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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my first star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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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05, 2015 01:45에 작성됨.

그 뒤 라이브에 출연할 아이돌이 결정되었다. 그렇게 말해도 멤버는 프로듀서가 이마니시 부장에게 말했던 그들이다. 카에데에게 이것을 말했을 때, 그녀는 어리둥절한 얼굴을 하다 "하아..." 하고 한숨같은 대답을 돌려줄 뿐이었다.


실감이 나지 않는 거겠지. 운영을 맡게 된 프로듀서도 이런데 하물며 출연자 당사자가 그렇게 되어도 이상할 게 없다. 다만, 어찌되든 그 일은 언젠가 끝날 것이다.


그것과는 별개로, 새 아이돌을 맡게 되었다고 카에데에게 말해두었다. 지금까지는 맨투맨이었지만, 세 명이 늘어난다면 지금까지처럼 일처리를 해선 안 된다. 기본적으로 메일이나 전화로 연락하는 것은 고사하고 레슨의 방향의 경우는 트레이너 재량껏 맡겨야 하기도 한다.


불만이라거나, 그런 기색도 카에데는 보이지 않았다.


그녀도 업계에 있던 시간이 짧지 않은 사람이니, 익숙한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의 마음 속에는 짙은 안개가 끼고 있었다. 별로 신경쓰지 않으면 사소하게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신경쓰면 일도 더 커진다는 건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눈 앞의 일에 매진하기로 했다. 일단 새로운 아이돌이라는 아이들을 눈으로 보지 않으면 소용없겠지.


프로필을 보는 것만으로는 그들에게 눈에 띄는 문제점은 없어 보인다. 나이가 어린 것이야 아이돌이니 그럴 것이고, 가정 환경에도 특별히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았다. 세 사람 모두 매우 성실할 것 같은, 평범한 학생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자세히 알 수는 없었다. 양성소에서의 평가를 보면, 가창력이 기대된다던가, 댄스를 배우는 게 빠르다던가, 그런 특기분야에 대한 것만 쓰고 있으니, 감이 올 리가 없다.


역시 만나서 이야기해 볼 수밖에 없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우선 대면 순서를 정하기로 했다. 그 뒤, 세 사람에게 메일을 보내두고, 첫날의 레슨에 대해 트레이너와 상의를 해 두었다.

 

그리고 얼마 뒤, 346프로덕션의 대형 콘서트에 대한 기획이 사내에 정식으로 하달되었다. 연말에 개최될 윈터 페스티벌이라고만 듣고, 그 뒤로는 그를 비롯한 프로듀서에게 맡겨진다.

 

그는 총괄 담당자로서 여러 회의에 참여해야 했다. 우선 출연 가수들의 스케줄 조정과 행사장 확보 관련해서 업무를 보았다. 다행인 건, 아이돌들이 바빠지기 시작함에도 1년 가까이 남은 일정에 지장이 가는 게 아니라는 것일까. 어느 정도 회의를 통해 프로듀서들 간에 합의점을 찾고, 행사장을 확보하기로 했다.


그 행사장 결정에 있어서도 특별히 문제없이 해결된 건, 역시 미시로 그룹의 힘인 걸까. 이마니시를 비롯한 많은 상사들의 힘을 빌려, 겨우 규모에 맞는 회장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런저런 일들을 하다 보니, 엇 하는 사이에 1월이 다 지나갔다.


문득 카에데와 함께 술을 마시러 가기로 약속한 걸 떠올린다.

 
그녀와의 약속을 덮어두고까지 일을 했는데도, 카에데는 특별히 그에 대한 언질을 주지 않았다. 그녀에게도 엄청나게 많은 일이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라이브로 인해 잠깐 인기가 올라가는 건가, 하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다. CD발매도 예상한 속도의 배 이상으로 팔려나가고 있고, 술을 좋아하고 천진난만한 이

야기를 하며 노래도 하는 성인 아이돌이라는 것이, 일반인과 업계측 사람 모두에게 좋은 어필이 되고 있다. 이제 그녀도 미시로 프로덕션을 대표하는 아이돌이 되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회사 대표 아이돌 중 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헤에, 당신이 타카가키 카에데상의 프로듀서야?"

 

명함을 받고서 그렇게 말한 건 죠가사키 미카이다. 밝은 색에 약간 치켜올라간 듯한 날카로운 눈. 전체적으로는 요즘 여고생 같은 분위기였다. 프로듀서로선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아무래도 이런 여자아이를 대하는 것에는 약하다.

 

"아, 담당자도 아닌데 실례려나? 아니....실례, 려나요?"

 

그렇지만, 이 죠가사키 미카라는 젊은 아이돌은, 생각 이상으로 고지식한 것 같다. 그녀를 담당하는 프로듀서에게서도 그렇게 들었다.

 

"아니요. 신경쓰지 마십시오."


".....정말?"


"네. 죠가사키상이 편하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이야기해시는 것이, 두 사람에게 있어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가. 그럼, 사양하지 않고. 아, 그래도 아까 소리지른 건 미안해. "


"익숙합니다. 죠가사키상도 신경쓰지 마십시오."


안심하고 웃는 그녀는, 약간 어린아이같아 보였다. 밀고 있는 이미지는 갸루 컨셉이라고 들었지만, 아무래도 이미지와는 영 반대다. 물론 프로듀싱에 참견할 생각도 없고, 그녀의 인기가 확실한 것도 사실이다.

 


밝고, 겁내지도 않고, 그럼에도 배려심 많은, 뭐랄까 산뜻한 여자아이였다. 만난 순간 살짝, "꺅" 하고 귀엽지 않은 비명을 질렀지만, 명함을 받고 자기소개를 한 뒤로는 무서워하면서도 제대로 마주보고 앉아 있었다.


왠지 모르게 그녀는 상당히 크게 될 거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래서, 라이브 이야기였지?"


"네. 아직 한참 남았긴 하지만, 출연자 분들의 의견도 가급적 들어두려 합니다."


"그러면야 좋지. 프로듀서라 하면 좀 더 이렇게, 부담스러운 이미지였는데. 말해달라고 하면 자리를 피했다고?"

 
레슨이 끝난 것을 보고 만나러 간 것은 그의 생각이었다. 첫 대면이라 그녀의 담당 프로듀서도 동석했으면 했지만 상당히 바빴던 이유로 미시로 카페에서 일대일 대면하는 자리가 되었다.


"성격이 그래서..."


"흐응. 꽤 침착하지 못하고 있는데?"


침착함이 없는 것보다 사람에게 불려지는 게 익숙하지 않은 것뿐이지만, 부정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 일단 맞장구만 쳤다.


"하지만 의견을 말해달라고 해도, 팍 하고 떠오르는 게 없는걸."

 

"죠가사키상도, 이미 라이브를 하신 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뭘 얘기할까, 하면....같이 서는 사람들이 좀 그렇달까."

 

"뭐가, 문제라도....?"

 

"별로 싫은 건 아니야. 한 번에 아홉 명이, 거기다 큰 스테이지에서 한다고만 이야기해서, 두근거리는 것도 진짜고, 그냥.... "

 

말을 꽤나 얼버무리는 미카를 보며, 그는 가만히 다음 말을 기다렸다.

재촉하지 않고 기다리자 그녀는 1분 정도 "음....", "그게...." 등 얼버무리는 말을 하며 고민하다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역시 잘 모르는 사람과 함께 무대에 선다고 하니까 불안감이 없진 않아. 미시로 프로덕션은 큰 회사니까, 그다지 다른 아이돌과 함께 있을 일이 별로 없고. 그, 타카가키상과도 별로 만나본 적 없고."
 

그 사람, 꽤 말수가 적더라고. 하고 그녀는 말했다.

 
그 또한 처음에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그렇게 생각했기에 살짝 공감할 수 있었다. 지금은 카에데와도 이야기할 때 그다지 긴장하지 않지만, 그 전까지는 별로 이야기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 벽이 없어진 계기가 무엇일까 하는 것은 지금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라이브까지 사이가 좋아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지금까지 모르던 사람과 함께 일하는 거, 별로 즐겁진 않다고 생각하는데. 아, 뭔가 불평 같다고 생각했다면 미안."


"아닙니다."


"아무튼 나는 라이브는 성공시키고 싶고, 그 이상으로 즐기고 싶어. 그러니까, 함께 무대에 서는 사람과 더 친해지고 싶고."


"네."


"할 수 있다면 이걸 계기로 삼을 수 있다면 좋겠네. 뭐, 나도 밥이라던가 같이 먹자고 이야기는 해 보겠지만, 타카가키상은 좀 어른스러운 사람이고,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그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뚜껑 열어보면 카에데가 생각외로 어린애같다고 생각할지도 모를 거라는 말은 꺼내지 않았다.


"소중한 의견, 감사합니다."


그 뒤 미카에게 몇 가지 확인할 사항을 알려주고 헤어졌다. 그대로 사무소로 돌아가지 않고, 그는 다음 상대를 만나러 갔다.


회사에서 나온다. 그가 향하고 있는 곳은 346프로에 소속되어 있는 여자 기숙사이다.
물론 여자 기숙사에는 프로듀서라고 해도 간단히 들어갈 수 없으니, 그 근처 카페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약속한 카페에 들어서자, 이미 약속 상대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작은 소녀였지만, 금색의 짧은 머리카락과 약간 내리뜬 눈을 보고 금방 찾아낼 수 있었다.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시라사카상."


"어? 미시로 프로의...."


"네. 일단, 명함을...."


명함을 받은 소녀는 시라사카 코우메이다. 그녀는 원래 아역 배우로, 346프로에서 제작하는 영화와 드라마 부문에 소속되어 있었다. 그곳에서 아이돌 부문 출범과 함께 스카우트된 타입이며, 그 덕에 그녀의 인지도는 꽤나 큰 편이다.


코우메에게도 미카와 마찬가지로, 라이브에 대한 것을 이야기할 생각이었다. 특별히 일도 없어서 일부러 그곳으로 간 것이다. 그녀의 담당은 오늘 다른 아이돌이 일하는 현장에 나가 있다.

 

"쉬고 계셨는데 불러내서 죄송합니다."


"아니요, 저기.....신경쓰지 마세요."


거기서 이야기가 끊어졌다. 아까 죠가사키 미카와는 달리, 꽤 내성적인 성격인 걸까. 아니면 프로듀서를 보고 위압감을 느낀 걸까.


"저기..."


".......!"
 


알기 쉬울 정도로 깜짝, 몸을 떤다. 전혀 이쪽을 보고 있지 않다고 할까, 노력해서 시선을 맞춰주려는 것은 알 것 같았지만, 맞추지 못하고 곧 고개를 숙여버린다.


확실히 떨고 있다. 곤란해지니 평소의 버릇이 나온다.


점원이 주문을 받으러 오고, 그는 커피를 주문했다.


"시라사카상은 뭘...."


"저기, 이것만으로....괜찮아요."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손에 들고 있는 오렌지 주스를 가리켰다. 간식이라고 하기에도 늦고, 저녁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무리하게 주문할 수도 없었다. 할 수 없이 그의 커피만 주문했다.


그나저나 이 상황에서 대화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확실히 그녀는 떨고 있다. 미카처럼 자신의 불안감을 솔직히 말해주는 건 꽤 드문지라, 코우메가 지금 그렇듯 위축되는 것이 그에게는 보통이었다.


그런 상대이니 부담을 줄 수도 없어, 사무적인 내용 몇 가지만 확인하고 돌려보내는 게 서로에게 최선인 듯했다.
그렇지만.


─자네에게 부족한 그 무언가를 이해할 수 있으면.

 
이마니시 부장이 했던 말을 떠올린다.


실패하지 않기 위해, 도망치려 한다고, 이마니시 부장은 은연중에 말했던 것이다. 실제로 지금도, 그는 코우메와의 소통에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해, 항상 그랬듯 도전하려 한 것을 멈추려 하고 있지 않은가.


이제 곧 새로운 아이돌들을 담당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의 살아가는 방식으로는 안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도 살아온 시간이 있어, 당연히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조금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만, 좀처럼 실마리를 잡을 수 없다. 헛되이 시간이 지나가며, 눈앞에 있는 소녀의 당혹감은 커지고 있다.


".........저기."


침묵을 참지 못했는지, 코우메는 그렇게 말하고는, 금방 입을 다물었다.

실마리를 찾기 위해, 시선이 방황한다.


순간, 낯익은 작은 검은 봉투가 눈에 들어왔다.


"영화를 보는 걸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에....?"


그는, 살짝 봉투를 가리켰다. 누구라도 알고 있는 비디오 대여점의 봉투이다. 근처에도 체인점이 있음을, 그는 떠올릴 수 있었다.


"저기......여기 오기 전에, 신작을 빌리러...."
 

흠칫 하면서도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호러영화를 좋아하십니까?"

 

"아........응."

 

"저와 같군요."

 

코우메의 표정이, 놀라움으로 물들었다. 무리였나, 하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모처럼 찾아낸 돌파구이니, 물러선다는 선택지는 없다.

 

"저도, 호러영화를 좋아합니다."

 

"그, 런....가요.....?"

 

"네. 직업상 영화 선전은 항상 공부가 되고, 영상 기법에 대해 파고드는 것도 성격에 맞아서요."

 

사실 호러영화의 경우 좋아하는 장르가 하나뿐이다. 덧붙여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SF물이다. 단순히 화면에 박력이 있기 때문이다.

 

"저기, 그.....좀비영화, 라거나....."

 

"'이블 데드'보다는 '나이트 오브 더 리빙 데드' 쪽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 그럼.....!"

 

거기서부터는 간단했다.


그 뒤로부터는 텐션이 올라, 코우메의 이야기에 맞장구쳐줄 뿐이었다. 그도 학창 시절부터 영화는 나름 보는 편이었지만, 시라사카 코우메의 지식은 초등학생의 그것을 한참 전에 뛰어넘어 있었다. 좀비 특수 분장에 대한 것을 물론, 걸음걸이에 대한 것까지 세세하게 알고 있는 초등학생은 연예계가 제아무리 넓어도 그녀 한 사람뿐인 건 아닐까. 덧붙여 그녀에게 있어 달려오거나, 헤드샷(Head Shot)을 견뎌내고 달려오는 모 게임의 좀비는 좀비가 아닌 듯했다. 설정상 다른 것과 좀비가 혼동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인정할 수 없다고

까지 말했다.

 

느린 어조는 여전했지만, 분명 말투에 힘이 생겼을 무렵 그녀가 주문했던 오렌지 주스는 다 마신 후였다.

 

"아...."

 

"리필, 해 드릴까요?"

 

"이번 달....용돈을 다 써서...."

 

"그 정도는 내드릴 수 있습니다."
 

"그건.....프로듀서상에게 죄송해서...."

 

"아닙니다. 불러낸 건 이쪽이니까요."

 

그는 그제서야 겨우 일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었다.

 

미안함 때문인지, 혹은 일에 관한 것을 잊어버리고 열중한 것을 부끄러워하는 건지 그녀는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이며 작은 카페오레를 부탁했다. 그도 함께 커피를 주문한다.

 

"시라사카상은, 라이브라던가의 경험은 아직 없으셨던가요?"

 

"아, 응. 다다음 달 초에 처음이에요."

 

"그렇군요. 힘내주십시오."

 

"고마워요....프로듀서상의 이야기, 내년 겨울 라이브죠?"

 

"네. 내년이라곤 해도 올해 안에 예정이 있습니다."

 

"행사장도, 크다고 들었어요...."

 

"네. 346프로 아이돌 부문으로선 처음 하는 대규모 라이브가 될 예정입니다."

 

"저 같은 걸로, 괜찮을까요...."

 

"........? 시라사카상은 노래뿐만이 아니라, 영화 일도 있었고, 잘 되었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런 게 아니에요.....그,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건, 처음이니까요...."

 

그것은 죠가사키 미카가 걱정헀던 것과 같은 것이었다. 차이점은, 미카가 느낀 그것은 약간 걱정된다는 정도로 가벼운 것인 반면 코우메의 그것은 분명한 불안감이라는 것이다.

 

호러 영화에 대해 즐겁게 말한 그녀의 얼굴에 띄워져 있던 빛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있었다.

 

"사치코쨩과는 같이 일한 적이 있지만, 다른 사람, 카와시마상은...."

 

"그렇군요."

 

역시 성년 아이돌은 어린 아이들에게 있어선 약간 위축되는 상대인 것 같다. 나이가 열 살 이상 차이나니,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하지만, 거기에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카에데도 포함되어 있다면, 그냥 두고 있을 수만은 없다.

 

무언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은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 구체적인 방법은 알 수 없지만, 이 점을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이번 라이브의 성공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직감한다.

 

각자 아이돌들은 저마다의 사정을 안고 있다. 카에데처럼 약간 신비롭고, 노래를 잘 하는 대신 토크에 약하다는 것이나, 미카처럼 화술은 안정되어 있지만 경험 부족으로 돌발사태에 대응하기 어려운 것이나, 코우메처럼 무대에는 숙달되어 있지만 어딘가 심약하다는 것 등.

 

아이돌은 팬들에게 우상으로 여겨져도 결국은 같은 사람인지라 그 모습은 각양각색이다.

 

어찌어찌 라이브를 담당한다고는 해도 그 규모는 회사에서 최대급이고, 다음 세대를 위한 라이브이기도 하다. 거기에, 그녀들 외에도, 프로듀서는 새로 세 명의 아이돌을 맡지 않으면 안 된다.

 

이마니시 부장의 말을 떠올리는 것과 함께, 깊은 불안감이 어깨를 짓눌렀다.

 

"프로듀서상?"

 

코우메가, 걱정된다는 듯 이쪽을 응시한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그는 그것만 말하고, 그 다음으로 사무적인 확인사항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불 보듯 뻔한 내용이었지만 그런대로 잘 풀어서, 전달은 부드럽게 할 수 있었다.

 

회사에서 지급받은 카드로 계산하고, 그는 코우메를 기숙사까지 데려다주기로 했다. 이미 해도 졌고, 가로등이 켜졌다곤 하나 어두운 길을 어린아이 혼자 돌려보낼 만큼 그는 박정한 사람은 아니다.

 

코우메가 묻는 몇 가지 호러영화에 관련된 질문에 고지식하게 대답하며 함께 걸어가다 다른 소녀를 만났다.

 

"아, 코우메쨩에, 프로듀서상?"

 

"미호쨩, 안녕."

 

"수고하십니다, 코히나타상."

 

짧은 머리를 흔들며 인사한 사람은 코히나타 미호였다. 팩 우유가 든 편의점 봉투를 들고 있는 것을 보아, 아무래도 잠깐 외출하고 돌아오는 모양이었다.

 

"저기, 두 사람이 무슨 일로....?"

 

"일에 관해 이야기할 게 있어서...."

 

수상쩍은 모습이라고 생각했는지는 몰라도 그렇게 말하니 미호도 납득한 모양이었다.

 

"프로듀서상도, 좀비영화를 좋아한다고 해서, 조금 붕 떠버렸네...."

 

"그, 그렇구나....."

 

지금은 다른 의미로 수상한 시선을 받는다.

 

단순히 서양 영화를 좋아하는 연장선으로 좀비 영화도 몇 가지 보고 있었을 뿐이었지만, 아무래도 코우메에게는 그것만으로도 좋은 인상을 심어준 것 같았다.

 

"코히나타상은 곧 라이브인데, 준비는 잘 되고 계십니까?"

 

그는 우선 흐름을 바꾸기 위해 그렇게 말해 보았다. 이 이상 좀비 영화를 좋아한다고 생각되어 허점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는 것이 솔직한 생각이었다. 그로서는 지극히 일상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미호의 얼굴에는 확실히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해가 져서 그런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저기, 코히나타상.....컨디션이 안 좋다면 몸을 따뜻하게 하고 일찍 주무시는 게...."

 

"아, 아니요. 그런 건, 아니지만요."

 

"하지만, 요즘 미호쨩, 정말로 왠지 모르게 기운이 없어 보여...."

 

무리해서 웃어보이는 미호를 염려하듯 코우메가 말했다. 아무래도 그녀는 친구로서 정말 걱정되는 모양이었다.

 

"역시, 라이브 때문에...."

 

"에....."

 

코우메의 말에 놀란 것은 프로듀서 뿐인지, 미호는 어색한 듯 고개를 숙여버렸다.

 

역시 그녀도, 윈터 페스티벌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직감적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왜냐면, 코우메처럼 체구가 작으면 당연히 부담감은 불안이 되어 어깨를 짓누른다. 그, 사람 좋고 기량도 뛰어난 죠가사키 미카조차도 나이 차이 때문에 당혹감을 느꼈다. 하물며 이 내성적인, 코히나타 미호라면 그것은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다.

 

".....뭐라도 해봐야겠군요."

 

"프로듀서상?"

 

코우메와 미호의 눈이, 그를 향한다.

 

아무 근거도 없는 것을 약속하는 게 과연 괜찮을까.


잠깐이었지만, 그런 의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하지만 그것을 무시하고서라도 여기선 자신이 뭔가를 해내야 한다. 그런 강박적인 기분이 그의 마음속에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부족한 것을 찾아보라는 이마니시 부장의 말이 효과가 있었는지, 코우메와는 조금이지만 친해질 수 있었다. 그것은 자신도 찾아내지 못한 감정의 표현이였다.

 

하지만 여기서 도망쳐서 그가 그 둘에게 불안감을 준다면, 윈터 페스티벌은 어딘가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건 분명, 카에데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그가 움직인 건 그런 이유에서일지도 모른다.

 

"저도, 이대로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코히나타상이나 시라사카상이 뭘 불안해하고 계신지, 알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려 합니다."

 

노력해서, 뭐라도 해보겠습니다. 지금은 그저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자신이 한심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그는, 확실히 말했다. 그 두 사람의 눈을 제대로 보면서.

 

"그러니, 코히나타상, 부디...."

 

"저기, 그렇지만.....프로듀서상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하지만.....!"

 

"프, 프로듀서상.....미호쨩이 말한 건.....윈터 페스티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에?"

 

"아, 역시 그쪽으로 알아들으셨군요....."

 

미호는 납득한 듯 말했다.

 

"저기, 무슨...."

 

"미호쨩이 고민하고 있는 건, 이번 라이브로 인지도가 올라가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는 거에요."

 

"이번 라이브.....아아."


그건 카에데를 부르러 온 미호에게 그가 인사했을 당시에도 들었던 화제이다. 그러고 보니 여기서도 자신이 이야기를 꺼냈다는 것을 떠올린다. 이제 미호도 1주일이 지나면 첫 라이브이다.

 

"저, 노래라던가 트레이너상에게도 괜찮다고 이야기는 들었지만서도 아무래도 자신이 없어서요...."

 

"누구라도, 긴장하는걸."

 

"그렇지만....!"

 

이야기하는 두 사람은 왠지 모르게 편해 보였다. 잘 생각해보면, 한참 뒤에 있을 윈터 페스티벌보다, 바로 앞에 닥친 자신의 라이브에 긴장하는 것이 당연하다.

 

"착각해서 저 혼자 떠들고, 죄송합니다...."

 

"아, 아닙니다! 솔직히 그렇게 진지하게 생각하고 계셨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아서, 기뻤달까요, 그...."

 

"프로듀서상, 성실하시군요."

 

도움받았다거나, 성실하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혼자 붕 뜬 것에 부끄러워진다. 그도 모르는 사이에 습관이 나온다.

 

"사과라고 하긴 좀 그렇습니다만, 제가 긴장을 풀 수 있게 조언을 드려도 될까요."

 

"네? 프로듀서상이요?"

 

"네. 뭐, 제가 알고 있다 해도 고등학교 다닐 때 선배 한 분이 경기 전에 말해준 거지만요."

 

"프로듀서상.....운동부셨나요?"

 

코우메는 의외라는 듯 물었다. 그는 거기에 대해 적당히 대답하고, 미호에게 그 방법을 알려주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직전에 크게 외치면 좋다고 합니다."

 

"좋아하는 것, 말인가요?"

 

"그 선배는 음식을 추천해 주시더군요. 이렇게, 시합에 나가기 전 구호 같은 것입니다. 그러면 긴장이 조금은 풀린다던가, 조금이지만 주문 같은 것 같더군요."

 

"프로듀서상도.....그걸 써본 적이 있나요?"

 

"아니요, 저는 그, 한 번밖에는....."

 

"좋아하는 것을요?"

 

"네."

 

".........직전에요?"

 

"네."

 

"....훗, 후훗....."

 

"....아하하하...."

 

"저기, 뭐가....."

 

갑자기 미호와 코우메가 웃어버렸다.

바보 취급 받은 것 같은 기분은 들지 않고, 진정 즐거운 듯 두 사람은 웃고 있다.

 

"아, 죄송해요.....프로듀서상이 그런 걸 말하는 걸 상상하니, 왠지 이상해서....."

 

"귀, 귀엽다고 생각해...."

 

"하아."

 

그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지만, 어쨌든 미소를 지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좋은 방법이네요. 한 번 시험해 볼게요."

 

"코히나타상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방법을 선택하시는 게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선 담당하고 계신 프로듀서와 상담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거, 상담해도 괜찮은지 몰라서.....제 프로듀서상, 항상 바쁘시거든요."

 

"오히려 상담받지 않으면 프로듀서가 걱정할지도 모릅니다."


사실, 그런 고민을 얼핏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신참인 자신보다는 업계 경험이 더 많은 선배 프로듀서가 더 좋은 조언을 해줄 것이다.

그렇게 말하자, 미호는 순순히 수긍했다.

 

"어쨌든, 오늘은 감사했습니다."

 

"네. 라이브도 가까워지니, 몸 따뜻하게 하시고 푹 쉬십시오."
 
"바이바이, 프로듀서상...."

 

원래는 코우메를 배웅해줄 예정이었으니, 그는 여기서 헤어지기로 했다.

등을 돌렸던 미호가 금방 그를 다시 향하고는 말했다.
 
"아까 말씀하셨던 거, 기억할게요."

 

"......?"
 

"윈터 페스티벌, 기대되네요!"

 

그렇게 말하며 지은 그녀의 미소는, 카에데가 말한 대로 확실히 좋은 미소였다. 미호를 영입한 프로듀서는 꽤 보는 눈이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물론, 미호의 옆에 있는 코우메도 마찬가지다.

 

여자 기숙사 방향으로 향하는 두 사람이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배웅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샤플입니다.

오타, 오역 등 지적 환영합니다.

 

프로듀서가 미호에게 해준 조언, 매우 익숙하죠?

신데메이션을 보셨다면 쉽게 아실 수 있는 부분.

 

 

번역과는 별개로 신데메이션 이번 화는 뭔가 불씨는 잡았지만 갈등이 풀리지 않았다는 느낌이랄까요.

대체 우즈키붐을 얼마나 크게 터뜨리려고 질질 끄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이러다가 무도회에서 터지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그나마 우즈키가 자신이 잘 하는 게 뭘까 하는 걸 이제라도 고민하기 시작했으니, 각성의 여지는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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