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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무라 우즈키(27세)의 후지타 코토네 톱 아이돌화 계획 - 54. 기망월의 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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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20, 2024 00:14에 작성됨.

 

원문: 島村卯月(27歳)による藤田ことねトップアイドル化計画 (연재처: ハーメルン)
저자: 天宮雛葵 (아마미야 히나키)

 



54. 기망월의 숙명


54. 기망월의 숙명

뜻밖의 트러블을 어떻게든 넘기고 오디션이 끝난 지 수십 분 후. 우즈키가 운전하는 차의 조수석에 앉은 코토네는 목적지조차 모른 채 그저 차의 흔들림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자면…… 오디션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아주 훌륭한 무대 퍼포먼스였답니다.”

우즈키는 핸들을 잡은 채 약간 들뜬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거, 데리러 오셨을 때도 똑같이 말했잖아요?”
“칭찬할 이야 몇 번을 해도 손해볼 게 없잖아요. 게다가 목적지도 모른 채 차에 타고 있는 상황이니 후지타 씨도 조금 불안하지 않겠어요? 조금이라도 긴장을 풀어 드리고 싶어서요.”

정말 우즈키의 말 그대로였다. 애초에 원래 예정대로라면 오디션이 끝나면 코토네는 바로 귀가해도 좋고, 반성회는 며칠 후에 할 예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당을 나서는 순간 우즈키가 데리러 오더니 순식간에 우즈키의 자가용에 태워져 지금의 상황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현재진행형으로 일정이 틀어지고 있는 원인은 코토네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역시, 아까 그 음향 트러블 때문에 뭔가 있나요?”
“대충 그렇게 받아들이시면 될 것 같아요. 다만 먼저 후지타 씨를 충분히 격려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네요. ……신중하고 확실하게 말씀드릴게요.”

한 번 숨을 고른 뒤 우즈키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후지타 씨의 트러블 대응은 완벽했어요. 그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최선책 중 하나였고 결과도 훌륭했죠. 저라도 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후지타 씨처럼 대응하기는 어려웠을 거예요. 부디 마음껏 자부심을 가지시길.”

“정, 정말인가요~? 그치만 프로듀서라면 더 완벽하게 노래했을 것 같은데요.”

그런 질문을 받고 우즈키는 잠시 말을 멈췄다.

“프로듀서님? 무슨 일 있으세요?”
“……미안, 조금 생각할 게 있어서.”

그 부드러운 말투와 난처해 보이는 옆모습만으로도 코토네는 금방 눈치챘다. ‘조금 생각할 게 있어서’라는 말이 단순한 변명이 아니라는 것을. 아무리 봐도 명백했다.

“무대 위에서 코토네짱보다 완벽하게 노래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면 저도 아직까진 안 질 자신이 있어요. 하지만 코토네짱보다 완벽하게 트러블에 대응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별로 자신은 없을지도 몰라요. 아니, 지금이라면 제가 질지도요.”

“아니아니, 무슨 소리세요? 아무리 저라도 그 정도로 빤한 립서비스는 안 믿는다구요~?”

“전혀 립서비스 아니에요. 저는 트러블 대응 같은 걸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우즈키의 말을 듣고 코토네는 잠시 멍하니 있었다.

“비유나 겸손이 아니라, 저는 10년 정도 무대에 서서 한 번도 트러블 대응을 해본 적이 없어요. 음향뿐만이 아니라 어떤 사소한 트러블이라도 제가 앞에 나서서 대응한 적이 한 번도 없죠.”

“아니, 그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요? 우즈키 씨면 대형 공연만 해도 매년 몇 번씩 하셨잖아요?”

당황하며 간신히 말을 이어가는 코토네. 한편 우즈키의 대답은 아주 담담했다.

“그렇죠, 단독 공연 횟수로만 치면…… 연도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을 내면 연 25회 정도? 녹음이나 게스트 출연 같은 것까지 포함하면 그 몇 배는 되겠죠.”

“……그렇게 10년을 해 왔으면서 한 번도 트러블이 없었다니…… 346프로덕션 스태프들 진짜 대단하네요.”

코토네의 칭찬을 단번에 부정하며 우즈키는 이어 말했다.

“물론 346프로덕션이나 관련 회사 사람들은 매우 우수하고 라이브를 성공시키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하지만 아무리 우수한 사람들을 모아도 실수가 없어지는 건 아니에요. 그리고 스태프만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트러블도 일어날 때는 일어나기 마련이지요.”

“어떻게 할 수 없는 트러블이라면……?”

“가장 많은 건 천재지변이죠. 낙뢰로 인한 정전, 지진으로 인한 일시 중단, 태풍으로 공연 자체가 취소되는 일 같은 거요. 그다음은 질병, 아이돌이나 스태프가 갑자기 아프거나 하는 일도 있고요. 사례는 적지만, 심하면 살해 예고가 와서 공연이 중지되는 경우도 없진 않아요. 장비 고장만 봐도 고장내고 싶어서 고장내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346프로가 주관하는 라이브에서도 일어나서는 안 될 트러블은 일어나요.”

우즈키의 이야기는 논리적이었다. 트러블은 일어나는 것이고 누구나 겪는 것. 무대에 서는 아이돌이나 그것을 지탱하는 스태프라면 틀림없이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부분까지 이를 마주했을 것이다.

“그래서, 우즈키 씨의 라이브에선……?”

“천재지변으로 라이브가 지체되거나, 공연이 중단되거나, 출연 중에 중단에 들어간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급하게 환자가 생긴다든가 하는 일은 거의 없고, 있더라도 대체 아이돌이나 전문 스태프를 바로 찾을 수 있었고요. 살해 예고같은 것도 없었던 건 아니지만 범인이 바로 잡혀서 지장이 없었죠. 장비 고장은 리허설 중에만. 언제나 그런 식이었어요.”

“……아니, 그래도! 전염병 유행 때문에 여기저기서 라이브 자숙 들어갔던 시기도 있었잖아요?!”

필사적으로 물고 늘어지는 코토네에게 우즈키는 고개를 저었다.

“입장 인원 제한이나 무관객 라이브 같은 건 어쩔 수 없긴 했어요. 하지만 그건 기획 단계에서부터 ‘제약이 있는 라이브’로 결정됐던 거예요. 라이브의 큰 틀이 정해진 그 다음에, 예정에 없던 트러블에 휘둘린 적은 없어요.”

“……유행 초기에 이미 기획해 두었던 라이브같은 것도 있지 않았나요?”

“그럴 것 같죠? 하지만 없었어요.”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힌 코토네를 흘깃 쳐다보곤 우즈키는 한숨을 한 번 내쉬었다.

“왜냐하면 그 시기에 저는 영화 촬영 일정이 몇 개 들어가 있었는데다, 드라마도 주연 하나와 레귤러 하나를 맡고 있었거든요. 어쩌면 알고 계실지도 모르지만 영화 중 하나는 액션 영화라서 시간을 상당히 뺏겼고, 드라마 쪽은 러브 코미디와 밴드물이었어요. 완전히 장르가 다른 작품이었죠. 특히 밴드물 쪽은 난생 처음 하는 드럼을 사람들 앞에서 칠 수 있을 정도로 연습해야 했고요.”

“아, 그러고 보니 한때 배우로 전향한다는 말도 있었죠.”

“스케줄이랑 개봉 시기가 여러 가지로 겹쳤을 뿐이에요. 거기에 전부터 하고 있던 TV나 라디오 레귤러 방송도 있었으니 단독 공연 라이브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죠. 그래서 라이브 관련 기획은 모조리 뒤로 밀렸고…….”

“팬데믹 초기 시절을 깔끔하게 피하게 됐다, 그런 거군요.”

우즈키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보면 트러블이 오히려 우즈키 씨를 피해간 거 아닌가요? 그냥 행운이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인데요.”

“아니, 그것도 좀 다르다고 생각해요. 저는 운이 아주 없는 사람도, 운이 아주 좋은 사람도 다 봐 왔으니까…… 나는 말야, 평범해.”

정신이 있는 건가 이 사람.

우즈키의 터무니없는 소리에 익숙해진 코토네조차 그런 생각이 절로 들게 했다. 그걸 느꼈는지 우즈키는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코토네짱. 데뷔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내가 어떤 아이돌이라고 불렸는지 알고 있어?”

“에? 그야 뭐 일단은 알고 있죠. 정통파 아이돌 유닛의 큐트 담당에, 차밍 포인트는 미소이고…….”

무슨 의도에서 그런 말을 꺼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만나기 전부터 알고 있던 시마무라 우즈키의 정보를 되새기며 말한다..

“솔직하게 말해도 괜찮아. 더 직설적으로 말해 봐.”

“에에~ 그러니까, 유닛 멤버나 동기들과 비교하면 노래도 춤도 그저 그런 편이지만 반짝반짝 빛나고, 잘하는 건 꾸준히 노력하는 것뿐에다 346프로에서는 흔치 않게 평범한…… 앗.”

“고마워. 응, 오랜만에 그런 소리를 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기쁘네. 요즘은 미호짱도 그런 말을 안 해줘서 좀 쓸쓸했거든.”

“……저기, 그거 진심으로 하는 소리에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죠?”

코토네는 조심스레 물었지만 우즈키는 정말로 기쁜 듯 웃고 있었다.

“나는 언제나, 정말 언제나 평범해. 만약 신이 있다면 평범하게 있으라고 나에게 명령이라도 한 것처럼. 그렇지 않으면 이런 우연은 설명이 안 된다 싶지 않아?”

등골이 오싹해졌다.

“내 라이브는 예기치 못한 트러블로 실패하지 않고, 큰 불운도 겪지 않아. 그렇지만 예기치 못한 트러블이 전화위복이 되어 더 좋아지지도, 큰 행운이 찾아오지도 않아. 이건 경험에 따른 예측인데, 내가 일부러 트러블을 일으키지 않는 한 앞으로도 그럴걸.”

사람좋아 보이는 미소를 지은 채, 너무도 당연하다는 듯 그렇게 말하는 우즈키. 하지만 그 말을 듣는 코토네로서는 당황스럽기 그지없었다.

“아무래도 저…… 무슨 괴담을 듣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러면 우즈키 씨가 거의 무슨 괴이(怪異)잖아요. 진짜 너무 무서운데요 그게 대체 어떻게 되어먹은 체질이에요! 대낮에 그런 무서운 이야기 좀 하지 말아주시면 안 돼요?!”

“아하하 미안해. 하지만 이렇게 설명을 안 하면 코토네짱은 납득하지 못할 것 같아서 말이야. 라이브 중 트러블 대응만 놓고 보면 오늘의 당신은 분명히 나를 뛰어넘었어. 그러니 부디…… 자랑스럽게 생각해 주렴?”

평소에는 우즈키에게 조금만 칭찬받아도 우쭐해지던 코토네였지만 지금만큼은 그럴 기분조차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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