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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나와 당신의」 치하야「시소 게임」(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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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07, 2013 22:12에 작성됨.

201: ◆dj46uVZbVI [saga] :2012/06/15(金) 01:06:21.79 ID:NIlMR7GR0



아즈사「저기, 너라면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즈사 씨는 걱정스러워 보이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신다.

아즈사「유메코에 대해서 뭔가 아는 게 있니?」

료「앗, 그건 저도 묻고 싶었어요. 저번에 이런 메일이 온 뒤로는 도통 만나지를 못했거든요……」

아즈사「네게도 그랬니? 실은 내게도 왔었어」

료「아즈사 씨에게도 말인가요……」

나와 아즈사 씨는 서로의 메일을 보인다. 적혀 있는 문장은 다르지만 의미는 같다.

『나, 아이돌을 그만 두기로 했어. 그럼 안녕』

그 일요일 이래로 연락이 끊겼다. 전화도 받지 않고 메일도 답장이 없다.
프리 아이돌이라 사무소에 사정을 물어볼 수도 없어서 어찌 할 방법이 없었다.

아즈사「너라면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료「죄송해요, 그건 저도 알고 싶어요. 유메코, 어떻게 된 거야」

그만큼이나 빛나고 있던 유메코가 꿈이 이루어지기 한 걸음 바로 앞에서 이탈을 선언하다니,
무슨 일이 있었던 게 틀림없다.



 



202◆dj46uVZbVI [saga] :2012/06/15(金) 01:10:14.08 ID:NIlMR7GR0


아즈사「나도 몇 번이나 전화를 걸어 봤지만……, 계속 받지를 않아.
이 메일이 온 전날에는 엄청 기뻐하고 있었는데. 꿈이 이루어진다면서」

카페에서 보았던 그녀의 얼굴이 머릿속을 스쳐 간다.
그때는 아이돌을 그만 둔다는 이야기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었다.
그러기는 커녕 내게 거친 성원을 보낼 정도였는데.

료「타케다 씨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어쨌든 유메코를 찾도록 해요」

아즈사「그러네, 다행히 이 뒤로는 오프였으니까……」

료「저도 그래요. 저와 함께 찾아요」

아즈사「어딘가 짚이는 곳이 있니?」

료「짚이는 곳 말인가요」

유메코가 갈 만한 곳――.

레슨장……, 에는 거의 없으려나. 돈이 없어서 빌릴 수 없다는 것 같으니까.
그렇게 되면……,

료「공원이예요! 유메코는 언제나 거기서 혼자 연습을 하고 있었으니까요!」

아즈사「공원이라……, 가도록 하자」

우리들은 유메코가 있을 터인 공원으로…….

좀처럼 갈 수 없었다.


 



203◆dj46uVZbVI [saga] :2012/06/15(金) 01:20:06.85 ID:4VRdlZTY0


료「아즈사 씨~! 그쪽은 공원이 아니예요!!」

아즈사「어머~」

그러고 보니 리츠코 누나가 말했었던가. 아즈사 씨는 점퍼라고.
점퍼, 즉 눈을 돌리면…….

아즈사「그러니까 공원은……」

료「여기라구요~!!」

엉뚱한 방향에 있다. 도착할 장소를 지정할 수 없는 순간이동능력이라도 가지고 있는 건가?

5분 정도면 도착할 거리인데 이쪽에 훌쩍 저쪽에 훌쩍. 그때마다 나는 궤도를 수정.
덕분에 한 시간이나 걸리고 말았다.

아즈사「미안해, 신경을 쓰고는 있는데……」

면목 없다는 듯이 말씀하신다.

료「아뇨, 괜찮아요」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지만 방향치를 상대하는 게 설마 이렇게나 지치는 일이였다니…….
아아, 역시 내 사촌 누나는 대단하신 분이다.

료「그러면 제게서 눈을 떼지 말아 주세요……. 앗, 있어요, 아즈사 씨!」

간신히 찾아낸 유메코는 공원 벤치에 홀로 앉아서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204◆dj46uVZbVI [saga] :2012/06/15(金) 01:22:42.16 ID:4VRdlZTY0


유메코「뭐 하러 온 거야, 아키」

힘없이 고개를 움직이는 그녀에게서는 생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내게 눈부신 미소를 지으며 꿈을 이야기하던 여자아이와 같은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아즈사「유메코……」

유메코「뭐야, 언니도 계셨네요. 죄송해요, 연락을 계속 무시해서」

료「어, 언니!?」

유메코「떫어?」

료「아,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말야……」

유메코가 사모하는 언니 분이 아즈사 씨였다니. 어떤 경위로 만났던 걸까.

하지만 듣고 보니 유메코는 야요이 씨처럼 겉과 속이 같은 사람에게 약하다.
그러니까 아즈사 씨도 유메코가 호의를 가질 만한 사람이라는 거겠지.

료「무슨 일이야, 아이돌을 그만 둔다니」

유메코「꿈이 말야, 사라져 버렸어」

료「뭐?」

유메코는 누구보다도 꿈을 위해서 노력해 왔다.
공격도 수비도 온 힘을 다해서. 확실히 칭찬받을 행동은 아니지만 그녀가 꿈에 거는 마음만은 진짜였다.
나는 그걸 잘 알고 있다.

그러니까 그녀의 꿈이 사라졌다는 건 사쿠라이 유메코 자체를 부정하는 것과 같은 거다.


 



205◆dj46uVZbVI [saga] :2012/06/15(金) 01:29:32.51 ID:eVGacCOi0


유메코「타케다 씨다 말했어. '자네 같은 인간을 올드 휘슬에 내보낼 수는 없다' 라고 말야」

료「그럴 수가! 유메코는 오디션에서 이겼는데……」

유메코「당연한 응보야……. 나는 지금까지 치사한 짓을 해 왔는걸. 하지만 그런 건 나만이 아닌데…….
어째서 내가 이런 꼴을 당해야만 하는 거냔 말야……」

견디지 못하고 유메코는 굵은 눈물 방울을 흘린다.

아즈사「유메코……」

아즈사 씨에게 안긴 채로 계속 운다. 그녀의 귀에는 위로의 말도 들리지 않는 것 같다.

아즈사「아키, 여기는 내게 맡기렴. 돌아가도 된단다」

료「하지만……」

아즈사「틀림없이 네게는 할 수 없는 말이 잔뜩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괜찮아, 내가 붙어 있을게」

료「……알겠어요」

아즈사 씨에게 유메코를 맡기고 그 자리를 떠난다.

료「큿……」

이럴 때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한심스럽다.

등 뒤에서 들리는 유메코의 울음소리로부터 도망치듯이 나는 공원을 떠나갔다.


 



206◆dj46uVZbVI [saga] :2012/06/15(金) 01:41:12.61 ID:eVGacCOi0


저녁 식사 도중에 치하야 씨에게 말을 해 본다.
혼자서 생각하는 것보다 둘이서 생각하는 게 더 좋은 대답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치하야「그래……, 타케다 씨가」

료「네. 제가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요?」

치하야「어떤 경위로 귀에 들어간 건지는 모르겠지만
타케다 씨는 적극적으로 젊은 가수와 교류를 가지는 유연한 부분이 있는 반면에
아무리 말해도 요지부동인 완고한 부분도 있어. 그리고 그는 어른이야. 우리들보다도 훨씬」

료「어른, 인가요」

치하야「이번 경우에도 그래. 올드 휘슬의 존재의의를 생각하면 그의 판단은 옳은 거야」

료「그럴 수가……」

치하야「그래. 사쿠라이 씨의 이야기는 나도 언뜻 들은 적이 있어.
신경 쓰길 바란다고 프로듀서도 말씀하셨었어. 하지만 여태껏 아무도 그녀의 죄를 벌하지 않았어.
방해를 하지 않게 되었다고 들었지만 그러더라도 과거의 죄는 사라지지 않는 거야……」

단죄, 그것이 어른의 사명. 유메코의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몇 명의 아이돌이 눈물을 보인 걸까.
치하야 씨가 말하는 것처럼 죄는 사라지지 않는 거다. 시효 같은 건 있을 리가 없다.

치하야「그래, 과거는 사라지지 않아……」

료「치하야 씨?」

그녀는 어딘가 먼 곳을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그 눈은 매우 쓸쓸해 보이면서 슬픔으로 물들어 있었다.


 



207◆dj46uVZbVI [saga] :2012/06/15(金) 01:50:55.09 ID:xpEWAI6j0


치하야「미안해, 조금 싫은 기억이 되살아났거든.
아키즈키, 네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은 이미 보이고 있는 거 아니니?」

료「그러네요. …… 저, 갈게요」

이건 자업자득이다, 반성해라. 그렇게 말하면 그걸로 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의 꿈만은 거짓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녀의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을 보고 싶다. 친구로서, 라이벌로서.

치하야「타케다 씨와 만나는 거구나. 너희들에게 가장 좋은 결과가 되기를 응원할게」

료「감사합니다. 치하야 씨의 말을 들으니 그렇게 될 거 같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어요」

치하야「의외로 듣기 좋은 말을 잘 하는 성격이네. 뭐,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유메코의 말 덕분에 나는 빛나는 세계(Dazzling World)의 실마리를 얻었다. 그러니까 다음은 내 차례다.

눈부신 꿈이 한 번 더 움직이기 시작하도록. 찬스를 잡을 수 있도록――.

료「다녀올게요」

치하야「다녀오렴」

나는 타케다 씨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213◆dj46uVZbVI [saga] :2012/06/15(金) 21:15:10.32 ID:xpEWAI6j0


료「약속도 잡지 않고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타케다「상관없네, 마침 지금부터 쉬려고 생각하던 참이었으니.
시간을 길게 잡지는 못하겠지만 자네의 이야기를 듣을 정도의 시간은 있겠지」

타케다 씨는 대본을 읽고 있는 것처럼 담담하게 말씀하신다.

나는 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걸까――.

료「오늘은 부탁이 있어서 왔어요. 유메코의 꿈을 재고해 주실 수는 없으신가요?」

타케다「흠, 그 아이를 말인가」

료「유메코의 재능은 진짜라고 생각해요. 유메코에게 올드 휘슬에 나가는 건 무엇보다 소중한 꿈이예요.
그 꿈을 빼앗지 말아 주세요」

타케다「꿈, 이라」

료「네. 타케다 씨도 알고 계실 거예요. 유메코의 꿈을 향한 마음이 얼마나 한결같았는지를요」

타케다「무슨 말을 하든 나는 그녀에게 기회를 줄 생각은 없네」

료「어째서, 인가요?」

타케다「자네는 한결같다는 말의 의미를 알고 있나? 더러운 수단을 써서까지 열심히 하는 걸 의미하는 건가?」

료「그건……」


 



214◆dj46uVZbVI [saga] :2012/06/15(金) 21:24:56.15 ID:NIlMR7GR0


타케다「확실히 그녀의 재능은 진짜겠지. 그건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가수는 기술만이 전부인 게 아니지」

타케다「올드 휘슬의 콘셉트는 노래를 통해서 사람의 마음을 가득 채우는 방송이다.
그리고 동시에 모든 가수의 모범이 되는 모습이기도 해야 하지」

타케다「애초에 그녀가 살아온 방식은 콘셉트에 반하는 거다.
사람을 기만하는 가수를 방송에 내보내고 싶지는 않네」

타케다 씨의 행동이 어른으로서의 의무라고 한다면, 나는 어린이의 에고를 밀어붙이는 것밖에 할 수가 없었다.

료「하지만!」

그게 제멋대로인 행동일지라도 필사적으로 물고 늘어진다.

하지만 타케다 씨는 알고 계셨다. 그녀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나에 대해서도.

타케다「그런 의미로는 자네도 같지. 아니, 자네의 경우가 기만하고 있는 규모는 더 크겠군, 스즈츠키 군」

료「네?」

설마…….

타케다「자네는 남자 아닌가?」

그 말 한 마디에 나는 심장을 붙잡혔다.


 



215◆dj46uVZbVI [saga] :2012/06/15(金) 21:31:49.29 ID:NIlMR7GR0


료「어, 언제부터 눈치 채고 계셨던 건가요」

타케다「처음으로 TV에서 봤을 때부터다. 체형이 가는 것에 비해 스태미너와 목소리에서 위화감을 느꼈지.
나는 처음부터 자네를 남자로 보고 있었다」

타케다「자네에게 제공한 곡이 늦었던 이유도 그게 걸림돌이 되었기 때문이네.
남자이면서 여자로서 노래하는 가수에게 보내는 곡. 아마 이후로 작곡하는 일은 없겠지」

그래서 Dazzling World가 그렇게나 노래하기 쉬웠던 거구나――.

타케다「꽤나 파격적인 데뷔이긴 하네만 어째서 여성인 척을 하는 거지?」

료「사장님의 방침이예요. 그 편이 잘 먹힐 거라면서요. 저도 사실은 남자 아이돌이 되고 싶어요」

타케다「그렇다면 어째서 사무소를 뛰쳐나오더라도 그렇게 하지 않는 건가?
적어도 자네의 정체를 자력으로 알아챈 인간은 남성 데뷔를 추천할 텐데 말일세」

그러고 보니 치하야 씨도 그렇게 말했었다.

료「그건……」

『아키 같은 귀여운 여자아이가 되고 싶어요!』

『아키~! 나다~!! 결혼해 주라~!!』

『아들이 아키의 광팬이라 TV에 나오면 조용해진다니까요? 사랑에 빠진 거려나?』

갑자기 팬레터가 머릿속을 스쳐 간다. 나는 처음부터 잘못되어 있던 걸까…….


 



216◆dj46uVZbVI [saga] :2012/06/15(金) 21:35:27.79 ID:4VRdlZTY0


료「사장님이나 지금까지 응원해 준 팬들에게도 미안할 거 같다고 생각해서……」

타케다「이상한 소리를 하는군. 자신의 꿈을 쫓지 못하는 자네가
다른 사람의 꿈을 위해 이렇게 찾아오는 건 부자연스럽다고 생각되네만?」

타케다 씨의 말씀대로다. 나는 도망치고 있었던 거다. 사무소는 딱히 876만 있는 게 아니다.
우연히 사촌 누나에게 소개를 받았고, 어쩌다 보니 여성 아이돌이라는 조건으로 데뷔를 시켜 주었다.
그뿐인 이야기다.

약속이라거나 팬을 위해서라거나 말을 하지만 결국 나는 자신의 꿈과 마주보지 못한 채였다.
그걸 통감한다.

료「그건 그럴지도 몰라요. 알겠습니다, 스스로 잘 생각해 볼게요」

지금 이대로라면 틀림없이 유메코를 더욱 상처입힐 뿐이겠지.
그런 건 요만큼도 바라지 않는다.

타케다「그런가. 그런데 스즈츠키 군, 나는 자네의 진짜 이름을 모르네. 알려 주지 않겠는가?」

료「아키즈키, 료예요」

타케다「과연 거꾸로 뒤집었다는 건가. 말 그대로 자네를 위해 있는 것 같은 이름이군」

료「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해요」

정말로 얄궂은 예명이다.

타케다「아키즈키 군, 자네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느낄지는 내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네.
자네가 완수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확실히 정해졌을 때에 다시 한 번 내게 부탁을 하게나.
그때에는 도움을 주도록 하지」

료「감사합니다」

내가 완수해야 하는 일은――.


 



217◆dj46uVZbVI [saga] :2012/06/15(金) 21:48:11.16 ID:4VRdlZTY0


료「아즈사 씨, 유메코는 어떤가요?」

서로 바쁜 스케줄의 짬을 이용해서 아즈사 씨와 만난다.
그녀의 얼굴색을 보니 상황은 그닥 좋지 않은 것 같다.

아즈사「그게 무슨 말을 해도 들어 주지를 않아서……, 꿈이 사라진 게 상당히 충격이었나 보네」

료「그런가요……」

그녀의 안에서 꿈의 존재가 얼마나 컸는지 내게도 전해져 온다.
그 꿈의 상징이기도 한 타케다 씨 본인에게 꿈을 부정당한 거다. 회복하는 데에 시간이 걸리겠지…….

료「죄송해요, 아즈사 씨. 갑자기 이상한 이야기를 좀 하겠는데요, 아즈사 씨에게는 꿈이 있으신가요?」

아즈사「꿈, 말이니?」

료「네, 꿈이요」

나는 대체 뭘 묻고 있는 걸까.

아즈사「사실은 말야, 다음 오디션은 내 꿈을 건 오디션이란다.
만약 이긴다면 꿈을 향해 걸음을 내딛을 용기가 생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하지만 그다지 칭찬받을 만한 짓이 아니지만 말야」

아즈사「그래도 그 꿈은 다른 사람에게 양보할 수가 없는 거고, 그게 내 원동력이니까」

모두들 꿈을 향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도 나는 변명만을 잔뜩 찾고 있었다.

료「아즈사 씨, 감사합니다」

아즈사「어?」

료「덕분에 정신이 들었어요」

도망치고 있으면 안 된다. 한 번 더, 제대로 마주해야만 한다.


 



218◆dj46uVZbVI [saga] :2012/06/15(金) 21:58:04.71 ID:eVGacCOi0


꿈 → 남성 아이돌
현실 → 여성 아이돌
어째서 현 상황을 타파하지 않는 거지? → 배신하는 게 무서우니까?

적어 놓고 나니 꽤나 기묘하다. 다른 사람이 들으면 웃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게 나 자신이다.

지금까지 쌓아 올린 것과 꿈. 상반되는 두 가지가 시소처럼 흔들리고 있디.

노리코『토오시타 노리코의 신데렐라 스카이. 오늘 밤도 달이 비추는 거리의 이야기에 마음을 기울이도록 하죠』

노리코『먼저 사연을 소개하겠습니다. 료찡 씨가 보내주신 사연입니다』

료「어? 지금 나온 료찡이라는 건?」

전에 라디오에 사연을 보냈을 때 사용한 펜네임이다. 설마 지금이 되어서야 읽힐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노리코『안녕하세요, 노리코 씨. 제게는 되고 싶은 자신이 있습니다. 하지만 주위는 그 반대를 기대하고 있어요.
그게 싫은 건 아니지만 가끔 이대로 괜찮은 걸까 하고 생각할 때가 있어요』

노리코『감사합니다. 료찡 씨, 답이라는 건 결코 하나가 아니예요.
지금 당신이 있는 장소가 바라 왔던 것과 다르다고 할지라도 그것에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건 거짓 같은 게 아니라 진실인 거니까요』

료「진실……」

거짓으로 구성된 스즈츠키 아키도 내 일부다. 그런 건 알고 있었을 터인데.
나는 떼어 놓으려 하고 있었던 거다.


 



219◆dj46uVZbVI [saga] :2012/06/15(金) 22:17:47.61 ID:NIlMR7GR0


노리코『진실로부터 거짓을, 거짓으로부터 진실을. 필사적으로 찾지 않아도 괜찮아요.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모두가 바라고 있으니까요』

있는 그대로의 나…… 인가. 。꼴사나워도, 한심해 보여도, 나는 나 나름대로 자신을 관철해야만 한다.
그게 누군가를 배신하게 되더라도 거짓말을 계속 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노리코『되고 싶은 자신도 에고, 주위의 기대도 에고입니다. 천칭에 올려놓을 필요가 어디에 있나요?』

그 말은 내 마음을 가볍게 하기에 충분했다.

노리코『여기서 노래를 한 곡 듣도록 하겠습니다. Mr.children의『any』」



'지금 내가 있는 장소가 찾고 있던 것과 달라도 나쁘지는 않아. 틀림없이 답은 하나가 아냐' 라.

이 무슨 얄궂은 가사인가. 하지만 나는 아직 변할 수 있다. 답을 찾을 수 있다.

노리코『료찡 씨, 진정한 당신을 찾기를 미력하나마 기원하겠습니다.
토오시타 노리코의 신데렐라 스카이, 마법이 풀릴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그러면 다음 시간에 다시 만나요. 지금까지 토오시타 노리코였습니다. 바이바이』

료「바이바이」

바이바이, 계속 도망치던 나.


 



220◆dj46uVZbVI [saga] :2012/06/15(金) 22:33:18.45 ID:eVGacCOi0


사무소에 도착하고 나서 곧바로 나는 사장님께 직접 담판을 지으러 갔다.

료「사장님, 엄청나게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요! 저」

이시카와「진정하렴, 아키. 모두들 보고 있는데?」

료「네?」

아이「무슨 일이예요? 아키 씨」

지금은 아직 아이에게 이야기해도 될 때가 아니려나.

료「아~, 회의실로 가도록 해요」

이시카와「그러네……, 아이. 손님이 오시면 문을 노크해 주렴」

아이「알겠습니다!」

이상하다는 듯이 나를 보는 아이를 곁눈질하며 회의실로 들어간다.

이시카와「그래, 여장을 슬슬 그만두고 싶다는 거니」

료「네. 사장님도 말씀하셨었죠? 얼마 남지 않았다고」

이시카와「말했던 건 맞지만 꽤나 급작스런 이야기 아니니?」

그렇게 간단히 허가해 주시지 않는 것 같다. 사무소 입장에서 커다란 손해가 된다는 건 알고 있다.
그래도 나는 찬스를 원했다.


 



221◆dj46uVZbVI [saga] :2012/06/15(金) 22:59:55.68 ID:4VRdlZTY0


료「팬에 대해서라든지 이런저런 생각을 했어요.
스즈츠키 아키의 팬이 받아들여 줄 것인가, 배신하는 일인 건 아닌가 하고요」

이상과 현실, 자신의 희망과 주위의 기대, 아키즈키 료와 스즈츠키 아키.
서로 마주보며 시소에 타고 있지만 내가 올라탄 건 미래로 이어지는 선택지다.

료「몇 번이나 자문자답을 해서 돌아온 답이 '자신의 꿈을 마주보고 싶다' 라는 거예요」

료「부탁드릴게요. 딱 한 번이라도 상관없어요. 바라는 대로의 제가 될 수 있는 찬스를 원해요.
목소리가 변하기 전에, 유메코의 꿈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이시카와「그 의사는 변하지 않는구나」

료「네. 맨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꿈꾸어 왔으니까요.
스즈츠키 아키였다는 사실을 헛된 일로 만들고 싶지 않아요」

사장님은 내 이야기를 듣고는 조용히 생각하신다.
영원처럼 느껴질 정도의 침묵이 흐르는 와중에 사장님이 입을 여셨다.

이시카와「그래, 거기까지 생각했던 거구나. 그렇다면 다음 오디션에서 이기렴.
그렇게 하면 남자 아이돌 데뷔를 생각해 볼게」

료「감사합니다!!」

이시카와「사무소로서는 마이너스밖에 되지 않겠지만 지금까지 열심히 해 왔으니까 말이지.
이번만은 네 희망에 응하도록 할게」

사장님도 기대해 주고 계신다. 더욱더 져서는 안 되겠네.


 



222◆dj46uVZbVI [saga] :2012/06/15(金) 23:04:48.86 ID:4VRdlZTY0


그리고 오디션 당일.

리츠코「너도 있었구나」

아즈사「안녕, 아키」

료「앗, 아즈사 씨, 리츠코 언니. 안녕하세요」

회장에 도착하니 리츠코 누나와 손을 잡고 있는 아즈사 씨가 계셨다.
오토나시 씨가 보시면 기뻐하실 것 같다.

리츠코「아아, 이거? 아즈사 씨가 미아가 되지 않게끔 이러고 있는 거야」

아즈사「언제나 죄송해요~」

료「예상대로네~」

백화점 같은 곳에서 자주 보이지, 이런 광경. 다만 성인 여성에게 할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리츠코「뭐, 늦지 않았으니까 된 걸로 하자. 너도 열심히 하렴?」

료「앗, 응」

아즈사 씨와 리츠코 누나는 대기실로 들어간다. 나도 대기실로 들어가야겠다.


 



223◆dj46uVZbVI [saga] :2012/06/15(金) 23:10:37.00 ID:xpEWAI6j0


료「앗, 치하야 씨네」

오디션 시작 5분 전쯤에 치하야 씨에게서 메일이 왔다.

치하야『입장상 너를 응원하는 건 잘못 된 걸지도 모르겠지만 열심히 하렴』

료「지면 안 되겠네」

응원해 주는 사람이 있다. 꿈을 맡겨 준 사람이 있다. 웃어 주었으면 하는 사람이 있다.

그것만으로 나는 자신을 가질 수 있다.

심사원『다음, 3번!』

료「네」

남자 아이돌 데뷔가 걸려 있는 오디션. 여기서 이기느냐 지느냐로 내 운명은 크게 변하게 된다.
어쩐지 그런 느낌이 든다.

료「~♪」

나와 함께 성장하는 곡, 인가. 노래할 때마다 나 자신이 곡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타케다 매직이라는 걸까.

아즈사「어머……」

리츠코「헤~, 꽤 하잖아」

심사원『다음, 4번!』

그리고 결과 발표――.


 



224◆dj46uVZbVI [saga] :2012/06/15(金) 23:15:04.82 ID:xpEWAI6j0


심사원『두근두근하지~? 합격자는……, 3번이다!!』

료「저, 저(僕)인가요!? 아자~!!」

심사원『어? 저(僕)?』

료「네? 아뇨, 이건 저기……」

너무 기쁜 나머지 본성이 나오고 만다.

료「좋잖아요, 보쿠 소녀(僕っ娘)! 자칭 '귀여워요', 라고 한다거나! 아하하하하……」

??「자칭이 아니라 저(ボク)는 누구보다도 귀여워요!」

심사원『5번은 조용히 하렴』

리츠코「저 바보가……」

료(갸오오오옹! 무지막지하게 노려보고 있어~!!)

이건 반성회가 기다리고 있겠구만…….

오디션이 끝나고 나서 아즈사 씨가 말을 걸어 오신다.

아즈사「아키, 수고했어. 완패였어」

료「그럴 리가요. 운이 좋았을 뿐이예요」

아즈사「운도 실력 중의 하나란다?」

자주 듣는데 진짜인 걸까.


 



225◆dj46uVZbVI [saga] :2012/06/15(金) 23:20:56.43 ID:xpEWAI6j0


아즈사「나도 아직 멀었나 보네私も、まだまだなのね……」

료「네?」

아즈사「전에 말했었지만 오늘 오디션이 꿈을 향해 발을 내딛을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어.
하지만 아직 나중의 일로 미루어 두는 게 좋아 보이네. 언제가 되려나?」

아즈사 씨는 후련한 얼굴을 하고 계셨다.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나도 기분이 편해졌다.

아즈사「아키의 꿈이 이루어지면 좋겠구나」

료「네에!」

리츠코「아즈사 씨~! 어디 계시는 건가요~!!」

아즈사 씨를 찾는 사촌 누나의 목소리. 나도 설교를 듣기 전에 물러나야겠다.

이시카와「축하해, 아키. 료라고 불러야 하려나」

사무소에 합격 소식을 알리러 가니 사장님이 기다리고 계셨다.

료「남자 아이돌 데뷔, 허가해 주시는 거죠」

이시카와「그래, 충분하잖니. 여자 아이돌로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으니까」

생각하면 기나긴 거리였구나~. 절실히 느낀다.
그리고 내 꿈도 이루어진다. 이게 유메코에게 용기를 불어넣을 계기가 되면 좋겠는다.


 



226◆dj46uVZbVI [saga] :2012/06/15(金) 23:24:15.34 ID:xpEWAI6j0


코토리「그러면 료의 남자 아이돌 데뷔를 축하하며~, 건배~!!」

료「아직 방송에서 말한 건 아니지만 말이죠……」

오토나시 씨는 혼자서 달아오르신다. 물론 유리잔에는 술이 아니라 오란지나가 담겨 있다. (감귤계 탄산음료)

치하야「그건 그렇고 변성기가 오기 전에 결정이 돼서 다행이네」

료「맞아요. 솔직히 슬슬 힘들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걱정거리였던 변성기 전에 꿈이 이루어져서 다행이다.

코토리「하지만 아키도 내일로 마지막이구나……. 집에서는 아키인 채로 지내는 건 어때?」

료「안 해요!」

치하야「후훗, 그건 쓸쓸해지겠네」

료「치하야 씨까지!!」

소녀 두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해서 얼굴이 뜨거워진다. 스즈츠키 아키는 이제 곧 끝난다.
그리고 나는 아키즈키 료로서 한 번 더 데뷔를 하는 거다.

이번에는 거짓 없는 진정한 자신으로.


 



227◆dj46uVZbVI [saga] :2012/06/15(金) 23:29:16.68 ID:xpEWAI6j0


『호, 호, 호빵맨~ 다정한 너는……』

료「호빵맨?」

치하야「앗, 미안해」

코미컬한 착신음은 의외로 치하야 씨의 것이었다.

치하야「큿……, 뭘 이제 와서……」

료「치하야 씨?」

치하야「미안해, 오늘은 이만 돌아갈게. 잘 먹었어」

료「앗」

노래에 나왔던 정의의 사도라면 그녀의 슬퍼 보이는 얼굴을 내버려두지는 못했겠지.
달콤한 머리를 줘서 웃는 얼굴이 되도록 했을 게 틀림없다.

하지만 나는 그대로 그녀를 그냥 보내고 말았다.

평소에 '알고 싶다, 알고 싶다' 라고 말하는 주제에 이럴 때에만 꽁무니를 뺀다.
자신의 약함이 싫어진다.

코토리「역시 료는 아직도 한심하네」

료「오토나시 씨?」

코토리「이런 때에는 살며시 치하야를 끌어안고서……, 라고 말하고 싶지만 요새 모습이 이상하단 말이지.
그다지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어」

료「그러네요……」

하지만 그건 무른 생각이었다. 평소처럼 다소 억지스럽게라도 에고를 밀고 나갔으면 좋았을 텐데――.


 



228◆dj46uVZbVI [saga] :2012/06/15(金) 23:47:26.72 ID:xpEWAI6j0


나는 다시 타케다 씨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자신의 꿈과 마주 보았다는 사실을 그에게 전달하고 싶었기에.

유메코는 아직도 침울해하고 있는 채라고 한다.

아즈사『식사도 하지 않고 있는 것 같아서 보고 있으면 괴로워……』

전화 너머로도 아즈사 씨의 괴로움이 전해져 왔다. 그러니까 빨리 그녀가 기운을 차리게 해 주고 싶었다.

타케다「호오, 아무래도 각오를 다졌나 보군」

료「네. 저는 이제 꿈에게서 도망치지 않아요」

꿈은 도망치지 않는다. 도망치는 건 언제나 자신이다. 누구의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몸으로 체험한다.

타케다「그런가. 좋은 눈을 하고 있군. 어딘지 모르게 그리운 그런 눈이다」

료「저, 남자아이라는 사실을 발표할 거예요.
그리고 나서 모두가 받아들여준다면……, 유메코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주실 수 없으신가요? 그리고」

타케다「그리고?」

료「저도 올드 휘슬에 내보내 주세요. 스즈츠키 아키가 아니라 아키즈키 료로서!!」

터무니없는 부탁이라는 건 이해하고 있다. 거부를 당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타케다 씨는,

타케다「그렇다면 자네에게 과제를 하나 주겠네」

료「과제인가요」

내게 찬스를 주셨다.


 



229◆dj46uVZbVI [saga] :2012/06/15(金) 23:50:35.14 ID:xpEWAI6j0


타케다「하지만 간단한 건 아닐세. 좌우간 이건 모든 아이돌의 목표다. IU, 자네도 알고 있겠지」

료「아이돌 얼티메이트 말인가요」

아이돌 얼티메이트――. 그 이름대로 아이돌의 정점을 정하는 대회다.
여기서 정점에 서는 게 꿈의 종착점이라고 말하는 아이돌도 많겠지.

타케다「그 출장권이 걸린 오디션이 가까운 시일 내에 열리지. 과제는 거기서 이기는 것이다」

료「알겠습니다」

당연히 나 같은 것 보다도 대단한 아이돌이 출장하는데다가 765 프로도 961 프로도 참가하겠지.
그 가운데에서 나는 이기고 위로 올라가야만 한다. 최후이자 최대의 벽이다.

타케다「내가 자네에게 꿈을 맡기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를 말했나?」

료「젊은 세대라는 것만요」

타케다「그랬던가. 뭐, 됐네. 어쨌든 나는 스즈츠키 아키라는 존재에게 감사하고 있네.
신세대를 개척하기에 적합한, 재능을 가진 가수와 만날 수 있었으니까 말일세」

타케다「자네의 노랫소리는 귀여움과 강함을 함께 갖추고 있지.
남녀 쌍방의 마음에 와 닿는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건 자네밖에 없네.
노래의 신세대를 위해 오디션을 돌파해 주었으면 하네」

세계에서 나에게만 주어진 사명은 매우 무겁다. 짓눌려 버릴 것 같지만 할 수밖에 없다.

아키즈키 료, 열심히 하겠습니다!!


 



230◆dj46uVZbVI [saga] :2012/06/16(土) 00:08:38.35 ID:MyYDye2Q0


남자라는 걸 공표하기 위해 나는 어느 노래 방송에 나와 있었다.
시청률도 높고 주목을 모으는 방송이다. 틀림없이 효과가 크겠지.

사회자「이야~, 아키는 대단하네~. 데뷔하고 나서 곧바로 이렇게나 팔리다니, 돈이 남아도는 거 아니니?」

료「아하하, 그다지 사용할 일이 없지만 말이죠」

사회자「바쁜 것도 생각해 볼 일이라니까. 그건 그렇고, 아키에게 중대 발표가 있다는 것 같던데……」

료「네. 여러분에게 발표해야만 하는 게 있으니까요. 사실은 저……」

사회자「여기서 CM! 이 들어가곤 하더란 말이지」

와하하 하고 회장에서 웃음이 인다. 이 상태라면 받아들여 줄 것 같다!
마음 속으로 사회자 분에게 감사한다.

각오를 다지고……, 말하겠어!

료「사실은 저(私), 아니 저(僕)는……, 남자예요!!」

사회자「어?」

순간 회장이 조용해진다. 사회자도 스태프 모두도 멍하니 있다.


 



231◆dj46uVZbVI [saga] :2012/06/16(土) 00:12:16.82 ID:Zf3BIy1k0


사회자「충격의 사실이 지금 이곳에!
세~상에 아키는 농담도 뛰어나군요……. 진지한 얼굴로 이런 말을 하다니 놀랍구만~」

료「아니예요! 저는 정말로……」

사회자는 쓴웃음을 짓고서 받아넘긴다. 주위 사람들도 그걸 농담이라고 느꼈는지 킥킥 웃음을 터뜨린다.

사회자「여기서 일단 CM!!」

그 뒤로 내게는 발언이 허가되지 않은 채 아무도 남성이라는 사실을 화두에 올리지 않았다.

이시카와「한 방 먹었네……. 아무래도 어른들은 아키즈키 료가 아니라 스즈츠키 아키를 바라고 있는 것 같구나」

료「이런 형태로 증명되다니 분하네요」

나중에 방송된 영상에서는 내 부분이 잘려 나가 있었다.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편집되어 있었다.

이시카와「미디어의 나쁜 버릇이야. 형편에 좋은 정보는 과장하는 주제에 형편에 나쁘면 셧다운.
쓸모없는 쓰레기, 말 한번 잘 만들었네」 (マスゴミ, 매스컴을 비하하는 단어)

료「역시 사정이 좋지 않은 걸까요……」

이시카와「그러겠지. 높으신 분은 여장 남자가 취향인 걸까?」

료「기쁘지 않아요. 하지만 그런 것도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압박을 가하지 않겠죠」

그리고 결정타를 먹이듯 스즈츠키 아키는 TV에 나오는 걸 금지당했다.
어느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압력이 있었나 보다.


 



232◆dj46uVZbVI [saga] :2012/06/16(土) 00:15:30.98 ID:MyYDye2Q0


이시카와「레슨장도 안 된다라……. 시체 능욕이라도 하려는 생각인 건가」

료「시체라니 너무하잖아요!」

이시카와「미안, 지금 건 배려가 부족했어. 하지만 커다란 적을 만들어 버렸네」

지금까지 우리들이 활약하고 있던 예능계가 내게 이를 드러냈다.
그건 매우 날카롭고 한 번 물고 늘어지면 숨이 끊어질 때까지 놓지 않는다.

정말로 귀찮은 이야기다.

이시카와「료, 오늘은 이만 돌아가렴. 유감이지만 우리들은 지금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 대책을 강구하자」

료「알겠습니다, 실례할게요」

아이「앗, 아키 씨……」

에리「괜찮아?」

회의실에서 나온 나를 두 사람이 걱정스러운 듯이 보고 있다. 두 사람도 지금 처해 있는 상황이 좋지가 않을 텐데.
내 걱정 같은 걸 하고 있을 때가 아닌데…….

료「응, 나는 괜찮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구?」

허세를 부려 보지만 본심을 말하자면 지금 당장이라도 꺾여 버릴 것만 같다.
역시 나는 무력한 걸까…….


 



233◆dj46uVZbVI [saga] :2012/06/16(土) 00:22:03.85 ID:Zf3BIy1k0


료「하아, 어떻게 하면 되는 거지……」

그대로 집으로 돌아가는 것도 조금 그래서 어슬렁어슬렁 걷는다.
변함없이 거리에는 아이돌에 대한 화제가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그중에 스즈츠키 아키는 없었다.

야니, 정확하게 말하면 온통 어느 한 아이돌에 대한 화제뿐이었다.

우연히 들른 편의점에서 그걸 발견했다.

료「그럴 수가…… 윽!」

흔히들 있는 가십 잡지다. 거짓인지 진짜인지는 별개로 치고 읽는 사람에게 익사이팅한 화제를 제공하는 대중지.
그것만이라면 희한한 것도 아니다. 나도 느닷없이 폭로된 적이 있다. 마코토 씨와 걷고 있는 모습을.

그 정도의 화제밖에 게재하지 못하니까 무시하는 게 좋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무시할 수가 없었다.

표지에 적혀 있는 빨간 글자에 시선을 빼앗긴다.

그곳에는 알고 있는 한 스캔들과는 거리가 멀 터인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비극의 가희 키사라기 치하야, 망가진 가정, 과거의 죄!』

료「뭐, 뭐야……, 이거」

어째서 나쁜 일은 연거푸 일어나는 거냐고…….


 



238투고한다? ◆dj46uVZbVI [saga] :2012/06/16(土) 11:07:57.79 ID:Zf3BIy1k0


료「치하야 씨, 저예요, 료요. 나와 주시겠어요?」

코토리「역시 나오지 않네……. 이런 기사, 거짓부렁이인데……읏!」

오토나시 씨의 목소리는 지금이라도 울 것처럼 떨리고 있다.

료「치하야 씨, 두고 갈게요. 괜찮으시다면 드셔 주세요」

대답은 없지만 벌레가 들어가지 않도록 랩을 싼 식사를 문 앞에 둔다.
휴대전화가 부우웅 하고 진동하며 착신을 알렸다.

『미안해, 필요 없어』

료「오늘도 드시지 않는 건가……」

『배가 고프시면 언제든지 오세요.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약간의 기대를 담아서 송신. 식사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온다.

료「하아……, 어째서 꼭 이런 나쁜 일은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걸까요」

코토리「지금이나 옛날이나 변하지 않는구나. 스캔들 같은 건 7할쯤이 거짓인데……」

매스컴에게 배려라는 단어는 없는 걸까. 밉살스럽게 느껴질 정도이다.


 



239◆dj46uVZbVI [saga] :2012/06/16(土) 11:11:47.11 ID:Q2bHbhHA0


편의점에서 가십 잡지를 본 나는 치하야 씨의 곁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그녀는 나오지를 않는다. 그 방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조용했다.

료『치하야 씨! 치하야 씨!!』

코토리『료! 진정하렴!』

오토나시 씨가 말리러 오시기 전까지 이웃에 폐를 끼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치하야 씨를 계속 불렀다.

료『치하야 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역시 기사 때문에……』

코토리『876에는 소식이 가지를 않았구나. 치하야는 기사에 대한 충격으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되었어』

료『그럴 수가…… 윽!』

코토리『대화가 불가능한 건 아니야. 하지만 노래하려고 하면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된단다. 마치 인어공주 같네』

치하야 씨에게 노래는 그녀 그 자체다. 세 끼 밥보다 음악을 먼저 생각하던 그녀가 노래에게 거절당했다.

료『그런 건 너무 슬프잖아……』

코토리『그건 그렇고 이 기사를 적은 녀석은 어디 사는 누구야……!
개인 정보를 인터넷에 흘리고 싶을 정도야……』

오토나시 씨는 가십 잡지를 기세 좋게 내던지신다. 어디를 가든 지금은 온통 치하야 씨에 대한 화제뿐이다.
하지만 그건 가희로서가 아니라 스캔들의 대상으로서다.


 



240◆dj46uVZbVI [saga] :2012/06/16(土) 11:16:39.20 ID:Q2bHbhHA0


기사의 내용은 이렇다. 그곳에는 내가 알고 싶어했던 그녀의 과거가 적혀 있었다.

치하야 씨에게는 남동생이 있었다.

키사라기 유우라는 이름인 것 같은데 서로 사이가 좋았었다고 한다.
하지만 유우는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었다.

잡지에는 치하야 씨가 그 장면을 보고도 내버려 두었다――. 그렇게 적혀 있다.
그리고 유우의 죽음은 키사라기 가에 거대한 균열을 낳았다.
부모님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기만 하고, 가정은 망가져 갔다.

치하야 씨는 그것에 실증이 나서 지금의 집에서 자취 생활을 하고 있다.
잡지에는 그렇게 적혀 있다.

그래서 그때 가족이라는 단어에 슬퍼 보이는 반응을 했던 거다.

료『내버려 두었다니……』

코토리『물론 믿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치하야는 지금까지 유우의 죽음을 짊어지고서 노래를 계속 불러 왔어』

코토리 씨는 말씀을 계속하신다.

코토리『그걸 흙발로 짓밟혔어. 그리고 계속 도망쳐 온 집과 강제로 마주하게 되었어.
……우리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그녀의 충격은 크단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악의를 띈 기사는 치하야 씨의 괴로운 과거를 억지로 비집고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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