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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의 니노미야 양 #002 / 비 오는 날 집보기와 니노미야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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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27, 2020 23:48에 작성됨.

【어느 날의 니노미야 양】 #2

【비 오는 날 집보기와 니노미야 양】


나오와 아스카의 만화 토크는 한 번 들어보고 싶네요. 의외로 같은 러브 코미디를 읽을지도 몰라.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데레마스 #어느 날의 니노미야 양 #니노미야 아스카 #카미야 나오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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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7]



「호오?」


「오- 아스카잖아? 수고수고~」


「나오, 수고 많아. 혼자 있는 거야?」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오후. 사무소에 왔더니 P도 치히로 씨도 부재중이었고, 소파에 앉은 나오가 따분하다는 표정으로 잡지를 훑고 있었다.


「그렇다니까- 치히로 씨는 회의에 갔고, P씨는 출장이래~」


「즉, 우리는 집보기 당번인가.」


「아스카가 와줘서 다행이야- 이러다 나 혼자 쓸쓸하게 기다려야 하는 거 아닌가 했어.」


「후후. 잡담이라도 나누면서 느긋하게 기다리지.」


짐을 소파에 놓고 나오의 맞은편에 앉는다.

나오도 하굣길이었는지 교복을 입고 있었는데, 그 교복차림이 왠지 신선해 보였다.

나오네 학교에서는 여자도 넥타이를 맨다는 듯하다. 하얀 블라우스에 와인레드빛 가느다란 넥타이가 잘 어울린다.


「응-? 아스카, 왜 그래??」


「아니, 그… 넥타이가 어울리길래.」


「이거? 그런데 이거, 목이 꽤 조여서 의외로 힘든 거 있지-? 계절 바뀔 때는 또 무지하게 덥다니까!」


「하하, 그건 그럴 것 같네.」


이런 시시한 대화에 웃음을 지으며, 창밖을 바라본다.

푹 가라앉은 흐린 날씨로 덮인 하늘에는 어둠이 드리워, 아직 오후 3시에 불과한데도 일찌감치 저녁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저 아래로는 형형색색의 우산이 좌우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비…로군.」


「비오네~~ 어으, 춰춰…」


나오가 꿈지럭꿈지럭 교복 위에 덧입은 후드를 잡아당기며 몸을 움츠린다. 난방은 제대로 들어오고 있지만, 아마도 계절적인 이유이겠지.


「확실히, 체온이랑은 별개로 오늘은 유별나게 춥네.」


「그치… 그런데 비까지 내릴 필요는 없잖아-」


‘춥다, 추워’라며 손을 비비는 나오에게 웃어보이며, 나는 한 가지 제안을 한다.


「그렇지. 나오, 뭐 따뜻한 거 마시지 않겠어? 내가 타줄게.」


「진짜?」


「나도 뭔가 마셔서 몹을 덥히고 싶으니까. 뭘로 하겠어?」


방금까지 추위에 떨던 나오는 어디로 갔는지, 나오가 마치 꼬리를 파닥파닥 흔드는 강아지처럼 눈을 빛내며 이쪽을 본다.


「뭐가 좋을까~~~ ……그럼, 밀크티!」


「호오. 마침 나도 밀크티를 마시려던 참이었어. 탁월한 선택이야.」


‘잠시만 기다려’라고 말하고서 탕비실로 향한다. 발을 찌르는 듯한 바닥재의 냉기가 양말 너머로 내 감각신경을 자극해온다. 종종걸음 같은 스텝으로 타타탁 빠르게 다리를 움직인다.


「아! 아스카~ 내 거엔 각설탕 하나 넣어줘~」


이것 참, 또 나와 취향이 일치하는군. 후후.



──────────




「후아아~~ 녹는다, 녹아~~」


「후우…… 음. 밀크티를 마시길 잘했군.」


꿀꺽, 꿀꺽. 한 모금을 삼킬 때마다 홍차의 진한 향기가 우유의 부드러운 코팅과 함께 입안에 퍼져간다. 뼛속까지 얼어붙었던 몸이 푸근해해지면서, 어느새 대화조차 나누지 않은 채 묵묵히 각자의 잔을 비워버렸다.


「만약을 대비해 여분을 남겨두길 잘했군.」


「이야~ 추운 날에 이런 건 반칙이라니까- 너무 맛있잖아.」


「동감이야.」


포트를 들어 각자의 컵에 추가로 홍차를 따르며, 나오의 말에 동의한다.

여전히 빗방울은 창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조금 전까지 느껴졌던 “겨울”이라는 계절이 가지는 개념으로서의 추위는 완전히 사라지고, 따스한 공기가 사무소 안을 감쌌다.


「그러고보니, 아스카랑 이렇게 둘이서 사무소에 있는 건 오랜만이네~」


「그렇군… 아아, 마지막으로 너와 이렇게 앉아있었던 게 10월 즈음이었던가?」


「맞아, 맞아! 푹 빠진 만화 추천하던 때! 아스카가 추천해줬던 그거, 진짜로 애니메이션화 한다더라~」


「후후… 그 작품은 반드시 영상화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 나오가 말했던 그 만화도 속편이 나온다고 하던데.」


「맞다, 속편! 난 결말이 좀 마음에 안 들었어서, 속편에서는 제대로 복선을 회수해줬으면 좋겠어-!」


서로 공유하는 “만화”라는 취미로, 대화가 속도를 더한다. 홍차를 한 모금 마시며 상대의 말에 찬동하는가 싶다가도, 또 한 모금 마시고서는 정반대의 의견을 돌려준다.

차를 다 마시고 나서도 우리는 잔을 한 손에 든 채 만화에 대한 열변을 토했고, 그 탓에 어느새 비가 그치고 아름다운 노을이 하늘을 물들였음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뭐어----?! 아스카, 카케루 파였어?!」


「그, 그게 뭐 어때서…? 나도 그런 시츄에이션에 대한 다소의 동경심은 있다고…」


「소녀심 돋네~~ ……나는 류이치 쪽이려나.」


「류이치라…… 그것참 흔치 않은 취향인데…」


「너 방금 류이치 디스했지?!」


「그건 좀 의도확대의 오류로군… 나는 그렇게까지 말할 셈은 아니…」


「아--니! 그건 아스카 네가 류이치를 잘 몰라서 그러는 거야! 내가 지금부터 완벽하게 설명해줄 테니까 잘 들어!」


「뭣……」



밀크티의 잔향이 달콤하게 맴도는 겨울날의 사무소. 나오의 정열적인 만화 강의 탓에, 우리의 집보기는 오후 6시를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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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려서는 안 되는 것을 건드리고 만 아스카쟝… 힘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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