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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니) 그냥 10월 31일

댓글: 1 / 조회: 210 / 추천: 3



본문 - 11-10, 2020 06:34에 작성됨.


「수고하셨습니다」

 재킷을 겨드랑이에 낀 남자가 사무실 문을 연다. 그는 지친 듯 비틀비틀 걸었다.

 하나의 실수가 신용을 해치고, 일자리를 잃고, 담당 아이돌들의 빛나는 기회를 잃게 만든다. 긴장의 연속이긴 하지만 외근을 마칠 때쯤이면 넥타이도 느슨해진다. 한숨을 한 번 내쉬고, 돌아가기 전에 커피를 마시러 급탕실로 향한다.

 그러다 소파에 누워있는 그림자를 발견했다.

 은색 머리를 쿠션에 얹고 소녀가 잠들어 있었다. 호흡과 함께 가슴이 조용히 오르내리고 있다.

 무방비로 배를 드러내 교복 자락에서 살색이 보인다. 솔직히, 눈 둘 곳이 마땅치 않았다.

「토오루」

「……으응」

「토-오-루」

「음~」

「푹 자고 있네……」

 우물우물 입가를 움직이며 꿈속에서 미소짓는 소녀. 남자는 살짝 웃고, 그 배를 감추듯 자신의 재킷을 걸치기 직전에 멈췄다.

「……역시 싫어하려나」

 가까이 있는 덮을거리로 재킷을 걸칠 뻔했지만, 연상의 남자, 거기다 자신의 프로듀서에게 겉옷을 걸쳐지는 것은 역시 싫을 것이다. ……아저씨 냄새는 아직 없다, 고 바라고 싶다만.

 남자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담요를 가슴까지 덮었다.

 그 순간, 동시에 눈꺼풀이 열렸다. 별빛 같은 푸른 눈동자가 눈앞의 얼굴을 응시해, 깜빡깜빡 눈을 깜빡였다. 그 눈동자는 잠이 덜 깬 것 같지는 않다.

 머뭇거리는 사이에 소녀의 입술이 벌어졌다.

「겉옷도 괜찮았는데, 별로」

「……언제부터 깨어있었어」

「『수고하셨습니다』부터, 이려나」

「자는 척을 잘하는걸」

「그야, 프로듀서가 자는 모습을 보고 연습했으니까」

「아~……」

 남자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깨어있었다면 그렇게 말해주면 좋았을 텐데. 그런 모습에 개의치 않고 소녀는 의문을 제기했다.

「프로듀서, 이제 가?」

「그러려고. 토오루도 돌아갈 거지? 역까지 바래다주고 갈게」

「음-, 글쎄」

 소녀가 다시 소파에 몸을 기댔다. 미소가 살짝 깊어진다.

「조금만 더, 자고 싶어」

「조금만 더면 얼마쯤?」

「10분」

「……그 정도면, 좋아」

「고마워」

「그럼……」

「잠깐」

 그대로 떨어지려던 남자의 몸이 붙잡혔다.

「자켓 줘」

「싫지 않아?」

「어? 왜?」

「……뭐 됐어. 자」

 내밀어진 재킷을 안더니 소녀는 주저 않고 입가로 가져갔다. 당황하는 남자를 곁눈질하며 코를 킁킁거린다.

「커피 냄새 나네」

「부끄러우니까 그만둬」

 무심코 팔을 당기지만, 소녀는 양보하지 않는다.

「에-, 괜찮잖아. 딱히」

「담요가 촉감도 좋고 따뜻하잖아」

「싫어, 이게 좋아…… 여기, 주머니가 큰 게 마음에 들어」

 적당한 말을 하면서 꼬옥 재킷을 끌어안은 표정에서는 어린애 같은 집착이 간파됐다.

 몇 초간의 씨름. 패자는 이윽고 그 손을 놓았다.

「……10분 되면 깨울 테니까」

「응」

 말을 마치자마자 쑥스러워진 그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외면했다.

 소녀에게는 그게, 왠지 귀여워서.

 그대로 저쪽으로 가는 그가, 왠지 쓸쓸해서.

「여기 있어」

 정신을 차리니 윤기 나는 입술에서 말이 나오고 있었다. 생각이 말로 변했으니 할 수 없다. 소녀는 그대로, 파도에 맡기고 마음을 모았다.

「여-기」

 가냘픈 손이 소파를 두드린다. 통, 하고 놓인 손바닥. 반대편 팔은 작게 손짓하고 있다.

「내, 옆」

 남자는 난처한 듯 웃고, 이윽고 소파에 앉았다.

「그럼, 실례합니다」

「후훗, 실례하겠습니다-」

「뭐야 그게」

 머지않아 소녀는 눈을 감고 의식을 놓았다.







「안녕」

 조금 전과는 달리 천천히 눈꺼풀이 열린다. 자고 일어나면서 흐려진 소녀의 시야에 셔츠차림의 남자가 떠올라 상을 맺었다. 자신의 귀를 만진다. 특별히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잠에서 막 깬 눈썹이 가볍게 올라가고, 입을 가볍게 다물었다.

 남자는 이 얼굴을 알고 있다. 약간 언짢은 토오루다.

「되갚아줄 줄 알았는데」

「어?」

「후- 하고」

「그건 안 되지」

「안 돼?」

「담당 아이돌한테 그건…… 안 되지」

「그렇구나」

 납득한 듯한, 납득하지 못한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아이돌의 모습에 쓴웃음을 지으면서 프로듀서는 대답했다.

「나는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돌아가기 전에 커피라도 마실래?」

 남자는 억지로 말을 다른 데로 돌린다.

「응, 마실래」

「아이스? 핫?」

「아이스」

「그럴 줄 알았어」

 시선을 떨어뜨린다. 책상 위에는 유리잔이 두 개. 물방울이 맺힌 커피포트에 얼음이 둥둥 떠다닌다. 신선하고 향긋한 냄새가 비강을 간질였다.

「저기 말야」

 진하게 우려낸 커피가 얼음을 녹이며 시원한 소리를 냈다.

「할로윈에는 과자 안 주면 장난치잖아」

「어? 그렇지」

「그럼 장난 안 쳤으니까, 과자 받을래」

「아-…… 아니 잠깐, 순서 거꾸로 된 거 같은데?」

「괜찮잖아, 할로윈인데」

「그런가」

「그러니까 프로듀서, 돌아가기 가기 전에 역 앞에 있는 카페 가자, 더치페이로. …………아, 과자 받는데 더치페이는 이상한가」

「안 이상해. 토오루도 과자를 받을 권리는 있잖아」

「어-? 나 벌써 장난쳤는데. 점심 때」

「그런데 그거, 좀 짜증났던 거 아냐?」

「아, 눈치 챘어?」

「그야」

「……왜 내가 왔는데도 자고 있는 걸까, 해서 좀」

「그럼 그건 장난이 아니지, 그냥 신경질일 뿐」

「……후후, 고마워」

 두서없는 화제에 함께 웃는다. 그것만으로도 가슴속에, 작은 행복의 싹이 텄다.

 아이스커피를 단숨에 들이켜자, 자고 일어난 소녀가 조그맣게 기지개를 켠다.

「그럼, 가실까요? 과자를 받으러」

 그리고 소녀는 남자의 어깨 너머로 하늘을 바라봤다.

 창 너머의 하늘, 구름 한 점 없는 캔버스 끄트머리. 쫓겨난 석양의 잔영이 할로윈의 끝을 알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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