘 집에 들어갈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다.
다행히 어제 밤에 어느 정도 업무를 해 둔 것이 위안이다.
보아하니 어제 내가 없던 것에 타격을 받은 사람들이 꽤 있는 모양이다.
거의 모든 직원이 출근을 마친 상태였다.
요즘 시대, 가택근무로도 충분히 떼울 수 있는 상황인데도 전원 출근이란 것은
지금 상당히 위험하다는 증거이다.
바로 전 부서를 불러다가 회의를 시작하다.
결국 본래 예정 되어 있던 미나세님과의 만남(이벤트)은 캔슬.
타카츠키 자매는 지하에서 그럭저럭 살고 있는 듯하다.
어느새 유희거리도 생겼다고 하고 처음 보는 경호원들도 생겨났고.
결국 하루 종일 책상에서 엉덩이를 떼지 못했고 점심도 저녁도 거른 채 일에만 전념한 결과.
훌륭하게 새벽 3시에 업무를 마칠 수 있었다.
지금부터 집에 가면 4시 정도고... 씻고 뭐하는 시간 따지면 2시간 반은 잘 수 있으니....
그냥 여기서 자는 게 나을 것 같네.
예비 양복도 가져다 뒀으니 그냥 회사에서 자기로 했다.
*
5월의 첫 월요일 아침이 되었다.
씻고 옷을 바꿔 입은 뒤 젤리를 들이키고 회의 준비를 한다.
사실 대주주는 미나세님과 세리카님, 나랑 사장뿐이고 나머진 제대로 된 발언력도 없다.
그 중에 3%이상 지분을 가진 사람도 없으니 사실상 4명의 회의라고 해도 될 정도다.
.
.
+2까지 회의 중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 설마 주말 종일 데이트라는 벨붕 이벤트를 그냥 드릴 리가 없잖아요? 그리고 3번의 주말입니다.
일그러진 정의의 사도가 아쳐 루트 (결국 끝까지 모두를 위해 자신마저 잘라내는)를 갈지 Heaven's Feel 루트 (단 한 사람만을 위해 이상도 꿈도 버리고 그녀를 지키는)를 갈지 아니라면... 그 외의 루트를...
그 원인은 당연히...
“전 그 의견에 반대합니다.”
“하코자키님... 또...입니까.”
“네. 오늘 프로듀서씨의 상태가 많이 안 좋으신 것 같네요. 아까부터 영 좋은 의견이 나오질 않고 있지 않습니까. 회의 직전에 다른 일에 한눈을 파신 게 독이 된 것 같네요.”
세리카님의 노골적인 반대다.
아무래도 그저께 일을 상당히 마음에 두고 있는 모양이다.
오늘 내가 낸 제안은 모조리 그녀가 반대하고 있다.
그나마 위안인 것은...
“잠깐, 하코자키씨? 아까부터 그의 의견에만 집중적으로 반대를 하는 것 같은데. 우리 중에서 당신 혼자서만 반대하고 있는 거 알아? 그에게 무슨 감정이 생긴 건지는 모르겠지만 공과 사는 구분해 주지 않겠어? 아, 나는 찬성할게.”
“나야 물론 언제나 자네의 의견에 찬성이지. 그대들은 어떤가?”
“저도 찬성입니다.”
“저도 상관 없습니다.”
이렇게 미나세님이 어느 정도 보호를 해주신다는 점이다.
다만 두 사람이 아까부터 말싸움이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VR 미팅이 아니었다면 진작 몸싸움이 났을 것만 같다.
다행히 아무리 세리카가 용을 써도 3할의 지분인 그녀만의 반대론 내 의견이 묵살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나랑 사장, 미나세님의 세 명의 찬성만으로도 과반이 넘어가기에 결정 자체엔 문제가 없다만...
문제는 그녀의 심기를 필요 이상으로 건드려선 곤란하다는 점이다.
만약 그녀가 홧김에라도 3할의 지분을 판매했다가 잘못 걸리면 그게 더 위험하다.
애초에 3할이나 되는 지분을 독식한 주주의 의견은 결코 흘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크윽.... 미나세님이야 말로 아까부터 필요 이상으로 그를 감싸고 도는 것 같은데 설마 반하기라도 하신 건가요?”
“하아? 내가 이런 우중충한 아저씨에게 반할 리가 없잖아?! 난 어디까지나 실리를 따졌을 때 그의 제안이 합리적이라 생각해서 찬성할 뿐이야.”
또 하나의 문제점은...
“끄응... 오늘 분위기가 영...”
“네... 결국 분열되는 걸까요...”
“슬슬 물러날 때인가...”
이곳이 진짜로 그들만이 있는 곳이 아니란 거다.
나랑 사장, 미나세, 하코자키만이 이곳에 있는 거라면 별 문제가 없지만
다른 주주들에게까지 나쁜 인상을 심어주는 것은 좋지 않다.
“아... 정말! 뭐에요! 이봐요 프로듀서씨! 어차피 이곳에서의 찬반은 결국 하코자키와 미나세의 대결로 이어지는 경우가 태반인데 이참에 확실히 하세요. 미나세와 하코자키, 당신은 어느 편인 거죠!!”
“하아? 갑자기 또 무슨 소리야! 난 그저 우리에게 이익이 되는 길을 선택할 뿐이라고. 거기서 가문 싸움이 왜 나오는 건데!”
“자아, 두 사람 다 잠깐만 기다리게. 오늘 둘이 너무 화만 내는 군. 그러다간 금방 늙어버릴 걸세. 머리 좀 식히게나.”
“사장(님)은 조용히 해!”
“너무해!?”
설마 이 콩트를 이딴 식으로 다시 보게 될 줄이야.....
하지만 이 이상 과열되는 것은 아무리 그래도 좋지 않아.
나는 옆에 서 있던 리오에게 눈짓을 보냈다.
“자, 두 분 모두 머리에 너무 피가 몰리신 것 같네요. 마침 시간도 곧 점심시간이 되어가니 회의는 잠시 중단하고 식사를 마친 뒤 1시 반부터 재개하는 걸로 하죠. 다른 분들도 스케줄 괜찮으신가요?”
“그래. 알겠네. 이따가 보지.”
“흐음... 뭐 괜찮을 것 같네요. 그럼 이따가 재접속 하죠.”
“전 시간이 안 되니 기권처리 해 주세요.”
그렇게 말하고는 다들 접속을 끊었다.
나도 접속을 끊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밖에서 리오가 들어왔다.
“오늘은 재난이네~ 이오리쨩이랑 세리카쨩... 엄청난 기세였어....”
“하아... 하루 쉬었더니 일은 쌓이지, 주주에겐 찍히지.... 무슨 업보야 이게....”
“그나저나 어쩔 생각이야? 저대로 둘 수도 없잖아.”
그러게나 말이다....
그러던 중 미나세님에게서 홀로캐스트가 들어왔다.
[휴우.... 오늘 세리카가 폭주할 건 대충 예상은 했지만 심각하네]
“그러게. 너무 그녀의 심기를 거스를 수도 없고... 프로듀서군 좋은 생각 있어?”
“있으면 참 좋을 텐데... 일단 1:1 VR 미팅이라도 해서 설득을 해야 하나...”
[지금 그 애가 당신 말을 들을 것 같지는 않은데]
“일단 하는 만큼이라도 해 봐야죠.”
“뭐... 그 애가 좋아할 만한 조건이라도 제시해 보는 건 어때?”
“거래를 하라는 건가.... 생각해 볼게.”
“그런데 지금 가려고? 밥은?”
“괜찮아. 한 끼 안 먹는다고 안 죽어.”
“어제도 밥 안 먹었잖아.”
“어제? 아침 먹었어.”
“오늘 아침은?”
“.....젤리.”
“하아.... 잠깐 기다려봐.”
리오는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가 금방 다시 들어와서는 내게 작은 상자를 건넸다.
“이건?”
“내 도시락. 줄 테니까 얼른 먹고 만나러 가.”
“에? 하지만 그러면 너는?”
“나는 사 먹으면 돼. 적당히 우동이나 먹지 뭘.”
“미안하네....”
“뭐 지난번에 사준 점심에 대한 답례란 걸로 해둬. 그럼 난 먼저 갈게. 열심히 해.”
[토요일날 아내랑 데이트 하느라 바람 맞은 여성을 설득하기 전에 미인 비서에게 도시락을 받아먹는 모습이라니...]
“쓰레기란 자각은 있지만 그렇게 들으니 정말 심각하네....”
[뭐 우리 집에도 그런 쓰레기가 있으니 별 신경 안 써.]
“....”
[그럼 나도 이만 들어가 볼게. 이따 다시 보자고.]
“네.”
그리고 미나세님도 전화를 끊었다.
도시락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튼실한 도시락이다.
리오의 분량인 만큼 조금 적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오늘은 넘길 수 있을 것 같다.
“맛있다....”
맛도 상상 이상으로 좋았다.
*
세리카님께 VR미팅으로 만나자고 하니 알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녀의 미팅룸으로 다이브 하자 그곳은 밤하늘에 별이 수놓인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그리고 그 중간에 밤하늘보다 어두운 얼굴의 세리카가 기다리고 있었다.
+2까지 세리카를 어떻게 구슬릴지 정해주세요.
@ 이게 안된다면 다른앵커를 생각한게 있긴한데... 유리코한테 너무 불리한데... 혹시 나중에 세리카를 곤란하게할 앵커를 적어도되나요?..
“그건.....”
“이오리씨가 먼저 불렀다고 했지만 그건 거짓말. 프로듀서씨... 유리코씨랑 데이트... 하셨죠. 유원지... 카페.... 시어터까지.... 즐거우셨나요?”
감시당하고 있었던 건가....
뭐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세리카님. 들어주세요. 저 유리코랑 이혼하기로 했어요.”
“....에?”
“이미 서류도 다 냈고 1달 동안의 숙려기간 중이에요.”
“하.. 하지만 당장 그저께 데이트를..!”
“네. 이혼하기 전, 처음이자 마지막 데이트라는 걸로...”
그녀의 얼굴에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좋아. 이대로 가면 괜찮겠어.
“그러면 두 분은 정말 1달 뒤에...”
“네. 저도 유리코도 홀몸이 되겠죠.”
“...... 알겠어요. 오늘은 그 정보를 알게 된 걸로 넘어가 드리죠.”
라고 말하지만 그녀의 얼굴은 명백히 밝아져 있다.
다행히 넘어가 준 것 같다.
이혼 했다고 해서 내가 다시 결혼할 생각을 할 리가 있을지는 지금의 나는 모르는 일이지만.
*
그 이후 오후의 회의에선 세리카가 폭주하지 않고 원만하게 넘어갔고
5월의 방침이나 계획 등이 순조롭게 정해졌다.
회의를 끝내고 다시 모든 부서와 회의를 거치고 외부 업체와의 회의까지 마치자
이미 시계바늘은 밤 10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오늘도 집에 가기는 글렀다.
회의가 예상 이상으로 길어지는 바람에 어제 마저 처리 못하고 미뤘던 일들과 오늘 들어온 일들의 처리가 되어 있지 않다.
결국 오늘도 회사에서 숙박. 유리코에겐 못 들어간다고 연락을 했다.
자, 내일은 이번 주말에 있을 라이브를 위해 준비 중인 각 부서를 돌아야 한다.
내일도 정신없겠네....
*
자, 우선 아침엔 아이돌부인가. 뭐 요즘엔 가수, 배우, 예능인 등으로 다양해졌지만...
솔직히 옛 담당 아이돌이 너무 많아서 조금 꺼려지는 곳이다.
다른 길을 떠난 안나, 미치코 같은 애들보다 얼굴 보기가 껄끄럽다.
이번에 만나는 건 부장인 코노미씨랑 VO DA VI의 탑인 키사라기, 키쿠치, 하기와라에
보컬 트레이너인 카오리씨, 댄스 트레이너인 아유무, 비주얼 트레이너인 메구미....
그리고 +3까지의 예전 담당 아이돌인가.... 어렵다....
+3까지 아이돌을 적고 주사위를 굴려주세요. 각 아이돌의 인생굴곡입니다. 그리고 순서대로 콤마가 각 트레이너들의 인생굴곡입니다.
@ 누가 나와도 별 문제 없어요. 아이돌 외의 활동을 할 수도 있는 거고, 성우도 배우도 개그맨조차 라이브를 하는데 뭐 어때요.
@@ 세리카는 일단 누구도 유리하거나 불리하거나 없게 했어요. 너무 복잡해지기도 하고....
@100이 왜 이렇게 많이...
@ 아이고 이쿠야 미안해.. 1이 모자랐다아...
이쿠 99/ 츠무기 100/ 츠바사 52인가.
사실 100외의 짝수면 기혼. 1외의 홀수면 미혼이란 설정도 있긴 한데.... 아유무(34)은 그렇다 쳐도 츠바사(29)은 좀 어린가? 적절한가? 아 유리커 25에 결혼했었지...
@@ 코노미 체크 깜빡했네여. +1 주사위 굴려주세요
사실 아이돌부라 해도 그냥 일이 없거나 스케줄 중간에 빈 시간이 있는 아이돌이 쉬는 공간의 의미가 크기는 하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어머, 프로듀서. 왔구나. 리오도 안녕~”
“안녕하세요. 코노미씨.”
“안녕, 코노미 언니.”
코노미씨와 인사를 나누고 주변을 둘러보자 소파에는 키사라기랑 하기와라, 키쿠치가 보였다.
나는 그들에게 가볍고 목례를 하고 다시 주변을 살폈지만 다른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츠무기랑 이쿠, 츠바사에 트레이너분들은 아직 안 오셨나요?”
“세 명 다 지금은 아침 레슨 중이야. 슬슬 트레이너들이랑 같이 오겠지.”
“전원의 스케줄을 머릿속에 전부 넣고 다니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세월...”
““프로듀서(군). 그 이상은 말하면 안 된다고?””
“죄송합니다...”
띵
그 순간 뒤에서 엘리베이터가 도착했고 그 안에서 6명의 여성이 내렸다.
“어라, 프로듀서씨~! 안녕하세요~!”
“아, 진짜다! 안녕 프로듀서!”
“안녕하신가요.”
츠바사 이쿠 츠무기 순서대로 활기찬 인사를 보내며 내렸고 그 뒤로
“벌써 와 계셨군요.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
“아, 미안. 좀 늦었나?”
“읏.... 안녕... 프로듀서....”
카오리씨와 아유무, 그리고 그 뒤에 메구미가 숨어서 내렸다.
“메구미. 힘들면 굳이 얼굴 보고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으응.... 다른 사람은 몰라도... 프로듀서까지 피하긴... 싫으니까...”
“그래....”
정말.... 처음 만났을 때의 하기와라를 보는 느낌이다. 어쩔 수 없는 거겠지만...
“자, 다 모인 것 같으니 라이브에 대한 마지막 점검! 이라곤 해도 사실 할 게 없으니 적당히 떠들면 돼. 웬만한 일은 미리 다 준비가 끝났으니까.”
분위기가 난감해지려 하자 코노미씨가 빠르게 화제를 전환시켜 주었다.
사실 내가 오늘 이렇게 돌아다니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는 이유가 그것이다.
굳이 내가 이제 와서 돌아다니지 않아도 이미 지시는 다 내렸고 보고도 다 올라왔다.
차라리 프로듀서나 스테이지, 연출 쪽이라면 몰라도 아이돌들과 회의를 할 이유는 크게 없다.
그래서 결국엔 다과회가 되어버리는 것이 일상이다.
뭐 좀 껄끄럽기는 해도 그녀들과 여유롭게 대화할 수 있다는 건 싫지 않다.
예나 지금이나 그런 시간은 많지 않았으니....
+3까지 이들이 할 이야기나 있을 일 등을 적어주세요. 사람도 많고 시간도 많으니 팍팍 해주세요.
@ 코노미, 아유무, 츠바사는 기혼입니다. 아유무의 경우 결혼생활은 아마 평탄치는 않겠죠. 메구미는.... 사실 이게 설정상 52명 모두 A~S랭 아이돌을 찍었기 때문에... 정상에서 지옥 밑바닥까지 떨어졌다가 프로듀서가 주워서 자리를 줬다는 걸로.... 사실 7이면 길바닥에 굴러다니는 수준이라....
츠바사 설정 | 아이돌로서는 전성기 선배들 만큼이나 성공적이지만 다른 것들은 좀...
@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역시 이런 제가 다이스를 굴리면 안 되는 거였는데
애초에 할 일 자체가 거의 없고 준비는 거의 다 마쳤으니...
결국 다과회가 시작되고 벌써 1시간 째 수다가 이어지고 있다.
난 딱히 대화에 끼지 않고 듣고만 있지만 가끔은 이런 것도 좋다.
“그러고 보니 츠무기쨩 이번에 또 새로운 CF 들어왔다고 하던데 어떻게 됐어?”
“아, 네. 어제 막 촬영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제 머리스타일 스킨이란 걸 홍보하는 것은 꽤나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머리스타일 스킨인가... 내 머리스타일은 디폴트 스킨이라 그런 것도 없는데.... 부럽다...”
“어머, 이쿠쨩도 다양한 CF 갖고 있잖니. 이번 신곡도 잘 되고 있고.”
“그치만 츠무기 언니의 신곡은 벌써 15주 연속 오리콘 1위라고?”
코노미씨의 화제 전환을 시작으로 이쿠의 부러움과 그런 이쿠를 격려하는 카오리씨.
그나저나 벌써 15주 연속인 건가. 잘하면 대기록이 나오겠는걸.
“그러네. 765의 가희 자리를 뺏긴 건 아쉽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겠는 걸?”
“그런?! 내... 내는...”
“아, 츠무기쨩 저번에 했던 드라마도 엄청 호평이었지. 우우... 연기라면 자신 있었는데 앞질러졌어...”
“에엣?! 저... 이제 그만...”
“그러고 보면 프로듀서군. 이번에 새로 들어온 투자자가 츠무기쨩네 회사였지?”
“응. 시작하자마자 2%로 시작하고 있어. 다른 소유자들이 워낙 커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본 최대의 전통복 업체가 뒤를 봐주는 건 좋은 일이지.”
“우우.... 이, 이제 그만....”
키사라기, 하기와라에 리오의 어시를 받은 나로 3연타를 받고 츠무기는 리타이어 했다만
아유무랑 츠바사, 코노미씨는 아직 할 이야기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츠무기쨩? 이제 32인데 연애는 어떻게 할 생각이야? 누구 만나는 사람 있어? 결혼은? 츠무기쨩이라면 원하는 남자는 골라 먹을 수 있을 텐데~”
“겨... 결혼?! 내... 내게는 좀... 이르다...”
“에엣!? 저 29이지만 이미 결혼 했다고요?!”
“그래~ 나도 34이지만 이미 결혼 했는데 츠무기, 지금부터 연애하고 결혼하면 내 나이는 넘길지도 모른다고?”
“으읏... 그치만...”
지금 츠무기의 눈동자가 나를 향한 기분이 들지만 기분 탓일 거다.
““저기, 결혼 이야기는 안 하면 안 될까?””
“ㄴ..네...”
결국 리오와 카오리씨의 회심의 미소로 츠무기의 결혼 이야기는 끝났다.
다른 건 몰라도 그녀의 결혼 소식은 일본 국민의 1/3 이상의 가슴에 구멍을 뚫겠지.
그나저나 아까부터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는 메구미가 신경 쓰인다.
애초에 길에서 헤메던 그녀를 이곳으로 데리고 온지 아직 반년도 안 지났다.
그리 쉽게 나을 것이란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아까부터 나를 시야에 넣지 않으려 한다.
일단 내가 한 번 자리를 나와 볼까.
“난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
*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나오자 문 앞에서 츠바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무슨 일 있어?”
“으응. 아까 그 흐름에서 결혼 관련으로 상담을 받으려 했더니 막혀버려서~ 1:1 상담.”
“아... 남편이 투병을 했다고 했지.”
“응... 나 지난달에 세계 투어 했었잖아요? 그 때 딱 앓아누워서.... 제가 아내로써 제대로 보살피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싶어서 불안해요.... 안 그래도 세계 투어 하는 거에 남편은 걱정 많이 했었는데...”
그녀의 남편은 한창 그녀의 투어가 진행 중일 도중 쓰러졌다.
다행히 심각한 병은 아니었지만 투어 일정상 츠바사는 그가 쓰러지고 10일이나 지나서야 일본에 도착했었다.
“게다가 결혼 하고는 노래나 라이브도 하고는 있지만 특히 모델 활동이 주류가 되었고 때때로 국내외로 출장 가서 일하기도 하다가 이렇게 되니까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에요....”
내가 이것에 대해 뭐라고 할 자격이 있으려나....
지금의 난 최악의 결과를 맞이한 그녀인데....
그래도 난 이 상담에 철가면을 쓰고 응해야 한다.
“그래도 말이야. 츠바사. 가족의 건강관리는 확실히 중요해. 하지만 자신의 건강관리는 사회인의 기본이라고? 츠바사만 잘못한 게 아니야. 애초에 넌 이 일이 하고 싶어서 하는 거잖아? 그리고 그건 남편도 응원해 주고 있는 부분이고.”
“네... 제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다고 해 줬어요.”
“그러면 분명 그도 네가 자신 때문에 원하는 걸 못하게 되는 걸 바라지 않을 거야. 그리고 세계 투어 역시 너를 걱정한 것일 테고.”
“하지만 남편이랑 함께 있는 것도 제가 하고 싶은 일 중 하나인데... 예능 일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못 만나는 경우가 종종 생겨서.... 남편은 남편대로 일이 있고... 코노미 언니는 이미 애까지 있는데...”
그 마음.... 어느 정도 알지.
그저 난 종종이 아니라 늘 이란 점이 다르지만.
그럼 이제부터 최대한 뻔뻔하게 나아가서 되는대로 지껄여 보자!
“일단 코노미씨랑 비교하기엔 나이 차이가 좀 많이 나지 않을까... 그리고 코노미씨는 현재 예능일보단 회사 내에서 일하는 게 대부분이고. 그런데 나라면 아내에겐 즐거운 일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거라 봐. 물론 네 말대로 조금 못 만나거나 그래서 소홀함을 느낄 수도 있겠지. 근데 그러면 그 못 본 만큼 볼 때 충실한 시간을 보내면 되지 않을까? 양이 안 되면 질로 승부 해야지.”
내가 지금 뭐래는 거니.
그게 어디 말처럼 쉽나.
내가 제일 잘 알면서...
하지만 이 애라면 해낼 수 있겠지.
“그렇구나... 역시 프로듀서씨에게 물어본 게 정답이었네요! 그럼 돌아가요!”
츠바사와 다시 자리로 돌아가는데 메구미가 약간이나마 웃음을 띄고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없을 땐 그래도 대화에 끼는 것 같다.
다행이다.
슬쩍 메구미에게 메일을 보냈다.
“내가 어려우면 딱히 무리할 필요 없어. 내 쪽에서 널 피할 일은 절대로 없으니까 네가 준비가 되었을 때 언제든 찾아오도록 해. 난 널 해치지 않아. 절대로.”
[응.... 고마워...]
예전엔 메일도 좀 더 화려했었는데...
뭐 어쩔 수 없나.
자리로 돌아가다가 이미 시간이 12시가 다 되어 가는 걸 보고 이만 빠지기로 했다.
“그럼 난 슬슬 돌아가 볼게. 다들 점심 맛있게 먹어.”
“어? 프로듀서씨도 같이 먹자?”
“아냐. 난 아직 할 일이 있어서...”
“프로듀서군? 어제 점심 이후로 뭐 먹은 거 있어?”
“...............................................................................................................커피”
“얘들아. 잡아.”
결국 점심도 같이 먹게 되었다.
+3까지 점심 먹으면서 할 이야기 적어주세요.
멤버는 코노미 카오리 리오 치하야 유키호 마코토 츠무기 츠바사 이쿠 메구미 인데 너무 많으니 적당히 AS는 빼도 되고, 안 빼도 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