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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나는 -----------지지 않아] - 4

댓글: 3 / 조회: 1990 / 추천: 0



본문 - 10-02, 2015 15:08에 작성됨.


············


이치노하시 교차로 주변의 소란스러움에서 조금 떨어진 반상가 반주택인 에리어.

CG프로 사무소가 있는 아자부주반은 , 롯폰기나 도쿄 타워가 가까운데 , 한 골목으로 들어가면 의외로 서민적인 거리다.

그러나 여기는 미식의 수도 도쿄. 친숙한 주택지 안에도 , 맛집은 많다.

P와 린은 , 모토아자부와의 경계에 있는 , 세련된 이태리 식당에 와 있었다.

――아니 , 응당 이탈리아 레스토랑이라고 해야 겠지.

「……잠깐 프로듀서……여기 , 꽤 비싸보이는 가게야?」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직후부터 매우 차분한 분위기가 드는 입구에, 린은 조금 망설인다.

휘황찬란하게 자기 주장은 하지 않지만 격조 높은 식기.

결코 넓지는 않지만 자리와 공간에 여유가 있는 점내.

한번 본 것만으로 「고급이다」 라고 아는 레스토랑--

 

린은 이제 인기인이라고 해도 지장이 없는 레벨의 아이돌이지만 ,

그런데도 디너타임에 드레스코드가 지정될 것 같은 가게에 들어간 경험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것도 그렇다.

아주 조금 전까지 , 그녀는 그저 평범한 여고생 이었으니까 ,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별로 문제 없어. 오늘의 너는 세련된 복장을 하고 있고 , 충분히 아름답다고 할 수 있어」

P는 가볍게 그런 소릴 하지만 , 갑작스럽게 이러한 장소에 데려와진 , 린이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도 어쩔 수 없다.

게다가 , 평소의 제복이 아닌 사복차림을 아름답다고 칭찬 받았던거니까 , 예기치않게 뺨도 물들어 버린다.

린은 , 그것을 눈치채이지 않게 살짝 고개를 아래로 향했다.

의식하지 않고 저런 말이 툭툭 나오기 때문에 , 이 사람은 정말로 천연 지골로다.

내 마음을 이렇게 어지럽혀서 어쩌자는거야.

가벼운 기분으로 점심식사를 사달라고 할 생각이었는데.

그런 애증의 생각이 복잡하게 뒤섞인 시선을 , 곁눈질로 근처의 인물에게 흘렸다.


그걸 알아차린건지 깨닫지 못한건지 , 린을 향해서 P가 말한다.

「뭐 거기에 , 이런 장소라면 변장하지 않아도 들어올 수 있고 , 렌즈에 노려질 일도 없어」

확실히 그것은 납득이 간다.

이미 이제 와서는 , 모자를 쓸 뿐인 변장이라고 부를 수 없는 변장으로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패스트 푸드점에 가면, 혼란이 일어나 버린다.

전에, 우즈키가 고향에 있는 제2 여자 기숙사 근처의 CMOS 버거까지 , 변장하지 않고 슬며시 갔더니 , 엄청난 소동이 되었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 아카가네 프로듀서에게 몹시 혼난 것 같다.


그런데도 최근은 , 주반 주변의 사람들은 CG에 소속된 아이돌들을 봐도 , 일상의 일부같이 여겨 주는 일이 많아졌다.

고마운 일이다.

지역 사람의 이해와 버팀목이 있어야 비로소 , 아이돌은 지장 없이 활동 할 수 있는 지도 모르다.

 

린이 그런 것을 주마등과 같이 생각하고 있으니 , 가장 안쪽 자리로 안내받았다.

메뉴판 위에는 , 도저히 런치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가격의 코스가 죽 나열돼있고 , 한번 본 것만으로도 가볍게 현기증을 일으킨다.

「저기, 프로듀서……자리수가 다른데?」

「괜찮아 신경쓰지마.
 지난 번 콘서트 성공 축하를 개인적으로 해 줄 수 없었으니까.
 좋아하는걸 주문해」

「응……
 그렇다면 , 알겠지만……」

그렇게 말하면서 입술에 집게 손가락을 대고 , 조금 골똘히 생각했다.

P는 이어서 말한다.

「거기에 , 너 같은 인기인은 이상하게 사양같은 것을 하지 않아도 돼 , 좀 더 당당하게 있어」

물론 , 무조건 사양하지 않는건 안되지만 , 너무 사양하는 것도 안 돼 , 라고 덧붙이고 , 태연자약한 미소를 지었다.

린은 거기에 끌려 미소지으며 , 고마워 , 라고 말하고 나서 , 그러면, 하고 두번째로 비싼 코스를 정했다.


「응? 제일 비싼 , 메인 디쉬 있는게 아닌데 괜찮아?」

「점심 때부터 그렇게 먹을 수 없다니까. 이 코스의 아마트리치아나가 좋겠는걸」

「그런가 , 그럼 나는 앤쵸비로 할까」

그렇게 말하고 P는 주문을 마쳤다.

 

 

「요코하마 아레나 공연 성공을 축하하며--」

식전에 제공된 산 베네데토· 프리잔떼의 글라스를 , 두 명은 건배 , 라고 말하면서 들었다.

건배라고 해도 , 이건 스파클링 워터.

P는 이런 낮부터 알코올을 마실리 없고 , 린은 원래 미성년이다.

그러니까 , 논 알콜로 참자.

그런데도 린에게 있어서는 충분한 잔이었다.

 

「아 , 이 탄산수 맛있다……」

「이건 베네치아산 같은데. 이탈리아 요리에는 이탈리아의 물 , 이란걸까」

글라스도 베네치아제 같다. 린은 물의 수도를 상상했다.

「베네치아 인가……이탈리아 북부던가」

살면서, 해외에는 별로 갔던 적이 없다.

경험이 있는 것은 , 가능한 한 중학생 무렵에 가족과 여행한 샌 프란시스코나 밴쿠버 , 상하이 , 장안 정도.

유럽은 미지의 장소다.

 

「……언젠가 갈 수 있으면 좋겠네」

「린이라면 머지않아 갈 수 있지 않아? 월드투어도 몽상은 아니라고 나는 반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어」

글라스 측면의 장식을 바라보고 있던 P는 , 린에게 시선을 향했다.

「후훗 , 프로듀서한테 그런소릴 들으면, 할 수 있을거 같은 생각이 드는게 신기하네」

「너라면 할 수 있어」

너무나도 자신감에 차서 말하기에 , 마치 이 사람은 미래에서 온건 아닐까하고 생각할 때가 있다.

「그렇지만 우선 그러려면 , 이 일본에서 탑 아이돌이 되지 않으면 말이지?」

도발적인 미소를 띄우자, P는 일순간 , 허를 찔린듯한 얼굴을 하고, 금세 미소지었다.

「그렇구나 , 우선은 거기부터지」

다시금 시작을 서로 확인하는 두 사람 , 그것을 가늠했다는 듯이 , 전채요리가 나왔다.


「탑 아이돌이라고 하니까 말이지 --오늘 , 시부야에서 아마미 하루카 씨랑 같이 있었는데」

전채의 카르파치오를 가볍게 맛보면서 , 린은 P에게 오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 보고했다.

「헤에 , 아마미씨랑 , 인가. 너 , 오프에서 그녀랑 관계가 있었어?」

P는 샐러드를 입 앞에까지 가져가고 있던 손을 멈추고 , 눈을 조금 크고 둥글게 떳다.

「으응 , 만난건 우연이었어. 그리고 , 그 때 여러가지 있어서, 메일주소를 교환했어」

「이거 또 , 깜짝 놀랄일이네. 저런 선배와 가까워 진다는건 꽤나 할 수 없다구」

「역시 그렇네……엄청 운이 좋았다고 스스로도 생각해. ……라고 , 일단 보고까지」

「네이, 이해했어」

이 업계에 한정하지 않고 , 일에 관계 될만한건 어떤 사소한 것이라도 보고·연락·상담이 최저한의 의무.

특히 상대가 거물인 이상 , 린은 혼자서 안고 있는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 메일이라든지……해도 될까?」

「응? 아아 , 뭐 이쪽에서 특별히 제한할 생각은 없겠지만」

「그런가. 일단 , 다른 사무소의 사람이고……물어 두지 않으면 이라고 생각해서」

「아-그거야 , 물론 , 업무상 비밀을 지킬 의무에 관련된 이야기는 안되지만, 린은 그런건 말할 필요도 없이 알고 있지?」

그것은 P가 , 기본적으로 린을 신용하고 있다는 것이 전해져 오는 말이었다.

「응, 그건 아무래도, 말이지 」

「여자아이끼리고 , 분별해서 어울린다면 특별히 문제 없어. 저 편의 아카바네씨 한테도 이야기를 해둘게」

말단의 아이돌끼리 뿐만이 아니라 , 사무소나 담당 프로듀서간에 의식을 공유한다.

이렇게 하면 , 트러블은 일어나기 어렵다.


「응, 고마워 , 프로듀서」

린은 , 걱정 없이 하루카와 친분이 깊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 내심 마음이 놓였다.

실제로 , 사무소를 넘는 교류는 규제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네 눈에 생기가 돌고 있어서, 나도 기뻐」

「에 , 무슨 말이야?」

「이 업계에서 처음으로 등뒤를 보여 주는 사람이 나타났다 , 그걸 기뻐 한다는게 보인다는거야」

P는 포크를 한 번 두고 , 집게 손가락을 위로 향했ㄷ.

「그 왜 , 너는 우리 사무소에서 제일 고참으로 , 「의지할 수 있는 선배」는 가까이에 없었잖아?」

「그렇……네」

확실히 , 아이돌로 데뷔하고 나서 지금까지 쭉 , 린이 그 포지션 이었다.

현재 , CG프로에 있는 사람은 , 동기인 우즈키와 미오를 제외하고 모두 후배.

이 세계는 , 연상이라거나 연하라던가 관계없이 , 예능력이 전부.

28세의 미후네 미유나 , 27세의 타카가키 카에데조차 , 린에게 있어서는 후배다.

린 자신은 별로 상하 관계를 신경쓰지 않는 성격이었지만 , 전원이 후배인 이상 , CG프로 안에서 , 린이 누군가를 의지하는 것 같은건 없었다.

오히려, CG프로 모두를 대표하는 리더격 으로서 누군가에게 의지 할 수 없는 분위기 마저 있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억지로 꼽자면 , 우즈키와 미오와 서로 서포트 하는 것은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전우끼리의 서로 돕기이며 , 누군가의 팔에 신체를 맡기는 것은 아니다.

물론 프로듀서를 의지하는 것은 있었지만 , 그것은 지도를 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으로서의 관계였다.


「나도 그것은 인식하고 있어서 말이지……. 어린나이에 불과한 고교생의 양어깨에 걸리는 중책을 ,
 
만족스럽게 소화 시킬 수 없는 채로 있는 지금의 상황은……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P는 조금 어깨에 힘을 빼고 더듬더듬 말한다.

「그러니까 , 아마미 씨와 교류를 가지는 것으로 , 뭔가 힌트를 흡수할 수 있거나 휴식할 수 있다면,
 
이건 린의 성장을 위해서도 좋은 계기라고 생각해」

물론 너의 실력을 신용하고 있지 않는 것이 아니야 , 라고 P는 덧붙였다.

「선두를 달리는 인간에게는 , 그 특유의 고민이라는게 생기는거야.
 
그런데 , 그 약함을 누구에게도 보여줄 수 없다는 것은 , 잔혹한 일이지」

「잔혹한 , 일……」

「그래.
 
너에게는 그 잔혹함을 강요한 채로 , 2년이나 방치하고 와 버렸어」


P는 양손을 테이블에 두고 , 살짝 고개를 숙였다.

「린의 그 강함에 , 내가 의지하고 있었다는건 말이지. 그건 부정할 수 없고 , 미안했다고 생각해」

아무렇지않게 , 오늘 일어난 것을 보고 했을 뿐이었던게 , 어느새인가 이야기의 스케일이 커져,

프로듀서가 사과하는 상황이 되어 있어서 , 린은 조금 주눅들었다.

「그, 그런……사과하지 마. 나는 프로듀서가 있었기 때문에 ,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


「프로듀서가 없으면 , 나는 세계의 빛을 몰랐어」


「프로듀서 덕분에 , 지금의 내가 있는걸」


「프로듀서와 함께 라면 , 어디든지 갈 수 있어」


그래 , 당신과 함께 라면.

처음으로 아이돌의 세계에 발을 디디고 나서 지금까지 올라 온 계단을 생각해 낸다.

「 나 , 확실히 전부 스스로 떠맡는게 많았을지도 몰라.
 
만약 그래서 걱정을 끼치고 있었다면 , 괴로울 때는 괴롭다고 말하도록 할게」

 


테이블에 놓여진 P의 왼손에 , 린은 살그머니 오른손을 겹쳤다.

동시에 , 조금 뺨을 붉힌다.

「언제나 , 고마워.
 
나 , 붙임성 없으니까……그다지 전해지지 않을지도 모르지만……프로듀서에게는 , 감사하고 있어」

왜 그러는 걸까.

오늘의 나 , 상당히 말이 많다.

린은 , 스스로의 “자신 답지 않음”에 당황하면서도, P에게 감사를 입에 담았다.

지금까지의 , 겉치레뿐인 「고마워」가 아니라,

본심으로부터 나온 “사례” 로서.

 

 

――

P는 내심 , 두근거리는 고동에 초조해 하고 있었다.

린은 이렇게나 아름다운 미소를 일찌기 보여준 적이 있던가.

만난 당초에는 별로 신용하지 않는 듯한 시선을 노골적으로 부딪쳐 오는 여자아이였는데.

이 나이대 아가씨는 변한다고 자주 말하지만 , 린의 진보는 완전히 이해의 범주를 넘고 있었다.

사실 , P의 예상 이상의 스피드로 B랭크의 정점까지 올라서 이미 A랭크도 초 읽기라고 하는 단계다.

댄스나 비주얼에 비해 성장이 늦던 보컬력도 , 최근에는 눈에 띄게 능숙해지고 있다.

물론 , 천성의 재능도 있을테지만 , 성실하게 레슨에 임하고 있던 성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 그렇다고는 해도 이 성장 속도는.

――린 짱의 원동력의 제일은 P프로듀서씨 겠죠?

――시부린은 P 씨가 관련되는 사안이라면 순발력 대단한 걸

……아니 , 기분탓이다.

……기분탓이 아니라면 안된다.

진실은 어찌 됐건 , 적어도 , 기분탓 이라고 해 두지 않으면.


한 순간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에 , 두 사람 앞에는 , 메인이 되는 파스타가 준비되었다.

이 타이밍에 요리가 나온 것은 뜻밖의 행운이었다.

더 이상 생각하고 있으면 , 되돌아 오는게 허락되지 않는 영역에 발을 디딜듯 했기 때문에다.

분위기를 바꾸듯이 , 노력해서 밝게 소리를 낸다.

「오, 맛있어 보이네. 먹을까」

「……응, 그렇네」

그렇게 해서 잠시, 두 사람은 특별한 점심식사를 즐겼다.

 


――

가게를 나오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사무소를 출발했을 때는 그런 징조는 없었는데. 설마 봄에 소나기라니.

강하지도 않지만 약한 것도 아니다. 비를 피할까 강행 돌파할까.

P는 빌딩의 출입구에서 조금 하늘을 바라보고 나서 , 린 쪽을 바라봤다.

「……사무소까지 가깝고 , 휙하고 뛰어가 버릴까」

린도 하늘을 가볍게 올려본다.

「그렇네 , 왠지 금방 그칠 것 같지도 않고……」

 

그 대답을 듣자마자 , P는 갑자기 양복의 윗도리를 벗어서, 린의 머리의 위에 씌웠다.

「잠, 프로듀서?」

「젖기 때문에 우비 대신으로 해. 내 윗도리로 해결되지 않겠지만 말이지」

「아니 , 그건 별로 상관없지만 , 프로듀서야말로 흠뻑 젖어 버린다구?」

「나는 괜찮아」

아이돌을 젖게 하는 쪽이 대문제다 , 라고 하면서 P는 달리기 시작했다.


「자, 잠깐 기다려」

당황해서 뒤쫓으려고 한다.

순간 , 린을 어루만지는 바람의 흐름이 , 그녀에게 보내 준 것.

「……」

반보 정도 내딘 발을 멈춘다.

「……후훗 , 프로듀서의 냄새가 나」

 

머리부터 어깨에 걸쳐 신체를 감싸고 있는 어떤 사람의 슈트.

희미하게 퍼지는 그 사람의 흔적을 , 조금만 들이 마시면 , 왼쪽 가슴 안주머니에 자수 된 그 사람의 성씨가 눈에 들어왔다.

그 주황색 실의 솟아오른 부분을 살그머니 쓰다듬고 나서, 린도 비 내리는 거리를 달린다.

의도치 않게 느끼는 P의 따스함을 , 달리면서 이를 악물고.

――이대로 사무소에 도착하지 않으면 좋을텐데--

이상한 감각이 , 마음에 스며들어 간다--

 

············


눈 깜짝할 순간에 비와는 안녕 이었다.

고작 200 m 정도 였기 때문에 , 천천히 달려도 몇 분 정도로 도착해 버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하지만.


먼저 도착하고 있던 P는 , 머리카락이나 와이셔츠에 스며든 비를 손으로 털고 있다.

그 처마 끝에 , 린이 , 통 , 하고 춤추듯이 겨우 도착해 , 머리부터 감싸고 있던 슈트를 자신의 어깨에 다시 걸쳤다.

그리고 니트 데님의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P의 머리나 어깨를 닦는다.

 

「오오, 미안한걸」

「으응, ……제법 젖어 버렸네」

「그렇네 , 생각했던 것보다도 빗발이 셌어. ……땡큐 , 나머지는 급탕실의 타올로 닦을게」

「응, 감기 걸려버리겠어, 빨리 사무소에 들어가자?」

마른 타올을 가져오려고 , 린은 종종걸음으로 사무소로 향하고, 그 뒤를 P가 한가로이 걸어간다.

급탕실에서 타올을 몇장 손에 든 린은 , 사무소의 입구에 돌아와 P를 닦아 주었다.

미소녀가 어른의 슈트를 입고, 깡총 깡총 타올을 가지고 돌아다니며,

또 젖은 남성에게 부지런하게 시중을 드는 광경은 , 공연히 퇴폐적으로 보인다.

 

물론 , 그것을 목격한 다른 소속 아이돌로부터는 의미심장한 시선을 받고,

나나는 공기를 읽지 못하고 순진한건지 건드리고 있는 건지 잘 모를 말을 던진다.

「아―! 린 짱은 , 헌신 하는 타입이었군요~ 꺄핫!」

깜짝.

듣고나서 의식해 버린 린은 얼굴을 새빨갛게 하곤 , 무심결에 P의 얼굴에 타올을 꽉 눌렀다.

「무그읏! 읍! 으읍!?」

그리고 , 당황하는 P를 무시 하고서 목소리의 주인에게 시선을 향했다.

「나나……씨……?」

「!?」

그런 미묘한 공기를 짐작 한 아카가네에게 , 나나는 혼이나고 목덜미를 잡혀 제2과의 업무 에리어로 질질 끌려 갔다.

 

「후핫! 도, 도대체 뭐야?」

「응, 잠깐 말이지. 아무것도 아니야」

눈코입을 막고 있던 타올로부터 해방돼서 혼란하는 P에게, 린은 무뚝뚝하게 그렇게 말하고는,

제일과의 사무 스페이스에 성큼성큼 걸어 갔다.

P의 윗도리를 옷걸이에 걸어서, 바람이 잘 통하는 장소에 두고 나서 , 소파에 털썩 하고 앉아서

선반에 놓여진 패션 잡지를 꺼내 읽기 시작한다.

P가 그런 린을 이상한 것 같이 바라보고 있으니 , 흥행부의 엔도 프로듀서가 말을 걸기 시작했다.

기회를 엿보고 있었던 건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 적당한 타이밍이다.

「아 , P 씨, 이 다음 공연으로 상담이--」

 


······


엔도의 상담은 , 연말 , CG프로의 특별 기획으로서 크리스마스 라이브를 개최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정식적인 회의는 없기 때문에 제일과의 에리어에서 가볍게 서서 이야기라고 하는 모양새다.

「뭐 , 아직 상층부-위-의 승인은 받지 않았습니다만」

그렇게 웃으면서 말하고 있었지만 , 건네받은 기획서에는 제법 세세한 계획이 쓰여져 있고 , 임시로 고 사인이 나와 있는 것은 짐작할 수 있었다.

「거기서 , 메인으로는 역시 린짱이 첫 무대를 서줬으면 합니다」

「응? 그건 뉴 제너레이션이 아니라 린을 솔로로 , 라는 겁니까?」

기획서로부터 시선만 올려서 , 엔도에게 물었다.

 

「아-아니요 물론 뉴 제네도 추진합니다. 단지 그것과는 별도로 , 라이브의 메인으로서 린짱을 , 이란걸로」

엔도는 손바닥을 앞으로 내미는 제스쳐를 한다.

「과연……알겠습니다. 그 녀석은 그러한 위치에 서는 것은 익숙해져 있고 , 그 자체는 문제 없다고 생각합니다」

P는 계획서의 타임 테이블과 이정표에 시선을 떨어뜨리면서 , 덧붙였다.

「단지 , 이 규모 이 편성이라면, 12월초까지 린의 곡을 3개 정도 릴리스 해 두지 않으면 조금 불안하겠네요」

「네 , 그 부분입니다.
 
린짱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획은 , 어느 쪽일까 하면 유닛형의 곡 뿐이므로 ,
 
연말에 라이브를 개최 하는 데에는 한 걸음 더 나가는 특별조치가 필요합니다」

「……대략 2개월반 마다 한 곡……입니까. 과연 이 페이스라면, 린 에게 걸리는 부담이 신경 쓰입니다.」

 

그렇다 , 현재 계획되고 있는 작업량은 확실하게,

시부야 린 이라고 하는 하나 밖에 없는 신체에 과중한 노동이었다.

「최근에는 그녀석을 직접 지명한 일이나 레귤러도 꽤 증가하고 있고,
 
후지포 TV의 여름 개편 게츠쿠에도 오퍼가 와 있어서……」

<역주 : 게츠쿠는 일본의 후지 tv에서 월요일 밤 9시에 편성된 드라마를 말합니다. >

아무렇지도 않게 흘린 린의 예정 태스크에 , 엔도는 눈을 크게 했다.

「옷, 후지포의 게츠쿠 입니까! 그거 대단하네요」

「네 , 방송국에 계신 분들께도 거의 탑 아이돌이라고 말해도 지장이 없는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 엔도의 반응이 기쁘고 , 린을 자랑으로 생각하는 P는 조금 얼굴을 느슨하게했다.

 


엔도는 미안한 듯이 고개를 숙이면서,

「그런 인기인에게 죄송하다고는 생각합니다만……어떻게든 시간을 만들어 주실수 없습니까」

「으응……그 녀석은 예능과의 고교라고 해도 학생입니다.
 
그런 이상 , 종일 쉬게 할 수도 없고……」

「거기를 어떻게든. 이래봬도 사치코짱이나 쇼코 짱의 업무를 늘려서,
 
린짱의 부담을 줄이는 노력은 했으므로……」

제2과나 제3과의 아이 , 게다가 린과 동년대를 사레로 든데다 ,

눈 앞에서 합장 하는데 아무렇지 않게 거절할 수도 없다.

애초에 , 프로덕션이 기획한 라이브에 ,

소속된 아이돌이 전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니 말이 통할리도 없고.

이마에 손을 대고 이리저리 궁리하지만 , 꽤나 넘어갈 만한게 생각나지 않는다.

정말이지 , 흥행부는 항상 무리한걸 떠밀어 온다.


거기에 , 다부진 목소리가 영향을 주었다.

「나는 상관없어 , 프로듀서」

프로듀서 두 사람은 일제히 목소리의 주인인, 린을 본다.

그녀는 어느 새인가 , 소파의 좌측이 아닌 등받이 부분에 앉아서 이쪽을 응시하고 있었다.

「프로덕션의 기합을 넣은 라이브에 내가 달리지 않는 것도 이상하지?」

몰래 엿듣기하는 것 같은 흉내를 내서 미안해라고 먼저 말을 한 다음 , 린은 강하게 말했다.

「스케줄 적으로 상당히 힘들어 질거야?」

「각오는 했어」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수긍한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 3곡을 늘린다고 하는 것은 , 너에게 있어서는 노래와 댄스가 연습량이 6배가 되니까 말이지」

「정말이지 , 프로듀서. 당신의 비장의 아이돌을 믿을 수 없어?」

린은 한쪽 눈을 감고 스스로의 심장을 가리켜 살짝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다.

「괜찮아 , 어떻게든 될거야」

「……어떻게든 하는 건 내 일이지만」

「그러니까 , 그만큼 프로듀서를 신용하고 있다는거야」

후훗 , 이라고 절제된 미소로 그런 말을 들으면, P도 작정할 수 밖에 없다.

잠시동안 이런이런 , 이라는 표정을 보이면서 린에게 향하고 있던 고개를 되돌렸다.

「알겠습니다 엔도 프로듀서 , 린이나 제 일과 내의 조정은 어떻게든 합니다」

 


엔도는 정말로 마음이 놓인 것 같은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P 프로듀서. 반드시 주옥같은 이벤트로 만들어 내 보이겠습니다」

「린을 여기까지 혹사시키는 거니까, 기대하고 있어요?」

마지막의 마지막에 한 방 정도 가볍게 듣기 거북한 소리를 말해도 벌은 받지 않을 것이다.

엔도는 쓴 웃음을 지으면서 흥행부의 데스크로 돌아 갔다.

지켜보고 나서, P는 린에 다시 고개를 돌린다.

「린 , 내일부터 바빠질거야」

「바라던 바야. 후훗」

P의 선고에 , 린은 겁없는 표정을 띄우고 , 금세 미소지었다.

 

----------------  오늘의 조사결과--------------------------
frizzante 스파클링 와인에 대한 명칭으로 나옵니다만. 어원적 의미로는 약간의 기포가 있는 이라는 뜻도 있는듯 합니다.
린과 P가 마신 스파클링 워터 산 베네데토· 프리잔떼 입니다. 
린이 먹은 파스타 아마트리치아나에 대한 설명 보통 '부카티니 알 아마트리치아'나 라고 해서 아마트리치아나는 소스고 파스타 면은 부카티니 라는 면을 사용하는듯 합니다.
 
아마트리치아나 설명 입니다.
 
아마트리치아나 소스는 구안찰레라고 부르는 돼지목살로 만든 생햄과 토마토, 매운 고추를 이용해 만든다. 아마트리치아나 소스는 구멍이 뚫린 빨대 모양의 파스타인 부카티니와 가장 잘 어울린다. 삶은 부카티니에 아마트리치아나 소스를 버무리고 페코리노 치즈를 듬뿍 뿌려 먹는다.
[네이버 지식백과] 로마의 별미, 부카티니 알 아마트리치아나 - 파스타 기행 그곳에 가면 꼭 먹어보자 (파스타, 2004. 9. 17., 김영사)
 
부카티니 설명입니다.
 
굵은 스파게티 모양의 롱 파스타로 면 중심부에 구멍이 뚫려있어 빨대와 비슷하다. 부카티니(Bucatini)라는 이름은 '구멍'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부코(buco)’에서 파생되었다. 파스타의 중심부에 있는 구멍은 면을 삶을 때 겉과 속이 같이 익을 수 있게 도와주어 두꺼운 면인데도 불구하고 조리시간을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부카티니 [Bucatini] (두산백과)
 
앤쵸비
 
에스파냐의 바스크어로 건어물을 뜻하는 안초바(anchova)에서 온 말이다. 생선을 묽은 소금물로 씻어서 포화식염수에 7∼8시간 담근 후,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소금을 뿌려서 무거운 것으로 누르고 뚜껑을 덮어 수개월 동안 냉암소에 저장한다. 이때 월계수나 후추ㆍ정향 등의 향신료를 넣기도 한다. 다 익은 후에 꺼내어 배를 갈라 뼈를 제거하고 둘둘 말아서 병 같은 그릇에 꼭꼭 채우고 올리브유를 부어 꼭 싸매둔다.
[네이버 지식백과] 안초비 [Anchovy, Acciughe] (정통 이태리 요리, 2011. 1. 10., 백산출판사)
카르파치오
 
카르파치오(carpaccio)는 소고기를 익히지 않고 날것으로 종잇장처럼 얇게 슬라이스하여 그 위에 소스를 뿌려 먹는 이탈리아의 전통요리이다. 소스는 마요네즈, 우스터 소스, 레몬주스를 이용해 만든다. 이 요리는 1950년 베네치아(Venezia)에 위치한 해리스 바(Harry’s Bar)에서 개발되었으며, 오늘날에는 전 세계 대부분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볼 수 있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아진 이탈리아의 대표 요리이다. 본래는 소고기로 만든 요리이지만 오늘날에는 양고기, 생선, 채소, 과일 등도 사용되며 훈제한 식재료로 만든 것도 카르파치오에 포함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카르파치오 (세계 음식명 백과, 마로니에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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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칠색월 입니다.
그동안 못올린점 양해바랍니다.
 
사실 빗속을 달리는 부분서 끊으려 했는데 조금 뒤에 작가분이 한번 쉬시기에 조금 더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팬픽을 번역하다보면 느끼는점은
1. 한자어 표현이 많다보니 번역할때 풀어써야 한다는 점
2. 제 교양이 부족해서 찾아봐야 할 게 많다는 점
3. 상상하면 참 멋진 장면인데 그걸 뒷받침 해줄 일러스트가 부족하다는점
일까요.. 특히 일러의 경우 린의 미소 같은게 상황에 어울리는게 없다는게 참 아쉬웠습니다.
제가 그림에 재주가 있었다면 자급자족이라도 해볼테지만 말이죠.. 예체능엔 재주가 더더욱 없는지라..
 
번역 주기는 길어질듯 합니다만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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