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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사라기 치하야가 못생겼단 말이야

댓글: 5 / 조회: 1428 / 추천: 6



본문 - 10-23, 2020 21:56에 작성됨.

*제목은 "키사라기 치하야가 못생겼을 리가"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키사라기 치하야라는 소녀는, 되도록 그 입장에 만족하려고 하고 있달지, 아이돌 후보생으로서 사무소에 소속되어 있기는 하지만 어쩐지 세련되지 않은 소녀였다.

아니, 여기선 마음을 굳게 먹고 확실히 말해 두자.

그녀는 심하게 못생겼다.

매일 아침 거울을 안 보는 건지, 아니면 거울이 집에 없는 건지도 몰랐다.

어깨 정도까지 기른 긴 머리는 손질한 흔적이 전혀 없이 늘 뻗친 곳이 있었고,

사람을 간단히 다가오지 못하게 만드는 날카로움을 가진 안광 위에는 아무렇게나 방치한 눈썹이 자리잡고 있었다.



동년대의 아마미 하루카가――그건 그거대로 귀여운 구석이 있는 얼굴이지만――

조금이라도 자신을 잘 보이려고 뒷머리가 뻗친 모양에 악전고투하는 모습에,

차가운 시선을 던지면서 오늘도 변함없이 칼라 달린 셔츠를 입고 온다.


……그렇다. 그녀는 사복의 배리에이션도 희박했다.

대개 3일 로테이션으로 같은 옷을 등판시킨다.

이건 그녀가 열다섯 살 나이대인 사실을 가미해서, 긴급대책안건이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꾸미고 다니는 것에 무관심하고,
용모에 문제가 있는 치하야가 사무소에 들어올 수 있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다.

사실, 그녀는 가수 지망이었다.

말하자면 노래를 엄청 잘 한다.

아마도 사무소에서 최고로, 어쩌면 업계에서도 상위에 위치할 수 있을 정도로 치하야는 노래를 잘 했다.

아직 후보생이라 스테이지에 선 경험은 없지만,
그녀의 레슨을 봐 주던 선생님이 말하기를 "발성연습으로 소름이 돋는"레벨이라고 한다.

실제로 같은 의견이다.

왜냐하면 레슨이 끝난 직후, 우리들은 서로 닭살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아무튼 잘 팔아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알기 쉬운 문제가 있다.

――그렇다. 전술한 대로인 무관심함과, 덤으로 붙임성이 너무나도 나빴다.

특히 웃는 얼굴을 보이지 않는 게 치명적이다.

아이돌업은 서비스업, 웃음과 웃음으로 돌아간다.

기본적으로 손님에게 잘 보이는 사람일수록 업계에서 성공하기 쉽다.

친근감이 핵심인 것이다.

그 점에서 치하야는 노래라는 무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른 스테이터스는 완전히 잡몹 중의 잡몹이었다.



 "……그런 건 노래가 좋고 안 좋고와는 관계 없지 않나요?"

그리고 어느 날의 일이었다.

치하야를 불러내서 아까 같은 설명을 하자, 그녀는 딱 봐도 알 수 있을 만큼 불쾌한 표정을 짓고

(애초에 늘 붙임성 없는 얼굴이므로 불러냈을 때부터 기분은 안 좋았던 걸지도 모른다)

어이없음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고 탄식했다.

당연히, 건방지기는! 하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귀여운 축이라고 자신을 진정시킨다.



 "그러니까 사소한 실험을 해 보자. 사실 여기, 어제 막 나온 네 노래가 담긴 CD가 있어요."

말하면서 나는 책상에 놓여 있던 CD가 담긴 상자를 보인다.

치하야의 눈빛이 금방 바뀌었다.  "그거――"그녀가 몸을 가까이 내밀었다.

 "요전에 수록하러 갔었던..."

 "그래. 이게 기념할만한 데뷔곡이 되겠네."

 "……지금 바로 들어도 되나요?"

 "돈을 낸다면 좋아."

내게서 CD를 받자 치하야는 새 장난감을 받은 어린이처럼 그걸 바라보았다.

레슨용 곡이나, 다른 아이를 위한 데모 곡이나, 그녀는 노래에 관한 물건이나 일을 마주했을 때만 지금 같은 표정을 보인다.

거기에 프로듀서로서의 의견을 덧붙인다면, 그 얼굴을 더 많은 사람이나 물건에게 보일 수 있었으면 일단 합격일 텐데.



 "그리고, 이건 하루카 군 거."

계속해서 나는 이 자리에 불렀던 또 한 명, 하루카에게도 CD를 내밀었다.

 "앗, 제 것도 있는 거예요?"

 "있냐니――야 야, 같이 수록했잖아."

 "그렇지만요, 에헤, 꿈만 같아서. ……그렇구나, 내 데뷔곡이구나."

CD를 받아든 그녀가 감개 깊게 중얼거리는 가운데, 나는 이제부터의 예정을 두 사람에게 말했다.

그것은 지금부터 거리로 번갈아가면서 나가서, 실제로 곡을 틀어 놓고 상품을 파는 일의 이야기였다.



===

아이돌이 하는 노상 라이브라고 말하면 꽤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사실은 멈춰서는 기색도 드문 지나가는 사람에게 계속 어프로치를 계속하는 작업이다.

애초에 현대인에게는 시간이 없다.

거리를 걷는다는 건 무언가 목적의식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니, 그 의식을 차단하면서까지 주의를 이쪽에 기울인다는 건 이만저만한 일이 아니다.


……이만저만한 일이 아니다, 보통은.



 "치하야 짱……은, 역시 대단하네요."

노상 판매를 시작하고 십수 분, 내 옆에서는 늘어놓다 만 CD를 든 하루카가 굳어 있었다.

아니, 주변을 둘러보면 그녀 뿐만이 아니다.

거리를 걷던 저 사람, 이 사람, 거기 있는 사람도

――어이쿠, 저건 우리랑은 다른 퍼포머다――

누구나가 한 번은 걸음을 멈추고, 그렇지 않더라도 시선으로 치하야를 좇았다.


그만큼 그녀의 노래는 날카로웠다.

음향도 뭣도 없는 옥외, 그것도 혼잡과 인접한 장소에서도 잘 들리는 치하야의 목소리는 예상대로 청중의 흥미를 끌었다.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사람도 보인다.

그녀는 지금, 틀림없이 이 장소의 중심에 서 있었다.

자신을 중심으로 한 스테이지를 여기에 만들고 있었다.



……반대로 하루카가 노래할 순서가 되자, 이건 또 보기 좋을 만큼 흐름을 멈추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녀의 가창력은, 좋게 봐줘도 일단 들어줄 만 한가? 정도의 실로 평범 레벨이었고, 오히려 이게 원래 신인 아이돌의 노상 판매의 실태라고 나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렇다고 꺾이면 안 돼. 네 노래는 분명 누군가에게 닿을 거야."

 "그렇게 좋아하게 만든다……죠! "

 "그래. 처음부터 순풍만범한 길 같은 건 없으니까."



그래도, 응원해도 두 사람의 실력차는 명백했다.

그러나 수 시간 뒤, "철수할 때로군."하고 돌아갈 결심을 한 내게 덤벼든 건 치하야 쪽이었다.


 "납득이 안 가요. 저는 아직 노래할 수 있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분노를 표출하는 그녀는 무섭다.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의 엄격한 얼굴과는 또 다른, 당장이라도 물 것 같은 격정적인 표정.

……그렇기 때문에 나는, 바로 여기다 하고 준비해 뒀던 거울을 보여 줬다.

그건 백엔 샵에서 팔 법한 작은 손거울이었지만.



 "봐 봐, 지금 네 얼굴을."

그 말을 듣고 그녀는 입을 다문다.

 "심하지, 무서운 얼굴이야. 스스로 생각해 보렴.
이런 무서운 표정의 점원이 서 있는 계산대에 너는 물건을 들고 가고 싶니?"

그건 오늘 매상에 관한 얘기였다.

객관적으로 비교하면 치하야가 하루카보다 노래도 잘 하고, 사람들의 관심도 끌었을 것이다.

이것이 기술만을 겨루는 대회 같은 곳이었다면 이긴 건 틀림없이 그녀 쪽이었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여기에 온 이유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노래를 들려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CD를 팔기 위해 온 것이다.

한 장이라도 많이, 한 사람이라도 많이.

앞으로 자신을 지탱해 줄 팬을 만들러 온 것이다.



 "오늘, 너는 하루카 군에게 졌어. 팔린 숫자도 그렇고……무엇보다도 너는, 자신에게 흥미를 가져 준 사람에게 한 번이라도 웃는 얼굴을 보여줬니?"

 "그건……! 그건, 못 했지만……요――」

 "했지만이 아니야. 사실이지. 여기서 보인 네 노래는 분명 대단했어. 하지만 그것뿐.
퍼포먼스가 끝난 뒤에 사람들이 안 모인 건 어쩔 수 없지.
하지만, 굳이 흥미를 가지고 다가온 사람이 네 앞에는 줄서지 않은 이유."

여기서, 치하야가 하루카를 봤다.

힐끗 보고, 그리고 잠시 분한 마음에 입술을 꾹 다물고.

 "……붙임성인가요?"

 "알고 있으면 고쳐야지. ……그걸 깨달았으면 해서 심한 짓을 한 건 사과할게."

하지만 그녀는 얼굴을 들지 않는다.

아직 화가 안 풀린 걸지도……하고 내가 하루카와 눈짓을 나눈 뒤에, 아무래도 그게 아닌 것 같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하셔도……"

치하야가 자신의 팔을 안는다.

토해내는 말이 두려움에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로 부끄럽다는 듯이 어깨를 떨며 말했다.

 "방법조차, 모르겠는걸요."


……그건 도움을 구하는 목소리였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건 우리가 문제의 해결 방법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프로듀서님."하루카가 내 쪽을 보았다.

참견쟁이의 눈빛이었다.

그러니 내가 할 일은 그녀에게 끄덕여 주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

다음날, 사무소에서 만난 치하야는 놀라운 변신을 이루어냈다.

머리는 잘 정돈되어 있었고, 눈썹도 정리한 것인지 깔끔했고, 피부에도 뭘 발랐는지 평소보다도 윤기있고 생기가 넘쳐 보였다.

덤으로 역시 칼라는 달려 있었지만 여태껏 본 적 없는 새 셔츠와 조끼였다.

그런 그녀가 하루카와 함께 거울을 보면서, 앞머리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이다.

……단 하루만에 대단한 진보다. 아니, 원래부터 의욕은 있었던 거다.

여태까지는 자신의 전력을 노래만을 위해 쓰고 있었을 뿐이다.



 "안녕, 치하야 군. 몰라보겠어. 하루카 군도 협력 고마워."

인사하면서 다가가자, 두 사람은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안녕하세요, 프로듀서님.
그치만 저 대단한 일은 안 했는걸요? 치하야 짱은 원래부터 미인이라――"

 "아, 아니야……나, 외모를 칭찬받은 적은 한 번도……."

 "그건 지금까지 관리를 소홀히 해서 그래."

프로듀서님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질문받았기에 깨끗이 끄덕여 두었다.

덤으로 자신의 눈이 얼마나 옹이구멍이었는지를 이야기하자, 치하야는 금방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그런 농담, 불쾌해요!"

쑥스럽다는 듯이 대꾸했다.

……아무래도 치하야의 변화는 외견 뿐만이 아닌 듯하다.



 "그럼 다음은 내가 프로듀서다운 지도를 해 줘야지."

말하면서 나는 치하야 앞에 거울을 놓았다.
작게 손뼉을 치고 나서, "자, 스마일!"하고 말한다.

 "스마일……?"

신기하단 듯이 말하는 치하야에게 "그 연습이야."라고 대답하고 한 번 더.

내 의도를 파악한 하루카가 곧바로 웃는 얼굴이 되었다.

치하야도 겨우 이해했는지, 세 번째 박수에 맞추어 입꼬리를 슥 올렸지만.



 "……꺼림칙하네요."

그녀의 자기평가는 옳다.

거울이 비치는 치하야는 조금도 눈이 웃고 있지 않은, 어색한 웃음 비슷한 것을 띠고 있다.

그, 억지로 무리해서 지은 듯한 얼굴.

그건 마치, 그래, 마치――.

 "이제부터 익숙해져 가면 되지. 웃는 법을 잊어버린 건 아닐 거 아냐."

그러자 치하야는 조금, 아주 조금 슬픈 얼굴이 되어서.

 "……아니요, 프로듀서 말씀대로 잊어버린 걸지도 몰라요."



그래서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뭐야, 그럼 괜찮아."라고.

 "잊어버린 건 떠올릴 수 있지. 모른다면 가르칠 수도 있고."

 "그래 맞아, 치하야 짱. 웃음도 내가 가르쳐 줄게! "

그렇다. 여기엔 참견쟁이가 두 사람 있으니까.

그걸 재확인한 것인지, 치하야는 포기한 것처럼 숨을 내쉬고.


 "……그렇네."

이번엔 신호를 하기 전에, 작은 웃음을 띠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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