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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P"옛 여친의 프로듀서가 됐다."

댓글: 5 / 조회: 3443 / 추천: 3



본문 - 11-24, 2015 22:38에 작성됨.

모바P"옛 여친의 프로듀서가 됐다."
 
사장"이 사람이 새로 프로듀서가 된 P군이다."
 
모바P"처음뵙겠습니다. P입니다. 잘 부탁합…어?"
 
치히로"왜 그러신가요?"
 
린"왜?"
 
우즈키"어라?"
 
미오"우사밍도 굳어있는데?"
 
미쿠"정신차리라냥?"
 
나나""
 
사장"뭔가, 자네는 나나군과 아는 사이인가?"
 
모바P"예전에 좀 인연이 있어서요."
 
사장"마침 잘 됐군. 자네에겐 나나군의 담당 프로듀서를 맡기겠네."
 
모바P"네. 네?"
 
모바P, 나나""에에에에에에에에!!""
 
 
담당하게 된 아이돌은 설마했던 옛 여친이었습니다.
 
 
사장"지금 비어있고, 이후의 방침에 대해서 회의실에서 협의해두게나."
 
모바P"아, 네. 갈까요. 아베 양."
 
나나"알겠어요. 그리고 호칭은 이름이면 되요."
 
모바P"알겠습니다. 나나 양."
 
린"저 둘은 어떤 관계일까?"
 
미오"예전이라는게 신경쓰이네."
 
우즈키"예전이라고 해도 나나 씨는 17살이니까 중학생이나 초등학생때 이야기일까요?"
 
린, 미오, 미쿠"""앗…."""상냥한 눈
 
 
회의실
 
모바P"으음, 아베 나나 양은 17살로 맞으시죠?"
 
나나"넵! 나나는 우사밍별에서 온 17살이에욧 "
 
모바P""부왁
 
나나"어, 어째서 우는거에요?!"
 
 
괴롭다…. 옛여친이나 관계없이 이전 고등학교 동급생이 전파에다 17살 아이돌을 하고 있다니….
 
 
모바P"아무것도 아닙니다. 으음, 처음 뵙겠습니다? P라고 합니다."
 
나나"네, 처음 뵙겠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모바P, 나나((어색해.))
 
모바P"으음, 이후의 활동방침 말인데요, 나나 양은 뭔가 하고 싶은거라던가 있나요?"
 
나나"나나는 노래부르고 춤출 수 있는 성우 아이돌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름만 불러도 되요. 경어도 필요없어요."
 
모바P"알았어. 반말로 할게."
 
나나"그래요 그래. 그러는 P군이 익숙하…핫. 프로듀서와 나나는 초대면이었죠."
 
 
이후 한동안 대화하고 알게 된 것이 있다.
 
하나는 나나는 자폭 캐릭터라는것.
 
또 하나는 아직 나는 나나에게 미련이 있다는것.
 
안 그러면 이 업계는 들어오지 않나.
 
 
모바P"좋아, 나나. 앞으로도 둘이서 힘내자."
 
나나"네, 잘 부탁드려요. 프로듀서."
 
 
나나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후일
 
미오"우사밍이랑 프로듀서는 어떤 관계야?"
 
모바P, 나나""엑?""
 
미오"아니, 처음 만난날 말이야. 예전에 무슨 일이 있었다고 했잖아."
 
모바P"아아-, 그거 말이지."
 
 
우려하고 있던 질문이 왔다. 어떻게 넘길까.
 
설마 옛 여친이라고 할 수 없겠지.
 
 
모바P"으음, 나랑 나나는 "단골 손님이에요."
 
모바P"엥?"
 
나나"나나가 메이드 카페에 있던 무렵의 단골 손님이에요."
 
모바P"아아, 그렇군."
 
미오"프로듀서, 메이드 카페의 단골 손님이구나. 조금 의외."
 
나나"그렇지도 않다구요? 프로듀서는 나나의 단골 주인님이었으니까요."안절부절
 
 
그래, 생각났다. 이 녀석은 옛날부터 자폭 캐릭터였지.
 
스스로 묫구멍을 팠구만.
 
 
미오"잠깐 지금 해봐."
 
나나"네? 아, 알겠어요."
 
나나"오늘도 일하시느라 수고하셨어요, 주인님♪ 나나가 봉사해줄게요."
 
 
뭘까. 기쁠터인데 눈물이 나올것 같다. 지금은 미오의 앞이다. 참아라, 나.
 
 
미오"오오-. 왠지 야하네. 거기다 프로듀서도 왠지 굉장한 얼굴을 하고 있어."
 
나나"야하지 않아요!! 메이드 카페니까 이게 보통이에요!!"
 
미오"그래서 프로듀서는 그걸 듣기 위해 메이드 카페에 다녔구나."
 
모바P"아, 아아."
 
 
아아. 내 눈 앞에서 내가 나도 모르는 캐릭터가 되어 간다.
 
나는 메이드 카페에 간 적은 없다. 흥미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 되지만.
 
나는 힐끔 나나 쪽으로 시선을 준다.
 
 
나나(미안해요.)
 
 
아니, 나나를 원망해도 소용없다.
 
섣부르게 이상한 소문이 퍼지는것보다는 낫겠지.
 
 
모바P"설마 이런데서 아이돌을 하고 있다고는 생각 못했지만."
 
미오"호호-, 운명의 재회라는거네."
 
나나"그, 그렇게 되네요…."얼굴 새빨개
 
 
이 반응은 뭘 생각한 반응이야?
 
뭐, 관계없다. 지금 나는 프로듀서, 나나는 아이돌. 그저 그것뿐.
 
 
모바P"뭐, 크게 손해보는것도 없지만. 아는 사람이랑 재회한 정도야."
 
나나"그러네요…."시무룩
 
 
왠지 상태가 나쁘다. 나나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
 
나는 그날부터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미오"알았어. 고마워. 우사밍, 프로듀서."
 
 
조금 의문을 남기면서 미오는 갔다.
 
 
또 다른날
 
 
치히로"그러고보니 프로듀서는 몇 살인가요?"
 
모바P"저 말인가요? 저는"17살이에요."
 
모바P"또냐?"
 
나나"17살이지요? 프로듀서."
 
모바P"17살인 모양이에요."
 
치히로"그, 그런가요."
 
카에데"그런가요?"홱
 
모바P"우왓, 갑자기 나오지 말아주세요."
 
카에데"제 담당P가 오늘 마시러 가자고 불러도 안 와서, 친목을 도모하려고 술자리 권유를."
 
모바P"당신은 이유를 대고 마시러 가고 싶은것 뿐이잖아요."
 
카에데"들켰나요. 뭐 됐어요. 마시러 가요."
 
나나"아, 안 돼요."
 
카에데"어째서인가요?"
 
나나"왜, 왜냐면 프로듀서는 17살이니까요. 미성년이 마시는건 안 돼요."
 
카에데"그렇군요."
 
모바P"성인이 되면 마시러 갑시다."
 
 
진작에 성인이지만.
 
뭐 여기서 여러모로 말할만큼 나도 애가 아니다.
 
실제로 어른이고.
 
 
카에데"우사밍 성인한테 성인이 되지 않았다고 듣네요. 푸풋."
 
치히로"아무리 그래도 그건 심하지 않나요?"
 
나나"누, 누가 심해요?!"
 
치히로"나나 씨가 아니에요."
 
나나"나나는 17살이니까 경어는 필요없다구요?!"
 
갸-갸-갸-
 
카에데"괜찮아요. P씨는 안 훔쳐가니까요."소근
 
나나"에? 그, 그런게 아니에요."안절부절
 
카에데"그럼, 받아가도 되나요?"
 
나나"안 돼요."딱잘라
 
카에데"알겠어요."후훗
 
카에데"그럼, 슬슬 예정이 있으니까 돌아갈게요."
 
치히로"아, 네. 수고하셨어요."
 
 
타카가키 카에데 씨. 25살.
 
소문으로는 25살 아이라고 불릴 정도였지만, 상당히 자유로운 사람이었군.
 
 
모바P"나나, 얼굴 빨간데? 마지막에 카에데 씨한테 뭐라고 들은거야?"
 
나나"비, 비밀이에요. 소녀의 비밀이에요."
 
치히로"흠흠, 과연."
 
 
나나는 초조해하고 있고, 치히로 씨는 혼자서 납득하고 있고. 뭐야.
 
나만 사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왠지 납득이 안 간다.
 
 
치히로"그러네요, 연령은 모르겠지만 재미있는걸 알았어요."
 
나나"무, 무슨 소린가요?"
 
치히로"프로듀서 씨, 술은 안 되겠지만 다음에 식사하러 안 갈래요?"
 
모바P"식사라면 가도록 할게요."
 
나나"으-."
 
치히로"저는 괜찮아요."소근
 
나나"치히로 씨까지? 그렇게나 저 알기 쉬워요!?"데뎅
 
치히로"자각 없었던거에요?!"
 
모바P"아까부터 여성진이서 뭘 속닥속닥 거리는겁니까?"
 
치히로"소녀의 비밀이에요."
 
나나"마, 맞아요. 소녀의 비밀이에요."
 
모바P"둘 다…, 힘들지 않나요."
 
치히로, 나나""
 
치히로"정말로 프로듀서 씨는 여심을 모를네요."
 
나나"맞아요. 옛날부터 그래요."
 
치히로"옛날부터?"
 
나나"메, 메이드 카페에 있던 무렵부터에요."
 
 
나나의 자폭 개그와 그의 회피방법도 실력을 닦아왔군.
 
회피방법보다도 자폭하지 않는 기술을 익혔으면 싶다.
 
 
치히로"아무튼, 다음에 식사하러 가요."
 
모바P"그러네요."
 
나나"왠지 다른 의미로 위험한 느낌이 들어요."
 
치히로"자아, 프로듀서 씨를 통해서 나나 씨의 비밀을 폭로해가자구요."
 
나나"역시 안 돼요!!"
 
 
 
후일
 
미쿠"역시 나나짱은 P짱과 하고 있다냥."
 
린"미쿠도 그렇게 생각하지. 나나 씨의 대응이 달라."
 
미쿠"그런고로, 그 부분을 질문하러 왔다냥."
 
나나"에에?! 아이돌에게 연애는 금지라구요."
 
린"하지만 의식은 하고 있지?"
 
나나"아이돌 나나는 팬 여러분의 나나니까요."
 
미쿠"고집이다냥-."
 
나나"그나저나 왜 갑자기 그런 얘기를 묻는거에요?"
 
린"사춘기 여자애는 사랑 얘기에는 민감하니까."
 
미쿠"그렇다냥."
 
나나"우우, 눈부셔."
 
린"눈부시다니, 두 살밖에 나이는 차이나지 않잖아?"
 
나나"그랬지요…."
 
미쿠"나나짱의 캐릭터 흔들리는게 격하다냥."
 
나나"나, 나나는 캐릭터따위 만들지 않았어요."
 
린"무리하지 않아도 된다구?"상냥한 눈
 
나나"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주세요. 그런 소리를 할거면 미쿠짱도."
 
미쿠"미쿠는 이게 꾸밈없는 모습이다냥."
 
린"어라? 초대면인 나한테 무슨 캐릭터로 갈거냐고 말 안했어?"
 
미쿠"그, 그건 먼 옜날 얘기다냥."
 
갸- 갸- 갸-
 
나나(어떻게든 빠져나왔네요. 그렇게나 나나는 들키기 쉽나요?)
 
 
선술집
 
 
식사하는 날, 나는 어떤 종류의 각오를 하고 이 자리에 임했다.
 
자신을 위해선지, 나나를 위해선지.
 
 
치히로"일 수고하셨어요. 건배."
 
모바P"건배. 하지만 미성년이라고 아까 말했는데 여기에 있어도 괜찮나요?"
 
치히로"미성년이라도 선술집에는 들어가도 괜찮다구요?"
 
모바P"술 주문했고요."
 
치히로"술이 들어간 편이 얘기하기 쉽다고 생각해서요."히죽
 
 
왜 사악한 얼굴을 하는거야, 이 사람은.
 
뭐, 하지만 치히로 씨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다른 프로듀서도 말했으니까 아마 괜찮겠지. 아마.
 
 
모바P"뭐, 언젠간 누구에게는 얘기해야하는 얘기니까요. 저도 얘기해서 편해지고 싶었구요."
 
치히로"그렇게 얘기하기 힘든건가요?"
 
모바P"그러네요, 저와 나나의 근간에 관련된 이야기고요, 거기다 이 이야기를 들어도 제가 프로듀서를 계속할 수 있을지는 모르고요."
 
치히로"그렇게나 무거운건가요."
 
모바P"무겁다고 할까요. 뭐 얘기할게요. 원래, 저랑 나나는 같은 고등학교에 다녔어요."
 
치히로"정말로 프로듀서 씨는 몇 살이에요?"
 
모바P"17살이에요. 그리고 같은 반이었어요."
 
치히로"그 무렵부터 저 캐릭터를 한건가요?"
 
모바P"아뇨, 옛날에는 좀 더 평범한 애였어요. 그래서 사귀었어요."
 
치히로"네?"
 
모바P"단적으로 말하자면 나나는 저의 옛 여친이에요."
 
치히로"에에--."
 
모바P"그러니까 이 사무소에 들어갔을때는 당황했어요. 사장님에게 나나의 담당을 맡게 됐는걸요."
 
치히로"아이돌에게 연애는 금지니까요."
 
모바P"네. 그러니까 처음에는 어색해서."
 
치히로"지금은 그렇지도 않나요?"
 
모바P"네. 나나가 저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것 같아서요."
 
치히로"둔감."툭
 
모바P"뭐라 말했나요?"
 
치히로"아뇨. 친해지기 시작한건 어떤 느낌이었나요?"
 
모바P"제가 나나한테 반해서 고백하고. 그게 고등학교 1학년이고, 2학년때 차였어요."
 
치히로"그런거에요?"
 
모바P"네.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돌이 되고 싶으니까 P군하고는 사귈 수 없어요. 응석부려서 미안해요라고."
 
치히로"과연."
 
모바P"저는 미련이 철철넘쳐서, 이 업계에 들어간것도 나나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거에요. 제가 생각해도 부끄럽지만요."
 
 
그래, 나는 아직 질질 끌고 있었다. 그 여름일을.
 
만약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아련한 희망을 갖고 있었다.
 
만나면 어떻게 할 생각이었던걸까?
 
지금은 프로듀스라는 좀 더 친밀한 관계가 됐지만.
 
 
치히로"그런건 아니에요. 거기서 나나 씨랑 운명의 재회를 해냈다구요."
 
모바P"운명인지는 모르겠지만요. 내심 복잡했어요. 솔직히 말해서 저는 아직 나나를 좋아해요. 하지만 그건 프로듀서로서 안 되는 일이에요."
 
 
운명…이라.
 
나는 운명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행복한거라고는 한정지을 순 없지만.
 
 
치히로"그래서 아까 프로듀서를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모바P"네. 아이돌에게 연애는 금지. 그게 상식이니까요."
 
치히로"앞으로 어떡할 생각인가요?"
 
모바P"치히로 씨에게 말하고 후련해졌으니까요. 사무소 입장에서 곤란하다면 해고도 받아들이겠습니다. 그 정도로 곤란한 짓을 하고 있다는 자각은 있어요."
 
치히로"나나 씨는 어떡할 생각이에요?"
 
모바P"누군가에게 떠넘겨줄 생각이에요."
 
치히로"그걸로 괜찮겠어요?"
 
 
싫어요. 그렇게 말할 수 있다면.
 
거기까지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나는 강하지 않다.
 
아마 술의 힘을 빌리지 않았다면 오늘 고백도 못했을 정도로 약하다.
 
 
모바P"원래 나나를 프로듀스하는게 위험했으니까요. 왜냐면 나나를 쫓아서 이 업계에 들어온 남자라구요? 가볍게 스토커에요."
 
치히로"나나 씨의 마음은 생각한적 있어요?"
 
모바P"스토커가 들러붙는다고 생각하는것보다는 나아요."
 
 
틀렸다. 사고가 점점 마이너스 사고가 되어간다.
 
말이 멈추지 않는다.
 
나는 자기혐오하면서도 나오는 말에 몸을 맡긴다.
 
 
치히로"나나 씨도 프로듀서 씨를 좋아한다구요?"
 
 
엥? 이 사람은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약간의 희망이 보인다. 하지만 그건 너무나도 잔혹하다.
 
 
모바P"그럴리가 없잖아요? 벌써 몇 년이나 전에 차였다구요?"
 
치히로"이러니까 여심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듣는거에요."
 
 
치히로 씨는 기막힌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반론을 하는것도 못한다.
 
그 정도로 들어온 정보가 충격적이었다.
 
나나가 나를 좋아해? 말도 안 돼. 기대하지마.
 
이미 나의 여름은 끝났다.
 
그 이전에 아이돌에게 연애는 금지다.
 
당연한것. 아이돌은 연애할 수 없다.
 
 
치히로"정말이지, 모르는 사람이네요."히죽
 
 
이 사람은 굉장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휘저어지다니.
 
나쁜 미소. 뻔뻔할정도로 나쁜 미소.
 
 
치히로"들키지 않으면 된다구요."
 
 
모바P"저, 나나의 프로듀서 계속해도 됩니까?"
 
치히로"괜찮은게 당연하죠. 당신 말고 그 사람을 제어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모바P"그것도 그러네요. 최근에 자폭도 많아졌구요."
 
치히로"요즘 일부러 하는 느낌마저 들었어요."
 
 
하하, 안심했더니 피로가 단번에 왔다.
 
그것과 동시에 감사의 말도 흘러나온다.
 
 
모바P"감사합니다. 치히로 씨. 정말로 감사합니다."
 
치히로"괜찮아요. 보답으로 프로듀서의 연령을 가르쳐주시면."히죽
 
 
아, 사악한 미소다.
 
 
 
계절은 돌아서 겨울.
 
나는 철저하게 나나에 대한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도록 했다.
 
냉정하게, 지극히 냉정하게.
 
기대하지마, 바라지마. 그게 프로듀서로서 나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마음을 써서 나나를 관찰해보니 꽤 나에 대한 어필이 많았던 느낌이 든다.
 
기분 탓일까, 지나친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이런걸 당하면 옛 여친이 아니라도 함락한다고.
 
잘도 나 참아왔네. 하지만 앞으로도 참아내야한다.
 
 
모바P"나나, 크리스마스에 일이 들어왔어. 유원지야."
 
나나"크리스마스…, 혼자가 아냐!"
 
모바P"어, 그거 기쁜거야?"
 
나나"네. 오랜만에 혼자가 아닌 크리스마스라구요. 기대되요."
 
모바P"나나가 그걸로 된다면 괜찮지만."
 
 
그리고 크리스마스. 일은 무사?히 끝났다.
 
라는것도 나나가 추워서 허리에 붙이고 있던 그게 주위에 들켜버렸다.
 
그때 현장의 공기는 겨울 밤보다 차가웠다.
 
 
나나"P씨. 촬영 끝났으니까 유원지 돌아도 될것 같아요."
 
모바P"어, 즐기고 와."
 
나나"무슨 소리를 하는거에요? P씨도 같이 도는거라구요?"
 
모바P"나랑 있어도 즐겁지 않잖아."
 
나나"크리스마스 선물이에요. 오늘이 끝날때까지 나나랑 데이트해주세요."
 
모바P"어…?"
 
 
나나는 치사한 녀석이었다. 그런 말을 듣고 거절할 수 있는 녀석이 있겠냐.
 
옛날보다도 적극적이 됐구나, 이 녀석.
 
 
모바P"알았어. 데이트라는 설정이지."
 
나나"설정이 아니라 데이트에요."
 
모바P"네네. 데이트네요, 데이트."
 
나나"네. 나나, 크리스마스에 데이트하는게 동경이었어요."
 
모바P"그런가?"
 
나나"나나는 매년 크리스마스 거리를 우사밍별에서 망원경으로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으니까요."
 
모바P"알겠습니다요. 열심히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게."
 
나나"감사합니다. P씨."
 
나나"나나 관람차에 타고 싶어요."
 
모바P"데이트의 정석이군."
 
나나"P씨! 커플요요 곤돌라가 있는것 같아요! 타고 싶어요! 오늘만의 부탁이에요."
 
모바P"알았다, 알았어. 그렇게 재촉하지마."
 
나나"앗, 왔다! 빨리!"
 
모바P"그렇게 서두르면 넘어진"아야아아아앗!"
 
모바P"말하자마자 이러잖아. 앗, 나나?"
 
나나"P씨이이이이!"
 
모바P"나나가 가버렸다."
 
 
커플용 곤돌라에 혼자. 저건 괴롭다.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심하다.
 
아래에서 나나를 본다. 아니, 안 된다는건 알고 있지만 조금 웃어버렸다.
 
 
나나"심한꼴을 겪었어요."
 
모바P"서두르니까 그래."
 
 
2번째, 제대로 커플용 곤돌라에 둘이서 탔다.
 
덜커덩. 천천히 상승해간다.
 
 
나나"오늘은 중요한 얘기가 있어요. 저기, P씨는 나나, 아니, 저의 진짜 모습을 알아도 좋아해줄건가요?"
 
 
갑자기 나나가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이런 표정은 전에도 봤다.
 
 
모바P"아아, 당연하지."
 
나나"그럼 말할게요. 저는 굉장히 응석쟁이인 아이에요. 고등학교 시절에, 저랑 P군은 사귀었지요."
 
모바P"차였지만 말야."
 
나나"죄송해요. 그때는 아이돌 말고는 눈이 안 갔어요. 정말로 아이돌이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P군과 헤어진 시점에서 나나의 시간은 멈췄어요."
 
모바P"시간이 멈췄어?"
 
나나"네. P군과 헤어졌을때, 저는 나나가 됐어요. 나나는 영원한 17살이에요. 그때부터, 아이돌이 될때까지 초심을 잊지 않으려고 나나는 줄곧 17살이에요."
 
 
그랬었나, 나나도 나나 나름대로 각오가 필요한거겠지. 그렇기에 나는 나나에게 반했다.
 
이게 나나가 꺼낸 영원으로 이어지는 대답.
 
 
나나"나나는 내내 17살일거라고 생각했어요. 은퇴해서 평범한 여자아이로, 평범한 저로 돌아갈때까지 그럴 생각이었어요."
 
모바P"지금은 아니야?"
 
나나"P군과 재회하고, 가둬뒀을터인 저의 마음이 스스로도 막을 수 없어서. 죄송해요. 자기가 차놓고서 정말로 응석쟁이지요."
 
 
기쁘다. 그렇게 솔직하게 기뻐했다면 좋앗을텐데. 여러모로 복잡하다.
 
나나도 나를 생각해주고 있던걸까.
 
하지만 그건 안 된다. 나나는 아이돌이다.
 
 
나나"그러니까, 오늘 하루만. 특별한 크리스마스 날만, 저의 연인이 되어주지 않겠나요?"
 
 
나도 나나를 좋아한다. 그 날부터 줄곧, 변함없이.
 
그렇게 말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몇 번을 듣든 안 된다. 나나는 아이돌. 나는 프로듀서. 그건 잊을 수 없다.
 
 
나나"안 되, 는거지요…. 죄송해요. 사정이 너무 좋은걸요."
 
 
나나가 울상이 된다. 나는 이 애를 두 번이나 울려버리는건가?
 
더는 안 된다. 나도 넘쳐나온다. 가둬뒀을터인 프로듀서가 아닌 나의 마음.
 
그 때의 마음.
 
그때, 치히로 씨의 말을 떠올렸다.
 
 
치히로『들키지 않으면 된다구요.』
 
 
좋아, 각오를 정하자.
 
겨울이라도 대담해져도 괜찮겠지. 계절은 의외로 관계없다.
 
요컨대 뭐든지 좋다, 내 등을 밀어준다면.
 
 
모바P"나나, 들어줘. 나도 나나를 좋아해. 전부터 좋아해.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내내. 지금도 변함없이."
 
나나"에?"
 
모바P"그러니까, 오늘은 참아줘. 언젠가, 나나가 톱아이돌이 되어서, 그 후에 평범한 여자아이로, 나나가 나나로 돌아오면 내가 말하고 싶어. 나나를 전부터 좋아합니다라고."
 
 
마침 관람차가 가장 높은곳에 올라간 타이밍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모든 마음을 나나에게 밝혔다.
 
꽤나 로맨티스트지?
 
오늘 정도가 내가 꿈을 보여줄게. …그건 징그럽군.
 
 
나나"고맙…습니다…."
 
 
나나가 울상을 짓고 있다. 그런 얼굴도 귀엽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아직 귀엽게 울고 있네.
 
 
 
나나"알고 있나요? P씨. 관람차의 가장 높은곳에서 마음을 전한 두 사람은 내내 함께 있을 수 있대요."
 
 
그런 말을 해온건 크리스마스를 마치고, 새해를 맞이했을 무렵.
 
여전히 나는 프로듀서, 나나는 아이돌이다.
 
 
모바P"그, 그런가?"
 
나나"네."
 
 
여전히 눈부신 미소군.
 
나와 나나는 서로에게 서로의 마음을 밝히고, 그리고 또 가둬뒀다.
 
 
나나"첫 참배에서 신님에게 잔뜩 소원을 빌었어요♪ 전부 이루어지면 좋겠네에, 에헤헤."
 
모바P"욕심쟁이네."
 
나나"그래요. 나나는 욕심쟁이에요♪ 몰랐나요 P씨. 전부 이루어보이겠어요!"
 
모바P"욕심쟁이라고 할까, 응석쟁이라고 할까."
 
나나"괜찮다구요. 어느쪽이든, 소원은 이루는게 최고에요."
 
모바P"그건 그렇지만."
 
 
나나는 나의 앞을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걸어간다.
 
그리고 내 쪽으로 돌아본다.
 
그 동작에 조금 두근거렸다.
 
 
나나"아이돌 나나는 팬 여러분의 나나지만, 꾸밈없는 모습으로 돌아온 저는 P군밖에 모르는 특별한 나나라구요♪"
 
 
그렇게 말하고 또 웃는 것이었다.
 
나도 그걸 보고 웃는다.
 
그 날처럼 두 사람의 얼굴을 마주보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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