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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코「어른 같은 아이」P「아이 같은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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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3, 2015 18:28에 작성됨.

그 사람은 날 어린애 취급한다.

옛날부터 그랬다. 내가 아이돌이던 시절부터 지켜봐주고 있는 프로듀서한테는 감사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 과보호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 사람의 그것은 아마 부모나 형제의 그것이겠지.

아이돌일 때는 밤이 늦어지면 차로 데려다 주고, 몸 상태가 안 좋아지면 굉장히 걱정해 주었다.

그건 지금도 변함이 없다. 나도 프로듀스를 하는 프로듀서가 되었는데 잔업을 전혀 시켜주지 않는다.

자기는 무리하면서 맨날 잔업을 하고 있는 주제에.

제가 프로듀서가 된 건 당신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도 아직 폐를 끼치고 있다. 오히려 전보다 더 많은 부담을 지우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분명 힘들텐데, 내 앞에서는 그런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저도 할 수 있어요」라고 하면 항상 똑같은 대답만이 돌아온다.


「무리하지 마. 너는 아직 애잖아. 어른인 나한테 맡겨둬」


그런 말을 들으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

왜 그렇게 상냥한 미소를 지으시는 거죠? 좀 더 저를 의지해주세요.

나는 분해서 입술을 깨문다. 하지만 그것도 오늘로 끝.

나는 오늘, 스무 살이 된다. 이제 저는 아이가 아니에요.

술도 마실 수 있게 되고, 담배도 피울 수 있게 된다.

뭐, 술은 그렇다 치더라도 담배는 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 사람은 어린애 같다.

키는 아즈사씨와 비슷. 160대 후반이겠지.

남성치고는 그다지 크지 않은 키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다.

전에 타카네가 머리를 쓰다듬었을 때는, 진심으로 침울해하고 있었지.

하지만 나는 프로듀서가 조금만 더 작았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가까워지고 싶어 발돋움을 한다.

물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적어도 어깨를 나란히 하려고, 발돋움을 하고 옆에 서 보았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발돋움을 해도 그 사람한테는 아주 조금의 차이로 닿지 않는다.

 

그 뒤 그 사람은 키 작은 걸 바보 취급당했다고 생각했는지, 같이 발돋움을 해 대항해 오기 시작했지.

그 때의 프로듀서는 정말로 어린애 같았다.

그것을 보고 나는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랬더니 더욱 바보 취급당했다고 착각을 해서는,


「작지 않아. 대충 170정도 되거든」


숫자를 조금 속이셨죠. 정말로 어린애 같아요.

그에 비해 나는 그 사람식으로 표현하자면 어른인척 하는 아이.

저희들, 정반대네요.

빨리 진정한 의미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되고 싶어.

 

그리고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한다.

언제 좋아하게 됐는지는 명확하게 알 수 없다.

아이돌이던 시절, 둘이서 같이 노력하던 때일까?

아니면 프로듀서가 되어, 그 사람이 얼마나 힘든 일을 하고 있었는지 자신이 느끼고, 존경에서 연심으로 바뀐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연애소설을 너무 많이 읽은 게 원인일까?

어처구니없게도 자신의 대한 것인데 하나도 아는 게 없다.

취미가 분석하는 것일 텐데도, 이것에 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

이것이 사랑인건가. 이 감정의 힘을 다시 한 번 인식한다.

 

연애 소설 히로인이 남자 친구를 위해 엉뚱한 짓을 한다.

그런 건 창작물 안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그런 상황에 처해보고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사랑하는 소녀는 어떤 벽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여태껏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움직이지 못했다.

가슴 속에 뜨거운 마음을 숨긴 채 생활을 해나가는 건 꽤나 힘든일이네.

 

내가 지금까지 그 사람에게 고백하지 않았던 것은 두 가지의 이유가 있어서이다.

하나는 얼마 전까지라면 고백을 해도 날 어린애 취급만하고 정작 고백은 흐지부지 될 가능성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것은 생일을 맞이하는 것에 의해서 해결되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젠 어른이니 아이라는 말은 하지 않겠지.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

나는 나한테 자신감을 가질 수가 없다.

아무리 하여도 나보다 주위 사람들이 더 뛰어나 보인다.

그렇지 않다고 격려해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건 그저 입발린 소리로 밖에 안 들린다.

그렇기에, 한 걸음을 내딛을 수가 없었다.

 

술을 마시면 그 기세로 말할 수 있게 될까?

아니, 안 돼. 그건 안 돼.

역시 자신의 말로 직접 전하고 싶어.

좋아. 생각이 나면 바로 행동으로 옮겨야지. 그것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

지금쯤 그 사람을 뭘 하고 있을까? 사무소에서 잔업을 하고 있으려나?


「휴대폰 꺼내서 포파피푸페」


자신을 북돋우기 위해, 그리고 긴장하지 않도록.

나는 조금 익살을 떨며 do-dai의 음에 맞추어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전화를 걸어본 것 까지는 좋았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나 길게 느껴진다.
30초 정도였을까. 하지만 난 그 시간이 무한한 것 같이 느껴졌다.

손에서 땀도 나고 있다. 떨림도 더불어 찾아와 힘을 주고 잡지 않으면 휴대폰을 떨어뜨려버릴 것 같았다.

 

「여보세요. 프, 프로듀서? 리츠코에요」

「무슨 일이야, 리츠코. 목소리가 꽤나 초조한데」

「아, 아니에요. 지금 프로듀서는 무엇을 행하시고 계시나요?」

「말투 한 번 이상하구먼. 지금은 사무소에 있어」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서 그런데, 그쪽으로 가도 괜찮을까요?」

「괜찮긴 한데, 이미 시간이 많이 늦었으니 돌아갔다가 내일 이야기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아니요, 괜찮아요. 저는 이제 어린애가 아니니까요」

「그, 그렇구나. 그럼 기다릴게」


이제 도망칠 곳은 없다. 자, 사무소로 가도록 하자.

 

「고생하십니다」

「오, 왔어? 수고했어. 오늘은 주역이었으니 피곤하지?」

「아니요. 기뻤으니 괜찮아요」

「그래서 할 이야기라는 건?」


나는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

이곳에 오기 전에 각오는 했을 터인데, 그 사람의 얼굴을 보니 결심이 흔들린다.

어물쩍 거리고 있는 동안에, 그 사람이 먼저 입을 연다.


「설마…」


신묘한 표정을 짓는다. 뭔가를 눈치 챈 것 같은 표정. 혹시 알아차린 걸까?

 

「리츠코. 이적이라도 하는 거야?」

「헤에?」


얼빠진 대답을 하고 말았다.

훌륭하게 요점을 비껴나갔다.


「안 해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죠?」

「아니, 뭔가 말하기 힘들어 보여서 말이야」

「그건…. 알겠습니다. 말하겠습니다」

「말하기 힘들면 억지로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


아니, 말해야겠어요. 오늘이야말로 전하겠어요. 제 마음.


「아니, 말씀드리겠습니다. 들어주세요」

 

 

 

 

「저는 프로듀서를 좋아해요」

 

 

 

「저한테 아이돌이 된다고 하는 마법을 걸어준 당신을, 곁에서 떠받쳐준 당신을, 항상 저를 걱정해주는 당신을, 지기 싫어하는 당신을, 조금은 아이 같은 당신을」

「당신의 모든 것을 좋아해요」


말해버렸다. 부끄럽지만 그것보다도 속시원함이 나를 지배하고 있다.

아아, 하지만 다음 말은 듣고 싶지 않다. 프로듀서가 어떤 말을 하더라도, 울어버릴 것 같으니까.


「리츠코, 고마워. 나도 리츠코를 좋아해」

「헤에?」


또 얼빠진 대답. 하지만 방금 전 하고는 의미가 다르다.


「정말인가요?」


역시 눈물이 흘러넘친다.


「응, 정말이야. 나도 예전부터 리츠코를 좋아했어」

 

 


「예전부터였나요?」


그 뒤 내가 쓰러져 울었으므로 조금 진정한 후에 다시 이야기를 나눴다.


「응. 예전부터 좋아했어. 리츠코가 아이돌일적부터」

「그럼 왜 저를 아이 취급 하셨던 거죠?」

「아니, 좋아하는 사람 앞이라면 폼 잡고 싶어지잖아. 그리고 의지할 수 있는 어른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싶고」

「뭔가요, 그 이유는. 정말로 어린애 같잖아요」

「남자는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어린애야」

「뭔가요, 그 이유. 납득 할 수 없어요. 그것 때문에 제가 얼마나 고민했는지 아세요?」

「미안미안. 뭐, 폼 잡는 것하고는 별개로, 힘든 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시키고 싶지 않았던 것도 있었지」

「저는 프로듀서랑 같이 일하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주간에는 좀처럼 만날 수 없으니까요」

「그럼 지금부터는 부탁할 수 있을까?」

「네. 바로 당신을 따라잡아 보이겠어요」

「그거 믿음직한데」

 

「그리고 저를 좋아했다면 왜 좋아한다고 말해주시지 않으셨죠?」

「아~, 타이밍을 찾고 있었어」

「쫄보」

「시끄럿. 좋아해, 리츠코. 노력가인 널, 늘 강하게 있으려는 널, 발돋움하는 널, 눈부시게 성장하는 널, 사랑해」

「…」

「왜 그래, 리츠코」

「…알고 있는 주제에. 바로 앞에서 그런 말을 듣는 것에 약하다는 걸. 성장했다고 해서, 강해지기만 한 건 아니니까요」

「알고 있어, 물론. 그리고 좀 더 리츠코에 대해서 알고 싶어」

「알겠어요.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로, 잔뜩 가르쳐 드릴게요」


그리고 다음날부터 저도 잔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연인과 함께 하는 잔업은 힘들지만, 그 이상으로 즐거운걸.


「앞으로도 잘 부탁해. 의지하고 있어, 달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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