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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채색의 빛 - 2. 지금, 미소짓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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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12, 2015 02:01에 작성됨.

극채색의 빛 - 2. 지금, 미소짓고 있습니까
 





3번째 선술집에 들어가고 바로였다.

타케우치는 자신이 드물게도 취해있다는걸 깨달았다.
왜냐면 발밑이 비틀거리고, 옆에서 화려하게 웃고잇는 선배의 목소리가 약간 멀게 들려온다. 이것만이 아니다. 평소라면 난처해서 입을 다물어버릴만한 화제에도 자신의 입은 멋대로 대답했다.

"그러니까아, 이 업계를 하고 있으면 좀처럼 결혼 못한다니까아"
"어렵군요"
"그치? 여자애가 저렇게나 있는데 연애할 마음은 전혀 들지 않는다니까"

나는 천성 프로듀서 체질인걸지도, 라며 선배는 웃는다.
선배는 마치 반짝이는 보석을 들여다보는 듯한 눈빛을 하며 생긋 웃었다.

"다들 귀엽지이. 그걸 좀 더 끌어낼 수 있으면 좋겠는데"
"……."

이것만 들으면 좋은 이야기같지만 실은 아까부터 이야기가 반복하고 있다. 4번째 정도다. 그리고 다음은 반드시 이렇게 따라온다,

"너는 누구 좋은 사람 없어? 좋은 사람"
"하아……"
"사랑은 좋다고오. 반짝반짝해서, 매일이 즐거워져서, 꿈같은거니까"

전문이다. 선배 말하길, 여자애한테 모은 정보인 모양이다.
그 여자애들은 아마 눈 앞에서 술에 위한 선배를 사랑하는거겠지, 라고 이런것과 거리가 먼 자신도 깨닫는데, 이 선배는 정말로 죄 많은 사람이다.

"사랑……인가요……"
"그래-. 너는 아직 젊잖아. 시들기에는 이르다고?"
"……반짝반짝해서, ……꿈같아"

아이돌과 무엇이 다른가. 라고 생각한다. 반짝반짝해서 꿈같다.
타케우치는 자신이 담당하는 아이돌들을 떠올렸다. 다들 차이는 있지만 무대에선 반짝반짝 빛나서 프로젝트명대로 신데렐라 같다.

거기서 타케우치는 한 명의 아이돌을 떠올렸다.
어지간해선 웃지 않는, 퉁명하며 쿨한 소녀. 무대 위에선 만면의 미소를 짓는 모양이지만, 자신은 무대 옆이라서 잘 볼 수 없었다.

처음 만났을때는 기억하고 있다.
울고 있는 아이를 어찌할바 모른듯 내려다보고 있던 심히 조용한 눈동자――.
무언가에 몰중해지는걸, 반짝반짝한 꿈같은 청춘을, 극채색의 감정을, 어딘가에 떨어뜨리고 온 듯한 여자애였다. 그걸 열심히 찾고 있는 듯한.

유릿잔을 손에 들고 한입 마신다. 선배는 여전히 사랑얘기(전문)을 계속한다.
타케우치는 통, 유릿잔을 탁상에 두고 선배를 보지 않고 중얼거렸다.

"선배"
"응?"
"……무슨 일이 있어도 웃어줬으면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오오?"

사랑인가!! 라고 소리지르는 선배. 시끄럽습니다, 라고 대답하는 자신.
선배는 안경 위치를 고치고 희색만면하게 그런가 그런가, 하며 반복했다.

"그런가아, 네가 말이지이……감개 깊은데"
"아니, 그게"

아닙니다, 라고 해도 전혀 통하지 않는다.

"됐으니까 얘기해봐, 그 애"
"어, 하아……"

목덜미에 손을 댄다. 곤란하다, 곤란했지만, 취한 뇌리에는 이미 그 소녀, 시부야 린의 모습이 딱 그려진다. 지우려고 해도 지워지지 않는 모습에 타케우치는 체념을 하고 얘기를 했다.

"참한 사람입니다. 대개는 솜씨좋게 해내곡, 노력가에다 성실합니다. 생떼를 부린 적도 없습니다"
"오오"
"기가 세보이면서도 실은 그렇지도 않고, 퉁명스럽지만 다정함을 감추고 있습니다. 그저, 한 가지 신경쓰이는게 도무지――"
"웃지 않아?"
"……네. 저는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웃으면 귀여워?"
"어, 아……그건……그런게 아닐까요……"

씨익-, 웃으며 이쪽을 쳐다보는 선배에게 곤란해하고 있으니 갑자기 덥석 어깨를 끌어안겼다. 무슨 일인기 생각해보니 선배는 만면의 미소를 지으며 응응 하고 끄덕이고 있다.

"뭐야, 너 그애 엄청 좋아하잖아!!"
"하!?"

어째서 그렇게 된건가.
선배는 이미 그거 참 기쁘다는 얼굴로 그런가, 네가 말이지, 라며 반복하고 있다. 완전히 사고가 취해버린 모양이다. 타케우치는 한숨을 쉬고,

"아닙니다. 그녀는 담당하는――"
"…………쿠울"
"……자고 있네"

정말로 성대한 한숨을 쉬고 세 번째 계산을 어떻게 나눌지 생각한 것이었다.





               ※




그녀를 바래다주는 날은 아직 이어지고 있었다.
악질 치한을 만난다는걸 알면서 혼자 돌려보낼 수는 없고, 자신의 스케줄에는 어떻게든 여유가 있다. 서류 일을 조금 대기하게 되지만, 전차로 돌아가게 하는것보다는 훨씬 낫다.

거기다.
차 안에서 그녀는 어딘가 사무소나 레슨에서 보는 그녀하고는 분위기가 다른 느낌이 들었다. 어딘지 모르게 부드럽다고 할까, 제대로 말은 할 수 없지만 풍기는 분위기가 다정하다고 느낀 것이다.
여전히 웃어주는 일은 거의 없지만 타케우치는 느긋한 편이었다. 그녀가 웃어주게 될때까지 가만히 기다리는 존재였다.
오늘도 그녀를 조금 기다리게 하고, 일을 치우려고 생각했지만――

팡, 문이 열렸다.
늘 바깥 휴게소에서 얌전히 기다릴터인 린이, 표정에 동요를 보이며 문너머에 서 있었다. 드물게도 큰 소리를 지른다.

"없엇!!"
"무슨 일입니까?"
"어, 없어, 없다구!!"

착란한 린은 같은 말을 반복하기만 해서 타케우치는 드물다고 눈을 크게 떴다. 일어서서 그녀의 옆으로 다가간다. 머리 몇개 정도 낮은 시선을 바로 쳐다보며 무슨 일입니까, 라고 말한다.

"뭔가 잃어버리셨습니까"
"그, 그래……맞아! 없어! 내 부적!"

창백해진 그녀는 그것만 말하고 타케우치의 옆을 지나 사무소 안으로 들어갔다. 빠른 걸음으로 여기저기 뒤지는걸 보고 부적이 없는지 확인한다.

"어쩌지……소중한건데……"
"린 씨, 진정해주세요"
엎드려서 관엽식물의 뒤를 확인하던 린에게 말을 거니, 그치만, 하며 눈물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젖은 눈이 이쪽을 올려다본다.

(……이런 얼굴을 짓게 하고 싶은게 아냐)

한숨을 쉬자 일어선 린의 어깨가 움찔 떨렸다. 황급히 목덜미에 손을 대고 아닙니다, 라고 변명한다.

"죄, 죄송해요……곤란하게 만들어서"
"아, 아닙니다. 어음, 그게. ……어떤 부적입니까?"
"……이 정도의 크기고 파란 주머니에 들어있어……"
"생각보다 크군요"
"에, 괘, 괜찮잖아!? 크든간에!"
"? 하아, 상관없지만요……"

아무튼 그게 없는 모양이다.
린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게 얼마나 소중한거너지 잘 알았다.
그리고나서는 그 자리에 있던 린과 타케우치가 둘이서 사무소, 레슨장, 통로, 휴게소, 여기저기를 찾아다녔지만 결국 린의 부적은 찾을 수 없었다.

명백하게 침울한 모습의 린에게 해줄 말을 찾을 수 없다.
그 크기라면 바로 찾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디를 찾아봐도 찾을 수 없다.

"린 씨. 말씀드리기 힘들지만, 오늘은……"
"싫어"
"린 씨"
"싫어"
"귀가가 늦어집니다"
"싫어!"
"가족이 걱정합니……"
"싫다면 싫어!! 프로듀서는 벽창호야!!"
"!!"

들어본적이 없는 서툰 매도에 타케우치는 약간 놀랬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자신의 태도에 놀란게 린이었떤 모양이라, 안색을 창백하게 만들며 추욱 고개를 떨구었다.

"미안해……말이 지나쳤어"
"아뇨……저야말로, 힘이 되어주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괜찮아. 프로듀서는 나쁘지 않아"

돌아갈까? 하며 고개를 드는 린은 다부지게 행동하고 있었지만 눈동자 속에는 아직 동요가 보였다.
타케우치는 그걸 건들지는 않고 그저 묵묵히 끄덕일 뿐이었다.




                ※



차 안에서 그녀는 조용했다.
평소처럼 잡담에 꽃을 피우지도 않고, 그저 가만히 고개 숙이고 있다. 왠지 모르게 어색해져서 몇번이나 목덜미에 손을 대고 말았다.

"린 씨"
"……."
"그게, 정말로 소중히 여기셨었군요"
"…………."
"찾아주지 못해서 정말로 죄송합니다"
"………………됐어"

이제 됐어. 그렇게 말한 그녀의 얼굴은 침통해서 부적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여실하게 말하고 있었다. 그만큼 찾고도 못 찾았으니까 이젠 포기하는 편이 좋다. 하지만 그 말을 도무지 할 수 어 ㅄ어서,

"내일도 찾겠습니다"

그만 그런 소리를 해버린다.
린은 미약하게 고개를 젓고는 입을 다물었다.

(웃어줬으면 하는데)

생각해보면 자신은 린에게 곤란한 얼굴만 짓게 한것 같다. 처음 만났을때도, 몇 번이나 명찰을 건내러 갔을때도, 치한으로부터 떼어놓았을때도.

그대로 그녀는 차를 내려 집으로 돌아갔다. 깊은 한숨을 쉰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린이 방금전까지 앉아있던 조수석을 쳐다본다.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것 같았다.

(……응?)

조수석과 문틈 사이에 뭔가 푸른게 보인것 같았다.
타케우치는 손을 뻗어서 그걸 잡는다. 약간 큰 파란 주머니. 린의 부적이다.

"다행이다……!"

린을 쫓아가려고 일어서려고 하자 툭, 부적의 내용물이 무릎 위로 떨어졌다.
"아,"
곤란하다며 들어올린 그것은――,



어느날, 그녀가 마지못한 얼굴을 지으면서도 빼앗아갔던 자신의 명찰.



"……………, 읏"


목덜미에 손을 댄다. 지글지글지글지글, 열이 솟아올라온다. 뜨겁다.
그녀가, 시부야 린인, 자신이 건낸 명찰을 소중히 여겨주고 있었다. 부적으로.
왠지 잘 모를 감정이 가슴에 오가서 타케우치는 황급히 멈춰섰다.






부적을 돌려받은 시부야 린의 만면의 미소를 볼 수 있을때까지 남은 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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