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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코 “사랑~에 빠~져 버렸던 거야~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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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11, 2015 13:56에 작성됨.

쿄코 “사랑~에 빠~져 버렸던 거야~ 아마도~♪”

 

 

쿄코 “수고하셨어요.”

모바P(이하P) “그래, 수고했어. 역시 쿄코는 요리방송에선 반짝반짝 빛나는구만.”

쿄코 “에헤헤. 저도 모르게 힘 좀 쓰게 되더라고요♪”

P “솜씨도 좋은데 방긋방긋 미소 지으면서 만들었잖아? 보는 나도 즐거웠어.”

쿄코 “그, 그렇게까지 들으니 부끄러워지네요.”

 

 

P “거기다가 청소에 빨래도 완벽하잖아. 이가라시랑 결혼할 사람은 행복하겠다야.”

쿄코 “겨, 결혼…….///”

P “어이쿠. 아이돌한테 결혼이란 말은 반갑지 않지. 성희롱이라면서 무서운 사무원 씨께서 화내실 거니까. 또 15살이기도 하고, 아직은 먼 훗날의 얘기네.”

쿄코 “…….”

P “……이가라시? 왜 그래?”

쿄코 “핫……!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괜찮아요, 전. 아하하…….”

P “그, 그래? 그럼 다행이고. 일단 옷 갈아입어. 바로 기숙사로 데려다줄 테니까.”

쿄코 “네.”

 

 

*

고향 돗토리를 떠나 저는 지금 도쿄에서 아이돌을 하고 있어요.

탑 아이돌이 되려면 아직 멀었지만 일은 순조롭게 해나가고 있고요.

 

아이돌이 되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오디션에 응모했는데, 설마 진짜로 이룰 줄이야.

합격통지서가 날라 왔을 땐 정말 꿈만 같았어요.

 

여자 기숙사에서 지내기 때문에 평소엔 쓸쓸하다 느낄 일은 없어요.

모두 착한 사람들이고, 매일 매일이 새로워요.

하지만 역시 가족하고 못 만나게 되자니, 조금은 고향이 그리워지게 되는군요.

 

그래도 아이돌 일은 역시 재밌어요!

프로듀서가 제게 맞는 일만 골라서 주니까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요.

 

 

아, 모처럼 이렇게 된 거 프로듀서를 소개할 게요.

어, 나이는 서른 살에 좋아하는 음식은 오므라이스…….

언제나 좀 지쳐있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걸 매번 지적할 때마다 ‘이건 태어날 때부터 그런 거야’라며 얼버무려요.

 

프로듀서란 직업이 매우 힘들단 건 아이인 저도 잘 알아요.

충분히 못 잔다거나, 부적절한 식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도.

 

그러니까 점심만큼은 잘 먹어달라는 생각에 도시락을 싸서 주었어요.

처음엔 괜찮다면서 안 받아줬었지만, 저 장기전엔 자신 있는 걸요.

그런 거에 연연하지 않고 식사의 중요성과 건강을 해치는 생활을 이어나가는 프로듀서의 현재 실태를, 몇 번에 걸쳐 전달했어요.

 

그렇게 며칠 지나니 프로듀서가 백기를 들고 제가 싼 도시락을 받기 시작한 거예요!

나중에 들은 거지만, 출장 때는 칼로리메이트 같은 간단한 걸로, 사무소에 있을 땐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웠대요.

 

 

저한테는 ‘건강관리도 아이돌의 일’이라고 말했으면서, 프로듀서가 그러지 못하면 설득력이 없는 거죠!

책상 위도 서류에 자료에 빈 용기까지 그대로 내버려두고 완전 초토화 상태였어요.

제가 정리하기 전까지 거기서 일을 잘 해나갔다는 게 놀랄 정도고요.

 

실제로는 제게 배속된 게 아까울 정도로 실적이 높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지금까지 괜찮았던 건 단순 운이 좋았던 거여서 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이걸 기회로 프로듀서도 건강관리를 확실히 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너무 분수에, 지나친 걸까요?

 

프로듀서가 혹시라도 쓰러지기라도 하면……. 전 완전 아무것도 못하니까요.

 

*

 

 

~어느 날, 사무소.

 

쿄코 “…….” 책 넘기는 소리.

쿄코 “……!”

쿄코 “하아…….”

미즈키 “크게 한 숨을 쉬고, 무슨 일 있는 거니 ?”

쿄코 “아, 카와시마 씨. 수고하셨어요.”

미즈키 “뭔데, 뭔데. 브라이들 특집……. 현기증 나는 단어네.”

쿄코 “죄, 죄송해요! 제가 눈치도 없이…….”

미즈키 “괜찮아, 괜찮아. 반대로 너무 신경써주면 오히려 힘들어져.”

쿄코 “조심할 게요…….”

 

 

미즈키 “괜찮다니까 그러네……. 근데 쿄코 쨩, 꽤나 잘 어울리네. 저번 쇼에서 찍었던, 거였지?”

쿄코 “과찬이세요! 그게, 웨딩드레스를 입는 게 옛날부터 꿈이었는데, 설마 아이돌이 되고 입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미즈키 “말을 들어보니, 결국 행복한 한숨이었단 거네?”

쿄코 “네. 신랑 역을 맡을 분이 갑작스럽게 못 오게 돼서, 대역으로 프로듀서가……. 아, 여기 프로듀서가 있네요. 저보다 엄청 긴장했었던 걸요? 제겐 어깨 힘 빼고 릴랙스 하라고 말하면서.”

미즈키 “헤에……. 후훗. 쿄코 쨩하고 비교하니까 정말로 표정이 굳어있네. 프로듀서가 리드해야 할 입장인데 말이야.”

쿄코 “프로듀서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이런 걸 해봤대요. 엄청 잘 어울린다고 말해줬더니 귀까지 빨개지고, 평소엔 볼 수 없었던 프로듀서의 일면을 볼 수 있어 재밌었어요.”

 

 

미즈키 “재밌었지하고 느꼈던 일만큼, 앞으로의 활동에서 좋은 밑거름이 되는 건 없어.”

쿄코 “그거요, 프로듀서가 저한테 자주 얘기하는 거예요.”

미즈키 “비록 사진으로 밖에 나타나지 않지만, 전부 좋은 표정을 짓고 있는데다 그 화제를 꺼내는 쿄코 쨩도 마치 물 만난 물고기같이 얘기하던걸. 즐거운 감정은 심플하지만, 엄청 중요한 거야.”

쿄코 “에헤헤……. 카와시마 씨가 그렇게까지 말해주시니까 왠지 용기가 샘솟는 것 같아요.”

미즈키 “라이벌 이지만, 같은 사무소 동료잖아? 모두 정진해서 탑 아이돌을 향해 오늘도 한 계단 올라가보자고!”

쿄코 “네!”

 

 

미즈키 “그보다……. 결혼, 결혼이라…….”

쿄코 “저, 저기요. 물어봐도 되는 건진 모르겠지만……. 카와시마 씨도 역시 결혼을 꿈꾸고 계신 건가요?”

미즈키 “음……. 그거야, 그치? 아이돌 미즈키면서, 카와시마 미즈키라는 한 명의 여성이니까. 아이돌 활동도 모두랑 같이 마시러 가는 것도 즐겁지만, 아무도 없는 집에 귀가할 땐 역시 좀 그게 그래서~”

쿄코 “카와시마 씨는 기숙사가 아니라 자취하고 있으니까요…….”

미즈키 “고향도 오사카고 말이지. 애완동물이라도 키워볼까 생각중이지만, 그것도 내 직업상 잘 돌볼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쿄코 “지방 로케에서 자고 오는 날도 많기도 하고요.”

미즈키 “그리고 부모님이 말이지……. 보내는 거야, 맞선 상대 사진.”

쿄코 “아…….”

미즈키 “아이돌이 된 이상, 나름대로 각오를 다지고 했었다고? 팬을 배신할 수 없으니까. 하지만 사진 같은 게 집에 도착하는 날이면…….”

쿄코 “힘들죠…….”

미즈키 “현실을 보라는 듯 뒤통수를 맞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쿄코 “맞선은, 결국 받아 들이셨나요?”

미즈키 “에이, 설마! 다 거절했지.”

쿄코 “듣던 중 다행이네요…….”

미즈키 “아이돌이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역시 내 상대는 내가 찾고 싶은 걸.”

쿄코 “그렇죠. 알 것 같아요.”

미즈키 “난 아직 상관없지만 쿄코 쨩은 학생이잖아? 연애금지라고 정한 건 아니지만, 아이돌인 이상 그런 건 할 수 없는 노릇이니까. 불쌍하단 생각만 들어.”

 

 

쿄코 “지금은 일이 재밌어서 그쪽은 딱히 신경 안 써요. 그래도 솔직히 말하면……. 역시 동경심 같은 건 있어요. 하지만 카와시마 씨가 얘기하신 것 같이, 모처럼 응원하는 팬들을 배신하는 행위는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미즈키 “사귀는 건 둘째 치고, 좋아하는 사람 없어?”

쿄코 “그게……. 있을라나. 좋아하는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내버려두면 안 될 것 같은 사람은 있는 것 같아요.”

미즈키 “헤에? 누군데? 같은 반 남자애?”

쿄코 “그, 그건 비밀이에요.”

미즈키 “에이. 마침 시간도 있고 걸즈 토크 하자~”

쿄코 “저, 전 아이돌이니까요.”

미즈키 “땡, 땡! 미즈키 재미없어~”

 

*

 

 

~다른 날, 사무소.

 

쿄코 “좋은 아침이에요!”

P “안녕 이가라시. 첫 손님이네. 오늘도 아침부터 힘찬 게 보기 좋아.”

쿄코 “에헤헤. 고마워요. 그런 프로듀서는 여전히 피로 오라가 물씬하시네요.”

P “아……. 뭐 바쁘니까. 그치만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고 있으니까 걱정은.”

쿄코 “몇 시간 잤어요?”

P “어……. 깨달아보니 자고 있었는데…….”

쿄코 “몇 시 간 잤 어 요 ?” 스윽

 

 

P “한 시간 반 정도?”

쿄코 “그거 가면 취하는 거랑 다를 게 없는데요?”

P “아니, 철야 이후에 수면은 취한 거니까.”

꼬르르륵

P “…….”

쿄코 “……혹시, 밥도 안 먹었어요?”

P “……깨달아보니 바깥이 환해지고 있었습니다.”

쿄코 “집에 안 갔죠?”

P “……네.”

 

 

쿄코 “건강관리도 훌륭한 일 중 하나야. 무리만큼은 하면 안 돼.”

쿄코 “프로듀서가 담당이 되었을 때, 제게 처음 했던 말이죠.”

P “그래……. 말했었지.”

쿄코 “아이돌도 프로듀서도 일이죠?”

P “네…….”

쿄코 “저도 무리하게 나갈까요?”

P “그건 안 돼.”

쿄코 “저나 프로듀서가 쓰러지면 안 된단 말이에요.”

P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쿄코 “그럼 밥도 잘 챙겨먹고, 집에 확실히 돌아가서 자는 걸로 할 거죠?”

P “……선처할게요.”

쿄코 “……” 빤히

P “네, 하겠습니다.”

쿄코 “정말, 프로듀서는 누가 챙겨주는 사람이 없으면 안 되겠네요. 이거 점심 도시락이지만요, 굶었으니까 지금 드세요. 좀 많이 싸와서 남을 거라 생각은 들지만요.”

P “고마워……. 면목이 없네. 한심한 얘기지만, 이래선 누가 어른인지 모르겠구만. 하하하.”

쿄코 “약속 잘, 지켜주셔야 해요? 자요.”

P “……이 나이 돼서 손가락 걸기는 좀 부끄러워.”

쿄코 “아……. 죄, 죄송해요. 남동생이랑 약속할 때 항상 해오던 버릇이 그만…….”

P “……뭐, 모처럼 이니까.” 꽉

쿄코 “……!”

P “왜?”

쿄코 “아, 아니에요. 에헤헤……. 손가락 걸고 약속…….”

 

*

 

 

쿠미코 “……그거 사랑 아냐?”

쿄코 “에, 에에?!”

쿠미코 “놀라고 싶은 건 이쪽이라고.”

쿄코 “내, 내가 프로듀서를…… 좋아한다?”

쿠미코 “아냐?”

쿄코 “모르겠어요…….”

쿠미코 “흐~음.”

 

 

쿠미코 “그럼 내가 프로듀서 뺏어버릴까~”

쿄코 “아, 안돼요! 그것만큼은 안돼요!” 벌떡

쿠미코 “봐봐, 역시 좋아하는 거라니까.”

쿄코 “으으……. 쿠미코 언니가 괴롭혀…….”

쿠미코 “안 괴롭혔거든. 좀 장난 좀 친 거뿐이야.”

미유 “뭔 일 있니?”

쿄코 “미유 언니……. 쿠미코 언니가 괴롭혀요~” 와락

미유 “저, 저기…….”

 

 

쿠미코 “이런 말하기 좀 미안한데, 프로듀서의 어느 점이 좋은 건데?”

쿄코 “어느 점……이라고 들어도.”

쿠미코 “겉모습은 나쁘진 않지만……. 항상 뭔가 지쳐있고, 가끔씩 와이셔츠가 삐져나오고, 다용도실에서 수염 깎는 것도 봤어.”

미유 “집에 잘 안돌아가는 건가하고 생각도 들어…….”

쿠미코 “직업이 직업이니까 어느 정도는 몸단장은 유지하는 것 같지만, 실제 생활은 엄청 칠칠치 못하다던가 말이지.”

미유 “그러고 보니 책상 위도 자주 어지럽혀 놓지…….”

 

 

쿠미코 “쿄코 쨩이 치워주지 않았다면 난리도 아니었을 거야.”

미유 “밤에도 컵라면이나 편의점 도시락 먹는 것도 눈에 띄어…….”

쿠미코 “점심은 엄청 귀여운 천으로 감싸진 도시락을 먹고 있지만, 그건 쿄코 쨩이 건네주는 거지?”

쿄코 “적어도 점심만큼은 제대로 된 음식으로 먹이고 싶어서요.”

미유 “세간에서 말하는 애처 도시락?”

쿄코 “애처라니, 설마요……///”

쿠미코 “너 역시 좋아하는 거지?”

쿄코 “모, 모르겠다고요. 그런 거…….”

 

 

쿠미코 “꽤나 끈질기네.”

쿄코 “뭐 확실히 여러 면으로 보자면 칠칠지도 못한 사람에 남의 보살핌도 받지만요, 뭐라고 할 까요……. 내버려두면 안 된다고 할지, 내가 해야지 누가 하겠어 라는 생각도 들고…….”

미유 “……사모님?”

쿠미코 “그거네.”

쿄코 “사, 사사사사모님 말인가요?!”

쿠미코 “신혼 때 여러 가지 챙겨주는 아내.”

미유 “로 밖에 안보인단 말이지…….”

쿄코 “미유 언니까지도…….”

 

 

P “신나들 있구만?”

쿠미코 “호랑이도 제 말하면……. 수고 했어 프로듀서.”

미유 “수고하셨어요.”

쿄코 “수고하셨어요……. 프로듀서, 살려 주세요…….”

P “응? 왜 그런데?”

쿠미코 “프로듀서랑 쿄코 쨩 얘기 좀 했지.”

 

 

P “나랑 이가라시?”

쿠미코 “프로듀서는 쿄코 쨩이 없었으면 큰일 났었을 거라고 말이야.”

P “아, 책상 위라던가?”

미유 “자각은 하고 계시네요…….”

P “바쁘면 그게 그만,”

쿠미코 “집도 큰일난거 아냐?”

P “……뭐, 독신남성이 사는 집이 다 그렇지.”

쿠미코 “책상 위같이 쿄코 쨩한테 치워달라고 해봐.”

P “그런 이유로 아저씨 집에 들어오게 할 순 없잖아…….”

쿄코 “그렇게나 심해요?”

 

 

P “난 잘 치우고 있을 건데 말이야. 뭔가 자꾸 쌓여.”

쿠미코 “설마 쓰레기도 잘 못 버린다고 말하진 않을 거지?”

P “아……. 그건, 알지?”

미유 “역시 그건 비 위생하지 않을까요…….”

쿠미코 “그치? 그럴 거라 생각하는데.”

쿄코 “…….”

 

 

P “그리고 그거야. 우리 집 단독주택이라서, 시간을 안 쪼개면 청소도 못해.”

쿠미코 “그 나이에 집이 있는 건 대단하잖아? 프로듀서 혹시 부자야?”

P “지인 덕으로 싸게 샀지. 서민에 속하지만 모두가 열심히 일해준 덕분에, 뭐 잘 적금 넣고 있어.”

쿠미코 “그럼 그걸 우리에게 환원해야 하지 않을까?”

P “밥 정도는 내가 쏠게.”

쿠미코 “우와, 어른의 여유라는 거야?”

쿄코 “……으.”

 

 

P “아~ 정말. 난 됐으니까 준비해 슬슬. 이가라시는 촬영이지? 어, 두 사람은 레슨. 자 빨리빨리 움직여.” 팡팡

쿠미코 “네에. 또 봐, 쿄코 쨩.”

미유 “쿄코 쨩. 촬영 잘하고 와.”

쿄코 “네. 두 사람 모두 레슨 힘내세요.”

P “우리들도 가자. 여유 있게 행동하는 건 사회인의 기본이니까. 뭐, 이가라시라면 걱정 없겠군…….”

쿄코 “프로듀서에게 입이 시도록 듣고 있으니까요.”

P “이가라시는 내가 없어도 잘할 아이돌이야. 손쓸 게 없으니까 안심.”

 

 

쿄코 “프로듀서. 부탁 있는 데요……. 들어주실래요?”

P “일가기 싫다는 정도만 아니면 들어줄 수 있어.”

쿄코 “저……. 성이 아니라, 가능하면 이름으로 불러주시면 안될까 하고요…….”

P “……그런 거였어?”

쿄코 “네. 그쪽이 거리감이 가까워질 거 같고……. 저, 프로듀서가 이름으로 불러도 완전 괜찮아요!”

P “나도 그게 편하니까, 그럼 사양 않고 불러보도록 할까. 가자, 쿄코.”

쿄코 “네♪”

 

*

 

 

~스튜디오, 촬영 중.

 

시끌시끌

찰칵찰칵

P (카메라가 있어도 전혀 표정이 굳지 않아.)

P (쿄코도 일에 꽤나 익숙해졌어.)

P (그라비아, 버라이어티까지 왔으면, 슬슬 다음 스텝을 밟아야 할까…….)

미즈키 “P 군.”

P “음…… 미즈…… 카와시마잖아.”

미즈키 “이름으로 불러도 상관없는데.”

P “아니, 그럼 안 되지.”

미즈키 “여전히 그런 점에선 딱딱하네.”

P “……주변에 보는 눈도 있고.”

미즈키 “지금은 모두 쿄코 쨩에게 빠져있어.”

 

 

P “뭐 하러 온 건데?”

미즈키 “당연 일 때문이지. 나도 아이돌이라고?”

P “그런 거면…… 뭐 알았어. 너네 P는? 나랑 얘기하면 착각할 거야.”

미즈키 “전화 중이야. 네 이름을 꺼냈더니 역으로 소개시켜 달라고 했어. 남자한테도 인기 만점이네.”

P “놀리지 마.”

미즈키 “진짠데?”

P “……그래서, 무슨 용건?”

 

 

미즈키 “딱히 용건이 있는 건 아닌데.”

P “그럼 저쪽으로 가버려.” 휙휙

미즈키 “옛 여자 친구하고는 세상사는 이야기도 못하는 거야?”

P “너……. 그런 얘길 여기서……!”

미즈키 “이제서 날 쳐다보는군.”

P “……누가 듣고 있을지도 몰라. 이런 걸로 주간지에 데뷔하긴 싫다고.” 속닥속닥

미즈키 “아이돌 되기 전 얘기니까.”

P “그래도, 싫어.” 속닥속닥

미즈키 “뭐, 알았어.”

 

 

미즈키 “그보다, 쿄코 쨩 귀엽다.”

P “응. 서류심사 단계에서 한 눈에 꽂혔어. 부장한테 직접 얘기해서 내가 담당하는 걸로 만들었을 정도야.”

미즈키 “엉망진창이네. 뭐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는 거?”

P “지금은 아직 작은 꽃이지만, 앞으로는 어마어마하게 잎이 커질 거야.”

미즈키 “푹 빠져 있잖아. 좀 질투 나네.”

P “너 놀리러 온 거지?”

미즈키 “그러니까 세상사는 이야기인 거지.”

 

 

미즈키 “브라이들 쇼 사진도 봤어.”

P “봤냐, 그거…….”

미즈키 “꽤 어울렸어, 턱시도 차림.”

P “이제 대역은 질렸어. 그보다, 나보단 그녀를 말이지…….”

미즈키 “물론, 쿄코 쨩의 드레스 차림도 포함해서 감상한 거라고? 잘 어울린다고 얘기하는 거야.”

P “잘 어울린다니……. 쿄코랑 나랑 나이차가 얼만데.”

미즈키 “잘하면 혹시 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 모습이라는 거지. 너희들, 15살 차이지? 15살 차이면……. 그건 역시 좀, 그치?”

P “그건 내가 알아서 잘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미즈키 “P 군은 그래도 쿄코는 어떨라나?”

P “니가 니 입으로 말했잖아. 나이 차를 생각해라 좀,”

미즈키 “……여전히, 그런 점에선 둔탱이야.” 소곤

 

 

P “무슨 말 했어?”

미즈키 “혹시…… 만약에 말이야. 쿄코 쨩이 너에게 호의를 품고 있다면?”

P “그럴 리 없다고.”

미즈키 “가족을 빼고, 가장 가까운 장소에 있는 이성이 프로듀서로 있는 너라고? 부모를 떠나 의지할 사람도 부족한 가운데, 보호자 대신이지만 남이기도 한 너에게 호의를 품어버리게 된다는 건 이상할 것도 없잖아?”

P “……누구나 한 번쯤은 겪고 가는 거야.”

미즈키 “그러니까 그 점이 무서워. 그 나이 때의 여자아이는 말이지, 남자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낭만에 빠져있는데다 직선적이라고.”

 

 

P “……날 좋아한다는 데 싫어할 리 없잖아. 기쁜 일이지. 하지만 난 프로듀서고 그녀가 아이돌인 이상, 둘 사이에 뭔가 생기는 것도 아냐. 그 일선은 확실히 유지하고 있어.”

미즈키 “그렇지. 본인한텐 잔혹한 말이지만, 동경심과 사랑은 닮았지만 다른 거니까.”

P “매력적인 아이야. 내가 좀 더 젊고 다른 장소에서 만났다면 하고 생각은 하지만, 그런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하고.”

미즈키 “나라면?”

P “……니가 웃지 않았다면 진심으로 받아들였을 거야.”

미즈키 “담당도 아니고, 나이도 가까운데?”

P “그만해. 우리들은 이미 끝났어.”

 

 

미즈키 “……결혼은, 생각해본 적 있어?”

P “지금은 일이 즐거워.”

미즈키 “그렇게 말하는 모습을 보면, 봄이 오려면 아직 멀었구나. 바뀌지 않았어, P 군은.”

P “인간, 쉽게 안 바뀌는 법이지.”

 

 

수고하셨습니다!!

쿄코 “프로듀서! 어땠어요?”

P “매우 좋았어. 이젠 완전 촬영하는 데에 익숙해졌구나.”

쿄코 “카와시마 씨도 수고 많으세요.”

미즈키 “수고. 예뻤어.”

쿄코 “감사해요! 아직 멀었지만요……. 언젠간 카와시마 씨 같은 멋진 여성이 되고 싶어요!”

미즈키 “어머, 기뻐라. 하지만 쿄코 쨩이라면 귀여운 여성, 이 아닐까? 나도 안 질 거야!”

P “……오늘은 이걸로 끝이야. 옷 갈아입고 와. 저쪽에서 기다릴 테니까.”

쿄코 “네.”

미즈키 “그럼 쿄코 쨩. 가자.”

 

 

~대기실

 

쿄코 “저기, 카와시마 씨.”

미즈키 “응? 왜?”

쿄코 “프로듀서랑 아는 사이셨어요?”

미즈키 “그게 뭐?”

쿄코 “그……. 왠지 친한 듯이 얘기하시는 거 같아서요.”

미즈키 “그랬어?”

쿄코 “죄송해요. 그 모습이 시선에 잡혀 신경이 쓰여 가지고…….”

미즈키 “……아이돌하기 전에 조금 말이지.”

쿄코 “하기 전?”

 

 

미즈키 “뭐, 여러 가지로 말이지? 잠깐 옛날 얘기나 쿄코 쨩을 주제로 들떴었어.”

쿄코 “저, 저를 주제로 말인가요?”

미즈키 “쿄코는 탑 아이돌이 될 인재다, 라더라고. 이미 쿄코 쨩한테 푹 빠진 모양이야.”

쿄코 “에헤, 에헤헤♪ 그랬구나……. 기뻐라.”

 

 

미즈키 “……쿄코 쨩은, 프로듀서를 어떻게 생각해?”

쿄코 “어떻게, 생각 하냐고요……?”

미즈키 “그래. 생각한 대로 말해보렴? 나 입 무거우니까♪”

쿄코 “……”

쿄코 “그게……. 저는…….”

 

 

‘그건 정말 사랑일까?’

 

 

*

 

쿄코 “기다리셨죠…….”

P “오. 그럼 기숙사까지 데려다 줄게.”

철컥

P “……왜 그래?”

쿄코 “…….”

P “쿄코?”

쿄코 “……네, 네. 뭐죠, 프로듀서?”

P “어디 아파? 얼굴 안 좋아 보이는데.”

쿄코 “아, 아마 지쳐서겠죠. 긴장도 했었으니까요. 아하하…….”

P “그래. 그럼 빨리 돌아가야겠다.”

쿄코 “그렇, 죠…….”

P “혹시 도중에 기분 안 좋아지면 말하고?”

쿄코 “네…….”

 

 

쿄코 “저기, 프로듀서.”

P “응? 역시 상태 안 좋아?”

쿄코 “프로듀서는, 저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P “뜬금없는 질문이네.”

쿄코 “죄, 죄송해요…….”

P “음, 어렵다 답하기.”

쿄코 “곤란 하겠죠, 갑자기 이런 질문을 했으니까요……. 음,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까 질문은 잊어주세요. 아하하…….”

P “아냐. 괜찮아. 그러니까…….”

 

 

“나이차 있는 여동생, 같은 거려나.”

 

*

 

 

~여자 기숙사

 

쿄코 “…….”

탁 탁 탁

쿄코 “…….”

미유 “……쿄코 쨩?”

쿄코 “……하아.”

미유 “쿄코 쨩! 타, 탄다고!”

쿄코 “미유 언니? 아, 으아아.”

 

 

미유 “무슨 일 있어? 멍하니 요리하고 있고 쿄코 쨩 답지 않아…….”

쿄코 “죄송해요……. 잠깐 고민 좀 하느라고…….”

미유 “나라도 괜찮다면, 얘기 들어줄게.”

쿄코 “네……. 고마워요, 언니…….”

미유 “일 때문이야?”

쿄코 “아뇨, 그게…….”

 

 

쿄코 “미유 언니는, 누굴 사랑해 본 적 있으시죠?”

미유 “에, 에에?!”

쿄코 “사랑이란 건…… 뭘까요.”

미유 “그게……. 너무 갑작스러워서 사고가 따라가 주질 않는데…….”

쿄코 “저, 잘 모르겠어요……. 이 기분이, 이 두근거림이 뭔지 말이에요…….”

미유 “물어봐도 될까……. 사랑이라고 할 정도니까 그건 상대방이 있다는 거겠지?”

쿄코 “……프로듀서, 에요.”

미유 “아아…….”

 

 

미유 “언제부터?”

쿄코 “모르겠어요……. 프로듀서에게 도시락 싸주거나, 책상 청소라던가 하는 사이에 어느 샌가 두근두근 하게 되어서요.”

미유 “응…….”

쿄코 “처음엔 프로듀서는 칠칠치 못하니까 내가 해야겠다는 정도의 기분이었어요. 그렇지만, 몇 번 반복하는 사이에 프로듀서를 위해 하게 되었고……. 고맙다고 웃어주는 게, 엄청 기뻤어요.”

쿄코 “쿄코는 멋진 아내가 되겠어. 결혼할 상대는 행복하겠다. 그렇게 들으니까, 저 혼자 들떠서.”

쿄코 “용기를 내서, 물어 본 거예요. 절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를 말이죠.”

쿄코 “나이차 나는 여동생 같다고 들어, 버려서.”

쿄코 “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미유 “…….”

꼬옥

쿄코 “아…….”

미유 “……참지 않아도 돼.”

쿄코 “하지만, 옷이 더러워질 거예요.”

미유 “옷은 빨면 돼. 그러니까, 알았지?”

쿄코 “으……. 흑, 고마, 워요.”

 

*

 

 

미유 “좀 진정됐니?”

쿄코 “네…… 조금, 개운해졌어요. 하지만 미유 언니 옷이…….”

미유 “괜찮다니까. 세탁기에 넣으면 그만이야.”

쿄코 “아뇨, 제가 확실히 빨아놓을게요.”

미유 “신경 안 써도 돼……. 쿄코 쨩은 프로듀서를, 좋아하는 거야. 분명 말이지.”

쿄코 “……네.”

미유 “그 좋아한다는 건, 좀 더 같이 있고 싶다던가, 만지고 싶다던가……. 하는 쪽의 좋아한다.”

쿄코 “…….”

 

 

미유 “나도 프로듀서를 좋아한다고 한다면?”

쿄코 “……싫어요.”

미유 “후후, 농담이야. 난 쿄코 쨩 같은 특별한 의미의 좋아함이 아니야.”

쿄코 “동경심, 이라던가요……?”

 

 

미유 “그건 좀 다를 걸. 뭐라고 얘기하면 좋을까……. 나 같은 경우는, 말이 좀 그렇지만 싫어하진 않는다, 정도 려나…….”

미유 “하지만 쿄코 쨩의 경우는 프로듀서를 생각하면 왠지 이상하게 돼버려. 두근거리고, 몸 안이 훅하고 뜨거워져서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태가 돼버리지.”

미유 “내가 좋아하는 건 좀 가벼운 거야. 이 책 좋아한다, 같은. 친구를 좋아 한다 라고 까지 말하면 알아듣겠지?”

쿄코 “같은 좋아함이지만 다른…….”

 

 

미유 “아직 네 마음을 전달하지 않았으니까, 이젠 말로 해야겠지? 멋대로 실연해버리면, 그건 또 아깝잖아.”

미유 “보고 있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있어? 여러 가지 챙겨주면서, 욕구를 채우면서……. 그걸로 괜찮아?”

미유 “확실히 나이는 띠 동갑 이상으로 떨어져있지만, 정말 좋아한다면, 정말 사랑한다고 한다면……. 그 감정 앞에선 어떤 장애물도 소용없을 거라 생각해……. 이건 일반론은 아니고 지론이지만.”

미유 “물론 그건 상대에 따라서니까, 이쪽이 혼자 백 날 고민만하고 있는 상태면 무의미 하지만 그렇다고 고백하지 마라는 법은 없어.”

미유 “쿄코 쨩이 갖고 있는 프로듀서에 대한 마음은, 그렇게 포기하면 없어질 만한 정도의 크기야?”

 

*

 

 

~밤, 사무소.

 

P “…….” 키보드 탁탁

P “……후우.” 끼익

P “벌써 시간이 이렇게…….”

P “좀 더……. 아니, 뭐 좀 먹을까…….”

철컥

P “응……?”

쿄코 “프로듀서……. 아직도 일하고 있었어요?”

P “뭐야 이 시간에. 뭐 잊은 물건이라도 있어?”

쿄코 “아뇨. 잠깐 프로듀서 뭐하고 있을라나 하고…….”

P “좀 있으면 통금시간이잖아. 자, 데려다 줄 테니까 얼른 돌아가.”

 

 

쿄코 “싫, 어, 요.”

P “……갑자기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쿄코 “아무 일도 없지만요……. 어쨌든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P “이유가 있을 거 아냐? 다 얘기해봐.”

쿄코 “…….”

P “초능력자가 아니라서 다물고만 있으면 알 수 없거든. 말하지 않을 거면 무력으로라도 돌아가게 할 거야.”

쿄코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요.”

P “나 좀 곤란하게 하지 말아줘라…….”

 

 

P “……통금시간은 내가 잘 얘기할 테니까, 일단 이유를 설명해줘. 커피라도 끓여올까?”

쿄코 “아, 제가…….”

P “이 정도는 내가 하게 해줘. 인스턴트지만 만드는 데는 자신 있어.”

쿄코 “알았어요. 부탁할 게요…….”

P “설탕하고 프림은?”

쿄코 “전부 넣는 걸로요……. 가능하면 달게요.”

P “응. 오케이. 잠깐 앉아 있어.”

 

 

쿄코 “…….” 털썩

쿄코 (빈 드링크가 가로수같이 놓여 져있어……. 밥, 아직 안 먹었겠지…….)

쿄코 (어떡하지……. 막상 오니 머릿속이 새하얘…….)

P “자, 뜨거우니까 조심하고.”

쿄코 “고맙습니다.”

P “그래서…… 뭔데. 누구랑 싸우기라도 했어?”

쿄코 “아니…… 그런 게 아니고요…….”

 

 

쿄코 (써…….)

쿄코 (블랙커피 마시는 거 같아.)

P “좀 썼니? 좀 더 설탕 넣을까?”

쿄코 “괘, 괜찮아요. 아마, 이 이상 넣어도 달지 안달지 몰라서…….”

P “그래? 알았어 그럼.” 스슥

쿄코 “……밥.”

P “응?”

쿄코 “밥, 아직 안 먹었죠? 간단한 거지만 만들어 왔어요. 자, 받아요.”

P “……일부러 이걸 위해서?”

쿄코 “네……. 안되, 겠죠……? 죄송해요.”

P “하아…….”

 

 

쓰담 쓰담

쿄코 “아…….”

P “고마워. 기쁘다.”

쿄코 “에헤헤…….”

P “하지만, 이런 시간에 밖에 돌아다니는 건 칭찬받지 못할 일이야.”

쿄코 “그건, 죄송해요……. 하지만, 이런 시간까지 밥도 안 먹고 일하고 있는 프로듀서도, 마찬가지에요.”

P “그것도 그렇네.”

쿄코 “아직 따뜻할 거니까, 얼른 드셔 주세요.”

P “응. 모처럼 인데 같이 먹을까?”

쿄코 “네!”

 

*

 

 

P “잘 먹었어. 배가 빵빵해.”

쿄코 “맛있게 드셨어요? 거의 P 씨가 드셨네요.”

P “마침 먹으러 나갈까 하던 것도 있고, 쿄코가 만드는 건 간이 딱 내 스타일이니까. 매일 먹고 싶을 정도라니까.”

쿄코 “매일, 요…….”

P “응. 물론 말만 꺼낸 거니까. 실제로 그렇게 까지 어리광 피울 순 없잖아. 그러니까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쿄코 “딱히 저는……. 해도 상관없는 데요……?”

P “에?”

쿄코 “만들어 올게요. 매일. 프로듀서를 위해서.”

 

 

P “아니, 그건 역시 말이지.”

쿄코 “프로듀서 집 청소도 할 게요. 빨래도 할 게요. 그러니까…….”

P “잠깐만 쿄코. 일단 한 번 진정하자.”

쿄코 “전 진정하고 있는데요?”

P “자신이 말한 걸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말하렴.”

쿄코 “프로듀서를 챙길 수 있게 해주세요.”

P “……정리되었군.”

 

 

P “……나는 프로듀서. 그리고 쿄코는 담당 아이돌이야. 사이좋은 것 이상으로 선을 넘은 적은 없지만, 그렇게까지 하는 것은 도가 지나쳐. 그냥 스캔들 떠버리는 거야. 알지?”

쿄코 “……그런 거 몰라요. 전…….”

P “알고 모르고가 중요한 게 아냐. 아이돌이란 건 즐거워도 일단 일이야. 그것도 팬이 있는 인기 직업. 그리고 쿄코는 앞으로 주목받을 아이돌이니까, 이런 일로…….”

쿄코 “제게 있어서 이런 일로라는 한마디로는 끝낼 수 없는 거라고요!”

P “…….”

 

 

쿄코 “프로듀서가 봤을 땐 전 어린아이고……. 귀엽다거나 예쁘다고 말해주는 것도, 전부 일에 대한 거란 것도 알고 있어요.”

쿄코 “그렇지만, 그 한마디 한마디에 기쁘거나 걱정해서, 내일도 그 다음날도 열심히 하게 되었어요.”

쿄코 “단순……하죠. 제 자신도 그렇게 생각해요.”

쿄코 “그리고 깨달은 거예요. 책상 정리도, 점심 도시락도, 프로듀서의 관심을 사기 위해 했단 거를요.”

쿄코 “챙겨주고 싶어서가 아니라 고맙단 그 한마디가 듣고 싶어서……. 이래선 제멋대로인 아이네요.”

쿄코 “하지만 제멋대로인 채로 있고 싶어요. 아이돌이 아닌, 한 명의 여성으로써 보이고 싶어요.”

쿄코 “이 마음에 거짓말을 할 만큼, 전 어른이 아니에요.”

 

 

쿄코 “좋아해요. 프로듀서.”

쿄코 “누구보다 좋아해요, 사랑해요.”

 

 

P “…….”

P “고마워. 네 마음은 기뻐.”

P “나도 좋아해. 좋아하지만……. 그건 쿄코랑 같은 감정에서 나오는 게 아냐.”

P “그러니까……. 네 마음에 답할 수 없어.”

 

 

쿄코 “그건 프로듀서 입장이 있기 때문에 그런 건가요?”

P “거기에, 쿄코의 마음을 받아들이기엔 나이가 너무 들었으니까, 말이지.”

쿄코 “……나이차 따위 사소한 문제에요.”

P “띠 동갑 이상은 그 한마디로 정리할 수 없어. 좋아한다는 감정으로는, 그 허들을 넘을 수 없는 걸.”

쿄코 “……그럼.”

 

 

털퍽

쿄코 “기정사실을 만들면…… 문제없는 거죠?”

P “야, 얌마!”

쿄코 “부끄럽지만요, 저도…….”

P “옷을 입어!”

쿄코 “싫으면 밀쳐 떨어내버리시면 되는 데요……?”

P “어떻게 그럴 수 있겠냐……!”

쿄코 “저, 알고 있어요. 프로듀서는 착하니까, 강하게 거절 못한다는 거.”

P “크윽…….”

쿄코 “치마, 벗었다고요……?”

P “……안 볼 테니까, 안 볼 테니까 옷을 입고, 일단 떨어져.”

 

 

쿄코 “…….” 꼬옥

P “?!”

쿄코 “프로듀서, 따뜻해…….”

P “……내가 온전할 때 빨리 떨어져……. 부탁이야.”

쿄코 “말했잖아요. 저 제멋대로인 아이라고요?”

P “…….”

쿄코 “떨어지고 싶지, 않아요.” 꼬옥

 

 

P “…….”

P “……?”

P “쿄코.”

쿄코 “……뭐죠? 각오, 다지신 건가요?”

P “떨고 있어.”

쿄코 “…….”

 

 

P“……눈 뜰게.”

쿄코 “네…….”

P “……지금도 당장 울 거 같잖아.”

쿄코 “…….”

P “……미안해.”

쿄코 “괜찮아요……. 제가 멋대로 들떠서, 멋대로 한 것뿐이니까요…….”

P “…….” 꼬옥

쿄코 “아…….”

 

 

P “그렇지. 상당한 각오가 있지 않은 이상 못하는 거니까.”

P “이런 짓 하게 해서, 미안해.”

쿄코 “프로듀서…….”

P “하지만 역시 이런 건 아직 일러.”

쿄코 “……제게 매력이 없어서요?”

P “그럴 리가. 처음 볼 때부터 쿄코를 프로듀스하고 싶다 생각했었다고.”

쿄코 “하지만 그건 프로듀서의 입장에서 봤을 때…….”

P “입장이고 뭐고, 내 취향인 애에게 합격통지서를 보냈을 뿐이야.”

 

 

쿄코 “에, 그렇다는 건…….”

P “……어른도 엄청 제멋대로지? 그런데도 멀쩡한 얼굴 하면서 거짓말을 해.”

쿄코 “프로듀서……!”

쿄코 “앗……. 이마…….”

P “……지금은 이걸로 참아줘.”

쿄코 “지금은 이라는 건…….”

P “아직 15살이니까 천천히 생각하면 될 거야. 시간이 지나도 그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그 때는…… 알겠지?”

쿄코 “16살이 되면 결혼도…….”

P “아니, 그건 역시 너무 일러.”

 

 

쿄코 “에헤헤……. 기뻐요. 서로 좋아하고 있었다니.”

P “행복을 만끽하는 가운데 미안한데, 이제 슬슬 떨어져 주지 않을래……?”

쿄코 “싫어요.”

꼬오옥

P “윽……. 역시 속옷차림으로 안으면 여러 가지로…….”

쿄코 “참을 수 없으면……. 밀어 쓰러트려도 되는걸요?”

P “아, 안돼, 안돼 안돼! 그런 건 너무 이르다고 얘기했잖아.”

쿄코 “전 언제나 프로듀서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으니까요.”

P “으으윽…….”

 

 

철컥

 

사나에 “WAWAWA 잊어버린 물건~♪”

쿄코 “에?”

P “아?”

사나에 “응?”

 

 

P “…….”

사나에 “…….”

쿄코 “아, 아하하…….”

사나에 “……P 구운.”

P “여기에는 도쿄만보다 깊은 이유가 있어서요.”

사나에 “졸라 맬 거야♪”

 

*

 

 

미유 “안녕하세요.”

치히로 “미유 씨, 좋은 아침이에요.”

P “안녕.”

쿄코 “안녕하세요,”

치히로 “오늘 이벤트인데 날씨가 영 불안하네요.”

P “예보만 봤을 땐 반반이라는데 말이죠.”

미유 “그런데 프로듀서 씨, 그 붕대는 대체…….”

P “30대에겐 여러 가지가 있는 법이야.”

쿄코 “계, 계단에서 떨어져 버렸지 말이죠. 잘 안자면 큰일 나는 거라고요, 프로듀서.”

P “그러게 말야. 쿄코가 사정을 얘기해주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 런지…….”

미유 “사정……?”

 

 

쿄코 “의사님에게 설명한 거요! 마침 제가 거기 있어서.”

P “……이런 연유로, 나에게 너무 신경 안 써도 돼. 그보다 가만히 내버려 두면 고맙겠어.”

쿄코 “아하하…….”

치히로 “프로듀서 씨, 물어봐도 계속 저 상태에요. 노동재해의 경우면, 신청해야 한다고 얘기했는데 도요.”

미유 “하아…….”

치히로 “아까 같이 바로 쿄코 쨩이 감싸주고 있는데, 뭔가 있던 거 아닐까요?” 속닥속닥

미유 “음……. 진상은 본인들만 알 거고, 저 상태로는 물어봐도 알려주지 않을 것 같아요. 프로듀서 씨가 말한 대로 내버려 두는 편이.” 속닥속닥

치히로 “뭔가 평소보다 서로 거리가 짧아진 느낌이 드는 데요……. 나이차도 있고, 부모자식이나 남매 같은 느낌이니까, 걱정은 하진 않지만 서도요.” 속닥속닥

미유 “…….”

미유 (후후……. 잘됐네, 쿄코 쨩.)

 

 

P “아야야……. 내 수발을 들어주는 건 고마운데……. 너무 거칠어.”

쿄코 “죄송해요. 저 때문에…….”

P “괜찮아. 이렇게 도움도 받을 수 있고 의외로 좋은 결말로 된 걸로 치자고.”

쿄코 “그래요? 에헤헤……. 제가 프로듀서의 오른손이 되어드릴게요.”

P “……그 표현 좀 야하다.”

쿄코 “?” 갸우뚱

P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가라시 쿄코 쨩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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