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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채색의 빛 - 13. 잠든 꽃은 눈뜨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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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12, 2015 12:23에 작성됨.

잠든 꽃은 눈뜨기 시작한다
 






그녀가 다시 미소지은 그날부터, 타케우치와 린의 특훈의 나날은 시작됐다.

관계자 각소에는 시부야 린의 일량을 줄이도록 전한다. 컨디션 불량이라고만 전해뒀다. 본인이 신경 쓰고 있기 때문에 팬에게 덮어줬으면 좋겠다는것도. 카메라가 들어가지 않는 타입의 인터뷰만 허가를 한다. 노상 라이브 일 등도 생각했지만 팬이 가진 카메라는 제한할 수 없다. 이것도 일시정지했다.
그러자 일은 정말로 거의 남지 않았다. 말 그대로 지금까지 카메라가 있기만한 일이었던 것이다.

(……이대로라면 곤란한데)

노출이 완전히 사라지고 만다. 그건 좋지 않았다. 한번 '사라진' 이미지를 가지면 복귀하는건 어렵다. 그렇게 생각했으므로 실컷 음미한 결과, 두 가지 일을 갖고 오게 됐다.

"라디오, 퍼스널리티……랑……뭐라고?"
"잡지 콜럼입니다."
"어, 그건 그거잖아. 잡지 뒤쪽이나 앞쪽에 실리는, 문장이 메인인거"
"네"
"…………, 할게"

처음에 망설인건 못할지도 모른다, 라는 대답을 삼켰기 때문일까, 실제로 그녀가 문장을 쓰는걸 타케오치는 별로 본 적이 없다. 라디오 퍼스널리티에 대해서도 사회진행이라는 타입의 일은 지금가지 아스타리스크가 많이 받고 있어서 린은 오로지 노래하는데만 전문으로 하고 있었다. 이것 또한 첫 경험일 것이다. 그래도 린은 대답을 해줬다. 할 수 있다, 라고는 결코 말하지 않고, 할게, 라고. 책임감이 있는 아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말해준것 만으로도 이쪽도 믿음직스럽습니다"
"응. 하지만 공부하게 해줘. 갑자기 하는건 좀"
"그건 이쪽에서 서포트하겠습니다"
"고마워"

문장이나 진행은 처음이니까, 좀 당황스러워. 그러고서 그녀는 살짝 웃었다.
이전처럼――까지는 아니지만 한때와 비교하면 그녀는 많이 웃게 됐다. 안도한다. 아이돌이니까, 라는걸 제쳐두더라도(실제로 반짝거리는 그녀의 표정에 이끌리는 팬이 많다), 역시 린은 웃는 얼굴로 있어줬으면 싶다. 그것이 연모하기에 그렇다는건 못 본척을 했다. 자신을 죽이는 것이다, 이 감정을, 가급적 빨리. 안 그러면.

(그녀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모르게 되버려)

연모와 책임의 경계선. 그건 복잡하고 애매해서, 지금 타케우치에게는 잴 수가 없다. 린을 데려오는것마저도 자신의 아집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도. 그러지 않을 수 없었다. 좋아하기 때문이다. 아이돌로서 그녀가, 그리고 단순한 소녀로서의 그녀를.

린의 카메라 공포증을 극복하는것과 동시에 자신의 연정을 극복해양한다.

"프로듀서? 왜 그래"
"아뇨……죄송합니다. 그보다, 특훈 얘기를 합시다"
"? 응……"

일각이라도 빨리, 그녀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한다.




          ※



"우선 경계선을 찾습니다"
"할 수 있는거랑 할 수 없는걸 똑바로 하는거구나"
"네. 이전에 린 씨는 스마트폰의 카메라가 무섭다고 하셨죠"
"……응"
"그럼 당연히 손에 드는 타입의 카메라는 논외군요……"
"그러게……저건 무리. 정말로 무리"
"동영상은 어떤가요. 텔레비전의 스타지오에 들어가는 타입을"

그렇게 말하자 린은 턱에 가늘은 손가락을 대고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눈썹을 찌푸린다.

"……역시 안 돼. 사진기 카메라 정도는 아니지만 무서워"
"그런가요. 그럼 각도의 얘기를 합시다. 카메라를 찍는 측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해주세요. 그래도 무섭습니까?"
"찍는다……어음"

카메라를 드는 몸짓을 한다. 파인더를 들여다보는 흉내. 그리고 린은 눈을 끔뻑거렸다.

"이쪽 측이라면……그렇게까지는 무섭지 않아. 조금은 무섭지만"
"과연. 카메라 자체라기보다 렌즈가 무서운거군요"
"응…… 그러니까, 실제로는 카메라를 드는것도 못한다고 생각해. 도무지 렌즈가 눈에 들어오니까"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는거라면 그렇게까지 공포를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렌즈를 본다는 행위에 강한 불쾌감과 공포를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실물을 사용하는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그렇게 수첩에 메모하고 잇으니 저기, 라며 자제한 목소리로 말했다.

"왜 그럿비니까"
"그러니까, 그게. 지금 나, 이래"

그렇게 말하고 린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가리킨다. 거기에는 카메라 렌즈 위에는 빼곡하게 머스킹 테이프로 봉해져잇는 모습이 있었다. 조금이랴도 시야에 들어오는게 견딜 수 없었던 거겠지.
뼈아픈 표정을 짓고 있었던게 오해받았는지 린이 황급히 손을 흔든다.

"아, 역시 이거 이상하지……누가 봐도. 떼는 편이 나으려나"
"아뇨, 그런건 아닙니다. 무리해서 뗄 일은 없습니다"

그 말에 린은 조금 안도한 모습이었다.
"화제를 바꾸겠습니다. 그럼 셔터 소리에 대해서는 어떻습니까?"
"소리? 의식한 적이 없었어……"
"소리를 낼 수 있다면 내봐주세요. 상상만으로 무리라는걸 알면 상관없습니다"
"어음……"
렌즈에 봉해진 스마트폰을 들고 린이 카메라를 조작한다. 화면은 당연히 새까맣다. 촬영 버튼. 찰칵, 하는 셔터음이 났다. 동시에 스마트폰이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졌다.

"린 씨! 괜찮습니까!?"
"………………, 어, 어라? 아, 응……"

린은 굳어있다. 안색이 나쁘다. 셔터음은 생각한것 이상으로 틀렸었다.
떨어진 스마트폰을 주워서 건낸다. 고마워, 라는 작은 목소리. 받을때 손끝이 떨리고 있다.

"죄송합니다. 무섭게 해버렸습니다"
"으응……내가 나쁘니까. 어쩔 수 없어"
"…………."

무심코 얼굴이 찌윽러진다. 그런건가, 라고 생각했다.
무척이나 이해가 좋았던것도, 협력적인거도, 일을 줄여져도 불만 하나 듣지 않은것도, 전문외의 일을 맡아도 물고늘어진것도 전부, 전부.

충동적으로 린의 양어깨를 잡는다. 놀라움에 크게 뜨여진 아름다운 눈동자가 나를 올려다보고 있다.
무척이나 예쁘다고 생각한다. 깊은 색상의, 잔잔한 표면이 확연하게 빛나고 있다.

"린 씨, 알겠습니까"
"어? 어, 뭔데"

숨을 삼킨다. 움켜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린은 아픈걸까, 슬쩍 생각했지만 멈추지 않는다.

"당신은 비겁한 수단으로 부당하게 상처입은겁니다. 당신이 자신을 힐책할 필요도, 자기 탓이라고 생각한느 책임도,
 그런건――그런건 어디에도 없습니다!"


반짝임. 긴 속눈썹이 눈동자를 가리고, 또 나타나고. 갑자기 그것이 흔들렸다.
우직, 린의 얼굴이 찡그려졌다. 아름다운 눈동자 위가 부들부들 흔들리며, 그것이 가득해져서 흘러떨어진다.
히끅, 가는 목이 울리는게 정면에서 보였다. 작고 딸꾹질하는 목소리.

"그, ……그치만, 그치만, 나는"
"당신 탓이 아닙니다"
"나……"

그것만큼은 말해두고 싶었고, 알아줬으면 싶었다. 린의 탓이 아니다.
나쁜건 눈을 뗀 자신이며, 그 증오스런 카메라맨이다. 사무소를 통해 강한 항의의 연락을 넣었지만 음신불통이 되어서 업계에서 도망친, 그 녀석이다. 지금이 되어선 그 카메라맨의 이름은 나쁜 의미로 알려져있다.
어떻게 해서든 당사자를 잡아와 린에게 사과시키고 싶었지만 그런걸로 상처입은 린이 회복할리는 없다. 그래도 분해서 견딜 수 없었다. 린의 탓은 단연코 아니다.

예쁜 린의 표정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눈썹이 꾸욱 찡그려진다. 쥐어짜내는듯한 목소리가 난다.

"…………어째서, 나야"

갑자기 린이 날카롭게 가슴을 움켜쥐어왔다. 강하게 셔츠를 잡힌다.

"다른 누가 아니라 어째서 나야!?"
"린 씨"
"왜 이렇게 되야 했던거야!? 내가 나쁘지 않는다면, 어째서!"
"…………, "
"일을 좋아했어! 라이브도 텔레비전도, 전부 즐거웠어! 그런데 왜!?"
"……"
"내 탓이 아니라면 어떡하면 돼!? 누구를 탓하면 돼!?"
"저를 탓해주세요. 모두 제 책임입니다"
"프로듀서는 나쁘지 않아! 내가……"
"린 씨는 더 나쁘지 않습니다"
"나, 나는…………,"

주루룩 주저앉는다. 셔츠를 움켜쥔 손이 미약하게 떨어져간다.
작게 흐느끼는 소리가 이어졌다. 이럴때, 어쩌면 좋을지 모른다.
그저 린은 울고 있다. 분명히 계속 노력했던 것이다. 자신을 탓하면서.

린의 정면에 웅크려 앉는다. 손등으로 얼굴을 덮으며 울고 있는 린. 생각해보면 최근에 그녀는 울기만 한다. 자신이 좀 더 제대로 했다면, 정상적인 판단으로 했다면. 씁쓸한 후회가 가슴을 채운다.

"린 씨는 전혀 나쁘지 않습니다"

말을 걸어도 대답은 없다. 그저 조용히 울고 있다. 괴로워진다.

"……정말로 무섭게 해드려서, 상처를 많이 입었습니다. 그걸 감출 수는 없습니다"

울어도 소리 질러도 화내도 괜찮습니다, 라고 말하자 우는 소리가 더욱 커졌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상처입은 그녀의 마음에,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래도, 곁에 있어주고 싶었다. 그저 묵묵히, 린의 옆에서 계속. 울고 있는 린을 쳐다보고 있었다.



          ※



린은 오랜시간 울고 있었다.
2시간 정도 후에 겨우 진정이 되어 슬쩍 고개를 들었다. 눈가는 새빨갛고, 뺨은 눈물로 젖어있었다. 그래도 그녀는 예쁘다고 생각해서, 이 감정은 부적절하다고 비틀어 엎었다.

"…………고마워, 조금……진정됐어"
"네"

웃음은 아직 없고 아연해하는 표정이었지만 패기는 되찾은 모양이었다.

"실컷 우니까 조금 후련해졌어"
"그런 효과가 있다고 들은 적은 있습니다"
"프로듀선느 울지는 않을것 같네"
"……그렇군요"

린은 슥 일어서고 팡팡, 치마 자락을 털었다. 이쪽도 일어선다.
몇 번인가 눈가를 닦고 응, 하고 말하고 뺨을 한번, 양손으로 가볍게 팡 쳤다.

"프로듀서도 울면 돼. 후련해질거야"
"그건……, 검토해두겠습니다. ……기분은 어떻습니까"
"응……왠지, 눈을 뜬 느낌"

그렇게 말하고 린은 시선을 어딘가 멀리 향하며,

"나는, 나쁘지 않았구나"

그렇게 말했다. 끄덕인다.

"자신을 탓하고 있어도,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구나"

강한 어조. 평소대로, 안쪽에 감추인것을 느끼게 하는 늠름한 눈빛.
긴 머리카락을 나부끼며 이쪽을 돌아본다. 빨간 눈이 이쪽을 올려다본다.

"좋아. 그럼 앞으로는 건설적으로 가자"
"네"
"우선 퍼스널리티……는 처음에는 대본이 있으니까 그렇다치고, 문제는 콜럼이네"
"거기는 있는대로 린 씨의 말을 쓰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편집이나 어드바이스는 프로 편집자가 해줄겁니다, 라고 말하자 린은 과연, 하고 끄덕인다.

"뭘 쓰면 좋을지 모르겠지만……하지만, 생각한대로 쓰면 되는거지"
"네. 무리하게 자신을 꾸며도 독자에겐 바로 전해집니다"
"그것도 그런가"

긍정적인 의견이 날아오는걸 기쁘게 생각한다.
"카메라 쪽은, ……어떡할까요"
"응……"
조금 얼굴을 찡그렸지만, 린은 그걸 뿌리치듯이 고개를 들었다.

"하자. 조금씩 할 수 있는걸 늘려가자"
"네"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면 분명 괜찮을거야"

아직 자신에게 들려주는듯한 느낌이 있었지만, 그래도 무척이나 긍정적인 좋은 말이었다. 그녀를 위해 전력으로 서포트하는것이 자신의 일이다, 라고 굳게 생각했다.


"언제까지라도 함께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자 린은 겨우 살짝 미솔르 보였다.
설령 이 사랑이 처음부터 없었다고 해도, 줄곧 그녀의 옆에서 받쳐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잠든 꽃은 눈뜨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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