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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토리「역으로 생각하는거야」 (1/2)

댓글: 35 / 조회: 3426 / 추천: 0



본문 - 06-20, 2013 21:37에 작성됨.

코토리「역으로 생각하는거야」

1 : ◆PQxO3wwU7c 2013/06/09(日) 22:34:24.95 ID:9hRw6FZC0
코토리「『결혼 따위 하지 않는 게 좋아』라고 생각하는거야」
코토리「그러면 봐봐, 얼마든지 자신의 취미에 시간과 자금을 투자할 수 있고?」
코토리「아무한테도 구속받지 않는다는건 멋지지?」
코토리「그래! 그야 나는, 날개를 펴고 하늘을 자유롭게 춤추는 새인걸!」

코토리「……」

코토리「어라? 나, 패배조 아냐?」

2 : ◆PQxO3wwU7c 2013/06/09(日) 22:38:24.35 ID:9hRw6FZC0
결혼하면 지는거다. 그렇게 생각하던 때가 저에게도 있었습니다.
여자아이는 언제라도 자유롭게 사랑하고 싶은거야, 라니. 하하하…….

아아, 어차피 그이 없는 이력=연령이에요.
연애? 뭐야그거달콤한거? 달콤하냐!? 달콤하겠지빌어먹을!!

이제 됐어, 슬슬 현실을 직시하자, 나.
 「아직 20대니까」라고 변명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얼마 안남았어요.
그야 부모님도, 혼기를 놓친 30대 딸이 있으면, 부끄러워서 세간에 고개를 들 수 없겠죠.

그래도, 그렇다고 해서…….

코토리「맞선, 인가……」

3 : ◆PQxO3wwU7c 2013/06/09(日) 22:42:47.57 ID:9hRw6FZC0
상대는 저보다 3년 연상, 일류기업에 근무하는 엘리트 샐러리맨.
약소 연예프로덕션 소속인 저랑은, 연봉의 자릿수가 하나 다릅니다.
특별히 미남은 아니지만, 성실하고 다정해보이는 호청년이라는 느낌의 사람.

뭐, 맞선사진따위 그런 걸 골라 쓰는 거고.
어떤 사람인지는 실제로 만나보지 않으면 몰라요.
그건 피차일반이지만.
고작 사진 몇장으로, 자신에 대해서 아는 것처럼 여겨지기 싫은 건 저도 마찬가지에요.

그래요, 오늘도 모처럼 오프인데, 혼자서 아이쇼핑이라구요.
친구들은 다들 휴일이 되면 연인 연인, 남편 남편, 아이 아이 아이…….
아아, 그래. 나도 그럴게.

상대가 있으면 말야.

…….
하하, 지금 창문에 장난 아닌 얼굴 한 사람이 나왔어. 무서워 무서워.
…….
하아…….

4 : ◆PQxO3wwU7c 2013/06/09(日) 22:46:00.63 ID:9hRw6FZC0
절-대 나쁜 이야기는 아니지만.
늦어지는 만큼, 호불호를 가릴 때가 아니기도 하고.

그래도, 나에게도 희망하는 상대 정도는 있다구요!
일은 열심이고, 서투르지만 배려심이 있어서, 이때다 싶을 때는 든든하고, 웃는 얼굴이 멋지고, 주변의 모두에게 사랑받고…….
약간 연하의…….

「어라? 오토나시씨?」

그래, 이런…………어?

5 : ◆PQxO3wwU7c 2013/06/09(日) 22:48:55.83 ID:9hRw6FZC0
코토리「프로듀서씨?」

이건 무슨 운명?
라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저도도 그도 활동 반경은 비슷하니까 말이죠.
그러니까 헤실대고 있을 때가 아니야, 나.

P「오늘은 장보시는건가요?」
코토리「네, 네에. 특별히 뭔가 목적이 있는 건 아니지만요」
P「보는 것 뿐이라면 공짜니까요」
코토리「그런 부분은 델리커시가 부족해요?」
P「하하, 죄송합니다」
코토리「후후」

평소대로의 프로듀서씨입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주고받는 흐름이지만, 저에게는 둘도 없는 시간이에요…….
그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요.

6 : ◆PQxO3wwU7c 2013/06/09(日) 22:52:08.91 ID:9hRw6FZC0
프로듀서씨, 오늘은 오프가 아니었지?
평소에 입는 수츠에 비즈니스 백이고.

코토리「프로듀서씨는 근무중, 이지요?」
P「예에, 그렇긴 한데……」
코토리「?」
P「영업 나온 김에, 잠깐 땡땡이입니다」
코토리「에?……에에!?」

땡땡이? 프로듀서씨가?
그 리츠코씨마저도 질릴 정도로 워커홀릭인 프로듀서씨가?
저는 아니에요? 응, 저는 오늘 오프라니까요.

P「리츠코에게는 비밀로 부탁드려요?」
코토리「그, 그야 물론」
P「하하하, 감사합니다……」

저도, 프로듀서씨 덕분에 몇번이나 리츠코씨의 설교를 피하니까.
그런 풍류가 없는 짓은 하지 않아요.

그래도, 그런 우울한 얼굴을 하면…….
이래뵈도, 저도 연상이니까요!

7 : ◆PQxO3wwU7c 2013/06/09(日) 22:55:38.24 ID:9hRw6FZC0
코토리「무슨 일 있으셨나요?」
P「아뇨……」
코토리「저한테는 말할 수 없는 건인가요?」
P「……」
코토리「같은 직장의 선배로서, 가끔씩은 의지해줘도 괜찮잖아요」

그래, 직장의 선배와 후배, 사무원과 아이돌 프로듀서.
가끔 점심을 함께 하거나 일 끝나고 마시러 가거나 하는, 나름대로는 사이가 좋은 동료가 저와 그의 관계.

P「후우……오토나시씨에게는 이길 수 없네요. 말할게요」
코토리「후후, 처음부터 그렇게 솔직하게 되면 좋잖아요」
P「그렇네요. 오토나시씨에게 거짓말은 못하니까요」
코토리「네?」

어떤 의미?
저한테 거짓말을 하면 천벌이라도 받는건가욧?
타카네쨩이라면, 있을 수 없는것도 아니지만.

P「서서 이야기하기도 뭐하니까, 저쪽의 카페라도 들어가죠」
코토리「네, 네에」

8 : ◆PQxO3wwU7c 2013/06/09(日) 22:58:21.86 ID:9hRw6FZC0
 ── 카페 ──

코토리「그래서, 대체 뭔가요?」
P「실은……내일, 맞선을 보게 돼서요……」
코토리「에……?」

맞선? 프로듀서씨가?
뭐야그거, 오히려 내가 상담하고 싶은데.

코토리「내, 내일인가요?」
P「네」
코토리「그렇게 갑자기」
P「?」
코토리「아, 아뇨……」

근시일내에 맞선을 앞둔 두사람.
사실은 그의 상대가 저고, 저의 상대가 그……같은 멋진 서프라이즈가 있으면 좋겠지만서도.
안타깝게도, 내 맞선은 다음주의 이야기.
즉, 내일 프로듀서씨와 맞선 보는 건 내가 아니에요.

아아, 듣지 말 걸 그랬어.

9 : ◆PQxO3wwU7c 2013/06/09(日) 23:01:16.49 ID:9hRw6FZC0
코토리「상대방은……?」
P「저희 아버지의 친구의 따님으로, 저보다 한살 아래래요」

그럼, 나이대는 잘 어울리네.
몇살이나 연상인 내쪽이 나쁠지도…….

코토리「예, 예쁜 분인가요?」
P「그렇네요. 아무래도 우리 쪽 애들 정도는 아니지만요」
코토리「그거야 뭐, 아이돌이랑 비교하면」

이건 저에게도 말할 수 있는 것이지만요.
덤으로, 젊음에서는 참패.
하하하, 시원할 정도로 승산 없네요.

그래도, 고민하고 있다는 건 내키지 않나?

코토리「거절하지 않나요?」
P「거절하려고 생각하면, 뭐어」
코토리「그럼……」
P「뭐라고 할까……집안 사정이 있어서요」

아, 처음 말하기 힘들어 했던게…….
손대고 싶지 않은 부분을 건드려버렸네요, 이건.
뭐하는걸까요, 저…….

10 : ◆PQxO3wwU7c 2013/06/09(日) 23:03:43.97 ID:9hRw6FZC0
코토리「저기……말하기 어려우시면」
P「어머니가……」
코토리「네?」
P「어머니가 요 몇년간 병을 앓고 계셔서, 아마 길지는 못할 거라고」
코토리「……」
P「지금까지 멋대로 살아온 불효자식이니까」
P「적어도 살아계시는 동안 아내를 만들어서, 손자 얼굴 보여드리는 정도는……」
코토리「그렇, 군요……」
P「죄송함다, 이런 얘기. 듣는 쪽에게 민폐죠」
코토리「그럴리가……!」
코토리「그래도, 그렇다면 그……맞선이 아니더라도」
P「상대방의 양친이, 어머니의 병 때문에 신세를 진 분이거든요」
코토리「아……」

그럼, 이 사람은 분명 거절할 수 없어요.
사람의 연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니까.
맞선을 보면, 아마 그대로…….

11 : ◆PQxO3wwU7c 2013/06/09(日) 23:06:34.79 ID:9hRw6FZC0
저랑 그는, 같은 고민따위가 아니었어요.
제 맞선따윈, 거절하려고 생각하면 간단하게 거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절해도, 그는 이미 누군가의……?

아아, 정말로 듣지 말 걸 그랬어…….

P「오토나시씨」
코토리「네, 네에.」
P「지금부터 데이트 하지 않을래요?」
코토리「네, 네?」
P「데이트에요, 데이트.」
코토리「데, 데이트라면, 두사람이 외출하거나 하는 그……?」
P「그 데이트입니다.」

그런 건 도시전설이라고 생각했어요.
아니이, 설마 이렇게 스스로가 권유받는 날이 올줄은…….
그것도……그것도 프로듀서씨에게!
에헤헤……///

가 아니고!

12 : ◆PQxO3wwU7c 2013/06/09(日) 23:09:44.32 ID:9hRw6FZC0
코토리「지금, 근무중이죠?」
P「지금 상태로는, 조금 일이 잘 안될 것 같네요」
코토리「아이들은 괜찮은건가요?」
P「네. 오늘은 전부 이 근처 뿐이라」
코토리「내일은 맞선인데……」
P「오늘은 아직 그런 의리는 없겠죠」
코토리「거기다, 저어……」
P「네」
코토리「저 따위랑……」
P「화냅니다?」
코토리「네?」

어라? 화는 내지 않고 있지만……조금 슬퍼보여.
그런 얼굴 하지 말아주세요…….

13 : ◆PQxO3wwU7c 2013/06/09(日) 23:11:42.79 ID:9hRw6FZC0
P「오토나시씨니까 데이트를 신청한겁니다」
P「어울려 주실건가요, 안해주실건가요?」
코토리「네, 네! 함께할게요」
P「다행이다. 그럼, 바로 갈까요」

아, 손을 내밀어주셨어…….
이건, 역시 그런 거지?

코토리「저……」
P「데이트니까요」

그래, 데이트니까요!
손 정도는 잡죠, 뭐라고 해도 데이트니까요!
프로듀서씨랑……///

 꼬옥

코토리「네……잘부탁드려요///」

14 : ◆PQxO3wwU7c 2013/06/09(日) 23:15:58.40 ID:9hRw6FZC0
 ── 데이트 후 밤 ──

그때부터 두사람이서 쇼핑을 하고, 임해공원까지 잠깐 멀리 가서, 관람차를 타거나, 소……손을 잡은 채 저녁놀의 바다를 바라보거나///
마지막으로 멋진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맛있었어요, 네!
너무 날아올라서, 맛 따윈 몰랐지만요!

이 시간이 영원히 계속되면 좋겠다……아마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렇게 생각습니다.
이런 행복을 몰랐다니, 불쌍한 어제까지의 나…….
그래도, 2X세 사무원인 나에게 영원따윈 주어지지 않아요。

지금, 저희 집 근처 역…….
여기서 꿈의 시간은 종료.
내일이 되면, 그는…….

코토리「오늘은……데이트 권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꾸벅
코토리「대단히 즐거웠어요!」
P「저야말로. 오토나시씨가 함께 있어줘서……기뻤어요」
코토리「네, 네에///」

15 : ◆PQxO3wwU7c 2013/06/09(日) 23:18:31.91 ID:9hRw6FZC0
P「오늘의 답례로, 뭔가 선물이라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는데」
코토리「아, 안돼요! 내일 맞선인데, 그런……」

그러고보면, 제 맞선 쪽의 얘기는 결국 못했네요오.
이제와서 말 꺼낼 타이밍도 아니고.
말 안해도 되겠죠? 아마, 거절할거고…….

코토리「사실은 오늘 이 데이트도, 상대방의 여성분에게 실례니까요?」

솔직해져라, 나.
하고싶은 말은 그게 아니잖아?

P「사복 차림의 오토나시씨가, 너무나 귀엽고 매력적이었기 떄문에……」
P「라는 이유로는 안되나요?」
코토리「」

네? 무슨말하는거야이사람?
귀엽고 매력적이라서 죄송합니다!
라니, 어라?
어라라??

코토리「아……우……///」
P「오늘이 끝나지 않으면 좋겠어요……」

16 : ◆PQxO3wwU7c 2013/06/09(日) 23:21:19.41 ID:9hRw6FZC0
아…….
혹시, 프로듀서씨도 나랑 같은 기분인가요?
앞으로 한걸음만 내딛으면, 아직 꿈의 시간은 계속 될 수 있나요?

P「과연 슬슬 사무실로 돌아가지 않으면……」
코토리「아……그, 그렇네요」

뭐하고있는거야, 나.
지금 바로 제 인생 최대의 플래그가 설까 말까잖아요?
지금 세우지 못하면, 언제 세울거야!

P「아무쪼록 리츠코에게는」
코토리「네, 비밀입니다」
P「이런 시간까지 얼쩡대다가, 양쪽 다 야단맞으니까요」
코토리「……」

「가지 말아주세요」「제 곁에 있어 주세요」
그렇게 말할 뿐인데. 그것만으로도 좋은데.

왜 말이 안나오는걸까?

17 : ◆PQxO3wwU7c 2013/06/09(日) 23:24:29.64 ID:9hRw6FZC0
P「그럼……내일 저는 오프니까 모레네요」
코토리「네, 그럼 모레 다시……」
P「안녕히 주무세요」
코토리「안녕히 주무세요……」

프로듀서씨, 가버렸다…….
가버렸다…….

어째서?
저랑 같은 기분이 아닌건가요?
제 착각인가요?
왜,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나요!

바보……프로듀서씨 바보!
멋대로 맞선 보고 결혼해버려, 바보!

…….
나는, 바보…….


-


어지간하면 쭉 이어서 하려고 했는데, 근성이 급 부족해져서 반으로 잘랐습니다. 최대한 빨리 나머지 반도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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