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부츠 소리 울리며

댓글: 2 / 조회: 1418 / 추천: 3



본문 - 04-23, 2020 22:36에 작성됨.

【부츠 소리 울리며】


7th 나고야 돔 예약이 시작됐네요! 어서 바벨 보면서 한바탕 미치고 싶다는 생각만 들어요!* 역시 진지한 이야기를 쓰는 건 아무리 해도 잘 되지가 않네요…


* 역주 : 2020년 4월 17일부터 신데렐라 걸즈 7thLIVE TOUR Special 3chord♪ Funky Dancing!의 블루레이 예약이 시작되었습니다. 양일간 열린 이 공연에서 있었던 아오키 시키(니노미야 아스카 役) 성우님과 아이하라 코토미(이치노세 시키 役) 성우님의 바벨 듀엣이 화제가 되어 공연 후 바벨이 역주행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 역자의 말 : 이번 단편은, 그 나고야 라이브의 블루레이 출시를 기념한 중2 테이스트가 듬뿍 들어간 극중극 바벨 관련 단편입니다.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데레마스 #Dimension-3 #니노미야 아스카 #이치노세 시키 #엔터테인먼트


==========


꿈이, 떨어졌다.


꿈이 떨어졌다는 표현이 과연 적절한 것일까. 하지만 그 감각을, 가슴에 전해지는 충격을, "떨어졌다"라고 하는 것 외에 달리 형용할 수 있는 어휘를, 나는 알지 못한다.


이렇게 글로 남길 정도의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뭐, 나중에 창작할 때 도움이 될지도 모르지.


『있지, 너는 어디로 가고 싶어?』


아아, 또다.

이렇게 글을 써내려가는 와중에도, 꿈에서 들었던 목소리가 이렇게 되새기듯이 뇌리에 속삭인다. 어딘가 근심 어린 소녀의 목소리. 내 목소리가 아니다.

나이는 비슷하지만, 나는 저렇게 순진하면서도 차가운 목소리를 낼 수 없으니까.


이 목소리의 주인을, 나는 꿈에서 보았다.


또 다시 희미해져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적어두도록 하자.


그래, 그녀는……


악마였다.







부정한 유혹의 꿀은, 한 방울이면 충분하다.


그것으로, 고요히 빛나던 호수는 무너져, 더럽혀지니까.


천상, 혹은 하늘 저편에 앉아있던 둘은, 한순간에 추락하고 낙인찍혀, 낙원 추방의 신탁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였다.


그저 그곳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만족되고, 사방에 펼쳐진 쾌락의 꿀은 손을 뻗는 것만으로 얻을 수 있다. 그곳은, 너무나도 잔혹한 낙원이었다.


‘완전’에 이른 자에게, 과연 어떠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소녀이며 꿈을 이룬 자는, 어디로 향해야 하는 것일까.


종언의 낙원에 미련은 없다. 그렇다면 떨어진 악마와 함께, 타천의 날개를 찬미하자. 「무(無)의 하늘」에서 「꿈의 대지」로의 여행이란, 얼마나 감미롭게 귀를 울리는 말인가.


두꺼운 구름으로 가려진 천계의 바닥. 그곳을 두 사람의 날개로 파내듯이, 뚫어내듯이, 구멍을 펼치고서 타락해간다. 전해 듣는 것이 아니라, 처음으로 직접 보는 하계의 광경.

아아, 이 얼마나 추악한 색인지 오열하고 싶을 정도의 하늘. 색채가 부족한 자연, 더할 수 없이 슬픈 모습으로 대지에 다리를 붙인 채 꿈틀거리는 사람, 사람, 사람, 사람, 사람, 사람의 무리. 날개가 있는데 어째서 직접 다리를 땅에 붙이고 살아가야 하느냐며 경멸했던 사람의 모습.


그랬던 것이, 이제는 자신과 그 옆의 악마도 같은 추태가 되었으니, 조소가 나온다. 자조하는 자신과 달리, 옆에 있던 전 악마는 얼마 가지 않아 호기심을 감추지 못한 채 주위를 둘러보더니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관찰에 매달리고 있었다.


이것이 타천. 이것이 하늘에서 추방된 자의 말로인가 하며 앞으로 나아갈 길에 다소의 불안감을 느끼는 사이, 대조적으로 그녀는 돌아와 미소지으며 이쪽을 향해 묻는다.



『있지, 너는 어디로 가고 싶어?』



대조적이라는 표현은 철회하자.

그래, 자신 역시 지금 웃고 있으니까.

정처 없는 여로가, 일부러 전능을 버린 자신이, 무엇보다도 앞으로 그녀와 함께 걸어간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기대되기에.


『글쎄. 나는……』


가로를, 골목을, 걸어나간다.

추하고 빛바랜 하계에, 부츠 소리를 드높이 울리며.


==========


이래저래 일정이 생겨 죽어가던 아스카 전문 번역, 오랜만에 부활했습니다. 이번에는 오늘의 니노미야 양 시리즈와는 별개의 단편입니다. 느낌은 비슷합니다만…


오랜만에 아스카다운 중2 테이스트가 듬뿍 들어간 글이 나왔다는 느낌이네요. 번역을 오랜만에 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3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