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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인 내가 테러리스트가 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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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19, 2019 04:55에 작성됨.
전에부터 벼르고 있던 SF창댓입니다.
배달쪽이 왜 그렇게 묻혔는지 계속 연구를 하다가, 게임 형식이 아닌 적당히 스토리 형식이면 스토리만 잘 짜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이리저리 개조했던 물건입니다.
사실 완성된건 1달 쯤 전이지만 하도 하는게 많아서 말이죠...
린 창댓도 끝나간다, 한 번 열어봅니다.
※주의 : 일단 상냥한 세계관은 아니기에 아이돌이 중간 사망 판정이 나버릴지도 모르는 세계입니다.
※연재텀이 길겁니다. 그러니, 앵커는 '거의' 무한정으로 받을 예정입니다. 무슨 이야기인지는 한 번 보시면 쉽게 아실거에요.
43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그나저나 내가 여기 올때는 늘 사람이 적단 말이야.
다른 곳에도 한 곳 있는건 알고 있지만... 그 쪽으로 전부 몰릴 이유는 없고.
"에스프레소 마티니 한 잔 줘."
그나저나 역시 이런 로봇보다는 사람이 직접 있는쪽이 더 좋은데 말이야.
뭐... 지금 이 상황에서 더 바랄건 없지만 말이다.
거기에다가 레시피는 누가 추가해둔건지는 몰라도 맛도 절묘하게 좋고.
여기 관리인을 나중에라도 좀 만나보고 싶네.
"어라, 카나데 쨩?"
내가 시킨 에스프레소 마티니가 서빙되어 오는걸 보고 있자니, 갑자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익숙한 목소리...
"안녕. 오래간만이라고 해야되나?"
"그렇게 오래간만은 아니다냐."
"그렇긴 하지."
일주일동안 못본것도 아니고 뭐...
"미쿠도 뭐 마시러 온거야?"
"그냥 지나가던 길이였다냐. 그런데 마셔도 괜찮냥?"
"취하진 않으니까 말이야. 이럴때는 참 나노로봇이 좋아."
나에게 온 잔을 들어 마시니 커피의 향과 씁쓸한 맛이 느껴져.
그것과 동시에 보드카 그 특유의 청량감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이래서 보드카가 좋다니까.
"으음... 맛있냥?"
"맛있어. 맛 없으면 마실 이유 없잖아?"
"그렇긴하다냐."
그렇게 말하면서 내 앞에 앉는 미쿠.
"뭐 마시게?"
"으음... 사실 이런 곳에 자주 오질 않아서 잘 모르겠다냐."
"그렇다면 그냥 가볍게 가는건 어때? 깔루아 밀크라던가."
깔루아 밀크는 술을 싫어하는 사람도 쉽게 마실 수 있는 것이니까 첫잔으로 마시기에는 좋다.
미쿠는 살짝 고민하다가 내가 말해준데로 시켰고, 곧 로봇에게서 잔이 한 개가 나왔다.
꼭 밀크커피와 같은 색의 액체가 담긴 잔.
누가 잘못보면 커피인줄 알고 마실 수도 있겠어.
뭐... 냄새부터가 다르긴 하지만.
"그나저나 여기의 관리인은 누구야?"
"응? 아마... 카에데 씨 였나...?"
카에데인가.
이름은 기억해 두도록 할까...
어차피 언젠가는 한 번쯤 마주치겠지.
여기에 자주오게될거고.
"그런데 카나데는 취하지 않는거냥?"
"뭐, 굳이 나노머신의 활동을 정지시켜두면 되긴 하지만. 혹시 취한 나를 데리고 뭐라도 할려고 했어?"
"그, 그런거 아니다냐! 그냥 궁금한 것 뿐이다냐..."
"농담이야 농담."
그나저나 여기에 있는 애들은 하나같이 뭐라고 해야될까.
조금 맑다고 해야될까.
내가 지금까지 봐왔던 세계하고는 다른 세계에서 사는 것 같은 애들이 많다.
물론 전부가 그렇다는건 아니지만...
역시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는거겠지.
내 주위에는 그나마 몇 명이 아무런 흑심없이 다가왔지만, 그 외에는 전혀 아니였다.
돈, 명예, 자리...
이것저것 원해서 계획적으로 접근해오는 사람들이 대다수였지.
거의 99%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말이야.
그래서 그럴까.
확실히 눈치는 보이지만 역시 지금 내가 있는 이 곳이 편하다.
"일단 아무리 나노머신 시술을 받는다고 해도 나노머신에게 몸이 지배당하는건 아니라고. 다 제어 할 수 있어."
"그런건가냐..."
"그런 반응인걸 보니 여기에는 그리 많지 않나 보네?"
"일단은 몇 명 있다냐. 하지만 뭐랄까... 물어볼 타이밍을 자꾸 놓친다냐."
흐응...
"뭐, 나름 비싼건 비쌀테니까 개개인차가 있을거야. 나 같은 경우에는 이것저것 다 포함되어 있는 녀석이라서."
"주로 뭐가 있냥?"
"상처회복, 고통 무시, 독극물 분해... 뭐, 이런것들?"
귀족층에서의 독살시도 같은건 흔히 있는 일이니까 말이다.
요즘은 1등 신민들 중에서 나노머신 시술은 다 받으니까 없어진지 오래이긴 하지만.
지금도 한 순간 방심하면 그대로 골로 가는거지.
뭐, 나는 그런 정계에서는 꽤 떨어져 있어서 큰 영향은 안 받았지만 정말 거기는 총 없는 전쟁터다.
...옛날일은 적당히 옆으로 치워두고.
그냥 미쿠와의 대화에 집중하자.
괜히 기분 안 좋아질 필요 없잖아?
【미쿠와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요?】
미쿠 : 뭔가 불길해서 세리카쨩 한태 부탁할거다 냥..
별 이야기가 나오진 않았고, 그저 조금씩 목을 축이고만 있었지.
그런데 문뜩 떠올랐어.
"그리고보니 말이야. 세리카랑 비슷하게..."
"냐?"
"미쿠, 의외로 인기 있는거 알아?"
"엣, 갑자기 무슨말이다냐?"
이런 주제가 나올지는 예상 못했던걸까, 당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게 된거 조금 더 말해볼까.
"그러니까 뭔가 팬클럽 비슷하게도 존재하는 모양이고."
"냐아...?"
"솔직히 말해서 뭐... 귀여운데다가 고양이 귀와 꼬리, 거기에다가 냥냥거리는 말투. 그리고 누군가에게나 친절하게 다가가고..."
아무리봐도 노렸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생각되는 언동과 행동.
거기에다가 특출나게 귀여운 외모까지.
솔직하게 말하자면 아무리 나여도 '사귀어 볼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을정도이다.
아마 그러진 않을거지만.
"우으..."
이런 말은 많이 들어보지 않았던 것인지 얼굴을 붉히고서는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미쿠가 술을 마시고 있다니. 환멸했습니다. 미쿠냥의 팬을 그만두겠습니다."
"냣?! 미, 미쿠냥이라니..?! 랄까 팬?!"
"농담이야 농담. 팬클럽 같은게 있을리 없잖아."
"그, 그렇지?"
"뭐어... 반은 농담이지만."
인기가 많다는건 사실이다.
"그럼 두 번쨰 잔으로 넘어갈까? 그쪽도 다 마신거 같고."
"엣, 으, 응. 알았다냐."
"보드카티니에다가 레몬필 넣어서. 미쿠는?"
"에... 음... 뭔가 달달하거나 그런게 뭐가 있을까냐..."
달달한건가.
그렇다면...
"발렌시아라던가."
"응?"
"추천하는거야. 과일맛 나고 꽤 괜찮을걸."
"그럼 그걸로 달라냐."
로봇은 주문을 받고, 얼마 있지 않아서 칵테일을 내왔다.
삼각형 잔에 들어가있는 노란색의 술과 그에반해 똑같은 잔인데도 불구하고 투명무색의 술.
뭐, 보드카가 베이스니까 대부분 이렇게 되지만.
"오렌지?"
"발렌시아는 브랜디하고 오렌지쥬스를 섞어서 만드는거지만. 리큐르도 들어가고."
"헤에..."
"오렌지맛 날거야. 세콤달콤하다고 해야되나."
이곳의 레시피는 잘 몰라서 뭐라고 말은 못하겠지만 여자들도 잘 마시는 것들중 하나니까 무난하겠지.
"그런데 말이야. 요즘은 무슨 일 하는거야?"
"적당히 침투를 할 단체를 찾고 있다냐. 총독부 쪽에서 준비는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100% 믿을 순 없다냐..."
그렇게 말하면서 술잔을 바라보는 미쿠.
그리고 살짝 잔에 입을 데어 마셔보더니 살짝 놀란 눈치다.
맛있겠지 그거.
오렌지를 싫어하지 않는이상은 좋아하는 맛일테니까.
"그렇다면 곧 미쿠는 저 행성으로 내려가는거야?"
"그렇다냐."
"흐응... 기분이 묘한걸. 아니 뭐, 이런 일이 처음인건 아니지만."
"걱정 해주는거냥?"
"그렇다고 해 둬."
부정할 생각은 없다.
걱정은 된다.
그야 일단은 나랑 잘 아는 사이인 사람이고, 그런 사람이 첩보질을 한다는걸 들으면 걱정되는게 당연한게 아닐까.
하지만 이런게 처음인건 아니다. 예전에도 자주 이래왔으니까.
실제로 죽어서 발견된 사람들도 발견됬었고.
"그러니까 일 하다가 다치면 나한태 와, 팔 하나 떨어져도 붙여줄테니까."
"...뭔가 불길하다냐."
"농담은 아니라고?"
"그냥... 세리카 쨩한테 부탁할거다냐."
나 그렇게 신용 없는걸까.
[투표에요!]
1. 그리고보니 미쿠는 세리카하고 어떤 사이일까?
2. 리이나하고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
그렇게까지 깊게 생각 안 하고 그냥 미쿠는 장난 식으로 받아친걸지도 모르고.
아무튼, 더 생각하면 머리만 아파지니까 생각하지 말자.
그럼 대충 이야기 주제를 바꿔서...
"그런데 말이야. 조금 궁금한게 있는데."
"응? 뭔데냐?"
"리이나하고는 무슨 사이인거야?"
내 말에 살짝 흠칫하고 반응하는 미쿠.
뭘 그렇게 놀라는건지...
"갑자기 그건 왜 그러냥?"
"그냥 궁금해서. 별로 큰 이유는 없는데."
"그런가냐..."
"단지 궁금한거야. 어쩌다가 그런 사이가 된거야?"
뭐, 일단 말하자면 3등 신민인 사람하고 2등 신민인 사람하고 이러쿵저러쿵해서 사이좋아지거나 연애를해서 결혼하거나 하는건 흔히 있는 일이긴 하다.
그렇게 가족 족보에 올라가게 되면 자연스럽게 2등 신민으로 맞춰져서 3등 신민인 사람들이 많이 노리기도 하고, 그것을 전문으로 하는 브로커도 있을만큼.
물론 왠만큼 돈을 모아두지 않는이상 그것은 짧은 한 때가 되겠지만, 그래도 보이기는 해.
"으음... 딱히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흐응, 그렇게 말하니까 더 흥미 돋는걸?"
"윽... 하지만 정말 별 일 없다냐. 나는 리이나의 부모에게서 친구 역활... 그 있잖냥. 소꿉친구라던가."
"아아, 그렇지."
자식의 교육을 생각해서 그런것을 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3등 신민은 싸니까 말이야.
그리고보니...
"나이 같던가?"
"그렇다냐. 거의 같이 컸다냐."
"그래서 그런가... 어라, 그럼 잘도 허락해줬네."
"그렇다냐, 그 두 분은 날 친자식처럼 봐 줬다냐. 그래서 리이나가 부탁하니 흔퀘히 들어줬다냐."
의외로 꽤 순탄했던거 같네.
뭐, 다행이지. 순탄하다면야 그렇게까지 어두울 필요는 없을거고.
거기에다가 미쿠도 나름 만족하고 있는거 같으니까 말이다. 굳이 끼어들 틈은 보이지 않아.
"그런데 전에 '리이나 덕분에' 시술을 받았다는건 그 뜻이였던거야?"
"응? 그럼 뭐로 알아들은거냥?"
"그야, 그렇게 의미심장하게 말하니까 말이야. 무슨 리이나가 줏어줬나 했다니까."
"그렇다면 그렇게 말했을거다냐."
의외로 솔직한걸까.
가끔씩은 영문모를 느낌의 행동을 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이런곳에서는 솔직하다는걸까.
"그럼 마지막 한 잔으로 모히또는 어때?"
"아, 그건 들어본적 있다냐."
"예전부터 유명했지 이 레시피는."
누구나 쉽게 마실 수 있는 한 잔이니까 요즘와서도 칵테일의 대세. 정확히는 유명세가 가장 많은 녀석이야.
로봇에게 주문하니까 아까전보다 조금 시간이 걸려서 왔어.
뭐, 그러겠지. 지금까지와는 달리 하는 공정이 몇 개는 더 많을테니까.
"이건 정말 술이라기보다는... 뭔가 음료 같다냐."
"그렇지?"
"그럼..."
그렇게 모히또의 빨대를 무는 미쿠.
그리고 그것을 마시더니...
"와, 딱 내 취향이다냐."
"그래? 다행이네."
아까보다도 확 다른 느낌이다.
일부러 자꾸 다른 맛을 추천해준 보람이 있네.
처음 마신 깔루아 밀크는 굳이 맛을 예로 들자면 커피 우유라고 해야될까.
일단 우유하고 커피 리큐르가 들어간것이니 상상 그대로의 맛이다.
물론 세세하게 따져 들어가자면 맛은 확실히 다르겠지만.
발렌시아는 살구와 오렌지의 조합이니까 달달한 맛이 나지.
하지만 지금 이 모히또처럼 상큼한 맛은 없을려나.
그야, 여기에 들어가는건 라임이니까 말이야.
거기에다가... 다는것도 많이 달고.
기본적으로 럼에 설탕을 넣어버리는거니...
거기에다가 탄산도 있지.
아무튼, 나와 미쿠는 그렇게 모히또까지 다 비워버리고, 우리들은 각자 헤어졌다.
일단 어느 구간까지는 같이 왔지만 방은 반대 방향이니 말이다.
그렇게 방으로 돌아오니, 세리카는 이미 들어와서 자고 있었어.
오늘은 좀 피곤했던걸까.
그럼 나도 오늘의 장난이 어디까지 통하나를 확인하기위해 얌전히 자 줄까.
술 때문에는 아니겠지만 살짝 졸리기도 하고.
응, 자자.
...
눈을 뜨니 시계는 아침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럼 연구실로 바로 향해볼까.
아니면...
"흐아암... 어라, 좋은 아침...이에요..."
"응, 좋은아침."
어떻게 할까나.
【두 번 연속 투표!】
1. 세리카랑 좀 지내자.
2. 연구실로 바로 향할까.
거기에다가 일단은 세리카도 관계되는 것이니까.
"어라, 오늘은 연구실로 안 가시는 건가요?"
"대충 완료가되서 꼭 갈 필요는 없게되었어. 그러니까 오늘은 세리카하고 조금 있을려고."
"엣... 그렇게 신경 안 써 주셔도..."
"괜찮으니까. 아침 먹으러가자?"
라곤해도 여전히 스프겠지만...
...
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라..."
"아까부터 계속 그 말만 반복하는데 괜찮아?"
"아, 그... 뭔가 기분이 묘해서요?"
뭐, 그럴 수도 있다.
왜냐하면 아무런 예고 없이 오늘은 평범하게 밥이 나왔다.
스프라고는 해도 일단 영양가 자체는 다 들어가 있는 것이니 지금까지 문제는 없었지만, 이렇게 확 바뀌면 또 어리둥절 한 것이다.
그건 비단 세리카만이 아니라...
주위의 다른 사람들도 그렇다.
"뭐, 잘 됐잖아? 먹자."
"아, 네!"
그렇게 아침을 먹고, 우리는 의료동으로 오게 되었다.
세리카가 일하는 곳이 여기니 당연한 일이지만.
"으음... 오늘은 별 일 없을려나..."
"평소처럼 이라면 별 일 없겠지?"
"그렇긴 하지만... 오늘은 묘하게 감이 안 좋네요."
흐응...
감이라는건 신기한게, 나름 잘 맞을때는 잘 맞는단 말이지.
그렇다면 오늘은 내가 여기에 있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네.
도울 일이 있을지도 모르고.
"뭐, 나도 옆에 있고 도울 수 있으면 도울테니까."
"아,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
역시 영 기분이 안 좋은지 평소와 같은 느낌이 아니라 살짝 긴장된 모습이야.
뭐, 이상태로 정말 별 일 없으면 좋겠는데.
이왕이면 세리카랑 조금 이것저것 하고 싶고.
【세리카와 무슨 이야기를 나눌지 적어주세요.】
※첫번째 큰 이벤트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으음... 식량 사정이 좋아졌다던가?"
그렇게 단순한 거였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으음...
하루카의 성격을 봤을때는 세리카처럼 단순하게 그냥 식량 사정이 좋아졌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니면 뭔가 안 좋은 일이 생겨서 사기를 미리 올려둘려는 걸지도."
"그런 생각을 하시는 건가요?"
"아니, 어디까지나 가능성에 한 가지라는거야. 이걸 믿지는 않아."
퍼센트로만 생각해보녀 대충 10퍼센트 정도.
완전히 높은 확률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시할수는 없는 확률이다.
"그런가요..."
"너무 깊게 생각하지마. 딱히 세리카가 잘못한것도 아니고."
"그렇긴 하지만 걱정되네요..."
"자자, 일단 오래간만에 맛있는 음식이니까 먹자구."
내가 먹기 시작하니, 세리카도 따라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조금씩 먹다보니, 어느세 전부를 먹게 되었고, 나와 세리카는 식당에서 나왔다.
우리가 일찍 먹은 덕분인지 많은 사람을 마주치지는 않았다.
의료동으로 돌아오니 언제나의 환경이 펼쳐지고 있었고...
"역시 언제나 체크하는구나."
"그래야죠.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는... 모르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정말 매일 체크할줄은 몰랐는데."
솔직히 말은 그렇게해도 3~4일에 한 번, 빨리 한다고 해도 2~3일에 한 번이다.
별 일 없으면 일주일 정도 텀을 두는것도 대부분이고.
일단 귀찮은 일이니까.
그걸 매번 한다는건 정말...
성실한거지.
"정말 갑자기 카나데 씨 처럼 어디서 실려올 줄 모르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그렇네... 가끔씩 그렇게 치료를 해준다고 했지?"
"네, 특히 부상자라면 다 데려와 버리시는 분이 있으니까요."
미쿠 말인가...
그때도 버릴 수 없다느니 하면서 그 귀한 전송장치를 썼었지.
그런거 보면 경찰이나 구조대원 같은걸 했으면 정말 잘 했을 것 같아.
"그럼 지금 부상위험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은 얼마나 있어?"
"평소 작업하는 것들 중에 부상 입을 사람들을 제외해보면... 역시 행성에 내려가 있는 사람들이겠죠."
"그렇지."
"...지금도 몇 팀 내려가서 활동 중이에요. 원래라면 지상에서 이루어져야 되는데 저희들의 특수성이 있으니까요."
"들키면 안 되겠지."
"네."
그러니까 대기권을 나와 여기까지 데려와야 된다는건가.
정말 비효율적이다.
하지만 이런 전문 장비르를 가지고 내려가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거기에다가 일손도 부족하고.
"일단 24시간 대기 하는 분들도 있긴 하지만, 역시...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 피곤해져요."
그렇게 말하면서 마지막 도구의 정검을 끝내는 세리카.
이런걸 보면 역시 전문 인력이다.
평소에 어려보이는 세리카 덕분에 가끔씩 잊어 버린다.
"그럼 체크도 끝났고..."
내가 조금 쉬자고 할려고 했을 때였다.
갑자기 비상 알람이 울리기 시작했다.
"응? 갑자기..."
"이 알람은... 전투 준비 알람인데요?"
"그러게. 무슨 일이 터진거 같은데."
난 어떻게 해야 되지.
일단 PDA에는 뭔가 온 것은 없다.
하지만... 어떻게 움직여야 될까.
【가장 많이 뽑힌 쪽으로 갑니다!】
1. 리이나 쪽으로 가 본다. 지상 작전은 리이나가 가장 잘 알테니.
2. 지휘실로 간다. 아마 이 함의 상황은 가장 잘 알 수 있을것이다. 하루카도 있을거고.
3. 여기서 대기한다. 세리카도 있고, 혹시 모를 상황도 있고.
"네."
"그럼 나 혼자 갔다와볼게."
PDA로도 정보 공유 같은건 할 수 있지만 이런건 역시 직접 가서 보는게 가장 낫다.
나는 의료동을 나와...
역시 하루카에게 가는게 좋겠지.
그리고 그 하루카는 지휘실에 있을거고.
그쪽으로 가자.
...
지휘실과 의료동은 가까운 거리에 있기 떄문에 나는 빠르게 지휘실로 갈 수 있었다.
지휘실은 말 그대로 난리였고, 여기저기서 보고가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도대체 뭔 일이길래...
"하루카, 무슨 일이길래 이런 상황인거야?"
"아... 슈코 씨 못 봤어요?"
"못봤는데..."
날 보자마자 질문을 던지는 하루카.
평소라면 어떻게해서든 이야기 주제거리를 찾을려고 하는 하루카였지만 지금은 아에 먼저 이야기를 끊어버렸다.
그만큼 정신없는걸까.
"그런데 여긴 왜..."
"어떻게 돌아가는지 상황을 좀 확인하려고 왔지. 의료동에 있었는데 갑자기 알람이 울려버리면 말이야."
"하아... 그게..."
...
나는 하루카에게 간단하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현재 갑작스럽게 지구연방의 제 2 함대가 이 곳. 타슈겐트 행성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부속함대를 보냈다는 것이다.
본대가 아니니까 순양함 급 몇 척과 구축함 몇 척 정도만을 보내겠지만 그것만으로도 큰 무력이다.
거기에다가 우리는 여기의 궤도에서 비밀스럽게 작업중이였는데, 함대가 와버리면 들키는건 식은죽 먹기이기 때문이다.
스텔스기능이 있는 함도 아니고 말이다.
"그래서 지금 어떻게 해야되냐고 해서 일단 파견했던 대원들을 전부 불러들이고 있어요."
"흐응, 그래서 그 이후에는?"
"일단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들어봐야죠. 이런 일은... 저 혼자서 결정하면 큰일나니까요."
지금껏 준비해왔던 것은 하루카가 철수결정을 내리는 순간 모든것에 0으로 돌아가 버리는 것들이 많다.
그러니까 당연히 여기서 작전을 더 진행을 해야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을거고.
"그래서 세리카의 말대로라면 전투 알람이라고 했었는데."
"그게... 한 순간이지만 연방의 무인 탐지기에 감지가 됬었어요. 그것 때문에 자동으로 알람이 울려버린거에요. 지금쯤이면 대기 중인 인원들에게 정보가 갔을거에요."
"그럼 별 문제는 없는거야?"
"일단 이 곳 주변의 무인기들은 전부 이 행성의 총독부에서 관리를 하니까요. 그것 때문에 무슨 일이 생기진 않을거에요."
흐응... 그렇단 말이지.
그럼 다행이네.
음...
하지만 일이 완전히 끝이 난건 아니다.
그러니까 나는...
【하루카를 어떻게 도와줄지 적어주세요】
하지만 내 전문은 아니다만...
"그렇다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거지?"
"으음... 솔직히 말해서 별로..."
"그래도 일단 큰 일은 난거고."
"네..."
그렇게 된다면 일단 나 따로 알아보는게 좋겠네.
그러는게 아마 나도 하루카도 움직이기 편할거야.
그러니까 나는 적당히...
음...
그래, 이런건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야지.
...
"냐... 그래서 왜 나한테 온거냥..."
"미쿠라면 잘 알고 있지 않을까나해서."
"뭐어, 분명 내가 그런일을 맡고 있긴 하지만 잘 알고 있는건 아니다냐."
나는 지금 전의 그 바에서 미쿠랑 같이 이야기를 하고 있어.
이야기를 나누는 주제는 이 주변 항성계의 도피처.
정확히는 '도피처로 쓸 수 있는 공간.' 일려나.
"일단 나한테도 정보가 들어온게 없다냐."
"그래?"
"그래도 뭐어... 알아본다면 알아 볼 수는 있겠지만..."
그렇단 말이지.
그럼...
【투표에요!】
1. 나랑 같이 가면 그건 더 쉬워지겠네?
2. 그렇다면 이건 미쿠에게 부탁해두고...
"엣... 같이 가는거냥?"
"뭐, 딱 정해진건 아니지만 간다고 해서 막은 사람은 없다고 보는데."
"그렇긴 하지만... 으음..."
날 데리고 간다는 것에 걱정이 되는걸까.
고민하는게 얼굴로 다 들어나는 미쿠.
"걱정마, 일단 여기는 러시아령이고. 엄청 눈에 띄는 짓만 안 하면 연방에 들키는건 없을테니까. 그 총독에게도 말을 들었고."
"으음... 그렇다면야 큰 문제는 없지만... 정말 괜찮겠냥?"
"어라라, 이래봐도 온실속의 화초는 아니랍니다. 걱정마. 발목잡진 않을거니까."
귀족들의 생활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온실속의 화초처럼 순수하고 여기저기서 도움을 많이 받아가면서 클 것이라는 그런 편견이 좀 있지.
하지만 그 반대야.
아마 정말 엄청 입지가 굳은 곳이 아닌 이상은 거의 전쟁터를 방불캐 할 만큼이지.
이것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 떠올리지 않아도 되니까 옆으로 치워두고...
"자, 그럼 결정. 난 하루카에게 가볼테니까."
"지금 바로...?!"
"질질끌어서 뭐하게. 이런 시간이면 아직 지휘실에 남아 있을거고."
...
의외로 하루카는 지휘실이 아닌 선장실에 돌아가 있었다.
나는 하루카에게 이 이야기를 말했고, 하루카는 걱정은 했지만 내가 계속 말하니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허락해줬어.
날 걱정해주는걸까.
...하긴, 갑작스러워서 나도 별로 자각이 없지만 저 하루카는 내 동생뻘이라는거지...
그걸 생각해보면 날 걱정해주는 것도 이상하진 않아.
그래도 할 건 해야지.
이미 AI 구축은 다 됬고 말이야. 손이 비어있으니...
그렇게 미쿠와 다시 이야기해서 지상으로 내려가는 인원을 꾸렸어.
그 중에는...
【미쿠와 카나데를 제외한 같이 내려갈 인원을 한 명 적어준 뒤 주사위 굴려주세요. 가장 큰 수의 캐릭터가 같이 따라갑니다.】
"안녕하세요.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요."
그렇게 인사해오는 미나미에게 나도 같이 인사를 해줬다.
하루카가 한 명 더 데리고 가라고해서 가는 것이 이 닛타 미나미.
미나미는 여기서 함재기 조종을 한다고 한다.
나름 전투인원이다 이거지.
"잘 부탁해."
그렇게 인사를 끝내고 우리는 전에 탔던 것과 같은 모델인 STAR-15를 타고 우주 공간으로 나왔다.
그리고 그대로 대기권 진입을 해서 망망대해의 위에 호버링을 하고 있다.
일단 우리가 해야되는 일을 정리해보자.
가장 최선의 목표는 연방의 함대가 오기 전까지 퇴출경로를 확보해오는 것.
솔직히 이건 우리들만의 힘으로는 부족하고, 여기에서 오래 있었던 사람이 필요해.
그 총독씨를 개인적으로 만나봐야겠지.
"그래서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일단 총독 씨를 만나야 된다냐. 이 행성과 주변에 대한 정보는 그쪽이 알고 있을거다냐."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겠네요?"
뭐, 그렇게 되면 좋곘다만 그렇게 쉽게 풀릴거라고는 예상이 안 든다.
"사실 우리가 알아야 하는건 연방에게 들키지 않을 장소여서 말이야... 총독이여도 모를지도 몰라."
"그렇다냐..."
"그러니 그쪽에 가 보고, 최대한 그쪽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다 얻어봐야겠지."
+~3까지 주사위 굴려주세요.
과연 정보는...
1~40 : 최악. 그다지 쓸모있는 정보는 없다.
41~75 : 정보는 못 얻긴 했지만... 정보를 아는 사람은 알 수 있었다.
76~90 : 괜찮은 정보이긴 하지만... 흐음...
91~100 : 이거라면 충분하지 않을까?
높은 수를 채택합니다.
"...철저하네."
"그야 이번 것은 우리 잘못이기도 한걸. 이것가지고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또 안 되고."
그렇게 말하면서 나에게 종이로된 서류를 주는 츠카사.
이쪽이 보안성 좋긴 하니까 말이지.
"뭔가... 쉽게 한 번에 되버렸다냐..."
"말했잖아? 내가 있으면 쉽게 될거라고."
아마 츠카사로서도 뭔가 한 가지 부려먹으려고 한 것 같지만, 내가 이렇게 앞에 왔으니 그런것은 잘 못 하겠지.
그냥 협상 자체를 포기한 것 처럼 보였달까.
"그런데 이 정보는 믿을 수 있나요?"
"걱정마, 다른건 몰라도 하야미 카나데를 잡아들였다던가 죽였다던가 하는 반역자가 되긴 싫으니까."
"...그렇죠. 그런 분이셨죠?"
미나미의 그런 반응에 나는 그냥 어깨만 으쓱하고 말았어.
그럼...
"이것만 가져가면 되는거긴 한데, 나도 알고싶은게 한가지 있거든."
"응? 뭐냥?"
내가 이것을 가지고 미쿠에게 말하니 미쿠는 정말 모르곘다는 표정이였어.
솔직히 이게 될까 싶긴 하지만...
"내가 있던 연구소에 있었던 이유가 뭘까나."
"읏, 그건..."
"난 미나미한테 물어본게 아닐텐데 말이야."
미나미도 관련되어 있는걸까.
아마 이렇게 미쿠랑 같이 나온 정도라면 평소에도 이렇게 둘이서 다닐테니...
연관이 있는 것이겠지.
하지만 여기에 미나미까지 끌어들이긴 싫은걸.
"뭐, 굳이 말 안 해줘도 가져갈거긴 하지만 말이야. 어때?"
"...미안하다냐.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가 말 할 수 없다냐."
"흐응, 뭐 그거면 됬어."
이걸로 일단은 꽤나 상층부에 관여되어 있다는 것 만큼은 알 것 같네.
...하루카에게 가 봐야겠어.
어차피 이거 전해주러 가야되긴 하니까.
"뭔가 그쪽도 그렇게 평탄하지는 않는것 같네."
"그래도 내가 있을 수 있는곳은 지금 여기 뿐이니까."
거기에다가 마음에도 들고 말이지.
그런데...
도대체 날 노리는 녀석들은 뭘 하는 녀석들일까.
그리고 왜 나를 노리는걸까.
모르겠네 그건...
"아, 정말 걱정마. 이거가지고 협박하거나 하진 않을거니까. 그 정도는 믿어줬으면 하는데."
"...정말이죠?"
"솔직하게 말하자면 내가 그런 마음 먹었으면 이렇게 티나게 행동 안 할거야. 이런게 오해 사기 쉽다는 것도 알고 있으니 뭐라고 못 하지만."
지금까지 이렇게 같이 지내오고, 봐온 결과...
완벽하게 백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미쿠와 세리카. 그리고 하루카 정도...일려나.
나도 이렇게 의심을 하기는 싫지만 명백히 내 연구실을 뒤진것도 있지만 미쿠에게 그 일을 시킨 것도 있으니...
그것만큼은 밝혀내봐야지.
"그럼 돌아가볼까?"
"그렇게 하자냥."
"그럼 가 볼게. 뭐... 나중에 또 볼 일 있으면 보자."
난 그렇게 총독실을 나왔다.
사실 이렇게 티나게 행동하는 이유는 한 가지야.
저 미나미는 과연 어떨까를 알아보고 싶어.
만약 이후 아무런 일 없으면 미나미도 어느정도는 믿을 수 있을 정도인 것이고, 만약 그 반대라면...
미나미는 뭐든 일단 다른 무언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일거야.
거기에다가 이 츠카사에게도 적당히 상황을 알려두는것이 내가 행동하기엔 좋기도 하지.
우리들은 그렇게 자료를 가지고 우주선으로 돌아가기...전에.
【돌아가기 전에 행성에서 무슨 일을 할까요? 왠만한건 있을겁니다. 음식점이나, 게임장 등등...】
"엣... 갑자기 말인가요?"
"그야 생각보다 일찍 끝나 버렸고, 굳이 먼저 갈 필요도 없잖아?"
어차피 서류에 적혀있는 것들을보면 그냥 이대로 따라 가면 되는 것 뿐이고, 딱히 좀 늦어도 문제 없을 정도이니까 말이다.
굳이 빨리빨리 갈 필요는 없는거지.
"으음... 뭐, 괜찮을 것 같다냐. 요즘 너무 긴장하고 있다냐."
"하지만..."
"괜찮으니까 걱정말라냐~."
그렇게 말하면서 미나미를 데리고 먼저 앞서가는 미쿠.
역시 여기선 미쿠에게 맡겨두는게 좋을 것 같네.
둘이 어느정도 친분도 있는 것 같고.
"그럼 일단... 뭘 먹을까나."
저 둘은 뭔 계획이 있어서 저렇게 먼저 가는걸까.
...
우리들은 돌아다니다가 일식집을 발견하게 되었다.
주변 분위기를 보니 군인들도 자주 왔다갔다 하는 식당같고, 괜찮을 것 같다.
요즘와서 이런 주위의 가게들은 요리솜씨가 좋지 못한다면 곧바로 망해버리니, 실력은 어느정도 보장 될 것이다.
행성마다 다르긴 하지만...
식당으로 들어가니 손님도 은근 있는게 나름 괜찮을 것 같아보인다.
그나저나 역시 고향이라는걸까, 이래저래해도 일식이라는 것은 꽤나 당긴다.
대부분 살아온게 러시아제국 본토 안이였긴 하지만.
"하아... 괜찮을까요..."
"걱정마, 무슨 일 있으면 내가 억지로 데려왔다고 해도 괜찮으니까."
"그렇지만 그건..."
"어차피 함내에서 나보다 이미지 나쁜 사람 있어?"
별로 없을걸.
나랑 같이 이렇게 다니는... 미쿠라던가 세리카라던가, 이런 애들은 아니라고는 하겠지만 앞서 말했듯이 그냥 식객 취급이니까.
거기에다가 낙하산까지...
안 좋은 인식이 박히기에는 충분해.
"거기에다가, 솔직히 미나미도 나 못 믿는 것 같고."
"..."
아무 말 못하네.
정곡이 찔린걸까.
"자자, 그런 무거운 이야기 하지말고 먹자냐~! 여기 주문~."
그렇게 점원을 부르는 미쿠.
그래, 식당이니까 먹어야지.
...
우리가 시킨 음식들이 나오고, 그것들을 먹고...
그러는 도중에는 별다른 이야기가 오고가지는 않았다.
그래도 막 엄청 어색하거나 하는 자리는 아니였다.
애초에 미쿠하고 나는 꽤 이야기 나눈 사이이기도 하고, 그 정도의 이야기는 나왔다.
그리고 거의 다 먹어갈때쯤...
"저기, 좀 더 있다가 가실건가요?"
"뭐, 그러지 않을까나."
겨우 30분 지났다.
휴식이라고 하기에는 짧은 시간이라고 보는데.
"그럼 전 먼저 돌아가 볼게요. 역시... 신경쓰여서..."
"흐응, 뭐가 그렇게 신경쓰이는걸까."
지금까지는 그냥 돌아가자고만 했으면서 신경 쓰인다라.
...아, 설마 이건가.
"자."
"...?"
"이게 계속 신경 쓰였던거지? 하긴, 총독부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해보면 미쿠가 너무 안일한걸지도."
거의 협박을 했으니 말이야.
진짜로 뭔가 할 생각은 없었지만, 미나미라면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도 별 이상한건 없다.
하지만... 이것 만큼은 분명히 해둬야지.
"지금 STAR-15를 타고 올라가면 대충 잡아서 40~50분이면 도킹이 가능할거야. 그리고... 이건 하루카에게 곧바로 전해야 되는 물건이니 1시간은 걸린다고 생각하면 되겠고."
"...뭔가요 갑자기."
"무조건 하루카에게 직통으로 가져가. 안 그러면 난 널 의심할 수 밖에 없을테니까."
그냥 정면으로 이렇게 박아둔다.
뭐, 지금도 의심을 안 하고 있다는건 아니지만, 최소한의 보안은 들어둬야지.
"그게 무슨말이냥..."
"나중에 말할 수 있을때 말해줄게, 미쿠도 나한테 숨기는거 있잖아? 나도 있고."
"...그랬었다냐..."
"그러니까 쌤쌤이라는거야. 어때?"
미나미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앞으로 4시간 정도 뒤에 우주항에 마중역 좀 보내줘."
"네."
대충 뭐...
특산품이라도 사갈 생각이다.
이 4시간동안 함내에서 무슨일이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세리카나 하쿠라에게나 적당히 이런것도 사다주는게 좋을거야.
그 애들, 너무 고생이니까.
미나미는 서류를 받고 우리랑 같이 식당에서 나왔어.
그리고 그대로 STAR-15가 정박되어 있는 곳으로 뛰어 갔고...
"저렇게 급하게 갈 필요도 없을텐데."
"너무 의심하지 말라냐. 미나미는 좋은 사람이다냐."
"너가 그렇게 말해도 설득력 없는거 알지?"
"...그건 그렇다냐."
우리 둘은 서로를 못 믿는다.
하지만, 좋은 사람이라는건 알고 있다.
미쿠가 나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거라는 것도 어느정도 알고 있다.
하지만 미쿠에게서 나오는 정보만큼은 전부 믿을 수 없는 노릇이지 이게...
하아...
답답해.
꼭 정치판에 있는 것 같잖아 이거...
【이곳의 특산품이라는게 뭐가 있을까요? 주사위를 굴리셔서 가장 낮은 수와 가장 높은 수의 앵커에 적혀있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이름이....헤일로 인피니트?
점원말대로는 연동은 지금 기기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데....사볼까?
"뭐냥?"
우리들은 밥을 먹고 적당히 식당가를 나와 이곳의 특산품들이 많이 팔리고 있다는 거리로 나오게 됬다.
그리고 그곳에서 본건...
지구의 고추같은 그런 야채.
크기는 작지만 꽤나 매운 야채이다.
이름이 뭐더라.
'하라'였던가...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
아, 재밌는 생각이 났다.
"그리고보니 미쿠는 고양이의 유전자랑 합쳐진거지?"
"뭐, 그렇다냐. 그런데 그건 왜 묻냥?"
"그렇다면 후각도?"
"으음... 그렇다냐. 꽤 민감하긴 하다냐."
후후, 그렇다면...
이 하라 라는것은 이렇게 그냥 있을때는 모르지만...
이렇게 부러트려버리면...
"후걋...?!"
"후후, 어때?"
"뭐, 뭐냥 이건...?!"
꼭 후추를 공중에 뿌린듯한 느낌이 나겠지.
인간에게는 잘 반응 안하는건데 고양이의 후각에는 꽤 반응한다.
이름은 까먹었지만 무슨 화학물질이 이 하라의 매운맛을 담당하고 있어서 그렇다는데...
"후엣취!"
"저기, 이거 3봉지만 주세요."
개인적으로 이 매운맛을 좋아한다.
나중에 스프같은거 나오면 적당히 섞어 주기만 해도 꽤 괜찮은 맛이 나니...
보관만 잘만 하면 오래 쓸 수 있다.
돈을 결제하고 가게를 나오니...
"..."
"그렇게나 심한거야?"
"우으..."
인간의 유전자랑 섞여있어서 둔할줄 알았더니만 아닌가보네.
새로운 사실을 알았어.
"그럼 뭐... 적당히 다른 곳 가볼까?"
"나중에 각오하라냐..."
"미안했어, 그렇게 심할줄은 몰랐다니까?"
그렇게 투덜거리는 미쿠를 달래면서 적당히 주위를 둘러봤는데...
어라, 저긴...
...
"흐응, 고전게임인가. 거기에다가 이런 패키지 상태로 파는 건 또 드문데."
이 매점... 꽤나 괜찮을지도.
이런곳에 이런 가게가 어떻게 흘러들어왔나 싶은데...
거기에다가 여기 가게 주인장의 말을 들어보니 요즘 기기에도 호환이 된다고 한다.
자신이 직접 작업한거니 문제 없을거라고 하니 믿어볼까.
"카나데는 의외로 이런 취향인거냥?"
"의외라니, 그렇게 보여?"
"솔직히 연구같은게 취미일줄 알았다냐."
"취미라고 할만한건 영화 관람이긴한데, 이런것도 나쁘진않지."
특히 이런 2000년대 이후의 것들은 대부분 영화 같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것들도 있으니 나름 좋아하는 편이다.
거기에다가 이 헤일로 시리즈 같은 경우에는...
어라, 인피니트가 있다.
이건 찾아보기 어려운건데, 도리어 이런 외진곳이여서 찾을 수 있는걸까.
그렇다면 이것을 한 개 사가자.
적어도 쉬는 시간때 저번처럼 그냥 멍하니 뒹굴거리고만 있지 않아도 될거고.
계산을 하고 나오니, 맑은 하늘이 보인다.
"역시 총독부 근처여서 그런지, 내전중인 곳이라고는 생각도 못하겠네."
"이곳 사람들에게는 내전같은건 먼나라 이야기다냐."
"뭐, 그러겠지."
경제같은 것도 철저하게 지구 연방에 묶여 있기에 물가 인플레이션 같은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거기에다가 이 주위는 행성 총독부의 관할 안이니 전투가 벌어질일은 왠간해선 없을 것이다.
그러니 본인들이 느끼는건 하나도 없고...
쿠데타나 반란, 내전 같은것들이 성공하기 힘든 이유이다.
상위층의 사람들도 그렇지만, 일반 시민들도 어느정도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전혀 불편함이나 불안감에 떨 필요도 없고...
반군 측의 요구 등을 딱히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자신들이 먹고 살만하니...
"..."
아마 미쿠도 같은걸 느끼고 있는지 착잡한 듯한 표정이다.
뭐, 이런 일 때문에 슐로스 같은 길드가 일을 시작한 거겠지.
"그럼 적당히 좀 더 돌아다니다가 가 볼까?"
"...그러자냐."
"너무 그렇게 풀죽지마. 너희들이 너무 많이 아는 것 뿐이니까. 안 좋은건 없잖아?"
귀가 푹 죽어있는 미쿠.
역시 이런 수인 계열의 사람들은 감정을 알기 쉬워서 귀여워.
...이게 다른 사람들에게 감정을 숨기지 못하게 하려는 뒷속셈이 있다는 것을 잊으면 말이지.
하아...
오래간만에 답답한 우주선에서 벗어났으니 좀 더 이런 환경을 만직해야지.
+~3까지 주사위 굴려주세요.
1~50 : 무슨 문제가 생긴거 같은데... 그것도 아주 큰 문제가.
51~80 : 좀 트러블이 생긴 것 같네.
81~100 : 딱히 아무 일 없나.
높은 수를 채택합니다.
완벽한 관광이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이정도만 할 수 있는것도 감지덕지인가.
나와 미쿠는 우주항에서 좀 기다리고 있었고...
"어라, 마중역이 의외네."
"응? 내가 올 줄 몰랐어?"
"그야, 다른 사람 시킬 줄 알았지."
마중역으로 온 건 슈코였다.
다른 사람이 오는 것은 예상헀어도 슈코가 오는건 예상 외인데.
"그리고보니 지금 함내 상황은 어떻냥?"
"행성을 떠날 준비는 거의다 됐어. 완벽히 철수 하는게 아니라는 것으로 회의에서 끝맺음 되긴 했다만... 좀 파곤해질려나."
어디까지나 함대가 물러갈떄까지 일단은 숨어있자는 것이니까 아에 철수를 하는 것 보다는 나을거긴 하지만, 역시 그래도 여러 문제가 있다.
예를들어 반군들이 함대의 모습을 보거나 그 함대가 끼친 영향을 보고 그대로 항복해버리는 경우도 부지기수이기에 그런 것 까지 걱정을 하게 된다면 정말 큰 판단이다.
거기에다가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건 얼마 없고...
"일단 가면서 이야기할까? 카나데도 꽤 관심 있어 보이고."
"그래, 그게 낫겠지."
우리들은 슈코를 따라 슈코가 타고 온 소형 우주선을 타고 다시 우리의 본거지인 슐로스로 향했어.
그리고 그 가는 도중의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미나미가 와서 그 보고서를 하루카에게 넘겨줬다고해.
내가 도착하자마자 미나미가 준 것이냐고 물으니, 슈코는 그렇다고 말했고.
하지만 그것만으로 완전히 백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아직은 의심의 여지도 남아 있어.
예를 들자면 가는 도중에 무언가를 바꿔치기 했을지도 모르고...
이런 의심을 하는 것도 의심병이라고 한다면 별 말 할 수 없겠지.
일단 내 연구실에 누군가가 들어 왔었다라는 것을 이야기 하는것도 너무 과민반응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을지도 모르고.
그냥 물건의 위치를 내가 잘못 기억하고 있었던걸지도 몰라.
하아...
나도 싫다 이런거...
"저기, 괜찮냥?"
"응? 아, 괜찮아. 걱정마. 조금 피곤한 것 뿐이니까."
뭐, 한참 놀았으니까 그것 때문에 피곤하다고 둘러두지 뭐.
그렇게 나는 함선에 도착을 했고...
【누가 기다리고 있을까요? 다음 연재 때 까지 가장 많이 뽑힌 사람으로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나왔던 사람들 중 한 명을 선택해 주세요.】
"어라..."
또다시 예상외이다.
세리카가 기다리고 있다.
물론 전에도 기다리고는 있었지만, 그때는 그냥 의료동의 일이 비어있어서 왔다거나 생각했는데.
지금은 바쁠 줄 알았어.
"어라, 왜 그러세요?"
"아니, 의외여서."
슈코 다음엔 세리카인가.
평소에 마중 받는다는 것이 애초에 익숙하지 않은것도 있지만...
아니, 더 깊게 생각하지 말자.
늘 이런것마자 깊게 생각하는것도 나쁜 버릇이지.
그렇지만 지금 바로 들어가긴 좀 그런데...
1. 쉴만큼 쉬었으니 일단 확인하러 하루카한테.
2. ...세리카랑 같이 들어갈까.
【저녁 8~9시 쯤 까지 투표하겠습니다.】
"으음, 그럼 같이 가요!"
"괜찮겠어?"
"네, 오늘은 백업이 확실하니까 걱정마세요!"
누가 도와주러 오기라도 한 걸까.
그렇다면가도 다행인걸까.
그 철저한 세리카가 믿을 수 있을정도의 사람인가... 나중에 물어보도록 하자.
"그럼 난 돌아가 있겠다냐."
"리이나한테 갈려고?"
"ㅇ, 왜 내가 리이나한테 간다고 생각하냥..?!"
그야 그런 사이 아니였어?
무심코 그럴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였나?
"뭐, 맞잖아?"
"윽..."
옆의 슈코의 말에 움찔하는 미쿠.
역시 내 예상이 맞았던 거구나.
...
미쿠랑 헤어지고, 슈코랑 나, 그리고 세리카는 하루카를 만나러 선장실로 향했다.
"오셨어요?"
"응, 다녀왔어. 내가 구한 자료는 어때?"
"꽤 괜찮아요. 여기에 적힌 곳이라면 들킬 이유도 없고, 그 함대들이 지나갈때까지 충분히 버틸 수 있는 공간이구요."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PDA를 내려놓는 하루카.
그리고...
"일단 하루카가 부탁해놓은거, 다 해놨어."
"고마워요, 그... 어려운 일이였죠?"
"아냐아냐, 괜찮아. 원래 그 일은 내가 하는 일이기도 하고."
뭘 시킨걸까.
하지만 원래 하던 일이라고 한다면 선원들을 컨트롤하는 일이였을 것 같은데.
굳이 내가 알아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 넘어가자.
필요할때 알아보면 되는거고.
"그럼 이제 그쪽으로 향하는거야?"
"어느정도 정리만 끝나면요. 시간상 좀 아슬아슬 할려나요."
"워프할때 남는 흔적은 어떻게 하게?"
"일단 총독부 쪽에서 민항선으로 위장시켜 준다고 했으니 그걸 믿는 수 밖에요."
보통 이제 워프를 하게되면 흔적은 꽤 남는다.
인필트레이터. 항해사의 능력 여하에 차이가 크지만 조사를 나온다면 다 나오게 되어있다.
특히 어디로 갔는지와 같은 추적도 가능하다.
하루카는 슈코랑 같이 이야기를 좀 하다가 슈코는 '그럼 내가 할 일은 끝났으니까.' 라면서 선장실을 나갔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번 후퇴를 아래에 있는 사람들에게 설득한건 슈코가 주였던 것 같았다.
어찌보면 여론조작 같은 것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이럴때에는 참 효과적이다.
"일단 그 받은 자료좀 볼 수 있을까?"
"네? 아, 여기요."
나한테 PDA를 넘겨주는 하루카.
나는 그것을 쭉 읽었어.
그리고 그건...
【주사위를 굴려주세요! 더 많이 나온 쪽으로 갑니다!】
1~55 : 뭔가 좀 이상한데...?
56~100 : 이상 할 건 없나.
"이상한거라뇨?"
"...그래, 하루카에게는 말 해야겠지."
믿든 안 믿든 일단은 내 자매... 내 동생이라는 사람이고.
거기에다가...
"응? 나도 있는데?"
"딱히 상관없어."
...적어도 여기의 사람들은 100% 믿을 수 있...다고는 못 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흑백이 가려진 사람들이니까.
여기서 말해두고, 만약에 새어나간다면 도리어 더 확실하게 잡아낼 수 있지.
"일단 좀... 확인해볼게 있어."
나는 내가 AI를 만들면서 따로 만들어 놓은 PDA의 시스템을 키고, 주위를 둘러봤다.
이것은 주위에 통신장치가 있을때 알려주는 물건이야.
그리고...
보이는건 없군.
역시 선장실까지는 못 들어오는건가.
나는 확인을 끝내고, 내 연구실에 누군가가 침입 했었던 일, 그리고 또 내가 그런 침입자를 위해 선물을 한 것이 준비해뒀다는 것을 말해줬다.
그리고 그 사람이 이런저런 것들으 뒤졌다는 것도.
"흐응, 그렇단 말이지."
"...그러니까 카나데 씨는 여기 안에서 무언가를 따로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시는거에요?"
흥미롭다는 듯한 슈코와 걱정된다는 듯이 물어보는 세리카.
그리고...
하루카는 곰곰히 생각에 빠졌어.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내 연구실에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어. 그렇지?"
"네, 카나데 씨 말고는... 저나 아즈사 씨...를 제외하면 슈코 씨이죠."
"나는 비상시에나 들어갈 수 있다구. 평소에는 못 들어가."
선장과 2등 항해사.
1등 항해사도 평소에는 못 들어오는 장소.
아마 보안상으로는 가장 단단한 곳이겠지.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에는 슈코를 의심했는데, 아무리봐도 슈코는 이 슐로스에 해가 가는 일은 안 할 것 같았어."
"헤에, 나 의외로 신뢰받고 있네?"
"도리어 너 같은 확고한 중립이 이럴때는 믿기 쉽지."
아키하나 미쿠와 이야기를 나누고, 리이나의 생각을 들어보고...
나도 나 혼자서만 가르고 결정한건 아니다.
도리어 이런건 나 혼자서 결정하면 미스가 많이 나니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세리카는... 같이 있어본 결과. 도저히 누군가를 속일거라고는 생각이 안 들어."
"하긴..."
"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의를 하는 슈코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하루카.
그리고 하루카는...
딱히 이유를 말 할 필요도 없지.
일단 실질적인 슐로스의 수장이자 전대 선장이 눈여겨 보면서 자신의 다음 후계자로 지정했던 사람.
그런 사람이 슐로스를 어떻게 할려고 하는건 없다고 본다.
"이 선장실에는 누가 들어올 수 있는거야?"
"제 허락이 없다면 저만 들어올 수 있어요."
"그렇다면 하루카가 꼭 안에 있어야 한다는거지?"
"네, 비상시에는 슈코 씨나 아즈사 씨도 들어올 수 있지만..."
그렇게 말하면서 방의 컴퓨터로 가는 하루카.
그리고 공중에 한 리스트를 펼치더니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보안 등급과 그것에 속해있는 사람들이 전부 보였고...
"이런걸 보여줘도 되는거야?"
"이런 사태인걸요. 거기에다가 카나데 씨는 아마 직접적인 피해자였던 것 같고. 그렇다면 저도 정보 공유는 해 드려야죠."
"...흐응..."
내가 그렇게 홀로그램으로 띄어진 리스트를 보고 있으니 옆에서 세리카가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리고보니 이런 것에는 별로 익숙하지 않은걸까.
"세리카?"
"네, 넷...?"
"세리카에게 묻고 싶은게 있는데, 만약에 함내에서 누군가가 쓰러지거나 하면 가장 먼저 연락받는건 세리카지?"
"으음... 네, 저에게 가장 먼저 와요."
그렇다면은...
"그 신원도 확인 가능하고?"
"일단 몸에 제가 의료용 나노봇을 투여시켜 놓은 사람이라면..."
"그렇다면 도박좀 해볼까."
내가 쳐놓은 장난.
한 번 확인해보자.
"아까 말했듯이 난 내 연구실에 장난을 좀 쳐놨어. 그리고... 이 버튼을 누르면 이제 심장마비가 와서 쓰러지게 될거야."
"...네?"
"잠시만요, 그런게 있어요?!"
이번에는 하루카까지 놀라네.
하긴, 이런걸 퍼트리고 다녔다는건 꽤나 위험할테니까.
"걱정마, 내 연구실에 들어왔었고, 또 내 자료를 뒤진 사람만 걸릴테니까."
"그런건 어디서 만든건가요?!"
"연구실에 있잖아? 3D 프린터."
"그, 그걸로는 나노미터 작업은 못하실텐데..."
"내가 누군줄 알아? 하야미 카나데라고."
그 정도는 이미 해결했어.
딱히 언급을 하기도 뭐할정도로 그냥 간단한 작업이였어.
재료도 다 그 안에 있었고.
애초에 시키도 따로 계획하고 있었던게 있을만큼, 재료들은 꽤 있다.
"그 정도는 식은죽 먹기야."
"..."
"걱정마, 나도 이럴때 말고는 안 쓸거니까."
나도 사람 죽인다던가, 그런거 별로 유쾌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일반적인 사람의 윤리의식 정도는 나한테 있다.
나는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아니라고.
"그럼, 누를게."
"엣, 정말요?"
"뭐, 좋은 방법이네. 과격하긴 하지만."
슈코는 별 말없이 찬성했고, 하루카도 "...어쩔 수 없죠."라면서 한숨을 쉬면서 허락한 것 같아.
일단 세리카가 여깄고, 금방 처치 가능할테니까.
그럼...
눌러보자.
"...눌렀어요?"
"응, 그런데... 아무 반응 없네."
"그렇네요..."
나한테 물어보고는 다시 한 번 자신의 PDA를 확인하는 세리카.
그렇지만 역시... 아무런 반응 없는지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어.
"그렇다면 아무도 안 들어간게 되는건가요?"
"아니, 분명 분사는 되었어. 내가 들어가지 않았으니 다른 누군가는 들어갔던셈이지."
"그렇다면 아즈사 씨...?"
"아니, 아즈사라면 지금 이 세리카의 PDA에 떴겠지."
내가 확인하듯이 세리카를 보며 말하자 세리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어디선가 나노봇의 존재를 눈치채고 제거했다는 것이 되겠네."
"하지만 그런 기구같은건 다 체크를 했는걸요. 빠져나간건..."
"그래, 없겠지. 하지만... 작전 물자로 나갔을지는 몰라."
내가 그렇게까지 말하자 슈코는 한숨을 쉬면서 내 말에 덧붙였다.
"...지상팀인가."
라고 말이야.
"그럼 일단 리이나 씨를 부르는게..."
"으응, 부르지마. 괜히 불렀다가 뭐가 있을지 어떻게 알아?"
하루카의 말에 곧바로 반대롤 하면서 말하면서 자신의 PDA를 확인하는 슈코.
아무래도 자신의 루트에서 뭔가를 찾아보는거 같아.
...아니, 생각해보면...
【카나데는 어떻게 행동할까요?】
1. 도리어 리이나를 부른다. 리이나라면...
2. 아니, 리이나도 역시 충분히 의심이 되는데...
리이나도 충분히 의심이 되.
그렇다면 어떻게 행동하는게 좋을까.
이제부터 어떻게...
일단 함정은 파놨지만 회피했다.
그렇다면 내 연구실에 들어온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내는건 어렵게 됐고...
그리고 하루카나 슈코도 그런 인물이 있다는 것은 지금 알게 된 것 같으니까 이 둘에게 갑작스럽게 방법을 묻는것도 안 되겠지.
물론 협력을 해야되긴 하겠지만...
그래, 일단 제 1 순위를 정하자.
무엇을 해야될까.
일단 이 범인을 잡는것도 중요하지만 이곳에서 벗어나 연방의 함대에서부터 숨는것도 중요하다.
그렇다면 일단 그것을 먼저 하도록 하자.
아마 나를 노리고 있는 쪽도 지금 당장 나를 건들거나 하진 않을 것이다.
이런 때에 그런 움직임을 보인다면 티도 날 뿐더러, 그 처벌또한 가중될 것이다.
그러니까 움직여도 비밀리에 움직일거고, 크게 움직이진 못하겠지.
"일단 내 일은 두번쨰로 미루고, 지금 가장 먼저 해야될 일을 해야지."
"가장 먼저... 일단 함대를 피해야겠죠."
"철수는 얼마나 됐어?"
"대부분은 완료 되었어요. 이제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사람들만 불러오면..."
그렇단 말이지...
뭐, 큰 사고가 없으면야 좋겠지만.
긴장을 늦추지는 말자.
"내 일은 후퇴가 완벽하게 끝나고 나서야. 그때까지는 내가 한 말은 없었던 것 처럼 행동해줘."
"응, 그정도야 쉽지."
"하아... 그래야겠죠..."
언제나처럼 별것아니라는 듯이 말하는 슈코와 한숨을 쉬는 하루카.
나는 그런 둘을 놔두고 세리카와 같이 선장실을 나왔어.
내가 할려던건 다 끝났고, 더 있어봤자 방해만 될테니까 말이다.
세리카는... 그냥 혼자있기 좀 그래서 데리고 나왔고.
"저기...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응? 뭐가?"
"그게..."
"...괜찮아. 걱정마."
역시 세리카의 앞에서 말 한건 NG였나...
그래도 한 사람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 많으면 좋다.
너무 많지만 않으면 말이다.
비밀이 세어나가도 관리할 수 있는 정도의 인원이라면...
만약에, 최악에 상황에.
내가 죽거나 아니면 그에 준한 상태가 되고, 알고있는 다른 소수의 사람마저 비슷하게 되버리면...
그때는 세리카가 아주 큰 열쇠가 될테니까.
...세리카를 믿자.
"세리카는 그냥... 내 말상대나 좀 되어줘. 나도 이것저것 이야기를 좀 하고 싶거든."
"네...! 그정도라면 언제든지!"
내가 이렇게 말해서야 안심이 되는건지 나한테 환한 미소를 돌려주는 세리카.
정말, 너무 걱정도 많다니까.
이러니까 꼼꼼한거고, 철저한걸테니까... 도리어 장점이지.
【카나데는 세리카에게 무엇을 말해줄까요?】
1. 자신의 과거,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 있었나.
2. 자신의 비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어느 한 가지의 비밀.
그리고 나는 내 침대에 앉았고, 세니카도 마중편의 자신의 침대에 앉았다.
"그래서... 할 말 인데."
"네."
"...내가 가지고 있는 비밀에 대해서야."
나는 그대로 입을 열었다.
딱히 여기서 머뭇거릴 생각은 없다.
"나는 말이야. 사실은 꽤나 나쁜 사람이야."
"네?"
"뭐... 겉으로는 이것저것 뭐... 의료용 나노봇을 개발하거나 했었는데, 그건 뭐... 겉 이미지였고"
내가 계발한것들은 겉으로는 다 그런 것들이였다.
의료용 나노봇, 왠만한 바이러스들을 전부 죽여버리는 만능 백신. 뭐, 이건 몸의 세포까지 죽여버리는 바람에 생산은 안 됬지.
그런 것들하고 아무리 초보여도 봉합수술 정도는 가능하게 만드는 키트라던가.
그런건 내 겉모습일 뿐.
다른건...
"난 세리카랑은 달라. 그렇게까지 깨끗하지 않은걸."
"엣, 그런건..."
"미쿠에게 들었을려나, 나도 이것저것 비자금같은걸 모은다던가, 아니면 기술을 다른곳으로 빼돌려서 그것으로 이득을 취한다던가."
...생각해보면 그 시키라는 사람에게 짜증낼 자격도 나한텐 없었을지도 몰라.
나도 그런것들 비슷하게 해서 팔아먹고, 내 이득을 취했으니까.
"...왜 저에게 그런 말을 해주는건가요?"
"적어도 세리카에게는 들려주고 싶었어. 그냥... 날 너무 믿는것같아서."
나도 왜 이런 것을 말해주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냥, 세리카는 날 있는 그대로 봐 줬으면 한다.
세리카가 나에게 보내는 그런 선망의 시선은...
...힘겹다.
"혹시, 그런것 가지고 싫어할까봐 궁금하신거라면 잘못 판단하신거에요."
"응?"
"저라고해서 그런걸 모르지 않아요. 그리고... 카나데 씨는 좋은 사람이잖아요?"
좋은 사람...인가.
난 그렇게는 생각 안 하는데.
하지만 세리카가 그렇게 생각해준다면 나쁘진 않다.
"...그리고 이 USB 있잖아."
"USB요...?"
"이 목걸이. 만약에 나한테 무슨일이 생기면 이걸 가져가."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목걸이를 열어서 USB를 보여줬다.
간단한 케이스이지만 USB라고는 절대 생각 못할 것이지.
"그리고 비밀번호는 CAERULA. 그리고... 가능하다면 2섹터의 뉴도쿄에 가서 사기사와 후미카, 그리고 타치바나 아리스라는 사람을 찾아."
"사기사와 후미카... 그리고 타치바나 아리스인가요?"
"응. 나랑 관계된 사람이니까 동명이인이여도 햇갈리지 않을거야."
그 둘이라면, 잘 해 줄 것이다.
"그럼..."
【투표에요!】
1. 그만 자자. 힘들고.
2. 그 바에나 다시 가 볼까.
"아뇨 괜찮아요. 전 신경쓰지 마시고 편안히 쉬세요."
정말 착하다니까...
저런애니까 말이야.
나도 모르게 이런 이야기를 한 것 같다.
그럼... 좀 잘까.
피곤하다.
...
그렇게 나는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그리고, 오래간만에 꿈을 꿨다.
꿈을 꾼다는건 잠을 얕게 잔다는 것이기에 내가 제대로 못 잤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보통은 이 나노봇이 활동해서 꿈을 꾸는것도 흔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 꿈에서 나는...
아스카와 같이 연구소에 앉아 있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 꿈이라면 별 이야기가 나왔겠지만...
이 한 마디만큼은 기억이 난다.
"모로스 프로젝트의 정보는 다 넘겼다."
아마 아스카가 나한테 그 정보를 넘긴 장면이 회상됬던 것일까.
그리고 그렇게 잠에서 깨 눈을 뜨니...
언제나의 방의 천장이 보였다.
그리고 옆을 돌아보면 세리카는 없었다.
늦은 시간인걸까.
늘 세리카는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의료동으로 향한다.
그게 요 몇일간 같이 지내면서 본 생활 패턴.
일어나서 PDA를 확인했다.
그리고 거기에는...
【이번에도 투표입니다!】
1. 내가 저장해두지 않은 번호에서 날라온 메세지가.
2. 아키하가 걸었던 통화기록.
누군가의 번호로 내 PDA에 연락이 와 있다.
리이나의 것이라면 리이나가 실수로 알려줬거나, 아니면 원래 알고 있었지만 내가 멋모르고 삭제한 사람일테지만...
...이건 내가 세리카에게 직접받은.
저장된 번호가 하루카나 아키하 같은 소수의 인원들의 번호만이 저장되어있는 그런 것이다.
그러니까 말 그대로 이 번호를 아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고, 굳이 알려줄 사람도 없다는건데.
...도대체 누가...
그리고 그 메세지의 내용도 과관이다.
'연구실에서 기다릴게. 30분안에 와줘.' 라는 것.
하아, 그래.
한 번 가보자.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어레, 나한테 전화라니, 무슨일이야?"
"만약에 내가 40분 정도까지 너한테 다시 메세지를 보내지 않는다면 날 찾아와줘."
"에, 잠시만, 무슨 일 있어?"
나는 슈코의 그런 질문을 무시하고 그대로 연구실로 향했다.
누가됬든지 이렇게 말을 하는데 가줘야지.
가는 도중에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이 보였다.
아무래도 철수 작전 때문이겠지.
그리고 그런 사람들 틈 사이로 가서 연구실에 도착한 나는 문을 열었고, 문을 잠갔다.
어차피 슈코라면 비상이라는 핑계로 열 수 있으니까 문제 없겠지.
그리고 그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던건...
"냐하, 이렇게 보는건 처음인가?"
적색의 머리카락, 푸른색의 눈동자, 말려 올라가있는 입꼬리와 일본풍 교복 위에 걸쳐져 있는 백의.
...아무리봐도 이건 미쿠와 아키하에게 들었던 그 과학자의 모습이랑 닮았다.
아니, 닮은게 아니라...
"이치노세 시키... 였나?"
"이름 기억해줘서 고마워~."
"...그래서, 어떻게 여기에 들어온거지?"
"내 연구실인데 못 들어오는게 이상하지 않아?"
하긴 그래, 원래는 이 사람의 연구실이고, 이 사람이 무슨 장치를 해놨을지도 모르지.
이 문의 장금장치는 해킹이 가능한 물건이고.
내가 바꾸긴 했지만... 백도어가 숨겨져 있었을지도 모른다.
"흐흥, 꽤나 좋은 냄새네~. 향수라도 늘 뿌리는거야?"
"아쉽게도 그건 아니야."
별 쓸대없는 이야기를 꺼내는 이치노세 시키.
그래, 이런 분위기 환기에는 따라주는게 좋을까, 아니면 일단 내 뜻을 관철하는게 좋을까.
아니, 생각하지 말자. 이미 정해져 있잖아 그건.
"그래서, 왜 지금 이 자리에 모습을 나타낸걸까?"
"그게 가장 궁금한거야?"
"지금까지 안 보이다가 이제와서 모습을 들어냈으니 말이지, 궁금해하지 말라는게 이상하지 않아?"
"그렇네~."
그렇게 말하면서 서랍장을 열고는 '냐하~.'하는 웃음을 흘리면서 파일을 한 개 꺼내는 시키.
그것은 이번에 있었던 AI 개량의 결과가 적혀있는 파일이였다.
"역시나 시키의 눈은 딱 맞은거 같네."
"역시 날 여기에 데리고 온것도 너가 한거야?"
"그렇다구, 눈치좋네."
"왜?"
근본적인 질문을 먼저 묻자.
왜 시키는 나를 이곳에 앉힌걸까.
"아아~. 물론 내가 네 연구실을 불태우거나 한건 아니야?"
"그럴거라고는 생각했어."
"호오, 어떤 이유로 그랬을까나?"
"적어도 슈코의 친구라면 그런 선택지는 안 고를거라고 생각했거든. 아마 지금 나를 노리고있는 세력이 뭔가를 했겠지."
"딩동댕~, 거기까진 잘 맞췄네."
시키는 그렇게 말하면서 휙하고 파일을 책상위로 던지고서는 서랍장에 기댔다.
그리고 크게 기지개를 피면서 나를 똑바로 보더니 입을 열었다.
"어디까지 예상하고 있는거야?"
"배후가 누군지는 몰라."
"아쉽네, 나도 그건 모르거든. 짐작가는 사람은 몇 명있지만."
그 말을 끝으로 크게 관심이 가지 않는다는듯이 여기저기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럼 내가 말을 좀 꺼내볼까.
"그동안 어디에 가 있었던거야. 너 덕분에 여기도 꽤나 난리가 있었던 것 같은데."
"사실 말이야~. 실험을 좀 하다가 사고가 나버려서 말이지."
"응?"
그렇게 말을 끝내더니 곧 내 눈 앞에서 지직거리더니 사라져버리는 시키.
지직거린다는게 조금 묘사가 이상하지만, 영화 같은 곳에서 나오는 연출로 '지직'하고 TV가 물결치는듯한...
그런 느낌이다.
그리고는 다시 '지직' 하고는 내 눈 앞에 나타났다.
"뭔가~. 비현실세계하고 현실세계하고 옮겨다닐 수 있게 됐다는 말씀~."
"...뭐?"
"알아알아, 황당하겠지? 그런게 가능해? 같은 느낌이겠지? 과연 시키님도 처음에는 그랬다구."
비현실세계에서 현실세계의 물건은 얼마 버티지 못한다.
물론, 버틸 수는 있다. 어떤 물질이냐, 어떤 구조냐에 따라서 버티는 정도가 다르다.
그래서 보통 비현실세계에도 흔히 있는 전류를 이용해 막을 씌우고 우주선들은 항해를 한다.
엄청나게 큰 전류를 계속해서 우주선 겉표면에 흐르게 하면 무손실로 워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 덕분에 통상적인 탐지장치가 무효화되고, 인필트레이터. 즉, 아즈사와 같은 항해사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 초능력자들도 맨몸으로 비현실세계에 들어가는건 '잠깐'이다.
그 이상 들어가면 몸이 버티질 못하니까 말이다.
지금 생각난거지만 그때 미쿠가 날 끌고 들어간 그 구멍에서도 찌릿찌릿하고 온몸을 쪼아댔었다.
그런게 계속가다가 점점 몸이 분해가 되고...
그대로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시키는 이렇게 눈앞에 있다.
물론 사라져 있다는건 우리들의 인식에서이고, 어디서 숨어서 지냈을지도 모른다.
그럴 확률에 걸고 싶지만...
"아아, 일단 요즘은 계~속 비현실세계에 있으니까 시간 감각이 좀 이상해졌는데, 지금 몇일이야?"
"2300년 10월 31일."
"오우, 할로윈이네."
"..."
아무래도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지. 왜 이제 나타난거야? 이번에도 다른 주제로 흘러갈 생각 하지 말고."
계속해서 시키가 말을 돌리는건 이미 눈치챘다.
아까부터 제대로된 답이 나오고 있지 않다.
그저 단어를 휙휙 던지고 있을 뿐.
"아까 말했듯이 난 계속 비현실세계에 있었어. 겨우 내가 조종 가능한건 이제와서였다구."
"...만든거야?"
"응, 아무리 비현실세계라고 해도 주변에 물질은 있어, 물질이 있다면 만들수도 있는거지."
"사이커인거야?"
"오버드 시술은 받았어. 뭐, 재능이 없었지만 말이야~. 시키 쨩 거기에는 기프티드가 아니였나봐."
그렇게 말하면서 의자에 앉아 그 의자로 한바퀴 빙글도는 시키.
시키가 이제와서 나타난건 겨우 현실세계에 돌아와서 인 것일까.
"...그리고, 슬슬 버티고 있는것도 무리야. 곧 다시 난 튕겨져 나갈걸?"
"튕겨져 나간다니... 또 실종되는거야?"
"실종인가~. 그렇네. 실종이네."
하아...
일단 대충 시키가 어째서 이제 나온지는 대충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그럼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그럼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왜 날 여기로 데려온거야?"
"글쎄, 왜 였을까."
"말 돌리지 말고."
"조급해 하네~. 조급한건 좋지 않다구?"
의자에서 일어나 나한테 다가오는 시키.
그리고 내 머리위에 손을 올리고 툭툭하고 두들겼다.
"조급하면 쉽게 볼 수 있는것도 못 보는 법이라네 카나데 제군. 제군은 조금 여유를 가지는게 좋을거야."
"...일단 여유는 차리고 있다고 보지만."
"어라라, 그럼 세리카에게 어리광 부리고 있을 필요 없지 않아?"
...아픈 구석을 찌르네.
"이 시키님은 말이야. 카나데의 나노봇을 보고 영감을 받아서 뭔가를 만들었거든."
"...그 나노 무기 말이야?"
"흐응, 무기로 보인걸까나?"
"그럼 그게 무기가 아니고 뭐야."
상처를 억지로 벌려서는 그대로 출혈사하게 만드는 취미 안 좋은 무기.
그게 무기가 아니고서는 뭘까.
"시키 쨩은 3등 신민의 수명을 늘리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건 아주 획기적이라 지금까지처럼 비싸지도 않지요!"
"그 나노봇이 그것이라는 말이야?"
"물론 그게 100% 완성된건 아니였지만 말이야. 지식하고 이론은 이 머릿속에 있어. 그런데 말이야 신기하지 않아?"
"뭐가."
"이 기술을 풀면 분명 인류는 해피엔딩이 아닐거야. 뭐, 인류따위 내가 알 바 아니지만 말이야, 아무리 그래도 노말엔딩도 아니고 배드엔딩이면 시키 님도 문제라는 말씀."
빙글하고 돌아 내 앞에서 책상으로 다시 다가가는 시키.
그리고 옆에 있는 팬으로 아까 던져놓은 파일의 문서에 뭔가를 적어넣고 있다.
"안 그래도 폭증한 인구. 그것을 버티고 있는건 짧은 수명 때문이지만 그게 치료가 되어 버리면 큰일이 나버릴걸?"
"그거야 그렇겠지."
"카나데라면 어떻게 할거야? 이 딜레마. 거의 경에 다다르는 3등 신민의 삶을 더 늘려주는 것과 동시에 파멸을 맞이할래, 아니면 이것을 묻어두고 현재를 유지할래?"
...이 질문의 의도는 무엇일까.
아마 그냥 심심해서 물어보는 질문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답을 해야되는 걸까.
뭐, 여기에서 만큼은 솔직하게 나가자.
"묻어두겠지. 나라면 그렇게 할거야."
"그래서 나는 카나데를 뽑은거야."
"...하아?"
"그럼 바이바이."
"야, 잠시...!"
'지직' 하고는 다시 내 눈앞에서 사라진 시키.
...
도대체 어떻게 된거지.
...일단 슈코에게 끝났다고 메세지나 보내놓자.
하아, 분명 뭐였냐고 질문을 할텐데...
아니, 잠시만.
젠장, 결국엔 이 대화에서 내가 얻어낸건 없잖아.
알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대화에서 휘둘려 버렸다.
...이런건 처음인데.
【역시나 투표입...니다. 뭔가 투표 많네요...】
1. 일단 슈코에게는 시키에 대해서 말해둘까. 슈코라면 시키에 대해서 잘 아니까...
2. 아니, 나를 따로 부른 이유는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은 이 이야기는 묻어두자.
그래도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나만 불렀다는건 이유가 있을것이다.
그렇다면 일단 이건...
나 혼자만 알고 있는게 좋겠지.
그냥 지금은 묻어두자.
나는 슈코에게 일이 해결되었다고만 메세지를 보냈다.
일단 슈코의 성격상 이 이상 파고들진 않겠지.
답장으로 온 메세지는 내 예상대로 그냥 알았다고만 왔다.
이것으로 의심삼아질 수 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그렇다면 볼 일도 끝이났고, AI나 좀 만지작 거리고 있어볼까.
그리고보니 아까전에 시키가 적은게 있었는데.
그건 뭐였지?
그것에는 뭔가 문자가 나열져 있었다.
정말 의미불명의 그런 문자의 나열.
숫자도 있고, 알파벳도 있다.
이게 뭘 의미하는걸까.
그냥 막 아무거나 적었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뭐, 일단 이건 내 PDA에 옮겨적어두자.
언젠가 쓸모가 있겠지.
하아, 일단 그것도 그거지만, AI를 완성시켜야 한다.
조금 더 만져보자.
이미 거의 끝이니까...
...
그렇게 적당히 마무리를 해두고, 테스트를 돌려보았다.
그리고...
"이 정도면 된건가."
이제 실전에 투입시켜서 경험을 쌓게 하는 것 밖에 남아있지 않다.
그 전에 수 많은 시뮬레이션을 거치겠지만, 일단은 준비해둔 경우의 수만으로 돌려본다.
총 4500개 정도.
이 정도면 30분에서 1시간이면 끝이 난다.
그럼 기달려보자.
모든 상황을 전부 클리어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오류만 안 내면 된다.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는 홀로그램을 본다.
몇번은 함선에 운석같은 것이 피격이 되고, 몇 번은 레이저에 맞아 터진다.
하지만...
"...오류는 없나."
상황을 성공적으로 클리어를 한 비율은 2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은 나중에 운용하면서 경험을 쌓고, 학습시키면 되는 것이다.
틈틈히 업그레이드도 시켜줄거고.
하지만 이것으로 지금까지 반자동으로 운용되던 것을 완전한 자동으로 바꿀 수 있다는건 확실하다.
거기에다가 함내의 작전에 대한 반응속도도 빨라지겠지.
그럼 이걸 하루카에게 가서 이야기를 좀 할까.
너무 머리를 굴린 탓일까. 좀 피곤하네...
...
"...그런가요."
"응, 다 됐어. 적용 시키는데에는 시간이 좀 걸리긴 하겠지만 얼마 걸리진 않을거야."
"하아, 그럼 자금은 어느정도 아낄 수 있게 된거네요."
"응. 어딘가에 막 팔아먹을만한 기술은 아니지만 운용 자금은 확실히 줄어들지."
도리어 이게 더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기술을 팔아서 돈을 얻는건 어디까지나 단기적으로 돈을 얻는 것이다.
그건 언젠가는 소비가 된다.
하지만 이런건 이 길드가 계속해서 활동하는 동안 그만큼의 활동자금을 아껴줄거니...
"그래서, 후퇴 작전은?"
"4시간 후에 이루어질 예정이에요. 그때 알람이 울릴거구요."
"4시간 후인가."
선장실의 창문에서 보이는 행성.
타슈겐트.
이 행성을 앞으로 몇 일은 못 보게되는건가.
아니, 경우에 따라서는 아에 못 볼 수도 있겠지.
"연방의 함대는 언제 오는거야?"
"하루 뒤에요."
"빠듯하네."
"하지만 흔적 지우기에는 적절한 시간이에요."
그건 꽤나 자신있어하네.
하긴, 지금까지 이렇게 도망치는것이 일상이였으테니 말이야.
그럼 오늘은 이대로 쉬자.
어차피 할 일도 없잖아?
【하루카와 카나데가 이 4시간동안 무엇을 할지, 무슨 이야기를 나눌지 적어주세요.】
만약이지만 그런 가정을 안 할 순 없다.
만약, 연방의 함대가 조금 더 일찍 왔거나, 혹은 미리 우리가 여기에 있는 것을 알고 작정하고 칠려고 한다면 우리는 아떻게 되는걸까.
어느정도 전투 능력이 있는건 안다. 애초에 그 제어를 위한 AI를 내가 방금 만들었으니 말이다.
"그때는 어떻게든 멀리 떠나야죠."
"그렇게 될까?"
"지금까지 맞붙은 적은 몇 번 있어요. 그때마다 어느정도 피해를 주고 도망쳤어요."
이미 몇 번의 경험이 있는건가.
그렇다면 안심은 할 수 있다. 나 역시 이런 전투부분은 모르는 것들이 많아서 어떻게 태클을 걸 수는 없으니...
여기서는 하루카를 믿는 수 밖에.
하지만 그 상세한 정보는 알고 싶은걸.
"그렇다면 이번에도 그렇게 가능한거야?"
내 말에 잠깐 침묵을 하는 하루카.
역시... 뭔가가 걸리는 거 같네.
"사실, 여기서 피해를 입으면 어디서 수리를 해야될지가 문제에요."
"응? 지금까지 했던데로 하면 되잖아."
"그렇긴 하지만... 지금은 무리에요. 전에 말했듯이 자금이 부족한 것도 있지만, 연줄이 잘려버리면서 안심하고 수리 가능한 도크를 찾기가 어려워요."
그리고보니 그랬다.
현재 슐로스의 지원자, 후원자들은 체포가 되거나 지원을 끊었다.
그렇게되면 평소에 비밀리 사용하고 있던 도크들도 쓰기 어려워 지는건 당연하다.
그렇다면 아마...
"경미한 피해도 치명타겠네."
"현재로서는요."
그나마 쓸 수 있을 법한게 이 타슈겐트의 총독. 츠카사의 개인 도크 정도가 있지만, 애초에 지금 전투가 벌어진다는건 타슈겐트의 지원은 커녕 최악의 경우 모두 색출당하는 위험이 있으니 그건 자살행위다.
아니, 자폭행위라고 해야되나.
"사실 원래대로라면 함대에 어느정도는 피해를 주고 떠나고 싶은데..."
"기뢰전이라던가는?"
"...자원이 없어요."
이 쯤 되면 만능의 단어이다.
하지만 실재로도 돈과 자원이 없다면 할 수 있는게 없다.
"지금 있는 걸로는 피해를 줘도 정말 경미한 피해 정도일거에요."
그러겠지...
"그리고보니 우리 무장 수준은 어떻게 되? 전에 봤던 부품들을 봤을때는 중포 정도는 있는거 같았는데."
내가 구할 수 있는 정보로 AI를 구축했기에 정확히 무엇이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
이건 적용 단계에서 공돌이... 그러니까 아키하 쪽이 해결해야 되는 문제이기도 하고.
"근거리 미사일 방어용 플랫폼 35문, 중장거리 포격용 레일건 4연장으로 6문 있어요."
"혹시 핵이라던가도 있어?"
"핵은 아니지만... 스웜 미사일은 운용해요. 핵장착도 가능하긴 하지만..."
좀 꺼려지는 걸까.
방사능 제거는 어려운 일이니까 말이야. 행성내에서 쓰게되면 뒷처리가 어렵고, 대부분의 작전이 행성내에서 펼쳐지는 슐로스에게는 굳이 있을 필요를 못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파괴력은 그만한게 또 없긴 한데...
"핵 장착이 가능하다는건... 탄두는 있어?"
"있긴 있어요."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행성내에서 쓰는게 꺼려져도 함대전에서는 쓰는게 좋아. 화력의 불균형은 극복하기 어려우니까."
극히 현실적인 이야기이다.
아무리 요즘 핵을 제외한 재래식의 폭발병기가 많이 발달했다고는 해도 핵만큼 강력한 파괴가 가능한건 얼마 없다.
"그럼 그걸로 끝이야?"
"대전함용 가우스 포가 있어요. 조금 낡은 물건이긴 하지만..."
"몇 년 됬는데?"
"10년은 넘었어요."
"그 정도면 충분해."
아마 하루카가 말하는건...
내가 봤던 그것일 테니까 말이다.
정말로 효율좋게 거대질량을 과장좀 보태서 빛의 속도로 날려버리는 거대질량병기.
하지만 그 병기가 차지하는 공간도 공간이지만, 그 공간을 할애해서 이 병기를 넣기에는 우주에 이 병기를 쓸만한 표적이 없기에 대공성용 전용 우주선에니 장착이 된다.
그런 병기인만큼, 10년전의 모델이여도 왠만한 전함의 장갑따위는 찢어 발길 수 있다.
문제는... 운용비이지.
전부 자원하고 돈이 발목을 붙잡네...
"무슨 생각하는지 알 것 같아요."
"그래?"
"한 발 분량은 남아있어요. 그 이상은 힘들겠지만..."
그런가...
일단 우리는.
아니, 나는 이 조직에 돈을 좀 벌어들일 수단을 마련하는게 급선무일 것 같다.
어떻게 하지...
【이후에 이 선장실에 들어올 아이돌을 적어주세요. 지금까지 등장한 아이돌로 한정합니다. 가장 많이 뽑힌 아이돌이 등장합니다!】
@모바일로 적은거라 오타가 좀 있을지도...?
@참고로 좀 현실적으로 보면 폭발력이 급감하는 진공상태인데다가 이미 방사능이 넘치는 우주에서 핵은 평범하면서도 유효한 공격수단이 될거라고하죠
적당히 AI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려고 할때였다.
똑똑, 하고 노크 소리가 들렸다.
"저기, 세리카에요.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응? 아, 들어와~."
문이 열리고 들어오는건 목소리대로 세리카였다.
"어라, 카나데 씨도 있으셨네요?"
"응, 이야기 할게 있어서 말이야."
"아, 그렇다면..."
"괜찮아. 이야기는 다 끝났었으니까."
AI에 대한건 나중으로 미뤄도 되는 일이니 말이다.
"으음... 일단, 돌아온 지상팀의 건강 상태는 양호해요. 아마 조금 쉬면 모두들 다시 전부 충전 될거에요."
"그래... 그것말고 특이사항은?"
"딱히 없어요. 아 맞다. 아즈사 씨가 길 잃고 있었어요."
그건 특이사항이 아니라 언제나의 일이 아닐까.
그렇게 적당히 보고를 끝낸 세리카는 기지개를 피면서 하품을 했다.
아직 이른시간인데, 일을 열심히 한걸까.
하긴, 방금들은 보고의 내용을 보면 지상팀의 건강상태를 전부 체크한 것일테니...
아무리 도와주는 손이 있다고해도 힘든 일이지.
그리고 다시 내가 입을 열려고 했을때, 하루카의 PDA가 울렸다.
하루카는 그 화면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하고는 PDA를 받았고...
"으, 응...? 갑자기 무슨... 네, 기다릴게요."
"무슨 일이야?"
"리이나 씨가 큰일이라면서 온다고 하는데..."
...리이나가?
갑자기 무슨 일이지?
...
얼마 지나지 않아서 리이나가 헐래벌떡 뛰어왔다.
숨이 차는듯이 숨을 고르고 있는 리이나에게 세리카는 물을 건내 주었고, 그것을 마신 리이나는 곧바로 입을 열었다.
"크, 큰일이야...! 지금 첩보가 막 들어왔는데... 여기로 온다는 연방의 함대. 아크 엔젤이야...!"
"...네?"
"아크엔젤이 이 타슈겐트 행성으로 워프 준비하고 있다고...해서... 아무래도 여기로 온다는 함대... 아크엔젤 함대일거 같아."
"잠시만요, 그게 무슨 소리에요? 갑자기 왜 아크엔젤이 움직이는..."
아크엔젤.
세간에는 평화유지군 정도로 알려져있는 군대이다.
지구 연방의 군대는 총 3가지 정도가 있다.
첫째. 제국군.
제국군은 러시아 제국, 독일제국 등등... 그 제국들의 함대이다.
연방군이라고도 불리긴 하지만 각각 따로 움직인다.
각 제국이 소유한 행성의 엘리트들을 뽑아서 만든 군대이기도 하다.
둘째, 사병집단.
말 그대로 사병집단이다. 일단 금성조합과 오르트 산업의 군대들도 일단 이쪽 분류이다.
돈만 있다면 자신의 사병집단을 꾸릴 수 있다. 과거의 PMC 비슷하다고 해도 괜찮다.
행성 총독의 행성 방위군 같은 경우도 이쪽 분류로 나누어진다.
마지막으로 셋째.
이 아크엔젤처럼 따로 특별취급되는 특수군이 있다.
특수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군대들.
외우주 탐험 호위대, 식민지 탐험대 등등의 여러 종류가 있지만...
그 중에 아크엔젤은 앞서 말했듯이 평화 유지군.
연방군에 속해있는 제국군들의 충돌을 막고, 치안이 아주 나빠진 행성에 투입되어 치안을 지키는 그런 군대라고 알려져는...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내전이 일어나는 곳에만 가는 대내전부대.
원래라면 내전은 행성 총독부에서 처리를 하는것이 1차적인 것이고. 2차적으로 제국군이 투입되며, 이래도 반란을 진압하기 힘들면 그때 투입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제국이 그 식민지 자체를 포기하는 것과 마찮가지이다.
사실상 0으로 만들고 새로만드는 것이니만큼...
"일단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 놨어. 선장에게는 직접 보고해야 될 것 같았고."
"..."
아마 지금까지의 진압하고는 다를 것이다.
적어도 방위군이나 제국군은 어느정도 '인권'이라는 것을 신경쓰면서 작업한다.
적어도 포로를 죽이거나, 아니면 학살을 자행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아니, 아크엔젤이 투입된다는 것부터가 진압이 목적이 아니라...
그냥 물갈이 하겠다는 것이다.
"...일단 통제실로 갑니다. 리이나 씨도 따라와주세요."
"아, 알았어... 하아..."
마지막으로 크게 숨을 고르고는 곁에 있던 겉옷을 입으면서 하루카를 따라 나섰다.
"일단은 따라갈까."
"ㄴ, 네..."
여기 있어봤자 뭐하나. 일단 따라가자.
...
"이렇게 된이상 후퇴해도 문제고 안 해도 문제입니다."
"하지만 전력을 유지시킬려면 발을 빼는게..."
지금 통제실에서는 간이 회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두개의 의견으로 나뉘어져서는 대립하고 있다.
한쪽은 적어도 아크엔젤의 함선에 피해를 주어야 한다는 것.
내전 세력과 거래를 했다고 하더라도 방위군이 살아 남을려면 아크엔젤과 협력을 해야 될 것이다.
그렇게되면 내전세력은 속수무책으로 폭격을 받게 될 것이고, 남은 잔당들은 전부 섬멸될 것이다.
그러니까 그 함선에 피해를 주자는 의견이였다.
다행이게도 아크엔젤 전체가 오는것도 아니며, 목적 자체가 대행성용이기 때문에 함대전은 약하다.
거기에다가 기습공격을 한다면 그녀석들이 정비를 끝낼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의견이였다.
그리고 만약에 최악의 상황으로 모든것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몸이 둔한 아크엔젤인 만큼 작정하고 후퇴하면 쫓아오지 못한다는 것도 솔깃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원래부터 그러라고 존재하는 슐로스였고, 그러기 위해서 모인 사람들이 많은 만큼 이쪽이 주류 의견이다.
다른 한 쪽은 당연히도 그냥 발 빼야된다는 쪽이였다.
아무리 그래도 승산없는 싸움은 하지 않는게 좋으며, 만약에 피해가 있을시 그것을 수리할 변변찮은 도크마저도 현재의 슐로스에게는 없다.
한번 스치면 그 스친상처를 언제까지 안고가야될지 모르는 상황.
거기에다가 정비가 아니라 그냥 증원을 불러버리는 가능성도 있다는게 가장 큰 변수였다.
그렇게되면 슐로스가 한 것은 헛짓거리가 되는 것이며, 최악의 상황에서는 방위군과 우리들이 거래를 했고 반란군들하고도 거래를 했다는 것이 들키게 되면...
이 이상은 말을 안 해도 될 것이다.
그런 상황이기에 아무리 소수의 의견이라고 하더라도 간과할수는 없는 상황들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대립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루카는 발을 빼야된다는 쪽인 것 같지만... 선장으로서 섵불리 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렇게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갔다.
"자자, 일단 다들 진정해. 지금 시간도 부족하고 흥분해서 좋을 일 없다고."
중간중간 슈코가 나서서 중재를 하긴 했지만, 그럴수록 점점 의견을 모으는건 어려워지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의견을 바꾸는 사람이 있었지만, 바꾸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되면 하루카에게 결정권을 맡기거나...
아니면 아에 그냥 저 둘의 세력을 때어먹어서 안정화 시킬 수 있는 제 3안이 나오는 것...인데.
...좋은 생각이 있긴하다.
하지만 이것이 얼마나 통용될지는 모른다.
일단 난 군사관련해서 잘 모른다.
아에 문외한이라는건 아니지만, 여기에 있는 전문가들 만큼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아... 자자, 일단 5분간 쉬자고. 다들 생각 정리해봐."
"그, 그래요. 너무 과열되면 몸에도 안 좋아요."
슈코와 세리카의 말을 시작으로 다시 조용해진 통제실.
...어떻게 해야되지.
【투표에요!】
1. 하루카를 거든다. 일단 여기서 발을 빼는게 가장 좋아.
2. 행성에 사는 수많은 인명을 구하기 위해서는 위험부담을 껴안아도 어쩔 수 없다.
3. ...제 3안을 제시해본다.
다음 연재때까지 많은 수가 뽑힌걸 채택합니다.
나는 입을 열었다.
"나한테 일단 생각이 한 개 있는데."
내가 입을 여니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당연한거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관심 받고 있었나?
내 말 같은건 무시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시선이 확 쏠릴줄은 몰랐다.
아무튼 이야기는 이어나가야겠지.
"간단해. 빼지도 못하고 들어가지도 못하면 아에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수가 있지."
"그게 무슨 소리지?"
내 말에 옆에 있던 사람이 말해왔어.
전에 회의장에서 봤던 사람이였는데, 정확히 누구였는지는 기억이 안 나네.
"저 타슈겐트 행성으로 들어가는거야. 작은 행성이라고 하더라도 행성은 행성. 어디 수중에 처박혀 있으면 찾는것도 꽤나 시간이 걸려."
"하지만 들어가면 분명 행성은 봉쇄되고 그 이후에는 빠져나가는 것도 불가능할거다, 그건 어떻게 할 셈이지?"
저렇게 찔러오는걸 봐서는 아마 군사관련 인물인 것 같네.
전에 이름을 외워둘걸 그랬어.
그런데 의외로 다란쪽이 가만히 있네.
자신의 능력 범위 외... 라는 것일까.
이렇게 되면 꽤나 내 상황은 괜찮아지지.
누구보다 날 까댔던 사람이라면 이것저것 태클이 들어올 수도 있을텐데 그런 것이 없다면야.
"내가 군사 관련으로 아주 잘 아는건 아니지만... 아크엔젤의 함선은 대행성용이고, 원래라면 호위함대를 포함한 대규모 함대가 움직여야해. 하지만 지금 움직이는건 작은 소수. 아마 평균적인 내전이라 생각하고 폭격용의 함선만 보내는 것이겠지."
우주전은 방위군에게 맡기고 자신들은 원래의 일인 침투 및 화력투사만을 계속해서 할 것이다.
어디까지나 예상이긴 하지만, 그럴 확률이 높다.
아크엔젤도 만능이 아니다. 수가 제한되어 있고, 하는 일도 많다.
"배를 까뒤집고 다가오고 있는거라고. 숨어서 기다리고 있다가 폭격을 준비하고 있을때 크게 한 방 먹여버리면 끝이야. 거기에다가 행성에 있으면 반란군이 점거하고 있는 도크도 쓸 수 있을거야. 함선은 방위군이 뺐지만 부품들은 남아있지. 유지보수도 어느정도 가능할거야."
어느 의미로는 약탈 전술이다.
적의 것을 빼앗아서 쓰는것이니까 말이다.
그 적이 꽤나 호의적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꽤나 묘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뭐, 나는 이것을 꼭 해야 한다고 밀어 붙이는건 아니야. 이도저도 못하니 아에 다른 안을 내놓는것 뿐이고. 나머지는 알아서 정해."
아직까지, 나는 외부인이다.
이런걸 함부로 정했다가 나중에 있을 후폭풍이 두려우니 한발자국 뺀다.
실제로도 나한테는 결정권한 같은건 전혀 없다.
그나마 내 의견을 따라줄 수 있는 하루카, 슈코, 리이나, 그리고 세리카 정도.
1/4정도의 인원이지만 하루카는 꽤나 유동적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피하자는 입장인거 같았고.
...
내가 이야기를 꺼낸 이후에도 계속해서 회의는 늘어졌다.
그래도 아까전처럼 격해지거나 하진 않았고, 계획대로 내 계획에 찬성하는 인원들도 나왔다.
그렇게 질질 끌려서 결국에는 하루카에게 결정권한이 넘어갔다.
리더에게 결정을 맡기는 것이다.
뭐, 떠넘겼다고 해도 좋긴 하지만...
내 계획대로이다.
그럼... 하루카, 어떻게 할거야?
【하루카는 과연 어떻게 할까요?】
1. 카나데의 방법을 따른다.
2. 역시 그냥 후퇴한다.
3. 한번 크게 부딛친다.
위험부담 너무 커보임
"하지만...!"
"저는 이 슐로스를 보전해야 되는 의무가 있어요. 그렇게 자살돌격이 하고 싶으시면 원하는 장비 가지고 나가세요. 말리지 않으니까요."
하루카는 그렇게 강하게 말했다.
그 후 술렁이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데미지를 넣었다.
"이번만큼은 제 체면을 좀 새워주세요."
하루카는 지금까지 무언가 강인하게 밀어 붙인적이 없다.
도리어 자신은 선택지에서 손을 놓고 다수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대부분이였다.
그래서 저 말이 더 무서운거다.
원래라면 선장은 배에서는 황제와 비슷한 수준의 인물이다.
배라는 나라에서의 우두머리.
그런 사람이 저렇게 자신의 체면을 새워달라고 하는건, 지금 더 말을 했다가는 목이 달아나도 이상할 것 없다. 진짜로 그런걸 결행할 생각이라는 것이니까 말이다.
거기에다가 아까전에 하루카에게 선택권을 넘겼으니...
수면 밑에서는 무언가가 암투가 벌어지고는 있지만, 표면적으로는 하루카는 많은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
당장 대부분의 선원의 민심을 잡고 있는 슈코가 하루카쪽에 가까우니, 당연한 사실이다.
저렇게까지 해줄주는 몰랐지만...
"자, 빨리 움직여주세요. 시간 별로 없으니까요."
그 말을 하고 하루카는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터벅터벅 걸어서 통제실을 떠났다.
그리고 나서야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다.
말소리 같은 것이 아니라 크게 한숨을 쉬는 소리라던가, 움직이는 옷자락의 소리라던가...
그렇게나 부드러워 보이는 하루카였지만, 역시 자리가 자리라는걸까.
말 한마디로 모두를 긴장시키기에는 충분했던 것이겠지.
그렇다면 나는 이제...
【카나데는 남은 시간동안 무엇을 할까요?】
라곤해도 내가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통제실에서는 할게 없으니까 나는 적당히 주위를 빙 둘러봤어.
"자자, 빨리 옮기라고! 이 연료들 워프하기 위해서 쓸 거니까!"
그러던 도중 창고에서 옮겨지고 있는 연료를 볼 수 있었다.
그럼 적당히...
"이거 엔진실까지만 옮기면 되지?"
"에, 엣... 아, 그렇긴 하지만..."
"걱정마, 이래뵈도 왠만한 일반인보다는 힘 쓰니까."
나노 시술은 괜히 받은게 아니다.
그 중에서는 아에 육체를 개조해버리는 괴악한 녀석들도 있긴 하지만, 거기까지는 안 갔으려나.
그렇게 적당히 상자 한 개를 들었어.
안에 들어가 있는걸보니...
이건 퓨전코어네.
가볍지만 꽤나 많은 양의 에너지가 꽉 차있는... 대충 군용 베터리라고 생각하면 편한 물건.
그것을 들고 트랩으로가서 내려놓았다.
트램이 출발하고...
"도대체 무슨 생각이지, 아무런것도 안 하고 후퇴만한다는거야?"
"뭐 어쩌겠어. 높으신분들이 그렇게 한다는데."
나와 같이 트램을 탔던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후퇴에 대한 불만인 것 같은데.
"이번건 선장님이 직접 정했다는거 같더라."
"정말? 하아, 그럴줄은 몰랐는데."
그것이 그대로 하루카에 대한 불만으로 넘어가고 있다.
역시 이런 단체다보니까 말이야, 이런 불만이 터져나오는건 어쩔 수 없나.
보통의 군사단체라면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을 할텐데...
내가 있는걸 눈치를 못채고, 아니 나를 아에 모르는걸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뒷담화를 까다가 자신의 목적지에서 내리기 시작하는 그 사람들.
얼굴은 기억해놨다. 나중에 슈코에게 말해서 적당히 해결하라고 해둬야겠다.
...
그렇게 그 박스를 전해주고 다시 그쪽으로 돌아왔다.
대충 몇 박스 정도 옮겼을까.
그 창고의 물자는 전부 옮겨졌고, 나는 다시 적당히 통제실로 돌아갈까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방에서 활동하기 편한 옷으로 갈아입는게 좋겠지 싶어서 침실로 돌아왔는데...
"아, 무슨 일이세요?"
"그냥, 옷 좀 갈아입을려고."
침대에 앉아서 조금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는 세리카가 보였다.
무슨 일이 있는걸까?
아니, 그런건 아닐텐데, 방금 전까지 회의실에 있었고.
...그렇다면...
"후퇴 소식이 싫은거야?"
"네? 아뇨, 그, 그건 아니에요! 단지... 그 이후가 걱정이 되서..."
후퇴한 후가 불안하다는걸까.
아니다, 세리카는 그런것보다...
"타슈겐트의 사람들이 걱정되는거야?"
"...네..."
그야 그렇겠지.
아크엔젤이 여기에 온다면 여기의 사람들의 대다수는 죽을것이다.
반란에 참여했던 안 했던, 아무런 관련이 있건 없건...
목격자를 남겨둬서 이상한 소식이 전해지는건 그들도 원하는게 아니니 정부의 관리인들과 그 주위 인물들을 제외하면은... 사실상 사망 확정이지.
제 2등신민도 이런데 3등신민은 어떻게 될까.
정말 말 그대로 쓸려나갈 것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건 알고 있잖아? 이미 무언가 따로 작전을 실행하기에는 너무 늦었고."
"그건... 알고있어요. 하지만..."
편히 놓을 수가 없는거겟지...
어떻게 해줘야하나...
【세리카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 줄지, 혹은 어떻게 달래줄지 적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