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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하야「비에 젖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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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20, 2015 21:53에 작성됨.

슈퍼에서 점심 재료를 사고, 딱 밖으로 나오려고 하는데,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것이 보였다.
요즘 이렇게 갑작스러운 비가 많은 거 같네. 여름이라 그럴까?
슈퍼 점원이 황급히 우산꽂이와 팔 우산을 주비하는 것을 곁눈질하며, 빗줄기가 가늘어지는 타이밍을 기다렸다.
딱히, 집까지는 꽤나 가까웠으니까 홑몸이었다면 그대로 가버려도 됐지만, 오늘 점심을 희생시킬 수는 없지.
장대비가 내리는 밖을 바라보고 있자니, 점심을 먹고 돌아가는 회사원들이 접이식 우산을 쓰고 걷고 있거나, 
푹 젖은 학생이 가방을 우산삼아 뛰어가거나.
마침 방금 가방을 우산으로 삼은 학생이 슈퍼 입구로 피난한 순간, 문득 깨달았다.
 
「……마미잖아.」 
「어랴? 치하야 언니?」 
 
멀리서 볼 때는 몰랐지만, 그 학생은 같은 사무소의 아이돌, 후타미 마미였다.
나는 입구 근처에 있는 우산을 두 개 집어서 계산대로 가져가, 서둘러서 계산을 끝냈다.
바로 쓸 거라고 말해서 포장을 벗겨달라고 하고, 마미한테 돌아갔다.
 
「치하야 언니도 우산 없었구나.」 
「집이 근처라서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는데…… 마미, 무슨 예정있니?」 
「헤? 아, 괜찮은데…… 왜 그랭?」 
「감기 걸리니까 우리 집으로 오렴.」 
「어, 치하야 언니네?」 
 
마미는 깜짝 놀란 듯 되물어보지만, 당연한 말이다.
마미는 물에 빠졌나 싶을 정도로 푹 젖어있고, 빗줄기는 약해지기는커녕 더욱 강해졌고.
나는 마미에게 우산을 건네고, 슈퍼 밖으로 걸어 나갔다.
집에 도착할 즈음에는 빗줄기도 살짝 잦아들어 있었다.
우산꽂이에 우산을 꽂고, 마미를 집에 들였다.
 
「실례하겠습니다~」 
「들어와. 그대로 있으면 감기 걸리니까, 우선 샤워라도 하고 오렴.」 
「눼~」 
「나오면 따듯한 마실 걸 준비해놓을게.」 
 
마미를 욕실에 밀어 넣고, 갈아입을 옷과 수건을 준비했다.
다음으로, 부엌에서 커피랑 코코아를 준비해서 거실의 테이블에 뒀다.
마지막으로, 벽장에서 쿠션을 하나 끄집어내면, 준비완료.
하는 김에 점심 준비라도 할까 생각하는 사이, 마미가 욕실에서 나왔다.
 
「이야~ 시원하다~!」 
「후훗, 다행이네. 코코아 마실래?」 
「괜찮아? 고마워!」 
 
살짝만 맞아도 몸이 차가워져버리니까, 확실히 따듯하게 해놔야지.
마미는 금방 마시고는, ‘후~’하고 숨을 뱉었다.
 
「진정됐니?」 
「응. 의외로 싸늘하네……」 
 
아차, 멍하니 있으면 안 되지.
마미가 입고 있던 옷을 빨아야지.
탈의실로 가서 세탁기를 돌릴 즈음 내 배에서 꼬르륵 울렸다.
안 들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탈의실을 나왔더니,
 
「응후후~ 치하야 언니의 배꼽시계가 울고 있군요~」 
 
다 듣고 있었다.
얼버무리면서 부엌으로 향하자, 뒤에서 똑같이 꼬르륵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뒤돌아보자, 겸연쩍은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마미도 배고팠구나. 밥이나 먹을까.」 
「아싸! ……근데, 마미도 괜찮아?」 
「물론.」 
「치하야 언니 사랑해!」 
 
‘계산적이네.’라며 웃으면서 부엌에 섰다.
그렇다고 해도, 오늘은 소금 라면이지만…….
쉬는 날이고 학교도 안 가는 날이고, ‘가끔 정도야’라고 생각하며 한 봉투 사온 것이다.
 
「소금 라면인데 괜찮니?」 
「응! 라면 좋아행.」
「시죠 씨가 들으면 기뻐하겠네.」 
「……!」 
 
마미는 황급히 주위를 둘러보고, ‘휴’하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놀리려는 생각은 없었는데.
그럼, 그러는 사이에 인스턴트 라면이 완성, 테이블 위에는 두 그릇의 라면이 김을 뿜고 있었다.
 
「잘 먹겠습니다~!」 
「맛있게 먹으렴.」 
 
소금 라면은 산뜻해서 잘 넘어간다.
시죠 씨는 돈코츠 라면이나 쇼유 라면 같은, 진한 라면이 취향인 것 같지만, 나는 소금 라면이 제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를 마미한테 했더니, 그냥 쇼유가 최고라고 역설해왔다.
라면은 양립할 수 없구나.
 
「잘 먹었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맛있었어.」 
 
식기를 정리하고, 세탁기를 봤더니, 마침 딱 끝나있었다.
건조기에 옷을 넣고, 거실로 돌아오자, 마미가 커튼을 열고 밖을 보고 있었다.
 
「봐! 무지개야!」 
 
마미는 들뜬 목소리를 듣고 창밖을 봤더니, 거기에는 예쁜 무지개가 보였다.
무심코 눈을 빼앗기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무지개를 본 것이 언제였을까…….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무지개를 보지 않았었다.
 
「아름답네.」 
「응, 그러게. 아름다워.」 
 
둘이서 얼굴을 마주보고, 키득하고 웃었다.
이런 비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어.
비가 그치고 이렇게나 예쁜 무지개를 볼 수 있어.
지금 우리들은 분명, 세상에서 가능 아름다운 무지개를 보고 있는 게 틀림없어.
그럴게, 같이 무지개를 볼 동료가 있으니까.
 
「자, 옷이 마를 때까지 게임이라도 할까.」 
「오케이~! 마미가 이길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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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번역이야 말로 역자 생활을 하거나 앞으로 계속 번역을 할 때 가장 큰 자산이라 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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