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슨룸 *
베테랑 트레이너>
왜 그러나! 벌써 한계냐!
아직 움직일 수 있지! 아직 노릴 수 있지!
너희들의 도달점은 고작 이 정도냐!
린>
……하아……아직 할 수 있지?
카렌>
당연, 하지……!
나오>
……한번 더 부탁드립니다……!
베테랑 트레이너>
그래야 너희들답지.
지쳤다고 해서 긴장을 풀지 말도록!
어떤 상황에서도 베스트의 퍼포먼스를 보여라! 시작!
린 · 카렌 · 나오>
- 네!
- 네!
- 네!
* 휴게실 *
린>
후우……. 각오는 했지만, 역시 힘들구나.
아이돌이 되고나서 제일 하드한 것 같아.
카렌>
트레이너 님도 기합이 잔뜩 들어가있고 말야.
난 병원에 다시 돌아갈 뻔했어…….
나오>
누구 때문에 이렇게 하드해졌다고 생각하는 거야…….
……저기, 이제 와서 말하기도 뭣하지만,
역시 신곡은 관두지 않을래?
카렌>
아직도 그런 소릴 하는 거야, 나오?
병원에 어쩌고 하는 건 농담이잖아.
그렇게 걱정 안 해도 된다니까.
나오>
그게 농담라는 건 나도 알아.
그런 게 아니라……지나치면 독이 되잖아.
몸이 상하면 죽도 밥도 안 되니까……걱정된다고.
카렌>
걱정이라니…….
저기 말야. 내 컨디션 관리 정도는 스스로 하고 있어.
옆에서 나오가 그러는 건 쓸데없는 참견이야.
나오>
차, 참견이라니……!
그야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말투가 좀……!
카렌>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혹시……나오는 농땡이 피우고 싶은 거야?
어차피 자긴 댄스 잘 하니까 여유롭다고 생각하면서?
린>
잠깐, 카렌.
나오>
농땡이 피우고 싶은 거라니, 그럴 리가 없잖아!
내가 우리 셋의 LIVE에, 손 놓고 있을 리가 없잖아!
카렌>
그럼 됐잖아! 뭐가 불만인데?
나오>
나는 그저, 모처럼의 LIVE를 즐겁게 하고 싶을 뿐이야!
고생은 잔뜩 하고, 궁지에 몰린 표정 짓고서, 체력이 간당간당해지도록 몰아붙이고!
그런 생각으로 하는 LIVE가 팬을 즐겁게 해줄 수 있겠냐고!
카렌>
즐겁게 즐겁게!
장난이나 부활동이 아닌데? 프로 아이돌이라고!
완성도가 떨어지는 퍼포먼스를 하는 게 팬들에게 실례야!
린>
카렌! 나오! 잠깐!
항상 신경 쓰는 나오도 나오지만,
카렌도 해도 될 말이 있고 안 될 말이 있어.
카렌>
뭐야, 린. 그렇게 자긴 관계 없다는 듯한 말투는.
이건 유닛의 문제야. 린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린도 스테이지에서 수준 떨어지는 퍼포먼스를 하기는 싫잖아?
린>
그건 싫지만.
그래도 지금 이 상황은……기분이 좋지 않아.
카렌>
린은 결국, 자기만 기분 좋게 노래하면 만족하는 거지?
원래 아이돌이 되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아이돌로서의 꿈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말야.
카렌>
스테이지에서 만족하고 싶으니까, 아이돌을 하고 있는 거지?
그건 독선에 자기만족 아니야?
린>
그렇게 따지면 카렌도 마찬가지잖아.
나오의 충고를 무시하고 진행하니까,
지금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거잖아.
린>
카렌도, 아이돌로서 잘 나가고 싶다던가, 유명해지고 싶다던가,
그거야말로 LIVE를 진지하게 마주하지 않는다는 거 아니야?
카렌>
마주하고 있어! 전력으로 노래하면 만족한다든지,
LIVE가 즐거우면 됐다든지, 나는 그뿐만이 아니야.
난 결과를 남기고 싶어.
카렌>
나한테 있어서 아이돌은 어릴 적부터 꿈이자 희망이었으니까.
린>
꿈이자 희망이니까……뭐?
꿈이라는 건 자기 고집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아니야.
그런 식으로 「꿈」이라는 단어를 쓰지 마.
린>
나도 나오도, 카렌의 꿈을 이루기 위한 도구가 아니야.
우리는 모두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아이돌을 하고 있는 거야.
나오>
이제 됐어!
나오>
이제 그만해…….
이런 게 아니야……내가 하고 싶었던 건, 이게 아니야…….
미안. 오늘은 이제 무리야. 난 방으로 갈래.
린>
……그래.
나도……잠깐 머리 좀 식히고 올게.
카렌>
……도구가 아니라니.
그런 건 알고 있어…….
나오>
프로듀서 씨…….
카렌도 린도 나도, 이젠 엉망진창이야…….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
나오>
……프로듀서 씨라면 이렇게 되기 전에
어떻게든 할 수 있지 않았어?
왜 좀 더 일찍 도와주지 않았던 거야……?
프로듀서>
이렇게 되지 않는 게 좋았을까?
나오>
당연하잖아!
이런 싸움 따위 당연히 안 하는 게 낫지…….
프로듀서>
왜?
나오>
왜냐니……싸울 필요까진 없었잖아?
합숙하러 와서까지 서로 다투고…….
카렌은 고집불통에, 린은 날 이해해주지 못하고.
프로듀서>
괜찮아.
나오>
뭐가 괜찮다는 거야?
하나도 안 괜찮잖아…….
난 모르겠어…….
프로듀서>
믿어봐
프로듀서>
좀 더 모두를 믿어봐.
너희 셋의 유대는 훨씬 강할 거야.
나오>
그 둘을 좀 더 믿으라고……?
나는……두 사람을 믿고 있지 않았어……?
모두라는 건……나 자신도?
카렌>
아아, 프로듀서. 설교하러 왔어?
머리에 피가 쏠려서 심한 말을 해버리고 말았네.
어째서 그런 말을 해버린 걸까…….
프로듀서>
두 사람을 믿고 있으니까?
카렌>
그럴, 지도.
셋이라면 더 할 수 있다고. 두 사람과 함께라면 뭐든 가능하다고,
그렇게 믿었으니까……배신당한 기분이 드는 걸지도 몰라.
카렌>
그래서 그렇게 소리지르면서…….
그 둘이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랐어.
내가 추구하는 곳을 그 둘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생각했어.
프로듀서>
목표로 하고 있어.
프로듀서>
그 둘도 목표로 하고 있어.
각자의 목표 너머에.
카렌>
……두 사람도?
카렌>
내가 믿고 있는 두 사람은……LIVE에서 손을 떼거나 하지 않아.
어디까지든 진심으로, 한계 너머를 쫓는 사람들.
그 둘도……목표가 있어.
카렌>
……아아, 린이 말했던 거구나.
그 둘도 각자 나름대로의 무언가를 추구하고 있어.
그건 내가 추구하는 것과 다르지만, 그것만으로도 괜찮은 거야.
카렌>
배신당했다고 생각한 건 내가 그 둘의 진심을 의심했기 때문이었어.
내일 제대로 사과해야지. ……그리고나서.
린>
프로듀서.
계속 생각했던 걸, 내 나름대로 답을 찾은 거 같아.
린>
하지만……이건 왠지 내 맘대로 내린 결론인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그리고……전부 흩어져버리는 게 아닐까 해서.
프로듀서>
흩어져도 돼.
프로듀서>
흩어져도 돼.
너희 셋이 같은 곳을 목표로 하는 한은 말야.
린>
우리들은 흩어지는 일 따위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아니, 그게 아니었어.
흩어지더라도, 나아갈 수 있는 거야.
린>
계속 나아가고, 서로 다른 길을 거쳐서, 어딘가 정점에 도달한다.
우리들이라면 반드시 그 너머를 볼 수 있을 거야.
……그런 뜻이지?
* 다음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