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극채색의 빛 - 8. 거짓말과 농담

댓글: 3 / 조회: 1263 / 추천: 1



본문 - 12-12, 2015 11:45에 작성됨.

극채색의 빛 - 8. 거짓말과 농담
 
 



"오늘 스케줄은……린 씨에게 단독으로 그라비아 촬영이 들어있습니다"
"네"
"그리고나서 데코레이션인 셋은 이벤트 진행을 부탁합니다"
""네에-""
"그리고……"

――아무일 없이 나날은 이어진다.
내가 프로듀서에게 사랑을 하고 있는것도, 저번달에 비에 젖어 스케줄을 망쳐서 민폐를 끼쳐버린것도……아무일도 없었다는듯이 하루하루는 지나간다. 오늘부터는 4월이다.

"시부린, 괜찮아? 몸 상태 이제 괜찮지?"
"미오는 매일 너무 걱정해. 쓰러진건 화이트 데이때라고?"
"그래도 걱정인건 걱정이에요!"
"우즈키까지……"

확실히 그떄는 자기관리능력이 되어있지 않았다.
바로 복귀했으니까 좋았지만, 폐렴 직전까지 가버린건 나의 실수다. 몇 번이나 걱정받아선 그만큼 큰 구멍을 벌려버렸다는 것 이다. 앞으로는 사랑에 빠져서 일을 못하는……그런 짓은 해선 안 된다.

라는것도 오늘부터 신년도니까.
일도 학교도 새로운것이 많다. 정신을 차리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린 씨는 그라비아는 처음이었죠"
"응. 괜찮을거라고 생각하지만……힘낼게"
"네. 저는 모든 현장에 따라갈 수는 없지만, 최대한 얼굴을 내밀 수 있도록 할테니……힘내주세요"
"응"

그 이상으로.
이 사람에게 신뢰받는 아이돌이 되고 싶다.
이 사람과 함께, 누구보다도 가장 빛나는 아이돌이 되어보이고 싶었다.

그러니까. 누구보다도 힘내보겠다.




          ※



"…………, "

탈의실(이라고 부르는것도 아슬아슬한, 거의 화장실 같은 방)에서 나는 의상을 들고 굳어 있었다.

수영복이다.
틀림없는 수영복.
인데…….

(이렇게나 작은게, 들어가……?)

천의 면적이 작다거나 그런게 아니라, 물리저거으로 작다. 이런걸 입으면 먹히는게 아닐까……여러모로. 위에서 T셔츠를 입는거라면 아직 괜찮지만……아프지는 않을까.

『린 씨, 할 수 있겠어-?』
"아, 네! 괜찮아요! 바로 나갈게요!!"

황급히 대답을 했다. 여자는 결단이 중요하다.
나는 마음을 고쳐먹고 아주 작은, 파랑 수영복을 입은 것이었다.





          ※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탈의실에서 뛰쳐나오자, 주위는 완전히 준비가 다 되어 있었다.
라고는 해도 잡지 구석에 실리는 작은 그라비아니까, 스태프는 카메라맨 한 명밖에 없다. 어느샌가 준비했을까 싶을 정도의 많은 라이트, 그리고 중심에 의자랑 침대가 갖추어져 있다. 하얀 천으로 벽이나 바닥은 감춰져 있고, 실내인지 외야인지 잘 모를듯한 느낌으로 되어 있었따.

나로 말하자면,
(조금 무서워)
여기저기 집어먹는 면적의 이상하게 작은 천에 조금 놀라서 움츠려들었다.
카메라맨이 말을 한다.

"시부야 씨, 오늘은 잘 부탁해!"
"아, 네, 잘 부탁드립니다"
"딱딱해 딱딱해~, 좀 더 부드럽게 가자고"
"네……"
"뭐, 셔터 누르는 사이에 조금은 긴장은 풀 수 있으니까 괜찮아!"
"네, 부탁합니다"

생긋 짓는 미소에 조금 기분이 풀린다. 어꺠의 힘이 빠진 느낌이 들었다.
미소를 짓는다. 그러자 카메라맨은 좋네, 라고 말했다.

"너, 미소도 의외로 괜찮네. 무표정인게 찍힐거라 생각했는데"
"감사합니다"
"됐어, 됐어! 경어 안 써도. 촬영중에는 나를 친구라고 생각해"
"하아……"
"그럼 시작할까"
"네"

얼굴을 경직시키며 그것도 좋네, 라고 칭찬을 받았다. 조금 기뻤다.





          ※




찰칵, 셔터가 눌러지는 소리가 난다.
라이트는 하얗게 주위를 비추고 있어서 굉장히 눈부시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카메라밖에 모르겠다.

――다른 세상같다.



"그쪽을 봐"
"네"

촬영이 시작된 순간, 카메라맨은 무표정을 지으며 지시는 간결해졌다. 나는 거기에 조금 놀라면서도 진지한 얼굴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셔터가 눌러지는 소리. 평소 카메라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소리.

"엎드려"
"네"
"대답은 됐어"
"……"

조용히 시선을 숙인다. 자신의 무릎이 눈에 들어온다.

"아래를 볼떄는 눈썹을 의식해"

어려운 소리를 한다. 하지만 그 말대로 한다. 찰칵, 소리가 난다.
그대로 몇 장을 찍힌다. 비틀어진 허리에 조금 위화감이 있지만 자세를 유지한다.

"그럼 다음, 물 넣을게"
"네"

탈의실 쪽에서 가져온 호스를 들었다. 촬영내용으로, 셔츠로 촬영, 젖은 셔츠 촬영, 그리고 수영복 촬영 순서였을 것이다.

"이거 들고 위를 봐. 호스도 위로"
"네"
"그럼 간다"

물이 나온다. 얼굴에 뚝뚝 물방울이 떨어졌따. 머리카락이 젖어가는 감촉.
눈은 뜨고 있는 편이 좋을까, 감고 있는 편이 좋을까.

아아,

(물의 온도가 기분 좋아――)


왠지, 이공간에 헤메어 든것 같아서,


모르게 된다.





          ※



T셔츠를 벗고 수영복이 된 순간, 접근 사진이 많아졌다. 하지만 나는 그런건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라이트의 열, 물로 뺴앗기는 열과 새하얀 경치에 눈부신 라이트. 마치 이세계다. 그 속에서 셔터 소리와 짧은 지시만이 모든것이라, 왠지 굉장히……,

"다리 벌려"

……아무래도, 말하는걸 들어버릴것 같아진다.

"그대로 엎드려. 그래……한장 더"

들은대로, 사진을 찍히고 있다는걸 잊어버릴것 같다.
지릿지릿 열이 피부를 태운다.

"좀, ……"

무릎을 잡혀서 쩍 벌려진다.
이 정도로 과감하게 벌리는 편이 좋은 모양이다.
머리가 왠지 어질어질하다. 뜨겁다.

어꺠끈이 떨어진다. 손으로 가슴팍을 가린다. 셔터 소리.
뺨이 뜨거워진다. 멍해진다.

거의 말은 없다.
팔과 다리를 잡히고, 그대로 움직여진다.
인형같다.
시선만, 지시가 들어온다.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






"――뭐하는겁니까!!"

타악, 큰 소리가 났다.
나는 몽롱한 머리로 멍하니 고개를 들었다.
뜨겁고 더운 방에 바깥 공기가 들어온다. 아직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프로, 듀서?"

카메라맨과 프로듀서가 말다툼을 한다.
무슨 일인지 큰 소리로 말다툼을 한다고 생각하니.



"!?"


찰싹.
프로듀서가 카메라맨을 후려쳤다.

"뭐하는……, "

카메라맨은 입을 다물고 있다. 혀차는 소리. 그대로 프로듀서는 카메ㅐ라에서 몇 장을 뽑아내고, 찌익, 찢어버렸다.

"나가세요"

아주 낮은 목소리. 카메라맨은 기재를 정리하려고 하자, 한번 더.

"지금 당장 나가세요"

낮은 목소리가 울린다. 프로듀서는 그것만 말하고 카메라맨을 쳐다보고 있다.
카메라맨은 그대로 몸을 젖히고

"닥쳐라고!"

라고만 하고, 나가버렸다.

나만 멍한 상태로 바보처럼 앉아있었다.





          ※





"……이걸, "

눈 앞에 물이 내밀어진다. 그러고보니 벌써 몇 시간이나, 몇 시간이나 물을 마시지 않았다. 저도 모르게 뛰어들어서 프로듀서의 손을 잡고 꿀꺽꿀꺽 삼킨다. 엄청 차갑다. 기분 좋다.

푸하, 입을 떼었을떄는 페트병은 텅 비었다. 단번에 물을 마셨으니까 숨을 헐떡인다. 그리고 나는 꺠달았다.

"프로듀서……왜 시서너을 피하는거야"
"그건……그게"

영문을 몰라서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러자 팔 부근에서 무언가가 떨어졌다.
내려다본다. 그러자.



"꺄아아아아아아!!!"



거의 벗겨진 상태의 수영복이 눈에 들어왔다.
황급히 양손으로 몸을 껴안는다. 프로듀서는 아직 고개를 돌리고 있다. 귀가 빨갛다.

"어, 어, 어, 어째서!?"
"그보다도 린 씨, ……탈의실은 저쪽입니다"

갈아입을 옷도 거기에. 프로듀서의 그런 말을 듣고 나는 얼굴을 붉힌채로 탈의실로 뛰어들어가, 황급히 옷을 입은 것이었다.




          ※




"그 카메라맨은 업계에선 유명합니다"
"변태라고?"
"……그런게 아니라. 피사체를 보내버리는게, 대단히 잘 한다고"
"보낸다고?"
"뭐, 한 마디로 말하자면. 그런 마음을 들게 만든다거나, 그런걸까요"
"…………"
"짐작가는게 있습니까?"
"……, 뭐어"

없는건 아니다.
비일상적인 공간과, 이상하게 뜨거운 느낌……그리고, 셔터 소리.

프로듀서는 한숨을 쉬고 얼굴을 찌푸렸다.

"아무래도 그는 피사체를 탈수상태에서 트랜스로 끌고가서 구슬리는게 특기였던 모양입니다"
"탈수……그러고보니 나, 몇 시간이나 물 못 마셨어"
"역시"

프로듀서가 차를 세운 주차장까지는 조금 거리가 있어서 둘이서 걸으면서 얘기를 한다. 주위는 이미 완전히 어두워져서 심야라고 해도 지장이 없을 시간이었따.

"그대로 프로듀서가 안 왔으면 어떻게 되는거야?"
"………………."
"탈수로 구급차?"
"……그런 귀여운게 아닙니다"

땅을 기는 목소리가 희미하게 떨리고 있어서 나는 그 내용을 알아챘다.
그것과 동시에 오늘 처음으로 무서워, 라고 생각했다.
영문을 모르는 사이에, ……그런 짓을 당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어쨰서 와준거야? 나, 오늘은 바로 직접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그건"

조금 망설이는듯, 프로듀서는 뭔가 머뭇거리고는

"린 씨"

"어?"

"……저는, 당신을, "

두근거렸다. 그 앞의 분위기를 읽고, 설마, 라고 생각하고.
하지만 프로듀서의 얼굴이나 동요한 느낌이나 그런 모든것이
나의 예상이 거짓말이 아니라고 전하고 있다.

그떄.


시끄러운 알림이 울려퍼졌다.


프로듀서는 어꺠힘을 갑자기 뺴고 휴대폰을 꺼내어 알람을 멈췄다.
그리고 살짝 쓴웃음을 짓고,

"유감이네요. 시간이 다 됐습니다"

라고 말하며 4월 2일로 바뀐 화면을 나에게 보였다.

"…………아이참"

어꺠힘이 빠진다. 뭐야 대체. 역시 거짓말이잖아.
내 직감은 그런거다.
하지만 프로듀서의 작은 농담 덕분에 공포로 뭉칠뻔했던 내 마음은 완전히 풀어졌다.

앞을 가는 프로듀서를 뒤쫓으려고 발을 옮긴다.
뒷모습이 살짝 중얼거리지만 나는 들리지 않는다.

"프로듀서! 내일부터도 힘낼게!"
"……네"













         ※




"단순히 제가,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을 바래다 주고 싶었던것 뿐입니다"









거짓말과 농담








 

 

 

1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