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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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부터 벼르고 있던 SF창댓입니다.
배달쪽이 왜 그렇게 묻혔는지 계속 연구를 하다가, 게임 형식이 아닌 적당히 스토리 형식이면 스토리만 잘 짜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이리저리 개조했던 물건입니다.
사실 완성된건 1달 쯤 전이지만 하도 하는게 많아서 말이죠...
린 창댓도 끝나간다, 한 번 열어봅니다.
※주의 : 일단 상냥한 세계관은 아니기에 아이돌이 중간 사망 판정이 나버릴지도 모르는 세계입니다.
※연재텀이 길겁니다. 그러니, 앵커는 '거의' 무한정으로 받을 예정입니다. 무슨 이야기인지는 한 번 보시면 쉽게 아실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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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주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나서부터 급격하게 경쟁이 시작되었다.
처음은 화성이였다.
달보다는 거리가 멀지만 테라포밍이 성공할 가능성이 더욱 크다는 것에 사람들이. 기업이. 정부가 그곳에 목을 메었다.
그리고, 실제로 단기적인 경제성장이 있었다.
냉전시대를 방불케하는 미친듯한 우주개발.
아니, 역사가는 그 이상이라고도 말을 한다.
가장 선두를 선 것은 미국이였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약간 속된말로 '돈지랄'이라는 것을 할 수 있는건 그정도 국가밖에 없었다.
그리고 모든 국가 역량이 우주개발에 쏟아부었고, 그 미국의 소비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구의 국가들이 다시한번 물건을 유통시키고,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모든건 원래의 자본주의적 경제라는 물방아를 돌리게하는 물이 되어주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지구 무역 동맹」. 이것이 현재 존재하는 「지구 연방」의 전신이 된다.
이렇게 계속해서 우주에 모든것을 쏟아붇고 있던 전 세계의 국가였지만, 한계는 찾아왔다.
성과는 보이지 않고, 겨우 화성에 초보적인 식민지를 만들어내는 것에 그쳤다.
전문인력만이 파견되어 300여명만이 살고있는 화성의 식민지.
달에 대한 시도는 모두 무산되었다.
외딴 행성에 한 사회를 이루었다는 것은 큰 발전이였지만, 지금까지 쏟아붓고 말 그대로 우주라는 허공에 뿌린 돈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어느세 핵융합 발전까지 이루어내어 사실상 에너지에 대한 걱정이 없어지자, 굳이 우주를 개척해야 하나라는 회의감마저 생겨났다.
이런 박탈감과 회의감을 없에기 위해 어떻게 해야될까, 각 국가의 정상들은 머리를 맞대어 생각했다.
무엇이 이렇게 발목을 잡고 있는 것 일까.
그렇게 긴 시간을 그것을 해결할 방법을 구했지만, 방법은 나오지 않았다.
그저 화성에 돈을 쏟아붇는 수 밖에 없었던 경제채계는 또다시 무너지기 시작하였고, 인류의 미래는 시꺼멓다고 해도 될 정도였다.
하지만 어느 한 연구소에서 오버드의 존제가 공개된다.
처음에는 그저 헛소문. 루머 같은걸로 치부했었지만, 실제로 오버드는 평범한 인간이 발휘할 수 없는 힘을 발휘했다.
그들이 오버드라는 이름으로 명칭된 것에는 이 이유였다. 인간 이상의 존재라는 이유. 평범한 사람은 전혀 쓰지 못하는 초능력을 쓸 수 있다는 것 때문이였다.
처음 실험용으로 만들어진 1세대의 오버드들은 아주 불안정했다.
수술로 만들어낸 인간의 신체에 강제로 부스트를 거는 것이니 그럴 만 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수많은 실험이 오갔다. 점점 오버드 시술에 안정화가 되어가고 있었지만, 여전히 큰 오점이 있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기존의 과학 장비들 이상의 무언가를 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사람 죽이는 것에는 총이면 충분했고, 오버드는 그것을 방어할 그 무엇도 할 수 없었다.
그 외의 것도 똑같았다.
그나마 실생활에서 조금은 도움이 된다는 것일까.
불을 붙이거나 하는 종류라면 충분히 가능했다.
그 정도의 것이였고, 그렇게 끝나는건가 했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한 아프리카의 지역에서 최초의 사이킥커가 공식적으로 발견됬다.
그들은 아프리카 정글 지역에서 살고있던 원주민으로, 그들만의 수련 방식으로 인간의 내면에 존재했던 사이킥을 깨웠던 것이다.
오버드 시술을 받지 않아도 초능력을 쓸 수 있었던 사이킥커.
그들의 능력은 대단했다.
오버드하고는 비교도 안 되는 출력과, 활용성.
그리고 사이킥커는 오버드하고의 차별점이 많았다.
오버드하고는 비교도 안 될만큼 종류가 다양했고, 또 각각의 능력이 약간이지만 달랐다.
그리고 그 부족의 수련법으로 세계 곳곳에서 사이킥커가 깨어나기 시작했다.
그 이후 한 세대가 물갈이 될 쯤. 아무런 수련을 하지 않았는데도 사이킥커로 각성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라고는 해도 수련을 하든 말든 비율은 비슷했고, 과학자들은 원래부터 사이킥커가 되기 위한 유전자가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우리 증조부모님도 그 연구에 참여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의 증조부모님이... 증조할머님이 발견해낸 것은 인간의 유전자에는 모두가 사이킥커로 거듭날 수 있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발현될 확률이 낮다는 것을 알아내셨다.
그것을 시작으로, 오버드 시술의 성공률은 대폭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안정화가 되기 시작하자, 오버드의 성능도 사이킥커와 어늦어도 비슷하게까지 올라갈 수 도 있었다.
여전히 사고는 많이 나고 있었지만, 예전을 생각하면 확률이 많이 올라갔다.
그리고 그 후에 또다시 한 개의 혁명이 일어난다.
'비현실세계'의 발견.
현실세계와는 비슷하지만 다른 물리법칙을 가지고 있는 세계.
그것이 발견되고, 그곳을 이동하는 방법을 알게 되고, 그리고 광속 이상의 속도로 우주를 여행할 방법을 찾았다.
그것을 시작으로, 지구에 갇혀있던 인류는 우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된지 벌써 200여년.
인류의 수명은 비약적으로 늘어났고, 우주여행이 거의 당연히 되는 세계.
그리고... 수 많은 차별이 생겨난 세계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으윽..."
지금 그 차별이 만들어낸 난리 속에서 겨우 벽을 짚고 나가고 있다.
아니, 나갈 수나 있을까.
여기는 20층. 밖으로 뛰어내리는건 자살행위고.
식민지가 식민지 정부에게 봉기를 일으켰다.
거기까지는 나도 별 신경쓰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나는 민간 과학시설의 연구원이니까.
점점 급진적으로 변해간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설마 민간 연구소까지 건들겠어. 그렇게 생각했다.
"카나데?! 괜찮아?!"
"...팔에 감각이 없는데 좀 봐주실래요."
"그러니까..."
내 눈앞에 있는 여성은 글레어 씨.
일단은... 내가 있는 연구실의 교수.
"윽... 벌써 괴사가 시작됬어. 차라리 이렇게 되면 절단해버리는게... 아니 하지만 그럴 도구가 없는데... 어떻게 해야..."
"것보다... 일단 지혈을 먼저..."
"아, 그렇지! 자, 잠시만 기달려봐! 아까 오던길에 구급상자가..."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이 온 길로 다시 되돌아가는 글레어 씨.
그리고...
펑! 하고 큰 굉음이 들렸다.
그리고 그건...
순식간에 내 앞에 있었던 글레어 씨는 무너지는 잔해를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내 눈앞에서 없어져 버렸다.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고, 뜨면 무너진 잔해에서 퍼져나오는 먼지들이 눈앞을 뿌옇게 만들었다.
여기도 이제 안전하지 않아.
그럼 어디로 가야되는 거지.
...분명 15층에 세이프 쉘터가 있었을터.
그쪽으로 내려가야만 한다.
소장님이 최신 방어막 기술을 적용해서 건물이 완전히 무너져도 버틸거라고 자신하던 그 쉘터.
25층으로 올라가는 것 보다는 15층으로 내려가는것이 좋겠지.
다른 대피소는 건물이 무너져 버리면 다 소용 없을거야.
도대체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공격하는거지?
단순히 정부의 지원금을 타먹고 있었다고 이러는건가?
"하아... 하아..."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뛰어서 힘든 것이 아니라, 상처가 너무 아프다.
지혈도 잘 안되는지 왼쪽 팔에서 피가 뚝뚝하고 떨어진다.
체내의 나노봇들이 최대한 상처를 막고 있을테지만, 역시 이정도의 상처는 무리인걸까.
그나마 움직일 수 있는것도 그것들 때문이겠지.
이럴때는 왜 내가 오버드 시술을 받지 않았나 후회한다.
"18층... 인데..."
계단이 막혔다.
다른 계단을 찾아야 하지만...
주위에서 펑펑하면서 터지는 소리가 좀 더 가까워져간다.
최대한 안전한 루트라고 생각하면서 다녔는데, 여기까지가 최대인가...
주변에는 시체 몇 구가 널러져 있다.
몇 구는 팔이 없었고, 몇 구는 발이 없고...
한 구는 아에 잔해에 짓뭉개져버려서 형체조차 알아 볼 수 없었다.
그 중 몇 구는 아는 사람이여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지어졌다.
그리고 이제 곧 나도 저렇게 되는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이젠 어떻게 되도 상관없어졌다.
그렇게 그나마 멀쩡한... 늘 웃음지으며 연구소의 분위키 메이커였던 메리 씨의 옆에 가서 앉았어.
벽에 기대어서 그저...
"하아..."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어.
그렇게 폭음이 더욱 커져갔고...
아래에서 엄청나게 큰 폭음이 들렸다.
아마 반응로가 못 버티고 터져버린 것이다.
핵융합 반응로 특성상 저게 방사능을 내뿜지는 않겠지만, 그곳에 모여있던 여러 연료들이 한번에 폭파하면, 이 건물이 통째로 날라가겠지.
적어도 고통없이 죽을 수 있는건가.
조그마한 쓴웃음이 나왔다.
그때였다.
"후냥?!"
무너지는 천장.
다행히...랄까, 운 좋게도 좀 떨어진 곳에 떨어져서 먼지만 날리고 나에게는 아무런 피해가 없었지만...
방금 뭔가 이상한 비명소리가 들렸었다.
"...어라...혹시 살아있는 사람이야?"
"너는...?"
"역시 살아있었네~! 다행이다..."
그렇게 말하면서 나에게 다가오는 한 소녀.
갈색의 단발머리와 에메랄드 빛의 눈동자.
배 부분이 들어나있는 붉은색의 짧은 원피스를 입고 있는 소녀는 "괜찮아? 아, 피가... 잠시만 기달려봐." 라며 내 상처부위에 무언가를 뿌렸다.
무언가 글씨가 써져 있었던거 같지만, 정신이 아득한 탓일까, 잘 보이지 않았다.
화끈한 통증이 왼팔에 느껴진다.
"지금은 이정도고... 일어날 수 있겠어?"
지금까지 젖먹던 힘까지 짜내서 겨우 여기에 온 것인데.
그 잠깐 쉬었던 것 덕분일까, 아니면 죽기 싫다는 마지막 발악일까.
비틀 거리면서 일어날 수 있었다.
"아, 잠시만... 응, 미쿠다냐. 미안미안, 지금 무전기 끄고 있어서... 엣, 폭발? 지금?!"
귀에 꽂혀있던 검은색의 무언가에서 초록색 빛이 삑삑거리면서 빛이 난다.
무전기인걸까.
아마 밑의 반응로가 맛이 갔다는걸 알게 된거겠지...
"알았다냐, 지금 생존자 한 명 발견해서... 아니아니, 민간인이다냐! 버려두고 갈 수는..."
역시 그러겠지.
시간은 촉박하다.
아마 지금 여기서 멀쩡히 있다는건 그만큼 실력있는 요원이라거나... 그런거겠지.
차라리 날 버리고 가는게 저 사람이 속해있는 조직에는 도움이 될거야.
"거기 고양이 씨."
"으, 응?"
"난 괜찮으니까... 이거라도 가지고 가줘."
"엣, 이건..."
내가 건내준 건 데이터 저장 장치. 흔히 말하는 USB.
내가 늘 목에 걸고 다니던 목걸이.
이것에 모든것이 담겨져 있으니까...
다른건 몰라도 이 사람에게라면 맡겨도 괜찮을거 같고.
부모님도 크게 혼내지 않을거야.
"안 버린다냐! 리이나 쨩! 공간 열어줘!"
공간을 연다니...?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당장!"
아무래도 무전기 넘어에서는 이런 황당한 말을 듣고 당황하고 있는걸까, 지금 이 앞의 소녀는 답답하듯이 말하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무언가 검은 빛으로 빛나는 것이 눈앞에 생겼다.
"자, 살아나가는 거다냐. 버리지 않을거고...!"
그렇게 내 손을 잡고 끄는 소녀.
그리고 그대로 그 공간으로 들어갔다.
나 역시 이끌려 들어가졌고...
땅이 갑자기 꺼졌다.
아니, 떨어지고 있는걸까.
떨어지고 있는건 아니지만 떨어지고 있는 것 같은 감각.
눈 앞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전기가 치는듯한 찌릿찌릿한 감각이 계속해서 내 몸을 파고 들었다.
하지만 내 손에 느껴지는 다른 손의 감촉만큼은 계속해서 지속이 됬다.
그리고 그대로 눈 앞이 밝아지면서 무슨 공간이 나타났고...
그대로 눈이 감겼어.
더 이상은 몸이 못 버텼던 걸까...
...
그리고 눈을 떴을때는 흔히 말하는 병원의 방이 보였다.
흰색의 천장, 침대 옆에 틀어져 있는 가습기, 꽂혀있는 링겔.
링겔 줄을 쭉 따라가 약이 들어가 있는 것을 보니... NM-22라는 글자가 보인다.
22모델이면... 상처회복에는 뛰어난 성능을 보이는 녀석이지, 거기에다가 스스로 분해되서 기본적인 면역 시스템에 잡아먹히는 걸로 끝나는 나노머신.
...내가 개발한거네...
그런데 여긴 어디지?
구해진 다음에... 병원으로 실려온건가?
그리고보니 그 소녀는 어디에...?
"윽..."
몸을 일으킬려고 했지만 아직 전부가 회복된건 아닌지 통증에 나도 모르게 입에서 소리가 샜어.
일단 이런 치료까지 해주고 있는걸 봐서는 여긴 병원이던가... 아니면 그에 준하는 시설이겠고...
적어도 날 죽일려고 하진 않을테니까 그냥 가만히 사람을 기다리자.
뭐, 고문같은걸 할려고 살려두는걸지도 모르지만... 날 구해줬던 그 소녀를 봐서는 그런 일은 없을려나.
그렇게 기다린지 30분 정도 지났을까.
'위이잉'하면서 자동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어.
그리고...
"앗, 일어났다! 괜찮냥?"
...그리고보니 이런 어투였지.
그때는 신경쓰지 못했는데 이렇게 고양이말을 하는 녀석은 처음인걸...
고양이를 봤을때 귀엽다면서 냥냥거리는 사람은 봤어도.
아니, 일단은.
"여긴 어디야..?"
조금 목이 잠겨있어.
몸이 피곤한거겠지.
일단 나노머신도 투여받고 있으니까 금방 좋아질테지만...
"그, 그게 말이야... 조금 일이 꼬여버려서 그..."
조금 고민을 하듯이 말을 좀 흐리는 소녀.
일이 꼬였다니. 무슨 일이 꼬인걸까.
"지금 우주선 안이고 그리고... 그... 섹터 12번 쯤에 있는데..."
"...하아...?"
섹터는 총 12개의 단위로 나뉜다.
태양계인 1번 섹터에서 멀어질수록 2번, 3번...이라는 식으로 점점 섹터의 번호수가 늘어나고.
12번 쯤 되면...
"그런 곳에 왜...?"
무정부 해적들의 파라다이스라고 불릴만큼의 무법지대다.
그런곳에 와있는거야 지금...?
"아, 안심하라냥. 일단 해적이라던가... 아니 그런 취급을 받고 있긴 하네...? 이거 어떻게 설명해야되지..."
혼자서 살짝 패닉에 빠진체로 중얼거리는 소녀.
저런 성격의 사람이 속해있는 곳이니 조금은 안심해도 될거 같다.
나도 모르게 살짝 쓴웃음이 나와 버렸어.
그걸 듣고는...
"아, 그, 미안. 일단은 말이다냐... 어디부터 설명해줘야 되냥..."
그렇게 그 소녀는 나에게 이야기를 전해주었어.
이름은 마에카와 미쿠.
지금 달고 있는 고양이 귀와 꼬리는 유전자 개조로 만들어낸거라고 해.
뭐, 요즘은 나노 기술의 발달로 돈만 있으면 가능하니까. 신체 재생도 가능하고, 새로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하지.
그걸 아에 유전자 단위로 뜯어고치는건 드물지만.
아무튼, 지금 내가 타고있는 이 우주선은 FP(Forgoten Pluto)의 한 길드의 우주선이라고 해.
FP. 흔히 말하는 방랑자들.
지금 이 우주선은 모선으로 향하고 있고.
그리고 내가 왜 여기에서 깨어나게 됬냐면...
그 봉기의 뒷편에는 이 FP 길드가 있었다는거야. 그 봉기를 지원해준것도 미쿠가 소속되어 있는 길드라고 하고.
그런데 생각대로 되지 않아서 급히 피신했는데 그 와중에 내가 휘말렸다고 해.
"연구소에 대한건 정말 미안하다냐... 우리도 이렇게까지 될줄은 몰랐다냐..."
일단 지원한건 이쪽이 맞지만 생각 이상으로 한번 터지고 나니까 봉기가 엄청나게 커졌다고 하고...
거기에다가 나랑 비슷한 현장에서 구르는 계급이니 이 미쿠에게도 큰 잘못이 없다는건 나도 잘 알아.
하지만 조금... 씁쓸하네.
"그래서... 더 물어볼거 없냥?"
【다음 연재 때 까지 미쿠에게 이것저것 궁금한 것들을 물어주세요. 한 앵커당 한 가지씩만!】
뭐 부터 물어봐야 되는 걸까.
그래, 일단은...
"나를 왜 살려준거야?"
"에... 그렇게 물어봐도 곤란하다냐."
그렇게 말하면서 내가 있는 침대에 걸터앉는 미쿠.
곤란하다니, 혹시 기밀이라던가 그런걸까?
"일단 그렇게 된것도 우리들 탓이고... 거기에다가 민간인이다냐? 구하는건 당연하다냐."
"...그런 이유도 있긴 하겠구나."
"응? 잠시만, 우리 뭐라고 생각되고 있는거냥?!"
다르건 몰라도, 이 미쿠라는 사람은 분위기 잘 타는 사람이라는 것 만큼은 잘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도리어 이런 분위기 덕분에 조금 긴장이 풀렸다.
그래, 그런 생각이라는 거지...
"그럼... 두 번째 질문. 나를 데려올때 어떻게 탈출시킨거야? 그리고 그 검은 색의 빛...이였나? 그런게 보였던거 같은데."
"아, 그건 음... 지금 말하기는 곤란하다냐..."
'지금 말하기는' 인가.
그렇다면 언젠가는 말해줄 수 있다는 뜻일까.
그러면 차근차근 알아가면 되는거고.
그럼, 마지막 질문...
"그럼 난 앞으로 어떻게 되는거야?"
"그게... 일단은 내가 멋대로 데려온 것도 있고 일단은 계속 구류시켜두기로... 된거 같다냐."
"그런가..."
역시 그런 거겠지.
일단 미쿠 본인도 '해적같은 취급을 받고 있다.' 라고 공인을 했으니, 이 길드가 친정부적인 길드는 아니라는건 알 수 있다.
"아, 혹시 가족이라던가 그런 사람 있는거면 어떻게든 빨리 나가게 해 줄 거다냐. 그러니까..."
"걱정마, 가족은 없으니까."
내 말투가 조금 그랬던 탓일까. 걱정해오는 미쿠를 말리면서 말했다.
내 친부모는 사고가 나서 돌아간지 오래되었다.
대충 십 몇 년 됬을려나.
어렸을때 돌아가셔서 지금은 기억도 희미하다.
"그럼 일단 편히 자고 있으라냐. 얼굴만 봐도 되게 피곤한거 같고..."
"응. 고마워."
"아, 맞다냐. 이름. 지금까지 이름 한 번 안 들었는데 이름이 뭐냥?"
"카나데. 하야미 카나데야."
내 이름을 듣고 미쿠는 "응응, 그럼 잘 자고 있으라냐~." 라면서 방을 나갔어.
그럼 피로를 풀기위해서라도 잠을 잘까.
일단은 이 길드, 민간인에게는 꽤나 우호적인거 같고 말이지.
길드인가...
내가 FP에게 관계될 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약자로 FP. 방랑자라고 불리는 Forgoten Pluto는 대부분 아나키스트적 성향을 띈 단체야.
이 이름을 누가 맨 처음 내걸고 활동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해적들도, 반정부주의자들도, 우주 행상인들도 소속이 필요하다면 이 이름을 내걸고 있어.
그러니까. 국가라던가 그런 느낌의 단체가 아닌, 굳이 말하자면 연합체 같은 느낌일까.
각 길드마다 성향도, 크기도, 사상도 달라서 뭐라 한마디로 정리하기가 어려워.
아무튼, 일단 머리를 식히고, 잠을 자자.
그렇게 눈을 감고, 잠에 빠져들었어.
...
눈을 뜨니, 잠들기 전에 봤던 풍경이랑 똑같았다.
이동된게 아니라면 당연한거지만...
몸은 확실히 좋아졌다.
괴사가 시작되던 팔은 멀쩡하게 재생되어 있었고, 움직이는것도 편하게 된다.
아픔도 없고.
체력도 어느정도 회복됬는지, 잠들기 전과 같은 피곤함도 느껴지지 않아.
"...그런데 안 오네..."
카메라가 달려있는것도 아니고, 시간맞춰서 딱 달려올리는 없나.
그럼 적당히 주변을 좀 둘러보자.
방만 안 나가면 되겠지.
방 안은 심플했다.
내가 누워있는 침대가 벽에 붙어 놓여져 있었고, 옷장과 의자와 작은 탁자가 있는 좁은 공간.
표준적인 우주선의 병실, 혹은 선실이라고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된다.
그렇게 둘러보고, 옷장을 열어보니 텅 비어있었어.
아무래도 전에 누가 쓴 공간은 아니라는건 알겠네.
그리고 때마침,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아, 일어났냥?"
잠들기 전에 봤던 미쿠가 있었다.
"멀쩡한거 같아서 다행이다냐."
"덕분에 멀쩡하게 될 수 있었어."
"아, 맞다맞다. 이거 돌려줄게냐."
"응?"
그렇게 손을 뻗은 미쿠에게 들려있는건 내 목걸이.
...모든것이 담겨있는 USB.
"뭔가 갑자기 떠맞겨졌었는데, 기억에 없냥?"
"...아마도, 아마 나도 모르게 행동한게 아닐까."
"죽을뻔 했는걸, 사경을 해매다보면 별에별걸 다 본다냐."
역시 꽤 베테랑 요원이였던 걸까.
이런 상황이 익숙해 보인다.
"유품이라던가 맡기는 부류도 꽤 많고... 그런 사람들이 살아나면 이불킥을 가장먼저 하던데. 카나데는 괜찮냥?"
"뭐... 어느정도는."
물론, 난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기억에 없다는 걸로 하는게 가장 간편할거 같고.
그냥 모르는척 하자.
"자, 그럼 어딜 좀 가야 된다냐."
"응?"
"선장님이 보고 싶어신다냐."
...이곳의 선장이?
길드가 함선 한 척 정도의 규모라면 거의 총책임자, 리더라고 볼 수 있는 자리이다.
생각해보니 난 이 함선이 어느정도 규모의 함선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아무리 많은 함선이 존재하는 길드라고 해도 선장이라는 자리는 보통 오르기 힘든 자리이고, 높으신 분인데 왜 갑자기 날 보고 싶어하는걸까.
...가 보면 알겠지.
"그럼 부탁할게."
"응, 그럼 잘 따라오라냐~."
【이 함선에 타고 있을 아이돌들을 적어주세요. 한 앵커당 한명만! 그리고 무엇을 맡고(항해사,갑판장 등등) 있는지도 적어주세요. 선장은 하루카로 정해져 있습니다. 765,346(유성우) 가능합니다.】
※무성우 쪽은 작가가 적절하게 집어넣을 예정입니다. 아는 아이돌이 한정되어 있는지라...
이것만으로 초계함 급은 아닌것이 확실해.
그렇다면 이런 쓸대없는 공간낭비는 하지 않겠지. 꽉꽉 채워둬도 모자를 판인데.
그럼 적어도 구축함급...
가용인원은 200명 쯤인가?
아니, 일단 내가 본 곳은 일부일 뿐이니까.
이런건 역시 물어보는게 정확하겠지.
"그런데 이 배는 얼마나 큰거야?"
"일단은 순양함...일까냐?"
"일단...?"
"개수를 계속해서 쓰고 있는거다냐."
그렇다면 대충 500명은 타고 있다고 봐야하는건가.
의외로 규모가 좀 되는 길드였네.
보통의 해적이라면 초계함도 안 되는 것들을 타고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말이다.
그런데 왜 날 부르는걸까.
곧 도착하면 알게되겠지만...
"어라, 미쿠 씨! 그리고... 아, 깨어나셨네요!"
"응?"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
아무래도 아까 지나친 문에서 나온거 같은데.
뒤를 돌아보니 그곳에는 갈색의 양갈래 머리를 하고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내고 있는 아이가 있었다.
푸른색계통의 원피스를 입고 짧은 길이의 가디건을 걸쳐있어 안 그래도 귀여운 외모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었다.
"응, 방금 일어나서... 선장님이 부르셔서 가고 있다냐."
"엣, 선장님께서요? 갑자기 왜..."
"아, 일단. 이쪽은 세리카 쨩이다냐. 우리 함선에서 의료담당이다냐."
의료 담당?
그렇다면...
"날 치료해준 것도 그쪽이야?"
"네! 그렇다고 해도 저는 한거 없이 나노봇에게 맡긴 것 뿐이지만요..."
"상황에 맞는 것을 투여하는 것도 실력인걸. 그것만으로도 잘하고 있는거야."
나노 로봇이라는 것이 잘 쓰면 좋지만 그 크기 덕분에 단순한 명령밖에 입력을 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의료사고가 잘 나는 물건이기도 하다.
그런걸 거침없이 잘 쓰는 것을 보면 실력은 확실하다는 것이다.
그나저나 꽤 어린거 같아 보이는데, 이런 곳에 있는건가?
라곤해도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노화같은건 없어진지 오래라 원하는 외모를 고정시켜둘 수 있었기에 실제나이가 많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뭐... 확실히 귀여운 아이다.
"세리카라고 했었나? 고마워. 덕분에 살았어."
"에헤헤, 뭔가 부끄럽네요~. 아! 일단 저도 선장님께 가는 길이니까 같이 가죠!"
"그럼 출발한다냐~."
그렇게 일행이 늘었어.
그나저나 미쿠가 입고 있는 저건 유니폼 같은걸까?
저번에도 똑같은걸 입고 있었는데.
은근 노출도가 높은데 잘 입고 돌아다니네...
"그런데 언제까지 걸어야되?"
"곧 이다냐. 원래는 각 구역마다 이동설비가 있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가깝다냐."
"흐응..."
하긴, 순양함 급이나 되면 없을리가 없나 그런게.
그나저나 의료실하고 선장실이 가까운걸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와중에 이리저리 꼬여있던 복도의 끝에 큰 문이 한 개가 보였다.
저곳이 우리 목적지인가.
"다왔다냐~."
그렇게 말하면서 문 앞에 미쿠가 서니, 문은 자연스럽게 양옆으로 열렸다.
그리고 내 눈에 보인 것은, 꽤나 넓은 공간.
선장실이 아닌 함선내의 지휘통제실 인 것 같아보인다.
방 전체에 빙 둘려져 있는 모니터로 인해 밖이 창문이 없어도 훤히 보였고, 그 탓에 꼭 우주에 튕겨져 나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렇지만 바닥만큼은 평범한 바닥인지라 땅을 밟고 서 있다는 것은 확실했다.
그 외에도 수 많은 전자장비들과 많은 사람들.
남자도 여자도, 세리카처럼 어린 사람도 보이는것에 반해 30~40대 이상의 사람은 없어 보였다.
뭐, 이것도 아까 말했듯이 노화가 없어진 탓이 더 크지만.
그리고 입구에 들어와서 정면에 보이는 의자에 앉아있는 한 여성.
붉은색 단발 머리를 가진 여성이 뒤를 돌아보며...
"아, 왔구나."
우리에게 말을 건냈다.
이 사람이 선장인걸까?
딱히 제복같은건 입고있지 않아서 구분되지는 않지만 분위기만 봐서는 그런 것 같아 보였다.
"응, 데려왔다냐. 그런데 왜 갑자기 부른거냥?"
"일단은 확인해보고 싶은게 있어서 말이야."
"흐응...?"
이상하다는 듯이 그 선장을 보는 미쿠.
"저기..."
"아, 응? 갑자기 무슨 일이야?"
"...? 아까전에 온다고 연락 남겼었는데..."
"...아아, 그랬었지? 미안 내정신좀 봐..."
아무래도 지금은 컨디션이 별로인거 같아 보인다.
살짝 짧은 한숨을 쉬고는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세리카에게 주는 선장 씨.
"그나저나 건강&밝음이 존재의미인 우리 선장님이 왜 이럴까나."
"왓! 깜짝아... 놀랐잖아 슈코 쨩..."
갑자기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온 은발의 여성.
아마 저 선장 씨하고 친하지 않을까. 적어도 저렇게 머리를 갑작스럽게 쓰다듬어도 별로 화내지 않는걸 봐서는...
"카나데라고 했었나? 난 시오미 슈코. 앞으로 잘 부탁해?"
"뭐... 응. 잘 부탁할게. 그런데... 앞으로?"
앞으로라니, 적어도 난 이제 곧 돌아갈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말이야.
미쿠도 처음 듣는다는거 같고...
"일이 조금 복잡해진거 같아서 말이야. 그렇지 선장님?"
"그게, 일단 설명을 하면 길어지는데 여기서 말고, 잠시 따라와 주실 수 있나요?"
"나로서는 아무래도 괜찮지만..."
일이 귀찮아 졌다니.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아무튼, 가서 들어보면 알겠지.
그렇게 나와 선장 씨, 그리고 미쿠는 그 지휘실에서 나와, 곧 멀지 않은 곳의 방으로 오게 되었다.
그 방은 꽤 이것저것 꾸며져 있어서 여자애의 방이라는건 확실히 알 수 있었고...
"그럼 일단 제 소개먼저 할게요. 전 아마미 하루카라고 해요. 17살에 음... 일단 이 곳에 선장이에요."
"아마미 하루카인가... 그래서, 일이 생긴거 같은데 그것 먼저 들을 수 있을까?"
"일단 결과먼저 말하자면. 카나데 씨. 당신은 수배자가 되었어요."
"...응?"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지...?
수배자라니.
"지구 연방에 내정을 어지럽힌 반란을 일으킨 죄를 받아서 현재 많은 행성에서 추적중이에요. 특히 연방 직할의 식민지에서는요."
"...일단 난 평범한 연구원일 뿐인데."
"평범...하진 않으시죠? 그야, 일단 하야미 가의 일원이시고."
알고 있었던 걸까.
하긴, 알아봤겠지.
신원조회 정도는 할 수 있었을거야.
"하야미 가...?"
"하지만 일단 정말로 평범하게 연구원 생활을 보낸건 맞는데."
"엣, 혹시 거물인 거냥?!"
이쪽 일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딱히 들어본적 없는 이름이겠지.
그야 널리 알려진건 아니고...
"아무래도 뭔가 연방의 심기를 건드신 것 같으신데... 짐작 가는건 없으신건가요?"
"딱히... 식민지 정부의 돈을 좀 해먹긴 했지만 그런거 가지고 이렇게 대대적인 추적을 하진 않을텐데."
"해먹었냥?!"
좀 쓸대가 있어서 썼을 뿐이야.
어차피 이런 뒷거래 정도는 어디에나 있는 것이고, 내가 슬쩍한것도 어차피 '안 보이는 돈'이였다.
그러니까 굳이 추적을 할 필요는 없을거고...
그렇다면 남은건...
이 USB인가...
"뭔가 짐작가는게 있는 눈치시네요."
"뭐... 일단은."
"말해주진 않으실건가요?"
"일단 말해 줄 의무는 없으니까."
그나저나 이제 어떻게 한담...
......아.
설마...
"날 여기에서 지내게 할 셈이야?"
"네, 그쪽이 안전하실테고요."
"...왜 그런 성의를 보이는거지?"
"일단 미쿠 쨩이 구해온 사람이기도 하고... 그런 사람이 그냥 나가서 무슨 일 당하는 것보다는 좋다고 생각했어요."
...진실이 아닌데.
뭐, 피차일반인가.
굳이 따지지 말자.
"그럼 신세를 좀 져도 될까?"
"물론이죠. 그럴 생각으로 부른거니까요."
그런데 이런 일이라면 굳이 날 불렀어야 했던걸까?
그냥 미쿠에게 전달해도 될 일인데.
컨디션도 안 좋아 보인다고 했었고.
그래도 일단 이 이상 발을 내딛는건 그만두자.
조금 안 좋은 느낌이 들기도하고.
...
"그나저나 돈을 해먹거나 한 거냥?!"
"어차피 뒷돈을 뒷돈으로 챙긴 것 뿐이니까."
지금 나와 미쿠는 내 몸의 검사를 위해 세리카와 함께 의료동에 와 있어.
몸을 한번 쭉 스캔을 해보고, 이상한 곳이 있나 없나를 보는 간단한 작업.
그렇기에 얼마 이야기를 나누지도 않았지만 세리카가 우리 둘에게 다가왔다.
"큰 증상은 없어 보여요. 아마 평소처럼 활동해도 별 문데 없으실거에요."
"그래... 다행이네."
"그런데 앞으로 저희랑 같이 있는건가요?"
"그렇게 되버렸네... 그럼, 앞으로 잘 부탁할게, 세리카."
"네! 저도 잘 부탁드릴게요!"
해맑고 좋은 아이야...
그나저나 난 여기가 뭐하는 곳인지도 모르는데 덜컥 가입해버렸네.
...괜찮은걸까 이거.
【미쿠나 세리카, 슈코에게 물어볼 질문이 있으면 한 가지씩 적어주세요.】
※아즈사는 등장 예정입니다.
1. 독일 제국은 1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했으며, 2차 세계대전까지 연달아 승리했기에 아직도 황가가 유지되고 있다. 그 탓에 아직도 사회에는 권위,제국주의적 관념이 많이 깃들어져 있다.
2. 소련은 유럽이 아닌 극동쪽에 힘을 더 실었기 때문에 독소전은 없었으며 불가침 조약은 계속해서 지켜졌다. 덕분에 전쟁에 큰 피해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미국과 냉전체재를 유지중이다.
3. 지구 연방은 말 그대로 '연방'이며, 아직도 국가들은 독립된 상태로 존재한다. 현실과는 다르게 존재하는 국가도 있으며, 존재하지 않는 국가도 있다. 큰 예로 중국은 3분할 되어있는 상태.
4. 미국은 세계대전에 참전하지 않았고, 아메리카 전쟁으로 통합 아메리카 합중국을 세운다.
5. 우주의 인류가 세운 큰 조직을 3개를 꼽자면 지구연방, 금성조합, 오르트 산업이다. 금성조합과 오르트 산업은 초거대기업이며, 우주급의 영향력을 발휘한다.
뭐, 그렇다면 지금 물어보면 되겠지.
"저기 말이야."
"응? 왜 그러냥?"
"일단 이 길드의 목적이 뭔지를 알고 싶은데..."
"아, 그리고보니 카나데는 아에 뭐가 뭔지도 모르고 온거지... 너무 자연스럽게 있어서 까먹었다냐."
그런가?
생각해보면 일단 딱히 긴장이라던가는 하고 있지 않으니까 말이야, 그럴만도 한가.
"다른건 몰라도 내가 속해있는 조직의 목적이나 목표가 뭔지는 알고 싶거든."
"으음... 어떻게 이야기를 해줘야 되는거냥... 세리카 쨩! 패스!"
"에, 엣? 저요?!"
그렇게 무책임하게 넘겨도 되는걸까.
하지만 이왕이면 자세한 것을 듣고 싶으니 설명을 잘 해주는 사람이면 좋겠는데.
허둥지둥 거리던 세리카는 곧 평정을 찾고 입을 열었다.
그 입에서 나온 이야기는 조금 스케일이 커서 순간 휘청했지만 말이다.
"그러니까... 전 식민지의 독립을 원한다는...건가?"
"그렇게 되...나요?"
그걸 나에게 물어보면 어떻게 되는걸까나.
그런데 사실상 그 목적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이래저래 나쁜 소리들이 있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인류의 우주 식민지를 늘려가는건 지구연방의 일이다.
아무리 금성조합이나 오르트 산업같은 크기의 조직이 힘을 쓴다고는 해도 결국엔 국가의 힘에는 밀리는 것이다.
그 둘도 그나마 자치구를 만들어서 그 안에서 통치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는데 이런 소규모 길드로는 어떨까 싶다.
자시만, 소규모...?
"저기 미쿠, 여기의 규모는 어떻게 되는거야? 커?"
"일단 우리같은 인원을 말한다면 1000명 정도 된다냐."
"우리같은...?"
"직접 움직이는 인원을 말하는거야."
옆에서 슈코가 보충 설명을 해줬다.
직접 움직이는 인원이 1000명 정도인가.
전투 인원이라는 거겠지.
그럼 비전투인원도 확실히 나뉘어져 있는거고. 보통 10배라고 생각되니까 만 명 정도?
은근 크네.
보통의 해적들이 백명 단위에서 노는것을 생각하면 확실히 큰 것이다.
하지만 일단 식민지의 독립을 원한다는 것 치고는 규모가 작은데.
아무리 비전투 인원이 많다고 해도 결국엔 식민지를 독립시킬려면 최종적으로는 지구연방의 함대와 싸워야 할 것이다.
하지만 표준적인 함대 한 개만 해도 들어가는 사람의 숫자는 약 5만명에서 15만명 사이.
제 1함대 같은 대규모 함대가 나선다면 30만명까지도 닿겠지.
"하아... 뭔가 조금 곤란한 곳에 들어와 버린거 같네..."
"아마 선장이라면 내보내달라고 하면 내보내 줄거 같지만."
"내 목숨은 아까운줄 알고 있어."
거짓을 말한게 아니라면 나는 지금 수배가 떨어져 있다.
그것도 갑자기 아무런 이유 없이 국가 반역죄를 죄목삼아서 말이지.
그렇다면 돌아간다고 해도 사지나 잘 달려있으면 다행일 것이다.
"그나저나 내 방이라던가 그런건 준비되어 있는거야?"
"응. 확실하게 준비되어 있으니까 걱정말라고, 룸메이트는 있겠지만."
"룸메이트?"
하긴, 그럴 수 밖에 없나.
함선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자기만의 프라이빗 공간을 가진다는건 정말 드문 일이겠지.
일단 어찌보면 난 말단 사원같은 느낌으로 들어온거고.
그나저나 룸메이트라...
룸메이트는 조금 얌전한 사람이면 좋겠는데 말이야.
"아! 일단 저랑 같이 지내게 됬어요!"
"...응?"
"혹시 싫으신건가요...?"
"아니아니, 그런건 아닌데, 정말?"
내 생각을 눈치챈듯이 말하는 세리카.
하지만 내 반응을 보고는 싫어하는 줄 착각한걸까, 조심스럽게 물어왔어.
내 대답을 듣고는 안심한듯이 한숨을 쉬었지만...
"그런데 왜 세리카인거야? 일단 말단 사원같은 취급 아닌걸까나. 나는."
"선장의 지시야. 「분명 세리카에게 도움이 될테니까」라면서."
그런 느낌인건가.
그렇다면 연구원으로서 받아들여졌다고 생각해도 큰 차이는 없겠지.
언제나의 하던 일이니까 일은 익숙할거 같네.
갑자기 미쿠같이 싸우러 가라던가 뭔가 구하러 간다던가 그런건 잘 못하니까.
"그런데, 다들 여기엔 어떻게 들어오게 된거야? 내가 특이한건 맞지?"
"그렇지, 일단 카나데는 꽤 특이케이스. 보통 이렇게 구출되면 그 행성에 어떻게든 보내거든."
"일단 이런저런 연락책들이 꽤 있다냐."
그렇다면 이녀석들은 다들 이유가 있어서 여기에 있는건가...
"제 부모님은 이곳의 후원자이셨어요. 그러다보니까 자연스럽게...?"
"부모님의 뜻대로 오게 된거야?"
"하지만 싫은건 아니니까요! 다친 사람들을 도와주고... 거기에다가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의견 표출까지 해주니까요."
...의견 표출?
"의견 표출이라는건 뭐야?"
"거기에 대해서는 우리의 목적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되겠네. 말했잖아? 식민지 해방이라고."
"그렜지."
"사실, 궁극적인 목표가 그렇다 뿐이지, 우리도 불가능한건 알아. 그러니까 적당히 연방 정부에게 「너무 심하게 하면 반란같은거 정말 일으킬 수도 있어.」 하면서 위협을 주는 거야."
...그 힘을 빌려준다는 건가.
하긴, 왠만한 봉기군은 보통 군에 연관이 되어 있지 않거나,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많이 모자른 경우가 있지.
그런 사람들 대신 브레인이 되어준다면 마다할 사람은 얼마 없을거야.
"그래서, 안전장치를 만드는것이 우리의 일이라는 것. 우리도 막가파로 싸우거나 하는 그런 해적들이 아니라고."
미쿠는 해적같은 취급을 받고 있다고는 했지만, 어디까지 지구연방 정부의 견해였던 걸까.
하긴, 정보규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밖의 지식은 모르고 있으니 이런 먼 섹터에서 살아간다는건 해적이라고 밖에 믿을 수 없겠지.
그냥 FP 자체가 해적을 의미하는 거라고 알고 있는 사람도 부지기수이고.
"그러는 슈코는? 왜 여기에 있는거야?"
"나는 우리의 과학지 님을 따라 왔지. 지금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지만 말이야."
"응?"
"어느순간 뿅하고 사라졌어. 그 사람이니까 죽은건 아닐텐데 말이지. 아마 언젠가 다시오지 않을까나."
별거 아니라는 듯이 말하는 슈코였지만, 세리카는 확실히 걱정하고 있는거 같아 보였어.
이쪽은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도록 할까.
그렇다면...
"미쿠는?"
"난 리이나 쨩 따라 들어왔다냐."
그 이름. 기억에 있다.
날 구출하고 있을때 분명 그 리이나라는 사람에게 '공간을 열어!' 라고 했었나.
아무튼, 그 비스무리한 말을 하고는 그 검은색 공간으로...
그렇다면 그 공간은 그 리이나라는 사람이 관련되어 있는거겠지.
"그 리이나라는 사람하고는 무슨 관계인데? 이런 곳에 따라들어왔다면 보통의 관계는 아닐거 같은데."
"어라, 나도 따라들어왔다고 하는데 안 물어보는거야?"
"따라들어온게 과학자라면서. 과학자라면 물어볼것도 없지."
과학자들 중에는 괴짜가 많으니까 말이야.
지금까지 상대해온 사람들의 70~80%가 과학자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이니 예상이 되.
물론 저 슈코의 생각이 뭐였는지도 궁금학니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그 과학자 씨라는 사람의 이야기까지 해야 될테니까 말이야.
이야기가 길어진다고.
"으음... 뭐라고 해야될까. 일단 서류상으로는 내 주인이긴 한데, 으음... 친구라고 하는게 맞다냐."
"주인? 그렇다면 클론인거야?"
"그렇다냐. 누군가의 클론은 아니지만, 배양아 이다냐."
클론하고 배양아.
다른점은 단순하다. 클론은 한 사람을 그대로 배끼는거고, 배양은 말 그대로 인공자궁을 통해 만든 사람.
클론기술은 현재 불안정해서 실패율이 많은 대신 말 그대로 사람을 복사하는거니 아무런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배양아는 다르다, 분명...
배양한 인간의 수명은 짧았다는 기억이 있다.
물론 시술을 통해서 수명을 늘릴 수 있지만, 보통은 그냥 쓰다가 버려진다.
배양아와 클론은 3등 시민으로 인정되어 한마디로 노예 생활을 하게된다.
여기서 설명하자면, 2등 시민은 평시민이고, 1등 시민은 귀족층이다.
0등시민은 황가 사람들이고.
나는 1등 시민이야. 증조할머님이 귀족 직위를 받으셨고, 그대로 물려져 오는 것일 뿐... 딱히 귀족적인 무언가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아무튼 보통 이게 변하지는 않는다. 나같이 수배령이 떨어지더라도, 이 효과는 발휘된다.
굳이 이점을 말하자면 재판때 1등 시민이라는 것으로 많은 이득이 있을거라는 것.
그래도 연방이 작정하고 잡으려고 하면 별 수 없지만...
"그래서 리이나라는 사람하고 온거야?"
"딱히 억지로 끌려왔다던가 그런건 아니다냐?"
"친구라고 하는 것 부터 그런 추측은 없었어."
"지금까지 받아온것도 있구... 그냥 도와주기로 해서 들어왔다냐."
그런 사람이 그런 최전선까지 간다 이건가.
책임감이 강한건지...
"암튼, 잘 좀 보고 있어~. 나 일 있으니까."
"오늘도 수고하세요~."
세리카의 인사를 손을 흔들어 주는 것으로 받고 의료동을 나갔다.
그나저나...
"저 슈코는 뭐하는 사람이야?"
"여러 안전관리를 하는 사람이에요. 굳이 말하자면 엔지니어...이긴 한데, 이것저것 다 하니까요."
"유능하네."
저렇게 가볍게 보이는 사람인데 말이지.
"슈코 쨩에게는 매일 신세를 진다냐. 특히 작전중일때의 슈코 쨩은 완전 다른사람이다냐."
"흐응..."
그럼 난 방으로 가 볼까.
그나저나 나 옷도 뭣도 없는데 어떻게 생활하지...
...
세리카는 일이 있어 의료동에 남게 되었고, 나와 미쿠는 내 방 안내를 해주기 위해서 복도를 걷고 있었다.
그리고 곧 많은 방들 중 한 곳의 문을 열었고...
"여기다냐."
"흐응... 2인실인가."
내가 이곳에서 처음 일어났던 곳의 2배는 되보이는 방.
역시 그곳은 간단한 병실이였던 것 같다.
요즘 병실은 클 필요가 없으니까 말이지...
"세리카 쨩 맨날 룸메이트 원했으니까 좋은 일이다냐~."
흐응, 아무도 안 왔던건가.
"세리카라면 인기인 일거 같은데 왜 비어있었던 거야?"
"도리어 너무 인기인이여서 그렇다냐. 으음... 굳이 비유를 하자면 의료동의 천사?"
"...아아, 무슨 말인지 알거같아."
밝고 건강한 아이니까, 이런 곳에서는 그런 취급이 당연한거겠지.
잠시만, 그런 사람이랑 룸메이트가 된다면 내가 위험해지는게 아닐까.
"아무튼, 이제부터 어떻게 할거냥?"
"글쎄... 일단 이곳의 구조를 좀 익히기 위해서 돌아다닐거 같은데."
"그래보는게 좋다냐. 이것저것 많으니까냐."
"미쿠도 같이 가는거야?"
"...일단은 나도 할 일이 있다냐."
흐응... 있는건가.
"무, 뭐냥 그 눈?!"
"나 오고나서 뭔가 늘 날 핑계로 놀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그런일 안 한다냐!"
그나저나 '일단은' 인가.
그럼 미쿠가 꺼려하는 일 인 걸까?
뭐, 지금의 내가 알아서 뭐할건가.
그냥 적당히 보내줘야지.
"길찾는건 특기이니까 딱히 길 잃을 걱정 하지 않아도 되."
"정말이냥?"
"이래뵈도 그 빌딩에 처음 왔을때부터 지금까지 길 한 번 잃은 적 없으니까."
일단은 연구실이고, 층도 꽤 많았다.
총 50개층의 빌딩.
그곳의 연구소장의 딸인 글레어 씨 마저 몇 번 헤멨던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내가 구하러 갔다.
그럴 정도이니까, 딱히 문제는 없겠지.
...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상하네..."
지금 난 어느 한 사람이랑 같이 있다.
자신을 '미우라 아즈사'라고 소개한 항해사하고 함께 말이다.
에전의 항해사라고 하면 3종류 정도가 있다.
1등 항해사. 유지 보수를 목표로 하는 갑판의 최고 책임자. 거기에다가 화물도 관리하는 사람.
2등 항해사. 말 그대로 딱 떠오르는 항해사다. 항로를 정하고, 날씨등을 미리 예측해서 결정을 항로 변경등을 결정하는 사람.
3등 항해사. 1등 항해사의 업무중 일부인 유지, 보수와 안전장비를 대행하고, 승선한 사람들의 불만 등을 들어주는 사람. 아마 이건 아까 들은걸 봤을떄는 슈코가 하고 있는게 아닐까.
그리고 지금 같이 가면서 이야기를 들은걸로는 아마 2등 항해사일 것이다.
그런데...
"어라~. 여기는 탄약 창고인데..."
지금 나와 같이 길을 잃었다.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아니, 나도 일단 길을 찾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길이 나오고 있질 않다.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그렇게 고민을 하고 있을때 쯤.
"어라, 거기 두 명, 여기서 뭐하는거야?"
빛이 내려왔다.
우리의 등뒤에서 들린 목소리는 내가 지금까지 익히 듣고 있었떤 목소리.
슈코였다.
셋이서 대화할 주제를 골라주세요.
1. 아즈사에 대해서.
2. 사라져버린 과학자에 대해서.
3. 세리카에 대해서.
가장 많이 뽑힌 대화주제를 이야기 할 겁니다.
다음 연재(아마 오늘 저녁이나 밤)까지 투표 모집합니다.
"하아..."
지금 우리는 슈코를 만나서, 창고 구획에 있는 쉼터에 왔어.
그나저나 정말 놀랐어.
길치가 있고, 또 그런 사람이 꽤 있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다른사람들을 휘말리게 하는 길치가 있다니...
이런게 가능했다는게 놀라워.
"도대체 정체가 뭐야..."
"정말 신기하지? 항해사로서 가지고 있는 능력을 제외하고는 그냥 평범한 사람인데 말이야."
그래, 일단 저 미우라 아즈사라는 사람은 오버드인 것이 확실하다.
왜냐하면 일단 초광속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오버드나 사이킥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버드야?"
"아니, 자연산이지."
"자연산이라니..."
먹는것도 아닌데 말이야.
일단은 사이킥커라고 말하라고.
"그런데 슈코쨩을 만나서 살았어~."
"어디가고 있었던거야?"
"그게..."
둘이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미우라 아즈사와 슈코.
아즈사는 볼 일이 있어서 선장실로 가고 있었는데, 중간에 날 만나고 그 후로 길을 잃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
확실히 함선 크기가 크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해맬줄이야...
"그럼 같이 가줄테니까 좀 쉬고 있어. 얼마전의 이동으로 지쳤잖아?"
"벌써 이틀전인데 그렇게는..."
"일단 겉치레라도 말이야. 선장 씨가 보면 걱정한다고."
네비게이터, 항해사, 잠입자, 인필트레이터 같은 것으로 불리는 이 직업은 한마디로 초광속 항해를 하기위해 꼭 필요한 사람이야.
보통 함선에는 한 명씩은 꼭 탑승해있다.
우리의 초광속항해는 워프나 웜홀을 통해서 이동하는 것이 아닌 초공간도약이야.
이름은 워프라고 불리고 있지만...
간단하게 설명해서,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서 진입한 뒤, 다시 나온다라는 판타지의 영역.
그렇지만 우리는 사이킥커가 발견한 '비현실공간'을 통해 빛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게 됬어.
즉, 그것을 여는 사이킥커나 오버드가 필요했고, 그래소 꼭 한명은 타 있는거야.
비싼 엔진을 쓰면 한명이 1척 뿐만이 아니라 2~3척도 같이 병행해서 움직일 수 있겠지만... 보통은 다 타있지.
사이킥커나 오버드도 일단은 사람이라, 보조해주는 엔진이 없으면 크기도 크기지만 정확도도 매우 떨어져서, 특수한 순간이동 능력자가 아닌이상은 개인이 움직이는건 무리야.
그 검은색의 공간도 일단은 그런거 비슷한게 아닐까 생각은 하고 있지만...
그런식으로 누군가를 데리고 들어간다는건 완전 문외한이란 말이지.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즈사 혼자인거야?"
"항해사를 말하는거라면 맞나."
"소속 인원중에는 없는거야?"
"있긴하지만 이런거에 적성이 또 맞는 사람은 드물잖아?"
그렇네...
딱히 오버드나 사이킥커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나도 잘 모르니까.
일단 내 전문 분야도 아니고.
"그런데 그런 귀한 사람이 왜 여기에 있는거야? 보통 어디서든 모셔갈려고 하는 인제일텐데."
"그냥 하루카 쨩이 있으니까 온 것 뿐인데?"
살짝 고개를 갸웃거리며 '왜 그런걸 묻는거야?' 같은 느낌으로 날 보는 아즈사.
"...뭐, 그런것도 있는거겠지."
요즘 세계에서 친구 따라 간다던가 그런거 흔하지 않을텐데 말이지.
정말 이게 순수한거라면 그 선장 씨는 주변에 사람은 참 잘 둔 거같아.
지금 이 눈앞의 슈코도 그렇고, 아까전이 미쿠나 세리카도 기본적으로 관계 괜찮은거 같고.
그럼...
난 다시 방으로 돌아가볼까.
아까 슈코의 말이 맞다면 내가 길을 잃은 이유는 '이 아즈사라는 사람이 있어서.'라는 거니까. 확인을 한 번 해 봐야지.
...
그렇게 나는 그 창고에서 나와 혼자서 원래의 방으로 돌아올 수 있었어.
역시 내가 길치인건 아닌거네.
트램이 총 4개가 있고, 알아본 바로는 이 우주선의 최대 길이는 500m. 대충 110~120m마다 정거장이 하나씩 가지런하게 있어.
내가 있는 이 승무원 생활 구역은 2번 역이니까...
길 전체를 외우는데에는 조금 시간이 걸릴거 같네.
뭐, 일주일정도는 느긋하게 걸어다녀볼까.
어차피 뭔가 맡겨진 일도 없고 말이지.
아마 이런저런 일을 겪고 난 뒤여서 아무 말 없는거 같은데...
뭐, 나중에 세리카라도 따라다니면서 일이라도 구해봐야겠네.
그렇게 방의 침대에 앉아서 적당히 방을 뒤적거려봤어.
세리카의 물건이라고 생각되는 물건들이 들어가있는 서랍장과 옷장.
따로 나뉘어져 있는건 안 보이니 같이 쓰는 공용인걸까나.
그리고 컴퓨터도 있고... TV도 있네.
저런건 부탁하면 가져다 주는 걸려나.
천천히 알아보자.
그럼 일단...
【카나데가 누구를 만나러 갈지 적어주세요. 가장 많이 뽑힌 사람에게 향합니다】
1~33 : 미나미
34~63 : 슈코
64~99 : 세리카.
가는길은 외우고 있고.
일단 룸메이트니까 이것저것 들을 수 있겠지.
그런 생각으로 방을 나와 아까 지났던 복도를 또다시 한 번 걸었다.
중간중간 사람들이 보였어. 대충 13~14살 처럼 보이는 여자애들 둘이서만 무언가 이야기를 하면서 지나갔고, 대충 30대 남성처럼 보이는 사람도 지나갔어.
나에대해서는 크게 의심을 안 가지는건가.
아니, 도리어 가지는게 이상하지, 이정도 크기의 공동체라면 얼굴을 전부 알 수 있을 순 없으니까.
정말 이곳의 선장님이라던가 의료실의 천사라고 불리는 세리카 정도가 되지 않는한 말이야.
아무튼, 그렇게 얼마 걷지 않아서 의료동으로 올 수 있었어.
"어라, 카나데 씨. 무슨 일이세요?"
"그냥, 시간도 남고 할 일도 없어서 말이야. 룸메이트이기도 하고 같이좀 보내볼까 해서. 방해일까?"
"아, 아뇨! 그럴리가요. 딱히 무슨 사고가 난것도 아니고..."
그렇게 말하면서 밝게 웃는 세리카.
아아, 왜 천사라고 불리는지 알것만 같아.
적당히 비어있는 침대에 가서 앉았어.
그랬더니 세리카는 가지고 있던 PDA를 책상에 두고 나한테 다가와서 내 옆에 앉았어.
"여기는 응급실 같은 느낌의 곳인거야?"
"네, 여기서 응급처치를 하고 괜찮아지면 따로 준비된 병동에 보내요. 카나데 씨도 여기에 있었다구요?"
"그렇겠지..."
그나저나 꽤 큰 외상이였을텐데...
"그럼 그때도 역시 세리카가?"
"네, 그때는 또 한참 작전중이여서 사람이 많이 빠져서..."
"흐응..."
작전중인가...
"그럼 보통 여기가 북적거리는건 언제쯤?"
"어디선가 사고가 터지거나... 아니면 함대전이 일어날때 쯤 말고는 별로...?"
뭐야, 여기 함대전도 하는거야?
이런 순양함 한 대로?
대단하네 정말...
"해적 습격이라던가는 자주 일어나니까요. 주로 저희가..."
"흐응... 무슨 이유로?"
"잡혀간 일반 시민이 있다던가... 그런 느낌일려나요?"
그런 일까지 하는건가.
어느쪽으로 보면 참 히어로같은 단체인데 말이지.
뭐, 이런 딱딱한 이야기는 그만두고.
"그런데 말이야. 앞으로 난 어떻게 하면 되는걸까나."
"글쎄요... 대부분 역활이 정해지거나 할텐데.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어요. 이런 경우는 정말 이례적인 경우라..."
으음... 그렇겠지.
"물건이라던가는 어떻게 되는거야? 일단 정말 몸하고 이 옷 밖에 없는데."
"아, 그런건 저에게 말해주시면 제가 신청해 드릴게요. 왠만한 물건들은 곧바로 오니까요."
"그래? 그럼..."
【카나데가 부탁할 물건을 적어주세요. 카나데가 원할만한 것이라면 작중 설정에 위배되는것이 아니라면 대부분 통과될겁니다.】
"으음... 여기에 있는 거라면야 상관 없을테지만..."
"흐응..."
아마 어느곳이든 가장 '최신'을 유지하는 곳이라면 분명 의료동일 것이다.
특히 이런 대형 우주선같은 곳은 말이야.
그런 생각으로 한번 다시 쭉 훑어보니, 뭐... 나름 괜찮은 비품은 있을거 같아.
적어도 이런 곳을 유지시키고 있다는 것은 예비분도 따로 있다는거고.
나 한 명 쓰는 것 가지고 크게 티는 안 날거야.
"그리고 장비나 도구같은걸 만들 수 있는 재료같은건... 있을려나?"
"아주 희귀한걸 제외하고는 어디 행성에 들렸을때 가지고 올 수 있을거에요."
"시장에 풀린것이라면 가능하단거지?"
"네, 그런데... 역시 눈치라던가..."
그렇게 말을 흐리는 세리카.
...하긴, 아직 난 여기 막 들어온 신입일 뿐이고, 크게 기대해서는 안 되겠지.
그렇다면 적당히 무슨 일을 벌인 다음에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겠네.
"죄송해요..."
"아니아니, 괜찮아. 세리카가 뭐 잘못한것도 아니잖아?"
이런 폐쇄된 공간에서 그런 재료들은 중요할 것이다.
내부수리나 그런것도 있을거고, 이런 느낌의 순양함이라면 자체적인 생산라인도 따로 있을테니까.
"그럼 대신에 옷좀 준비해줄 수 있을까나. 지금 입고 있는 옷 같이 조금 활동하기 편한거면 좋겠는데"
"그런건 바로 가능할거에요. 저지라던가...?"
"그건 좀 너무 갔지 않았을까나..."
뭐, 연구소에서는 그런것도 잘 입고 다녔었지만, 이런 새로운 곳에서 그런건 조금 부끄러울려나.
"지금 입고 있는것처럼 그냥 치마에 셔츠같은것도 괜찮으니까."
"그럼 그렇게 보내달라고 할게요. 원하는 색상이라던가 있나요?"
"그건 세리카에게 맡길게."
지금 입고 있는 드레스도 귀여운데다가 어울리는거고. 옷을 고르는 센스는 괜찮겠지.
하나하나 따지는 것 보다 그냥 이렇게 맡겨놓는게 둘 다 편할거야.
"우응... 그런가요..."
"아, 그리고. 덤으로 백의라던가 있으면 좋을거 같은데."
"백의라면 여기에도 있어요?"
"써도 되는거야?"
"이곳의 관리인은 저에요!"
아아... 그런걸까나.
귀여운 관리인 씨를 만나서 행운이네.
"그럼 이걸로 원하는 물품은 끝이 나는건가요?"
"그렇지. 생활하는데에는 별 지장 없을거 같고."
아직은 뭔가를 요구하기에는 조금 눈치보이니까.
그럼, 일단 본업으로 돌아가볼까.
라곤해도 지금 내 위치에서 뭔가를 뚝딱하고 만들어내거나 하는건 안 되겠지만 말이다.
애초에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만든다.' 라는 느낌으로 시작한 거니까.
...
그 후, 나와 세리카는 이 길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언제부터 활동을 했는지 같은 것들 말이다.
개인적으로 궁금했고.
"그러니까... 지금의 선장은 한 번 바뀌었다는거지?"
"네, 저도 전의 선장님은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하루카 씨나 아즈사 씨는 처음 여기에 들어왔을때부터 봐왔다고 해요. 미쿠 씨나 리이나 씨도 그렇고..."
"흐응, 세리카는 다른사람들보다 늦게 들어온 편이구나."
"네. 저도 1년 정도 밖에 여기에 있지 않았다구요?"
그런데 선내의 천사가 된걸까나.
역시 이런 아이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오오라가 따로 있다는거겠지.
"그런데 돌연 사라지셔서... 하루카 씨는 이유를 알고 있는거 같은데 말해주시지 않고..."
"그런데 길드에서는 아무런 불만이 없는거야?"
"불만이랄까, 하루카 씨라면 맡길 수 있으니까요. 다들 선장님의 후임으로 원래부터 생각하고 있었고..."
의외라고 해야될까, 역시 그 선장 씨는 평판이 좋구나.
보통 선장이라고 한다면 말단에는 불만을 지닌 사람들이 꽤 있는게 보통인데...
아니, 이런 신념을 가진 단체에서는 아니라는 가능성도 있겠지.
"그런데 카나데 씨는 어디서 일하게 될까요?"
"글쎄, 원래 하던 일을 생각해보면 세리카랑 같이 의료동에서 일하는것도 나쁘진 않은걸."
"그렇게 되면 좋겠네요~."
"그런데 내가 일할만한 곳이 또 있을까?"
"으음..."
세리카는 조금 생각을 하다가 입을 열었다.
"일손이야 늘 부족하긴 하지만... 하루카 씨에게 물어보는게 좋지 않을까요?"
"그렇게 찾아가도 괜찮을까?"
"괜찮을거에요. 아니면 제가 같이 가 드릴까요?"
으음... 어떻게 할까.
【같이 가는게 좋을까요, 아니면 혼자 가 보는게 좋을까요.】
전장은 나온것처럼 약 500m. 전폭은 100m 정도 되는 녀석입니다.
운용 인원은 약 천명인데, 원래 이정도 함선의 운용인원보다 꽤 초과되었다는 설정입니다.
일단 마개조된 녀석이여서 운용인원이 늘어났다고 할 수 있겠죠.
모티브는 헤일로 시리즈의 스트라이던트 급 중호위함입니다.
이녀석이죠.
이래뵈도 안에 함재기도 있어요.
"지금 시간이라면 지휘실에 있으실거에요."
아까 그곳인가.
한 번 가봤던 곳이니까 크게 해매진 않겠지.
나는 세리카에게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지휘실로 향했다.
급한건 없었기에 천천히 걸어서 트램으로 향했어.
계속해서 운행되고 있는 트램을 타고, 지휘실 쪽으로 이어진 곳으로 향했고...
"역시 편리하네..."
예전에 마지막으로 탔던 우주선은 구형 화물선이여서 말이지. 이런것도 없었는데...
그런 감상을 하고있으니 벌써 지휘실에 도착했다.
그럼 적당히 들어가면 되는건가.
그런데 내가 들어갈 수나 있을까, 아까 미쿠가 하는걸 봐서는 뭔가 스캔같은걸 했던거 같은데.
안 되면 세리카를 데려오자. 그런 생각으로 문 앞에 다가서니 '삐삣' 하면서 문이 열렸어.
...어라 그냥 되네.
내가 들어가니 바쁜 시간은 지났는지 아까 처음 왔을때보다는 사람들이 좀 줄어들어있었어.
그리고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던건지 앉은체로 이쪽을 보고 있는 선장 씨가 있었어.
"어라, 갑자기 무슨 일이신가요?"
아까보다는 조금 컨디션이 나아진걸까, 나름 괜찮아 보이는 것 같아.
아까처럼 그런 어두운 오오라 같은것도 풍기고 있지 않고.
"조금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서. 세리카가 물어보면 될거라고도 했고..."
"아... 지금 시간은 남으니까 괜찮은데, 뭐가 궁금한건가요?"
"날 받아준건 고마운데 역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눈치도 보이고 하거든. 그래서 혹시 할 수 있을 일이 있나 해서 물어보러 왔지."
일단 몸 쓰는일은 특기가 아니긴 하지만 그 외의 것이라면 왠만한건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해.
컴퓨터 관련된 것도 해본적 있고, 과학 연구쪽이라면 내가 딱 적성에 맞고.
세리카같은 의료분야에서 일해도 나로서는 큰 불만없어. 해본적도 꽤 되니까.
"그렇네요... 일단 일손은 어디에나 필요하겠지만..."
그렇게 잠시 고민을 하는 선장 씨.
그리고는...
【하루카는 카나데를 어디로 보낼까요?】
1. 원래 있던 과학자도 어디론가 사라졌겠다. 그 대신을.
2. 세리카와 같이 의료 부분에서.
3. 리이나와 함께 작전 오퍼레이터를.
다음 연재 때까지 가장 많이 뽑힌걸 채택합니다.
어느 한 쪽에 안 뽑힌다고 하더라도 직,간접적으로 다 얽힐테니까 스토리에는 크게 지장이 없을겁니다. 묘사 방법이 바뀌는 정도...?
정한거 같네.
다시 한 번 나를 바라보면서 선장 씨는 잎을 열었어.
"원래는 공석이 아닌데... 지금 잠시 공석이 되어버린 수석 과학자에 대신이 되어줬으면 해요."
"...그런 중요한 역활을 나에게 맡겨도 되는거야?"
"다른건 몰라도 '실력이 확실하다.' 그것 만으로도 믿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말하면서 앉아있는 의자 옆에 놓여져있는 작은 탁자의 서랍에서 무언가를 꺼내어 나에게 주는 선장 씨.
"제한 구역까지 들어갈 수 있는 접속 장치에요. 지니고만 있어도 효과는 발휘되요."
"사람 너무 믿는건 안 좋아 선장 씨."
"이래뵈도 사람 보는 눈은 정확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선장 씨가 아니라 하루카라고 불러주세요."
"...뭐, 당신의 눈은 높이 살게, 하루카."
확실히 사람 보는 눈은 좋네.
그럼, 그 보답을 해야겠지.
"어디로 가면 되는거야?"
"제가 지금 사람을 불렀어요. 아마 면식이 있진 않겠지만... 들어보긴 하셨을걸요?"
"그게 누군데?"
"타다 리이나. 지상팀의 오퍼레이터에요."
...
하루카가 말한 타다 리이나라는 사람은 얼마 안 있어 도착했다.
해드폰을 목에 걸고 검은색 바탕의 중앙에 흰색의 'Rock'이라고 크게 적힌 문자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는 대충 16~17살 정도로 보이는 여자애가 있었다.
역시 지정된 유니폼이 없으니까 개성 만점들이구만.
뭐, 그런 분위기도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그런것에 반해 치마는 의외로 평범했어.
"아, 당신이 하야미 카나데? 이렇게 보는건 처음인가..."
분명 미쿠의 주인...이라고 했던 사람이지.
그리고, 미쿠가 날 처음 구해줬을때 이 사람하고 무전으로 대화하는것도 들었고.
...정확히는 미쿠의 말만 들었지만.
"미쿠가 알려줘서 이름만큼은 알고 있었지."
"아무튼, 그럼 이 사람이 앞으로 여기의 수석 과학자가 되는거야?"
그렇게 하루카에게 물어보는 리이나.
곧 하루카에게 '그렇다.' 라는 대답을 듣고, 한숨을 쉬고는 나를 안내해주기 시작했어.
평소에 다니던 길과는 조금 다른 길로 가게 되었고...
"일단, 여기가 전의 과학자가 쓰던 실험실이야. 이것저것 왠만한건 있다고."
"흐응..."
전문이였던건 화학이였던 걸까. 그쪽의 도구들이 꽤 있어.
"왠만한 재료들은 하루카가 직접 구해줄거고... 마음대로 이용하면 되."
일단, 질문을 좀 하고 싶은게 있는데...
【투표해 주세요!】
1. 내가 오기 전에 사라졌던 그 과학자에 대해서.
2. ...여기서 내가 뭘 하면 되는거지?
"으음... 일단 가장 많이 했던건 「돈 될만 한 것」을 만들어서는 파는거였지..."
"그걸 사는 사람이 있어?"
"나름 뭐든지 수요는 있다구?"
물론 보통의 과학자, 개발자들이 돈을 버는 것이 논문 발표나 리이나가 말 한 것 처럼 뭔가 돈이 될만한 것을 만들어내서 파는것도 있다.
하지만 그게 평범하게 생각하면 쉬운게 아니라는 거지만...
"다른건 몰라도 그런게 손쉽게 휙휙 되지는 않는다고."
"역시 시키가 좀 특이한 거였을려나..."
"...시키?"
"아, 사라졌다는 과학자의 이름이야. 이치노세 시키."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이름인거 같다.
하지만 뭔가가 떠오르지 않는걸 보면 나하고는 큰 상관이 없었던걸까.
세상 넓으니까 말이야.
"아무튼, 그거 말고는 뭐 없어?"
"우주선의 개수나 장비 개조같은것도 했던걸로 기억하는데..."
"뭔가 기억이 애매한거 같네."
"그야, 맨날 이것저것 기분가는데로 했으니까 그녀석은... 말이 과학자지 그냥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흥미있는 일은 다 했어."
그러니까, 딱히 뭔가를 해야한다는 그런 직책은 아니라는거네.
그럼, 적당히 세리카도 도와주면서 이것저것 할 수 있다는 걸려나.
그런 가벼운 자리, 싫진 않다.
도리어 책임감이 별로 없다는 것에서는 부담감이 덜하다.
"그래도 뭐... 과학자라고 할 만큼 머리는 좋았으니까 말이야. 그 사람이 얼마나 괴짜였는지는 함선 안에서도 파다했으니까 너무 따라할려고 무리하지 말고."
"딱히 그럴 생각은 없지만."
그런데 거꾸로 말하자면 그런 괴짜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중요직에 앉아 있었던 거니까 역시 머리가 비상했던거겠지.
"그럼 일단 한번 쭉 둘러봐. 길은 딱히 안내 안 해줘도 될거 같고..."
"아, 그리고보니... 궁금한게 한 개 더 있는데."
"응?"
"그때, 미쿠가 날 데려왔던 그 검은색의 구멍. 그건 도대체 뭐야?"
분명 무언가의 능력이라고는 안 보였어.
그런 능력은 본적이 없다고.
물론 텔레포트 계열 능력이 있긴 하지만, 그런건 대부분 뿅하고 움직이는 것 정도. 가시적인 문과 같은 전의 그런 구멍을 열려면 함선의 엔진을 백업받은 항해사 정도가 가능한 정도다.
그런걸 그곳에 전개했다고는 짐작하기 어렵고...
"그렇네, 그때 미쿠가 하도 말해서 쓰긴 했지만..."
"말해줄 의사가 있는거야?"
"뭐, 어차피 여기에 있는것들 읽어보면 곧 알게될테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책상에 올려져 있는 서류들중 한 개를 꺼내 나한테 보여주는 리이나.
그건 서류라기보다는 보고서였다.
그 내용은 요약하자면 대충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휴대용 워프 장치' 라는 것으로 말이다.
지금까지 워프와 같은 공간이동, 순간이동 같은 느낌의 능력들을 가진 오버드나 사이킥커는 꽤 존재한다.
딱히 희귀한게 아니다.
하지만 이건...
"물론 이론상으론 가능하겠지만. 정말로 썼던거야?"
"어디까지나 시제품이였어. 프로토타입이였고... 엄청난 자원을 들여서 만든거지. 그리고 일회용이였고."
"...그런걸 나한테 쓴거야?"
"그런게 록한거잖아? 안 그래?"
...무슨 소리일까 이 아이는.
"뭐, 결론적으로 우리들의 자원이 될 수 있는 과학자에다가 표면적으로도 민간인 구출이라는거니 큰 반발은 없었지만... 정말, 미쿠는 그때 무슨 생각을 했던건지..."
"아무튼, 그래서 다쓰고 어떻게 된거야? 무슨 충전이라도 해야되는거야?"
"아니, 그냥 망가졌어."
"...하아?"
잠시만, 그게 망가졌다고?
"기동되고, 유지시키는 것만으로도 과부화가 됬는지 그대로 뻗어버렸고, 그대로 '푸슈-'하는 소리와 함께 그 다음부터 작동하질 않아."
"..."
"뭐, 시키가 있었으면 '실험 대성공~.' 이라면서 아무런 생각 없었을테니까... 걱정마?"
아니, 그게 걱정이 되는건 아니다.
그런 아까운게 그냥 그렇게 망가져버렸다는게 아쉬울 뿐.
"거기에다가 정말 애물단지였으니까 말이야. 이왕 좋은 일에 써버렸고 다들 잊어버리자 같은 분위기야."
"넌 그런걸 록하다고 하는거고?"
"당연하지!"
...뭔가 대충 어떤 패턴인지는 예상했다.
지금의 일에 대한것도 그렇고, 리이나에 대한 것도 말이지.
만들어 놓고나니 쓰는건 아깝고, 그렇다고 방치해두자니 제대로 작동되는건지도 모르는 불안한 녀석을 그냥 놔둘수도 없었겠지.
그럼...
제 1목표는 생겼네.
그걸 개량해볼까.
"그럼, 난 전할거 다 전했으니 가 볼게, 다른 궁금한게 있으면... 아, 그리고보니 아직 PDA 안 받았나?"
"응."
"그럼... 적당히 이거 써."
그렇게 말하면서 나에게 PDA를 넘겨주는 리이나.
터치 패널에 보이는 것은 딱히 큰 무언가는 없었다.
연락기능하고 메모기능같은 것들하고...
"나한테 그냥 줘도 되는거야?"
"나 그거 2개 있으니까 말이야. 거기에다가 왠만한 사람들의 연락처는 다 있고."
"흐응..."
연락처 항목으로 가보니 아까의 하루카부터 미쿠나 세리카 같은 사람들의 연락처들이 수두룩했다.
내가 모르는 사람들도 있었고, 아즈사처럼 스쳐가면서 알게된 사람도 있었고...
"...이 노래들은 뭐야?"
"추천 목록이라구."
"뭐, 들어볼게."
시간 때우기에는 괜찮겠지.
그렇게 리이나는 방을 나갔고, 나는 주위를 다시한번 둘러봤다.
여러 실험자재들이 널려져 있었고...
일단 정리부터 할까.
【이후 누구를 만나러 갈까요? 지금까지 나온 인물들 중에서 한 명 정해주세요. 가장 많이 뽑힌 사람한테 가겠습니다.】
1~50 : 세리카
51~100 : 아즈사
리이나가 돌아가고 난 뒤, 어질러져 있던 연구 서류를 다시 분류하고 적당한 장소에 꽂아두고...
그런 와중에 처음 보는 듯한 논문이나 수식이 있으면 몇 번 씩 들어보기도 하고...
대충 그런 식으로 정리를 하다보니 꽤 시간이 걸렸다.
...5시간...?
하아, 도대체 난 뭘 하고 있었던거람.
정리 그 자체는 그렇게 오래 걸린 느낌이 아니지만, 새로운게 있어서 그걸 읽느라 시간을 보낸게 길려나.
아, 그리고 일단 여기에 저장되어 있는 사람들 중 아는 사람들에게 적당히 '이거 앞으로 내 번호야.' 라는 식으로 문자 메세지를 보내놓은 것도 조금 시간이 걸렸다.
아무튼, 지금까지도 읽고 있던 연구 서류에서 눈을 때어 방 문을 봤어.
리이나가 나간 뒤로 아무도 들어온적 없으니까, 계속 닫혀있는 그대로였고...
슬슬 돌아가볼까.
그래, 어차피 방으로 돌아갈거, 중간에 의료동에 들려서 세리카랑 같이 돌아가자.
지금쯤이면 아마 돌아갈 시간이 됬겠지.
만약 없더라도 방으로 가면 있을테고...
그럼, 가 볼까.
...
"아, 카나데 씨! 다녀 오셨어요?"
"응. 다녀왔어."
다녀왔냐는 말에 나도 모르게 그냥 다녀왔다고 말 하긴 했지만, 조금 느낌이 이상하네.
내가 생각한 걸로는 '오셨어요?' 라던가, '무슨 일이신가요?' 같은 느낌의 말이였는데...
역시, 익숙하지 않아. 저 말은.
그나저나 아직도 의료동에 있구나.
"이런 시간인데도 계속 여기에 있는거야?"
"늘 10시 까지는 여기에 있어요... 혹시 모르니까요."
"조심하는 것도 좋지만 체력이 안 따라주면 그건 그것대로 몸 해치는 길이니까 조심하는게 좋아."
"에헤헤... 그렇겠죠..."
한숨을 푹 쉬면서 말하는 세리카.
아무래도 고민인거 같네.
하긴... 듣기로는 전문적인 의학을 배운 사람은 여기서 적다고 하니까... 그럴만한가.
의료동이 딱 이 한 군데만 있는게 아니라, 진료소같은 자잘한 병치레를 위한 작은 보건소는 곳곳에 있으니까... 그쪽에 파견되어 있을거고.
"앞으로 가끔씩 나도 도와줄테니까, 앞으로는 조금 쉬어도 괜찮을거야."
"그래 주실건가요?"
"함선의 아이돌 씨가 지쳐 쓰러지면 여러모로 큰일날테니까."
"아, 아이돌이라니..."
천사라는 더욱 거창한걸로 불리고있는데 말이지...
이런거에는 내성이 없는거 같아보여.
아무튼, 나와 세리카는 10시까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방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이야기 자체는 재밌었어. 여기에서 있었던 일 같은걸 들을 수 있었으니까 말이야.
거기에다가, 역시 괜히 의료동의 총 책임자가 아니라는 것을 뽐내듯이, 의학관련 지식은 평균 이상이라고 볼 수 있었다.
나중에 가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거 같네.
"아, 맞다맞다. 일단 기본적인 생활용품은 도착해 있을거에요."
"그리고보니 그런것도 없었지..."
방에 들어가기 위해서 방 문에 달려있는 키패드에 비밀번호를 입력하면서 말하는 세리카였다.
생각해보니, 가구...랄까. 이불같은 기본적인 것도 아직 없었으니까 말이다.
"모르고 계셨던 건가요?"
"아니, 딱히 가구같은건 사거나 하진 않았으니까. 그냥 침대하고 책상, 의자만 있으면 충분했달까. 그런 느낌이였지..."
누군가는 살풍경하다고 할 법한 느낌의 방이였지만, 나로서도 한 곳에 오래 머물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까 괜히 사뒀다가는 나중에가 귀찮아져서 말이지...
요즘 전자 도구들은 소형화 되서 나오기도 하니까 굳이 자리를 차지할만한 것을 살 필요도 없었다.
이렇게 생각하면, 어찌보면 검소하게 살고 있었다고 해야 되는걸까.
그렇게 방으로 들어가니, 이불도 잘 개어져서 침대 위에 올라가 있었고, 베개도 그 위에 올라가 있었다.
다른 칫솔같은 것들은 책상 위에 올려져 있었고...
"PDA...와 있네."
"리이나 씨에게 받을 줄은 몰랐어요..."
"뭐, 두 개 전부 쓰면 되는거겠지 뭐..."
이런건 많아도 큰 상관 없으니까.
그럼...
【세리카와 자기 전까지의 시간동안 무엇을 할 것인지 적어주세요.】
"그런가요?"
"응. 일단은 말이지..."
분명히 처음 있는 장소인데도 불구하고 일단 '내 방이다.' 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안심할 수 있는거겠지.
아마도 그럴거야.
아무튼, 침대에 놓여져 있는 이불을 적당히 펼쳐두고, 책상위에 있는 옷을 봤어.
아마도 이건...
"이건 세리카가 골라준거야?"
"네! 저로서는 최선을 다했어요!"
그렇게까지는 안 해줘도 되는데...
놓여져 있는 옷을 보니, 꽤 괜찮은 옷들이 있었다.
아마 자신의 취향이 아니라 나한테 잘 어울릴 것 같은 옷들만을 골라놓은거 같아 보여.
흐음...
"세리카는 이런거에 관심 많아?"
"네?"
"옷이라던가."
요즘 좀 산다는 중상층 쯤의 가정집은 한 개씩 3D 프린터는 가지고 있으니까 자신이 원하는데로 물건을 만들 수 있다.
그러니까 아마 세리카라면 이것저것 시도해봤을 법한데...
"으음... 그렇게까지 크게 신경은 안 쓰지만..."
"그런데 이렇게 잘 골라준거야?"
"에헤헤... 칭찬해 주셔도 딱히 해 줄 수 있는건 없다구요...?"
그렇게 말하면서 부럽다는 듯이 말하는 세리카.
지금 다시보면 역시 저런 자리의 과로의 연속이라는 걸까.
머리는 조금 푸석해져 있는 것 같아 보이고, 옷 같은것도 꽤나 관리가 안 되어 보여.
그러니까, 장확히 말하자면 지금 입고 있는 저 백의도 주름져 있다고 해야될까.
흐음...
"그럼, 이왕 이렇게 된거. 조금 만져볼까나."
"넷?!"
"후후, 각오하라구?"
"에...?!"
...
"흐응... 이런것도 괜찮네."
"저기... 뭔가 부끄러운데요..."
"여자들끼리는 흔히 하는거라고 생각하는데. 아니야?"
"할거라고는 생각하지만..."
나는 지금 세리카의 머리를 빗으로 빗고 있어.
부들부들한 느낌이 좋아.
트윈테일 같이 머리를 묶고 있는 사람이 머리를 내리면 그것만큼 새로운 느낌을 주는건 없지...
뭐, 개인적인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일단 숏컷이고 나는.
내가 못 해봤던 거여서 더 그런걸까.
"이렇게 하는건 처음이야?"
"네, 딱히... 늘 의료동에 있으니까요."
"흐응..."
들어보건데 지금까지 룸메이트도 없었지.
쓸쓸 했던거겠지...
"이제부터는 내가 해줄까?"
"그래주시는 건가요?"
"세리카가 좋다고 한다면."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나를 바라보면서 말하는 세리카.
그렇게 좋은걸까.
"그럼 머리는 이렇게 해보고. 그런 원피스도 좋긴 하지만 이런 숏팬츠는 어때?"
"엣, 괜찮을까요?"
"세리카 다리 라인도 괜찮고. 잘 어울릴거 같은데."
"으응..."
"가끔씩은 과감하게 바꿔보는 것도 신선하고 좋아."
거기에다가, 세리카 조금 팔락 거리면서 다니는 느낌이 좀 있으니까 말이다.
몸동작이 크다고 해야될까? 그런 느낌.
그러다가 치마 속까지 보여버린다고.
"그럼 일단. 입어보자."
"네!"
이렇게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까지 친절하고, 잘 따라주고.
정말 천사라고 불릴법하네.
【세리카에게 무엇을 물어볼지 적어주세요. 어떻게 살았는지는 물어볼 예정입니다.】
오늘 밤...이라고는 해도 함내 시계가 그렇게 가리키니까 밤이라고 생각하는 것 뿐이지. 우주 공간에선 밤도 낮도 구분 안 되니까 말이다. 불편해.
"신기한게 있잖아. 인간은 어느 행성을 가도 24시간, 1주일, 1달 이라는 쳬계가 그대로라는거야."
"확실히... 지금까지 생각 안 해봤어요. 그런건."
"예전에 논문으로도 나온 내용인데 말이야. 역시 인간은 심리적으로 이 '시간' 이라는 것에 목을 매고 있는것이 아닐까라는 내용의 것이였어."
이야기 자체는 나름 유익했다.
뭔가를 가르치는 것만으로도 실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 하고, 세리카도 흥미진진하게 들어줘서 나도 모르게 이것저것 이야기 해주고 있었어.
그나저나 정말 하나같이 다 알아들으니까 어디까지 알아 볼 수 있을까 궁금해 질 정도다.
"그나저나 의학쪽 뿐만이 아니라 심리학 쪽도 잘 이해하는거 같네."
"으음... 둘이 비슷하지 않나요?"
"뭐, 의학을 배우다보면 심리학 쪽도 손을 대는 사람들이 많긴 한데... 그렇게 100% 똑같다고는 말 못하지."
그런면에서 세리카가 이해하는건 꽤 빠르다고 생각해.
흐음...
"혹시 말이야. 겉보기에는 나이가 나보다는 어린거 같은데, 사실은 어때?"
"에, 보이는데로의 나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것 치고는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잘 알고 있으니까 말이야. 나보다 나이 많을줄 알았어. 혹시 언니인걸까~. 하고."
"서, 설마요! 딱히 나이 고정같은건 안 해뒀다구요..."
"혹시 원하는 나잇대가 있는거야?"
일단 고정 시킬 수는 있지만, 되돌리는건 불가능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대부분 효율을 좋게 하기위해서 어렸을때 고정시켜둘때가 많다.
대부분 12살때 한 번, 16~17살 쯤에 한 번. 그리고 성인에서 한 번.
대충 이정도일까.
뭐, 누구는 어린 소녀나 소년같은 몸이 좋다면서 고정시켜두고 있는 사람도 많아.
"딱히 그런거에는 신경 안 써서 잘 모르겠어요..."
"그렇다면 천재 분류인걸까나."
"서, 설마요. 그냥 알고 있는 단어들이 있으니까 이해하기 쉬운 것 뿐이지..."
그렇게 말하면서 손사래를 치는 세리카.
저런 느낌이라면 그냥 이해력이 좋은걸까?
그리고, 그냥 겸손해서 머리가 좋은데 저렇게 말하는걸지도 모르니까.
더 깊이는 파고들지 말자. 괜히 곤란해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뭐랄까, 정말 대견하네."
"딱히 그렇진 않아요. 그냥 제가 하고 싶은일 하는 것 뿐이니까..."
"그런데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잖아? 그 나이에 말이야."
생각보이는대로의 나이라면 이제 12살... 13살 쯤 된다는건데, 여기서 이렇게 일하고 있는걸 보면 정말 대견한게 맞아.
보통은 아직 부모님의 손에서 떠나지 않을 시기니까 말이야.
그렇다면 예전에는 뭘 하면서 지냈던걸까.
여기에 들어오기 전에는...
"저기 말이야 세리카."
"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묻겠는데. 여기 들어오기 전에는 뭘 하면서 살았던거야?"
혹시나 실례가 될까바 조심스럽게 물었지만, 세리카는 큰 신경을 안 쓰는건지 평소처럼 '으음...'하고 생각을 하다가 입을 열었다.
"저는 3번 섹터에서 살고 있었어요."
"3번 섹터인가..."
그럼 설마...
"금성 조합 쪽?"
"네, 출신은 그쪽일려나요..."
역시 예상대로네.
부자에다가, 3번 섹터라면 그쪽 밖에 더 있나.
특히 3번 섹터는 금성 조합의 입김이 쌔서 부자 아니면 빈민층으로 나뉘어지는 곳이 많다.
1%의 사람을 위해 99%의 사람이 굶고 사는 세계.
뭐... 전부가 그렇다는건 아니고 거의 50%의 확률을 믿고 던져본 말이지만.
그런데 말을 흐리는걸 보니 안 좋은 기억이라도 있는걸까.
"미안, 안 좋은 기억이 떠오르거나 한걸까."
"아, 아뇨! 그런건 아니지만..."
조금 표정이 어두운데...
【투표에요 투표!】
1. 그래도 들어본다.
2. 역시 그냥 넘기는게 좋을거 같다.
한번 들어보자
꼭 그렇게 말 하지 않아도 되지만... 왜 말 해줄려고 하는걸까.
"그게..."
"걱정마. 무슨 이야기든 다 들어줄테니까."
내가 그렇게 말해주니 조금은 안심한걸까. 아까보다는 표정이 누그러졌다.
"전에 말씀 드렸다 싶이, 저희 부모님은 여기의 후원자이셨어요."
"응. 그건 들었지."
"그래서 자연스럽게 저도 이쪽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저도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서 여기에 들어온거였어요."
"응."
정말 세리카다운 이유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싶어서 들어왔다니. 요즘 세상에 이렇게 때묻지 않은 아이가 이 이상 있을까.
"전 어렸을때부터 이것저것 배워왔어요. 그 중에서 다른 사람을 치료해 준다는게 정말로 좋아서... 지금까지 계속 의사로서의 공부를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살고있는 곳에서 다른사람들 몰래 잘 못사는 분들을 도와줬어요."
지금까지 들은 이야기만 보면 딱히 어두운 이야기는 아니다.
도리어, 이렇게까지 세리카가 상냥하다는걸 알려주는 이야기일 뿐인데...
왜 그렇게 말을 못했을까.
...무슨 다른 이유가 있는걸려나.
"그러던 와중에... 여기와 비슷한 지하조직에 접촉하게 됬어요. 이건 저희 부모님도 모르셨던 일이였고... 그때 저는 사람을 도와주고 싶어서 그 사람들의 병을 치료해주기도 했어요. 그게 대충... 1년 정도가 반복됬어요."
"꽤 길게 했네."
"네, 왜냐하면 제가 살던곳도... 차별이 만연한 곳이였으니까요. 돈이 없으면 인간으로서 취급도 못 받는..."
"그래서, 도와준거야?"
"네..."
대답을 하고, 조그맣게 다시한번 한숨을 쉬는 세리카.
그리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일이 벌어졌어요. 제가 들어오기 바로 전에... 그 지하조직 분들의 본질을 알게 되었죠... 그 분들은 흔히 말하는 혁명군...? 같은 거였어요."
"그런가..."
은근히 있는 일이다.
어디에나 억압을 참지 못하고 날뛰는 부류의 사람들은 존재한다.
여기처럼 체계적으로 목표가 정해져있고, 또 성실히 그 목표를 위해 일하고 있으면 모를까...
말 그대로 '날뛰는' 세력이 있지.
대충 뒤의 이야기는 예상이 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저도 그것을 알고 나서는 딱히 신경 안 썼어요. 저도... 일단은 이런 구조가 이상하다는건 알고 있었으니까요..."
대견하다고 해야될까, 똑똑하다.
보통의 이런 부자들, 재벌들은 하층민의 빈민들이 어떻게 살든 신경 안 쓴다.
모든 권력을 가지고 있으니, 신경 쓸 필요도 없는거지.
"그런데... 그 분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고... 이건 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응."
"그래서...그만 하면 안 되겠냐고... 다른 방법도 있지 않을까 해서..."
조금 목소리가 죽어간다.
지금부터가 숨기고 있던 본론인걸까.
혹시 모르니까 말해두자.
"세리카."
"ㄴ, 네?"
"정말로 나한테 말해도 되는 내용인거야? 그렇지 않다면 무리해서 말 할 필요 없어."
"아뇨, 괜찮아요. 도리어..."
그렇게 말을 잇지 못하는 세리카.
...차라리 처음 보는 사람에게 다 터놓고 싶은걸까.
하긴, 친하면 친할수록 말 못하는 일도 있지.
"응, 그럼 괜찮다고 하니까 계속 들을게."
"네..."
그리고 뭐. 이걸로 잠시 이야기의 텀이 생겨서 리프레쉬가 됬다면 괜찮은거겠지.
곧 세리카는 다시 입을 열었어.
"알고 있다 싶이, 저희 부모님은 이 곳의 후원자였어요... 그러니까 다른 방법을 택한다면... 도와줄 수 있었는데... 도와줄 수 있다고 말을 해줬는데... 그 사람들은 저를 못 믿었나봐요."
"응, 그럴 수 있지."
"네... 저도 이해해요. 그런데... 결국은... 난폭한 무력투쟁이 되어버려서..."
아, 설마.
내가 생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맞는걸까.
그것만은 아니였으면 했는데...
"결국엔 그 분들이 일으킨 사건으로 인해... 저희 부모님은 그대로..."
"응. 더 이상 말 안 해도 되니까."
"흐윽..."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리는 세리카.
그런 세리카를 조용히 안아주기만 했다.
쉽사리 다른 말을 꺼냈다가는 도리어 더 상처를 줄 것만 같아서...
"그래서... 그런 연락을 받은 하루카 씨가 오셔서..."
"그래서 들어오게 됬구나?"
"네..."
처음부터 생각했어야 했다.
분명 세리카는 나보다 어린 여자아이이고. 보통은 부모님 손에서 자란다.
그런데 이런 곳에 이러고 있다는건...
분명 그럴만한 보호자가 제대로 없다는 뜻일거고...
"미안해, 괜히 이런걸 물어서."
"아뇨... 괜찮아요..."
그리고, 지금까지 마땅히 이런걸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겠지.
여기의 인원들은 전부 자신의 일이 있으니까. 털어놓기 힘들었을거야.
차라리 어린애 같은 성격이였으면 모를까...
이렇게 대견하고, 똑똑한 아이니까...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
【투표에요!】
1. 조금 더 이렇게 안아주고 있자. 지금의 세리카에게는 다음을 말하기는...
2. 앞으로의 일을 약속하자. 앞으로 어리광같은걸 부려도 된다고...
너무 흔들리고 있는 아이를 꽉 잡아두는 수 밖에...
내가 이런거에 능통한것도 아니였고, 애초에 다른 사람과 어울려 지낸 시간도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이런거에는 서툴고...
내가 괜히 여기서 조금 더 뭘 하겠다고 하다가 큰일이 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그것만으로도 괜찮은걸까. 세리카는 그저 그런 나를 꼭 껴안고 있었다.
그래도... 한 마디 정도는 건내주는게 좋겠지.
"세리카."
"네...?"
"세리카가 잘못한건 없는거야. 알고 있지?"
"하지만..."
내가 직접 물어보진 않았지만...
'자기 손으로 자신의 부모를 죽였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도 몰라.
아니면, '자신 때문에 그 행성의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 라는 생각이 있을지도 모르고, 내가 예상 할 수 없는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미래라는건 아무리 해도 예측할 수 없는거야. 그러니까. 세리카가 알고서 한 것도 아니고. 이련 결과를 바란것도 아니지?"
"...네..."
"그러니까 말이야. 세리카의 잘못은 없는거야. 괜히 그것때문에 어깨에 힘을 빡주고 있지 않아도되."
"...우... 카나데 씨..."
"응. 왜?"
내가 그렇게 대답하며 세리카를 보니, 세리카는 젖어있는 눈으로 나를 바라봤어.
그리고...
"우아앙...!!"
"응응... 힘들었지."
나한테 더욱 들러붙어서 울기 시작했어.
...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세리카는 울다 지쳐 잠에 들었어.
나는 그런 세리카를 두고, 방을 나왔어.
역시... 여기에는 사연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 같아.
그렇지 않고서는 이런 목표 아래에서 하루카라는 리더를 따르고 있을 이유가 없지.
"저기, 괜찮냥?"
"언제부터 있었어?"
"들어갈려고 했는데... 세리카가 울고 있어서..."
머리위의 고양이 귀가 축 처진체로 말하는 미쿠.
인간보다 청력이 좋으니까 말이야. 이 안에서 있었던 일도 본의아니게 들은거겠지.
그래도 본격적으로 울음을 터트리기 전의 이야기는 못 들은 것 같으니 다행인가.
"일단, 조금 조용한 곳이 있을까."
"따라오라냐."
"응."
...
미쿠를 따라 도착한건 카페처럼 마련된 쉼터였다.
로봇이 커피나 칵테일 같은것도 만들어주는 작은 바가 있었고, 카페처럼 자그마한 노랫소리가 깔려있는 공간.
나는 적당히 전통의 진토닉이 담긴 잔을 가지고 자리에 앉았어.
어차피 이런 알코올, 내 몸에서는 취하는 것도 뭣도 없이 그대로 분해가 되버리니까 말이야.
음료야 음료.
"하아..."
그리고 내 앞에는 한숨을 쉬는 미쿠가 앉아 있어.
아무래도 아까의 것이 계속 마음에 걸리는게 아닐까.
"세리카가 걱정이라면 내일 세리카랑 좀 놀아줘. 여러모로... 정말로 사랑이 고픈것 같으니까."
"그럴 생각이다냐..."
"미쿠는 한가해?"
"기본적으로... 작전이 없을때는 한가하다냐."
그리고보니 미쿠는 무슨 일을 하는 직책일까.
대충 예상하건데 어디 침투하거나 그런거 같은데.
"미쿠는 여기서 뭘 하는거야?"
"작전이 시작되면 리이나가 필요한 정보를 모은다냐. 행성 기업간의 정도... 항성계 군의 정보... 그런것들이다냐."
"스파이 같은건가?"
"으응, 그런 느낌이 아니라... 몰래 침입...?"
뭐, 그것도 스파이의 부류라고는 할 수 있지만, 어느 한 조직에 들어가서 조작하거나 하진 않는다는걸까.
하긴, 그런 방법을 쓰면 여기에서 추구하는 일의 방법을 생각하면, 너무 오래 걸린다.
그런게 좋은거겠지.
어라, 그렇다면...
"그때 우리 연구실에 숨어있었던거야?"
"냐핫..."
"뭘 할려고?"
"비, 비밀이다냥!"
...어라, 이거 뭔가 조금 캥기는데...
【미쿠에게 무슨 이야기를 할지 적어주세요.】
저런 반응이라면 분명 나한테 숨길만한게 있다는건데 말이다.
거기에다가, 일단 난 여기에서 이제 지내야 하는거고... 딱히 숨길건 없을텐데...
"그 비밀이라는게, 나하고도 관련된건 아니겠지?"
나는 그저 그렇게 떠보듯이 말을 했어.
미쿠는 그런 내 말에 눈을 피했고...
흐응... 나하고 관련되어 있는 일이구나.
하지만 저런 반응이라면 나한테는 알려줄 수 없나보네.
단순히 그냥 미쿠가 숨기고 싶어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미, 미안하지만 정말로 알려 줄 수 없다냐..."
"흐응... 그렇단 말이지?"
"...우..."
내가 조금 기세등등하게 말하자 그것에 눌려서는 작아지는 미쿠.
그렇게 괴롭힐 생각은 없으니까...
그냥...
"그럼 그 대신 귀좀 만져봐도 될까?"
"냐...?"
"사람 머리에 난 고양이 귀같은건 만져본적이 없어서 말이야. 개인적인 궁금증인데. 안 되?"
"딱히 안 되는건 아니다냐..."
"자, 그럼 이쪽으로 와봐."
그렇게 나는 미쿠의 머리를 쓰다듬듯이 귀를 만져봤어.
쫑긋쫑긋하게 서있는 귀를 살딱 어루만지듯이 만지니...
"냐흣..."
"민감한거야?"
"그, 그런 야한 느낌은 아니다냐!"
"누가 뭐라고 했어?"
"우우..."
아마 그냥 낯간지러운 것일 것이다.
이렇게 자세하게 만져진적이 없는걸까.
나는 그 귀의 안쪽으로 살짝 손가락을 넣어봤어.
천천히 들어가니 살짝 움찔하고 움직이는 미쿠였지만, 곧 익숙해졌는지 내가 만지고 있는걸 그저 가만히 받고 있었어.
감촉은... 정말 고양이 귀였어.
조금 털이 복실복실한 고양이 귀? 그런 느낌이야.
하긴, 이런건 고양이 유전자로 만들어낸걸테니 그렇게 차이가 많이 나는것도 이상하긴 할려나.
그렇게 만져보고서는, 나는 다시 자리에 앉았어.
호기심은 채워졌으니까.
"된거냥...?"
"응, 호기심은 채워졌으니까. 더 이상하면 폐를 끼치는게 아닐까 생각해서. 아니야?"
"딱히 폐라던가 그런건..."
아무래도 그 비밀에 대해서 안 묻는것이 의외인걸까.
하지만 딱히 그렇게 알고 싶은건 없다.
그야, 내가 가지고 있는 이 USB에 비밀은 전부 담겨져 있을테니까 말이다.
생각해보면, 아마도 이걸 찾고 있는 사람에게 그냥 넘겨줄 뻔 했던걸까나.
아무튼, 나는 내 몫의 진토닉을 다 마시고 난 뒤, 방으로 돌아왔어.
미쿠도 그런 나를 배웅해줬고, 방 문 앞에서 헤어졌어.
그리고 방으로 들어가니 침대에 누워 곤히 자고 있는 세리카가 있었다.
자는 모습도 천사같네...
그럼, 나도 한 숨 자 볼까.
【투표에요! 다음 날 일어나서 뭘 할까요?】
1. 세리카를 따라서 의료동 일을 도와줄까.
2. 일단 그 연구실을 좀 더 살펴볼까.
시간을 보니 새벽 6시.
이른시간이지만, 언제나 이때쯤 일어났으니까 익숙해.
일어나서 방에 딸려있는 욕실에서 간단하게 씻고, 나와서 옷을 갈아입고 있으니...
"으응..."
세리카가 일어났어.
아직 6시 반 정도 밖에 안 됬는데. 내가 깨운걸까?
"카나데 씨...?"
"일어났어? 혹시 깨운걸까나."
"으응... 아뇨... 언제나 이때쯤 일어나니까요..."
하품을 하면서 말하는 세리카.
이런 이른시간에 일어나는건가.
"언제나 이런 시간에 일어나는거야?"
"네... 흐아암..."
조금 잠이 덜깬 표정으로 내가 나온 욕실로 들어가서 세수를 하는 세리카.
세리카가 나올때 쯤에는 옷을 다 입고 오래간만에 백의를 겉에 걸치고 있었어.
"와...! 어울리네요!"
"일평생 입고 왔다고 할 수도 있으니까 안 어울리는게 이상하겠지."
"그런가요?"
"대충... 10살때 쯤 부터 입고 다녔으니까 말이야."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난 뒤, 남겨진거라고는 부모님이 준비해둔 교과서와 관련책들 뿐이였으니까.
거기에 파고들은건 내 자의지만...
자연스럽게 과학자, 연구자의 딸이다보니 그쪽의 인맥도 있었고, 그렇게 관련된 계통의 일을 찾게 되었지.
역시 유전이라는걸까. 머리는 뛰어났기에 쉽게 자리잡을 수 있었고.
...그래서 남이 생각하는 그런 좋은 삶은 살지 못했지만 말이야.
"그런데 아침은 먹으실거죠?"
"있다면야 먹지. 그런데 여기서는 어떻게하나? 식당?"
"네, 매인 식당이 있어요. 보통 거기에 가서 식사를 해요."
흐응... 식당인가.
한 번 가 볼까.
...
세리카와 같이 도착한 식당은 뭐... 외관은 평범했다.
어디에나 있을법한 식당. 사람이 많이 모이다보니까 시끌벅적했지만, 그게 다였을 뿐.
그리고...
역시 뉴페이스여서 그런가. 시선이 쏠리는건 어쩔 수 없네.
그냥 말단 신입이였으면 모를까, 아마 그 괴짜 씨의 후임이라는 것으로 찍혀있을테니까 말이다.
뭐, 이런건 익숙해.
그런 아침식사를 끝내고, 나는 세리카와 헤어져 나에게 마련된 연구실에 왔어.
일단은 여기가 내가 할당받은 공간이기도 하고, 내가 해야만 하는일이 있은곳이지.
그렇다면...
【투표에요!】
1. 리이나에게 가서 그 공간이동 장치를 받아온다.
2. 적당히 전임인 시키가 진행하던 프로젝트를 살펴본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리이나가 있었고, 그 주위에는 꺼져있는 모니터들이 있었어.
아무래도 지금은 리이나가 맡고있는 그런 지상 작전이 없는 탓이겠지.
"아, 왔어?"
헤드셋으로 뭔가를 듣고 있던 리이나는 나를 보고 그 헤드셋을 목에 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은근히 멋있어보이는 디자인의 헤드셋이야.
요즘 저런거 이용하는 사람이 적은만큼 꽤 값이 나갔을텐데 잘도 구했네.
"그래서, 그 장치는?"
"응, 여기에 있는데... 엿차."
그렇게 자신이 앉아있던 책상 밑에서 박스를 한 개 꺼내 나한테 보여줬어.
그 안에는 의외로 꽤나 말끔하게 생긴 물건이 있었다.
흰색의 정사각형의 케이스에 담겨 있었고, 그 안에는 회로들이 정리되어 있었다.
조금 투박한 느낌을 생각했는데 의외네...
"그런데 이거 고칠 수 있겠어?"
"글쎄... 해 봐야지. 다른 뭐 관련된 물건이 있다던가 그런건 아니지?"
"응, 아마 기본적인 이론이나 설계같은건 그 방에 남아있다고...생각은 하지만."
"...그런거 안 보였는데."
그 괴짜 씨가 들고 사라진걸까.
뭐, 그래도 완성품이 있으니까 잘만 연구하면 될거 같기도하고.
이런 발명이나 연구같은게 딱 하나만 독립적으로 되어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러니까 그 방의 것이 남아있었던 것들이 있었으니, 그것들을 참고하면서 조금 만져보면 되겠지.
"그런데 말이야. 그... 미쿠하고 잘 지내줘서 고마워."
"응? 갑자기 무슨 소리일까나."
"그야, 일단 기본적인 취급이 좋지 않다는건 알잖아? 그런 3등 시민은..."
한숨을 크게 내쉬면서 말하는 리이나.
"사실 말이야. 이런 일을 하고 있긴 하지만... 이 안에서도 미쿠같은 애들은 조금 뭐랄까... 표면적으로는 말이야? 딱히 그런건 없지만..."
"무의식적인건 있다는거지?"
"응..."
인간의 무의식이라는건 이래서 다루기 어려운거야.
분명 자신은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하고 있고, 버릇처럼 생각보다 무의식적인 행동이 먼저 나올때도 있다.
숨쉬는걸 다 자각하고 하는게 아니잖아?
아무튼, 리이나는 그 말을 끝내고서는 조금 피곤한듯이 눈을 비비고서는 말을 했다.
"그런데 카나데는 앞으로 계속 여기에 있는거지?"
"그렇게 되겠네. 그런데 그건 왜?"
"그냥... 조금 느낌이 새로워서 말이야. 애초에 내가 이렇게 귀족을 눈앞에 두고 평범하게 말할 수 있다는것도 지금 알았고."
"딱히 귀족취급은 안 해 줘도 되는데."
"뭐... 지금까지 있는거 보고 그건 알 수 있으니까."
일단 내가 그 '하야미 가'의 일원이라는 걸 숨기고 있진 않으니까. 이쪽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겠지.
리이나가 알고 있는것도 이상한건 아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그런 사람 없는거야?"
"후원자들 중에는 몇 명 있긴 하지만 활동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말이지...?"
"그렇겠지. 직접 나서기에는 문제가 있을테니까."
세리카도 일단은 부자였을 뿐이지 귀족작위를 받은게 아니고, 그와 비슷한 사람들도 많겠지.
애초에 1등 시민이라는게 정말 소수이기도 하고.
"그럼 이만 가 볼게."
"응, 나중에 또 봐."
그렇게 나는 리이나가 있던 오퍼레이팅 룸에서 나와서 내 실험실로 향했다.
돌아오니 내가 해뒀던 그대로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방.
세리카에게 들어보니 나한테 준 권한이 꽤 강력한 거여서, 이 실험실은 나를 포함해서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적다고 해.
지금까지 내가 만난 사람들 중에서는 하루카하고 아즈사, 그리고 슈코 정도일려나.
그 중에 슈코같은 경우에는 전투같은 긴급시에만 가능하다고하고.
"그럼... 적당히 파해쳐볼까."
리이나가 그렇게 말했으니까, 내가 못 찾은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찾아야지.
...
"...없네..."
하지만 워프에 관련된 무언가는 역시나 없었다.
워프, 순간이동, 공간이동... 뭐, 이런것들을 찾아봤는데, 있는거라곤 아즈사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엔진 개량정도.
리이나의 말에 따르면 그 괴짜 씨는 이리저리 톡톡 튀었다고 하니까, 이걸 생각하다가 만들어낸게 분명해.
그렇다면... 일단 나도 이쪽을 먼저 고민 해봐야겠네.
하지만... 아직 연구자재들이 전부 도착하지는 않았고, 그럼...
【이후에 카나데는 이후 무슨 일을 할까요? 워프 연구는 현재 불가능합니다.】
그럼 그 전임인 시키라는 괴짜가 진행하던 프로젝트도 알 수 있을거고, 그 시키라는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정보도 알 수 있겠지.
그저 치워두기만 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꺼내 읽었다.
일단 알 수 있는건, 이렇게 문서처리를 해 놓은걸 봐서는 돈 신경을 전혀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즘 종이가 얼마나 비싼데...
아니면 단순히 해킹에 대한 대비를 해놓은걸지도 모르지.
모든것이 정보화되는 시대에서 살고 있으니, 보안으로 따지자면 돈이 좀 들지만 이렇게 문서화 시킨것이 더 좋다.
나는 하나하나 연관되어 있는 문서들을 엮었고, 보기좋게 벽 한 면에 크게 있는 보드에 핀으로 고정시켰다.
그 양은 꽤 됬고...
"...무기 체계 개선, 항해사 보조 엔진 강화..."
큰 그림은 대충 그려졌다.
하지만, 여기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건...
"MN-22를 개조한다 이거지..."
내가 만든 나노머신.
상처회복에 특정해서 괴악한 성능을 보이는 녀석이고, 그래서 다른 나노머신들 보다 멀리 퍼진 녀석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이렇게 개조방안이 있는건 이상하진 않지만...
"저작권은 어디에다가 팔아먹은걸까나."
살짝 기분이 안 좋네.
"이걸 이렇게 이용한다 이거지... 흥미로운걸."
괴짜라고 불릴만 하다.
그러니까 이런 방법도 생각해내는 것이겠지.
복잡한건 옆으로 치우고, 간단하게 말하면 이건 상처회복으로 쓰이던 녀석을... 폭주시켜서 상처를 더욱 벌려 터트린다.
그리고 이건 폭탄같은 것에 담아서 터트리는 것으로 몸으로 침투가 되고...
분명 난 사람들를 좀 더 죽지 않게 하기위해 만든건데, 이렇게 이용되다니 말이야.
...뭐, 예상은 했지만. 직접 보는건 영 좋지않네.
그리고 이것을 어딘가에 팔아서 자금을 모을것이고...
"폐기야 폐기."
난 그것들이 적힌 문서를 전부 뭉쳐서 쓰래기통에 던져 넣었다.
그리고 다른것을 봤고...
보면 볼수록 기발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것들이 있어.
물론 구체화된 프로젝트는 아까 말한 것들 밖에 없긴 하지만, '이런건 어떨까나~.' 라면서 적어둔 것들을 보면 말이지...
"여기서 가장 효과 보기 좋은건 이걸려나."
무기 체계의 개선.
정확히는 아직 자동화가 끝이 나지 않은 것들을 직접 만들 수 있게 AI를 만드는 것이였고, 프로그램 설계도 거의 다 되어 있다.
이정도 남아있는 거라면 조금만 더 하면 만들 수 있겠어.
그럼... 해 볼까.
...
AI 테스트는 간단하다.
가상의 공간을 준비해두고, 그것을 보고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만드는 것.
자각 AI를 만들 필요도 없다. 그냥 단순 작동 AI만 만들면 되는것이고.
하지만...
"역시 처음 해보는걸로는 더 이상 안 되나..."
거의다 완성이 되어 있다는 것은 반대로 말해, 처음부터 쓰여졌던 코드를 따라서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니까, 아에 부외자인 내가 만들기에는 많이 어렵고...
애초에 프로그래밍 같은건 처음 해봐.
지금 옆에 있는 책을 보고 찾아가면서 만들고는 있지만, 이게 끝인 것 같아.
조금 더 배워봐야 겠지 이건.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꽤 잘 다듬어져 있다고 생각해.
"조금 쉴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누구한테서 연락이 올까요? 가장 많이 뽑힌 지금까지 등장한 아이돌을 채택합니다.】
등장했다면 시키, 아니라면 미쿠
...누가 연락을 한다는건데.
화면을 보니까 그건 하루카였다.
갑자기 왜 나한테 연락을 하는걸까.
"여보세요?"
"아, 카나데 씨. 혹시 지금 와 주실 수 있나요?"
급한 목소리는 아니고, 뭔가 말 할게 있는건가?
단순한 거라면 그냥 이렇게 통화를 하면서 이야기를 해도 될텐데...
"딱히 상관없어. 무슨 일인데 그래?"
"그건 오시면 말씀 해 드릴게요."
뭐, 그럼 가 볼까.
"알았어, 지금 출발할게."
전화를 끊고, 나는 실험실을 나와서 트램을 타고 지휘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향하던 도중 하루카에게서 다시 메세지가 왔고, 지휘실이 아니라 그 옆에 있는 회의실 쪽으로 와달라는 것이였어.
...뭔가 회의같은거에 불려가는걸까.
귀찮아 지지만 않으면 좋겠네~. 라는 생각을 하면서 도착하니, 문은 자동으로 열렸고...
그 안에는 이 함선의 중요인물로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어.
아즈사나 슈코 같은 아는 얼굴도 있지만, 모르는 얼굴들도 꽤 있었다.
대부분이 남성.
뭐, 사실 중요자리에 조금 여성이 묘하게 많다라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역시 남성이 더 많은건가.
어디에나 볼 수 있는 정도의 비율이긴 하지만...
"기다리게 해 버렸나... 그래서 난 왜 부른걸까나?"
나는 중앙에 앉아있는 하루카에게 물었어.
이런 곳에 이렇게 서 있는건 딱히 문제는 아니다.
그야, 뭐... 거의 일상이였으니까 말이다.
크게 긴장은 되지 않아.
"일단 갑자기 불러서 죄송해요. 갑자기 카나데 씨의 이야기가 나와버려서..."
"뭐, 그건 무슨 일인지 알거 같네."
세리카나 미쿠가 하는 말을 들었을때, 하루카가 완전히 꽉 잡고 있다던가 그런 체제는 아닌 것 같으니까 말이다.
도리어 느슨하게 풀려 있다는거겠고, 이런 회의에서의 발언권도 그렇게 되겠지.
"그럼..."
"잠깐만, 적당히 내가 이야기할게, 괜찮지?"
옆에서 뭔가 말을 하려던 사람을 막고, 먼저 말을 하는 슈코.
나야 아는사람이 말해주면 고맙지.
"일단 앞에 자리 한 개 남아 있으니까 거기 앉아봐. 이야기가 좀 길어질테니까."
그 말을 듣고 나는 자리에 앉았다.
조금 푹신한 느낌의 의자에 편안함을 느껴.
이런거 실험실에 한 개 달라고 해볼까.
"뭐어, 눈치좀 챘다싶이. 우리의 신입 과학자 씨에게 불만이 많은 사람들이 있는거 같아서 말이야. 특히 여기의 요지부동의 갑판장 씨라던가."
그렇게 옆에 앉아있는 한 20대 정도의 남성의 어깨를 탁탁치면서 말하는 슈코.
"뭐, 그런 취급은 익숙해. 어디에서나 그런거 따라다녔으니까."
"그렇다면 다행이네."
시기와 질투같은 것만이 아니라 단순히 내가 귀족이라는 것에서부터 나오는 역차별적인 것들이 꽤 많았지.
뭐, 그런걸 다 견디면서 살아와서 그런지 감회가 새롭다거나 하지는 않다.
"그것때문에 조금 회의가 격해졌는데, 원초적인 불만은 한 마디로 「뭘 할줄 알고 그런 중요 위치에 앉혔나.」라는 거였지."
"그런건 걱정 안 해도 되는데 말이지. 생각만 조금 해 보면 내 목숨은 당신들에게 달려 있다는것도 잘 알거고."
"그러니까 말이야. 말했잖아? 요지부동 고집쟁이 갑판장 씨라고."
슈코가 그렇게 말하자, 움찔하고 반응했지만 곧 슈코가 시선을 그 사람에게 옮기니까 한숨을 쉬면서 본래의 자세로 돌아왔다.
저쪽으로는 슈코가 꽉 잡고 있는건가.
그리고보니 전의 세리카의 말로는 슈코는 원로멤버중 한 명이였지. 그 유명한 시키하고 함께 말이야.
원로멤버랄까, 오래됬다고 해야되나?
"그래서, 뭔가 일을 좀 맡겨보기로 했어. 그것까지는 이해 가능하지?"
"그정도야 가능하지."
"그래서 선장 씨?"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넘기는 슈코.
나 역시 다시 하루카에게 시선이 옮겨졌고...
"이번에 실행할 계획에 도움이 되는 것좀 만들어 주시면 안 될까 해서요."
"흐응... 그 실행활 계획이라는건 웜래의 회의 내용이야?"
"네, 언제나 저희들은 AI의 품질 부족때문에 늘 무기관련체계 같은 것들이 되게 부족했거든요. 그것을 조금 손봐주셨으면 해서요."
...그건 지금 내가 만들고 있는 그 AI인가.
잠시만, 확실히 이렇게 '늘 부족했다.' 수준이면 내 전임자가 만들고 있어도 이상할건 없는데.
타이밍이 너무 좋지 않아?
이건 나중에 더 생각해보기로 하고.
"뭐, 그건 이미 손보고 있어. 전임자가 남겨둔 보고서 같은거에 현재 부족한것들이 적혀 있었거든."
지금은 이정도만 말해두자.
리이나도 시키가 뭘 하고있었는지에 대해 자세히 모르고 있었던 것과, 지금까지 나온 시키라는 사람에 대한 정보와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때의 말투같은걸 종합해 보면 늘 뭔가 보고하는 성격은 아니였던 것 같다.
그렇다면, 내가 지금 이어서 하고있는 프로젝트도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착실하게 빠르게 진행해서 만들어낸다면 지금의 불만은 곧바로 잠식시킬 수 있겠지.
...생각해보면 이미 그런 AI 씩이나 만들고 있던 머리 좋은 천재의 실험실에 그럼 입문서가 있다는 것부터 이상하게 생각했어야 됬는데 말이야.
설마 처음부터 내 전임자는 이런걸 예상한걸까?
뒤가 조금 궁금해지는데.
"그런가요? 그럼 다행이네요."
아마 이 함선의 거의 모든걸 보고받을 하루카의 반응이 저러면, 다른 사람들은 모를 가능성이 높다.
다행이나, 블러핑이 잘 먹혀 들어갔어.
"이미 80~85%정도는 완료되어 있는 수준이야. 조금만 더 손보면 될 것 같지만 아직 부족한 곳도 좀 있고."
"흐응, 벌써?"
"이런쪽은 별로 소양이 없긴 했지만 관심이 아에 없었던 것도 아니니까."
슈코 쪽에서 살짝 불길한 말투로 말해왔다.
...저쪽은 알고 있을 확률이 좀 있네.
그 '시키와 같이 따라 들어온 슈코.' 라면, 둘이서만의 이야기가 있었을지도 몰라.
아무튼, 그렇게 회의는 나를 포함해서 진행이 됬고.
뭐, 잘 끝났어.
나는 자연스럽게 실험실로 돌아왔고...
【또 다른 투표에요!】
1. AI 쪽에 집중해 볼까.
2. 슈코를 불러보자.
그리고 그것으로 와달라고 메세지를 보냈고...
얼마 안 있어, 노크 소리가 들렸다.
그 문을 여니...
"여, 불러서 왔어."
라면서 손을 흔드는 슈코가 있었다.
"갑자기 무슨 일이야? 역시 그 회의 내용?"
"뭐... 그것도 있고, 개인적으로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서 말이야."
슈코는 자연스럽게 들어와서 어느 테이블에 있던 의자를 한 개 빼서 앉았다.
나는 그 반대편에 가서 앉았고.
역시... 자주 들어왔던걸까.
"여기서 다른 말로 이야기 돌리기도 좀 그렇고. 본론부터 말할게."
"꽤 시원시원하네."
"AI에 대한 일. 어디까지 알고있어?"
내 말에 살짝 입꼬리가 올라가는 슈코.
뭐가 좋은걸까나.
"그 반응. 역시 눈치챘네?"
"거기의 갑판장 만큼 머리가 굳진 않았거든."
"확실히 그렇겠네~."
키득거리면서 웃는 슈코.
그리고는 나를 다시 바라보고 입을 열었다.
"뭐, 네가 의심하고 있는데로. 난 시키의 계획을 알고 있어. 그리고 그 AI도 시키가 일부러 어중간하게 방치해둔거고."
"역시 그렇겠지. 이건 하루카가 알고 있는 일이야?"
"아니, 몰라."
그런걸 시원스럽게 나에게 말을 해도 괜찮은걸까.
아니, 괜찮으니까 이렇게 말을 하고 있는거겠지.
믿는 구석이 있는걸까, 아니면 내가 말하지 않을거라는걸 알고 있는걸까.
후자를 생각하고 있는거라면, 정답이라고 말 해주고 싶네.
나는 딱히 하루카에게 말할 의무를 가지고 있는게 아니야.
거기에다가, 괜히 그런거 말했다가 이간질 시킨다느니 그런 소리가 붙으면 곤란해지거든.
"넌 어디까지 알고 있는거야?"
"글쎄, 나도 잘 모르겠는걸. 네가 어디까지를 말하는건지도 모르겠고."
"그렇다면, 질문을 바꾸지. 시키는 무엇을 위해 그런 계획을 만들어 둔거지?"
"여기를 걱정하는거야?"
"그야, 일단 내가 살고 있는 곳인걸. 갑자기 공중분해되도 곤란한데."
내 말이 재밌는걸까. 미소를 짓고 있는 슈코.
이런 녀석은 대하기 애매하단 말이야.
하지만, 도리어 이런편이 나한테는 익숙해.
하루카 같은 사람이 나한테는 도리어 더 안 맞는 느낌이지.
"뭐, 최종적으로 이곳에 이득이 되는 일이라고는 말해둘게. 시키도 이곳이 망가지거나 하는건 바라지 않아."
"대변인 같은 말투네. 그렇게 잘 아는거야?"
"물론, 나와 시키는 절친이니까?"
흐응... 그건 부럽네.
"그럼 이건 여기서 끝내도록 하고, 따로 부탁하고 싶은일이 있어서 말이야."
"흐응? 날 못 믿는거 아니였어?"
"아니, 도리어 이번걸로 확신이 생겼어. 너 만큼은 내 쪽으로 끌어들여 두는쪽이 낫다고 말이야."
모든걸 제외하고도, 지금 보기에는 슈코는 중립이다.
어느 쪽으로 치우쳐져 있지도 않은, 그나마 치우쳐져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 마저 자리에 없는 중립.
적어도 그 사람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이 위치를 고수하겠지.
그렇다면. 선원의 멘탈 케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이 시오미 슈코를 나한테 묶어두는건 좋은 판단이다.
그것을 제외하더라도...
그냥 감이다.
그리고, 이 감은. 개인적으로는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그럼, 그 부탁이 뭔지 들어볼 수 있을까?"
"선원들에게서 내 평판을 정리해서 모아줄 수 있을까?"
"가능은 하겠지만. 내가 왜 너한테 그런걸 해 줘야 하는걸까나."
"만약 그 시키가 짜놓은 계획대로라면 난 이 AI를 완성시켜야만 하겠지. 뭐, 가능은 하겠지만 말이야. 안 해버린다면 참 재밌는 일이 생길거 같은데."
내 말에 웃음을 터트리는 슈코.
가만히 들어주고 있자, 웃음을 멈추고는 슈코는 다시 입을 열었다.
"이야, 이렇게까지 잘 맞을 줄이야."
"여기까지 예상해둔거야?"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뭐, 나름 말이야. '이럴 수도 있으니까~.'라면서 첨언해둔게 있거든. 이야, 우리 전임 과학자 씨 대단해."
못 말리겠다는 듯이 말하는 슈코.
그래서...
"하겠다는거야 말겠다는거야."
"당연히 해 드려야죠."
그렇게 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는 슈코.
뭐, 나도 더 이상 할 이야기는 없으니까 붙잡을 생각은 없어.
슈코도 바쁠테고.
"아 맞다. 곧 행성으로 향할 예정이야. 6섹터의 '타슈겐트'."
"러시아 쪽이네?"
"응. 무슨 이유인지는 잘 알겠지?"
"뭐, 알고말고."
그쪽은 특히나 강제 노역등으로 인해 많이 고생한다고 하니까 말이야.
어라, 잠시만 그럼...
"그 AI는 어떻게 해야되는거야. 도착하기 전까지 만들어야 되는거야?"
"그런건 아니야. 우리도 그쪽에 심어둔 사람과도 접촉을 해야되고, 미리 뒷공작은 해둬야 되니까 말이야. 시간은 넉넉해. 너라면 만들 수 있을거야."
대충 일주일 정도 노력한다면 완성은 되겠다만.
그럼 여기서는 그 시키의 천리안을 믿어볼까.
내가 일주일만에 그 AI를 만들 수 있을지 없을지.
한번 해 보자고.
【방에 돌아가서 세리카와 무슨 이야기를 할까요?】
일단은 있는 힘껏 AI를 만들다가, 지쳐서 지금은 방으로 돌아가고 있다.
역시 처음 배우는걸 그대로 써먹는건 안 하는게 좋은거 같아.
"아, 카나데 씨! 지금 돌아가시나요?"
"응? 아... 세리카구나. 응. 그렇지."
"엄청 피곤해 보이시는데, 괜찮으세요?"
"응, 괜찮아. 그냥 좀 머리를 많이 써서..."
왜 지금 세리카가 이 복도에 있는걸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시간을 확인했는데...
...11시...?
"그럼 빨리 방에 돌아가서 쉬도록 하죠! 마침 좋은차를 받아서 마실려고 했는데..."
그렇게 말하면서 내 손을 잡는 세리카.
정말, 건강하네.
...
세리카와 나는 방으로 돌아오고, 나는 세리카에게 등을 떠밀려 욕실로 들어가게 됬다.
호의를 받들여서 씻고 나오니 향기로운 향기가 나고 있었다.
살짝 레몬냄새도 나지만... 뭔가 다른 것도 섞인 것 같네.
블랜드 된 물건일려나.
"아, 마침 다 됬는데 타이밍 좋으시네요!"
"에전부터 그런소리 많이 들었어. 그래서 그건... 레몬티?"
"레몬하고 톨소...였나? 그게 섞인거에요."
"아아..."
금성에서 자라게 개조된 작물인데, 예상치 못하게 피로회복 성능이 발견된 그녀석 말인가...
"자, 카나데 씨의 몫이에요."
"응, 고마워."
내 침대와 세리카의 침대 가운대에 놓여있는 탁자에 준비되어 있던 찻잔을 의자가 놓여있는 곳 앞으로 주욱 밀었다.
내가 의자에 앉자 바로 앞에 잔이 있고, 그걸 집어서 살짝 향기를 맡아봤어.
좋은 향기네.
"그럼, 잘 마실게."
차의 맛은... 괜찮네.
...
세리카도 씻고 나와서, 지금 나와같이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
몸도 따뜻해지고, 이 차 덕분인지 조금 복잡했던 머리가 잔잔해지는 것 같다.
그래, 이렇게 된거 일단 한 번 물어보는게 좋겠지.
나도 정보는 얻어야 되고...
"저기 말이야. 세리카."
"네?"
"세리카는 슈코에 대해 알고 있는거 있어?"
"...?"
"일단 사람들을 조금 알아보고 싶어서 말이야."
적당한 이유를 붙여가며 나는 세리카에게 말을 했다.
잠시 생각을 하던 세리카는 곧 답을 했다.
"일단 그... 현장직이라고 해야되나요? 함재기 조종사 분들이라던가..."
"무슨 느낌인지는 대충 알겠어."
"그런 분들에게 인기가 많죠. 상담같은것도 자주 해주시는거 같고..."
역시 그런 위치여서 갑판장을 꽉 잡고 있었던건가.
그럼 사실상 갑판장은 허수아비고, 실세는 슈코라는건가.
"거기에다가 슈코 씨 본인도 이것저것 고치거나 하는건 엄청 잘하시니까요. 장비의 신뢰도를 중요시 하는 분들에게는 특히나 인기 많아요."
"흠... 그럼 혹시 개인적인 성격이라던가는..."
"보는 그대로의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자유롭다고 해야될까... 남의 눈치도 잘 안 보시고, 자기가 원하는걸 골라서 하시는 분이에요."
자유롭다...인가.
나하고도 뜻만 맞으면 잘 지낼 수 있을거 같은데, 잘 될려나.
굳이 잘 지내야만 한다는건 아니긴 하지만...
"그럼 세리카는 슈코를 어떻게 생각해?"
"그게..."
살짝 눈동자를 옆으로 돌려 시선을 비키는 세리카.
별로 티가 많이 나는건 아니지만, 조금 말하길 꺼려하고 있다고 알 수 있다.
그럼...
"나한테는 솔직하게 이야기 해 줘도 되니까. 뭐라 안 그러고."
"...그게 말이에요."
그렇게 세리카는 입을 열었다.
요약을 하자면 조금은 껄끄럽다는 것.
싫은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아한다고 하기에는 그쪽에서부터 다가오질 않아서 접근하기 힘들다고 한다.
"슬그머니 넘기는 것도 잘하셔서... 조금 친해질려고 말을 걸면 주변의 누군가에게 돌려버리니까요... 저도 모르게 그대로 따라가버려요."
개인주의적인 성향인걸까.
그런거 치고는 시키하고의 관계가 신경쓰이고...
그냥 귀찮은걸 싫어하는 성격인걸까.
그런것치고는 또 중요한 위치에서 사람들과 귀찮은 일이 많은 자리에 있단 말이지.
자기의 일 외에는 신경 안 쓰는 사람인건가 그럼?
나는 세리카에게 적당히 다른 말을 꺼내면서 주제에서 멀어졌다.
딱히 별거 아니였던 것 처럼 말이다.
"아, 그런데 카나데 씨."
"응?"
"카나데 씨는 로봇에 대해 잘 아세요?"
"뭐... 남들만큼은 안다고 생각하는데."
딱히 모르는건 아니다.
도리어 어찌보면 전문분야다.
"그런가요..."
"혹시 나노로봇 때문에 그래?"
"NM-22 모델의 발명자 이시니까요. 역시 잘 아시는건가 해서..."
흐응...
"배우고 싶은거야?"
"괜찮으시다면... 아, 그래도 무리해서 시간을 내실 필요는 없어요? 하고 있는 일이 있으신거 같고..."
으음... 어떻게 할까나...
【투표에요!】
1. AI에 대한 시간을 조금 햘당해서 세리카를 가르치자.
2. 간간히... 간간히 짬좀 남을때 해 주면 괜찮을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