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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폐촌에 울리다」 에필로그

댓글: 3 / 조회: 1199 / 추천: 3



본문 - 12-02, 2020 19:59에 작성됨.

1: (작가)

'수수께끼가 풀리는 걸 기다리고 있었는데 수수께끼 남겨놓고 끝이라니 장난하냐?' 라는 지극히 옳은 의견을 받았습니다.
그 말대로입니다. 그런고로, 남아 있는 수수께끼의 해답을 여기에 적도록 하겠습니다.

덧붙여서 마지막의 마지막에 쓰레기 같은 실수를 했으므로 정정하겠습니다.
이 때문에 시간을 낭비한 분이 계시다면 깊이 사과 말씀을 올립니다.






8: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

――……

――――…………


- 병원의 한 방 -

경찰 「……네. 협력 감사합니다. 요양 중에 죄송했습니다.」

P 「아니요, 한가했으니 괜찮습니다. 그럼 나중에 방문할 테니……」

경찰 「네, 협력 감사합니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부디 몸 조심하시길.」 드르륵...

P 「감사합니다. 실례하겠습니다.」

                      드르륵...       달칵

P 「……후우. 드디어 끝났다.」

                       드르륵..

타카기 「여어. 몸은 어떤가?」

P 「앗, 사장님! 일부러 다 찾아와 주시고……. 이런 모습이라 면목 없습니다.」

타카기 「무슨 말인가. 그 상처는 가나하 군을 몸을 던져 지켜낸 증거라고 들었네. 부끄러워할 필요는 어디에도 없지.」

P 「화, 황송합니다.」

타카기 「그런데……방금 경찰과 엇갈렸네만, 조서라도 쓰고 있었나?」

P 「네. 어쨌든 저 정도밖에 사건의 개요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이런저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타카기 「그렇다 해도 부상당한 몸인데, 조금은 자제해 줘도 좋을 텐데 말이야.」 이런이런

P 「경찰에도 사정은 있는 거겠죠. 어쩔 수 없지요.」





 

타카기 「그래 그래. 저번에 자네에게 들은 내용에 대한 답 말인데.」

P 「! 네, 네. 어땠나요?」

타카기 「그 말대로였네. 사무소에 한 건, 아이돌에게 3건 정도 수상한 전화가 왔었다는군.」

P 「역시……. 그, 그래서, 내용은….」

타카기 「음. 사무소에 걸려온 건 가나하 군의 휴대전화에서 건 거였고, 분실물 회수 센터 직원이란 인물에게서 전화가 왔었다는군.」

타카기 「『분실된 휴대전화에서 걸고 있으며, 등록번호에서 무작위로 골라 연락을 드리고 있다.』」

타카기 「『이 휴대전화 주인을 아시고, ○○가까지 가지러 올 수 있는 분이 계시면 가지러 와 주셨으면 좋겠다.』」

타카기 「『만약을 위해 가지러 오실 분의 이름을 묻고 싶다.』」

타카기 「이상이었다네. 대응은 오토나시 군이 했고, 실제로 가지러 갔지만……」

P 「그 동네에 그런 시설은 존재하지 않았다……군요.」

타카기 「아니. 있기는 있었는데……」

타카기 「그런 건 모른다. 애초에 분실물에 관해선 이쪽에서 건드리지 않는다, 라고 했다는군.」

P 「흠……」





 

타카기 「그리고 아이돌들에 관해서는, 키사라기 군, 미우라 군, 아마미 군에게 수상한 전화가 왔었다고 하네.」

타카기 「전부 가나하 군 전화로부터. 내용은 전부 동일.」

P 「같다……고요?」

타카기 「그래. 처음엔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한 마디도 없이 그저 무음.」

타카기 「아이돌 측에서, 가나하 군을 부르면 『아니요. 오토나시 코토리입니다.』라고 여성 목소리로 한 마디 말했다는군.」

타카기 「그래서 아이돌들이 전화를 걸어온 게 오토나시 군이냐고 말을 걸자마자 전화가 끊어졌다고 하네.」

타카기 「목소리의 특징은, 오토나시 군과 키사라기 군은 모르는 여자 목소리, 남은 두 사람은 오토나시 군의 목소리로 들렸다고 대답했네.」

타카기 「이상일세. 자네가 물어봤던 건 이걸로 전부였지.」

P 「일부러 죄송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타카기 「그런데 대체 뭐였나? 이런 기묘한 걸 다 묻고.」

P 「아뇨, 하하하……. 입원중의 작은 시간 때우기예요.」

타카기 「또 또 자네는. 숨기는 건 안 좋다네. 시간 때우기로 이런 기묘한 걸 묻겠나?」

P 「하하하……. 그, 바로 요전에, 조금 빗나간 추리를 해 버려서, 분한 일이 있었거든요. 그 재도전을……」 하하하...

타카기 「뭔가, 그 빗나간 추리――란 건.」

P 「으음, 사장님 정도라면 괜찮으려나? 사실은요……」





 

―…

――……

――――…………


P 「……그런 거예요.」

타카기 「과연 그렇군. 뭔가 사건이 있었다고는 들었네만, 설마 그런 큰일이 있었을 줄이야……」

P 「아, 풀페이스 여성에 대해서는, 지금은 경찰에겐 비밀로 해 주세요. 때를 봐서 제가 말할 테니까요.」

타카기 「음. 뭐어, 그건 자네의 판단에 맡기도록 하지.」

P 「그래서, 지금 피로한 추리에 대해서, 그녀가 이런 평가를 주었거든요……」 팔락

타카기 「흐음흐음……. 오오, 대단하잖은가. 거의 맞았다고 그러지 않는가.」

P 「네. 하지만 그 세 점은 틀렸다는 것 같아서……. 그게 좀 분해서 견딜 수가 없었던 거예요.」

타카기 「흐음, 흐음……. 과연 그렇군. 그 추리가 틀렸다면……」 흠흠

P 「뭐어, 이걸 한가한 동안 여러모로 생각해 보려고는 하고 있어요. 그뿐입니다.」





 

P 「일단 『선별』은 이 추리가 맞다고는 생각하는데요.」

타카기 「그건 나도 동감일세.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학력』으로 선별했다는 게 정답이겠지.」

P 「오오, 사장님께서 찬동해 주신다니 조금 자신이 돌아오는걸요.」

타카기 「이렇게까지 정확하게 추리해 놓고 뭘 겸손을 떨고 있는가. 충분히 대단한 일일세.」

P 「하하, 감사합니다. ……참고로 『학력』뿐이라고 생각하신 근거는 뭡니까?」

타카기 「유명 『중학교』로 진학했다는 얘기라네. 포인트는 고등학교가 아니라 중학교라는 부분일세.」

타카기 「고등학교는 의무교육 안의 교육 커리큘럼일세. 당연하지만, 입시에 교육 외의 기술을 쓰는 학교는 일단 없네.」

P 「하지만 특대생이란 것도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럼 예술이나 스포츠로도 선별되었을 가능성이……」

타카기 「그건 보통 학교일 때뿐일세. 그 학교에서는 기능하지 않네.」

타카기 「특대라는 건 말하자면 오퍼일세. 데려올 이유가 없다면 당연히 오퍼는 오지 않지.」

타카기 「당연한 일이지. 완전 부외자를 학교가 부지 내로 데려올 이유가 없으니.」

타카기 「선별 후보를 그들에게 보인다는 건 논외야.」

타카기 「선별한 후에 『그러고 보면 ○○군은 어떻게 됐나요?』같은 말이라도 들으면 사후처리만으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지.」

타카기 「예술도 마찬가지일세. 그 학생의 존재를 지워도, 작품을 남겨 버리면 본말전도.」

타카기 「그러니 선별을 한다면 누군가가 얼굴을 기억할 기회도 없고, 또 뭔가 작품을 남기지도 않는 『학력』뿐.」

타카기 「그리 생각한 걸세.」

P 「그렇, 군요……. 그렇네요.」





 

타카기 「다음으로 『교감이 발각을 두려워하던 사건』, 이군. 교감이라는 건 그……?」

P 「네. 이 상처를 입힌 범인입니다. 지금 경찰이 이리저리 하고 있는 것 같지만요.」

타카기 「흐음……. 이건, 그렇군. 대충 생각나는 게 있긴 하네만.」

P 「오, 사장님도 그러신가요. 실은 저도 생각한 내용이 있습니다만……. 도저히 입밖에 내고 싶지 않는 내용이라.」

타카기 「음? 자네도인가. 나도 떠오른 건, 남에게 들려주기는 좀 어려운 것이네만.」

P 「……혹시, 둘이 같은 추리를 한 건 아니겠죠.」

타카기 「그렇다면 우연도 그런 우연이 없겠군. 신빙성은 올라갈 거라고 생각하네.」

P 「그렇지요. 아, 그럼 의문스럽게 생각한 걸 동시에 말해 보지 않으시겠어요?」

타카기 「호호오, 재밌겠군. 그럼 하나 둘 셋으로 할까.」

P 「그렇네요. 에ー, 그럼. 하나 둘 셋――」



타카기 「방송실 사건.」

P 「커터 사건.」





 

타카기 「그게, 커터 사건이란 건……」

P 「방송실에서 일어난 아홉 개의 비극 중 하나예요. 뭐어, 같은 사건이네요.」

타카기 「그렇다는 건, 같은 추리를 했다……는 게 되는가.」

P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으에ー, 이런 걸 히비키에게 들려준다니 말도 안 돼요.」

타카기 「뭐라고?  가나하 군에게 자네의 추리를 들려줬는가?」 찌릿

P 「아뇨, 그러니까 안 했다니까요! 성희롱 레벨이 아니라고요!」 허둥지둥

타카기 「뭐, 그건 그렇겠지. 같은 추리라면 더더욱.」

P 「……」

타카기 「……」

P 「확인, 해 보시겠어요?」 머뭇머뭇

타카기 「그다지 남 앞에서 입에 담고 싶은 내용은 아니네만.」 이런이런

P 「아, 죄송합니다 사장님. 그야 입밖에 낼 수는 없겠죠……」

타카기 「아아, 별로 그럴 생각으로 말한 건 아닐세. 게다가 여기까지 와서 확인해 보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없겠지.」

P 「아, 그럼……」

타카기 「그렇지. 맞는지 어떤지는 둘째치고, 내 추리가 자네 추리와 맞는지를 확인해 주게.」





 

타카기 「어흠……. 에ー, 그럼 내가 의문스럽게 생각한 것과 그것에 대한 추리 말이네만.」

P 「네.」

타카기 「일단 그 사건, 대략적인 흐름이 벽신문대로라면, 의문스러운 점이 하나 있네.」

타카기 「그건 그 학생의 죽음을 숨기려고 하지 않는 점이지.」

P 「역시 그걸 눈치채게 되죠……」

타카기 「음. 자네 생각으로는 옛날의 은폐공작이 대충이라 그랬다고 생각한 것 같네만――」

P 「네. 그 사건을 계기로 비밀의 처리용 방을 만드는 흐름이 된 거라고.」

타카기 「확실히 그 선은 충분히 생각할 수 있겠지. 하지만 사건이 일어난 건 점심 시간 방송실이었네.」

타카기 「모든 학생이 교내에 있는 시간대에, 그것도 굳이 방송실에서 살해공작을 꾸미다니……」

타카기 「왜 그런 시간대에? 왜 그런 장소에서? 까딱하면 단번에 사태가 들킬 걸세.」

타카기 「실수 정도가 아니지 않은가. 그런 걸 교원이 간단히 저질렀다고는 생각할 수 없네만.」

P 「뭐, 그렇죠. 저도 같은 의견입니다.」

타카기 「그리고 전술했듯이, 설령 사고였다고 해도, 그 학생의 죽음을 숨길 생각이 전혀 보이지 않아.」

P 「몇 년 후 교내 신문 기사가 될 정도니까요. 사건으로서 신문에 실리는 정도는 있었을지도요.」





 

타카기 「그럼 정말로 자살이었을 경우엔 어떤가? 그 경우에도 의문스러운 점이 여럿 남지.」

P 「먼저 피 끓는 소리를 포함하는, 시체의 상황이죠.」

타카기 「그렇지. 정말로 커터칼로 자살하려면 경동맥 같은 혈관에 찔러넣을 필요가 있네.」

P 「그렇죠. 동맥은 상상 이상으로 깊은 위치에 있고……」

타카기 「그래. 커터칼 정도로는, 톱처럼 몇 번이고 자르거나, 수직으로 찌르는 것 정도로밖에 혈관을 상처입히지 못할 걸세.」

타카기 「하지만 신문 내용으로는, 방송이 이루어졌다고 하지. 숨소리나, 미약하지만 목소리 같은 것도 들렸다지.」

타카기 「그렇다면 이 자살은 실행할 수 없네. 경동맥을 찔렀다면 출혈의 쇼크로 의식을 잃지. 최악의 경우에는 즉사.」

타카기 「도저히 방송을 하고 있을 여유는 없지.」

타카기 「반대로 목에 찔렀다면 피 끓는 소리는 낼 수 있겠지만, 금방 죽을 정도의 출혈이 되지는 않아.」

타카기 「그 이전에, 커터칼로는 근조직에 막혀서 호흡기까지 날이 뚫고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어.」

P 「도저히 초등학생 혼자서 할 수 있을 만한 일이 아니죠.」

타카기 「덧붙여 말하자면, 이 자살법은 무시무시하도록 아플 걸세. 목을 상처입히고 말하려고 하면 더더욱.」

타카기 「근년의 사건을 보면 가볍게 그렇다곤 말하기 어렵지만……」

타카기 「초등학생이 이런 자살을 생각한다고는 생각하기 어렵고, 한다고 해도 방송실에서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사의하지.」

P 「일단 이유를 붙이려면 붙일 수는 있지만요.」

타카기 「그, 그건 패스로 부탁하네.」





 

P 「뭐, 일단 자살이란 선은 상당히 어렵다는 걸로.」

타카기 「그런 걸로 부탁하네. 자, 이야기를 되돌리지.」

타카기 「그럼 타살 전제로 얘기를 진행하기로 하고, 아까 말했듯이 선별 현장으로서도 의문이 남네.」

타카기 「그러면 어떤 상황에서 그 사건이 발생했는가?」

P 「다른 목적으로 이루어진 살인, 혹은 우발적인 살인으로 보는 게 맞겠죠.」

타카기 「음. 그렇다면 일단 설명이 되지.」

타카기 「그 장소, 그 시각에 사건이 일어난 건 우연. 혹은 설별 외로 죽일 이유가 생겨, 그럴 필요가 있었으니까.」

타카기 「죽음을 숨기지 않은 건, 이 사건이 학교측이 은폐공작을 할 만큼의 사건이 아니었으니까.」

타카기 「어쩌면 그 학생은 선별측 학생이 아니라서 죽음을 숨기지 못했던 걸지도 모르겠군.」

P 「만약 그렇다고 하면, 이건 선별 외의 보통학생 살인사건이라는 다른 카테고리의 사건이 되겠네요.」

타카기 「거의 억지에 가깝지만 말일세.」





 

타카기 「자. 그러면 다음으로 이 사건 당시의 상황으로 시점을 옮겨 보지.」

타카기 「이 사건이 지금까지의 추리대로였다고 하고, 그럼 누가 어떻게 학생을 죽였는가로 넘어가겠네만……」

타카기 「그런데 자네. 나는 실물을 보지 못했으니 모르겠네만, 그 학교 방송실은……」

P 「말씀하시려는 건 알고 있습니다. 네, 방송기재는 전부 벽에 붙어 있었어요.」

타카기 「음. 그럼 상상대로구만.」

타카기 「학생이 만약 방송 준비중, 혹은 방송을 하려고 방송실 안에 서 있던 거라면――」

P 「네. 방송기재를 향해 서거나 앉거나 했겠죠.」

P 「즉, 정면에는 아무도 설 수 없었다. 말을 바꾸면, 정면에서 학생의 목을 긋는 것은 불가능했다.」

타카기 「음. 학생이 사건에 휘말려, 즉시 방송이 시작되었음을 생각하면.」

타카기 「학생은 방송기재 앞에 앉거나 서 있었겠지만, 자네 말처럼 정면에서 긋는 건 꽤나 어렵겠지.」

P 「그럼 뒤에서 슥 하고?」

타카기 「그랬겠지. 뒤돌아 보려고 목을 비틀면, 어깨에 목이 덮여서 더욱 목을 베기 어려워지네.」

타카기 「몸째로 다른 방향을 보고 누군가와 얘기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네만……」

타카기 「그러면 흉기를 보인 직후에 저항해서 살해할만한 상황이 아니게 될지도 모르고.」

타카기 「뒤에서 다가가서 한번에 그었다는 게 제일 그럴듯한 생각이긴 하겠지.」





 

타카기 「자. 그럼 다음으로, 뒤에서 그 아이를 베어버린 다음일세. ……여기부터가 진짜겠지.」

P 「우연인지 고의인지, 혹은 그 아이가 도움을 구하려고 한 건지.」

P 「방송의 스위치가 켜지고, 한동안 그 방의 음성이 중계된 부분이죠.」

타카기 「그렇지. 그리고 방송 내용은……」

P 「피끓는 소리 아니였을까요?」

타카기 「아니, 아니잖나? 떠 보려고 해도 그렇겐 안 된다네.」 핫핫핫

P 「하하, 들켰군요. 네, 피 끓는 소리라곤 신문에는 한 마디도 안 적혀 있었습니다.」

P 「정확하게는 물에서 공기가 새는 소리와, 누군가의 저주와 같은 목소리. ……였죠.」

타카기 「그렇지. ……그런데, 가나하 군은 그 당시의 상황을 재현했다는 방송을 들었다고 그랬던가.」

P 「네. 건너 들은 정보기는 합니다만――」

P 「처음에 『하아 하아』하는 누군가의 숨소리. 다음으로 『잘각잘각』하는 무언가의 금속음.」

P 「그리고 『찰팍』하는 생생한 소리가 들리고, 그 동안 누군가의 목소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찌걱찌걱』하는 물과 공기가 섞인 소리.」

P 「이거였어요, 분명.」





 

타카기 「음. 벽신문의 내용과는 조금 다르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군.」

P 「그렇네요. ……어른이 되면, 다른 의미로 볼 수도 있죠.」 중얼

타카기 「으음……, 그렇지. 그런데 다른 얘기네만――아아, 말하기 싫구먼. 여기서 끝내지 않겠나?」

P 「아니요, 여기까지 왔으니 마지막까지 하죠.」

타카기 「아니, 그러니까 아마도 자네가 생각하는 것과 내가 추리한 내용은 같을 거야?」

P 「그렇게 단정할 순 없죠. 아까 사장님 얘기, 조금 제 추리와 다른 부분이 있었고요.」

타카기 「흐음? 어딘가 다른 곳이 있었나?」 흐으음?

P 「아, 아뇨. 사사로운 거고, 큰 줄기는 같으니 문제 없습니다. 그보다 다음을……」

타카기 「으음, 그런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그럼, 다시 딴 얘기네만, 학급 오컬트, 87년 2월호 저자로부터의 코멘트.」

타카기 「『에로그로 노선』으로 가자, 란 의견이 있었다는 것 같지.」

P 「한 번밖에 말 안했는데, 잘 기억하고 계시네요……. 그 말대로입니다.」





 

타카기 「신기하지. 『그로』는 알겠네. 아홉 개의……뭐였더라?」

P 「아홉 개의 비극이요.」

타카기 「그래 그래. 아홉 개의 비극에서는 그로테스크한 내용을 포함한 기사가 있기도 했지.

타카기 「요는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조금 각색해서, 그로테스크하게 만들자는 것이지.」

타카기 「그럼…… 『에로』는 뭔가? 뭘 가지고 에로틱한 기사를 내려고 했던 것일까.」

P 「글쎄요. 치마 들추기나, 에로책 떨어져 있었다 하는 사건군 아닐까요.」 뻔뻔-

타카기 「뻔뻔하구먼, 자네도……. 그런 거, 『오컬트』신문에 실을 내용이 아니잖나.」 하아...

타카기 「게다가 『그로』성분은 다음해 이후 기사에서도 보이는데, 『에로』기사는 보이지 않아.」

P 「그건 제가 놓쳤을 가능성도 있습니다만.」

타카기 「그렇지. 하지만 『에로그로 노선』이라고 표현할 정도야.」

타카기 「에로틱하고 그로테스크한 기사에, 당시 짐작가는 바가 있었을 거란 말일세.」

P 「학교측이 금지한 걸지도 모르죠. 아무리 그래도 에로는 안 된다고.」

타카기 「뭐, 그건 있을 수 있지. 문제는 그 『짐작 가는 바』부분이야.」

타카기 「덧붙여서, 에……분명, 다음호 기사에서 터무니없는 것을 폭로하겠다고 쓰여 있었댔지.」

P 「……네.」





 

타카기 「여기서, 얘기를 사건 쪽으로 되돌릴까. 분명 방송 내용에서 멈췄었지.」

P 「네. 방송 내용이 다른 의미로도 읽힌다, 부분에서 멈췄었죠.」

타카기 「자네도 심술이 심하구만……. 뭐, 그렇지. 그 방송은 상당히 의미심장했지.」

타카기 「급작스럽지만 여기서, 그 방송이 피끓는 소리가 아니었다는 가설을 세워 보세.」

타카기 「사건 내용이나 시체 상황 같은 기사로부터, 『목을 그은 것』하고 『물 소리』, 『목소리』를 무의식적으로 이어 버리고 있었지만……」

타카기 「목을 그은 것과 방송 내용은 무관계. 그 물소리나 목소리, 날것에서 나는 소리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고 생각해 보세.」

P 「방송기재는 기계고, 가까이에 수원이 있다곤 생각하기 어렵지만요.」

타카기 「……알고 그러는 거지?」 찌릿

P 「죄, 죄송합니다.」

타카기 「뭐어 됐어. 하지만 확실히 방송실에 수도가 지나갔을 거라곤 생각하기 어렵지.」

타카기 「지나갔더라도, 방송기재 가까이에 놓는다는 건 보통 생각할 수 없어.」

타카기 「그렇다면 그 물소리의 발생원은 단 하나뿐이지.」

P 「인체, 죠.」





 

타카기 「……역시 생각하는 건 똑같지 않은가.」

P 「하하하. 그런 것 같네요. 괜한 마음고생을 시켜드려서 죄송합니다.」 꾸벅

타카기 「뭐가 아쉬워서 이런 얘길 하고 있는 건지, 도중에 냉정해져서 고민되었다네……」 이런이런...

P 「그럼 여기부턴 저도 껴서 간결하게……」

P 「그 숨소리는 흥분한 사람의 호흡음. 금속음은 아마도 벨트겠죠.」

타카기 「음. 그 물소리 같은 소리는……. 응, 아마 그거겠지.」

P 「마지막의 공기와 물이 섞인 것 같은 소리도 마찬가지죠. 문제는 왜 그 장소에서 들렸는가, 하는 점인데……」

타카기 「우연이라고밖에 할 수 없겠군. 그 한중간에 우연히 스위치가 켜진 거겠지.」

P 「학교 전체에, 그것도 점심시간에 그런 소리를 들었을 학생들이 불쌍하네요……」

타카기 「뭐, 어디까지나  추리대로였다면 얘기네만.」

P 「네. 어디까지나 이건 저희들의 추리, 니까요. ……하지만, 만약 그랬다면.」

타카기 「음……」


P 「그 사건의 피해자, 분명 『남학생』이었단 말이죠……」 우웩...





 

P 「뭐, 만약 그렇다면 범인은――」

타카기 「당시 학교 방송실에 들어갈 수 있었던 걸 보면 학교 관계자. 그것도 그걸 목적으로 했다면 범인은 어른.」

P 「교원이란 거겠죠.」

타카기 「음. 그리고 지금 추리대로였다고 가정하고, 그 기사에 집착한다고 한다면――」

P 「뭐, 알고 있던 거였지만요, 교감……이겠죠.」

타카기 「그렇겠지. 나 참, 어처구니없는 인물이구만, 그는.」 하아...

P 「그거엔 동의견입니다. ……그럼 교감이 필사적으로 타임캡슐을 폭로당하지 않으려고 했던 건――」

타카기 「아니아니. 거기까지 해 놓고 동성애를 숨기려고만 그러진 않았겠지.」

타카기 「그가 타임캡슐에 집착했던 건, 어디까지나 이 사건을 폭로당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 걸세.」

타카기 「아마도 이 사건은 그 개인이 일으킨 사건으로――」

타카기 「학교의 사건과 별도라면, 입건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시효도 아직 성립되지 않았어.」

타카기 「발각되면 강간살인귀로 체포되어, 자신의 경력도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겠지.」

타카기 「말하자면 마지막까지 도망치고 싶었던 걸세, 그는.」

P 「흐으음……」





 

타카기 「뭐어, 이게 그녀가 말했던 『교감이 발각을 두려워했던 사건』이겠지.」

P 「앞에 『추리대로라면』이 붙지만요.」

타카기 「딱히 지금은 확인할 수단도 없고, 별로 자기만족이어도 좋지 않나.」

P 「뭐어 그건 그렇죠. 하지만 그렇군요. 그래서 그녀는 기사를……」

타카기 「교감이라기보단, 그 남학생을 고려한 걸까. 어쩌면 실명이 들어 있었는지도 모르네.」

P 「생각해 보면, 커터 사건의 기사만 『여러 사정에 의해 익명』이라고 적혀 있었고요. 여러 사정이라니……」

타카기 「어쩌면 그녀는 그 사건을 담당하고 있던 걸지도 모르네. 그녀는 원래 신문부원이었던 게지?」

P 「네. 그 정도밖에 정체는 알 수 없었지만요……」

타카기 「그렇게 생각하면. 『4대째』가 썼던 『에로그로 노선』 제창자도 그녀일지도 모르겠군……」 우웅

P 「뭐, 그건 나중으로 미루고. 그보다 수중에 자료가 없으니까 모른다니깐요.」

타카기 「음, 그렇구만.」





 

타카기 「그런데……아까 자네가 말했던 『조금 다른 곳』은 어느 부분이었나?」

P 「에? 아아, 그건 처음 자살과 선별을 부정한 부분이에요.」

타카기 「호오. 거기가?」

P 「네. 그 방송 내용이, 남학생의 목소리 같은 것과 관계가 없다고 하면……」

P 「남학생이 평범하게 경동맥을 베고 자살한 후, 그걸 발견한 교감이 행위에 돌입했다거나.」

P 「혹은 다른 날에 선별해 그 날 점심에 시체를 옮기려고 했다가……」

P 「그걸 담당한 교감이 참지 못하고 예의 행위에 돌입했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건 아니니까요.」

타카기 「과연 그렇군.」

P 「뭐, 전자는 초등학생이 그런 데서 자살할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

P 「후자는 낮에 옮길 필요가 없고, 냄새 등의 문제점이 떠올라서 부정했습니다만..」

타카기 「흠. 그건 내 미스였군. 이야기할 순서를 틀렸어.」

P 「뭐어 결론은 맞았고, 됐지만요.」





94: 시, 실로 파렴치하다피요 하아하아





102: 경찰아저씨 여기예요





 

타카기 「그럼, 마지막은 『살아남은 건 저뿐만이 아닙니다.』인가.」

P 「이것도 짐작가는 데가 있긴 한데, 수중에 자료가 없어서 확인할 방법이 없어서……」

타카기 「자료 말이지. 혹시 탈의실 메모 말인가?」

P 「……대단하시네요, 사장님. 정답입니다.」

타카기 「역시 그렇군. 나도 그 부분을 들었을 때, 음? 하고 생각했다네.」

P 「그렇단 말이죠. 그것만 실로 붕 떠 있단 말이에요.」

타카기 「그 메모가 있었던 탈의실, 적어도 87년 졸업식까지는 학생이 들어갈 정도로 알려져 있었을 걸세.」

타카기 「실제로 그 때 탈의실로서 사용되었는지는 모르지만……」

타카기 「만약 쓰이고 있었다면, 로커에 그런 뒤숭숭한 내용의 메모가 남아 있는 건 이상하지.」

P 「그렇죠. 적어도 87년 3월이나 그 이후에 로커에 놓였다고 보는 게 맞겠죠.」

타카기 「그렇다면……그 비밀 방에서 도망쳐 왔다는 걸까?」

P 「아니요, 그건 생각해 보면 이상합니다.」

타카기 「흐음, 어째서?」





 

P 「교사 구조 때문이에요. 그러고 보면 사장님은 학교 지형을 모르셨죠.」

타카기 「뭐어, 실물은 보지 못했지.」

P 「여기 교원사 3층에서 도망쳤다고 하고……. 계단을 내려와서 1층까지 도망쳤다고 하죠.」

P 「거기서 체육관으로 향하는 루트를 골랐다고 치고, 그 루트는 직원실 앞을 반드시 지나야 한단 말이에요.」

P 「메모를 보건대, 필자는 교원에게 쫓이고 있다는 걸 자각하고 있었습니다.」

P 「냉정함을 잃었었다고는 해도, 그런 위험한 루트를 굳이 고를까요?」

P 「저라면……그렇죠. 현관에서 마을로 도망치거나, 기숙사로 도망치거나 할 것 같은데요.」

타카기 「흐음……. 그럼 북교사나 남교사를 빙글 돌아서 갔다, 라는 가능성은?」

P 「그것도 어렵겠네요. 북교사를 통과해서 체육관으로 갔다고 해도, 입구는 교원사쪽에 있어요.」

P 「즉 교원사를 향하고 있어야 해요.」

P 「남교사도 같은 이유로 부정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남교사에는 기숙사로 가는 길이 있었을 터입니다.」

P 「학생이 도망친 게 돌발적인 사건이었다고 치면 누가 잠복하고 있었을 리도 없어요.」

P 「따라서 제 생각에, 이 메모의 필자는, 그 비밀 방에서 도망쳐 나온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타카기 「흠. 과연 그렇군. 그렇다면 내 설도 약간의 궤도 수정을 해야겠구만.」





 

타카기 「흠. 그렇게 생각한다면 87년 3월 이후면서, 그 탈의실이 숨겨질 동안에 어떠한 사건이 있었다.」

타카기 「그 방을 쓰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적어도 일반적인 선별과는 다른 목적이 있었는지도 모르지.」

P 「네. 그래서 저는 처음에, 좀비 사건 피해자 중 하나가 남긴 거라고 생각했는데……」

타카기 「하지만 당시에, 학교측은 학생 전원을 체육관에 몰아넣어 두었을 터……그렇지?」

P 「네. 따라서 좀비 사건의 피해자는, 적어도 그 메모와는 관계 없었겠죠.」

P 「당연히 좀비 사건의 또 한 명의 피해자가 그녀가 말하는 『생존자』일 가능성도 충분히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타카기 「뭐, 그건 내버려 두세. 그렇다면 그렇단 걸로.」

P 「그렇네요. 그렇다면, 누가 이 메모를 남겼느냐 하는 얘기가 되는데요……」

P 「이 경우엔 누구라도 가능하죠. 제가 보지 못했던 사건이나, 아무도 말하지 않았던 사건.」

P 「그런 사건의 피해자가 남긴 메모란 가능성도 충분히 나옵니다……만」

타카기 「자네가 알 수 없는 사건의 생존자가 있었다면, 자네 추리의 실수로서 지적하지는 않았겠지.」

P 「그렇네요. 『정정해야 할 곳』이라고 쓰여 있었고, 제가 아는 사건에서 생존자가 나온 거겠죠.」

타카기 「자네가 아는 사건군이라면……」

P 「뭐어, 아홉 개의 비극이겠죠.」





 

타카기 「그렇다면――음. 87년 3월 이후에 발생한 사건이면서, 좀비 사건이 아닌 사건은……」

P 「타임캡슐 사건. 이거겠네요.」

타카기 「음. 생각해 보면 이 사건, 여러모로 이상한 점이 있고 말이네.」

타카기 「먼저 첫 번째. 살해의 일시.」

타카기 「그 학교가 행하던 건 선별이었을 터. 만약 타임캡슐의 아이가 선별측 학생이었다고 치고……」

타카기 「졸업까지 도달했다면 선별은 합격했을 걸세.」

타카기 「그런데 갑자기 졸업을 코앞에 두고, 역시 죽이자 하는 건 아무래도 급작스럽지.」

P 「중학교에 입학수속도 이미 끝냈을 시기고요. 너무 갑작스러워요.」

타카기 「둘째로 학교측이 『행방불명』으로 끝낸 점. 더 자세히 말하면, 학교측이 사건화를 용서한 점.」

P 「행방불명이라고 당당하게 후배한테 전해지고 있으니까요.」

타카기 「하지만 이 아이가 일반 학생이었다면, 경찰에 의한 사건화는 막을 수 없었겠지.」

P 「아무리 경찰에게 뇌물을 줘도, 매스컴 등에 호소하면 사건은 커져 버리니까요.」

타카기 「그래. 만약 사건을 진정시키고 싶었던 거라면, 사건으로 위장해서 죽이고, 시신을 유족에게 보내면 돼.」

타카기 「그리고 이 사건을 『사고』나 『자살』이란 형태로 끝내면 되었을 텐데. 커터 사건처럼.」

타카기 「다시 말해, 피해자가 일반 학생이라면 시체를 숨겨서는 안 되는 걸세.」

P 「그럼 이 아이는 선별측 학생이었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타카기 「뭐, 그럴 거라고 생각하네만.」





 

타카기 「하지만 사건화는 되어 있어.」

타카기 「대응할 시간이 부족했던 건지, 아니면 학생측이 소란스러워서였는지.」

타카기 「요는 사건화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거지.」

P 「학교측으로서는 꽤나 허술하군요.」

타카기 「반대야. 사건화를 허락해서라도, 그 아이를 조속히 지울 필요가 있었다는 걸세.」

P 「즉 살해 이유가 졸업 직전에 나왔다는 거군요.」

타카기 「음.」





 

타카기 「자, 그럼 시점을 메모로 되돌리지. 그 메모는 87년 3월 이후에 적혔을 가능성이 있다는 데까지 얘기했었지.」

타카기 「솔직히 메모와 생존자, 사건을 잇는 실은 무척이나 약하고 엷네. 오히려 현재 상황은 거의 무관계에 가깝지.」

타카기 「하지만 87년 이후에 일어난 사건은, 좀비 사건을 빼면 거의 전부가 그 체육관과 연이 없는 사건이야.」

타카기 「당연히 87년 이후에도 선별은 빈번히 있었겠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 메모와 선별은 일단 무관계하네.」

타카기 「하지만 선별 외의 사건이 몇 번이고 발생했다고도 생각하기 어렵지.」

타카기 「일어나면 적어도 무언가 흔적이나, 사건으로서 학생측이나 학교측에 움직임이 보였을 테니까.」

타카기 「하지만 그게 없다면, 소거법으로 이 메모를 남긴 사건은 타임캡슐 사건일 가능성이 높다, 고 생각되네.」

P 「좀 억지스럽지 않나요?」

타카기 「어쩔 수 없잖은가. 자네에게 들은 이야기만으로 완결된다고 가정해서 얘기를 진행하고 있는 거니까.」

P 「뭐어 어쩌면 찾지 못한 자료 등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만……. 이미 늦었고요.」

타카기 「그 때는 그 때지. 애초에 틀렸다고 해도 상관 없잖은가.」

타카기 「자네는 이제 사건인 흥미가 없고, 이것도 어디까지나 시간 때우기라고 했잖나?」

P 「……뭐어, 그렇지만요.」 중얼중얼

타카기 「어흠. 그럼 이야기를 사건 쪽으로 되돌리지.」





 

타카기 「하지만 그 메모가 타임캡슐 사건에서 적힌 것이라고 가정하면, 앞뒤가 맞는 부분도 나오네.」

타카기 「일단 시기. 87년 3월 이후에 적혔다는 가정과 멋지게 시기가 맞아떨어지지.」

P 「뭐어 탈의실이 어느 시기까지 쓰였는지를 추리한 재료가 이 사건이었으니까요. 당연하자면 당연하지만요.」

타카기 「그리고 다음으로, 메모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네.」

타카기 「이 추리로 진행하는 데에 있어서, 메모를 남기기 위한 사건 뒤에 그 탈의실이 쓰이지 않았다는 게 절대조건이지.」

타카기 「한 번이라도 쓰였으면, 그 메모는 학생 누군가에게 발견되어 버릴 테니까.」

P 「하지만 평일, 설령 휴일을 꼈다고 해도, 수업이 있는 이상 탈의실을 장기간 폐쇄할 순 없습니다.」

P 「탈의실을 쓰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는, 새로 다른 탈의실을 만들 수밖에 없다……그렇죠?」

타카기 「음. 하지만 탈의실을 새로 만든다고 해도 나름대로 시간이 걸리지.」

타카기 「특히 구 탈의실을 벽처럼 보이게 숨겨 버리는 것처럼, 공사를 필요로 하는 개축에는 말일세.」

P 「그래서 3월, 인가요.」

타카기 「음. 봄방학 같은 긴 방학이 있으면 공사도 할 수 있지.」

P 「덤으로 수업이 없으니 학생들이 들어오는 일도 우선 없다……그런 거군요.」

타카기 「그렇지. 공사를 하는 타이밍도 별로 이상하지 않고, 위장으로는 딱 맞는 시기야.」





 

타카기 「하지만 이게 같은 사건이라고 하고, 의문이 하나 생기지.」

P 「왜 탈의실을 폐쇄해야만 했는가, 군요.」

타카기 「음. 처음에는 타임캡슐을 학교측이 확보하기 위해, 그 입구인 탈의실을 폐쇄한 거라고 생각했네.」

타카기 「하지만 그렇다면 조급하게 폐쇄하지 않아도 다른 온건한 방법이 있었을 거야.」

타카기 「그럼 왜, 조급하게 탈의실을 폐쇄해야 했는가?」

타카기 「더 말하자면, 어째서 안은 그대로 두고 밖의 입구만을 숨기도록 개장한 것인가.」

P 「사건의 흔적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겠죠.」

타카기 「그렇겠지. 내 생각에는……대량의 피나 육편이 흩뿌려진 상태였겠지.」

P 「그러고 보니 메모가 있었던 로커 바닥이 검붉게 변색되어 있었다고 히비키가 그랬었죠.」

타카기 「음. 하지만 여기서 피가 튈만한 살해법을 쓸 필요는 없네.」

타카기 「교살, 박살……. 피가 나오지 않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을 텐데.」

타카기 「하지만 왜인지 거기서는 피가 대량으로 나오는 살해법을 썼다. 그것은 왜인가?」

타카기 「그건 필요했기 때문이겠지. 그럼 무엇을 위해 그런 살해법을 쓸 필요가 있었는가?」

타카기 「……뭐, 이제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P 「여기서 히무라인가요.」





 

타카기 「음. 그 학생을 구하기 위해서 더미 시체를 쓴 거겠지.」

P 「이게 『살아남은 건 저뿐만이 아닙니다.』의 내용인가요.」

타카기 「그래. 하지만 그래도 뒤에 일어날 좀비 사건에서 이 학생이 죽어서는 말이 안 되지.」

타카기 「아마도 이 아이는 마침 그 년도에 졸업해서, 히무라 교사의 손으로 다른 동네 중학교에 보내졌을 걸세.」

P 「그래서 좀비 사건에는 휘말리지 않았다는 거군요.」

타카기 「음. 어디까지나 상상속 이야기지만 말이네.」

P 「그렇다고 하면, 그 구해진 아이는 누구냐는 얘기가 됩니다만……」

타카기 「상상은 가지 않나?」

P 「네, 뭐어. 어디까지나 상상입니다만. ――학급 오컬트 4대째 필자죠?」

타카기 「그랬겠지. 만약 그 아이가 피해자라면, 졸업때가 다 되어서 갑자기 학교가 지우려고 한 게 설명이 되지.」

P 「추문을 조사했거나, 혹은 기사로 쓴 인물 본인을 지우기 위해서였겠죠.」

타카기 「그 정도밖에 지금은 떠오르지 않는군.」





 

타카기 「뭐, 추리한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네.」

타카기 「3월 졸업 시즌이 되어서, 벽신문으로 학교의 교원, 교감이지. 그의 추문에 관한 기사가 적히지.」

타카기 「그걸 본 학교측은 서둘러서 사건의 은폐를 시도.」

타카기 「신문은 물론이고, 그 기사를 쓴 본인까지도 지우려고 했다.」

타카기 「본인을 지우려고 했을 정도니, 상당한 논리와 증거를 갖춘 기사였을지도 모르겠군.」

타카기 「그리고 졸업식 전후, 봄방학 전쯤에, 학교는 그 학생을 홀로 불러냈다.」

P 「그때 본인에게서 타임캡슐에 원판을 묻었다는 얘기라도 들은 거겠죠.」

타카기 「그럴 수도 있지. 그래서 격노한 교원들에게서 도망쳐서, 그 탈의실에 숨어, 메모를 남겼다.」

P 「그리고 히무라가 가짜 시체로 죽음을 연출하고, 학생을 구출했다.」

타카기 「하지만 덕분에 탈의실은 피범벅의 지옥도. 서둘러서 탈의실을 폐쇄하고, 봄방학을 이용해서 탈의실을 봉인했다.」

P 「탈의실 안이 그대로고 밖만 위장하려고 한 건 업자를 안에 들일 수 없었기 때문일까요.」

타카기 「간이적인 청소를 해도, 핏자국이란 건 간단히 지워지지 않으니 말일세. 그런 거겠지.」

P 「그리고 구해낸 학생을, 학교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내고, 사건은 일단 막을 내린다. 그런 거군요.」

타카기 「그렇지. 이게 『살아남은 건 저뿐만이 아닙니다.』에 관한 내용이겠지.」

P 「과연 맞는 걸까. 여기까지 추리했으면 진짜로 신경쓰이네요.」 우웅





 

타카기 「그걸 명확하게 하려고 자료를 다시 조사하려고 했던 게지?」

타카기 「더 정확히 말하면, 그 메모와, 학급오컬트의 글자가 동일인물 것인지를 조사하고 싶었다. 아닌가?」

P 「헤헤……. 역시 못 숨기겠네요. 그 말대로입니다.」

P 「만약 일치한다면, 거의 이 추리에 확증을 가질 수 있을 텐데요――뭐어 없으니 어쩔 수 없지요.」

타카기 「뭐, 지나간 일을 너무 쫓지 말게나. 이미 사건은 끝났네.」

P 「알고 있습니다. 그냥 입원중의 시간 때우기예요.」

타카기 「음, 그게 최고지. 뭐, 어쨌든 이걸로 자네가 의문스럽게 여기던 건 전부 밝혀낸 건가?」

P 「네, 네에. 뭐어 맞는지 아닌지는 둘째치고, 일단은.」

타카기 「그럼 됐네. ――이런, 꽤나 오래 있었구만. 슬슬 돌아가야지.」

P 「앗. 그러고 보면 아직 사장님은 일하는 중이셨죠. 이상한 거에 어울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꾸벅

타카기 「아니, 내가 멋대로 흥미를 가졌을 뿐이네. 사과할 건 아무것도 없어.」 핫핫핫

타카기 「자……. 그럼 몸 건강 잘 챙기게. 푹 쉬는 게야.」

P 「네, 일부러 감사합니다. 그럼 또 사무소에서…….」


                      탕





126: 둘 다 머리 잘 돌아가네







P 「후우……. 생각했던 것보다 길게 얘기해 버렸네. 일단 한숨 잘까……」

                    똑똑

P 「――어이쿠, 생각하자마자 이거라니……. 네, 들어오세요ー」

히비키 「시, 실례한다구ー」 드르륵...

P 「어, 히비키잖아! 어쩐 일이야? 대체.」

히비키 「그게……」 꼼질꼼질

P 「아아, 거기 서 있지 말고 일단 이리로 와. 자, 의자.」

히비키 「응. 고맙다구ー」 터벅터벅   풀썩

P 「……그래서, 무슨 일이야? 또 무서워서 잠을 못 자겠어?」

히비키 「아니라구! 그건 아닌데……」 꼼질꼼질

P 「뭐야, 요점을 모르겠는걸. 뭐든 말해도 괜찮다고? 이 방엔 지금 우리들밖에 없으니까.」

히비키 「……응. 그게 있지.」

P 「응.」

히비키 「아까 하루카한테 들었는데, 그 때 역시 본인 휴대전화에 전화 같은 건 안 걸었었대.」

P 「호오?」





 

히비키 「프로듀서가 든 예시 중에서 제일 설득력 있는 설명이었는데, 틀린 것 같아서……」 꼼질꼼질

히비키 「하지만 그렇다면, 그 전화는 대체 뭐였던 건지――신경 쓰여서 못 참겠다구.」

P 「응? 뭐야. 아직 폐촌에서 있었던 일을 신경 쓰고 있는 거야?」 핫핫핫

히비키 「그, 그렇게 말해도 신경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잖아!」 흥칫뿡

히비키 「게다가 그 수수께끼만 남겨두고 끝이라니, 좀 하다 만 것 같아서 싫다구!」

P 「뭐, 그런 거라면 별로 상관 없지만……. 히비키, 타이밍 좋았네. 그거 아마 풀렸어.」

히비키 「헤? 그래?」

P 「그래. 히비키가 들었던 하루카 목소리. 그건 말이지…….」

히비키 「으, 응.」 꿀꺽

P 「아마도 하루카 본인 목소리야.」





 

히비키 「하, 하루카 본인 목소리? 그럼 남득은 가지만……어? 하지만 하루카는――」

P 「단, 『처음 목소리만』이란 조건이 붙지만 말야.」

히비키 「헤? 처음만?」

P 「조금 전에 사장님께 들었어. 히비키 휴대전화로 다른 아이돌들에게 연락한 흔적이 있었다고.」

히비키 「엑. 본인 휴대전화로? 본인은 그런 거 안 걸었다구!」

P 「아니. 그러니까 그 풀페이스 여자가 건 거겠지.」

히비키 「그 사람인가.」

P 「그래. 그리고 아마도 그 때 녹음이라도 한 게 아닐까.」

P 「너, 처음에 전화를 받았을 때, 하루카인지 아닌지 확인했었지? 그때 전화 상대는 뭐라고 답했어?」

히비키 「그, 그건……. 그냥 호텔에서 연락이 어쩌구 저쩌구…….」

히비키 「……응, 확실히 하루카야? 란 질문에는 아무 것도 답해 주지 않았네. 그러고 보니.」

P 「뭐어, 그러니까 그런 거야. 아마도 네가 처음에 들은 말과 그 다음에 이어진 말.」

P 「원래는 쭉 이어진 말이었던 거겠지.」





 

히비키 「그, 그걸 분할해서 본인에게 들려줬단 말이야?」

P 「분할이 의도적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대답하는 형태가 된 걸 거야.」

P 「그리고 그 대답을 들은 너는, 전화 상대를 하루카라고 굳게 믿게 됐지.」

P 「너, 당시에 안도감으로 울음보가 터져서 엄청나게 울기라도 했던 거 아냐?」

히비키 「으극. 그건……. 그럴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그때는 진짜로 안심해서…….」 중얼중얼

P 「자 자, 딱히 놀리는 거 아냐. 하지만 그렇게 감정적이 되면 냉정함을 잃게 되지.」

P 「그러면 다음은 간단해. 들키지 않을 정도로 목소리를 바꿔서 묻는 말에 대답하면 돼.」

P 「냉정함을 잃고, 더욱이 전화 너머인 상대를 속이는 것쯤, 짧은 시간 정도라면 가능은 했겠지.」

히비키 「그게……그 전화의 진상?」

P 「세부는 다를지도 모르지만, 대충 그럴 거야.」

P 「그렇지 않으면, 네 휴대전화로 아이돌들에게 전화를 건 의미가 떠오르지 않으니까.」

히비키 「그렇, 구나ー……. 그런 거였구나ー」 중얼중얼

P 「납득했어?」

히비키 「으음, 반반이란 느낌이라구.」





 

P 「뭐, 지금은 납득하지 못해도 괜찮아.」

히비키 「괜찮아?」

P 「그래.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냉정하게 되돌아볼 수 있으면, 저절로 네 안에서 진상은 결정될 거야.」

P 「그 때 제대로 정리가 되면 딱히 괜찮은 거야. 진상 같은 건.」

히비키 「상당히 대충인걸ー」

P 「그야 끝난 일이고……. 후아아~……암. 졸립다……」 뒹굴

히비키 「응? 졸려?」

P 「그래. 폐촌에선 안 자고 사방을 뛰어다녔으니까. 살짝 피로가 한번에 와서.」 헤롱-

히비키 「그건……고생 많았다구.」

P 「너도 그렇지 않아? 아아, 젊다는 건 좋구만.」 음음

히비키 「본인은 잠깐 쉬었다구. 그리고 프로듀서도, 그렇게 나이든 건 아니잖아.」 떼찌떼찌

P 「이야아~……. 20대도 후반을 넘어가니까 여러모로……」

히비키 「정말이지……. 어쩔 수 없다구.」 이영차





 

P 「? 뭐야 갑자기?」

히비키 「병원이니까 그리 큰 소리는 못 내지만……. 프로듀서가 잠들 때까지, 뭔가 노래해 주겠다구.」

P 「야 야. 너도 피곤할 테고, 그렇게 서비스 안 해도 돼.」

히비키 「본인은 괜찮다구! 자, 누워 누워.」 꾸욱 꾸욱

P 「따흑……. 그럼 호의를 받아들이기로 할까…….」

히비키 「응……. 그럼 살짝 귓가에 실례해서. 그럼, 부른다ー」 속닥속닥

히비키 「~♪」

P 「오오……. 이건 기분 좋은걸……. 진짜로, 꿈……꾸는……것처럼……」

히비키 「~♪ ~♪」

P 「……」

히비키 「~~~~♪」


――――…………

――……

―…





 

―…

――……

――――…………


P 「zzz……」 쿨-

히비키 「에헤헤. 프로듀서, 정말로 자 버렸다구.」

히비키 「……」 두리번 두리번

히비키 「프로듀서, 믿고 있다구. 앞으로도 계속 함께……」 슥...

히비키 「……」 우뚝

히비키 「……역시 그만두자. 기껏 잠들었는데 깨우면 미안하고.」 벌떡

히비키 「그럼 프로듀서. 잘 자라구.」 터벅터벅

P 「있잖아……」

히비키 「응?」 빙글

P 「길 잃은 고양이……킹크랩……」 음냐음냐

히비키 「……뭐야. 잠꼬대인가아. 무슨 꿈 꾸는 걸까.」 하하





 

히비키 「그럼 이번에야말로 깨우지 않게……」 살금살금

P 「……우움, 히비키……나……」 쿨쿨

히비키 「본인도 프로듀서 꿈에 나온 걸까.」 드르륵...



P 「――――」 중얼



히비키 「!」 우뚝

P 「으음……」 음냐음냐

히비키 「지금 거, 혹시……」

히비키 「……」

P 「Zzz……」

히비키 「……에헤헤. 고마워, 프로듀서. 본인 힘낼테니까……」

히비키 「그럼, 이번에야말로 정말로 잘 자라구.」 드르르륵....


                       탕


- Fin -





138: (작가)

이걸로 정말로 끝입니다. 사족 같은 결말이 된 건 용서해 주세요.
이제 수수께끼는 안 남았을 터……





151:

수고
토랸세 벨소리는 폰에 안 들어있었단 얘긴 뭐였어?





185: (작가)

얼레, 아직도 남았네

>>151
아미마미의 장난입니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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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정말로 완결입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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