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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시즈카에게 프로듀스 한다」시호「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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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14, 2015 10:01에 작성됨.

―――― 어느 날 분장실에서


키타자와 시호「……그래서, 이야기라는 건」

 


P「응. 실은 말이지……」

시호(……이 사람은 시즈카, 모가미 시즈카의 프로듀서)

시호(오늘은 나한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것 같은데……)

시호(혹시, 시즈카랑 사이좋게 지내줬으면 한다, 라던가?)

시호(설마, 아닐 거야……)

P「……듣고 있어?」

시호「앗, 죄송합니다」

P「그러니까 말이야, 시즈카한테 프러포즈 할 때는 뭐라 하면 좋을 거라 생각해?」

시호「하아?」

 

P「아니, 그러니까 말이지, 시즈카한테 프러포즈 할 때는」

시호「말이 안 되는 일이에요」

P「아니니니니니니니니니, 이야기를 제대로 듣고 나서 판단해」

시호「어떤 절차를 거치면 그런 이야기가 되는 거죠?」

P「그럼 순서대로 설명하도록 하지」

시호(돌아가고 싶어……)

 

P「시즈카는 지금 열네 살이잖아?」

시호「네」

P「앞으로 2년만 지나면 결혼을 할 수 있게 돼」

시호「네」

P「그 무렵이 되면 나랑 시즈카도 상당히 친밀한 사이가 되어 있을 거야」

시호「네?」

P「친애도 한계치, 척하면 척하는 사이지」

시호「하아?」

P「그런데 막상 프러포즈 할 때 대사가 꼴사나우면, 시즈카도 충격을 받아버리겠지?」

시호「하아?」

 

P「그러니까 지금 이렇게 생각하자, 라는 게 된……뭐야, 날 왜 그렇게 불쌍히 여기는 시선으로 보는 거야」

시호「방금 하신 말 그대로의 의미에요……」

P「에~?」

시호「에~, 는 무슨 에!」

P「시호가 화냈다! 완전히 현대의 젊은이다!」

시호「이야기가 안 통하는군요……애초에 어째서 저죠?」

P「그치만 시호가 시즈카랑 제일 사이가 좋잖아」

P「우왓. 아이돌이 지어서는 안 되는 표정을 짓고 있어」

 

P「시호를 택한 이유는 하나 더 있어」

시호「아, 네」

P「시호, 넌 연기력을 갖추고 싶지?」

시호「그건……그렇습니다」

P「연기력에도 여러 가지가 있어. 연기하는 법, 목소리를 내는 법, 대본의 암기력, 이해력……그리고 애드립력」

P「드라마 촬영, 연극 뭐든 좋아. 연기자는 때때로 애드립을 요구받아」

P「역할과 하나가 된 연기자의 애드립은, 때때로 각본을 능가해. 이건 그 유명한 감독, 조이・로터스가 한 말이야」

시호(거짓말 같아……)

P「애드립력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건, 평소의 연마야. 뭘 연마하느냐? 그래, 엉뚱한 상황에 대한 대응을 시뮬레이션 하는 것」

P「……여기까지 말하면, 뒤는 말 안해도 알겠지?」

시호「뭐가요?」

P「아~앙. 시호쨩은 정말 못돼 먹었다니까~!」

시호「누가 못돼 먹었다는 거죠」

 

시호「영문을 모르겠군요.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P「잠깐만, 기다-」

하코자키 세리카「안녕하세요~」

 


시호「이 목소리는」

세리카「앗, 시호씨」

시호「세리카…」

세리카「말씀 나누고 계시는 중이세요?」

시호「그게, 이건……」

P「이런이런, 세리카! 실은 상담하고 싶은 게」

시호「프로듀서씨!?」

세리카「네? 무슨-」

시호「세리카, 지금부터 프로듀서씨랑 협의를 할 거야. 밖으로 새어나가서는 안 되는 이야기니까, 밖에서 얌전히 기다려줄래?」

세리카「에? 프로듀서씨가 저한테」

시호「자자. 얼른 가, 얼른. 프로듀서씨, 그것에 대한 건 나중에 하셔도 괜찮죠?」

P(아이돌이 지어서는 안 되는 표정으로 노려보고 있어……)

P「으, 응! 그렇네!」

시호「시즈카랑 다른 사람들한테도 똑같이 전해줄래? 바로 끝날 테니까」

세리카「아, 알겠어요……」

 

시호「……노리셨군요」

P「무, 무슨 이야기려나~」

시호「설마 세리카를 인질로 잡다니……」

P「나는 그저 시호가 싫다고 하니까, 세리카한테 상담을 하려고 했을 뿐이야」

시호「쓰레기군요」

P「어떻게 말하든 상관없어! 하지만 협의는 똑바로 해야지!」

시호「큭. 바로 끝내겠어요……」

 

P「상황은 과연 어떨까」

시호「그거까지 제가 생각해야 하는 건가요…」

P「아~, 기다려기다려. 내가 생각할게」

시호「처음부터 그렇게 해주세요」

P「역시 열여섯 살 생일은 축하해주고 싶지」

시호「그렇네요」

P「대답 한 번 담백하시네요. 담백질이세요?」

P「그런 시선으로 보지 마! 아파! 가슴에 박혀!」

시호「그렇다면 말 같지도 않은 말 하지마세요」

P「나는 진지한데 말이지……」

시호「그게 진지한 거라면 중증 중의 중증이시군요……」

P「뭐, 사랑은 병이라고 하잖아?」

 

P「성대하게 하기 보다는, 단 둘이서 하는 생일 파티가 좋으려나」

시호「그러세요」

P「역시 프러포즈 전에 우동 끓이는 법은 마스터 해놓는 게 좋으려나」

시호「그렇네요. 지금 당장 공부하러 떠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P「아~. 하지만 말이지~, 나는 시즈카의 프로듀서니까 그럴 수는 없지~」

시호「칫」

P「일단 우동을 한자로 쓸 수 있으면 됐나」

시호「불쾌할 정도로 긍정적이시네요」

 

P「케이크랑 샴페인. 아, 술은 아직 이른가」

시호「선물을 주면 좋을 거라 생각해요」

P「그렇네! 나이스 시호」

시호(이거 꼭 나여야만 돼……?)

시호(하지만 세리카한테 이런 일을 맡길 수는 없어……)

시호(프로듀서씨의 망상에 어울리게 하다니……가혹해……너무 가혹해!)

P「시즈카, 뭐가 좋으려나. 뭘 받으면 기뻐할까」

시호「……애초에」

P「응?」

시호「프로듀서씨는 시즈카의 어떤 점을 좋아하세요?」

 

P「아~…………」

시호「왜 그러세요?」

P「으~음. 그 질문에 대답했다가는 오늘 하루가 끝나버릴 것 같아서 말이야」

시호「그럼 부탁드립니다. 저는 일이 있으므로」

P「자자, 기다려봐. 지금 간결하게 할게. 간략히 말이지」

시호「네……」

P「으~~~~~~~~~음…………」

시호(……모가미 시즈카, 인가)

 

시호(싫다……는 건 아니지만, 거리를 어떻게 두면 좋을지 모르겠어)

시호(카나나 세리카처럼 사이좋게……될 것 같지는 않아)

시호(하지만 시즈카의 진지함에는 지고 싶지 않아)

시호(……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건 시즈카한테도, 프로듀서씨한테도 말할 수 없지만)

P「……나는, 말이지」

시호「네」

P「시즈카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싶어」

 

P「나는 네가 알고 있는 대로, 아주 제멋대로인 놈이야」

P「하고 싶은 건 반드시 하고, 결정한 건 절대로 굽히지 않아」

시호「그건 사무소에 있으면 싫을 정도로 알게 돼요」

P「난 시즈카를 처음으로 봤을 때 생각했어」

P「이 아이는 너무 가열차게 살고 있다고」

P「그 시절의 시즈카가 내 눈에 어떻게 비쳤는지 알아? 오직 꿈"만"을 이루기 위해서 살고 있는 것처럼 보였어」

P「그러니까 내가 할 일은, 이 아이의 불꽃이 사그라들지 않게 하는 동시에 완전히 타버리지 않게 하는 거라 생각했어」

P「이렇게 보여도 시즈카를 취급하는데 있어서는 상당히 섬세하거든」

시호「그 배려를 나한테도 해줬으면……」

P「에~!? 뭐라고~!?」

시호「아무것도 아니에요」

 

P「처음에는 나를 향한 불신감 같은 것 때문에 의지해주지 않는 일이 많았어」

P「그래도 일을 찾거나, 기획을 세우거나, 여기저기 뛰어 돌아다녔어. 주위 아이들과는 처음부터 사이가 좋았으니,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한 적도 있고」

P「……그랬던 보람이 있었던 걸까. 조금씩이지만 나를 인정해주게 되었어」

P「그쯤에서, 생각하게 됐으려나」

P「이 아이가 꿈을 이루는 모습을, 제일 가까운 곳에서 보고 싶다고」

P「그 곁에서, 행복해지고 싶다」

P「같이 행복해지고 싶다, 라고」

 

P「……사실 해서는 안 되는 생각인데. 하지만 어째. 벌써 해버렸는걸」

P「시즈카의 꿈이랑 똑같아. 이루고 싶다고, 진심으로 생각해버렸어」

P「그러니까 이렇게,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거야」

P「……아직, 꿈같은 이야기지만 말이야…」

시호「흐으응……」

 

시호「뭐, 생각하는 거라면 누구든 할 수 있으니까요」

P「말하는 뽄새보소」

시호「저, 응원은 하지 않을 테니까요」

P「니 마음대로 하세요. 나는 처음부터 가시밭길을 걸을 각오를 하고 있었거든」

시호「그럼 저를 말려들게 하지마세요」

P「나만 죽을 수 없다 같은?」

시호「너무해」

 

P「다시 주제로 돌아가자. 자, 지금 돌아왔어!」

P「프러포즈에요, 프러포즈!」

시호「아까처럼 대화를 해주시면 기쁘겠습니다만」

P「지금은 목소리를 내고 싶어!」

시호「아, 네」

P「대체 뭘까~……뭐랄까, 센스가 있는 동시에 감동할만한……」

시호「상황을 정하는 거 아니었나요……」

P「에이잉. 상황에 좌우되는 말로 뭘 어쩔 거란 말인가!」

시호「에~……」

 

―――― 같은 시각. 분장실 밖.


모가미 시즈카「후우, 드디어 도착했다」

 


시즈카(늦을 줄 알았는데, 시간이 이렇다면 분장실에서 조금은 쉬고 본방에 나갈 수 있을 것 같네)

세리카「……앗, 시즈카씨!」

시즈카「세리카, 분장실 밖에서 뭐하는 거니?」

세리카「그게……」

 

시즈카「프로듀서랑 시호가 협의?」

세리카「네……」

세리카「빨리 끝난다고 하셨는데……」

시즈카「대체 뭘……」

 「―――――하지 마~!」

시즈카「뭐, 뭣? 프로듀서?」

 

시호「목소리가 너무 커요」

P「무심코 흥분해버렸군」

시호「슬슬 안 끝내면 세리카가 이상하게 생각할 거예요」

P「그렇다면 빨리 기지 넘치는 결정적인 대사를 생각해야겠네……아」

시호「정하셨나요?」

P「답례품으로 홍백 만두가 아니라, 홍백 소바우동이라는 건 어떨까」

시호「기대한 제가 바보였어요」

 

시즈카「뭘 하는 거야, 정말……」

세리카「협의라니, 뭐에 대해서 하고 계실까요?」

시즈카「……수상해. 애초에 그 글러먹은 프로듀서니,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라」

시즈카(혹시 시호한테「시즈카랑 사이좋게 지내줬으면 한다」같은 걸 부탁하고 있는 거 아냐……?)

시즈카(옆에서 보면 분명 사이가 나빠 보일지도 모르지만……)

시즈카(소중한 동료, 라고 생각하는데……아아, 이런 걸 시호한테도, 프로듀서한테도 말할 수 있을리 없지……)

 

P「그럼 소바가 아니라 홍백 우동이라고 하면 시즈카도 만족하려나」

시호「그대로 일탈해서 탈선해주세요」

시호(소바…………어라? 분명, 아까……)

 「그 곁(소바)에서 행복해지고 싶어」

시호(소바……곁……소바…………앗)

시호(…………완전 썰렁한 대사지만……의외로 시즈카한테는 통할지도)

시호「……프로듀서씨」

P「응?」

 

시즈카「역시 들어가야겠어」

세리카「에~. 하지만 비밀 이야기라고 하셨는데요?」

시즈카「노크하고 들어갈 거야. 그렇다면 아무 문제 없겠지」

세리카「하지만……」

시즈카「괜찮아. 무슨 일이 있다하더라도 세리카한테는 잘못 없어」

  「――――아하하하하하하하!!」

시즈카「……저렇게 웃고 있다면, 들어가도 괜찮을 거라 생각해」

 

P「이거 끝내주는 구먼! 센스가 완전 죽여줘!」

시호「그렇게까지 웃기세요……?」

P「아~, 다행이야. 역시 시호한테 부탁한 게 정답이었어! 정말 고마워!」

시호「그런 걸로 만족하시다면 다행이네요……」

P「좋아. 그럼 예행연습을 해볼까! 아~, 음음」

시즈카「실례합…」

 

P「시즈카는 우동을 좋아하지만, 나는 시즈카의 ”소바(곁)”에 있고 싶어!」

 

시즈카「……………………네?」

 

시호「아…………」

P「으~음. 끝내주는 걸, 이거! 나는 만족해!」

시즈카「……………………」

세리카「시즈카씨, 왜 그러세요?」

시호「……프로듀서씨」

P「응~?」

시호「전 이만 실례하겠……」

P「아니아니, 답례를 해야지. 과자라도 사올 테니까 기다려」

시호「세리카! 가자!」

세리카「네? 어디로오오오오오오오오오~~~」

P「이런이런. 어디 가는 거야………………………아」

 

시즈카「프로듀서……」

 

P「아~~~~~~~~~~~~~응」

P「혹시, 들었어?」

 

P「……뭐, 그 표정을 보면 알 수 있지만」

 

 

 


―――― 후일담

 

시즈카「……그 때는 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어요」

P「미안미안. 정말~로 미안」

시즈카「하아……그 날의 본방을 다시 하고 싶어……」

P「아니, 좋았는데? 동요하고 있다는 건 전혀 알 수 없었고, 뺨이 조금 붉은데다 귀여웠고」

시즈카「그……그런 말 하지 마세요!」

P「하하하. 평생 소문내고 다녀주지」

시즈카「으…………그렇다면 저는 그 대사를 소문내고 다닐 테니까요!」

P「앗. 아니, 그건 좀, 될 수 있으면」

시즈카「후후. 그런 개그를 해놓고, 그냥 끝날 거라 생각하셨나요?」

P「그건 말이지, 젊은 혈기 탓이라고 해야 할까, 그건 키타자와 시호가 완전 감수한 거니 나는 말한 죄 밖에 없다고 해야 할까. 저기, 그게 말이지」

시즈카「어물쩍 넘어가시려고 해도 소용없어요……」

 

시즈카「앞으로도, 곁(소바)에서, 말해 드릴 테니까요」

 

 

시즈카,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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