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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마스터] 후미카 「나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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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31, 2013 18:55에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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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나는 조금 낯가림을 하는 정도인 여자아이였다.
주위와 다른 것은 어떤 것이든 상관하지 않고 책을 읽었고, 하루종일 읽는 일도 있었던 것 같다.
읽는 책 하나하나가 재미있어서, 나는 친구와 노는 것보다도 책에 둘러싸여 있는 것을 종종 선택하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붙여진 별명은 「그늘의 여자」. 틀어박혀서 책만 읽고 있었으니까.

날이 지나면서 그 작은 험담이 내 마음을 도려낼 정도의 괴롭힘으로 바뀌는데 시간은 그리 많이 걸리지 않았다.
괴롭힘을 당하는 나날에 끝내 참을 수 없게 되었지만, 그에 대한 대답은 기분 좋은 책의 세계에 몸을 던지는 것.
동시에 바깥 세계에 대한 관심은 사라졌고, 대답을 낸 순간에 내 시간은 멈춰버렸다.

초등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나는 나가노로 이사를 갔다. 그러나 환경이 바뀌었다고 해도 살아가는 방식은 변하지 않았다.
중학교에서도 고등학교에서도 친구 하나 만들지 않고 책과 함께 살고, 책의 세계에서 시간을 보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나는 대학에 입학했고, 그래도 나는 여전히 초등학생 시절과 똑같이 책의 세계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대학에서는 문학을 배웠고, 삼촌의 가게인 헌 책방에서 가게를 보는 일을 하면서 책을 읽는 매일, 그것이 쭉 계속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손님이었다. 주에 몇 번 오는 정도일까.
매번마다 책은 사지 않고 바라볼 뿐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책부터 어른이 읽는 어려운 책까지.
어쨌든 종류를 고르지 않는 견해에 조금 흥미가 생겼다.
나는 가족 이외에 유일하게 흥미를 가졌지만, 다가오지 않고 간섭하지 않는 사람으로서 그를 그 사람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어?」

나는 어딘지 모르게 분위기로 그 사람이 읽는 책을 알 수 있다.
빗나가는 일은 별로 없고, 빗나갔다고 해도 그렇게 크게 빗나가는 일은 없다.
삼촌이 칭찬해주는 몇 안 되는 특기 중 하나로, 나는 그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 사람이 처음으로 가게에 들어왔을 때 다큐멘터리 소설을 자주 읽는다고 나는 예상했다.
그러나 그 사람이 내민 것은 「요괴 대백과」와 「식물 대사전」.
내 생각과는 너무나 달라서 놀란 나머지 무심코 소리가 나와버렸고, 뺨이 뜨거워진다.
가족 이외의 사람 앞에서 소리를 낸 것은 언제 이후일까.

「왜 그러시죠?」

굳어지는 나를 이상하게 생각했는지, 그 사람은 말을 걸어왔다.
간섭받고 싶지 않아서, 접하기를 바라지 않아서, 고개를 숙인 나는 그 말을 무시한다.
대금은 두 권으로 3500엔, 나온 돈은 5천 엔권.
나는 황급히 천 엔권과 5백 엔 구슬을 쥐고 쟁반에 실어 그 사람에게 보냈다.
적어도 그 사람의 기척이 없어질 때까지 얼굴을 들 생각은 없다.

당황하는 기색을 보인 후 약간 말을 걸어온 것 같았지만, 나는 그것을 계속 무시한다.
다행히 그 사람은 돌아갔다. 떠난 것을 확인한 나는 가게를 닫고 가게 구석에서 무릎을 감싸고 웅크려 앉는다.
책에 둘러싸이는 이 공간은 옛부터 변함 없이 가장 마음이 편해지는 장소다.
그렇다 치더라도 가족 이외의 사람과 이야기한 것은 언제 이후일까.
그늘의 여자라고 괴롭힘을 당하면서 책으로 도망친 나에게 있어서 타인은 공포 이외의 무엇도 아니었다.
그러나 앞으로 그 사람과는 만날 일은 없다. 그런 태도를 취한 점원이 있는 가게에 또 가고 싶다고 생각할 리가 없으니까.



「저, 실례합니다.」

그러나 내 예상은 또 깨졌다. 놀라는 나를 뒷전으로 그 사람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어제 책을 샀는데, 기억하고 있으려나.」

무심코 수긍한다. 그 두 권은 잊으려고 해도 잊을 수 없다.
기억하고 있었던 것에 안심했는지, 그 사람의 긴장이 풀리고 분위기가 누그러진 것처럼 느꼈다.

「저, 이거.」

그 사람은 그렇게 말하면서 손을 내밀었다. 그 손 안에는 만 엔권이 있다.
나는 의도를 알 수 없어서 그것을을 응시한다.

「어제의 거스름돈, 지폐를 잘못 건네줘서 말야.」

놀라서 어제의 장부를 연다. 어제 그 후, 계산대의 돈이 충분하지 않아서 가게 안을 뒤진 것을 떠올렸다.
장부에 쓰여져 있는 부족한 돈은 9천 엔. 1만 엔을 받고 천 엔을 건네주면 결산 결과가 맞는다.
도움을 받으면 똑바로 눈을 보고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렴.
옛날 할머니께 그렇게 배웠다. 아무리 낯가림이 심해도, 나에게 있어서 유일하게 인연을 가진 가족의 가르침은 내 안에서 절대적이니까.
나는 힘을 짜내고 얼굴을 들어 그 사람의 얼굴을 보고, 앞머리 너머로 그 사람의 눈을 보면서 말을 꺼냈다.

「고맙···습니다··.·」

타인과 말을 나눈 일이 기억에 없을 정도로 옛날이라면, 마지막으로 타인의 눈을 본 것은 도대체 언제일까.
직후, 그 사람의 눈동자는 나를 쏘아보았고, 나는 온몸이 묶인 듯한 착각을 느꼈다.
조소나 악의, 그러한 종류의 감정이 없는 강한 의지를 가진 곧은 눈동자.
그 눈동자가 너무나 깨끗해서 나는 매료되어버리고 있었다.

「아, 그, 천만에요.」

그 사람의 그 말로 제정신으로 돌아왔고, 얼굴에 열이 올라서 바로 고개를 숙인다.
얼굴이 뜨겁다. 숨이 거칠어진다. 가슴이 답답하다. 시야가 흔들린다.
사람과 이야기했던 것뿐만 아니라 눈까지 마주친 내 마음은 무너지기 직전이었다.
그런데도 왜인지 불쾌감은 없고, 오히려 괴로운 가슴이 희미하게 따뜻하다.

「괘, 괜찮습니까?」

「·······나가···주세요.」

목 안쪽으로부터 소리를 짜내면서, 날 걱정하는 그 사람을 억지로 내쫓는다.
돌아간 것을 확인한 후, 가게로 돌아가지만 걸음이 불안하다.
비틀거리면서도 가까스로 가게의 구석에 도착한 나는 또 무릎을 감싸쥐고 웅크려 앉았다.

언제나 마음을 안정시키는 이 공간이 오늘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사람의 눈동자를 잊을 수 없으니까.
침착해진 것은 하늘에 달이 뜨고 주위가 아주 조용해졌을 무렵.
가게 밖으로 나오자, 차가운 바람이 얼굴의 열기를 빼앗아 기분이 좋았다.
문득 머리 위를 올려다보자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위치에 아름다운 밤하늘이 있었다.
시간을 멈춘 이후로 오랜만에 본 바깥 세계는 책의 세계와는 달리 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나는 사흘 동안 삼촌이 맡긴 가게를 쉬고 바깥 세계를 보며 돌아다녔다.
바깥 세계라고 말해도, 마을 안에서 왕래를 피하면서 걸어다녔을 뿐이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틀어박혀 지내던 나에게는 미지의 세계였다.

그리고 나흘째인 오늘, 나는 가게에 돌아와 가게를 보고 있다.
책을 대충 읽으면서, 그 아름다운 밤하늘은 환상이었던 것이 아닐까, 하고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마을 안을 걷는 사람들, 저녁놀에 물든 아름다운 마을, 하늘에 비치는 온 하늘의 밤하늘.
여러 가지 풍경을 보면서 사흘간 걸어다녀도, 그 밤하늘을 봤을 때와 같은 감동을 느끼지는 못했다.
분명 그것은 꿈이었겠지, 내 안에서 그렇게 완결지어버릴 것 같았다.

나는 책을 읽고 있으면 『책의 세계는 어딘가 시간이 멈춘 듯한 감각이 있다』라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그것이 왜인지는 아직도 모른다.
그렇지만 무척 재미있어서 다음이 신경 쓰인 이야기라도 다 읽은 순간 그것은 과거가 된다.
그것과 같이 그때의 밤하늘은 『무언가의 꿈이었다』라고 생각하고 완결짓고 끝내려 하고 있다.

그 밤하늘을 보았을 때 내 안에서 무언가가 변했고, 약간 시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눈동자에 비치는 세계가 지금까지 다른 것처럼 보였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지만 이 기분이나 생각을 완결시켰을 때, 옛날과 똑같이 또 내 시간이 멈춘다. 바깥 세계가 퇴색해버린다.
그렇지만 멈추면 또 평소의 일상이 돌아올 뿐. 대학에서 문학을 배우고, 한가한 날에는 책의 세계에 몸을 던진다.
지금까지 변함 없고 평화로운 나날을 그저 살아갈 뿐인 생활이 돌아올 뿐.

그렇게 생각한 나는 손에 있는 책으로부터 눈을 떼고 창문 너머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름다운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지만, 그것이 내 마음에 닿을 일은 없다.
점점 내 시야가 좁아져 간다. 이 푸른 하늘을 보는 내 이 눈이 감기는 순간, 내 시간이 다시 멈추는 것일까.
그것이 너무나 괴롭고 슬퍼서 눈으로부터 눈물이 흘러넘칠 것 같았다.

「무슨 일 있었습니까?」

언제 가게에 들어왔는지, 갑자기 가까이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로 놀라서 감기려 한 눈을 크게 뜨고 목소리가 난 쪽을 향한다.
향한 곳에는 그 사람이 있었고, 그때와 같지만 조금 당황스러움이 섞인 눈동자가 있었다.

「놀라게 해서 죄송합니다. 왜인지 당신이 울고 있는 것처럼 보이길래.」

「그……아니요…아니에요…태양이 눈부셔서.」

「아, 그렇습니까.」

올려다본 것만으로 햇빛이 직접 닿지 않는 그늘에 있는 내 괴로운 변명을 그 사람은 의심하지 않고 믿어주었다.
왜인지 그것만으로 마음이 설렌다. 눈을 마주치고 있으면 단단히 조여지듯이 가슴이 괴로운데.
오늘은 왜인지 괴롭지는 않고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다.

저 사람을 알고 싶어.
왜인지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저 사람을 알면 나는 중요한 무언가를 알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하고 보니 이야기를 한 것도, 눈을 본 것도, 알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도 모두 저 사람이다.
저 사람은 나의 무엇일까? 나는 그것을 알고 싶다.
그래서 날뛰려 하는 마음을 억누르면서 나는 말을 꺼냈다. 저 사람을 알기 위해.

「그래서 무슨…책을 찾으시나요…?」

우선 알고 싶었던 것은 저 사람이 읽는 책이었다. 저 사람이 읽고 싶다고 생각하는 책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다.
그 밖에 무언가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그것이 최선이었다.
그 사람은 잠시 무언가를 주저하듯이 생각한 후, 결심한 것처럼 입을 열었다.

「아이돌을 찾고 있어.」

한순간 머리가 새하얘졌다. 생각하고 있던 예측과는 전혀 다른 대답에 이해가 따라가지 못한다.
이렇게 놀라게 되는 것은 도대체 몇 번째일까.
멍해져 있는 나를 본 그 사람은 황급히 말을 계속했고, 나는 필사적으로 대답한다.

「………네?」

「나는 아이돌이 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여기에 왔어.」

「…아이돌을…찾는다고요?  …이 가게는…아이돌 잡지는 취급하지 않는데요.」

무언가가 어긋나 있다. 말의 피구라는 표현은 이런 걸 말하는 걸까.
보니 그 사람도 조금 혼란해져 있는 것 같았다.

「아, 아니야. 그게 아니라.」

「…아니라고요? …………어…저기, 이야기를 잘 이해할 수 없습니다만.」

고개를 숙이면서 필사적으로 그 사람의 말을 정리한다.
그 사람도 내 말을 생각해주고 있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한 것만으로 가슴이 단단히 조여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말을 잘 표현하지 못했네. 갑작스럽지만 나는 널 스카웃하러 여기에 왔어.」

그 말을 듣고 놀란다. 의미를 알 수 없다. 이유와 상황을 알 수 없다.
그러나 그 사람은 진심인지 강한 의지를 담은 눈동자로 나를 보면서 말했다.

「나와 함께 톱 아이돌을 목표로 하지 않겠어?」

「……!」

너무나 갑작스러워서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나는 작지만 확실하게 수긍했다.
내가 살아야 할 시간이 있을 곳을 찾았으니까. 이유는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저 사람···프로듀서는 그 순간 확실히 내 시간을 움직였고, 내 퇴색한 세계를 물들였다.
그래서 나는 그 날 밤에 아름다운 밤하늘을 볼 수 있었다.
프로듀서 옆에서라면 나는 나의 세계의 시간을 새길 수 있다.
그 시간 속을 사는 것으로 내 눈동자에 비치는 경치가 찬란하게 빛난다.

나는 지금까지 누군지도 모르는 누군가가 만든 책의 세계를 떠돌고 있었다.
거기서라면 괴로운 일도, 슬픈 일도 없는 그저 평온한 나날을 보낼 뿐.
나는 거기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 누군지도 모르는 누군가가 만든 책의 세계를 떠돌고 있었다.
거기서라면 괴로운 일도, 슬픈 일도 없는 그저 평온한 나날을 보낼 뿐.
나는 거기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그러나 거기에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라는 등장인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비정한 세계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시간이 멈춰 있는 것처럼 느낀 것은 아무리 몸을 던져도 책의 세계에 내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밖으로 나가고 싶었다. 사실은 누군가와 함께 살고 싶었다.

작은 헌 책방에서 그저 세월을 보낼 뿐이었던 나.
해가 비치지 않는 그늘 안쪽에서 먼지를 쓰고 있던 나.
현실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고 책의 세계에만 살면서 심해처럼 깊은 고독에 몸을 던지고 있던 나.
바깥 세계가 무서워서 책의 세계라는 껍질에 틀어박혀 있던 나.
그러나 프로듀서는 그런 나를 찾아내주었다. 아무것도 없는 어둡고 고독한 세계로부터 데리고 나가주었다.

프로듀서에게 선택되어 아이돌이 된 나는 누군가가 만든 세계가 아니다.
바깥…나의 세계에서 내가 주인공인 이야기를 프로듀서와 함께 뽑아내며 그려 간다.
그 날 밤에 본 아름다운 밤하늘에 지지 않는 무대에서 빛나면서.
프로듀서와 함께 시간을 새겨 간다.

책도 바깥도 아닌 나의 세계에서 착실하게 앞을 향해 걸어가자.
언젠가 뒤돌아보았을 때, 둘이서 웃는 얼굴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책을 남기기 위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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