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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세계 아이돌들)건국 30주년 기념 인터뷰 모음 - 기획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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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22, 2020 22:08에 작성됨.

제국력 30년, 어느 날

“제국 창건 주역들에 대한 인터뷰란 말씀이십니까? 아라키 처장?”
“네, 미즈노 중장님. 제국 창건 30주년이고 원수 각하께서 직위에 오르신 지 30주년, 타국이었다면 벌써, 한 시대가 흘렀을 법한 시대임다만 이 제국은 계속 성장해 나가고 있는 건 중장님께서도 잘 아시리라 생각됨다.”
“초창기에 장관님들을 포함해서 제국의 공무원들을 한번 크게 갈았으니까요.”
“뭐, 그래도 지금은 모든 공직자분들께도 휴식이 보장되잖슴까.”
제국 궁성의 한 방에 앉은 사람은 제국 공보처 처장 아라키 히나(荒木比奈)와 신성 아인헤리어 제국의 해군 사령관이었고 현재는 해양수산부 장관인 미즈노 미도리(水野翠) 해군 중장이었다. 두 사람이 기획하는 것은 제국 건국 30주년을 기념하여, 제국의 창건 주역들과 제국 원년 내각의 인물들을 만나서 일종의 회고를 통해 제국 건국 당시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제국 관보에 싣는 것이었다.
“그나저나 제가 자료를 찾기로는 건국 과정에서 진통이 심했다고 들었슴다만…….”
“원수 각하께서 반대하신 것도 있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제국이 성립된 이후에는 각하께서 닛타 장관님을 시켜서 주변국을 정복하라고 지시하셨던 건 사실입니다.”
“중장님께서도 아시는검까?”
“저 같은 경우에는 제가 해군 창설 멤버라, 장관님께서 이야기해 주신 것이 있습니다.”
“으으…… 닛타 장관님, 무섭지 말임다.”
아라키 처장은 닛타 장관 이야기가 나오자 두려움에 떨었고 미즈노 장관은 그 말에 갸웃거렸다,
“무슨 일인 겁니까?”

“그, 이거, 이제야 말할 수 있슴다만, 저 사실 공보처에서 몇 년째 못 나오는 거 아실검다.”
“잘 알죠. 원수 각하께서 제국 공보처 처장의 자리에까지 올려주셨잖습니까?”
“그게 사실, 이거 벌이지 말임다.”
“네??”
미즈노 장관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그게 좀 된 이야기임다.”
아라키 처장은 물을 쭉 들이켜고서야 입을 열었다.

“그게 미즈노 장관님은 아실지 모르지만, 지금의 제국이 성립되기 전에 군정을 했었다는 이야기는 들으셨을검다.”
“제국사 10년에도 나오는 이야기죠.”
(제국사 10년 : 신성 아인헤리어 제국의 초대 문화부 장관인 타카모리 아이코 제국 문화부 장관 겸 육군 준장이 직접 저술한 제국사로, 제국 창건부터 지난 10년간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군정시기에 대한 이야기가 상세하게 저술된 책으로, 제국 원수의 승인을 받아 저술되었다고 한다.)
“사실 군정 때 발표된 임시법 대부분은 현재는 쓰이지 않잖슴까?”
“기본적으로 그렇습니다만, 일부 법은 현재 제국의 각 법에 남아있습니다. 그건 뭐, 쿠로카와(黒川) 법무장관님과 이야기해 보시면 아실 거로 생각합니다만.”
“그 군정 임시법 만료를 며칠 앞두고, 기사가 하나 났었음다.”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듣습니다. 국방부 장관님 말씀으로는 거의 없었다고 하던데.”
“워낙에 그 당시에 국민이 법을 잘 지키려 노력했었고, 홍보도 상당했음다. 근데, 딱 하나 걸린 게 있었는데…….”
“네.”
“그, 허위사실 관련 명령이 있었음다. 허위사실을 책이나 이런 것으로 만들어 유포하면, 벌금 또는 실형이 가능하다는 명령인데……”
미도리는 그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쿠로카와 법무장관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군정 시절의 임시법에 관한 이야기가 순간 떠올랐기 때문이다.
“군정법 제 20조 말씀하시는 겁니까?”
“에? 그걸 아시는검까?”
“쿠로카와 법무부 장관께서는 지금 같은 경우에는 개조가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네, 그거에 걸려서…… 당시 군정청 청사였던 지금의 궁성에서 조사 받았었음다.”
“조사는 누가하셨는데요?”
“현 국방부 장관님이심다.”
미도리는 그 말을 듣고 생각을 해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믿어지지 않았다. 제국군 내 여장교들의 본보기이자, 제국군대의 살아있는 여신으로 손꼽히는 닛타 미나미 장관이 당시에 범법자를 잡아다가 직접 조사를 한 것이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뭐, 안 믿으시려고 해도 사실임다. 국방부 장관께서 직접 조사하셨는데, 그 눈매가 참으로 매서웠음다.”
“뭐 장관님께서는 적에게는 자비가 없으시니까요. 훈련도 철저하게 시키시는 걸 보면 아시잖습니까. 그런데 뭘 하셨길래 혼나셨습니까?”
“동인지라 들어보셨음까?”
“그게 무엇입니까?”
“개인이 만들어 파는 책임다. 저는 사기사와 후미카 교육부 장관과 타치바나 아리스 체신부 장관이 주인공인 책을 만들어서 지인들과 돌리다가 기세를 몰아서 닛타 미나미 국방장관과 원수님이 나오는 책을 만들었는데…….”
“설마, 그게 걸리신 겁니까?”
“원수님과 농상공부 장관님을 주인공으로 한 다음 권을 준비하다 걸려서 조사받았음다.”
미즈노 장관은 ‘그럴 줄 알았다.’라는 표정을 지었다. 이건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 그런데 좀 더 상세한 상황이 궁금해졌다.
“그럼 당시 제국군 헌병대에 걸리신 겁니까?”
“아님다. 2권에 나온 국방부 장관 님과 원수님 간의 관계는 완전히 창작이었는데, 이게 와전이 되어서 퍼진검다.”
미즈노 장관은 ‘아이고, 이 미친 것아.’라는 표정을 지었다. 목이 안 날아간 게 용할 지경이었다.
“살아계신 것이 용하십니다. 처장님.”
“그거 원수님께서 살려주신검다.”
“그래요??”
아라키 처장은 회한에 젖은 듯 이야기를 꺼냈다.
“그때가 아마, 제국 헌법…… 나오기…… 직전이었을 검다.”

30년 전, 제국 수도 메르세아의 궁성
“아라키 히나, 현 거주지는 메르세아 제2구 중앙대로 36, 맞는가?”
“그렇슴다.”
운동복을 입은 한 여성과 군 제복을 차려입은 한 여성이 책상 앞에 각각 앉아있었다. 책상 위로는 책 몇 권과 하얀색 정모가 놓여 있었고 군 제복을 입은 여자는 운동복을 입은 여성, 아라키 히나를 한번 쳐다봤다.
“잡혀 온 이유를 알고 있는가?”
“군정법 제20조…… 위반이라고……들었음다.”
“잘 알고 있군. 맞다. 그대는 군정법 제20조, 허위사실 유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여 이곳에 와 있다. 개인이 제작한 서적을 가지고, 허위사실을 유포하였으니, 그 죄는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아니, 지인들끼리 돌려 보다 걸린 것도 죄가 됨까?”

“그때 국방장관님 표정 진짜 무서웠음다.”
“아니, 처장께서는 그런 사고를 치시고도 너무 당당하셨던 거 아닙니까?”
“전 원래 집 밖을 잘 안 나갔슴다. 하루나의 말 듣고 알았슴다.”
“하루나?”
“모르심까? 이 나라 최대의 안경 상인인 카미죠 하루나를?”
“카미죠 하루나…… 카미죠 하루나…… 혹시, 제국사 10년의 제국 관료단 사진에서 사기사와 장관께서 하신 안경의…….”
미즈노 장관의 말을 들은 아라키 처장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맞슴다. 그 안경이 이 나라에서 처음으로 팔린 안경임다. 사기사와 장관께서 평소에 독서를 많이 하시니, 하루나가 장관께 헌정하신 푸른 안경테가 바로 제국에서 처음 팔린 안경임다.”
“헌정이요??”
미즈노 장관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신은 이건 처음 듣기 때문이었다.
“장관께서는 모르셨음까?”
“전에 쿠로카와 법무부 장관님과 닛타 국방부 장관님께 대충은 듣긴 했습니다. 교욱부 장관님께서 국립 메르세아 대학 설립 당시 홍보를 하셨을 때, 성별을 막론하고 수많은 제국의 학생들을 상사병으로 몰아넣어서 첫 입학생들 입학 성적이 바닥을 긴 것으로도 유명했다고 했죠.”
“사실 그건 어느 대학이든 마찬가지일검다. 육군사관학교 보심 아시잖슴까. 제국군사학교가 3개로 분리되는 과정에서 분할 1기생을 모집했을 때에도 닛타 장관님이 육군과 공군 쪽에서 특별 홍보대사로 나서셨는데, 체력 검정 과정에서 수험생들 집단으로 코피 나서 빈혈이 오는 바람에 대거 불합격할 뻔했던 건은 유명한 거 아니었음까? 해군사관학교는 어떻슴까? 장관님께서 야나세 현 사령관(야나세 미유키 현 해군 사령관)과 같이 홍보했던 건 아님까?”
“그랬었죠. 결국, 재시험을 봤습니다만.”
“그거 재시험 봤음까?”
“제 기억대로라면 재시험을 두 번 봤죠? 첫 재시험 때에는 원수님께서 오셨으니까요. 그때도 여럿 잡았는데, 전신이던 제국군사학교는 더했죠. 닛타 장관님과 원수님께서 홍보하셨는데, 그 당시 지원율이 높아서 모병관 여럿 잡은 건 유명했죠.”
“사실 그래서 그 이야기도 들어보려고 합니다.”
미즈노 장관은 그 말에 한숨을 쉬었다. 속으로 ‘미쳤네’란 생각은 덤이었다.
“괜찮겠습니까? 안 그래도 이 나라 여성들에게 있어서 원수님을 비롯한 제국 원년 관료단은 말 그대로 살아있는 여신과 같은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의 마성이 드러나면, 그분들에 대한 환상을 갖고 계시던 분들이 받을 충격은 어마어마 합니다.”
“솔직히 인정해야 함다. 신으로 추앙되실지도 모름다. 이 나라를 지켜온 분들인데, 의회에서 그런 거 하나 못 해주겠음까? 돌아가시기 전에 한 번 인터뷰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슴다.”
아라키 처장의 말에 미즈노 장관은 입술을 한 번 훔쳤다. 기사나 책으로만 들었던 이야기들의 진실을 알고 싶다. 제국의 여신님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그녀 자신도 궁금해졌다. 제국군의 사관생도들이나 학생들이 도시 전설이라고 치부하던 이야기의 진실을 알려주고 싶었다.

“좋습니다. 저도 듣고 싶었던 이야기가 많았으니까요. 그런데 첫 타자는 누구인가요?”
“그, 국방부……임다.”
그 말에 미즈노 장관은 쓴웃음을 지었다. 내무부가 아니라 국방부? 아라키 처장이 죽으려고 환장을 한 건지, 시작부터 제대로 빡빡한 곳을 골랐다.
“이거 처장께서 가셨으면 죽을 뻔 하셨겠습니다?”
“그래서 장관님께 부탁드리는 검다.”
“아, 아까 그 뒷이야기는…….”
“국방부 장관님께 직접 물어보셨으면 함다.”
“그래요. 알겠습니다.”
미즈노 장관은 쓴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얼마나 머리 아픈 이야기가 나올지 모를 일이기에, 그녀는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가서 뭔가를 챙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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