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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리 「어제공원」

댓글: 13 / 조회: 3469 /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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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09, 2012 00:20에 작성됨.

1: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3:39:45.45ID:aRQo7HAg0
 
그 땐 4월이 막을 내리려 했을 때쯤. 난 아직 15살이었다.



야요이 「이오리! 지금 거 좋아─!」 

이오리 「니히힛! 당연하잖아? 이 슈퍼 귀여운 이오리의 손에 걸리면 캐치볼따위 아무것도 아니라구!」 

야요이 「이대로라면 시구식도 괜찮을 거 같은데에~. 한번 더 갈게」 

이오리 「덤벼보라고─!」 

야요이 「에잇! 와왓! 와일드 피치! 미안, 다시 줘어─!」 

이오리 「정말, 어디다 던지는 거야」 

야요이 「미안해……」 

이오리 「딱히 화내는 거 아냐. 시간도 늦고, 돌아가자. 다들 기다릴 거 아냐?」 

야요이 「응! 오늘은 콩나물 파티 날이니까!! 집에 돌아가서 베로쵸로 가지고 가야지! 바이바이, 이오리! 내일도 연습하자!」 

이오리 「그래. 바이바이, 야요이」 



야요이와 헤어져서 공원을 뒤로 했다. 시구는 언제였더라? 어느 구단에서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날 고르다니 센스가 좋잖아! 


4: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3:42:50.52ID:aRQo7HAg0

이오리 「~♪」 



콧노래를 부르며, 욕실에서 일어났다. 무심코 소리가 나서 보니, 내 핸드폰이 부르르르 진동하고 있었다.



이오리 「어라, 누굴까? 야요이? 여보세요, 야요이. 무슨 일이야?」 

쵸스케 「아, 이오리 누나! 그게, 큰일이야!!」 

이오리 「쵸스케? 왜 네가?」 



야요이의 남동생 쵸스케. 꽤나 친해졌기에, 내게 있어서도 동생과 같은 존재다. 가끔 공부를 가르치기도 하고, 그럭저럭 사이는 좋은데, 야요이의 전화를 빌려서까지 나한테 무슨 용무가 있는 걸까?



쵸스케 「큰일이야! 누나가, 누나가!!」 

이오리 「진정해! 뭘 그리 정신없이 그래. 야요이가 무슨 일인데?」 

쵸스케 「야요이 누나가……,」 

쵸스케 「오늘 저녁쯤에, 죽어버렸어……」 




5: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3:46:45.48ID:aRQo7HAg0

이오리 「하?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너. 야요이, 나랑 같이 있었다구? 그런 기분나쁜 거짓말에 어울려줄 생각은…」 

쵸스케 「진짜란 말야!!」 

이오리 「쵸, 쵸스케?」 



믿기 어려운 내용이지만, 쵸스케가 울면서 사실이라고 이야기한다. 이게 몰래카메라라면, 쵸스케도 연기를 정말 잘 하는 거겠지. 지금 당장 배우가 되라고 추천해도 될 정도로.


쵸스케 「누나, 오는 도중에 돌계단에서 발을 헛디뎌서, 머리를 부딪혀서……. 나, 어떡하면 될지……」 

이오리 「그런 건, 내가 알고 싶다고……」 



그건 갑작스러운 일, 죽음이 언제 찾아오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게나 활기 넘치던 야요이는,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 그 사실만이, 내 생각을 지배했다.



이오리 「야요이……. 왜, 죽어버리냔 말야……」 



눈물이 그치질 않는다. 내 소중한 친구는, 이제는 이 세상에 없다.

정신을 차려보니 난 자고 있었던 것 같다. 신도우가 신경을 써줬는지,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이불도 덮여 있었다. 그러고보니, 욕실에서 막 나왔었던가.



7: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3:50:28.13ID:aRQo7HAg0

P 「젠장……, 젠장!!」 



야요이의 장례는 조용하게 치러졌다. 타카츠키 가 사람들, 765 프로덕션의 사람들은 물론이고, 876 프로덕션, 거기에 쥬피터까지 그녀의 빈소를 찾아왔다. 찾아온 모두가, 타카츠키 야요이의 너무 이른 죽음을 슬퍼하며, 무력감에 휩싸였다.



치하야 「타카츠키 씨……, 흑, 왜, 내 소중한 사람들은 다들 사라지냔 말야……」 

이오리 「치하야……」 



치하야는 남동생을 사고로 잃었다. 그 남동생과, 순수했던 야요이 사이에 공통점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걸 차치하더라도, 그 귀여워하는 모습은 조금 무서웠지.

치하야 뿐이 아니다. 야요이와 관계를 맺었던 사람은, 예외 없이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다. 모두에게 사랑받고, 그 죽음에 모두가 마음아파한다. 많은 사람들이 바라 마지 않는, 그야말로 이상적인 죽음일 지도 모르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빠르잖아……. 




8: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3:53:29.11ID:ooRgy0hw0

쵸스케 「저기, 이오리 누나. 어젠 미안」 



장례식이 끝나고, 쵸스케가 내게 말을 걸었다. 눈은 새빨갛게 하고선, 마치 우사쨩같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나도 그렇지만.

 

이오리 「신경 안 써. 너도 힘들었을 거고」 

쵸스케 「그래도, 이젠 내가 맏이니까, 언제까지고 슬퍼할 순 없잖아. 야요이 누나한테 혼날 거 같고」 

이오리 「……, 그래. 야요이는 모두가 슬퍼하는 것따위 보고 싶어하지 않을 테니까」 



어떻게든 나 자신을 속여서, 긍정적인 사고를 하게 만든다.



쵸스케 「저기, 이제 누나가 없지만, 이오리 누나, 계속 놀러와도 된다구?」 

이오리 「그래……. 뭐, 콩나물 파티에는 또 참가해 줄게」 



겨우 말을 잇고, 쵸스케와 헤어진다. 저 녀석은 강하다.
정말로 좋아했던 누나가 죽었다는 사실에도, 동생들을 위해서 가장 먼저 다시 일어났다.
정말로, 좋은 남동생을 뒀어, 야요이────.




9: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3:56:32.94ID:Hh/wh1HI0


그저 터덜터덜 걷고 있자니, 어느샌가 어제 왔던 공원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해도 점차 산 너머로 넘어가고 있고, 꼬마들이 노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이오리 「아무도 없는 공원, 꽤나 향수(鄕愁)에 젖게 만드네……」 



무심코 어제의 광경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캐치볼을 하고, 야요이가 엉뚱한 데다 공을 던지고……. 



이오리 「어라?」 



발에 뭔가 닿은 감촉이 든다. 야구공? 꼬마들이 캐치볼하다 엉뚱한 데로 던졌나 생각해선 주워들었다.



??? 「와왓, 와일드 피치! 미안, 다시 줘─!」 

이오리 「에?」 

야요이 「? 왜 그래? 뭔가 얼굴에 묻었어?」 



소리가 나는 방향을 돌아보자, 거기엔 분명 죽었을 터인 야요이가 양 손을 들고 볼을 던지라고 신호를 하고 있었다.



10: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4:00:39.56ID:ooRgy0hw0

이오리 「어, 어째서 야요이가 있는 거야!!」 

야요이 「어째서냐니, 이오리하고 캐치볼하고 있잖아? 왜 그래 이오리?」 

이오리 「왜 그러냐니, 너 도대체가……」 



눈 앞의 야요이(?)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모습이다. 어제와 같은 장소, 같은 상황.
마치 내가 어제로 돌아온 느낌….



야요이 「아, 벌써 이런 시간이야! 오늘은 콩나물 파티니까 빨리 돌아가서 타임 서비스 맞춰야 하는데! 바이바이, 이오리! 내일 또 연습하자!」 



어제와 같은 말을 하며, 돌아가려 하는 야요이.
만일, 지금 이게 어제라면….



11: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4:02:31.79ID:B2TqGMv80

이오리 「기다려!」 

야요이 「왜 그래 이오리?」 

이오리 「……바래다 줄게」 

야요이 「괜찮아. 이오리 집이 멀어지잖아, 혼자서 갈 수 있어!」 

이오리 「그렇게는 안 되지! 요즘들어 이 주변에 여자 중학생들의 속옷을 노리는 변태 어른이 돌아다닌다더라구! 혼자보다는 둘이 안전해!」 

야요이 「그건 무서울지도……. 이오리, 같이 가자!」 

이오리 「에에, 둘이라면 안전하겠지」 



야요이의 죽음을 막을 수 있을지도 몰라.



13: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4:06:12.61ID:Hh/wh1HI0

야요이 「여기 돌계단은 경사가…… 꺄앗!」 

이오리 「야요이!!」 



발을 헛디뎌 구를 뻔한 야요이의 손을 다급하게 잡는다. 어제 야요이는 여기서 죽었을 터. 지금 내가 야요이를 구했으니까, 죽는다는 미래는 사라졌어!



야요이 「고, 고마워 이오리! 구를 뻔했어」 

이오리 「정말, 발밑은 주의하라고?」 



이걸로 모두 제대로 될 거야. 야요이는 내일도 살 수 있어. 모두도 울지 않을 거야…….

 

야요이 「고마워 이오리! 그럼 난 장 보러 가야 하니까. 내일 봐!」 

이오리 「에에, 내일 또 봐」 



무사히 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이오리 「오늘은 콩나물 요리라도 부탁할까?」 



가벼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간다. 변태 어른? 있을 리가 없잖아!



14: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4:09:23.69ID:Hh/wh1HI0

이오리 「~♪」 



어제보다도 상쾌한 기분으로 욕실에서 나왔다. 이대로 춤출 수 있을 정도로, 지금의 난 기분이 좋다.



이오리 「아, 전화네. 누구한테서지?」 



본 적 없는 번호인데. 집 전화이려나? 765프로덕션 사람들 이외에는 거의 알려준 적 없지만, 몇 번이고 와 있어. 기분 나쁘게……. 



이오리 「여보세요! 당신 누구야!」 



내숭떨지 않고, 그대로 날카롭게 상대를 위협한다. 도대체 어느 악질 사생팬인 거야!



?? 「우왓! 나라고 나!」 

이오리 「지금 이 타이밍에 보이스 피싱이라도 할 생각이야!? 지금 당장 네 번호로 주소 알아내버릴 거야! 각오해!」 

?? 「나라고! 타카츠키 쵸스케!!」 

이오리 「엣, 쵸스케!?」 




15: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4:11:47.11ID:aRQo7HAg0


잠깐 기다려! 어제도 이 타이밍에 쵸스케한테서 전화가 왔었지. 설마……, 아니지!?



쵸스케 「누, 누나가……, 죽어버렸어」 

이오리 「에?」 



그야말로 어제의 그 대화 그대로. 쵸스케는 제대로 이야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울어버리고, 나는 상황을 정리하는 게 최선이었다.

어째서!? 나, 야요이를 구했단 말야!? 뭐가 잘못된 건데!?



쵸스케 「타임 세일때문에 마트에 가는 도중에, 공사현장에서 철골이 떨어져서…… 어째서야……, 어째서 누나가……」 

이오리 「어째서……!」 



돌계단에서 죽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그 다음엔 공사현장에서 철골이 떨어져…….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누가 설명 좀 해 보란 말야……. 




17: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4:13:47.89ID:ooRgy0hw0


다음날, 나와 쵸스케는 사고현장에 꽃다발을 놓으러 왔다.



쵸스케 「누나……」 



소중한 누나가 단 한 순간에 돌아올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우리들 이상으로 쵸스케는 힘들겠지. 그럼에도 울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참는 모습을 보자니, 내 마음이 더 아파온다.



쵸스케 「만일 말야, 어제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 누나가 죽는 거, 막을 수 있었을까나……」 

이오리 「어제? 그래!! 어제!」 

쵸스케 「에? 어떻게 된 거야, 이오리 누나」 

이오리 「미안 쵸스케! 조금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 



쵸스케가 뒤에서 뭔가 소리치고 있지만, 내 귀에는 전혀 들어오질 않는다. 그 정도로 필사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어제로 돌아갈 수 있다면.
명확한 근거는 없지만, 난 그 공원으로 달려갔다.



18: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4:16:46.21ID:ooRgy0hw0

이오리 「하아…, 하아…」 



숨이 턱밑까지 차올랐지만, 공원에 도착했다.
어제와 같이, 꼬마들도 없는 적막한 공원.
숨을 정돈하려고 벤치에 앉자, 또다시 발밑에 콩, 하고 뭔가가 닿았다.


이오리 「공……」 

??? 「와왓! 와일드 피치! 미안, 다시 줘─!」 



등 뒤에서 들린 목소리.



이오리 「야요이……」 

야요이 「무슨 일이야?」 

이오리 「아니……, 아무 것도 아냐. 자」 

야요이 「고마워!」 



또다시, 난 어제의 공원에 도착한 모양이다.



19: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4:19:31.83ID:ooRgy0hw0

야요이 「이오리 고마워! 그럼 난 장보러 가야 하니까! 안녕!」 

이오리 「기다려 야요이!」 

야요이 「뭐야~? 슬슬 가지 않으면 살 수가 없어지는데……」 

이오리 「가면 안 돼! 어째서냐고 물으면 곤란하지만, 가면 안 돼!!」 

야요이 「그래도 그러면 장보러 갈 수가 없잖아? 아, 서둘러야 하는데! 미안 이오리!」 

이오리 「야요이─!!」 



내 필사적인 설득도 허무하게, 슈퍼로 자전거를 타고 가버리는 야요이.



이오리 「앞질러 가야 해!」 



야요리가 지나칠 터인 공사현장으로 서두른다. 그걸 어떻게든 하면 돼, 시간에 맞춰서!!




20: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4:23:47.81ID:aRQo7HAg0

야요이 「어라, 이오리?」 

이오리 「허억…, 이제 한계야……」 



전력으로 달려, 어떻게든 야요이보다 빨리 공사현장에 도착했다.
통행을 막듯, 양 팔을 들어 야요이의 앞을 막았다.



야요이 「에에─ 저기, 거기, 지나가고 싶은데……」 

이오리 「미안 야요이. 미안하지만 여길 지나가게 할 수는 없어」 



마치 악역같은 말이다.



야요이 「이오리 심술궂어!」 



미안, 마음 속에서 사과를 하고 있자니…….

 

야요이 「꺄악!」 

이오리 「에?」 



뭔가가 지면에 부딪히는 굉음. 천천히 뒤를 바라보니, 철골이 하늘에서 떨어져 있었다.



야요이 「어, 어어……」 


놀라서 아무 말도 못하는 야요이。 



이오리 「말했지? 콩나물이 필요하면 내가 사 줄게」 



야요이는 단지 끄덕일 수 밖에 없었던 듯하다.



21: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4:30:18.98ID:ooRgy0hw0

이오리 「정말, 폐 끼치게 하고……」 



침실에서 혼자 투덜거렸다. 쵸스케로부터의 전화도 없다. 오늘은 제대로 됐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드디어 피로가 나를 덮쳐서, 깊은 잠에 빠졌다.



이오리 「뭐야 이거……」 



다음날 아침, 아무 생각 없이 튼 뉴스의 내용에, 나는 할 말을 잊었다.



아나운서 『어젯밤, 인기 아이돌 타카츠키 야요이 씨의 집에 강도가 침입하여, 타카츠키 야요이 씨가 살해당하고, 남동생인 타카츠키 쵸스케 군도 의식 불명에 중태에 빠져……』 



그래서 전화가 없었구나. 쵸스케도 전화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으니까.



이오리 「어째서야……. 어째서 나쁜 방향으로밖에 가질 않는 거야!?」 



처음엔 야요이 뿐이었다. 그게 뭐가 잘못된 건지, 도와주려고 할 때마다 사태는 악화돼서, 쵸스케에게까지 피해를 줬다.

 

이오리 「야요이의 죽음을, 그냥 눈감고 지나가란 말이야?」 



그런 영화가 있었던 것 같다. 죽음을 피하려 해도, 사신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결국 그들의 발이 닿는 곳은, 죽음.



이오리 「그런 거, 인정할 수 없단 말야……」 




22: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4:34:52.37ID:ooRgy0hw0

반복되는 야요이의 장례식. 내용도 전부 외워버렸을 정도다.
장례식이 끝나고, 모두가 울고 있는 도중, 나는 홀로 다시 공원으로 달려갔다.

 

이오리 「야요이는, 내가 지킬 거야……!」 



굴러오는 공, 야요이의 말, 모두가 어제와 똑같다.
이제 놀랄 일도 없었다.



야요이 「안색이 안 좋은데? 이오리」 

이오리 「그래? 기분탓 아냐? 그것보다도, 나도 콩나물 파티에 참가해도 될까?」 

야요이 「물론이야! 이오리는 언제나 환영인걸!」 



강도가 들었을 시간은 콩나물 파티가 열렸을 한창때였을 터.
난 야요이에게는 비밀로, 경호원들을 타카츠키 가의 앞에 배치했다. 이러면 강도도 들어오지 않겠지!
내가 생각해도 나이스 아이디어네!



24: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4:40:48.53ID:Hh/wh1HI0

야요이 「웃우─! 콩나물 파티 스타트에요!!」 



야요이의 선언 이후, 콩나물 파티가 시작되었다. 언제 와도, 비장의 소스 덕분인지 맛있다. 
어떻게 만드는 걸까? 다음번에 우리 요리사한테 만들어보라고 할까?



쵸스케 「아─! 이오리 누나, 그거 내가 먹으려고 했던 거야!」 

이오리 「흥, 물러물러, 이 세상은 약육강식이라구……, 아니 카스미! 내 거 왜 가져가는거야!!」 



이런 즐거운 가족의 대화 속, 강도가 들어왔던 걸까.



이오리 「아, 전화……. 여보세요?」 



전화 너머는 경호원의 목소리. 아무래도, 수상한 남자를 잡았다는 것 같다. 이걸로, 야요이도 쵸스케도 무사할 거야……. 



이오리 「그럼, 어떤 벌을 주도록 할까? 니히힛」 

야요이 「?」 



야요이는 잘 모르는 것 같다. 몰라도 돼, 우리 연구소의 모르모트가 한 마리 늘었다는 이야기인걸.



26: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4:47:09.67ID:aRQo7HAg0

이오리 「그럼 나 돌아갈게」 

야요이 「응. 이오리가 와 줘서 엄청 재밌었어! 또 와!!」 



야요이 가족과 헤어져, 난 근처의 버스 정류소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또 뭐가 일어날 지 알 수 없었다.

아침까지 지켜보도록 하자. 
경호원들에게도 지시해서, 타카츠키 가를 계속해서 지켜보도록 했다.



이오리 「하아, 지치는 건 지친단 말야……. 후아아……」 



 정신을 차려 보니 잠들었던 것 같다. 주변이 묘하게 시끄러워서 눈이 뜨였다.



이오리 「야요이는!?」 



벤치에서 일어나, 타카츠키 가를 본다.



이오리 「거짓말……, 거짓말이지?!」 



타카츠키 가에서 솟아오른 검은 연기.
구경꾼들이 시끄럽게 하는 와중, 야요이의 집은 불타고 있었다.



27: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4:52:23.21ID:Hh/wh1HI0

이오리 「당신들! 뭐하는 거야!!」 



경호원들과 연락을 해보려고 하지만 연결이 되질 않는다.



이오리 「어째서야! 어째서 구하려고 할 때마다 더 심해지냔 말야!!」 



내 절규는,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는다──.

화재에 의해, 타카츠키 가 8명 전원 사망.
경호원들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구조활동을 하고 있었다는 것 같다. 그 노력이, 보답받지는 못했지만.

거울을 보자, 아이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초췌해진 내 얼굴.
이래놓고 류구코마치의 리더라고 하면, 도무지가 믿기지 않을 정도야.



이오리 「그러면, 내 집으로 데려가야겠어!!」 



결의를 다지고, 난 어제로 돌아갔다.



28: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4:55:52.51ID:Hh/wh1HI0

반복되는 어제와 같이, 난 공을 주웠다.


야요이 「이오리, 어떻게 된 거야? 안색이 안 좋아? 지금 당장 죽어버릴 거 같아……」 

이오리 「아무 것도 아냐……」 



죽는 건 내가 야나, 야요이야. 
그렇게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야요이 「고민이 있으면, 내가 구해줄게!」 



태양과도 같이 해맑은 미소를 지어준다.
새까만 밤이 내려앉은 공원에는 너무 안 어울려서, 그게 너무도 이상하게 보이는 동시에, 너무도 슬퍼졌다.



이오리 「만약 말야? 만약 내가 죽으면 어떻게 할 거야? 오늘 죽는다고 알고 있다면, 그 때, 야요이는 어떻게 할 거야?」 



야요이는 한순간 멍해져 있었지만, 곧바로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다.



야요이 「당연히 구해야지!」 



응, 그렇게 얘기할 거라고 믿고 있었어.



29: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4:58:20.92ID:aRQo7HAg0

이오리 「그래도 무리야. 몇 번이고 구해도, 결국 죽어버려」 

야요이 「에에─. 그래도 난 몇 번이고 구할 거야!」 

이오리 「구할 수 없단 말야! 몇 번 구해보려고 해도, 무리라고! 그게 다가 아냐, 구하려고 할 때마다, 상황은 악화되기만 해!」 



눈에서 눈물이 뚝뚝 흐른다. 알고 있었다.
우리 집에 오게 한다면, 이번엔 우리 집 사람들에게까지 피해가 올 지도 모른다고.
구하려고 할 때마다, 주위를 말려들게 해서.



야요이 「무슨 이야기야?」 



걱정스러운 듯한 눈으로 날 봤다. 그래,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하면 이상하지.



이오리 「모르겠어……」 

이오리 「저기, 야요이」 

야요이 「응?」 

이오리 「너한테 제일 소중한거, 뭐야?」 

야요이 「에─ 그러니까, 아이돌도 그렇지만, 역시 가족이 제일 소중한걸!」 



그래, 너라면 그렇게 이야기하겠지─.



30: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5:02:05.42ID:ooRgy0hw0

야요이 「아, 벌써 이런 시간이야! 미안 이오리! 바이바이, 내일 봐!」 



난 아무말 없이 그녀를 바라봤다.



쵸스케 「아, 이오리 누나! 그게, 큰일이야!! 누나가, 오늘 저녁에, 죽어버렸어……」 



돌계단에서 발을 헛디뎌서, 머리를 강타. 그게 야요이의 죽음의 원인.



쵸스케 「이오리 누나?」 



나는 아무 대답도 못하고, 그저 테이블을 거칠게 내리칠 뿐이었다.

장례식을 마치고, 난 또다시 공원으로 발을 옮겼다. 데굴데굴 하고 굴러오는 공.
난 그걸 주우려 했지만, 손이 닿질 않았다.


이오리 「야요이……, 미안해……」 


소리로 나오지 않는 신음소리. 점차 무너지는 내 눈 앞에서, 공이 천천히 사라졌다.




31: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5:03:16.97ID:O43H8Wyx0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어가는거야…



34: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5:09:41.80ID:aRQo7HAg0

7년 후



이오리 「하아……」 



야요이가 죽고 7년이 지났다. 이제 곧 기일, 이러고 보니 시간 참 빠르게 흐른다.
인기 아이돌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많은 사람을 슬퍼하게 했지만, 7년이나 지나고 나니, 모두들 잊어버린 듯이 야요이의 이야기따위는 하지 않았다.
길에서 물어봐도, 아아, 그런 사람 있었지. 정도로 끝나버릴 거야.

난 이렇게, 공원의 벤치에서 생각에 빠지는 버릇이 생겼다.
가끔 공이 굴러오긴 하지만, 그걸 주워도 야요이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몇 번이고 반복되는 어제는 끄나고, 우리들의 시간은 그저 전진할 뿐이었다. 



쵸스케 「어떻게 된 거야, 이오리 씨」 

이오리 「잠깐 옛날 일을 생각해버려서」 



눈 앞에는 캐치볼을 즐기는 꼬마들.
그 날 일을 떠올리고 만다.



쵸스케 「이제 곧 기일이네」 



야요이가 죽은 이후에도, 타카츠키 가와는 개인적으로 관계를 지속하고 있었다.
야요이가 남기고 가버린 그들이 걱정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나도 그 따뜻한 공간에서 마음 편하게 있던 그걸 가슴 깊이 즐기고 있었다.


쵸스케 「자, 오렌지 쥬스. 늦어서 미안」 



쵸스케는 내게 쥬스가 든 캔을 내밀었다. 무가당 100% 오렌지 쥬스. 
내 취향은 그 때로부터 전혀 변하지 않았다.



이오리 「? 아직 5분도 안 지났는데?」 

쵸스케 「아, 그렇지……」 



머리를 숙이며 기죽어 말하는 쵸스케. 어라? 뭔가 안색이 나쁜데.



36: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5:15:27.71ID:ooRgy0hw0

이오리 「무슨 일이야, 기분나쁘게. 나까지 기운없어지잖아」 

쵸스케 「미안, 괜찮으니까」 



목소리에도 패기가 없고, 전혀 안 괜찮아보인다.



쵸스케 「저기, 이오리 씨」 

이오리 「뭐야, 새삼스레」 



쵸스케가 마음먹었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쵸스케 「만약 말야, 오늘 내가 죽는다는 걸 알면 어떡할 거야?」 

이오리 「에?」 

쵸스케 「아, 아냐! 아무 것도 아냐!! 물어봤을 뿐이니까, 신경쓰지 마」 

이오리 「싱겁게 말야」 



자리에서 일어나자, 데굴데굴 하고 공이 굴러와서 발 앞에서 멈췄다.



꼬마 「죄송합니다, 그거 주워 주실래요?」 

이오리 「응? 아, 알았어. 자」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 글러브에 들어갔다.



37: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5:16:36.92ID:Vr00Oz7q0

그만… 이제 그만해…



38: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5:18:45.54ID:B2TqGMv80

꼬마 「감사합니다!」 

이오리 「이쪽으로 던지지 마─!」 

쵸스케 「……」 



그래. 그런 거구나. 분명 그 때 나도――.

 

이오리 「……고마워, 쵸스케. 더이상 날 위해서 애쓰지 않아도 돼」 

쵸스케 「이오리 씨……」 



수고했어.

나, 이제, 네 그 노력만으로도, 괜찮으니까….



41: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5:21:07.63ID:Hh/wh1HI0

읽어주신 분, 감사합니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써도 될까, 했습니다만, 써놓고서 그냥 비축만 하고 쓸데없이 버리고 싶지는 않아서 여기에 올렸습니다.

만약 다음에 적는다면, 한없이 밝은 이야기를 쓸 수 있음 좋겠네요. 그럼 좋은 밤 되세요.



44: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5:22:49.80ID:DCwGQMriO
수고
재밌었어 




49:이하, 무명 씨를 대신하여 VIP가 보내드립니다:2012/04/29(日) 06:06:01.15ID:RF172fG30
수고



원 소스
伊織「昨日公園」
http://ssflash.net/archives/170004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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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후기.

AIDA님이 제보해주신 스레를 바로 업.

세상의 기묘한 이야기의 '어제공원'이란 에피소드에 아이돌마스터만 덮어씌운 거긴 한데,

의외로 찌잉, 하고 오네요.


마지막 이오리의 말이 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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