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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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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25, 2020 00:13에 작성됨.

문을 열자 헤드폰을 끼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소파에 앉아서, 눈을 감고 집중하고 있다.

조용한 방에 헤드폰에서 희미하게 새는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다.

옆 책상에는 악보 묶음. 이번에 부를 신곡 악보다.

그녀는 신곡을 부르기 전에 악보와 가사를 꼼꼼히 읽고,

차분히 소리를 듣고 자신의 노래로 만드는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가사와 댄스를 외우는 것만으로도 벅찬 나와는 하늘과 땅 차이다.

오늘만큼은 푹 쉬었으면 좋겠다.

방에 들어가서 문을 닫는다.

그녀는 나를 알지 못하고, 계속 음악을 듣고 있다.

말을 걸려고 가까이 다가가자, 그녀는 눈을 떴다.


「아、미후네씨。무슨 일이시죠?」

그녀는 그러면서 헤드폰을 벗는다. 푸르스름한 긴 머리가 살랑살랑 흔들렸다.

키사라기 치하야씨. 사무소의 선배로, 우리들의 유닛의 리더. 언제나 부지런히 늠름하고 노래도 잘하고

도저히 10살이나 연하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저기……방해한걸까요?」

「아니요, 단락이 잘 된 곳이어서요. 그래서 무슨 일이시죠?」

「준비가 다 된 것 같아서 부르러 왔어요……그리고……」

나는 준비하고 있던 것을 건네주었다. 파란 리본으로 장식된 소포

「오늘、생일이라고 들어서……이걸……」

키사라기씨의 생일 선물이다.

「고맙습니다.」

키사라기씨는 빙긋 웃었다.

어른스러운 그녀이지만, 웃는 얼굴은 나이답지 않게 아주 귀엽다.

프로듀서부터,

사무실에 온지 얼마 안 된 그녀는 항상 긴장해서 웃는 얼굴도 어색하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내용은 뭔가요?」

「아, 열어 보세요.」

테이프를 조심히 떼어내 포장지를 벗긴다. 꼼꼼한게 키사라기씨 답다

「이건、그러니까、뭐죠? 약품?」

선물은 작은 병이 몇 개 늘어선 케이스.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약품이 진열되어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아로마테라피에 쓰는 정유세트……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는데」

무엇을 보내야 할 지 전혀 몰라서, 자신의 취미인 물건을 보냈다.

「어떻게 사용하는 건가요?」

「그건……티슈에 2,3방울 흘리고、물속에 넣고……」

정유의 사용법을 설명한다.

「그런 사용법이 있군요.」

그러면서 키사라기씨는 작은 병 하나를 열었다. 조금 달콤하고 깔끔한 향기가 방안에 펼쳐진다.

「그건 페퍼민트……。스트레스를 완화하거나 졸음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요.」

「이건?」

「그건 레몬그라스……」

키사라기씨는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나에게 질문을 한다.

그녀는 노래밖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봐.

세트에 들어가 있던 정유의 설명이 끝나자 키사라기씨는 훗 하고 웃었다.

「미후네씨와 이렇게 이야기한것은 처음이에요. 그래서 그만 이것저것 물어 버렸네요.」

하긴 그렇다. 내가 말을 잘 안해서

사무실에서 키사라기씨와 이렇게 이야기한것도 지금이 처음이 아닐까.

「아로마테라피는 좋아하는 거니까……그래서、자주 얘기한 건지도 몰라요……」

「저랑 같네요.」

키사라기씨는 들고 있던 가방에서 내 선물과 똑같이 리본으로 장식된 소포를 꺼냈다.

「이건……?」

「저기、오늘은 미후네씨도 생일이네요。그러니까 이거, 선물이에요.」

「고마워요……들어봐도 될까요?」

「네、여기요」

공손히 보따리를 풀자 CD가 나왔다. 그녀가 좋아하는 클래식 CD같다.

「이건……무슨CD죠?」

「독일의 유명한 지휘자의 가장 유명한 CD입니다. 이건 1995년에 연주된 것으로……」

키사라기씨가 선물의 CD의 설명을 시작한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나는 훗 하고 웃었다.

「왜 그러세요?」

「아니……、정말로 같다고 생각했었어요.」

「아. 후후, 그러네요」

우리는 좋아하는 것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는것 같다.

생일이 같다는 데 관계가 있는 걸까? 생일? 

나는 키사라기씨를 만나러 온 이유를 기억했다.

「아……그러고 보니 파티 준비가 됐다는데요.」

「그렇습니까? 그럼 가죠」

「네……」

오늘은 사무실 모두 우리 생일파티를 해준다.

키사라기씨와 함께 방을 나서자 크래커 소리가 사무실에 울린다.

아무래도 방 앞에서 사무실 모두가 기다려 준 것 같다.

「생일축하해!」

「고마워」

키사라기씨는 모두를 향해 아주 예쁜 미소를 보였다.

「……고맙습니다.」

나도 웃는다. 무뚝뚝한 나이지만 자연스럽게 웃을 수 있는 장소를 찾을 수 있었다.

오늘은 멋진 생일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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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하야 생일이라고 해서 하루치하를 생각하셨습니까?

유~감 치하미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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