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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나는 -----------지지 않아] - 3

댓글: 5 / 조회: 1731 / 추천: 1



본문 - 09-14, 2015 14:56에 작성됨.


············

 


「앞으로는 굴러도 풀리지 않을 만한 변장이 필요 하겠네요……」

하루카는 소이 라떼를 한입 마시고 나서 , 하하……하고 쓴웃음을 지었다.

여기는 사쿠라가오카에 있는 카페.

주변에는 대학이나 오피스 빌딩이 있기 때문에 , 시부야 역에서 타마가와 길을 한 블록 건넜을 뿐인데 , 조용하고 차분한 장소가 되고 있다.

조금 전 넘어졌을 때의 충격으로 그녀의 안경이 구부러져 버렸으므로 , 린은 멋내기용 안경을 빌려 주겠다고 먼저 말을 꺼냈다 .

린은 머리 모양을 바꾸고 모자도 쓰고 있기 때문에 , 안경을 벗어도 , “ 아직”, 어떻게든 된다.

그랬더니 , 하는김에 라는 듯이 차를 권유 받은 것이다.

 

린은 쟈스민차로 목을 축이고 나서 묻는다.

「그……아마미 씨 정도 되는 사람이 , 어디의 말뼈다귀 인지도 모르는 인간과 차를 마셔도 괜찮습니까?」

그것을 들은 하루카는 싱글벙글 하면서,

「그야 , 일반 사람들하고 둘이서 차를 마시는 건 피합니다만 , 동종업계의 사람 이라면 딱히 문제 없고」

「엣?」

린은 얼빠진 소리를 냈다.

그 상태를 본 하루카는 , 이상한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당신 , 시부야린 씨 맞죠?」라며 웃었다.

설마.

설마 8년 동안 A랭크를 독주하고 있는 아마미 하루카가 , 신인인 나를 알고 있을줄이야.

 


「그렇게 놀라지 말아 주세요. CG프로쪽 분들은 그 나름대로 알고 있으니까」

「그랬습니까……」

「……아무래도 전원은 무리이지만」

「……저도 완전히 파악 못하고 있으니까 그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린은 눈을 감고 관자놀이를 누르면서 솔직하게 말했다.

하루카는 입가에 손을 대고 쿡쿡하고 웃고 있다.

「하지만 설마 탑 아이돌인 아마미 씨가 저 같은 걸 알고 계시다니 , 어쨌든 놀라서……」

「그렇게 겸손해 지지마. 시부야 씨는 지금 가장 잘나가는 아이돌로서 유명하니까」

「여 , 영광입니다……」

린은 얼굴을 조금 붉히고 , 사팔뜨기 마냥 옆에 있는 컵으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그리고 , 나를 부를때는 아마미가 아니고 하루카 , 라고 불러 주세요」

「엣 , 그, 그건」

동요해서 반사적으로 시선을 올린 린에게 , 하루카는 윙크 하면서 「그 쪽이 익숙해져 있으니까」라고 집게 손가락을 세우면서 말했다.

「……알겠습니다 , 하루카 씨. 저도 린이라고 불러 주세요」

그리고 , 컵을 입가에 대면서 , 하루카의 모습을 엿보듯이 말을 첨가한다.

「거기에……멋쩍기 때문에 , 가능하다면 말씀을 편하게 해주시면……」

「오케이―. 그러면 린짱으로! 후∼, 격식 차린 말은 지쳐버리니까 살았어―」

하루카는 안도의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그것은 , 생생함까!? 선데이에서 자주 보는 , 자연체인 그녀였다.

 

「 그나저나 미안해 , 일부러 안경을 빌려 버려서.
 나 , 안경 쓰지 않으면 금방 들켜 버리니까 , 넘어져서 안경이 망가졌을 때 솔직히 조금 초조해 졌어」

하루카는 , 린이 빌려 준 안경테를 , 슥슥 움직이면서 감사를 표했다.

「조만간에 그쪽 사무소로 돌려주러 갈게」

린은 당황해서 양손을 흔들면서 대답했다.

「아 , 아니요 신경 안쓰셔도 되요. 보시면 알시겠지만 멋내기 용이고 , 거기에 여기에는 안경과ㅇ……」

어흠 , 이라고 한 번 헛기침 하고,

「안경을 많이 갖고 있는 , 묘하게 자세한 사람이 있기 때문에」

「아하하 , 재미있는 아이가 있는 거네」

「잘 안벗겨지고 , 잘 안망가지는, 변장용 안경을 고르는 비결을 물어 둘게요」

「아, 그래주면 고맙지―. 나 조금 전 처럼 넘어지기만 하니까 , 안경이 금방 벗겨지는거야」

내 변장에는 안경이 필수인데 말이지 라고 말을 첨가하고 , 하루카는 목을 약간 기울이면서 오른손으로 자신의 뒤통수를 긁적였다.

 


「저는 머리 모양을 바꾸고 모자를 쓰면 안경이 없어도 아직 어떻게든 됩니다만,
 하루카 씨 정도 되는 머리카락 길이라면 아무래도 그렇게는 안되겠군요」

「그렇다니까―.
 -역시 머리카락이 긴 아이는 , 그것만으로도 판별 요소가 되지.
 치하야 짱이나 미키도 머리를 올리면 분위기가 많이 바뀌고―……」

소파의 등받이에 체중을 맡기면서 하루카는 혼잣말을 한다.

그 말에 , 린은 문득 깨닫았다.

「반대로 말하자면……하루카 씨는 지금의 저를 보고, 잘도 시부야 린 이라고 금방 알아 보셨네요?」

조금 전 일반 사람들과는 찻집에 오지 않는다고 하고 있었다.

즉 린을 차를 권한 시점에서 하루카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아-그건 , 프로듀서 ,
 ……아 , 우리쪽 아카바네 프로듀서 말이지- 린짱의 발렌타인 SR을 가지고 있는걸 봤기 때문이야」

「엣 , 그건 시중에는 나와 있지 않았을 텐……」

예상치 못한 대답에 , 린은 가볍게 당황했다.

그 카드는 , 사무 전반을 담당하는 센카와 치히로가 , 내부전용의 특전으로서 준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아아 응, 일반적으로는 나돌지 않지만 , 업계의 인간이라면 말이지,.
 저거에는 765―우리쪽-에서도 몇명이나 참가하고 있고」

그러고 보니 그랬다.

당시 , CG프로의 기획에 765 프로가 참여 했다고 화제가 되고 있었던가.

「특별히 발렌타인의 린짱 SR은 , 프로듀서직인 사람은 빠짐없이 노리고 있었던거 같아. 시체가 겹겹이 쌓였다구?」

아카바네 씨 , 한 달 넘게 콩나물만 먹었고―, 라고 알면 무서워지는 사실을 하루카는 말해주었다.

자신의 영향력 이란게 , 예상 이상으로 퍼져 있는 건지도 모르다……

린은 쟈스민 향기를 코로 맡으면서 생각했다.

 


그 후, 계속 시덥잖은 이야기로 수다를 떨다가, 분침이 슬슬 정오를 가리킬 무렵.

두 사람의 컵은 거의 동시에 비어서 , 다회는 이걸로 끝.

이른 아침에 녹화가 있었던 하루카는 , 지금부터 2시간에 걸쳐 돌아간다고 한다.

인기인이 되어도 그건 바뀌지 않았다고 한다.

그 근성에 린은 혀를 내둘렀다.

린의 친가는 도쿄 서부에 있는 꽃집. 매일 다닐 수 없는 거리는 아니다.

그러나, ――사람이 쇄도해서 장사가 되지 않게 되는 걸 피하려고 한 의도가 있다고는 해도--

린 자신은 , 사사즈카에게 있는 , 통학·통근에 편리한 CG프로의 제일 여자 기숙사에 들어가 있다.

하루카 처럼 첫 차를 타는 장시간 통근은 , 도저히 따라 할 수 없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 절정이 지난 벚꽃들이 흩날리는 비탈길을 , 역 방향으로 내려간다.

「오늘은 즐거웠어. 다른 사무소의 아이와 이야기 할 기회는 좀처럼 없으니까」

「네 , 저도 선배한테 많은걸 들을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선배라고 하는 말이 낯간지러웠던 걸까 , 하루카는 조금 부끄러워 보였다.

「린짱만 괜찮다면 , 또 , 차 마시자」

「네 , 기꺼이」

「아 맞아 잊고 있었네! 린짱 메일주소 교환하자!」

양손을, 딱 하고 박수-치고 나서 나온 하루카의 제안. 그것은 린에게 있어 더 이상 바랄 나위 없는 것이었다.

「감사합니다. 부디 , 부탁드립니다」

설마 아마미 하루카와 핫 라인을 쌓아 올릴 수 있다고는 , 연락처를 교환하는데 이 정도 두근두근 한적이 , 일찌기 있었을까.

 


왕벚나무 아래 , 두 사람은 iPhone끼리를 bump 하자--

harukakka@i.hardhage.jp

「하루……각하……?」

「그래 맞아 , 팬 분들로부터 그러한 소재가 있다고 배워서, 재미있기 때문에 주소로 해 버렸어」

「데헷 페로」라고 하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행동으로 하루카는 말한다.

이리도 탐욕스러운 수용 방식이.

이런 자세가 나에게도 필요인 걸까……골똘히 생각하면서 걷고 있으니 , 타마카와 거리에 금새 도착해 버렸다.

하루카는 역으로 , 린은 근처에 있는 베이스 전문점으로. 대로를 건너는 육교에서 두 사람은 헤어진다.

「언제라도 부담없이 연락해 , 그럼 이만!」


하루카는 , 머리를 가볍게 숙여 배웅하는 린에게 팔랑팔랑 손을 흔들면서 , 인파속으로 섞여 들어갔다.

그 뒷모습을 바라본다.

텔레비전에서 볼때와 전혀 다르지 않은 아마미 하루카.

그 표리 없음이 , 그녀를 탑 아이돌로 있게 하는 건지도 모른다.

아이돌 아마미 하루카로서의 매력--

린은 , 힌트를 엿본 것 같았다.

그러나……그것을 단지 따라 하면 되는건가라고 묻는다면, 답은 다르겠지.

「나 자신만의 매력이란……뭘까……」

이 2년간, 프로듀서가 이끄는 대로 무작정 달려 와 ,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것.

린의 마음 속에 , 미지의 수수께끼가 싹트려 하고 있었다.

 

 


············


「안녕하세요」

불투명 유리로 된 문을 열면서 인사를 하자 , 때마침 센카와 치히로가 복사 용지를 가지고 지나가는 중이었다.

「어머나 좋은 아침 , 린 짱. 오늘은 오프였던거 아니었어?」

「응, 그치만 다리가 저절로 여기로 향해 버려서……」

그 후 , 헤어진 장소 바로 옆 가게에서 베이스 현을 샀지만 , 할 일이 없는 상태가 되어 버려서,

결국 , 발길이 익숙해진 사무소로 온 것이다.

「어머어머. 워커홀릭인 프로듀서 씨가 전염 시킨걸까」

그렇게 웃으면서 , 치히로는 복사기로 걸어갔다.

「프로듀서 씨는 휴게실에 있어」

「고, 고마워 , 치히로 씨」

린이 물어 보지도 않았는데 , 치히로는 등뒤 너머로 P가 있을 곳을 알려준다.

뭔가 마치 내가 프로듀서를 만나러 온 것 같잖아.

린은 콕콕하고 마음 속으로 희미한 저항을 했지만,

「……완전히 틀린건 아니지만」

그 저항은 시원시럽게 무산 됐다.


휴게실에 들어가자 , 역시 P는 거기에 있었다.

입구에 등을 돌리고 , 어쿠스틱 기타를 안고 Tommy Emmanuel의 Luttrell를 치면서.

대각선 맞은편에서는 , 린과 같은 제일과 -쿨- 에 소속된 타카미네 노아가 ,

그걸 들으면서 왠지 과학 잡지--그것도 안드로이드 특집--의 페이지를 넘기고 있다.

문득 린의 존재를 알아차린 노아 였지만 , 린이 한쪽 눈을 감고 입술에 집게 손가락을 세웠기에 , 그대로 잡지를 계속 훑어보며 모른척 해주었다.

기분 탓인지 , 평상시 감정을 겉으로 내지 않는 , 아래를 향한 그녀의 입꼬리가 올라가 있는 것 같이 보인다.

「또 신곡에 빠진거야 , 프로듀서?」

린이 인기척을 내지 않게 해서 뒤에서 말을 걸자 , 그 기타 연주자는 놀란 나머지 앉은 상태로 벌떡 뛰어올랐다.

「우오! ……린인가 , 안녕. 깜짝 놀래키지 마」

심장에 손을 대면서 P는 목소리의 주인을 되돌아 본다.

「안녕. 기타에 너무 몰두해서 멋대로 놀란거 겠지」

후훗하고 다소 심술궂게 웃으면서 , 린은 P를 돌아서 맞은편 소파에 털썩하고 앉았다.


「이번에 네 신곡을 어떤 방향으로 할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그다지 “내려”오지 않기 때문에 기분 전환하고 있었어」

P는 프로듀서라고 하는 입장상 , 영업 방침 , 음악의 방향성 , 예산·진행 관리 , 즉 린의 모두를 관할한다.

――아니 , 린 뿐만이 아니라 쿨 아이돌 모두라고 해야할까.

CG프로의 다른 과의 프로듀서 , 아라가네나 아카가네와 다르게, P는 음의 러프를 써서 그걸 작곡가/편곡가에게 건네주는 경우가 많다.

저예산의 경우는 , 옛날 얻은 뭐라던가 , 라고 하면서 스스로 곡을 써 버리는 일도 있다.

그러니까 영감이 솟아 오르지 않을 때는 , 이렇게 적당하게 악기를 치고 있다.

그것은 기타 라거나 베이스 라거나 , 혹은 샤미센 이거나 드럼 이거나.

그러다보면 , 갑자기 아이디어나 문구가 떠오른다고 한다.

제법 자주 있다던가.

린이 베이스에 흥미를 가졌던 것도 , 그런 P를 가까이서 보고 있었으니까였다.

제3과의 나츠키가 종종 「우리 아라가네 프로듀서와 교환해 주세요」라든지 놀리듯이 말해 온다.

절대로 농담으로 들리지 않기 때문에 질이 나쁘다.

 


거기에 아베 나나가 슬며시 얼굴을 내밀었다. 제2과 -큐트- 에 소속해 있는 아이돌.

……의 중진.

그 쇼와 태생은 , 사복의 린을 보고, 지극히 정상적인 의문을 던져 왔다.

「어라―? 린짱 , 오늘은 휴가가 아니었던가요? 어째서 사무소에?」

「아―, 응. 프로듀서를 만나고 싶어 졌으니까」

그녀의 물음에 린이 진지한 얼굴로 대답하자 , 당사자인 그 P는 「???」라고 진심으로 이상하단 시선을 보냈다.

뭐, 생각한 대로의 반응이지만.

나나는 입을 크게 열어 「꺄핫 ! 대담하네요 린짱!」 이라고 미소를 띄우고 있는데.

어찌됐든 아이돌한테 저런 말을 들으면, 좀 더 수줍어 하거나 기뻐하거나 해 줘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지.

……뭐 나나 정도의 반응은 하지 않아도 되지만.

 

「농담이야. 오늘은 미오랑 시부야 거리를 돌아다닐 예정이었는데 , 그 아이 , 갑자기 일이 들어왔으니까 」

모자를 벗고 , 올린 머리칼을 풀면서 대답하자 , 그 검은 비단실 위로, 조명의 하얀 반사광이 흘러간다.

P는 납득이 간듯해서 , 「그러고 보니 아라가네가 많이 초조해 하고 있었지 아침에」라고

스케줄이 쓰여진 전자 칠판을 곁눈질로 보면서 말했다.

「그렇네……다른 부서라고 해도……조금 걱정 될 정도였어」

노아도 수긍한다.

「그렇게 대단했었어? 결국 그 후에 , 미오한테서 연락 없었고 , 괜찮았으려나……」

「뭐 연락이 없다는건 괜찮다는거야 , 분명」

확실히 , 문제가 있으면 뭔가 연락이 와 있을 터.

그것이 없다면 , 순조롭다는 것이다.

 


린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래서 , 베이스 현을 손에 넣고서 할 게 없어졌으니까 와버렸어」

「응, 현? 그 콘코드의? 어느 걸로 했어?」

린은 악기가게의 검은 봉투에서 , 산지 얼마 안된 블랙 나일론 현을 꺼내 P에 건네주었다.

「오, LA BELLA 760 N 이잖아. 린도 이것으로 했나」

「응, 지난번 프로듀서가 차분해서 좋아한다고 했었지. 그러니까 시험해 보려고 생각해서」

P가 이전에 , 편곡가랑 올드 스쿨한 출음이 마음에 든다고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을 때 , 그 말을 린은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현으로 슬랩 하면 , 어택음이 독특한 음감이 되어 기분 좋은 것이라고.

「 아직 3연속풀 마저 잘 못하는 햇병아리지만」

최근까지 투 핑거 밖에 하지 않았고 , 슬랩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병아리인 나.

그렇지만 , 새로운 소리의 세계를 보는 것은 즐겁다.

린이 그렇게 말하며 눈을 빛내자 P도 미소를 띄웠다.


「린은 리듬감이 좋으니까 슬랩은 금방 잘하게 될거야」

「음감이 아니고 리듬감? 확실히 템포를 유지하는 건 중요하지만 리듬감이랑은 그다지 관계없지 않아?」

턱에 집게 손가락을 대면서 고개를 갸웃하자, P는 칫칫하고 손을 흔들었다.

「많아. 슬랩 베이스는 타악기라고도 할 수 있으니까」

타음의 강약 리듬을 타는 방법 한가지를 해도, 연주자에 의한 센스가 완전히 나온다.

그 점 , 댄스의 센스와 리듬감에 정평이 나있는 린이라면 이해는 빠르겠지 , 라고 P는 역설했다.

「흐응 , 뭐 이번에 개인 레슨이라도 해줘 , 프로듀서」

린은 앞으로 몸을 숙여서, P를 아래로부터 올려다보는 듯이 하고 말했다.

「시간이 맞으면, 말이지」

 


P가 벌떡 일어서 , 기타를 스탠드에 되돌리면서 대답하자 , 이때까지 과묵했던 노아가 입을 열었다.

「P의……“개인 수업(My Tutor)”……? 부럽네……」

「어이 노아 , 말에 뭔가 외설적인 뉘앙스가 느껴지는데」

「후후……P는……외설적이라고 느낀거네……? 도대체 뭘까나……」

말만 들으면 P를 놀리고 있는 것 같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지만 , 당사자인 노아는 과학 잡지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이야기하고 있다.

「노아 씨 평소 대로구나」

린이 반쯤 기가 막힌듯이 말해도 , 노아는 동요하지 않는다.

「글쎄……내 말에 의미가 있을까 , 그렇지 않으면 변덕인건가……거기서 의미를 찾아내는 건 P , 당신 나름이야」

 

「선처 할게」

P는 단념 했는지 양손을 가볍게 들어 , 항복의 포즈를 취했다.

그대로 린 쪽으로 몸을 돌리고, 현이 들어간 패키지를 얼굴의 옆에서 팔랑팔랑 흔들었다.

「뭐, 이 녀석이라면 , 재즈 , RnB , 소울 , 퓨전에 잘 어울려……
 차분함은 발군이지만 , 그 좋은 점을 알기엔 , 린은 아직 조금 빠를지도 모르겠는걸」

약간 쓴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믓, 잠깐 , 나를 아이 취급할 생각이야?」

린이 화난듯 입이 나오자, P는 「당치도 않습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분명 아이 취급 하는거지 , 저거

 


「뭐 어쨌거나 , 감촉이 스틸과는 조금 다르기 때문에 처음엔 당황할지도 몰라.
 모르겠으면 물어 봐」

말의 후반에 P는 표정을 느슨하게 하며 , 린에게 현을 돌려주었다.

――까불거리는 분위기에서 , 이 포용력 있는 미소.
있지 , 프로듀서 , 그런게 여자애 킬러라구?

「……응, 고마워」

린은 현이 들어간 봉투로 입가를 가볍게 가리고 , 마음 속의 말은 절대로 내뱉지 않고, 감사하다고만 했다.


거기에 나나가 , 불쑥 얼굴을 내밀고 묻는다.

「린 짱이 베이스 연주하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만 , 퓨전 하나요?」

「에 , 으응 , 별로 퓨전 이라고 정해진건 아니야……그치만……」

「퓨전 연주 안하나요!?」

나나의 눈은 어딘가 동경으로 빛나고 있는듯 하다.

「에 , 뭐, 뭐어……신데렐라 걸즈 모두들과 밴드 같은 걸 해 보고 싶다……고는 생각하는데……」

그걸 들은 P는 「신데렐라 걸즈 밴드인가……그렇네……」라고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언제 어디서나 그 모드에 들어간다니까……라고 린이 생각하고 있으니 , 나나가 콧김을 거칠게 뿜으며 다가왔다.

 

「하죠, 카시오페아 하죠! 나나 노력해서 키보드 배울 테니까--
 기타는 나츠키 짱이나 리이나 짱 불러서, 드럼은……이부키 짱 이라던지 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데려와서 , 카시오페아이돌 연주해요!
 나나 , 계속 무카이야 미노루 포지션 해 보고 싶었어요!」

나나의 엄청난 기세에 린은 무심코 뒷걸음질 친다.

「나, 나나……카시오페아 란건……뭐야? 별자리……가 아닌거지?」

「린짱! 모르는 겁니까! 카시오페아를! 모르는 겁니까!!」

나나는 그 날카로운 소리로 바짝 다가섰다.

나나의 눈은 동경으로 빛나고 있는것은 아니었다. 맹금류의 그것이다라고 린은 깨달아 버렸다.

「80년대에 한 세대를 휩쓸었던 퓨전 밴드예요! 노로 이세이의 쵸퍼 기타! 사쿠라이 테츠오의 홈 가득 차고 흘러넘치는 베이스!
 무카이야 미노루의 KX88에서 자아내는 코드의 마술! 진보 아키라의 초 안정적인 리듬대와 화려한 텀 다루기……!
 당시 나나가 푹 빠질정도로 굉장했으니까!」

「다, 당시에 푹 빠졌다……?」

린은 반보만큼 뒤로 물러나 식은 땀을 흘리면서 무심코 말을 흘렸다.

 


그러자 혈기로 새빨게 달아오른 나나의 얼굴은 순간에 새파래져서, 「다,다다다 당시의 비디오를 봤어요!」라고 변명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어째서 그렇게 자세한 멤버 구성이나 무카이야 미노루의 통칭까지 알고 있는 걸까요 나나 씨」

P가 이런 이런 이라는 표정으로 나나에게 묻는다.

「어, 어째서 다른 아이는 경칭 생략이나 짱 붙이는데 나나한테는 씨 붙이고 경어로 이야기 하나요 P 프로듀서 !
 
85년 전설의 국기관 라이브를 베타에 더빙 해서 테이프가 끊어질 만큼 봤기 때문이에요!」

「아, 그 영상 저도 갖고 싶네요」

그 말에 나나는 미소를 빛내고 있었지만 , 거기에 P는 쉬지 않고 파고들었다.

「 그렇지만 나나 씨 , 지금은 일반 가정에 재생 장치가 있을지 어떨지 조차 이상하다고 하는데 베타 라는건--좀」
<역자: 베타는 80년대에 등장한걸로 비디오 재생에 베타용이 따로 필요하고 VHS 비디오보다 이전의 방식이라고 하네요>

「핫! 우 , 우 , 우사밍 별에서는 베타가 VHS에 이겼기에 현역이에요! 꺄하!」

「우와아……」

P는 아무래도 눈초리의 경련을 억제하지 못했다.

아카가네는 어떻게 이걸 처리하고 있는 건지 마음 속으로 의문이 생겼다.

 

그 상태를 보고 있던 린은 , P가 물러서다니 엄청난걸까 하고 체념 했다.

여전히 과학 잡지에 시선을 떨어뜨리고 있는 노아에게 , 소리를 작게 해서 묻는다.

「저기, 노아 씨 , 베타……란게 뭐야?」

「분명……옛날……비디오 테잎의 규격이었지……」

「비디오 테잎 이란건 , 한 종류만 있는게 아니었구나……」

툭하고 중얼거리자 , 노아는 그 혼잣말을 듣고 이야기를 계속한다.

「그렇네 , 지금에 말하는 SD카드와 메모리 스틱의 차이……
 같은 걸까……나도 자세하게는……모르겠지만」

 

린은 조금 골똘히 생각한 후 , 눈살을 찌푸리고 재차 묻는다.

「……노아 씨도 , 모르는 거야?」

마침내 노아는 잡지로부터 시선을 떼고 린 쪽을 보았다.

「아무리 그래도……나도 버블은 미경험이라구?」

그러고 보니 그랬다.

묘하게 차분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고는 해도 , 노아는 딱 버블 경제가 붕괴하기 시작했던 시기에 출생했을 것이었다.

――그러나 어째선지 린이 그걸 믿을 수 없는 것은 , 어딘가 마음속으로 , 노아가 실은 인간이 아니다 , 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뭔가 베이스의 화제로부터 시작된 소란에 작게 한숨을 토하는 것도 잠시.

기묘한 주고받음을 하는 동안 현을 가방 안에 넣고 있던 린은 , 일어서서 P의 옆까지 가서는, 그의 왼팔꿈치를 끌어 당겼다.

「뭐어 걸즈 밴드에 대해서는 일단 놔 두자. 더 이상 나나……씨한테 공격을 넣어도 어쩔 수 없고」

「린 짱도 태연하게 심한 소릴 하네요!」

린은 나나의 자그마한 이의 제기를 화려하게 흘려듣고, P의 팔꿈치를 한층 더 당긴다.

「저기 프로듀서 , 점심 아직 이지? 나 배고파. 밥먹으러 가자」

「응? 뭐야 린 너 아직 안먹은거야? ……그럼 이 근처 이태리 식당이라도 갈까.
 노아나 나나……씨는 어떻게 할래?」

 


「있지, P……이런 때에 그렇게 멋없는걸 묻는걸까? 그치……나나“씨”?」

노아는 의미 심상한 시선을 나나에게 향했다. 그런 노아에게 , 나나는 비지땀을 흘리면서 동조한다.

「아 , 아하하……그렇네요 , 나나는 배고프지 않기 때문에 , 린짱과 둘이서 드시고 오시면 된다고 생각해요∼……」

「? 그런가. 그럼 나갈까 , 린」

「응, 가자 , 프로듀서」

모자를 머리에 쓰고 기분 탓인지 린의 소리는 활기를 띠고 있다. 그 한 손은 P의 팔을 잡은 채다.

그리고 , 탈칵하고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방문하는 정적.

휴게실에는 , 필요이상으로 지친 모습의 나나와 무표정하게 잡지를 계속 읽는 노아가 남겨졌던 것이다.

 

&nbsp;Tommy Emmanuel - Luttrell & Borsalino


나나 씨가 베타 테이프를 끊어질 만큼 본 , 카시오페아 85년 국기관 라이브의 모습

<곡을 클릭하시면 링크가 연결됩니다.>

Casiopea - Looking Up

 


Casiopea - Galactic Funk

 

-----------------역 자 후 기-------------------

안녕하세요 칠색월 입니다.

역시 장편은 번역이 쉽지가 않네요.. 어려운 말이 많습니다....

이제 한 6분의 1 정도 진행한거 같습니다만......... 

거기에 전 기타 라기보다 음악쪽에는 문외한인지라 용어들 나올때마다

이게 뭐지 하면서 찾아 봤습니다만 설명이 딱 이렇다 하고 나온게 없더군요..

일단 그나마 인터넷을 보면서 찾아낸걸로 몇가지 설명을 드리자면

슬랩이란 엄지손가락으로 현악기의 현을 타격하면서 나오는 소리를 이용한 주법 이라고 하는군요

핑거는 그 전에 배우는 단계 같은데 손가락으로 현을 튕기는거 같습니다.

올드스쿨은 지식인에서 설명을 쉽게 해주신분의 말씀을 빌자면 시대가 지나도 사랑받는 노래

음.. 불후의 명곡이라고 해야 할까요?

나나가 말한 카시오페아는 2000년대에도 활동을 했고 내한 공연을 한적도 있다고 하는군요

사실 중간 중간 음악 관련 용어나 악기 같은게 검색해도 안나오는 경우가 있어서 그 경우에는 의역을 하기도 했습니다만..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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