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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치바나 아리스는 수업참관에 동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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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26, 2015 01:09에 작성됨.

타치바나 아리스는 수업참관에 동경한다
 
 
수업참관의 날이 우울해진건 언제부터일까.
3년 정도 전인가, 좀 더 전……아니, 극단적인 얘기로 나는 처음부터 수업참관을 우울하게 느끼지 않았던걸지도 모른다.
설령, 지금까지 그 수업참관에 누가 와준 적이 없었다고 해도.
수업참관에 부모님이 와주는건 그야말로 처음으로 수업참관이 행해지기 전부터 나는 기대 따위 하지 않았습니다.
포기하고 있던거에요.
그래요, 오늘도.
 
봐요, 또 뒤쪽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납니다.
하지만 분명 저하고는 관계없는 사람이겠죠.
아버지도 어머니도 아――엥?
 
저기, 이쪽에서는 유리창에 비쳐서 입구가 조금 보입니다.
그래서――교실에 들어온 사람의 실루엣 정도라면 아는데요……왠지 본 적이 있는 그림자가 비쳤습니다.
저는 그만 부모님이 교실에 들어왔을때의 급우처럼 뒤를 돌아봤습니다.
거기에 있던건――
부모님도.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라고할까 친척조차 아닌.
서 있던건――
 
"처음뵙겠어요, 타치바나 아리스의 언니인――"
 
그 사람은 성실하게 다른 부모님게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외모로는 어떻게 보아도 저와 모녀 관계로는 보이지 않으니까 설명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타치바나 후미카라고 합니다"
 
타치카나 후미카는 물론 없고.
저의 사무소 선배인 사기사와 후미카 언니였습니다.
 
 
 
 
 
아뇨, 손을 흔드는걸 그만둬주세요. 부끄러워요.
동생 생각하네에, 하는 목소리가 지금이라도 어디에선가 들려올것 같습니다.
……어디에서 정보를 입수한걸까요.
당연하지만 '수업참관 안내서' 용지는 부모님에게밖에 보여준적이 없는데,
하지만――하지만.
뭘까요, 이 마음은.
부모님이 수업참관하러 와서 기뻐하는 급우의 기분은 지금까지 몰랐지만――이 마음이, 그런걸까요.
냉정하게 생각하면 실수해버릴 가능성이나 선생님에게 혼날 가능성도 충분히 있으니까, 다들 하나같이 손을 놓고 기뻐하는건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저, 그저……정말로 뭘까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저는 지금, 확실히 고양되어 있습니다.
두근두근, 쿵쾅쿵쾅거립니다.
뒤에서 보고 있는 사람에게 좋은 점을 보여주려고 하다니――애같아.
그렇게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있었지만요.
……어이쿠야, 제가 수업을 듣는걸 잊어버렸습니다.
지금은――발전 문제에 들어간 모양이네요.
 
『그럼 다음은, 이 문제를 말이지』
 
앗――
저 문제 알고 있습니다.
조금 난이도가 높은 문제네요, 저 말고 아는 사람은 없는 모양입니다.
슥하고.
그저 대답을 알았으니까 손을 든것 뿐입니다.
선생님도――항상 그다지 적극적으로 발언을 하지 않는 제가 손을 들어서 어딘가 조금 기뻐보입니다.
저의 이 감정을 간파당하지 않기를 빕니다.
 
"사각형A와 삼각형B를 조합해서 계산하면 답은 26이 됩니다"
 
나는――아마.
일반적인 초등학생과 비교해서 남 앞에 선 경험은 압도적으로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미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남 앞에서 말하는것이 이 정도로 긴장할 줄이야.
선생님의 '정답이다'라는 말을 들을때까지 살아있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괜찮네요 이거.
이럴떄, 뒤돌아봐도 괜찮지요.
전의 남자도 아까 했었고요, 저도 뒤돌아봐서 후미카 언니를 봐도 괜찮지요.
돌아볼게요, 해버릴게요.
――그때.
저는 결의를 담아 뒤돌아봤습니다.
뒤돌아봐버렸습니다.
하지만 그 몇초 후, 그 판단을 조금이지만 후회하게 됐습니다.
왜냐면 거기에 있던건――후미카 언니뿐만이 아니라.
역시 낯익은 사람이, 후미카 언니의 옆에 한명 더.
평소의 이미지하고는 다른, 너무 잘 어울려서 무서울 정도의 다크 수트.
늘씬한 키.
차분한 머리색의 보브컷.
같은 사무소의 선배인, 타카가키 카에데 언니가 웃는 얼굴로 서 있었습니다.
 
"처음 뵙겠어요, 타치바나 아리스의――"
 
저의――
 
"엄마에요"
 
아닙니다.
 
 
 
 
 
 
 
 
 
 
 
 
 
"일단――누구의 사주인지 들을까요"
 
저는 방과후, 학교 가방을 매면서 두 사람과 나란히 걸었습니다.
후미카 언니뿐이라면 아직 알겠습니다.
딱히 외롭다고는 생각하진 않았지만, 저의 마음을 읽어주셨을거라고.
하지만 카에데 언니는 명백하게 이상하잖아요.
엄마라니.
그리고 그걸 믿고 『타치바나네 엄마, 엄청 젊네-』라며 말해오는 남자도.
몽땅 대체 전체――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건가요.
 
"그건……조금 말할 수 없으려나"
"저도……에요, 미안해요"
"……말 못할 이유는 말할 수 있어요?"
 
이 질문에도 똑같이 대답을 들었습니다.
뭐, 대충은 알고 있지만요.
……네, 그 범인이 저쪽에서 걸어오는게 보입니다.
손을 흔들고 있습니다. 의미를 모르겠습니다.
……어라? 프로듀서……모퉁이를 돌아서 어딘가로 가버렸습니다.
정신을 차리니 후미카 언니도, 카에데 언니도……어딘가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요――.
 
아.
 
건너편에서.
역시,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둘.
저는――
기대하지, 않았지만요.
처음부터 누군가가 와준다고, 생각도 하지 않았지만.
……프로듀서.
감사합니다.
정말로 정말로, 감사합니다.
 
 
 
"아빠!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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