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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이렇게나 일상적인 이야기 - 제 2화, 그 세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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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26, 2016 00:16에 작성됨.

원본 링크 (ハーメルン의 満足な愚님 作 《かくも日常的な物語》韓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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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코멘트

이번 화에도 아이마스 본편 등장인물은 안 나옵니다.
미즈키가 사실 마카베 미즈키였다던가 하는 반전이 없는 한 말이죠.



제 2화 그 세 번째

다음 날 아침.

GW(연휴)가 시작되는 날. 하늘은 변함없이 청명했다.

태양이 후끈후끈 내리쬐고 있다.

어젯밤에 말했듯이, 유키호네랑 일이 있던 모양이라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 일어났었다.

보통은 나도 휴일엔 느긋하게 잠이나 잤을 테지만, 오늘은 음을 맞춰보는 날.

늦잠이라도 잤다간 미즈키한테 죽을 거다.

평소보다 기합을 줘서 일어났다.

음을 맞춰보는 장소는 언제나처럼 미즈키네 집. 어젯밤에 문자가 왔다.

미즈키의 문자엔 담담한 문장이 많다. 아무래도 문자에서도 성격이 나오는 걸까.

눈 앞에 보이는 집을 바라본다.

평범한 주택. 이층짜리에 빨간 지붕. 바로 미즈키네 집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미즈키는 이 집에 혼자 살고 있다.

그것도 우리들이 처음 알게 된 고등학생 시절부터.

그 뭐냐, 부모님 모두 해외에 계신다는 모양이다.

나도 SSK도 만나본 적 없다.

딸을 두고 해외로 떠난다니 좀 너무 방임주의적인 거 아닐까 싶긴 하지만, 가정사란 거니까. 내가 뭐라 할 건은 아니겠지.

초인종을 누른다.

바로 대답이 돌아왔다.

「오, 왔나 보네! 올라와」

인터폰 너머 안쪽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문을 열어 들어간다.

내가 현관에 들어가자 거의 동시에 철컥, 하고 문 손잡이를 여는 소리가 났다.

똑똑.

일단 노크를 한 다음 문을 연다.

「오! 어서 와! 기다렸다구」

미즈키가 현관에 서 있었다.

근데 확실히 평소보다 기합 넣었나 보네.

미즈키는 펑소에도 깔끔하니 패션에 신경을 쓴 듯한 모습이었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훨씬 멋있는 모습이다.

아무래도 라이브니까 기합 팍팍 넣은 걸까.

「아침은 먹고 왔어?」

「응. 일단, 먹고 왔어」

미즈키는 아직 안 먹은 거려나?

「그런가…….좋아, 그럼 조속히 음을 맞춰보도록 할까!」

소매를 걷어붙이고 안쪽으로 향한다.

「잠깐만! SSK랑 히로토는?」

원래대로라면 나보다 빨리 왔어야 할 터인 SSK가 없고, 히로토도 아직 안 왔다.

「아, 걔네들 말이지. 걔네들은 어제 준비하느라 고생했으니까, 오늘은 현지 집합이야. 게다가 아직 준비할 것도 남아 있으니까, 저쪽에서 뭔가 해 줘야지」

준비란 건 기재 갖다놓는다고 끝이 아니란 건가…….
뭐 미즈키가 하는 일이니 그냥 끝낼 것 같진 않았지만, 도대체 학교 문화제 라이브에서 뭔 짓거리를 하려고…….

뭐, SSK나 히로토쯤 되면 굳이 음 맞춰 볼 필요도 없을 테고.

나만 해도 문제야 없겠다만.

일반적으론 다 같이 맞춰 보지 않나……?

일단 신발을 벗어 신발장에 넣었다.



일층 현관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방이 언제나 음 맞춰 볼 때 쓰는 방이다.

완전방음이라 여간 시끄럽게 뭔 짓을 하건 밖으론 안 새는 모양이다.

혼자 사는 집에 이런 게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 했지만.

미즈키의 부모님은 뭐 어디 회장님이시거나, 사장님이시거나 그런 건가?

바닥에 타일, 흰 벽과 천장.

드럼부터 시작해서 일렉 기타에다 어쿠스틱 기타에 키보드까지. 그게 다 이 방 안에 있었다.

이만큼 모으는 데 돈이 얼마나 들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무섭다. 물론 여기 있는 악기나 기구는 SSK가 어디서 들고 온 거라고 했고, 그닥 많이는 안 들었을지도. 긁어 부스럼 만들 것 없다. 뭐, 그런 거다.


미즈키는 인상적인 붉은빛 머리를 쓸어올리곤, 팔을 걷어부친다.

방 안은 잡담이나 담소를 나누기엔 적절할 듯한 온도였다.

미즈키는 흰 이빨을 드러내며 활짝 웃는다.

그리고, 주위에 있던 갈색 기타를 집어들어 한 번 튕긴다.

기타의 음색이 주위에 울려퍼진다.

「좋아! 오랫만에 세션이라도 해 볼까!」

「엑…………」

무심코 그런 소리가 새어나왔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악기 안 만진지 얼마나 됐는데 갑자기 세션은 힘들지.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미즈키는 놓여 있던 악기 중 하나, 하늘 색 기타를 든다.

「자!」

그리고 그걸 내게 휙 하고 던졌다.

「읏차」

양손으로 적절히 받았다.

내가 기타 가르쳐달라고 했을 때부터 쭉 쓰고 있는 하늘색 기타.

말하자면 일종의 파트너같은 존재. 손에 잡히는 감각, 감촉은 한결같다.

추억이 담긴 그런 기타. 문화제 때나 라이브하우스에서 셋이서든 넷이서든 연주했을 때도 쭉 이 기타와 함께였다.

그 때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자, 시작할까」

미즈키가 빨간 기타를 손에 들고 튕긴다.

그 순간부터 흐르는 듯 연주가 시작됐다. 음악이라곤 쥐뿔밖에 모르는 나라도 그 정돈 안다. 미즈키의 연주가 프로 수준이란 걸. 미즈키뿐만이 아니라, SSK나 히로토도 아마추어 수준이야 가볍게 뛰어넘는다. 공부뿐만이 아니라 스포츠도 모두들 편차가 있긴 해도 일반인과는 확실히 구분 될 정도이다.

그에 비해 난…………….

안 돼, 무심이 되자.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자.

오직 연주에만 집중하자.

손에 들고 있는 기타의 감각은 변치 않아.

가자!







「좋아! 이제 끝!」

미즈키가 그렇게 말하곤 연주를 멈췄다.

피로가 확 하고 몰려왔다. 시계를 보니 세션을 시작하고 한 시간 반 정도 시간이 흐른 듯 했다.

「샤워라도 할까」

미즈키 쪽을 본다. 축축히 땀에 젖어 있었다. 왠지 색기가 넘친다.

「응? 왜 그래. 같이 들어가고 싶어?」

미즈키가 웃으며 말한다.

「아니, 괜찮아. 허나 거절한다」

여기서 응, 하고 대답할 기력도 없다. 세션 하기 전이라고 해도 담력이 없어서 못 했겠지만.

미즈키한테 이상한 소리를 했다간, 말 그대로 작살나거나, 반쯤 사망에 이른다던가, 더 이상 뜨는 해를 볼 수 없게 된다거나.

일단, 영 좋지 못하게 되어 버린다.

미즈키는, 그거 참 유감이네, 하며 미소를 짓곤 방 문을 열었다.

「너도 샤워하려면 거실에서 좀 기다려 줘. 이럴 땐 레이디 퍼스트란 거지?」

성격이나 발언엔 레이디가 없으십니다. 라곤 절대 말 안 한다. 뭐라고 해야 할까, 말 못 한다.

말하고 나니 깨달았다. 땀을 상당히 흘리고 있었단 걸.

T셔츠가 땀을 머금어 기분이 끄음찍하다. 아무래도 상당히 열중한 모양이다.

미즈키가 돌아올 때까지 난 그냥 조용-히 축축해진 옷의 기분 나쁜 느낌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도 말야, 그렇게 오랫만인데도 연주 엔간히 잘 하던데ー」

미즈키 다음으로 샤워를 마친 뒤, 거실에서 미즈키와 마주앉았다.

「그런가」

갈아입을 옷 몇 벌 챙겨 와! 라고 어제 문자 보냈던 건 이런 사태를 예측하고 있었던 걸까.

「오우. 처음엔 좀 엇나간 듯한 느낌도 들었지만,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잘 하던데」

적발의 머리를 흰 수건으로 털어내며 미즈키가 말했다.

「그렇다면야 다행이야」

「그러네. 내게 합격점을 받은 거야. 가슴 펴고 다녀도 괜찮을 레벨이라구」

니히히, 하며 정말 기쁜 듯 웃어 주었다.

맞아! 하며 일어나는 미즈키.

「슬슬 점심 먹기 딱 좋은 시간대네. 뭣 좀 적당히 만들어 올 테니까 앉아서 기다리고 있어 봐」

라고 말하곤 수건을 목에 두르곤 부엌으로 향했다.

미즈키의 요리라.

완벽한 인간이지만 평범한 요리를 해도 괴멸적으로 못 한다던가 하는 업계의 상식은 미즈키에겐 통하지 않는다.

평범히 맛있다. 적당히 마코토 정도 수준이려나.

일단 요리 실력은 내가 더 낫다.

그 이외엔 괴멸적으로 미즈키한테 털리지만.








「좋아, 이제 슬슬 갈까!」

점심도 먹고 거실에서 잡담을 하고 있자니, 미즈키가 갑자기 일어섰다.

벽시계를 보자 정확히 14:00을 가리키고 있었다. 꽤나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눈 것 같다.

일어선 미즈키가 말 없이 거실 선반에 둘 걸려 있는 풀 페이스 헬멧 하나를 집어들었다.

「오토바이 타고 가게?」

「응. 오토바이 타는 게 더 빠르고 주차장 공간도 필요없으니까 말야」

「하지만 보통 문화제면 차나 오토바이나 주차할 데 없지 않아?」

「뭔 소리야. 그 부분이야 당연히 다 손을 써 뒀지」

그 쪽은 빈 틈이 없는 것 같다.
미즈키는 오토바이를 자주 타곤 한다. 면허 없는 나도 몇 번 뒤에 타고 투어링을 간 적 있다. 마코토라던가는 자주 뒤에 태워서 어딘가로 가던 시기도 있었다.

의외로 미즈키의 오토바이 운전은 엄청 정숙하다. 평소에 어떻게 모는지는 몰라도, 최소한 나나 마코토가 뒤에 타고 있을 때는 엄청 조심스레 운전한다.


「자! 그럼 가자」

그러면서 다른 헬멧 하나를 던졌다.




400cc급에서 제일 유명한 차체. 그게 바로 미즈키의 애차愛車다.

차고에 놓인 그것은, 그녀의 적발과 너무나도 잘 어울려서.

그녀는 앞쪽에 올라타선, 뒷쪽을 팡팡 두드렸다.

아무래도 타란 것 같다.

근데 기타 케이스를 메고 오토바이에 타도 괜찮은 부분일까?

내 등 뒤엔 갈아입은 옷이 있는 가방과 검정색 기타 케이스가 하나. 미즈키의 기타는 그쪽에 미리 들고 간 것 같다.

기타 케이스같은 걸 메고 오토바이를 타도 괜찮은 걸까? 그런 의문도 들었지만, 미즈키가 괜찮다면 괜찮은 거겠지.

일단 기다리게 할 수도 없으니 뒤에 걸터앉았다.

「자랑스러워해도 좋다, 청년이여! 내가 뒤에 태워주는 인간은 거의 없으니까!」

오토바이 엔진 소리가 주위에 울려퍼지는 와중에 미즈키가 그렇게 말했다. 풀 페이스 헬멧 사이로 살짝 비친 얼굴엔 좋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좋았어! 후딱 갈 테니까 꽉 잡아!」

그 말과 함께 팡팡 하고 제 허리를 두드렸다.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부끄럽다.

그녀야 아무 생각도 없을지 몰라도 내가 신경쓰인다.

그 동작을 무시하고 시트 뒷쪽의 손잡이를 잡으려 했다.

응……?

기타 케이스 때문에 손잡이에 손이 안 닿는다.

「뭐ー하는 거야. 뭐야, 미녀의 허리에 손을 대려니 긴장되는 거야?」

하곤 하하하, 웃었다.

「사실인데. 불만 있으신지?」

몇 번이나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미즈키가 신경 안 써도 내가 신경쓴다. SSK나 히로토면 모를까, 미즈키한테 의식하지 말하는 게 무리 아닌가.

「…………읏. 뭔 소리 하는 거야」

「에, 뭐라 그랬어?」

엔진 음에 묻혀 버린 그녀의 말을 다시 한 번 되묻는다.

「아, 암 것도 아냐ー!그건 됐고, 빨리 잡아! 이 멍청아!」

그렇게 말하며 목소리 성량도 올렸다. 얼굴은 잘 안 보이지만, 목덜미는 왠지 조금 붉어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 말대로, 허리에 손을 두른다.

콩닥콩닥, 고동이 들려왔다.
미즈키 같은 미인에게 손 댈 기회같은 건 없다. 이게 마코토면 신경 쓸 필요 없을 텐데.

아ー.이건 내 얼굴 100% 새빨개져 있을 각이다.

이건 단언할 수 있다.

빨리 출발하고 빨리 도착했으면 하는 마음과, 언제까지고 이 상태 그대로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서로 부딪혀온다.

미즈키나 하루카 짱 같은 재능 있는 사람은 사는 곳, 사는 세계가 다르단 걸 알고 있으면서도, 그러길 바라는 건 기다리지 않는 사람이 재능 있는 사람을 비원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렇지 않은 것일까. 그건 알 수 없다.

내 그런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새빨간 그녀는 천천히 악셀을 돌렸다. 그리고 기체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구름 하나 없는 푸른 하늘. 하늘에는 태양만 어슴푸레 보일 뿐.

그 하늘 아래, 우리들은 천천히 나아가기 시작했다.

향하는 곳은 미나미 여자 고등학교.

문화제의 스테이지다.



 

역자 후기

리얼충 폭발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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