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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나와 당신의」 치하야「시소 게임」(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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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07, 2013 22:08에 작성됨.

원본 : http://ssimas.blog.fc2.com/blog-entry-557.html


1 :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00:53:43.28 ID:d9kkN+bY0


『이번 주의 오리콘 랭키이이이잉, 2위! 첫 등장! 스즈츠키 아키(鈴月アキ)의 '비밀의 산호초'!!
혜성처럼 나타난 주목할 만한 아이돌, 아키의 노랫소리에 도취되어라!
그리고 1위, 이쪽은 삼 주 연속 1위! 키사라기 치하야의 Arcadia!
이번 가을 공개하는 영화인 무진합체 키사라기의 주제가! 치하야는 예상조차 못한 로봇 역이다~!
그 연기도 신경 쓰입니다!』


아키「앗, 치하야 씨! 수고하셨어요!」

본방이 끝난 뒤에 분장실로 돌아가니 이미 선배 아이돌이 쉬고 있었다.
그녀는 나(僕)를 보더니 손을 들어 치하하는 인사를 건넨다

치하야「수고했어, 아……, 스즈츠키 씨」

헉 하며 입에 손을 대고서 고쳐 말한다. 주위를 확인. 좋아, 우리들 외에 아무도 없네.

아키「저기, 지금은 아무도 없으니까 괜찮을 거라 생각하는데요?」

치하야「그러네…….
솔직히 말하면 네 본명으로 알고 지낸 쪽이 더 오래 되었으니까 이 호칭은 입에 잘 붙지를 않아」

아키「하하……,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큰일이 벌어질 테니까요」

둘이서 마주보며 웃는다. 하지만 이거, 웃어 넘길 만한 일이 아니란 말이지.





2 :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00:59:36.08 ID:d9kkN+bY0


아키「맞다, 오리콘 1위라니 대단하네요」

치하야「너야말로 첫 등장에 2위잖아. 충분히 자랑할 만하다고 생각하는데?」

아키「어쩐지 비아냥으로 들린다구요?」

치하야「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아키「앗, 농담이예요. 죄송해요」

치하야「뭐,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그것보다 저기 말야」

아키「네, 뭔가요?」

치하야「오늘은 뭘 가르쳐 줄 거니, 아키즈키(秋月君)?」

신인 아이돌 스즈츠키 아키, 그건 세간을 속이는 가짜 모습.
누구에게도 알려져선 안 되는 내 진짜 본명은 아키즈키 료. 사실은 남자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여장을 한 채 이 아이돌 포화시대를 달려나가고 있다.
거기, 변태라고 하지 마. 나도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니까.
전미가 울 만할 비극적인 이유가 딸려 있을 정도다.
하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서 오늘도 하늘하늘한 스커트를 입고서 아이돌 일을 하고 있다.
언젠가 진짜로 멋진 남자가 되기 위해.

료「글쎄요. 그러면 치하야 씨가 드시고 싶은 걸 만들어 볼까요. 뭐가 좋으시나요?」

치하야「글쎄……, 집으로 돌아가면서 결정하자」

나와 담소를 나누는 그녀는 키사라기 치하야 씨. 지금은 모르는 사람이 없는 현대의 가희.
그리고 내 비밀을 알게 된 얼마 되지 않는 공범자.

나와 그녀가 처음으로 만난 건 스테이지 위가 아니라 입학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은 무렵의 학교 옥상이었다.




3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01:07:17.64 ID:OeN9eK850


그날의 일기예보는 맑음이었지만 실제로는 지금도 비가 쏟아질 듯한 회색빛이었다.

남자「아키즈키~! 나다~, 결혼해 줘~!!」

료「갸오오오옹!! 갑자기 결혼은 무리, 아니 교제 자체가 무리라구~!!」

남자「어디 있냐~!! 아키즈키! 나와 함께 새로운 세계로 뛰어들자! 발전하자!!」

료「혼자서 가~!!」

남자「헉! 지금 아키즈키의 목소리가 들렸어!! 기다려~!!」

료「하아……, 하아……. 어째서 이런 꼴을……」

여자에게 고백받은 적, 멋있다는 말을 들은 적, 0회.
사내놈들에게 고백받은 적, 귀엽다는 말을 들은 적, 양손 양발로 다 셀 수가 없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나는 남자에게 사랑받는 경우가 많다. 물론 내게 그럴 마음은 없다.
지금은 없지만 좋아하는 사람도 있었다. 단지 다른 사람들보다 여성스러운 생김새를 지닌 것뿐.
그리고 나는 그게 싫었다.

너무나도 인기가 있는 나머지 점심시간에 밥을 먹는 것도 목숨을 걸어야 한다.
추적자로 변한 동급생을 어떻게든 따돌리고서 성지를 향해 발을 옮긴다

료「후우……, 여기까지 왔으니 안심할 수 있으려나」

학교에서 유일하게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장소, 그곳이 이 옥상이다.
이 고등학교의 OB이기도 한 사촌 누나가 가르쳐 준 절호의 프라이베이트 존.
비가 내릴 것 같은 회색빛 하늘 아래 혼자서 밥을 먹는 것도 쓸쓸하지만,
장밋빛의 새로운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것보다는 낫단 말이지. (장미 = 게이)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먼저 온 사람이 있었던 거다.




4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01:16:40.02 ID:geTF/MjH0


옥상은 자물쇠가 채워져 있지만 나는 열쇠를 가지고 있다. 입학기념으로 사촌 누나가 줬었다.
대체 어떻게 해서 조달한 건지는 모르지만 덕분에 나는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성역을 손에 넣었다.
야수로 변한 동급생을 따돌리는 데에는 딱 좋다. 열쇠를 찔러넣고 나서 문이 이미 열려있다는 걸 깨닫는다.

료「앗, 어제 잠그는 걸 잊었었나?」

사촌 누나가 말하기를, 우리 학교의 순찰은 꽤나 대충대충인 것 같아서 여기까지 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는 것 같다.
누가 있는 건가? 하며 조심조심 문을 여니 노래가 들려왔다. 공기를 진동시켜 내 귀를 통해 몸속 전체에 전달된다.

료「노래? 누가 부르고 있는 거지?」

맑게 울리는 노랫소리가 듣기에 좋다. 하지만 이 노랫소리는 어딘가에서 들은 적이 있는데…….

??「~♪ 후~, 나쁘지는 않네」

노래가 끝난 건지 깊게 숨을 내뱉는다.
살랑살랑 소리를 내는 푸르스름한 흑발, 어쩐지 슬픔을 지닌 눈동자.
그녀는 내가 가지고 있는 CD 자켓에 찍혀 있는 바로 그 사람――.

료「어? 키사라기 치하야 씨?」

치하야「어?」

갑자기 이름을 불렸기 때문인지 그녀는 놀란 모습으로 뒤돌아본다.
나를 발견한 눈동자에는 가냘픈 남자가 부들부들 떨고 있는 것처럼 비친다. 아니, 그 남자는 나인데 말이지.




5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01:20:27.72 ID:d9kkN+bY0


치하야「무슨 용건이니?」

료「앗, 죄송합니다. 방해가 됬나요?」

치하야「딱히 그렇지도 않아. 노래를 막 끝낸 참이었으니까……」

료「하하……」

그렇게 말하고는 있지만 나를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려나? 그에 대해서는 나도 같으니 의견이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상대는 그 치하야 씨다. 여기는 내 성지니까 나가 주었으면 한다는 말은 할 수가 없다.

치하야「용건이 없다면 말을 걸지 말아 줄래?」

담담하게 사이보그처럼 말하는 그녀. 조금 무섭구만.

료「앗……, 죄송합니다. 언제나 여기에는 저밖에 없었거든요. 저기, 노래 엄청 훌륭했어요」

치하야「칭찬해도 아무 것도 안 나와」

그런 말을 몇 번이나 듣고 있기 때문인지 '또 그 소린가' 하는 것처럼 지긋지긋해 하는 얼굴을 보인다.

료「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당신의 CD, 전부 가지고 있기도 하니까요」




6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01:27:28.82 ID:geTF/MjH0


치하야「CD를?」

료「네. 세 장씩이요」

치하야「세 장씩? 잘은 모르겠지만 고맙다고 말해야 하는 거려나」

세 장씩 사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나 보다.
치하야 씨뿐만이 아니라 인지도를 넓히고 있는 아이돌의 CD는 웬만큼 다 모으고 있다.
참고가 되기도 하는데다 특히 그녀가 소속된 765 사무소 아이돌의 CD는 사촌 누나가 하도 사라고 시끄럽게 해서
포교용, 보존용, 감상용, 이렇게 세 장씩 구입하는 처지가 되었다.
치하야 씨 것도 예외는 아니라서 그때 손에 넣게 되었던 거다. 덕분에 저금해 둔 게 단숨에 증발해 버렸다.
그것도 교과서값이라고 생각하면 비싸지는 않지만 말야.

료「하지만 같은 학교에 다닌다는 건 의외였어요」

뭐, 그녀는 2학년이고 나는 1학년이니까 면식을 익히게 되기가 어려웠겠지.
그렇다고 해도 조금은 화제에 올랐을 터이다. 반에 아이돌이 있다면 전교생이 알게 될 법한 일인데.

치하야「그다지 학교에는 오지 않고 있어. 스스로 말하는 것도 조금 그렇지만 나름대로 바쁜 몸이니까」

료「대단하네요……」

치하야「그렇지도 않아. 이 정도의 레벨은 얼마든지 있어. 현재 상황에 어리광을 부릴 정도로 의식이 얕지는 않아」




7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01:36:16.95 ID:d9kkN+bY0


나름대로라고 할 정도가 아니다. 막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참인데도 불구하고
세간에서는 미래의 가희라고 불리며 빛나는 장래에 대한 기대를 받고 있을 정도다.
아직 햇병아리인 나 같은 것과 비교하면 달과 자라, 천양지차다. 사촌 누나도 이렇게 평가한다.

사촌 누나『그러네. 모두들 포텐셜이 높지만 치하야와 미키는 격이 다르지. 가지고 있는 재능이 달라.
하지만 특이한 구석이 있단 말야~. 정말, 프로듀서에게는 동정을 금할 수가 없어』

라는 게 사촌 누나의 말. 과연, 이야기해 보니 TV에서의 인상대로 딱딱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노래하고 있는 때에는 엄청 즐거워 보이는데 버라이어티 방송이나 사진을 보면
어느 것도 마네킹처럼 굳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사실 딱 한 번 같이 공연을 한 적이 있지만 저쪽은 기억하고 있지를 않겠지.

사촌 누나『치하야의 경우에는 기자에게 질문을 받으면
「딱히……」같은 소리를 진짜로 할 것 같아서 무섭단 말이지.
음악 쪽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게나 말을 유창하게 하면서』

어디 사는 에리카 님(エリカ様)입니까.
(사와지리 에리카. 유명 여배우였으나 시사회에서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한 베츠니(딱히...) 사건으로 인해
언론에서 '에리카 님'이라며 고압적인 태도를 반쯤 비꼬는 별칭을 붙여 주었습니다. 더 자세한 건 검색^^)

기자『키사라기 씨, 이번 영화에서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치하야『딱히……』

기자『그, 그러시다면 이번 영화에서 볼 만한 장면을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치하야『특별히 없습니다』

기자『이번 영화에서는 주제가를……』

치하야『네, 이번에 부르게 된 곡은 등장인물의 애절한 감정에 마음을 기대어……』

응, 신기하게 전혀 위화감이 없다. 다만 에리카 님과는 다르게 주제가에 관한 이야기만은 수다스럽게 될 것 같네.




8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01:38:20.57 ID:d9kkN+bY0


치하야「네가 이곳을 사용하고 있었던 거라면 미안한 짓을 한 거네. 사과하도록 할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치하야 씨가 무표정인채 물러난다.

료「저, 저기요!」

치하야「무슨 일이니」

교실로 돌아가는 그녀를 불러 세운다. 그녀는 모르겠지, 내 비밀을.
하지만 언젠가는 당신과 같은 스테이지에 서고 싶어.

료「당신을 뛰어넘어 보이겠어요」

치하야「뭐?」

말하고 나서 깨닫는다. 틀림없이 의미가 전달되지 않았을 거라고. 그리고 잘못했다간 들켰을지도…….

료「앗, 아뇨……. 지금 건 그러니까……」

치하야「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대하고 있을게. 안녕」

기대하고 있다는 말하는 것 치고는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것처럼 치하야 씨는 옥상을 나간다.
혼자 있게 된 옥상에서 나는 도시락을 연다. 스스로 생각해도 맛있을 것 같은 도시락이다.

료「높은 벽일지도 몰라. 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9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01:41:19.06 ID:geTF/MjH0


료「잘 먹겠습니」

『전화 왔어~!!』

료「와악! 뭐, 뭐야!?」

부드러워 보이는 달걀말이를 젓가락으로 집어서 입에 넣으려고 하는데
갑자기 휴대전화에서 커다란 목소리가 들리며 전화가 왔다는 걸 알린다.
아~아, 놀라는 바람에 달걀말이를 떨어트리고 말았다. 3초 룰 같은 건 더러우니까 싫은데.
어쩔 수 없지, 버리자.

료「에리가 멋대로 착신음을 바꿨구나~! 잠깐, 그렇다면 설마 내 비밀을 들켰을지도……」

『전화 왔어~!!』

료「시, 시끄러워! 빨리 받아야 겠다! 네, 여보세요! 아키즈키입니다!!」

??『어머, 아키즈키 씨? 이상하네, 어쩐지 난 다른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나 보네』

료「어? 아키즈키는 저……」

??『나는 876 프로 소속 아이돌인 스즈츠키 아키에게 전화를 걸었을 텐데?』

거기까지 듣고 나서 깨닫는다. 지금의 나는 아키즈키 료가 아니라는 것을.
영업용 목소리로 바꾸고서 다시 대답을 한다.




10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01:43:10.75 ID:eHSUxDAV0


료「네, 네에, 스즈츠키인데요. 이시카와 사장님, 무슨 일이신가요?」

이시카와『좋아. 우리들에게서 걸려 온 전화는 스즈츠키 아키로 받는다. 그렇게 정했었지 않았나?』

료「죄송합니다……, 멋대로 착신음이 바뀌는 바람에요」

제대로 사무소용 착신음(다스 베이더의 음악)을 등록해 두었을 텐데 장난으로 바꾸어 놓았나 보다.
애초에 전화거 걸려 왔을 때에 제대로 화면을 봤으면 상대가 사장님이라는 걸 알았을 텐데 말이지.
고막을 찢어 버릴 것 같은 '아이 보이스' 때문에 당황하는 바람에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이시카와『뭐, 어쨌든 됐어. 그래서 용건 말인데. 아키, 네 요구는 받아들이도록 할게』

료「요구요……?」

뭔가 부탁을 했던가……?

이시카와『네가 하고 싶다고 했었잖니. 자취 말야』

료「정말인가요!?」

이시카와『그래, 부모님에게도 설명은 해 두었어. 꽤나 신뢰받고 있더라』

료「뭐, 가사는 어머니보다 더 잘 하니까요」

이시카와『오늘 중으로 업자가 오게 되어 있어. 오늘 레슨은 쉬어도 괜찮으니 준비를 해 두렴』




11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01:47:10.62 ID:geTF/MjH0


료「네? 괜찮은 건가요?」

이시카와『네가 잘 하는 댄스 레슨이니까 말야.
댄스에 관해서는 아이와 에리랑 비교하면 네가 훨씬 앞서니까 딱 좋지 않니?
그만큼 내일부터 열심히 일하도록 해라』

료「감사합니다!」

이시카와『연락은 이상이야. 끊을게』

료「야호~! 그토록 바라던 자취다!!」

사장님이 전화를 끊는 것과 동시에 나는 함성을 지른다.
꿈에 그리던 자취 생활이 이루어졌는데 기뻐하지 말라고 하는 게 무리다.

료「집에는 프라이버시 같은 게 없었으니까 말야~……. 이걸로 리츠코 누나에게서도 도망칠 수 있어~!」

눈물 없이는 이야기할 수 없는 에피소드가 뇌리를 스쳐 간다.
멋대로 방이 어지럽혀지고 취향별로 책이 나란히 늘어서 있다거나,
돌아왔더니 세계 각국의 국기가 벽 전체에 붙어 있다거나…….
정말로 멀쩡한 꼴에 처한 적이 없다. 하지만 그것과도 이제 안녕이다! 자유란 좋은 거네!
일 때문에 돌아오는 게 늦어지거나 해서 집에 폐를 끼치고 있다는 것도 있지만 말이지.
오히려 그쪽이 진짜 이유다.

료「어떤 방이려나~? 일본식이려나~? 서양식이려나~?」

얼빠진 노래를 신이 나서 부르고 있지만 이때의 나는 오히려 자신을 몰아넣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지 않았다.
그걸 깨닫는 건 조금 더 나중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지금은 가만히 두자.




12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01:57:43.28 ID:eHSUxDAV0


료「하지만 어디로 이사하는 걸까. 그걸 듣지를 않았네. 다시 걸어야겠다」

다시 물어 보려고 사장님에게 전화를 했지만 바쁘신 건지 받지를 않으신다.
이러니저러니 하는 동안에 5교시 시작을 알리는 차임이 울리고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일기예보는 빗나갔나 보다

료「이런, 지각하겠다! 점심도 먹지 않았는데……. 그래도 자취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괜찮아!」

결국 도시락을 먹지는 못했다. 또한 6교시인 체육 시간에은 공복 때문에 힘을 쓰지 못하고
여자들 앞에서 안면에 농구공을 맞는다는 부끄러운 경험을 했지만
동경하던 자취 생활 앞에서는 그것조차도 사소한 일이다.

료「하지만 얼굴은 좀 봐 줬으면 했는데……」

예능인은 이가 생명. 하지만 그 전에 이가 붙어 있는 얼굴이 생명, 생명선. 특히 우리들 같은 경우는 더욱더.
공을 놓친 자신이 나쁜 거지만 우선 저쪽의 탓이라고 해 둔다.

그리고 방과 후, 부모님에 의하면 업자가 이미 짐을 정리해서 새로운 집으로 보내 두었다고 한다.
사장님께서 보내 주신 지도를 한 손에 들고서 학교 현관을 나선다.
비는 완전히 그쳤고 태양은 구름이 갈라진 틈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료「역시나 있네……」

점심의 추적자는 동료를 늘려서 교문 앞에 서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한순간의 틈을 찔러 도망친다.
그 용병이 된 기분이다. 말 그대로 아키즈키 스네이크, 그다지 멋지게 들리지 않는 건 어째서일까?

료「후우……, 들키기 않은 건가? 모두가 오기 전에 빨리 새집으로 가자!」

한눈 팔지 않고 곧바로 새집으로 향한다.
저쪽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생각하는 것만으로 마음이 들뜨기 시작했다.
발걸음은 가벼워서 하늘을 폴짝폴짝 뛰고 있는 것 같다.




17투고 [saga] :2012/06/08(金) 09:17:09.50 ID:d9kkN+bY0


료「그리고 빛~나는 울트라 소울! 하!(B'z - Ultra Soul) 여기가 새로운 집 메종 159인가…….
어쩐지 만화에서 본 적이 있는 이름인데」 (메종일각과 메종 159의 발음이 같음)

물론 예의 만화 같은 아파트는 아니다. 이름이 닮았을 뿐인 다른 건물이다.
관리인 분의 이름이 오토나시라거나 하는 걸까. 미인이고 소이치로라는 개를 키우고 있다면 더욱 좋다.
(메종일각의 관리인은 오토나시 쿄코)

료「그럴 리 없어없어」

그렇게 사정 좋은 이야기가 있을까 보냐. 바보처럼 꿈꾸는 일이 잦은 자신이 조금 싫어졌다.

료「감사했습니다!」

짐을 옮겨 주신 업자 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나서 나만의 성인 203호실로 들어간다.
짐은 한 군데에 정리되어 있어서 방이 넓은 것처럼 보인다.

료「후~, 드디어 자취 생활이 시작되는 거구나……」

아무도 없는 다다미 7첩 반 넓이의 영지에 누워서 뒹굴며 절실하게 느낀다.
자취를 바란 건 자신이지만 부모님이 안 계시니 안 계시는 대로 또 쓸쓸해진다.
이래저래 해도 부모님에게 줄곧 의지하기만 했었고, 스스로 돈을 벌고 있다고는 해도 결국은 15세 아이니까.

료「전화해 둘까」

휴대전화 꺼내 들고 삑삑삑……. (Do-Dai)

료「앗, 엄마? 응, 무사히 도착했어. 괜찮아, 걱정하지 않아도 돼. 정말, 과장도 심하네~」

고등학교 1학년이 자취를 한다는 건 내가 생각해도 희귀하다고 생각한다.
부모님이 신뢰해 주셨으니까 가끔씩은 돌아가서 식사를 해야겠다.
쓸쓸한 건 부모님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하니까.




18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09:20:12.00 ID:d9kkN+bY0


료「고마워, 끊을게. 후~……, 짐을 풀어야겠네」

골판지의 산을 열고서 짐을 꺼내어 간다. 그렇게 짐이 많은 것도 아니라서 의외로 금방 끝났다.

료「자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할까? 앗, 맞다. 이웃 분들에게 인사하러 가야겠다」

이웃 간에 알고 지내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나는 고등학생이기도 하니까 곤란할 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이름과 얼굴을 알려 두어야지.

료「그런대로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말야」

물론 비밀이 들키지 않게끔.

료「어디, 옆집은……, 키사라기 씨인가. 잠깐, 키사라기? 에이 설마……」

한차례 인사를 마치고 나서 마지막으로 내 집의 오른쪽 집에 인사를 한다.
명패에는 음력 2월을 의미하는 두 글자(月, 키사라기)가 적혀 있었다.

료「설마……」

아냐아냐! 라고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 초인종을 누른다. 네, 하는 조그만 대답이 들리고 나서 문이 열린다.

료「이사 온 아키즈키……」

치하야「앗. 너는……」

역시나구만~. 애초에 키사라기라는 성은 만화에는 넘치듯이 있지만 실제로는 여덟 가구밖에 없다고 하니까.




19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09:26:31.36 ID:d9kkN+bY0


료「……료입니다. 이거, 변변찮은 거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이 무슨 우연이란 말인가.
그 아이돌 키사라기 치하야 씨가 같은 학교에 다니고, 같은 아파트에 살고, 게다가 이웃 사람이라니.
세상은 얼마나 좁은 거야…….

치하야「감사합니다. 어? 아키즈키? 저기, 틀렸다면 미안한데 사촌 누나 중에 리츠코라는 사람은 없니?」

료「그, 그러니까……, 아키즈키 리츠코는 제 사촌 누나인데요……」

치하야「이런 우연이 다 있네. 뭐,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리츠코 누나와 친척이라는 사실을 알자 한순간 놀란 듯한 얼굴이 되었지만 금방 흥미 없는 것처럼 대답을 한다.
문손잡이에서 손을 떼지 않은 채 빨리 돌아가 주라는 무언의 압박을 보내온다.

료「저기, 잘 부탁드릴게요……」

치하야「그래, 잘 부탁할게」

인사치레로 짓는 미소조차 없이 문이 닫힌다.

료「으~음, 내가 무슨 짓을 했나?」

전혀 기억나는 게 없는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배가 꼬르륵 소리를 내며 텅 비었음을 주장한다.




20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09:47:48.56 ID:geTF/MjH0


료「오늘은 지쳤으니까 편의점 도시락으로 때워야겠네. 자취는 내일부터 하자」

막 이사해 온 거리를 산책하며 저녁밥을 사러 간다. 가는 김에 앞으로를 위해서 야채나 조미료도 사 둔다.

료「다녀왔어요~. 참, 아무도 없었지」

대답은 없다. 아니, 있으면 있는 대로 엄청 무섭지만 말야.
테이블 위에 도시락을 두고 조금 늦은 저녁 식사를 한다.

료「잘 먹었습니다. 역시 직접 만드는 게 더 맛있는 것 같네」

편의점 도시락을 부정하려는 건 아니지만 나는 요리에 관해서는 조금 까다롭다.
부모님이 요리를 재앙적으로 못하시기 때문에 자기방어본능이 움직인 건지 자연스럽게 요리를 잘 하게 되었다.
자랑은 아니지만 가정 시간의 조리실습에서는 히어로였었는데.

료「흠흠흠흠 흐흠 흐흠♪」

잠깐 쉬고 나서 목욕을 한다. 화장실과 욕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는 건 고마운 일이네.
그런 걸 꽤나 신경 쓰는 타입이기도 하니까.
다른 사람이 들을 걱정을 안 해도 되기에 콧노래를 부르며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한다.

료「후~, 개운해졌다. 앗, 메일(문자)이네. 사장님이?」

『제목:내일의 일거리에 대해서』

『새집은 어떠니? 아는 사람의 연줄을 빌려서 싸게 구했어. 집주인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인사를 해 두렴.
본론으로 넘어가자면, 내일의 일거리는 어떤 아이돌의 미니라이브의 전좌야.
(전좌란 메인 공연이 시작하기 전에 먼저 몇 곡을 불러 분위기 상승을 유도하는 역할)
시간과 장소는 첨부해 두었으니까 확인하고 스스로 가도록 하렴. 건투를 빌게』




21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09:53:18.81 ID:geTF/MjH0


료「어쩔 수 없다고는 해도 약간 방치한다는 기분이 든단 말이지~……. 조금 슬프네」

내가 소속되어 있는 876 프로는 스스로 활동 방침을 정하고 사장님은 최저한의 일에만 참견을 하는
셀프 프로듀스라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다른 사무소에는 전속 프로듀서가 있는 것에 비해,
우리는 아이돌의 자주성을 존중하고 싶다는 생각을 근간으로 활동하고 있다.

거기, 무책임하다고 하지 마.

그렇다고는 해도 프로듀서가 없는 건 아니다.
에리――, 같은 사무소의 아이돌인 미즈타니 에리는 프리랜서 프로듀서를 고용하고 있고,
또 한 사람의 아이돌인 히다카 아이는 사무소의 오카모토 마나미 씨가 매니저로서 붙어 있다.

그러면 나는? 이라는 질문에 답을 하자면, 나에게만 아무도 없다.
에리는 이해할 수 있다.
프로듀서인 오자키 씨가 스카우트했다고는 해도 형식상으로는 에리가 고용하고 있는 형태이고,
아이는 아직 한참 어린애이니까 마나미 씨가 붙어 있는 것도 납득할 수 있다.
단지 오자키 씨는 에리 외골수라서 우리들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마나미 씨도 아이에게만 줄곧 붙어 있다.
남은 사람인 사장님도 잘은 모르겠지만 바쁘신 듯 하다.

료「생각한 것만으로도 울고 싶어지네……」

결국 사무소에 아군은 없는 채로 방치 플레이를 강요받고 있다는 거다.
일단 조력자인 스승이 있었기는 한데 엉망진창인 데뷔를 시키고 나서는 이런 참상이다.
변호사에게 상담한다면 위자료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아니, 안 돼. 저쪽에는 귀축 안경이 붙어 있어.
누나에게 상담 같은 걸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이 되지는 않았을 텐데…….

료「어느 누구도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단 말이지……」

아아, 떠올리고 말았다……. 내 성(性)을 부정당한 그날의 일을.




22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10:00:30.60 ID:d9kkN+bY0


료『나도 리츠코 누나 같은 아이돌이 되고 싶어!』

리츠코『너 같이 가냘픈 게 멋진 남자 아이돌이라니 무리인 게 뻔하잖아! 뭐, 연줄이 없지는 않지만』

료『진짜!?』

이시카와『여성 아이돌로서 데뷔하는 것 말고는 인정할 수가 없습니다』

료『어째서~!?』

리츠코 누나의 장난감 취급을 당하게 되는 걸 싫어한 결과,
소속하게 된 곳은 악덕 기업 수치 MAX인 질이 나쁜 사무소였다.
……아니, 뒷공작이라거나 방해라거나 음흉한 짓을 하고 있다는 게 아니라구?
평범한 작은 사무소. 그렇기에 임팩트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것도 잘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여장을 강요하는 사무소는 do-dai(어떻다고 생각해)?

냉정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사장님의 이야기에도 무리가 있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을 텐데
다급했던 나는 추호의 의심도 없이 여장 아이돌로서 데뷔하게 되고 말았다.

처음에는 익숙해지지 않아서 어느 쪽 화장실로 가야 하는지 몰라 당황한 적도 있고,
부주의한 발언에 의해 상당히 아슬아슬한 수영복을 입게 된 적도 있다.
적어도 남성 아이돌이 할 일이 아니다. 쥬피터 멤버 전원이 여장을 한다고 치면 싫잖아?
게다가 가장 슬픈 건 여장에 익숙해져서 남성의 모습에 위화감을 느끼게 되고 말았다는 사실이다.
조만간 가슴이 솟아오르는 게 아닌가 몰라.

료「생각해 봤자 쓸모가 없는데……. 앗, 시작하겠다!」

시계는 밤 11시 반을 가리키며 하루가 곧 끝난다는 사실을 알린다.
나는 서둘러 PC를 켜고 즐겨찾기 페이지로 이동한다.

『토오시타 노리코(トオシタノリコ)의 신데렐라 스카이.
오늘 밤도 제가 잠들지 못하는 여러분을 깊어 가는 밤의 어둠 속으로 인도해 드리겠습니다.
30분 동안의 짧은 이야기이지만 0시를 알리는 종이 울릴 때까지 별들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료「휴, 생방송에 늦지 않았다……」




23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10:08:35.29 ID:d9kkN+bY0


노리코「우선은 사연을 한 통 읽도록 하겠습니다. 연애 상담이네요.
○○현에 살고 계신 '사랑에 빠진 하루룽' 씨가 보내주셨습니다.
노리코 씨, 안녕하세요. 언제나 즐겁게 듣고 있습니다. 갑작스럽지만 제게는 좋아하는 사람이――」

평일의 잠자기 전 습관인 인터넷 라디오『신데렐라 스카이』를 듣는 것.
토오시타 노리코라고 이름을 밝히는 DJ가 리스너의 상담에 응하거나 멋진 음악을 들려준다.
화려한 방송은 아니지만 차분하게 들을 수 있고,
무엇보다도 노리코 씨의 맑게 울리는 듯한 목소리는 우리들 리스너를 매료시킨다.
어떤 경위로 듣기 시작했는지는 잊어 버렸지만 지금은 가끔씩 메일도 보낼 정도이다.
그렇게 말은 해도 채용된 적은 없지만 말이지.

노리코『하루룽 씨, 밀어서 안 된다면 당겨 보는 건 어떤가요? 상대도 쓸쓸하다고 생각해서 신경 쓰일 거라구요?
당신의 마음이 전해지면 좋겠네요. 어머, 마법이 풀릴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오늘 밤도 짧은 시간이었습니다만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토오시타 노리코였습니다. 그러면 다음 베겟머리 이야기의 시간까지 바이바이』

료「바이바이~! 이크, 스케줄을 봐 두어야겠다」

발송되어 온 내일의 스케줄을 확인하고 나서 새로 산 침대로 지금 다이빙(今ダーイビーング, 태양의 질투).
피로감 때문인지 그날은 금방 잠이 들었다.

내일도 좋은 하루가 되기를.


료『여기는……?』

치하야『……』

료『어라? 치하야 씨? 뭐 하시……』

千早『사토링, 사토사토, 스잇! 스잇! 스잇! 사톳테 오사토가 사토폿포!
사토링, 사토사토, 스잇! 스잇! 스잇! 사톳테 오사토가 사토폿포!
읽겠습니다! 안 읽히잖아!?』 (드라마 SPEC의 사토리가 초능력 발동 시에 외우는 기묘한 주문)

료『사토사토가 아니라 사토이모인데요?』

치하야『크엑!』

료『사, 사라졌네!?』




24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10:13:08.58 ID:d9kkN+bY0


『일어나거라── 남자들은 자신의 불행보다 친구를 위해서 눈물을 흘렸다──』

료「으음……」

중이병과는 또 다르게 묘한 깊이를 가진 자명종이 아침을 고한다.
사촌 누나가 생일날에 준 '노무리시(ノムリッシュ)한 자명종, 정숙을 깨는 자' 라는 정식 명칭이 있다는 듯 하지만
평범하게 자명종이라는 이름으로 괜찮다고 생각한다.
(노무리시란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디자이너인 노무라 테츠야의 기묘한 언동에 붙여진 명칭)
눈을 번쩍 뜨고서 새하얀 천장을 바라보며 한 마디.

료「낯선 천장이다……」

제2화

선, 천장

료「이런 거 한 번쯤 말해 보고 싶었단 말이지」 (TVA 에반게리온 2화 네타)

막 이사해 온 집의 천장은 얼룩 하나 없는 깨끗한 하얀색이다. 새로 칠을 한 건가?
아직도 졸리지만 오늘은 일이 있다. 빠릿빠릿하게 하지 않으면 오늘의 메인 아이돌 분에게 실례다.

료「그건 그렇고 엄청난 꿈이었네. 설마 치하야 씨가 SPEC HOLDER였다니……」 (SPEC에 나오는 초능력자)

무뚝뚝한 그녀도 꿈 속에서는 의욕 만빵인 채 춤추고 있었다.
꿈은 사람이 바라는 걸 비춘다고 하는데, 그게 내가 치하야 씨에게 바라고 있는 거려나.
혹시 예지몽이라고 한다면 여러 가지로 큰일이 벌어지겠네.




25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10:41:02.19 ID:OeN9eK850


료「으엑, 써……. 잠기운은 날아갔지만」

우도의 커피는 쓰다고들 하지만 보통의 블랙 커피인 시점에서 나는 이미 무리였다.
(장갑기병 보톰즈에 나오는 나레이션이자 명대사. 엄청 쓴 커피로 진짜 상품화되기도 하였음)
설탕과 우유를 넣어서 맛을 달게 만든다. 이게 어른 남성으로 가는 첫걸음이라면 아직 어른이 되지 않아도 괜찮아.

료「자 그러면 가 볼까!」

익숙해진 손놀림으로 여장을 해 간다. 엷은 메이크업을 하고 패드를 넣고서 스커트를 입는다.
불필요한 털들은 기적적으로 자라지 않았기에 이대로도 괜찮다. 순식간에 스즈츠키 아키가 완성되었다.

스즈츠키 아키. 내가 예능활동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명이다.
사무소도 처음에는『아키즈키 료』라고 본명으로 활동을 시킬 예정이었다는 것 같지만,

료『아무리 그래도 그건 들킨다구요~!!』

이시카와『그러네……, 그러면 이런 건 어떠니?』

료『스즈츠키 아키(鈴月アキ)?』

그런 연유로 억지로 예명이 붙게 되었다.
그렇게 말은 해도 아키즈키 료(秋月涼)를 거꾸로 해서 스즈츠키 아키(涼月秋). (涼는 스즈로도 읽을 수 있음)
涼를 鈴(스즈)로 바꾸고 아키(秋)를 가타카나로 했을 뿐이지만 말이지. 그렇게만 해도 들키지 않는 거다.
모두들 상상도 하지 못하겠지, 옆에서 공부하고 있는 남자아이가
사실은 여장 취미……, 가 아니라 여장 아이돌 이라는 고난의 길을 걷고 있다고는.
예상을 지나치게 상회하기에 어지간히 감이 좋은 사람이 아니면 알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이상과는 정반대의 상태인 내게 그야말로 딱 맞는 예명이다.

료「오늘도 기운차게 아이돌 라이프~♪ 하아, 눈물 나려고 하네……」

울고 있을 수는 없다. 일은 완벽하게 해내야 하니까.




26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10:45:40.77 ID:geTF/MjH0


료「코바야시 홀은……, 여기구나」

지도를 보며 오늘의 라이브 장소에 한 시간 일찍 도착한다.
성급한 걸지도 모르겠지만 지각하는 것보다는 몇 배나 낫다.
모처럼 빨리 도착했으니 스태프 분들이나 오늘의 메인을 장식할 아이돌 분에게 인사를 하자.
스즈츠키 아키는 품행이 단정하다는 이미지로 홍보하고 있기도 하니까.

료「스즈츠키 아키입니다! 오늘 하루 잘 부탁드릴게요!」

스태프「잘 부타악~한다! 이야~, 너 긔여~업네~, 어떻슴까~, 끝난 뒤에 같이 밥이라도」

료「사, 사양해 둘게요……」

스태프「뭐~? 후회할지도 모른다구?」

아마 후회하는 건 당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취미가 아니라면.

스태프「하~, 오늘은 쌀~쌀맞구만~. 그건 그렇고 너는 성실하네~.
메인인 아이 같은 경우는 인사할 때도 눈을 보며 하지도 않는 데다가
시간이 촉박하다고 하는데도 몇 번이나 하지를 않나~.
미래의 가희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들을 뭐라고 생각하는 건지……」

료「까다로운 사람이려나……」

스태프「까다롭다는 레벨이 아니라고~!」

스태프 분의 껄렁거리는 어조에 약간의 분노가 어른거린다. 어지간히 심한가 보다.

스태프「뭐, 쨌든 아키, 기대하고 있을게~」

료「아, 네! 자, 그러면 어떻게 할까……」

일단 분장실로 돌아가자. 그러고 보니 메인인 아이돌은 누구인 걸까…….




27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11:20:25.41 ID:d9kkN+bY0


료「뭐, 뭐 이런 우연이……」

이렇게까지 되니 이제는 운명 같은 무언가를 느낀다.
오늘의 메인, 키사라기 치하야 님.
즉 나는 그녀가 나오기 전에 노래를 부른다는 건데…….

료「프레셔가 장난이 아니구만……」

치하야 씨가 있을 터인 문 앞에 선 채로 꼼짝도 못하고 서있다.
똑똑 하고 노크를 하면 되는 거지만 혹시 치하야 씨의 기분이 좋지 않다면?

치하야『집중하고 있는 게 보이지 않는 건가요? 이 쓰레기 자식아』

료「가,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잠깐 미안~, 그 방으로 들어가고 싶은데」

료「앗, 죄송합니……, 리츠코 누나?」

리츠코「료!? 어째서 여기에 있는 거야!」

료「쉿! 아이 참, 저는 스즈츠키 아키라구요~?」

리츠코「앗, 잊고 있었네. 미안해……. 그것보다 어째서 네가 여기에 있는 거냔 말야」

리츠코 누나는 허리에 손을 대고서 말을 한다.
검은 슈트를 입고서 안경과 파인애플 머리를 한 채 내 눈앞에 있는 이 여성은
사촌 누나이자 765 프로의 여성 프로듀서인 아키즈키 리츠코.
말하자면 모든 일의 원흉인 귀축 안경 1호다. 덧붙이자면 2호는 마나미 씨.




28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12:00:35.43 ID:geTF/MjH0


리츠코「지금 실례되는 거 생각하지 않았어?」

그리고 뭐든지 전부 꿰뚤어 보는 것 같다.

료「하지 않았어! 오늘은 전좌란 말야. 리츠코 누나, 듣지 못했었어?」

리츠코「네가 전좌였어? 그러면 그렇다고 가르쳐 줬으면 좋았을 텐데. 깜짝 놀랐잖니」

료「앗, 미안」

리츠코「지금은 네게 말한 게 아냐. 원래 왔어야 했을 프로듀서에게 한 거야. 나는 대신 온 거고」

료「프로듀서를 대신해서?」

리츠코「그래, 원래대로라면 우리 사무소의 프로듀서가 따라 왔었어야 했는데
금발 바보가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서 저질러 버렸거든. 프로듀서는 사과하러 돌아다니시는 중이야」

료「뭘 저질렀는데?」

리츠코「가발을 쓴 거물에게 '머리 비뚤어져 있는데?' 라고 말했어……. 잘못하다간 출연 금지잖아」

료「그, 그거 참……」

그건 큰일이다. 가발을 쓴 거물이라고 하면 아마 선글라스를 쓴 그 사람이겠지.
업계에서도 상당한 힘을 가지고 있으니 잘못하다간 사무소째로 찌부러질 수도 있다.
프로듀서 씨에게 마음속으로 합장.




29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12:03:07.73 ID:d9kkN+bY0


리츠코「그래서 너는 뭐하고 있는 건데」

료「앗, 응. 치하야 씨에게 인사를 할까 해서」

리츠코「그래……」

리츠코 누나는 생각을 하는 것처럼 팔짱을 낀다. 조금 있으니 한숨을 쉬면서 대답한다.

리츠코「그 마음가짐은 훌륭하지만 지금은 그만 두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네.
아까도 홀의 스태프와 한바탕 말썽이 있었다는 것 같으니까 말야.
집중할 거라며 분장실에 틀어박힌 채 방해받는 걸 싫어하고 있어.
아마 지금은 그게 한창때이지 않을까?」

료「응, 아까 푸념을 들었어」

리츠코「네게 푸념해도 소용없는데 말야」

아무래도 내가 오기 전까지 스태프와도 뭔가 다툼이 있었나 보다.
리츠코 누나의 얼굴에서 피로의 기색이 보인다.

리츠코「치하야도 그렇고 미키도 그렇고 이제 좀 주변을 생각했으면 하는데…….
프로듀서의 업무는 사과하는 게 아닌데 말야」

마치 중간관리직이다. 고개를 떨구는 리츠코 누나에게서 비애가 새어나온다.

리츠코「뭐, 마이페이스일 뿐인 미키와는 다르게 치하야는 집착이 강하니까 말야.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세계적인 가수 같은 건 될 수가 없겠지만.
가능하다면 노래 이외에도 흥미를 가져 주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는데」

치하야 씨는 노래에 관한 집착이 엄청나다는 듯 해서 그 때문에 충돌이 발생하는 일도 자주 있다나 뭐라나.
그것 자체는 나쁜 게 아니지만 아무래도 서투른 사람이라는 것 같으니 적을 만들기 쉬울 거라고 생각한다.
아까 스태프 분도 그중의 한 사람이겠지.




30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12:09:06.37 ID:eHSUxDAV0


리츠코「뭐, 그런 거야. 인사는 다음에 해도 괜찮아.
치하야 자신도 인사를 받아봤자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을 거고 말야」

료「그래? 조금 쇼크네……」

리츠코「그런 거야. 인사 정도는 좀 잘 했으」

찰칵 하는 소리가 나는 것과 동시에 분장실의 문이 열린다.

치하야「소란스럽네, 리츠코. 집중이 안 되잖아……」

리츠코「앗, 미안해」

치하야「집중할 테니까 분장실에 사람이 가까이 오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을 텐데. ……어라?」

기분이 좋지 않은 듯한 치하야 씨는 내 모습을 보더니 고개를 갸웃한다.

치하야「너는?」

료「앗, 네! 스즈츠키 아키예요! 오늘은 전좌로서 불려 왔어요. 잘 부탁드립니다!」

기운차게 인사를 했지만 치하야 씨는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무언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31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12:13:04.22 ID:d9kkN+bY0


치하야「……기분 탓이려나?」

리츠코「뭐가 말인데」

치하야 씨는 석연치 않은 얼굴로 나를 본다.

치하야「스즈츠키 씨라고 했니?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리츠코「뭐, 뭐어? 그야 같은 아이돌이니까 일을 같이 하는 경우도 있잖아?」

큰일이다! 들킬 것 같아!

료「마, 맞아요! 그러니까……, 방송에서 한 번 함께 했었어요! 그때는 신세를 졌습니다!」

치하야「어? 그랬었던가? 뭐, 딱히 상관없지만」

타인에게 흥미를 가지지 않는 성격이라 다행인 건가? 그건 그거대로 슬픈데.

료「그, 그러면 인사는 끝났으니까 저는 이걸로 이만……」

치하야「앗……」

그렇게 말하고 그 장소에서 도망쳐 내 분장실로 들어간다.




34투고합니다 [saga] :2012/06/08(金) 20:26:11.46 ID:geTF/MjH0


료「하아……, 하아……. 이거 위험한 거 아닌가……」

리츠코「뭐가 위험한 건데」

료「우와악! 나, 나왔다~!」

등 뒤에서 悪鬼衝鬼慄狐(아키즈키 리츠코)가 나타났다!!

리츠코「사람을 요괴처럼 부르지 마! 저기, 너 치하야랑 아는 사이라거나 그런거 아냐?」

료「어?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데?」

리츠코「치하야의 아까 반응 말야. 애초에 그 아이는 그다지 다른 사람에게 흥미를 가지지 않아.
하지만 너를 보고는 어딘가에서 만난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했으니까.
아키가 아니라 료인 채로 만난 적이 있는 거 아니니?」

리츠코 누나에게 비밀로 한다는 건 통하지 않는가 보다. 나는 치하야 씨와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리츠코「이건 또 엄청난 우연이네……. 학교가 같고 이사한 곳에서는 이웃 사람. 만화 같은 일도 다 있네」

가만히 듣고 있던 리츠코 누나도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나 보다.

리츠코「그렇다고 해도 들키지 않는 게 가장 좋은 거야. 조심하렴」

료「아, 응」

안경 너머로 매서운 눈빛을 보내며 충고한다. 대체 무엇을 계기로 비밀이 드러나게 될지 알 수가 없다.
잘못했다간 리츠코 누나에게까지 위해가 미친다.
터놓고 말하자면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하지만 차마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
평소에는 남자 고등학생, 하지만 여성 아이돌도 하고 있습니다. 이 이중생활은 고난의 연속이란 말야.




35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20:29:52.41 ID:d9kkN+bY0


스태프「아키이이이이, 리허설 할 테니까 잘 부탁할게~」

료「앗, 지금 갈게요~!!」

묘하게 텐션이 높은 스태프의 부름을 받고 나는 스테이지로 달려간다.

리츠코「……」

치하야「……」

본방 전의 리허설이라서 객석에 손님은 아직 없지만 리츠코 누나와 치하야 씨가 앉아 있었다.
리츠코 누나는 훤히 알고 있는 상대라는 건지 그닥 흥미가 없어 보이는 반면에
치하야 씨는 나를 차가운 시선으로 응시한다. 마치 시험을 받고 있는 것 같다.

료「좋아, 평상심, 평상심!」

자기암시를 거는 것처럼 스스로를 타이른다. 스피커에서 음악이 흐르기 시작하니 긴장이 된다.
역시 긴장이 되는 거구나~.

료「~♪」

치하야「……?」

어라, 뭔가 미스를 했나? 갑자기 얼굴이 험악해지더니 눈을 감는다.
마치 내 노래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
조금 동요해서 목소리가 조금 떴지만 금방 음정을 되돌린다.




36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20:34:49.86 ID:d9kkN+bY0


료(리듬을 타고 있는 건가?)

눈을 감은 채 리듬을 타고 있다. 오디션의 보컬 심사원처럼 보이기 시작했다고.

료「~♪ 저기, 어땠나요?」

확인을 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주역에게 물어본다.

치하야「특별히 문제는 없습니다」

료「가, 감사합니다」

리츠코「흐~음, 꽤 하잖아」

치하야 씨는 특별히 언급하는 것도 아니고 칭찬하는 것도 아니고. 무관심이라고 하는 편이 좋으려나?
그건 그거대로 기가 죽네…….

치하야「저기, 스즈츠키 씨」

료「네, 무슨 일이신가요」

객석에 앉으려고 하는 나를 치하야 씨가 불러 세운다. 내 얼굴을 관찰하듯이 빤히 봤다고 생각하는데

치하야「본방 뒤에 분장실로 와 줄래?」

료「네에!? 괘, 괜찮기는 한데요……」

리츠코「치, 치하야!?」

설마 초대 이벤트!?
치하야 씨가 그런 말을 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건지 리츠코 누나는 어안이 벙벙한 얼굴을 하고 있다.




37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20:57:52.16 ID:eHSUxDAV0


치하야「기다리고 있을게」

료「네, 네에……」

깜짝 놀란 상태인 아키즈키 일족 두 사람을 곁눈질하며 그렇게 짧은 말을 던진 그녀는 스테이지에 선다.
라이브로 리허설을 볼 수 있다니 오늘은 오길 잘 했네~.

리츠코「저기, 너 정말로 아무 짓도 하지 않은 거 맞지」

료「하지 않았어!
학교에서 이야기했던 것도 어제가 처음이고 이사온 기념으로 했던 인사도 일 분도 안 돼서 끝났다니까?」

리츠코 누나는 의심의 눈초리로 나를 본다. 의심받을 만한 기억은 전혀 없다.

리츠코「뭐, 저 아이가 흥미를 가졌다는 건 뭔가 빛나는 걸 느낀 게 아닐까?」

료「예를 들면?」

리츠코「이 가슴의 패드라든지. ……농담이야, 그러니까 진지한 얼굴로 바라보지 마!」

하여간 이 사촌 누나는…….

료「빛나는 거라~」

리츠코「그래. 뭐, 나도 네게는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말야, 여장 아이돌로서의」

료「그런 재능 필요 없어!!」

누가 좀~! 1엔에라도 괜찮으니까 사 가세요~!!




38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saga] :2012/06/08(金) 21:01:24.28 ID:eHSUxDAV0


리츠코「자신을 가지렴, 치하야가 흥미를 가지게 되는 일은 레어 중의 레어야. 특히 사무소가 다르다면 더욱더」

료「그렇게나?」

리츠코「765에서도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취하는 아이가 아니니까. 앗, 시작하네」

스테이지에 파란색 조명이 내리고 치하야 씨를 비춘다. 그리고 공기를 진동시키며 노랫소리가 울려 퍼진다.

치하야「~♪」

료「대, 대단해……」

리츠코「열중하고 있는 것 같지만 이건 리허설이란 말이지.
노래에 관해서는 항상 직구야, 저 아이는. 그것도 150km를 넘는 직구지」

모든 것을 끌어들이는 높은 가창력에 나는 그저 압도되기만 할 뿐이다.

스태프「……」

그만큼이나 욕설을 퍼붓던 스태프 분도 침묵하고 있다.
그녀의 노래 앞에서는 분노의 감정도 무력한 거나 다름없는 거겠지.

료「하지만……, 어째서지」

리츠코「무슨 일인데?」

료「아니. 어쩐지 다른 느낌이 들어서.
엄청나게 훌륭한 데다가, 나 같은 게 저 영역에 도달하는 건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힘들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뭔가가 부족하다' 라고 느끼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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