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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호「이라부 종합병원 신경과?」下(完)

댓글: 9 / 조회: 2027 / 추천: 2



본문 - 12-25, 2015 23:22에 작성됨.

61 : ◆JjxDNGokTU 2014/03/17(月) 21:10:40.72 ID:CVOK/lDE0

 

 

 

 

 

 

 

 

 

 

 

 

 

62 : ◆JjxDNGokTU 2014/03/17(月) 21:11:20.81 ID:CVOK/lDE0

 

상점가・뒷골목 //

 

다음날...

 

 

일요일의 상점가. 요즘 상점가라고 말하면 온 일본에서 셔터 내린 가게 투성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오지만 이곳은 매우 장사가 잘 되는데다, 상점가의 이벤트 날도 겹친 덕분에 가족을 동반한 손님들이 많았다.

 

그런 북적이는 큰길에서 바로 뒤편에 있는 골목에 유키호와 이라부가 있었다.

 

 

이라부「그럼, 내가 나오라고 하면 나오는거다?」

 

유키호 「네, 네에~……」

 

이라부「왜? 역시 힘들어?」

 

유키호 「아니요, 실은 조금 힘들지만, 이 정도는 괜찮아요」

 

이라부「과연 아이돌. 체력이 제법이구만~」

 

유키호 「그것보다 이래도 괜찮은 걸까요?」

 

이라부「괜찮아! 걱정 붙들어 매셔! 아빠 연줄로 허가도 받았으니까! 그럼 준비하시고!」

 

 

 

63 : ◆JjxDNGokTU 2014/03/17(月) 21:12:01.75 ID:CVOK/lDE0

 

 

그렇게 말하고 큰길 쪽으로 향하는 이라부. 유키호는 홀로 남겨져 버렸다.

정말로 괜찮은 걸까. 허가를 받았느니 어쩌니 하는 것도 신경 쓰이지만 지금부터 이 인파 속에 혼자서 들어가야 한다.

과거의 나였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의 내가 갈 수 있을까……? 유키호의 마음에 불안이 싹튼다.

 

유키호 「우으……!」

 

이라부「윳키호쨔~~앙!」

 

길 쪽에서 커다란 소리가 들린다. 그 의사도 참……. 쓸데없이 눈에 띄게 되어버리잖아.

유키호는 더욱 불안해진다. 하지만 GO 사인이 나온 이상 갈 수밖에 없다.

이것도 치료, 치료, 치료니까! 스스로를 타이르며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유키호는 큰길에 모습을 드러냈다.

 

 

 

 

64 : ◆JjxDNGokTU 2014/03/17(月) 21:13:21.35 ID:CVOK/lDE0

 

상점가・큰길// //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처음으로 들은 것은 비명. 그것도 환호성 따위가 아니라 틀림없는 공포의 비명이었다.

그 증거로 아이들이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유키호를 보고 있다.

 

 

「괴, 괴물이다아아아아아아아아!!!」

 

 

소년이 ‘유키호를’ 가리킨다. 정확하게는 유키호가 입고 있는 ‘인형옷을’ 가리킨다.

새까만 몸에 하얀 꼬리. 토실토실한 몸에 동그란 눈. 이런 식으로 적으면 귀엽게도 느껴지지만, 생김새는 완전히 괴물처럼 생겼다.

그렇지만 「세계생물도감」을 찾아보면 놀랍게도 기존의 생물이라는 듯하다. 이름은 「스페파푸푸」라고 한다.

 

「무서워~!」

 

「엄마아~!」

 

경찰을 부를 듯한 분위기지만 오늘은 이벤트 날이었기 때문에 어른들은 상황을 이해한 듯하다.

하지만 어른들도 지역 마스코트 캐릭터 정도를 예상하고 있었을 것이다. 나온 게 생각지도 못한 괴물이었던 탓에 남녀불문하고 얼굴이 굳어져 있다.

 

 

65 : ◆JjxDNGokTU 2014/03/17(月) 21:14:19.76 ID:CVOK/lDE0

 

 

역시나 아비규환이 일어나버려서 유키호도 마음에 상처를 입고 미안해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하지만 이라부는 즐거운 듯이 좀 더 해라! 하고 부추기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고 있었다.

진짜, 아무리 남 일이라고 해도 그렇지!

 

유키호 「(아이돌로서 성실하게 키워주신 프로듀서, 죄송해요. 저, 이런 아이가 되어버렸어요……!)」

 

 

정말로 죄송해요. ……하지만 딱 하나, 이라부가 생각한 대로 된 것이 있었다.

 

 

유키호 「응 브~부……」

 

도감에 나와 있는 울음소리를 내면서 인파 속으로 들어간다. 아이들은 정말로 울고 있지만, 역시 어른들은 도망치거나 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 눈에는 확실히 당혹감이 어리고 있었다.

 

물론 가족들은 함께 모여있다. 어른 중에는 남자도 많이 있다. 그리고 역시나 겹쳐지는 듯이 악마의 환영이 오버랩된다.

순간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충격이 유키호를 강타하지만

 

 

 

 

66 : ◆JjxDNGokTU 2014/03/17(月) 21:14:47.58 ID:CVOK/lDE0

 

 

「아빠·! 저거 해치워버려~!」

 

「아, 아니, 아빠도 저기……」

 

그 악마의 환영들은 이쪽을 보고 무서워하고 있다.

그 무시무시한 모습과의 갭이 굉장히 우스꽝스럽게 보여서 유키호는 어쩐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키호 「응부~브!」

 

온 힘을 다해 저음을 낸다. 그러자 새끼 거미들이 흩어지는 것 마냥 사람들이 비켜선다.

옆에서 보기에는 전혀 우스꽝스러운 광경도 행동도 아니다. 하지만 그런 비일상적인 공간이 유키호에게 자신이 강하다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이제와선 어째서 저런 걸 무서워했던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웃음조차 나온다.

 

 

유키호 「후훗」

 

 

자신은 생각했던 것보다 성격이 괜찮았던 모양이다.

 

 

 

 

 

 

67 : ◆JjxDNGokTU 2014/03/17(月) 21:15:21.30 ID:CVOK/lDE0

 

 

상점가를 걸어간다. 그야말로 괴상한 광경이다. 모세나 다이묘의 행차라도 되는 듯 비켜서는 사람들.

처음엔 미안한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던 유키호였지만 점점 분위기를 탄 것인지 즐겁게 울음소리를 내면서 인파에 다가가는 행위를 되풀이했다.

 

 

유키호 「응~브~부~!」

 

 

하지만 그런 유키호에 시련이 닥쳤다.

 

 

 

「!? 컹!」

 

유키호 「!?」

 

 

 

 

68 : ◆JjxDNGokTU 2014/03/17(月) 21:16:01.71 ID:CVOK/lDE0

 

 

유키호가 울음소리를 내자마자 그 생물의 소리가 그녀의 귀에 닿았다.

다음 순간에는 사람들이 떠들썩해지더니 그 생물을 둘러싸듯 구경꾼들이 원을 그리며 모여들었다.

 

 

개 「왈왈! 왈왈!」

 

 

그 생물은 개. 유키호가 남자와 마찬가지로 무서워하는 대상 중 하나이다. 몸집도 그럭저럭 커다랗고 목소리도 날카로웠다.

털은 검은 색에 근육질. 최소한 품에 끌어안아서 간단하게 제압할 수 있는 개는 아니다.

 

그런 개가 목줄이 풀려서 정육점 앞에서 날뛰기 시작한다. 유리 케이스를 할퀴고 위에 진열된 상품을 떨어뜨리고 있다.

개 주인 같은 남자조차 말리려고 했다가 물린 뒤로 그 누구도 흉폭한 개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정육점 할머니도 걱정스런 얼굴이다.

 

 

 

 

69 : ◆JjxDNGokTU 2014/03/17(月) 21:16:32.67 ID:CVOK/lDE0

 

 

유키호「(어어어, 어떻게든 해야 되는데. 저기, 도와주세요……, 프로듀서는 안 계시고. 이라부 선생님!)」

 

 

아무리 유키호라도 이런 상황에서 계속 하던 걸 할 정도로 상식이 없지는 않다. 현장에 있던 사람으로서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고 이라부 쪽을 바라본다.

하지만 그 이라부는 무리무리, 라며 손으로 커다랗게 X자를 만들어 보였다.

 

그렇지만 그래도 말려야만 한다. 유키호는 마음을 다잡고 개 쪽을 향한다.

 

그래. 지금의 나는 강하니까.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이 개도 분명 악마의 환영과 마찬가지로 사실 귀여운 부분이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유키호는 개를 진정시키기 위해 개를 바라보고 외쳤다.

 

 

 

 

70 : ◆JjxDNGokTU 2014/03/17(月) 21:17:00.42 ID:CVOK/lDE0

 

 

유키호「앉아!」

 

 

개 「……」

 

 

아, 틀렸다. 노려보기 시작했다. 이건 무서운 개다. 무섭지만 온순해 보이니까 어떻게든 말릴 수 있는 개가 아니다.

비유하자면 마피아가 조직의 배신자를 처리할 때 쓸 것 같은 개였다.

 

아니, 하지만 이렇게 보여도 사실은 온순한 개일지도 모르잖아.

 

 

개 「우으, 그르르르르」

 

아아 틀렸어. 으르렁거리잖아. 위협하고 있잖아. 온순한 개가 아니었어 이 아이.

 

 

 

 

 

71 : ◆JjxDNGokTU 2014/03/17(月) 21:17:49.87 ID:CVOK/lDE0

 

 

「힘내라~! 인형탈~!」

 

 

지금까지는 도망쳤던 아이들이 이쪽으로 와서 생각지도 못했던 성원을 유키호에게 보낸다.

어른들도 기대에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유키호「(도, 도망칠 길이 막혔어……!)」

 

 

이제와서 도망치는 것조차 어렵게 되어버렸다.

지금까지 상점가 사람들을 위협한 벌을 받는걸까.

아니면 너무 우쭐했던 대가를 치르는 걸까. 유키호는 눈가에 눈물을 글썽인다.

 

 

개 「으르렁 왈! 왈!」

 

 

적어도「컹」이나「멍」이면 몰라도「왈」이라니 어떻게 된 걸까. 반짝반짝한 마초적인 바디를 한 검은 개. 검은 개. 블랙 도그.1) 아니, 저쯤 되면 늑대일까.

 

하고 그런 아무래도 상관 없는 것을 생각하고 있으려니 빈틈을 보인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개 「왈!」

 

 

 

개가 달려들었다.

 

 

 

유키오「――익」

 

 

 

 

72 : ◆JjxDNGokTU 2014/03/17(月) 21:18:36.20 ID:CVOK/lDE0

 

 

갑작스런 일에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는다. 자세도 취할 수 없다.

상당히 커다란 검은 개는 어울리지 않게 새햐얀 이빨을 드러내 손을 힘껏 물어뜯었다!

 

아아, 끝났다. 나는 죽는구나. 유키호의 공포가 한계를 돌파해 뇌가 몹시 냉정해진다.

아아 끝이구나. 내 인생은 이 늑대에게 물려 죽는 것으로 끝나는 거구나.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남성공포증 따위 극복하려고 하는 게 아니었어…….

계속 도망쳤으면 좋았을텐데. 그래. 흔히들 말하잖아.

「남자는 늑대니까 조심하렴」이라고. 역시 펑크 레이디는 위대했다.

왕년의 톱 아이돌이라고 할 만하다.

남자=개, 개=남자. 공포는 두 배. 그래, 역시 도망치는게 정답이었어!

이런 식으로 물어뜯겨――

 

 

 

 

 

 

 

 

 

유키호「――어, 어라?」

 

 

개 「왈! 컹! 컹!」

 

 

 

 

73 : ◆JjxDNGokTU 2014/03/17(月) 21:19:41.36 ID:CVOK/lDE0

 

 

문득, 몸에 전혀 통증이 없는 것을 깨닫는다.……봐주고 있는 건가? 아니, 그럴 리는 없다.

마치 젊은 조폭 행동대원같은 살기를 띠고 있었다.

 

 

유키호「아, 그런가」

 

 

이유는 단순했다. 지금 자신은 인형옷을 입고 있었다.

맨몸으로 물렸으면 뼈까지 다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형옷이라는 물건은 의외로 단단하다.

그 덕분에 손이 보호되어 마치 경찰견 훈련처럼 된 것이다.

 

개 「그르르?」

 

 

개 역시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는지 물어뜯는 것을 멈추고 유키호를 향해 짖는다. 유키호는 이제는 「안전」하다는 확증이 있는 덕분에 침착하게 상황을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이 개가 자신을 무서워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유키호「(그렇구나, 겉으로 보기에는 스페파푸푸였지.……나는 귀엽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만 아까부터 마을 사람들이 공포에 질린 눈으로 이쪽을 본 것을 생각해 보아도 역시 이 생김새는 무섭게 보이는 것 같다.

게다가 개의 경우에는 인형옷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자신보다 커다란 미지의 생물이 다가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 개 역시 이상한 울음소리를 내는 유키호에게 깜짝 놀라서 짖다가 물어버렸을 것이다.

 

 

 

 

74 : ◆JjxDNGokTU 2014/03/17(月) 21:20:09.47 ID:CVOK/lDE0

 

 

유키호「……」

 

개 「왈! 왈!」

 

 

 

그렇게 생각하면 신기하게도

 

 

 

개 「왈! 왈!」

 

 

유키호「……」씨익

 

 

 

개 「!? 와, 왈!」

 

 

 

 

개 「!? 와, 왈!」

 

 

 

어째서인지 갑자기 사랑스럽게 보이기 시작해서,

 

 

 

 

 

 

75 : ◆JjxDNGokTU 2014/03/17(月) 21:20:50.15 ID:CVOK/lDE0

 

 

개 「! 그, 그르르! 와작!」

 

 

덥석 물어뜯는 검은 개. 하지만 역시 인형옷을 뚫는 것은 불가능했다.

유키호는 마음껏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개 「그르르, 그르르르」

 

 

유키호「괜찮아아, 괜찮다니까? 무섭지 않아. 무섭지 않으니까」쓰담쓰담

 

 

개 「그르르르……」

 

 

유키호「그치?」쓰담쓰담

 

 

개 「……」

 

 

 

 

 

 

개 「뀨우웅……」털썩

 

 

적의가 없는 걸 알아차린 것인지 개가 물어뜯는 것을 그만두고 얌전해진다. 그러고 보니 유명한 극장용 애니메이션 영화2)에 이런 씬이 있던 것 같네.

 

 

 

 

76 : ◆JjxDNGokTU 2014/03/17(月) 21:21:50.76 ID:CVOK/lDE0

 

 

그런 아무래도 좋은 생각을 하던 유키호였지만 직후에 들려온 주위의 환호성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잘했다!」

 

「좋아! 멋있다 괴물~!」

 

 

괴물이라니.

 

 

 

「죄, 죄송합니다! 제가 목줄을 놓치자마자……!」

 

 

주인이 사과하러 왔지만 아마도 이 개가 난폭해진 원인은 절반 이상이 자신의 모습에 있었던 만큼 유키호는 굉장히 복잡한 심정이었다.

아니, 저야말로 죄송한데요.

 

 

「할머니께도 정말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변상할게요!」

 

 

유키호「아, 그건 저도……」

 

 

「아니 괜찮여. 사람이 다친 것도 아니구. 그리구 피해라고 해봐야 진열한 물건이 엎어졌을 뿐이니께」

 

 

「정말 죄송합니다!」

 

 

 

77 : ◆JjxDNGokTU 2014/03/17(月) 21:22:19.46 ID:CVOK/lDE0

 

 

이쪽도 그럭저럭 괜찮은 모양이다.

만사 오케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뭐, 아슬아슬하게 세이프라고나 할까.

 

 

 

「저기저기, 막 까맣고 커다란 동물언니?」

 

 

돌아보니 자그마한 여자애가 인형옷의 손을 슬그머니 잡고 있었다.

 

 

 

「같이 사진 찍자!!」

 

 

 

78 : ◆JjxDNGokTU 2014/03/17(月) 21:23:21.24 ID:CVOK/lDE0

 

 

그 후 스페파푸푸 인형옷을 입은 유키호 주변에 아이들이 모여들었다.

왁자지껄 떠드는 아이들. 그에 이끌려 부모들까지 다가온다.

당연히 아버지까지. 하지만 이제 유키호는 무섭지 않다.

 

 

이제껏 겹쳐 보이던 악마의 환영은 이미 씻은 듯 사라져 있었다.

 

 

「아빠~! 나도! 나도 사진 찍을래~!」

 

「뭐어!? 같이 찍어야 되는건가……」

 

 

유키호「찍어~요오」

 

 

목소리를 깔고 허스키한 소리로 말을 걸었다. 여자애는 즐거운 듯 꺅꺅대며 웃고 있었지만, 아버지 쪽은 아무래도 익숙해지지 않는 모양이다.

 

 

「좀 다른 거 사진 찍자, 응?」

 

「에에~! 그치만 이 애 귀엽잖아!」

 

「그렇니? 하하, 애들 감성은 잘 모르겠어……。아빠는 좀 무서운데」덜덜덜

 

 

나도 잘 살펴보면 이 스페파푸푸 인형옷은 귀엽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다지 대중적인 취향은 아닌 것 같다.

적극적으로 매달리는 딸과는 반대로 아버지 쪽은 조금 소극적이다.

 

 

 

「그러지 말고 아빠! 같이 사진 찍자!」

 

「으음~ 어쩔 수 없구만. ……미안해요. 아, 저는 좀 떨어져서 이쪽에 있을게요」

 

 

 

사진 프레임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되는 거잖아? 라며 유키호와 딸을 밀착시킨 뒤 아버지는 사람 한명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79 : ◆JjxDNGokTU 2014/03/17(月) 21:24:25.18 ID:CVOK/lDE0

 

 

「에이~! 아빠 이쪽으로 더 와~」

 

「아빤 여기가 좋아!」

 

 

유키호「……」

 

 

지금 유키호에게 있어 이미 성인 남성도 특별히 무서운 대상은 아니었다.

악마도 사라졌고 평범하게 대할 수 있게 된 존재가 된 것이다. ……아니, 오히려.

 

 

 

유키호「응 브~부!」덥썩

 

 

「히익!」

 

 

유키호는 어깨동무를 하듯이 아이 아버지에게 기대선다. 딸은 꺅꺅대며 기뻐하지만 남자는 얼굴이 굳어졌다.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이 「스마일 스마일~」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덜덜덜 떠는 모습에 어쩐지 가학심이 생겨난다.

뭐라고 할까…… 남자란 의외로 귀여운 거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인형옷이 더운 것도 잊은 채 유키호는 계속해서 거리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80 : ◆JjxDNGokTU 2014/03/17(月) 21:25:16.45 ID:CVOK/lDE0

 

 

 

 

 

 

 

 

 

 

 

81 : ◆JjxDNGokTU 2014/03/17(月) 21:25:45.73 ID:CVOK/lDE0

 

이라부 종합병원・신경과 //

 

다음날...

 

 

 

상점가를 패닉에 빠뜨렸던 하루는 끝났다.

유키호는 사용한 인형옷을 세탁해서 돌려주러 온 참이다.

 

이라부「어어~ 별로 쓸 일도 없으니까 줄까?」

 

유키호「그래요? 꽤 디테일한 걸 보면 비싼 것 같은데……」

 

이라부「응. 특별 주문품이니까. 하지만 그거 악평이어서 말야. 우리 집 뒤에 계열 유치원이 있는데 말야~. 거기 학예회에서 써보니까 울고불고 큰일이었엉~」

 

 

그야 그렇겠지. 다 큰 남자조차 쫄게 만드는 생김새다. 아이들에겐 자극이 너무 강하다.

……하지만 유키호에게 있어선 어쨌든 간에 애착이 생긴 인형옷이기도 하다. 다시 창고에서 썩게 될 바에 차라리 가져가기로 했다.

 

 

 

 

 

82 : ◆JjxDNGokTU 2014/03/17(月) 21:27:25.96 ID:CVOK/lDE0

 

 

이라부「그래서? 그 이후로 상태는 어때?」

 

유키호 「아직 거기서 거기긴 하지만 정말 좋아졌어요」

 

이라부「하하하! 그거 참 다행이네~!」

 

유키호 「이라부 선생님이 도와주신 덕분이에요」

 

이라부「아뉘~ 난 아무것도 안했다니까. 신경증은 감기가 아니야. 그러니까 환자들이 멋대로 걸렸다가 멋대로 낫는 법이라구. 이번에 유키호짱은 자신감을 갖게 되었으니까 스르륵 공포증이 나은 거 뿐이야」

 

 

자신감? 확실히 자신감은 생긴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그런 것 때문에 병이 낫는 걸까?

 

 

 

이라부「유키호짱은 있지. 남자나 개 같은 것이 무섭지? 이건 즉 주변에 있는 것 중에서 자신에게 위해를 끼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걸 무서워하고 있다는 거지」

 

유키호 「헤. ……아, 하지만 개는 짖기 때문에 무서웠던 걸 알고 있지만, 저 스스로도 남자가 어째서 그렇게까지 무서웠는지 모르겠어요」

 

 

 

이라부「그치이~. 오히려 위해를 끼친다는 점에서 보면 너희 아버지랑 그 똘만이들이 평범한 일반인들보다 무서운데 말야. 그치만 그런 거랑은 다른 문제야. 있지, 어려서부터 남자와 접촉할 일이 적었지? 그러면 말야 남자를 올바르게 인식할 수 없게 되는 일이 생긴다궁~」

 

 

 

 

83 : ◆JjxDNGokTU 2014/03/17(月) 21:28:03.87 ID:CVOK/lDE0

 

 

이라부는 커피에 우유를 타서 한 모금 마셨다. 하지만 단맛이 부족한 것인지 설탕을 더 넣는다.

기억하기로는 저 커피, 상당히 달았었는데……. 그리고 유키호는 이라부의 체형에 눈길을 향했다.

살이 찐 이유가 짐작이 간다.

 

 

이라부「올바르게 상대를 파악하지 못하면 과도하게 무서워하는 일이 있거든. 예를 들면 『남자는 모두 늑대』 같은 것도 그래. 실제로는 딱히 아무렇지도 않은데 이상하게 경계한다던가. 그리고 반대로 굉장히 높은 이상을 강요하기도 한다궁. 그런 사람은 백마 탄 왕자님을 동경한다든가, 다카라즈카에 가서 『이상』적인 배역을 연기하는 동성 여배우를 사랑한다든가 하는 경우도 있어」

 

여기까지 듣고 그야말로 이 상태가 자신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특별히 무슨 짓을 당한 것도 아닌데 남자를 무서워하거나 동기인 키쿠치 마코토에게 이상적인 왕자님을 겹쳐 보거나.

……것보다도 이렇게까지 완벽하게 진단할 수 있다면 빨리 가르쳐 주었으면 했다.

 

 

 

이라부「그런고로, 다른 얘기긴 하지만 그런 식으로 주변에 있는 것 중 자신에게 위해를 끼칠 대상을 유키호쨩은 무서워하고있던거지~. 그래서 뱀은 괜찮았던거라궁. 실감의 문제야. 『면도날에 베었다!』보다『총에 맞았다!』 쪽이 아픈게 당연한데, 면도날 쪽이 리얼하게 아픔이 상상가지?」

 

너무나 일상에서 동떨어지면 공포감이 없어진다고. 확실히 일리가 있다.

 

 

 

 

 

84 : ◆JjxDNGokTU 2014/03/17(月) 21:28:52.15 ID:CVOK/lDE0

 

 

 

 

이라부「그러니까 정리해볼겡. 무서운 이유는 공격당할 것 같은 두려움이 어쩌고저쩌고, 였었잖아.  『이 사람은 절대 해치지 않을 사람이다』라는 걸 깨닫거나 자신감을 가지게 되어서, 비유가 좋진 않지만 『나보다 아래에 있다』고 생각하게 되면 이 녀석은 나에게 해를 끼칠 수 없을거라는 기분이 들어서 무섭지 않아지는 거지」

 

스페파푸푸의 인형옷을 입은 것은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이쪽에서 공격해서 자신감을 생기게 하기 위한 것이었던 듯하다.

 

 

유키호 「헤~……」

 

 

이라부「그러니까말야. 내 쪽이 더 강하다는 자신감이 있으면 개도 남자도 하~나도 무섭지 않게 된단 말씀! 아하하하하!」

 

 

 

85 : ◆JjxDNGokTU 2014/03/17(月) 21:29:20.54 ID:CVOK/lDE0

 

 

헛소리를 하는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유키호에게는 어쩐지 난해한 수식이 굉장히 합리적으로 풀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유키호 「…………」

 

 

 

이 사람, 사실은 굉장한 명의인게…….

 

 

 

 

 

이라부「응? 나한테 뭐 묻었어?」

 

 

유키호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인정하는 것도 왠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유키호는 생각지도 않게 솟아나던 존경심을 마음 한 켠에 밀어넣어 버렸다.

 

 

 

 

 

 

86 : ◆JjxDNGokTU 2014/03/17(月) 21:29:50.14 ID:CVOK/lDE0

 

 

이라부「그럼, 이제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또 오라궁~」

 

 

 

유키호 「에헤헤. 두 번 다시 안 올 거예요」

 

 

이라부「에~ 그렇구나~. 그럼 마지막으로 주사는 어때?」

 

 

 

유키호 「제가 놓는 건가요? 그럼 할게요!」

 

 

 

이라부「……왠지 유키호쨔, 아니 하기와라씨. 캐릭터 바뀌지 않았어?」

 

 

 

유키호 「덕분이랍니다. 이라부 선생님?」

 

 

 

이라부「아하하 난 몰~라앙!」

 

 

 

 

 

 

두사람「「 아하하하하하하! 」」

 

 

 

 

 

 

 

87 : ◆JjxDNGokTU 2014/03/17(月) 21:30:24.62 ID:CVOK/lDE0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키호는 스타덤에 올랐다.

 

 

 

 

 

 

88 : ◆JjxDNGokTU 2014/03/17(月) 21:31:09.09 ID:CVOK/lDE0

 

 

 

 

               몇 개 월 후

 

 

 

 

 

 

89 : ◆JjxDNGokTU 2014/03/17(月) 21:31:46.44 ID:CVOK/lDE0

 

765프로 사무소//

 

 

 

기자「그럼 오늘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최근 인기가 오르고서 일이 늘어났다. 그 중 하나가 이러한 잡지의 인터뷰다.

유키호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이렇게 일부러 기자가 찾아온 것이다.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지표라고나 할까.

 

 

유명 잡지의 기자. 그리고 유키호와 그 옆에 프로듀서.

화목한 분위기 속에 취재가 진행되고 있지만 프로듀서만은 긴장한 듯 보인다.

 

 

 

90 : ◆JjxDNGokTU 2014/03/17(月) 21:32:31.59 ID:CVOK/lDE0

 

 

기자「최근 인기가 급상승한 아이돌, 765프로의 하기와라 유키호씨에게 질문입니다. 아이돌이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유키호「처음에는 카즈쨩, 아, 제 친구인데요, 친구가 서류를 보냈던 거 같아요. 그래서 저도 나약한 자신을 바꾸고 싶어서 아이돌이 되기로 했습니다」

 

 

몇 번이나 되풀이했던 대답을 막힘없이 말한다. 그치만 진실이니까 당연하려나.

 

 

 

기자「나약한 자신인가요. 그러고 보면 하기와라씨는 남성과 개를 대하기 힘들어 하신다면서요」

 

유키호「아~……」

 

 

정확히 말하자면 그것은 과거의 이야기다. 지금은........

 

 

 

 

91 : ◆JjxDNGokTU 2014/03/17(月) 21:33:26.09 ID:CVOK/lDE0

 

 

 

유키호「그렇네요……. 실은 좀 힘들어요」에헤헤

 

기자「그렇지만 그 덕분에 『그야말로 천사 같다』면서 화제가 되었지요」

 

유키호「에헤헤, 기뻐요. 그쵸, 프로듀서?」

 

P 「어!? 아, 아아 진짜 그렇지……. 하하하」

 

 

그렇다. 이것은 지금에 와서는 거짓말이 된다. 남자는 귀엽다. 오히려 좋아한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하지만 프로듀서와 상담한 결과, 「개가 좋다」는 모르겠지만「남자가 좋다」같은 걸 공표한 날에는 인기가 추락할 게 뻔하다는 이유로, 지금까지처럼 행동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예전처럼 기절하는 일은 물론 없다.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이긴 하지만, 요컨대 캐릭터인 것이다.

 

 

유키호「후후후♪」

 

 

 

하지만 그걸 시원스레 받아들인 나도, 역시 성격이 꽤나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92 : ◆JjxDNGokTU 2014/03/17(月) 21:34:01.13 ID:CVOK/lDE0

 

기자「그러면 하기와라씨, 뭔가 어려워하는 게 있으면 알려주실 수 있나요?」

 

 

유키호「어려워하는 거요? 으~음……, 아」

 

 

 

 

유키호「만쥬일까요?」

 

 

기자「헤에 만쥬 말인가요?」

 

 

유키호「네에, 만쥬는 무서워요. 그리고~~」

 

기자「그리고?」

 

 

유키호「역시 차가 무서워요!」

 

 

기자「예? 차는 오히려 하기와라씨가 좋아하는 게 아니었나요……」

 

 

유키호「후후후, 나도 참, 농담이예요. 그쵸, 프로듀서?」

 

 

 

 

93 : ◆JjxDNGokTU 2014/03/17(月) 21:34:50.38 ID:CVOK/lDE0

 

 

힐끔 옆을 바라본다. 식은땀을 흘리는 프로듀서가 딱딱하게 웃고 있다. 아아, 진짜 프로듀서 귀여워. 왜 남자를 무서워하고 있었던걸까, 이제는 그 감각마저 기억나지 않는다. 이라부 선생님이 말한것처럼 자신감이 생긴걸까……. 그치만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좀 과하게 생긴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키호「뭐 아무래도 상관없어어」

 

 

남자도, 개도, 무서운 것이 좋아지고, 좋아하는 것이 더욱 좋아지고, 그리고 자신감도 생기고, 자기 자신까지 좋아하게 되었다.

 

그렇게 무서운 것들이 사라진 세계는 전보다 훨씬 반짝반짝 빛나는 듯 보였다.

 

 

 

유키호「에헤헤」생긋

 

 

 

 

 

 

 

 

 

요즘들어, 인생이 즐겁다.

 

 

 

 

 

                                 END?

 

 

 

 

94 : ◆JjxDNGokTU 2014/03/17(月) 21:35:18.65 ID:CVOK/lDE0

 

 

 

 

 

 

 

 

 

 

95 : ◆JjxDNGokTU 2014/03/17(月) 21:35:49.93 ID:CVOK/lDE0

 

(덤)

 

 

 

한편,

 

P 「…………」

 

 

프로듀서는 생각했다. 『그야말로 천사 같다』라며 인기를 끌었던 유키호였지만,

어디가 천사라는걸까. 확실히 예전에는 천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보면 타천사다! 아니, 오히려…….

 

 

유키호「에헤헤」씨익

 

 

속으로 말을 하기 전에 눈앞의 풍경이 변한다. 유키호에게 겹쳐져서 뭔가 환영이 보인다.

검은 날개, 검은 뿔. 그래, 이제 와서 보면 완전히 악마다!

 

 

 

호흡이 빨라진다. 식은땀이 흐른다.

 

 

 

기자「그럼 이건 정말로 좋아해요! 같은 것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유키호「좋아하는 거 말인가요오……. 저기……, 역시 프로――」힐끔

 

P 「프로틴! 맞아 프로틴에 푹 빠졌어요 유키호는! 그러면 『무키뽀』가 되어부러~ 막이래! 앗하하하하하!!」

 

 

일동「「「 하하하하하! 」」」

 

 

 

그, 프로듀서가 이라부 종합병원 신경과의 문을 두드린 것은, 불과 3일 전의 일이었다――.

 

 

 

                                   END

 

 

 

 

 

96 : ◆JjxDNGokTU 2014/03/17(月) 21:37:25.15 ID:CVOK/lDE0

 

그럼 여기까지입니다~.

그리고 프로듀서편 계획은 없습니다.

 

마이너한 크로스오버지만 읽어 줘서 고마워요.

 

 

1)Project Fairy의 곡 ‘黒い犬’

2)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역자 후기

 

혹시 하편을 기다리신 분이 계셨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어제가 유키호 생일이라 여태까지 올라온 유키호 SS를 읽다가 이제서야 제가 하편을 빼놓고 올리지 않았다는 걸 알아차린 바보 역자입니다. 부랴부랴 올리긴 했지만 단순한 번역물을 1년도 넘어서야 올리다니 참 제가 봐도 징하다 싶습니다.

 

정말 많이 늦었어버렸지만 이 번역을 재미있게 보고 오쿠다 히데오 선생님의 글에 관심을 갖게 되는 분이 늘어난다면 일개 야매 역자로서는 그보다 행복한 일은 없을 듯합니다. 모쪼록 메리 크리스마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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