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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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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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밀리마스 시점에서 15년 후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밀리P로 AS의 P와는 별개인물입니다.
그냥 아이돌들의 미래의 모습을 쓰고 싶을 뿐이지 딱히 아내와의 관계회복이 목적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미래시점의 일상물이에요.
AS 멤버들의 미래는 결정이 되어 있습니다.
밀리 멤버들의 경우 등장 앵커 혹은 이벤트로 출연하는데 주사위를 통해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판정하게 됩니다.
다들 제가 짠 디폴트 인생은 있지만 앵커에서 지정하셔도 됩니다.
대신 인생의 굴곡은 주사위로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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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이것뿐?”
“이봐, 이것만 해도 얻는데 상당히 고생했다고. 당신이 지금 누구를 상대하는 건지 알고서 하는 말이야?”
“알지. 그렇기 때문에 당신에게... 아니 잠깐. 확실히 그렇군. 이곳에 둥지를 틀고 활동을 하고 있다면 당연히 현지의 정보통의 입막음 정도는 하기 마련이겠군.”
“.....”
“침묵인가. 뭐 좋아. 입막음 비용 이상의 돈을 낼 여력은 없으니. 이만 실례하지.”
“당신이 정보를 샀다는 정보는 입막음하지 않는 건가?”
“내가 낼 수 있는 수준의 돈은 당연히 저쪽에서도 낼 수 있겠지. 그럼 무슨 소용이야.”
비행기표를 소매넣기 한 것만 봐도 이미 감시당하고 있다는 건 뻔한 이야기인데.
내일이나 모레까지는 조용히 있는 게 좋으려나..?
오늘이 월요일이고 돌아가는 건 금요일 점심때.
보안 시스템을 보면 경비가 가장 허술한 게 아침과 저녁의 교대시간일 테니 타이밍을 잘 잡는 것도 중요하겠어.
*
숙소로 돌아와 사 온 과자, 술 그리고 안주 등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생리대는 여자방에 던져두었다.
그 동안 저 셋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상관없겠지.
+2까지 저녁 먹으면서 혹은 저녁 먹은 후 잘 때까지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 어느새 10페이지라니...
그렇게 고급 여관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비싼 곳이라 꽤 기대하고 있었는데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다.
싱싱한 회를 중심으로 문자 그대로 상다리 부러지게 음식이 나왔다.
에밀리와 유리코는 물론 카오리 씨까지 꽤 놀란 모양이었다.
함께 나온 아오모리도 일품이라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조금 붉어질 정도로 마시긴 했지만, 목욕은 빼놓을 수 없는 법.
좀 어질어질해진 것이 또 좋았다.
방에 돌아와 베란다에서 찬바람쐬고 있자 에밀리가 차를 내주어 기분 좋은 휴식을 즐기며 이대로 잠들면 딱이겠다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 그러면 오늘은 누가 프로듀서 씨와 함께 잘까요?”
“아니... 큰 방 하나 작은 방 하나 있으니까 여자들은 큰 방에서 자고 나는 작은 방에서 자면 되잖아.”
“안 돼요! 에밀리쨩만 프로듀서 씨와 자면 불공평하잖아요!”
“그건 잘 곳이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거잖아. 난 혼자 자고 싶은데...”
카오리 씨의 발언에 유리코가 동참하고 에밀리는 침묵을 지켰다.
사실 뭔가 이렇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던 건 아니었지만, 문제는 두 사람이 조금 취해있단 점이다.
이건 아마 막을 수 없겠지...
*
그 후 분명 여관인데도 어째선지 가라오케 기계가 있었고 두 사람은 이것으로 승부를 보기로 했다.
물론 한참 동안 마이크를 쥔 적 없는 유리코와 현역으로 아이돌들의 보이스 트레이너를 하는 카오리 씨의 승부인 만큼 카오리 씨가 약간의 페널티를 가진 채 시작했는데 이것이 이 승부의 장기화의 시작이었다.
처음엔 당연히 카오리 씨가 리드 했지만, 유리코가 다시 따라잡았고 중간에 페널티가 잘못 되었다고 승부를 번복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결국, 어느 쪽이 이기든 페널티 분배가 잘못되었다고 재승부에 재승부를 거듭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두 사람이 평범한 상태였다면 적당히 끝났을 것을 술에 취한 상태로 시작해 노래를 부르면서 중간중간 마시는 바람에 점점 취기가 강해졌고 결국 3시간이 넘게 두 사람의 노래 승부는 계속되었고 11시가 지났다.
에밀리는 이미 잠들어 내 어깨에 기댄 채 자고 있고 나는 그녀에게 걸치고 있던 겉옷을 덮어준 채 노래 승부를 계속 보고 있다.
이건 이미 에밀리가 이겨 버린 거 아닐까....
*
12시를 넘겼을 쯤 주인장이 들어와 마이크 사용은 자제해달라고 하여 겨우 승부가 끝났다.
어느 쪽이 이겼냐고 하기엔 이미 승점을 기억하고 있지 않았고 오늘은 무승부란 걸로 억지로 끝맺어 버렸다.
에밀리를 들어 안아 큰 방에 눕히고 오자 그새 두 사람도 지쳐 잠들어 있길래 그들도 큰 방에 눕히고 나는 작은 방에 돌아와 잠들었다.
아마 내일 두 사람은 숙취로 고생하거나 목이 쉬거나 할 것 같다.
+3까지 다음날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1 히비키
2~33 에밀리
34~66 유리코
67~99 카오리
100 미라이
그 즈음, 이미 세리카는 비서와 함께 비행기에 타고 있었다.
"아가씨, 정말 괜찮으십니까? 일전의 싸움으로 인해 하코자키와 765에 적지않은 피해가 남았고, 961과 다른 승냥이들이 건재한 지금 아가씨가 다시 움직이는 건..."
"961과 나머지들의 견제는 조커 씨가 잘 해줄 거에요. 하여간, 이오리씨는 그런 카드를 지금까지 몰래... 조만간 저쪽도 한 번 터지겠네요. 제 알바는 아니지만."
"이쪽도 터질 겁니다. 지금은 킹이 체스판 밖으로 튀었으니 조용하지만, 그가 다시 돌아오기라도 한다면..."
비서는 당연한 듯이 이야기를 이었다.
"무리, 프로듀서 씨가 돌아올 생각은 없어."
그리고 그녀는 당연한 듯이 일축했다.
"그렇겠죠. 그러니 돌아오게 하시려는 거잖습니까. 미라이 씨의 걱정도 걱정이지만 말이죠."
"......"
"하여튼 조심하십시오. 765는 어련하겠지만 하코자키 내부의 반대세력은 이쪽으로서도 손 대기 껄끄러우니."
"아무래도 상관없어."
다시 내려앉았다. 조용히 소용돌이치는 그녀의 마음은, 목소리를 떨리게 한다.
"프로듀서 씨가 멋대로 표면상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으니, 그걸 데리러 오는 것뿐이야."
"...사실 책임을 져야 하는 건 나인데. 유리코 씨가 납치되었던 것도, 그가 모두 떠맡으려 했던 것도, 다 나 때문인데..."
마음이 비명을 지른다. 몇 번이고 가라앉혔던 마음이, 다시 고개를 내민다.
"아가씨 탓이 아닙니다."
"아니! 전부 내 탓이야! 그래서 그가 목숨을 걸고, 모두를 배신하는 것까지 불사하고 유리코 씨를 위해 뛰쳐나갔어! 시이카 씨가 그 때 끝내지 않았으면...!"
"난 아무것도 하지 못했어. 지켜야 할 유리코 씨도 지키지 못했고, 프로듀서 씨를 잡아둘 수도, 진정시킬 수도 없었어! 전쟁을 해결하는 것 조차 하지 못했다고!"
울었다. 울고 또 울었다. 그저 그것만이 허락된 아기처럼, 슬픔을 처음 안 아기처럼.
"......"
‘알고 있다.’ 나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홀로 괴로워하는 아가씨를 위로하는 것조차.
그렇기에......
"이제 곧 도착합니다. 준비하세요."
또 다시 아가씨의 가면 제작을 돕는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것 뿐. 그리고 그에게 가서, 그녀의 가면을 벗기기를 도와 달라 말하는 것 뿐. 어쩔 수 없다. 이곳에서는 슬퍼해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그저 조금이라도 덜 아프도록 감싸야지. 그리고 그에게 잘 포장된 아가씨를 보내야지. 그것만이.....
“젠장.....”
담아내지 못한 마음이 넘쳐흐른다. 절대적인 무력감이 몸을 짓누른다. 그녀의 주인이 느꼈듯, 비수가 마음을 난도질한다.
하늘은 맑은데, 비행기의 비명은 날카로워, 폭풍전야의 고요를 예리하게 베어 갈랐다.
주인장이 우리를 위해 조식에 해장용으로 국을 준비해줬지만 그다지 안 들은 건지...
“우욱, 유리코쨩... 얼른 화장실에서 나와줘.... 이대로면 프로듀서 씨 앞에서...우욱...”
전직 아이돌이 눈물과 눈보다 조금 밑에 있는 구멍에서 무언가가 나오려는 것을 필사적으로 참으며 화장실 앞에서 흐느끼고 있다.
그리고 숙소에 있는 화장실이란 게 다 그렇지만 안의 소리가 밖에서도 잘 들리기 때문에 안에서 유리코의 상태도 들려오는 소리로 대충 알 수 있다.
“에밀리 아무래도 이 이상 내가 여기 있으면 두 여성의 존엄에 큰 문제가 될 것 같네. 난 나가서 적당히 시간 보내다 올 테니까 두 사람을 부탁할게. 진정되면 연락해.”
“네. 두 분은 맡겨주세요.”
나는 참극에서 눈을 돌린 채 나가는 문으로 발을 옮겼다.
문을 열고 나가려는 순간...
“유리..코...우에에엑”
...... 에밀리 수고해라.
그리고 미안하다.
나는 오감을 최대한 차단하고 빠르게 방에서 빠져나왔다.
*
시간을 보낸다 해도 딱히 뭐 취미나 좋아하는 게 있는 것도 아니라 주변 거리를 방황하던 중 빠칭코가 보여서 들어갔다.
시간 보내기엔 이게 최고지.
여행까지 와서 하는 짓은 아니겠지만.
자, 그럼 이참에 미라이에 대한 정보를 정리해보자.
뭐 정리할 만큼 정보가 많지도 않지만.
일단 미라이가 지금 있다는 곳은 오키나와 북쪽의 외진 숲에 있는 작은 빌딩이라고 한다.
외진 숲이란 것은 침입하려는 입장에서도 장단점이 있다.
일단 제대로 된 길이 없기 때문에 찾아가기와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차를 쓸 경우 포장도로를 쓰면 나 여기 있다고 광고하는 꼴이고 숲을 가로지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걸어갈 경우 한번 발각되면 따돌리기 어렵다.
무엇보다 지리적 이점도 그들에게 있다.
그러나 동시에 변칙적인 루트의 가능성도 크고 특정 구역에 감시가 집중되기 마련이다.
여기도 그렇다.
차를 쓸 수 있는 길에 대부분의 감시가 집중되었고 그 외의 장소엔 넓은 범위에 2인 1조씩 돌아다니는 수준이다.
물론 건물 주변엔 당연히 감시의 눈이 있고 마땅한 엄폐물도 없기에 침입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다음으로 건물 내부의 감시는 빈 곳은 없지만, 빈 시간은 있다.
각층별로 2팀이 아침과 저녁 7시를 기준으로 교대한다.
이런 외진 곳에 있으니 당연히 지부일 테고 그만큼 인력 소모를 줄이기 위한 것이겠지.
그러나 아침에 경우 한쪽은 밤샘 근무고 한쪽은 조기 출근이다.
당연히 마음이 헤이해져 있겠지.
전후로 15분 정도의 여유가 있다고 봐도 될 거다.
그리고 미라이의 위치는 정보통에 따르면 5층의 가장 깊숙한 방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다만...
솔직히 말해서 미라이의 구출은 현실적이지 않다.
이곳에서 빠져나가려면 비행기를 사용해야 한다.
표는 한 장 더 구매해뒀지만, 1시간 전에는 공항에 가고 비행기가 뜰 때까지 얌전히 기다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미라이는 행방불명자다.
들어올 때도 정상적인 방법으로 들어오진 않았을 테니 나갈 때 괜히 귀찮은 일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리고 괜히 사쿠라 카오루에게 대드는 모습이 되어버리면 이후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그러니 이번 잠입의 목적은 미라이의 구출보다는 미라이의 상태를 확인하고 어떤 대우를 받고 있는지를 알아내고 만약 사쿠라 카오루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제대로 된 대우를 받고 있지 않다고 하면 그 증거를 들키지 않고 가져가는 것으로 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실행은 마지막날... 금요일이 좋으려나? 아니면 목요일이 나으려나?
흐음...
“지도자님?”
“응? 에밀리구나. 어쩐 일이야?”
“연락을 해도 받지 않으셔서 찾아왔습니다.”
폰을 확인하자 부재중 전화가 3건, 메일이 10통 가까이 와 있었다.
이런 너무 몰두했네.
“미안, 눈치채지 못했어. 두 사람의 상태는 어때?”
“이제 괜찮습니다. 다만 혼자 아니 둘만 있게 해달라고 하셔서...”
“그래... 그럼 그 둘은 방에서 쉬게 하고 너랑 나랑 둘이 어디 가서 있을까?”
“네!”
끝내고 일어나려 하자 그제서야 내가 딴 구슬에 눈이 들어왔다.
분명 시작할 때 양동이 하나였는데 5개로 늘어났네.
역시 이런 건 뇌는 딴 생각하면서 척수의 반응만으로 몸이 움직이게 해야 잘 된다니까.
*
둘이서 드라이브를 하던 중 바다와 숲이 한눈에 보이는 분위기 좋은 카페를 찾아서 거기로 들어갔다.
그 둘은 점심 생각이 없다고 해서 배를 채울 겸 커피, 차와 함께 쇼트케이크와 팬케이크도 주문했다.
“그런데 지도자님. 시간을 보낸다고 나가셔서 하시는 일이 빠칭코라니... 점점 더 글러먹은 어른에 가까워지고 계신 거 아닌가요?”
“직장 관둔 40대 아저씨가 대낮부터 빠칭코라... 확실히 쇼와나 헤이세이 초중반 절의 글러먹은 아저씨의 대명사네. 헤이세이 말기 때 법적 규제로 많이 업체가 줄어서 이젠 옛말이지만. 요즘 시대엔 가상세계에서 규제 피해서 하는 게 대부분이지 이런 오프라인 매장은 별로 없으니.”
“그렇다고 하더라도 도박하는 무직이란 것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랍니다.”
“하하하. 그래도 뭐, 잔뜩 땄잖아. 전당포서 현금으로 바꿨더니 쓴 돈의 30배 가까이 불어났어.”
“하아, 이렇게 지도자님이 도박중독에 길을 걷게 되실 거라 생각하니 두렵습니다. 제 두 번째 남편도 도박에 미쳐 있던 사람이었는데.”
“....알았어. 이제 안 할게.”
“네.”
그렇게 나와버리면 할 말이 없어지잖아...
[지구는 미러볼~]
응? 이건... 미나세님의... 특수회선...
뭔가 불길한데...
“여보세요.”
[아, 나야. 시간 없으니까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게. 실은 765에 비밀리에 경고장이 도착했어. 아무래도 다시 애들에게 사람을 붙여야 할 것 같아.]
“또... 아니 벌써 말입니까?”
[그래. 나도 예상 밖이야. 이렇게 빨리 다시 일이 터질 줄은... 일단 너도 알겠지만, 나는 지금 움직이는 게 쉽지 않아. 그래서 일단은 유키호랑 세리카, 그리고 카오리에게도 말해뒀어.]
“카오리 씨에게도 말입니까?”
[그래. 지금 같이 있다며. 마침 잘됐다 싶었지. 지금 그쪽으로 인원이 가고 있으니까.]
“상대는 누구죠?”
[그건 지금 가는 사람들에게 들어. 시간이 없거든. 아 그리고.... 하아, 아냐. 제발 부탁이니까 사람이 갈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마. 알겠지? 그럼 이만.]
............
벌써 다시 시작하는 건가.
아니 언젠가 다시 시작할 거라곤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지도자님... 무슨 일인가요?”
“그냥 평화라는 게 음미하기엔 너무 짧았다는 이야기.”
“그건...”
“걱정하지 마. 절대로 네게 무슨 일이 생기게 두지 않을 거니까.”
원래라면 반년 전에 죽었어야 할 몸이다.
운 좋게 조금 명줄이 길어졌던 것뿐이었던 것이겠지.
이제 내겐 지위도 입장도 없다.
거리낄 것 없이 몸을 내던질 수 있는 것이다.
+2까지 오후~밤까지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뭐 아마 만나겠죠?
@ 이걸 4번째 엔딩인 END of Little Peace로 하면 되는 건가? 이 정도면 거의 막간인데...?
생각해보니 이쪽으로 사람이 온다고 했는데 언제 어디서 만날지 안 알려줬는데?
굳이 그럴 필요도 없다는 걸까?
하긴 그들의 정보력이라면 내가 어디서 머물고 있는지 뻔히 알고 있겠지.
그럼 그냥 숙소에 돌아가 있자.
“그럼 슬슬 돌아가자. 언제까지 두 사람을 따돌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네. 그렇게 해요. 아, 뭔가 두 분이 드실 것도 사서 가져가요.”
“그럴까. 그럼 여기서 쇼트케이크랑 차를 좀 싸갈까.”
숙취에 시달리는 사람에게 케이크를 먹이는 것은 썩 좋은 선택은 아니겠지만, 이미 군것질거리는 어제 다 사뒀고 저녁도 먹어야 하니 이 정도면 되겠지.
*
“우리 왔다.”
“아, 프로듀서 씨랑 에밀리쨩!”
“유리코 이제 괜찮아?”
“네! 저는 괜찮아요! 그런데...”
“으으, 프로듀서 씨 다녀오셨어요...”
“카오리 씨는 아직 좀 불편하신 것 같네요.”
포장해온 간식거리를 유리코에게 건네주고 카오리 씨의 상태를 보자 좀 좋아지긴 했어도 아직 속이 편하진 않아 보인다.
유리코는 멀쩡해져서 케이크를 보고 입맛을 다시고 있는데...
역시 이제 30에 들어온 아이와 곧 40줄에 다가가는 여성과는 메울 수 없는 차이가 있는 건가...
“프로듀서 씨... 뭔가 실례되는 생각.... 하고 계시지 않나요..?”
“네? 아니요. 무슨 말씀이세요?”
“으음... 아, 그보다... 이오리쨩에게 들으셨죠?”
“네. 정말 여행까지 와서 이런 일이 터지다니...”
“하아, 그러게요.”
정말...
신이란 게 있다면 너무한단 말이야.
“아, 프로듀서 씨.”
“왜 그래 유리코.”
“숙취해소제를 사러 편의점에 좀 갔다 올게요. 당장 카오리 씨에게도 필요해 보이고 또 앞으로 술 안 마실 것도 아니니까 미리 챙겨놓으려고요.”
“그럼 나도 같이 가. 편의점도 좀 거리가 있더라고. 차로 가는 게 나을 거야.”
그리고 너를 혼자 보내기엔 불안한 사태가 되어버렸고.
남겨두는 사람들도 불안하지만 보나마나 카오리 씨 호위가 이 주변 어딘가에 숨어있겠지.
“알겠어요. 에밀리쨩 카오리 씨를 봐주고 있어 줄래?”
“네. 맡겨주세요.”
유리코와 둘이 드라이브라....
오랜만이네. 엄청.
*
뭐 오랜만에 하는 드라이브라 해서 뭐 특별한 일이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대화가 끊어져 버렸다.
결국, 별일 없이 편의점에서 숙취해소제랑 음료 몇 개 챙겨서 돌아가는 길이다.
“그러고보니 안나쨩의 사진 보셨어요?”
“응? 아니.”
“잠시만요.... 여기요.”
“우와..... 범죄적인 느낌이나.”
“아하하... 안나쨩 몸집이 작고 어려보이니까요...”
안나의 경우 유리코와 달리 14살 때부터 외모에 큰 변화는 없다.
키가 5cm, 가슴이 한컵 정도 커졌던가?
그래서인지 임신 말기가 되어 배가 불룩하게 나온 안나는 매우 위태로워 보일 정도다.
“하아, 열 살이나 어린 동생이 이제 곧 아버지가 된다니... 소름 돋네.”
“안나쨩의 아이라... 분명 귀엽겠지~.”
“남자애라고?”
“그래도 안나쨩의 아이니까 귀여울 거예요! 아님 프로듀서 씨나 동생분처럼 잘생겼을 수도 있고. 아, 잘생김과 귀여움이 공존하는 궁극생명체일지도!”
“난 그보다 누구의 천재성을 물려받을지가 두렵다. 만약 동생의 지능에 안나의 센스가 섞였다면... 어휴, 내가 70쯤 되었을 때 그 애가 세상을 바꾸는 모습을 보는 게 아닐지...”
물론 내가 그때까지 살아있다면 말이지.
아마 무리겠지.
그 후 안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숙소로 돌아갔다.
이런 곳에서까지 안나에게 도움을 받네.
*
“안녕하세요 프로듀서 씨.”
“안녕하십니까. 오랜만에 뵙습니다.”
“세리카와 그 비서인가. 오랜만이네.”
“저기, 지도자님... 이 상황은....”
“뭐... 기왕 이렇게 된 거 남쪽의 시내로 가서 저녁이나 먹으며 이야기하자.”
그렇게 또다시 사람이 늘어난 채 저녁 식사를 하러 향했다.
+3까지 저녁식사부터 잘 때까지 할 이야기나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 스파이더맨 게임도 엔딩 봤고 면허도 땄고 이제 무슨 플스겜을 해야 하나.
1~50 비서
51~70 카오리
71~99 에밀리
100 유리코
였다
차에 자리가 부족해 세리카랑 그 비서는 원래 타고 온 차로 가고 이 차에는 나를 포함해 넷만 타고 있음에도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나도 곧 설명하고 또 설명을 듣게 될 테니 굳이 말을 꺼내지 않았고 금세 식당에 도착했다.
개인실에 있는 6인용 테이블 중 가운데에 앉았더니 세리카는 빠르고 자연스럽게 내 오른쪽 자리에 앉았고 왼쪽에는 카오리 씨가 앉았다.
한편 세리카의 앞에는 그 비서가 내 앞에는 에밀리, 카오리 씨 앞에는 유리코가 앉게 되었다.
적당히 요리를 주문하자 비서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우선 이쪽을 봐주십시오. 얼마 전에 765 프로덕션에 온 경고장입니다.”
“경고장...이라고 하기엔 그저 내 이름과 765 프로덕션의 마크가 피로 얼룩져 있을 뿐이군. 이 피의 주인이 누군지 알 수 있었나?”
“돼지의 피더군요.”
“하긴 당연하겠지.”
어느 멍청이가 피라고 하는 강력한 개인 정보가 담긴 경고장을 보내겠나.
하지만 피라고 하는 것은 아주 강력한 의사표시이기도 하지.
“어쨌든 목표는 나...랑 프로덕션인가. 나 혼자만 노리는 거면 쉽게 끝낼 수 있는 것을...읏?!”
그 순간 오른팔에 강한 압박감이 느껴졌다.
세리카가 내 팔을 꽈악 끌어안았다.
“안돼요. 프로듀서 씨를 희생시킬 순 없어요.”
“세리카, 크게 봐야지. 한낱 일반인 백수 아저씨 한 명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게 옳은 거야.”
“절대 안돼요!”
“으음...”
주변을 둘러보자 무표정으로 눈을 감고 있는 비서를 빼고 모두 같은 마음인 것 같다.
하아, 아군이 없네.
“알았어. 서로 너무 성급했네. 조금 더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그러니 세리카, 이만 팔은 풀어줘.”
“네에~”
“네. 그럼 계속하겠습니다. 이렇게 명백하게 적의를 드러내는 이상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죠. 그래서 저희 하코자키를 포함해 하기와라와 그쪽에 계신 사쿠라모리 님의 협력까지 포함해 일단 765 관계자에게 경호를 붙이기로 했습니다. 다만...”
“지난번 사건으로 각 가문에서 765를 과보호 하는 것에 불만이 커가고 있다는 거군.”
“바로 그렇습니다. 지난번 일로 인한 인적, 금전적 손해가 결코 적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희 하코자키 가문 내에서도 반대 여론이 강합니다.”
“그런 상황에 세리카가 직접 여기로 와도 괜찮은 거야?”
“괜찮아요. 프로듀서 씨의 안전이 더 중요하니까요.”
한 가문의 후계자로서 해선 안 될 말을 하며 다시 내 팔을 안고는 이번엔 어깨에 머리까지 기대왔다.
나는 그런 말은 해선 안 된다고 하며 그녀를 조심스레 떼어냈다.
“현재 이용 가능한 인력을 생각해봤을 때, 그리고 이후에 있을 일을 생각해봤을 때 관계자 전원에게 경호를 붙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우선은 주요 인물들과 765 관계 건물과 자동차 등에 경호를 붙이려고 합니다. 가장 직접적인 목표인 프로듀서님이나 회사의 중추분들, 주요 가문의 아가씨분들, 그리고 지난번 사건 때 큰일을 겪으셨던 스튜어트님과 나나오님께도 붙이고자 합니다.”
“에밀리와 유리코는 특히 다시 노려지기 쉽다는 거군.”
그 외에는 목숨의 가치 순서인 건가.
아예 외부에서 일하는 애들의 경우 아예 경호 대상에서 빠지게 되어버려.
예를 들어 여행에 오지 않은 메구미의 경우 출근 전이나 퇴근 후에 위험에 빠지기 쉽고, 아예 프로덕션을 나가 다른 일을 하는 후우카 같은 애들은 경호 대상 외...
합리적이지만 잔혹하군.
“저희가 여기 온 것은 당장 주요 경호 대상 네 분이 함께 계시기에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경호 인력을 붙이기 위해서입니다.”
“한가지 신경 쓰이는 게 있어. 지금 당신들은 이 경고장을 보낸 것이 누구라 보고 있지?”
“정황상으로 볼 때 또 시기적으로도 지난번 사건의 잔당이나 관계자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경고장이 우리에게만 왔을 리가 없어. 분명 그들을 공격한 것은 우리지만, 마무리를 날린 것은 961이야. 분명 그들에게도 무언가 사건이 일어났을 거야.”
“과연 그렇군요. 잘하면 이번에도 협력할 수 있다는 거군요.”
“지난번엔 그 쪽에게 맛있는 부분을 다 뺏겨버렸으니까 이번에도 협력한다면 우리에게도 이익이 돌도록... 아니 그 괴물을 상대로 그건 쉽지 않겠지.”
피해를 최소화 가능하면 0으로 만드는 선에서 생각해야겠지.
그런데 아까부터 다른 사람들이 조용하다?
“에밀리, 유리코...읏..!”
두 사람의 얼굴색이 영 좋지 않다.
트라우마인가...
“에밀리! 유리코! 정신차려!”
“핫..!?”
“꺗..?!”
“에밀리, 유리코. 걱정하지 마. 이번엔 내가 절대로 너희 곁에서 떨어지지 않을 거니까.”
“ㄴ네...”
“알겠습니다. 지도자님.”
그러나 사실 이 상황은 저번보다도 불명확한 게 많아.
당장 누가 적인지 전혀 모르고 어떤 공격을 해오고 있는지도 몰라.
장난일 가능성조차 부정할 수 없는 게 현실이야.
어쩐다....
“음식 나왔습니다~”
“일단 먹을까.”
*
더 이상 아무 정보도 없이 머리를 굴려도 소용없겠다 싶어서 식사에 몰두하려고 했는데 세리카가 자꾸 얽혀온다.
술을 따라주는 것까지야 그렇다 쳐도 자꾸 팔에 안기거나 볼을 비비는 것에 더해....
“자 프로듀서 씨. 아~앙.”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음식을 집어다 먹여주려고 한다.
“아니, 난...”
손을 내밀어 사양하려고 하자 비서가 절대영도의 눈빛을 보내왔다.
한편 에밀리나 유리코, 카오리 씨 역시 도끼눈으로 쳐다보고 있다.
차라리 이 여행 중만큼은 다 받아주는 게 낫겠다 싶어서 그냥 받아먹었다.
“어떠세요?”
“으응. 맛있네.”
“자, 프로듀서 씨? 이쪽도 드셔보세요.”
세리카의 음식을 받아먹자 이번엔 반대편에서 카오리 씨가 음식을 내밀고 있었다.
이것도 조용히 받아먹었다.
그러자
“프, 프로듀서 씨! 이것도!”
“으읍!?”
“아앗!? 죄송해요!”
“아니 신경쓰지 마.”
유리코도 질세냐 음식을 내밀었지만, 그 기세가 심해 입술과 그 주변이 소스 범벅이 되어버렸다.
닦아내려고 냅킨이 있는 오른쪽으로 얼굴을 돌리자 세리카가 내 얼굴을 붙잡고는 입술 주변에 묻은 소스를 엄지손가락으로 닦아냈다.
그리고 엄지의 소스를 쪽쪽 핥아먹었다.
“우훗, 소스가 달콤하네요.”
“으으으...”
유리코가 분한 듯이 쳐다보고 있다.
에밀리는 그 와중에 조용히 달관하고 있다.
대신 남몰래 내 정강이를 몇 번 걷어차긴 했다.
물론 달게 받아들였다.
다만 세리카의 행동에 비서가 약간 걱정스러운 눈빛을 한 것이 좀 마음에 걸린다.
*
숙소에 돌아와서 잠깐 더 이야기했지만, 어차피 지금은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평소처럼 지내자는 결론이 나왔다.
그래서 그냥 어제처럼 씻고 에밀리가 내준 차를 마시며 여유롭게 보내다 잠자리에 들었다.
세리카의 존재 때문인지 괜히 잠자리 배틀도 일어나지 않고 혼자 잘 수 있었다.
뭐 깨버렸지만.
다시 자기 전에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서자 발밑에서 “찰박”하는 소리가 났다.
뭐지, 물이 고여 있는 건가...?
핸드폰을 찾아서 빛을 비춰보자 유.리.코.가 머.리.만 남.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우와아아아아악?!?!!”
순간적으로 너무 놀라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머리에 닿은 것은 딱딱한 바닥이 아니라 뜨겁고 부드럽지만 축축하고 끈적한 무언가였다.
빠르게 튀어 올라 비춰보자 머리를 잃은 유리코의 몸이 목에서 피기둥을 뿜으며 널부러져 있었다.
“무, 뭐야 이게.... 다 다른 애들은..?! 에밀리, 세리카, 카오리 씨!”
바로 방 밖으로 뛰쳐나가 여자들이 자던 방문을 열자 에밀리가 방 중앙에서 자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고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에밀리의 유카타가 풀어헤쳐져 있고 배가 마치 임신한 듯이 불룩하게 튀어나와 있었다.
“에밀리...? 우푸화파파푸풉!!”
방에 한발짝 들어가는 순간 에밀리의 다리 사이에서 무언가가 엄청난 기세로 뿜어져 나와 나를 휩쓸었다.
비릿한 냄새에 하얗고 미끌미끌한데 끈적끈적한.... 이건...!
“에밀...우웁..!”
다시 에밀리를 바라보자 에밀리가 반년 전에 봤던 에밀리로 만든 젓갈로 변해있었다.
방문을 닫아버리고 복도로 뛰쳐나갔다.
세리카와 카오리 씨의 이름을 부르며 숙소 복도를 한참 동안 뛰어다녔지만 두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젠장... 둘 다 도대체 어딨는 거야...”
“프로듀서 씨?”
“우와아앗?!”
“꺄아앗?!”
“카.... 카오리 씨?”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놀라 비명을 질러버렸다.
뒤를 돌아보자 카오리 씨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프로듀서 씨 괜찮으세요? 얼굴이 새파래요.”
“카, 카오리 씨... 무사하셨군요!”
“무사..?”
“유리코랑 에밀리가..! 세리카는 어딨죠?!”
“진정하세요. 프로듀서 씨. 몸이 얼음장이세요. 마침 여기 모닥불이 있으니 몸을 좀 녹이세요.”
“아, 네....”
나도 모르게 카오리 씨의 손을 꽉 쥐었더니 카오리 씨가 걱정스럽게 말하며 진정시켜 주셨다.
후우, 그래. 냉정해지자.
우선 불을 쐬면서 몸을 녹이고..... 그런데 왜 여기에 불이 있는 거지?
불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그 안에서 타고 있는 게 장작이 아니라 세리카의 몸이란 사실을 알아챘다.
“읏..!!”
나는 놀라는 것보다 먼저 카오리 씨의 손을 끌어 미친 듯이 뛰었다.
복도를 달리고 달리고 한참을 달렸지만, 끝이 보이지 않았다.
카오리 씨의 손을 절대 놓지 않도록 손에 힘을 더 꽉 주어 뛰었다.
그러다 중간에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자 카오리 씨의 모습은 없었다.
오직 오른손만이 내 손에 잡혀있을 뿐이었다.
카오리 씨의 몸은 전혀 멀어지지 않은 모닥불 옆에 마치 분해된 마네킹처럼 분리되어 널부러져 있었다.
“뭐야 이게. 뭐야 이게. 대체 뭔데!!!!!”
*
“허억.... 허억...... 허억........”
꿈인가...
이런 젠장.....
왜 이딴 개같은 꿈을...
무서울 정도로 생생하게 기억난다.
날 노려보는 유리코의 머리가, 정액을 뿜어내는 에밀리의 자궁이, 불타오르는 세리카의 몸이, 굴러다니는 카오리 씨의 파츠가... 마치 현실인 듯 뇌리에 남아있다.
마치 비를 맞은 듯이 옷이 축축하다.
식은땀이 멈추지 않는다.
“하아, 씻고 오자.”
이대로는 잘 수 없다.
씻고 옷도 갈아입고 그러고... 잘 수 있으려나...
방에서 나와 욕실로 향했다.
방에 유리코의 머리 같은 건 없었다.
그러니 그건 그냥 꿈일 뿐...
“프로듀서 씨?”
“흐읍..?!”
꿈과 같이 뒤에서 카오리 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꿈과 달리 비명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프로듀서 씨 괜찮으세요? 얼굴이 새파래요.”
꿈과 같은 말.
그러나 이번에 내 시선은 카오리 씨의 얼굴이 아닌 손에 가 있었고 나도 모르게 그곳에 손을 뻗었다.
“프로듀서 씨..? 무슨... 아얏!!”
빠지지 않아...
“무슨 짓을 하시는 거예요?!”
“꿈이랑... 달라...”
“네..?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건가요?”
“아,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좀 좋지 않은 꿈을 꿔서... 걱정하지 마세요.”
“그러고 보니 온몸이 축축하시네요. 아, 이거 드세요. 물이에요.”
카오리 씨가 내민 물잔을 보고 그제서야 내가 매우 목이 마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긴 그렇게 땀을 흘렸으니....
“감사합니다... 꿀꺽꿀꺽꿀꺽꿀꺽...”
잔에 담긴 냉수를 한 번에 다 들이키자 겨우 정신이 드는 것 같다.
“이대로 주무시면 감기 걸려요. 땀을 닦고 옷을 갈아입으셔야...”
“안 그래도 목욕을 하러 가던 참이었습니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저도 함께 갈게요.”
“넷?! 그건...!”
“지금 상태의 프로듀서 씨를 혼자 목욕하게 하는 건 너무 불안해요. 같이 가게 해주세요.”
카오리 씨의 눈은 고집부릴 때, 절대로 물러나지 않을 때의 눈을 하고 있었다.
이 상태의 카오리 씨는 뭔 말을 해도 안 듣겠지.
“알겠습니다. 같이 들어가요.”
“네!”
*
나도 카오리 씨도 수영복이니 타월이니 그런 거 없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함께 욕실에 들어갔다.
솔직히 성인 두 사람이 들어가긴 좀 좁긴 하지만 그렇다고 크게 불편하지도 않았다.
몸을 씻는 동안 자꾸만 카오리 씨의 몸에 시선이 갔다.
처지지 않고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가 눈길을 끌고, 배에 있는 약간의 군살이 오히려 귀엽게 느껴졌다.
피부도 깨끗하고 윤기 있어 (물론 아무리 그래도 유리코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도저히 곧 40이라곤 믿기지 않는 몸이었다.
“저기 프로듀서 씨... 그렇게 쳐다보시면 좀 부끄러워요...”
“아, 죄송합니다...”
빠르게 시선을 돌려 씻는데 집중했다.
그녀의 몸을 본 것은 물론 그녀의 몸에 홀린 것도 있지만, 분리되어 버리지 않을까 무섭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 잡생각을 냉수로 씻어내고 욕조에 들어갔다.
지금 막 냉수를 맞은 몸이 온수에 잠기며 살짝 저렸지만, 그것으로 완전히 잠에서 깨어났다.
내가 어깨까지 잠기자 카오리 씨도 내 품속으로 들어오듯 내 가슴에 등을 기대며 들어왔다.
“저기 프로듀서 씨. 이제 괜찮으세요?”
“네. 아름다운 것을 본 덕분에 많이 편해졌어요.”
“으으... 부끄러워요.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요.”
“뭐죠?”
“저... 그렇게 매력 없나요?”
.........?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그게 무슨...”
“그야 프로듀서 씨가 그렇게 제 몸을 보셨으면서 전혀 그... 서지 않으셨으니까...”
“아.... 그거.....”
그런 뜻이었던 건가.
그야 뭐 별 수 있나.
“그건 카오리 씨가 매력 없는 게 아니라 제 아들놈이 죽어버린 거뿐이에요.”
“네..? 그 말씀은....”
“그... 발기부전이라 해야 하나요. 언제부턴가 서지 않게 되었어요.”
“그, 그러셨군요...”
그 뒤론 평소엔 땋이고 묶여있던 카오리 씨의 머리카락이 풀려 상당히 길게 늘어뜨려 진 채 물 위에 떠다니는 것을 만지며 놀고 있자 카오리 씨가 조용히 내 품속 깊이 들어왔다.
나도 그에 맞춰 한쪽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 다른 손은 그녀를 감아 고정시켰다.
그렇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말없이 서로의 체온을 느끼다 나갔다.
물기를 말리고 옷을 입으려 하자 카오리 씨가 “읏”하고 신음을 흘렸다.
“무슨 일 있나요?”
“그... 갈아입을 속옷이 없어서...”
“아, 그러고 보니 유카타는 탈의실에 있지만, 속옷은 방에 있으니...”
“살짝 다녀올까요? 저는 괜찮지만, 프로듀서 씨는...”
확실히 카오리 씨는 아직 깨끗한 속옷이지만, 내 것은 축축하게 젖었으니...
“뭐 바로 앞이 방이니까요. 그리고 유카타는 원래 속옷 없이 입는다고도 하고 잠깐 이대로 입었다가 방에서 속옷을 입으면 되니까요.”
“그렇네요. 그럼 먼저 가세요. 전 머리 좀 다 말리고 갈게요.”
“네. 감사했어요.”
“뭘요. 가끔은 제가 프로듀서 씨의 힘이 되어드리고 싶은 거예요.”
그렇게 난 방으로 돌아가 땀에 젖은 요와 이불, 베개를 뒤집었다.
그리고 상상 이상으로 릴랙스 하고 있던 것인지 속옷을 입는 것조차 잊은 채 잠들었다.
이번엔 좋은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다.
+2까지 다음날 낮에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 사실 몇 번 인양하고도 1주일간 앵커가 안 모이면 미련없이 종료하기로 처음부터 마음먹고 있어서 한번만 더 인양하고 끝까지 기다리려 했는데 만약 진짜로 종료하게 되면 또 아깝다고 생각돼서 결국 연재하게 되어버렸다.... 이게 미련인가.
그 부드러움의 정체는
1~20 유리코의 뿔
21~40 카오리의 가슴
41~60 세리카의 배
61~87 라텍스 베개
88~99 에밀리의 엉덩이
100 미라이의 장난기 버튼
@1000은 넘기셔야!
뭐지...?
손에 뭔가 부드러운게... 기분 좋다...
베개나 이불인가..?
살짝 얼굴을 들어 그 부드러운 것 위에 얹었다.
으응.... 기분 좋아.
그 무언가에 얼굴을 비비고 손을 돌리면서 그 감촉을 즐긴다.
부드럽고 탄력 있고 살짝 따뜻해서 최고로 기분 좋아...
이대로 조금만 더...
.
..
...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두근
으응... 뭐지..?
뭔가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서 베고 있는 부드러운 것에 얼굴을 파묻었지만, 오히려 그 소리는 더 크고 빠르게 들리는 것 같다.
소리를 무시하고 자려고 해도 소리가 점점 커져서 도저히 자기는 힘들 것 같다.
서서히 눈을 뜨자 눈앞에 뽀얀 길이 있고 거기에 작은 구멍이 보였다.
그리고 그 구멍 너머로 큰 봉우리 두 개와 그 사이로 보이는 커다란 세리카의 얼굴... 얼굴?!
“무슨..!?”
벌떡 상체를 일으켜 지금까지 베고 있던 것을 확인하자 다름 아닌 세리카의 배였다.
부드럽고 탄력 있고 따뜻한데 고동소리가 들리는... 이런 힌트를 갖고도 눈치채지 못했다니...
“안녕히 주무셨어요. 침까지 흘리시고 그렇게 제 배가 기분 좋으셨나요?”
“아니, 그... 응...”
“헤에, 세리카쨩의 배가 그렇게 좋으신가요?”
“우왓?!”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옆으로 자빠져버렸다.
“아니, 유리코... 에밀리랑 카오리 씨도 일찍 일어났네....”
“이미 10시 가까이 됐습니다. 세리카 씨의 옷까지 풀어헤쳐 맨살을 탐하시다니...”
“아니아니 그런 건... 아니 애초에 왜 세리카가 내 방에?”
“새벽에 깨서 화장실 갔다가 방을 착각했어요~”
거짓말...
아예 정반대편이거늘...
“응..? 꺄악! 프로듀서 씨! 아래! 아래! 왜 아무것도 안 입으신 거예요?!”
“으응?”
아래?
시선을 아래로 내리자 유카타가 흐트러져 내 성기가 훤히 보이는 상태였다.
우왓 하면서 빠르게 유카타를 정돈하려 했지만 그 전에 카오리 씨가 엄청난 소리를 해버렸다.
“왜 밤에 그 일 뒤로 속옷을 안 입으신 건가요?!”
“밤?!”
“그 일?!”
“안 입어?!”
“앗..!”
“아, 나는 잠깨러 샤워하고 올게.”
뒤에서 카오리 씨가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애써 무시하고 욕실로 향했다.
*
샤워하고 나오자 10살 정도 어린 애들 앞에서 정좌하고 있는 카오리 씨의 모습이 보였다.
“아, 지도자님. 어젯밤에 악몽을 꾸셨다고 들었는데 괜찮으십니까?”
“응. 괜찮아. 이제 내용도 다 잊어버렸어.”
“그렇군요. 그것은 다행입니다.”
분명 카오리 씨와 또 세리카의 배도 큰 도움을 줬겠지.
이제 기억 안 나지만, 분명 개꿈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새벽에 카오리 씨와 단둘이 목욕이라니.... 저도 몇 번 해본 적 없는데...”
“유리코랑 같이 목욕.... 응, 5년이란 시간을 생각하면 많이 하진 않았지.”
분명 올해 한 것까지 합쳐도 채 5번 정도밖에 안 되지 않을까.
근데 많이 안 한 게 맞는 걸까?
다른 부부가 어떤지 모르니...
“그런데 프로듀서 씨. 그런 상황에서도 카오리 씨를 덮치지 않은 건가요?”
“세리카쨩?!”
“전에 말하지 않았던가? 불능이라고.”
“극한적 공포를 넘긴 직후에 이성과 알몸으로 함께 있는... 그런 상황에서조차 서지 않을 정도라니....”
“지도자님. 역시 그러셨군요.”
저런 식으로 말하니까 괜히 심각하게 느껴지잖아...
별거 아닌데...
“저기 프로듀서 씨. 진지하게 말씀드리는데 성기능 관련 치료.... 받아보시지 않겠어요?”
“에?”
“저를 포함해 여기 있는 4명, 아니 모든 여성에게도 성적으로만 대하는 건 분명 좋지 않은 일이에요. 그렇지만 너무 플라토닉하게 대하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 말이 틀렸다곤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난 딱히 성욕이 없어졌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고? 그냥 서지 않을 뿐이지.”
여기 있는 4명의 여성 모두에게 제대로 성적인 매력은 느끼고 있다.
만약 내 아들에게 문제가 없었더라면 분명 카오리 씨와 목욕할 때도, 아까 세리카의 배를 베고 있었단 걸 알았을 때도 반응을 했을 것이다.
“애초에 난 이 상태가 편해. 아무 전조 없이 서지도 않고, 바지에 눌려 아프지도 않고, 성적 흥분을 하고 있다는 증거가 나타나지도 않고. 무엇보다 쓸 것도 아닌데 고쳐서 뭐하게.”
“지도자님.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병은 병입니다. 애초에 발기가 안 되는 데에는 다른 문제가 있기 때문에 덩달아 그렇게 된다고 들었습니다. 발기와는 별개로 심신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래요. 새벽에 저를 보고도 전혀 반응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서 제가 얼마나 실망 아니 절망한 줄 아세요?! 제대로 치료받아요!”
4명의 여성이 진지한 눈으로 치료받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아, 어쩔 수 없나...
“그래그래. 여행 끝나고 지금 닥쳐올 위험이 사라지고 여유가 생기면 한번 받아볼게.”
““““네!””””
하아....
*
점심을 먹고 나서 기왕 여행인데 관광지에 가보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어딜 갈지 상의하고 있다.
좁혀진 선택지는 두 개. 어디로 갈까?
1. 오키나와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무료 돌고래쇼도 있다고! "츄라우미 수족관" 수조도 예쁘지만 그걸 보며 수조의 빛에 반짝이는 아이돌은 더 예쁘다고!
2. 여성이 4명이나 있는데 오키나와 최대의 번화가에서 쇼핑 해야지! "국제 거리" 짐꾼 + 지갑 확정이지만 아이돌의 짐꾼이자 지갑은 훈장 그 이상의 명예!
먼저 2표 갑니다.
@ 에밀리의 엉덩이만 혼자 주사위 범위가 유난히 좁은 건 어째서죠?! 에밀리의 엉덩이도 분명 부드러울 거라고요! 유리코의 뿔이 부드러울지는 미지수지만.....
@@ 두 곳 모두 참 좋은 곳입니다.
@그저 요즘 에밀리가 주사위로 뽑히는 경우가 많았다고 생각되어 약간의 패널티를...
“그럼 국제거리에 가는 거로 하고.... 그러고 보니 비서 어디갔냐? 방금까지 같이 밥 먹지 않았냐?”
“다시 일하러 도쿄로 돌아갔어요. 저는 여러분과 계속 같이 있을 거고요.”
“바쁜가 보네. 차도 가져갔을 테니 이제 세리카도 같이 타고 가겠네.”
“네!”
그 후 조수석에 누가 앉을지를 두고 손에 땀을 쥐는 승부가 펼쳐졌으나 금방 도착해서 말 몇 마디도 안 했다.
*
일단 적당히 둘러보고 있는데 정말 관광객이 대상이란 게 느껴질 정도로 노골적인 기념품점이 반을 넘는 것 같네.
뭐 원래 관광지는 이런 법이지.
“꺄앗!”
“유리코? 무슨 일이야?”
“하하핫. 이걸 보고 놀라셨군. 어떤가, 진짜 개구리로 만든 개구리 가방일세. 신기하지 않나?”
“베로쵸로..?”
“프로듀서 씨... 하루카 씨나 야요이 씨나 치하야 씨나 이오리 씨가 들으면 화내거나 슬퍼하실 거라고요”
“미안...”
제일 먼저 떠오른 게 그 너덜너덜해지도록 쓰던 개구리인 걸 어떡하냐.
물론 그쪽이 훨씬 더 귀엽게 생겼지만.
아니 그전에 이딴 걸 사는 사람이 있는 거야?!
“아, 프로듀서 씨. 저기 베니이모 타르트를 파는 곳이 있어요.”
“분명 오키나와 특산품이었지. 그럼 후식도 겸해서 먹어볼까?”
“네!”
세리카가 가리킨 가게로 다 같이 들어가 일단 3개만 주문했다.
크기가 일반 타르트보다 커서 3개로도 충분할 것 같았다.
그렇게 다섯 명이 다 같이 먹은 베니이모 타르트는.... 그냥 보라색 고구마 타르트였다.
“베니이모가 보라색 고구마란 뜻이니까 당연하잖아요.”
“마음속에 츳코미 걸지 말아줄래.”
유리코 얘는 보케 담당이면서 마음속에 츳코미를 거는.... 여기 츳코미 담당이 나 혼자였구나?!
그래서 유리코가 무리해서 츳코미를...
“프로듀서 씨. 이상한 생각하고 계시죠?”
“카오리 씨까지... 딱히 이상한 생각한 적 없어요.”
다들 왜 이러는 거야.
남은 타르트를 입에 집어넣고 커피로 적셔 목으로 넘겼다.
별로 좋은 버릇은 아니지만, 완전히 몸에 배어 버렸다.
슬슬 갈까.... 음?
“유리코.”
“네?”
“여기 빵가루 붙었다.”
유리코 볼에 붙은 빵가루를 엄지로 살살 털어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유리코는 잠시 멍때리다 조금 늦게 가게에서 빠져나왔고 그대로 다시 적당히 거닐기 시작했다.
*
그 후 주변 상가에서 산 흑설탕이랑 베니이모, 칭스코 그리고 뱀술 등을 차에 실어두려고 나만 차에 갔고 여성들은 각자 흩어졌다고 한다.
라는 건 이상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개인 이벤트 진행을 위한 작위적 전개일 뿐이다.
자, 그럼 누구 이벤트를 진행하게 되려나...
1~25: 유리코에게 쓰고 텁텁한 즙 먹이기
26~50: 카오리와 유루후와(?)
51~75: 에밀리와 공동작업
76~100: 세리카와 결혼
먼저 2표 갑니다.
열대과일 같은 거 팔고 있으면 한번 사볼까.
응? 저기 보이는 특징적인 뿔은....
“유리코!”
“엣? 프로듀서 씨? 프로듀서 씨도 이쪽으로 오신 건가요?”
“응. 지나가다 시장이 보이길래 들렀지. 유리코야 말로 별일이네. 어디 책방 같은 곳에 있는 거면 몰라도 이런 시장 골목에 있다니.”
“여기가 명소라고 책에 나와 있어서 한번 와본 거예요.”
“그래. 그럼 같이 돌아볼까.”
“네!”
그렇게 유리코와 둘이서 시장 거리를 돌아다니게 되었다.
시장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은 당연하게도 칭스코나 사타안다기 같은 오키나와 과자나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기념품에 오키나와 문양 하나 박힌 것들 등 관광객 전용 상품들이었다.
흐음, 열대 과일도 있긴 하지만 좀 애매한데.... 어?
“저기 유리코. 이거 한번 마셔볼래?”
“이게 뭔데요?”
“주스. 좀 독특한 맛이 나는 주스야.”
“루트비어 같은 건가요?”
“좀 다르지만, 그것한테 지지 않을 정도로 특이하긴 해.”
“흐음... 프로듀서 씨가 추천하시는 거니 한번 마셔볼게요.”
“그래. 하나 주세요.”
유리코는 물통에 든 녹색 음료를 흥미반 걱정반의 얼굴로 바라보다가 쭈욱 들이켰고..
“우웁?!!”
그대로 뿜어...내는 것은 손으로 입을 틀어막아 간신히 참았다.
눈물까지 고인 채 괴로운 듯한 얼굴로 입안에 남은 액체를 억지로 목구멍으로 넘기고는 잠시 동안 신음하고는 나에게 화를 냈다.
“이게 뭐예요!? 엄청 써! 으아 아직도 입안이 씁쓸해...”
“크흨큭... 그야 이거 고야즙이니까.”
“고야?! 그 엄청 쓴 고야?!”
“응. 그 고야. 아, 이제 설탕이랑 시럽 주세요.”
주인장은 웃음을 참으며 1회용 설탕스틱과 시럽을 넘겨주셨다.
“너무하세요! 전 프로듀서 씨를 믿고 마셨는데!”
“미안미안. 자 여기 설탕이랑 시럽 넣었으니까 이제 마실만 할 거야.”
“정말이죠? 이러고도 쓰면 정말 화낼 거예요? 으음... 꿀꺽... 으아.... 아직도 쓰잖아...”
“풋...”
“아! 지금 웃었죠! 역시 알고서 일부러! 흥! 이제 몰라요! 전 갈 거에요!”
“아아아 유리코 미안해 기다려.”
*
그 후 삐져버린 유리코를 어떻게 구슬려 아이스크림 가게로 들어왔다.
“이 소금맛 아이스크림 꽤 괜찮네요. 전에 먹어본 적은 있는데 조금 다른 느낌이고.”
“오키나와 특산 소금으로 만들었다고 하니까 좀 다른 거 아닐까? 뭐 그래도 난 이 흑설탕 맛이 더 좋지만.”
“프로듀서 씨는 의외로 단 걸 좋아하시죠. 그런데 남한테는 그런 쓰디쓴 주스를 억지로 마시게 하고...”
“미안하다니까. 대신 남은 주스는 내가 전부 마셨잖아.”
“흥!”
삐친 듯이 고개를 돌렸지만 유리코의 얼굴엔 이미 미소 짓고 있는 걸 보니 이미 다 풀린 것 같다.
“그런데 프로듀서 씨는 단 거 엄청 좋아하시면서 쓴 것도 꽤 아무렇지 않게 드신단 말이죠. 그 주스도 그렇고.”
“그야 뭐 단 걸 좋아하긴 해도 쓴 걸 못 먹는 것도 아니고 특제 반고체 커피에 비하면 별 거 아니야.”
“그건 커피라기보다 사약이라고 부르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사약은 영원히 잠들기 위한 거고 그 커피는 잠을 자지 않게 하는 거지만.
그것도 마신지 꽤 됐네.
뭐 이제 마실 일은 없지만.
그 후에 유리코와 같이 시장길을 걸으며 동생과 안나에게 줄 선물도 사고, 다른 아이돌들에게 줄 기념품도 좀 사고, 유리코에게도 머리핀 하나 사주고, 부부로 오해도 받으며 정석적인 데이트를 즐겼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1~33: 카오리와 유루후와(?)
34~66: 에밀리와 공동작업
67~99: 세리카와 결혼
100: 이대로 유리코와 함께.
먼저 2표 갑니다.
@고야 주스 작가가 추천하는 먹거리입니다. 오키나와 가시면 꼭 드셔보세요. 건강에 좋아요.
분명 이쪽 골목길로 빠지면 한산한 거리로 이어진다고 했었는데...
잠시 국제거리를 벗어나자 금세 사람이 사라지고 자그마한 공원이 보이기 시작했다.
“북적북적한 것도 싫진 않지만 이런 곳도 좋지.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그렇다면 저희가 이곳에서 만난 것도 나이 덕분이려나요?”
“우왓?!”
갑자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와 돌아보자 카오리 씨가 서 있었다.
“오늘만 벌써 세 번째에요... 그만 좀 놀래키세요.”
“네? 두 번째 아닌가요?”
“어..? 그러...네. 왜 세 번째라고 생각했지?”
벌써 오락가락하기 시작한 걸까....
곤란한데...
“그보다 기왕 만났으니 같이 산책해요. 첫날이랑 둘째날은 결국 둘이 있던 시간도 없었고.”
“그러네요. 그럼 잠깐 걸을까요.”
그 후로 공원까지 함께 걸으며 딱히 어떤 대화를 나눈 것은 아니다.
그저 그녀의 보폭에 맞춰 아기자기한 공원과 경치, 그리고 현지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느긋하게 길을 걸었을 뿐이다.
그것뿐이었지만 분명 즐겁다고 느꼈다.
“아, 이 벤치 딱 좋은 경치가 보이네요. 여기 앉을까요?”
“네. 그렇게 해요.”
우리가 벤치에 앉자 적당히 기분 좋은 바람이 불었다.
내일모레 크리스마스인 겨울이지만 오키나와는 역시 남쪽 섬이라 그런지 약간 선선한 정도의 날씨라 이러고 있기에 딱 좋다.
“어렸을 적에 이런 일이 종종 있었죠. 날 좋을 때 프로듀서 씨랑 같이 근처의 공원에 가서 산책하고...”
“그랬죠. 그러다 사람이 하나둘 늘어서 결국 1년 후엔 765 단체 소풍이 되었었죠.”
“후훗 산책하면서 같이 노래 부르거나 춤을 추거나 그러다가 어째선지 레슨이 되어버리기도 하고.”
“아키즈키가 따라가면 레슨이 되곤 했지...”
10년 전에 있었던 그 사건 이후로 사라져버린 765의 소소하고 즐거운 일상의 모습이었다.
그런 흐릿하고 덧없는 기억을 추억하고 있자 감미롭고 또 그리운 음색이 귓가에 닿았다.
옆을 보니 카오리 씨가 노래하고 있었다.
허밍 버드
카오리 씨의 데뷔곡인 그 노래는 현세대에 있어선 그저 추억의 한 페이지지만, 내게는 아직도 현역인 노래이고 또 지금 상황에서 최고의 선곡이었다.
눈을 감고 몇 년 만에 들어보는 오리지널 허밍 버드에 빠져들었다.
*
그렇게 각자 시간을 보내고 모이자 저녁 시간이 다 되어 기왕 오키나와 왔으니 스테이크나 먹자며 국제거리의 유명 스테이크 집에 들어갔다.
역시 진짜 세레브는 어느 레스토랑이나 프리패스라니까.
그 뒤 숙소에 들어와 대욕탕에 들어왔다.
자, 이제 내일이면 목요일이고 모레가 금요일이다.
미라이가 있는 곳에 잠입한다면 내일 아침 혹은 모레 아침인데...
모레 아침은 사실상 타임 리미트가 생기는 데다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기도 난감하다.
그러니 내일 아침 가야겠지만, 세리카가 와준 덕분에 또다른 선택지가 생겼다.
아예 세리카를 등에 업고 당당하게 들어가는 것이다.
사쿠라 카오루가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해명하란 명분으로 들어가서 정보를 얻을 수는 있다.
다만 이 경우 아무리 기습을 하더라도 상대에게 시간을 주고 만다.
증거를 없애거나 미라이와 입을 맞춰 거짓말을 하게 할 위험이 있다.
반면 잠입에 경우 증거를 뒤지거나 미라이에게 진실을 들을 가능성은 높아진다.
하지만 위험부담이 아주 크다.
비합법적인 행동인 만큼 그 자리에서 사살당해도 이상하지 않다.
구출조차 아니라 그저 미라이의 무사와 현재 상황을 캐러 가기엔 과한 리스크라고 할 수도 있다.
아니면 아예 이곳에 찾아온 목적을 포기해...버린다는 선택지는 있을 수 없다.
그럼 이 이야기를 세리카에게 해야 할까?
1. 세리카에게 말하고 노멀리스크 로우리턴으로.
2. 세리카에게 말하지 않고 하이리스크 노멀리턴으로.
먼저 2표 갑니다.
@ 주사위 상태가... 이게 일상 이벤트가 아니라 잠입이나 전투 이벤트엿으면 게임 아니 창댓 오버엿겠네.
욕탕을 나와 세리카에게 잠시 할 말이 있다고 메일을 보내고 만날 장소로 갔다.
*
“지금 프로듀서 씨가 하시려는 말씀을 맞춰 볼까요? 미라이 씨를 만나러 가겠다는 거죠?”
“이미 다 꿰뚫어 보고 있단 건가.”
“프로듀서 씨가 갑자기 오키나와로 간다고 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죠. 그랬더니 오키나와에서 미라이 씨의 목격 정보가 있다는 것을 듣고 바로 감이 왔어요.”
“그래. 맞아. 원래는 미라이가 있는 곳에 잠입하려고 했지만, 네가 있다면 아예 당당하게 들어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거든.”
“애초에 프로듀서 씨 혼자라도 당당할 수 있어요. 계약했던 건 프로듀서 씨니까.”
“그렇지만 증거 인멸이나 아예 나를 인멸해버릴 수도 있으니까 그랬지. 하지만 너라면 쉽게 손을 못댈 테니까.”
“흐음. 만약 제가 여기서 가기 싫다고 하면 프로듀서 씨는 내일 망설이지 않고 잠입하러 가시겠죠?”
“그렇지.”
“알았어요. 내일 같이 가요. 다른 분들에게는 제가 잘 말해둘게요.”
“부탁할게.”
세리카가 이미 다 알아채고 있던 덕분에 이야기가 금방 끝날 수 있었다.
만약 억지로라도 못 가게 막으려 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기우였던 모양이다.
아니면 그냥 포기한 거려나?
*
다음날 점심시간이 가까워질 때 나는 세리카와 함께 미라이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보초를 서던 놈에게 당당히 해명을 요청한다며 압박했고 경험이 없는 것인지 보초는 바로 윗선에다 보고를 올렸다.
덕분에 바로 회담까지 억지로 밀어붙였고 우리는 미라이가 있는 건물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 후 회담으로 나온 인물은...
1~33: 간부.
34~66: 사쿠라 카오루
67~99: 사쿠라 카오루 & 미라이
100: 미라이 혼자...?
먼저 2표 갑니다.
“호오? 설마 이런 구석진 현의 구석진 위치에 머리가 있을 줄은 몰랐네요.”
“이런 곳도 나름 다 장점이 있는 법이지. 그보다 해명이라니 무슨 소리인가.”
“시치미 뗄 거 없습니다. 반년 전 당신은 미라이에게 최대한의 대우를 한다는 조건 아래 미라이의 신분을 계속 억류하겠다고 말했소.”
“그랬지.”
“당신네에게 미라이가 어떤 의미를 가진 인물인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당신들이 미라이를 대우하는 것을 보아 나쁜 것은 아닐 것 같다고 느꼈소. 그런데 최근 그 추측에 의문을 품게 되었소.”
“우리가 그녀에게 나쁜 대우를 했다는 말인가?”
마치 정말로 모르겠단 얼굴로 시치미를 떼는 군...
과연 얼굴에 철판 정도론 이 정도까지는 못하지.
“호... 아무래도 당신네 가문은 사창가에 여자를 던져넣는 게 최대한의 대우라 여기는가 보군요.”
“아아, 과연 그런 거군.”
“계약불이행에 대해 변명은 있소? 없다면 미라이를 넘겨주실까.”
“흐음... 그렇군....”
+2까지 이들이 할 이야기나 벌어질 사건을 정해주세요.
@ 설마 잠들어버릴 줄이야....
1~50 믿는다
51~80 믿지는 않지만 일단 받아들인다
81~99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항의한다. 미라이를 데려와라!
100 P가 항의하려는 순간 뒷편에서 미라이가 나타난다.
1~70 할리 있겠냐. 미라이가 흑백도 불분명한 사람의 손아귀에 있는데
71~100 그의 의도도, 흑백도 모르지만, 적어도 미라이에 대해서는...
“미라이의 의지라고요?”
“그렇네. 외부와 단절된 시간이 너무 길었던 탓에 답답해하던 그녀가 나가게 해달라고 요청해서 그나마 제가 아는 곳 중에서 제일 안전하게 그녀를 맡길 만한 곳으로 보낸 걸세.”
“흐음. 그러시군요...”
여자를 맡기기에 가장 안전한 곳이 쌀롱이라니 아주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인생을 살았나 보네.
남자는 어디다 맡기려나... 군대?
“흐음 표정을 보니 두 사람 다 전혀 믿지 못하겠다는 얼굴이군. 뭐 이해하네. 나라도 믿기지 않을 거야. 그러니 이건 어떤가?”
그가 옆에 있던 남성에게 고개를 까딱이자 그가 내게 전화기를 건네었다.
전화를 받아보자 수화기 너머에서 익숙하면서도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라이?!”
“오랜만이네요. 프로듀서 씨!”
미라이의 목소리는... 밝았다.
분명 누가 듣기에도 활기차고 밝은 목소리였다....
그렇지만 나는 알 수 있다.
미라이의 목소리는 확실히 예전보다 힘이 없었다.
그래도 무슨 나쁜 짓을 당한 것 같지는 않다.
“저기 미라이. 요즘 생활은 어때? 아니 잡혀있는 건 알지만, 그들이 어떻게 해주고 있어?”
“으음.... 방 밖으로 잘 안 내보내주는 거랑 온라인에 접속할 수 없는 것만 빼면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내고 있어요.”
“그래? 뭐 힘든 일은 없고?”
“네. 잘 지내고 있어요!”
“다행이네.”
“아, 이제 그만 끊으라네요. 목소리 들어서 즐거웠어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그렇게 통화는 끝이 났다.
미라이는 남을 속이는 아이는 아니다.
그러나 남을 생각하는 착한 아이다.
저쪽이 흑인지 백인지도 모르는 지금, 미라이의 말이 진실이라고 보기는 아직 어렵다.
“흐음 그래도 아직 납득하지 않은 얼굴이로군. 스튜어트양은 무조건 믿어놓고 어째서 카스가양은 못 믿지?”
“미라이를 못 믿는 게 아니라 미라이를 쥐고 있는 당신들을 믿지 못하는 겁니다.”
“이거 참... 신뢰받지 못하는군. 애초에 자네들이 지금 여기서 이러고 있을 상황이 아닐텐데? 최근 765의 움직임이 조금 어수선하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또 무슨 일이 생긴 거 아닌가?”
“거기까지 알고 있다니 더더욱 수상하네. 그리고 난 이미 프로듀서가 아니라고? 현재의 765가 어떤 상황인가는 내가 어떻게 할 문제가 아냐. 지금 내 문제는 당신과 나눈 계약이지.”
“어이쿠 너무 매정한 소리를 하는군. 옆에 있는 하코자키양의 얼굴이 어두워졌는데?”
“.....얼버부리지 마시죠.”
세리카의 표정이 어두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
자.... 어떻게 한다.
미라이까지 저렇게 말하는 이상 파고들기가 상당히 어려워졌어.
물론 애초에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도 각오하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수상한 인간을 상대로 물러났다간 이후가 걱정인데....
1~33: 이의있소! 그러나 우린 반남이었다.
34~66: 이의있소! 반남도 캡콤이랑 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67~99: 이의있소! 요즘 캡콤이 갓콤인 거 모릅니까?
100: ..?
먼저 2표 갑니다.
그도 중간부터 지치기 시작한 건지 조금조금 정보가 나오기 시작했다.
저번의 배신으로 인해 자신들이 입은 피해도 그리 적지 않다는 점.
사쿠라 카오루 본인의 의사완 상관없이 미라이에게 험하게 대하는 부하들이 몇몇 있다는 점.
여기가 가장 중요한 정보였다.
즉 미라이가 최고의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었으니까.
이 점을 파고들어 드디어 이 사쿠라 카오루란 인간에게 미라이가 어떤 의미를 갖길래 이렇게 좋게 대하려 하면서도 손에 넣으려 하는 건지를 끌어냈다.
그 이유는 즉슨...
+3까지 왜 이렇게까지 미라이를 원하며 또 잘해주려고 하는 건지 이유를 적고 굴려주세요. 중간값 갑니다.
“아아, 레이와 원년 갑작스레 황가의 일부 인물들을 시작으로 일본 곳곳에서 발생한 원인불명의 불치병이었던가? 분명 아직까지도 치료법은커녕 병세를 억제하는 것조차 어렵다고 했었던 것 같은데...”
“네. 맞아요. 걸리게 되면 몸의 말단... 정확히는 발가락에서부터 마치 뱀의 비늘과 같이 생긴 검붉은 반점이 생기고 그 비늘이 덮은 부위는 완전히 죽어버리는 정체불명의 증상이 마치 저주와 같다고 세간이 떠들썩했었죠. 그리고 그 비늘은 점점 다리를 타고 올라온다고...”
“그래. 처음엔 다리. 다리를 전부 휘감으면 팔. 팔까지 전부 휘감고 나면 다시 다리에서 천천히 올라와 장기가 마비되고 마지막엔 심장이 멎는..... 한번 걸리면 그저 죽음으로 다가가는 자신의 신체에 절망하는 것밖에 할 수 없는 잔인한 병이지.”
“걸린 사람에 따라 저주, 아니 병이 진행되는 속도도 천차만별에 발병자 사이에 공통점조차 찾을 수 없었죠. 처음엔 일본인에게만 걸렸지만 2년 정도 전부터 해외에서 그것도 일본인 DNA가 전혀 없는 발병자가 생기기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거기까지 들은 사쿠라 카오루는 핸드폰을 뒤적이더니 우리에게 한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 사진에는 양다리가 마치 검붉은 뱀에게 휘감아지고 있는 듯한 젊은 여성의 모습이 찍혀있었다.
그리고 그 여성은 사쿠라 카오루와 많이 닮아있었다.
“따님이.... 당신을 쏙 빼닮았군요.”
“후훗, 그렇지? 자주 들어.”
“그런데 당신의 딸이 저주에 걸렸단 걸 알겠는데 그게 미라이랑 무슨 상관이 있단 거죠?”
그 말을 들은 사쿠라 카오루는 이번엔 테이블의 영상을 띄워서 보여줬다.
그곳엔 뭐 나는 잘 모르겠는 어려운 영어 아니 유럽 어느 국가의 언어와 DNA 영상이 비춰졌다.
“나는 이 병을 고치기 위해 수많은 연구를 거듭했고 동물실험 결과 돌연변이성 유전자인 M-628k1이 이 병의 진행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단 것을 알게 되었네. 그래서 내게 가능한 모든 루트를 총동원해 이 DNA 샘플을 찾아다녔네. 그러나 전혀 보이지 않더군. 그래, 아주 우연히 내 친구가 운영하는 병원에 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카스가 양의 데이터를 받기 전까진...”
“설마 미라이에게 그 DNA가 있단 겁니까?”
“그렇네. 그래서 나는 카스가 양의 DNA를 얻으려고 했던 것이고.”
“그런데 미라이 씨를 쫓기 시작한 게 5년 전이었는데 아직 다리도 다 안 덮었네?”
“아니, 그 당시에 저주에 걸렸던 건 딸이 아니야. 집사람이었지. 그녀의 팔에 뱀이 기어오를 쯤 카스가양을 발견한 나는 냉정하지 못했어. 그녀를 확보하기 위해 다소 거친 수단을 사용했지만, 실패해버렸고 그대로 그녀는 행방을 감춰버렸네.”
“......”
“물론 다시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네. 게다가 어째선지 리카쨩네 부하랑 같이 있더군. 그래서 나는 그녀와 자그마한 거래를 해서 카스가 양의 머리카락 같은 DNA 샘플을 받아 연구를 시작했네. 아, 이때는 자네들을 공격하는 것과는 관련이 없는 거래였네. 다만 겨우 머리카락 몇 가닥으로 할 수 있는 일엔 한계가 있고 아내의 병세는 너무 많이 진행되었지. 결국 연구가 제대로 진행되기도 전에 아내는 죽어버렸네. 그리고 약 3년간 카스가 양에겐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았네. 무의미하다고 생각했지. 작년 여름, 딸에게 저주가 옮겨졌을 때까지는...”
그렇게 된 거였나.
작년 여름이면 에밀리의 소식을 들을 수 없게 된 지 1년 정도 지난 시점.
그때부터 이 사람은 그 여자와 함께 우리를 공격하는 데에 어느 정도 가담하게 되었던 건가.
“그래. 자네들의 공격하는 것에 뒷공작을 좀 도와주면 카스가 양의 여러 DNA 샘플을 얻게 도와주겠다고 하더군. 그 덕분에 단순히 머리카락 몇가닥을 넘어 그녀가 다니는 미용실이나 병원 등을 우리쪽 사람이 하는 곳으로 옮기고 그곳에서 여러 샘플을 얻었네.”
“그냥 미라이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협력을 요청할 수는 없었던 건가? 머리카락이나 타액 정도는 제공 받을 수 있었을 텐데?”
“리카쨩이 놔두질 않더군. 그렇지만 딸의 병세는 아내보다 빠르게 나빠졌고 도저히 그 정도 샘플로는 시간에 맞추지 못할 것 같았네. 그래서 이번 여름 기회를 봐서 빼왔던 거네. 이번엔 제대로 사정을 설명해서 여러 실험에 도움을 받고 있네. 식사도 잠자리도 무엇하나 불편하지 않게 하고 있지. 다만 이 일이 밖으로 새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자유를 최소한으로 하고 있을 뿐.”
과연 최대한의 대우를 약속한다.
즉 미라이의 상태가 좋게 유지되어야 좋은 샘플을 얻는다는 건가...
잠깐 실험?
“실험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죠?”
“아아, 착각하지 말게. 그녀에게 뭘 주입한다거나 그런 건 아니야. 그저 그녀의 몸에 있는 다양한 종류의 세포 샘플을 채취해서 거기다가 하는 것이지 그녀 몸에 직접적인 위해는 가하지 않네.”
“다양한 종류의 세포...?”
“그래. 머리카락뿐만 아니라 피부의 표피나 근육, 지방, 손발톱, 혈액과 타액, 골격 그리고 약간의 간 등을....”
“즉... 미라이 몸에 칼질을 했단 뜻이군요.”
“최소한이네! 채취한 샘플의 대부분은 자가분열이 가능한 환경에 담아 증식시켜 이용하네! 그녀의 몸에 가는 피해는 2주일 안에 낫는 가벼운 상처와 가슴의 수술 자국뿐이네! 나도 그녀만한 딸이 있고 그 애가 죽어가고 있어. 도저히 그녀에게 막대할 수가 없더군.”
“그러면 이만 미라이를 풀어주시죠. 자생하는 세포가 있다면 더 이상 그녀를 데리고 있을 필요는 없잖아요.”
“세포가 분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네. 그래서 몇 번이고 그녀에게서 제공받고 있는 거지.”
“그 말은... 한번 열었던 가슴이 채 닫히기도 전에 다시 여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 부정은 않겠네. 일이 잘 되면 아니 잘 안 되더라도 그녀와 그녀의 가족에겐 제대로 보상할 거네.”
“쌀롱에 보낸 것은?”
“그곳은 믿을 만한 부하가 하는 곳이네. 단단히 일러뒀고 아무 일도 없었네. 장담하지.”
그곳에서 아무 일도 없었단 것은 안심이지만, 지금의 미라이가 받는 대우가 좋은 대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신체 DNA 정보 제공 및 약간의 세포를 위해 억류하고 감금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
확실히 그녀의 정보가 새나가면 저주를 고치려 하는 다른 세력에게까지 위험해질 가능성은 있다.
그렇다고 그녀를 샘플 양식장 취급하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에게 딸이 소중하듯이 내게도 미라이가 소중하다.
물러날 이유는 없다.
“받아들일 수 없다는 표정이네. 그러면 어쩔 수 없지. 자네들에게 선택권을 줄게. 첫 번째 카스가 양을 데려가도 좋아. 대신 난 자네와 765 프로덕션을 철저하게 원망하고 증오할게. 두 번째 카스가 양을 조금만 더 맡겨줘. 대신 내 이름을 걸고 카스가 양에게 최고의 대우를 하고 자네와 765 프로덕션에 전면적으로 협력하지. 어차피 지금 딸의 상태를 봐선 1년 정도가 한계야. 울든웃든 그걸로 끝이네. 뭐가 좋나.”
“나는.... 아얏!?”
“두 번째로 할게요.”
“세리카?!”
“프로듀서 씨. 지금은 우리가 불리해요. 미라이 씨에겐 미안하지만, 이 정도로 납득할 수밖에 없어요. 유리코 씨 때처럼 시이카 씨가 도와주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래 알겠어.”
“후우, 거래 성립일세. 자, 그러면 거래 성사 기념으로 만찬이나 함께하지 않겠나?”
“사양하죠.”
“그런가. 아쉽군. 만약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이 구원받을 걸세.”
“저는 전 세계인에겐 그다지 관심 없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건물에서 나왔다.
솔직히 건진 것은 거의 없다.
뭐 예상했던 거지만, 지푸라기라도 잡았다고 생각해야지.
*
돌아가는 차에서 세리카에게 작은 궁금증을 물어봤다.
“어째서 마지막에 두 번째라고 한 거야? 내가 화내거나 아니면 너를 미워할지도 모르는데.”
“..... 차라리 그래주시면 마음이라도 편할테지만... 안 그러실 거잖아요.”
“후우, 그렇지.”
세리카의 머리에 손을 얹어 살며시 쓰다듬었다.
“넌 옳은 선택을 한 거야.”
“하고 싶은 선택은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옳은 선택인 거야.”
+3까지 잘 때까지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34~66 : P는 미라이의 일이 끝났으니 이제부턴 다른 아이돌들의 문제에 뛰어들겠다고 말하다 세리카에게 자기를 챙기라고 한소리 듣는다.
67~99 : 땀투성이인 P와 세리카를 보고 여차저차하다 모두가 혼욕.
100 : 혼욕+P의 그것이 부활한다.
"프로듀서씨가 어떤 마음일지는 잘 알아요. 저도 미라이씨를 당장이라도 데려오고 싶어요."
"하지만 저는 망설이게 되었어요.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소중한 누군가를 위해 모든 것을 걸고 방법을 찾고, 목숨조차 천칭에 걸어버린 그 사람을 보고... 그에게는 저희야말로 악인 게 아닐까, 생각해버렸어요. 그 마음은 아플 정도로 잘 알고 있으니까요."
"프로듀서 씨, 당신은 저희들이 다시 위험에 빠지면 구해주실 건가요? 모든 것을 걸고, 전부 부서질지도 모른다 하더라도?"
"그게 유리코씨라도, 에밀리씨라도, 미라이씨라도, 메구미씨라도, 카오리씨라도.
...... 저라도?"
"...그렇겠죠. 당신이라면 분명 그렇게 대답할거라 생각했어요."
"말리진 않을게요. 제게 그런 자격따윈 없고."
"하지만, 하나만 알아주세요.
적당히 흘려듣지 말고, 명심해주세요.
당신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너무나도 많아요. 그만큼 당신에겐 짐이 무거울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기에 혼자서 짊어지려 하지 말아요.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해요."
"...... 행복이란,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으면 가질 수 없으니까요.
바보같죠, 이런 간단한 것도 모른채, 5년동안 그렇게 살아왔다니.
그 끝엔 행복따위 없다는 것, 알고 있었는데."
할 말을 끝마쳤다는 듯, 그녀는 눈을 내리깔았다. 아직도 여러가지 것들로 무겁게 가라앉은 그녀였지만, 조금은 분위기가 바뀌었다. 아까의 만남 때문인가.
정적이 돌아온 방 안에서, 이윽고 그녀가 일어났다. 무언가를 떨쳐낸 미소를 지으며, 무언가를 짊어진 비소를 지으며.
"...... 안녕히 주무세요. 프로듀서씨."
--- 안 되겠네요. 이래서는...
--- 역시... 프로듀서 씨와 함께 있으면, 저는...
“이제야 돌아오셨군요.”
“아, 응... 좀 오래 걸렸네.”
“밤중에 세리카쨩이랑 단둘이 나가서 지금까지... 뭘 하신 거죠?”
“엣?”
세리카가 말한 거 아니었나?!
세리카를 쳐다보자 그녀는 슬쩍 눈을 피해버렸다.
말 안 했구나....
“프로듀서 씨?”
“아 그게....”
1. 사실대로 말한다.
2. 적당히 얼버무린다.
먼저 2표 갑니다.
@ 1주일 넘게 안 썼더니 쓰는 게 어려워...
아예 데이트라고 하는 것도 방법이었겠지만, 후환이 두렵다.
그럼 뭐 적당히 사실만 말할까.
“별일 아냐. 어째선지 은퇴하고도 일에 시달리러 갔을 뿐. 지금 765 주변이 또 말썽인 점에 대해 좀 도움을 줄 사람을 만나고 온 거야.”
“도움을 줄 사람... 여긴 오키나와인데 그런 사람이 있나요?”
“응. 나한테 좀 큰 빚을 진 사람이 있거든. 그 사람에게 부탁하러 갔던 거야. 다만 지금의 나는 그냥 아저씨니까 세리카를 동행시켰을 뿐이고.”
“정말 그 말을 믿어도 되는 겁니까?”
“이런 걸 굳이 숨길 이유는 없잖아? 너희들도 관련되어있는 일이고.”
유리코와 에밀리는 완전히 믿는 눈치는 아닌 것 같다.
카오리 씨는 왠지 묘하게 조용히 있는데... 눈치챈 건가?
“뭐 프로듀서 씨의 발이 좀 이상한 방향으로 넓게 퍼져있는 건 사실이고.... 믿어 볼게요.”
다행히 믿어주는 거 같다.
믿어주는.... 거겠지?
*
그 뒤 별다른 일은 없었고 자려고 이불 속으로 들어왔다.
지금 상황에서 너무 막 움직일 수도 없는 노릇이니 당연하지만 그래도 기왕 놀러 왔는데 조금은 즐겼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어렵겠지만.
“프로듀서 씨. 들어갈게요.”
“세리카? 밤늦게 무슨 일... 혹시?”
“아뇨, 그 미라이 씨의 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요.”
몇 번의 경험으로 그녀의 목적을 예측했지만, 헛다리를 짚은 모양이다.
그보다 그녀의 목소리가 영 심상치 않다.
“프로듀서 씨가 오키나와에 온 것은 미라이 씨를 찾기 위해서죠.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미라이 씨를 데려가고 싶으시죠?”
“그렇지.”
“그러실 거에요. 솔직히 저도 미라이 씨를 당장이라도 되찾고 싶어요. 그런데 저는 망설이고 말았어요. 그 사람이 소중한 누군가를 위해 모든 것을 걸고 방법을 찾고, 목숨조차 천칭에 걸어버린 것을 알고... 그에게는 저희야말로 악인 게 아닐까, 생각해버렸어요.”
그녀의 말은 틀림없이 진실일 것이고 또 그녀의 진심일 것이다.
당연하다.
그런 뒷사정을 듣고 마음씨 좋은 세리카가 흔들리지 않을 리가 없다.
분명 그곳에서 나를 물러나게 한 데엔 그런 동정심도 적잖이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 이야기에 동정하는 건 자연스러운 거야. 신경 쓸 거 없어.”
“아뇨, 동정이 아니에요. 공감이죠. 그의 심정이 정말 뼈저리게 느껴졌어요.”
“뭐, 나도 공감 못 하는 건 아니야.”
“네. 아마 프로듀서 씨가 같은 상황이라면 분명 망설이지 않고 같은 짓을 하실 테니까요. 유리코 씨라도, 에밀리 씨라도, 미라이 씨라도, 메구미 씨라도, 카오리 씨라도, 저라도 아니 당신의 아이돌이었던 사람 누구라도... 위험에 빠지면 구해주시겠죠. 설령 그 대가로 모든 것을 잃는다고 해도.”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할 필요도 없다.
넌 이미 답을 알고 있다.
그런 의미를 담은 눈빛을 보내면 그걸로 충분했다.
“그렇겠죠. 이건 확인조차 아니에요. 그저 사실을 읊었을 뿐이죠. 말리지는 않을 거예요. 제겐 그럴 자격이 없으니까요.”
자격..?
무슨 이야기지?
“그래도 딱 하나 제발 부탁이니 마음속 깊이 명심해주세요. 수많은 사람이 프로듀서 씨를 걱정하고 있어요. 물론 프로듀서 씨는 저희가 프로듀서 씨를 걱정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건 알아요. 그렇지만 역시 그건 불가능해요. 프로듀서 씨가 저희를 걱정하는 것처럼 저희도 프로듀서 씨를 걱정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 좀 더 자신을 소중하게 여겨주세요.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데 행복해질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요. 정말 당연한 건데....”
그녀의 말의 마지막 부분은 잘 들리지 않았지만, 분명 그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다만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방법이 다양하고 나는 그것이 조금 독특할 뿐이다.
적어도 여태까지 나는 나를 위해 움직여 왔다.
그러나 이것 역시 굳이 말하지 않는다.
이 부분만큼은 언제까지나 평행선일 테니까.
그 뒤로 세리카는 아무 말 없이 눈을 감고 앉아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느끼는지, 나와의 대화에 영양가가 있긴 했는지,
나로선 알 수가 없다.
그래도 아까완 분위기가 다르다.
잠시 뒤 그녀는 일어섰다.
미소를 지으며.
다양한 의미를 품고 있는 듯한 미소였지만, 그거면 된다고 느꼈다.
그녀가 내린 결론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무언가 결심이 섰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설령 나와는 맞물리지 않는다고 해도...
“안녕히 주무세요. 프로듀서 씨.”
그 말만 남기고 그녀는 방에서 나갔다.
나는 그녀의 말을 다시 한번 떠올리고 잠들었다.
아이돌이 내 전부라면 나를 소중히 여기는 방법은 아이돌을 위하는 것.
그 외에는...
+2까지 다음날 오키나와를 떠날 때까지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주에 1회, 그녀와 10분 이상의 영상 통화.
그녀에게 행하는 모든 수술 및 실험의 전달.
만에 하나, 딸이 나았을 경우 어떤 이유도 대가도 없이 그녀를 우리에게 돌려보낼 것.
“여행엔 반드시 마지막이 있는 법이니까 어쩔 수 없는 것이겠죠.”
“그런데 별로 안 놀지 않았나요? 마지막 이틀은 거의 숙소에서 나가지 않았던 거 같은데?”
“뭐 가끔은 그렇게 숙소에서 뒹굴거리는 여행도 나쁘지 않잖아?”
카오리 씨는 휴일에 기본적으로 뒹굴거리는 경우가 많다고 코노미 씨에게 들었던 기억이 있지만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진 말자.
유리코의 의문은 당연하지만, 애초에 난 놀러 온 게 아니었으니 별 느낌이 없다.
그보단 지금 하고 있는 사쿠라 카오루와의 통화가 더 중요하다.
[알겠소. 매일 10분 이상의 통화, 카스가 양에게 행하는 모든 행위에 대한 정보 제공 그리고 딸의 병이 나으면 즉각 해방. 이상의 조건을 받아들이지. 정말이지, 자네도 참 나를 못 믿는구만.]
“이 업계에서 일하면서 인간을 믿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특히 이런 도장도 못 찍는... 아니 아예 인신매매와 비슷한 짓인데 말이죠.”
[인신매매라니 사람 듣기 안 좋게... 그렇게 따지면 프로듀서란 직업도 비슷한 거 아닌가.]
“부정하지만 단언하진 않겠습니다. 그럼... 따님의 빠른 쾌유를 빌죠.”
[고맙네.]
얼른 낫거나 얼른 죽어줬으면 좋겠네.
어차피 회복이 아닌 억제라고 했으면 아무리 빨라도 팔다리는 잃을 게 뻔한데.
아니 그 남자의 딸이니 의수, 의족 정도는 얻을 수 있겠군.
“통화는 끝나셨나요?”
“아, 응. 그의 동기는 둘째치고 그가 정말 믿을 만한 사람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니까 이 정도는 해둬야겠지.”
“저도 그게 맞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슬슬 다른 분들 계신 곳으로 가요. 기다리고 계세요.”
세리카의 말에 따라 다른 세 명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자 다들 돌아가서 뭘 할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고 한다.
“프로듀서 씨는 돌아가서 뭘 하실 건가요?”
“으음, 일단 오늘이 크리스마스 당일이니까.... 나홀로 집에나 볼까.”
“그거... 아직도 해요?”
“이번에 VR로 리마스터까지 됐잖아. 아마 영원히 우려먹을걸?”
그러고 보니 하기와라 씨에게 뭔가 선물이라도 보내야 할까.
생일은 어제였지만 꽤 신세 많이 지고 있는데...
“지도자님. 오늘 저녁은 메구미 씨와 함께 외식이라도 하는 게 어떨까요?”
“그러네... 5일 동안 집에 혼자 두고 있었으니 괜찮을 것 같네. 그런데 메구미는 메구미대로 일정이 있지 않을까?”
“제가 연락을 해보겠습니다.”
“부탁해.”
메구미 잘 지내고 있으려나.
아주 오랫동안 안 본 것 같은 기분이야.
그 집에 딱히 아무것도 없으니까 지루할 텐데.
“그러면 너희는 어떻게 할 거야?”
“저는 일단 집으로 돌아가려고요. 아버지께서 자꾸 연락을 해 오셔서.... 그리고 내일도 레슨 예정이 잡혀있고요.”
“저도 이 이상 업무를 빠지기는 힘들 것 같네요.”
“카오리 씨와 세리카는 일해야 하는 건가. 유리코는?”
“저도... 일단은 집으로 가야죠. 연말이니 주말에 대청소나 한번 하려고 생각 중이에요.”
대청소라....
사실 우리 집은 바로 얼마 전에 가구 들이면서 싹 청소를 하긴 했으니 굳이 안 해도 되긴 할 텐데...
아마 에밀리가 하자고 하겠지.
아마 1일엔 참배도 가게 되지 않을까...
아 맞다. 에밀리에게 기모노 사준다는 거 깜빡했네.
“에밀리 새해가 되기 전에 기모노나 사러 갈까?”
“기모노요?”
“응. 어차피 참배 갈 거잖아? 전에 사준다고 했었으니까 주말 중에 한번 가자.”
“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그 외에 또 뭐가 있었더라....
“프로듀서 씨 데이트도 좋지만 치료 받기로 한 것도 잊지 말아주세요.”
“치료...? 아, 그거.... 그건 765의 위협이 사라지고 나서...”
“데이트는 되고 치료는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나요. 꼭 치료 받으세요!”
“알았어....”
에 그럼 할 일이 일단 오늘 저녁은 메구미, 에밀리랑 외식(미정)
그 뒤 신년이 되기 전까지 대청소, 에밀리의 기모노를 사고...
참배는 뻔히 가게 될 테고 발기부전 치료는 귀찮다....
쓸데없는 걸 뭐하러 굳이...
“메구미 씨도 오늘 괜찮다고 하시네요.”
“그래. 그럼 오늘 저녁은 셋이서 외식이네. 적당히 예약 걸어둘게.”
“아, 비행기 탑승하라고 하네요.”
“그러네. 그럼 가자.”
*
공항으로 돌아온 우리는 각자 집으로 갔다.
나와 에밀리는 메구미가 돌아올 때까지 집에서 기다렸다가 퇴근한 메구미가 옷을 갈아 입는대로 식당으로 출발했다.
+2까지 식당에서 할 이야기나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우리가 없던 5일 동안 지루하지 않았어? 집에 아무것도 없잖아.”
“그냥.... 일하거나... VR월드에서 늘 하듯 지냈어. 원래 살던 집에서도... 그거 외에 할만한 건 없었으니까...”
“흐음... 그래도 오늘은 같이 식사하러 나와줬네. 나랑 있는 거 힘들 텐데.”
“별로.... 익숙해지려고 여기로 온 거니까...”
“그래. 당일 예약이라 그렇게 좋은 곳은 아니지만, 또 그렇게 나쁜 곳도 아니니까 즐기고 가자.”
*
식당에 와서 음식과 술을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는데 에밀리와 메구미가 영 진정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두 사람 다 왜 그래?”
“아니... 여기 엄청 비싼... 그런 곳이잖아...”
“딱히 이런 곳이 처음인 것도 아니잖아?”
“그건 야마토 나데시코의 길을 정진하던 시절의 이야기지 않습니까....”
“뭐 그렇게 굉장한 곳은 아니야. 그냥 가족끼리 가볍게 식사하러 올 때 가는 곳이라고 그... 예전에 346 프로덕션에 있던 사쿠라이 가문의 아가씨가 소개해준 곳이야.”
“........ 아니 이미 그 시점에서 굉장한 곳이잖아....”
“그런가? 방송국이나 다른 사무소의 높으신 분들 만날 때도 종종 왔던 곳이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엄청난 곳은 아니야.”
여긴 기본적으로 가볍게 먹으러 오는 곳인데.
그들이 진짜로 자기 콧대 세우려고 가는 곳은 나 같은 일반인은 들어갈 수조차 없는 비밀의 식당들이라 가고 싶어도 못 간다.
“그렇지만 지도자님 이곳의 가격은 상당히 높은데...”
“신경 쓰지 마. 내가 살 거니까. 너희에게 쓸 돈은 하나도 아깝지 않아.”
그녀들이 겨우 진정하자 주문했던 칵테일이 나왔다.
달콤하고 상큼한 맛이 일품이라 술이 약한 사람들도 쉽게 마시고 계속해서 주문하게 되지만, 사실은 도수가 결코 낮지 않다.
뭐 두 사람 다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 아니라 큰 걱정은 필요 없겠지.
“자, 그럼 메리 크리스마스. 건배.”
짠
“꿀꺽... 와, 맛있어.”
“꿀꺽...Wow..!”
“마시기 쉽지?”
“응...”
메구미는 맘에 들었는지 금세 잔을 비워갔다.
에밀리 역시 메구미만큼 빠르진 않아도 평소의 그녀에 비해 페이스가 빨랐다.
“추가로 주문하는 건 괜찮지만 과음하진 말라고.”
“응, 한 잔만 더...”
두 사람 다 한 잔씩 더 주문했고 다음 잔은 음식과 함께 나왔다.
“그래서 여행... 즐거웠어?”
“뭐 꽤 즐거웠어.”
“뭐 했어?”
“으음...”
뭐 했냐고 물어보면 뭐랄까 딱 대답할 만한 게 별로 없네.
일단 미라이랑 관련된 이야기는 모조리 빼고 여행에서 있었던 일을 순서대로 말했다.
첫날에 갑자기 방에서 쫓겨난 것, 취한 유리코와 카오리 씨가 노래 배틀을 벌인 것, 숙취에 시달리는 둘을 두고 에밀리와 돌아다니다 돌아오니 세리카가 왔던 것, 국제 거리에서 유리코, 카오리 씨와 돌아다닌 것 등등....
*
대부분의 이야기를 마칠 때 식사도 디저트가 나왔다.
그런데 이제야 눈치챈 것인데 메구미와 에밀리 둘 다 얼굴이 새빨갛다.
옆에 있던 주문서를 슬쩍 보자 두 사람이 술을 몇 번이고 다시 시켰단 걸 깨달았다.
괜찮겠지 싶어서 그냥 뒀더니 상당히 마시고 있었다.
“흐응... 프로듀서 여자 네 명에게 둘러싸여서 전혀 손대지 않았구나.”
“그 점은 지도자님께서 차마 입에 담기 괴로운 병을 앓고 계셨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흑...”
“엣? 프로듀서 병 걸렸어?”
“저기 에밀리... 그렇게까지 과장되게 말할 건 없잖아.”
메구미가 굉장히 놀란 그리고 걱정되는 표정을 짓고 있다.
별일도 아닌데....
메구미에게도 조용히 발기부전에 대해서 털어놓았다.
“서지 않는다... 그렇구나. 아예 서지 않는구나.”
“그래.”
메구미는 뭔가 생각에 잠긴 건지 말이 없어졌다.
“그런데 지도자님? 카오리 씨와 혼욕한 거나 세리카 씨의 배에 침흘린 이야기는 하지 않으시네요.”
“엣?! 프로듀서 그게 무슨 소리야?!”
방심하던 차에 에밀리가 폭탄을 떨궈버렸다.
대체 얼마나 취한 거야..!
*
그 후 어떻게 설명은 해냈지만 두 사람 다 상당히 취해서 제대로 걷는 것조차 힘들어했다.
두 사람을 어떻게 부축해서 차에 태운 뒤 대리를 통해 집으로 돌아와 일단 소파에 기대게 했다.
“자, 여기 물이야.”
“감사...합니다, 지도자님.”
“고마워...”
두 사람 모두 냉수를 모조리 들이마셨다.
“정말이지... 마시기 쉽다곤 해도 이렇게 마셔댈 줄은...”
“나도 놀랐어... 남자랑 마시면서 이렇게 마음 편했던 건 오랜만이야... 정신이 이상해질 때까지 마시게 되고는 남자들에게 갖고 놀아지는 게 보통이었으니....”
“그렇네요. 저도 비슷하려나요..”
“그렇지만 프로듀서와 함께라면 그럴 일도 없으니까 그냥 마셨더니 좀 너무 마셔버린 것 같아.”
“....그렇지.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마셔도 돼.”
“응... 게다가 프로듀서가 더 이상 서지 않는다면 덮쳐질 일도 없을 테니 안심이야. 앞으로도 종종 어울려줘. 냐하하.”
읏..!
그녀와 재회하고 나서 처음으로 들었다.
그녀 특유의 웃음소리...
그것에 너무나 큰 쇼크를 받았기 때문일까.
이 이후에 있었던 일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분명 어딘가에서 울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3까지 토요일에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 미안하다... 잊고 있었다...
1~50 혈관의 문제로 수술을 통해 해결가능
51~99 심리적 문제로 기간이 필요
100 여의사를 본 순간 벌떡 일어나다!
“으어어...머리가....”
“이러한...추태를...”
“뭐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은 했다만....”
아침은 넘기고 점심때 뜨끈한 어묵탕이라도 만들어주자.
어째서인지 냉장고에 딱 재료가 들어가 있다.
메구미가 먹었던 걸까?
[유리가면은 깨지고 마리아도 울었어]
응? 이 음악은 토모카?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프로듀서 씨.]
“토모카 오랜만이네.”
[네. 그 동안 잘 지내셨나요?]
“나야 잘 지내고 있지. 그러는 넌 어때? 고아원 잘 돼가?”
[그야 물론이죠. 다들 장래가 기대되는 아이들이랍니다.]
“그건 다행이네. 마츠리는... 요즘 어때?”
[아직 떨쳐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요즘엔 마츠리 씨를 알아보는 사람도 많이 줄었고 아이들도 마츠리 씨에게 점점 마음을 열려고 하는 거 같아요.]
“그건... 다행이네. 정말로.”
[네. 정말이에요.]
“그런데 오늘은 어쩐 일로 전화한 거야?”
[어머, 저희는 볼일이 없으면 연락조차 안 하는 정도의 사이였나요?]
“아니 뭐 그런 건 아니지만.”
[저는 그저 프로듀서 씨가 잘 지내고 있나 걱정돼서 연락한 것뿐이랍니다.]
“그래... 고마ㅇ..”
[그 외에는 아무리 기다려도 약속을 지키려는 기미가 안 보이는 것에 조금 불만을 표하려는 것도 있으려나요.]
약속...?
내가 토모카랑 한 약속이라...
여러 가지 있긴 하겠지만, 무슨 약속을 말하는.... 아!
“그 한번 만나자고 했던 그거?”
[네~ 그 뒤로 계속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감감무소식이라 혹시 바람맞은 건가 싶어서요~]
“그 후로 너무 정신이 없어서... 미안.”
[우후훗 괜찮아요. 약속을 제대로 지켜주신다면 화내지 않을 거예요.]
“응... 가까운 시일 내에 연락할게.”
[네~ 이런 아이들이 부르네요. 그럼 이만 실례할게요.]
“그래. 안녕.”
새까맣게 잊고 있었다.
가까운 시일에 한번 만나자.
생각보다 할 일이 많네...
*
“꿀꺽.... 후하.... 옛날부터 생각했는데... 프로듀서는 의외로 요리... 잘한단 말이지.”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적당히 때려박아 만드는 잡다한 요리라면 가능하지만, 에밀리처럼 제대로 된 요리는 못해. 애초에 이건 그냥 무랑 간장이랑 육수가루랑 어묵만 있어도 그럴듯하게 맛이 나는 건데 뭘.”
“아뇨, 저도 아직 부족한 몸입니다. 앞으로 더욱 정진하지 않으면...!”
적어도 에밀리랑 살면서 먹을 것으로 걱정할 일은 없겠네.
아니 그건 유리코랑 살 때도 마찬가지였지.
의외로 먹는데는 복이 있단 말이야.
“아, 지도자님. 좀 이따가 같이 병원에 가시죠.”
“병원? 프로듀서 아파?”
“발기부전 치료 때문에? 오늘 토요일인데?”
“조사해봤는데 토요일도 정상운영이었습니다. 최대한 빨리 치료하러 가죠.”
“엣 그거... 치료할 거야?”
발기부전 치료를 한다는 말을 들은 메구미의 표정은 영 밝지 않다.
그야 어제 그런 소리를 했는데 그럴 만도 하지.
“아니, 난 딱히...”
“메구미 씨 마음은 저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지도자님을 언제까지고 불구로 지내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치료받을 마음이 없다라고 하려는 내 말을 끊고 에밀리가 메구미를 설득하려 나섰다.
아니 근데 말이 좀 심하지 않아...?
그 뒤 한참 동안 에밀리의 열변이 이어졌고 메구미는 마지못해 납득해버렸다.
나로선 납득하지 않았으면 했다만.....
*
결국, 에밀리와 함께 세리카가 소개해준 비뇨기과를 찾았다.
다양한 검사의 결과 내 발기부전의 원인이 나왔다.
“에, 단적으로 말씀드리면 음경의 혈관에 문제가 생겨서 발생하는 발기부전으로 수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가벼운 증상입니다.”
“Wow, 잘됐네요! 수술로 바로 해결할 수 있다니!”
“엣? 아니 그 발기부전이란 건 심리적인 문제나 아니면 어떤 질병 때문에 일어나는 거 아닙니까? 혈관에 문제가 있다고 발기가 안 돼?”
“네. 최근엔 보기 흔하지 않은 일이지만, 아예 없는 일은 아닙니다.”
아니 잠깐만 뭔가 굉장히 이상해.
냉정하게 생각하라고 본능이 외치고 있어.
“저기, 음경이 발기가 안 되는 것에 원인이 혈관의 이상이라면 당연히 음경 내에 있는 혈관을 말하는 거죠?”
“그렇죠. 일반적으론 혈관이 과하게 좁아져서 발생하는 경우이죠.”
“보통 발기부전은 약물치료를 하지 않던가요?”
“뭐 일반적으론 비아그라를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수술로 하면 쉽고 빨리 끝납니다.”
“음경의 혈관에 있는 이상을 치료하기 위해 수술을 하겠다는 것은.... 음경을 갈라서 그 안에 있는 혈관을 손보겠다는.... 그런 의미인가요?”
“뭐..... 네.”
“웃기고 있네!”
쾅!
의사의 책상을 크게 내리치며 이 어처구니없는 해결법을 따지기 시작했다.
“표피를 벗겨내는 포경수술만 해도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고통과 후유증을 수반하는데 뭐가 어쩌고 어째?! 그거 다시 달라붙는 거 기다리는 동안 발기 안 되게 하려고 신경쓰는 걸로 발기부전이 덧나겠다!”
“지도자님 진정하세요!”
“에밀리... 지금 이 돌팔이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알아? 눈에 들어간 이물질을 꺼내려고 눈을 반으로 가르겠다는 소리랑 다를 게 없어. 개소리라고!”
“환자분, 아내분이 함께 병원까지 와서 고쳐달라고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대로 섹스리스가 지속되어도 괜찮다는 겁니까?”
“뭔 소리야 이건 또! 차라리 할 때마다 비아그라를 먹고 하는 게 낫지 이딴 개같은 치료를 받을 바에야!”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지 못하고 병원을 뛰쳐나왔다.
세리카에게도 이딴 병원 다니지 말라고 해야지.
돌팔이도 정도껏 해야지.
애초에 증상이 발기부전이면 하다못해 남자 의사가 나오라고!
“지도자님!”
“에밀리. 하다못해 다른 병원으로 가자. 여긴 아닌 거 같아. 아무리 생각해도 여긴 아닌 거 같아. 차라리 비아그라 중독이 되면 되지 이건 아니야.”
“ㄴ, 네...”
하아, 증상이 악화되는 기분이다...
*
결국, 오늘은 치료 같은 거 때려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에 세리카를 보면 불평을 좀 해야겠어.
“치료... 받지 않았구나.”
“네... 지도자님이 억지를 부리셔서....”
이해해주라...
그건 미친 짓이야.
메구미는 다행이다. 라는 표정을 짓고 있지만.
[유리색 금붕어가 올려다 보는 건]
응? 츠무기?
“여보세요?”
[그동안 건강하셨는지요, 프로듀서.]
“아, 응. 나야 뭐 건강하지. 츠무기는 어때?”
[물론 잘 지내고 있습니다. 설마 당신은 제가 스스로의 몸 관리도 못하는 수준 이하의 아이돌이라...]
“그래. 잘 지낸다니 다행이네. 내가 없어도 프로덕션은 잘 굴러가는 모양이고.”
[네... 당신이 없는 프로덕션은 매우... 이질적인 느낌입니다만, 제가 해야 할 일에 다름은 없으니까요. 그리고 어찌된 연유인지 당신의 뒤를 이은 남자는 이상할 정도로 저희에 대한 이해가 높고 무엇보다 그의 방식이 낯설지가 않더군요.]
그야 그렇겠지.
선배가 조종하고 있으니까.
“그야 내가 반년 동안 열심히 가르쳤으니까. 그래도 무슨 문제가 생긴다면 네 프로듀서에게 바로바로 말해. 너는 765 프로덕션 최고의 아이돌이니까 작은 문제라도 꼭 상담하도록 해.”
[최고라니... 갑자기 그런.... 크흠, 그보다 혹시 잊고 계신 것은 아닌지요?]
“응? 잊고 있다니?”
[그야 저와의 약속에 대한 것입니다. 설마 진짜로 잊고 있었던...]
“아아, 한번 만나자는 거? 물론 기억하고 있지.”
오늘 아침부터.
[그... 그러시군요. 아뇨 프로듀서라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럼, 시간 될 때 알려줘. 나도 시간 되면 만나자.”
[ㄴ 넷! 그럼 스태프가 호출하셨기에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그래. 열심히 해.”
[물론입니다. 설마 당신은 제가 방송을 대충하는... 뚝]
자, 그럼 내일은 어떻게 할까.
“지도자님. 다음 주 금요일이 신년이니 내일 대청소를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뭐 그렇게 되겠지.
“그래. 그럼 내일은 대청소로 하자. 그리고 그 다음날은 네 기모노를 사러 가고.”
“네!”
“그럼 오늘은... 게임이나 하자.”
+3까지 다음날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 그곳에 칼을 댄다니... 무시무시한.... 근데 여의사 보고 바로 서버리면 그건 그거대로 큰일...
@P의 부전이 정말로 고쳐지게되었다는 말인가...!
“얼마 전까지 2명, 지금도 3명밖에 안 사는 집인데 쓸데없이 넓어서 청소하기 힘드네...”
“자, 지도자님! 투덜대지 마시고 청소에 집중해주세요!”
“에밀리 기합이 잔뜩 들어갔네.”
현재 메구미는 2층, 나랑 에밀리가 1층을 맡아 청소 중이긴 한데 솔직히 이 집 너무 넓다.
당장 내 방만해도 어지간한 30평짜리 집의 거실보다 크다.
당연히 거실은 그보다 2배 가까이 크고 2층의 다른 방들도 보통 집의 안방 정도의 크기를 자랑한다.
그야 뭐 산골 구석에 있는 집이니 그러려니 하지만 3명이서 청소하기는 참 귀찮다.
구석에 있는 내 서재라고 해야 하나, 창고라고 해야 하나... 아이돌들의 관련 상품이나 자료가 잔뜩 모여 있는 방도 해야 하니 오늘 안에 끝나기는 하려나....
“저기... 세제... 다 떨어져가는데...”
“아, 진짜? 하긴 이렇게 넓으니.... 사 올게. 다른 뭐 필요한 거 있어?”
“그러면...”
*
세제를 포함해 다양한 청소도구나 간식거리를 사고 마트에서 나오는 길에 순간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프로듀서..?”
“스바루? 네가 어째서 여기에?”
“응, 지금 이 주변에서 신년특집 방송 촬영 중이거든.”
“이런 산골에서? 무슨 방송인지는 모르지만 조심하라고. 이 주변은 킨다이치인가 뭔가 하는 희대의 살인마가 출현하는 곳이니까.”
“프로듀서는 여기 살고 있잖아?”
“거주민은 비교적 괜찮아. 밖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피해자의 대부분이야.”
이유는 모르겠지만.
-꺄아아아아악!!-
“거봐, 또 어디서 일이 터졌네. 이 주변에선 일상이야.”
“정부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그러게.”
벌써 거의 40년 가까이 활동하고 있는 살인마이니 슬슬 자연사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만.
“아, 벌써 돌아와달라고 하네. 그럼 프로듀서 나중에 보자! 한번 놀러 갈게!”
“그래. 조심히 가.”
스바루는 그대로 산길을 따라 사라졌다.
그리고 그 뒤를 검은 옷의 남자들이 따라갔다.
하긴 지금은 다들 경호가 붙어다닐 테니 큰 문제는 없겠지.
나도 돌아가자.
*
“끝났다~!!!”
어우... 허리야....
저 둘은 그래도 팔팔하네....
역시 30대와 40대는 다르단 건가...
“자, 지도자님. 이제 다시 나가죠.”
“응..?”
“어제의 일은 세리카 씨에게 말씀드렸더니 바로 새 병원을 알아봐 주셨습니다. 얼른 가서 진료받읍시다!”
“에..?”
그렇게 나는 영문도 모른 채 에밀리에게 이끌려 병원을 가게 되었다.
아니 일요일인데 왜 병원이 하고 있는 거야?!
일본인들 정말 일하는 거 좋아하네!
어제와 거의 다르지 않은 검사를 마쳤고 의사가 내린 결론도 거의 비슷했다.
다만....
“이건 약물치료로도 어렵지 않게 고칠 수 있는 수준이로군요. 이전 병원에서는 수술을 권했다고요?”
“네...”
“뭐 그것도 방법이긴 하지만, 솔직히 추천하는 방법은 아니죠.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어려운 분들이면 몰라도.”
“그럼 지도자님은 나을 수 있는 건가요?!”
“물론이죠. 약을 처방해 드릴테니 2주 정도 꾸준히 드셔보세요. 그래도 효과가 없다면 다시 찾아오시고요.”
“2주간 빼먹지 않고 먹어야만 효과가 나오는 건가요?”
하루라도 안 먹으면 효과가 안 나오거나 그런 건 아니려나...?
“지도자님?”
“그래 알았어...”
“하하 부인에게 잡혀사는 그 기분 저도 잘 알죠.”
“좀 다른... 아뇨. 하아.......”
뭐 결국 이렇게 되고 마는 건가.
*
“그래... 이 약을 2주 동안....”
“메구미. 네가 도저히 안 된다고 한다면 난 이걸 안 먹어도 돼.”
“으응... 난 괜찮아.... 잘 됐네..!”
메구미는 조금 불안한 것 같지만 그래도 웃으며 말해주었다.
에밀리도 그녀의 그런 반응이 기쁜 것 같다.
자, 내일은 에밀리의 기모노를 사러 갈 생각인데.... 기왕 사는 거 메구미에게도 사주자
+3까지 다음날 있을 일을 적어주세요.
@ 부전이 나을지 어떨지는 두고 봐야죠. 전 그렇게 상냥한 사람이 아니라서요.
1~50 에밀리
51~99 메구미
100 조금 뒤쪽에 귀신같은 표정으로 조용히 숨어서 서있던 유리코
그녀는?
1~10 미야
11~55 코토하
55~85 우미
86~100 타마키
콤마값에 따라 심각도가 정비례한다.
높지 않아서 안심했는데...
그런데 인생체크 3이라니...
코토하랑 메구미는 상태가 심각하고 우미미랑 타마키는 기혼인데.....
그래도 타마키는 잘 자라줬구나.
코토하를 어쩐다.... 원래 코토하가 이렇게 낮을 경우의 스토리도 당연히 생각해뒀지만, 지금의 창댓 흐름과는 안 맞고.... 다른 소재는 에밀리나 모모코나 마츠리나 메구미에게 써먹었는데.... 일단 고민 좀 하겠습니다. 연재는 내일이 될 것 같네여.
“저기 에밀리. 마음은 알겠는데.... 이거 일단은 정력제 비슷한 건데 이걸 나가기 전에 먹는 건 좀 아니지 않을까? 밖에 나갔는데 성욕이 들끓는 건 위험하잖아. 하다못해 밤에 먹자.”
“밤에 먹으면 밤중에 흥분돼서 잠이 안 올 수도 있으니까요. 게다가 먹고 잠들어버리는 것보다 먹고 계속해서 흥분감에 쌓여 있는 게 더 도움이 될지도 몰라요.”
아니... 하아, 에밀리의 얼굴을 보면 고집을 안 꺾을 거란 게 보인다.
그냥 조용히 먹자.
에밀리의 기모노를 사러 나가면서 메구미도 함께 데려왔다.
처음엔 그녀도 거절했지만, 나와 에밀리의 설득에 못 이겨 나와주었다.
살 옷이 기모노라면 당연히 갈 곳은 정해져 있지.
*
가게에 와서 우선은 각자 옷을 골라주기로 했다.
솔직히 저 두 사람이면 곰돌이 티셔츠를 입어도 잘 어울릴 정도라 오히려 뭘 골라야 할지 고민된다.
일본 최대 규모의 기모노샵인 만큼 상당히 많은 디자인의 기모노가 늘어서 있다.
예전 같았으면 에밀리는 청초, 메구미는 화려한 것으로 선택했겠지만, 지금의 두 사람에게 대입하기엔 너무 뒤처진 발상이다.
흐음.... 지금은 오히려 에밀리에게 화려한 디자인이 더 어울릴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 검은데 다리와 왼쪽소매 밑부분에 큰 붉은색 꽃 몇 개가 전부인 비교적 심플한 스타일인데도 눈길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군.
그러고 보니 메구미의 퍼스널 컬러가 검정계열이었지.
이건 메구미에게 입어보라 하자.
그 외엔.... 미니스커트 형식의 기모노라니 이 가게 이런 스타일도 취급하는구나.
귀엽긴 한데 겨울에 이건 좀 그렇지.
라이브처럼 조명 빛이 데워주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묘하게 붉은색 배경에 형형색색의 꽃이 뒤덮인 스타일이 많네.
유행인가?
에밀리의 금발까지 어우러지면 한층 더 화려해질 것 같은데.... 이걸로 해보자.
“저기~ 잠시 와주시겠어요~?”
“아, 네!”
갑자기 직원이 호출해왔다. 무슨 일이지?
“무슨 일이세... 읏..!”
직원이 있는 쪽으로 가자 기모노로 갈아입은 에밀리와 메구미가 있었다.
에밀리는 상반신은 흰색을 바탕으로 비교적 얌전해 보이지만 검은 치마와 검은 바탕에 홍백의 꽃과 나비가 늘어선 소매가 청초함과 강렬함을 동시에 내뿜는 기모노를 입고 금발은 가볍게 땋아 내리고 있었다.
한편 메구미는 상반신은 파란색 바탕에 흰 꽃들, 치마는 빨간색의 대비가 강력하고 은근히 몸에 딱 달라붙어 그녀의 몸매를 드러내는 기모노를 입고 있었다.
아침에 먹었던 약 때문인지 몸속에서 무언가가 빠르게 돌아다니는 감각이다.
이거 위험해....
“어때요, 굉장하죠?”
옆에서 직원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물어보고 있다.
“어때요? 저 어울리나요?”
“으음.... 어때?”
“정말... 굉장하네.”
“그쵸? 사모님도 여동생분도 워낙 미인이시다 보니 좀 대담하게 해봤는데 정답이었네요!”
“엣?”
“특히 사모님은 외국계이신 것 같은데도 기모노가 엄청 잘 어울리시네요! 기모노에 대해 이해가 높으신지 입는 방법이나 입고 움직이는 방법도 빠삭하시고! 여동생분은 워낙 몸매가 좋으시다 보니 조금 붕대를 감을 필요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라인이 깨끗하게 나타나고! 정말 이런 미인이 두 명이나 가족이라니... 복받으셨네요!”
팔기 위해 열심히 칭찬하는 건 좋지만, 벡터가 잘못됐다...
뭐 하지만 굉장히 잘 어울리는 것도 사실이고.
굳이 설명하기도 귀찮으니 그러려니 넘어가자.
“저기... 저희는...”
“네. 정말 과분할 정도죠.”
“엣..?!”
부부가 아니라고 설명하려는 에밀리의 말을 막아서며 그냥 넘기자는 눈빛을 보냈다.
에밀리도 메구미도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 두 벌로 할까? 솔직히 내가 고른 건 그것들에 비하면 약하거든.”
“아뇨, 그래도 골라주신 거니까 한번 입어볼게요! 메구미 씨도 입으실 거죠?”
“으...응. 입어볼게.”
“그럼 가지고 올게.”
그 후 내가 고른 기모노도 입어 보았고 당연히 두 사람 다 무서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이번에도 아까처럼 몸 속에 불꽃이 내달리는 감각이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 다 내가 고른 기모노로 사기로 했다.
직원이 묘하게 분한 듯이 쳐다보고 있었는데 기분 탓이겠지.
*
기모노를 사고 점심 먹고 집으로 돌아와 시간을 보내던 중 갑자기 사장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번엔 또 뭘 시키려는 거려나....
[아, 나네. 요즘 어떤가?]
“뭐 평범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 토코로 양의 상태는 어떻고?]
“딱히 변화가 있다고는 보기 어렵네요.”
[그런가... 실은 작열소녀(버닝걸) 기획에 대해 다른 4명에게도 의사를 물어봤는데 3명은 긍정적인 답을 주었네. 다만....]
“한 명은 거절했군요. 아니 거절이라는 표현이 맞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래. 자네의 예상대로 타나카군이 말이네...]
“솔직히 이제 와서 묻는 거지만, 어째서 하필이면 작열소녀(버닝걸)이죠? 당장 2명이 아이돌을 할 상태도 아니고 우미랑 타마키는 결혼까지 했는데.”
[팅하고 왔다고밖에 할 말이 없네.]
“사장님의 직감은 신뢰하지만, 이번엔 너무 근거가 없네요.”
[흐음... 일단은 자네가 타나카 군쪽과 이야기를 해보지 않겠나?]
“진심...인가요?”
[그래.]
“음..... 알겠습니다. 나중에 한번 해볼게요.”
[부탁하네.]
코토하라....
오랜 상처가 욱신거리기 시작하네...
*
코토하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더니 벌써 저녁까지 먹고 밤이 되었다.
사장이 어떻게든 그 기획을 하려는 것도 그렇고 묘하게 765 상태가 신경 쓰여서 리오에게 전화해보기로 했다.
[여... 여보세요?]
“아, 리오. 난데.”
[프로듀서 군.... 정말로 프로듀서 군이야?!]
“그럼 누구겠어.”
[프로듀서 군....흐흑...]
“어어어? 울지 마!? 울 거까진 아니잖아?!”
울지 말라고 했지만, 리오가 진정하는 데에는 조금 시간이 필요했다.
“진정됐어?”
[으응.... 저기 어째서 정말로 그만둬 버린거야?]
“난 더 이상 그곳에 있을 자격이 없어.”
[그럴 리가 없잖아?! 여긴 너의 프로덕션이라고?!]
내 프로덕션은 아닌데...
“뭐 이미 지난 일은 됐어. 그런 것보다 요즘 765는 어때?”
[으음.... 솔직히 다들 정신이 없지. 일은 일대로 미어터지고, 협박도 받고, 너에게 맡기던 일들을 스스로 하려니까 어려워하고....]
“그래도 그런 걸 거쳐야지. 나한테 의지하던 걸 스스로 하게 되었단 건 엄청 큰 발전이니까. 내 후계는 어때? 일 제대로 해?”
[응. 제대로 해. 조금 너무 제대로 해서 기분 나쁠 정도야.]
“그게 무슨 뜻이야?”
[뭐라고 해야 하나... 마치 오래 전부터 765에 있었던 것처럼 765의 스타일이나 사람들에 대해서 훤히 꿰고 있어. 나에 대해서도 그렇고. 그게 좀 소름 돋아.]
그야 뭐... 당연하겠지.
나보다 선배인 사람이 조종하고 있으니까.
“그래도 비서니까 잘 도와줘.”
[아, 나 이제 그 사람 비서 아니야.]
“에?”
[그 사람에겐 그 사람의 비서가 따로 있고 나는 비서실이란 곳을 만들어서 그곳에 보내졌어. 지금은 765 전체의 비서라 해야 하나. 뭐 하는 일은 거의 차이가 없지만.]
“그야 원래부터 그런 느낌이었으니까.”
[그래도 역시 나는 네 전용 비서가 좋아. 저기 그냥 개인적으로 날 고용해주지 않을래?]
“백수에게 비서가 필요하진 않지. 반면 765엔 네가 필수불가결이고.”
[그렇긴 하지만.... 다른 프로덕션에 가거나 직접 프로덕션을 세울 생각은 없어?]
“없어. 961에서 계속 러브콜이 오고 있긴 하지만, 무서워서 안 가.”
애초에 그 여자에게 내가 필요할 리도 없고.
[으음..... 아, 다음 주 월요일에 주주 총회인 거 알지?]
“그냥 무효표 처리하면 안 되나.”
[대주주잖아. 참석해줘. 오랜만에 얼굴이나 보자.]
“만나고 싶으면 언제든지 불러. 어차피 시간은 많으니까.”
[내가 시간이 없으니까... 그래도 예전보단 여유가 있으니 한번 시간을 만들어 볼게.]
“그래. 그럼 고생해.”
[응...]
스바루가 했던 말과 거의 차이가 없는 걸 봐서 765는 잘 돌아가고 있는 것 같네.
협박을 받았다곤 해도 1주일 동안 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코토하라.... 솔직히 연락이라는 표현이 맞는 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과연 가능할까라는 생각도 든다.
일단 조금 나중에 생각하자.
어차피 메구미 상태가 호전되지 않는 이상 사장의 기획은 불가능하니까.
+3까지 다음날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 엘레나는 미등장입니다.
@@ 현재 한번 만나자고 이야기한 캐릭터. 토모카, 츠무기, 스바루, 리오. 등
@@@ 코토하 설정은 정해졌습니다. 인생 3에 심각도 38 가능할 거 같네요. 지금 캐릭터 설정 요약본 제작 중입니다. 1000댓 되면 올릴 예정입니다.
0 널 만날 시간따윈 없어
1~33 츠무기를 집으로 초대한다.
34~66 츠무기 집으로 P가 찾아간다.
67~99 프로덕션 근처의 호텔에서 만난다.
100 츠무기는 P의 집앞에서 전화를 걸고있었다.
'프로듀서, 언제 돌아와줄 거야? 우리는 프로듀서가 없으면 안돼. 지금 CP(총괄 프로듀서)도 일하는 건 프로듀서씨만큼 잘 하지만, 그래도 우리한테는 프로듀서가 필요하단 말이야. 그 사건이 있고나서 다들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 특히 츠무기 씨와 모모코는 정말 볼 수 없을 정도로...'
알고 있다. 이건 내가 또 눈을 돌리고 버려버린 내 죄상이다. 하지만 이제와서 내가 다시 돌아온다 해도...
전부 다 부서져 버렸는데, 그게 돌아올 수 있을까.
아이돌 모두 소중하지.
하지만 나도 이제는 좀 사람답게 살고싶어.
또 다시 유리코와의 관계같은 일은 겪고싶지않아.
조금 욱해서 말한것같아서 미안하지만 나는 적어도 지금은 돌아가고싶지않아.
“여보세요?”
[여보세요. 프로듀서? 츠무기입니다.]
“응, 츠무기. 아침부터 전화라니 무슨 일이야?”
[실은 오늘 예정되었던 촬영이 세트장에 불이 나는 바람에 취소가 되어 오늘 하루가 오프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프로듀서를 만나 뵈었으면 합니다.]
“오늘? 나는 상관없어. 그러면 언제 어디서 만날까? 만나는 상대가 너라면 만날 장소는 신중히 골라야 할 것 같은데.”
[후엣..?!]
“응? 왜 그래?”
[아, 암것도 아니데이! 아, 크흠. 그러면 2시에 프로덕션 주변에 있는 미나미노사키 호텔에서 만나도록 하죠.]
“호텔..?”
[바바 씨에게 가르침 받은 것입니다만, 서로가 다른 타이밍에 호텔에서 다른 싱글룸을 잡아 들어가고 그 안에서 한쪽 방에 모이는 것으로 외부의 눈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과연... 그래. 그럼 그렇게 하자. 이따가 봐.”
[네. 그럼 먼저 실례하도록 하겠습니다.]
흐음 여기서 사무소까지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미리미리 나가야겠네.
아예 지금 나갈까.
에밀리와 메구미에게 좀 늦을 수 있다고 말해두고 바로 집을 나섰다.
*
나선 것까진 좋았지만, 설마 한 번도 기다리지 않고 특급이랑 버스가 바로바로 올 줄이야.
아직 2시간 넘게 남았잖아.
뭐하며 시간을 보낸다....
“어라? 프로듀서 씨?”
“응? 이쿠랑 모모코?”
등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 돌아보자 모모코랑 이쿠가 서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 길이 역에서 프로덕션에 가는 길이기도 했지.
“여긴 어쩐 일이야?”
“근처에 잠깐 볼일이 있어서 왔는데 너무 일찍 도착해서 뭐할까 고민하고 있던 참이야. 두 사람은 지금 출근?”
“응! 아, 혹시 괜찮다면 우리들이랑 이야기하지 않을래?”
“에, 그치만 지금 출근하고 있는 거잖아?”
“일은 3시부터니까 괜찮아. 자주 레슨을 할까 생각했는데 기왕 프로듀서 씨랑 만났으니까 이야기해보고 싶어. 모모코쨩도 괜찮지?”
“응... 오빠랑 만나는 것도 오랜만이고.”
그렇게 돼서 두 사람과 근처의 카페로 들어갔다.
*
두 사람과도 현재의 활동이나 프로덕션의 상태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특히 이쿠는 현 765에서 탑 클래스의 아이돌이자 동시에 탑 클래스의 친화력을 갖고 있어서 다른 아이돌 사이에서 들려오는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새로운 총괄 프로듀서에 대해 호평인 분위기인 것 같고 나를 잘 모르는 아이돌 사이에선 특히 고평가 받는 모양이다.
뭐 누구의 꼭두각시인지를 생각하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리고 점점 내가 없단 것에 익숙해지면서 생각보다 빨리 안정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모모코도 활동을 재개한 뒤 그때의 사건 때문에 처음엔 좀 힘들었어도 지금은 그 사건이 사람들 사이에서 거의 다 잊혀져 조금씩 일거리가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모모코가 다시 일하게 돼서 다행이야.”
“당연하지. 모모코는 아직... 더 열심히 해야 하니까...”
“.... 그러네. 모모코라면 분명 머지않아 예전같은 인기를 되찾을 거야.”
“예전 같아선 안 돼. 예전보다 더 인기가 많아져야만...”
예전.... 그 당시 그녀의 팬은 200만 언저리... 그 이상을 노리는 건가...
응? 메일? 누구지... 이쿠?
슬쩍 이쿠를 쳐다보자 눈을 피했다.
의아해하며 메일을 읽어보았다.
[프로듀서 씨, 언제 돌아와 줄 거야? 설마 이대로 안 돌아올 생각은 아니지? 우리는 프로듀서가 없으면 안 돼. 지금 총괄 프로듀서도 일하는 건 프로듀서 씨만큼 잘 하지만, 그래도 우리한테는 프로듀서 씨가 필요하단 말이야. 그 사건이 있고 나서 다들 겉으로는 괜찮아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 특히 츠무기 씨와 모모코쨩은 정말 볼 수 없을 정도로...]
.........
이 점은 분명히 답을 해둘 필요가 있을 것 같네.
근데 어느 타이밍에....
“오빠, 모모코 잠깐 화장실 갔다 올게.”
“아, 응. 다녀와.”
모모코가 화장실로 간 이 타이밍이 답이겠지.
“이쿠, 방금 메일에 대한 답말인데... 나는 프로덕션에 돌아갈 수도 없도 돌아가지도 않을 거야.”
“어...째서..?”
“뭐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 우선 대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그냥 일을 그만둔 게 아니야. 위협으로부터 프로덕션을 지키지 못하고 많은 사람에게 폐를 끼친 책임을 지고 내려온 거지. 그것도 후계 양성이라며 6개월이나 미뤄서. 그런 내가 몇 년은커녕 1달 만에 복귀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대내적인 이유는?”
“내가 프로듀서를 그만두고 싶었어. 반년 전의 사건을 겪으며 지금 이 상태가 지속되는 한 내 능력으론 더 이상 너희를 지킬 수 없고, 구할 수 없단 걸 알았어. 내가 있으면 오히려 너희를 상처입히니까... 그런 건 싫으니까. 그리고 지금 프로덕션은 내가 없는 상황에서 일어서려고 하고 있어. 회사가 흔들리는 건 흔한 일이지만, 그걸 직원이 다 함께 힘을 모아 이겨내는 건 매우 드문 일이야. 만약 나 없이도 이 상황을 훌륭히 이겨낸다면 765에게 있어서 엄청난 발전이 될 거야. 그리고 그건 분명 너희에게도 도움이 되겠지. 그러니 난 돌아가지 않을 거야.”
이쿠는 입을 다문 채 고개를 숙여버렸다.
그녀가 지금 무슨 표정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다녀왔어. 무슨 일 있어?”
“아니, 이번엔 내가 잠깐 갔다 올게.”
“아, 응.”
화장실로 와서 이쿠에게 다음 내용을 메일로 보냈다.
[그리고 말이야. 츠무기나 모모코 등이 힘들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내가 필요하다는 건 잘못된 생각이야. 내가 옆에서 그 애들을 안정시키는 것까진 할 수 있어도 해결할 수는 없어. 내가 옆에 있으니까 괜찮아. 버틸 수 있어. 그렇게 생각하면서 오히려 자신의 상처를 방치하는 꼴이 될지도 몰라. 그래선 유리코와 다를 게 없어. 그래선 안 돼. 내가 옆에 있는 것 따위론 안 되는 거야. 제대로 해결해야지.]
메일의 전송을 누르고 이쿠가 휴대폰을 확인하는 것을 확인한 뒤 자리로 돌아갔다.
“자, 어쨌든 난 이제 프로듀서는 아니야. 그래도 그렇다 하더라도 너희는 내 소중한 아이돌이야. 무슨 일 있다면 나한테 도움을 요청해. 10년 전의 나는 엉뚱한 것에 눈이 멀어 정작 짊어져야 할 것을 짊어지지 않았어. 그렇지만 지금의 나는 짊어진 것이 거의 없어. 그러니까 만약 힘든 일이 있다면 같이 짊어지자. 15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ㅁ, 뭐야 오빠. 갑자기 새삼스레.”
“너희는 10년 동안 너무 무거운 걸 짊어지고 있었어. 본래 그것은 내가 같이 나눴어야 했던 것인데도 너희에게만 짊어지게 했지. 그러니까... 이미 너무 늦었지만, 그래도 난 언제까지고 너희의 아군으로 있고 싶어.”
모모코는 16살부터 26살, 이쿠는 15살부터 25살.
두 사람 다 인생 최고의 청춘기를 그 나이에는 너무나 버거운 아픔을 안고 살아왔다.
거기엔 분명 내 책임이 크다.
그러니 반드시 내가 그녀들을 도와야 한다.
*
그 뒤 두 사람과는 별다른 말 없이 헤어졌다.
이쿠가 내 말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그 애는 총명하다.
분명 그 애도 진짜로 중요한 것은 나라는 존재가 아니라 각자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임을 알 것이다.
다만 그 방법이 도저히 보이지 않아서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이다.
그러니 최선을 다해서 그녀를 도와야 한다.
나는 이쿠에게 아주 큰 빚을 지고 있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어느새 츠무기와 만나기로 한 호텔에 도착했다.
적당히 싼 방 하나를 잡고는 미리 연락받은 츠무기의 방으로 향했다.
초인종을 누르자마자 바로 방문이 열렸다.
마치 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것처럼 빠른 속도네.
“안녕하십니까 프로듀서.”
“응, 안녕 츠무기. 들어가도 될까?”
“네, 부디...”
+2까지 츠무기와 할 이야기나 있을 일을 정해주세요.
@ 키토P님의 앵커는 좀 각색을 했습니다. 이 창댓의 엔딩을 맞는 방법은 현상유지(easy), 모든 아이돌을 행복하게 해서 P도 행복(normal), 행복하게 할 대상을 한명으로 좁히도록 유도(hard), P가 모르는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행복의 형태를 찾기(hell) 등등이 있고 키토P님의 앵커는 마지막 것에 가깝습니다만, 당장은 P가 사람다운 삶보다 아이돌이 소중하기 때문에 약간 안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1 당신은 설마... 유치원생입니까? 가라아게에 케첩이라니...
2~33 당신은 설마 바보입니까? 가라아게에 레몬을 뿌리다니...
34~66 당신은 설마 제가 가라아게에 레몬을 뿌리는 파렴치한으로 보이시나요?
67~99 당신은 저를 가라아게를 생으로 먹는 풍미도 모르는 촌년이라고 생각하시나요?
100 후추에 찍은 가라아게를 먹이려는 츠무기와 실랑이를 하는 P. 몸싸움은 격해져 서로 뒤엉켜 침대위에서 구르게되고 어느새 야릇한 분위기로 흘러간다. 약의 탓인지 P는 뭔가가 아랫쪽에서 솟을듯 말듯한 근질거림을 느낀다.
그러니, 다시 묻자. 이번에는 도망칠 수 없을 거에요. 프로듀서.
"프로듀서, 말해주세요. 어쨰서 저희를 떠난 거죠?"
"이쿠에게도 말했는데, ---"
이쿠에게서 들은 내용 그대로다. 문제가 없으면서도, 문제투성이.
(사투리)
"저를 바보로 아는 건가요!? 그런 정론도, 분석도 필요 없다는 것쯤은 당신이 가장 잘 알고 있잖아요!"
"그런 기만 따위 지금은 필요없어요! 본심을 말해주세요! 왜 멀어지려 하시는지!"
......
그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본인의 행복을 스스로에게서 찾는 게 아니라 타인으로부터 찾는 데에 있는 것. 인생에 친구, 동료, 가족만 있고 정작 자기 자신은 없는.
그를 항상 곁에서 지켜봐왔다 자부하는 우리들조차 눈치채지 못했던, 유리코씨와 총괄 프로듀서... 아니, 그 뒤의 누군가. 프로듀서를 가장 잘 아는 누군가의 말이 아니었다면 어쩌면 줄곧 모르고 있었을 결함. 행복 아닌 행복을 품고 사는 그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모두가 동의했다. 이제는 움직일 뿐이다.
더 이상 도망치지 않겠어요. 도망치게 두지 않겠어요. 프로듀서. 저희들은 프로듀서가 필요하고, 프로듀서는 저희가 필요해요. 저희의 상처는 프로듀서씨와 함께해야만 극복할 수 있고, 프로듀서씨의 공백도, 저희와 있어야만 메울 수 있어요.
하지만 이 10년을 반복하지는 않을 거에요. 겉으로만 그럴듯한 기만이 아니라, 정말로 모두가 함께하며, 진심으로 모두가 행복한 관계를 만들 거에요.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은 이유는 모두가 안주해버렸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편안한 관계 속에서 서로 밝혀야 할 것들까지, 평온을 위해 묻어버렸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모두 다 까발릴 거에요. 치부, 부정, 추악한 모든 감정과 행실을 밑바닥까지 파헤쳐서 그렇게 서로를 마주봐야지만 해결할 수 있어요.
에밀리가, 토모카가, 마츠리 씨가, 메구미 씨가, 코토하 씨가, 다른 모두가...
프로듀서 씨가, 정말로 행복해지시길 원한다면......
@ 저는 노멀과 헬이 양립하지 못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쩌다 보니 1000번째 댓글을 쓰게 되었네요. 제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는데 어떨까요... 작가님이랑 상충되는 내용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생각하고 바라는 건 이 결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