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있지, 유리코씨... 라멘...유명한 데라면, 이치란이나 라멘지로... 아니었어...?
유리코 "아무래도, 그런 붐비는 곳은 부담스러울테니까."
...뭐, 틀린 말은 아니다. 이제 슬슬 인지도가 쌓여가는 안나와 유리코씨라면 번잡한 곳은 피하는 게 좋다고 프로듀서씨가 그러기도 했고... 실제로도 지금 유리코 씨는 변장을 위해 도수 없는 안경을 쓰고 있었으니까.
덤으로, 히지리도 사람이 그리 붐비는 곳엔 안 가는게 좋을거고.
하지만 맛집이면 자고로, 사람이 많이 오가서 매출이 높은 곳이 맛있을 가능성이 높은 터라... 정말 맞게 온건지 의아해져서 눈이 가늘어지는 안나였지만-
유리코 "타카네 씨 말로는 '도쿄에 있는 가게들 중에서 크고 번잡하지 않으면서, 국물이랑 고명이 가장 맛있다'고 들었거든."
-유리코의 한마디에 바로 시선을 돌렸다.
시장 통에 있음에도 생각 외로 오래되진 않은듯, 간판이건 출입문이건 전부 꽤 새 것 같아 보이는 라멘가게.. 보통 라멘가게라면...아니, 라멘이든 우동이든 나름의 역사를 보이기 위해 맛집은 낡은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례적. 덤으로, 점심시간이 거의 지나갔다고는 하지만 꽤 조용한 가게...라는 점이 정말 맛집인가, 하는 의구심이 깃들게 했지만...
...물론 아무리 의심해봐야, 타카네 씨의 추천이 있다면 이런건 다 아무래도 소용없다.
...시죠 타카네가 누구인가. 765 프로덕션 내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이미 여러번 전파를 타 전국에 다 알려진 라면 대식가가 아니던가. 그런 그녀가 자신있게 추천한 라면 집이라면 당연히 안나의 이런 사소한 불안은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것.
안나는 더 고민할 필요도 없어지자-사실 슬슬 배가 고픈 걸 견딜 수 없었다-메뉴판 대용으로 나와있는 식권자판기 앞으로 다가갔다. 이젠 메뉴를 고르면 되는 거잖아?
안나 "메뉴...뭘로, 할거야...?"
안나의 양 옆으로 다가와 자판기의 메뉴를 확인하는 히지리와 유리코. 식권 자판기-자판기보다는 메뉴와 고명 추가 같은게 신기했겠지만-가 신기했는지 이것저것 살펴보는 히지리와 달리 유리코는 단번에 훑어보고는 잠시 고민에 빠져들었다.
유리코 "으음...국물은 다 같은걸까. 닭뼈이려나...구분이 쇼유, 미소, 시오... 세 개뿐이네. 히지리쨩은 처음 먹는거니까, 가장 무난한 미소라멘이 나을 것 같은데?"
안나 "안나는, 쇼유로...유리코씨는?"
유리코 "그럼 나는 시오로 할까... 맛있는 곳이라면 역시 시오를 먹어봐야... 참, 그렇지. 안나쨩, 히지리쨩. 우리, 서로 조금씩 나눠먹어보는건 어떨까?"
...유리코씨...
안나 "...응, 좋아. 히지리도...괜찮지?"
히지리 "응!"
...오늘 처음보는 히지리를 위해 배려해주는 유리코에게 감사한 마음을 느끼며, 안나는 자판기를 다시 바라보았다. 생각보다 비싸지 않은 가격. 종류 상관없이 라멘 한그릇에 630엔 밖에 안하는 것을 보고 점심 값으로 2000엔 정도면... 얇아져있는 안나의 지갑이라도 감당할수 있겠구나, 하고-
언제나처럼 밝게 인사하는 야요이에게, 아직 어안이 벙벙한지 놀란채로,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는 두사람.
유리코 "그, 어쩐일로...?"
안나와 유리코 중, 먼저 본인의 페이스를 되찾은건 역시 유리코였다. 유리코의 이 짧은 질문에는, 꽤 많은 물음이 함축되어있었는데, 일단 어쩌다 이 두사람이라는, 765 프로내에서 그렇게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 조합으로, 어찌되었든 점심시간이 거의 끝나가는 이 시간에, 이렇게 한적한 곳으로 라멘을 먹으러 오게 된 것인지.
이것저것 추측되는 이유는 많았지만...아니 그래서 궁금해서 다 물어보고 싶었던 유리코. 하지만 이렇게 꼬치꼬치 캐묻는 것은 아무리 허물 없이 지낸다고 해도 선배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기에 자제력을 발휘해 굳이 전부 물어보진 않았지만, 타카네는 그 흐려진 말꼬리에 담긴 의중을 바로 파악한 모양이었다.
타카네 "실은, 오전의 촬영이 늦게 끝나는 바람에, 타카츠키 양과 함께 이렇게 늦게나마 간단히 요기를..."
야요이 "에헤헤... 한번쯤은 타카네씨와 함께 라멘을 먹으러 와보고 싶었어요!"
웃으며 대답하는 타카네와 야요이.
안나 "...라멘이, 간단한거...?"
...딱히 간단해보이진 않지만, 종종 야채를 산처럼 쌓아올린 라멘을 배달주문해 완식하시는 분의 말씀이시니 가볍다면 가벼운 거겠지... 그러니까 그런 사소한 사실은 넘어가도록 하자.
야요이 "그런데, 저 뒤에 있는 아이는...?"
유리코 "응? 아, 아아?! 마, 맞다!"
야요이의 말에, 가게에 들어온 이래로 히지리를 까맣게 잊고 있었던 유리코는 손뼉을 딱, 치며 뒤에서 머뭇거리고 있던 히지리의 손을 잡아끌었다.
유리코 "타카네씨, 야요이쨩. 이쪽은 안나쨩의 동생인 모치즈키 히지리쨩이에요. 히지리쨩, 이쪽은-"
야요이 "반가워요! 타카츠키 야요이에요!"
타카네 "시죠 타카네입니다."
히지리 "모, 모치즈키 히지리에요...언니가,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 ...어어어엄청나게 늦어버렸습니다. 도대체 이 파트만 몇번을 고쳐쓰는건지... 잘 써졌는지는 전혀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지릅니다. 어차피 제가 고쳐서 써낼 수 있는 건 한계가 있으니 말이죠오...
??? "이봐, 아가씨들. 계속 서서 이야기하지 말고 일단 앉는게 낫지 않겠슴까? 다리들 아플텐데."
히지리의 인사가 끝나기 무섭게, 카운터 테이블의 안쪽, 주방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얼굴. 더벅머리에 두건을 둘러쓴, 그리고 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무려 반팔(!)을 입고 있는 근육질의 남자.
타카네 "확실히, 그렇겠군요. 알려줘서 고맙습니다, 미치루."
이 라멘가게, 엔죠지케의 점장인 엔죠지 미치루의 말에 타카네는 부드럽게 웃어보이며 대답했다.
미치루 "타카네, 같은 프로덕션 사람들이야?"
타카네 "예. 아, 가능하다면, 이 분들과 같이 먹을 수 있게, 저희 것을 조금 늦게 주실수 있을런지요."
미치루 "뭐, 어려운건 아니니까. 그렇게 하지. 그런데 어떻게, 안쪽 테이블로 옮길거야? 옮긴다면 안쪽 히터를 틀어야 하니까. 아니면 그냥 카운터 앞에서 먹을래?"
요비스테...?! 라며 놀라는 유리코를 뒤로하고, 타카네는 늘어난 인원수에 잠시 고민에 빠졌다. 여럿이니 안쪽 테이블로 옮겨서 둘러 앉는게 좋겠지만, 4인 테이블이라 의자를 따로 끌고와야해서 한명이 불편하게 앉기도 할거고... 하지만 카운터 앞에 나란히 앉으면-
안나 "여기...앉을게요... 히지리랑, 유리코씨도..."
하지만 타카네의 그런 고민을 단번에 날려버린건 다름아닌 안나였다. 안나는 점장인 미치루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바로, 타카네와 야요이가 앉아있던 자리의 옆옆자리에 앉아버려서, 잠시나마 고민에 들어갔던 타카네를 조금은 무색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게 타카네나 다른 사람을 무시한게 아니라, 이런걸로 다들 고민하거나 시간 끌리지 않게 바로 결정을 내려준 것을 알기에, 타카네는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타카네 "그냥 그대로 앉겠습니다."
미치루 "뭐, 그렇다면야. 그럼 조금만 기다려. 바로 차를 내올테니."
모두가 다시 자리에 앉는 것을 본 미치루는 다시 주방 안으로 들어갔고...
>>~+3까지. 라멘이 나오기 전까지 모두가 가볍게 나눌 이야기 주제를 정해주세요. 주제에 따라서, 재앵커를 신청할수도 있습니다.
@이 형님 조사하는 것도 좀 걸렸습니다. 라멘집, 해서 이 형님 출연시킬 생각에 조사를 나름 시작한 거였는데...사이마스는 왜 이리 번역 찾기가 힘드니... 이후로 사이마스 쪽은 좀 자제를...해야...
+2018년 12월 10일 22:00 수정완료... 누락된 서술을 추가했습니다.
유리코는 선뜻, 이미 자리에 앉은 안나의 겉옷과-설마 코트를 입고 먹을건 아니지?-자리에 앉으려던 히지리의 겉옷-내가 걸어줄게. 히지리쨩은 멀리서 온 손님이잖아?-을 받아 벽에 붙어있는 옷걸이에 걸어주었다. 이러니저러니해도 유리코 본인이 나서는게 가장 깔끔할때는 나서는게 속편하기도 했고. 애초에 안나쨩이랑 있으면 그래왔으니까.
그렇게 걸어놓고 자리에 앉으려 하니, 막상 유리코 본인의 자리는 5명의 정가운데... 이러면 서로 대화를 할 때 유리코를 거쳐서 이야기가 오갈수 밖에 없었다.
...아니, 처음부터 이렇게 될거란건 알고 있었지만서도...
이렇게 된이상, 잔뜩 먹어줄테니까, 안나쨩!!
그렇게 아이돌로서 가능하면 하지 말아야할 다짐을 하며, 유리코가 자리에 앉-
타카네 "히지리양?"
-앉자마자 아니나 다를까 화제는 바로 히지리 쪽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히지리 "아, 네, 네?"
티나지 않게 양 옆을 살펴보니 화들짝 놀라는 히지리쨩과 언제나와 같은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타카네씨.
응, 그렇지. 모임에서 처음 만난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그 사람만 겉돌게되니까, 라고 유리코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타카네 "놀라게 했다면 미안합니다. 안나, 그러니까 히지리양의 언니는 저희에게 히지리양의 이야기를 한번도 꺼내지 않았기에..."
...음, 여기서는 끼어드는게 좋을것 같아. 안나쨩이 대답하기도, 아직 낯을 가리는 히지리쨩이 대답하기도 애매하니까.
유리코 "아하하...안나쨩, 원래 말이 별로 없으니까 말이죠. 저도 오늘에서야 알았는걸요."
그렇군요-라고 타카네씨가 대답하기 무섭게 이번에는 야요이쨩의 질문.
야요이 "있지, 히지리쨩은, 안나쨩을 만나려고 도쿄에 온건가요?"
반짝이는 눈빛.
히지리 "아, 네... 크리스마스, 니까... 오랜만에 언니를 보고 싶어서..."
야요이 "기특하네요!"
타카네 "그렇군요. 안나는, 확실히 도쿄에서 자취중이니 자주 보기는 힘들터."
감탄하는 두사람. 이후에는 짧게 히지리의 나이 -그러고보니 나이가...? 13살이에요-, 취미 -취미는...따로 없어요(이 말을 들은 두 사람에게서 순간 우리가 잘못 들은건가, 하는 표정이 찰나에 스쳐갔지만 양쪽을 살펴보던 유리코의 시선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등을 물어보며 어색했던 분위기가 차츰 풀려가기 시작했다.
문득, 히지리에게 향하는 시선에서 어쩐지, 유리코는 두 사람이 각자의 동생을 생각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그러고보니... 타카네씨한테 동생이 있다는 것도 최근에 우미씨가 들었던 거였지...? 동생이 있다는 것 외에는 타카네씨는 전부 수수께끼 투성이네... 아리사씨가 말한 가십은, 카구야 히메..는 아니어도 비슷한 존재가 아닐까, 하는 거였는데. 헛. 혹시 그게 사실이라면, 그럼 여동생분은 지금 지구에 내려온 타카네씨를 대신해서 달에서 여러가지 일을 하고 계신건 아닐까? 그래서 타카네씨를 보러 오지 못한다던지. 전에 농담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로켓을 타면 멀미가 난다고 그러셨던것도 같...
그렇게, 이야기와 망상이 꽃피던 중, 테이블 너머의 주방에서 헛기침소리와 함께-
미치루 "아, 저기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미안. 좀 준비할게 있다보니 차가 좀 늦었네."
-엔죠지 미치루가 고개를 불쑥 내밀며 찻주전자를 내려놓았다.
유리코 "아,앗?!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라고 가볍게 인사를 하고 유리코는 바로 찻잔을 꺼내 차례로 차를 따라 모두에게 나누어주기 시작했다. ...절대 또 망상 전개를 하면서 멍때린게 부끄러워서 그러는게 아니다. 응, 아닌거야.
차가 나오면서 유리코를 중심으로 테이블이 부산스러워지면서 잠시 이야기가 끊긴 와중, 타카네는 다시 주방으로 들어가려는 미치루를 불러세웠다.
타카네 "그러고보니 미치루. 315프로는 연말에 일정이 있지 않았습니까?"
미치루 "응? 아아. 뭐 나도 저녁에는 프로덕션으로 가야해. 오늘은 가게 보던 녀석이 데이트가 잡혔다고 이브랑 크리스마스 저녁 전까지 만이라도 오프를 내달라고 사정사정하길래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온거라니까. 정말이지, 내가 안된다고하면 어떻게 했을런지. 청춘이야, 청춘."
...누구는 연애는 커녕 쉬지도 못하고 있건만...이라고 미치루가 작게 덧붙인 말에 대해, 타카네는 굳이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타카네 "그렇군요."
미치루 "그런데 타카네 쪽도 꽤 바쁘지 않아? 아니지, 인기 아이돌들에게 이런 당연한 말을 하는 것도 우습나."
타카네 "그저, 신년 관련 스케줄이 밀려서 그런것일뿐. 아직 그렇게 불릴 정도까지는 아니옵니다."
미치루 "...언제나 겸손하네... 뭐, 아무튼 더 필요한게 있으면 바로 불러줘."
타카네 "네. 감사합니다."
뭐, 이런 크리스마스도 있는 법이겠지, 라고 말하며 들어가는 미치루의 모습을 보며 타카네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예. 이런 크리스마스도 있는 법이겠죠.
억지로, 어떻게든 표정을 유지하던 타카네였지만, 세사람 모두-특히나 유리코-의 떨떠름한 반응에 결국 옆에 있던 야요이와 마찬가지로 고개를 푹 숙이며 항복을 선언하고야 말았다.
타카네 "트, 틀렸사옵니다... 이젠, 돌이킬수 없게..."
방금 그게 회심의 일격이었나요?! 라고 태클이 목구멍까지 올라온 유리코였지만, 차마 그 말을 입 밖에 낼수는 없었다. 저렇게까지 진심으로 좌절하면 뭐라 할수도 없잖아요?!
...도저히 수습 불가능한 상황에까지 도달하자 결국 침몰하고 마는 타카네씨와 야요이쨩. 선배...란 무엇일까...후배에게 박살나기 위해 있는 것일까...? 용사에게 쓰러지기 위해 존재하는 마왕처럼...? 목표해왔던 선배의 실체...그리고 선배를 넘어선 풍경은 이렇게 허망한 것일까...?
평소에 존경하고 동경해왔던 올스타즈...특히 시어터 조 앞에서 이미지가 격변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던 타카네와 야요이가 이렇게나 와르르, 하는 효과음이 들리는 것 마냥 속절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자 유리코도 점차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만 같았다. 그렇구나... 용사의 모험은, 결국 부질없는 것이었어... 그런 염세적인 웹소설이 늘어가는 것도 어쩐지 이젠 납득이 갈것만같다.
야요이 "웃우... 비밀로 해주세요... 저희 올스타즈 모두가 열심히 짬내서 준비하고 있는거니까..."
야요이쨩이 저런 침울한 목소리라니... 아마 아리사씨가 들었으면 '이건 이거대로...!'라며 기뻐했을까...? 아니 그런데 슬슬 회복해주시면 안될까요?! 이젠 반대로 식은땀이 흐르는 것만 같은 유리코. 타카네씨, 이후에 또 스케줄 있다고 그러시지 않았나? 저렇게 텐션 떨어져 있어도 괜찮은거야?! 어, 이거 큰일난거 아닐까?!
유리코 "무, 물론 지켜야지! 절대로 말 안할거야! 안할거라구요! 그치, 안나쨩?!"
다급히 고개를 돌리며 동의를 구하는 유리코의 눈에 들어오는, 어쩔줄 몰라하는 히지리쨩의 얼굴과-
안나 "...응..."
그 순간 유리코는...
유리코 "...안나쨩...?"
무언가, 일말의 불안감을-
미치루 "메뉴 나왔습니다~ 어이, 정신 차리라고. 서프라이즈 파티 하나 들통났다고 풀 죽어서야 쓰겠냐, 톱아이돌 시죠 타카네."
...이번에도, 일까. 절묘하게 딱 끊고 들어오는 주방장님 덕분에 유리코는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 엔죠지 미치루. 전 유도 국가대표답게 어떤 타이밍에 들어가야 하는지 정확히 본능적으로 아는 모양일까. 아니면 그저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것 뿐인데 주변의 상황이 그에게 맞춰지는 것일까. 어느쪽이든, 대단한 재능이 아닐 수 없었다.
타카네 "...아직 톱은 아니옵니다만..."
타카네가 스르륵 고개를 들어올리자, 야요이도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미치루가 테이블에 내려놓는, 두접시에 가득 담긴 가라아게(닭고기 튀김)-
야요이 "...어라? 가라아게? 타카네씨, 가라아게도 시키셨나요? 아니면 유리코씨가?"
어느샌가 회복한 모양인지, 의문을 표하는 야요이. 유리코에게도 물어보지만, 당연하게도 시킨 기억은 없다.
유리코 "저희도 시킨 적 없는데..."
미치루 "아아, 뭐.. 단골손님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서비스? 선물이라고 생각해."
아니, 이정도 양을...? 이거 3인분은 가볍게 넘어보이는데?!
유리코 "네?! 저희는 오늘 처음-"
미치루 "-타카네한테 감사하라고. 저 녀석, 이 가게의 매출 지분이 상당하니까. 이정도는 얼마든지 해줄수 있어."
...아아... 그렇구나.
어쩐지, 유리코도, 야요이도 그 설명 하나로 바로 납득이 가고야 말았다. 그 시죠 타카네가 최 우선으로 추천할 라멘집이라면, 얼마나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었을지는 그야말로 명약관화...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잠깐의 갈등-이렇게나 많은 양을 공짜로 받아먹어도 되는가, 아이돌로서 이런 고칼로리 요리를 마구 먹어도 되나 등등-끝에, 유리코는 가라아게를 집어들었다. 어제도 상당히 많이 먹어서 조금 걱정되긴하는데... 아니, 생각해보니 어차피 미나코씨네 가게에서 매번 그렇게 먹기도 하고. 그리고 따지고보면 선물을 받은건데, 이걸 거절하는 건 예의도 아니잖아? 그리고 저렇게 윤기가 좔좔 흐르는(물론 이 윤기가 전부 기름기라는 건 깔끔하게 잊어버리기로 했다), 바삭바삭해보이는 가라아게를 손도 안대보는 건 죄악...! 그래. 맛있게 먹으면 칼로리는 0랬어!
그렇게 죄악감과 걱정, 아이돌로서 가진 일말의 양심을 모두 떨쳐내고, 마침내 젓가락을 집어들고 가라아게 한점을 집어든 유리코. 최후의 순간까지 '먹으면 안되는거 아닐까, 이것저것 주는대로 다 받아먹으면 안될텐데...'라고 만류하는 이성을 억누르고, 현재의 즐거움을 입에 넣는다...!
살짝 식어 그리 뜨겁지 않은 겉의 튀김옷. 입안 가득 차오르는 고소한 향과...어서 날 씹어보라 속삭이듯 유혹하는, 닭 육즙이 베어나오는 기름기. 그 유혹을 거스르지 않고 가볍게 깨물자, 바삭, 하고 입안 가득 풍겨오는, 따끈한 닭의 풍미. 역시 갓 튀긴 튀김만큼 맛있는건 없다는 걸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아아, 이래서 재료가 뭐가 되었든 튀기면 다 맛있다고 그런거였구나...!
따지고 보면, 이건 이 가게의 점장인 미치루에게 선물을 받은 셈이니, 이걸 다 먹어주는게 그 호의에 보답하는 길이다, 라는 식으로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열심히 가라아게를 먹어치우던-뒷일은 이미 생각지 않기로 했으니 아무래도 좋아!-유리코는 문득, 뇌리를 스쳐지나가는 생각이 하나 있었다.
유리코 "선물...아! 그러고보니, 두 분, 크리스마스 선물은 다 보내셨나요?"
...생각해보니, 오늘 나온 김에 크리스마스 공연때문에 사두지 못했던 부모님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야해... 사실 안나쨩 돌보는것도 돌보는 거지만, 같이 데리고 나온 김에 선물 사는 걸 조언을 들을 생각이었으니까...
남자애도 인형을 좋아한다고 뭐라 하지 않는다구요! 정말, 가족에겐 솔직해져도 괜찮은데! 라며, 역설적으로 누나에게 솔직해질 수 없는 이유를 열심히 보여주는 야요이를 보니 쵸스케가 조금은 불쌍해지는 유리코.
유리코 "야요이쨩, 그렇게 쉽게 말해버리는 누나라서 더 이야기를 안하는 거 아닐까?"
야요이 "에? 앗...그, 그러네요..."
...바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인정하는 야요이. 곰곰히 따져보면, 상담이랍시고 동생의 이모저모를 이야기 해버리고 마니 머리가 커질수록 누나에게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할 수가 없는 것. 쵸스케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누나 동료들이 자신의 사소한 것까지 다 알고 있는건 엄청 부끄러운 일일지도... 새삼스레 자아성찰의 기회를 갖게되는 야요이. 미안해, 쵸스케... 앞으로는 누나가 더 신경써줄게.
이번 일을 계기로 야요이가 동생의 비밀을 더 누설하지 않게 되었으니...잘됐어요, 잘됐어요?
여담이지만, 이후 시어터에 방문한 쵸스케가 인형 선물세례를 받고 야요이에게 화를 낸건 아무래도 좋은 일이겠지.
방금 전에 미치루가 가라아게를 서비스로 내오며 했던 말. '라멘도 곧 나오니까.' 그런데 생각외로 늦어지는게 왜 그럴까, 하고 살짝 의문이 들던 참이었는데.
쿠웅...!
안나 "......!"
히지리 "에...?"
유리코 "......?!"
야요이 "우와!"
유독, 시선을 끄는 저 큼직한 라멘 그릇. 다른 라멘 그릇에 비해 유난히 넓은 목을 자랑하는 그릇과...
미치루 "엔죠지 미치루 특제, 미소 라멘 야채, 마늘, 고기 산처럼! 하고 미소 하나, 시오 하나, 쇼유 2개. 미소엔 차슈 추가, 시오에는 차슈랑 김추가에 양념은 따로. 그리고 쇼유에 차슈 추가는 이쪽 맞지?"
차례로 내려놓으며 각자에게 정확히 나누어주고 있었지만, 모두의 시선은 타카네에게, 정확히는 타카네의 앞에 놓여진 라멘 그릇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토핑이라기엔, 엄청난 양이였다. 아까의 가라아게 두 접시가 산같았다는 묘사는 취소. 바로 철회해야만 했다. 그것이 단순한 동네 뒷산이라면, 저것은 마치 후지산...! 겹겹이 쌓아올려진 숙주와 파, 마늘과 고기는 저정도면 예술이라 불리어도 과언이 아니다...!
저런걸 준비하는 중이었으면 시간이 이렇게나 걸려도 이해가 가...! 유리코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을 느꼈다.
유리코 "하지만 저런 라멘을 먹을때는, 엄청난 기술이 필요할터...!"
천지 뒤집기, 토핑과 면의 위치를 뒤바꾸는 그 기술이 없이는 저 엄청난 토핑 아래에 침묵하고 있는 면이 전부 불어터지고 만다...! 하지만 그 뒤집기도 양이 적당해야 가능할터인데... 저정도 양의 토핑을, 사고 없이 뒤집는 게...?
타카네 "자, 그럼 시작해보도록 하죠..."
왼손에는 숟가락, 오른손에는 젓가락. 조심스럽게, 하지만 신속하게 그릇의 가장자리를 따라 안쪽으로 파고드는 손길은, 그야말로 장인의 것. 조심스럽게 안쪽을 뒤섞는? 면을 잡는? 옆에서 바라보기엔 식별이 잘 되지 않는 자잘한 손놀림과 함께.
타카네 "...!"
소리없는 기합, 그리고 번뜩이는 눈빛-
유리코 "하, 하늘과 땅이... 바뀌었어!"
시죠 타카네의 이름에 걸맞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움직임. 차분하게 공이 굴러가듯이 그 위아래를 바꾸며 모습을 드러내는 탱글탱글한 면발. 마땅히 자리잡아야할 자리로 돌아간다는 듯한, 국물 한방울조차도 튀기지 않는, 기적.
그래, 이건 기적이라 불러야 할터.
유리코 "이, 이게 라멘의 신...시죠 타카네?!"
안나 "...유리코씨, 나레이션 부끄러워..."
...언제나처럼의 츳코미를 들으면서 그제야 자제해야겠다 자각하는 유리코였...
...어라? 방금 안나쨩?
고개를 돌려보니, 안나는 언제 그랬냐는 듯 스스로의 라멘에 시선이 고정되어있었다. 부끄러운걸까, 싶었지만 뭐...
추가 계산을 위한 카운터에 앉아 휴대폰을 들여다보던 미치루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일행을 보며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었다. 타카네를 제외한 나머지 넷의 라멘은 채 반도 비워지지 못한 상황.
야요이 "아, 아니에요! 맛있게 먹었어요!"
유리코 "마, 맞아요! 그저, 배가 불러서... 맛은 정말 최고였어요!"
멋쩍어하는 미치루의 반응에, 야요이와 유리코는 화들짝 놀라 손사레를 치며 말했지만...
미치루 "아니, 이건 내 불찰이야. 너희가 여자 아이들이라는 걸 간과해서, 정작 시켰던 메뉴를 즐기지 못하게 했어. 죄송합니다."
정중히,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는 미치루.
유리코 "아, 아니, 사과하실건..!"
손사레를 치며 만류하는 유리코였지만, 요지부동.
가라아게 접시가 비워진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었기에, 괜한 서비스로 손님께서 라멘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라고. 미치루 입장에서는 그렇게 판단 할 수 밖에 없었다.
타카네 "...아닙니다. 보통이었다면 제가 다 먹을 수 있었지만, 시간 관계상 다음 스케줄에 늦을 수는 없었기에 먼저 일어나는 걸 용서해주시길."
미치루 "아니, 보통 그런걸 사과하진 않는데..."
...타카네가 마주 고개를 숙이며 사과해오자, 미치루는 결국 작게 한숨을 내쉬며 먼저 고개를 들 수 밖에 없었다.
미치루 "...어쨌든 내 잘못이니, 이번에 제대로 먹지 못한 라멘에 대해서는 보상을 해주고 싶어."
타카네 "아니, 그러실 필요는-"
한 손을 들어 타카네를 제지하고, 카운터 서랍에서 종이를 꺼내 4조각을 찢어낸 후 가게의 도장을 찍는 미치루. 그리고 그걸 타카네를 제외한 4명에게 한장씩 나누어주며 말했다.
미치루 "자, 여기. 다음에 와서 누가 됐든 카운터에 앉아있는 사람에게 이 쿠폰을 주면, 라멘에 토핑은 자유롭게 추가해서 한그릇 바로 내주도록 이야기 해둘게."
타카네 "미치루. 그럴 필요-"
미치루 "-그만. 난 지금 돈을 받으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렇게 하면 네 쪽에서 다음 스케줄이고 뭐고 결단코 안 물러설걸 아니까 이쯤에서 타협하려는거야, 타카네. 자, 이거라도 받아줘. 다음에 오면, 오늘 제대로 먹지 못한 라멘, 다시 끓여줄테니까."
타카네 "...알겠습니다.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안나 "...죄송...해요..."
유리코 "감사합니다. 다음에 꼭, 올게요."
야요이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꼭, 맛있게 다 먹을게요!"
히지리 "감사합니다..."
미치루 "아니. 내가 더 미안하고 고맙지."
유리코는, 미치루가 정중히 사과해오자 도저히 몸둘바를 몰랐다. 아는 사람의 후배들, 동생들이라고 서비스를 준건데. 그저 우리가 우리간에 분위기가 이상해서 제대로 먹지 못했을 뿐인데, 사장이 직접나서 사과하다니. 왠지, 가끔 이야기나 들어왔던 블랙컨슈머가 된것같은 느낌이 들어 굉장히 미안해지고 죄책감이 느껴져서...
타카네 "네 사람 모두."
유리코 "ㄴ, 네?"
타카네 "이번 일을 너무 마음에 두지 마시길. 이건, 장사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한 것. 정 미치루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면, 다음에 와서 맛있게 먹고 일어나면 되는 것. 그리고 잘 먹었다고 인사하면 되는 겁니다."
야요이 "네..."
히지리 "...네..."
타카네는, 가게를 나서자마자 그렇게 말했다. 돌아본 타카네의 얼굴은 그저 평온하기만 할 뿐.
타카네 "그리고, 안나."
안나 "...ㄴ, 네?"
타카네가 안나를 부르자, 순간 안나와 마찬가지로 숨을 멈추는 유리코. ...타카네가, 무슨 말을 할지 모르겠기에, 당사자가 아닌 유리코도 덩달아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타카네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도 있는겁니다."
안나 "...네."
살폿, 자애로운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하는 타카네였지만, 안나는 도저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골목에서 큰 길로 나올때까지 그 후로 별 이야기가 없다가, 큰 길로 나오자 타카네가 먼저 세사람에게 작별을 고했다.
타카네 "그럼, 저와 야요이는 다음 스케줄 때문에..."
유리코 "앗, 네! 드, 들어가세요!"
안나 "...들어가세요..."
야요이 "유리코씨, 안나쨩, 히지리쨩! 그럼 다음에 봐요!"
히지리 "조, 조심히 가세요..."
그렇게, 둘은 프로덕션 사무실 방향으로 떠났고,
유리코 "...하아..."
...유리코는, 어딘지 모르게 착잡해지는 마음에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쩌다 이렇게 된거야, 정말...
그렇게 적당히 주위를 둘러보던 중, 우연찮게 유리코의 눈에 들어온 넷카페. 때마침 여성 전용 공간이 있다고 명시되어있고, '다인실 구비' 라는, 아이돌이라 사람들의 시선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게 편안할 것이라 판단했던데다가... 어떤 곳일지 한번쯤은 가보고 싶기도 했고-라는 이유가 더해져 어째선지 모르겠지만 만류하는 안나도 설득해가며 둘을 과감히 이끌고 들어왔는데...
1. 일단, 입장료가 존재. -> 고로 한명당 입장료를 그대로 지불해야 했으며
2. 당연하게도 다인실은 개인실, 공개 공간보다 더 비쌈
...이 조합된 결과로... 일단 아까 안나가 산 점심값보다는 더 나왔다는 것만 먼저 밝-
유리코 "...아, 아니야. 여기로 들어온걸 후회하지 않아요!"
...뭐, 그렇다고 하니까 넘어가자.
어쨌든, 조금 작긴 하지만 어찌되었든 여자아이 3인이 쓰기에는 충분할 공간을 컴퓨터 3대와 함께 3시간 동안 빌리는데에 성공. 이걸로, 일단 저녁때까지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
비싼게 아니야, 비싼게 아니야...라고 속으로 되뇌이던중, 겉옷을 벗어둔 안나가 유리코의 옷자락을 붙잡고 있었다.
안나 "...안나, 화장실...갔다올까 하는데...히지리, 유리코씨...같이 갈래...요?"
히지리 "으, 응. 갈래..."
유리코 "응? 아, 난 괜찮아, 안나쨩. 둘이서 먼저 갔다와. 난 먼저 컴퓨터 좀 보고 있을께."
안나 "그럼...갔다 올게...요."
그렇게, 두사람이 방에서 나가자...
유리코 "...후우..."
...유리코는, 잠시 생각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그게 바로, 무리해가면서 이곳에 들어온 이유니까.
일단, 안나쨩이 왜 갑자기 저렇게 우울해졌었는가, 언제부터 저렇게 되었나, 를 먼저 생각해보는게 좋을까.
유리코 "...어제 공연까지는, 평소랑 똑같았어."
크리스마스 이브 공연. 안나쨩의 단독 무대가 있었고, 단체곡도 두곡이나 소화했었다. 총 3곡이나 피로했음에도 안나쨩이 피곤해하거나, 어려워하거나 한 기색은 없었지. 물론 보이지않게 피로를 내색하지 않았을수도 있지만 그건 일단 배제하더라도, 평소의 모치즈키 안나와 다른 점은 없었다.
유리코 "공연 전까지는 물론, 공연이 끝난 후 뒤풀이 때도..."
...미나코씨가 스태미나를 많이 보충해야한다며 안나쨩을 붙들고 더 먹이려고 한것 정도를 빼면, 평소와 정말 다를게 없었지.
...아, 그거 솔직히 옆에서 보기엔 조금 무서웠긴 했지만... 그래도 그건 언제나의 미나코씨였으니, 이게 큰 영향을 줬으리라 보긴 힘들어. 그럼 그 후에 평소와 달라진건...
안나 "...응...뭐, 이번 돌연변이는 마스터레벨이 없어도 되니까. 안나가 캐리해줄게!"
게임이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스위치가 올라가는 안나.
돌연변이?! 자, 잠깐. 안나쨩. 아주어려움은 아니겠지? ...무슨 말을 하는거야, 유리코씨. 당연히 주간돌연변이는 아주어려움을 깨야지! 마, 말도 안돼!! 내가 그런게 가능할리가 없잖아!! 걱정마, Vivid_Rabbit의 진면목을 보여줄테니까!
히지리 "......"
앗, 안나쨩. 이거 미션 돌려도 되는걸까? 음, 저그 공격력 업그레이드는 10정도 더 찍고 하는게 나을거야. 미션 실패하면 바로 게임오버인거 알지? 아, 그냥 바로 시작해도 될거같아! 안나쨩, 그거 지금 바로 끄고 협동전하자는거지?! 아니, 돌연변이, 인데요? 왜 그렇게 돌연변이에 집착하는거야-
히지리 "...저기..."
한창 게임에 집중하던 두사람의 뒤.
유리코 "으, 응?"
안나 "히지리?"
어느새 뒤에 다가온 히지리는, 두 사람의 게임 화면에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히지리쨩에 대해서 생각을 안하고 있었을지도...
히지리 "...이거, 뭘 하는...건가요?"
...아니. 이거...무슨 질문이지? 순간 어안이 벙벙해진 유리코였지만, 안나는 자연스럽게 설명을 시작하고 있었다.
안나 "스타크래프트 2라는 게임에 있는, 랜덤 타워 디펜스라는 미니게임, 이라고 보면 돼!"
...맞다, 히지리쨩. 게임에 대해 아예 몰랐었지.
히지리 "...게임, 안에...미니게임?"
안나 "응. 여기서 나오는 애들을, 여기로 못가게 막는 거지!"
안나가 모니터 화면을 가리키자, 때마침 다음 스테이지가 시작한다. 앗, 잠깐. 생각해보니 타워 설치 안했다!
히지리 "...막는다는게...무슨 말...이야?"
안나 "으음...그러니까, 없애버려서, 못가게 하는거야. 나쁜 놈들이니까, 안나랑, 유리코씨가 없애는거지!"
>> 유리코는 칼날여왕님(...맞죠?), 안나는 가스요ㅈ...이 아니라 메카닉 사령관 스완이군요.
>> 다이스 체크 : (76+5)/13 , 나머지는 5. 바드라 공세 확정.
게임을 시작하고, 바로 얼굴을 찌푸리는 안나.
안나 "저그..."
협동전 만고불변 공공의 적, 하필이면 가장 까다로운 저그가 적이라니. 시작하자마자 어떻게 아느냐? 미니맵은 모든것을 알고 있...
유리코 "안나쨩, 오른쪽에 이거... 각각 무슨 뜻이야?"
유리코는 15레벨을 찍으면서 케리건 운영에는 어느정도 숙달되었는지, 어느덧 화면 오른쪽에 띄워진 돌연변이 원의 툴팁을 읽을 여유도 있어보였다. 다만, 단어가 생소하다보니 의미가 헷갈리는건 어쩔수 없겠지. 이런건, 경험자로서 안나가 설명해줘야 하는 부분이다.
Gift Exchange는, 맵 이곳 저곳에 선물이 생겨나니까 그걸 가지러 가면 되는 거야. 어? 선물을 가지러간다고? 천상석 같은건가? 비슷...할걸? 그래서 가지면? 으음...10초동안 아무 제한 없이 모든게 공짜...하고 또 뭐가 있었지...? 아무튼 이것저것 있었어요. 그런, 10초 동안 공짜라니, 사기잖아?! 에, 그 대신 아몬도 선물을 가져갈 수 있으니까. ...그건 별로 안반가운데...
유리코 "안나쨩, 이 Naughty list라는거... 증가...? 죽인...적..적을 죽일수록? "
안나 "적을 죽일수록 그 유닛이 댓가를 치른다는 뜻인데... 번역하면, 인과응보라고 보면 돼! 적에게 추가데미지를 더 많이 받을거야!"
유리코 "아하, 그렇...구나가 아니잖아?!"
케리건은 여왕님이 직접 뛰어다니면서 다 죽이는 사령관 아니었어? 으응, 그렇지...? 여왕님이 버틸수가 없다는거잖아!? 어쩌라는거야 이거?! 뭐...어떻게든 되겠지.
안나 "...으응, 뭐... 유리코씨는, 오메가망만 만들어주면, 되요. 그럼 안나가, 어떻게든 다 해줄 수 있으니까."
유리코 "그런데, 첫 공격이 바퀴면... 차라리 무리군주처럼 원거리에서 공격하는 공중유닛을 모으는게 낫지 않을까? 공중은 뮤탈리스크로 빠르게 저격하면 되고."
상당히 어려운 조합이었지만-케리건이 30킬이 넘어가면 히드라 떼에 바로 방어막이고 뭐고 쭉쭉 녹아내리는게 너무 충격적이었기에, 유리코는 케리건이 정말 좋은 사령관인지에 대해 새삼스레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안나의 헌신적인 서포트와 어렵지 않은 효과들이 걸려 생각보다는 쉽게 끝...
유리코 "......"
...난건, 원래라면 정말 기뻐하겠지만. 안나쨩이 하던걸 지켜만 보던 그 돌연변이를, 처음으로 깨본거였기에 방방 뛰어도 모자라겠지만...
유리코 "...안나쨩."
유리코는 키보드를 살짝 밀고, 몸을 돌려 안나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지금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게 있어.
이를 악물며 모았던 뮤탈과 히드라가, 하필 발동한 '자폭' 돌연변이와 공세의 조합으로 전부 싹 녹아버리면서 결국 안나를 위한 오메가망 셔틀이 되어버린 유리코는 이를 득득 갈수 밖에 없었다. 젤나가라면서 너무 약한거 아냐?! ...칼날여왕의 악행...그 댓가를, 치른거 아닐까...요.
아까보다 더 지치는걸...역시, 돌연변이는 안하는걸로. 아까 깼을때, 기분좋게 그만뒀어야 했는데.
그렇게 후회 가득한 느낌으로 찌뿌드드한 몸을 쭉 펴다가 문득 든 생각.
유리코 "...음, 안나쨩. 여기, 만화책 코너도 있었지?"
안나 "응...있었을걸...요?"
그렇지...그럼.
유리코 "얘, 히지리쨩? 일어나. 지금 이렇게 자두면, 밤에 못자니까?"
히지리 "우응..."
눈을 부비며 일어나는 히지리. 유리코는 그러면 기껏 해둔 화장이 번진다며 히지리의 손을 살짝 붙잡았다. 그렇게 세게 문대면 안되니까?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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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는 일식
...퇴근했지만, 밀린이가 집에 가려면 2시간을 더 가야하는 거에여...
히지리 "라멘, 먹어보고 싶은데..."
안나 "...라멘...?"
유리코 "라멘?"
히지리 "네. 별로 먹어본 적이 없어서..."
...하긴. 애초에 라멘집이란 곳이 여자아이 혼자 들어갈만한 곳은 아니기도 하고... 학교가 끝나면 바로바로 집에 돌아갔을 히지리가 굳이 시내로 먹으러 나왔을리도 만무하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안나 "...응. 가자."
...조용히 시선을 유리코에게 옮기는 안나. 아무래도, 이런 맛집 같은 걸 찾는 건 유리코가 더 나을거라 생각했기에... 물론 타베로그 같은건 안나가 더 잘보긴 하겠지만, 도쿄 출신인 유리코씨가 더 잘 알지 않을까 해서-
유리코 "으으음...라멘이라니, 크리스마스의 로망이...아, 알았어, 안나쨩. 에, 라멘집이라...어디가 좋을까나..."
잠시 고민하는 유리코. 그러다 문득, 뭔가 기억났는지 얼굴이 환해졌다.
유리코 "에...그러니까...아! 안나쨩. 지난번 타카네씨가 알려준 가게, 가보지 않을래?"
유리코 "여기...인데... 음, 맞게 온것...? 같은...데..."
안나 "엔죠지케(円城寺家)...?"
가게 디자인도 작은 출입문에, 엔죠지라고 적혀있는 간판을 제외하면 식권판매기가 전부라 상당히 살풍경한 느낌이 물씬 풍겼다. 페인트칠이나 여러모로 다 깨끗해보이는 걸로 보아 좋게 말하자면 깔끔하고. 나쁘게 말하자면...장사를 오래한 것 같진 않아보인다.
안나 "...장사, 하는 것 같긴... 한데..."
...덤으로, 아직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가게가 조용하다.
히지리 "에, 깨끗하네요..."
히지리도 안나와 같은 생각이었는지, 목소리가 조금은 떨떠름해보인다. ...아니, 이건 안나가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걸까. 안나는 살짝 눈을 돌려 유리코 쪽을 바라보았다.
유리코는 멋쩍은 듯 웃고있었지만, 이런건 상상을 못했는지 조금은 당황한 모습이다. ...와본적 없는거구나.
안나 "...있지, 유리코씨... 라멘...유명한 데라면, 이치란이나 라멘지로... 아니었어...?
유리코 "아무래도, 그런 붐비는 곳은 부담스러울테니까."
...뭐, 틀린 말은 아니다. 이제 슬슬 인지도가 쌓여가는 안나와 유리코씨라면 번잡한 곳은 피하는 게 좋다고 프로듀서씨가 그러기도 했고... 실제로도 지금 유리코 씨는 변장을 위해 도수 없는 안경을 쓰고 있었으니까.
덤으로, 히지리도 사람이 그리 붐비는 곳엔 안 가는게 좋을거고.
하지만 맛집이면 자고로, 사람이 많이 오가서 매출이 높은 곳이 맛있을 가능성이 높은 터라... 정말 맞게 온건지 의아해져서 눈이 가늘어지는 안나였지만-
유리코 "타카네 씨 말로는 '도쿄에 있는 가게들 중에서 크고 번잡하지 않으면서, 국물이랑 고명이 가장 맛있다'고 들었거든."
-유리코의 한마디에 바로 시선을 돌렸다.
시장 통에 있음에도 생각 외로 오래되진 않은듯, 간판이건 출입문이건 전부 꽤 새 것 같아 보이는 라멘가게.. 보통 라멘가게라면...아니, 라멘이든 우동이든 나름의 역사를 보이기 위해 맛집은 낡은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례적. 덤으로, 점심시간이 거의 지나갔다고는 하지만 꽤 조용한 가게...라는 점이 정말 맛집인가, 하는 의구심이 깃들게 했지만...
...물론 아무리 의심해봐야, 타카네 씨의 추천이 있다면 이런건 다 아무래도 소용없다.
...시죠 타카네가 누구인가. 765 프로덕션 내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이미 여러번 전파를 타 전국에 다 알려진 라면 대식가가 아니던가. 그런 그녀가 자신있게 추천한 라면 집이라면 당연히 안나의 이런 사소한 불안은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것.
안나는 더 고민할 필요도 없어지자-사실 슬슬 배가 고픈 걸 견딜 수 없었다-메뉴판 대용으로 나와있는 식권자판기 앞으로 다가갔다. 이젠 메뉴를 고르면 되는 거잖아?
안나 "메뉴...뭘로, 할거야...?"
안나의 양 옆으로 다가와 자판기의 메뉴를 확인하는 히지리와 유리코. 식권 자판기-자판기보다는 메뉴와 고명 추가 같은게 신기했겠지만-가 신기했는지 이것저것 살펴보는 히지리와 달리 유리코는 단번에 훑어보고는 잠시 고민에 빠져들었다.
유리코 "으음...국물은 다 같은걸까. 닭뼈이려나...구분이 쇼유, 미소, 시오... 세 개뿐이네. 히지리쨩은 처음 먹는거니까, 가장 무난한 미소라멘이 나을 것 같은데?"
안나 "안나는, 쇼유로...유리코씨는?"
유리코 "그럼 나는 시오로 할까... 맛있는 곳이라면 역시 시오를 먹어봐야... 참, 그렇지. 안나쨩, 히지리쨩. 우리, 서로 조금씩 나눠먹어보는건 어떨까?"
...유리코씨...
안나 "...응, 좋아. 히지리도...괜찮지?"
히지리 "응!"
...오늘 처음보는 히지리를 위해 배려해주는 유리코에게 감사한 마음을 느끼며, 안나는 자판기를 다시 바라보았다. 생각보다 비싸지 않은 가격. 종류 상관없이 라멘 한그릇에 630엔 밖에 안하는 것을 보고 점심 값으로 2000엔 정도면... 얇아져있는 안나의 지갑이라도 감당할수 있겠구나, 하고-
유리코 "자, 그럼. 나는, 시오 작은 사이즈에 차슈랑 김 추가할게?"
-...기대했던 때가, 안나에게도 있었습니다.
...차슈와, 김. 추가.
안나 "에-"
350엔 추가.
유리코 "맞다. 매운양념, 추가해놓고 나중에 살짝 넣어서 먹어볼까나?"
꾹-
...150엔 추가.
안나 "......"
유리코 "히지리쨩은 국물이 너무 진하지 않게...그렇지. 히지리쨩도 차슈 추가-"
안나 "...유리코씨."
응? 왜? 안나쨩이 사는거니까, 괜찮지? ...프로듀서씨한테, 체중관리...신경 안쓴다고...말할거야... 대체 무슨 모함을 하려는거야 안나쨩은?! 안나, 거짓말은 아닌걸...? 안나쨩도 같이 미나코씨네 가게에서 먹었으면서!! 안나는, 잘 안찌니까... 지금 웃었지?! 웃은거지?!
...또 투닥거리는 걸 잠시 지켜본 히지리가, 안되겠다 싶어 둘을 만류하고 주문을 마무리해서 상황은 일단락. ...홧김에 본인의 라멘에도 토핑을 더 추가해버린 안나는 순식간에 1000엔이 더 나가게 된 현실을 그저...
...응, 생각하지 말자. 생각하면 지는거야...
유리코 "그런데 말이지... 이 가게를 추천해준 타카네씨가, 지금 가게 안에 있다던가 하는건 아니겠지?"
안나 "...야채, 산더미처럼 하고..."
미닫이로 된 문을 여니 증기가 가득한 따뜻한 공기와 함께 닭뼈 육수 냄새와, 차슈 냄새가 풍겨왔다. 덤으로 쓰고 있던 안경에 김이 서려 유리코는 별수없이 안경을 벗는 수밖에 없었다.
유리코 "차슈랑 면도 팍팍 추가해서...라니, 오늘도 바쁘실텐데 여기 계실리가-"
타카네 "우연이군요. 유리코, 안나."
안나 "에?!"
유리코 "그,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카운터 좌석과 테이블 2개가 전부인 작은 가게. 바로 그 카운터에, 그녀들-정확히는 유리코-에게 이 가게를 추천했던 시죠 타카네가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3까지, 타카네와 함께 온 아이돌을 한명, 다이스와 함께 정해주세요. 가장 높은 값으로 하겠습니다.
유리코 "야요이쨩!?"
...전혀 의외의 인물이 앉아있었다.
야요이 "웃우! 메리 크리스마스에요, 유리코씨! 안나쨩!"
안나 "으, 응..."
언제나처럼 밝게 인사하는 야요이에게, 아직 어안이 벙벙한지 놀란채로,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는 두사람.
유리코 "그, 어쩐일로...?"
안나와 유리코 중, 먼저 본인의 페이스를 되찾은건 역시 유리코였다. 유리코의 이 짧은 질문에는, 꽤 많은 물음이 함축되어있었는데, 일단 어쩌다 이 두사람이라는, 765 프로내에서 그렇게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 조합으로, 어찌되었든 점심시간이 거의 끝나가는 이 시간에, 이렇게 한적한 곳으로 라멘을 먹으러 오게 된 것인지.
이것저것 추측되는 이유는 많았지만...아니 그래서 궁금해서 다 물어보고 싶었던 유리코. 하지만 이렇게 꼬치꼬치 캐묻는 것은 아무리 허물 없이 지낸다고 해도 선배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기에 자제력을 발휘해 굳이 전부 물어보진 않았지만, 타카네는 그 흐려진 말꼬리에 담긴 의중을 바로 파악한 모양이었다.
타카네 "실은, 오전의 촬영이 늦게 끝나는 바람에, 타카츠키 양과 함께 이렇게 늦게나마 간단히 요기를..."
야요이 "에헤헤... 한번쯤은 타카네씨와 함께 라멘을 먹으러 와보고 싶었어요!"
웃으며 대답하는 타카네와 야요이.
안나 "...라멘이, 간단한거...?"
...딱히 간단해보이진 않지만, 종종 야채를 산처럼 쌓아올린 라멘을 배달주문해 완식하시는 분의 말씀이시니 가볍다면 가벼운 거겠지... 그러니까 그런 사소한 사실은 넘어가도록 하자.
야요이 "그런데, 저 뒤에 있는 아이는...?"
유리코 "응? 아, 아아?! 마, 맞다!"
야요이의 말에, 가게에 들어온 이래로 히지리를 까맣게 잊고 있었던 유리코는 손뼉을 딱, 치며 뒤에서 머뭇거리고 있던 히지리의 손을 잡아끌었다.
유리코 "타카네씨, 야요이쨩. 이쪽은 안나쨩의 동생인 모치즈키 히지리쨩이에요. 히지리쨩, 이쪽은-"
야요이 "반가워요! 타카츠키 야요이에요!"
타카네 "시죠 타카네입니다."
히지리 "모, 모치즈키 히지리에요...언니가,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 ...어어어엄청나게 늦어버렸습니다. 도대체 이 파트만 몇번을 고쳐쓰는건지... 잘 써졌는지는 전혀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지릅니다. 어차피 제가 고쳐서 써낼 수 있는 건 한계가 있으니 말이죠오...
히지리의 인사가 끝나기 무섭게, 카운터 테이블의 안쪽, 주방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얼굴. 더벅머리에 두건을 둘러쓴, 그리고 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무려 반팔(!)을 입고 있는 근육질의 남자.
타카네 "확실히, 그렇겠군요. 알려줘서 고맙습니다, 미치루."
이 라멘가게, 엔죠지케의 점장인 엔죠지 미치루의 말에 타카네는 부드럽게 웃어보이며 대답했다.
미치루 "타카네, 같은 프로덕션 사람들이야?"
타카네 "예. 아, 가능하다면, 이 분들과 같이 먹을 수 있게, 저희 것을 조금 늦게 주실수 있을런지요."
미치루 "뭐, 어려운건 아니니까. 그렇게 하지. 그런데 어떻게, 안쪽 테이블로 옮길거야? 옮긴다면 안쪽 히터를 틀어야 하니까. 아니면 그냥 카운터 앞에서 먹을래?"
요비스테...?! 라며 놀라는 유리코를 뒤로하고, 타카네는 늘어난 인원수에 잠시 고민에 빠졌다. 여럿이니 안쪽 테이블로 옮겨서 둘러 앉는게 좋겠지만, 4인 테이블이라 의자를 따로 끌고와야해서 한명이 불편하게 앉기도 할거고... 하지만 카운터 앞에 나란히 앉으면-
안나 "여기...앉을게요... 히지리랑, 유리코씨도..."
하지만 타카네의 그런 고민을 단번에 날려버린건 다름아닌 안나였다. 안나는 점장인 미치루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바로, 타카네와 야요이가 앉아있던 자리의 옆옆자리에 앉아버려서, 잠시나마 고민에 들어갔던 타카네를 조금은 무색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게 타카네나 다른 사람을 무시한게 아니라, 이런걸로 다들 고민하거나 시간 끌리지 않게 바로 결정을 내려준 것을 알기에, 타카네는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타카네 "그냥 그대로 앉겠습니다."
미치루 "뭐, 그렇다면야. 그럼 조금만 기다려. 바로 차를 내올테니."
모두가 다시 자리에 앉는 것을 본 미치루는 다시 주방 안으로 들어갔고...
>>~+3까지. 라멘이 나오기 전까지 모두가 가볍게 나눌 이야기 주제를 정해주세요. 주제에 따라서, 재앵커를 신청할수도 있습니다.
@이 형님 조사하는 것도 좀 걸렸습니다. 라멘집, 해서 이 형님 출연시킬 생각에 조사를 나름 시작한 거였는데...사이마스는 왜 이리 번역 찾기가 힘드니... 이후로 사이마스 쪽은 좀 자제를...해야...
+2018년 12월 10일 22:00 수정완료... 누락된 서술을 추가했습니다.
그렇게 걸어놓고 자리에 앉으려 하니, 막상 유리코 본인의 자리는 5명의 정가운데... 이러면 서로 대화를 할 때 유리코를 거쳐서 이야기가 오갈수 밖에 없었다.
...아니, 처음부터 이렇게 될거란건 알고 있었지만서도...
이렇게 된이상, 잔뜩 먹어줄테니까, 안나쨩!!
그렇게 아이돌로서 가능하면 하지 말아야할 다짐을 하며, 유리코가 자리에 앉-
타카네 "히지리양?"
-앉자마자 아니나 다를까 화제는 바로 히지리 쪽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히지리 "아, 네, 네?"
티나지 않게 양 옆을 살펴보니 화들짝 놀라는 히지리쨩과 언제나와 같은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타카네씨.
응, 그렇지. 모임에서 처음 만난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그 사람만 겉돌게되니까, 라고 유리코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타카네 "놀라게 했다면 미안합니다. 안나, 그러니까 히지리양의 언니는 저희에게 히지리양의 이야기를 한번도 꺼내지 않았기에..."
...음, 여기서는 끼어드는게 좋을것 같아. 안나쨩이 대답하기도, 아직 낯을 가리는 히지리쨩이 대답하기도 애매하니까.
유리코 "아하하...안나쨩, 원래 말이 별로 없으니까 말이죠. 저도 오늘에서야 알았는걸요."
그렇군요-라고 타카네씨가 대답하기 무섭게 이번에는 야요이쨩의 질문.
야요이 "있지, 히지리쨩은, 안나쨩을 만나려고 도쿄에 온건가요?"
반짝이는 눈빛.
히지리 "아, 네... 크리스마스, 니까... 오랜만에 언니를 보고 싶어서..."
야요이 "기특하네요!"
타카네 "그렇군요. 안나는, 확실히 도쿄에서 자취중이니 자주 보기는 힘들터."
감탄하는 두사람. 이후에는 짧게 히지리의 나이 -그러고보니 나이가...? 13살이에요-, 취미 -취미는...따로 없어요(이 말을 들은 두 사람에게서 순간 우리가 잘못 들은건가, 하는 표정이 찰나에 스쳐갔지만 양쪽을 살펴보던 유리코의 시선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등을 물어보며 어색했던 분위기가 차츰 풀려가기 시작했다.
문득, 히지리에게 향하는 시선에서 어쩐지, 유리코는 두 사람이 각자의 동생을 생각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그러고보니... 타카네씨한테 동생이 있다는 것도 최근에 우미씨가 들었던 거였지...? 동생이 있다는 것 외에는 타카네씨는 전부 수수께끼 투성이네... 아리사씨가 말한 가십은, 카구야 히메..는 아니어도 비슷한 존재가 아닐까, 하는 거였는데. 헛. 혹시 그게 사실이라면, 그럼 여동생분은 지금 지구에 내려온 타카네씨를 대신해서 달에서 여러가지 일을 하고 계신건 아닐까? 그래서 타카네씨를 보러 오지 못한다던지. 전에 농담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로켓을 타면 멀미가 난다고 그러셨던것도 같...
그렇게, 이야기와 망상이 꽃피던 중, 테이블 너머의 주방에서 헛기침소리와 함께-
미치루 "아, 저기 잠깐. 실례하겠습니다. 미안. 좀 준비할게 있다보니 차가 좀 늦었네."
-엔죠지 미치루가 고개를 불쑥 내밀며 찻주전자를 내려놓았다.
유리코 "아,앗?!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라고 가볍게 인사를 하고 유리코는 바로 찻잔을 꺼내 차례로 차를 따라 모두에게 나누어주기 시작했다. ...절대 또 망상 전개를 하면서 멍때린게 부끄러워서 그러는게 아니다. 응, 아닌거야.
차가 나오면서 유리코를 중심으로 테이블이 부산스러워지면서 잠시 이야기가 끊긴 와중, 타카네는 다시 주방으로 들어가려는 미치루를 불러세웠다.
타카네 "그러고보니 미치루. 315프로는 연말에 일정이 있지 않았습니까?"
미치루 "응? 아아. 뭐 나도 저녁에는 프로덕션으로 가야해. 오늘은 가게 보던 녀석이 데이트가 잡혔다고 이브랑 크리스마스 저녁 전까지 만이라도 오프를 내달라고 사정사정하길래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온거라니까. 정말이지, 내가 안된다고하면 어떻게 했을런지. 청춘이야, 청춘."
...누구는 연애는 커녕 쉬지도 못하고 있건만...이라고 미치루가 작게 덧붙인 말에 대해, 타카네는 굳이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타카네 "그렇군요."
미치루 "그런데 타카네 쪽도 꽤 바쁘지 않아? 아니지, 인기 아이돌들에게 이런 당연한 말을 하는 것도 우습나."
타카네 "그저, 신년 관련 스케줄이 밀려서 그런것일뿐. 아직 그렇게 불릴 정도까지는 아니옵니다."
미치루 "...언제나 겸손하네... 뭐, 아무튼 더 필요한게 있으면 바로 불러줘."
타카네 "네. 감사합니다."
뭐, 이런 크리스마스도 있는 법이겠지, 라고 말하며 들어가는 미치루의 모습을 보며 타카네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예. 이런 크리스마스도 있는 법이겠죠.
@...유구무언...
유리코는 야요이가 이것저것 히지리와 이야기를 하면서 히지리를 살펴보고는 역시 부담스러워 한다는 걸 느끼고 화제를 슬쩍 바꾼거에 살짝 감사를 느꼈다. 히지리쨩도 역시 안나쨩만큼이나 낯을 가리는 것 같은데, 너무 관심이 모이면 부담스럽겠지, 응.
유리코 "에? 나? 음... 나하고 안나쨩, 그리고 크리스마스 공연을 했던 멤버들...다들 일단 연말까지는 딱히 일정이 없었지? 그치, 안나쨩?"
저도 모르게, 안나에게 패스를 해버린 유리코. 아, 그러고보니 안나쨩, 앉고나서 한마디도 안한 것 같은 느낌인데...
안나 "...응..."
...스위치 오프일땐 언제나 저랬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유독 더 말이 없는 건...
타카네 "그럼, 두 사람 다 연말 파티때 참가할 수 있겠군요."
유리코 "에? 시어터 연말파티는 크리스마스 뒤풀이로 끝난거 아니었나요?"
별 말이 없던 타카네가 불쑥 끼어들며 말하자, 유리코는 뜬금없는 이야기에 바로 되물어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유리코의 말에 살짝 얼어붙는 타카네와, 타카네를 붙들며 다급해지는 야요이...?
야요이 "에, 에엣, 타카네씨...! 그거, 시어터조에게 깜짝 파티라고 리츠코씨랑 프로듀서씨가 비밀 엄수하라 신신당부 했던 거였는데-"
서로 마주보는 두사람. 이윽고, 서로 시선을 피하며 정면을 바라본다.
타카네 "...흠, 크흠. 제가 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잠깐. 방금 뭐라고? 파티? 크리스마스 공연 뒤풀이가 소박해서 신년 맞이를 크게 하려는걸까, 하고 내심 아쉬워했던 유리코였기에 이런 상상 외의 소식에 더욱 놀랄수 밖에 없었다.
유리코 "진짜요?! 깜짝파티요?!"
야요이 "우, 웃우! 아니에요! 아무 예정도 없어요!!"
삐질삐질 흐르는 식은땀. 떨리는 눈빛. 아아, 이 아이... 아직도 거짓말이 서툴러...
유리코 "야요이쨩 거짓말이 너무 서투르거든?!"
헙, 하고 입을 막으며 고개를 돌려버리는 야요이쨩. 시선을 돌려 타카네씨를 보니 시선이 마주치고야 말았다.
역시 어쩐지 식은땀을 흘리던 타카네씨는...
타카네 "...토, 톱 시크리트, 이옵니다?"
유리코 "이제와서 그 대사?! 그만두세요! 신비함이 박살나고 있다구요?! 테헤페로도 하지 마세요! 귀엽지만!! 어울리지 않는다고요 그거!!"
타카네 "트, 틀렸사옵니다... 이젠, 돌이킬수 없게..."
방금 그게 회심의 일격이었나요?! 라고 태클이 목구멍까지 올라온 유리코였지만, 차마 그 말을 입 밖에 낼수는 없었다. 저렇게까지 진심으로 좌절하면 뭐라 할수도 없잖아요?!
...도저히 수습 불가능한 상황에까지 도달하자 결국 침몰하고 마는 타카네씨와 야요이쨩. 선배...란 무엇일까...후배에게 박살나기 위해 있는 것일까...? 용사에게 쓰러지기 위해 존재하는 마왕처럼...? 목표해왔던 선배의 실체...그리고 선배를 넘어선 풍경은 이렇게 허망한 것일까...?
평소에 존경하고 동경해왔던 올스타즈...특히 시어터 조 앞에서 이미지가 격변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던 타카네와 야요이가 이렇게나 와르르, 하는 효과음이 들리는 것 마냥 속절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자 유리코도 점차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만 같았다. 그렇구나... 용사의 모험은, 결국 부질없는 것이었어... 그런 염세적인 웹소설이 늘어가는 것도 어쩐지 이젠 납득이 갈것만같다.
야요이 "웃우... 비밀로 해주세요... 저희 올스타즈 모두가 열심히 짬내서 준비하고 있는거니까..."
야요이쨩이 저런 침울한 목소리라니... 아마 아리사씨가 들었으면 '이건 이거대로...!'라며 기뻐했을까...? 아니 그런데 슬슬 회복해주시면 안될까요?! 이젠 반대로 식은땀이 흐르는 것만 같은 유리코. 타카네씨, 이후에 또 스케줄 있다고 그러시지 않았나? 저렇게 텐션 떨어져 있어도 괜찮은거야?! 어, 이거 큰일난거 아닐까?!
유리코 "무, 물론 지켜야지! 절대로 말 안할거야! 안할거라구요! 그치, 안나쨩?!"
다급히 고개를 돌리며 동의를 구하는 유리코의 눈에 들어오는, 어쩔줄 몰라하는 히지리쨩의 얼굴과-
안나 "...응..."
그 순간 유리코는...
유리코 "...안나쨩...?"
무언가, 일말의 불안감을-
미치루 "메뉴 나왔습니다~ 어이, 정신 차리라고. 서프라이즈 파티 하나 들통났다고 풀 죽어서야 쓰겠냐, 톱아이돌 시죠 타카네."
...이번에도, 일까. 절묘하게 딱 끊고 들어오는 주방장님 덕분에 유리코는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 엔죠지 미치루. 전 유도 국가대표답게 어떤 타이밍에 들어가야 하는지 정확히 본능적으로 아는 모양일까. 아니면 그저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것 뿐인데 주변의 상황이 그에게 맞춰지는 것일까. 어느쪽이든, 대단한 재능이 아닐 수 없었다.
타카네 "...아직 톱은 아니옵니다만..."
타카네가 스르륵 고개를 들어올리자, 야요이도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미치루가 테이블에 내려놓는, 두접시에 가득 담긴 가라아게(닭고기 튀김)-
야요이 "...어라? 가라아게? 타카네씨, 가라아게도 시키셨나요? 아니면 유리코씨가?"
어느샌가 회복한 모양인지, 의문을 표하는 야요이. 유리코에게도 물어보지만, 당연하게도 시킨 기억은 없다.
유리코 "저희도 시킨 적 없는데..."
미치루 "아아, 뭐.. 단골손님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서비스? 선물이라고 생각해."
아니, 이정도 양을...? 이거 3인분은 가볍게 넘어보이는데?!
유리코 "네?! 저희는 오늘 처음-"
미치루 "-타카네한테 감사하라고. 저 녀석, 이 가게의 매출 지분이 상당하니까. 이정도는 얼마든지 해줄수 있어."
...아아... 그렇구나.
어쩐지, 유리코도, 야요이도 그 설명 하나로 바로 납득이 가고야 말았다. 그 시죠 타카네가 최 우선으로 추천할 라멘집이라면, 얼마나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었을지는 그야말로 명약관화...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타카네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미치루."
미치루 "잠깐 기다리고 있어. 라멘도 곧 나올거니까."
@ 시험 끝... 학점도 끝ㅈ... 에헤헤
타카네 "호의는 거절하는게 아니라고 했사옵니다."
유리코 "그래도 아이돌인데..."
타카네 "앗이흐이아 앤안아옵이아(맛있으니까 괜찮사옵니다)."
유리코 "...그 대사, 도용이거든요? 그리고 다 드시고 말씀해주시지 않으시겠어요?"
잠깐의 갈등-이렇게나 많은 양을 공짜로 받아먹어도 되는가, 아이돌로서 이런 고칼로리 요리를 마구 먹어도 되나 등등-끝에, 유리코는 가라아게를 집어들었다. 어제도 상당히 많이 먹어서 조금 걱정되긴하는데... 아니, 생각해보니 어차피 미나코씨네 가게에서 매번 그렇게 먹기도 하고. 그리고 따지고보면 선물을 받은건데, 이걸 거절하는 건 예의도 아니잖아? 그리고 저렇게 윤기가 좔좔 흐르는(물론 이 윤기가 전부 기름기라는 건 깔끔하게 잊어버리기로 했다), 바삭바삭해보이는 가라아게를 손도 안대보는 건 죄악...! 그래. 맛있게 먹으면 칼로리는 0랬어!
그렇게 죄악감과 걱정, 아이돌로서 가진 일말의 양심을 모두 떨쳐내고, 마침내 젓가락을 집어들고 가라아게 한점을 집어든 유리코. 최후의 순간까지 '먹으면 안되는거 아닐까, 이것저것 주는대로 다 받아먹으면 안될텐데...'라고 만류하는 이성을 억누르고, 현재의 즐거움을 입에 넣는다...!
살짝 식어 그리 뜨겁지 않은 겉의 튀김옷. 입안 가득 차오르는 고소한 향과...어서 날 씹어보라 속삭이듯 유혹하는, 닭 육즙이 베어나오는 기름기. 그 유혹을 거스르지 않고 가볍게 깨물자, 바삭, 하고 입안 가득 풍겨오는, 따끈한 닭의 풍미. 역시 갓 튀긴 튀김만큼 맛있는건 없다는 걸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다. 아아, 이래서 재료가 뭐가 되었든 튀기면 다 맛있다고 그런거였구나...!
유리코 "...맛있어...! 안나쨩, 히지리쨩, 어서 먹...아, 이미 먹고 있구나."
히지리 "네?"
유리코 "...아무 것도 아니야, 히지리쨩...아, 레몬 뿌려먹을래?"
...뭔가, 혼자만 고심하고 고뇌하는 느낌이라서 어쩐지 억울해지는 유리코였지만, 뭐 아무려면 어떠랴. 먹자.
@...이 음식묘사도 한번 날려먹었던건 안비밀... 역시 두번째 쓰는건 썩 마음에 들지 않아요오...
유리코 "선물...아! 그러고보니, 두 분, 크리스마스 선물은 다 보내셨나요?"
...생각해보니, 오늘 나온 김에 크리스마스 공연때문에 사두지 못했던 부모님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야해... 사실 안나쨩 돌보는것도 돌보는 거지만, 같이 데리고 나온 김에 선물 사는 걸 조언을 들을 생각이었으니까...
그러니까 기왕 만난김에 두 사람에게도 물어봐두면 좋겠지, 라고 생각한 유리코.
야요이 "웃우! 어제 들어가면서 다 나누어줬어요!"
타카네 "본가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쇠지 않기에... 신년 연하장과 함께 선물을 보내드릴 계획이옵니다."
유리코 "으으...나도, 오늘 들어갈때는 꼭 사가야할텐데..."
야요이 "선물 아직 못 고르신건가요?"
타카네 "선물은 무엇이냐 보다, 보내는 사람의 정성이 담기는 것이 중요한 것. 유리코가 고른 선물이라면 부모님께서 기뻐하실겁니다."
유리코 "그래도, 역시 잘 모르겠어요...혹시 뭘 사실 생각이세요?"
야요이 "저는 부모님께 지갑을 사드렸어요!"
유리코 "지갑이면...그렇네. 자주 쓰시고, 의외로 잘 헤지니까 실용적인 선물이네. 동생들은?"
야요이 "동생들에겐 인형을 사다줬는데, 쵸스케는 싫어하더라구요. 정말, 작년까진 좋아했으면서-"
유리코 "그건, 역시 남자애니까 그런게 아닐까 싶지만..."
남자애도 인형을 좋아한다고 뭐라 하지 않는다구요! 정말, 가족에겐 솔직해져도 괜찮은데! 라며, 역설적으로 누나에게 솔직해질 수 없는 이유를 열심히 보여주는 야요이를 보니 쵸스케가 조금은 불쌍해지는 유리코.
유리코 "야요이쨩, 그렇게 쉽게 말해버리는 누나라서 더 이야기를 안하는 거 아닐까?"
야요이 "에? 앗...그, 그러네요..."
...바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인정하는 야요이. 곰곰히 따져보면, 상담이랍시고 동생의 이모저모를 이야기 해버리고 마니 머리가 커질수록 누나에게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할 수가 없는 것. 쵸스케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누나 동료들이 자신의 사소한 것까지 다 알고 있는건 엄청 부끄러운 일일지도... 새삼스레 자아성찰의 기회를 갖게되는 야요이. 미안해, 쵸스케... 앞으로는 누나가 더 신경써줄게.
이번 일을 계기로 야요이가 동생의 비밀을 더 누설하지 않게 되었으니...잘됐어요, 잘됐어요?
여담이지만, 이후 시어터에 방문한 쵸스케가 인형 선물세례를 받고 야요이에게 화를 낸건 아무래도 좋은 일이겠지.
방금 전에 미치루가 가라아게를 서비스로 내오며 했던 말. '라멘도 곧 나오니까.' 그런데 생각외로 늦어지는게 왜 그럴까, 하고 살짝 의문이 들던 참이었는데.
쿠웅...!
안나 "......!"
히지리 "에...?"
유리코 "......?!"
야요이 "우와!"
유독, 시선을 끄는 저 큼직한 라멘 그릇. 다른 라멘 그릇에 비해 유난히 넓은 목을 자랑하는 그릇과...
미치루 "엔죠지 미치루 특제, 미소 라멘 야채, 마늘, 고기 산처럼! 하고 미소 하나, 시오 하나, 쇼유 2개. 미소엔 차슈 추가, 시오에는 차슈랑 김추가에 양념은 따로. 그리고 쇼유에 차슈 추가는 이쪽 맞지?"
차례로 내려놓으며 각자에게 정확히 나누어주고 있었지만, 모두의 시선은 타카네에게, 정확히는 타카네의 앞에 놓여진 라멘 그릇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토핑이라기엔, 엄청난 양이였다. 아까의 가라아게 두 접시가 산같았다는 묘사는 취소. 바로 철회해야만 했다. 그것이 단순한 동네 뒷산이라면, 저것은 마치 후지산...! 겹겹이 쌓아올려진 숙주와 파, 마늘과 고기는 저정도면 예술이라 불리어도 과언이 아니다...!
저런걸 준비하는 중이었으면 시간이 이렇게나 걸려도 이해가 가...! 유리코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을 느꼈다.
유리코 "하지만 저런 라멘을 먹을때는, 엄청난 기술이 필요할터...!"
천지 뒤집기, 토핑과 면의 위치를 뒤바꾸는 그 기술이 없이는 저 엄청난 토핑 아래에 침묵하고 있는 면이 전부 불어터지고 만다...! 하지만 그 뒤집기도 양이 적당해야 가능할터인데... 저정도 양의 토핑을, 사고 없이 뒤집는 게...?
타카네 "자, 그럼 시작해보도록 하죠..."
왼손에는 숟가락, 오른손에는 젓가락. 조심스럽게, 하지만 신속하게 그릇의 가장자리를 따라 안쪽으로 파고드는 손길은, 그야말로 장인의 것. 조심스럽게 안쪽을 뒤섞는? 면을 잡는? 옆에서 바라보기엔 식별이 잘 되지 않는 자잘한 손놀림과 함께.
타카네 "...!"
소리없는 기합, 그리고 번뜩이는 눈빛-
유리코 "하, 하늘과 땅이... 바뀌었어!"
시죠 타카네의 이름에 걸맞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움직임. 차분하게 공이 굴러가듯이 그 위아래를 바꾸며 모습을 드러내는 탱글탱글한 면발. 마땅히 자리잡아야할 자리로 돌아간다는 듯한, 국물 한방울조차도 튀기지 않는, 기적.
그래, 이건 기적이라 불러야 할터.
유리코 "이, 이게 라멘의 신...시죠 타카네?!"
안나 "...유리코씨, 나레이션 부끄러워..."
...언제나처럼의 츳코미를 들으면서 그제야 자제해야겠다 자각하는 유리코였...
...어라? 방금 안나쨩?
고개를 돌려보니, 안나는 언제 그랬냐는 듯 스스로의 라멘에 시선이 고정되어있었다. 부끄러운걸까, 싶었지만 뭐...
...조금은, 풀렸을까나.
한결 가벼워진 마음에 살폿 미소가 지어지는 건 어쩔수 없었다.
유리코 "아, 맞다. 히지리쨩한테 덜어줘야지."
아까의 제안, 스스로 해놓고 까먹어선 안되겠지. 이래저래 해프닝이 있었지만 용케도 까먹지 않은 스스로가 대견해지는 유리코.
히지리 "네...네? 아뇨, 역시, 괜찮은데..."
유리코 "사장님! 저희, 작은 접시 몇개만 좀 주시겠어요?"
미치루 "오우, 여기있습니다."
커튼 너머에서 바로 건네지는 접시들. 감사합니다! 하고 접시들을 받아든 유리코는 옆에 내려놓고 그중 하나를 집어 자신 몫의 라멘을 덜어내기 시작했다. 약속했던 거니까, 하지만 너무 부담스럽지 않도록 조금만... 국물도 떠내서 충분히 맛볼수 있도록.
타카네 "저는 같은 라-멘이라 덜어도 의미가 없겠군요. 미안합니다, 히지리양."
히지리 "아, 아뇨, 괜찮아요..."
...확실히 저런걸 받는건 좀 부담스럽겠지...? 어쩐지 유리코는 히지리가 단순히 낯을 가리는게 아닌, 진심으로 사양하는 게 저런게 아닐까...하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저정도로 좋아하는 사람에게 받는건 역시...
야요이 "앗, 그럼 제 걸 덜어줄게요! 제 라멘은 히지리쨩거랑 다르니까!"
그러자 옆에서 보고 있던 야요이가 선뜻 자신의 라멘을 나누어주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나며 접시를 가져갔고-
유리코 "에? 아니, 그..."
-그와 동시에, 접시를 받으려 뻗어졌던 안나의 손이 다시 테이블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유리코는 보고야 말았다.
아까 조금 해소되었다, 싶었던 불편한 분위기는 안나를 중심으로 다시 풍겨오고 있었고... 타카네는 의식하는지 아닌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유리코는 히지리와 야요이가 분명 모를리가 없다고 느꼈고, 그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물론, 야요이가 라멘을 덜어 히지리에게 나누어줄때까지, 안나가 힘없이 손을 내리고 라멘을 먹기 시작하는 부분까지는 그 두사람이 느끼지 못했지만,
히지리 "유리코씨도, 드셔보세요..."
유리코 "아? 아아, 고마워, 히지리쨩. 잘먹을게."
히지리가 아까의 이야기대로 차례로 나누어 줄때-
히지리 "야요이씨는..."
야요이 "앗, 저는 괜찮아요. 미소라멘은 종종 먹어봤는걸요! 히지리쨩이 많이 드세요!"
-셋이서 나누어 먹는 쪽으로 가면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었지만...
히지리 "에, 그럼, 언니..."
안나 "...안나도, 괜찮아."
...안나도 야요이처럼, 히지리가 덜어주는 걸 거부했다.
언제나처럼의 반응, 이라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솔직히 유리코도 그런거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렇게 힘없이 팔을 내리는 걸 보고 아무렇지 않은 반응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아, 응...이라며 접시를 내려놓는 히지리쨩. ...그 모습에서 야요이쨩도 아차, 싶었는지 시무룩해지는 느낌...
그 후로는 덤덤히 라멘을 먹는 타카네를 제외하고는, 4명 모두 먹는둥 마는둥 제대로 라멘을 먹지 못했다.
>>+1 다이스.
타카네는, 눈치 챘을까요?
30 이상이면...
30 미만이면...
타카네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미치루."
미치루 "어, 그...이런. 서비스가 조금 과했던 모양이군."
추가 계산을 위한 카운터에 앉아 휴대폰을 들여다보던 미치루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일행을 보며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었다. 타카네를 제외한 나머지 넷의 라멘은 채 반도 비워지지 못한 상황.
야요이 "아, 아니에요! 맛있게 먹었어요!"
유리코 "마, 맞아요! 그저, 배가 불러서... 맛은 정말 최고였어요!"
멋쩍어하는 미치루의 반응에, 야요이와 유리코는 화들짝 놀라 손사레를 치며 말했지만...
미치루 "아니, 이건 내 불찰이야. 너희가 여자 아이들이라는 걸 간과해서, 정작 시켰던 메뉴를 즐기지 못하게 했어. 죄송합니다."
정중히,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는 미치루.
유리코 "아, 아니, 사과하실건..!"
손사레를 치며 만류하는 유리코였지만, 요지부동.
가라아게 접시가 비워진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었기에, 괜한 서비스로 손님께서 라멘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라고. 미치루 입장에서는 그렇게 판단 할 수 밖에 없었다.
타카네 "...아닙니다. 보통이었다면 제가 다 먹을 수 있었지만, 시간 관계상 다음 스케줄에 늦을 수는 없었기에 먼저 일어나는 걸 용서해주시길."
미치루 "아니, 보통 그런걸 사과하진 않는데..."
...타카네가 마주 고개를 숙이며 사과해오자, 미치루는 결국 작게 한숨을 내쉬며 먼저 고개를 들 수 밖에 없었다.
미치루 "...어쨌든 내 잘못이니, 이번에 제대로 먹지 못한 라멘에 대해서는 보상을 해주고 싶어."
타카네 "아니, 그러실 필요는-"
한 손을 들어 타카네를 제지하고, 카운터 서랍에서 종이를 꺼내 4조각을 찢어낸 후 가게의 도장을 찍는 미치루. 그리고 그걸 타카네를 제외한 4명에게 한장씩 나누어주며 말했다.
미치루 "자, 여기. 다음에 와서 누가 됐든 카운터에 앉아있는 사람에게 이 쿠폰을 주면, 라멘에 토핑은 자유롭게 추가해서 한그릇 바로 내주도록 이야기 해둘게."
타카네 "미치루. 그럴 필요-"
미치루 "-그만. 난 지금 돈을 받으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렇게 하면 네 쪽에서 다음 스케줄이고 뭐고 결단코 안 물러설걸 아니까 이쯤에서 타협하려는거야, 타카네. 자, 이거라도 받아줘. 다음에 오면, 오늘 제대로 먹지 못한 라멘, 다시 끓여줄테니까."
타카네 "...알겠습니다.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안나 "...죄송...해요..."
유리코 "감사합니다. 다음에 꼭, 올게요."
야요이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꼭, 맛있게 다 먹을게요!"
히지리 "감사합니다..."
미치루 "아니. 내가 더 미안하고 고맙지."
유리코는, 미치루가 정중히 사과해오자 도저히 몸둘바를 몰랐다. 아는 사람의 후배들, 동생들이라고 서비스를 준건데. 그저 우리가 우리간에 분위기가 이상해서 제대로 먹지 못했을 뿐인데, 사장이 직접나서 사과하다니. 왠지, 가끔 이야기나 들어왔던 블랙컨슈머가 된것같은 느낌이 들어 굉장히 미안해지고 죄책감이 느껴져서...
타카네 "네 사람 모두."
유리코 "ㄴ, 네?"
타카네 "이번 일을 너무 마음에 두지 마시길. 이건, 장사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한 것. 정 미치루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면, 다음에 와서 맛있게 먹고 일어나면 되는 것. 그리고 잘 먹었다고 인사하면 되는 겁니다."
야요이 "네..."
히지리 "...네..."
타카네는, 가게를 나서자마자 그렇게 말했다. 돌아본 타카네의 얼굴은 그저 평온하기만 할 뿐.
타카네 "그리고, 안나."
안나 "...ㄴ, 네?"
타카네가 안나를 부르자, 순간 안나와 마찬가지로 숨을 멈추는 유리코. ...타카네가, 무슨 말을 할지 모르겠기에, 당사자가 아닌 유리코도 덩달아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타카네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도 있는겁니다."
안나 "...네."
살폿, 자애로운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하는 타카네였지만, 안나는 도저히 고개를 들지 못했다.
골목에서 큰 길로 나올때까지 그 후로 별 이야기가 없다가, 큰 길로 나오자 타카네가 먼저 세사람에게 작별을 고했다.
타카네 "그럼, 저와 야요이는 다음 스케줄 때문에..."
유리코 "앗, 네! 드, 들어가세요!"
안나 "...들어가세요..."
야요이 "유리코씨, 안나쨩, 히지리쨩! 그럼 다음에 봐요!"
히지리 "조, 조심히 가세요..."
그렇게, 둘은 프로덕션 사무실 방향으로 떠났고,
유리코 "...하아..."
...유리코는, 어딘지 모르게 착잡해지는 마음에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쩌다 이렇게 된거야, 정말...
날씨가 쌀쌀하다. 아니, 마음이 그래서 더 그런걸까.
유리코 "일단, 어디라도 좀 들어갈까?"
자매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3
다음은 어디로 갈까요?
가장 다이스가 높은 값의 장소로 이동하겠습니다.
가능하면 실내로 지정해주시고, 시어터나 프로덕션 사무실은 제외하겠습니다.
짝수 서점
스타티어님의 앵커이니, 티어님이 로컬라이즈 여부를 결정해주세욧!
1. 넷카페로->유리코 지갑 고통 루트
2. 한국식 pc방 유지->유리코 "감사합니다!"
...지금 밥먹는 중이라 어차피 글 못쓰는 김에...
혹시라도 먹고 올때까지 안달린다면 원제 그대로 한국식 pc방에 보내겠습니다!
...다 먹었습니다. 다시 카페 가서 쓰겠습니다.
유리코 "아하하하..."
안나 "유, 유리코씨...괜찮아...요?"
히지리 "괘, 괜찮으세요...?"
유리코 "으, 응! 괜찮아! 괜찮고 말고!"
...사실, 괜찮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적당히 주위를 둘러보던 중, 우연찮게 유리코의 눈에 들어온 넷카페. 때마침 여성 전용 공간이 있다고 명시되어있고, '다인실 구비' 라는, 아이돌이라 사람들의 시선에서 조금 벗어나 있는게 편안할 것이라 판단했던데다가... 어떤 곳일지 한번쯤은 가보고 싶기도 했고-라는 이유가 더해져 어째선지 모르겠지만 만류하는 안나도 설득해가며 둘을 과감히 이끌고 들어왔는데...
1. 일단, 입장료가 존재. -> 고로 한명당 입장료를 그대로 지불해야 했으며
2. 당연하게도 다인실은 개인실, 공개 공간보다 더 비쌈
...이 조합된 결과로... 일단 아까 안나가 산 점심값보다는 더 나왔다는 것만 먼저 밝-
유리코 "...아, 아니야. 여기로 들어온걸 후회하지 않아요!"
...뭐, 그렇다고 하니까 넘어가자.
어쨌든, 조금 작긴 하지만 어찌되었든 여자아이 3인이 쓰기에는 충분할 공간을 컴퓨터 3대와 함께 3시간 동안 빌리는데에 성공. 이걸로, 일단 저녁때까지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
비싼게 아니야, 비싼게 아니야...라고 속으로 되뇌이던중, 겉옷을 벗어둔 안나가 유리코의 옷자락을 붙잡고 있었다.
안나 "...안나, 화장실...갔다올까 하는데...히지리, 유리코씨...같이 갈래...요?"
히지리 "으, 응. 갈래..."
유리코 "응? 아, 난 괜찮아, 안나쨩. 둘이서 먼저 갔다와. 난 먼저 컴퓨터 좀 보고 있을께."
안나 "그럼...갔다 올게...요."
그렇게, 두사람이 방에서 나가자...
유리코 "...후우..."
...유리코는, 잠시 생각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그게 바로, 무리해가면서 이곳에 들어온 이유니까.
일단, 안나쨩이 왜 갑자기 저렇게 우울해졌었는가, 언제부터 저렇게 되었나, 를 먼저 생각해보는게 좋을까.
유리코 "...어제 공연까지는, 평소랑 똑같았어."
크리스마스 이브 공연. 안나쨩의 단독 무대가 있었고, 단체곡도 두곡이나 소화했었다. 총 3곡이나 피로했음에도 안나쨩이 피곤해하거나, 어려워하거나 한 기색은 없었지. 물론 보이지않게 피로를 내색하지 않았을수도 있지만 그건 일단 배제하더라도, 평소의 모치즈키 안나와 다른 점은 없었다.
유리코 "공연 전까지는 물론, 공연이 끝난 후 뒤풀이 때도..."
...미나코씨가 스태미나를 많이 보충해야한다며 안나쨩을 붙들고 더 먹이려고 한것 정도를 빼면, 평소와 정말 다를게 없었지.
...아, 그거 솔직히 옆에서 보기엔 조금 무서웠긴 했지만... 그래도 그건 언제나의 미나코씨였으니, 이게 큰 영향을 줬으리라 보긴 힘들어. 그럼 그 후에 평소와 달라진건...
유리코 "...히지리쨩이 온거랑...야요이쨩을 만난거, 려나..."
>>~+3까지 다이스 체크입니다.
체크 값은 40, 80, 100이며 가장 높은 값을 채택합니다.
유리코 "...야요이쨩을 유독 의식... 의식? 하는...것? 같긴 했는데..."
...평소에도, 뭐랄까... 야요이쨩과 안나쨩이 같이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던 것도... 어라? 안나쨩, 앤젤 스타즈 소속이고. 야요이쨩은 앤젤스타즈의 멘토잖아? 그런데 같이 있던 걸 본 기억이 없...어?
으음... 생각하기 싫지만... 설마 야요이쨩을 질투, 라도 하는걸까? 아니, 안나쨩이든 야요이쨩이든 둘 다 착한 아이들인데, 누굴 미워하고 질투하고...할리가...
...아니야. 냉정해지자, 나나오 유리코. 이런 주관이 섞여 들어가면 계속 빙빙 돌기만 할거야. 침착하게, 차분히 생각.
유리코 "...다시 정리."
오늘 일만 다시.
오늘 안나쨩은, 식당에 가서 유독 말수가 줄어들고, 더더욱 우울해했어. 메뉴 선정에 문제가 있던건 아니었으니까. 이건 확실해. 그리고, 오늘 식당에서 만난건 타카네씨와, 야요이쨩. 안나쨩이 유키호씨는 아니니까, 남자분을 만났다고 해서 확 기분이 다운되거나 하지는 않을테니까, 엔죠지씨는 제외.
...야요이쨩이랑, 타카네씨...
>> 다시한번, ~+3까지 다이스 체크입니다.
체크 값은 20, 60, 100으로, 역시 가장 높은 값을 채택합니다.
유리코 "타카네씨에겐, 그저 놀라는 반응이었는데, 야요이쨩의 경우는... 단순히 놀라는 반응이 아니었어."
...명백히, 달랐다.
그 목소리는 뭐라고 해야하지...그래. 미나코씨가 배가 부른데도 음식을 권해 올 때 대답하던 그...
유리코 "...당혹."
...당혹스러웠던 반응.
>> +1, 다이스 체크. 일단은 이 연속 다이스 체크의 마지막입니다.
20, 70입니다.
@ ...저도 미친듯이 괴롭습니다... 왜 저는 데레, 본가, 밀리 각각 세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아이돌들을 전부 데려와서 이렇게 괴롭히고 있는지...
이건 만고불변의 진리지
유리코 "...응. 역시, 그 뒤로 계속 대화를 회피했어. 평소의 안나쨩이라면 츳코미를 걸만한 상황이 여러번 나왔는데도, 내가 말할 때까지 아무 말도 없었고..."
...그렇다는건, 역시...안나쨩은, 야요이쨩을...
끼이이이-
유리코 "꺄아악?!"
...너무 몰두해서 그런걸까. 두 사람이 돌아오는 것도 모르고 있었던 유리코. 덕분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비명을 질러버렸다.
히지리 "괘, 괜찮으세요...?"
안나 "...왜 그렇게, 놀라는...거야?"
유리코 "으, 응?! 아, 아하하...그, 그게! 무슨 게임을 해야할까, 하고 생각을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그만..."
...그 말에, 안나는 굉장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안나 "...유리코씨...바보가 옮으면, 안돼..."
유리코 "...있지. 안나쨩이 누구를 특정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정할 만한 사람들의 명단이 바로 떠오르는건 내가 나쁜걸까?"
안나 "...그, 글쎄?"
...정말이지...
천연덕스럽게, 그 누구보다도 자연스럽게 디스를 하는 안나 쨩을 보고 있으니 평소의 멘탈로 돌아온걸까, 싶은 생각도 들고...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또 다시 불안함을 느끼는...
...유리코는, 그저 착잡할 따름이었다.
히지리 "이렇게, 침대도 있네요..."
유리코 "응. 넷카페는 보통 야간에도 운영해서 야간에는 간이형 숙소로도 쓰인다고들 그러니까. 그리고, 게임을 오래하면 피곤해지니까 조금 쉬고 싶어질 수도 있잖아? 그래서 있는 걸거야."
방 안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는 유리코와 히지리. 침대부터 시작해서 작은 TV, 알람시계 등 작은 비즈니스 호텔에 맞먹는 구성품들을 보며 놀라고 있었다. 반면에 안나는 바로 컴퓨터를 붙잡고 본체와 주변기기부터 확인하기 시작했다.
안나 "...잠 잘 시간, 없는데..."
돈을 생각하면, 1분이라도...더, 게임을 해야... 안나쨩. 또 히지리쨩한테 혼나고 싶은건 아니지? 그치만, 여기는 컴퓨터가...주가 되는 공간이니까, 게임 얘기...세이프라고 생각, 해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 히지리쨩? 이란 질문을 담아 시선을 돌리니 히지리는 안나의 발언에는 큰 관심이 없고 그저 처음보는 곳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할 뿐.
...이 애, 이렇게 쉽게 몰두하는걸 보면, 의외로 게임 가르쳐 버릴때 푹 빠져버리는건 아닐까...?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고 하는데...
그럴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왠지 모를 불안함이 드는 유리코. ...기분 탓일것이다. 아마도...
한편, 컴퓨터의 CPU와 RAM, 그리고 설치 프로그램들을 확인하던 안나는
안나 "으음...컴퓨터 스펙...안나 것, 보다 더...안 좋아... 가능한 게임, 전부... 최대가 중옵..."
...이래놓고, 그 금액을 받는거야? 라고, 조금은 냉기가 감도는 헛웃음을 짓고야 말았다.
유리코 "에에, 그건, 넷카페는 보통 다른 부대시설도 많아서 사용요금이 더 올라간다고 들었는데?"
아하하, 하고 애써 두둔해보는 유리코, 였지만...
안나 "...그래봐야 그거, 대부분... 따로, 사용요금을 받는걸...?"
유리코 "...제발, 내 입에서 여기 괜히왔다는 이야기가 안 나오게 해줘, 안나쨩..."
...침통한 유리코의 반응에, 순식간에 움츠러드는 안나.
안나 "...미, 미안해요..."
...이런걸 보면, 평소의 안나쨩...같은데....
유리코 "아하하...괜찮아, 괜찮아. 생각보다 별로면, 한번 체험한걸로 된거고. 다음에 다시 안..크흠. 오면 되겠지?"
유리코의 너스레에, 표정이 다시 풀리는 안나.
그 모습에, 유리코는...
...유리코는, 안나쨩이. 그리고 야요이쨩도. 둘 모두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생각할 수 없었다. 물론, 두 사람에 대해 모든걸 속속들이 다 아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모르는 부분이 아직 산더미같이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하지만...
둘 중 누구도, 나쁘지 않아. 잘못...하지 않았다고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그래도, 나쁜 사람은 없어. 그냥, 서로 서먹해서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걸거야. 분명...그런거니까.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거라면, 어떻게든 그 서먹함을 풀어주고 싶어...
안나 "-코씨. 유리코씨...?"
유리코 "...에, 응?"
안나 "게임, 같이 안할거야...?"
...또 생각에만 빠져있었네. 하지만, 지금껏 생각해온 덕분에 이제 뭘 해야할지는, 명확해졌다.
...자, 그럼... 지금부터. 이 전설의 용사...릴리 나이트의 활약으로,.두 공주님의 오해를 풀어주면 되는걸까?
...그렇다면, 지금 할 일은...
>>~+?? 다음 연재시까지 투표입니다.
1. 안나와 게임을 하면서, 아까 라멘가게에서의 일을 묻는다.
2. 음료수를 뽑으러 간다고 혼자 나와서, 이 상황에 대해 조언을 구할만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다.
3. 만화책을 가지러 간다고 하며, 히지리를 데리고 나가 이야기를 나누어본다.
※1번에 투표하시는 경우, 안나와 유리코가 플레이할 게임도 함께 지정해주세요. ...물론, 게임자체가 큰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으음... 네. 이걸로, 오늘 하루를 카페에서 열나게 불태워서 어느 정도 진도를 뺀 것 같아서 기쁘네요.<이 인간이 1년 가까이 뭉그적대던 진도 분량만큼을 오늘 하루동안 나갔습니다. 걱정마세요! 해는 아직 동쪽에서 뜹니다!
...뭔가 졸린 상태에서 이런저런 잡설을 길게 썼는데, 그건 창설판에 써둔 게시글에 다는 댓글로 갈음하겠습니다. ...창댓에 자질구레한 잡설 길게 쓰는건 역시 좀 아니라 생각해서.
아무튼 오늘은 이만 들어가고... 내일 준비 되는 대로 바로 돌아오겠습니다.
Q. 이래놓고 탈주 할거지? 늘 그랬던것처럼!
A. D-6. 할일은 아직 차고 넘칩니다.
히지리 생일전까진 끝나나요??
현재 동률이네요.1번 2표, 3번 2표.
골든골이 들어오면 바로 작성 시작하겠습니다.
>>-1 진짜 이를 악물고 끝내볼 생각입니다. 이런 유열 전개, 제가 오래 못버텨욧...(...)
+ ...마지막 한표만 오면 되는데 어째서어...
...물론 14시 30분 전까지 앵커 3개가 연달아 2번을 지정하면 2번으로 진행도 가능합니다.
+추가) 예정 시간이 되었으므로, 다이스를 굴리겠습니다.
유리코 "그래서 안나쨩, 무슨 게임 할거야?"
컴퓨터 두대를 전부 켜서 번갈아가며 확인하는 안나의 옆에 앉으며 물어보니-
안나 "으음...여기. 스타크래프트2가...깔려있는거 같아, 요."
유리코 "...에?"
...보통은 하는 사람이나 하는 게임이, 깔려 있어...?
안나 "하지만, 인터넷도, 스펙도 썩 안좋아서..."
유리코 "하지만 다른 게임보다는 빠르게 하는거, 가능하잖아?"
>> ~+3까지 다이스 체크
안나와 유리코의 스타크래프트2 실력을 확인하겠습니다. +3까지 중 가장 높은 값이 안나의 실력, 그 다음 값이 유리코의 실력입니다. 일단 다이스 구간으로 분류한후, 세부 사항은 다이스 값을 보고...
01~25 아케이드만 가볍게 즐깁니다.
26~50 캠페인을 클리어했습니다. 난이도는...?
51~75 협동전을 즐겨합니다.
76~99 협동전이 질려서 래더를 시작.
100 사실상 일본여성 유저 중에서는...
안나 "그래서...또, 랜타디...?"
시시한데...안나의 체념한 듯한 말투에, 유리코는 살짝 부끄러움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유리코 "어, 어쩔수 없잖아! 이게 제일 간편하고, 쉽게 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이건 어디까지나 손풀기니까, 끝나면 협동전 같이 할게!
덧붙여진 유리코의 말에, 안나의 눈빛이 단번에 확 바뀌었다.
안나 "...진짜지?"
유리코 "마침, 15레벨을 찍은 아이가 있단 말씀! 기대해도 좋아!"
안나 "...응...뭐, 이번 돌연변이는 마스터레벨이 없어도 되니까. 안나가 캐리해줄게!"
게임이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스위치가 올라가는 안나.
돌연변이?! 자, 잠깐. 안나쨩. 아주어려움은 아니겠지? ...무슨 말을 하는거야, 유리코씨. 당연히 주간돌연변이는 아주어려움을 깨야지! 마, 말도 안돼!! 내가 그런게 가능할리가 없잖아!! 걱정마, Vivid_Rabbit의 진면목을 보여줄테니까!
히지리 "......"
앗, 안나쨩. 이거 미션 돌려도 되는걸까? 음, 저그 공격력 업그레이드는 10정도 더 찍고 하는게 나을거야. 미션 실패하면 바로 게임오버인거 알지? 아, 그냥 바로 시작해도 될거같아! 안나쨩, 그거 지금 바로 끄고 협동전하자는거지?! 아니, 돌연변이, 인데요? 왜 그렇게 돌연변이에 집착하는거야-
히지리 "...저기..."
한창 게임에 집중하던 두사람의 뒤.
유리코 "으, 응?"
안나 "히지리?"
어느새 뒤에 다가온 히지리는, 두 사람의 게임 화면에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히지리쨩에 대해서 생각을 안하고 있었을지도...
히지리 "...이거, 뭘 하는...건가요?"
...아니. 이거...무슨 질문이지? 순간 어안이 벙벙해진 유리코였지만, 안나는 자연스럽게 설명을 시작하고 있었다.
안나 "스타크래프트 2라는 게임에 있는, 랜덤 타워 디펜스라는 미니게임, 이라고 보면 돼!"
...맞다, 히지리쨩. 게임에 대해 아예 몰랐었지.
히지리 "...게임, 안에...미니게임?"
안나 "응. 여기서 나오는 애들을, 여기로 못가게 막는 거지!"
안나가 모니터 화면을 가리키자, 때마침 다음 스테이지가 시작한다. 앗, 잠깐. 생각해보니 타워 설치 안했다!
히지리 "...막는다는게...무슨 말...이야?"
안나 "으음...그러니까, 없애버려서, 못가게 하는거야. 나쁜 놈들이니까, 안나랑, 유리코씨가 없애는거지!"
...어...잠깐. 지금 이 설명...괜찮은걸까?
>> +1 다이스 체크.
체크 값은 25, 100입니다.
히지리 "으응...그렇구나."
고개를 끄덕이고 그냥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는 히지리쨩. ...이해 한거...맞겠지?
안나 "유리코씨, 몹이 세는데? 괜찮은거야?"
유리코 "아? 으, 으에에?! 이, 이런 실수를?!"
다급하게 화면을 확인해보니, 몬스터들이 이미 마지막 지점을 향해 돌진중-?!
유리코 "아, 안돼!"
유리코는 다급하게 타워를 합치면서 남아있던 가스로 공격력 업그레이드를 다급히 눌러가며 살려보려 노력했다. 아니, 그래도 이렇게 허망하게 죽을 수는 없는데!
히지리 "빠, 빨라..."
유리코의 손길과 함께 휙휙 바뀌는 화면의 모습에 저도모르게 감탄하는 히지리.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미 5에서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던 라이프는-
유리코 "아아아!!"
...장렬한 유리코의 비명과 함께, 화면에 있던 모든 타워와 몬스터들이 터지며 텅 빈 공간만이 남고야 말았다.
뒤에 다가온 히지리쨩을 신경쓰다보니, 어느샌가 라운드가 올라가서 훅 밀려버리고 말았어. 하긴, 이번에는 신급 타워를 빨리 뽑아내지 못했으니까, 넋을 놓아선 안됐지... 미리 신경썼어야 했는데...
안나 "자, 가볍게 안나의 승리! 후후후, 유리코씨. 이젠, 돌연변이를 하러 가는거야!"
유리코의 패배가 확정되자마자, 바로 게임을 빠져나와 협동전 준비화면으로 넘어가는 안나...? 아니, 벌써?!
유리코 "자, 잠깐?!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되었는데?!"
안나 "안나는 이미 깨봤으니까 금방 할 수 있어!"
시간은 계속 지나고 있어요! 라는 말과 함께 생글생글 웃는 안나.
이렇듯 즐거워보이는 안나를 보며, 안나쨩은 역시 게임을 좋아하는구나, 하고 새삼스레 다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아무튼, 할 수 밖에 없을까... 안나가 스타2만 하면 협동전을 같이하자고 하도 이야기를 해서 일단 하나 잡고 키워본 유리코였지만... 가끔 이야기를 들어볼때 마다 혀를 내두르게하는 그 돌연변이는 좀...어려울것 같은데.
안나 "그래서, 유리코씨가 키운 사령관은, 누구에요?"
유리코 "아... +1인데."
안나 "그럼...안나는, +2를 하면 되겠네."
그렇게 시원스럽게 대답하고 Ready를 누르는 안나. 얼떨결에 덩달아 누른 유리코였지만-
유리코 "잠깐, Violent Night(한국 번역명:끔찍한 밤)...? 안나쨩, 이거 무슨 무슨 효과인건데?!"
안나 "그건 안나가 차근차근 설명해줄게요. 어렵지 않으니까. 걱정말고, 고고!"
...어...정말, 괜찮은거...맞지?
>> 유리코(=+1)와 안나(=+2)가 고른 사령관을 적당히 골라주세요. 어차피 지금 게임은 그리 중요한게...<안중요한데 왜이리 열심히 작성하냐(쓸데없는 디테일에 집중한 나머지 말려가는중)
추가로, 다이스도 함께 굴려주세요. 다이스의 합계/13의 나머지 값으로 공세 유형을 지정하겠습니다.
@...너무 자질구레한게 많아아아...
>> 다이스 체크 : (76+5)/13 , 나머지는 5. 바드라 공세 확정.
게임을 시작하고, 바로 얼굴을 찌푸리는 안나.
안나 "저그..."
협동전 만고불변 공공의 적, 하필이면 가장 까다로운 저그가 적이라니. 시작하자마자 어떻게 아느냐? 미니맵은 모든것을 알고 있...
유리코 "안나쨩, 오른쪽에 이거... 각각 무슨 뜻이야?"
유리코는 15레벨을 찍으면서 케리건 운영에는 어느정도 숙달되었는지, 어느덧 화면 오른쪽에 띄워진 돌연변이 원의 툴팁을 읽을 여유도 있어보였다. 다만, 단어가 생소하다보니 의미가 헷갈리는건 어쩔수 없겠지. 이런건, 경험자로서 안나가 설명해줘야 하는 부분이다.
Gift Exchange는, 맵 이곳 저곳에 선물이 생겨나니까 그걸 가지러 가면 되는 거야. 어? 선물을 가지러간다고? 천상석 같은건가? 비슷...할걸? 그래서 가지면? 으음...10초동안 아무 제한 없이 모든게 공짜...하고 또 뭐가 있었지...? 아무튼 이것저것 있었어요. 그런, 10초 동안 공짜라니, 사기잖아?! 에, 그 대신 아몬도 선물을 가져갈 수 있으니까. ...그건 별로 안반가운데...
유리코 "안나쨩, 이 Naughty list라는거... 증가...? 죽인...적..적을 죽일수록? "
안나 "적을 죽일수록 그 유닛이 댓가를 치른다는 뜻인데... 번역하면, 인과응보라고 보면 돼! 적에게 추가데미지를 더 많이 받을거야!"
유리코 "아하, 그렇...구나가 아니잖아?!"
케리건은 여왕님이 직접 뛰어다니면서 다 죽이는 사령관 아니었어? 으응, 그렇지...? 여왕님이 버틸수가 없다는거잖아!? 어쩌라는거야 이거?! 뭐...어떻게든 되겠지.
안나 "...으응, 뭐... 유리코씨는, 오메가망만 만들어주면, 되요. 그럼 안나가, 어떻게든 다 해줄 수 있으니까."
유리코 "그런데, 첫 공격이 바퀴면... 차라리 무리군주처럼 원거리에서 공격하는 공중유닛을 모으는게 낫지 않을까? 공중은 뮤탈리스크로 빠르게 저격하면 되고."
안나 "응, 안나가 방어막을 걸어주면 괜찮을것도 같으니까... 그럼 안나가 지상을 맡을테니, 유리코씨가 공중을 맡아주는걸로!"
...여왕? 허크? 이건 뭐야, 안나쨩? ...꽝이야. ...앗, 아아...
처치로봇은 또 뭐야?! 유리코씨, 거기서 나와! 그 로봇, 그 처치수만큼 우리쪽을 안죽이면 계속 남아있어! 저글링, 저글링을 그 로봇 숫자 x 10마리씩 뽑아줘야해!
...그렇게 어찌저찌 게임 시간으로 15분 경과. 돌연변이는 원본 미션 '공허의 출격'의 중간 지점인 3번째 왕복선 함대를 격파하는데에 성공했고, 히지리는-
>> +1
1. 잘 알지 못해서 지루하고, 따뜻해서 졸음이 몰려왔는지 어느샌가 잠들어있었습니다.
2. 잠깐 넷카페를 더 둘러본다며 이미 나가있었습니다.
@ 어쩐지 요번주는 커피를 먹다보니 새벽에 깨고 이래서 저녁에 일찍 잠드는 순환이 이어지는군요... 정상화를 하려면 좀 버텨야 할텐데...
유리코 "히지리쨩... 히지리쨩?"
전차와 골리앗, 뮤탈리스크와 무리군주로 방어라인을 구축하니 이제는 여유가 좀 생겨 주위를 돌아볼 수 있게 된 유리코의 눈에 들어온 히지리. 지루했던걸까? 어느샌가, 침대 위에서 베개를 끌어안고 잠들어 있었다...옆에 무릎담요도 있는데, 덮고 자면 좋았을텐데...
유리코 "히지리쨩, 지루했으려나..."
안나 "...안나가, 신경쓰지 못했어..."
유리코 "아니 뭐, 히지리쨩은 착하니까, 괜찮겠지."
안나 "응...히지리, 착하니까..."
슬쩍 옆을 보면, 정신없이 넘어가는 화면에 여전히 집중하고 있는 안나쨩이. 역시, 왼손이 정말 빠르네... 자체적으로 단축키 지정해서 익숙해지면 저정도인걸까?
...어찌되었든, 게임은 지금 무난하고, 히지리쨩도 잠들고...
지금이라면, 안나쨩이 솔직하게 이야기해줄지도 몰라.
>> +3까지 보기를 선택해주세요.
1. 아까, 가게에서의 일에 대해.
2. 히지리에 대해.
투표가 아닌, 전부 반영될 앵커이므로 그냥 자유롭게 정해주시면 됩니다.
유리코,히지리 가지고 망상 하지 마라.
유리코 "히지리쨩, 아침에도 잘 못 일어나던데. 원래 잠이 많은거야?"
타다닥. 무리군주의 공생충에 막혀있는 공세에 집중광선을 쏘아내고, 왕복선들에는 뮤탈리스크와 골리앗들이 화력을 쏟아붇는다. 집중광선에 녹지 않은 혼종들은 공성전차의 화력에 무력해지고, 인과응보로 혹시라도 발생할 병력의 손실에 대비해, 과학선이 뮤탈리스크에게 하나하나 방어막을 걸어준다. 더할 나위 없는 대응.
안나 "으? 응...아마. 그랬을거...야."
...완벽한 호흡이었지만, 안나의 대답은 다시 평소의 텐션으로 내려가있었다.
유리코 "그랬을 거, 라니?"
안나 "...안나, 히지리랑 같이 안산지...꽤, 됐거든...요."
아몬이 강제로 선물을 빼앗아가는 상황. 하지만 안나와 유리코에게 운이 따르는걸까, 그렇게 해서 튀어나온 나쁜 효과는 3분동안 '아무도 모르게(=적 전병력 은폐)'가 적용되는것. 과학선이 이미 2줄가량 쌓인 상황이니, 큰 의미는 없다.
다음 공세...-구속의 파동을 쓸게. 그럼, 안나는 파동포랑 ARES로...-패널들로 가볍게 정리.
...그랬구나... 어쩌면 그래서, 안나쨩에게 동생이 있을거라 아무도 생각 못했을지도... 형제자매가 있으면, 확실히 조금 느낌이 다르다고 할 수 있으니까. 어떻게 다른지, 명확히 짚어내기는 힘들었지만...어쨌든.
유리코 "그치만 서로 잘 챙겨주고, 사이까지 좋은 자매사이라니, 조금 부러운걸~ 나도, 히지리쨩에게 안나쨩같은, 아니면 야요이쨩같은... 그런 언니가 있으면, 하고 가끔 생각하게 된다니까."
...아마, 이건 외동이라면 다들 느껴볼만한 부러움이 아닐까. 서로 챙겨주고, 투닥거리고... 집에서 나와 비슷한 공감대를 가진 사람이 있다는거.
앗, 안나쨩, 마지막 공세야. 이것만 다 잡으면 게임 끝...
유리코 "...안나쨩?"
...어쩐지, 대답이 없다.
안나 "아, 으, 응! 마지막이지, 응. 지금, 패널 전부 쿨이 돌아서... 유리코씨, 오메가망으로 어그로를 끌어줘. 중앙이랑 좌측은, 안나가 골리앗으로 왕복선을 끊을게. 유리코씨는 마지막 우측의 왕복선을."
유리코 "...오케이. 끝내보자구-!"
...일단, 이 게임부터 빨리 끝내자.
유리코 "응. 고마워, 안나쨩."
상당히 어려운 조합이었지만-케리건이 30킬이 넘어가면 히드라 떼에 바로 방어막이고 뭐고 쭉쭉 녹아내리는게 너무 충격적이었기에, 유리코는 케리건이 정말 좋은 사령관인지에 대해 새삼스레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안나의 헌신적인 서포트와 어렵지 않은 효과들이 걸려 생각보다는 쉽게 끝...
유리코 "......"
...난건, 원래라면 정말 기뻐하겠지만. 안나쨩이 하던걸 지켜만 보던 그 돌연변이를, 처음으로 깨본거였기에 방방 뛰어도 모자라겠지만...
유리코 "...안나쨩."
유리코는 키보드를 살짝 밀고, 몸을 돌려 안나를 정면으로 바라보았다. 지금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게 있어.
안나 "응...?"
이정도로 회피하는건. 미움을 받더라도, 정말 물어봐야한다고. 유리코가 읽어왔...아니, 소설들에 나온게 중요한게 아니야.
물어보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어.
유리코 "안나쨩. 아까, 라멘가게..."
...말이 꺼내지기가 무섭게, 안나의 표정이 굳어간다.
유리코 "...아니, 아닐거야. 라멘가게에서만, 이 아니지...?"
...시선을 피한다. 아까도 고개만을 돌려 유리코를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다시 정면으로 고개를 돌려 컴퓨터 화면쪽을 바라봐도 충분하다.
...침을 살짝 삼켰다. 가끔, 그런 소설도 있었다. 말을 함으로써, '그런게 아닐까?'로 굳어져버리는. '말이 씨가 되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로 상황을 악화시키는...
유리코가 지금 하려는건, 그게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유리코 "...안나쨩은..."
...하지만, 타카네씨도 말했어.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고. ...모르는 상태로 계속 묻어둔다면, 해결되는 것도 없잖아. 그러니까...!
유리코 "야요이쨩이, 불편...한거야?"
>> ~+3까지, 다이스 체크.
체크 값은 30, 80입니다.
1. 약속은 지켜라
2. 뭐 언제부터 약속을 지켰다고...
3표
참고로 다이스체크랑은 별개입니다. 다이스는 다이스 대로 굴려주시면 창댓 진행은 예정대로 가겠습니다.
오늘은 일하느라 23시즈음 돌아올 것 같습니다아...
잠깐만 앞서 썼던 내용들 확인 좀 하고 바로 재개합니다.
+ 투표...ㄷㄷㄷㄷ
안나 "...그, 그게..."
불의의 일격에 깜짝 놀란 토끼의 동공은, 마치 포식자에게 쫓기듯 갈피를 못잡고 사방을 뛰어다닌다. ...유리코, 컴퓨터 화면, 히지리... 방 안
이곳저곳을 오가던 시선은 결국 꾹 다물린 입술과 함께 바닥을 향했다.
잠시 흐르는 침묵. 스타크래프트 2의 배경음만이 흐르던 중, 유리코가 뭔가 말하려 입을 열려는 순간-
안나 "...아니, 야...야요이 씨를, 싫어하는...건."
뚝뚝 끊어지듯, 힘겹게 나오는 대답.
안나 "그게...그러니까..."
가늘게 떨리는 몸.
...뭐가 그렇게, 안나쨩을 힘들게 하는걸까. 대체...
유리코 "...말하기 힘들면, 꼭 대답하지 않아도 좋아."
유리코는 결국, 더 물어보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
안나 "그러니까, 싫어하는건...!"
유리코가 오해한다고 생각했는지, 안나의 목소리가 조금 커졌지만-
유리코 "으응. 안나쨩이 야요이쨩을 싫어하지 않는다는건, 알겠어."
부드럽게, 안나의 뺨을 손으로 쓰다듬는 유리코.
유리코 "안나쨩도, 야요이쨩도 사정이 있을테니까."
그 손길에, 수그렸던 고개를 다시 드는 안나의 눈에 들어온, 유리코의 부드러운 미소.
유리코 "말해주면, 나를 의지해준다면 정말 기쁘겠지만...그건, 안나쨩이 말해줄 수 있을때로. 내가 보기엔, 안나쨩이 야요이 쨩을 왜 어려워하나...에 대해, 안나쨩도 정확히 갈피를 못잡는것 같아. 왜 그런건지 안나쨩도 잘 모르겠지?"
...고개를 끄덕이거나 대답을 하진 않았지만, 유리코는 긍정의 뜻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적어도, 지금까지 봐온 안나쨩이라면, 분명...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며, 유리코는 나머지 한 손도 안나의 뺨에 가져가며-
유리코 "...에에잇!"
살짝 꼬집으며 양 옆으로 늘렸다...?
안나 "으에엣?!"
유리코 "볼 말랑말랑해~! 에잇, 에잇!"
안나 "우, 우이오이, 아이아-(유, 유리코씨, 잠시만-)"
갑작스러운 유리코의 장난에 제대로 반응도 못하고 팔을 허우적대는 안나.
유리코 "자, 그럼. 아까 그 얘기는 여기서 끝."
안나 "...?"
유리코 "아까도 말했지? 얘기해줄 수 있을때 해주면 기쁠거라고. 지금 이야기해도, 계속 안나쨩만 힘들뿐이니까. 이건, 안나쨩의 마음이 어떤지 확실해지면 그때 다시 이야기하자. 그래줄거지?"
안나 "...응..."
...고마워요, 라고 작게 덧붙이는 안나의 뺨에서 손을 떼며 유리코는 다시 컴퓨터로 몸을 돌려 앉았다.
자, 그럼 다시 한번 도전! ...에, 진심...이에요? 안나쨩은 두세번정도 깨왔잖아? 다시 한번 해볼거야! ...그럼, 안나, 이번엔...레이너로 ...
밴시 따위...밴시따위이....
이를 악물며 모았던 뮤탈과 히드라가, 하필 발동한 '자폭' 돌연변이와 공세의 조합으로 전부 싹 녹아버리면서 결국 안나를 위한 오메가망 셔틀이 되어버린 유리코는 이를 득득 갈수 밖에 없었다. 젤나가라면서 너무 약한거 아냐?! ...칼날여왕의 악행...그 댓가를, 치른거 아닐까...요.
아까보다 더 지치는걸...역시, 돌연변이는 안하는걸로. 아까 깼을때, 기분좋게 그만뒀어야 했는데.
그렇게 후회 가득한 느낌으로 찌뿌드드한 몸을 쭉 펴다가 문득 든 생각.
유리코 "...음, 안나쨩. 여기, 만화책 코너도 있었지?"
안나 "응...있었을걸...요?"
그렇지...그럼.
유리코 "얘, 히지리쨩? 일어나. 지금 이렇게 자두면, 밤에 못자니까?"
히지리 "우응..."
눈을 부비며 일어나는 히지리. 유리코는 그러면 기껏 해둔 화장이 번진다며 히지리의 손을 살짝 붙잡았다. 그렇게 세게 문대면 안되니까? 네...
유리코 "안나쨩. 히지리쨩이랑 만화책 코너에 갔다올게. 혹시, 마시고 싶은 음료라도 있어?
안나 "그럼...안나는, 카페라떼가 좋아, 요."
유리코 "좋~아. 자, 가볼까, 히지리쨩?"
히지리 "...네에..."
여기, 원래 만화책 카페였을까나? 앗, 디x몬 v테이머즈?! 5권부터 못찾아서 읽어보지 못했는데! 와, 이쪽에는 순수문학... 라이트노벨도? 어째, 넷카페인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느낌인데- 북카페 아닐까 여기?
그렇게 흥분해서 책장을 돌아다니는 유리코와, 그런 유리코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히지리.
...잠깐...?
유리코 "...에, 히지리쨩? 나를 따라다니는 것보다, 히지리쨩이 읽고 싶은걸, 찾아서 고르는게 더 낫지 않을까?"
...뭔가, 이런 곳에 오면 자기 취향에 맞게 책을 찾으러 흩어지는게 보통인데, 이 아이는 내 뒤만 따라다니네... 읽고 싶은게 없는걸까, 싶은 생각에 물어보니-
히지리 "그게...만화책, 읽어본 적이 없어서요..."
유리코 "에에? 아...그럼. 내가 추천을-"
조금 놀라운 이야기-세상에, 게임과 만화를 접하지 않은 저런 천연 기념물 같은 아이가 있다니-에 살짝 당황했던 유리코는, 자연스레 책을 꺼내주려던 손을 멈추고 히지리 쪽을 다시 돌아보았다.
유리코의 옷깃을 붙들고 있는 손에, 살짝 힘이 들어가있다.
유리코 "...뭔가, 하고싶은 이야기라도 있는거야?"
히지리 "...네."
마주치는 시선. 하지만 안나와는 달리 피하지 않는 모습. 아니, 안나쨩도 원래는 피하던 쪽이 아니었던걸로 기억하지만...이번 거는...
기회를 봐서 둘이서 이야기를 해볼까, 를 생각했었는데 마침 잘된 일일 수도 있다.
유리코 "으응...나도, 히지리쨩에게 물어보고 싶은게 몇가지 있었는데. 일단, 어디 좀 앉자."
>> ~+3까지. 히지리와 유리코가 꺼낼 이야기 내용을 정해주세요.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앵커 내용들에 어느정도 취사선택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갸아아악(흰눈)
(떡밥 푸는 게 너무 이른 것도 같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