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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리 「그런거, 필요없어」-(1/2)

댓글: 24 / 조회: 4583 / 추천: 0



본문 - 06-10, 2013 00:39에 작성됨.

2 : ◆cjitx1hLjk 2013/05/04(土) 15:27:39.27 ID:YAWJM86vo

「---솔로라이브!? 나의?」

 

놀란 나를 보고, 그 녀석은 기쁘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그 부드러운 웃는 얼굴에 그만 얼굴이 붉어져버린다.

붉어진 얼굴을 들키지 않으려는 듯이,
고개를 돌리며 감사의 마음을 말로 표현한다.

3 : ◆cjitx1hLjk 2013/05/04(土) 15:28:38.61 ID:YAWJM86vo

「너, 너 치고는 꽤나 좋은 일을 가져왔네.」


나의 말은, 필터를 거쳐 내뱉어진다.
이 필터는, 과도할 정도로 『호의』라는 감정을 지워버린다.

나의 입에서 뱉어져 나온 나의 말은, 나의 마음의 30퍼센트 정도를 지워버린채로 녀석에게 전해진다.

 

그리고, 녀석은 언제나와 같이 쓴웃음을 지으며 나의 말을 받아들였다.

 

4 : ◆cjitx1hLjk 2013/05/04(土) 15:29:47.24 ID:YAWJM86vo

---처음 만났던 것은 1년전 이맘때의 초여름.


그 날은 햇볓도 평소보다 강해, 자연스럽게 땀이 흐를 정도의 더위가 느껴졌었다.

사무소에 도착해, 코토리와 인사를 나누고 바로 에어컨의 스위치를 눌러 땀을 식혔다.


……………그랬을 터였다。

5 : ◆cjitx1hLjk 2013/05/04(土) 15:30:31.82 ID:YAWJM86vo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는 에어컨을 보고, 리모콘의 「전원」버튼을 몇번이나 누른다.

그렇게 계속해서 아무런 반응을 돌려주지 않는 에어컨의 리모콘을 누르다보니, 더위 보다는 허무함이 강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한숨을 내쉬면서 리모콘을 소파 위로 던졌다.

아미나 마미라면 분명 이렇게 말했겠지.

───반응이 없다, 단순한 시체인 것 같다.

 

 

6 : ◆cjitx1hLjk 2013/05/04(土) 15:31:17.74 ID:YAWJM86vo

소파위에서 뒹굴고있는 리모콘의 옆에 힘없이 걸쳐앉아있기를 몇 분, 갑자기 사장실에서 누군가가 나오는 것이 보여 당황하며 몸가짐을 정돈한다.

잡지기자? 아니면 방송국의 사람일까?

낯선 남자를 눈앞에 두고 내숭을 부린다.

───이 『내숭을 부린다』는 말은 자신을 낮추는 것 같아서 싫다.

프라이드도 있으니까 말해두는건데, 이건 다 아이돌이라는 일을 하기 위해서라고?───

 

 

7 : ◆cjitx1hLjk 2013/05/04(土) 15:32:34.17 ID:YAWJM86vo

「미나세 이오리, 14살. 아이돌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응원해 주세요♪」
 

「아, 아아. 그래.」


───그렇게 말하며 어리숙하게 미소짓던 그 녀석의 얼굴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하하하, 그는 우리 765프로의 새로 들어온 프로듀서라네.」

「미나세 이오리양을 프로듀스하게되었으니까, 앞으로 뭐든지 말해줘.」

사장의 말에, 사고가 정지한다.


8 : ◆cjitx1hLjk 2013/05/04(土) 15:33:55.33 ID:YAWJM86vo

의심하는 눈초리로 눈 앞의 남자를 관찰한다.

뭔가 믿음직하지 못한 녀석.
안경도, 머리모양도 구두도 시계도 센스가 없다.

센스를 따지기 전에, 일단 싼티가난다.
전형적인 무능해 보이는 인상이잖아.

이런 녀석이 나의 프로듀서?

미나세가에 태어나, 아무런 부족한 것도 없이 자라서, 톱아이돌을 목표로 하는 나의 프로듀서?

 

9 : ◆cjitx1hLjk 2013/05/04(土) 15:34:51.48 ID:YAWJM86vo

톱아이돌이 되어 오빠들이나 아버지에게 인정받을거야.

그 생각 하나만을 가지고 이 사무소에 왔다.
그런데 사무소는 좁고, 에어컨은 고장나있다.

게다가 이제는 딱 봐도 무능해 보이는 이런 녀석이 나의 프로듀서가 된다고-?

이곳에 온 뒤 나의 운은 다 사라져버린걸까.

왠지모르게 오한이 들어 몸이 떨린다.


10 : ◆cjitx1hLjk 2013/05/04(土) 15:35:42.25 ID:YAWJM86vo
 
「그럼, 서로 사이좋게 지내게나.」


나는 신경도 쓰지 않고, 부탁하네 자네, 라는 말만을 남기고 사장실로 돌아가려는 사장의 등을 노려본다.

홀로 남겨져버린 불쌍한 미소녀.

나와 녀석만이 남겨진 그 공간에는 불편한 분위기만이 감돌았다.

 


11 : ◆cjitx1hLjk 2013/05/04(土) 15:45:03.06 ID:oXn/sLfTo

「옆에, 앉아도 될까?」


「하아? 앞에 앉으라고 앞에. 옆에 앉으면 이야기하기 어렵잖아.」


「하하하, 이야기 해 줄 마음은 있구나. 다행이야.」


신경에 거슬리는 말이네.

뭔가 녀석을 무능하다고 생각한 나의 마음이 간파된 것 처럼 느껴져, 그것을 숨기기 위해 반론한다.

 


12 : ◆cjitx1hLjk 2013/05/04(土) 15:46:22.97 ID:oXn/sLfTo

「뭐? 나는 널 프로듀서라고 인정한 적 없어. 알겠어?」


「내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달린 거지? 열심히 할게.」


바보는 아닌 것 같네.

그 말에 조금은 안심이 되려고 하는 자신에게 화가나, 무심코 언성을 높여버린다.

 

13 : ◆cjitx1hLjk 2013/05/04(土) 15:47:41.66 ID:oXn/sLfTo

「당연한거잖아! 이 쪽도 단순한 돌이정도로 아이돌을 목표로 하고 있는게 아니니까!」

「앞으로는 말처럼 부려먹을 테니까, 각오하라고?」

나의 고압적인 태도에 녀석은 흘러내린 안경을 고쳐쓰고, 얼굴에 긴장감을 띄우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 때의 너의 말이 실현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


「그래, 반드시 톱아이돌로 만들어줄게.」


14 : ◆cjitx1hLjk 2013/05/04(土) 16:42:12.59 ID:YcLhHHMyo
 
───다음날.

오늘도 여김없이 나는 리모콘과 싸우고 있었다.

리모콘의 상태가 이상할 뿐이지, 에어컨에는 문제가 없다는 코토리의 말을 떠올리며 짜증스럽게 리모콘의 버튼을 연타한다.

그렇게 버튼을 누르던 중,《삐》하는 소리가 울려, 버튼을 누르던 손을 멈추려고 했지만 움직이던 손은 바로 멈추지 않았고, 다시 《삐》하는 소리와 함께 에어컨의 전원은 꺼졌버렸다.

이 정도의 비극이 세상 어딘가에 또 있을까.

 

15 : ◆cjitx1hLjk 2013/05/04(土) 16:43:10.04 ID:YcLhHHMyo

허무함에 휩싸여, 허공을 응시한다.

한숨을 한번 내쉬고는 멍청한 리모콘을 소파위로 던져버린다.

소파에 앉아 토끼인형을 쓰다듬으며, 마음을 가라앉힌다.

드디어 마음이 안정되고, 더위에도 익숙해졌을 때.
그 녀석이 사무소에 들어왔다.


P 「좋음아침, 이오리.」

 

16 : ◆cjitx1hLjk 2013/05/04(土) 16:44:22.27 ID:YcLhHHMyo

이오리「너 말야... 좋은아침이 아니라고! 지금이 몇신줄 알아?」

P「10시... 인데....?」

이오리「대체 어디의 신입사원이 10시에 출근하는건데!」

P「아, 아아, 미안.」

이오리「미안, 이라니... 너, 할 마음은 있는거야?」

P「물론이지, 자자, 너무 화 내지 말고.」

이오리「애초에, 나는 8시부터 와 있었단 말야!?」

P「기다려준거야? 이야, 고마운데?」

 

17 : ◆cjitx1hLjk 2013/05/04(土) 16:45:11.78 ID:YcLhHHMyo

이오리「따 딱히 널 기다린건 아냐!」

P「그런가. 뭐, 결과적으로 기다리게 만들었으니까, 미안.」

이오리「네가 톱아이돌로 만들어 준다고 해서 기합넣고 왔는데」

이오리「그냥 허세였나보네. 아아, 이제 됐어.」

이오리「인사하러 다니는거든, 뭐든 할테니까 빨리 일하러 가자.」

이오리「이 업계에서는 사람들에게 얼굴을 각인시키는게 제일이잖아?」

 


18 : ◆cjitx1hLjk 2013/05/04(土) 16:50:32.64 ID:YcLhHHMyo
 
P「그건 그렇지만, 오늘은 오디션에 갈거야.」

이오리「그래. 그럼 빨리 가자.」

P「어. 그럼 차 꺼내올테니까.」

 

이오리「아니, 자, 잠깐 기다려!」


이오리「....오디션?」

 

19 : ◆cjitx1hLjk 2013/05/04(土) 16:51:33.62 ID:YcLhHHMyo

P「응, 오디션. 딱 좋게 괜찮은 오디션에 자리가 나온 것 같아서.」


이오리「....자리가 나왔다고?」


P「아까, 사쿠라 텔레비전에 갔더니 오디션에 신청인원이 부족해서 곤란하다고 해서」

P「이오리에 대한 이야기를 했더니 일단 데려와 달라고 하더라고.」

 

이오리「........하아......?」

 

21 : ◆cjitx1hLjk 2013/05/04(土) 17:00:11.62 ID:ic3PkU4Mo


이오리「설마 진짜로 오디션을 받게 될 줄이야....」

P「지금까지 열심히 레슨 받았잖아?」


이오리「그건.... 그렇, 지만.」

P「그럼, 확실하게 어필하고 와!」

이오리「아.... 알겠어.」

 

P「....긴장돼?」

 

22 : ◆cjitx1hLjk 2013/05/04(土) 17:01:35.73 ID:ic3PkU4Mo

이오리「──읏!?....긴장같은거 할 리가 없잖아!?」

P「그래? 아, 지금 안고있는 인형 가지고 가도 괜찮을 것 같은데.」

이오리「에.... 정말?」

P「응. 그렇게 인형 갖고있는 쪽이 더 귀엽게 보이고.」

이오리「그... 그래. 아, 알았어.」

P「그 인형, 이오리의 친구인거지?」


이오리「응... 우사쨔....이 아니라!」

 

23 : ◆cjitx1hLjk 2013/05/04(土) 17:02:57.12 ID:ic3PkU4Mo


 「샤, 샤를 도나...텔로...1.. 18세야!」

 


24 : ◆cjitx1hLjk 2013/05/04(土) 17:17:29.52 ID:Ac34LMS6o

덜컥

 

P「이오리? 어땠어?」

 


이오리「.....떨어...졌어.」

 

P「...그래. 뭐, 갑작스런 오디션이였으니까, 다음에 열심히 하자, 응?」

 

25 : ◆cjitx1hLjk 2013/05/04(土) 17:18:51.39 ID:Ac34LMS6o
 
───이 때의 난, 어떤 얼굴을 하고 있었어?

 

26 : ◆cjitx1hLjk 2013/05/04(土) 17:35:17.82 ID:1WxlraIeo
 
차 안에서 네가 날 계속 위로해줬던건 기억하고 있어.

그래도, 노력에 보답받지 못한 나는 그저 고개를 숙이는 것 밖에는, 자신이 얼마나 한심한 녀석인지 깨닫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 밖에는 할 수 없었어.


어떻게 돌아왔는지는 모르지만, 정신이 들었을때 나는 내 방의 침대위에 앉아있었다.

지금까지의 노력으로는 안됐던 걸까?

자꾸자꾸 마음이 무거워져 간다.


침대에 몸을 던지자 평소 이상으로 몸이 깊숙히 빨려드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27 : ◆cjitx1hLjk 2013/05/04(土) 17:36:42.99 ID:1WxlraIeo

그건, 분명 평소보다 마음이 무거웠기 때문이겠지───.

 

28 : ◆cjitx1hLjk 2013/05/04(土) 17:53:56.37 ID:YcfSD3dho

다음날, 심한 두통에 눈이 떠졌다.

신도우를 불러, 약을 건네받는다.

몸을 일으키는 것 조차 힘든데, 오늘은 전화로 쉬겠다고 말해두자.

그 녀석도 내가 침울해하는 모습을 봤으니까 이 정도는 용서해 주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침대위를 뒹굴었다.

눈을 감으니 암흑 속에서 어제의 아쉬운 듯 한 녀석의 한심한 얼굴이 떠올랐다.

 

29 : ◆cjitx1hLjk 2013/05/04(土) 17:56:25.65 ID:XlecKQgso
 
무심코 웃음이 뿜어져 나와, 서둘러 입을 막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웃음이 입을 비집고 나온다.

참지 않고 감정에 몸을 맡겨본다.

굉장히 기분좋은 한때.


혼자서 그렇게 웃은 후에.


살짝, 울어버렸다.

눈가를 닦으며 일어선다.

두통같은건 처음부터 없었던 것 처럼 사라져 버렸다.

 

30 : ◆cjitx1hLjk 2013/05/04(土) 19:47:14.06 ID:AUYQn+mOo


P「그럼, 오늘부터 내가 레슨을 지도하는걸로, 괜찮지?」


이오리「그래. 너한테 맡길게. 그러니까... 반드시 날 톱아이돌로 만들어 줘.」


P「하하하, 처음부터 그렇게 약속했잖아.」

P「그 약속만은 반드시 지킬거야.」

 

P「그럼, 일단은 댄스레슨부터.」

 


31 : ◆cjitx1hLjk 2013/05/04(土) 19:48:44.47 ID:AUYQn+mOo

P「이오리의 곡을 준비해 뒀으니까 일단은 기억해 둬.」

이오리「뭐어?내 곡?」

P「지금까지 다른 아이돌들의 곡으로 연습했잖아?」

P「가이드멜로디 밖에 완성되지 않았지만, 일단은 이 멜로디를 외워줄래?」


P「아, 그리고 시간도 한정되어 있으니까, 30분 정도로.」


이오리「30분!? 너, 너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거야?」


32 : ◆cjitx1hLjk 2013/05/04(土) 19:50:16.50 ID:AUYQn+mOo
 
P「못 할 것 같아?」

이오리「───으읏, 할게! 해 주겠다고!」


───30분 후


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는 4비트에 맞춰서 몸을 움직인다.

댄스화가 바닥에 끌리는 소리가 들린다.


P「이오리, 거기 좀 늦어.」

이오리「알고있어.」

 

33 : ◆cjitx1hLjk 2013/05/04(土) 19:52:54.51 ID:HYul2nJQo

P「다리를 너무 의식해서 손을 흔드는게 이상해졌잖아.」

이오리「큿... 나도 알아!」


아무리 의식을 하고 있어도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어렴풋하게 기억나는 첫 레슨은 그런 식이였다.
댄스 만으로도 힘들었지만, 그래도 나중에는 상당히 잘 추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P「음-, 이 정도인가. 조금은 기대했는데.......」

 

34 : ◆cjitx1hLjk 2013/05/04(土) 20:01:28.07 ID:pggbcFDmo
 
이오리「......」

P「그래도 나쁘지는 않아. 이오리가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보고싶었을 뿐이였고.」


나쁘지는 않아.... 인가.
그건 즉 좋지도 않다는 거잖아.

뭐야, 얕보는거야?


──────
────
──

 

35 : ◆cjitx1hLjk 2013/05/04(土) 20:03:06.28 ID:pggbcFDmo

신도우「아가씨, 슬슬 주무시는게 어떠한지?」

이오리「.....」


신도우의 말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춤춘다.

내일까지 완벽하게 연습해서, 녀석의 벙찐 모습을 봐 주겠어.

녀석의 놀라는 얼굴을 상상하니, 입가가 씰룩거리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36 : ◆cjitx1hLjk 2013/05/04(土) 20:03:56.03 ID:pggbcFDmo


 ────다음 날。


이오리「레슨 하러가자!」

P「오오, 의욕 만만이구나!」

이오리「당연하잖아! 한시라도 빨리 춤 추고 싶은기분이야!니히힛♪」

P「그래? 그런데, 오늘은 보컬레슨인데.....」

이오리「뭐어? 뭐야 그게.... 미리 말해 달라고!」

 

P「에에.... 어제 레슨 끝났을 때 말했는데....」

 

38 : ◆cjitx1hLjk 2013/05/04(土) 20:28:38.51 ID:1mPJQ4WPo

P「이거 타이틀 곡이야.」

이오리「DIAMOND...」


────하면 할 수 있어, 하니까 할 수 있어.

자、나는 지금────。


그래. 하면 할 수 있어. 하니까 할 수 있어.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절대로 할 수 있어.
댄스도 어제 할 수 있었잖아.

무척이나 지금의 내게 어울리는 곡이였기때문에, 마음이 떨리기 시작했다.

 

39 : ◆cjitx1hLjk 2013/05/04(土) 20:29:55.26 ID:1mPJQ4WPo


이오리「너... 상당히 좋은 곡을 가져왔잖아. 칭찬해줄게.」


P「하하하. 칭찬해주시니 영광입니다.」


솔직하게 기뻐하는건 어린애 같아서 부끄러웠기 때문에 필터를 거쳐서 감사의 말을 전한다.

 

40 : ◆cjitx1hLjk 2013/05/04(土) 20:35:51.94 ID:Fa3YF7QPo
 
P「가사 힐끗거리지 마.」

 

P「키만 의식하지 말고 다음 가사와의 연결을 의식해.」

 

P「소절에 있는 쉼표를 무시하지마. 쉬는 부분은 쉬어야지.」

 

하아....

개인연습, 오늘 밤에도 해야겠네.

 

41 : ◆cjitx1hLjk 2013/05/04(土) 20:57:09.74 ID:L5qa8YGGo

집에 돌아와, 어제와 마찬가지로 바로 방에서 연습을 시작한다.

가사도 전부 외웠고 멜로디도 머릿속에 들어있다.

남은건 악보대로 선율을 타는 것.


신도우「아가씨... 오렌지 쥬스와 목에 좋은 약을 준비해 두겠습니다.」


댄스보다 어렵다.
그래도, 약한소리같은건 하지 않는다.

하면 할 수 있어. 하니까 할 수 있어────.

 

42 : ◆cjitx1hLjk 2013/05/04(土) 20:58:01.35 ID:L5qa8YGGo

────다음 날.


이오리「자, 레슨하러 가자! 댄스도 보컬도 완벽하게 연습했으니까!」


P「오늘도 기합 들어가있구나! 그럼, 바로 비쥬얼 레슨하러 갈까!」

 


이오리「....」

 


43 : ◆cjitx1hLjk 2013/05/04(土) 21:09:31.72 ID:o6ALBsLco
 
P「즐거운 표정.」


이오리「니히힛」


P「슬픈 표정.」


이오리「우으...」


P「이오리? 아직 부끄러움이 남아있어. 감정표현을 바보취급하지 마.」

이오리「시끄러워! 알고 있다고! 빨리! 다음!」

 

44 : ◆cjitx1hLjk 2013/05/04(土) 21:10:06.54 ID:o6ALBsLco
 
P「기쁜 표정!」

이오리「와아♪」

P「즐거운 표정.」

이오리「니히힛♪」

P「슬픈 표정.」

이오리「우으...」

 


45 : ◆cjitx1hLjk 2013/05/04(土) 21:12:21.93 ID:L5qa8YGGo
 
P「기쁜 표정」  이오리「와아♪」

P「즐거운 표정」  이오리「니히힛♪」

P「슬픈 표정」  이오리「우으.....」

 


46 : ◆cjitx1hLjk 2013/05/04(土) 21:13:53.28 ID:L5qa8YGGo
 
P「기쁜 표정」 이오리「와아♪」

P「즐거운 표정」 이오리「니히힛♪」

P「슬픈 표정」 이오리「우으....」

P「애달픈 표정!」


이오리「와아♪」

 

P「........」

이오리「.......」

 

47 : ◆cjitx1hLjk 2013/05/04(土) 21:22:20.39 ID:kwgvYgTzo


개인연습 3일째.


이오리「니히힛♪....우으.... 으와앗?! 와아♪」

 

신도우「아가씨......」

 


48 : ◆cjitx1hLjk 2013/05/04(土) 21:23:04.16 ID:kwgvYgTzo

────다음 날.


이오리「오늘 레슨은 뭐야!?」

P「오늘은 노래하면서 춤추는 연습이야.」

이오리「.....」

 


결국, 밤의 개인연습은 일주일간 계속되었다.

 

49 : ◆cjitx1hLjk 2013/05/04(土) 21:39:39.56 ID:9YKwBerTo


 
이오리「오늘 레슨은 뭐야....?」


P「자, 오늘은 지금까지의 총괄 연습이야. 얼마나 할 수 있게 됐는지 보여줘!」

 


이오리「알았어.」

 

50 : ◆cjitx1hLjk 2013/05/04(土) 21:43:45.36 ID:g9x5HoS3o

 ───나는 나. 나라는 이름의 나.

하면 할 수 있어, 하니까 할 수 있어───.

그 말을 조금씩 형태로 만들어간다.

춤을 추면서 내딛은 발보다 중심을 잡고있는 발에 의식을 집중하며 약동감을 표현한다.

몸을 움직이면서도 음정에 늦지 않게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었다.


첫 오디션이 끝났을때부터 줄곧 생각해 왔다.

 

51 : ◆cjitx1hLjk 2013/05/04(土) 21:46:47.61 ID:SdxY90qqo
 
나의 어디가 잘못되었던건지.
나의 어디가 부족했던건지.
나라는 돌을 계속에서 갈고 닦아왔다.

하나의 결과를 향해서 조금씩 과정을 밟아나간다.

아주 작은 성장이였지만 솔직히 기뻤다.

조금씩 새로운 자신이 만들어져간다.
조금씩 무언가 부족했던 자신이 채워져가는 것이 느껴진다.

 

이오리「────후우... 어땠어?」

 


53 : ◆cjitx1hLjk 2013/05/04(土) 22:04:55.54 ID:drSg2aEDo

P「좋았어... 아주.」

P「완벽해. 역시, 이오리야!」


이오리「아아... 그래.」


P「...왜 그래? 칭찬하고 있는건데...」

이오리「딱히 너한테 칭찬받았다고 해서 어린애처럼 기뻐하거나 하지는 않아.」

P「하하하, 그런가...」


────뭐야. 그런 쓸쓸한 표정 짓지 말라고.

 


54 : ◆cjitx1hLjk 2013/05/04(土) 22:06:37.80 ID:drSg2aEDo

P「...그래도, 이오리라면 반드시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어.」

이오리「나 자신을 위한 일인걸.」


P「응. 그래도... 열심히 했다고 생각해, 이오리는.」


────단 한마디의 말이 나의 마음을 적신다.


....이제 못 참겠네.


P「이오리? ....울고있는거야?」


────나는 녀석의 그 한마디를 원해왔던 것인지도 모른다.

 

55 : ◆cjitx1hLjk 2013/05/04(土) 22:11:36.18 ID:a88ueJfRo

이오리「잠깐이면 돼... 아주 잠깐만... 안아줄래....?」

 

 


56 : ◆cjitx1hLjk 2013/05/04(土) 22:21:19.89 ID:o6ALBsLco

 

P「─────이제 괜찮아?」


이오리「응... 고마워...」

P「하하하, 지금 이오리 엄청난 얼굴이 되어있다고?」

이오리「시끄러」


P「자, 오늘은 이걸로 끝. 집에가서 편히 쉬어.」

 

57 : ◆cjitx1hLjk 2013/05/04(土) 22:22:45.99 ID:o6ALBsLco

P「일주일동안, 수고했어.」


─────아.... 또 눈물이...


P「내일은 레코딩 할거니까.」


이오리「그래. ─────뭐어!?」

P「레코딩 할거니까.」

이오리「...하아... 지쳤어. 집까지 보내줘.」

P「분부대로 하죠.」


그렇게 말하며 살짝 고개를 숙이는 녀석을 때려줄까 하고 생각 했지만... 뭐, 오늘은 용서해 줄게---.


59 : ◆cjitx1hLjk 2013/05/04(土) 22:50:05.83 ID:L5qa8YGGo

레코딩은 몇번의 테이크 만으로 끝이났다.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시원스럽게 끝났가 때문에 뭔가 찝찝한 기분.

OK가 떨어졌을때 레코딩 부스 밖에서 이 쪽을 바라보며 미소짓던 녀석의 얼굴이 왠지 짜증났다.

CD의 판매일에 맞춰서 스케쥴을 진행해 간다.

일단은 라이브 출연에 집중.
2일간 7개의 라이브를 돌아다녔을 때에는 솔직히 죽는 줄 알았다.

조금씩 지명도가 생기고 나서는 페스티벌과 영업.
페스티벌에 출연한 후에, 방송국에 인사하러 다니기.

 

60 : ◆cjitx1hLjk 2013/05/04(土) 22:50:55.65 ID:L5qa8YGGo
 
적극적으로 얼굴을 팔러 다닌다.

한 번은 아부를 떨었더니 녀석한테 그렇게 까지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들었다.
어쨌든 사람들에게 내 얼굴을 기억시키는 것을 우선시한다.

그러던 중에, 라디오 방송에서 출연제의가 들어오게 되었다.

라디오 방송중의 팬과의 교류회.

DIAMOND와 옛날부터 연습했던 여러가지 곡들을 노래한 뒤, 팬들과의 악수.

모두가 감동했다는 표정을 지어줬던 것이 무척이나 기뻤다.

 

61 : ◆cjitx1hLjk 2013/05/04(土) 22:53:18.27 ID:o6ALBsLco

그렇게 좋은 느낌으로 나아가던 도중, 드디어 전국에 방송되는 TV 프로그램의 오디션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우연히도 내가 처음으로 도전하고, 처음으로 떨어졌었던 그 방송의 오디션.

그리고 마침, 오디션날은 나의 생일이였다.

 

 


63 : ◆cjitx1hLjk 2013/05/04(土) 22:57:55.13 ID:/B7C9uNpo

 ────사쿠라 텔레비전.


P「긴장했어?」

이오리「하지 않았다고는 못하겠네.」


자신이 내뱉은 말에 쓸데없이 더 긴장한다.


P「이오리라면 괜찮아. 그 때랑은 다르니까.」


이오리「응... 그래.」


P「자, 갔다와!」

 


65 : ◆cjitx1hLjk 2013/05/04(土) 23:14:44.55 ID:UpGm2T4ho

덜컥

 


P「이오리? 어떻게 됐어?」

 


이오리「............니히힛♪」

 

P「...붙은거야? 그래.... 다행이다.」울먹

이오리「에, 왜 네가 우는건데!? 」

 

66 : ◆cjitx1hLjk 2013/05/04(土) 23:15:39.94 ID:UpGm2T4ho


P「그야, 기쁘니까....」주륵주륵

 


────먼저 울어버리면 내가 울 수가 없잖아.

 


......바보.

 


67 : ◆cjitx1hLjk 2013/05/04(土) 23:18:01.53 ID:a88ueJfRo

 ───이 때의 난 어떤 얼굴을 하고 있었어?

 

68 : ◆cjitx1hLjk 2013/05/04(土) 23:20:39.45 ID:UpGm2T4ho

웃고 있었어? 아니면 울고 있었어? 

어느 쪽이든 어린애 같았을 거라고 생각해.

드디어 내가 지금까지 해 왔던 것들이 인정받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게 너무 기뻐서.
그리고, 마치 자신의 일인 것마냥 기뻐하는 너를 보고 더 기뻐졌어.

활동한지 겨우 2개월만에 전국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의 오디션에 붙을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어.


꿈은 이루어져, 꿈이니까 이루어져───.

 


69 :やべ日付?わる……… 2013/05/04(土) 23:22:58.85 ID:UpGm2T4ho

녀석이 기뻐하며 울었던 그 때.
『소중하다』라고 생각했다.
녀석은 나를 위해 열심히 하고있다.
나를 소중하게 대해준다.

언제나 필터를 거쳐 뱉어져 나오는 나의 말.
언젠가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올까?

중학생씩이나 되어서도 샤를을 안고 다니는 나를 귀엽다고 말해준 너.


너라면, 필터에 걸러진 내 마음의 30퍼센트를 알아차려 줄까?

 

 

70 : ◆cjitx1hLjk 2013/05/04(土) 23:25:38.62 ID:8arPWzn8o
 
───이 날, 나는 진정한 의미로『아이돌』이 되었다는 기분이 들었다.

 

71 : ◆cjitx1hLjk 2013/05/04(土) 23:58:52.96 ID:AUYQn+mOo

 마지막 한 소절을 노래하며 안무를 끝마치자, 스포트라이트가 꺼진다.

방송 스태프의 OK라는 목소리와 함께 한숨을 내쉬며, 스테이지에서 내려왔다.

스태프분들에게 감사의 인사와 함께 고개를 숙이며 녀석이 있는 곳으로 걷는다.

───왠지, 이 쪽을 보면서 능글능글거리고 있는게 신경에 거슬려.


이오리「뭘 능글거리고 있는거야, 이 변태!」

P「....에?! 나 그런 표정 짓고 있었어?」


이오리「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감정이 표정에 바로 드러나는 타입이네.」

P「하하하, 옛날부터 뭔가를 숨기는건 서툴러서...」

 

72 : ◆cjitx1hLjk 2013/05/05(日) 00:00:08.06 ID:uZ1B5Owlo
 
「이오리, 생일 축하해.」

 

74 : ◆cjitx1hLjk 2013/05/05(日) 00:05:22.43 ID:uztDYC6Uo

P「이거, 생일이랑 오디션 합격 축하 선물이야.」

이오리「아... 고마워... 내 생일 알고 있었구나...」


P「하하, 그야 담당 아이돌의 생일 정도는 외워 둬야지.」


이오리「그... 그렇구나... 고, 고마워...」

 

75 : ◆cjitx1hLjk 2013/05/05(日) 00:08:27.27 ID:uZ1B5Owlo

P「뭐, 생일 뿐만이 아니라 스리사이즈도 알고 있지만.」

이오리「───으읏!이, 변탯! 왕변태───ㅅ!」


83 : ◆cjitx1hLjk 2013/05/05(日) 22:56:17.54 ID:Wsv7T0YEo

이오리「어? .....너, 왜 얼굴 붉히고 그러는건데?」


P「─────아, 안 붉혔거든! 자, 빨리 돌아가자!?」

 

이오리「너 말야...」

 

나랑 닮은건지도 모르겠네.

 

84 : ◆cjitx1hLjk 2013/05/05(日) 22:57:08.95 ID:Wsv7T0YEo

녀석의 빨간 얼굴을 보고, 왠지 이 쪽도 얼굴이 빨갛게 될 것 같아서 당황하며 시선을 피한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긴장감이 생겨난다.


부끄러움을 숨기는 녀석의 뒤를 쫓아가면서 살짝 녀석의 선물을 귓가에 대고 흔들어 보았다.


달그락 거리는 소리를 내는 선물.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날 정도로 어색하게 걷는 우리들의 모습이 우스웠기 때문에, 무심코 미소가 지어져 버렸다.

 

85 : ◆cjitx1hLjk 2013/05/05(日) 22:59:09.19 ID:Wsv7T0YEo

주차장에 도착해, 조수석의 문을 천천히 연다.

자동차의 문을 스스로 여는 것은 왠지 익숙해지지 않아서 어색한 느낌이다.
문이 조금 무거운 것도 그 익숙해지지 못하는 요인중 하나.

내가 조금 더 잘 알려진 아이돌이 된다면 조금 더 좋은 차에 탈 수 있게 되는걸까?


열심히 해야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기뻤다.


다이아몬드처럼 반짝반짝 빛이나는 거리.

흘러가는 풍경을 보는 척 하면서

 

86 : ◆cjitx1hLjk 2013/05/05(日) 23:00:22.31 ID:Wsv7T0YEo

유리에 비쳐지는 운전수 쪽을 바라본다.

조금은 이 쪽도 바라보라고. 바보.

투덜대듯이 흥얼거린 것은 자신의 곡.

라디오에서 자신의 곡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도 깨닫지 못할 정도로
녀석을 바라보고 있던 자신이 부끄럽다.

부끄러움을 숨기려고 말을 건넸더니, 상냥하게 대답해준다.

처음 만났을때와는 정반대로 편안한 분위기가 차 안을 멤돈다.

그렇게, 녀석과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를 계속했다.

 

87 : ◆cjitx1hLjk 2013/05/05(日) 23:01:57.84 ID:Wsv7T0YEo
 
이 시간을 끝내고 싶지 않아서, 끊임없이 화제를 만들어낸다.

대화를 나누던 도중, 신도우에게 메일을 보낸다.


[오늘은 이 쪽에서 집까지 바래다줄거니까 마중나오지 않아도 돼.]


조금이라도 이 시간을 오래 유지하고 싶었으니까.

그런 나의 마음을 녀석에게 말로 표현하고 싶었지만, 필터가 그것을 방해한다.


「오늘은 피곤하니까 집까지 바래다줘.」


오늘 정도는, 어리광을 부려도... 괜찮지?

 

88 : ◆cjitx1hLjk 2013/05/05(日) 23:03:34.41 ID:Wsv7T0YEo

 집에 도착할때까지 계속해서 대화를 나눴다.

1개월 반 정도뿐이지만, 소중한 추억들.

만났을 때 부터 시작된, 많은 추억들을 되돌아본다.

오늘의 오디션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을 때, 차가 집 앞에 도착해버렸다.

조금 더 천천히 달렸으면 좋았을텐데.

반은 아쉽다고 생각하면서,
또 반은 내일도 이야기 할 수 있다는걸 기뻐하고 있는 내가 있었다.

 

89 : ◆cjitx1hLjk 2013/05/05(日) 23:05:10.39 ID:Wsv7T0YEo

집 앞에서, 차에서 내리자, 녀석이 조수석의 창문을 열고 웃으며 말했다.

 

「생일, 축하해.」

 

남겨진 나는 중얼거린다.

 

「축하한다는 말은... 하, 한번이면 충분하다고....」

 

90 : ◆cjitx1hLjk 2013/05/05(日) 23:06:51.19 ID:Wsv7T0YEo

밤바람이 붉게 물든 뺨을 쓰다듬는다.

천천히 정원을 걸으면서 생각한다.

오늘만큼 정원이 넓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

뜨거워진 얼굴의 열을 식히기에는 딱 좋은 거리였으니까.


그래도, 혹시 다른 누군가가 나를 보지 않도록 슬쩍하고 집으로 들어간다.

방에 슬쩍 들어가, 식은땀을 훔치며 한숨을 내쉬었다.

 

91 : ◆cjitx1hLjk 2013/05/05(日) 23:08:58.00 ID:Wsv7T0YEo
 
그저 자신의 방에 들어올 뿐인데 느껴지는 스릴에 묘하게 흥분한 자신을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샤를과 녀석이 준 선물을 껴안은채로 침대위로 뛰어든다.

벅차오르는 고양감을 억누르며, 천천히 포장지를 벗겨내고 나온 종이상자를 열자,
하트모양의 작은 핑크색 나무상자가 나왔다.
 

보석상자인가?

너 치고는 꽤나 좋은 센스네.

혼잣말에도 필터를 거치는 것은 잊지 않는다.

 

92 : ◆cjitx1hLjk 2013/05/05(日) 23:10:58.95 ID:Wsv7T0YEo

천천히 나무상자를 열자, 핑, 하는 금속음이 들렸다.


오르골?

 


금속 건반이 연주하는 멜로디.

 


『DIAMOND』였다.

 


93 : ◆cjitx1hLjk 2013/05/05(日) 23:12:17.26 ID:Wsv7T0YEo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고 나서 15년째.

세상은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 변해갔다.

순조롭게 톱아이돌을 향해 걸어간다.

수 많은 일들에 쫓기며,
수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았고,

내 옆에는 항상 네가 있었어.

언제까지고 이런 날들이 계속 되겠지.

그렇게, 생각했었다.

 


95 : ◆cjitx1hLjk 2013/05/05(日) 23:13:04.96 ID:Wsv7T0YEo

 ───이 때의 나는, 변해가는 세상의 빛을 아무런 의심도 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96 : ◆cjitx1hLjk 2013/05/05(日) 23:16:14.81 ID:zM2e4kxao

 ─────다음 날.。


이오리「아.... 조, 좋은아침.」

P「아, 좋은아침. 선물 열어봤어?」


이오리「에, 아, 아직 안 열어봤어. 어제는 피곤했으니까.」


P「그래...」


이오리「빠, 빨리 일하러 가자!?」

 

97 : ◆cjitx1hLjk 2013/05/05(日) 23:17:38.63 ID:zM2e4kxao

P「그래. 오늘도 기합 들어가있구나.」


이오리「당연하잖아? 빨리 차 가져오라고.」

P「분부대로 하죠. 아, 그리고 오늘부터 신곡 연습할거니까.」

이오리「알았어.」

 

이오리「.......」

 

98 : ◆cjitx1hLjk 2013/05/05(日) 23:18:47.12 ID:zM2e4kxao


왜 항상 미리 말해주질 않는걸까나....

 


놀랄 타이밍을 놓쳐버렸잖아.

 

 


99 : ◆cjitx1hLjk 2013/05/05(日) 23:19:54.71 ID:zM2e4kxao
 
어렴풋하게 톱아이돌이라고 하는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 더 반짝여줘.

그대로 계속해서 빛나면서 나의 이정표가 되어줘.


그 날 네가 찾아준 원석을 조금 더 갈고 닦는다.


반드시, 그 원석은 빛을 발할것이라고 믿으면서.

 

100 : ◆cjitx1hLjk 2013/05/05(日) 23:20:45.63 ID:zM2e4kxao
 
영업, 지방 오디션, 페스티벌.

레슨, 신곡 레코딩.


이 모든것들이 언제나 신선하고.

이 모든것들이 언제나 즐거웠다.

 


두번째 곡의 차트는 20위였다.

 

101 : ◆cjitx1hLjk 2013/05/05(日) 23:22:18.06 ID:zM2e4kxao

 ────어느새 계절은 흘러 크리스마스.

세상의 모든 연인들이 들뜬 마음으로 보내는 날.

불안하게 술렁이던 세상은,
눈부시게 장식되어간다.

나는 그것을 자동차의 조수석에서 노려보고 있었다.

어차피 이 날이 끝나면 크리스마스같은건 아무래도 좋으면서.

크리스마스가 끝나면 바로 신년맞이로 갈아탈거잖아?

부러운 마음을 숨기려는 듯이 비굴한 변명을 늘어놓는다.

 

102 : ◆cjitx1hLjk 2013/05/05(日) 23:23:38.49 ID:zM2e4kxao

소중한 사람이 있는 여자라면 가슴이 뛰겠지.
나도, 조금이지만 크리스마스라는 말에 가슴이 뛰는것이 느껴진다.。


하지만 아이돌에게 있어서 크리스마스란 일해야 할 때.


『일』이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니
뭐냐고, 놀리는거야?


유리에 비친 것은 아이돌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얼굴이였다.

차라리, 이걸로 밀고 나가볼까?

 


103 : ◆cjitx1hLjk 2013/05/05(日) 23:24:32.65 ID:zM2e4kxao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의 오브제를 지나갔을 때.

전나무 아래에서 껴안고있는 연인을 보았다.


분명 사랑을 맹세하고 있는거겠지.

 

일단 차에서 내리면 옆에서 운전하고 있는 녀석을 발로 차 줄거야, 하고 맹세했다.

 

────세번째 곡의 차트는 17위였다.

 


104 : ◆cjitx1hLjk 2013/05/05(日) 23:26:56.28 ID:dRzr6h7Lo

 설 연휴.

그런건 이미 스케쥴을 확인했을 때 부터 포기했어.


그리고, 드디어 느긋하게 쉴 수 있게 된 1월 6일.

오랜만에 저녁때부터 시작되는 스케쥴이였지만,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잊어버린 나는
점심 전부터 소파에 앉아있었다.


이 소파에 앉는것도 꽤나 오랜만일지도.

그렇게 감상에 젖어있을 때, 녀석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105 : ◆cjitx1hLjk 2013/05/05(日) 23:28:20.29 ID:dRzr6h7Lo

 P「과자 업체로부터 제휴 제의가 들어왔어.」

이오리「아아, 다음 달에는 발렌타이가 있었지.」


P「이오리가 오리지널 초콜렛을 생각해 줬으면 한다던데.」


이오리「그래」

P「그래」


이오리「이제 한달밖에 안남았네.」


P「내일까지 생각해 줬으면 좋겠데.」

 

106 : ◆cjitx1hLjk 2013/05/05(日) 23:29:25.92 ID:dRzr6h7Lo

 

이제, 이 녀석의 말에는 놀라지 않기로 했다.

 


그래도, 일단 녀석을 걷어차주었다.

 


107 : ◆cjitx1hLjk 2013/05/05(日) 23:30:35.64 ID:dRzr6h7Lo

소파에 바로앉아 이어폰이 꽂힌 MP3 플레이어를 꺼낸다.


갑자기 오리지날 초콜렛을 생각해 달라니.


연습중인 신곡을 반복재생으로 듣다가,
무심코 반복재생 기능을 껐더니
그리운 곡이 흘러나왔다.

 

 

    아, 오리지널 초콜렛. 생각났을지도.

 


108 : ◆cjitx1hLjk 2013/05/05(日) 23:32:39.54 ID:dRzr6h7Lo

 ────2주일 후.。


텔리비전에서 나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것을 듣고, 힐끗하고 바라본다.

내가 생각해낸 오리지널 초콜렛의 CM.


《───반짝반짝 빛나는 나의 마음》


《너에게 닿기를『DIAMOND』────》


《미나세 이오리의 다이아몬드 초콜렛》


마지막으로 초콜렛의 메이커 로고가 몇초간 화면에 비친 뒤, CM은 끝이났다.

 

109 : ◆cjitx1hLjk 2013/05/05(日) 23:33:30.62 ID:dRzr6h7Lo

P「이쁜 초콜렛이네.」

이오리「그치?」


P「응. 은색 실이 반짝반짝 거려서 귀엽고.」


이오리「나로써는 진짜 다이아몬드를 넣고 싶었지만.」


P「부자의 발상이란 무섭구나.」

 

110 : ◆cjitx1hLjk 2013/05/05(日) 23:34:46.92 ID:dRzr6h7Lo

이 은색 실이 들어가있는 초콜렛은 여자 중고생들에게 대 인기.

CM의 세뇌효과 덕분인지,『DIAMOND』가 실린 CD의 판매량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발렌타인데이가 끝날 때 쯤에는 차트 상위에 나의 곡들이 줄줄이 나열되어 있는 이례적인 사태가 벌어졌다.

사무소의 모두가 놀라고, 기뻐하며, 축하해 주었다.


방송국으로 향하는 차 안.

아무렇지도 않게 튼 라디어에서,
『DIAMOND』가 흘러나온다.

 

111 : ◆cjitx1hLjk 2013/05/05(日) 23:35:52.44 ID:dRzr6h7Lo

 

 《───네, 그럼 이번주의 대망의 1위는!》

 

《미나세 이오리,『DIAMOND』입니다───》

 


117 : ◆cjitx1hLjk 2013/05/07(火) 00:32:50.06 ID:sduO+DB8o

 ────그리고, 이야기는 현재로 돌아온다.

 

118 : ◆cjitx1hLjk 2013/05/07(火) 00:33:32.60 ID:sduO+DB8o

이오리「솔로라이브.... 어디에서 열리는건데?」

P「무도관 홀. 5월 5일에.」


이오리「....너, 바보아니야?」

P「그리고, 사쿠라 텔레비전에서도 방송할 거니까.」


이오리「....정정할게. 넌 왕바보였어.」

P「아, 4월 넷째주에는 앨범도 출시할거야.」


이오리「그래」


P「16곡이나 들어갈테니까 열심히 해.」

 

119 : ◆cjitx1hLjk 2013/05/07(火) 00:34:23.22 ID:sduO+DB8o

왜 항상 이런 중요한 일들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말하는 걸까?

앞으로 2개월 후에 앨범 출시라니, 미친거나 다름없잖아.


긴장의 끈을 한시라도 놓을 수 없다.

하지만, 이런 긴장감이 또 기분좋게 느껴지는건, 내가 너에게 중독되었다는 증거일까.


뭐, 서프라이즈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

 

120 : ◆cjitx1hLjk 2013/05/07(火) 00:35:22.27 ID:sduO+DB8o


앨범 발매에 맞춰진 일들을 소화해낸다.
아이돌활동을 통해서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줄 수 있다는 것이 기뻤다.

너무나도 멋있는 직업.

아이돌이 되어서 다행이야.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행복을 맛보았다.

언젠가 너에게도 무언가를 주고싶어.

 

레코딩은 15일만에 끝이났다.


121 : ◆cjitx1hLjk 2013/05/07(火) 00:36:05.41 ID:sduO+DB8o


물론 대충한 것은 아니다. 완벽하게 레코딩 했다구?

집에 돌아가서도 2주일간 개인연습을 계속 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122 : ◆cjitx1hLjk 2013/05/07(火) 00:37:06.96 ID:sduO+DB8o

 P「오, 수고했어.」

이오리「다음 일은 뭐였지?」

P「일단 라디오 방송국으로 가야 돼.」

이오리「알았어.」


P「라디오 방송국에있는 찻집에서 잡지 취재도 있어.」

이오리「알았어. 자, 빨리 가자?」

 


124 : ◆cjitx1hLjk 2013/05/07(火) 00:37:57.96 ID:sduO+DB8o

일년동안 함께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대답.

당황하지 않는다. 놀라지 않는다.
일일이 반응해 봤자 지칠 뿐.

그래도 가끔은, 엄청나게 놀라는 척을 해 준다.


서프라이즈는 중요하니까.

하는 쪽도, 당하는 쪽도.

 

────그 녀석의 생일은, 언제인걸까.

 

125 : ◆cjitx1hLjk 2013/05/07(火) 00:39:21.67 ID:sduO+DB8o

물어보고 싶지만, 뭔가 부끄러워서 물어볼 수가 없다.

일단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 해 본다.


「너, 생일은 언제야?」


「왜? 뭔가 주려고?」


「왜, 왜 그렇게 되는건데!」

 

126 : ◆cjitx1hLjk 2013/05/07(火) 00:40:26.21 ID:sduO+DB8o


 「너한테 뭘 줄 바에야 야생동물한테 주는게 훨씬 나아!」

 


자연스럽게 물어볼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녀석의 생일을 축하해 본다.

그렇게, 침대위에서 혼자 고민에 빠져있었다.


바보같아.

 

127 : ◆cjitx1hLjk 2013/05/07(火) 00:41:21.39 ID:sduO+DB8o
 
이런 부끄러운 짓을 하고 있었던건, 그냥 한가했으니까.

반년만에 하루 통째로 쉴 수 있는 휴일이였으니까, 진정이 되지 않는게 당연하잖아.


주방에서 몰래 오렌지 주스를 꺼낸다.

딱히, 누가 뭐라고 하는건 아니지만.

나쁜 짓을 하는 어린이의 마음을 잃지 않는것도 중요한 일이다.
초심을 잃지 않는건 중요하니까.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잣말로 변명을 늘어놓는다.

 

128 : ◆cjitx1hLjk 2013/05/07(火) 00:43:01.26 ID:s8JOnwQwo

오렌지 주스를 한 손에 들고 집안을 돌아다니다가
익숙한 뒷모습이 아버지의 서고에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익숙한 뒷보습이긴 하지만, 이 집에서 그 모습을 보는 것은 처음이였다.


....어째서 그 녀석이, 우리 집에?


계약갱신은 미나세가의 회사에서 했고,
갱신한지도 얼마 되지 않았을 터.


서고에 들어가려고 하자 마침 서고의 문을 열고 나온 신도우가 앞을 막아섰다.

 

129 : ◆cjitx1hLjk 2013/05/07(火) 00:44:09.76 ID:s8JOnwQwo

 「방해하지마.」


애써 냉정하게 행동한다.

신도우는 아무 말 없이,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비켜.」


「지금, 주인님께서는 중요한 손님과 이야기를 나누시는 중입니다.」


「그 중요한 손님이라는게.... 내 프로듀서잖아?」

 

130 : ◆cjitx1hLjk 2013/05/07(火) 00:45:22.97 ID:s8JOnwQwo

신도우는 그저 아무 말 없이 서 있었다.

긍정이나 다름없는 반응.


어째서.....?
나의 프로듀서라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 내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터이다.

오히려, 내가 같이 있어야하는거 아니야?

머릿속을 수 많은 의문들이 헤집고 다닌다.

이루 말할 수 없는 나쁜 예감이 나의 심장을 방망이질 하기 시작했다.

 

131 : ◆cjitx1hLjk 2013/05/07(火) 00:46:10.36 ID:s8JOnwQwo

내가 모르는 곳에서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다.

나의 안에서, 불안이라는 벌레들이 꿈틀거린다.

절망과 닮은 무언가가, 나의 마음을 살짝 쓰다듬었다.


기분나빠.


호흡조차 힘들어지고 눈 앞의 광경이 멀어져간다.

희미해져가는 의식을 붙잡으며 그 자리에서 버틴다.

 

132 : ◆cjitx1hLjk 2013/05/07(火) 00:46:59.21 ID:s8JOnwQwo

 나를 덮치는 모든 기분 나쁜것들을 몰아내듯이 강하게 문을 열자


나쁜 짓을 하다가 들켰을 때의 어린아이같은 표정을 짓고있는 네가 그곳에 있었다.

 

「너.... 여기서 뭘 하고있는거야.....?」

 

어떻게든, 그 말만을 내뱉었다.

 

133 : ◆cjitx1hLjk 2013/05/07(火) 00:47:41.55 ID:s8JOnwQwo

 「왜 아무말도 안해....?」


한심한 얼굴을 하고있는 녀석의 멱살을 잡으며 흔든다.


「────이오리, 그만하거라.」


「아버지는 끼어들지 마세요! 이건 이 녀석과 나의 문제니까!!」


처음으로 아버지를 노려보았다.
지금까지 비교적 냉정하다고 생각했던 자신이,
이 녀석과 관련된 일이라면 금세 이성을 잃어버린다는 것을 깨달았다.

 

134 : ◆cjitx1hLjk 2013/05/07(火) 00:48:24.00 ID:s8JOnwQwo
 
「너도 무슨 말이라도 해보라니까!?」


「미안.....」


「왜 그런 한심한 표정을 짓는건데!?」


긴장된 이 분위기를 부수고 싶어, 한층 더 소리를 높였다.


「나한테 숨기면서까지 아버지를 만난건 어째서야!?」

 

135 : ◆cjitx1hLjk 2013/05/07(火) 00:49:08.97 ID:s8JOnwQwo

「이오리! 적당히 하거라.」


「....아...아버지....」

「그에게 너의 프로듀스를 부탁한건 나다...」


「에.....?」


「헐리우드에서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그라면」

「너를 톱아이돌로 만드는 것도 쉬울테니 말이다.」


「헐리우드...?」

 

136 : ◆cjitx1hLjk 2013/05/07(火) 00:50:39.95 ID:s8JOnwQwo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이 녀석을 어떻게 생각했지?


───뭔가 믿음직하지 못한 녀석.


  전형적인 무능해 보이는 인상이잖아───


통찰력이 없는 것에도 정도가 있다.
보이는 모습 만으로 상대방을 내려다 보는 최저의 행동.

얼마나 나를 부끄럽게 만드려는 거야.


「그는 1년만에 너를 톱아이돌로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다.」

 


137 : ◆cjitx1hLjk 2013/05/07(火) 00:51:32.68 ID:s8JOnwQwo

 담담히 흘러나오는 말에 상처를 받는다.


부모의 힘을 빌리지 않고 톱아이돌이 될 생각이였다.

그런데, 내가 모르는 곳에서 부모의 힘에 의존하고 있었다니.
너무나 우스워서 웃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자존심이 소리없이 무너져 내려간다.


그와 동시에 지금까지의 일들을 떠올리고, 납득한다.

 

138 : ◆cjitx1hLjk 2013/05/07(火) 00:52:21.97 ID:s8JOnwQwo

1년전의 오디션도.

노래도.

신인 프로듀서가 준비할 수 있는것이 아니다.

나는 자신의 힘으로 춤 출 생각이였는데, 그것도 아니였던 거네.


지금까지 이런 일들은 아무렇지도 않다며 떠들어대던 자신을 죽이고 싶어졌다.


이제 마음은 너덜너덜, 그런 마음을 대변하듯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139 : ◆cjitx1hLjk 2013/05/07(火) 00:54:06.52 ID:s8JOnwQwo

「나를 톱아이돌로 만들어서 어쩔 생각이였는데?」


「이오리.... 이제 충부히 만족하지 않았니?」

「언제까지 어리광을 부릴 생각이냐?」


「...어리광?」


「그래. 이제 조금 있으면 너도 16살이다.」

「아이돌 같은건 그만두고 결혼하거라.」

「이미 너에게 어울리는 남자는 몇 명 봐 두었다.」

 

140 : ◆cjitx1hLjk 2013/05/07(火) 00:55:41.50 ID:s8JOnwQwo


 「나는... 나는, 아이돌을 그만 둘 생각같은건 조금도 없어!!」


여러가지 감정과 함께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것을 감추듯이 방에서 뛰쳐나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흘러내린 감정을, 살짝 닦아낸다.

여러가지 감정들이 뒤죽박죽 섞여,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샤를을 껴안은채로 침대위에 쓰러지듯이 드러눕자,
문득 일년 전의 일이 떠올랐다.

 

141 : ◆cjitx1hLjk 2013/05/07(火) 00:56:36.51 ID:s8JOnwQwo

나의 첫 오디션.
결과는 참담했지만, 그 날부터 나의 세계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엄청난 수의 레슨을 소화하며
엄청난 수의 일들을 소화하고

반짝이고 있는 빛이 있는 곳 까지 손이 닿을 수 있는 곳에 오게되었다.
나는 단순한 여흥으로 아이돌을 한게 아니다.

언제나, 진지하게, 진심으로 이 일을 해 왔다.

그래도, 언제나 그 녀석에게 도움을 받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결국, 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자신의 무력함을, 통감했다.

 

142 : ◆cjitx1hLjk 2013/05/07(火) 00:57:38.12 ID:s8JOnwQwo

샤를을 껴안은 팔에 힘이 들어갈 때, 누군가가 방 문을 노크했다.

방의 밖에서 들려오는 녀석의 목소리.


「내일은 페스티벌이니까, 오늘은 편히 쉬고 내일의 준비를 해 줘.」


상냥한 말을 건네받지 못한 것 보다.
상냥한 말을 기대한 자기 자신에게 실망했다.

약속의 1년까지 앞으로, 조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쏟아져 나오고 있던 눈물을 닦아냈다.

 

143 : ◆cjitx1hLjk 2013/05/07(火) 00:58:24.01 ID:s8JOnwQwo


 「내일은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줄거니까!!」


문 저편에서는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지만.
문 저편에는 분명 녀석이 서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내가 해야 할 일은 정해져있다.

수 많은 감정들을 마음 깊숙한 곳에 묻는다.

팬들 모두의 성원이 나에게 힘을 줄 것이라 믿고 잠이 들었다.

 

144 : ◆cjitx1hLjk 2013/05/07(火) 00:58:58.94 ID:s8JOnwQwo
 
────뭔가가 변하기 시작하는건, 언제나 이 계절이네.

 

145 : ◆cjitx1hLjk 2013/05/07(火) 01:00:11.94 ID:s8JOnwQwo

다음 날 부터는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했다.

나도 그 녀석도, 일에 지장을 주는 일은 없었다.

두 사람만이 있을 때에는 침묵만이 흘렀다.

흥. 조금은 마음고생좀 하라고.
남의 기분같은건 신경도 쓰지 않고 자기 멋대로 없어지려고 했으니까.

강하게 살아야만이 아이돌.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나는 나. 자신이라고 하는 나.

하면 할 수 있어. 하니까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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