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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허니의 일기」9 끝

댓글: 15 / 조회: 3877 / 추천: 3



본문 - 09-25, 2012 20:45에 작성됨.

■라이브 당일

누가 뭐라해도 오늘은 와버리는 법이다.

내게 있어선 프로듀스 해 온 것중에 가장 큰 라이브라고 생각한다.

그걸 미키와 함께 싸울 수 이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린다.


나는 오늘 라이브에서 미키가 이기면 미키에게 내 마음을 전하려고 생각한다.

만약 졌을 경우는, 나도 남자다. 여자아이를 둘 다 부끄럽게 만들진 않을거다.


나는 오늘은 공평한 싸움이 되도록 일절 조언등을 금지하고 있다.

딱히 미키나 하루카에게 그러라고 들은건 아니고 내 자신 스스로가 정한 것이다.


미키도 그걸 알아준 모양이라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단지 한마디「이기고 올께」라고만 말해주었다.




■하루카의 라이브

이번 라이브 배틀은 전과 같이 미키는 후공이었다.

즉, 하루카의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본 관객을 상대하지 않으면 안된다.


미키의 팬도 와 있지만 팬수로는 하루카의 팬이 많겠지.

완전히 전 하루카와 마왕 엔젤의 라이브를 재연하고 있지만, 신기하게도 미키가 진다는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오히려 미키가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이 떠오를 정도다.


하루카의 라이브가 시작되었다.

꽤 큰 규모의 경기장 라이브.

하루카가 스테이지에 올라가니 객석에서 쪼개질 정도의 환성이 올라왔다.


이 목소리의 크기만으로 우리들이 적지에 와 있다는걸 깨달을 수 있었다.




하루카의 라이브는 압권이었다.

목소리 한번에 청중들이 응답하고, 하루카가 손을 들면 사이리움이 좌우로 흔들린다.

마치 아이돌과 팬이 한 몸이 된 것 같았다.


하루카는 첫 곡째부터 전력을 다했다.

「태양의 질투」로 시작해,「나는 아이돌」이나「똑바로」등 밝은 업넘버로 관객의 호응을 최고조로 받았다.


중간중간 MC를 넣어 관객의 체력을 생각하는 점도 역시 A랭크 아이돌이라 생각했다.

하루카는 마지막 MC로 마지막 흐름으로 몰고갔다.

익숙한 베이스 라인과 카운트, 그리고 환성, 경기장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I Want」다.

예전 프로젝트 페어리가 전혀 상대도 되지 않은채 져버린 그 곡.

아무래도 이 곡은 중독성이 강한 모양이라, 하루카에겐 어울리지 않는 각하 캐릭터가 정착되어버린 곡이다.


말할 것도 없이 휴식상태였던 관객의 열기는 다시 최고조로 돌아왔다.

하루카는 라이브에서 완급을 조절하는것이 특히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관객의 열기를 자기 마음대로 조절한다는 기분이 든다.




「거기에 무릎 꿇어」라는 성원과 함께 경기장이 흔들린다.

하루카도 만족한 듯이 웃고 있었다.

「I Want」가 끝나자 하루카는 관객에게 말을 걸었다.

「여러분. 제겐 커다란 꿈이 있어요! 그건 여러분이 저를 알아주고, 저를 좋아해주는 아이돌이 되는 거예요!」

흥분이 식지 않은 탓인가, 하울링이 생겼다.

「그러니까 저는 이 꿈을 노래에 담아 부르겠어요! 들어주세요! "READY!!"」

하루카가 마지막으로 고른 곡「READY!!」

이건 765프로 전원의 노래라고 할 수 있고, 딱히 누군가를 위한 노래는 아니지만, 하루카의 꿈에 맞는 곡이라는 의미로는 이게 제일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곡이 끝난다.

하루카의 라이브도 끝난다.


객석에서 하루카를 부르는 목소리가 울려퍼져서 하루카도 그에 응하듯 손을 흔들었다.


계속 옆에 있던 미키는「역시 하루카는 굉장하네」라고 기쁜듯이 웃었다.




■미키의 라이브

하루카의 라이브 후로 관객은 당연한 것처럼 하루카와 미키의 퍼포먼스를 비교하겠지.

여기서 압도되어버리면 이길 싸움도 이기지 못한다.

미키도 그걸 아는 모양인지 적당히 긴장감을 가지긴 했지만 동요는 하지 않는다.


무대 뒤로 돌아온 하루카가 내게 인사를 했지만 미키에겐 말을 걸지 않았다.

미키도 신경쓰지 않는 모양이라 하루카와 눈만 마주치고 스테이지로 걸어갔다.


미키를 눈으로 배웅하는 하루카도「미키, 굉장히 성장했네요」라고 말하고 기쁜듯이 웃었다.


미키가 스테이지에 올라왔다.

객석에서 하루카가 올라왔을 때에 지지 않을 정도의 환성이 울려퍼진다.




미키가 스테이지 중앙에 서니 현란한 조명이 미키를 비추었다.
「모두─!! 가보자─!!」미키의 목소리와 함께 음악이 흘러나온다.

미키의 세트리스트는 기이하게도 하루카과 같이, 전반에 업템포의 곡으로 관격을 사로잡는 것이었다.

「Day of the future」의 현란한 신시사이저에 몸을 맡겨 노래하고,

「흔들흔들 퓨쳐」의 달콤함으로 지지 않게 노래하고,

「두근! 뱀파이어걸」로 곡의 흐름을 서서히 바꾸어가며,

「오버마스터」를 미키 혼자서 불렀다.


중간 MC때 하루카가「지금은 어느쪽이 우세하죠?」라고 물어왔다.

솔직히 지금은 아직 하루카지만, 지금부터 어떻게 승부를 가져가느냐에 미키의 역전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미키의 퍼포먼스는 하루카의「아이돌와 팬이 함께 만드는 라이브」와 달리「관객에게 보여주는 라이브」라고 생각한다.

어느 쪽도 일장일단으로 좋고 나쁜점이 있다. 오늘 와 있는 관객이 어느 쪽인가에 커다란 영향을 주겠지.


그리고 지금부터 미키의「보여주는」라이브의 진면목이 시작된다.


미키의 MC가 끝나자 스테이지의 조명이 사라지고 어두워졌다.

피아노의 선율이 흐른다.

「마리오네트의 마음」이다.

어딘가 슬픈듯한 멜로디에 애달픈 마음을 강하게 담아 부르는 미키의 대표곡.


관객의 환성은 한 순간에 잠잠해졌다.




이 곡을 발매했을 때는 15살이 무슨 노래를 부르는거냐, 고 한 순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실제로 나도 그렇게 생각했고)

하지만 그 고정관념에도 지지 않는 이 곡은 엄청난 히트를 쳤다.

미키의 표현력의 산물이겠지.

그 이후, 미키는 여성의 애달픈 심정을 노래하는 아이돌로서 남성뿐만이 아니라 여성에게도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오느은 여성의 애달픈 심정을 그린 두번째 곡을 처음으로 선보이기도 한다.

곡명은「relations」. 남녀의 삼각관계를 그린 곡.

작사는 호시이 미키로, 15살이 어쩌고 저쩌고 또 화제로 오르겠지.


여성으로서의 자존심까지도 버리고 사랑하는 남자에게 사랑받고 싶다, 사랑하는 남자에게 다른 여자가 있어도 상관하지 않으니 나만을 봐달라는, 조금 비뚤어진 애증극을 미키는 불러나간다.

15살의 소녀가 부를만한 노래가 아닌데도 미키의 뛰어난 표현력으로 그걸 자신의 세계로 바꾸어 나갔다.

「relations」가 끝난다. 조명이 서서히 밝아지며 미키의 모습이 관객 앞에 나타난다.




그 순간에 노호라고도 할만한 환성이 터졌다.


미키는 마이크를 쥐고「모두─! 고마워─!!」라고 관객에게 응했다.

「미키, 지금 반짝반짝 하고있어─?」라고 관객에게 묻자, 관객에게선 대답과 환호성이 돌아와 미키는 웃고 있었다.


「치──. 미키에겐 이길 수 없었네. 유감스럽다.」라고 하루카는 눈물을 글썽이며 웃었다.

굉장히 강한 아이라고 생각했다.


스테이지에서 미키는 MC를 계속하고 있었다.

「미키말야, 더욱 더 반짝반짝 하고싶어! 모두 반짝반짝 빛나는 미키를 제대로 봐줘야되!」라고 윙크를 날린다.

「마지막은 이 노래를 들어줘! "CHANGE!!!!"」

미키의 노래로 시작된 이 곡도, 765프로 전원용으로 만들어진 곡이다.

미키도 하루카의「READY!!」를 듣고 느낀바가 있었겠지.




미키의 퍼포먼스를 보고 있던 하루카가,

「프로듀서씨. 저 실은 최근에 악역에 푹 빠져서 말이죠. 그러니까 미키의 훼방을 놓고 올께요!」

그렇게 말한 하루카는 마이크를 쥐고 스테이지로 달려나갔다.

이 무슨 천지개벽할……. 마왕 엔젤을 쓰러뜨리고나서 정말 히다카 마이처럼 되버린건가? 하루카.


마침 후렴구에 진입했을 때 하루카가 나타났다.

미키도 놀란 모양이었지만, 웃으며 환영해주었다.

관객에게서 또 높은 환성이 터져나온다.


스포트라이트에 비춰진 두 사람이 스테이지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라이브 후

라이브 종료 후에 미키에게 대기실로 와달라고 문자를 받았다.

대기실로 갔더니 미키와 하루카가 마중해주었다.


미키는 부끄러운듯이 땅을 보고 있었고 하루카는 그걸 보고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분위기를 바꾸고 싶었는지 하루카가「자, 빨리. 말해야지, 미키?」라고 팔꿈치로 찔렀다.

미키가 알았다구, 하며 당황해하는걸 보고 원래는 이렇게 사이가 좋았었다고 생각하니 스스로의 존재가 미워졌다.


「저, 저기, 프로듀서. 저, 전번의 약속 기억하고 있어?」라고 자세를 바로하고 물어왔다.

「그 조사할때 그거?」라고 답했더니 굉장한 기세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를 그, 허니라고 불러주는 거였지?」라고 확인했다.

「으, 응. 그러니까 미키, 지금부터 부를께. 프, 프로듀서를 허, 허니라고!」굉장한 안력이었다.

하지만 내게도 말해야 할 것이 있었으므로「스톱」하고 제지를 했다.




「미키, 잘 들어. 한번밖에 안말할거니까.」라고 미키에게 말했다.

「으, 응. 알았어」

「미키, 나는, 그, 저기 뭐냐. 그래, 그」하루카에게 옆구리를 찔렸다.

「미키!」무심코 목소리가 커진다.

「으, 응!」

「미키, 나는 널 좋아해!」간단하게 말했다.

「미, 미키도」

「하지만 사귀지는 않아. 이유는 알지?」

「으, 응……. 아이돌과 프로듀서니까, 그렇지?」

「그러니 누구도 미키를 모르는 사람이 없는 톱 아이돌이 되어서 계속 반짝반짝 하는거야」

「응」

「그러고 몇년간 노력해서, 반짝반짝하는게 지쳤을 즈음에 아이돌 은퇴해서 말야.」

「그 때, 나랑, 결혼하자」분명 이 때의 내 얼굴을 빨개졌을거라고 생각한다.

「응! 허니!」라고 말하고 미키가 안겨왔다.

가슴에는 언젠가 선물해줬던 목걸이가 있었다.

나는 그걸 미키의 왼손으로 가져가 조금 커다란 반지 모양의 펜던트를 미키의 약지에 끼웠다.


「조금 더 미래의 일이지만, 기다려 줄래?」나는 할 필요도 없는 질문을 던져보았다.

「그런건 묻을 필요도 없어! 계속 계속 기다릴테니까! 허니!」




■그 후
지금 다시 읽어보니 상당히 부끄러운걸 적었구나, 나도.

이게 흔히 말하는 흑역사라는 건가…….


그 후, 미키는 하루카와 같은 A랭크 아이돌이 되었다.

미키는 톱 아이돌의 일원으로서 매일 즐겁게 활동했다.


물론 내 담당아래서.

게다가 하루카도 내가 담당을 하게 되었다.

그래, 하루카와의 라이브에서 선보인「relations」지만, 라이브의 효과인지 랭킹에서 1위를 획득하여 아이돌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굳혔다.




하루카와의 라이브도 이제 6년전 얘긴가.

미키도 21살이 되어 더욱 아름다운 어른이 되었다. (난 그대로 아저씨지만)


그 사이에 호시이 미키를 둘러싼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

페어리의 기간한정 부활이라던가, 류구 코마치가 복수전을 신청한 것이라던가, 설마 그 히다카 마이와 직접 대결을 했다던가.


세어보자면 끝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도 내일로 전부 끝.

내일로 아이돌「호시이 미키」는 은퇴한다.


내일부터 모두의「호시이 미키」는, 나의「호시이 미키」가 된다.

뭐어, 괜찮겠지? 6년이나 참아왔으니까.


그러니까, 내일 나는 미키와 결혼한다.

이 얘기를 먼저 꺼낸 것은 미키였다. 물론 나는 승낙했다.


사무소의 모두는 기뻐해주었다. 물론 하루카도. (아마도)

하루카에겐 이 일을 사장보다 먼저 알려주었다.

그랬더니 하루카는,

「흥──. 그런가요. 부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주세요.」라고 외면했다.

「아, 하지만, 혹시 미키에게 질려버리면 제게 와주셔도 되니까 말이예요?」라고도.

이녀석, 역시 마왕 엔젤 이후로 S에 눈을 떠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그 때 함께 있던 미키도「으으으, 역시 하루카는 방심할 수 없어!」라고 했다.




뭐어, 어찌 되었던 간에, 이 일기에 미키에 대해 적는건 이게 마지막이 되겠지.

지금 생각하면, 정말 길었구나, 하고 감개가 깊어진다.


그래그래. 최근 들어서, 랄까 미키에게 허니라고 불려지고 난 후부터 생각하게 된 것이지만,

미키의 데뷔곡「흔들흔들 퓨쳐」의 한 소절이기도 한「알려줘 허니 미래는 무슨 색이야?」라는 부분.

내게 있어서 미키와의 미래는 무슨 색일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마도 굉장하 밝은 노락색이 아닐까 생각한다.


왜냐면, 음, 이 이상은 너무 적어버리니까 오늘은 이만 자자.

내일을 준비해야지. 게다가 계속 불을 켜두면 내 아내가 깨버리니까.


아, 젠장.

이걸 다시 읽었더니 왜 자꾸 웃음이 나오는지.







마지막 일기를 전부 읽고서, 여성은 낡아서 닳고 색이 빠진 일기를 닫았다.

그녀의 주름진 손이 일기를 강하게 움켜쥔다.


이걸 발견한 것은 좀 전, 뭐든지 귀찮아하는 그녀가 흔치 않게도 서랍의 정리를 하고 있을 때였다.

이 일기는 골판지 상자안에 정리되어 있어 전부 20권을 넘어 있었다.

이건 그 마지막 일기였다.


자신에 대해 상세하게 적혀있는 것을 보자니, 그만 부끄러워서 등이 간지러울 정도였다.

그러고보면 결혼하기 전, 함께 살기 시작하고나서도 그는 핸드폰이나 컴퓨터가 아니라, 노트에 무언가를 적고 있었지만 이것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몇번이고 물어봐도 그는 알려주지 않았으므로, 어느샌가 신경을 꺼버렸었다.


깨닫고보니, 그녀가 앉은 마루에 주황색 빛이 쬐어들고 있었다.

읽기 시작한건 점심 전이었는데, 라고 그녀는 놀란다.




그녀──옛 성 : 호시이 미키는 나이를 먹어가면서도 변하지 않는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흔들며, 몇년만인지 모를 노래를 입에 담았다.


알려줘 허니

미래는 무슨 색이야?


악기도, 연주하는 이도, 조명도 스테이지도 마이크도 없는 이 곳에서, 관객은 울타리뿐인 라이브가 열렸다.

조금 더 젊었으면, 그녀를 아는 이가 몇 명은 있었겠지만, 지금은 아이돌 호시이 미키는 과거를 그리워하는 TV방송에서 밖에 볼 수가 없다.

당연히 그녀가 큰 소리로 노래하려해도, 공허롭게도 그녀의 노래는 석양에 빨려들어갈 뿐이다.


목소리에 그 때와 같은 탄력도, 광택도 강함도 없다.

나이가 들었구나, 하고 그녀는 탄식했다.




아아, 저녁 준비를 해야지.

그녀는 생각난 일로 노래를 그만하고 방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러자, 울타리 너머로 달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무래도 울타리 너머에 제대로 된 관객이 있던 모양이다.


「미키쨩! 더 노래 안해?」


대문을 힘껏 열며 짧은 갈색 머리의 여자아이가 달려왔다.

작은 여자아이는 그녀의 품에 안겨들더니 앵콜을 요구해 왔다.


「얘! 미키쨩이 아니라 할머니라고 해야지」

품에 있는 작은 여자아이와 똑 닮은 여성이 모습을 나타냈다.

여자아이의 엄마이면서 그녀의 딸.

즉 품 안에 있는건 귀엽고도 귀여운 그녀의 손녀였다.




「노래는 또 다음에 불러줄께」

손녀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는 그녀의 얼굴에 예전과 같은 말광량이의 모습은 사라지고 어머니의 모습이 남았다.

「벌써왔니. 놀이동산갔다가 저녁도 먹고 올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녀는 오늘의 딸들의 예정을 떠올리며 말했다.

「이 애가 엄마 혼자라면 불쌍하다고 소란을 떨잖아. 정말 큰일이었다니깐?」

딸의 부풀린 얼굴을 보고 예전 모습을 느끼며 그녀는 손녀를 쓰다듬었다.

「할머니 걱정해준거야? 착한 아이네~」

「응! 미키쨩이랑 함께 있는편이 즐거운걸!」

아무 생각없이 웃는 손녀를 보자 엄마도 독기가 빠진 모양이다.




「그러고보니 아빠는?」

그녀는 함께 집을 비운 남편에 대해 물었다.

그녀는 딸이 생기고부터 남편을「허니」라고 부르는 것을 그만두었다.

게다가 그녀의 말투와 일인칭인「미키」도 되도록이면 쓰지 않도록 자제하고 있다.

이제 나이도 찼고 침착해지고 싶기 때문인 것 같다.


「나중에 오지 않을까? 나는 얘가 달려가서 따라왔을 뿐이야.」

딸은 그렇게 말하고 손녀에게 손을 씻게 시켰다.

이 아이는 그녀와 달라서 요령이 좋다고 남편은 말했다. 미키와는 닮지 않았네, 라고 웃으며 말한 것을 기억해냈다.

그녀는 착각도 유분수라고 웃어 넘기지만.

왜냐하면,

「아빠, 내 가슴에 푹 빠져있었어.」

라고 예전부터 남편을 좋아해서 그녀 나름대로 유혹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을 가지고 나서부터는 꽤 자제하고 있지만, 그래도 유혹이 없어진 건 아니다.

뭐어, 지금와서 남편을 빼앗길 걱정같은건 없지만, 딸은 둘째치고 같은 피를 이어받은 손녀의 장래가 걱정된다.




집 안으로 딸들이 들어오고 그녀도 들어가려하자 뒤에서 방해를 받았다.

「다녀왔어. 미키.」

「어서와요. 바람둥이.」

너무도 사랑하는 남편이 돌아왔다.

「이보라고. 갑자기 바람둥이가 뭐야.」

「바람둥이가 아니라면, 딸에게 욕정하는 변태인거야. 앗.」

그만 예전 말투가 나와버렸다. 그런 그녀를 보고 그는 웃는다.

「오랜만에 들었네. 그거.」

「흥. 이것도 전부 당신 탓인거야!」

태도를 바꾸자 그의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어차피 그럴꺼면 또 허니라고 말해줘.」

그는 결혼하고나서 그녀에게 응석부리게 되었다.

「싫은거야.」

실제로는 그리 인색하지도 않다.




「나참, 그럼 어떻하면 말해줄꺼야?」

「그렇네. 그럼 "나는 미키만을 사랑합니다. 딸에게 욕정하는 일 따윈 일절 없습니다"라고 해준다면 좋다구?」

「나는 미키만을 사랑합니다. 딸에게 욕정하는 일 따윈 일절 없습니다.」

즉답이었다.

너무도 빠른 대답에 그녀는 눈을 깜빡였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에헤헤. 허니」하고 웃었다.

남편이 남편이면 아내도 아내다, 라고 딸은 곁눈질하며 소면을 접시에 덜었다.

「저기 허니, 묻고싶은게 있어.」

「응? 뭔데.」

그녀는 마루에 앉아 옆에 앉은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저기말야. 허니의 미래는 무슨 색이었어?」

「뭐야 갑자기? 흔들흔들 퓨쳐야?」

언젠가 물어보려고는 했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알아버린 질문이지만, 역시 그의 입으로 직접 듣고싶었다.

「그래. 허니의 미래는 무슨 색?」

「그렇네……나는.」

하지만 역시 그만두었다. 평소에 심술궂게 구니까 오늘은 그 복수를 하려고 생각했다.

「밝은 노란색이지?」

그 다음에 놀라 눈을 깜빡이는건 그였다.




「어째서 아는거야」

「헤헤. 이거 봐버렸어」

그렇게 말하고 얼굴 옆으로 일기를 들어올렸다. 낡아서 닳고 색이 빠진 일기를 그는 재빠르게 빼앗으려고 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뭐!? 너 그거 본거야!?」

「정말 허니도 참. 미키를 이렇게나 생각해 주었던거네」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일인칭까지 돌아와버린 그녀가 일기의 페이지를 넘겼다.

「시, 시끄러워! 게다가 지금은 조금 다르니까 말야!」

부끄러움을 숨기는게 어설픈 그는 이 말 밖에 하지 못한다.

또냐 이 바보 커플은, 하고 딸은 한숨을 숨기지 않는다.

「그, 그런 것보다. 미키의 미래는 무슨 색이었어?」

「미키는 말야」

「아빠, 엄마. 밥 다 됐어~」

「됐어~!」

다음은 딸에게 방해받았다.

이건 딸의 작은 반항일지도 모른다.

그걸 거드는 손녀는 의미도 모르고 따라했겠지만.




「오, 밥인가. 갈까, 미키.」
「응. 저기, 허니?」
「응? 뭔데?」
돌계단 위에 벗어둔 신발을 정돈한 그가 뒤돌아본다.
「미키의 미래는 말야. 굉장히 달콤한 벌꿀색이었어!」
「그래?」
「나도 마찬가지야.」
그는 행복해하는 그녀에게 상냥하게 웃어보였다.


주위가 주황색에서 군청색으로 들어가는 가운데, 집에 작은 하얀 빛이 들어왔다.

그 빛은 어딘가 옅은 노란색이 섞여 있는 듯이 보였다.

어둠에 삼켜지지 않도록, 혹은 자신을 주장하는 듯이.

그래, 이전의 호시이 미키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앞으로 있을 굉장히 달콤한 벌꿀색 미래처럼.





원문 http://ssimas.blog.fc2.com/blog-entry-418.html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체를 가져오려고 했는데 왜인지 자꾸 잘려서 잘라서 업로드했는데 도배한것처럼 되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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