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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나와 당신의」 치하야「시소 게임」(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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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07, 2013 22:10에 작성됨.

80: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01:33:51.24 ID:2gtPNXFS0



치하야「……있을 곳이 없단 말야」

료「네?」

치하야「미안해, 그 이야기는 가능하면 하고 싶지 않아」

슬퍼 보이는 그녀의 얼굴이 그 이상 묻지 말라 말하고 있다.

료「죄송해요……」

치하야「괜찮아, 아키즈키는 몰랐었으니까. 하지만 그다지 질문했으면 하는 화제도 아냐.
나는 가족에 대한 좋은 추억이 적으니까」

료「……」

치하야「……맛있었어, 아키즈키. 잘 자렴」

치하야 씨는 내게 등을 돌리고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다.
나는 그녀에게 한 마디 말도 못한 채 그저 떠나가는 모습을 묵묵히 배웅하는 수밖에 없었다.

료「나도 참 최악인 놈이네」

후회는 파도처럼 밀려오고, 스스로의 바보스러움에 넌더리가 난다.
확실히 나는 그녀에 대해서 알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슬픔을 띈 눈동자도, 때때로 보이는 쓸쓸함도, 그걸 내가 메우는 게 가능하다면……. 같은 걸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폐가 되는 이야기일 뿐이다.
레슨을 봐 주는 것뿐인데, 요리를 만들어 주는 것뿐인데. 우쭐해하던 나는 그녀를 상처입히고 말았다.

료「어떻게 해야 하나」

사과해서 수습이 된다면 얼마든지 사과한다. 하지만 그걸로 해결될 거라고도 생각되지 않는다.
평소에는 기분 전환으로 듣고 있던 인터넷 라디오도 들을 기분이 아니어서 나는 그대로 잠이 들었다.





88 :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15:21:14.49 ID:r36DEmuT0



료「도시락은……, 두 개를 만들어야겠지」

음울한 기분인 채로 눈을 뜬다. 도시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었지. 설령 치하야 씨가 오지 않더라도 나는 만든다.

료「……」

점심 시간이 되어서 옥상에 갔지만 아무도 없다.
여기서 만나기로 했던 것도 아니니 기대하는 게 헛된 짓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치하야 씨의 교실로 향하기로 했다.

료「네? 키사라기 선배가 결석이라구요?」

반의 사람에게 듣기로는 치하야 씨가 결석이라나 보다. 무슨 일인지 물어도 모르는 것 같다.
있든 없든 반은 잘 돌아가고 있다는 듯이.
그녀가 노래 이외에 무관심한 것과 같이 반의 사람들도 무뚝뚝한 동급생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는 듯 하다.

료「어쩌지……, 나는 메일 주소를 모른단 말이지」

메일을 보내지 않더라도 바로 옆집이다.
그러니까 메일 주소를 몰라도 특별히 불편한 일도 없었을 뿐더러 약속 시간에 크게 늦는 일 따위도 없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물어 두었으면 좋았을 텐데. 조금 반성한다.



 



89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15:33:24.18 ID:r36DEmuT0


료「혼자서 먹는 밥이 이렇게나 쓸쓸했었나」

딱히 반 아이들과 먹으면 안 된다는 규칙은 없다. 하지만 어째선지 그럴 마음이 들지 않았다.
구름 낀 내 마음속과는 반대로 하늘에는 태양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그 눈부심이 조금 짜증나게 느껴진다.

사실은 교칙위반이지만 휴대전화를 한 손에 들고서 사촌 누나에게 전화를 건다.
점심 시간이라 그런지 따르릉 하고 한 번 울린 타이밍에 전화를 받았다.

리츠코『치하야? 그 아이는 일하러 갔는데? 프로듀서랑 하룻밤 묵고 올 거야』

료「뭐어!? 처음 듣는 소리라구!」

리츠코『갑자기 결정된 일거리라는 것 같았으니까 말야.
다른 사무소의 아이돌이 나갈 예정이었는데 결원이 생겼다면서 우리 사무소로 요청이 날아왔어.
그런데 깜짝 놀랐다니까. 치하야가 입후보를 하다니.
그 아이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 같은 기획이었는데……, 혹시 무슨 일 있었어?』

감기에 걸렸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안심했지만,
그와 동시에 내게서 도망가려는 듯이 일거리를 받아들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한층 더 슬퍼진다.

료「아니, 아무 것도 아냐. 그냥 신경이 쓰였을 뿐이야」

리츠코『하아, 거짓말 하지 마. 저기 말야, 내가 몇 년이나 사촌 누나 노릇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도는 네 목소리를 들으면 안단 말야. 혼내지 않을 테니까 이야기해 보렴』

다정하게 타이르는 듯한 말투. 역시 나는 리츠코 누나에게 이길 수가 없나 보다.


 



90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15:38:04.59 ID:r36DEmuT0


리츠코『과연 그랬구나. 지뢰를 밟아 버렸다는 건가』

평소대로라면 호통을 쳤을 테지만 그때에는 화내지 않고 조용히 내 이야기를 들어 주었다.
엄격한 사람이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다정한 사람이다.

료「역시 뭔가 있었어?」

리츠코『무슨 일이 있었는지까지는 모르지만 말야. 그 아이, 그다지 자신에 대해서 말하기를 싫어하니까.
하지만 가정생활이 잘 되고 있지 않는다는 건 들은 적이 있어』

료「그래서 자취 생활을……」

있을 곳이 없다고 한 말은 그런 뜻이었던 거겠지.

험악한 관계인 부모님 사이에 끼인 채 그녀는 가정의 따뜻함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어째서 그렇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건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그녀에게 깊게 뿌리박혀서 아직도 고통을 주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리츠코『하지만 요즘의 치하야는 밝아졌어. 너와 만난 날부터 말야』

부정적인 사고로 머릿속이 엉망진창이 되어 있는 와중에 그런 말을 듣는다.


 



91書き方をころころ変えて申し訳ない。試行錯誤中。 [saga] :2012/06/10(日) 15:48:08.91 ID:Qj0K2Fz90


료「나와 만난 날부터?」

리츠코『그래, 몰라볼 정도로 바뀌었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전보다는 확실하게 말야.
나는 틀림없이 네가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 건가 하고 생각했었는데,
어쩐지 그렇게 좋은 이야기만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네』

료「그렇구나……」

확실히 맨 처음에 받은 인상과는 다르다.
그건 친한 상대에게는 부드러운 대응을 하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나는 그게 특별한 거라고 믿고 있었다. 뭘 자만하고 있던 건지.

료「저기, 치하야 씨는 언제 돌아와?」

리츠코『글쎄~. 1박 2일이라 했었으니까 돌아오는 건 내일이네.
앗, 안심해도 괜찮아. 프로듀서는 손을 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료「뭐?」

리츠코『치하야도 아직은 프로듀서를 잘 따르지 않으니까 아직 네 쪽이 더 가망이 있는 거 아니니?』

료「푸웁!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사촌 누나의 말에 사레가 들리고 만다.

리츠코『농담이야. 하지만 너에게 치하야는 특별한 존재일지도 모르겠네』

료「어째서? 그야 치하야 시는 내게 노래를 가르쳐……」

리츠코『그것만이 아니잖아. 너와 나이가 가까운 유일한 이해자인 거 아냐?』


 



92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15:52:27.79 ID:Qj0K2Fz90


료「앗……」

곰곰이 생각하니 내 정체를 알고 있는 건 사장님, 마나미 씨, 리츠코 누나.
그리고 치하야 씨.

네 명 다 나보다 연상이지만 치하야 씨는 한 살 차이이다. 게다가 프로필 상으로는 분명히 생일이 2월이었을 터.
키사라기라는 성과 딱 맞네 하고 감탄했었던가. (키사라기는 음력 2월을 뜻함)

리츠코『태어난 년도만을 보면 너희들은 같은 또래기도 하니까 말야.
들켰던 건 큰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들킨 상대가 치하야라서 안심했었어.
틀림없이 네게도, 치하야에게도 플러스가 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말야.
하지만 역시 너희들 나이대는 복잡하네』 (나이 세는 방법이 우리나라와 다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료「무슨 아줌마 같은 소리를 하는 거야. 리츠코 누나도 아직 젊잖아」

리츠코『누가 아줌마야, 누가!!』

료「히익!」

전화기 너머로도 화를 내고 있는 게 전해져 온다. 또 지뢰를 밟아 버렸습니다.

리츠코『뭐, 돌아오면 한 번 더 사과하렴. 너도 싫잖아? 같은 아파트에, 같은 학교에, 같은 일을 하는걸.
싫어도 얼굴을 마주치게 될 테니까 서먹서먹한 채로 있으면 지내기 힘들 거라고 생각하는데?」

료「응, 그러네. 제대로 사과할게」

리츠코 누나와 이야기해서 기분이 조금 편해졌다.
귀축 안경이라고 뒷담을 까기는 해도 곤란할 때에는 도움을 받기만 한다. 스스로 어떻게든 해나가야만 하겠지.

리츠코『좋아. 그리고 료, 한 가지 가르쳐 줄게』


 



93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16:04:38.51 ID:Qj0K2Fz90


료「응? 뭔데?」

리츠코『알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나쁘지 않아. 하지만 치하야는 알리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어.
그건 우리들에게도 마찬가지야』

료「같은 사무소면서 쓸쓸한 이야기네」

리츠코『그렇다니까. 하지만 지금은 초조해할 필요는 없지 않으려나.
틀림없다구? 틀림없이 언젠가 얼음이 녹아서 마음을 열어 줄 날이 올 테니까』

료「언젠가, 라……」

리츠코『그래, 언젠가. 치하야의 마음속 어둠에도 시효가 오지 않겠니? 할 말은 다 했지?
아 맞다, 네 아파트 말인데, 오토나야, 아미! 남의 PC를 엿보지 말라니까!! 기다리』

치직! 뚜~ 뚜~ 뚜~. 맥빠진 전자음이 들린다.

료「끊었나. 오토나야? 야는 다른 거라 치고, 오토나? 어른(人, 오토나)의 계단을 오른다?」

무슨 말일까.『오토나』에서 연상되는 단어를 생각나는 대로 나열한다.
어른제국(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오토나시 유즈루(엔젤 비츠),
오토나시 쿄코(메종일각에 나오는 하숙집의 관리인)…….

료「에이……, 설마……」

아무리 아파트의 이름이 그렇다고 해도 그렇게 딱딱 들어맞을 리가…….

코토리「저기, 여기 집주인의 딸인 오토나시 코토리인데요……. 아, 아키즈키(秋月君)라고 부르면 되니?」

료「진짜로 오토나시였어!?」

메종 159……, 말 그대로잖습니까.


 



94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16:12:30.02 ID:Qj0K2Fz90


집으로 돌아온 뒤에 집주인 분의 딸이라고 하는 여성이 인사를 하러 왔다.

오토나시 코토리(역시나 쿄코는 아니었지만)라고 이름을 말한 그녀가 말하기로는
집주인 부부가 세계 일주 여행을 하러 떠나서 그 사이에 아파트를 맡게 되었다는 듯 하다.

집주인의 성이 오토나시라는 거라든지, 세계 일주 여행 같은 걸 진짜로 가는 사람이 있구나 하고 놀랐지만
가장 놀랐던 건 오토나시 씨가 엄청난 미인이라는 사실이었다.

정숙해 보이는 데다가 어른의 매력을 마구마구 발산하고 있다.
하지만 어째서인 걸까, 목소리도 얼굴도 어딘가에서…….

코토리「아키즈키 료구나. 리츠코 씨에게서 이야기를 듣고 있어」

료「네? 리츠코 누나와 아는 사이이신가요?」

코토리「우후훗, 동료란다」

생각났다! 리츠코 누나의 심부름꾼으로 부려먹히던 때에 사무소에서 본 적이 있다.

그 때에는 제복을 입고서 인컴을 착용하고 계셨기에 그쪽으로 눈이 갔었지만,
시원해 보이는 옷을 입고서 내 눈 앞에 있는 그녀와 PC 앞에서 진지하게 열중하고 있던 그녀의 얼굴이 겹쳐진다.

하지만 그건 아키로 있었을 때의 이야기. 지금의 나와는 다르니까 오토나시 씨도 모를 터이다.

코토리「그・리・고, 그날 가졌던 의문이 풀렸어」

료「네에?」

그날 가졌던 의문? 그게 대체…….

코토리「아키즈키, 아니…… 스즈츠키 아키라고 하는 게 좋으려나?」

료「」

말이 나오지가 않네요.
치하야 씨도 그렇고 그녀도 그렇고 내 변장은 어째서 이렇게나 간단히 간파당하는 걸까요?


 



95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16:18:07.51 ID:Qj0K2Fz90


코토리「위화감이 있었거든……. 과연 그런 거구나. 리츠코 씨도 참, 이런 비밀병기를 가지고 계셨다니!」

오토나시 씨는 묘하게 흥분하고 계신다.
대체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까지 만드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소란을 피우면 다른 주민 분들이 오게 된다.

료「저, 저기요! 집으로 들어오시지 않으시겠어요? 여기서 이야기하면 들킨다고 해야 하나……」

코토리「지, 집으로? 들어와? ……내가?」

료「네! 복도애서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코토리「그, 그러네! 이, 이건 이상한 일이 아냐, 남자의 집에 들어가는 거 따위는 무섭지 않으니까……」

표정이 이리저리 변한다. 재미있는 사람이구나.

료「죄송해요, 아이스티밖에 없는데 괜찮으신가요?」

코토리「앗, 일부러 신경 써 줘서 고마워」

오토나시 씨를 집으로 들인다. 이건 또 여성과 둘이서만 있는 이상한 상황이지만
여장 아이돌을 하고 있는 내게는 그런 건 익숙한 거고 희한한 일도 아니라서 이내 긴장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코토리「남자의 방……, 인 거네」

코토리 씨는 처음으로 남자 친구의 집에 온 여자아이 같이 내 방을 진정이 되지 않는다는 모습으로 주욱 둘러본다.
딱히 재미있는 것 따위는 없는데 말이지.


 



96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16:26:45.53 ID:Qj0K2Fz90


료「그래서 오토나시 씨……, 로 부르면 되는 거죠」

코토리「코토리 씨든, 코토리든, 피요쨩이든 좋을 대로 불러 주렴!!」

혀를 내밀고 윙크를 한다. 그러면 모처럼이니

료「오토나시 씨라고 부를게요」

코토리「으으, 조금 더 호응해 줬으면 이 누나는 기뻤을 텐데 말야……」

어째서인지 슬퍼 보인다. 다만 내게는 눈 앞에 있는 여성을 피요쨩이라고 부를 정도의 용기는 없다.

료「죄송해요, 아무리 그래도 피요쨩은 부끄러워요.
그래서 본론 말인데요, 어째서 제가 스즈츠키 아키라는 걸 아신 건가요?」

오토나시 씨는 아이스티를 마시고는 내 눈을 바라보며 대답하신다.

코토리「여장을 해도 말야, 남자아이의 습관이라는 게 나오게 되는 거란다.
예를 들자면, 765 프로의 사무소는 좁잖니?」

료「아뇨, 저희 사무소보다는 나은 것 같은데요……」

코토리「좁다는 게 중요해. 좁은 복도를 부딪히지 않으려고 할 때에
여자아이는 오른쪽 어깨를 중심으로 해서 반시계 방향으로 몸을 돌리는 습관이 있다고 하더라」

코토리「하지만 남성은 왼쪽 어깨를 중심으로 해서 시계 방향으로 몸을 돌려서 피하는 습관이 있어.
우리 사무소에서 부딪힐 뻔했던 때에 너는 남성이 피할 때 사용하는 방법을 취했었단다」

료「설마 그날에……」

코토리「맞아. 모두들 분주했었으니까 몇 번이나 피하려고 했었다고 생각해.
그럴 때마다 료만 회전방향이 달랐었거든」

과학을 근거로 하는 말을 들으면 부정할 수가 없다. 그것보다 이 사람은 어디를 보고 있는 겁니까.


 



97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16:31:37.59 ID:Qj0K2Fz90


코토리「지금 건 인터넷에서 주워 들은 지식이긴 하지만,
그 뒤에 네 라이브 영상을 보고서 왠지 그런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어.
남자아이가 여자아이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건 힘드니까. 게다가」

료「게다가?」

코토리「프로필도 여자아이치고는 조금 무거운 편이라고 생각했거든」

료「그거 있는 그대로 기재되어 있는 거구나……」

우리 사무소는 들키지 않도록 하라고 말하는 것 치고는 관리가 무른 것 같다. 이건 내 책임이 아니겠지.

코토리「하지만 스즈츠키 아키랑 아키즈키 료이 겹쳐진 건 방금 전이야.
그 전까지 료의 얼굴 같은 건 몰랐었으니까」

료「면목이 없네요……」

코토리「아니, 딱히 질책하고 있는 게 아니란다? 오히려……, 아니, 아무 것도 아냐!」

료「네?」

혼자서 이야기를 매듭지어 버렸다.

여기까지 들킨 이상 오토나시 씨에게 숨기고 있을 필요도 없기에 일의 경위를 설명한다.
치하야 씨에 대한 것도 말을 해야 하나 고민했지만 지금은 말하지 않고 그냥 두기로 한다.

코토리「굿 잡!」

료「네? 뭐가 말인가요?」


 



98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16:40:35.81 ID:Qj0K2Fz90


마지막까지 설명하니 오토나시 씨는 어째서인지 엄지손가락을 세우고서 깊이 음미하는 것처럼 말을 하신다.
제 입장에서는 굿 잡이 아니라 배드 잡인데 말이죠.

코토리「앗, 아냐! 혼잣말이야. 그건 그렇고 큰일이네.
나도 그다지 협력은 못 할지도 모르겠지만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말해 주렴.
자, 그러면 이제 다른 사람들에게도 인사하러 가야겠다」

오토나시 씨는 그렇게 말씀하시고서 밖으로 나가셨다. 뭐라고 해야 하나, 보는 것과 다르게 재미있는 사람이었네.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지만 그녀도 아군이 되어 주는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내 마음속에 있는 의문은 사라지지 않은 채 남아 있다.

료「……기분 탓이려나」

765 프로가 아닌 다른 곳에서 그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그게 어디서였는지는 생각이 나지를 않는다.

료「머지 않아 떠오르겠지」

어느새인가 치하야 씨가 나를 피하고 있던 사실도 잊고 있었다.
그 정도로 오토나시 씨의 인상이 강했던 거다.

료「이거, 치하야 씨는 알고 계신 걸까……」

만나면 틀림없이 놀랄 거라고. 사무원 분이 집주인 대리라는 것과 성이 오토나시라는 엄청난 사실에.
아무래도 상관없는 거지만 이름이 쿄코인 오토나시 씨의 앞치마는 피요피요였었지. (PIYO PIYO라고 적혀 있음)


 



99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16:45:09.60 ID:Qj0K2Fz90


료「……먹을까」

먹을 사람이 없어진 도시락을 저녁밥으로 삼는다.
점심 때도 그랬었지만 한 번 누군가와 함께 먹는 즐거움을 생각해 내니 어째서인지 공허해 진다.

샤워를 하고 나서 매일 하는 일을 시작한다. 나중에 어제 방송했던 것도 들어 두어야겠다.

노리코『토오시타 노리코의 신데렐라 스카이. 오늘 밤도 별들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도록 하죠』

차분한 재즈 멜로디가 흐르며 다정한 목소리의 나레이션과 함께 라디오가 시작된다.
그녀의 목소리는 이상하게도 괴로울 때일수록 마음에 와 닿는다.

노리코『아밋케 씨, 틀림없이 언니도 당신과 화해하고 싶다고 생각할 거예요.
그러니까 마음을 확실히 전하도록 하세요』

오늘의 상담은 어느 자매의 싸움에 대한 내용이었다.
듣는 동안에 그 내용이 지금의 나와 치하야 씨에게 겹쳐져서 다른 사람의 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노리코『어머, 벌써 마법이 풀릴 시간이네요. 오늘 밤도 짧은 시간이었습니다만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토오시타 노리코였습니다. 그러면 다음 베겟머리 이야기의 시간까지 바이바이』

료「바이바이」

라디오도 끝나고 내 하루 일과가 끝난다. 치하야 씨가 돌아오는 건 내일이다.
나는 그에 대비해서 바로 잘 준비를 했다.


 



102투고합니다 [saga] :2012/06/10(日) 21:17:24.06 ID:Qj0K2Fz90


어떤 꿈을 꾸고 있었더라. 생각이 나지를 않는다. 의식은 점차 깨어 가고 새하얀 천장이 눈에 비친다.

료「좋은 아침」

물론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시계를 보니 설정해 둔 시간보다 빨리 일어났다.

료「점심밥을 만들어야겠네」

먹어 줄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오늘도 프로그램이 되어 있는 것처럼 두 사람분의 도시락을 준비한다.

『일어나거라── 남자들은 자신의 불행보다 친구를 위해서 눈물을 흘렸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나도 참 잘도 이런 알람으로 일어나는구나.
새의 귀여운 지저귐이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될 정도다.

료「좋아! 가자!!」

양 볼을 두드려서 기합을 넣는다. 해야 할 일을 하는 거다.


 



103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21:25:28.30 ID:Qj0K2Fz90


치하야「앗……」

료「아, 아하하하. 수고하십니다」

점심 시간, 그녀의 반으로 가니 생각했던 것보다 간단하게 만날 수 있었다.
내 얼굴을 보더니 나를 피하는 것처럼 교실에서 나가려고 한다.

치하야「미안해, 서두르는」

양손을 벌려서 길을 막는다. 뒤에 있던 사람이 혀를 찼지만 신경 쓰지 않아, 신경 쓰지 않아.

료「치하야 씨, 점심 아직 드시지 않으셨죠? 같이 드시지 않을래요?」

자랑하듯이 도시락을 꺼낸다.

치하야「따, 딱히 점심 같은 거 먹지 않아도……」

꼬르륵

치하야「……큿」

료「거 봐요, 배고프시잖아요. 여기에 맛있는 도시락이 있다구요?」

3대 욕구는 언제나 솔직하다. 입으로는 싫다고 해도 배는 솔직……,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104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21:34:00.23 ID:Qj0K2Fz90


치하야「학생 식당에」

료「오늘은 식당이 쉬는데요? 게다가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도 있어요」

치하야「나는……」

「저기저기, 저거 뭐하는 걸까?」

「데이트하자고 꼬시는 거 아냐?」

「거짓말! 저 음악 미치광이 키사라기 치하야에게!?」

「뭐어~! 아키즈키라는 아이는 귀여우니까 펫으로 삼으려고 생각했었는데~!」

「아키즈키~! 나다~!! 결혼해 줘~!!!」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는 점심을 먹자고 하는 나와 싫어하는 치하야 씨가
싸우는 중인 연인 같은 걸로 보이는 건지 모두들 좋을 대로 떠들고 있다.

치하야「아키즈키, 적당히 좀……」

료「어, 어쩐지 복잡해지기 시작하네……, 가도록 해요!!」

치하야「어, 앗!」

『꺄아~!!』

『아키즈키이이이이이이이이!!!』

그녀의 손을 잡아끌어서 그 장소를 벗어난다. 기분은 마치 사랑의 도피를 하는 커플이다.

……냉정하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이거 쓸데없이 주위에서 부채질하고 있는거 아닌가요.
뒤에서 새된 목소리와 굵은 목소리가 들리고 있기도 하고.


 



105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21:37:21.83 ID:Qj0K2Fz90


료「여기까지 왔으니 안전하겠네요」

옥상으로 도망쳐 와서 자물쇠를 채운다. 이걸로 아무도 들어오지 못할 거다.

치하야「꽤나 강인하네. 여자에게 미움받을텐데?」

죄송합니다. 자각하고 있어요.

료「아하하…….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들어 주시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한심하게 웃는 나를 질렸다는 듯한 눈으로 바라본다.

료「하지만 그 전에 제대로 사과하고 싶었어요. 죄송해요. 그때에는 치하야 씨를 생각하지 않고 말을 해서」

치하야「어, 어어!? 도게자!?」

태양빛을 받은 지면은 이마가 익을 정도로 뜨겁다.

료「그러니 받아주세요」

치하야「하아……, 도게자 같은 건 자기만족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치하야 씨는 당황하면서도 내게 쓴소리를 한다.


 



106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21:48:29.96 ID:r36DEmuT0


료「그, 그건……. 그럴 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것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으니까요」

하찮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내 성의를 보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혹시 그녀가 뭔가를 요구한다면 나는 기꺼이 그에 응할 거다.

치하야「머리를 들렴. 더이상 보고 있을 수가 없으니까.
사과해야 하는 건 내 쪽이야. 아키즈키에게 쓸데없는 걱정을 끼쳤잖니」

요구받은 건 도게자를 그만두는 것.

료「쓸데없다니……, 으윽!」

얼굴을 든다. 지면에 대고 있었기에 본심을 말하자면 이마가 꽤나 아프다.

치하야「가족에 대한 화제. 그다지 건드리지 않았으면 하는 건 사실이지만 너는 나를 알려고 했을 뿐이야.
그걸 책망하는 짓은 할 수 없어. 그러니까……」

치하야「그러니까 미안해. 지금은 아직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언젠가 네게도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해」

치하야 씨는 괴로운 표정을 내게 보인다.
조심성 없는 발언일지도 모르겠지만 그게 엄청 섹시하게 보였다.

료「네. 기다리고 있을게요. 언제까지라도」

치하야「언제가 될지 모르는데?」

료「그렇다고 해도요. 기다리는 건 자신 있으니까요」

나는 기다릴게, 언제까지라도 기다릴게. (あみん(Aming) - 待つわ)

그리운 노래의 멜로디가 머리를 스쳐 간다. 그 노래, 결국은 기다리는 사람이 찾아왔으려나.
어쩌면 지금도 어딘가에서 계속 기다리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107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21:56:07.70 ID:Qj0K2Fz90


료「그렇다고 해도요. 기다리는 건 자신 있으니까요」

치하야「그다지 기대는 하지 않고서 기다리고 있으렴.
지금은 아직 너를……, 아니. 이 이야기는 이만 끝내도록 하자」

무언가를 말하려 했지만 입을 다물고서 그 이상 말하지 않는다.
신경 쓰이지 않는다고 하면 그게 거짓말이겠지. 그녀에게 나는 무엇인 걸까?
알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죄가 아닐 터.

하지만 지금은――.

료「그러네요. 그러면 점심밥이나 먹어요!! 어제는 안 계셔서 대신에 저녁밥으로 삼았었지만요」

도시락을 먹어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치하야「윽, 그건 면목이 없네……」

눈을 피한다. 그게 조금 우스워서 마음속으로 웃는다.

료「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오늘은 드셔 주세요. 맛있을 거라고 자신하니까요. 자, 여기 도시락이요」

치하야「고마워. 오늘도 또 솜씨를 발휘했구나」

냉동식품이 거의 사용하지 않고 대부분을 직접 만든 도시락.
상황에 따라서는 아내가 애정을 담아서 만든 도시락(愛妻弁当)이 되겠지만 우리들은 선후배 관계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후배 남자아이가 도시락을 만들어 준다는 건 조금 희한한 패턴이라는 생각이 드네.


 



108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22:01:01.35 ID:r36DEmuT0


료「영양 관리도 완벽해요. 자, 어서 드세요」

치하야「잘 먹겠습니다. 응, 맛있어」

료「그런 말을 들으니 만든 보람이 있네요」

둘이서 자연스레 웃는 얼굴이 된다. 겨우 하루만이지만 옥상에 흐르는 따스한 시간이 매우 그립게 느껴졌다.

이러는 게 편안하다는 거겠지.

료「그러고 보니……, 무슨 일거리였던 건가요?」

치하야「새로 생긴 레저 시설을 리포트하는 거야. 덕분에 험한 꼴을 당했어……」

아~, 거기인가, 복합 테마 파크. 일본 최대 규모의 워터 슬라이더가 있다나 뭐라나 하던데.
그러니까 그건, ……수영복 차림으로?

료「그건 언제 방송되나요?」

치하야「보지 않아도 돼!!」

료「네?」

희한하게 큰소리를 지르며 거절 의사를 표현하는 치하야 씨에게 무심코 당황하고 말았다.


 



109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22:05:48.05 ID:Qj0K2Fz90


치하야「앗, 지금 건 아냐!! 잊어 줘」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서 허둥거리는 치하야 씨. 그런 반응을 보이면 더욱 신경이 쓰이는데요.

료「뭐, 아무래도 상관없지만요」

조사하면 알게 될 일이니까 말이지. 몰래 조사해서 녹화해 두자.

치하야「앗, 슬슬 돌아가야겠네……」

시계를 보니 곧 점심시간이 끝날 시간이다.
둘만의 공간을 조금 더 만끽하고 싶었지만 수업에 늦으면 무슨 소리를 들을지 견딜 수가 없다.

료「그러네요. 그러면 다음에 또 만나요」

치하야「그래, 안녕」

여담이지만 반으로 돌아왔더니 질투에 휩싸인 남자들의 뜨겁고 호된 세례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 또 다른 이야기이다.

또한 점심시간의 도주극은 40분 정도 만에 학교 내로 쫘악 퍼지게 된 것 같다.
그 때문에 치하야 씨와 내가 사귀고 있다는 것처럼 되었나 보다.

외부로 새어 나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110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22:13:14.76 ID:2gtPNXFS0


료「앗, 체육시간이다. 농구라……」

6교시, 창가 자리에서 여자들의 체육 수업을 견학한다.

료「찾~았다」

체육복으로 갈아입고서 공을 쫓아 달리고 있는 치하야 씨를 발견.
평소와는 다른 활발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눈으로 쫓게 된다.

료「오, 넣었네」

치하야 씨의 슛이 호를 그리며 골망으로 빨려 들어간다. 3점이다!!
하지만 같은 반의 다른 사람들은 칭찬하지도 않고 담담하게 게임을 계속 하러 돌아간다.

그러니까 적어도 나만이라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박수를 그녀에게.

선생님「미스터 아키즈키!!!! 이즈 잇 왓 루킹 어웨이!!」

료「냐!!」

노기가 깃든 기묘한 영어가 귓가에 작렬한다.
체육 수업 견학에 집중하느라 교사가 곁에 왔던 걸 깨닫지 못했나 보다.

교과서로 머리를 맞고 동급생들에게 실컷 비웃음을 당한다.

선생님「리드 120 페이지!!」

료「앗, 네에. 옛날에 한 남자가 외진 시골에 살고 있었습니다――」 (이세 모노가타리 24단 첫 번째 행)

영어로 지시를 하지만 이 선생님의 수업은 고전이란 말이지.
아즈사유미(梓弓)를 아즈사 보우(bow)라 말하기도 하고.


 



111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22:17:37.09 ID:Qj0K2Fz90


치하야「그 선생님은 우리 담임이야」

료「우와~, 그건 또 고생스러운 반이겠네요……」

영업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치하야 씨와 함께 가게 되었다.
물론 나는 여장을 하고 있는 스즈츠키 아키 모드다.

치하야「선생님은 반에서는 비교적 보통인데? 학생의 이야기도 친절하게 들어 주고」

영어로 진로 상담을 하는 걸까? 그건 그거대로 신경 쓰이네.

치하야「애초에 한눈 팔고 있떤 아키즈키가 나쁜 거 아닌가? 뭘 보고 있었던 거니?」

료「아, 아무래도 상관없잖아요!」

그건 당신입니다. 같은 말을 할 수 있을 리도 없어서 웃음으로 얼버무린다.

별 거 없는 이야기를 하며 돌아가니 아파트 앞에서 청소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치하야「어라? 오, 오토나시 씨?」

료「앗, 역시 모르셨구나. 오토나시 씨~!」

코토리「어머, 료, 아키랑…… 치하야?」

오토나시 씨는 곤혹스러운 얼굴로 바라보고 계신다.
그야 그렇겠지. 직장의 아이돌이 어째서인지 관리하고 있는 아파트에 온 거다.
빗자루를 떨어트리는 그 반응도 부득이한 거겠지.


 



112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22:25:50.38 ID:fsRN8Lbg0


코토리「어? 설마……, 사귀고 있는 거니!?」

료「푸웁!」

치하야「오, 오토나시 씨!?」

하지만 이 리액션은 예상외였네요.

코토리「그게그게그게! 치하야랑 료잖아!? 접점이 없잖니!!」

혼란스러워 하고 계시는 오토나시 씨는 나를 료라고 부른다.

료「오, 오토나시 씨! 진정하세요……」

코토리「설마 하던 료 X 치하!? 가슴 사이즈를 신경 쓰는 치하야가 어느 날 료의 비밀을 알게 되고
입을 다무는 조건으로 그 가슴을 주무르게 하면서 거기서부터 생겨나는 메이크 러브……」

치하야「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폭주하는 오토나시 씨를 질려 하는 치하야 씨. 너무 소란스러웠던 탓에 어느새 갤러리가 모여 있었다.

료「아~, 정말!!」

여러 가지로 들키기 전에 구경꾼들의 배웅을 받으며 오토나시 씨를 억지로 집까지 끌고 들어온다.

치하야「실례합니다……」

코토리「자, 자랑할 생각인 거니!? 지, 지금 눈 앞에서 수치심이 없는 10대의 문란한 성이……」

료「……수평 촙을 먹여 드릴까요?」

오토나시 씨가 진정하실 때까지 걸린 시간은 약 한 시간. 그동안 있지도 않는 망언에 어울리는 처지가 되었다.
착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113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22:31:07.75 ID:2gtPNXFS0


코토리「그러니까 치하야가 옆집에 산다는 거네……. 엄청난 우연이구나」

치하야「네,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해요」

아이돌이 두 사람이나 살고 있는 아파트 같은 건 흔치 않겠지.
게다가 이번에는 사무원이라는 사람이 왔다. 세상의 협소함을 몸소 배우게 된다.

우리들의 관계를 설명하자 코토리 씨는 우리들이 이웃 사람 사이라는 걸 납득해 준 것 같다.

코토리「엄청난 착각을 했었네……. 정말로 죄송했습니다~!!」

료「뭐, 뭐어, 설명하지 않았던 저도 잘못한 거니까요……」

코토리「저기, 두, 두 사람 다 잘 부탁할게.
일단 이래 보여도 어른이니까 곤란한 일이 있으면 힘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치하야「네, 폐를 끼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잘 부탁드릴게요」

료「부탁드릴게요. 앗, 그렇지! 오토나시 씨도 식사하고 가지 않으실래요?」

코토리「내가? 식사을?」

권유를 받은 게 의외였나 본지 눈을 크게 깜빡거리고 계신다.


 



114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22:35:51.11 ID:2gtPNXFS0


료「네. 두 사람분을 만드는 거나 세 사람분을 만드는 거나 그다지 변하는 건 없으니까요.
환영회 같은 거라구요」

말은 그렇게 해도 호화로운 식재료는 없다. 그래도 두 사람을 만족시킬 자신은 있었다.

코토리「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미안하잖니. 나는 그냥 세끼 다 컵라면이면 충분하니까」

료「아뇨, 그건 안 좋은 거 아닌가요……」

아무리 그래도 세끼 전부는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코토리「가끔씩은 아카이 키츠네도 먹고 있단 말야!!」 (赤いきつね, 커다란 유부가 들어 있는 컵라면)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치하야「아키즈키의 요리는 맛있는데요?」

코토리「어머, 치하야는 료랑 항상 같이 먹고 있는 거니?」

치하야「아뇨, 그저께 먹은 거예요」

코토리 씨의 질문에 치하야 씨가 대답한다. 나로서는 매일 그러더라도 상관없는데.

코토리「헤~……, 역시 그렇구나」

료「네?」

치하야「얼굴에 뭔가 묻어 있나요?」

코토리「아니~, 아무 것도 아니란다~?」

무언가를 감추는 듯한 말투로 말을 하면 신경이 쓰인단 말이지.
코토리 씨는 히죽거리며 우리들을 보고 계신다.


 



115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22:43:19.13 ID:fsRN8Lbg0


료「저기, 어떻게 하실 건가요?」

코토리「그러네. 아무리 료가 양 같은 초식계 남자라고 해도 늑대로 변해 버릴지도 모르니까
감시를 한다는 의미에서 나도 같이 신세를 좀 질게」

료「느, 늑대라니……」

코토리「그런 거야, 아마도」

어디까지나 '아마도' 인가요. 주역인 코토리 씨와 치하야 씨를 자리에 앉히고서 조리를 시작한다.
혼자보다 둘, 둘보다 셋. 여럿이서 먹는 편이 즐겁단 말이지.

코토리「치하야는 요리를 할 수 있니?」

치하야「아뇨, 그다지요. 오토나시 씨는요?」

코토리「거의 삼 년간 해보지를 않은 것 같은데……」

여자들의 적나라한 토크를 한 귀로 들으며 마무리 단계로 들어간다.

료「쨔~안! 셰프 아키즈키 특제 풀 코스입니다!!」

코토리「이, 이게 요리하는 남자의 실력……」

치하야「따뜻한 저녁 식사……」

결코 호화로운 건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들을 기쁘게 하기에는 아주 충분한 음식이다.
내가 만든 거지만 홀딱 반할 것 같아.


 



116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22:49:08.41 ID:fsRN8Lbg0


코토리「마, 맛있어……, 먹다가 죽어도 모를 정도입니다!」

료「아뇨……, 그건 과장인 것 같은데요……」

코토리 씨의 입에도 맞는 것 같아서 한시름 놓는다. 치하야 씨도 행복한 듯이 식사를 하고 있다.
식사는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는 시간. 할머니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던가.

코토리「료, 역시 술 같은 건 없는 거니」

료「그야 미성년자니까요. 있을 리가 없죠」

코토리 씨는 뭔가 허전한 듯한 얼굴을 하고 계신다. 어른이 되면 맥주 같은게 그리워지는 걸까?

코토리「그럼 방에서 가저와야지……」

치하야「그만두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오토나시 씨는 술버릇이 나쁘니까요」

코토리「그, 그렇지 않아요!!」

치하야「자각이 없으니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예요. 저번의 참극을 저는 잊을 수가 없다구요」

한숨을 섞으며 말한다. 술에 취한 코토리 씨에게 무슨 일을 당한 건가?

치하야「전에 술 취한 코토리 씨가 사무소의 아이돌에게 술을 먹이려고 폭주했었어.
그 때문에 몇 명이 엉망으로 변했었거든」

료「몇 명이요?」


 



117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22:55:23.66 ID:r36DEmuT0


치하야「그래. 평소의 모습에서는 상상이 되지 않는 변모를 이루었었어.
특히 시죠 씨와 하기와라 씨는…….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한기가 들어」

하필이면 그 두 사람인가요. 대체 어떻게 되었던 건지 신경 쓰이네.

코토리「평범한데? 유키호는 갑자기 옷을 벗고서 에어 기타를 시작하며 방송 금지 용어를 연발했었고,
타카네는 유아 퇴행을 겪은 정도라구?」

료「평범하지 않아!!」

유키호 씨는 내성적이며 남성 공포증이라는 것 같고,
타카네 씨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딘지 모를 불가사의한 오라를 지니고 있다.
그런 두 사람이 흐트러지다니…….

료「사, 상상이 안 돼……. 그런데 오토나시 씨, 미성년자에게 뭘 마시게 하는 건가요」

코토리「그, 그건……. 나도 스스로의 의사가…… 아니었기도 하고. 맞아! 술이 나를 마셔 버렸던 거야!!」

우쭐대는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신다.

료「멋진 말 했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그거」

치하야「정당화하려고 하지 말아 주세요」

코토리「으으……, 미성년자에게 괴롭힘 당하고 있어……」

흑흑흑 하고 일부러인 것 같은 거짓 울음이 방에 울려 퍼진다.


 



118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22:59:13.86 ID:Qj0K2Fz90


코토리「그런데 치하야도 그 몇 명에 들어 있었잖니. 너도 꽤나 엄청났었다구?」

치하야「!? 그, 그 이야기는……」

료「네? 그게 무슨……」

코토리「들어 볼래? 사실은 치하야가 취해서 닥치는 대로 키으읍……」

치하야「그 이상은 안 돼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치하야 씨가 오토나시 씨의 입을 막는다. 어지간히 알려지고 싶지 않은 일인 걸까.

코토리「으읍~! 으읍~!!」

닥치는 대로『키』…….

료「킥?」

치하야「마, 맞아! 킥이야. 취하면 발버릇이 안 좋아지는 것 같아서……」

날씬하고 기다란 다리로 차는 시늉을 한다.

코토리「으으~!!」

오토나시 씨가 필사적으로 머리를 옆으로 흔들고 계시니까 아닌가 보네.
신경은 쓰이지만 알려지고 싶지 않은 거라면 가만히 내버려 두자. 저번 일에 대한 반성이다.


 



120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10(日) 23:05:33.79 ID:fsRN8Lbg0


코토리「실례했어. 잘 자렴, 치하야, 료」

치하야「오토나시 씨도 안녕히 주무세요. 안녕, 아키즈키」

료「네에, 안녕히 주무세요」

시끌벅적한 저녁 식사를 마치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 간다.
테이블에 남겨진 식기는 축제가 끝난 뒤처럼 쓸쓸하게 남아 있다.
다르다고는 생각하지면 그것에서 와비 사비가 느껴지거나 한다.

료「자, 정리가 끝날 때까지가 저녁 식사지!」

두 사람이 설거지 정도는 하겠다고 그랬지만 괜찮다고 하고는 돌려보냈다.
어째서냐고 묻는다면 그냥 그랬다고 해야 하려나. 특별히 이유는 없다.

료「~♪」

콧노래를 부르며 설거지를 한다.
'남자는 주방에 들어가지 않는다' 가 아니라 '여자는 주방에 들어가지 않는다' 라거나.

료「그건 그렇고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구나」

슬슬 자취 생활에도 익숙해지기 시작하고 있다. 머지않아 아이네도 초대할 수 있으면 좋겠네.
그때 나는 스즈츠키 아키일까? 아키즈키 료일까?

료「자~, 어느 쪽이지?」

가능하다면 료인 채로 맞이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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