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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리의 라스베가스 동화 #2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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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3, 2013 00:56에 작성됨.


비행(The flight)

3주라는 시간은 빛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류구 코마치의 미국 데뷔 뉴스가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미디어는 광란에 빠진 것 같았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회 때문에 기존에 정해졌던 스케쥴들을 여럿 취소해야만 했다. 그녀들이 준비해야 할 것도 많았다. 다른 한 편으로, 다른 아이돌들은 갑자기 몰려드는 일거리에 휩쓸렸다. 류구 코마치의 라스베가스 데뷔 덕분에, 세 사람과 연관된 다른 사람들도 비슷할 정도로 유명해졌다. 961프로덕션의 타카오 쿠로이는 분명히 노발대발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리타 공항에서 류구 코마치를 전송할 시간이 있었던 사람은 사장인 타카기, 오토나시 코토리, 하기와라 유키호, 아미의 쌍둥이 언니인 마미, 그리고 이오리의 가장 친한 친구 타카츠키 야요이였다. 미우라 아즈사의 부모님도 오셨다.

"와아! 불공평해! 불공평해! 불공평해!" 마미는 아미에게 외쳤다. "마미도 가고 싶다구우!"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아미마미가 벌이는 촌극이 계속되는 동안, 이오리는 그녀의 친구에게 말했다.

"가족들은 어때? 괜찮아?“

그녀는 자신의 일이 아니라 그녀의 친구를 생각하고 있었다. 거기에 놀란 야요이는 초조해졌다. "아! 모두 괜찮아! 쵸스케가 실수하지 말라고 전해 달랬어. 저기, 이오리는 괜찮아?"

"뭐? 난 괜찮아! 혹시 이 미나세 이오리가 긴장 같은 걸 할 거라고 생각한 거야?"

"아니, 그건 아니지만... 이오리는 비행기, 괜찮아?"

약간 당황한 이오리는 이착륙중인 비행기 쪽을 뒤돌아보았다. "난 괜찮을 거야. 항상 이 나라 저 나라로 날아가곤 했었으니까. 아이돌이 되고는 해외로 여행한 적은 없었지만, 지금도 아마 멀미는 하지 않을 거야."

반면에, 다른 누군가는 그다지 자신이 없는 듯하다.

"아즈사, 정말 괜찮겠니?" 
미우라 씨는 그녀의 딸에게 물었다
.
"예. 괜찮을 거에요“
그녀의 몸과 목소리는 모두 정상이 아니었다. 초점이 맞지 않는 그녀의 눈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좋아, 모두들. 짐은 다 챙겼어?" 리츠코는 박수를 쳤다. 다른 사람들의 주의를 끌기 위해서였다. "이제 비행기 타러 가자!"

  이오리는 잠시 가만히 서 있었다. 어쩌면 그녀는 텔레비전 방송의 가두 인터뷰를 기대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아무 것도 없었다. 결국, 그녀는 포기하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소지품을 챙겼다. 그녀는 등 뒤의 문을 닫고 765프로의 다른 사람들로부터 멀어졌다.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이 어린 아이돌은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타카츠키 야요이는 아이돌로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5명의 어린 동생들을 책임지고 있다. 만약 류구 코마치가 여기서 실패한다면,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는 엄청난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다. 공항으로 완전히 들어가기 전, 그녀의 머릿속을 마지막으로 관통한 생각은, '반드시 성공해야만 해'였다.

"이오리!" 리츠코가 불렀다.

"간다고!" 이오리가 대답했다.

공항 검색대에서 잠시 소란을 겪고 나서, 비행기 좌석을 찾아간 이오리는 실망했다. 그녀들의 자리가 퍼스트 클래스가 아니었던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았지만, 그녀들이 어떤 권리를 놓쳤는지 안다면 그럴 수 없으리라. 어쩌면 그게 나을 수도 있다.

"여기 있는 노즐을 조정해"
이오리는 아즈사에게 시범을 보였다.

"이러면 아즈사 얼굴로 신선한 공기가 나와서 멀미를 막아줄 거야."

"아, 고마워."

"이오링! 이오링!" 두 살 어린 아미가 이오리를 부르면서 다가왔다. "저기! 라스베가스에 도착하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이오리는 100% 확신하지는 않았지만 대답해주었다. "열 시간 정도?"

"우와! 열 시간! 아무도 아미한테 그렇게 오래 걸릴 거라고 말하지 않았다구!"

그럼 태평양을 건너는데 오래 안 걸리게 가는 방법이 있나?
그리고 리츠코는 어디 있지?
아미한테 시달려야 하는 역할도, 그들이 편안히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질문에 대답해주는 것도 그녀의 일이잖아?

"저... 멀미하는 것 같네요" 아즈사가 중얼거렸다.
"뭐? 우린 아직 이륙조차 하지 않았다고!“

"대체 왜 이리 소리를 지르는 거니?" 

마침내 리츠코가 다시 나타났다.

"빨리 와!" 이오리는 소리쳤다. "여기 와서 언니 좀 돌봐줘!"
아주 잠시 혼란에 빠졌던 리츠코는 금방 무슨 일인지 파악했다. "벌써!"

뭔가 씹을 거리를 강제로 목구멍에 밀어넣고서야, 아즈사는 안정되었다. 그리고 비행기는 이륙 과정을 시작했다.

비행기에서 한 시간을 보냈을 무렵, 류구코마치의 넘버 2, 3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 이오리는 라스베가스 여행 가이드를 집어넣고, 그녀의 동료들을 확인하기 위해 뒤돌아보았다.

"드디어 진정됐네." 리츠코가 말했다.

"그래. 알고는 있었지만, 두 사람 모두 장거리 여행을 위해 태어났네."

"그럼 너는? 너는 아니니?"

이오리는 잠시 멈춰서 생각했다. "나도 몰라. 아마도. 세계는 일본에 비하면 너무나 커. 모든 사람들이 이런 기회를 잡을 수 없는 것은 알지만, 사람들은 가능한 한 세상의 많은 것들을 봐야 해. 이탈리아의 스페인 계단, 프랑스의 박물관과 미술관, 미국의 자연 경관과 바위투성이 풍경... 이 세상이 주는 것은 너무나 많은데 대부분의 일본인은 자신들만의 작은 섬의 안락함 때문에 떠나지 않지. 나는 많은 것을 보아왔고, 아직도 더 많은 것을 보고 싶어"

"너답지 않게 시적(詩的)이네."

"하하핫, 잊지 말라구. 나는 어엄청 교양인이니까. 당신들 대부분은 자신 앞에 서 있는 위대한 존재를 인식하기엔 너무나 미개하지만.“

“그건 말야, 네가 데리고 다니는 그거, 그런 토끼 봉제인형 데리고 다녀서야 인식하기 어렵지”

"우사쨩은 그저 봉제인형이 아니야! 얘는 나랑 전 세상을 돌아다녔던 훌륭한 동료라고! 얘 여권에는 당신 여권에 찍힌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나라가 찍혀 있는걸!"

봉제 인형이 여권을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무시한다면, 이오리의 말은 부분적으로 정확했다. 그 작은 인형이 자신보다 많은 나라를 다녔다는 사실에 리츠코는 조금 심란해졌다.

그래서 리츠코는 심술궂게 말했다.
"좋아, 그럼. 라스베가스에서는 우사쨩이랑 이오리가 우리를 좋은 곳에 데려가줄 수 있겠는데"

자신이 말했던 것처럼, 이오리는 지구의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라스베가스는 가본 적이 없었다. 그 때문에 그녀는 여행 가이드를 읽고 있었던 것이다. 리츠코는 그 작은 단서를 포작해서 이 우쭐하고 있는 이오리가 그 지역에 대해서는 잘 모르리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찔러봤는데도 미나세 이오리는 굴하지 않았다.

"그, 그, 그래! 라스베가스의 볼거리를 전부 보여줄 테니까!"

그녀가 웃고 있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입을 가리면서, 프로듀서 리츠코는 바로 지금이 눈을 감고 잠깐 수면을 취할 때라고 판단했다. 라이브까지는 이틀 정도의 여유가 있었지만, 실제 공연을 하기 전에 미리 준비해야 할 것들이 여전히 많이 있었다.

  여행을 매우 즐겼던 누군가에게는 읽으려고 가져온 책들이 넘쳐났지만, 이오리는 대신 비행기 승무원들에게 라스베가스에서 경험한 그 모든 것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멋진 경관과 괜찮은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에 대해서 강조하는 가이드 북은 여럿 있었지만, 진정으로 멋진 광경을 지도와 함께 보여주는 책은 없었다. 가족과 여행하는 동안에는 어디든지 그녀가 가고 싶어하는 곳으로 데려가 주는 시종들이 있었지만, 그들이 없다고 이오리가 완전히 길을 잃는다는 것은 아니었다. 이오리는 지금까지  수많은 능력을 연마해왔다. 그 능력들은 그녀를 여느 평범한 아이돌, 또는 버릇없는 부잣집 아이라고만 생각하는 사람들을 놀래키기에 충분한 것이다었다. 단지 이런 기술의 시대에, 평화로운 일본에서 그런 능력을 시험받은 적이 없었을 뿐이다. 어쩌면 그녀가 정말로 빛나는 곳은 스테이지가 아니라 길거리일지도 모른다.

  그로부터 네 시간, 그녀는 가능한 한 많은 여행정보를 머릿속에 밀어넣었다. 그리고 피곤함을 느껴 잠드려고 했지만, 아즈사와 아미가 깨어났다. 그리고 안락함이 사라졌다. 아즈사는 히스테리와 명상 사이를 오가고 있었고, 아미는 마치 먹어야 할 프로잭을 깜빡한 것처럼 방방 뛰었다. (프로잭:항우울제)

그로부터 네 시간 동안, 그녀는 머릿속에 가능한 한 많은 여행 정보를 밀어넣었다.그 시점에서 그녀는 자신이 피곤함을 느끼고 잠드려고 했다. 그러나 아즈사와 아미가 깨어났고 안락함은 사라졌다.아즈사는 명상에 가까운 고요와 히스테리 사이를 왔다갔다하고, 아미는 마치 먹어야 할 약을 거른 것처럼 방방 뛰었다. 아미는 자신에게 이미 PSP가 있음에도 마미의 것을 빌려와서는 이오리에게 함께 할 것을 강요했다. 처음에 그녀는 게임 같은 건 하지 않았지만, 아미가 보채는 걸 감당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캐릭터를 조종할 수 없었던 건 그리 나쁘진 않았지만, 이오리는 여전히 엉덩이를 걷어차이고 있었다.

그녀가 자신의 육체적 한계에 도달할 즈음에, 비행기는 마지막 하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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