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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사라기 퀘스트 EP 10-1

댓글: 1 / 조회: 1089 / 추천: 1



본문 - 03-15, 2020 16:17에 작성됨.


끝과 시작편 그1







……………… 

………… 

…… 







매일 밤마다 울었다.

소리내어 울면 시끄럽다고 얻어맞았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목소리를 죽이고 울었다.



날이면 날마다 나는 햇빛 같은 것은 일절 보지 않도록 아래를 향하고, 밭의 흙을 일구며, 비료를 뿌리고, 가축에게 먹이를 주고, 그리고 수확을 한다.

나를 데려온 집은 넓고 지금 생각하면 꽤 팔리고 있는 농가의 지주이기도 하고, 어떤 사업가이기도 한 것 같다.



집의 외장은 그런대로 부유한 분위기가 있었지만, 나는 그 집 안에는 일절 들어가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현관등의 청소는 허가되어 들어가기는 한다.



손에 콩이 튀어도, 콩이 찌부러져도 나는 도구를 쥐었다.

거역하면 때리니까



아직 어둡다. 해가 뜨기 전에 일을 시작한다.



주인인 저 아저씨가 일어나기 전에 끝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매일 주인의 구두를 닦거나 장비품 정비를 통해 광이 나게 닦는다.

부인은 가끔 일찍 일어나 현관에만 들어가는 것을 허락받는 내 모습을 보면 싫은 얼굴을 하고,

얼룩 하나 없는지 확인하고 뭔가에 트집을 잡는다. 그리고 가죽벨트를 채찍처럼 휘날리며 나를 때린다.



해가 뜨고 얼마 후 주인은 어디론가 떠나기 때문에 아직 마음이 편했다.

아무 생각없이 주어진 일을 담담하게 수행하는 날들

채찍으로 맞은 자리가 햇볕에 비추고, 자신의 땀에 상처가 스며든다.


자연히 체력도 힘도 붙어갔을 터였다.

하지만 굶주림을 이길 수 없다.



아침 식사는 없었다. 제대로 말하면 먹을 시간은 도저히 없었다.



점심시간이 되면 주인은 없기 때문에 대신 부인이 밥을 주러 온다.

주인이 말해서 어쩔수 없이 그렇게 하고 있다고 한다.

그때가 가장 고통스러웠을지도 모른다.



주인은 부인에게도 나를 죽이는 것만은 허락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머리채를 잡아당겨 얼굴을 차고, 먹을거다, 라면서 내동댕이 쳐진적도, 눈앞에 두고 짓밟힌것을 울면서 먹기도 했다.


「너같은 여자에게……。왜 내가 밥을 주면 안되는 건데!」



라고 고함을 쳤다. 말대답은 허락되지 않았다.

나중에 돌아온 남편이 시켜서 매를 맞으니까.



맞는건 싫다. 아픈것도 싫고 힘든것도 싫다.



노래하는 것만은 좋아했다.

하지만 용서받지 못했다.



저녁때가 되면 남편은 돌아온다.

있는 일 없는 일이라는 말을 듣고 그때마다 나는 벌을 받았다.



저녁밥이 없었던 적이 많이 있었다.

밥을 먹을 수 없는 것이 가장 괴롭다……。 

배가 고파서 낮에 쓰러지면 발길질을 하고 물벼락을 맞는다.



쓰러진 곳을 노려 배를 걷어찬다.

그러자 아무것도 안 나오면서 우웩하고 오로지 토했다.

그것을 보고 어른 둘이 나를 내려다보며 웃는다.

위액의 쓴맛이 입안에 퍼지는것도 참고 삼켰다.



그리고 나는 다시 일을 한다.

잠자코 묵묵히 일한다.



밤에는 추운 가축우리집에서 가축과 함께 잤다. 가축들의 분뇨나 동물 특유의 토할 것 같은 냄새는 점점 익숙해져 갔다.

짚이불은 매일 밤 춥고 얼었다.

x자로 저녁밥이 없었을 때는 잠자리의 지푸라기를 깨물어 조금이라도 식량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실제로는 흙맛이 나서 먹은 것이 아니라 바로 토해내는 것이지만



몇 번인가 심는 데 작물에 손을 댄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눈치가 빠른 부인에게 들켜 다시 벌을 받는다.



고문 같은 악마 같은 나날이 계속 되었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나는 주인들을 몰살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무를 얇고 날카롭게 잘라, 갈아서 창을 만든 적도 있었다.



커다란 돌로 머리를 때리려 한 적도 있었다.



모두 실패했다.

실패하고 그 의도가 탄로 날때마다 모진 고문을 당했다.



부인의 즐거운 웃음 속에 물레방아에 묶인 적도 있었다. 진짜 빠져 죽는 줄 알았다.

다리를 밧줄로 묶여서 말에 끌려 다닌 적도 있었다.

몇번이나 더 이상 안된다. 이번에야말로 죽어버릴거라고 생각했다.



울면서 진흙속에 머리를 처박고 사과했다.。





──그런 날들이 2년동안 계속됐다.





일이 익숙해져서 나중에는 매일의 고문과 같은 대우를 감내하는 생활이 되어 있었다.

내일 따윈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나는 왜 살고 있는 것일까?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그런 대답 없는 의문이 머리에 스치는 나날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정오가 조금 지났을 무렵의 오후

늘 그렇듯이 부인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점심식사를 하제가 되어 있는 부분만을 제거하면서도 소량을 삼킨다.

이런 짓을 할 수 있게 되어있던 나는 또



「모처럼 가져다 줬는데 조금도 먹지 않고 남길 건가! 그럼 저녁은 필요없겠네!?」



라고 고함을 쳐서 접시를 빼앗겼다. 먹으면 설사약으로 고생한다.

먹지 않으면 저녁이 없어진다. 화낼 기력은 오래 전에 없어지고 그저 슬픔만 맛보게 되었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 다시 땅을 기는 중이었다.

풀이 죽어 가면서 아까의 괴롭힘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게 하려고 부지런히 손을 움직이다가 머리에 조약돌이 부딪쳤다.


딱。



나는 부인의 괴롭히는 거라 생각하고 무시했다.

이런 괴롭힘은 일상다반사였다.

두번째가 바로 날아왔다.



딱。



이번에는 오면 피해 주려고 생각해서 살짝 던져진 쪽을 향한다.

그러자 거기에는 본 적도 없는 사람이 있었다.



「안녕」



지난 2년간 제대로 주인집에 있는 사람 말고는 보지 못했다.

누구일까. 라고 생각하기 전에 나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여자아이는 손으로 손짓하고 있다.

이쪽이야, 라고 말하는 듯이 조금, 이라고 손을 움직이고 있다.



나는 주인에게 혼나기 싫어서 주의하러 가기로 했다.

이런식으로 외부인에게 침입을 허용하다니 무슨짓이냐, 라든지 혼날 것 같았으니까

가까이 간 것은 좋지만, 나는 오랫만에 주인이외의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주저했다.

아마도 나는 지금 가축들과 같은 냄새가 나는 지독한 형편이기 때문이다.



「저기, 너 이름은?」 



「저기……여기에는 들어오지 마세요」 



「헤에~」



나의 모습을 빤히 쳐다보는 그 여자애

조금 불쾌했다. 

이 일이 부인에게 들키면 벌을 받는건 나인데



「헤에~。그래서、여기서 평생 노예로 일하고 있을거야?」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실례하겠습니다.」 



「변하고 싶지 않아?」 



뒤돌아보고 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발이 멈추어 버렸다.

변하고 싶지 않아?

이런 노예같은 삶에서? 

변하고 싶지 않을리가 없잖아。



딱 그 소녀를 노려본다



「그게 대답인가 보네. 나랑 같이 가자」 



「난, 아마미 하루카。보아하는 내 또래 정도인데……너는?」 



「……。키사라기 치하야」 



그만 넘어가서 이름을 대고 말았다.

바람에 머리에 달린 리본이 팔랑팔랑 흔들리는 그 소녀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나의 진흙투성이의 더러운 손을 향해



「내가 바꿔줄께」



나는 망설였다.

이 손을 잡아 버리면 이제 돌아갈 수 없다, 나중에는 물러설 수 없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손을 잡지 않는 한 나는 변함없이 이 고통을 견딜만한 생활을 하게 된다.



「치하야짱。넌 정말 이대로가 좋은거야?」 





내 마음을 간파한것 같아 너무 싫었다.



나는 뭐든지 알고 있다. 라든지 그런 것도 꺼려낼 것 같은 그런 자신감에 찬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지만, 의지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잡고 말았다. 어떤 것이든 좋았다.

나를 구해준다면 악마에게라도 나는 반응했을거다.



그때 하루카는 부러울 정도로 질투할 정도로 빛나 보였다.

내 안에서는 그것이 여신처럼 보였다.







EP10-1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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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회상이긴 하지만 드디어 하루카의 등장.

첫 등장부터 치하야를 노예생활에서 탈출시켜주다니...

이걸로 "이 시간부로 치하야짱은 노예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여기서 치하야의 몸이 마른것은 노예생활로 인한 굶주림과

온갖 학대로 인해 말라버린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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