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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니노미야 양】 #038 / 공명자와 니노미야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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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03, 2021 23:48에 작성됨.

【어느날의 니노미야 양】 #38

【공명자와 니노미야 양】


사랑하는 니노미야 아스카. 생일 축하해!!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사랑합니다.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데레마스 #니노미야 아스카 #P아스 #니노미야 아스카 생일파티 #어느날의 니노미야 양


==========


[2021.02.03]


「저쪽인가……」


오전, 역전 로터리.

평일인데도 역시 도쿄라고 해야 할지, 승강장은 나와 마찬가지로 차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눈앞의 어른들에게 몇 번이나 시야를 가로막히면서도, 아주 작은 틈 사이로 로터리에 서 있는 P의 차를 찾아냈다.


군중 사이를 누비듯이 나아가, 흐트러진 붙임머리와 머리칼을 정돈하고 구겨진 코트를 바로잡은 후 간신히 P의 차에 오른다.

자동차 문을 하나 사이에 두니 방금까지의 혼잡, 노이즈 투성이의 세계와는 단절되어, P와 둘만의 평온한 공간이 형성된다.


「후우…… 여어, P」


「응, 오래 기다렸지?」


「약속 시간보다 빨리 왔는걸? 신기록이야.」


「아무리 그래도 오늘 지각할 정도면 어디 가서 아스카 담당이라고 말 못 하지?」


「좋은 마음가짐이야.」


너무도 익숙해진 조수석에서 바라보는 차내의 광경이지만, 오늘은 평소와 분위기가 다르다. 내 옷차림에는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지만, P는 평소 입던 비즈니스 정장을 입지 않았다.

재킷에 슬랙스라는 차림새는 바뀌지 않았지만, 칠흑빛의 업무용과는 달리 연한 카키색 셋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안에 입은 파스텔톤 옷에서는 이른 봄내음이 느껴진다.


「그래서, 오늘 예정은 네게 일임하기로 했는데……」


「플랜은 제대로 짜뒀어. 지금 갈 식당도 예약해뒀고.」


「그렇군. 그러면 오늘은 네 에스코트에 몸을 맡기도록 할게. 후후…… 분명 기억의 아카이브에 새겨지는 날이 되겠는걸.」


「그건 보장할게. 아, 말하는 걸 깜빡할 뻔했네.」


출발 직전, P가 목소리를 높이며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돌아보았다.

그리고 때마침 타이밍 좋게 구름 사이로 비친 햇빛을 받아, 늦겨울의 한기를 떨치는 따뜻한 미소를 나에게 흘린다.


「아스카, 생일 축하해.」




오늘은, 2월 3일.

 



나의…… 니노미야 아스카의, 생일이다.




─────




「이렇게 출발하고 나서 묻는 것도 그렇지만, 괜찮은 거야?」


「괜찮냐니?」


「사무소 사람들하고의 약속이라거나, 분명 선약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그건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란코는 지방 로케 때문에 내일까지 돌아오지 않고, 슈코는 촬영이 있어서 멀리 나갔는데다, 나오와 우즈키는 방송 녹화가 있으니.」


「그렇지, 참……」


「대신 오늘 자정부터 새벽까지 잠도 잊고 전화통화를 즐겼어. 그러니까 그렇게 떨떠름한 표정 짓지 마.」


괜한 것을 물었다고 미안하다는 표정을 짓는 P에게 대답한다. 올해 생일은 평일이다. 다들 일이 있다는 것쯤이야 알고 있었고, 나도 그 세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니만큼 다들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얼굴을 마주하고 있지 않아도, 전자의 물결을 타고 축복의 말을…… 마음을 받았다. 사물의 진화가 가속되어가는 세계 속에서, 마음을 전하는 방법도 이렇게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자유자재로 변화해가는 것이지.


「그리고 말야, P. 생일을 꼭 동료들과 보내야 하는 것도 아니야.」


「호오?」


「네가, 곁에 있잖아?」


얼이 빠져서 맞장구를 치는 P의 뺨에 톡 하고 오른손 검지를 꽂아준다.

혼자 보내는 생일도 나쁘지는 않다. 과거의 기억에는 그런 아카이브도 남아있고, 당시의 나는 이것이야말로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하루라고 내뱉듯이 말한 적도 있다.

하지만, 깨닫고 말았다. 사람의 따뜻함을.

누군가와 기쁨을 나누고, 이 감정을 공유하는 기쁨을 배우고 말았다.

그 첫 발걸음을 내딛게 해준 것이, 다름 아닌 옆에 앉은 이 남자다.


그러니 오늘은 이미, 좋은 날이 될 것이라 확정된 것이다.

1년에 한 번밖에 오지 않는 특별한 날을, 너와 보낼 수 있으니까.


「그러면, 란코와 다른 애들이 부러워할 만한 하루를 보내야겠네.」


「그래야지. 참고로 말해두자면 우리 타천사님은, 어젯밤 시점에 이미 상당히 화가 나신 모양이었어.」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나도 축하해주고 싶은데 나의 벗 혼자 치사하게!", 라더군」


「음…… 그러면, 아스카를 축하해주는 모습을 찍어서 란코에게 보내줄까?」


「상황이 어찌 될 지 뻔히 보이는걸. 선물 정도로 참자고.」



───────




「여기서 돌면……」


역에서 차를 몰아 20분 정도, 꽤 낯선 교외로 나왔다. 과연 P는 어디로 나를 이끌어줄까. 생각해보면 플랜을 듣지 않은 채 그저 P에게 이끌려간다는 것은 신선한 일인데, 항상 정보공유를 빠뜨리지 않았던 우리에게는 좀처럼 없는 기회다.

그러니까 뭐랄까… 알기 쉽게 표현하자면 『두근두근』하고 있다. P에게 이런 말을 하면 분명히 헤어질 때까지 놀려먹을 테니 결코 말할 수 없지만.


교차로를 두 번 돌았더니 아무래도 목적지에 도착한 듯하다. P가 깜빡이를 켜고 차도를 벗어나 주차장에 진입한다. 늘어선 상록수에 둘러싸여 차도에서는 외관이 보이지 않았지만, 입구 정면으로 들어서자 드러난 그 정체에 눈을 부릅떴다.


「여기는……!」


「전에 가보고 싶다고 했었지?」


주위와 벽면에 푸르른 녹색으로 물들인 이 가게는, 작년에 내가 출연한 TV 프로그램에 소개된 양식점이다. 그때는 VTR을 통한 소개로 끝나버렸지만, 영상으로 보이는 오므라이스가 정말로 맛있어 보여, 평소 미식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나조차도 먹어보고 싶다고 강하게 생각하게 될 정도였다.


그러나 방송에 소개되면, 당연히 손님은 그곳으로 몰린다.

원래부터 인기 있는 가게이기도 해서, 소문에 의하면 1년 후까지 예약이 꽉 찼다던가.


설마 그런 장소에 데려올 줄이야……


「기억하고 있었구나…… 꽤 오래전인데.」


「전에 없이 아스카가 눈을 빛내면서 그렇게 말했으니까. 그때의 네 표정은 잊을 수가 없어.」


「그것까지 기억할 필요는 없어…… 자, 가자, P.」


키득키득 웃으며 떨고 있는 P의 어깨를 팔꿈치로 찌르고서, 손을 당겨 입구로 양한다. 위치는 많은 사람이 오가는 교외의 중심부이지만, 이 가게가 띠고 있는 분위기가 어느 쪽이냐 하면 서양의 시골, 깊은 숲에서 운영 중인 은신처와 같은 레스토랑……이라고 표현하는 편이 전하기 쉬울까. 벽을 두르고 있는 덩굴이 그 이미지를 더해주는데, 목조의 포근함이 느껴지는 외관이 더욱 서양풍의 멋을 돋운다.


점내도 그 외관과 다르지 않은 분위기를 풍긴다. 가게도 그 외관에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낮게 뻗은 들보에는 굵은 나무를 사용하여, 넓지 않은 점내를 한층 더 작아 보이게 해, 은신처나 비밀기지와도 같이 좁으면서도 기분 좋은 그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코를 타고 전해지는 것은 허기를 자극하는 스파이스와 구수한 소스, 산미가 강한 케첩과 토마토 소스의 향기. 아마 오늘의 메인 디쉬가 될 오므라이스에 쓰이는 것이겠지. 냄새만으로도 기대로 가슴이 두근거린다.


「기분 좋아 보이네, 아스카?」


안내받은 테이블에 앉자, P가 내 얼굴을 보고 기뻐했다. 아마 그 표정은, 나의 표정과 똑같겠지.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자각하고 있다.


「당연한 일이지. 언젠가 와보고 싶다고 꿈꾸던 가게에 데려왔으니까. 그것도 내 생일에 말이지. 너는 항상 내가 상정한 미래를 초월하는 걸 보여주는군.」


「나는 그냥 너랑 점심이 먹고 싶었을 뿐이야. 그리고 생일은 이제 시작이잖아?」


「후후, 그것도 그렇네.」


필시 나도, P와 같은 생각이 기저에 깔려있으리라 생각한다.

분명 여기에 오고 싶기는 했지만, 혼자서 왔다면 이 감동도 반감했을지도 모른다. 그릇이 하나가 되면, 거기서 비롯하는 감동도 적어진다. 고독에는 익숙해졌을 터인데, 어느덧 외로움을 느끼게 되었다. 그렇기에 이 장소는, 이 시간은, 너와 함께 있다는 사실로 어느 때보다도 나의 마음을 들뜨게 하고 있어.


분명히 너는, 그것을 깨닫지 못하겠지만. 이런 종류의 미묘한 부분에, P는 놀랄 정도로 둔하다. 그래서 더 편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




「주문하신 오므라이스 둘 나왔습니다~」


「오, 왔다.」


「여기서 마무리하는 거로군.」



수레에 치킨라이스 두 접시가 실려 우리의 눈앞으로 날라져왔다. 아무래도 테이블 위에서 오므라이스의 묘미인, 오믈렛을 나이프로 여는 "그것"을 해주는 모양이다. 점원이 달궈진 프라이팬에 얹힌 2개의 오믈렛을 능숙하게 덜어 밥 위에 얹는다.


「그럼, 잘라드리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프라이팬 대신 양손에 번갈아 쥔 나이프 두 자루로 오믈렛 표면을 쓰다듬듯 조용하게, 그리고 빠르게 칼끝을 미끄러뜨린다. 그러자 안에서 따뜻한 김과 함께 걸쭉한 달걀이 흘러나와 치킨라이스를 덮고 접시를 채워간다.

이 얼마나 아름답고 식욕을 돋우는 광경인가. 확실히 이건 눈앞에서 마무리해야만 하겠군. 찰나의 순간조차 주방 저편에서 끝내기에는 너무도 아깝다.


그리고 수레 가운데에 담긴 냄비에서 데미글라스 소스를 한 국자 떠서, 황금빛 캔버스에 내려놓는다. 푹 삶은 퐁드보*의 농후한 향기를 풍기며, 소스가 오므라이스를 한층 매력적인 명품으로 화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파슬리 가루를 흩뿌려 채색하면…… 완성이다.

*역주 : fond de veau. 송아지 뼈 국물.


「맛있게 드세요~」


수레를 밀어 주방으로 내려가는 점원에게 고개를 숙이고서, 다시 한번 테이블에 놓인 두 접시를 응시한다. 평소에는 이런저런 말이 끊이지 않는 P도 나도, 잠시 말을 잊었다.

방송으로 보던 것보다 실물이 훨씬 맛있어 보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입에 침이 고였고, 위장에서는 빨리 먹으라고 법석을 떨었다.


「사진도 찍었으니까, 먹자.」


「그래. 바라보기만 해서는 모처럼의 명품요리가 식어버리겠어.」


P의 말에 따라, 둘이서 나란히 식사 인사를 올린다.

……설마 그 사진, 진짜로 란코에게 보낼 생각은 아니겠지?


「「잘 먹겠습니다.」」


음식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하고서, 스푼으로 그 아름다운 캔버스를 무너뜨린다. 흔히 디저트를 눈앞에 두고서 여자들이 말한다는 「귀여워서 못 먹겠다」라는 표현에 대해, 지금까지는 그럴 리가 없다고 단정하고 있었지만…… 정정할 수밖에 없겠군. 아름답게 담긴 식사를 무너뜨린다는 것이, 이렇게나 아까울 줄이야.


「맛있어……!」


「이거 밥에도 데미글라스 소스 썼네. 맛있다……」


스푼을 입으로 가져가 한 입 먹고서, P와 얼굴을 마주보고 눈을 동그랗게 뜬다. 주문한 것이 나왔을 때부터 알았지만, 이 가게에서는 치킨라이스 양념에 케첩을 사용하지 않는다. 빛깔은 토마토의 붉은 빛이 아닌 갈색으로 보이는데, 여기에도 데미글라스 소스를 썼다고 한다.

밥과 치킨을 덮은 소스는 볶는 과정에서 적당히 타서, 그 고소함에 박차를 가한다.

거기에 오믈렛에서 나는 부드러운 계란의 단맛이 겹치는데, 이것이 또 훌륭하다. 소금과 후추로 더한 맛조차 희미하게 느껴질 정도로 절제되어 있어, 불필요한 주장을 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계란을 맛보기 위한, 소스를 살리기 위한 숨겨진 맛에 머무른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데미글라스 소스. 가게에 들어선 순간부터 느낄 수 있을 만큼 진한 향기. 소스로만 쓰이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혀에 닿는 순간부터 강렬한 감칠맛이 입안을 가득히 채운다. 송아지 뼈 베이스의 맛인데, 신기하게도 끈적끈적하게 달라붙는 느낌이나 느끼한 맛은 느껴지지 않는다. 이 정도라면 소스가 아니라 비프스튜로도 만들 수 있을 정도이다.


「정말 정성이 많이 들어갔군. 각각의 맛이 강한데, 이렇게 먹기 편하다니.」


「데미글라스 소스는 소고기나 소뼈를 쓰니까 맛은 깊어져도 느끼해지기 쉬운데.」


「그만큼 야채를 충분히 삶아서, 감칠맛과 식감을 양립시킨 걸지도 모르겠어.」


「소스 레시피 같은 거 안 알려주시려나?」


「분명 극비의 레시피일 거야. 비전문가인 나조차도 알 수 있을 정도의 물건인걸. 상상조차 하기 힘든 연구로 만들어졌을 테니, 그리 간단히 향유할 수 있는 물건일 리 없지.」


「그렇겠지……」


「애초에 너는 요리도 안 하면서 들어서 어쩔 셈인데?」


「아스카가 우리집에 와서 만들어준다거나?」


「바보가. 그런 것까지 남에게 의존하다니 넌센스로군.」


정말이지…하며 쓴웃음과 함께 한숨을 지으면서도, 두 사람 모두 스푼을 움직이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



────────



「맛있었다~」


「그 말대로야. 오므라이스 한 그릇으로 이렇게 감동할 수 있다니.」


「저 정도니까 예약하기가 그렇게 어렵지. 아스카는 어때? 만족스러웠어?」


「필설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해두지. 고마워.」


둘이서 입을 모아 여운에 잠긴다. 차 안에는 아까의 데미글라스 소스의 향기가 은은히 감돌며 그 여운을 더 감미롭게 한다. 이렇게 맛을 본 이상 다음에도 언젠가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예약에는 어려움을 겪겠지만, 다음에는 내가 P를 초대해서, 이 즐거움을 맛봐야 하지 않겠는가.


「…………아, 아스카.」


「응? 왜 그러…… 꺅」


천천히 이쪽으로 손을 뻗어오는 P. 무슨 일인가 했는데 손이 내 귓전에 닿는 바람에, 무심코 이상한 소리를 질러버렸다.


「무, 무…… 무슨 짓이야?!」


「아니, 소스가 묻었길래.」


별것 아니라는 듯 P가 손수건으로 손가락을 닦고 있지만, 나로서는 갑작스러운 행동이었던 탓에 어울리지 않는 소리를 내고 말았지 않은가. P가 배려해주는 건 기쁘지만, 언제나 갑작스럽게, 그것도 말없이 행동으로 옮겨버리니 이쪽이 따라갈 수가 없다.


「그러면 그냥… 말을 하면 되잖아.」


「그러면 괜히 창피만 주는 거 같잖아.」


「그거야 그렇지만…… 정말……」


티슈를 건네받아 남은 소스를 닦아낸다. 그리고 내가 안전벨트를 맨 것을 확인한 뒤, P가 천천히 차를 출발시켰다. 이것으로 점심 식사는 끝났는데, 다음에는 어디로 나를 초대할까?


「앞으로의 네 플랜, 들려줄 수 있을까?」


「그렇네…… 어디로 가지?」


「응?」


「아니, 저녁에 사무소로 가는 게 최종 목표인데, 그때까지는 어디 아스카가 가고 싶은 데로 드라이브나 갈까 해서.」


「즉, 지금부터는 애드리브……라고?」


「노코멘트.」


결국 지금부터는 노 플랜인 셈이다. P의 침묵이 그 자체로 대답이 되고 있다. 계획성이 없다고 한마디 하고 싶지만, 이렇게 애드리브에 몸을 맡기는 것도 우리답고 실로 유쾌하다. 정해진 플랜을 순종적으로 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반역의 우상, 니노미야 아스카다. 이렇게 일반적 인식에서 벗어나 내키는 대로 세상을 떠도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 앞길은 신만이 알고 있다고 해석할게.」


「너무 우리다워서 나쁘지 않지? '아' 다르고 '어' 다른 거지.」


「하하! 지금만큼 그 말을 실감한 건 처음이야. 그러면…… 그래, 가고 싶은 곳이 하나 있는데 어울려주겠어?」




─────────




「그게 여기였구나.」


「나와 네가 방문할 장소라면, 여기 외에 다른 곳이 없지?」


P의 차 한 대만으로도 꽉 차는 작은 주차장을 나와, 메마른 잔디밭을 딛는다. 구색만 간신히 갖춘 정도의 놀이기구와 정글짐이 설치된, 거리의 작은 공원…… 그뿐이라면 별다를 것 없는 익숙한 광경이지만, 나에게는…… 그리고 필시 P에게는, 이 광경에 하나의 필터가 걸린다.


「내가 아스카를 스카우트한 공원이구나.」


「그리고 내가 새로운 문에 손을 뻗은 장소지.」


바스락 소리를 내는 잔디밭을 발끝으로 매만지며, 아득한 저편처럼 느껴지는 기억을 더듬는다. 마치 전생인 듯 아득하면서도, 일거수일투족을 사전처럼 죽 늘어놓을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하게 새겨져있다.


「그래서, 왜 여기로 돌아온 거야?」


「오늘은 나의 생일. 그리고 니노미야 아스카가 태어난 날이야.」


「그렇지.」


「그러면, 내가 태어난 것은 몇 시일까?」


「………철학적이네.」


「사색가가 될 생각은 없어. 나는 그저 중2병일 뿐이야.」


잠시, P가 사고한다.

서 있으면 집중이 되지 않는다면서 벤치에 앉았지만, 생각에 잠기면서도 벤치에 손수건을 깔아주는 것이 너무도 그다워서, 표정을 구기고 있는 그를 보자니 무심코 미소가 흘러나온다.


그로부터 10분, 아니 20분 정도 지났을까. 마른 잎을 바람에 빼앗기는 나뭇가지를 바라보거나, 계속해서 「아스카, 아스카…」라고 중얼거리며 내 이름을 부르는 그의 옆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더니, 무언가 결론을 내린 P가 차츰 이쪽으로 얼굴을 돌렸다.


「답은 구했어?」


「아니, 아직 모르겠어.」


호오. 모르겠다는 대답은 상정하지 않았는데.


「…………그렇게나 내 이름을 중얼거려놓고서?」


「그러게. 아스카 너에 대해서 계속 생각했는데…… 네가 언제부터 여기에 있었는지, 나는 모르겠어.」


「정리하자면?」


「세계 5분 전 가설*이라는 게 있잖아? 과거의 어떠한 현상도 완전히 증명할 수 없다던가 뭐라던가. 아스카가 언제 태어나서, 어떻게 자라서, 그리고 어떤 과정을 거쳐 여기에 나와 함께 앉아있는지…… 기록이나 기억에는 남아있지만, 그 이외의 무언가에서 근거를 찾기는 어려워.」

* 역주 : 버트런드 러셀이 철학적 회의주의의 측면에서 소개한 사고실험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와 그에 대한 모든 개인적 경험과 과학적 지식들은 그렇게 보이도록 조작된 것일 뿐, 사실 불과 5분 전에 나타난 것이라 하여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가설.


「뭐야, 꽤 정답에 접근했잖아?」


P가 들려준 내용은, 나의 사고와 중반까지 대부분 일치했다. 세계 5분 전 가설…… 그것은 꽤 흥미로운 논리다. 모든 연결고리는 불확실한 것이 되어, 예를 들면 어젯밤 란코와 나눈 대화마저도 존재가 흔들려버린다.

그러니 내가 태어난 시간도, 주민등록 기록에 남아있다 하더라도 단정할 수 없다. 지금 이렇게 P의 옆에 있는 이 순간에 "그런 존재"로서 내가 나타났을 수도 있고, P 역시 내 옆에 그런 식으로 5초 전에 나타났을 수도 있다.


나는 언제부터, 니노미야 아스카였는가.


그러나 지금은 단 한 가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


「그래서, 네 답은 뭐야?」


「P가 나를 찾아낸 순간, 이야.」



나 스스로도 로맨티스트적인 답안이라고 생각한다.

보이 미츠 걸이 자신의 기원이라는 대답은 이제는 진부해진 낡은 시와 같아서, 손때 묻은 순정만화를 읽는 것 같은 감각에 괴로움도 들지만, 지금의 니노미야 아스카가 태어난 순간은 틀림없이, 그날 그 순간, 이 장소다.


「내 휘파람 소리는, 생각과 함께 바람을 타고 너에게 닿았어. 그리고 너는 이끌리듯이 여기에 다다라서…… 마주쳤어.」


「어쩐지 그리움마저 느껴지는데.」


「후훗. 전적으로 동의해. 설마 아이돌로 스카우트될 줄은 몰랐는데.」


「그 분위기와 싫증난 듯한 눈빛에, 느낌이 확 왔어.」


「고독을 노래하는 나인가……」


무릎에 떨어진 마른잎을 들어, 표면을 쓰다듬는다.

당시의 나를 닮은, 몹시도 거칠고 건조한 마른잎.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그런 생각을 하는 자신은 분명 세상에 단 하나뿐이어서, 나만이 주위에서 붕 떠있는 것이라 탄식했다.

스스로 원해서 택한 길이 아니었다. 그저 마음먹은 대로 살다보니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었을 뿐, 사소한 어긋남이 쌓인 끝에 있던 것이 그날 밤의 공원이었다.


어긋나버렸다면, 어쩔 수 없다.

고독해졌다면, 어쩔 수 없다. 그렇다면 그 고독을 만끽해주자고, 구태여 번잡한 거리로 나섰다.

공원에서 부는 휘파람 소리는 공허하게 하늘로 사라져갈 뿐인 것이, 마치 따분한 세계에 물들어가는 나 자신 같다고 자조했다.


다만 누군가에게 이 음색이 닿아주었으면 하는, 미약한 바람은 있었다. 이 사라져가는 휘파람 소리에 모이는 자가 있다면, 틀림없이 나와 길을 같이 하는 사람이리라.

내가 품은 생각과 공명하는 사람이리라고.


「그런데 "찾아다녔어"라니…… 정말이지 너는, 내 마음을 정확히 꿰뚫었어.」


「이제와서 생각하면 조금 쑥스럽지만.」


하하 웃으며 머리를 긁적이는 P.

확실히 지금의 그에게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시적인 한 마디였지만, 그 말이 나를 잿빛 세상에서 끌어내는 열쇠가 되었다.


그날 밤, 『찾아다녔어』라며 낯선 남자가 말을 걸었다.

보통 야간에 모르는 남자가 말을 걸어오면 아무리 나라도 경계할 것이고, 말없이 달려 도망쳤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낮의 휘파람 소리를 들었던 자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내 외침에 링크해 여기까지 왔음을, 그 한마디로 짐작할 수 있었다.


잿빛으로 물들어가던 나를, 찾아내주었다.

그 무엇도 아니던 고독한 잿빛에, "니노미야 아스카"라는 색채를 주었다.

이것이 나의 탄생이 아니라면, 무엇을 그렇게 부를 수 있을까.


「나는 P라는 공명자가 있어서 비로소 존재가 증명되는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나는 계속, 고독한 잿빛이지.」


「나?」


「그래. 너 말고 누가 있겠어.」


「으음…… 그건…」


P를 바라보는 내 눈으로부터 시선을 돌리지 않은 채, 무언가를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그리고는 무슨 생각이 든 것인지 불현듯 일어나 반쯤 강제로 내 손을 끌어당긴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몸이 반응하지 못해 살짝 비틀거리면서, 손을 당기는 P의 뒤를 따른다.


「가자, 아스카.」


「자, 잠깐만. 갑자기 무슨 말인지 못 따라가겠어.」


「보여주고 싶은 게 있어. 우리가, 아스카에게.」


'우리'라는 표현이 걸린다. 하지만 P는 일절 가르쳐주지 않고서, 곧 알게 될 거라고 대답할 뿐이었다. 차에 태워져 급히 공원을 떠난다. 정신을 차리니 오전 중부터 시작된 나와 P의 하루는 저녁 시간을 맞고 있었다. 서편에서 비치는 불타는 듯한 노을은 어쩐지 하루의 끝을 고하는 적막감을 띠면서도, 따스한 빛으로 차 안을 비췄다.



───────────



「좋아, 도착했다.」


「사무소……?」


P의 손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 그 어느 곳보다 낯익은 사무소였다. 분명 저녁에는 사무소에 갈 거라고 P가 낮에 말을 하기는 했었지만…… 무엇을 할 생각일까?


「슬슬 가르쳐줘도 되지 않아? 사무소에서 뭘 할 생각이야?」


「목적은 사무소 자체가 아니야. 잠깐만 기다려.」


그렇게 말하고서 P는 차에 나를 남겨둔 채 사무소로 달려가버렸다. 결국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는 생각에 답답해졌지만, P가 그렇게 말하니 믿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몇 분이 지나지 않아 P가 돌아왔다. 양손에는 무슨 종이가방이 들려있었고, 문을 열자마자 하나를 나에게 건넸다.


「아까 하고 싶었던 말은, 여기에 전부 담겨있어.」


「이건…… 편지?」


「아스카의 팬들이 보내준 생일 축하 카드야.」


「양손의 봉투가 전부…… 나에게, 이렇게나……」


「모두 아스카와 어떤 형태로든 공명하고 있어.」


읽어보라는 P의 재촉에, 편지를 한 통 개봉한다.

P는 최소한의 안전만 확인하고, 그 내용 점검까지는 하지 않은 듯하다. 스티커로 봉인된 편지지를 펼치자, 거기엔 내 또래로 보이는 글씨체로 쓰인, 소녀가 보낸 글귀가 쓰여있었다. TV에서 내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답게 있어도 된다는 용기를 얻었다고. 좋아하는 패션을 마음껏 입고 밖을 나가기 시작한 뒤로 매일이 너무나 즐거워지는 것에 놀랐다고.


또 한 통의 편지에는 니노미야 아스카에게 구원받았다고까지 써준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몇 통의 편지를 읽어보니, 모두 내 생일을 축하해주는 말과 함께, 내 활동을 보고 느낀 점을 적거나, 공통점을 찾아내거나,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음을 고백해주거나, 자신과 니노미야 아스카의 관계를 알려주는 편지들이었다.


「분명히 처음에는 나와 아스카만의 공명이었어. 하지만 지금, 니노미야 아스카의 그 휘파람의 음색은, 모두가 품은 마음과 공명해서 더욱 커다란 물결이 되고 있어.」


「그렇구나…… 이렇게나…」


시각적으로, 활동을 해나갈수록 나를 따르는 자, 모이는 자가 늘어가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비주얼이나 퍼포먼스 때문에 늘어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이렇게나 내 주위에 공명자가 있었구나.

모두가, 나의 세계에 있어주었어.


「말해두자면, 아는 애들한테서도 편지가 왔으니까 즐겁게 읽어.」


「그 안에 너도 있어?」


「응? 어, 그게, 그러니까, 응! 물론 있지!」


「거짓말이 서투르구나, 너는…… 가장 나에게 가까이 있고, 강하게 공명하는 네게서, 설마 아무것도 없을 줄이야.」


「오므라이스 같이 맛있게 먹었잖아? 그게 공명이라는 걸로……」


「안 쳐줄 거야.」


「넵…」


정말이지…… 끝까지 마무리가 허술하다니까…

마무리할 때는 확실히 끝맺음을 하는 것이 P라고 생각하는데, 이번에는 매듭짓지 못한 것 같군.

하지만 그건 그거대로 다음으로의 기대로 이어지니, 나쁘지는 않다.


「내년……」


「응?」


「내년 내 생일 때, 또 뭔가 준비해줘. 이렇게 같이 지내기로 약속한다면, 용서해줄게.」


「물론이지. 담당 아이돌의 생일이니까.」


「후훗. 그러면 뭐, 용서해주겠어.」


그래도 그걸 잊은 건 넌센스야, 라며 P를 쿡 찌르고서 귀갓길에 오른다. 차창 밖으로 시선을 돌리자, 조금 전까지만 해도 눈부시던 석양도 완전히 밤에 흡수되어 사라지고, 등 뒤로는 어둠이 차차 내리며 나와 P의 하루도 저물어가고 있었다. 밤의 장막이 나의 주전장인 줄 알았는데…… 그런가. 사랑스러운 날을 보내고 난 밤은, 이렇게나 아쉬운 거로구나.


그런 나의 심정을 헤아린 것인지, 오늘의 끝을 수미상관으로 장식하려는 것인지, P가 이쪽을 향해 축하의 말을 전한다.


「다시 한번, 생일 축하해. 아스카.」


「네 덕분에 멋진 하루를 보냈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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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란코가 보냈군…… 후후, 장미 모양 봉랍을 보고 바로 알았지.」


내 방에서, 받은 편지를 하나하나 개봉해간다.

P가 말한 대로 팬들의 편지 속에 사무소 동료들이 보낸 것이 섞여 있었다. 어젯밤 통화에서는 그런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는데, 즐거운 서프라이즈다.


란코의 편지에는 축하의 말과 함께, 앞으로 나와 함께 가보고 싶은 가게와 잡화점, 심지어 해외의 교회까지 시종 흥겹게 적혀있었다. 게다가, 지면에서 란코가 평소에 사용하는 향수 냄새가 살짝 난다. 마무리로 표면에 살짝 뿌린 것이겠지. 실로 란코다운, 심혈을 기울인 세련된 연출이다.


슈코와 니나, 게다가 카에데 씨로부터도 편지가 왔다. 문자 메시지는 왔었는데, 설마 편지에서까지 개그를 작렬시킬 줄은 생각도 못했다.


「이게 마지막인가…… 정말로 보람찬 하루였네.」


하나씩 열어가며 모두의 마음을 느끼며 공명하는 행복한 이 시간도, 다음으로 끝이라는 것이다. 나의 휘파람에서 시작된 작은 반역, P와 함께 뛰어든 새로운 세계는 지금, 이만큼의 공명자를 얻게 되었다.



그렇기에야말로, 앞으로도 외치기로 하자.

아직 만나지 못한 니노미야 아스카의 공명자들에게, 『나는 여기에 있다』고.



「…………호오, 이건…」


손에 든 마지막 한 통. 그 심플한 편지지의 표지에는, 수신인명과 함께 편지의 주인공으로 생각되는 사람의 필명이 쓰여있었다.


『니노미야 아스카 양에게   First Resonator』


어딘가 익숙한 글자.

각이 져있고, 삐침이 강조된 필체를 쓰는 사람이라면, 짚이는 데가 있다.

이런 글씨를 쓰는 타입의 인간은, 둔감하고, 상습 지각범이고, 어른답지 못하고, 호기심이 초등학생 수준이고, 장난기 많은 변태인데다, 성질이 비뚤어진 주제에, 누구보다도 정직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상냥한 사람이다.



「정말이지 너는…… 거짓말은 엄청나게 서투르구나.」







【공명자와 니노미야 양】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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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으으으으!!!!!


갑자기 번역이 한 30화 정도 건너뛴 거 같은 건 착각입니다. 이게 다 전문석사 때문입니다. 전문석사를 탓하십시오.


역시 작가님 P아스는 달달하니 좋습니다… 아스카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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