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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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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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굽히지 않는 심지, 굽힐 수 없는 신념
"주제넘는 이야기지만…… 여러분께서는 아마 후지타 씨에 대해 조금이라도 정보를 원하고 계신다고 생각하는데요."
우즈키의 말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중간 시험 수석을 차지한 다크호스 아이돌의 정보는 누구라도 당연히 알고 싶어할 것이며, 그 정보원이 본인의 프로듀서라면 더더욱 그렇다.
"말할 수 없는 것도 있긴 하지만, 비밀주의가 지나치면 오히려 불필요한 폐해가 생기는 법이에요. 그리고 제 입으로 말하는 것도 그렇지만…… 제 경력이 여러분과의 거리를 멀게 만든다는 점도 이해해요. 그래도 저는 가능하면 동기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싶거든요."
우즈키가 말하는 건 거짓 없이 그녀의 본심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아직 말하지 않은 의도도 물론 있다.
하츠보시 학원에 몰려든 아이돌들, 그 매력을 가장 가까이에서 받아들이고 실력을 이해하고 상세하게 분석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바로 프로듀서과의 학생들이다. 우즈키와 코토네의 시각에서도 그들은 결코 배경 인물이 아니다. 하물며 스타로 가는 계단의 발판일 리도 없다.
아이돌에게 있어 첫 번째 팬이 담당 프로듀서라면, 다른 프로듀서들은 그 뒤를 잇는 팬의 집단이다. 그리고 그 집단과 밀접하게 관계를 맺는 아이돌들도 그에 준할 것이다.
(여기까지는 놀랄 만큼 순조롭게 진행됐지. 코토네짱은 학원 내에서 인식을 받게 되었고, 적어도 기술 면에서는 그 능력을 증명했으니까)
그러나 이대로 있기만 해서는 그 다음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이대로 코토네가 달려나가고, 언젠가 346프로라는 외부의 로켓 엔진까지 얻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 때가 오면 후지타 코토네는 학원 내에서 '하츠보시 학원의 아이돌'로 인식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원 외부의 시각에서 본 후지타 코토네는 틀림없이 하츠보시 학원생이리라.
우즈키가 우려한 것은 이대로 일이 잘 풀렸다가는 코토네가 정신적으로 의지할 곳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었다. 학원 내에서는 지금까지의 지인들, 친구들로부터 멀어지고, 346프로에서는 하츠보시 학원생으로 인식되며 세상에서는 신예 아이돌로 인식되는 그런 가능성.
(가정 사정에는 아직 깊이 관여할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대충 짐작은 가)
이상할 정도로 보이는 금전에 대한 집착과, 금전적 가치가 발생하는 대출과 상환에 대한 것에 민감함. 단순히 일확천금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큰 수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행동. 그녀가 가끔 입에 올리는 가족 이야기와 '꼬맹이들'이라고 통틀어 부르는 동생들의 존재. 하츠보시 학원의 높은 학비와 장학금에 의한 학비 면제를 노릴 정도는 아닌 그녀의 성적. 추측할 단서는 충분하다.
(최악의 경우에는 나와 미호짱밖에 의지할 사람이 없게 될지도…… 생각이 좀 너무 많이 간 걸지도 모르지만. 그건 절대 코토네짱에게 좋지 않아. 미호짱은 그렇다 치고 인간 관계에서 나에게만 의지하게 되는 건 절대 안 돼. 왜냐하면 나도 모르는 쪽의 사람이니까)
농담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우즈키는 매우 진지했다.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는 건 저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후지타 씨를 더 많은 분들이 알게 되셨으면 하거든요. 프로듀서로서는 아직 미숙하지만…… 아이돌 출신으로서 톱 아이돌의 길을 가기 위해 인간관계를 잃어버리는 후배가 늘어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하니까요."
어쩌면 너무나 직선적이고 미숙한 말이라 비웃음당할 수도 몰랐을 우즈키의 말. 하지만 그것을 비웃을 사람은 이 자리에 없었다.
"그건……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겁니다. 우리는 시마무라 씨처럼 아이돌을 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이 어린 아이들을 연예계에 쑤셔넣는 직업을 목표로 해서 여기에 왔고, 그 와중에도 아이돌이 웃는 모습으로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은 똑같을 터입니다.…… 그치?"
"정말이지 심한 말이네. 하지만 그 말이 맞아. 아무리 좋게 포장한다 한들 프로듀서란 건 재능 있는 사람을 세상의 볼거리로 만드는 직업이니까. 우리는 그걸 배우고 있는 거고."
"당신들과 한 무리로 취급받는 것은 싫지만…… 그걸 인정하지 않으면 하츠보시 학원에서 배울 자격도 없겠죠. 아이돌을 불행하게 해선 안 된다는 것엔 전적으로 동의해요."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영향의 크기 면에서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언제 어디선가 아이돌이라는 존재를 통해 빛을 본 이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도 우즈키에게 다가가려 하지 않았으나, 그녀가 먼저 다가온다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정보 교환을 하자고는 하지 않을게요. 대신 다 함께 노하우를 교환하죠. 톱 아이돌로서 빛나기 위한 방법이 아니라, 빛나지 못하거나 빛난 후에 불타버리는 후배를 한 명이라도 줄이기 위한 방법을 모두와 공유하는 건 어떨까요?"
우즈키의 제안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역시 한 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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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뭐랄까…… 이야기 자체는 좋은 이야기인데 우즈키짱이 왠지 악랄해 보이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엣 잠깐만? 오늘 나는 그런 소리를 들을 정도로 일을 터뜨린 것도 아닌데?!"
Bittersweet의 카운터석에서 낮에 있던 일을 이야기한 우즈키에게 미호가 내린 평가는 신랄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지 않고 우즈키에 대한 추가 타격이 옆 자리에서 날아왔다.
"시마무한테는 미안하지만 이번엔 미홋치의 편을 들어야 하려나……"
"미오짱?! 거짓말이지 미오짱?!"
혼다 미오. 뉴 제너레이션즈의 마지막 한 명, 346프로의 전 아이돌이자 우즈키의 절친. 지금은 연극사업부로 옮겨, 연극 여배우로서의 경력을 순조롭게 쌓아가고 있다. 우즈키나 미호 등과 함께 346프로 아이돌사업부의 초기 멤버로 활동했던 아이돌이다.
"아리스짱 통해서 조금 듣긴 했는데, 정말 아이돌의 굴레를 벗어난 우즈키는 인정사정없네."
"꽤 무시하기 어려운 말을 들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불만스러운 얼굴을 감추려 들지 않는 우즈키에게 과장된 한숨과 제스처를 보이며 기막힘을 표현하는 미오.
"그치만 시마무는 결국 지금도 아이돌이잖아. 그것도 정통파 아이돌."
"음, 글쎄…… 일단 아이돌은 전직인데, 미오짱한테 정통파라는 소리를 듣는 건 좀 부끄럽네……"
"그럼 아마추어 상대에게 그런 무브를 치면 안 되지! 뭔가 이렇게 구체적으로 어디가 어떻게 문제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안 돼! 특히 시마무가 하면 절대로 안 돼!"
"그건 좀 너무 불합리한 것 같은데?!"
우즈키의 항의는 미오도 미호도 흘려들었다. 현역 시절에는 그리 심하지 않았지만, 우즈키가 프로듀서를 목표로 하츠보시 학원에 입학한 이후 옛 친구들의 우즈키에 대한 태도는 점점 거칠어지고 있었다. 우즈키가 드디어 아이돌로서의 페르소나를 벗어던졌기 때문에 거리낌 없이 대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그래서~? 코토네짱과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SNS 사용법을 정하자는 내용이었는데 갑자기 동기들 이야기로 바뀌었잖아. 시마무는 대체 무슨 일을 저지르고 다니는 거야."
"저지르지 않았는걸.…… 코토네짱 개인 계정은 하나로 정하고 일단 나도 체크는 하겠지만 괜히 참견은 하지 않기로 했어. 그 외의 계정은 스태프가 관리…… 당분간은 내가 관리해서 공지 전달이라는 목적에 전념할 거야. 당분간은 그렇게 하기로 했어."
"흔히 있는 방식이네. 우즈키짱의 부담이 좀 걱정되긴 하지만."
"괜찮아, 그렇게 시간 많이 안 걸리니까. 그래서 프로듀서과 사람들에게 알려준 건 개인 계정 쪽. 그 사람들이라면 공지 계정은 알려주지 않아도 보겠지만, 일상의 트윗까지 다 체크할지는 모르니까. 코토네짱의 멘탈을 지키기 위해 준비한 간접적인 보험 중 하나야."
그렇게 말하며, 미호가 만든 마티니를 단숨에 들이키는 우즈키.
"……뭔가 우즈키짱답지 않은걸?"
"그런가?"
"나도 꽤 공감이야. 시마무는…… 그 뭐냐, 그 사건 이후로는 멘탈이 튼튼했잖아. 거기서 회복하지 못했다면 아이돌 자격이 없다! 라고 하는 듯한 그런 태도였지."
"엣, 그건 지금 내가 그렇다는 게 아니라, 훨씬 옛날부터 그렇게 느꼈던 거야?"
"그야~ 유닛을 오랫동안 같이 했으니까 '우즈키는 그런 부분이 있지'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없을지도, 라는 느낌. 미홋치는 어땠어?"
"나도 미오짱과 비슷한데…… 하지만, 미오짱처럼 예리하진 않았을지도. 내 은퇴 뒤에야 깨달은 것 같아."
두 사람의 논평을 듣고 우즈키는 푹, 하고 카운터에 몸을 기대고 말았다.
"나도 참 미숙했구나……"
"아니, 오히려 같은 유닛 멤버가 눈치챌락 말락할 정도로 억제하고 있는 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걸?"
"시마무 이상으로 자신을 억제하고 있을 것 같은 아이돌이라면…… 한 손으로 꼽을 정도밖에 떠오르지 않네."
"……뭐, 됐어. 지금은 내가 아니라 코토네짱 이야기가 우선이야."
그렇게 말하고 곧바로 일어서는 우즈키.
(코토네짱의 이야기를 할 때 떠오르는 건 완전히 아이돌의 미소인데……)
(……시마무한텐 직접 말하지 않는 게 예의겠지)
얼굴에는 드러내지 않는 그녀들의 배려는 밤과 취기의 틈바구니에서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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